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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말 후 세상은 이런 모습?…3DMax 사진 화제

    대종말을 맞은 이후의 세상은 이러한 모습일까? 최근 러시아의 한 예술가가 실제 사진을 바탕으로 종말 후 세상의 모습을 담아 내 눈길을 끌고있다. 영화나 컴퓨터 게임 속 화면을 연상시키는 이 사진은 블라디미르 마뉴인의 작품으로 실제 사진을 포토샵과 3DMax로 가공한 것이다. 이 작품들의 제목은 ‘세계 종말 후의 삶’(Life after the Apocalypse). 종말 후 실제 도시들 속에서 살아남은 인간과 동물들을 모습을 상상 속에 그리고 있다. 대부분의 작품이 모스크바의 모습을 표현한 가운데 뉴욕, 워싱턴DC 등 유명 장소도 포함되어 있어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끌고 있다. 이 작품을 지켜본 네티즌들은 “컴퓨터 게임인 파이널 판타지 등의 화면과 많이 닮았다.”는 평. 특히 “종말 후 뉴욕의 모습은 영화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의 화면 같다.”고 입을 모았다.  박종익기자 pji@seoul.co.kr
  • [러 푸틴 대통령 당선] 또 선택된 ‘강철男’ 개운치 않은 눈물

    [러 푸틴 대통령 당선] 또 선택된 ‘강철男’ 개운치 않은 눈물

    ‘차르 3기 시대’를 눈물로 자축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5일(현지시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통령 당선 발표 직후 야당 후보들과 만났다. 당선자 자격으로 야당 후보들과의 면담을 첫 공식 행사로 잡은 것은 선거를 둘러싼 불공정 시비를 조기에 차단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대내외에 보이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로 보인다. 푸틴은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부정행위에 대한 조사를 지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면담에서 야권 후보들에게 “국가적 과제 해결에 서로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후보는 “부정 선거에 대한 항의 표시”로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4일 밤 개표가 4분의1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푸틴 총리가 이례적으로 크렘린 옆 마네시 광장과 루뱐스카야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흩어진 민심을 다잡기라도 하듯 서둘러 승리를 선언했다.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결국 이겼다. 러시아에 영광을 돌린다. 우리는 공정하고 공개된 싸움에서 완벽하게 이겼다.”고 사자후를 토하던 그의 오른 뺨에서 흘러내린 눈물이 조명에 반짝였다. 수시간 전부터 크렘린 붉은 벽 아래에서 그를 기다리던 지지자 11만명(경찰 추산)은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야권이 부정선거 의혹 제기에 이어 반정부 시위까지 예고한 상황이었지만 이 순간 만큼 푸틴은 ‘강한 러시아의 수호자’ 그 자체였다고 AP 등이 전했다. 외신들은 강인함의 표상인 그가 눈물을 보인 것은 최대의 미스터리였다며 ‘거짓 눈물’ 혹은 ‘3연임에 감정이 북받친 것’이라는 갖가지 추측을 내놨다. 푸틴은 선거본부에서 만난 한 지지자로부터 눈물에 대한 질문을 받고 “눈물은 진짜였지만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나온 것”이라는 맥빠진 대답을 내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대세력이 커지고 있는 데 대한 반응이라고 풀이했다. 반정부 시위 주도자이자 인기 블로거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현지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세심하게 조직된 축하 행렬을 보고 침울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승리를 선언하는 순간 그의 곁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서 있었다. 전·현직 대통령의 4년 만의 자리바꿈을 확인시켜 주는 장면이었다. 푸틴 총리는 ‘완전한 승리’라고 자신했지만, 크렘린에서의 ‘완전한 안착’은 수월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총선과 마찬가지로 수천건의 부정사례가 속출하자 야권은 5일 대규모 시위를 시작으로 파상공세에 나섰다. 이날 수만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모스크바 푸시킨 광장에서 ‘푸틴 없는 러시아’라는 구호 아래 집결했다. 이들은 텐트촌을 세워 점거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러시아 당국이 점거 시위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유혈진압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 푸틴 선거운동본부장 스타니슬라프 고보루힌은 “러시아 역사상 가장 깨끗한 투표”라며 부정투표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국제 선거감시단체는 러시아 대선이 절차상의 부정 행위로 푸틴에게 유리하도록 돼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산하 ‘민주제도 및 인권사무소 선거감시단’은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부정 의혹들을 모두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야권 대표주자인 나발니는 투표일 오후까지 6000건 이상의 부정행위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건 선거가 아니다. 투표 집계조차 정직하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민간 선거감시단체 골로스는 3100건 이상의 부정선거 사례가 접수됐다며 푸틴의 실제 득표율은 50%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총선 때 논란이 된 ‘회전목마 투표’도 모스크바 등 주요 대도시 곳곳에서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회전목마 투표는 주소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투표할 수 있는 부재자 확인서를 사서 단체로 버스에 탑승, 중복 투표를 하는 행위다. 모스크바강 승선장에는 지방 버스 200여대가 길게 늘어서 있었는데 야당 측은 이를 “회전목마 투표의 증거”로 지목했다. 푸틴이 야당 후보들과 회동한 것과 별개로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야권과의 화해 제스처로 수감 중인 반정부 성향의 러시아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콥스키에 대한 유죄 결정을 재검토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러 푸틴 대통령 당선] 벌써부터 ‘포스트 푸틴 찾기’ 분주

    [러 푸틴 대통령 당선] 벌써부터 ‘포스트 푸틴 찾기’ 분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대통령 3선에 성공, 장기 집권의 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야권의 분열과 구태의연한 정치인의 재출마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년간 4~5번씩 대선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60대의 야권 후보들로는 6년 뒤 푸틴의 4선을 저지할 수 없다며 세대 교체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런가하면 벌써부터 푸틴을 대체할 수 있는 정치인이 누구냐에 관심이 집중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및 러시아 현지언론 등이 5일 보도했다. ●야권분열·구태 정치인 ‘독재 빌미’ 실제로 이번 대선에 출마했던 공산당 당수 겐나디 주가노프(68)는 4번째, 자유민주당 당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66)는 5번째 대선 도전이었다. 이 외에도 3명의 야당 후보가 표밭을 나눴다. 푸틴이 3번째 집권하자마다 ‘포스트 푸틴’에 초점이 모아질 것이란 견해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언론인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중산층이 증가하면 정치적 자유를 달라는 요구가 커질 것이고, 반대로 유가 하락 등으로 경제가 곤두박질치면 푸틴의 핵심 지지세력이 동요할 것”이라며 “어쨌거나 러시아는 곧바로 새로운 지자를 갈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反)푸틴 진영에서는 러시아 젊은이들 사이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블로거이자 변호사 알렉세이 나발니(36)가 주목받고 있다. 국영 기업의 부패를 통렬히 비판하는 인터넷 전사로 꼽힌다. 2010년 인터넷을 통한 가상의 모스크바 시장선거에서 시장으로 뽑혔다. 그는 “푸틴의 장악력이 너무 강하고 부패가 만연하면 5년 이내에 ‘아랍의 봄’과 같은 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실 정치에서도 온라인에서 같은 높은 인기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러 국민, 푸틴 염증 세대교체 갈망 또 다른 야권 유력 후보로 부상한 블라디미르 리지코프(46)는 젊지만 경험이 많은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그가 31세 때인 1998년 러시아 사상 최연소로 국가두마 부회장이 됐다. 그는 자유주의 성향을 보이는 야당들의 통합과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성향이다. 이번 대선 출마가 좌절된 경제학자 출신의 야당 지도자 그리고리 야블린스키(59)도 유력한 차기 주자로 거론된다. 반면 집권 진영에서는 푸틴 후계자로 드미트리 로고진(49) 부총리가 꼽힌다. 그는 옛 소련 시절의 향수를 자극할 줄 아는 대중 정치인으로 나토 담당 대사를 지냈다. 지난 1월 방위산업 부문을 관장하는 부총리로 임명되자 대서방 강경 노선의 정치 성향을 보였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막 오른 ‘차르 푸틴’ 3막] “90년대식 권위주의 버려야…野 향후 6년간 상당한 발전”

    [막 오른 ‘차르 푸틴’ 3막] “90년대식 권위주의 버려야…野 향후 6년간 상당한 발전”

    “심각한 경제 위기만 없다면 푸틴은 어느 정도 인기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을 버려야 보다 안정적인 집권이 가능하다.” 러시아의 대표적 정치학자인 알렉산데르 니키틴(54) 러시아 정치학회 명예회장은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선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당선자의 향후 6년을 이같이 전망하고 최대 외부 위협으로 “(전쟁이 아닌) 대체 에너지 개발 등 서방의 기술혁명”을 꼽았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러시아의 최대 수출품이다. ‘푸틴 3기’ 최대 문제는 역시 경제라는 얘기다. 모스크바 중심가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푸틴 당선의 원동력은. -푸틴은 1990년대 러시아가 겪던 난제들을 해결해 능력을 입증했다. 악화한 경제를 회복시키고, (옛 소련 붕괴 뒤) 다른 옛 소련권 국가에 남겨진 러시아인 (차별) 문제 등을 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예전에 자신이 활용했던 방법으로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예전 방법이란. -명령을 통한 권위주의적 해결 방식이다. 또, 2000년대 초만 해도 사는 게 어려워 (국가가) 의식주만 해결해줘도 국민들이 만족했지만, 지금은 질 좋은 교육 등 더 많은 것을 바란다. 한국과 일본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2차대전 이후 한국은 권위주의적 리더십 아래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당시에는 국민들이 참았지만, 결국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야권 후보들의 득표율이 저조한 이유는. -푸틴 외 후보들은 대중성이 없다. 각 후보와 관련있는 적은 수의 유권자들만 흥미를 느낀다. 또, 푸틴을 포함한 모든 후보가 제대로 된 공약 없이 유권자의 심리에만 호소했다. →현행 러시아 정치체제가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권력을 몰아준다는 지적이 있다. -정치 전문가 대부분은 더 많은 당을 창당해 정치에 참여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대통령의 권력보다 의회의 권력이 더 커야 정치학적으로도 바람직하다. 지역 정부가 중앙 정부에 너무 얽매여 있는 것도 문제다. 민주화가 필요하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반푸틴 시위가 불붙자 정치시스템 개혁을 약속했다.푸틴도 공약 중 정치 체제 개편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야권의 반푸틴 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의 예상되는 대응은. -야당 관계자를 입각시켜 차관 정도 직위를 줄 것이다. 또, 푸틴은 야당 간 단합이 잘 되지 않는 점을 활용할 것이고, (국민들에게) 연금 혜택 등 경제 보장을 해주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듯한 자세를 취할 것이다. 야권의 문제는 반대만 할 뿐 구체적 요구사항조차 정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러시아의 야당은 지금까지 발전의 역사가 없었고 이번 선거를 통해 배우는 단계였다. →푸틴의 6년 임기가 끝날 때면 야당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그렇다. 이미 (지난해 12월) 의회 선거 이후 야권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당도 늘어나고 (정당 간) 상호토론도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인터넷의 발전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향후 6년 러시아 내부의 가장 큰 위협은. -우선, ‘아랍의 봄’ 같은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국민들이 거리로 나서는 것이다. 민주화 투쟁은 잘못된 정부 시스템을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에 나쁘다고 볼 수 없다. 만약, (6년 내) 심각한 경제 위기만 없다면 푸틴은 지금 정도의 지지율은 유지할 수 있을 듯하다. 민주화를 위한 작은 개혁이라도 한다면 훨씬 더 안정적으로 러시아를 통치할 수 있을 것이다. →외부적 위협은. -가장 큰 위협은 서방의 기술혁명이다. 만약, 석유·가스를 대체할 에너지원이 개발된다면 러시아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다. 그 밖에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아프가니스탄의 불안정, 유럽연합(EU) 가입을 노리는 우크라이나 문제 등이 대외적 위협요소다. →푸틴이 ‘강한 러시아’ 정책을 추구하면서 국방비 증강계획을 밝혔다. 서방과 갈등 심화 가능성은. -러시아는 최근 20년간 국방분야에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투자를 적게 했다. 때문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서방과의 (국방력) 불균형이 심하다. 옛 소련 산하 국가의 안보협력기구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1년 예산은 나토의 25분의1수준이다. 때문에 러시아가 국방 투자를 늘린다고 해도 서방을 위협할 수준이 되는 건은 아니다. →푸틴의 러시아가 향후 북핵 문제에 어떤 입장을 취할까. -북한 핵문제는 러시아에게 중요하지만, 이보다 미국과 얽힌 핵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 때문에 러시아가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6자회담에서 나머지 회담국들과 입장을 달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북한이 공격용으로 핵을 보유하는 게 아니라 교섭· 경제안정을 위해 보유하는 것이라 믿는다. 따라서 결국 포기할 것으로 본다. dynamic@seoul.co.kr 알렉산데르 니키틴은 누구 1958년 출생. 러시아 외교부 산하 모스크바 국제관계대(MGIMO) 정치학과 교수로 러시아 정치학회 회장을 지냈다. 국제 관계 및 안보 전문가이며 유엔 최고인권위원회가 공식 지명한 대외 자문가. 모스크바 국립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국제관계사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대학에서 ‘냉전 이후 정치사’와 ‘핵 정치학’ 등을 가르치며 유럽·대서양안보센터 소장, 정치·국제문제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
  • [씨줄날줄] 21세기판 차르의 귀환/구본영 논설위원

    해외 여행이 쉽지 않았던 1980년대 후반이었던가. 모스크바 출장을 다녀온 선배가 기념품을 선물로 줬다. 나무로 만든 인형으로, 러시아에서 흔한 여자 이름인 마트료나의 애칭이기도 한 ‘마트료시카’였다. 몸체를 벗기면 사이즈만 작은 똑같은 소녀가 계속 나와 퍽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어제 뚜껑이 열린 러시아 대선 결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마침내 그의 소망대로 3선에 성공한 것이다. 그는 대통령 3연임을 금지하는 러시아 헌법을 우회하기 위해 기발한 꼼수까지 동원해야 했다. 자신이 대통령이었을 때 총리였던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옹립한 뒤 그 밑에서 총리로 ‘수렴청정’한 게 그것이다. 러시아 안팎에서 푸틴 3기시대의 개막을 ‘현대판 차르(황제)의 귀환’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장기 집권을 위한 레일이 깔렸다는 뜻이다. 하지만 마트료시카 인형놀이도 오래 하면 싫증 나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 러시아 민심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푸틴은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지만, 정작 유권자들의 지지 열기는 시들했다. 잘나갈 때 지지율이 80%대에 육박했지만, 이번 대선에선 60%대의 득표율에 그친 게 그 증거다. 더욱이 야권의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하는 유권자들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 동참을 벼르는 상황이다. 이론상 푸틴은 1·2기 12년을 포함해 최장 24년 집권이 가능하다. 그는 러시아 국민이 원한다는 것을 전제로 4선 도전 가능성도 열어 뒀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제정 러시아의 니콜라이 2세 이후 ‘차르’가 부활하는 격일 게다. 하지만 그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무엇보다 푸틴의 비민주적 통치 스타일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게 걸림돌이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이를 돌파하기 위해 실리 추구 경제정책과 러시아 민족주의에 더욱 기댈 것으로 전망한다. 푸틴의 한반도 정책도 그런 기조를 띨 것으로 점쳐진다. 국익을 극대화하는 실리외교를 적용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즉, 현상유지를 전제로 남북 분단이 제공하는 기회이익부터 챙기는 ‘이북제남’(以北制南) 노선이다. 과거 북한의 김일성이 중·러 갈등을 비집고 양국 간 줄타기 외교를 벌였던 사례에 비견된다. 이른바 남북 간 ‘신(新)등거리 외교’로, 우리에겐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자칫 분단 고착화를 부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푸틴 3기 러시아 정정의 불확실성이 우리 외교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상처속 ‘차르 푸틴’… 운명 가를 4가지

    상처속 ‘차르 푸틴’… 운명 가를 4가지

    ‘상처 입은 차르(러시아 황제)’가 돌아왔다. 3·4대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블라디미르 푸틴(59) 총리가 4일(현지시간) 대선에서 63.60%를 득표(99.97% 개표 현재), 제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러시아의 첫 6년 임기 대통령(기존 4년)으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현 대통령으로부터 4년 만에 권력을 이양받아 크렘린으로 복귀한다. 당선에 필요한 과반은 여유 있게 넘겼지만, 2004년 대선 때 얻었던 득표율(71.9%)에는 훨씬 못 미쳤다. 당장 야권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5일부터 길거리투쟁에 돌입했다. 현지언론과 전문가들은 향후 정국의 흐름을 결정할 4대 변수가 푸틴 호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예측한다. 우선 첫 총리로 누구를 지명하느냐가 핵심 변수다. 푸틴은 지난해 9월 집권 통합러시아당의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하면서 “메드베데프에게 총리직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악화한 여론을 달래기 위해 ‘새 얼굴’을 2인자로 임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약속을 깨고 메드베데프를 내친다면 여권 지지자들이 돌아설 수 있다. 이 때문에 메드베데프를 첫 총리로 앉힌 뒤 얼마 안 돼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으로 교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푸틴의 최측근으로 지난해 메드베데프에게 반기를 들었던 쿠드린은 자유주의 성향의 신당 창당을 계획 중이다. 반정부 시위에도 참가했던 그가 입각한다면 야권에 권력 일부를 양보하는 듯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계절적으로는 여름이 중요하다. 대선 이후 집회에 참여한 중산층이 휴가를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반정부 기류가 누그러들 수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정당의 폭넓은 자유를 보장하는 법안이 여름 의회를 통과한다면 야권이 분화할 가능성도 크다. 반면 오는 7월 가스·전기요금등 물가가 오른다면 중산층의 분노가 재점화할 수 있다. 푸틴이 부정부패 척결과 사법부 독립 등 법치를 확립해 외자 유출을 막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외자 유출은 러시아 경제를 괴롭혀 온 최대 난제다. 2017년까지 진행하려던 러시아 정부의 민영화 계획도 유럽의 재정 위기와 정치적 불안을 고려해 미뤄지거나 아예 폐기될 공산이 있다고 최근 미국 민간정보회사 스트랫포가 주장했다. 모스크바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K팝 줄서기 열풍 0.2%의 환호일뿐… 중장년층 유인할 공연·문학 알려야

    K팝 줄서기 열풍 0.2%의 환호일뿐… 중장년층 유인할 공연·문학 알려야

    “K팝을 선두로 공연, 미술, 문학 등 한국 문화를 흡수시키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한류 소비를 지속시키려면 한류 노출 시점을 5~10세로 앞당겨야 한다.”, “미 주요 언론에 ‘소녀시대’가 등장한 것은 주류 사회의 관심 표출이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소집으로 2월 말 잠시 한국에 들어온 재외 문화원장·문화홍보관들이 쏟아낸 의견이다. 서울신문은 일시 귀국한 41명 가운데 뉴욕, 파리, 모스크바, 뉴델리 등 4곳의 문화원장·문화홍보관과 함께 한류 실태와 향후 전략 등 ‘한류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난상토론을 가졌다. 토론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이뤄졌다. 뉴욕 주재 한국문화원은 2011년 10월 9일 KBS ‘뮤직뱅크’의 뉴욕 투어를 앞두고 대사관이 배부를 맡은 무료 티켓 1000장(1인당 2장)을 배포한다고 사흘 전인 10월 6일 온라인상에 공지문을 올렸다. 올리면서 티켓 1000장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살짝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인터넷에 정보를 띄운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오후 5시쯤부터 금발의 백인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티켓 배포는 7일 오전 11시부터였다. 그 줄은 한국문화원이 있는 블록을 한 바퀴 삥 돌고 남을 정도였다. 표를 받기 위해 날밤을 새우고 그 자리에서 노숙을 했다. 다음 날 오전 9시쯤 뉴욕경찰이 이우성 뉴욕 주재 한국문화원장을 찾았다. “오전 11시 배포? 안 돼요. 지금 당장 나눠 주고 해산시켜야 합니다.” 이 원장은 이 같은 일화를 소개하며 “결국 6일 밤 11시까지 와서 줄 선 사람들만 받아갔어요. 문제는 남은 표가 없는데도 사람들이 돌아가지를 않고 기다리는 거예요. 혹시 남는 표가 있지 않을까 해서 다음 날 오후 2시까지 말이죠.”라고 말했다. 그날 공연은 뉴욕타임스가 10월 23일 자로 1면에 ‘소녀시대’의 수영을 표지모델로 해서 ‘K팝 스타들의 공격’(attack of the K-Pop stars)이라며 대서특필했다. 5년 전만 해도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진짜 한류가 이토록 인기인가. 양민종 모스크바문화원장(이하 모스크바) 한류가 모스크바에서 인기가 있다. 지난해 3월 K팝을 알고 있느냐는 설문조사에서 1억 4000명의 인구 중 2만명이 아는 것으로 추정되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8개월 만인 지난해 11월에 조사해 보니 40만명이 됐다. 20배 늘었다. 문화원 한글 수업 수강 신청도 지난해 초는 200명이었다가 올 초에는 1300~1400명으로 7배 늘었다. 태권도 교습자도 20명에서 100명이 됐다. 이우성 뉴욕문화원장(이하 뉴욕) 한류에 대해 숫자로 말하자면 뉴욕타임스의 한국 관련 기사가 2005년 50건에 불과했는데 2009년부터 연간 100건으로 늘어났다. 미국 동부 70개 학교에서 태권도를 정규과목으로 채택했고, 이 열풍이 서부로 옮겨 가고 있다. 2011년 10월 KBS 뮤직뱅크 공연 때 1만 5000석이 순식간에 다 찼고, 이 중 현지인 관중이 70% 가까이 됐다. 이종수 파리문화원장(이하 파리) 신문사 파리특파원을 하다가 귀국한 뒤 2년 만에 문화원장으로 지난해 9월 다시 파리에 왔다. 100곳의 한국 음식점 손님의 90%가 현지인이더라. 과거 한국인이 바글거리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어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이다. 지난해 9월 5일 문화원에서 한국어 강좌 신청을 받았다. 당초 110명에서 400명으로 늘렸는데도 줄 서서 기다리다가 100명이 그냥 돌아갔다. K팝의 한국어 노랫말을 알고 싶어 하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김금평 뉴델리문화홍보관(이하 뉴델리) 인도 북동부 7개 주에서 인기가 있다. 2008년 아리랑TV에서 대중음악과 드라마 등을 소개한 덕분이다. 인도에서는 대통령 후보인 라울 간디도 태권도를 한다고 할 정도로 태권도가 인기 있다. 인도에서 약 40만명이 태권도를 한다. 태권도의 한 달 수강료가 한국 돈으로 10만원인데 인도 가사도우미의 한 달 임금과 같으니 아주 비싼 편이다. 인도의 중산층이 태권도를 배운다고 봐야 한다. 모스크바 K팝 중심의 한류가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비관적이다. 러시아에서 40만명이면 전체 인구의 0.3% 정도다. 10대와 20대가 K팝의 팬들이다. 그런데 러시아 여론 주도층은 K팝이 뭔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러시아 문화부의 동아시아담당도 한류를 “다양한 문화의 한 현상”이라고 했다. 파리 프랑스의 한류는 사실 한국 영화가 이끌어 왔다. 칸영화제 등을 통해서 소개된 한국 영화 소비층은 20~50대로 두껍다. 그러다가 2~3년 사이에 K팝이 떴다. 10만~14만명의 마니아층이 있다고 한다. 역시 러시아처럼 10대 후반, 20대 초반이다. 프랑스의 아이돌 그룹이 1980년대 사라진 영향도 있다. 프랑스 인구의 0.2% 정도다. 아직 일본의 J팝을 대체하는 수준은 못 된다. 문화의 다양성을 좋아하는 프랑스가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 문화를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0, 20대의 열기를 중장년층으로 어떻게 넓힐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뉴욕 뉴욕은 다소 사정이 낫다. 한국 정부에서 일부 지원을 했지만 공영방송인 PBS가 방영한 ‘김치 크로니클’은 임팩트가 대단했다. 뉴욕의 문화인이라면 김치 정도는 맛을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이우환의 뉴욕 구겐하임 전관 전시도 상당한 화제였다. ‘소녀시대’가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미국 CBS TV의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출연한 것도 그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무엇보다 한류의 종착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문학인데, 지난해 소설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뉴욕타임스에 두 차례나 소개된 것은 미국의 주류 사회에 한국을 알리는 데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문학이 소개된다면 K팝보다 더 오래갈 것으로 확신한다. 모스크바 K팝과 달리 한국의 고급 문화 쪽에 최근 러시아의 주류 사회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이콥스키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지난해 10월, 16개 부문 중 4개 분야에서 한국인 5명이 상을 탔다. 그 후 러시아 학계와 예술계의 시선이 확 달라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가 모스크바국립대와 양해각서를 교환하려고 할 때 처음엔 러시아가 튕겼는데 지난해 10월 이후로는 한예종이 튕기고 있다. 러시아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 선호도가 상당히 높다. 그 이유는 외교부에서 잘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격이 높아졌고 거기에 맞춰서 관심이 올라간 것이다. 뉴델리 3~4년 전부터 인도 아가씨들이 청바지를 입기 시작했고 미국 문화뿐 아니라 외국 문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한류를 위해 좋은 분위기다. 또 인도 사람들이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한식이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인도에서 한국의 해를 할 때 비보이 등을 데리고 와서 공연했는데, 별다른 홍보 없이 1800석 중 1000석이 찼다. 특히 인도에서 2010년 가장 믿을 만한 브랜드 3위에 LG, 4위에 삼성이 올랐다. 소니가 5위로 밀려났다. 올 하반기에 뭄바이 문화원을 개원하는데 발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 파리 구매력 있는 한류 마니아가 2만~3만명 된다. 1년에 1~2건 짜임새 있는 공연팀이 오는 것이 한류에 싫증 나지 않도록 하면서 유지하는 비결이다. 올 2월 8일 뮤직뱅크가 와서 공연했다. 열광의 강도는 좋았지만 공연료가 비싸고 평일에 이뤄져 1만 5000석을 다 채우지는 못했다. 정밀한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뉴욕 현지 문화에서 한국 문화가 비중을 갖고 지속성 있게 발전하는 것은 현지의 수요자가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을 점진적으로 키워야 달성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5~10세 때 한국 문화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까지 ‘스팟라이트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을 뉴욕시의 16개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탈춤, 사물놀이 등 전통문화와 간단한 우리말도 가르친다. 우리는 이것을 ‘한국 문화의 씨앗을 뿌린다.’고 표현한다. 뉴델리 문화를 교류하면서 너무 돈 벌려는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문화 교류를 통해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파리 마지막으로 한류 발전을 위해 ‘유럽 한류의 본거지’라고 치켜세우는 파리문화원에 많은 투자를 부탁한다. 문화원의 공연장이 너무 좁고 물도 새서 현지인들이 꺼린다. 모스크바 한국 정부가 러시아와 단기간 비자 면제 협정을 맺어주면 좋겠다. 러시아에는 한국 관광 수요가 많은데 연간 12만~13만명에 그친다. 무비자인 태국에는 연간 100만명의 러시아인이 관광하러 간다. 또 주한 러시아문화원 건립도 빠른 시일 내 이뤄졌으면 좋겠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푸틴, 3선 대통령 확실시

    러시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후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4일 치러진 대선에서 3선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조직적인 부정 선거 의혹과 이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잇따를 예정이어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 대선은 이날 전국의 투표소 9만 4332곳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5일 중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투표는 지역별 시간으로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8시에 끝났다. 러시아는 시간대가 9시간에 걸쳐 있어 가장 서쪽인 칼리닌그라드주의 투표가 한국시간으로 5일 새벽 2시에 마감됐다. 현재로선 이변이 없는 한 푸틴 총리가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정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은 푸틴의 득표율을 55%로 점치고 있으며 여론조사 전문 기관들도 55~60%대의 득표율을 예상하고 있다. 모스크바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全투표소 CCTV… “공무원 동원투표” 의혹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全투표소 CCTV… “공무원 동원투표” 의혹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 집무실)의 새 주인을 가리는 러시아 대선이 4일 치러졌다. 이미 대통령을 2차례 지냈던 여당 후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3선이 확실시되며 당선자는 향후 6년간 러시아를 이끈다. 현지 여론기관들은 푸틴이 60%의 득표율로 승리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투표일 직전까지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된 데다 선거 다음 날 야권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혼미한 정국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모스크바 중심부 그루진스카야의 한 교회. 3월에 접어들었지만 영하의 날씨에 두툼한 외투와 털모자 차림으로 교회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장년층이 많았다. 정복을 입은 경찰들이 배치된 가운데 유권자들은 차례로 투표소 안에 들어가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시민들 중 상당수는 푸틴을 찍었다고 밝혔지만 다른 후보를 선택했다는 이도 간간이 있었다. 콘스탄틴(87)이라고 밝힌 한 노인은 “공산당을 지지한다.”면서 “지금 러시아는 빈부 격차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날 선거는 러시아 극동부 캄차카와 마가단주부터 서부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영토가 가장 넓은 까닭(1707만 5400㎢·남한의 170배)에 시간대가 9시간에 걸쳐 있다. 투표는 지역 시간으로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12시간 동안 전국 9만 4332개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유권자들의 참여는 뜨거웠다. 최극동 추콧카자치구에서는 투표 시작 4시간 만에 48%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캄차카 지역도 이날 오후 5시 현재 전체 유권자의 46%가 다녀갔다. 푸틴 총리는 모스크바 서남쪽 레닌스키 대로 인근에 있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본부 건물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나오다 반대파에 봉변을 당할 뻔했다. 푸틴 총리가 부인 류드밀라 여사와 함께 투표소를 떠난 뒤 곧바로 우크라이나 여성 사회운동단체 ‘페멘’ 소속의 젊은 여성 3명이 상의를 벗고 투표소에 난입해 ‘푸틴은 도둑놈’이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러시아 치안 당국은 전역에 경찰 38만명과 사설 보안업체 요원 3만명 등 40만명이 넘는 인력을 배치했다. 선거 부정을 감시하는 웹 카메라 20만개도 가동됐다. 웹 카메라가 촬영한 각 투표소 상황은 실시간으로 통신위성을 통해 인터넷 사이트로 전송되거나 녹화됐다. 푸틴 총리는 지난해 12월 두마(하원) 선거 당시 부정 선거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전국 투표소에 카메라 설치를 지시했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00만명 이상의 네티즌이 투표소를 중계하는 웹 카메라를 보겠다고 등록했다. 실제 추콧카주 프로비덴스키 지역의 한 투표소 내부의 중계영상을 인터넷으로 보니 투표소에 들어서는 유권자의 모습과 주변 소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러시아 대선을 감독하기 위해 입국한 국제 선거 모니터요원 700명도 이날 전역에서 일제히 활동했다. 각 대선 후보들이 파견한 17만 6000여명의 내부 선거감시요원들도 부정 투표 여부를 꼼꼼히 감시했다. 그러나 선거 전부터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는 등 파열음이 이어졌다. 영국 스카이뉴스 방송은 러시아의 공공서비스 회사에서 일하는 ‘바딤’이라는 남성의 인터뷰 등을 근거로 푸틴의 압승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 산하 기관 공무원 5만명이 푸틴에 여러 차례 투표하고 그 대가로 9300루블(약 35만원)의 돈을 받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야권단체들은 5일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의 푸시킨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정하고 도심에 텐트를 설치해 크렘린을 에워싸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친푸틴 성향의 청년조직인 ‘나시’(우리들)와 ‘로시야 몰로다야’(젊은 러시아) 등은 크렘린 인근 마네즈광장과 혁명광장 등에서 26개의 맞불집회를 계획 중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야권 지도자인 블라디미르 라시코프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이 당선되면 반정부 시위를 이끈 주요 야권 인사를 포함해 대규모 엑소더스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년간 러시아에서는 정권에 대한 불만 등으로 중산층, 고학력자 등 400만명이 고국을 등졌다. 모스크바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反푸틴 리더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反푸틴 리더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

    “푸틴은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손잡은 사업가일 뿐이다.” 반(反)푸틴 운동의 핵심 세력인 ‘솔리다르노시치 운동’(야권연대조직)의 리더 가운데 한 명이자 정치평론가인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72)는 “이번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당선되겠지만, 분노한 여론 탓에 ‘모스크바의 봄’이 곧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흔이 넘은 고령임에도 푸틴의 과오를 지적할 때는 사자후를 토하듯 언성을 높였고, 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재벌의 정경유착 등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능수능란하게 인용하며 자국 정치에 대해 설명했다. 수학자 출신인 그는 왜 반푸틴 운동가가 됐을까. 크렘린(대통령궁)에서 멀지 않은 그의 아파트에서 2일(현지시간) 인터뷰했다. →솔리다르노시치 운동은 왜 조직됐나. -푸틴에 맞서는 자유주의 운동가, 공산주의자, 애국주의자 그룹이 모여 2008년에 만들었다. 야권의 세 그룹은 푸틴 집권기에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이 분열 탓에 푸틴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자유주의자는 민주화와 자유를, 공산주의자는 모든 사람의 평등을, 애국주의자는 위대한 러시아를 강조했기 때문에 갈라졌지만 어느 순간 ‘푸틴 체제하에서는 어느 누구의 가치관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연대했다. →푸틴에 대해 평가한다면. -푸틴은 애국주의자가 아닌 단순한 사업가다. (올리가르히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겐나디 팀첸코 등과 가까운데 특히 (석유 유통업체 ‘군보르’(Gunvor) 소유자인) 팀첸코는 러시아 석유의 60%를 수출한다. 이 3명(푸틴, 아브라모비치, 팀첸코)이 상부상조하며 이득을 챙기는 구조가 돼 있다. 한국에도 재벌이 있기는 하지만 러시아는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한국의 대기업가도 정경유착한 경우가 있지만 자동차나 정보기술(IT) 등 기술 발전에 기여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재벌들이) 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을 내다 파는 역할만 한다. →푸틴을 반대하는 핵심 계층은 엘리트와 중산층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초기 한두 번의 시위에서는 그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후 다른 집단도 참여했다. 자유주의자 그룹에서는 지식인과 중산층이 중심이지만 공산주의나 애국주의자 집단에서는 블루칼라(생산직 근로자)들도 많이 속해 있다. →푸틴 지지율이 60%를 넘었다. 반푸틴 운동이 국민 다수의 생각은 아니라는 주장이 있는데. -권위주의적인 나라에서 (수치로 표시되는) 지지율은 별 의미가 없다. 푸틴의 인기를 확인하는 데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두마(하원) 선거 결과를 보는 게 낫다.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은 당시 49%의 득표율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15%가 부정에 의해 얻은 수치라고 본다.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푸틴의 지지율은 30%를 밑돈다는 판단이다. →야권에 찍을 만한 대선 후보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푸틴이 힘 있는 경쟁자의 출마를 모두 불허하고, 자신이 선택한 (경쟁력 약한) 4명의 야권 후보 출마만 허용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인) 그리고리 야블린스키의 경우 대선 입후보에 필요한 200만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오류가 있다며 입후보를 불허했다. 결함을 지적하는 사람(관료)들은 푸틴의 사람들이다. 이 때문에 이번 러시아 대선은 ‘복서’(푸틴) 대 ‘복서’(경쟁력 있는 야권 후보)의 대결이 아니라 ‘복서’ 대 ‘소년’의 대결이 됐다. →현 상황에 회의적인데 선거를 통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고 보나. -이번 대선이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 →대선 이후 야권의 투쟁 방향은. -대선이 끝나면 푸틴이 며칠 내 야권 인사들을 체포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겠지만 곧 ‘모스크바의 봄’(러시아의 대규모 민주화 운동)이 올 것이다. 이번에 반푸틴 시위에 15만명이 나왔는데 이 규모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100만명은 (거리로) 나와야 하는데 언제쯤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푸틴의 다음 대통령 임기 6년 안에는 일어날 것이다. →수학을 전공한 학자인데 어떻게 정치평론을 시작했나. -응용수학 전공자로 군사·전쟁과 관련한 계산 업무를 봤다. 점점 정치·외교에 관심을 뒀고 이 방면의 전문가들도 많이 만나며 정치평론을 시작했다. →푸틴 이전의 지도자인 고르바초프와 옐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고르바초프는 평화적 방법으로 이 나라의 체제를 이양했고, 옐친은 민주주의를 시행했다. 나는 한때 옐친의 지지자였지만 체첸전쟁 등을 두고 의견을 달리했다. 옐친의 가장 큰 실수를 푸틴을 후계자로 삼은 것이다. dynamic@seoul.co.kr
  • [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페도로프스키 IMEMO 아·태센터장

    [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페도로프스키 IMEMO 아·태센터장

    “북한이 돌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러시아 내 한반도 전문가인 알렉산데르 페도로프스키 박사는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연구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북한이 미국과 합의한 대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허용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 과학원 소속 최고 연구기관인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의 아시아·태평양 연구센터장으로 한반도 문제 및 한·러 경협 연구를 이끌고 있다. →4일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데 푸틴에게 한국은 중요한 나라인가. -푸틴은 12년간 대통령(연임)과 총리를 지내며 3명의 한국 대통령(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과 10여 차례 회담했다. 러시아 외교에서 이처럼 적극적으로 정상회담을 했다는 건 상대국에 호의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부침 없이 열린 자세로 한국을 대했다. 한반도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지역이다. 러시아는 동북아 지역의 안정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한반도의 안정적 통일을 바라며 특정 세력(국가)의 영향 아래 놓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푸틴이 당선된다면 남·북·러 3국이 진행 중인 가스관 사업은 어떻게 될까. -러시아와 한국은 가스관 사업을 거의 20년간 논의해 왔다. 정치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3국 간 신뢰와 사업성 분석, 법률 검토 등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러시아의 새 대통령이 집권한다면 북한 정권의 사업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기다릴 것이다. 김정은 북한 지도부가 개성공단 등 한국과의 경협 사업을 어떻게 풀어 가는지 확인한 뒤 움직일 것으로 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가스관 사업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부위원장이 사업을 원한다고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북한 쪽에서 가스관 통과 대가로) 어떤 조건을 내거는지 봐야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 돈이 워낙 많이 들어가(약 4조원 추산) 남북 관계가 원활하지 않다면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 →미국과 한국도 올해 대선이 있는데. -미국 대선이 중요하다. (푸틴이 현재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지만) 러시아 경제 현대화를 위해 서방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과의 충돌을 원치 않을 것이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미국과 한국의 대선 결과가 나오는 연말까지나 내년까지 한국과의 경협 논의 등에 속도를 내지 않을 것이다. →북·미 회담에서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 IAEA 사찰단의 핵시설 사찰 허용 등 성과가 나왔는데. -언론에 공개한 내용 외에 북·미가 어떤 약속을 했는지 알아야 6자회담 재개가 어느 정도 가시화됐는지 판단할 수 있다. 일단 북한이 IAEA 방문 사찰을 약속대로 허용하고 돌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데. -맞다. 하지만 북한은 새 경제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모스크바(러시아 당국)에 “새 협력 관계를 맺자.”고 제안한 것으로 안다. 러시아 정부 입장에서는 한반도에서의 영향력 확보를 위해 (북한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 갈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양국이 경협에서 서로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하며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채무를 청산해야 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dynamic@seoul.co.kr
  •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청년들이 전하는 러시아 현재와 미래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청년들이 전하는 러시아 현재와 미래

    “방법이야 어찌 됐든 푸틴 덕에 경제가 나아졌다. 검증된 후보가 푸틴밖에 없지 않은가.”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서북부 ‘1905년’역 인근의 한 사무실. 이 회사에 3년째 근무 중인 빅토리아(29·여)는 “대선 후보 중 누굴 지지하느냐.”라는 질문에 “기권하지 않는다면 푸틴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실 동료 로만(32)과 알렉산드라(31·여)도 검증된 후보라는 점에서는 푸틴에 나은 점수를 줬다. 이날 방담을 나눈 30대 안팎의 남녀 직장인 3명과 러시아 고등경제대 신입생 4명 등 러시아 청년들은 높은 전세가와 고물가, 대학 등록금 문제와 낮은 취업률 등 우리나라 청년층과 비슷한 고민을 품고 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푸틴의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친구끼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푸틴의 풍자물을 돌려 보는 등 ‘최고 지도자’의 권위는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인상을 풍겼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흔치 않았던 현상이다. 러시아 청년 7명이 전하는 고민과 러시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로만과 그 동료들은 매달 2500달러(약 280만원)가량의 급여를 받는다고 했다. 러시아 근로자의 평균급여보다 높은 수치다. 이들은 “중산층 소득수준은 된다.”면서도 “집세로 1000달러 이상을 내고 나면 저축할 돈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시민 중 다수는 직장 때문에 이주해 온 외부인인데 최근 아파트 가격이 폭등해 내집 장만은 꿈도 못 꾼다. 신용대출을 받고 평생 조금씩 갚아가는 게 많은 시민들의 현실이라고 한다. 또 돈벌이를 위해 ‘투잡’(two-job)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장인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전했다. 알렉산드라는 “전문성을 살려 통역이나 법률 자문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들에게 21년 전 붕괴한 옛소련의 기억이 남아 있을까. 로만은 “페레스트로이카(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혁 조치) 이전에는 상점에 물건이 없어 20시간씩 줄섰던 기억 등이 단편적으로 남아 있을 뿐”이라고 회상했다. 이들 부모 가운데 “모든 것이 예측 가능했던 그때가 좋았다.”고 옛소련에 대한 향수를 품는 이도 있단다. 하지만 최근 20여년간 옛소련 붕괴와 채무지불유예(디폴트) 선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여러 차례 대혼란을 겪은 탓에 변화보다는 안정을 지향하는 인상이 짙었다. 경험 많은 푸틴에 유권자가 긍정적 신호를 보내는 것도 이런 이유가 큰 듯했다. 이들은 “푸틴 외의 후보들은 당선이 목표인지, 출마가 목표인지 모르겠다.”거나 “새로운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측근들이 중앙에 들어오면서 부패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대선은 사실상 경쟁구도가 아닌 푸틴에 대한 신임투표가 된 듯 보였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후보가 없어 기권할 생각”이라는 로만의 답변에는 경쟁력 있는 야권 주자가 등장한다면 다음 대선에서는 새 인물이 바람을 탈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리기도 했다. 모스크바 동북부의 고등경제대 강의실에서 만난 4명의 학생들도 등록금 등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안겔리나(18), 콘스탄틴(19), 예카테리나(19), 니콜라이(19) 등 1학년 학생들은 “학교 등록금이 2만 7500루블(약 110만원) 정도인데 다른 학교는 등록금이 40만 루블 가까이 한다.”고 말했다. 등록금이 비싸다고 느끼면 시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더 싼 학교에 가거나 장학금을 받으면 그만”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러시아에서 5년 넘게 유학한 한 한국인은 “러시아 대학가에는 시위 문화가 없다. 특히,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들은 자신들이 사회주도계층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지도층에 반하는 시위를 이끌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부정총선 규탄 및 반(反) 푸틴 시위에 참여한 적이 없지만, 주변에는 참여한 친구들이 있다고 전했다. 참여 학생 중 자신의 노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이도 있었지만, 단순한 호기심에 참가했다는 친구도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완연한 변화의 기운도 감지됐다. 10~20대 청년들은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브콘탁테’ 등을 통해 푸틴을 패러디한 사진을 돌려 본다고 했다. 또 모스크바 뒷골목에 들어가면 푸틴을 풍자하는 그래피티(벽그림)를 흔히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몇 년 전만 해도 총리이자 대통령 후보자의 사진에 장난하는 것이 흔하지 않았다.”면서 “(푸틴 풍자물이 늘어난 것은) 아무래도 SNS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 푸틴을 진지하게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SNS에서 놀이하는 과정을 통해 푸틴의 권위는 자연스럽게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dynamic@seoul.co.kr
  • “親크렘린당 만들어 양당체제로 푸틴, 당선땐 정계개편 추진할것”

    “親크렘린당 만들어 양당체제로 푸틴, 당선땐 정계개편 추진할것”

    “푸틴이 당선되면 친(親) 크렘린 정당을 창당해 양당체제로 정계개편을 할 것이다.” 러시아 정치 전문가인 알렉세이 무힌(40) 정치정보센터 소장은 2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1차 투표에서 당선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립사회대 교수를 역임했고 뉴욕타임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모스크바타임스 등 주요 언론의 자문가로 활동 중이다. 모스크바 시내의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푸틴에 반대하는 계층은 누구인가. -지난해 12월 두마(하원) 선거 이후 일부 집단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항의했다. 이후 푸틴의 오랜 정적들이 시위에 가담하면서 슬로건이 (부정선거 규탄에서) “푸틴이 물러나야 한다.”로 바뀌었다. 경찰들이 시위대를 강경진압하지 않자 지식인과 중산층도 안전하다고 여겨 호기심에 길거리로 나왔다. 그러나 반(反) 푸틴 시위대의 규모는 크지 않으며 오히려 친 푸틴 시위대의 규모가 월등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푸틴 지지 시위 사진을 실으며 ‘푸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하는 실수를 자주 범했다. 서방은 모든 러시아인이 푸틴에 대항하고 있는 듯한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푸틴이 당선되면 시위가 멈추고 정국이 곧 안정될까. -만약, 시위를 벌인 이유가 정치적인 개혁이었다면 금세 안정되겠지만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면 좋지 않은 상황으로 갈 수 있다. 미국, 영국의 석유회사와 관련 있는 사람들이 (반푸틴 시위에 참여해 ‘애국주의자’인 푸틴 당선에) 방해 공작을 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푸틴은 (당선 뒤) 반대세력과도 계속 대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이 당선된다면 인기가 없는 여당인 통합러시아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으로 보나. -푸틴은 반년 전부터 통합러시아당과 거리를 뒀다. 또 친위단체인 인민전선(People’s Front)을 만들었는데 푸틴이 향후 이 단체를 정당화해 통합러시아당과 양당체제로 만들 공산이 크다. 통합러시아당의 당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현 대통령이 맡을 수 있다. →푸틴은 메드베데프를 총리에 지명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 -그 부분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푸틴 집권 이후 미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푸틴은 미국과 영국에 대해서는 감정이 좋지 않다. 하지만 미국과 갈등 상황으로 치닫는 것도 부담스러워한다. 따라서 절충점을 찾고 있는데,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을 강화한 것은 반미와 러시아 국가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푸틴의 입장을 보완하는 성격을 띤다. 미국은 미국식·서구식의 민주주의를 상대국에 강요하고 가르치려 하는데 이는 큰 결례다. 글 사진 모스크바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3선에 도전하는 푸틴… 키워드로 풀어본 그의 공약

    3선에 도전하는 푸틴… 키워드로 풀어본 그의 공약

    ‘포퓰리즘과 반미’. 대통령 3선에 도전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공약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권위주의적 리더십에 반감을 품은 국민에게 정치 개혁을 약속해 숨통을 틔워주는 동시에 공무원 및 중산층의 임금을 인상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경제적 당근’을 내놓았다. 반미 노선을 분명히 하고 국방력 증진을 예고해 냉전시대 미국과 맞섰던 ‘슈퍼파워’ 옛소련에 대한 향수도 자극한다. “유권자의 심리를 잘 읽은 공약”이라는 평가와 함께 “재정 여력은 감안하지 않고 장밋빛 약속만 남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푸틴은 대선 유세 기간 동안 7차례의 언론 기고문 등을 통해 향후 국정 철학과 구체적 공약을 제시했다.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민생분야다. 의사와 교사·교수의 임금을 2018년까지 지역 평균임금의 200%로 올리겠다고 공약했고, 모스크바 지역 경찰의 봉급도 대폭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민적 반감을 사는 올리가르히(신흥재벌)를 압박하는 발언도 잊지 않았다. 푸틴은 옛소련 붕괴 뒤 국유재산의 사유화 과정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긴 재벌을 향해 지난 9일 “(사유화 합법성 논란을 끝내기 위해) 일회성 기부금을 내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고가 주택과 대형 자동차 등 사치재에 세금을 물리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자원 의존형 경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푸틴은 석유·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은 분명 ‘경제적 부흥을 도운 축복’이지만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1가량이 석유·금속·목재 등 천연자원을 팔아 얻은 것”이라며, 자원 중독은 종종 저주처럼 보인다고 표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다각화를 통해 좀 더 안정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미 발언과 군사대국화 약속도 대선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푸틴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미국이 러시아 약화를 목표로 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 국영TV들도 마이클 맥폴 신임 미국대사에 대해 “혁명을 조직하기 위해 러시아에 온 인물”로 묘사하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방 현대화 작업에 앞으로 10년간 23조 루블(약 892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방력 증강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야당 인사를 향후 푸틴 내각에 기용할 수 있다는 소문을 흘리며 정치 개혁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돈풀기 공약’이 러시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러시아의 국가부채비율은 2011년 현재 GDP의 8.7%로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푸틴이 내건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이 드는 선심성 공약은 결국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모스크바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러 대선D-4 모스크바는 지금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러 대선D-4 모스크바는 지금

    “푸틴이 만든 지금 러시아는 꼭 ‘포템킨 마을’ 같다.”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의 아르바트 거리. 서울 인사동과 닮은 전통 거리에서 만난 30대 후반의 세르게이(가명)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공과(功過)를 역사에 빗대 설명했다. 포템킨 마을. 러시아 여제였던 예카테리나 2세가 1787년 새로 병합한 크림반도 시찰을 뱃길로 나서자 이 지역을 담당하던 그레고리 포템킨 장군이 빈곤한 마을 풍경을 감추려고 강변을 따라 잘 정돈된 ‘가짜 마을’을 꾸몄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얘기다. 대선을 닷새 앞둔 수도 모스크바는 차분해 보였다. 이틀 전 푸틴의 대통령 3선에 반대하는 야권 지지자 3만여명(경찰 추산 1만 1000명)이 시내 한복판에서 벌였던 ‘인간띠 시위’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시위대가 서 있던 곳에는 겨울을 보내기 아쉬운 듯 진눈깨비가 내렸고 전통 털모자인 ‘샤프카’를 쓴 시민들만 걸음을 재촉했다. 기껏해야 집권 정의러시아당 후보인 푸틴 총리와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출신인 미하일 프로호로프의 지지를 호소하는 광고판만 대선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상기해줄 뿐이다. 평일인 이유도 있을 테다. 싸늘한 듯 보이는 모스코비치(모스크바 시민)들의 표정. 그러나 그 뒤에는 대통령 복귀를 앞둔 ‘차르’(황제) 푸틴에 대한 희망과 분노의 이중주가 흐르고 있었다. ●“3선 반대” 시위대 자리엔 진눈깨비만 푸틴식 정치를 마뜩잖게 여기는 목소리는 분명히 감지됐다. 핵심세력은 모스크바 등 대도시의 ‘창조적 중산층’인데, 예술인·대학교수와 연구원·교사·의사·언론인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물론 일부 사무직 근로자까지 반(反)크렘린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극동의 프리모르예 주의 푸틴 지지율이 20~30%대로 특히 저조하다. 때문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8일 그 책임을 물어 주지사를 전격 교체했다. 하지만 이들도 ‘푸티노믹스’(Putinomics·‘푸틴’과 ‘경제학’의 합성어) 덕에 러시아 경제가 부흥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다만, 푸틴이 언론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등 권위주의 통치를 한 탓에 민주주의의 근본가치가 훼손됐다고 비판한다. ‘러시아의 겉은 근사한데 속은 상했다.’는 비판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어느새 일상이 돼 버린 수만명이 참가하는 주말 반푸틴 시위와 푸틴 반대 현수막 등에 대해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4~5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에는 여전히 ‘변화’보다 ‘안정’을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 66%에 이르는 푸틴의 지지율(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첸트르가 24일 공개한 수치)에 러시아인의 속마음이 드러난다. 벌써 4~5번째 출마하는 야권 후보들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모스크바에서 사무직 직장에 다니는 빅토리아(여·29)는 “시대가 바뀌었는데 계속 출마하는 후보들은 공약이 한결같다. 또, 프로호로프는 국정을 사업가적 시각에서 봐 (만약 그가 집권하면) 어떤 상황이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푸틴을 선호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 “재벌출신에 국정 맡기는 것도 불안” 푸틴 집권 이전인 1998년, 러시아는 국제투기자본의 유출 탓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었다. 2000년 이후 푸틴의 강력한 리더십과 고유가 등이 맞물려 ‘집단적 수모’를 당했던 러시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준 기억은 러시아인들의 뇌리에 뚜렷이 박혀 있다. 반발 속에서도 푸틴의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받아들이는 러시아인의 태도를 역사적 원인으로 설명하는 시각도 있다. 사방이 뚫린 대초원에 위치해 외세 침입이 잦았던 데다 추운 날씨 탓에 생존 자체가 급했다. 이 때문에 안팎의 위험으로부터 방어막이 돼줄 절대권력에 맞서기보다 받아들이는 삶을 택해 왔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러시아 전문가인 기연수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수난과 단절의 역사 속에서 민족의 생존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한곳으로 모아 끌고 가는 것이 역대 러시아 통치자들의 숙명적 과제”라고 평가했다. 푸틴에 대해 찬반을 달리하는 모스코비치들이지만 한 가지 동의하는 사실이 있다. 푸틴이 다시 크렘린궁(대통령 집무실)에 복귀해 향후 6년간 러시아를 이끌 것이 확실해졌다는 점이다. dynamic@seoul.co.kr
  • 푸틴 암살기도 테러범 체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새달 4일 러시아 대선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암살하려던 테러범들을 체포했다고 AFP통신 등이 현지 국영 TV 방송 제1채널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체포된 테러범들은 러시아 남부 체첸과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출신의 남성 2명이다. 이들은 폭탄 제조 과정에서 숨진 또 다른 테러범 1명과 함께 러시아 연방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체첸 반군 지도자 도쿠 우마로프의 지시에 따라 푸틴 총리 암살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서 테러 준비를 한 뒤 모스크바로 잠입할 계획이었으나 지난달 임대아파트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를 수상히 여긴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추적 끝에 이달 초 체포됐다. 테러범들은 방송에서 “그들(우마로프 측근들)이 먼저 오데사로 와서 폭탄제조법을 배우라고 말했다.”면서 “최종 목표는 모스크바에 가서 푸틴 총리를 암살하는 것이며 시기는 러시아 대선 후였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전 국장이자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의원인 니콜라이 고발료프는 이날 기자들에게 “푸틴 총리에 대한 암살 준비는 대선을 전후해 러시아 상황을 불안정하게 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푸틴은 2000~2008년 대통령 재직 시설과 이후 총리 재직 중에 10차례가 넘는 암살 위기를 넘겼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하프타임] 손연재 올 첫 출전대회 동메달

    [하프타임] 손연재 올 첫 출전대회 동메달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올해 처음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는 26일 끝난 2012년 모스크바 리듬체조 그랑프리 대회 개인 결선 후프 종목에서 27.750점을 획득, 예브게니아 카나에바(29.000점), 다리야 드미트리에바(28.650점·이상 러시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그가 시니어 국제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이후 두 번째다.
  • 러 생방뉴스서 이란 상공 UFO 포착

    러 생방뉴스서 이란 상공 UFO 포착

    러시아의 생방송 뉴스 화면에 이란 테헤란 상공을 빠른 속도 지나는 미확인비행물체(UFO)가 포착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러시아투데이의 9시 뉴스에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비춘 밤하늘에 UFO가 날아가는 모습이 찍혔다. 당시 방송된 뉴스는 최근 이란의 핵무기 문제에 관한 내용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의 아나운서가 이란 테헤란대학의 사데 지바칼람 교수와 실시간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다. 해당 방송을 보면 모스크바 시각으로 오후 9시 14분이다. 즉 이란 테헤란 현지시각으로는 오후 8시 44분에 지바칼람 교수 뒤편으로 바 형태의 UFO가 우측에서 나타나 좌측으로 날아간다. 이 같은 장면은 당시 생방송으로 보도됐고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등의 인터넷 영상을 통해서도 공개돼 많은 네티즌의 이목을 끌었다. 주로 UFO로 보인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란 상공을 날아간 전투기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도 보였다. 한편 잭 해리스라는 한 네티즌은 그 뉴스 화면을 저속으로 재생하거나 색상을 바꿔 다양한 화면으로 재편집해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첼시 굴욕

    아무리 강한 팀이라도 상대를 얕잡아보면 안 된다. CSKA모스크바와 나폴리가 각각 레알 마드리드와 첼시에 가르친 뼈아픈 교훈이다. 23일 오전 연이어 열린 2011~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그림 같은 슛으로 앞서가던 레알은 후반 추가시간을 30초 남짓 남기고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 모스크바와 1-1로 비겼고 첼시는 출장정지 징계로 왈테르 마자리 감독이 자리를 비운 나폴리에 1-3으로 참패했다. 영하 8도의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 주변 트랙에는 눈이 쌓여 있었고 호날두는 경기 전 귀가 시리다고 손으로 감쌌다. 인조잔디는 레알 선수들의 패스를 엉망으로 만들었고 주제 무리뉴 레알 감독의 코는 뻘게져 있었다. 카림 벤제마는 그라운드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반 14분 슈팅하다 다리 통증으로 이과인과 교체 아웃됐다. 하지만 전반 28분 호날두가 파비우 코엔트랑의 크로스를 모스크바 수비수 조란 토시치가 머리로 엉성하게 떨어뜨린 것을 그대로 달려들어 왼발 논스톱슛으로 모스크바 골문을 열었다. 이번 시즌 챔스리그 네 번째 득점포. 레알의 거친 공세를 몸을 던져 막아낸 모스크바에는 지난달 AZ 알크마르에서 이적해 이날 데뷔전을 치른 폰투스 베른블룸(25)이 있었다. 알란 자고예프가 올려준 프리킥을 동료들이 두 차례 헤딩 패스로 이어주자 오른발로 동점골을 뽑아냈고 홈 팬들은 자지러졌다. 베른블룸은 “훗날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손자들에게 얘기해 줄 만한 경기”라고 기뻐했다. 실업축구리그에서 모스크바로 이적한 김인성(22)은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장하지 않았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홈에서 2차전을 치르는 레알은 원정골을 넣어 조금 앞섰다. 무리뉴는 “기쁘지 않다. 하지만 슬픈 건 더욱 아니다.”라고 말했다. 레알은 첼시에 견줘 나은 편. 첼시는 나폴리 산 파울로 스타디움에서 전반 27분 후안 마타가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11분 뒤 에제키엘 라베치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 에딘손 카바니의 역전 결승골에 이어 라베치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첼시는 홈 2차전에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됐다. 마자리 감독은 “우리 팀은 나를 계속 감동시킨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008~09시즌 이후 유럽 대항전에서 홈 12경기 연속 무패(8승 4무)를 내달리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다이하드5’ 브루스 윌리스 후임은 스파르타쿠스 검투사

    ‘다이하드5’ 브루스 윌리스 후임은 스파르타쿠스 검투사

    ’다이하드’ 시리즈가 죽지않고 또 돌아온다. 특히 호주 출신의 배우 제이 코트니가 브루스 윌리스의 아들로 출연해 시리즈의 뒤를 계속 잇게 될 전망이다. 20세기 폭스사는 “오랜기간 준비해 온 다이하드 시리즈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 며 “극중 존 맥클레인 형사(브루스 윌리스 분)의 아들 잭 역으로 제이 코트니가 출연한다.”고 밝혔다. 코트니는 인기 미국드라마 ‘스파르타쿠스: 블러드 앤 샌드’에 검투사(바로 역)로 출연한 바 있는 신예 배우다. 특히 영화사 측은 연로한 윌리스의 후임으로 코트니를 염두해 두고 있어 흥행여부에 따라 ‘다이하드’ 시리즈는 ‘존 맥클레인’ 시대에서 ‘잭 맥클레인’ 시대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 개봉할 예정인 ‘다이하드5’(A Good Day To Die Hard)는 감옥에 수감된 아들을 구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가게 된 맥클레인 형사와 테러리스트와의 대결을 담고 있다. 감독은 ‘맥스 페인’ ‘에너미 라인즈’를 연출한 바 있는 존 무어가 맡았으며 촬영은 오는 4월부터 시작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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