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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①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①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ISRAEL 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강해 보이기만 했던 이스라엘을 옆에서 바라보니 곳곳에 흉터가 선명했다. 이스라엘이 낸 ‘민족과 종교’라는 어려운 문제를 풀면, ‘사해·사막·지중해’가 들어있는 3종 선물 세트가 기다린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이스라엘관광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Masada마사다 & Qumran쿰란 강자 앞에서 당당하고 약자 앞에선 따뜻하고 싶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지리멸렬한 싸움을 지켜보는 내 마음은 팔레스타인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편향된 마음을 들킨 것인지, 이스라엘 여행은 처음부터 꼬였다. 출국을 코앞에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의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신문 국제면이 ‘이스라엘-하마스 교전 격화…전면전 가능’, ‘하마스 군 수장 사망’ 등 살벌한 이야기로 도배됐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안전한 나라가 그 어디 있는가. 내 나라만 하더라도 서로 남과 북으로 찢어져 으르렁거리고 있는데 말이다. 다행히 하늘이 도왔다. 출국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을 때, 현지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휴전에 합의했으니 안심하고 와도 좋다.” 100여 명을 일주일 만에 죽이고 1,000명을 다치게 했다는 이번 전쟁은 시작도 끝도 문을 여닫는 것처럼 간단해 보였다. 짧은 말다툼으로도 마음이 들들들 끓는데, 총과 칼을 내젓는 싸움이 쉬울 리 없다. 이스라엘을 여행한다는 건 피고름이 철철철 흐르는 그들의 과거사를 훑는 과정이다. 이스라엘의 조상은 신에게 아들이삭을 제물로 바치려고 했던 아브라함1). 아브라함이 신으로부터 받은 땅은 바로 ‘젖과 꿀이 흐른다’는 가나안이다. 신의 간택을 받았을지언정 아브라함의 자손은 끝없는 고통 속에서 광야를 헤맸다. 그들의 수난사를 읊자면 끝도 없다. 유대인에게 행복한 과거란 노역생활을 하던 이집트를 탈출해 가나안을 되찾았던 순간, 지혜로운 다윗과 솔로몬을 왕으로 삼았던 시절 정도였을 테다. 여기에 십자군전쟁의 박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의 삶까지 더하면 ‘신은 정말 있습니까’ 하고 저절로 묻게 된다. 특히 이스라엘에서 로마제국의 발길질은 악명 높았다. 이탈리아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지중해에 발을 담근 구두 한 짝과 같은 모양새다. 신발의 높다란 굽으로 로마군은 유대인을 마구잡이로 밟아댔다. 척박한 사막을 비집고 자리한 기괴한 마사다Masada 는 로마군과 유대인의 처절한 싸움을 그 자리에서 똑똑히 지켜봤다. 450m의 높이에 들어선 이 요새는 길이 600m, 너비 320m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AD70년, 로마에서 온 디도 장군의 박해를 피하고자 유대인 960여 명이 마사다로 몰려들었다. 도망자들을 가만히 손 놓고 봐 줄 로마군이 아니다. 1만5,000여 명의 로마군은 마사다를 정복하고자 수를 쓴다.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은 마사다에 오르지 못해 쩔쩔매던 로마군은 요새로 들어가기 위한 경사로를 3년에 걸쳐 만들었다. 경사로가 마사다에 닿았을 때, 그곳에서 로마군을 기다린 것은 유대인의 시체 960구. 유대인들은 로마군에게 능멸을 당하는 대신 죽음을 택하기로 했던 것이다. 죽음을 도울 사람을 제비뽑기로 뽑고 최후의 1인은 자살하는 식으로 그들은 끝까지 ‘절개’를 지켰다. 마사다 정상에 오르면 900명이 넘는 유대인이 어떻게 3년간 마사다 꼭대기에서 생활할 수 있었는지 궁금증이 풀린다. 이곳엔 목욕탕, 창고, 채석장, 교회, 수영장 등이 아직도 남아 있다. 마사다의 본래 용도는 왕의 피난처였다. BC40년경 헤롯왕2)은 본인이 도망갈 곳으로 마사다를 지었고 온갖 시설을 갖추었다. 헤롯왕이 만든 시설을 이용하며 목숨을 부지하던 유대인은 빗방울을 모으려 도랑을 만들고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비둘기까지 길렀다고 한다. 마사다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로 금방이건만 많은 유대인은 가파른 마사다를 직접 두 발로 오르며 그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마사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쿰란 동굴Cave of Qumran이 있다. 쿰란 동굴 역시 마사다와 마찬가지로 로마에 굴하지 않은 유대인의 삶을 증명한다. 유대교의 한 종파인 에세네파는 쿰란 동굴에 숨어 살던 은둔주의자들이었다. 에세네파는 성경사본을 항아리에 담아 숨겨놓았는데 2,000년이 지난 1947년, 목동이 염소를 찾던 중 항아리를 발견한다. 그 속에서 사해본Dead Sea Scroll으로 불리는 양피지 두루마리 7개가 나왔다. 1)아브라함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다. 그는 ‘아들인 이삭을 제물로 올리거라’는 신의 명령을 따르려 했을 정도로 신에게 충성했다. 현재 물과 기름 같은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사실 알고 보면 아브라함을 한 조상으로 삼고 있다. 2)헤롯왕 이스라엘 일대를 다니다 보면 이스라엘을 통치했던 헤롯왕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헤롯왕은 아기 예수가 두려워 ‘어린아이를 모조리 죽이라’고 지시했던 왕으로 유명하다. 악덕한 왕이긴 했지만 그는 건축에 조예가 깊었다. 무너진 예루살렘의 성전을 대대적으로 재건축했으며 자신의 피난처로 철옹성 같은 마사다를 축조했다. 1 로마의 발길질을 피하고자 발버둥친 유대인의 흔적을 이스라엘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국기에 새겨진 별은 ‘다윗의 별’로 불린다 2 검은 양복을 고수하는 정통 유대교인 3 ‘머리 위에 신이 있다’는 의미의 작은 모자, 키파 4 유대인은 예수의 이야기를 닮은 신약성서를 부정하고 구약성서만을 읽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그것은 누구의 사원인가 Temple Mount성전산 & Western Wall통곡의 벽 마사다와 쿰란을 돌아보던 중 고개를 들었다. 모래바람이 풀풀 날리는 사막 한가운데서 보이는 것이라곤 너른 하늘과 뜨거운 태양뿐. 왜 유대인이 ‘하나의 신’만을 숭배하는지 퍼뜩 이해가 됐다. 그들에겐 이리저리 떠돌며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잡아 줄 강력한 절대자가 필요했을 것이다. 반대로 불교는 ‘숲의 종교’라 불린다. 울창한 숲은 사막과 달리 풍요로워 수많은 식물과 동물이 살아간다. 유일신이 필요 없다. 인간이 곧 신이 될 수 있으며 그저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면 된다. ‘하늘에 계신 신’을 아버지로 삼는 건 유대교뿐만이 아니다. 유대교에서 뻗어 나온 기독교, 이슬람교도 마찬가지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니 세 종교가 하나로 겹쳐져 보였다. 한 뿌리에서 뻗어 나왔을지언정 결코 세 종교를 같다고 말할 수도 없고, 말해서도 안 된다. 종교의 각축장인 예루살렘에 입성하면 세 종교의 정체를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다. 예루살렘을 조망할 수 있는 감람산에 올랐다. 공동묘지 너머로 성전산Temple Mount이 보였다. 성전산은 유대인, 기독교인, 이슬람교인 모두 ‘성지’라 여기는 곳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산인 동시에 예수의 발길이 닿은 곳이며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말을 타고 승천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곳에 서니 세 개의 종교가 동시에 “우리가 진짜”라 외치는 것만 같아 현기증이 났다. 지금 성전산에는 황금색 모자를 쓴 황금사원Dome of Rock이 서 있다. 이슬람교도가 예루살렘을 점령하며 지은 이 사원은 오마르 모스크Mosque of Omar로도 불리며 메카와 메디나만큼이나 중요한 곳으로 여겨진다. 당연히 유대인은 이슬람교도가 축조한 황금사원을 보며 칼을 간다. 그들은 성전을 두 번이나 지었으나 두 번 모두 잃었다. 솔로몬왕 시절 지어진 첫 번째 성전은 전란 중 부서지고 말았고 두 번째 성전은 로마 디도 장군에 의해 처참하게 파괴됐다. 디도 장군은 과시용으로 성전의 서쪽 부분 일부를 남겨 두었는데 그 흔적이 통곡의 벽Western Wall이다. 땅을 잃은 백성은 수천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이 벽 앞에 선다. 세우면 무너지고, 찾으면 또 뺏기고…. 약자의 역사를 이해한다. 우리의 조상도 그랬을 것이다.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유대인은 성전을 다시 세울 ‘그날’을 기다리며 통곡의 벽에 머리를 조아렸다. 키파1)를 쓰고 몸을 앞뒤로 흔들며 토라2)를 읽는 그들의 모습은 생경하다. 구레나룻을 돌돌 말고 검은 양복을 입은 정통 유대교도도 여기선 흔하게 보인다. 1) 키파 유대인이 쓰는 테두리 없는 모자. ‘하느님이 내 머리 위에 있다’는 뜻으로 크기는 손바닥 크기 정도. 이스라엘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으니 기념품으로 사 와도 좋다. 2) 토라Torah 유대인은 예수의 행적을 담은 신약성서를 인정하지 않고 구약성서만을 읽는다. 토라는 구약성서의 처음 다섯 권을 일컫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여왕의 키스’에 세계는 일곱번 숨죽인다

    ‘여왕의 키스’에 세계는 일곱번 숨죽인다

    오늘 밤 ‘피겨 여왕’이 귀환한다. 2013 국제빙상연맹(ISU) 세계 피겨선수권대회가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 링크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14일 밤 1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시작된다. 김연아(23)는 35명의 선수 중 14번째(3조 3번째)로 연기를 펼친다. 15일 오전 1시 47분쯤이 무대에 서는 순간이다. 지난해 12월 NRW 트로피 대회에서 첫선을 보인 ‘뱀파이어 키스’ 주제곡에 맞춰 일곱 가지 기술을 차례로 연기할 예정이다. 김연아로서는 2011 모스크바 대회 이후 2년여 만에 두드리는 메이저 무대.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진로를 고민했던 김연아는 내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선수생활의 종착역으로 삼겠다고 선언하고 새 출발을 했다. NRW 트로피 대회와 지난 1월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200점을 돌파하며 ‘역시 김연아’란 찬사를 들었지만 안주하지 않고 하루 6시간씩 강도 높은 훈련을 거듭했다.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13일 진행된 여자 싱글 두 번째 공식 연습에서 쇼트프로그램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가볍게 뛰어올랐고, 트리플 플립도 실수 없이 마쳤다. 플라잉 카멜 스핀과 이나바우어에 이어 더블 악셀도 산뜻하게 끝냈다. 레이백 스핀과 스텝 시퀀스를 물 흐르듯 이어 갔고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도 완벽했다. 김연아는 이후 트리플 플립,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연속 점프 등을 몇 차례 더 연습했는데, 앞선 선수들의 계속된 연습 탓에 빙질이 좋지 않아 착지와 도약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수가 나올 때마다 코치로부터 조언을 들은 뒤 다시 점프를 시도했다. 김연아는 연습 뒤 인터뷰에서 “빙판 복귀를 결정하면서 부담을 덜고 가벼운 마음으로 선수 생활을 하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저도 인간이기 때문에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전날 공식 연습에 나오지 않았던 아사다 마오(일본)가 이날 처음 모습을 드러내 많은 눈길을 모았다. 하지만 주무기인 트리플 악셀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착지가 불안했고, 회전 수를 채우지 못하기도 했다. 심지어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한편 남자 싱글에 출전하는 김진서(17·세종고)는 14일 오전 7시 47분 35명의 선수 중 14번째로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펼친다. 김진서가 24위 안에 들면 한국 남자 피겨는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권을 획득, 12년 만에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게 된다. 런던(캐나다) 연합뉴스
  • 공항서 가방 열자 다이아몬드 2600개 가득

    신고할 기회(?)는 있었지만 남자는 모른 척하고 있었다. 슬쩍 검색대를 통과하려던 남자는 그러나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해 결국 수갑을 찼다. 엄청나게 많은 다이아몬드를 갖고 공항 세관검사를 통과하려던 남자가 적발됐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다게스탄 출신의 남자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국제공항에서 일을 냈다. 두바이에서 모스크바행 항공기를 탄 남자는 작은 가방을 옆구리에 낀 채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려 줄을 서고 있었다. 차례를 기다리다 드디어 세관직원 앞에서 선 남자는 태연한 척하려 애를 썼지만 얼굴엔 이유없는 긴장이 감돌고 있었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세관직원은 남자에게 “옆구리에 낀 가방을 보자.”고 했다. 남자는 망설였지만 결국엔 가방을 열어야 했다. 세관직원은 열린 가방 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가방 안에는 번쩍이는 다이아몬드가 가득했다. 가방에선 2600여 개의 크고작은 다이아몬드가 쏟아져 나왔다. 남자는 휴대폰 케이스 249개, 아이폰 5개 등도 갖고 있었다. 남자는 “친구를 돕기 위해 다이아몬드를 운반한 것일 뿐 내 것은 아니다.”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얘들아 봤니, 연아의 무결점 점프

    얘들아 봤니, 연아의 무결점 점프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4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는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공식 연습에서 완벽한 점프를 선보였다. 김연아는 12일 새벽(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진행된 여자 싱글 첫날 공식 연습에서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레미제라블’의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연습 5조에 속한 4명 중 가장 많은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김연아는 점프에 중점을 두면서도 스핀과 스파이럴, 스텝, 연결 동작 등을 빠짐없이 연습했다. 김연아는 간단한 스케이팅과 점프로 몸을 푼 뒤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시작했다.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해 큰 갈채를 받았다. 트리플 플립 점프도 깔끔하게 뛰어오른 김연아는 트리플 살코와 스텝 시퀀스에 이어 트리플 러츠도 깨끗하게 구사했다.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마지막 더블 악셀도 마찬가지였다. 점프 실수는 한 차례도 없었고 긴 비거리와 완벽한 회전을 자랑했다. 2년 만의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12월 NRW 트로피 대회와 지난달 국내 종합선수권대회 때보다 나아진 모습이었다. 연기를 마친 김연아는 이후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 다양한 점프를 뛰어 보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이후 스핀과 스파이럴, 스텝 등까지 시험하고 연결 동작을 점검한 뒤 큰 박수 속에 연습을 마무리했다. 한편 ISU는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와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일본), 카롤리나 코스트너(26·이탈리아)가 여자 싱글 메달을 다툴 것으로 전망했다. ISU는 이번 대회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35명 가운데 셋을 대회 프리뷰 첫머리에 올렸다. 김연아에 대해서는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챔피언이고 2011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안도 미키(일본)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건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국제대회에 나선다고 소개했다. 런던(캐나다) 연합뉴스
  • 기대돼, 14일 밤 그녀의 ‘키스’

    기대돼, 14일 밤 그녀의 ‘키스’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마침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은반 위에 섰다.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대회가 열리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 입성한 김연아는 12일 새벽 2시 30분부터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출전 선수를 6개 그룹으로 나눈 연습 조 가운데 5그룹 네 번째로 경기장인 버드와이저 가든스 링크에 섰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 은반 위에 서기는 2011년 모스크바대회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김연아는 안도 미키(일본)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여왕의 자리를 다시 빼앗을 수 있을까. 경쟁자들의 면면은 어떠할까. 아사다 마오(일본)는 지난달 4대륙선수권부터 강력한 경쟁자로 다시 급부상했다. 아사다는 그동안 시도를 자제했던 트리플 악셀까지 성공시켰다. 이번 대회 경쟁 1순위다. 애슐리 와그너(미국)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인터뷰에서 와그너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반드시 메달을 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미국선수권을 2연패한 건 미셸 콴 이후 그가 처음이다. 와그너와 함께 출전하는 그레이시 골드도 주목할 만한 선수. 골드는 지난 1월 열린 미국선수권대회에서 와그너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한 유망주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9위에 그치고도 화려한 프리스케이팅 점수로 준우승을 차지했다는 이유로 피겨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의 프리스케이팅 점수 132.49는 2006년 사샤 코헨 이후 미국선수권대회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디펜딩 챔피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도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은퇴 선언을 한 코스트너는 그러나 올 시즌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총점 195.71점으로 우승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김연아는 15일 오전 0시 30분 쇼트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를’, 17일 오전 9시에는 프리스케이팅 ‘레미제라블’을 연기한다. SBS가 생중계 하는데, 쇼트프로그램은 14일 밤 11시 30분부터, 프리스케이팅은 17일 오전 9시 25분부터 방송된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날 따라와~” 여자 모습 담은 사진 화제

    “날 따라와~” 여자 모습 담은 사진 화제

    “날 따라와”(Fallow me·팔로우 미)라고 말하듯 남자 친구의 손을 잡고 앞서 가는 여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해외 네티즌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매셔블닷컴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아마추어 사진작가 무라드 오스만이 지난 2011년 10월부터 ‘날 따라와’라는 주제로 자신의 손을 잡은 여자 친구의 뒷모습과 풍경을 촬영한 여행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약간의 수정이 가미돼 마치 명화와 같은 모습으로 런던이나 싱가포르, 암스테르담, 홍콩, 발리 등의 관광 명소는 물론 가구점 이케아 매장 내부에서도 촬영됐다. 이 같은 사진은 최근 미국 최대 소셜뉴스 레딧닷컴에 소개되며 이슈가 됐다. 사진공유 사이트 임구르에 공개된 사진물은 83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감상했으며 오스만이 직접 사진을 올린 인스타그램은 팔로워만 13만 명이 넘는다. 오스만은 자신이 이런 사진을 찍게 된 계기가 예전에 여자 친구와 함께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휴가를 떠났을 때 우연히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매번 모든 사진을 찍자 여자 친구는 짜증이 났는지 내 손을 잡고 앞으로 당기려고 했다. 하지만 난 촬영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모든 건 거기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 카메라 플러스라는 앱(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약간의 수정을 더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스만은 자신만의 사진을 계속 찍기 위해 다음 달 뉴욕으로 떠날 계획이라고 한다. 사진=임구르(무라드 오스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내가 예술감독 얼굴에 황산 뿌렸소”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세르게이 플린(42) 예술감독에게 황산 테러를 가한 혐의로 체포된 세 명의 용의자 중 한 명인 스타 무용수가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고 AFP·A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스크바 경찰은 지난 5일 황산 테러 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볼쇼이발레단의 솔로 발레리노 파벨 드미트리첸코가 다른 공범 두 명과 함께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고 밝혔다. 무용수 출신인 플린은 지난 1월 17일 아파트 주차장에서 건물로 들어가려다 복면을 쓴 괴한으로부터 황산 공격을 받고 눈과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그는 2주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화상 치료를 받았으며 눈 수술도 여러 차례 받았다. 이후 독일에서 추가 치료를 받고 있는 그는 한 쪽 눈의 시력을 다소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은 독일로 출국하기에 앞서 “나를 예술감독의 자리에서 쫓아버리는 것이 범인의 목적”이라며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첸코는 2002년 볼쇼이발레단에 입단한 뒤 최근 수년 동안 중요한 배역을 맡은 스타 발레리노이다. 카테리나 노비코바 발레단 대변인은 그와 플린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미트리첸코의 여자친구인 볼쇼이발레단의 솔로 발레리나 안젤리나 보론초바가 플린과 배역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고 러시아 국영 TV가 보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영하 10℃를 밑도는 서울의 한파를 등지고 도착한 말레이시아는 그 온도차만큼이나 다른 세계였다. 어떤 끌림이 있었는지, 회중시계를 손에 든 흰 토끼를 따라 알지도 못하는 굴 속으로 졸래졸래 따라간 앨리스처럼, 낯선 듯 평화롭고, 평범한 듯 해맑은 ‘말레이시아’를 만났다. 겨울날에 도착한 여름나라 앞으로 여섯 시간 후 나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발을 내딛는다. 여느 때와 달리 떠오르는 혹은 기대하게 되는 그림이 불분명했다.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속으로 옹알옹알. 입에 익긴 한데 막상 고개가 갸웃한다. 출근길에 바쁜 사람들을 지나쳐 공항으로 향하는 동안 본능적으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겨울날의 여행. 머릿속은 온통 어떻게 하면 영하 10℃를 밑도는 겨울날과 영상 30℃를 웃도는 여름나라를 동시에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해가 떴는데도 바닥이 젖어 있다. 이 나라에서는 매일 오후 네다섯 시 즈음엔 어김없이 비가 쏟아진다고 했다. 오늘도 방금 전까지 비가 내렸다고. 공항을 나서니 바깥 공기가 그리 습하지 않았고,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까지 가는 차 안에서도 에어컨 바람이 시원했기에 아직 서울에서의 차림 그대로다. 하나둘 옷을 허물처럼 벗어낸 것은 공항과 쿠알라룸푸르 중간 즈음에 위치한 신행정도시 푸트르자야Putrajaya의 풍경이 차창에 가까워졌을 때였다. 레고 블록으로 만든 모형처럼 군더더기 없는 도시를 울울창창한 야자수 정글이 포위하고 있었다. 서울과 쿠알라룸푸르 사이 한 시간의 시차를 거슬러 오른 나는 그제야 여름나라에 들어온 것을 실감했다. 호텔방에 대충 짐을 밀어 넣고 낯선 거리로 나섰다. 하늘은 어둑하게 물들어 가지만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번화한, 서울로 치면 명동에 비견되는 부킷빈탕Bukit Bintang 거리와 그 지척에 노천 음식점이 즐비한 잘란알로Jalan Alor는 낮보다 더 환하고, 더더욱 북적였다. 여행 첫날의 긴장과 피로는 서울과 다르지 않은 도심풍경 때문에 잔잔해졌지만 그 속에 빠져드는 것이 아직 부담스러운 이방인은 두 거리 사이, 트렌디한 펍과 레스토랑이 늘어선 잘란창캇Jalan Changkat으로 살짝 발을 들여 놓았다. 거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펍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뜨거운 공기, 낯선 도시, 차가운 맥주, 관망적 자세. 취取하거나 취醉하거나. ▶travie info 잘란알로alan Alor와 잘란창캇Jalan Changkat | 잘란알로에서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대중적인 요리 사테Satay를 추천. 얇게 썬 고기를 양념해 대나무 꼬챙이에 꽂아 구운 꼬치요리이다. 달큼하고 고소한 땅콩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잘란창캇에서는 부러 핫한 곳을 찾기보다는 거리가 훤히 내다보이는 2층 테라스가 있는 공간에 자리를 잡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다. 위치 부킷빈탕 거리에서 모노레일이 가로지르는 대로 변 오른쪽 방향(도보 5~10분). 영업시간 늦은 오후부터 새벽녘 국립 모스크National Mosque, Masjid Negara┃주소 Jalan Perdana, 50480 Kuala Lumpur 방문객 입장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3시~4시, 오후 5시30분~6시30분(단, 금요일은 오전 입장 불가) 입장료 무료 센트럴 마켓Central Market┃주소 Jalan Hang Kasturi, 50050 Kuala Lumpur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30분(건물 밖 노점은 오전 11시~밤 11시) 홈페이지 www.centralmarket.com.my 차이나타운China Town┃위치 Jalan Petaling, Kuala Lumpur 영업시간 오전에 문을 여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점심 무렵부터 밤 10시까지 One for All, All for One 아무리 피곤해도 늦잠은 아까운 여행자의 아침, 좀 걷자. 걷다 멈춘 곳이 목적지가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여름의 날씨인지라 자연스럽게 차도르Chador를 두른 여인들에게 눈길이 간다. 말레이시아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슬람을 국교로 삼고 있는 나라다.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겐 당연한 것이겠지만 “안 덥나?” 결국 입 밖으로 뱉고 만다. 모스크에 가봐야겠다. 무슬림들의 기도 시간을 피해 택시를 탔다. 국립 모스크National Mosque, Masjid Negara에 가자고 했다. 안내에 따라 신발을 벗고 보라색 가운과 히잡Hijab을 둘렀다. 아무도 없는 기도실 앞에 서자 안내원인 듯한 할아버지 한 분이 어디서 왔는지 물었다. 대답을 듣자 지긋한 눈빛으로 <본성(피뜨라)과의 만남>이라는 한국어 책자를 건네 준다. 천장까지 닿은, 수십 개의 흰색 기둥으로 빼곡한 기도실 앞 대리석 바닥에 앉아 책자를 폈다. 맨 첫 장과 마지막 장은 같은 문구로 시작해 같은 문구로 맺어지고 있었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기를 바랄 수 있을 것인가?” 따라 읽는 사이 작지만 야무진 아이 모모가 떠올랐다. 누군가의 시간을 훔쳐야만 살아갈 수 있는 회색 신사들에게 홀려 잿빛이 된 모습으로 내 말만 하는 어른이 돼 버린 내 앞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중략) 화도 내지 않고, 뜨겁게 열광하는 법도 없어. 기뻐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아. 웃음과 눈물을 잊는 게야. 그러면 그 사람은 차디차게 변해서, 그 어떤 것도, 그 어떤 사람도 사랑할 수 없게 된단다. 그 지경까지 이르면 그 병은 고칠 수가 없어. 회복할 길이 없는 게야. 그 사람은 공허한 잿빛 얼굴을 하고 바삐 돌아다니게 되지. 회색 신사와 똑같아진단다. 그래, 그들 중의 하나가 되지. -미하엘 엔더의 <모모> 中 지난밤 잘란창캇의 펍에서 마셔 버린 시큰둥했던 첫날밤이 뜨끔했다. 그럼에도 선뜻 털고 일어나 기도실을 나서지 않고 조금 더 게으름을 피우다 못 이기는 척 다시 길을 나섰다. 그러다 뒤를 돌아봤다.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맑고 파란 하늘과 그 아래 새하얀 모스크. 종교와 교리를 떠나 그곳에 잿빛을 걷어낸 나의 뽀얀 마음 한 조각을 묻어두었다. 그리곤 천천히 초록 잔디가 카펫처럼 펼쳐진 메르데카 광장Merdeka Square까지 걸었다. 딱히 구경거리가 없는 고가도로변인데도 길이 참 싱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르데카는 말레이어로 독립이라는 뜻이다. 말레이시아는 1957년 8월31일 이 광장 국기게양대에 걸려 있던 영국 국기를 걷어내고 말레이시아 국기를 내걸면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포했다. 광장 너머로 우뚝 솟아오른 초고층 빌딩과 함께 광장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영국 식민지 시절의 고건축물들이 독특한 도시경관을 그려낸다. 식민지 역사의 흔적을 상당수 지워낸 우리와 달리 쿠알라룸푸르는 도심 가운데 이를 그대로 남겨두고 오늘날까지 이용하고 있다. 광장 북측, 1894년에 지은 세인트메리 성당을 시작으로 유럽과 이슬람식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룬 구 시청사, 술탄압둘사마드 빌딩, 구 중앙우체국, 국립섬유박물관, 구 차터드은행 등이 시계방향으로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사람들이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오랜 세월 다양한 인종이 각기 다른 언어와 신을 믿는 가운데 함께 어울려 살아왔기에 관용의 미덕이 배어 있다고. 다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 ‘1 Malaysia, truly Asia’라는 말레이시아의 캐치프레이즈를 형상화한 조형물 앞에 서 있자니 이번엔 달타냥과 삼총사가 떠올라 그들의 구호를 외친다. “One for All, All for One” 메르데카 광장에서 켈랑강Kelang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센트럴 마켓Central Market과 차이나타운China Town까지 다다르는데, 이곳에서 ‘1 Malaysia, truly Asia’가 허언이 아님을 체감했다. 역시나 건물 자체가 100여 년이 넘은 마켓 안에는 말레이, 차이니즈, 인디아 구역이 사이좋게 이웃하고 있었고, 역사문화도시 말라카와 페낭을 모티브로 한 거리까지,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오밀조밀하다. 아시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마켓 2층의 푸드코트와 마켓 바깥 골목에 위치한 예술가의 거리도 시장구경의 재미를 더해 준다. 중국계가 중심이 되어 상점가를 형성하고 있는 차이나타운China Town 언저리에서도 불교 사찰과 식민지 건축물, 힌두교 사원이 자연스레 한 컷에 담긴다. 순간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나도 모르게 사진기를 들었다놨다 한다. 여행의 순간은 눈에만 담아두기 참 아쉬울 때가 많다. 찍고 싶은데 면박을 당하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하고, 그렇다고 몰래 찍는 것도 내키지 않는. 옆에서 누군가 이야기한다. “그냥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하면 완전 좋아하면서 반가워할 거예요.” 새삼 놀라운 ‘참말’이다. 무표정하게 있다가도 사진기를 보이며 눈인사를 할 때마다 꽃보다 환하게 피어나는 그들의 얼굴빛. 차도르를 두른 여인들마저 꽃 같은 포즈를 취해 주는데 그 덕에 내 잿빛 마음이 부끄럼을 타며 조금씩 희석된다. 1 메르데카 광장에서 센트럴 마켓으로 가는 길에 만난 동화 같은 거리. 초고층 빌딩숲 아래 파스텔톤의 유럽식 건축물이 독특한 도심경관을 만든다 2 쿠알라룸푸르에 대한 모든 것을 미리보기 할 수 있는 곳, 쿠알라룸푸르 시티갤러리에 가면 말레이시아 여행이 더욱 촘촘해진다 3 강요하는 사람 없지만 열대 기후에서도 히잡을 벗지 않는 여인들. 그러나 색색 고운 히잡을 보며 여인의 마음을 짐작한다 빨간 구두 신고 램프의 요정을 따라서 쿠알라룸푸르가 다민족이 내뿜는 전통적인 색채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질릴 틈 없이 신상품으로 넘쳐나는 도심의 빼곡한 쇼핑몰이야말로 쿠알라룸푸르의 현재다. 마음이 풀어지고 나니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마술을 부린 듯 새롭고 반짝이는 것들에 현혹되기 시작했다. 쿠알라룸푸르 쇼핑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부킷빈탕 거리의 파빌리온에서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와 수리아 쇼핑몰이 위치한 KLCC까지 구름다리 형식의 통로KLCC-Bukit Bintang Pedestrian Wailkway가 연결되어 있어 주요 쇼핑 스폿을 쾌적하고도 수월하게 오갈 수 있다. 정유회사 페트로나스의 사옥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88층의 쌍둥이 빌딩인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에 올랐다. 쌍둥이 빌딩 한쪽 타워에서 보이는 맞은편 타워는 ‘천공의 성 라퓨타’처럼 솟아 있었다. 멀고도 높다. 물리적인 거리와 높이만큼 일상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돌아갈 수 있을까. 우선 내려가자. 호텔 방에 들어와 가방에서 가장 예쁜 옷을 꺼내 갈아입고 스타힐 갤러리Starhill Gallery와 파빌리온Pavilion의 명품 매장 사이를 모델처럼 걷기 시작했다. 명품 매장에서 나오는 차도르 두른 여인들에게 익숙해지기까지 촌스럽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말레이시아와 우리나라의 쇼퍼들은 선호하는 디자인과 색감이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아이템을 찾아 최근 말레이시아를 찾는 쇼퍼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주머니 가벼운 까막눈도 마냥 즐거운 윈도우 쇼핑. 걷다가 힘이 들면 쇼핑몰 곳곳의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식도락을 즐기기도 하고, 쇼핑몰 안팎에서 진행되는 버스킹 공연에 시선을 돌리기도 한다.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 구두>에 나오는 아가씨처럼 춤추듯 걷자니 지치기는 했지만 시간은 지겨울 틈 없이 흘러갔다. 램프의 요정을 따라 말레이시아의 머리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반도 최남단으로, 싱가포르와 맞닿은 도시 조호바루Johor Baharu에 도착했다. 말레이어로 조호바루는 ‘새로운 보석’이라는 뜻. 그곳에 앨리스도 혹할 만한 새로운 보석이 있었다. 정말이지 비현실적인 동화풍 색채의 레고 랜드LEGO LAND에 제대로 빨려 들어갔다. 오전 10시, 오픈시간이 가까워지면 레고 랜드 사람들이 나와 오매불망 가지런히 줄서 있는 아이들과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친다. “10, 9, 8……3, 2, 1” 문이 열림과 동시에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레고 랜드 안으로 돌진. 레고 랜드를 둘러싼 자연과 그 속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레고 블록이 빚어낸 세상이다. 아이들의 쨍한 웃음이 화수분처럼 솟아난다. 아이들을 핑계 삼아 어른들 역시 수북 쌓인 레고 블록 조립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간이 모자랐다. 조호바루에도 쿠알라룸푸르 못지않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아웃렛과 쇼핑몰이 즐비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여행자의 시간은 좀더 색다르고도 익숙한 풍경을 더듬는다. KSL 리조트 앞으로 펼쳐진 난전은 우리나라의 오일장을 떠올리게 했다. 땅의 기운을 머금고 고운 색을 발하는 식재료와 튀기거나 굽거나 볶아낸 군침 도는 먹을거리에 자꾸만 손이 간다. 여기저기 “한국에서 왔어요?” 말하며 아는 체하는 현지인들이 우리네 시장 사람들의 인심과 다르지 않았다. 싱싱하고 건강한 어투. 그들 손으로 기르고 거둔 곡물로 만든 주전부리를 오물거리며 시장 한 바퀴를 어슬렁댄다. 부디 12시를 알리는 신데렐라의 종이 울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런 걸까. 천천히 빨간 구두를 벗고, 램프의 요정과도 안녕을 고했다. 한 시간만 뒤로 돌리면 말레이시아의 앨리스는 사라지고 나는 다시 영하를 밑도는 나의 현실세계, 서울 땅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나의 말레이시아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이것은 나만의 이야기일 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반대편 타워와 함께 쿠알라룸푸르 도심 전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2 쿠알라룸푸르 도심의 주요 쇼핑 스폿 간의 이동을 더욱 편리하게 해주는 페데스트리안 워크웨이 3 레고 왕국에 들어서자 순식간 동화 속 인물이 되고 만다 4 최고급 명품은 물론 독특한 디자인과 색감을 내세운 쇼룸에 이르기까지 쇼윈도 하나하나가 발걸음을 늦춘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말레이시아 관광청 www.mtpb.co.kr ▶travie info 말레이시아 항공 하늘 위에서부터 말레이시아의 환대Malaysian Hospitality를 경험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의 국적기 말레이시아 항공을 이용하면 매일매일 인천과 쿠알라룸푸르 사이를 쾌적하게 오갈 수 있다. 특히, 오전 11시 출발이라는 스케줄은 출발과 도착에 있어 허둥대거나 허비할 수 있는 있는 여행 시작 당일의 일정을 여유롭게 해준다. 여행 후 도착 시간 역시 오전 7시 전으로 도착한 당일 바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는 최상의 스케줄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12년 7월 30일부터 에어버스사의 신규 A333 항공기가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에 도입되어 여유 있는 좌석 공간과 전원 공급 장치, 개인 스마트 스크린, 한국 영화와 음악을 포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등 한국 여행객들에게 보다 개선된 기내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을 비롯한 타 항공사와 코드쉐어를 통해 다양한 노선에 공동 운항을 하고 있어 다양한 국가로 보다 편리한 여행이 가능하다. 2013년 2월부터는 One World Alliance 회원국의 일원으로 등록되어 보다 다양한 항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스마트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02-777-7761 www.malaysiaairlines.com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 스카이 브릿지 투어┃위치 Jalan Ampang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7시(화~일, 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RM80, 어린이 RM30 홈페이지 www.petronas.com.my 파빌리온Pavilion┃위치 168 Jalan Bukit Bintang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파빌리온 옆 카페거리는 새벽까지 운영) 홈페이지 www.pavilion-kl.com 스타힐 갤러리Starhill Gallery ┃위치 Jalan Bukit Bintang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 홈페이지 www.starhillgallery.com 레고 랜드LEGO LAND┃위치 Gelang Patah, Johor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주말과 국경일은 밤 20시까지) 입장료 성인 RM140, 3~11세 어린이와 60세 이상 RM110 홈페이지 www.legoland.com.my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美·佛 커지는 여성파워…軍·언론내 男권력 대체

    美·佛 커지는 여성파워…軍·언론내 男권력 대체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에서 전통적으로 남성이 수장을 맡아온 영역의 ‘유리천장’(여성 승진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 깨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여장군이 사상 처음으로 공군사관학교 교장에 지명됐으며, 프랑스에서는 여기자가 처음으로 대표적 일간지 르몽드의 사장이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일 미셸 존슨(위·54)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합참 작전·정보 담당 부의장(공군 소장)을 제19대 공사 교장으로 지명했다고 미 언론들이 3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존슨 소장은 상원 인준을 거쳐 공군 중장으로 승진하면서 공사 교장에 정식 임명된다. 1981년 첫 여성 공사 출신 장교로 임관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그녀는 32년 만에 ‘모교’의 첫 여성 교장으로 부임하는 또 다른 역사를 쓰게 됐다. 두 아이를 둔 존슨은 공군 조종사로서 3600시간 비행기록을 갖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여성을 공사 교장에 지명한 배경에는 최근 들어 공사 내 여자 생도에 대한 성폭력 사건이 급증하는 사정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윌리엄 톰슨 공사졸업생협회 회장은 “이번 인사는 그런(성폭력) 행동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존슨은 공교롭게도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이 발동된 1일 지명됨으로써 역대 공사 교장 가운데 가장 어려운 환경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앞서 지난해 샌드라 스토츠 해군 소장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경수비대 사관학교 교장에 임명되는 등 미군 내에서 여성들의 약진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여군들이 모든 전투병과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했다. 한편 르몽드는 지난 1일 나탈리 누게레드(아래·46) 국제부 데스크를 사상 첫 여성 사장 겸 편집국장으로 선임했다고 프랑스24 등 현지 언론을 인용해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누게레드는 이날 르몽드 주주들의 지명을 받은 뒤 기자 대표 4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80%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르몽드는 2010년 실비 코프만을 첫 여성 편집국장에 선임한 바 있다. 하지만 여성 사장은 64년의 르몽드 역사상 누게레드가 최초다. 누게레드는 “디지털 시대의 계속되는 도전 속에서 신문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누게레드는 1991년 프랑스 좌파 신문 리베라시옹에서 체코슬로바키아 특파원으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영국 BBC의 모스크바 지국장을 지내는 등 주로 옛 소련과 동유럽 지역의 국제문제 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1996년 르몽드의 우크라이나 특파원으로 합류했다. 2005년에는 38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러시아 베슬란 학교 인질극에 대한 기사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언론상인 ‘알베르 롱드르상’을 받았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서울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오늘의 눈] 미래는 무엇으로 여는가/박건형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미래는 무엇으로 여는가/박건형 사회부 기자

    유리 밀너. 51세. 러시아인. 벤처투자가. 1억 달러짜리 미국 최고가 개인 주택 소유자. 1980년대 중반 밀너는 모스크바국립대 물리학 박사과정을 중퇴했다. 자신이 노벨상을 탈 그릇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대신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의 첫 러시아인 졸업자가 됐다. 모스크바의 암거래 시장에서 고물 컴퓨터를 팔며 돈을 모은 밀너는 2000년대 초반 러시아에서 인기를 끌던 석유와 가스 대신 정보통신(IT)에 투자했다. 수익성이 없는 사업이었지만 밀너는 학교 선배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유명한 질문 ‘10년 후 과학은 얼마나 발전할까’를 끊임없이 되뇌었다. 밀너에게는 ‘인터넷이 바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그 미래에 투자했다. 외부 투자를 꺼리던 마크 저커버그를 만나 설득해 페이스북 최대 투자자가 됐다. 트위터, 그루폰, 징거 등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들의 주요 주주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가 투자했다는 사실이 IT 업계에서는 성공의 보증수표가 될 정도다. 억만장자 밀너가 엉뚱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달 20일 ‘생명과학 진보상’을 만들어 11명의 과학자들에게 300만 달러씩을 줬다. 지난여름에는 ‘기초물리학상’을 만들어 9명에게 각각 300만 달러의 상금을 주기도 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밀너를 만난 것은 물론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매년 시상할 두 상의 선정기준은 ‘실패 위험이 높으며, 삶을 바꿀 수 있는 연구’다. 한때 노벨상을 꿈꿨던 밀너가 노벨상과 같은 목표를 가진 상을 스스로 만들어 아낌없이 돈을 쓰고 있는 셈이다. 300만 달러의 상금은 노벨상 상금(800만 크로네)의 두 배가 넘고, 공동수상의 경우 상금을 나누는 노벨상과 달리 개개인마다 300만 달러를 보장한다. 지금까지 어떤 과학상도 이만한 상금을 주지는 않았다.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브린의 부인이자 유전자 검사업체인 ‘23앤드미’의 공동창업자 앤 워지키, 저커버그와 부인 프리실라 챈이 밀너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 미래의 가치를 IT에서 추구해온 밀너의 종착점이 기초과학이라는 것은 온통 IT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새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좀 더 빠른 인터넷을 설치하고, 새 기능을 가진 휴대전화를 만들면 당장의 수익과 일자리가 보장된다. IT가 곧 성장동력을 의미하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10년 후에도 인터넷과 휴대전화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이미 있는 가치를 조합하고 오늘의 산업을 더욱 크게 육성하는 것만으로 ‘창조경제’와 ‘미래한국의 먹거리’가 오지는 않는다. 현재의 IT도 시작은 굴리엘모 마르코니와 에이다 러브레이스, 그레이엄 벨의 기초연구였다. 미래부의 핵심 가치가 IT가 아니라 기초과학이어야 하는 이유다. 기업은 위험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하지 않지만, 국가는 달라야 한다.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 IT 자체라는 착각에 빠지면 곤란하다. kitsch@seoul.co.kr
  • 시리아 반군 “서방과 대화” 정부군 “반군과 협상 준비”

    시리아 반정부 단일연합체인 ‘시리아국민연합’(SNCORF)이 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국제회담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25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시리아 내전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침묵을 비판하며 서방의 회담 개최에 보이콧을 선언했던 시리아 야권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설득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케리 장관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선택한 ‘중동 외교’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국 BBC에 따르면 무아즈 알카티브 SNCORF 의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연합 대표들과 심도 있는 논의 후에 ‘시리아의 친구들’이 여는 회담 참가 유보를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회담을 시리아 야권과 국제사회 간의 관계를 재평가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시리아의 친구들은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서방과 아랍권 국가들의 협의체다. 유럽과 중동 9개국 순방차 영국을 방문 중인 케리 장관은 알카티브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에 참석하라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시리아 야권이 어디에서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며, (그들이)바람에 흔들리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회담 참가를 거듭 강조했다. 한편 왈리드 알무알렙 시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시리아 정부는 무장 반군을 포함해 반정부 단체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 인사가 무장 반군과의 협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서방국·이란, 8개월만에 핵협상 재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로 구성된 ‘P5+1’그룹이 26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이란과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 지난해 6월 러시아 모스크바 협상 이후 8개월여 만이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정책 고위 대표 대변인은 이란 핵 프로그램 재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25일 “더 진전된 ‘좋은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해당 안들이) 건설적인 협상을 위한 균형 잡히고 타당한 근거가 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제안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본질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담은 것이자 이란의 주장에 대한 반응이기도 하다”면서 “이란이 신뢰 구축 행보에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겠다는 성의와 유연성을 가지고 대화에 나와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27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 P5+1그룹은 이란에 대해 “20% 농축 우라늄 생산 중단과 포르도 핵 농축공장 폐쇄, 이미 제조된 20% 농축 우라늄 국외 반출 등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협상에 정통한 서방 소식통이 전했다. 또 다른 서방 소식통은 “이란의 명확한 양보를 받아내는 대가로 이란에 대해 제재 철회를 논의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란과의 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면 추가 경제 제재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란 소식통은 27일 “이란은 몇 가지 다른 버전의 제안을 준비했다”면서 “(협상 향방은) 서방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모든 국제 제재를 풀면 농도 20% 수준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알마티 협상에서) 도약도, 어떤 종합적 해법이나 이변적 결과도 없을 것”이라며 협상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21일 보고서를 통해 이란의 신형 원심분리기 설치 사실을 확인하고 이란의 20% 농축 우라늄이 지난해 11월 232㎏에서 280㎏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20% 농축 우라늄 175~250㎏이면 핵폭탄 1개를 제조할 수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오바마·아베 첫 정상회담] “美·日, 대북금융제재 강화 실무협의 개최 합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방안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특히 아베 총리는 미국이 과거 방코델타아시아(BDA) 방식의 강도 높은 금융제재에 나설 것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한 제재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후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서 “우리(미·일)는 안보리에서 유엔 헌장 7장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에 적용할 수 있는 금융제재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미·일이 대북 금융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실무급 협의 개최에 합의했다고 24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이 구체적 대책으로 미·일 금융당국 간 실무급 협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며 금융당국 협의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면서 수준 및 시기를 조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유엔 헌장 7장은 평화에 대한 위협, 파괴, 침략 행위를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회원국들의 강제적 대응 조치를 41조와 42조에 명시하고 있다. 이는 안보리가 취하게 될 강제조치의 근거 규정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특히 무력적 강제조치를 포함하는 42조가 포함될 경우 대북 압박의 수위는 매우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7장 원용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 안보리 제재에 포함될지는 불투명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일 정상회담 하루 전날 모스크바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진 직후 “현 상황을 한반도에서 현대적 무기의 경쟁을 촉발하는 데 이용하거나 외부의 군사개입, 6자회담 재개 가능성 차단 등을 위한 명분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양 부장도 “안보리의 조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향한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한국인 1880년 전후 사할린 거주했다”

    러시아의 문호 안톤 체호프는 단편소설 ‘귀여운 여인’과 희곡 ‘갈매기’ ‘벚꽃동산’의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체호프는 1895년 ‘사할린 섬’이란 기행문을 썼고, 그 이후 체호프의 문학은 변화됐다. 장르는 소설에서 희곡으로, 또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을 고려한 사실주의 계열로 바뀌었다. 체호프를 연구하는 문학평론가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안톤 체호프 사할린 섬’(배대화 번역, 김영수 해제)이 최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발간됐다. 체호프는 1890년 4월, 심기일전을 위해 모스크바를 출발해 시베리아와 사할린 섬을 7개월 정도 돌아봤다. 그리고 1893년 10월부터 1894년 7월까지 ‘러시아사상’이라는 신문에 기행문을 연재했고, 이후 단행본으로 묶어냈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학술서가 아닌 체호프의 기행문을 출간한 이유가 궁금해지는데, 이 책은 두 가지 점에서 학술서로서 주목받을 만하다. 첫째 체호프는 이 책에 러시아와 일본의 남사할린 영유권 문제에 관한 상세한 기록을 남겼다. 1875년 러·일은 남사할린과 쿠릴열도를 양국의 경계로 확정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조약을 체결했는데, 이를 두고 체호프는 “일본에 매년 100만 루블의 소득을 넘겨주었다”고 비판했다. 체호프는 일본이 사할린을 발견한 것이 러시아보다 앞섰다고 이 책에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나온 러시아 쪽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도 17~18세기에 사할린과 쿠릴열도를 자국의 영토로 표기하고, 예카테리나 2세는 포고령을 내렸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 이 책은 1880년 전후로 한국인이 사할린에 상당수 이주해 거주하고 있는 사실을 최초로 기록했다. 이 책에 해제를 붙인 김영수 연구위원은 “길랴크인이 옥저인일 가능성이 있어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낯선 터키의 중심 ①콘야 Konya, 베이쉐히르

    낯선 터키의 중심 ①콘야 Konya, 베이쉐히르

    식민지를 찾는 나라들의 교차로에 자리해 왕조의 흥망성쇠와 함께한 중앙 아나톨리아는 여행자들에게 카파도키아로 대표되는 땅이다. 영화 <스타워즈>의 루크가 자란 그 땅은 영화映畵보다 영화榮華스럽고 경이롭다. 중앙 아나톨리아에는 카파도키아와 더불어 콘야, 카라만 등 금은 낯설고 생소한 도시가 존재한다. 초라한 유명세에 가려졌지만 그 이면에 화려한 역사를 품고 있는 이들 도시는 미지의 여행을 꿈꾸는 여행자를 자극한다. 메블라나의 흔적을 쫓아 콘야 Konya “오라! 오거라! 네가 누구든지 오라.” 1200년경, 이슬람 수피즘을 기반으로 탄생한 메블라나교는 이교도도 무신론자도 거짓을 행한 자도 차별 없이 받아들이는 크고 너그러운 마음을 바탕으로 교리를 펼쳤다. 그리고 지금, 메블라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도시 콘야에서는 여행자들에게 메블라나의 가르침을 이야기한다. 콘야의 역사와 정을 느끼고 싶은 이라면 누구든 오라고. 이 계절, 터키의 해거름은 한국보다 이른 시간에 시작된다. 더욱이 콘야의 하루 해는 이스탄불보다 짧아 콘야의 밤은 길고 지루하기만 하다. 낯선 곳에서의 저녁 나들이가 조금은 긴장되지만 콘야의 거리를 걷기에 이보다 좋은 때는 없다. 이국적인 풍경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출 때마다 “어디에서 왔냐?” “어디를 여행할 거냐?”로 출발하는 과도한 관심을 받게 되니 말이다. 열 길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이라 했지만 이방인에게 특별히 각별해 보이는 콘야 사람들의 친절은 묘하게도 한국인들의 정과 닮아 있다. 수백년 전 메블라나의 가르침이 콘야 사람들의 정서와 닿아 있는 듯 콘야는 ‘메블라나의 철학과 함께 평화, 평안 그리고 관용의 도시가 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메블라나는 콘야의 긍지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콘야에서 깨달음을 얻은 메블라나 젤라레띤 루미(1207~1271). 여전히 많은 이들의 정신적 지주로 칭송을 받는 그는 그의 아버지와 함께 ‘메블라나 박물관’에 묻혀 있다. 메블라나 박물관은 셀주크제국의 장미 정원을 하사 받아 조성된 메블라나교의 수행장을 개조해 1926년 문을 연 곳이다. 여러 이슬람 지도자들의 묘 가운데 메블레비들메블라나교의 수행자이 쓰는 긴 모자를 쓴 메블라나와 그의 아버지의 묘는 가장 크고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메블라나가 생전에 입던 의복, 용품과 더불어 이슬람의 예언자인 무함마드의 턱수염을 보관한 유리 상자도 흥미롭다. 일부러 향을 입힌 것도 아닌데 상자의 작은 구멍으로 향 냄새가 끊임없이 새어 나온다. 메블라나 박물관은 물과 나무가 존재하는 이슬람의 천국을 지향하여 조성됐다. 잘 꾸며진 정원의 한 켠에서는 실물 크기의 인형들을 전시해 메블레비의 생활을 재현해 놓았다. 메블레비들은 생활이 곧 수행이었다. 심지어 밥을 먹을 때에도 메블라나교의 평등의 원칙에 맞춘 순서와 법도를 따라야 했다. 메블레비는 1,001일 동안의 혹독한 수행을 거쳐야 했는데 수행에는 세마 의식 또한 포함됐다. 세마 의식은 터키 여행의 개인적인 로망이었다. 빙글빙글 하얀 치마가 만들어 내는 어지러운 원圓은 블루 모스크나 지중해의 따뜻한 햇살, 고등어 케밥을 순위에서 밀어낼 정도로 신비로워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행은 운이 좋다. 메블라나교 종교의식의 한 형태이며 수행의 방법이자 명상의 한 종류인 세마를 접하기에 콘야보다 적합한 곳을 찾기는 힘들 테니 말이다. 매주 토요일 저녁 8시30분, 콘야의 메블라나 컬처 센터에서는 세마 공연이 무료로 진행된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세마는 공연이자 일종의 의식이라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터키어로 1시간여 의식에 관한 설명이 지속돼 이슬람교도가 아닌 여행자들은 이내 지치곤 한다. 본격적인 의식은 세마젠세마 의식을 행하는 사람이 쉐이흐세마젠을 이끄는 사람의 손에 입을 맞추고 크게 원을 따라 나아가며 시작된다. 아주 느린, 세 번의 인사를 마치고 세마젠이 입고 있던 망토를 떨어트리면 비로소 회전하는 행위가 시작된다. 지루함을 떨치고 절정을 향해 내달리는 시간,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한 관객이 눈물을 터트린다. 뜨거운 덩어리가 목까지 차오르고 그들의 절실함을 지루하다 비웃은 무지를 반성하니 의식이 더욱 성스럽게 다가온다. 세마 의식에서 도는 행위는 신과의 합일점을 향해 가는 길이며, 가슴에 손을 얹는 것은 유일신에게 다가가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점차 빠르게 돌기 시작하는 세마젠은 하늘의 축복을 받기 위해 오른손 손바닥을 위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왼손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다. 세마젠은 돌고 또 돈다. 치마를 휘날리며, 크게 원을 그리며. 그렇게 정신없이 돌다가 신호에 맞춰 순간 정지를 하는데 모든 세마젠이 흐트러짐 없이 꼿꼿이 몸을 가눈다. 세마 의식이 보여주는 수행의 길은 코끼리코 몇 바퀴도 이겨내지 못 하는 중생에게는 멀고도 먼 길임에 틀림없다. 세마 의식 외에 콘야에서는 종교적인 수행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코란, 수학, 물리학 등을 가르치던 ‘카라타이 신학교’와 하디스를 읽기 위해 세워진 ‘인제 미나레 신학교’가 대표적인 예. 두 신학교 모두 옛 교실을 활용해 박물관을 조성했는데 카라타이 신학교의 타일 장식과 인제 미나레 신학교의 해시계, 아랍어로 쓰여진 1200년대의 경전 등이 볼 만하다. ▶travie info 메블라나 박물관┃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4시40분 입장료 3TL 카라타이 신학교┃관람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1시~오후 5시 입장료 3TL 인제 미나레 신학교┃관람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1시~오후 5시 입장료 3TL 작은 도시, 크게 품다 베이쉐히르와 콘야 주변 Beyşehir & Around Konya 콘야에 며칠 머물면 인근의 작은 도시들이 눈에 들어온다. 유명세를 타지 않아 여행자들의 발길이 뜸한 도시들이지만 그들만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품어 안고 있다. 콘야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베이쉐히르도 그런 도시다. 베이쉐히르에 닿기 전, 라벤더샘이라 불리는 ‘에프라툰프나르’로 향한다. 기원전 12세기인 히타이트 시대, 바람의 신, 태양의 신 등 히타이트 신을 부조해 연못 위에 세운 기념비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정갈하다. 땅에서 샘솟아 맑디 맑은 연못의 물은 기념비를 포함한 사위를 그대로 투영한다. 에프라툰 프나르의 샘물은 그 옛날, 플라톤이 찾아와 마셨다고 한다. 작은 도시 베이쉐히르는 베이쉐히르 호수가 감싸안고 있다. 베이쉐히르 어디에서나 눈에 들어오는 호수는 낭만과 일상이 공존하는 시민들의 공간이다. 셀주크제국 당시 부족장의 이름을 딴 ‘에쉬레포울루 자미’는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모습으로 베이쉐히르 호숫가에 자리하고 있다. 장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전세계 사원 중 나무로 만들어진 최초의, 유일한 사원이다. 베이쉐히르 사람들은 그래서 애석해 한다. 베이쉐히르를 모르는 사람들이 에쉬레포울루를 알 리가 없다는 것이다. 베이쉐히르라는 이름을 어떻게든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에쉬레포울루 자미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로 등록한 지금, 사람들은 베이쉐히르라는 이름을 함께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에쉬레포울루는 겉보다 안이 아름다운 사원이다. 지붕을 받치고 있는 400여 개의 서까래는 거의 원형 그대로 중후한 나뭇결을 뽐내고 쭉 뻗은 나무 기둥은 위용을 머금었다. 호두나무로 만든 민바르이슬람교단는 못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아랍어를 미로처럼 조각해 놓았다. 가운데에는 알라, 밑에는 무함마드, 옆에는 모함마드 제자의 이름을 비롯해 코란 경전을 적었으며, 민바르 옆면은 해와 별 등 천체를 조각했다. 사원 내부의 가운데에는 우물이 자리했다. 뚫린 지붕에서 떨어진 물이 우물에 고이면 여름에는 천연 에어컨이 되고 겨울에는 냉동고가 된다고 했다. 강수량을 확인하는 데에도 우물은 유용했다. 콘야 인근에는 그밖에도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수많은 유적지가 자리한다. 콘야의 남동쪽 춤라의 작은 시골에 자리한 ‘차탈회육’은 요르단강 서안의 예리코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손꼽히는 인류의 집단 거주 지역이다.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7,000년경부터 공동 생활을 한 흔적과 농경 사회를 그린 벽화 등 가치 있는 유물들이 이곳에서 발견됐다. 차탈회육 공동 거주지의 집들은 야생동물의 침입을 막기 위해 문을 만들지 않았으며, 집과 집이 서로 연결돼 있었다고 한다. 차탈회육은 2012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작은 카파도키아라 불리는 ‘클리스트라’는 콘야 남서쪽에서 멀지 않은 곡유트르에 자리하고 있다. 바위를 파 만든 수도원의 모습과 흡사해 작은 카파도키아라 불리는 곳이다. 성경에는 사도 바울이 콘야와 얄바츠 사이(비시디아 안디옥), 클리스트라(루스드라)를 방문했다고 적고 있다. 사도 바울이 제자 디모데를 만난 곳도 이곳이라고 한다. 콘야에서 멀지 않은 실레의 ‘성 헬레나 기념 교회’도 볼거리다. 크리스트교를 공인한 콘스탄틴 대제의 어머니인 헬레나의 방문을 기념해 327년에 지은 교회로 터키의 현존하는 교회 건물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s.com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낯선 터키의 중심 ②카라만 Karaman, 카파도키아 Kapadokya

    낯선 터키의 중심 ②카라만 Karaman, 카파도키아 Kapadokya

    풍요로운 도시 카라만 Karaman 여행자들에게 콘야는 안탈랴와 카파도키아 사이의 경유 도시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그런 탓에 가이드북에서도 콘야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콘야에서 남쪽으로 100km 거리인 카라만은 콘야보다도 더 소외된 도시다. 콘야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임에도 카라만을 들러 여정을 잇는 이들은 흔치 않다. 한국인 여행자들도 마찬가지라 카라만의 존재는 그 흔한 블로그에서도 검색하기가 힘들다. 여행자들이 외면한 카라만이긴 하지만 시대를 아우른 보물을 간직한 풍요로운 도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카라만 성’에서는 예로부터 위풍당당했던 카라만의 면모를 볼 수 있다. 12세기 셀주크제국 당시 세 겹으로 겹겹이 지은 카라만 성은 요새와도 같았다. 무려 3km 바깥에 자리했었다는 해자와 외성外城은 카라만의 위상과 권위를 짐작하게 한다. 최근까지도 복원 중인 카라만 성은 현재 내성內城만 남은 상태. 아찔한 계단을 따라 성루에 오르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카라만 도심이 한눈에 담긴다. 200년 전의 오스만 전통 가옥인 ‘타르탄랄의 집’에서는 카라만에서 나아가 터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나무로 지은 집은 아래층과 위층에 각각 네 개의 방을 두었는데 아래층은 겨울에만, 위층은 여름에만 사용했다. 붙박이장과 샤워실 등은 각 층에 공통적으로 배치했지만 벽난로는 아래층에만 설치하는 식이다. 2007년에 복원한 2층은 배, 블루 모스크 등을 그려 놓은 천장 장식이 볼 만하다. 이슬람과 크리스트교를 넘나드는 카라만의 종교 유적지는 카라만에 풍요로운 볼거리를 더한다. 메블라나의 어머니를 모신 ‘아크테케 모스크’는 카라만의 자랑이다. 메블라나와 그의 아버지가 묻힌 콘야의 메블라나 박물관에 비해 너무나도 소박하지만 사원 앞에 자리한 커다란 나무는 1370년부터 이어온 사원의 유구한 역사를 속삭이듯 전한다. 아크테케 모스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비잔틴 당시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체쉬멜리 교회’가 남아 있다. 교회 내부 천장에는 프레스코화의 흔적이 아련하지만 크리스트교인들이 제 나라로 돌아간 후 교회는 문을 닫았다. 여행자들의 발길 또한 뜸해 교회 내부를 돌아보기는 쉽지 않은 일. 대신 체쉬멜리 교회 분수 유적은 카라만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카라만 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이다. 동전, 의복, 도자기 등 다양한 생활양식이 깃든 전시품은 기본. 조명을 밝힌 유리관 안에는 섬뜩하지만 눈길을 앗아가는 미라가 누워 있다. 이 미라는 카라만 도심에서 40km 떨어진 타쉬칼레 마나잔 동굴 5층에서 발견됐다. 타쉬칼레의 마나잔 동굴은 6~7세기 비잔틴 시대에 사람들이 살아가던 공간이다. 겉으로는 깎아지른 암벽으로만 보이지만 암벽 안에는 5층에 걸친 주거 공간이 오밀조밀하게 놓여 있다. 수백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당시의 입구는 찾을 수 없다. 암벽의 전면부가 무너져 내려 날개를 가진 새들만이 자유롭게 동굴을 드나든다. 사람들은 길이 아닌 환기구로 마나잔 동굴을 찾는다. 가느다란 손전등 빛에 의지해 허리를 굽혀 좁은 굴을 통과하고 환기구에 설치된 수직의 사다리를 기어오른다. 길은 또한 외길이다. 내려오는 데에도 팔과 다리의 근력이 만만찮게 요구돼 적절한 힘의 배분이 필요하다. 악조건을 딛고 찾은 동굴 자체는 그리 큰 볼거리가 아니지만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채우기에는 손색이 없다. 두 눈이 번쩍 뜨이는 타쉬칼레의 또 다른 볼거리는 마나잔 동굴에서 멀지 않은 타쉬 암발라에 자리한다. 타쉬 암발라는 비잔틴 시대, 사암의 무른 바위를 파 만든 350여 개의 곡물 창고다. 대형 비둘기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거대한 바위를 질서정연하게 쌓아 만든 창고는 비록 필요에 의해 조성됐지만 놀랍도록 아름답다. 내부 온도가 13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창고는 50~60톤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의 곡물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 사람들이 바위를 기어다닐 수 있도록 홈을 파 놓았으며, 도르레를 사용한 흔적도 보인다. 곡물 창고 한 켠에 마련된 타쉬 메스짓 사원에서는 곡물 창고의 내부를 짐작해 보는 일이 가능하다. 사원은 나무 계단을 통해 편하게 드나들 수 있어 기도 시간이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travie info 타르탄랄의 집┃관람시간 오전 8시~오후 5시 카라만 박물관┃관람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12시30분, 오후 1시30분~오후 5시, 월요일 휴무 아름답고도 슬픈 땅 카파도키아 Kapadokya 페르시아어로 아름다운 말馬이라는 뜻의 카파도키아는 박해를 피해 살던 많은 크리스트교인들이 정착한 땅이다. 60~70년대부터 400년대까지 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크리스트교인들은 카파도키아의 어딘가에 숨어 피폐한 삶을 살아왔다. 지하 혹은 바위 동굴에 숨어 살던 그들에게는 크리스트교의 공인도 소용이 없었다. 교인들을 꾀어 내기 위한 술수라 여긴 그들은 크리스트교가 공인된 이후 더욱 깊은 곳으로 숨어 들었다. ‘데린쿠유’와 ‘카이마클르’와 같은 지하 도시는 애초에 히타이트인들이 파 놓은 곳이다. 박해를 피해 온 크리스트교인들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하기 위해 지하를 오가며 살았다. 지하 도시의 규모는 생각보다 무척 크다. 침실과 부엌, 원형 극장에 교도소까지 갖추고 있을 정도. 가장 많을 때에는 2만~2만5,000명의 인구를 수용했다니 그 규모를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크리스트교인들이 정착한 땅에는 수도원 또한 많다. 카파도키아의 기괴한 지형은 그리하여 바위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은밀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괴뢰메 야외 박물관’은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라는 의미로 365개의 암굴을 파 수도원을 지었다는 곳이다. 기암괴석과 더불어 프레스코화의 상태가 좋은 동굴 교회가 꽤 있어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 돌아보면 도움이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98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젤베 야외 박물관’도 괴뢰메 야외 박물관의 일부다. 젤베는 물이 흘러 만든 계곡으로 가장 깊은 골로 접어들면 물을 만나게 된다고 한다. 계곡 높은 곳에는 수도원이 지어졌고 성상파괴가 성행하던 8~9세기경 이곳 동굴은 은신처로 사용됐다. 크리스트교인들과 더불어 이슬람교인들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되며, 이슬람 사원의 미나레와 유사한 구조물이 아직까지도 보존돼 있다. 스머프 마을이라는 명성답게 ‘파샤바’에는 버섯 모양의 바위가 줄지어 서 있다. 송이버섯처럼 몸통은 하얗고 갓은 거무튀튀한 모양새가 재미있다. 어떤 곳의 바위는 눈처럼 하얘 화이트 샌드 혹은 소금 사막과 같은 느낌이 든다. 지하 도시와 괴뢰메 박물관 등 여행자들이 걸어서 닿을 수 있는 카파도키아는 사실 일부에 불과하다. 수많은 기암괴석과 계곡이 이룬 이곳 땅은 길보다는 길이 아닌 곳이 더 많다. 이런 카파도키아를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은 열기구를 타는 것이다. 해가 뜨기도 전인 이른 아침, 여행자들을 가득 실은 열기구는 카파도키아의 하늘을 점점이 수놓는다. 열기구는 기암괴석에 가까이 가기도, 아주 높게 떠오르기도 하며 1시간 가량의 여정을 잇는다. 열기구를 타기 전에 잔뜩 겁을 먹었던 이들도 이내 적응해 하늘 아래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고, 과도하게 흥분된 마음으로 과도하게 많은 사진을 찍고 나서야 지상에 발을 내디딘다. 열기구 투어는 단언컨대 상상보다 황홀하다. 무섭다는 이유로, 비싸다는 이유로 절대 망설이지 말 일이다. Travel to Turkey ▶항공 터키항공(서울 사무소 02-3789-7054 www.turkishairlines.com)에서 인천-이스탄불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인천 출발 23:55, 이스탄불 도착 05:00, 이스탄불 출발 00:45, 인천 도착 16:55. 기내 서비스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이스탄불-콘야, 이스탄불-카파도키아 등 이스탄불 국내선도 터키항공으로 이용 가능하다. ▶시차 터키가 한국보다 7시간 느리다. ▶화폐 터키시 리라Turkish Lira를 사용하며 TL로 표기한다. 2012년 12월 기준, 1TL이 0.556미국달러, 0422유로 가량. 대략 1TL에 600원을 곱하면 원화로 쉽게 계산이 가능하다. ▶레스토랑 소마치(0332-351-6696 www.somatci.com)는 셀주크투르크의 음식을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레스토랑. 800년 전 요리법에 따라 메블라나의 책자에 나오는 음식을 선보인다. 토마토 소스나 해바라기 오일, 마가린 등 당시 콘야에 없던 재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게 특징. 100년 된 가정집의 방과 정원을 레스토랑으로 활용하고 있어 분위기도 그만이다. 하브잔(0332-324-1100 www.havzanetliekmek.com.tr)은 터키식 피자인 피데 전문점이다. 1m 가량 되는 기다란 에뜰리엑멕 피데를 자르지 않고 내어 와 보는 즐거움도 크다. 두 명은 족히 먹고도 남을 만한 피데가 6TL로 가격도 저렴한 편. 2m가 넘는 피데도 만든 적이 있다는 게 주인장의 전언이다. 피데를 먹고 나올 때 레몬향의 스킨도 뿌려 준다. 타카(0332-237-8802 www.takarestaurant.com.tr)는 흑해에서 잡은 생선요리를 선보이는 집이다. 육류가 대부분의 밥상을 지배하는 중앙 아나톨리아에서 생선요리는 반가운 메뉴. 여러 종류의 생선 중에서 선택을 하면 튀김옷을 입혀 맛있게 내어 온다. 레스토랑 분위기도 매우 고급스럽다. 야카마나스트르(0544-601-1312)는 30cm는 족히 넘는 잉어를 통째로 튀겨 선보이는 집. 잉어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한 베이쉐히르 호수에서 잡은 잉어를 요리의 재료로 사용한다. ▶카페 아이딘차부쉬(0332-325-2343, www.aydincavus.com)에서는 소박하지만 정겨운 콘야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진한 터키식 커피가 일품이다. 시니(0332-237-5853)는 세련된 분위기 속에서 도심을 360도 전망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자 카페다. 콘야 시내의 쿠레플라자 42층에 자리한다. 실레(0332-244-9028)는 터키전통의 물담배를 경험할 수 있는 커피숍이다. 성헬레나교회가 자리한 실레에서도 분위기가 꽤 괜찮은 곳으로 손꼽힌다.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G20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 자제”… 엔저 언급 없어 합의 실효성 의문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은 16일(현지시간) 환율전쟁의 도화선이 되는 국가 간의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 정책을 자제하는 한편 다국적 기업들의 소득 이전을 통한 탈세 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기로 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G20 재무장관들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이 같은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이틀간의 회의를 마쳤다. 공동성명은 “우리는 경쟁적 (통화)평가절하를 자제하고,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환율 목표를 설정하지 않겠다”면서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하며 정부 개입은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완화 등 각국의 통화정책이 다른 회원국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12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채택한, 통화정책이 환율을 조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성명과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성명도 앞서 G7 성명처럼 일본의 엔저(低)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탓에 오히려 일본의 금융(양적)완화정책이 탄력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G20 장관들은 또 성명에서 오는 7월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협력해 다국적 기업들의 소득 이전을 통한 법인세 탈세를 근절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다국적 기업들이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기업이 소재한 국가가 아닌, 세제가 유리한 역외 지역에 설립한 자회사로 이익을 빼돌리는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것이다.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의된 내용은 없지만, 의장국인 러시아가 밀어붙이고 있는 채무 감축 목표도 주목된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재정 긴축 속도를 각국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독일 등 일부 국가들은 구속력 있는 재정 긴축 목표치를 설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러시아는 오는 4월까지 구체적인 채무 감축 목표에 대해 합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反엔저 ‘KATI’ 동맹 뜨나

    反엔저 ‘KATI’ 동맹 뜨나

    환율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러시아 모스크바로 집결한다. 핵심 쟁점은 ‘이웃 나라를 거지로 만드는’(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다. 우리나라(Korea)는 호주(Australia), 터키(Turkey), 인도네시아(Indonesia) 등 특정 그룹에 속하지 않는 국가들과 이른바 ‘카티(KATI) 동맹’을 체결해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1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15~16일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는 표면적으로는 오는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밑그림을 그리는 자리다. 실질 쟁점은 환율이다.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 초안에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를 자제하자’는 내용이 담겼다는 보도(일본 아사히 신문)도 나온다. 일단 G20이 환율전쟁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미국이 아베노믹스를 지지하고 프랑스는 격렬하게 비판하는 등 선진국 간에도 엇박자 조짐이 일고 있다. 라엘 브레이너드 미 재무차관은 “디플레이션을 막으려는 아베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가장 먼저 일본을 공개 지지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돈 풀기 정책’(양적 완화)을 가장 먼저 시작한 미국으로서는 일본을 비판할 처지가 못 된다.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의 시장’으로 발돋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 경제 회복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바라는 유럽중앙은행(ECB)이나 독일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반일파’의 선두는 프랑스다. 엔화 약세에 대응해 “중기적 (유로) 환율 목표치를 수립해야 한다”(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는 환율 개입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환율전쟁이라는 용어를 만든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통화 약세가 아니라 투자를 활성화하라”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중진국이나 신흥국은 대체로 아베노믹스에 비판적이다. 환율전쟁의 불똥이 자신들에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반일’ 쪽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중장기적으로 비용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며 아베노믹스를 비판했다. 엔화 약세는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류상민 재정부 협력총괄과장은 “누군가 (아베노믹스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면 격론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돌직구가 됐든 커브가 됐든 우리도 (엔저에 대해) 충분히 문제 제기를 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이나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속해 있지 않은 호주, 터키, 인도네시아와의 동맹도 강화할 방침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최종구 재정부 차관보가 지난해와 올해 인도네시아와 터키를 방문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면서 호주와는 기존 양자 간 대화 채널의 격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끼어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러시아 판 ‘네스호 괴물’ 흔적 발견”

    “러시아 판 ‘네스호 괴물’ 흔적 발견”

    러시아의 과학자들이 스코틀랜드의 ‘네스호 괴물’ 조상 격의 미스터리 생물체 흔적을 발견했다고 주장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시베리안 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모스크바국립대학 연구팀은 모스크바 동쪽의 라빈키르 호수에서 정체불명 동물의 아래턱뼈와 골격 등을 발견했다. 영하 42℃의 차가운 물속에서 발견한 이것은 길이가 10m 가량이며, 연구팀은 이것이 전설 속 괴물인 ‘더 데블’(the Devil)의 흔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 소속 지질학자는 “수중 스캐너와 음향 측심법(반향을 통해 해저의 깊이를 측정하거나 해저의 물체를 찾는 방법) 등을 이용해 턱 뼈와 몸통 골격 등을 발견했다.”면서 “거대한 강꼬치고기 또는 양서류, 파충류 등 다양한 가설이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더 데블’은 라빈키르 호수 인근에서 19세기 때부터 목격되어 온 전설 속 동물로, 그 역사는 네시에 비해 한 세기 가량 앞선다. 네시가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6세기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목격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1930년 초반이기 때문이다. 네스호 괴물과 마찬가지로 ‘더 데블’ 역시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치부돼 왔다. 도드라지는 턱이 가장 큰 특징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러 과학적 자료도 존재한다. 모스크바국립대학교 리우드밀라 이멜리야노바 부교수는 “2006년 음향 측심기와 어군(魚群)탐지기 등으로 으로 호수를 탐사하던 중 몸길이 6.5m 가량의 기이한 물체를 포착한 바 있다.”면서 “분명히 살아있었지만 일반적인 물고기나 어군과는 전혀 다른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자로서 아직 이 미스터리 물체에 대해 정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지만, 무언가 알 수 없는 것이 호수 아래에 있다는 사실 만큼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들 구하러 러시아로 간 매클레인… 그가 돌아왔다

    아들 구하러 러시아로 간 매클레인… 그가 돌아왔다

    사고를 몰고 다니는 뉴욕경찰 존 매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이 돌아왔다. 1~4편은 전 세계에서 11억 3000만 달러(약 1조 2357억원)를 벌어들였다.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17억 6000만 달러(약 1조 9246억원)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대단했다. 1편은 1988년 9월 추석연휴를 앞두고 단성사에서 개봉, 이듬해 3월까지 롱런했다. 1~3편은 서울에서 209만명(당시는 서울만 집계), 2007년 ‘다이하드 4.0’은 전국 338만명을 동원했다. 5편 ‘다이하드: 굿데이투다이’는 무대를 외국(러시아 모스크바)으로 옮겼다. 의절하고 지내던 아들 잭이 중범죄를 짓고 러시아 교도소에 갇혔다는 소식을 들은 매클레인이 모스크바로 떠난 것. 하지만 아들을 만나러 간 법원은 무장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쑥대밭이 된다. 그곳에서 매클레인은 아들이 비밀작전을 수행 중인 CIA 요원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6일 개봉하는 ‘다이하드: 굿데이투다이’의 장단점을 짚어봤다. [UP] 강렬한 액션·빛나는 유머감각… 살아있네! ‘살아 있네!’ ‘다이하드 5’로 6년 만에 돌아온 브루스 윌리스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다이하드’ 시리즈가 처음 세상에 나온 지 벌써 25년. 환갑을 앞둔 그의 얼굴에는 주름이 졌지만 윌리스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맨몸 액션은 박진감이 넘쳤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빛나는 유머 감각은 변하지 않았다. ‘007’ 등 시리즈물은 중간에 주인공이 교체되면서 실망감을 안겨 주기도 하지만 ‘다이하드 5’는 연속성으로 인해 과거 팬들의 향수는 물론 신세대 관객들을 끌어들일 만한 요건을 갖췄다. 특히 이번 편에는 때려 부수는 건조한 액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존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아들 잭 매클레인이 등장해 가족 간의 애틋한 정도 함께 녹였다. 원칙을 고수하는 CIA 요원 잭이 ‘무데뽀’ 형사 아버지와 티격태격하며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은 훈훈한 미소를 짓게 한다.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친구 같고 유머감각 넘치는 아버지 윌리스의 모습이 여유있고 넉넉해 보였다. 요즘 국내 대중문화계를 관통하는 부성애 코드와도 일맥상통한다. ‘다이하드 5’는 스케일과 물량 면에서도 전편을 압도한다. 4편까지 미국을 배경으로 활약하던 존 매클레인은 이번에는 무대를 모스크바로 옮겨 체르노빌을 누비는 대규모 로케이션으로 활약상을 보여준다. 사상 최대인 10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5편은 할리우드 대표 블록버스터답게 초반부터 도심 차량 폭파 장면과 화려한 자동차 추격 장면 등이 눈길을 끈다. 특히 매클레인이 앞서 가는 자동차 두 대를 따라잡기 위해 가드레일을 들이 받은 뒤 수십대의 차 지붕 위를 달리는 장면은 압권이다. 윌리스가 직접 운전한 이 추격 장면은 82일간 12개 도로에서 촬영됐으며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승용차와 트럭이 모두 파손됐다. 이 밖에도 전투용 장갑차량과 두 대의 공격형 헬리콥터를 실제로 동원해 강렬한 액션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후반부의 헬리콥터와 매클레인 부자의 대결 장면과 고층 빌딩에서의 아찔한 총격 장면 등은 액션 영화로서의 본분을 다한다. [DOWN] 무뎌진 몸놀림·엉성한 캐릭터… 거슬리네! 1988년 ‘다이하드’가 나왔을 때만 해도 브루스 윌리스(당시 33)는 풋풋했다. 드라마 ‘블루문특급’으로 막 이름을 알린 윌리스에게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는 모험이었다.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500만 달러를 불렀다. 제작비 2800만 달러의 18%에 이르는 큰돈. 더스틴 호프먼이 ‘투씨’(1982)에서 550만 달러를 받았지만, 그는 오스카트로피를 가진 배우였다. 20세기폭스 경영진은 윌리스의 무리한 요구가 결재를 받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다른 배우를 물색했다. 하지만 폭스의 모기업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은 덜컥 사인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 문제는 25년이 흐르는 동안, 윌리스(혹은 매클레인)가 늙어버린 데 있다. 혼자 액션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인지라 제작진은 뜬금없이 아들(제이 코트니)을 투입했다. 하지만 오산이다. ‘다이하드’ 시리즈가 흔한 할리우드 액션영화와 차별성을 지니는 지점은 두 가지다. 무모할 만큼 ‘똘기’ 넘치는 매클레인이 권총(혹은 소총만) 한 자루 달랑 들고 중무장한 테러리스트 집단과 대결을 펼치는 데서 관객은 쾌감을 느낀다. 하지만 5편에서 아들과 함께하는 모습은 어색하다. 심지어 CIA 요원인 아들은 짐만 된다. 윌리스의 무뎌진 몸놀림을 감춰 보려고 액션장면에 집중 배치된 슬로모션 촬영도 거슬린다. ‘다이하드’의 또 다른 매력은 내러티브에 공간을 녹여낸 능력이다. 1, 2편은 고층빌딩과 공항 등 폐쇄 공간에서 악당과의 심리전을, 3편에서는 뉴욕 시내 곳곳을 테러 표적으로 엮어 넣었다. 4편에서는 해커들의 국가기간망 공격을 뜻하는 ‘파이어세일’이란 참신한 소재를 내놓았다. 반면 5편은 장소만 모스크바로 옮겨놓았을 뿐 단순한 액션영화다. 벤츠, 아우디, BMW 등 수십대의 자동차를 장난감처럼 부숴버리는 차량 추격 장면, 군사용 헬기를 동원한 총격전은 볼 만하지만 잘 만들어진 킬링타임 영화 이상은 아니다. 1990년대 유행했던 러시아 핵무기 등 낡은 소재를 끌어들인 것부터 패착이다. 시리즈 사상 가장 엉성하고 무기력한 악당 캐릭터도 아쉽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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