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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도나, 히딩크에 ‘어퍼컷’

    아르헨티나에는 ‘히딩크 매직’이 통하지 않았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이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로코모티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아르헨티나는 2010남아공월드컵 남미 지역예선 6승4무4패(승점22)로 브라질, 페루, 파라과이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다. 4위까지는 남아공 잔디를 밟을 수 있지만 에콰도르에 승점 2점차로 쫓기고 있어 불안한 상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라도나에게는 굴욕적인 상황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평가전에선 팀 전력의 핵심인 카를로스 테베스(맨시티)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마라도나에게는 든든한 사위 세르히오 아게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있었다. 친딸 히안나와의 사이에서 손자 벤자민을 안겨준 아게로는 이날 1골 1도움으로 장인어른에게 짜릿한 승리까지 안겨줬다. 0-1로 뒤지던 전반 45분 25m 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뽑은 것도 모자라 2-1로 앞선 후반 14분에는 어시스트까지 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것. 아르헨티나는 다음달 6일 ‘삼바축구’ 브라질과 남미예선을 치른다. 반면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 거스 히딩크 러시아 감독은 홈에서 역전패하며 어퍼컷 세리머니를 다음으로 미뤘다. 유럽예선 4연승을 달린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역시 다음달 6일 리히텐슈타인과 유럽 지역예선에서 만회하겠다는 각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를 맞아 벌어진 경기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대결은 2-2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2010남아공월드컵 지역예선에서는 멕시코가 미국을 2-1로, 독일은 아제르바이잔을 2-0으로 가뿐히 눌렀다. 프랑스도 페로제도에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세계랭킹 1위 브라질은 에스토니아를 1-0으로, 2위 스페인은 마케도니아를 3-2로 물리쳤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메시,맨 시티의 백지수표도 뿌리쳤다”

    “메시,맨 시티의 백지수표도 뿌리쳤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의 간판 공격수 리오넬 메시(22)가 자신을 영입하기 위해 백지수표까지 던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의 구애를 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는 최근 바르셀로나와 연봉 950만유로(약 168억원)에 재계약,2014년까지 이 팀에 남게 됐다.지난달 이탈리아 세리에A 인테르 밀란에서 이적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28)가 받기로 한 연봉 900만유로보다 많게 재조정,팀내 최고 연봉의 자존심을 갖도록 구단이 배려한 것.애초 계약은 2010년까지 연봉 800만유로였다.  하지만 재계약 직전까지 크게 흔들렸을 가능성이 높다.스페인 일간지 ‘마르카’가 11일(이하 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부호인 슐레이만 알 파힘 맨시티 구단주가 백지수표를 건넸다고 보도했기 때문.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맨 시티는 지난해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해 이적료로 1억 5000만유로,세후(稅後) 연봉 1200만유로를 제시했지만 메시가 콧방귀도 뀌지 않자 몸값을 스스로 써내도록 ‘통 큰’ 제의를 하기에 이른 것.하지만 보기 좋게 거절당해 구단주 체면이 구겨졌다.  한편 아르헨티나 대표팀 소속인 메시는 팀 훈련 중 다리 근육을 다쳐 13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와의 친선경기에 나서지 못할 전망이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삶을 바꾸려 했던 에너지… 사랑… 여전히 우리사회에 유효한 것들”

    “삶을 바꾸려 했던 에너지… 사랑… 여전히 우리사회에 유효한 것들”

    이토록 뜨거웠던 삶이 있었을까. 서른의 나이로 러시아혁명의 한가운데에서 활약했던, 또 한국 최초로 사회주의 정당을 만들었던 여성혁명가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 스탄케비치(1885~1918). 이미 90여년 전 떠난 그녀가 소설가이자 시인, 기자인 정철훈(50)의 손에 되살아 났다. 혁명가로서 그녀의 활약을 담은 ‘소설 김알렉산드라’(실천문학사 펴냄)를 내고 지난 6일 서울 종로에서 기자와 만난 작가는 “한마디로 그녀는 여성 김산(1905~1938·중국에서 활동한 조선인 혁명가)”이라고 말을 꺼냈다. 누구보다 그 영역에서 활약했지만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얘기였다. 알렉산드라와 작가의 인연은 오래 됐다. 그는 1990년 한·소련 수교를 기회로 북방에서 활약한 운동가들의 자료를 찾기 위해 3년 정도 러시아에 머물렀다. 거기서 박사학위도 받았다. 김알렉산드라의 존재도 그때 알게 됐고, 그녀의 매력에 순식간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모스크바에 있는 중앙공산당문서보관소, 중앙아시아 쪽에 있는 고문서보관소 등을 모두 뒤졌죠. 중앙아시아를 7차례 왔다갔다 했습니다.” 같이 활동했던 지인들을 수소문해 만나서는 구술까지 받았다. 그렇게 나온 것이 ‘김알렉산드라 평전’(1996). 이번 소설도 그때 모은 것을 활용했다. 하지만 작가는 “소설에서는 현재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여러 번 강조한다. 그는 “그녀가 보여줬던 자기 삶을 바꾸려는 진보적 에너지, 치열했던 사랑은 여전히 우리와 우리 사회에 유효한 것들”이라고 말한다. 현재성을 위한 장치로 작품은 3부로 나눈 액자소설 형식을 취했다. 1·3부는 그녀의 아들이 등장해 어머니의 흔적을 좇으며 그 삶의 의의를 짚어본다. 본문 격인 2부에는 김알렉산드라가 직접 화자로 나와 처음 우랄 지방의 한 목재소에서 조선인 노동자들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때부터의 생생한 활약상을 전한다. 1900년대, 1950년대가 작품배경이지만, 작가는 “이건 오늘날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는 “그녀가 곁에서 함께 했던 노동자들의 삶은 너무나 억눌려 있었다.”면서 “그랬기에 격렬한 시위나 노동운동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쌍용차 노동자들도 그런 비참한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전한다. 혁명가를 주인공으로 했지만 의외로 문체는 서정적이다. 사건을 중심으로 한 2부는 짧게 끊어친 문장이 긴박감을 주지만, 픽션이 많은 1·3부에서 배경을 그리는 솜씨나 도입부의 이야기 전달 방식은 한편의 동화나 애틋한 편지를 읽는 것 같다. 일간지 문학전문기자 출신으로서의 자기 작품을 보면 어떨까. “2% 정도 모자란다고 할까요. 상업성의 눈치를 좀 안 본 것 같습니다.”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팔리는 글도 있어야겠지만, 누군가는 써서 남겨야 할 글도 있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낸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러시아 “북방4개섬 日지원 안 받겠다”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과 러시아 사이에 북방 4개섬을 둘러싼 영유권 갈등이 한층 첨예화될 것 같다. 러시아 외무성은 7일 일본 정부가 지난 1992년부터 북방 4개섬에 제공해온 의약품과 식료품 등의 인도적 지원과 관련, “앞으로 받지 않는다.”며 모스크바주재 일본대사관에 공식 통보했다. 러시아측은 또 “앞으로 인도적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내용을 일본 측에 설명했다.”는 내용의 성명도 발표했다. 일본은 소련이 붕괴된 이후인 1992년부터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북방 4개섬 주민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해 왔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정상회담을 계기로 회담을 가졌을 때 북방 4개섬의 영유권을 서로 주장,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한 바 있다. 더욱이 러시아 상원은 지난달 일본 국회가 북방 4개섬을 ‘일본 고유의 영토’로 명기한 ‘특별법’을 제정하자,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북방 4개섬의 일본인들의 ‘노비자 교류’를 정지토록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러시아 측은 지난 1월 북방 4개섬에 의약품 등을 보내려던 일본 방문단에 규정에 없던 ‘출입국 카드’의 제출을 요구, 방문단이 물자를 전달하지 못했던 적도 있다. hkpark@seoul.co.kr
  • [월드이슈] 나토 對테러전 힘싣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새 수장이 취임 첫날부터 미국의 대테러전에 적극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미국의 지원을 등을 업고 당선된 그의 친미(?) 행보는 예견된 것이었다.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이 탈레반·알카에다 전투에 고립을 느끼지 않도록 유럽국의 아프가니스탄 참여 노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간 전략을 임기 중 1순위로 올린 라스무센 총장은 알카에다의 유럽 공격을 예로 들며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사투는 유럽의 몫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맹에서 더 나은 균형을 확보하는 법을 주시하기를 유럽에 촉구한다.”며 유럽국들의 추가 파병과 아프간 군·경찰 훈련 인력 지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유럽이 순순히 응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장 지난달 나토군 사망자수는 75명으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추가로 군대를 투입하길 꺼리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라스무센은 주요 동맹들의 불만에 직면했던 미국·영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를 시사하며 “정치적 이유뿐만 아닌, 다각적인 프로젝트로 이 문제를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프간 철수에 인위적인 데드라인은 없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아프간 전략의 ‘성공 기준’은 나토가 아프간에 자국의 안보 책임을 점차적으로 이양할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는 장기 목표”라고도 덧붙였다. 현재 나토군은 6만 4000명. 이중 미군이 절반이다. 올해 말까지 미군의 추가 배치로 6만 8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워싱턴은 대선을 코앞에 둔 아프간의 안보 상황과 자국군의 유동성을 위해 유럽국에 추가 파병을 기대했다. 그러나 라스무센은 이와 관련한 대화의 진전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거부했다. 아프간 이후 직면해야 할 나토의 과제는 러시아와의 전략적 관계 구축이다. 지난해 그루지야전 이후 틀어진 모스크바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테러와 핵확산, 아프간 문제, 해적 퇴치 등을 공유해 나가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모닝 브리핑] 몽양 딸 려원구 北 조국전선 의장 사망

    몽양 여운형 선생의 딸인 려원구(81)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의장이 사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1일 전했다. 려 의장은 1928년 11월 서울 종로구에서 여운형 선생의 셋째 딸로 태어나 1946년부터 8년간 모스크바에서 유학을 한 뒤 1954년부터 김책공업종합대학의 교수로 재직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세 차례 피선됐으며 1998년 9월부터 9년반 동안 우리의 국회 부의장격인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으로 활동했다.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美-러, 그루지야 싸고 다시 냉랭

    “지역 패권만은 포기 못해!” vs “미국은 그루지야 편이다.” 이달초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관계 재설정’을 기치로 내걸었던 미국과 러시아가 다시 등을 돌렸다. 23일(현지시간) 그루지야를 방문중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워싱턴의 전면적, 지속적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날 수백명의 그루지야 국민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그를 환대한 이유다. 이를 미리 우려한 크렘린은 22일 기선제압에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는 그루지야의 어떠한 재무장 시도도 막겠다. 그루지야의 군사력 증강을 막을 ‘구체적인 단계’에 착수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또 미국을 직접 겨냥하며 그루지야에 무기를 제공하는 나라와 군사기술, 경제협력 등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촉발된 그루지야전 1주년 기념일을 보름 앞두고 이곳을 찾은 바이든 부통령은 단호했다. 그는 그루지야 정부에 대한 안보협력을 재확인했다. 또 휴전협정을 어기고 그루지야의 두 자치공화국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 수천명의 병력을 배치한 크렘린에 철수를 촉구했다. 그간 미국이 러시아와 관계 회복에 나서면서 지원이 끊길까 전전긍긍했던 그루지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바이든은 또 “19세기 세력권은 현대사회엔 존재하지 않는다.”며 러시아의 점령에 직격탄을 날리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협력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의 무비판적 지지와는 달리 그루지야 내 민주주의 개혁이나 언론 독립을 비판하며 수위를 조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적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의 무기지원 요구에 확답하지 않은 것도 러시를 의식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러시아에 핵무기 감축과 대이란 정책 협력,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지정학적 지원까지 기대고 있는 터라 무조건적 지원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번 냉각 국면으로 지역내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세르게이 바갑시 압하지야 대통령은 “미국의 계속된 지원이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는 ‘영토 보전(territorial integrity)’에 대한 무의미한 논쟁과 군사적 긴장만 초래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그루지야 재침공 계획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라고 가디언이 분석했다. 모스크바타임스의 율리아 라티니나는 “오바마가 모스크바 회담 당시 러시아 지도부로부터 두번째 전투는 없을 거라는 점을 개인적으로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양국간 전력차 때문에 그루지야측의 공격 가능성도 거의 없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사이트의 수석 애널리스트 나탈리아 레슈첸코는 “러시아는 지금 새로운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유럽내 경제적 이해를 고려해야 하는 러시아로선 미국이나 유럽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일은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개발논리 앞세운 모스크바 세계적 건축물까지 없앤다

    개발논리 앞세운 모스크바 세계적 건축물까지 없앤다

    “유서 깊은 도시에 테마파크식 접근을 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허브’로 거듭나려는 러시아 모스크바가 개발 논리로 세계유산까지 갈아엎고 있다. 무분별한 도시계획과 질 낮은 복구공사로 모스크바의 세계적인 건축물 유산들이 영원히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인디펜던트가 23일 보도했다. 22일 국제운동단체인 모스크바 건축보존사회(MAPS)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19세기 궁부터 스탈린주의 건축의 걸작품에 이르기까지 수백개의 중요 건물들이 헐리거나 방치되고 있다. MAPS는 “이 중에는 다른 나라와 함께 건립한 것도 포함돼 있다. 이는 러시아만의 유산이 아닌 세계 공동체의 것”이라며 보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문제는 개발업자들을 제지할 법적 절차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또 개발계획이 대중에 공개되지 않아 개발에 착수할 때까지는 알 수도 없다. 더욱이 최근 러시아를 잠식한 금융위기로 질 높은 개보수를 감당할 돈도 없는 상태다. 그래서 보수공사가 이뤄져도 결과는 형편없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부풀려진 사기 복제”라고 비난했다. 웅장한 위용을 자랑했던 볼쇼이 극장도 2005년부터 보수공사에 들어가 방수막에 가려져 있으나 내부는 엉망이다. 여기저기 금이 가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극장은 당초 지난해 재개관할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수년째 이어지면서 비용도 초과되고 있다. 볼쇼이 오페라의 상임지휘자인 알렉산더 베데르니코프는 극장 관리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하며 보수공사에 넌더리를 냈다. 보고서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10여개의 건축물을 목록에 올렸다.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도 목록에 포함됐으나 이 건물은 지난해 완전히 파괴됐다. 공동주거 실험의 개척인 나르콤핀 아파트 등 구성주의 건축들도 위기를 맞았다. 이런 혼돈은 1992년 모스크바 시장으로 당선된 유리 루슈코프의 개혁 바람에서 시작됐다. 러시아의 유일한 여성 억만장자인 그의 부인과 건설업체 간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MAPS는 2년 전에도 시민사회의 우려를 정부에 전달했다. 시당국은 개선 의지를 보였으나 달라진 건 없었다. 소비에트 시절 모스크바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유명한 건축가 슈추셰프 건축박물관장 데이비드 사르키크얀은 “2년간 나아진 게 하나도 없다. 상황은 더욱 악화됐을 뿐”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예술사학자 안나 브로노비스카야는 “지난 10년간 이뤄진 파괴행위가 모스크바가 후세에 전해줄 유산이 됐다.”고 꼬집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롯데백화점 베트남 진출…하노이에 2013년 개장

    롯데백화점 베트남 진출…하노이에 2013년 개장

    롯데그룹이 베트남 하노이에 65층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을 세우고 백화점과 호텔 사업에 진출한다.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건물에는 백화점을 비롯해 호텔·오피스·주거시설 등이 들어선다. 1~5층을 사용하게 될 롯데백화점 하노이점은 현재 운영 중인 러시아 모스크바점과 중국 베이징점, 2011년 문을 열 중국 톈진점에 이어 네번째 해외 점포로 기록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22일 “롯데자산개발이 베트남 하노이점이 들어설 ‘하노이 시티 콤플렉스’(조감도) 개발을 위해 토지사용권과 사업권을 가진 룩셈부르크의 부동산 투자사 ‘코랄리스 SA’와 4500억원에 지분인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시티 콤플렉스는 1만 4094㎡(4263평)에 연면적 25만 282㎡ 규모로 들어선다. 이곳에 들어설 백화점은 영업면적이 2만 2258㎡로 잡화·명품·여성·남성·스포츠·가정 상품군을 갖춰 ‘원 스톱 쇼핑’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06년 주재원을 파견해 베트남 진출길을 찾아 왔고, 지난해 10월부터 호찌민시에 위치한 ‘다이아몬드 백화점’을 수탁 경영해 왔다. 다음달 말 학교와 기숙사를 갖춘 ‘롯데 스쿨’을 열기로 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지속적으로 펴 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지방시대]유럽행의 첫발, 경춘고속도로/ 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지방시대]유럽행의 첫발, 경춘고속도로/ 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2009년 7월15일은 우리 춘천시민을 비롯한 강원도민이 정말로 학수고대해 왔던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뚫린 날이다. 경춘고속도로의 개통이 갖는 우리의 감회는 매우 크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가 1968년에, 그리고 경부고속도로가 1970년에 개통된 지 40여년이 지났으니, 만시지탄의 감정을 억제하기 힘들다. 그간 국내 많은 고속도로의 개통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교통상의 소외감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이로 인한 지역발전의 더딤으로 가슴앓이를 해온 것을 생각하면, 그 응어리가 일시에 풀려 속이 시원해진다. 그런데 다른 고속도로에 비해 이용료가 비싸 고속도로에 올라서기를 망설일 운전자들의 모습에 말이 안 나온다. 이는 기왕에 건설된 도로의 효율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를 씻어내기 힘들다. 아울러 아직 이 도로의 종착지인 양양까지의 동서고속도로가 완성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제 반 정도의 완성일 뿐이다. 인천~서울~춘천~양양을 잇는 동서고속도로가 완성될 때에 우리는 단순히 한반도를 횡단하는 것을 넘어 동해를 거쳐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와 연결,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해 유럽을 일주하는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대학의 개척자프로그램(pathfinder program)으로 2년 전 학생 5명과 한 조가 되어 춘천을 떠나 속초에서 배를 타고 동해를 건너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에 하선하였다. 이곳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1만 1000㎞를 여행한 일이 있다. 도중 하바롭스크, 이르쿠츠크, 예카테린부르크, 모스크바 등에 내려 지역의 농촌지역과 유적지 등을 탐방하였다. 이는 우리 선조들의 행적을 살핌과 동시에 세계를 보는 안목과 이해를 넓히는 귀중한 체험시간이었다. 특히 도중에 내린 바이칼호의 이르쿠츠크시 배낭족 숙소의 넓은 방에서 유럽에서 온 많은 남녀노소의 배낭족들과 함께 어울렸다. 그들의 행선지는 한결같이 횡단열차의 종착역인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니라, 몽골을 경유하는 중국의 베이징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그리하여 중국을 돌아보거나 동남아를 경유하여 귀국하는 코스를 택하고 있음을 알았다. 이들은 블라디보스토크를 막다른 골목으로 여겼다. 이들이 가진 안내서에도 더 이상 나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반 정도만 타 보고 애써 만족하려는 이들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들이 이 철도의 종착지인 블라디보스토크까지만 오게 해도, 그 다음 행선지는 분명히 배를 이용하여 속초까지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다행히도 최근 동해항과 블라디보스토크 그리고 일본의 동해안지방을 연결하는 정기 페리선이 운항을 시작했다는 보도를 보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렇게 될 때, 동서고속도로는 그 의미를 글로벌화하는 차원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한참 이야기가 오가는 속초까지의 동서고속철도까지 만들어질 때 그 의미는 훨씬 커질 것이다. 일본 도쿄에서 시작, 경부고속도로와 북한과 중국을 지나 동남아와 서남아시아 등을 거쳐 이스탄불에 이르러 유럽과 연결되는 장장 14만㎞ 공식 아시안 하이웨이 1호선 못지않게, 서울~춘천의 고속도로는 유럽으로 가는 북방의 신문명교류로이다. 그리고 북방경제의 활로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경춘고속도로는 국내의 지역균형발전의 차원을 넘어 글로벌화를 한층 더 높이는 도로가 될 것임을 믿고 있다. 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 세계 문화예술 올림픽 9월의 제주 달군다

    세계 문화예술 올림픽 9월의 제주 달군다

    오는 9월 제주가 전세계 문화예술인들의 불꽃 튀는 경연과 축제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문화예술올림픽을 표방한 제3회 제주세계델픽대회(조직위원장 이종덕)가 그 무대다. ‘자연과 더불어’를 주제로 9일부터 15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신산공원 등지에서 6개 영역 18개 종목 예술경연과 비경연 프로그램 등으로 꾸며진다. 음악, 공연, 시각, 언어, 건축 등 모든 문화예술 장르를 아우르는 보기 드문 총체적 예술제전이자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국제적 예술교류의 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직위원회 측은 40여개국 15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델픽대회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에는 신에게 바치는 두 가지 제전이 있었다. 하나는 전쟁의 신 제우스를 위한 스포츠 경연인 올림픽(Olympic)이고, 다른 하나는 태양의 신 아폴론에게 바치는 예술제전 델픽(Delpic)이다. 올림픽보다 한 해 앞선 기원전 582년 그리스 성지 델피에서 시작돼 기원후 394년에 막 내린 델픽은 올림픽처럼 4년마다 한 번씩 열렸고 우승자에겐 월계관이 수여됐다. ●6개 영역 18개 종목 40여개국서 1500명 참가 1600년 동안 맥이 끊겼던 델픽대회는 1994년 독일인 크리스티안 키르슈에 의해 현대적으로 부활했다. 18개국이 참여해 국제델픽위원회(IDC)가 출범했고, 6년 준비 끝에 200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초대 대회가 열렸다. 2회 대회는 2005년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개최됐다. 우리나라는 2005년 이건용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상만 전 고양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주축이 돼 한국델픽위원회(KDC)를 창설했고, 이듬해 IDC총회에서 3회 대회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현재 IDC 참가국은 36개국이다. 델픽대회의 특징은 경연과 비경연 프로그램이 함께 열린다는 점이다. 경연 프로그램에선 악기, 노래, 연극 등의 기예를 겨뤄 우승자를 가렸던 고대 델픽처럼 각 분야별 참가자들이 예술적 기량에 따라 메달을 수여받는다. 특이한 점은 경연 부문의 종목이 기존 국제 대회와 차별되고, 매 대회마다 채택 종목이 달라진다는 것. 이를테면 올해 ‘음악 및 음향예술’ 분야는 1현·2현 악기, 더블리드 목관악기, 타악기(개인·단체), 아카펠라로 나뉘고, ‘공연예술’은 탈춤, 즉흥무용, 즉흥마임, 그림자연극으로 구분된다. ‘공예디자인·시각예술’ 분야에선 조각, 드로잉, 칼리그라피, 그래픽스토리텔링, 다큐멘터리 제작, 북 아트 종목이 개최된다. ●각국 문화 특성 살린 종목추가 금·은·동메달 수여 대회마다 개최국의 문화적 특성을 살린 종목이 추가되기도 하는데 이번 대회에선 제주도의 환경을 고려한 돌담쌓기가 ‘소통과 사회예술’분야의 종목으로 채택됐다. 각 종목별로 2명 이상의 국내외 심사위원이 평가를 하고, 결과에 따라 금·은·동메달을 수여한다. 경연 참가자들은 각 국가별 위원회의 추천을 받아야 참가할 수 있다. 반면 비경연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축제와 화합의 장이다. 유명 예술가들이 워크숍과 강연을 하는 마에스트로 프로그램과 샤머니즘 축제, 시낭송 축제, 참가 대륙의 날 등 각 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행사들이 다채롭게 열린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제주의 자연경관을 소개하는 제주 사진전과 올레길 걷기 행사 등도 마련된다. 제주세계델픽대회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협조 미비로 지난해 연말에야 뒤늦게 조직위원회가 구성되고, 지난 5월엔 유홍준 조직위원장이 갑자기 중도사퇴하는 등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이종덕 조직위원장이 6월 초 새로 부임하면서 조직을 정비하고, 본격적인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선희 전 국립극장장이 예술총감독을 맡았고 김철호 전 국립국악원장, 유희성 서울시뮤지컬단장, 김영준 도시건축 대표 등이 분야별 예술감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낯 뜨거운 61살 국회

    ‘국회 농성장의 차이콥스키.’ 제 61주년 제헌절을 표현하는 아이러니가 될지 모른다. 한 갑자(甲子)를 돌아 맞은 제헌절이, 차이콥스키의 ‘장엄서곡 1812년’으로 더욱 민망해지려 하고 있다. 프랑스 나폴레옹군의 침공을 물리친 모스크바의 승전곡과 헌정사에 오욕의 기록을 남긴 여야의 본회의장 동반 농성이 엇박자를 내는 국회. 제헌절인 17일 오후 금난새 지휘의 경기필하모닉 연주와 여야의 본회의장 농성은 부조화의 극치를 이룰 것이다. 본회의장 앞에서 연주회가 열리는 것도, 여야가 본회의장을 동반 점거한 것도 헌정사상 최초다. ●쑥쓰러운 ‘의장배 대학생 토론회’ 국회가 낯 뜨거운 자화상을 드러내고 있다. 16일 온갖 화려한 행사로 61주년을 기념하려 했지만, 그럴수록 점거·농성과 대비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장 맞은편 예결위 회의장에서 1710만원의 상금을 내걸고 1박2일짜리 ‘제1회 국회의장배 대학생 토론회’를 열었다. 예선부터 전국 69개 대학에서 219개팀 1300명 이상이 참여한, 전국 최대 규모였다. 주제는 ‘대한민국의 바람직한 권력’. 농성과 대치의 난장판에 학생들을 불러들여 논의하자고 하기에 쑥스러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국회 점거는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 국회 헌정기념관에선 대형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프랑스의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자크 랑 전 문화부 장관까지 초빙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이런 식으로 회의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국회 점거는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인 것 같다.”는 표현이 우리 국회를 더욱 부끄럽게 했다. 학술대회의 주제는 개헌. 제 앞가림도 못하는 국회에 ‘글로벌시대의 역동적 변화와 새로운 헌법질서’란 제목의 학술대회는 어색했다. 17일에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경축기념식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성과물로 삼으려 하는 ‘개헌 구상’을 천명할 계획이다. 입법부를 비롯해 각계 각층 국민대표, 주한외교사절 및 외빈 등 1600여명에게 초청장이 발송됐다. 대한민국 어린이국회, 국가재정포럼, 국민대표에 위촉장을 수여하는 초청행사 등도 마련됐다. 그러나 아무런 정치력이나 중재력도 보여 주지 못한 채 그저 개헌과 기념행사에만 몰두하는 국회의 모습에 의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 의장이 ‘협의하고 합의하라.’는 말 빼고 어떤 정치력을 보여 준 적이 있나. 제헌절 정신을 훼손하면서 대규모 제헌절 행사로 ‘자기 정치’에 몰두하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여당 의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오늘 낮 12시까지 두명씩 남기고 한시 철수 여야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다. 제헌절을 맞아서도 ‘신사협정’을 지키지 못하는 여야는 무능·불신 국회의 전형을 보여 주고 있다. 여전히 네 탓 논쟁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비난여론을 의식, 16일 밤 10시부터 제헌절 행사가 열리는 17일 낮 12시까지 한시적으로 양쪽 원내부대표단 두 명씩만 남기고 본회의장을 비웠다. 부끄러운 것을 알기는 아는 모양이다. 이지운 김지훈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창문 하나 없는 모의 우주선에서 105일 견디기

    ’사서 고생’,딱 이런 표현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105일 동안 창문 하나 없이 완전 밀폐된 공간에 갇혀 지냈다.공간의 크기는 열차 객차 만했다.텔레비전은 물론,인터넷도 할 수 없었다.외부와의 소통 방법은 사내통신망을 이용한 이메일뿐이었다.통제센터 근무자는 폐쇄회로 카메라로 이들에게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는지만 들여다봤다.그리고 교신할 때에는 실제로 우주를 비행할 때와 마찬가지로 20분씩 지연시켜 했다.뭐하나 묻고 답을 들을라 치면 20분을 기다려야 했다.  있을 건 다 있었다.운동기구를 갖춘 체육관도 있었고 작은 정원도 있었다.미리 조리된 식사를 들며 최대한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비슷하게 꾸민 화장실에서 볼 일을 해결했다.  누가 돈 주며 이런 고생하라고 해도 주저할텐데 각자 돈까지 냈다.2만 1000달러(약 273만원)씩이었다.  그런데도 6000여명이 이 고생을 하겠다고 줄을 섰다.선택된 운 좋은(?) 6명이 지난 3월31일부터 외부세계와 격리된 채 지내다 14일 드디어 세상밖으로 나왔다.  이들을 이렇게 감금시킨 이유는 화성까지 비행할 우주선 안에서 520일을 견뎌내야 하는데 과연 우주비행사들이 이처럼 긴 시간 외롭고 갑갑한 공간에서 잘 견뎌낼 수 있을지 미리 점검해보자는 취지였다.곧이어 다른 6명이 같은 기간 갇혀 지내는 실험을 한 뒤 연말에 500일 실험으로 넘어갈 계획이다.  이날 러시아 기술자가 모스크바 크렘린 근처에 마련된 유럽우주국(ESA) 연구시설의 실험장치 ‘Mars 500’의 밀봉을 해제하자 러시아인 4명과 독일인,프랑스인 등 6명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지긋지긋한 공간을 빠져나왔다고 AP통신이 전했다.실제로 화성까지 가려면 520일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105일의 훈련은 맛보기에 불과했다.  선장 역할을 한 세르게이 랴잔스키는 화성까지 2억 7600만㎞를 비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었던 점이 가장 힘들었던 일이라고 털어놓았다.알렉세이 바라노프는 사랑하는 이들과 떨어져 있는 점과 풍광을 즐길 수 없었던 점이라고 말했다.  두 차례 우주여행 경험이 있는 발렌티 레베데프는 실험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그는 일간 소비에츠카야 로시야에 기고한 글에서 “그저 보통 사람들이 고립된 시간을 얼마나 견뎌내는지를 보기 위한 실험에 불과하다.”며 “그런 실험은 실제로 행성간 비행을 할 때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아무 것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소가 지난 1999년 처음 비슷한 실험을 실시했을 때 러시아인 선장이 강제로 자신에게 입맞춤했다고 캐나다 여성이 폭로한 데 이어 두 러시아 남성이 벽에 피가 튈 정도로 주먹다짐을 벌이는 등 추문으로 얼룩졌다.엣소련 시절에도 1년 남짓 실험이 진행된 적이 있는데 참가자끼리 툭하면 다퉈 실패한 바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유통ㆍ제과] 롯데마트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유통ㆍ제과] 롯데마트

    새우깡부터 종가집 김치까지…. 해외 슈퍼마켓에서 한국 상품들을 찾는 게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그동안 유통업체들이 꾸준히 해외시장을 개척한 덕이다. 롯데쇼핑·신세계이마트·CJ오쇼핑 등 온·오프라인 유통매장들도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잰걸음을 걷고 있다. 곧인도에서도 국내 홈쇼핑 업체가 운영하는 채널을 볼 수 있고, 이미 중국과 동남아시아권에서는 국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국내 시장을 벗어난 유통업체들은 저마다 다른 전략을 갖고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농심 신라면은 국내에서 내는 맛과 같은 맛을 내세워 세계 70여개국에 진출했고, 대상 순창 고추장은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진화한 맛으로 현지인의 식탁에 이르렀다. 락앤락과 스팀청소기처럼 국내에서 인기몰이를 한 제품의 기세를 그대로 해외시장으로 끌고 간 사례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2007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점포 1호점을,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 2호점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스크바점은 국내 백화점 최초로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인 동시에 동양권에서 서양권으로 진출한 첫번째 백화점으로 기록됐다. 2011년에는 중국 톈진에 백화점을 낼 계획인데, 롯데백화점이 중국에 단독으로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30년 동안 국내에서 백화점을 운영하면서 서비스와 마케팅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와 고급백화점 이미지를 위한 명품 브랜드 구성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롯데백화점은 자평했다. 이 백화점은 장기적인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중국 다점포화 전략을 이어가기로 했다. 베이징·톈진·선양·상하이·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삼고, 거점 지역마다 2~3개 점포를 여는 집중화 전략을 펴겠다는 뜻이다. 롯데쇼핑의 또 다른 축인 롯데마트는 이머징 마켓으로 진출했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호찌민에 롯데마트 1호점이 문을 열었는데, 롯데마트는 장기적으로 호찌민·하노이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15~20개 점포를 낼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또 지난해 10월 마크로 19개 점을 인수하면서 진출한 인도네시아에서도 롯데마트 상호로 간판을 교체해 가면서 차별화된 매장을 선보이기로 했다. 소매시장 규모가 300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백화점과 할인점이 매년 30% 이상씩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인도시장도 롯데마트가 관심을 기울이는 곳 가운데 하나다. 아직까지는 기초적인 시장조사 단계에 있지만, 뉴델리·뭄바이·벵갈루루 등 인구 1000만명 이상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지확보 등 시장공략에 나섰다고 귀띔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그의 갈라는 차원이 다르다

    그의 갈라는 차원이 다르다

    8일 서울 서초동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107호. 널찍한 연습실 한가운데 검은색 셔츠와 통 넓은 바지를 입은 발레리노 김용걸이 서 있다. 둔탁한 타악기 소리가 시작되자 천천히 몸을 움직인다. 정식 리허설이 아니라 조명을 위한 동선(動線)을 확인하는 연습이라 동작이 설렁설렁하다. 그러다 무용수의 본능이 올라왔는지 진지한 표정으로 돌변한다. 원시춤을 추는 듯 흐느적대다가 탱고처럼 열정적으로 발을 구르고, 일본 전통춤같이 새침한 듯 변화무쌍하다. ●김용걸과 친구들 11·12일 무용갈라콘서트 11~12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김용걸과 친구들’에서 그가 마지막 순서로 보여줄 모리스 베자르의 ‘아레포(AREPO)’다. ‘김용걸과’은 그가 9년간의 파리오페라발레단 생활을 접고 국내로 복귀해 갖는 첫 무대. 다시 돌아온 한국 최고의 발레리노의 무대라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연습을 막 끝낸 그는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채로 “2003년에 국내 무대에서 선보인 적이 있는 작품이다. 그때는 관객들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 힘이 바짝 들어갔었는데, 이번에는 훨씬 편해진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테크닉과 힘보다 섬세함과 표현력을 앞세우는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그가 배운 것이다. 확실히 공연에는 김용걸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먼저 눈에 띄지만, 그게 다라고 생각하면 섭섭하다. 공연에 앞서 찾은 연습실에는 이날 무대를 위해 미국, 러시아, 독일 등에서 날아온 한국의 무용수들이 열심히 몸을 풀고 있었다. 최근 자주 열린 무용갈라공연처럼 흔한 레퍼토리를 유명 스타로 포장한 게 아니라 존 크랑코, 윌리엄 포사이드, 이칙 갈릴리 등 세계적인 안무가의 작품과 고전 발레, 현대 무용을 조화시킨 열정적인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다. “처음 서 보는 고국 무대라 공연이 너무 기대된다.”는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강효정은 파트너 알렉산더 존스와 ‘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코니 2인무를 추며 살랑거리는 몸짓으로 사랑에 빠진 남녀의 환희를 표현했다. 다른 작품인 갈릴리의 ‘모나리자’에서는 그 사랑스러움은 간데없이 전위적이고 역동적인 동작이 계속된다. 마이클 부블레의 ‘안개 낀 날(A Foggy Day)’이 흘러나오자 미국 콤플렉션스 컨템포러리 발레단의 조주환이 경쾌한 재즈 선율에 맞춰 작은 움직임을 빠르게 이어 갔다. 3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무용수의 넘치는 개성과 에너지를 ‘짧고 굵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세계 각국서 날아온 무용수 총출동 이날 공연에는 또 1997년 김용걸과 모스크바 국제발레콩쿠르에서 2인무로 3위에 입상한 볼쇼이발레단의 배주윤이 남편 안드레이 볼로틴과 5년 만에 한국 무대를 찾아 ‘라 실피드’를 춘다. 싱가포르 댄스시어터의 박나리는 안무가 조주현의 ‘진주’를 초연한다. 이 공연을 위해 위촉한 작품으로 고전발레와 록을 접목했다. 아울러 미국 트리샤 브라운 무용단의 정현진, 영국 러셀 말리판트 무용단의 김경신은 각각 자신이 안무한 ‘식스(Six)’와 ‘망각(Oblivion)’을 선보인다. (02)3674-221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오바마 “푸틴 뛰어난 총리” 푸틴 “오바마 희망 연상”

    취임 후 첫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러시아 실세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마침내 마주 앉았다. 두 사람 모두 겉으로는 상대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면서도 미묘한 긴장감을 내비쳤다.AF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다음날인 7일 오전 푸틴 총리와 조찬 회동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에 대해 과거에는 러시아 대통령으로, 현재는 총리로서 뛰어난 업무 수행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푸틴 총리는 “오바마라는 이름 하면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이 연상된다.”고 화답했다. 모스크바 근교에 자리잡은 푸틴의 관저에서 가진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의 몸짓은 우호적이었다고 AP통신이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하지만 오바마는 “우리는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못했다.”라며 대화에 이견이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워싱턴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앤드루 쿠친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는 ‘상징적으로’ 성공적인 하루를 보냈다면 푸틴 총리와 회동은 현실을 직시하는 시간”이라면서 “호감을 사는 것이 오바마의 강점이긴 하지만 푸틴은 쉽게 호감을 갖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러시아 방문 전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에 대해 “한발은 과거 방식에, 또 다른 발은 새로운 방식에 두고 있다.”며 냉전적 사고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고, 푸틴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을 비판하며 맞받아쳤다.오바마 대통령은 이틀간의 러시아 방문을 통해 그동안 공언해온 양국 관계의 ‘재설정(reset)’의 초석을 다졌다.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의 초안을 마련하고 아프가니스탄 군사 협력 협정에 서명하는 등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회담이었다. 또 양국 정상의 관계를 보다 동등하게 이끌어갔다는 데 이번 회담의 의미가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미국의 명백한 1인자인 오바마와 달리 메드베데프의 입지는 확고하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오바마 입장에서는 전후 세대인 메드베데프가 대화 파트너로서 좀더 쉬울 수 있는 만큼 그의 위상을 공고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상 회담 전 푸틴을 공격한 것, 회담 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대통령이고 푸틴 총리는 총리”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MD 문제와 그루지야 문제를 놓고는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도 이번 정상회담이 남긴 숙제다. 오랜 세월 지속돼온 불신의 벽을 허물지 못한 만큼 관계가 언제 또 악화될지 모른다는 얘기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美·러 “핵탄두 1500여개로 감축”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1500~1675개로 감축하기로 합의했다.AFP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을 위한 초안의 양해 각서에 서명했다.초안에 따르면 양국은 새 협정이 발효되고 7년 안에 양국의 핵탄두 수를 1500~1675기로 줄이기로 했다. 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등의 발사 수단도 500~1100기로 줄이기로 합의했다.오는 12월5일 효력을 상실하는 START-1은 양국이 6000개의 핵탄두와 1600기의 ICBM만을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며 올해 1월1일 현재 러시아는 3909개의 핵탄두와 814개의 각종 발사 수단을, 미국은 5576개의 핵탄두와 1198개의 발사 수단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또 러시아 영공을 미군과 군수품의 아프가니스탄 이동경로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허용키로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군대 및 군수품, 차량 등을 실은 미군 항공기가 연간 4500편, 하루 12편 러시아 영공을 지날 수 있게 됐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전략무기감축협정의 후속 협정을 비롯해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 계획, 북한 및 이란 핵 문제, 아프가니스탄 군사협력, 경제위기와 통상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두 정상은 양국이 갈등을 빚어온 MD 문제와 관련, 대타협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현재 폴란드와 체코에 구축 중인 미국의 MD 체제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동유럽에 구축 중인 MD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지만 러시아의 요구에 양보했다는 미국 내 비판이나 동유럽 국가들의 반응을 고려, 이번 회담에서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과 이란 핵 문제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kmkim@seoul.co.kr
  • “공식번역가 제도로 작품 질 높이고 해외서 상설포럼… 한국문학 홍보”

    “번역의 질을 확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노벨문학상 자체를 굳이 목적으로 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번역의 질이 좋아져 결과적으로 노벨상을 받는 데 기여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죠.” 취임 6개월을 맞은 김주연(67) 한국문학번역원장은 6일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원장은 한국문학번역원 공식 번역가(KLTI Translator) 다섯 팀을 선정했음을 밝히며, 국내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물론 김 원장의 우선적 바람은 노벨상과 같은 가시적 성과보다는 한국 문학의 활발한 해외 소개와 번역의 질 제고다. 김 원장은 “번역가 제도 운용을 통해 작품 번역의 질을 높임은 물론 뉴욕, 파리, 베를린, 베이징, 도쿄 등에서 해외 상설 문학 포럼을 개최해 국내 작가들과 그 작품들이 활발히 소개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선정된 번역가들은 영어권 브루스 풀턴·주찬 풀턴과 유영난씨 등 2개팀, 불어권은 최미경·장 노엘 주테, 독일어권은 김선희·에델트루트 김, 스페인어권은 고혜선·프란시스코 카란차다. 이들은 번역원이 고른 40권 안팎의 국내 작품들 가운데 한 권을 골라 번역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번역료는 기존 18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대폭 오른다. 김 원장은 “지금껏 수백편이 해외에 소개됐지만 제대로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은 없었다.”면서 “우선적으로 한두 권만 제대로 알려져도 우리 문학을 바라보는 바깥의 시선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함께 한국 도서의 해외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13일 도쿄에서 일본 출판사, 한국 번역가 등이 참가해 ‘KLTI 도서포럼’을 여는 등 베이징(9월8일), 뉴욕(10월 중) 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세 도시 외에도 파리, 베를린으로 해외 도서포럼의 영역을 넓히고 이후 모스크바, 스페인어권 도시 등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모닝 브리핑] 中 우다웨이 “북핵 해결 통로는 6자회담뿐”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북핵 해결 통로는 6자회담밖에 없다.” 러시아와 미국, 일본, 한국을 순방 중인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僞) 외교부 부부장은 북한이 미사일 7발을 발사한 4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차관과 만나 이 같이 합의했다. 우 부부장의 4개국 순방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이후 6자회담 파국론이 조성되고 있는 시점의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stinger@seoul.co.kr
  • Mrs.오바마 효과 러시아서도?

    해외 순방길에서 남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던 미셸 오바마가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도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AP통신은 미셸이 권력자 남편 덕에 관심을 받는 여성을 존중하는 데 인색한 러시아 대중에게 사랑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5일 보도했다. 러시아판 보그 편집장인 알요나 돌츠카야는 “러시아에서 대통령 부인이라는 개념은 성숙되지 않았다.”면서 “러시아 대중은 (미셸에게)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부인 스베틀라나는 신앙심이 깊고 언행이 신중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자선 행사와 예술계를 지원하긴 하지만 국가적인 이슈에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지는 않는다. 보수적인 옷차림을 즐기는 그는 국민을 열광케 하는 미셸과 같은 패션 감각도 없다. 반면 미셸은 늘 언론의 집중 조명 대상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 패션의 중심지로 통하는 프랑스 파리를 방문, 모델 출신인 니콜라 사르코지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러시아인들은 패션 감각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드러내는 미셸 같은 여성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모스크바에 사는 한 여성은 “아내는 집에 있어야 하며, 가정의 평안을 만들고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면서 “자신의 의견을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내놓을 수는 있지만 정치에 참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냉기가 감지되는 곳은 비단 미셸에 대한 대중의 태도만이 아니다. 오바마가 지난 2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에 대해 “한 발은 과거 방식에, 다른 발은 새로운 방식에 두고 있다.”며 냉전적 사고를 가졌다고 발언하자 푸틴이 이에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푸틴은 “미국이 정치적·군사적 영역 확장을 재고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구축 계획을 비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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