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모스크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보호자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대출 심사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조선족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천주교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754
  • 마음 씨앗 키우면 학교 성적도 쑥쑥

    마음 씨앗 키우면 학교 성적도 쑥쑥

    인성교육진흥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오는 7월부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는 의무적으로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 법까지 만들어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구체적인 교육 방향이 나오질 않아 학부모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특히 대학입시 등과 어떤 연관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가장 많다. 인성교육 결과가 대학 입시에 반영되면 학생들의 학습 부담만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성교육에 대해 교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도 바로 이런 부분이다. 입시와 인성교육이 상반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14년 인성교육중심수업 우수사례’를 보면, 대략적인 인성교육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앞으로의 수업은 인성교육과 맞물리면서 교사 위주의 수업에서 학생 중심의 수업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우수사례로 선정된 교사들은 19일 “인성교육은 학생들의 성적과 밀접하다”고 강조했다. 수업이 교사와 학생 간 소통임을 고려할 때에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방식이 성적을 올리도록 자극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교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경기 성남 분당고의 이주원 교사는 ‘좋은 수업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면서 수업을 설계했다. 이 교사는 인성에 대해 정직, 책임, 존중, 배려, 공감, 소통, 협력 등을 핵심가치로 삼았다. 그리고 수업에서 이 가치들을 어떻게 녹여낼 수 있는지 연구했다. 이 교사는 이를 위해 학생들이 스스로 수업을 계획하고 준비하도록 했다. 학생 3명을 한 조로 만들고 맡은 단원에 대해 수업 지도안을 짜도록 했다. 이 교사는“학생들이 준비하면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발표도 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영상감독이 되겠다는 학생은 ‘모스크바 3상 회의’와 ‘한국전쟁’을 영상으로 만들어 수업했다. 삽화를 그려온 학생도 있었고 칠판에 도표를 그리면서 수업하는 학생, 시나리오를 써서 준비하는 학생도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 이 교사는 팀 중에서 재미만 강조하고 핵심교과를 빼먹은 이들의 지도안을 수차례나 고쳐 줬다. 이 교사는 “형식은 제각각이지만 교과의 핵심 내용은 모두 들어 있어야 한다”며 “학생이 스스로 하겠다고 할 때 학부모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 계속해서 지적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피드백도 중요하다. 팀당 발표를 2~3회에 걸쳐 하는데 1회 50분간의 발표가 끝나면 동료 평가가 진행되도록 했다. 동료의 지적을 받은 팀은 이를 수정해 보완해 발표를 이어갔다. 이 교사는 “학생 스스로 수업안을 만들고 발표하고 다른 학생의 발표를 평가하면서 자연스레 인성교육이 됐다”면서 “인성교육을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 교과에 녹아들도록 하니 성적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들에 대해서는 학생 참여를 늘리는 일이 우선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도록 습관을 들이는 일이 중요하다. 초등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서울 강남구 세곡동 대왕초교의 진혜선 교사는 28명의 학생을 4명씩 7개의 소규모 그룹으로 나누고 의사소통 능력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기르도록 했다. 그는 통합교과 수업의 ‘가을’ 단원에서 인성 중심 협력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말하기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우선 진 교사는 자신이 어렸을 적 가을운동회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해 주고 나서 가을과 관련된 경험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가을에 사람들이 하는 일을 파악하고 ‘가을은 ( )이다’라는 문장을 완성하는 게 학습 목표다. 가을 날씨와 생활, 가을이 되면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친구들과 협력해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집에서는 가을과 관련된 사진을 가져오는 숙제를 내줬다. 가정에서의 학습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때문에 부모의 협력도 중요하다. 진 교사는 “학부모들과 네이버 밴드 등 채팅방을 만들어 대화하는데 학부모들이 이에 참여하면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수업을 1년 동안 진행한 결과 지난해 3월 설문과 비교해 10월에 벌인 설문조사에서는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났다. 자신감 있게 말하기, 타인의 의견 경청하기, 내 의도에 대한 전달력, 타인의 말에 대한 이해력, 의사소통의 즐거움 등 5문항 모두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학생들의 성적도 교사가 그냥 가르쳤을 때 비해 30% 정도 올랐다. 진 교사는 “초등학교의 수업은 주입식 수업보다 학생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데 인성교육이 강조되면서 이런 변화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학부모들이 자녀가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돕고 관심을 보이면 효과가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터키 실종’ 김군, 시리아 번호판 승합차 택시 타고 시리아 난민촌서 내려

    ‘터키 실종’ 김군, 시리아 번호판 승합차 택시 타고 시리아 난민촌서 내려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인 킬리스에서 지난 10일 호텔을 나간 뒤 연락이 끊긴 김모(18)군이 실종 당일 호텔 앞에서 한 남성을 만나 시리아 번호판을 단 승합차(택시)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터키 현지경찰이 확보한 실종 당일 호텔 주변 등의 폐쇄회로(CC)TV 기록을 근거로 “김군이 10일 오전 8시쯤 배낭 하나를 메고 호텔을 나섰고 호텔 맞은편에 있는 모스크 앞에서 몇분간 서성거리다가 8시 25분에 남성 한 명을 만났다”면서 “그 남성이 이쪽으로 오라고 (김군에게) 손짓을 했고 8시 30분쯤 시리아 번호판을 단 검정 카니발 차량이 두 사람을 태우고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두 사람을 태운 차량은 킬리스 동쪽으로 약 25분 정도(거리로는 18㎞) 떨어진 베시리에 마을에 위치한 시리아 난민촌 주변으로 이동했고 두 사람이 하차했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차량은 시리아 사람이 운영하는 불법 택시였으며, 김군과 만난 남성이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차량에 다가와서 8시 30분쯤에 모스크 주변으로 와 달라고 그렇게 요청을 했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당국자는 “베시리에 마을에 하차한 후에는 지금까지 이 두 사람의 행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아직 국경검문소를 통과한 기록도 없다”고 밝혔다. 김군과 함께 택시를 탄 남성은 평범한 외모였으며 아랍인 또는 터키인인지 특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에 탔을 당시 주변이 어두워 CCTV상으로는 이 남성의 인상착의를 식별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군과 이 남성은 택시로 이동하는 동안 대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 노출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군과 이 남성이 탄 택시는 소액을 내고 임차한 것으로 택시 운전사는 이 남성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는 한국에서 수입된 중고차량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택시가 국산 카니발 차량이었던 것도 이런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 일행이 내린 베시리에 마을에서 국경까지는 5㎞ 정도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와 시리아 국경은 900㎞ 정도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군이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이 있다”면서 “김군이 시리아 국경 넘어서 IS에 가담했다는 구체적이고 확정적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테러범보다 ‘테러블’한 러시아 대테러 작전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테러범보다 ‘테러블’한 러시아 대테러 작전

    파리 한복판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총격 테러에 이어 벨기에에서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이 경찰과 총격전까지 벌이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서유럽 지역의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일 파리 11구에서 발생한 언론사 테러 직후 프랑스는 국립경찰과 국가헌병대, 육군과 외인부대 등 9만여 명의 대병력을 동원해 도주한 테러범들을 추격, 2명을 사살했다. 프랑수와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IS(Islamic State)에 대한 응징을 선언하고 항공모함과 전투기 출동을 지시했다. 파리 테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15일, 벨기에 경찰이 벨기에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테러 공격을 준비 중이던 테러리스트들을 급습, 총격전 끝에 2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벨기에 경찰은 전국 각지에서 추가 테러 모의가 진행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수도인 브뤼셀을 포함한 10여 개 도시에서 추가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 비이슬람권 국가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위협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이번 사건의 배후인 IS는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테러 및 군사공격 위협을 가하는 등 세계적인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IS는 한 소년이 러시아 정보기관에 포섭된 스파이 2명을 총살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들 2명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을 위해 일하는 스파이였으며, IS 요인 암살을 목적으로 투입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그동안 IS에 대해 별다른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던 러시아가 물밑에서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의미로 이제 IS에게 커다란 시련이 다가오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이판사판’ 진압작전 일반적으로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는 군이나 경찰에 편성되어 있는 것과 달리 러시아는 연방군은 물론 내무부와 연방보안국, 정보국 등에 다양한 특수부대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각각 다른 부대명을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스페츠나츠(Spetsnaz)라는 이름으로 통칭된다. 스페츠나츠에는 국방부에 소속되어 육해공군이 별도로 운용하는 독립특수여단, 해군보병정찰전대, 공수군 특수정찰연대 같이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도 있고, 러시아의 정보기관인 연방정보국(FSB)이나 해외정보국(SVR) 산하의 특수임무부대, 예를 들어 FSB 소속의 알파(Alpha), 오메가(Omega), 빔펠(Vympel), SVR 소속의 자슬론(Zaslon) 같은 부대도 있다. 국내에서는 이들 부대들이 대테러 부대로 잘못 알려졌으나, 이들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운용하는 SOG(Special Operation Group)처럼 요인 암살이나 첩보 수집 등의 임무에 동원되는 부대이며 필요에 따라 대테러 작전을 지원하는 부대이다. 공식적으로 대테러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는 내무군에 속해 있다. 러시아 각 지역에 배치된 지방 경찰청 경찰특공대 성격의 SOBR을 비롯, OMSN과 OMON이 대테러부대로 임무를 수행하는데, 테러리스트들 사이에서 이들은 세계 최악의 상대로 악명이 자자하다. 하지만 이러한 악명은 실력이 뛰어나서 생긴 것이 아니라 너무도 무지막지하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2002년 모스크바 극장 테러와 2004년 베슬란 학교 테러였다. 2002년 10월 발생한 모스크바 극장 테러 사건은 42명의 체첸반군 강경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모스크바의 한 극장을 점령하고 850여 명의 인질을 잡고 대치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체첸에 주둔 중이던 러시아군을 1주일 이내로 철수시키지 않으면 인질 전원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테러리스트들은 협상 도중 여자와 어린이, 이슬람교도 등 약 150여 명의 인질을 석방하며 러시아 정부와 협상을 시도했지만, 러시아 정부는 “인질들을 모두 풀어주면 테러리스트 전원의 안전과 귀국을 보장하겠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고, 테러리스트들은 최후통첩 시간이 지나자 인질들을 하나씩 살해하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은 극장의 환기 시스템에 수면가스를 살포하고 진입했다. 공식적으로는 ‘수면가스’였지만, 이후 밝혀진 이 가스의 정체는 마약에 가까운 향정신성 진통제인 펜타닐(Fentanyl)과 할로세인(Halothane)의 혼합물이었다. 펜타닐은 정맥 마취제이자 강력한 진통제이지만, 과도하게 흡입할 경우 구토와 무기력증, 장기 손상 등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할로세인은 2시간 안팎에 불과한 펜타닐의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가스 주입 직후 알파와 빔펠 부대원들은 방독면을 착용하고 진입한 덕분에 전사자가 없었으나, 이 가스로 인해 테러리스트는 물론 애꿎은 인질 110여 명이 질식으로 사망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진압부대는 산발적으로 저항하는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해 42명을 전원 사살했고, 이 과정에서 오인사격과 테러리스트들의 사격 등으로 20여 명의 인질이 추가로 사망했다.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 사건은 러시아 국민들에게도, 체첸반군에게도 큰 충격을 던져 주었지만, 이 사건이 끝이 아니었다. 더 끔찍한 사건은 러시아 연방 세베로오세티야 공화국의 베슬란이라는 도시에서 지난 2004년 9월 1일부터 3일간 벌어졌던 베슬란(Beslan) 학교 인질극, 일명 ‘베슬란 대학살 사건’이다. 초등학교였던 이 학교는 9월 1일 개학을 맞아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붐볐는데, 이곳을 체첸반군의 강경 이슬람 테러리스트 30여 명이 점령하고 약 1,200여 명의 어린이와 교사, 학부모들을 인질로 잡은 것이었다. 정보기관 출신으로 각종 테러에 초강경 입장을 고수해왔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즉각 가용한 모든 부대에게 출동 명령을 내렸다. 상공은 러시아군 헬기가 뒤덮었고, 학교를 둘러싸고 러시아 연방군과 내무군 병력 수천 명이 겹겹이 포위했다. 인질극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차와 장갑차까지 동원되었다. 진압작전에 나선 것은 러시아 군과 내무군 뿐만이 아니었다. 어린이들을 인질로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베슬란 시민들은 분노에 차 총과 칼, 곡괭이 등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은 다 들고 나와 학교를 에워쌌고, 저녁 무렵이 되자 무장하고 학교를 포위한 시민들의 수는 3만여 명을 넘어섰다. 군과 무장 시민이 뒤섞인 상황에서 극도의 혼란이 조성됐고, 사건 발생 3일째 되던 날 시민 가운데 일부가 학교의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발포하면서 지옥이 펼쳐졌다. 총격이 시작되자 인질 일부가 탈출하기 시작했고, 테러범들이 탈출하는 인질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이를 본 러시아군은 테러범들을 향해 장갑차에 탑재된 기관포는 물론 현장에 동원된 T-72 전차에서 125mm 고폭탄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내무군 특수부대와 FSB에서 지원 나온 알파와 빔펠 등의 진압부대가 학교로 진입해 테러리스트들과 총격전을 시작했다. 당시 전 세계로 생중계된 이 진압 작전에서 아비규환이었다. 테러리스트들은 인질들을 체육관에 감금하고 인질 주변에 부비트랩과 중화기를 설치하고 대기하고 있었는데, 진압부대가 들이닥치자 인질들에 대한 무차별 사격을 시작했다. 이후 테러리스트들은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러시아 진압부대는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사격을 퍼부으면서도 테러리스트가 인질을 겨누면 자신이 몸을 날려 총탄을 막고 여러 발의 총탄을 맞은 상태에서도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사격을 멈추지 않았다. 어떤 대원은 테러리스트가 던진 수류탄을 몸으로 덮치는가 하면 총탄을 맞으면서도 아이들을 안고 탈출시키는 대원들도 있었다. 작전 결과는 대참사였다. 인질 1,200여 명 가운데 380여 명이 희생됐고, 7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가운데 180여 명은 어린이였다. 러시아 특수부대의 몸을 사리지 않는 무자비한 돌격에 인질 모두를 살해하려했던 테러리스트들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러시아는 테러 무력 진압 직후 배후로 지목된 체첸 저항 세력에 대한 무자비한 군사 보복으로 저항세력의 거점을 초토화시켜버렸다. 베슬란 학교의 참사 이후 러시아 국민들과 테러리스트들이 분명히 알게 된 것은 러시아를 대상으로 테러를 하면 테러리스트나 인질, 진압부대 모두 다 죽는 ‘이판사판’의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었다. 이 베슬란 학교 사건 이후 체첸 반군은 다시는 러시아를 상대로 이러한 대형 테러를 벌이지 못했다. ▲해적도 예외는 없다 지난 2008년 9월, 케냐로 향하던 우크라이나 선적 MV 파이나(MV Faina)호가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되엇다. 이 배에는 러시아제 T-72 전차 33대, RPG-7 대전차 로켓과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등 약 3000만 달러어치의 무기가 실려 있었다. 해적들은 파이나호의 승무원 21명의 석방 대가로 3억 5000만 달러를 요구했다. 승무원 21명 가운데는 러시아인 4명도 있었고, 격분한 러시아는 인근에 있던 미사일 호위함 뉴스트라시미(RFS Newstrashimyy)를 현장으로 급파했다. 러시아 정부는 소말리아 정부에 파이나호를 납치한 해적들에 대한 교전권을 요구해 받아낸 뒤 무력 진압 작전을 준비했다. 러시아는 소말리아 해적 거점에 포격을 퍼붓고 특수부대를 투입해 승무원들을 구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인명 피해를 우려한 우크라이나가 해적들에게 몸값을 지불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면서 인질과 해적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2년 뒤인 2010년 5월, 소말리아 해적들은 러시아 유조선 모스코브스키 유니베르시테트(Moskovski Universitet)호를 납치했다. 러시아는 즉각 구축함과 특수부대를 투입해 구출 작전을 벌였고, 해적 1명을 사살하고 10명을 체포했다. 과거 우리나라가 삼호 쥬얼리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들을 체포해 국내 법정에 세웠듯이 체포된 해적들은 법정에 세워 재판을 받게 하고 징역형에 처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지만, 러시아는 체포된 10명의 해적을 훈방 조치했다. 대단히 인도적인 조치 같았지만, 이 ‘훈방 조치’는 대단히 잔인한 처벌이었다. 해적들은 맨몸으로 고무보트에 태워져 훈방됐다. 문제는 훈방된 장소가 해안에서 약 500km 떨어진 공해상이었다는 것이다. 작은 어선이 망망대해에서 해안을 찾아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였다. 비인도적인 조치에 대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항의했지만, 러시아는 “우리는 훈방이라는 인도적 조치를 취했지만, 국제법 어디에도 해안이나 육지에서 훈방하라는 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훈방 후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 해적들의 생사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후에도 러시아는 자국 선박 또는 자국민이 탑승한 선박을 대상으로 해적 사건이 발생할 경우 즉각 무력을 동원해 해적들을 사살하거나 해적선에 집중 사격을 퍼부어 벌집을 만들어 버리는 식으로 대응했다. 이 때문에 소말리아 해적들은 러시아 깃발이 게양된 선박은 가급적 피했다. 러시아 선박에 위해를 가하면 얼마나 잔인한 보복이 돌아오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해적들은 섣불리 건드렸다가 된서리를 맞은 경험 때문에 프랑스와 북한 선박도 공격하지 않는다. 학습 효과다. 테러리즘이나 해적 행위는 무력을 동원한 ‘공포’를 이용해 정치적·경제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테러리스트나 해적들은 위협을 가해 공포를 조성했을 때 원하는 대가가 돌아온다는 선례를 접하게 되면 학습 효과로 인해 문제가 생길 때마다 폭력을 동원한다. 즉, 협상이나 보상을 통해 테러리즘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은 현대 테러리즘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으며, 이 때문에 서방 강대국들도 점차 테러범들과 협상을 하는 것보다 진압하는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테러리즘은 정치·종교적 신념이나 생계 등 절박함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어서 일시적으로 진압한다 하더라도 테러리스트들의 가족과 동료들이 또 다시 보복에 나서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당분간 피가 피를 부르는 보복의 악순환은 쉽게 끊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글로벌 시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박경리/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 시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박경리/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전략팀장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 동상이 러시아에 세워진다. 2013년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 푸슈킨의 동상이 서울에 세워진 것을 계기로 한국 문학의 큰 봉우리인 선생의 동상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건립하기로 한 것이다. 몇 해 전 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길, 마침 2차대전 승전기념일을 맞아 궁전광장을 가득 메운 구름 같은 사람들이 ‘러시아, 러시아’를 외치며 그 물결이 넵스키 대로를 타고 끝도 없이 이어지던 광경이 떠오른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300년간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던 유서 깊은 도시다. 낙후한 제정 러시아를 유럽의 강력한 제국으로 만들려는 야망에 불탔던 표트르 대제는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고자 했다. 1703년 모스크바를 버리고 네바강 하구의 음침한 습지에 돌을 쌓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비웃었지만, 대제는 거침없이 몰아붙여 101개 섬이 500여개의 다리로 이어진 ‘북쪽의 베니스’를 탄생시켰다. 표트르 대제는 수많은 서유럽의 예술가들을 러시아로 초빙해 새로운 수도 건설에 참여시켰고 또 재능 있는 러시아 화가들을 서유럽으로 유학 보내면서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고전주의를 동시에 수용하며 독특한 러시아적인 혼합이 만들어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새로운 문화적 수도로 자리 잡았고 황실과 귀족의 상류층 문화는 빠르고 강렬한 유럽화를 경험하며 황금기를 꽃피운다. 도시 건설과정에서 수만명이 희생되어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악마의 도시’, ‘뼈 위에 세워진 도시’라고도 불렸다. 표트르 대제의 과격한 개혁 추진은 반대에 부딪혀 자신의 아들 알렉세이 황태자를 제거하는 등 많은 희생을 치렀으나 300년 후 이 아름다운 도시를 찾은 나는 한 사람의 비전이 역사를 바꾼 그 장대함에 놀라고 또 놀라니 문명의 과정은 야만적이나 문명의 결과는 아름답다고 하겠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격조 높은 예술의 향기를 풍겨 준다. 유럽의 예술가들이 파리를 동경하고 사랑하듯, 러시아의 수많은 예술가가 이 도시를 찾았고 이곳에 살며 예술혼을 불태웠다. 19세기부터 혁명 이전까지 상트에 살았던 예술가들의 리스트는 오페라, 연극, 문학, 미술, 발레 등 수많은 분야에서 도스토옙스키, 차이콥스키, 샤갈 등 화려한 이름이 줄을 잇는다. 러시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국민 작가 푸슈킨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유럽을 향한 창’이라고 표현했다. 1799년 모스크바에서 출생한 푸슈킨은 12세 때 페테르부르크 근교 ‘차르스코예 셀로’에 있는 황립 귀족 학교에 입교하여 펜싱, 승마, 수영, 지리학, 외국어 등 근대식 교육을 받으며 러시아적인 것과 외래적인 것의 절묘한 혼합을 이루는 문학 세계를 형성한다. 서정시, 영웅시, 장편소설, 평론 등 모든 장르를 섭렵한 그는 ‘예브게니 오네긴’으로 운문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발, 19세기를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로 만들었다. 한·러 수교 25주년을 맞는 올해, 상트페테르부르크 300주년 기념공원에 박경리 선생의 동상이 세워진다. 페테르부르크 대학 교내에 건립이 논의되다가 러시아 측이 더 많은 시민이 볼 수 있게 하자며 신도심에 있는 이 공원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토지’의 러시아어 번역도 진행되길 기대한다. 우리 민족의 한 많은 근현대사를 폭넓게 그려낸 박경리의 작품은 러시아인들에게 한국인의 삶에 대한 백과사전이 될 것이다. 양국 간 문화의 차이는 있으나 우리가 삶의 동일한 문제를 탐구하고 있음을 푸슈킨 공동체 러시아인들이 발견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 [기획] 北, 막강 위력 ‘최신형 수호이 전투기’ 도입할까

    [기획] 北, 막강 위력 ‘최신형 수호이 전투기’ 도입할까

    김정은이 북한군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부를 시찰한 소식이 13일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되면서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공군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정황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최신형 전투기 판매를 요청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사실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유력 일간지인 J일보는 지난 9일, 영문 기사를 통해 “북한은 지난해 11월 최룡해의 방러 기간 중 러시아에 신형 전투기인 Su-35를 판매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사실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에 무기를 판매해 왔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누구도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아 왔지만, 판매가 추진되는 품목이 Su-35라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한국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전투기를 압도하는 것은 물론, 차세대 전투기로 도입될 F-35A 전투기와도 한 판 붙어볼만한 강력한 성능의 전투기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4세대++' 전투기 Su-35S 구매 추진설 '4세대++' 또는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되는 Su-35S 플랭커(Flanker)-E 전투기는 현용 러시아 공군 주력 전투기인 Su-27 플랭커(Flanker)와 차세대 전투기인 PAK-FA T-50의 중간 단계에 있는 과도기적 전투기로 러시아 공군이 48대, 중국공군이 24대를 도입 중에 있는 최신예 전투기다.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보다 큰 덩치를 자랑하는 대형 전투기이지만, 레이더 탐지 면적은 더 작고 레이더 성능이나 속도 성능 등은 더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전투기에서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 받는 것은 바로 레이더이다. Su-35S 전투기에는 러시아가 야심차게 개발한 최신형 Irbis-E PESA(Pass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가 탑재된다. PESA 방식의 레이더는 우리 해군의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의 SPY-1D 이지스 레이더에도 적용되는 기술로 기존의 기계식 레이더가 좌우로 움직이며 레이더 전파를 쏘는 것과 달리 고정된 면에 부착된 수백~수천 개의 송수신 모듈에서 실시간으로 전파를 쏘고 반사파를 수신하기 때문에 표적 탐지와 추적 능력이 대단히 뛰어난 레이더이다. Su-35S에 탑재된 Irbis-E 레이더는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를 약 250km, KF-16를 약 150~200km 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데, 30개 표적을 동시에 추적해 이 가운데 8개의 표적에 대해 100km 밖 거리에서 R-27 등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공격을 동시에 퍼부을 수 있다. 레이더 성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러시아 공군은 이 전투기에 데이터 링크를 탑재해 간이 조기경보기로 운용하는 전술도 구사하고 있다. 기동성능 역시 대단히 뛰어나다. 이 전투기는 대형 전투기이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추력을 자랑하는 새턴(Saturn) 117S 엔진을 사용해 마하 2.3 이상의 속도로 가속할 수 있으며, 추력편향(推力偏向) 기술을 적용한 TVC(Thrust Vector Control) 노즐을 이용해 경이로운 공중 기동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항공기의 방향 전환은 날개의 플랩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Su-35S는 플랩뿐만 아니라 엔진 노즐의 분사 방향을 움직여 기체의 자세를 바꾸는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이 기술은 지난 1996년 서울에어쇼에 출품된 Su-37 전투기가 보여준 코브라 기동(Pugachev's cobra)과 같은 고난도 비행을 가능케 하는 등 근접 공중전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중국이 J-20과 J-31 등 스텔스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수년째 Su-35S 전투기를 도입하기 위한 협상에 매달리는 것은 이 전투기에 탑재된 Irbis-E 레이더와 117S 엔진 기술을 복제해 자신들의 전투기에 탑재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정설일 정도로 Su-35S의 성능은 막강 그 자체이다. -북한, 왜 Su-35S를 원하나 최근 국방부가 발간한 '2014 국방백서'를 보면 북한의 전투기 보유 숫자는 820여 대 가량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자폭용 또는 미끼용으로 개조된 MIG-15와 MIG-17 등을 모두 포함한 숫자이기 때문에 실제 전투기 보유 숫자는 500여 대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실질적으로 공중 전투가 가능한 기체는 MIG-19 전투기 100여 대, MIG-21와 MIG-21의 중국제 복제판인 J-7 전투기 200여 대, MIG-23 전투기 56대, MIG-29A 전투기 20여 대 등 370여 대와 공격기인 Su-25 34대 등 400여 대 수준이다. 과거 한국공군의 수적 주력이 F-5 계열이던 시기에는 이 정도 전력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볼 만했지만 1990년대 이후 한국이 KF-16과 F-15K 등 신형 전투기를 도입하면서 점차 열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열세에 몰리던 시점에 북한은 신형 전투기를 도입할 수 없었다. 경제 위기에 몰려 있던 러시아가 한국으로부터 경협차관을 받던 시기였고, 한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던 역시 북한을 대놓고 도울 형편이 되지 못했으며, 이 시기에 북한은 김일성이 사망하고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던 극심한 경제난과 식량난 속에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에 신형 전투기 도입은 어불성설이었다. 1998년부터 국민의 정부가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작한 대북 현물 지원을 통해 외화 수급이 이루어지자 북한이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 전투기 수입이었다. 그러나 매년 수 억 달러씩 들어오는 외화로는 대당 수 천만 달러를 호가하는 신형 전투기 구입이 어려웠고, 북한은 급한 대로 중고 전투기 도입을 모색했고, 50여 대의 전투기를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사실은 1999년 8월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천용택 당시 국정원장은 북한이 1998년 말 5억 달러를 들여 MIG-29 전투기 10여 대를 부품 도입 생산했으며, 1999년 전반기에 카자흐스탄에 4,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MIG-21bis 전투기 40대를 도입했다고 보고하면서 확인됐다. 그러나 1999년 이후 북한은 외국으로부터 신형 전투기를 도입하지 못했다. 핵개발 문제로 인해 UN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심해지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 전투기 수출국들이 대북 전투기 수출을 꺼렸기 때문이다. 전투기 노후화가 극심해지자 북한은 해외에서 밀수를 통해 부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겨우 공군력을 유지해 나갔으나 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2001년과 2008년에는 중국에 FC-1 전투기를 판매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2010년 5월에는 북경을 방문한 김정일이 후진타오 주석에게 중국의 최신형 전투기 J-10 제공을 요청했지만 이 역시 거절당했다. 2011년에는 리병철 공군사령관과 주규창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군수공장 밀집지역인 자강도의 박도춘 책임비서 등을 모두 데리고 수호이 공장을 찾아 전투기 판매를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최고 존엄’이 외국에 가서 구걸하다가 망신만 톡톡히 당하고 돌아온 것이다. -김정은, 신형 전투기 도입 능력 있나 김정은 집권 이후 한동안 ‘구걸’에 나서지 않았던 북한이 러시아에 신형 전투기 판매를 요청한 것은 최근 변화하고 있는 국제 정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시작된 러시아와 서방 세계의 갈등으로 인해 국제 사회의 대북 봉쇄 공조에 틈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UN 등 국제사회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사드 정권 등 독재정권에 꾸준히 무기를 공급해 왔고, 최근에는 서방과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자신들도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등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대북 제재에 참여할만한 명분이 옅어졌다. 특히 루블화 가치 폭락에 따라 러시아제 무기를 그 어느 때보다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만큼 북한으로서는 이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이른바 ‘실세 3인방’이라고 불리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특사로 모스크바에 보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를 방문한 최룡해 비서는 연해주 콤소몰스크아무레(Komsomolsk-on-Amur)에 있는 가가린(Gagarin) 항공기 공장을 방문해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는 러시아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PAK-FA T-50 전투기 판매를 요청했다. 러시아가 이 요청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아직 자국 공군에도 실전 배치가 되지 않은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를 북한에 판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거부되었을 것이고, 꿩 대신 닭으로 Su-35 판매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Su-35S 판매 보도가 나오자마자 러시아의 한 군사전문가는 즉각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세계무기무역분석센터(Center for Analysis of World Arms Trade)의 이고르 코로첸코(Igor Korotchenko) 센터장이 현지 리아 노보스티(Ria Novosti)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Su-35S 판매 협상이 진행 중인 나라는 중국뿐이며, 중국과 북한의 경제와 재정 능력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북한의 Su-35 도입 협상설은 사실무근”이라면서 “이 같은 정보는 북한을 전쟁만 생각하는 국가로 만들어 악마화하기 위한 음모”라고 주장하고 나온 것이다. 서방 언론이 자주 인용하는 러시아의 유력 군사전문가인 코로첸코는 러시아 국방장관의 정책자문위원이자 군사전문지 편집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는데, 강한 반서방 성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NATO가 반발하며 국경 경비를 강화하자 “미국과 NATO가 러시아를 위협해 냉전시대로 회귀하려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러시아가 분쟁국 및 독재 정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늘리고 있다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의 2014년 보고서에 대해서는 “문제는 러시아가 아니라 서방국가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도발 사건에서는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하다가 국제공동조사단이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짓자 “천안함 공격은 한국과 미국의 압박에 대한 북한의 신중한 대응”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즉, 코로첸코의 주장은 “북한은 전쟁만 생각하는 나쁜 나라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북한을 옹호하고 변호하기 위해 나온 것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지며, 이 보도가 나오기 이전에도 북한은 신형 전투기 도입을 위해 여러 차례 문을 두드린 바 있기 때문에 전투기 판매 요청 의사가 없었다면 굳이 권력서열 3위의 거물급 인사를 극동지역의 전투기 공장까지 보낼 이유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북한의 Su-35S 도입 추진설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최룡해가 이미 전투기 생산 공장을 다녀갔고, 러시아는 오는 5월, 전승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김정은을 초청한 바 있어 방러 일정을 타진하고 있는 김정은이 모스크바에서 직접 전투기 구매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북한이 이 같은 전투기를 구매할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코로첸코는 북한이 결제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북한은 Su-35S 전투기를 구매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신창훈, 고명현 연구위원이 지난해 12월 21일 워싱턴에서 발표한 'UN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표 이후의 북한 인권'(Beyond The UN COI Report on Human Rights in DPRK) 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에 2만명, 중국에 1만 9000명 등 5만 명 이상의 근로자를 16개국에 보내 매년 23억 달러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ongress Research Service) 보고서와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 연구원은 북한이 마약 수출로 매년 평균 10억 달러 가량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지적했고, 최근 김정은이 공을 들이고 있는 관광산업 역시 중국 관광객 확대에 힘입어 북한정권의 달러 조달에 힘을 보태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서 매년 벌어들이는 달러의 절반, 혹은 마약 수출이나 관광산업으로 매년 벌어들이는 달러만큼만 쓰더라도 Su-35S 전투기 10대를 구입할 수 있다. 즉, 북한은 신형 전투기를 도입할 수 있는 충분한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다. 돈만 주면 못 팔 것이 없는 러시아, 신형 전투기가 다급한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Su-35S 전투기 도입은 한미연합군 입장에서는 반드시 막아야 하는 문제다. 소량만 보유하더라도 북한의 방공 능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 물밑에서 치열한 외교전, 정보전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김정은은 한미 양국의 견제를 뚫고 Su-35S라는 위험한 장난감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 네트워크)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최신형 수호이 전투기’ 도입하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최신형 수호이 전투기’ 도입하나

    -한국군 보유 모든 전투기 압도하는 성능 김정은이 북한군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부를 시찰한 소식이 13일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되면서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공군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정황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최신형 전투기 판매를 요청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사실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유력 일간지인 J일보는 지난 9일, 영문 기사를 통해 “북한은 지난해 11월 최룡해의 방러 기간 중 러시아에 신형 전투기인 Su-35를 판매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사실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에 무기를 판매해 왔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누구도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아 왔지만, 판매가 추진되는 품목이 Su-35라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한국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전투기를 압도하는 것은 물론, 차세대 전투기로 도입될 F-35A 전투기와도 한 판 붙어볼만한 강력한 성능의 전투기이기 때문이다. -'4세대++ 전투기' Su-35S '4세대++' 또는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되는 Su-35S 플랭커(Flanker)-E 전투기는 현용 러시아 공군 주력 전투기인 Su-27 플랭커(Flanker)와 차세대 전투기인 PAK-FA T-50의 중간 단계에 있는 과도기적 전투기로 러시아 공군이 48대, 중국공군이 24대를 도입 중에 있는 최신예 전투기다.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보다 큰 덩치를 자랑하는 대형 전투기이지만, 레이더 탐지 면적은 더 작고 레이더 성능이나 속도 성능 등은 더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전투기에서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 받는 것은 바로 레이더이다. Su-35S 전투기에는 러시아가 야심차게 개발한 최신형 Irbis-E PESA(Pass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가 탑재된다. PESA 방식의 레이더는 우리 해군의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의 SPY-1D 이지스 레이더에도 적용되는 기술로 기존의 기계식 레이더가 좌우로 움직이며 레이더 전파를 쏘는 것과 달리 고정된 면에 부착된 수백~수천 개의 송수신 모듈에서 실시간으로 전파를 쏘고 반사파를 수신하기 때문에 표적 탐지와 추적 능력이 대단히 뛰어난 레이더이다. Su-35S에 탑재된 Irbis-E 레이더는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를 약 250km, KF-16를 약 150~200km 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데, 30개 표적을 동시에 추적해 이 가운데 8개의 표적에 대해 100km 밖 거리에서 R-27 등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공격을 동시에 퍼부을 수 있다. 레이더 성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러시아 공군은 이 전투기에 데이터 링크를 탑재해 간이 조기경보기로 운용하는 전술도 구사하고 있다. 기동성능 역시 대단히 뛰어나다. 이 전투기는 대형 전투기이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추력을 자랑하는 새턴(Saturn) 117S 엔진을 사용해 마하 2.3 이상의 속도로 가속할 수 있으며, 추력편향(推力偏向) 기술을 적용한 TVC(Thrust Vector Control) 노즐을 이용해 경이로운 공중 기동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항공기의 방향 전환은 날개의 플랩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Su-35S는 플랩뿐만 아니라 엔진 노즐의 분사 방향을 움직여 기체의 자세를 바꾸는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이 기술은 지난 1996년 서울에어쇼에 출품된 Su-37 전투기가 보여준 코브라 기동(Pugachev's cobra)과 같은 고난도 비행을 가능케 하는 등 근접 공중전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중국이 J-20과 J-31 등 스텔스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수년째 Su-35S 전투기를 도입하기 위한 협상에 매달리는 것은 이 전투기에 탑재된 Irbis-E 레이더와 117S 엔진 기술을 복제해 자신들의 전투기에 탑재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정설일 정도로 Su-35S의 성능은 막강 그 자체이다. -북한, 왜 Su-35S를 원하나 최근 국방부가 발간한 '2014 국방백서'를 보면 북한의 전투기 보유 숫자는 820여 대 가량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자폭용 또는 미끼용으로 개조된 MIG-15와 MIG-17 등을 모두 포함한 숫자이기 때문에 실제 전투기 보유 숫자는 500여 대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실질적으로 공중 전투가 가능한 기체는 MIG-19 전투기 100여 대, MIG-21와 MIG-21의 중국제 복제판인 J-7 전투기 200여 대, MIG-23 전투기 56대, MIG-29A 전투기 20여 대 등 370여 대와 공격기인 Su-25 34대 등 400여 대 수준이다. 과거 한국공군의 수적 주력이 F-5 계열이던 시기에는 이 정도 전력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볼 만했지만 1990년대 이후 한국이 KF-16과 F-15K 등 신형 전투기를 도입하면서 점차 열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열세에 몰리던 시점에 북한은 신형 전투기를 도입할 수 없었다. 경제 위기에 몰려 있던 러시아가 한국으로부터 경협차관을 받던 시기였고, 한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던 역시 북한을 대놓고 도울 형편이 되지 못했으며, 이 시기에 북한은 김일성이 사망하고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던 극심한 경제난과 식량난 속에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에 신형 전투기 도입은 어불성설이었다. 1998년부터 국민의 정부가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작한 대북 현물 지원을 통해 외화 수급이 이루어지자 북한이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 전투기 수입이었다. 그러나 매년 수 억 달러씩 들어오는 외화로는 대당 수 천만 달러를 호가하는 신형 전투기 구입이 어려웠고, 북한은 급한 대로 중고 전투기 도입을 모색했고, 50여 대의 전투기를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사실은 1999년 8월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천용택 당시 국정원장은 북한이 1998년 말 5억 달러를 들여 MIG-29 전투기 10여 대를 부품 도입 생산했으며, 1999년 전반기에 카자흐스탄에 4,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MIG-21bis 전투기 40대를 도입했다고 보고하면서 확인됐다. 그러나 1999년 이후 북한은 외국으로부터 신형 전투기를 도입하지 못했다. 핵개발 문제로 인해 UN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심해지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 전투기 수출국들이 대북 전투기 수출을 꺼렸기 때문이다. 전투기 노후화가 극심해지자 북한은 해외에서 밀수를 통해 부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겨우 공군력을 유지해 나갔으나 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2001년과 2008년에는 중국에 FC-1 전투기를 판매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2010년 5월에는 북경을 방문한 김정일이 후진타오 주석에게 중국의 최신형 전투기 J-10 제공을 요청했지만 이 역시 거절당했다. 2011년에는 리병철 공군사령관과 주규창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군수공장 밀집지역인 자강도의 박도춘 책임비서 등을 모두 데리고 수호이 공장을 찾아 전투기 판매를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최고 존엄’이 외국에 가서 구걸하다가 망신만 톡톡히 당하고 돌아온 것이다. -김정은, 신형 전투기 도입 능력 있나 김정은 집권 이후 한동안 ‘구걸’에 나서지 않았던 북한이 러시아에 신형 전투기 판매를 요청한 것은 최근 변화하고 있는 국제 정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시작된 러시아와 서방 세계의 갈등으로 인해 국제 사회의 대북 봉쇄 공조에 틈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UN 등 국제사회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사드 정권 등 독재정권에 꾸준히 무기를 공급해 왔고, 최근에는 서방과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자신들도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등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대북 제재에 참여할만한 명분이 옅어졌다. 특히 루블화 가치 폭락에 따라 러시아제 무기를 그 어느 때보다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만큼 북한으로서는 이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이른바 ‘실세 3인방’이라고 불리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특사로 모스크바에 보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를 방문한 최룡해 비서는 연해주 콤소몰스크아무레(Komsomolsk-on-Amur)에 있는 가가린(Gagarin) 항공기 공장을 방문해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는 러시아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PAK-FA T-50 전투기 판매를 요청했다. 러시아가 이 요청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아직 자국 공군에도 실전 배치가 되지 않은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를 북한에 판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거부되었을 것이고, 꿩 대신 닭으로 Su-35 판매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Su-35S 판매 보도가 나오자마자 러시아의 한 군사전문가는 즉각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세계무기무역분석센터(Center for Analysis of World Arms Trade)의 이고르 코로첸코(Igor Korotchenko) 센터장이 현지 리아 노보스티(Ria Novosti)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Su-35S 판매 협상이 진행 중인 나라는 중국뿐이며, 중국과 북한의 경제와 재정 능력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북한의 Su-35 도입 협상설은 사실무근”이라면서 “이 같은 정보는 북한을 전쟁만 생각하는 국가로 만들어 악마화하기 위한 음모”라고 주장하고 나온 것이다. 서방 언론이 자주 인용하는 러시아의 유력 군사전문가인 코로첸코는 러시아 국방장관의 정책자문위원이자 군사전문지 편집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는데, 강한 반서방 성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NATO가 반발하며 국경 경비를 강화하자 “미국과 NATO가 러시아를 위협해 냉전시대로 회귀하려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러시아가 분쟁국 및 독재 정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늘리고 있다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의 2014년 보고서에 대해서는 “문제는 러시아가 아니라 서방국가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도발 사건에서는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하다가 국제공동조사단이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짓자 “천안함 공격은 한국과 미국의 압박에 대한 북한의 신중한 대응”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즉, 코로첸코의 주장은 “북한은 전쟁만 생각하는 나쁜 나라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북한을 옹호하고 변호하기 위해 나온 것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지며, 이 보도가 나오기 이전에도 북한은 신형 전투기 도입을 위해 여러 차례 문을 두드린 바 있기 때문에 전투기 판매 요청 의사가 없었다면 굳이 권력서열 3위의 거물급 인사를 극동지역의 전투기 공장까지 보낼 이유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북한의 Su-35S 도입 추진설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최룡해가 이미 전투기 생산 공장을 다녀갔고, 러시아는 오는 5월, 전승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김정은을 초청한 바 있어 방러 일정을 타진하고 있는 김정은이 모스크바에서 직접 전투기 구매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북한이 이 같은 전투기를 구매할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코로첸코는 북한이 결제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북한은 Su-35S 전투기를 구매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신창훈, 고명현 연구위원이 지난해 12월 21일 워싱턴에서 발표한 'UN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표 이후의 북한 인권'(Beyond The UN COI Report on Human Rights in DPRK) 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에 2만명, 중국에 1만 9000명 등 5만 명 이상의 근로자를 16개국에 보내 매년 23억 달러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ongress Research Service) 보고서와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 연구원은 북한이 마약 수출로 매년 평균 10억 달러 가량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지적했고, 최근 김정은이 공을 들이고 있는 관광산업 역시 중국 관광객 확대에 힘입어 북한정권의 달러 조달에 힘을 보태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서 매년 벌어들이는 달러의 절반, 혹은 마약 수출이나 관광산업으로 매년 벌어들이는 달러만큼만 쓰더라도 Su-35S 전투기 10대를 구입할 수 있다. 즉, 북한은 신형 전투기를 도입할 수 있는 충분한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다. 돈만 주면 못 팔 것이 없는 러시아, 신형 전투기가 다급한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Su-35S 전투기 도입은 한미연합군 입장에서는 반드시 막아야 하는 문제다. 소량만 보유하더라도 북한의 방공 능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 물밑에서 치열한 외교전, 정보전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김정은은 한미 양국의 견제를 뚫고 Su-35S라는 위험한 장난감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 네트워크)
  • [세계의 창] ‘파리 테러’ 계기로 본 유럽의 이슬라모포비아 원인과 해법

    [세계의 창] ‘파리 테러’ 계기로 본 유럽의 이슬라모포비아 원인과 해법

    유럽이 극단적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공포증 혹은 혐오증)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톨레랑스(관용)의 나라’로 유명한 프랑스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연쇄 테러로 이 같은 분위기에 휩쓸렸고, 독일과 스웨덴 등 유럽 곳곳에서도 경제난과 맞물린 반이슬람 정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제 유럽에서 히잡이나 부르카 등 이슬람 전통 복장의 착용은 증오 범죄를 감내해야 할 만큼 담대한 행동이 됐다. ‘문명의 충돌’에 비견할 만한 이 끝없는 악순환의 원인은 무엇일까. 교조적 해석에 치중하는 일부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무슬림에게만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서방의 횡포일 수 있다. 화해와 용서란 가치를 찾기 위해 유럽의 무슬림은 대체 누구이며, 이슬라모포비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살펴봤다. 지난 7일(현지시간)은 유럽의 무슬림에게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날이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무슬림 급진주의자들의 테러 소식에 프랑스 무슬림들의 블로그인 ‘알칸츠’에는 “누가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느냐”는 글이 봇물을 이뤘다. 사회적 차별과 극우파의 발호에 숨죽이며 살아온 무슬림들은 ‘악의 축’으로 굳어져 버린 자신들의 모습에 좌절했다. 같은 날 프랑스에선 이슬람 대통령이 탄생한다는 도발적 소설이 예정대로 출간됐다. 이 책은 출간과 함께 유럽 각국의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목록을 점령했다. 인기 작가 미셸 우엘베크(56)의 정치소설 ‘복종’(Soumission)이다. 단박에 유럽을 술렁이게 하며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슬라모포비아로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소설은 극우 국민전선(FN)과 프랑스 최초의 이슬람정당 후보 간 결선투표가 벌어진 2022년 프랑스 대선을 배경으로 삼았다. 비록 가상의 이야기지만 온건한 이미지를 가진 이슬람주의자 후보의 당선이 프랑스에 일부다처제의 부활 등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온다는 내용이 담겼다. 극우 정권의 등장을 우려한 유권자의 선택이 오히려 무슬림 개종자의 급증과 여권(女權)의 악화, 표현의 자유 억압 등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경고’가 대다수 유럽인을 자극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각국이 느껴 온 이슬람에 대한 두려움을 정확하게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유럽의 이슬라모포비아는 해묵은 이야기다. 이슬람에 대한 유럽인들의 부정적 정서는 역사를 거슬러 11세기 십자군 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거의 100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회교도에 대한 유럽의 반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외려 반이슬람 유전자가 다문화사회에서 다시 활력을 얻은 듯 보인다. 냉전이 막을 내리며 이슬람은 서구의 공동의 적으로 떠올랐다. 알카에다가 저지른 ‘9·11 테러’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이 같은 분위기에 불을 댕겼다. 알카에다에 이은 이슬람국가(IS)의 부상과 테러의 확산, 이들의 서방 인질 참수는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는 동시에 증오를 확산시켰다. 잇따른 토종 무슬림 주도의 테러에 유럽 사회는 당황한 듯 보인다. 관용의 정신을 무슬림이 테러로 갚았다는 배신감도 상당하다. 반면 대학을 나와도 이렇다 할 직업조차 얻지 못하는 유럽의 무슬림 2세들은 과격한 무슬림운동에 경도되고 있다. 소외감과 울분 탓이다. 부모 세대는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의 벽을 감내하고 살았지만, 자식 세대는 억눌린 분노를 표출하며 테러단체에 가입하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무슬림 테러단체가 대학 캠퍼스에서 대학생들을 포섭하고 있다”고 수년 전부터 경고해 왔다. 무슬림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으로 대거 이주했다. 전후 경제 재건에 나선 유럽 사회는 저임금 이주노동자가 필요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유럽의 무슬림 이주민들은 끼리끼리 모여 살았다. 주류 사회에 낄 수 없었지만 처음부터 자신들의 문화와 삶을 포기할 생각도 없었다. 출신에 따라 나라별로 거주 형태를 달리해 프랑스에는 알제리 출신, 스페인에는 모로코 출신, 독일에는 터키 출신, 영국에는 파키스탄 출신들이 군락을 이뤘다. 인구조사 때 종교를 따로 파악하지 않는 유럽에서는 무슬림 인구에 관한 정확한 통계치를 찾기 어렵다. 다만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유럽의 무슬림은 200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럽 전체 인구의 4~5% 선으로, 미국의 무슬림 인구 비율(0.8%)에 비해 위협적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에선 500만~600만명 선으로 7.5~8%를 차지하며 영국과 독일에서도 5%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런던은 ‘런더니스탄’(런던과 이슬람국가의 어미인 스탄의 합성어)이란 소리를 듣고 있다. 2020년쯤에는 유럽의 무슬림이 지금보다 2배가량 늘 것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내다봤다. 10년 전인 2005년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유럽의 성난 무슬림’이란 기사를 실었다. “유럽의 무슬림 인구 증가는 자생적 테러조직의 발호에 따라 새로운 안보 위협이 될 것”이란 경고였다. 이는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2004년 190명의 목숨을 앗아 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의 주범들은 모로코계 스페인 주민이었고, 2005년 7·7 런던 테러의 주동자도 파키스탄계 이민 2~3세대였다. 지난달 20일 프랑스 주레투르에서 일어난 흉기 테러 이후 최근 샤를리 에브도 사태도 마찬가지다. 반작용으로 유럽인들의 증오 범죄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스웨덴에선 지난 연말 불과 일주일 새 세 차례나 모스크(이슬람사원) 방화 사건이 일어났다. 프랑스 르 피가로는 “경기 침체 이후 일자리를 잃은 유럽 원주민들이 자국에 들어와 일하고 복지 혜택까지 챙기는 무슬림들을 더 미워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독일의 ‘페기다’(PEGIDA)는 아예 이슬람문화의 서방 침투를 경계하며 출범했다.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의 약자인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1만명 규모의 반이슬람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이제 유럽 사회를 규정하는 두 가지 현상은 다문화주의와 반이슬람주의로 요약된다. 이탈리아의 전설적 여류 언론인 오리아나 팔라치는 저서 ‘이성의 힘’에서 “유럽이 이슬람의 한 식민지가 돼 가고 있다”고 주장했고, 중동 전문 칼럼니스트인 대니얼 파이프스도 기독교 쇠퇴와 원주민의 출산율 저하를 유럽 내 이슬람 세력의 확장 원인으로 꼽았다. 책임을 이슬람에게만 지울 수 있을까. 냉전 붕괴 이후 무슬림과 서방의 충돌을 다룬 새뮤얼 헌팅턴의 저서 ‘문명의 충돌’(1993)이 서방의 이슬람권 분쟁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비판받는 대목은 되새겨 볼 만하다. 프랑스 언론들은 “가장 많은 무슬림이 사는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지하디스트가 배출됐다”며 정부의 무능을 지적한다. 사회 통합의 의지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무의식에 깔린 유럽인들의 반이슬람 정서에는 우익 보수 정치인들의 발언 못지않게 언론의 책임도 커 보인다. 2006년 덴마크 신문에 실린 무함마드 풍자만화 사건이 대표적이다. 부르카를 쓴 두 여성과 무함마드가 등장하는 만화에서 이슬람은 여성 억압과 테러의 상징으로 규정됐다. 나치 통치를 경험한 독일에서조차 이슬람에 대한 비판은 당연시된다. 유대인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터부시되는 것과 딴판이다. 언론 자유를 내세우며 앞다퉈 이슬람 비꼬기가 이뤄진 유럽 신문들에서 ‘명예살인’ ‘사회적응 거부’ 등 부정적 이미지는 곧 무슬림을 통칭한다. 이는 샤를리 에브도의 최근 풍자만화로 그 흐름이 이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무함마드 조롱으로 테러의 빌미를 제공한 샤를리 에브도는 테러 직전 최신호(1월 7일자) 표지 만평인 ‘마법사 우엘베크의 예언’을 통해 이슬라모포비아를 비판했다. 날 선 이성이야말로 이슬라모포비아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해외여행 | 황하가 편애한 땅 닝샤寧夏

    해외여행 | 황하가 편애한 땅 닝샤寧夏

    중국에 이런 말이 있다. ‘천하황하부녕하天下黃河富寧夏’. ‘천하의 황하黃河가 닝샤寧夏에 복을 준다’는 뜻이다. 백 가지 해를 끼친다는 황하가 닝샤에서 그 도도함을 내려놓고 온순해졌으니, 그 물줄기가 빚어낸 운치는 필경 황하가 감춰둔 속살이 분명하다. 닝샤를 여행하기 전 중국을 여행하려면 관광비자를 준비해야 한다. 단체비자의 경우 5명 이상이 모여야 신청 가능하다. 닝샤의 연평균 기온은 11℃로 우리나라보다 낮고 건조한 편이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옷을 잘 준비해야 한다. 단벌보다는 입고 벗기 쉽게 겹쳐 입도록 챙기는 게 요령이다. 5~10월 초가 푸른 초원을 볼 수 있어 여행 적기다. 닝샤에서 흔히 접할 수 있고 유명한 음식은 양고기 요리다. 찜이나 탕보다는 바비큐가 우리 입맛에 맞다. 황하를 비롯해 호수가 많아 잉어 등 민물고기 요리도 다양하다. 한국식당과 커피전문점은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에 입맛이 걱정된다면 밑반찬과 개인 기호식품을 챙기면 좋겠다. 인촨공항은 규모가 작아 면세점이 한 곳뿐이고 술과 담배만 판매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인촨銀川 은빛 물의 도시 북으로는 네이멍구자치구, 남으로는 간쑤성에 접해 있으며 5,463km의 황하가 관통하는 서북부 내륙. 그곳에 닝샤寧夏, 정확히는 닝샤후이족자치구가 있다. 닝샤는 사막으로 둘러싸인 일종의 분지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다. 연간 일조량은 3,000시간이지만 그에 비해 강우량은 200mm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중국에서 가장 많은 밀이 이곳에서 생산되고 옥수수와 쌀, 수박 등 농산물이 풍부하다. 이 땅이 이토록 비옥한 이유는 황하가 마르지 않는 물을 공급해 주고 몽골로부터 불어오는 모래바람과 추위를 허란산맥이 막아 주기 때문이다. 황토고원과 산이 대부분인 남부에 비해 황하가 접한 닝샤 중·북부는 비옥한 닝샤평원을 끼고서 도시들이 몰려 있다. 닝샤의 성도인 인촨銀川도 이곳에 자리한다. 영상 4도. 10월의 마지막을 며칠 앞둔 인촨의 아침은 쌀쌀했다. 황사의 발원지라는 서북부 내륙답지 않게 공기가 맑다. “인촨에서는 ‘아침에는 솜옷을 입고, 점심때는 견사를 입고, 저녁에는 화로에 앉아 수박을 먹는다’는 재미있는 말이 있어요.” 가이드 안룡씨는 15도 이상 벌어지는 인촨의 일교차를 이리 설명한다. 따갑게 햇볕이 내리쬘 때면 그 말이 내내 떠올랐다. 인촨에는 크고 작은 호수가 72개다. 덕분에 안개도 잦다. 인촨이라는 이름도 ‘햇살에 하천이 은빛으로 빛난다’ 해서 붙여졌다. 인촨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40km 거리 사호沙湖로 향했다. 전통 배 형상의 유람선을 타고 안개 낀 습지를 가로질러 닿은 곳은 모래섬. ‘푹푹’ 모래를 밟고 올라 한숨 고르고 뒤를 돌아보면 언덕 아래로 갈대 호수가 장쾌하다. 전체 80km2의 방대한 사호의 중심에 선 이 모래섬은 텅그리 사막으로부터 날아온 모래가 호수 주변에 쌓이면서 시작됐다. 호수는 원래 양어장이었는데 황하가 범람하면서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1989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봄이면 흑고니 등 200여 종의 철새들이 이곳을 찾는다니, ‘변방의 강남’이라는 별칭으로 낭만을 부추길 만하다. 56개의 소수민족이 인구의 60~70%를 차지하는 중국에는 소수민족자치구가 5개다. 몽골족의 네이멍구자치구, 장족의 광시장족자치구, 티베트족의 시짱자치구, 중앙아시아 투르크계 민족인 신장웨이우얼자치구, 그리고 중국계 무슬림 민족인 닝샤후이족자치구다. 사실 닝샤후이족의 분포는 34%, 약 200만명이다. 8세기 용병으로 중국에 왔던 페르시아와 아랍의 병사와 상인들이 조상이다. 한족과의 혼혈정책으로 지금은 중국화된 상태지만 후이족들은 지금도 그들만의 전통문화를 지켜 간다. 박물관, 사원, 민속촌, 공연장, 식당 등 중화회향문화원 내에서는 그 문화의 일단을 이해할 수 있다. 타지마할을 본뜬 입구를 들어서 광장을 지나면 황금빛 모스크와 마주친다. 중국에서 가장 큰 이슬람 사원이다. 아라베스크 문양이 화려한 내부는 사뭇 경건하다. 후이족을 상징하는 ‘회回’자 형태로 지어진 박물관 안에는 관련 문화유물이 전시돼 있는데, 그중 금박을 입힌 코란은 국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지난 9월27일,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장셴량張賢亮이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보도를 접했다. 지병이 악화돼 인촨에서 숨졌다고 했다. 19세 때 쓴 서정시 ‘대풍가’ 때문에 반혁명죄로 지목돼 22년을 노동수용소에서 보냈고 1979년, 명예회복 이후 써 낸 작품들로 중국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우리나라에도 번역됐던 그의 자전적 장편소설 <남자의 반은 여자 1985>는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당시 중국에서 금기시된 주제를 다뤄 화제가 됐었다. 근교에 자리한 전베이푸鎭北堡영화촬영장. 닝샤서부영화세트장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을 만든 이가 바로 장셴량이다. 전베이푸는 변방을 지키는 보루였다. 사병들이 주둔하고 그 가족들과 농민이 거주했다. 장센량은 자신의 소설이 영화로 각색되면서 영화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폐허가 된 옛 성터를 1992년 촬영장으로 개발했다. <붉은 수수밭>, <목마인>, <신용문객잔> 등 총 70여 편의 중국과 홍콩 영화 및 드라마가 이곳에서 제작됐다. ‘중국전영종저리주향세계中國電影從這里走向世界.’ 중국 영화가 이곳에서부터 세계로 진출한다는 입구 현판이 이곳의 영향력을 입증해 준다. 방대한 규모의 촬영장을 다 둘러보고 나니 2시간이 훌쩍 지났다. 고대문명의 흔적들 실크로드를 장악했던 고대 왕조는 한나라와 당나라뿐만이 아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천년 전에 세워졌던 서하왕조(1038~1227년)는 쓰촨에서 살던 유목민 탕구트족이 토번족에 밀려 간쑤성 일대에 정착하면서 시작됐다. 당나라 말기 독립된 지방 세력으로 성장한 탕구트족은 1028년에 족장이었던 이원호李元昊가 간쑤성을 평정하고 중국 최초의 왕조인 하나라를 계승한다는 뜻에서 대하大夏라 이름 지어 스스로를 제왕으로 명했다. 하지만 송나라는 대하를 고대 하夏나라와 구분 짓고 송나라의 영토 서쪽에 있다 해서 ‘서하西夏’라고 불렀다. 서하는 그 영토가 한반도의 다섯 배에 달했다. 동쪽으로는 송나라를 압박하고 서쪽으로는 서역으로 가는 통로인 하서주랑河西走廊을 지배해 실크로드의 무역권을 장악했다. 역사는 길지 못했다. 1227년 칭기즈칸은 중국 정벌의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서하를 침략했다. 잔혹한 이민족 말살정책에 의해 사료도 없이 그야말로 ‘미지의 제국’으로 남은 서하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80년대 구 소련의 역사학자들에 의해서다. 서하의 흔적이 남은 서하릉西夏陵으로 향했다. 능으로 가는 길은 하란산의 능선이 끝없이 동행한다. 입구부터 서하문자가 눈에 띈다. 한자보다 더 복잡하다. 6,000자로 창제된 서하문자는 티베트-미얀마 계통 언어로 알려져 있는데 획수가 40획을 넘기도 한다. 서하문자는 왕조가 멸망한 이후에도 16세기 초까지 사용됐다. 하란산 동쪽 기슭, 지는 해를 등지고 선 능은 신비로웠다. 총 53km2의 서하릉에는 9개의 제왕릉과 귀족들의 무덤인 253기의 순장묘가 있다. 제왕릉은 북두칠성 모양으로 구성됐고, 순장묘도 별자리 형태로 만들어졌다. 궐대, 월성, 내성, 남문 등 다양한 구조물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흔히 ‘태릉’이라 불리는 3호 왕릉, 바로 이원호의 묘다. 정확히는 지름 36m, 높이 24m의 모래 벽돌로 쌓아올린 능탑陵塔이다. 서하릉에서는 지금껏 200점의 건축 장식물과 문화재 등이 출토되고, 왕릉은 최근 6기까지 발굴됐지만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는 것은 이 태릉뿐이다. 서하는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를 국교로 숭상했다. 승려를 교육하고 배출시키는 관청을 설치하고 사찰을 건립했다고 전해지는데, 청동협시市에서 그 종교문화의 흔적을 만날 수 있었다. 108청동탑一百零八塔은 청동협시 입구의 서쪽 산기슭에 선 거대한 탑군이다. 서하 중·말기 때 라마교 양식으로 축조된 탑은 백팔번뇌를 상징하는 108개의 탑이 거대한 삼각형 모양을 이룬다. 맨 꼭대기 3.5m 높이의 탑을 시작으로 아래로 2.5m의 탑들이 3, 3, 5, 5, 7, 9, 11, 13, 15, 17, 19의 개수로 12단으로 이루어졌다.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탑의 꼭대기에서는 우수牛首산과 물줄기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역사를 더 거슬러 오르면 닝샤의 기원은 구석기 시대까지 닿는다. 인촨 남쪽 20km, 황하문명의 발원지인 수이둥거우水洞溝유적지에는 약 3만년 전의 유물과 유적이 광활한 자연경관 속에 잠들어 있다. 수이둥거우는 1923년 프랑스의 예수회 신부이자 고생물학자인 에밀 리상Emile Licent과 테야르 드 샤르댕P.Teilhard de Chardin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곳을 보려면 노새가 끄는 마차와 유람선, 전동차와 도보의 여정을 번갈아 거쳐야 한다. 2,700km 만리장성의 끝자락이기도 한 수이둥거우에는 흙으로 쌓은 장성의 원형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명나라 때 북방 유목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든 지하 요새 창빙둥藏兵洞이 볼거리다. 좁은 미로로 이루어진 내부는 자칫하면 길을 잃기 일쑤다. 놀랍게도 함정, 식수로 썼던 우물터, 침실까지 있다. ●중웨이中衛 사막을 즐기는 방법, 텅그리 사막 ‘사포터우沙坡頭’ 닝샤, 내몽골, 간쑤 세 개의 지역이 교차하는 곳에 자리한 중웨이의 사포터우沙坡頭로 향한다. 중웨이라는 이름은 세 지역을 가운데서 호위한다는 의미다. 중웨이는 특히 구기자로 유명하다. 회족들이 안경을 낀 사람이 없는 이유가 눈을 밝히는 구기자를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사포터우는 청나라 건륭황제 3년인 1738년에 지진이 발생해 황하 북쪽에 길이 약 2,000m, 높이 100m, 경사 200m의 모래언덕이 생겨나 얻은 이름이다. 옛 이름은 사타沙陀였다. 잘 조성된 정원을 가로질러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00m 모래 언덕에 올랐다. 사막의 남쪽 아래로 샹산香山의 줄기가 황하의 지류를 두르고 함께 굽이친다. 장관이다. ‘대막고연직, 장하낙일원大漠孤煙直, 長河落日圓’. ‘큰 사막에 외로이 연기만 곧게 솟고, 긴 강에 지는 해가 둥글구나.’ 오죽하면 당나라 때 시인이자 화가였던 왕유王維의 시 ‘사시새상使至塞上’의 한 대목을 이곳에 적어 놓았을까. 사실 사포터우는 강에 지는 해를 바라보며 사막의 서정을 느끼기에는 너무 활기차다. 개발된 사막인 사포터우의 매력은 차라리 액티비티에 있다. 낙타 라이딩, 모래썰매, 케이블카, 전동카 등 모래와 함께하는 레포츠의 재미에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200m의 모래언덕을 쏜살같이 내려오는 모래 썰매도 인기가 높지만 백미는 역시 낙타 타기다. 낙타의 굽은 등에 올라 출렁이며 모래를 밟으면 마치 수백년 전 실크로드를 지나던 상인이라도 된 듯하다. 상상하던 ‘진정한’ 사막을 보기 위해 사포터우에서 약 8km 떨어진 북면의 텅그리騰格里 사막으로 발길을 옮겼다. 텅그리는 몽골어로 ‘하늘처럼 넓다’는 뜻이다. 사포터우에 비해 텅그리 사막은 손대지 않은 사막의 풍광과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텅그리 사막은 신장의 ‘타클라마칸’, 내몽골의 ‘마오우쑤’, ‘바단지린’과 함께 중국 4대 사막으로 꼽힌다. 사포터우는 텅그리 사막의 한 지류다. 텅그리 사막 입구에 들어서자 겨울을 준비하는 퉁후초원이 길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텅그리에는 422개의 오아시스가 있다. 소금호수와 초원, 습지가 어우러져 사막 속의 에덴동산이라 불린다. 그 아름다움을 담지 못하는 아쉬움은 사막 지프로 달랬다. 굴곡진 텅그리의 사구를 굉음을 내며 롤러코스터마냥 내달렸다. 모래 파도 너머 해가 지고, 바람 한줄기가 심장을 다독이며 지나간다. ●징타이景泰 황하의 기적, 황하석림黃河石林 길은 좀더 멀어진다. 인촨에서 390km, 차로 약 3시간 거리의 징타이景泰로 향한다. 징타이는 간쑤甘肅성에 속해 있고 닝샤와는 접경이다. 인촨에서 벗어나 고속도로를 1시간여 달리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주위는 온통 돌과 흙뿐. 허허롭지만 메마르지는 않다. 대륙을 적시고 생명을 길러낸 황하의 물줄기는 징타이에 또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국가지질공원이자 지질유적자연보호구인 ‘황하석림黃河石林’이다. 총 34km2의 황하석림은 우취엔산五泉山의 퇴적암들이 어우러져 빽빽한 숲을 이룬 것이다. 약 210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비바람과 중력에 가라앉은 풍화작용에 의해 그 모습을 변화시켜 왔다. 바위 형상이 세워진 입구부터 이색적이다. 풍경구 내를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굽이치는 골짜기를 오르고 내렸다. 절벽 아래 누런 황하가 동에서 서로 휘돌아 흐르고 라우룽완老龍灣 마을이 포근히 둥지를 틀고 있다. 버스가 여행객을 내려놓은 곳은 라우룽완 마을의 선착장. 석림으로 가려면 먼저 특별한 이동수단을 타고 황하를 건너야 한다. ‘양피파즈羊皮筏子’라는 양가죽 뗏목이다. 나무를 구할 수 없었던 이곳에서는 예부터 강을 건너기 위해 양가죽을 이용했다. 한나라 광무제 때의 기록에는 소나 양의 가죽뗏목이 운송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전해지니 양피파즈의 역사는 적어도 2,000년인 셈이다. 양가죽 뗏목은 통 양가죽에 유채기름칠을 해 가죽을 부드럽게 한 다음 말린다. 작은 입구에 풍선처럼 바람을 불어넣어 봉한 뒤 나무판에 14개를 엮어 물에 띄우는 방식이다. 얼기설기 엮은 뗏목은 사공을 합쳐 4~5명이 정원.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노가 일렁이는 물살을 가르자 천천히 뗏목이 움직인다. 눈앞으로 기암절벽이 강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황하 덕에 문명이 탄생하고 티베트 고원에서 화북 평원으로 이어지는 강 유역은 비옥한 곡창 지대를 이루었으며 수많은 왕조들이 이 강과 함께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물 한 말에 흙이 여섯 되’라는 누런 강 위에 생각이 머무는 사이 뗏목이 도착했다. 음마飮馬대협곡. 중국 역사극에 자주 등장하기도 하는 황하석림의 시작점. 오랜 시간의 흔적들을 암석들은 거대한 제 몸 깊숙이 새기고 있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골짜기 양쪽으로 거대한 바위들이 뿜어내는 비장함이 황홀하다. 당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4.5km의 협곡을 지난다. 마른 먼지가 훅 인다. 늙은 마차꾼은 능숙한 걸음으로 나귀를 재촉하고 이따금 고개를 쳐들어 기암괴석들이 품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목란이라는 소녀가 병약한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는 12년을 종군하고 금의환향 했다지요.” ‘화목란花木蘭의 귀향’ 등 바위들은 저마다 형상에 걸맞은 이름과 사연을 담고 있다. 감동은 끝나지 않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로 오른다. 끝도 없는 바위산이 발아래로 굽이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바람도 세차다. 10여 분. 1,600m 우취엔산 정상에 다다랐다. 날리는 옷깃을 여미는 사이 형용하기 힘든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천산만학千山萬壑’. 천개의 산과 만개의 골짜기다. 이토록 방대하고도 우아함을 잃지 않은 돌무더기라니. 위풍당당한 이 기적 앞에서 그저 설레설레 고개만 저을 뿐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하나투어www.hanatour.com, 티웨이항공www.twayair.com ▶travel info Ningxia Airline 티웨이항공이 11월26일까지 2주에 3회 인천 출발 (월·금·수요일), 인촨 출발(화·목·토요일) 전세기를 운항 중이다. 2015년 3월부터는 주 3회 인천-인촨 정기편이 운항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11월1일 무안-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무안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노선을 확대해 왔다. 앞으로 인천-하이커우, 인천-지난, 제주-난닝 등 서울거점 외 지방 공항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인천에서 인촨까지 비행시간은 약 3시간이다. www.twayair.com HOTEL 롱청 호텔Long Cheng Hotel 중웨이에 자리한 호텔로 깔끔하고 넓은 객실이 나무랄 데 없다. 총 148개의 객실과 레스토랑,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고 닝샤 지역에서는 드물게 무선인터넷 사용이 편리하다. 공항과도 가까워 현지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중위시 고루동가 오환광장 서측宁夏 中卫市 鼓樓东街 五环廣場 西側 +86-0955-7667777 ACTIVITY 사파두 사막 액티비티 사막에서 모래를 이용해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사파두의 매력. 200m의 경사를 순식간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모래썰매, 허공을 가로지르는 아찔한 로프웨이와 지프와이어, 번지점프는 스릴 만점. 마치 사막에 펼쳐진 놀이동산을 보는 듯하다. 지프나 사막 충랑차를 타고 굴곡진 사막의 능선을 신나게 내달리는 체험도 놓치기 아깝다. 기계적인 기구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에서 맛보는 스릴감은 색다르다.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낙타 라이딩. 일정 대열을 맞춰 낙타 등에 올라 몰이꾼을 따라 천천히 사막을 약 30분 지난다. 운 좋게 일몰을 만난다면 그 낭만이야 말할 것 없다. 가격은 낙타 라이딩이 80위안, 지프는 200위안이다. 영하 중위시 사파두 관광구宁夏 中卫市 城西 16公里 +86-0955-7681481 www.spttour.com RESTAURANT 만수르 궁Mansour Palace 중화회향문화원 안에 있는 이슬람 식당이다. 후이족 향토음식과 이슬람 연회식 등 후이족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슬람 풍의 인테리어를 갖춘 홀은 2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11개의 개별 룸도 있다. 양고기 바비큐와 양 내장요리, 냉채, 교자만두 등이 인기메뉴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할랄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다를 뿐, 맛은 일반 중국식과 큰 차이 없다. 은천 중화회향문화원宁夏 银川市 永宁县西京藏高速路 口出口处 +86-0951-8027318 www.zhhxwhy.com SHOPPING 중국 구기관Chinese Wolfberry Museum 닝샤는 구기자의 고향이다. 역사가 4,000년이다. 특히 주산지인 중웨이시 중닝현의 구기자를 최고로 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약재나 차로 즐겨 먹지만 닝샤 구기자는 맛이 달아 건포도처럼 간식으로 먹을 수도 있다. 2011년 인촨에 문을 연 중국구기관은 중국 구기자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중국 최초의 박물관이자 쇼핑점이다. 2층 건물 내에는 박물관, 문화센터, 건강서비스센터 등 홀이 나뉘어 고대로부터 이어온 중국 구기자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쇼핑점에서는 차, 스낵류, 음료, 건강식품 등 다양한 구기자 제품들을 시식하고 구매하며 국제배송도 가능하다. 중국 구기자는 5등급으로 분류하는데 최고로 치는 1등급 야생 흑구기자 가격은 약 3,000위안(한화 약 52만원), 15g 간식용은 약 7위안(한화 1,200원) 정도. 박물관 입장료는 20위안이다. www.berylgoji.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스노든 “국가 차원 해킹, 미국이 먼저 시작”

    스노든 “국가 차원 해킹, 미국이 먼저 시작”

    김정은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 제작사 소니픽처스에 대한 북한의 해킹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보기관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8일(현지시간) “국가 차원의 해킹 공격은 미국이 먼저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노든은 이날 공개된 미 PBS방송 인터뷰 발췌록에서 이란 원전을 표적으로 한 2010년 ‘스턱스넷’ 바이러스 공격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실제 스노든 인터뷰는 지난해 6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호텔에서 이뤄졌으나 PBS 측이 북한의 소니 해킹이 논란이 되는 현 시점에 공개했다. 스노든은 “우리(미국)가 과거에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스턱스넷 공격을 함으로써 이미 여러 측면에서 국가 차원의 사이버 공격을 시작했다는 점을 명백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턱스넷 공격은 당시로는 가장 정교한 사이버 공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란 원전은 2010년 스턱스넷 공격을 받고 가동이 정지됐는데 당시 이 정도의 정교한 공격은 ‘국가적 규모의 지원’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 보안업계의 정설이었다. 이란 정부는 2011년 4월 미국과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이를 입증할 만한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스턱스넷 공격을 당한 이란은 2012년 8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를 공격해 컴퓨터 수천 대를 파괴했다. 미 국가안보국(NSA) 요원 출신인 스노든은 NSA의 무차별적인 도청 등 감시활동을 폭로한 뒤 미 당국의 추적을 피해 2013년 8월 러시아로 망명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시리즈를 시작하며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시리즈를 시작하며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서울신문은 새해 독창적인 방법론으로 조형예술의 원리를 풀어 가는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의 글을 매주 연재합니다. 최근 강 원장은 스스로 정립한 영기화생론(靈氣化生論)으로 동양은 물론 서양의 조형언어까지 해석하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세계 미술사학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작업입니다. 지난해 아테네에서 그리스·로마 신전의 조형원리를 밝힌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았고, 오는 4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노트르담 대성당을 같은 방법으로 다룰 예정이기도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바랍니다. 세계의 조형예술을 용으로 읽는다고 하니 아주 어려운 이야기 같지만 알고 보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낯설어 보이는 신비한 나라로 여행을 계속하다 보면 아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때때로 이런 질문을 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만물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생명이란 무엇이고 그 기원은 무엇일까?” 이런 물음을 철학의 시작이라 합니다. 깊이 생각하면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테지만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물’입니다. 물이 없으면 어떤 생명도 태어날 수 없습니다. 바닷가의 모래알만큼 헤아릴 수 없는 별이 있는 광활한 우주 공간에서 지금으로서는 지구에만 물이 있음을 확인할 뿐입니다. 그 물이 있어 온갖 생명체가 생겨나고 생명을 이어 가는 동안 인류가 출현해 찬란한 문화를 이루었습니다. 지구는 신(神)이 창조했건 스스로 생겨났건 ‘자연’이라는 것과 인간이 손을 가하여 사상을 조형적으로 형상화한 창작품인 ‘조형예술품’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세계 문화에서 조형예술품이 가장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까닭입니다. 동서고금에 건축, 조각, 회화, 도자공예, 금속공예, 복식 등 무한히 많은 조형예술품을 창조했습니다. 창조는 신만이 가능하기에 때때로 신들은 인간의 창조를 금했으며 시기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생명체를 찾느라 연구하고 관찰하고 인공위성을 띄우기 바쁩니다. 달에도 가 보면서 인간이 살 수 있는 별을 찾고 있습니다. 물을 찾기 위함인데, 물이 있으면 반드시 생명체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를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렀는데, 그는 이미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깨달았으며 따라서 만물이 모두 물로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같은 시기 중국의 노자는 동양 최초의 철학자로 그가 쓴 ‘노자도덕경’의 내용은 전체가 물에 대한 은유입니다. 이처럼 고대 철학자들은 ‘물이 모든 물질의 본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식을 얻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과학적 방법과 철학적 방법, 그리고 신비적 혹은 종교적 방법입니다. 우리는 물에 접근하는 앞의 두 가지 방법엔 익숙하지만, 신비적 혹은 종교적 방법은 잘 알지 못합니다. 기독교, 도교, 불교, 이슬람교 등의 경전에는 물에 대한 이야기가 가끔 나옵니다. 예수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고 말한 것처럼 생명수는 영원한 생명을 뜻하는 것입니다. 동양에서는 특히 도교에서 물의 성질을 강조합니다. 종교뿐만 아니라 신화에도 흔히 나타납니다. 그리스신화에서 최고의 신 제우스는 ‘은혜로운 비’를 내리게 하는 천공을 신격화한 것입니다. 즉 ‘천둥과 번개’를 뜻대로 구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단군신화에서도 단군의 아버지인 환웅이 아버지 환인의 도움과 허락을 얻어 하늘에서 태백산으로 내려올 때 바람의 신(風神), 비의 신(雨神), 구름의 신(雲神) 등을 거느리고 왔다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세계를 다스리려면 물을 잘 다뤄야 한다는 뜻입니다. 바람과 번개와 비와 구름은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닙니다. 앞으로 신비적 혹은 종교적 방법을 통해 바람과 번개와 구름과 비와 관련된 물을 다룰 것이며, 그 물이 어떻게 조형예술에서 표현되는지를 설명해 나갈 것입니다. 바람이 불면 구름이 몰려오고, 번개 치고 천둥이 울리면 비가 내립니다. 그 비가 땅을 풍요롭게 해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수천년 동안 농업은 천하의 근본이라 했는데 현대의 길목에서 산업화와 공업화를 겪으면서 뒷전으로 물러나 풍속을 잊어버렸고, 하늘만 쳐다보며 비가 오기를 빌었던 농민의 마음도 크게 변해 버렸습니다. 비는 바로 신이었으므로 비가 올 때 ‘비가 오신다’고 존대어를 썼습니다. 이상의 모든 내용을 함축한 존재가 바로 동양의 용입니다. 비를 신격화한 것이 바로 용입니다. 동양에는 어딜 가든지 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불교의 사찰이나 도교의 도관(道觀: 불교의 영향을 받아 불교의 사찰과 성격이 거의 같습니다), 심지어 유교의 향교 건축, 그리고 조선시대의 궁궐 건축도 수많은 용으로 장엄했습니다. 그러므로 동양의 문화는 용의 문화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용에 대한 그릇된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동양 문화를 올바로 파악하지 못하고, 나아가 서양 문화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보이지 않는 대생명력’의 표현을 해독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체계화해 왔습니다. 그 이론을 ‘영기화생론’이라 하는데, 생소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원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우선 모든 종교, 즉 예수나 석가나 모두 성령에 의해 태어납니다. 그런데 성령이란 무엇일까요? 성령은 다만 어떤 기운이나 힘(force)에 불과한 것일까요? 성경은 성령을 추상적인 힘이나 기운이 아니라 인격적 존재요, 능력과 개성을 가진 존재라고 말하는데 기독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주에 충만한 대생명력을 여러 가지 용어로 표현하고 있지만 우선 순우리말인 ‘기운’에서 시작하려 합니다. 기운을 한마디로 말하면 기(氣)입니다. 여기에 ‘신령스러운’이란 말을 앞에 두어 ‘신령스러운 기’, 즉 ‘영기’(靈氣)란 말을 만들었습니다. 필자가 ‘생명이 생성하는 과정’을 표현한 조형을 처음 해독했으므로 용어를 새로 만들어 이론을 체계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기를 근원으로 만든 갖가지 무늬로 생명이 생성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무늬를 ‘영기문’(靈氣文)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므로 보이지 않는 영기와 조형적으로 보이는 영기문은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 영기와 영기문에서 만물이 생성하는 것을 ‘영기화생’(靈氣化生)이라고 합니다. 화생은 ‘종교적인 신비한 탄생’을 의미합니다. 즉 영기에서 영기문이 생기고, 영기문에서 만물이 탄생한 다음, 그 만물에서 영기가 발산한다는 것이 영기화생론의 골자입니다. 우주에 충만한 대생명력이나 물(수증기)은 같은 것인데 그 만물 생성의 근원적인 것을 인류는 한없이 많은 여러 가지 형태로 인격화하거나 조형화했으며, 그 화려한 전개는 신전, 사찰, 성당, 모스크 등 종교미술에서 이뤄졌습니다. 그러므로 세계의 조형예술은 모두 종교의 산물입니다. 서양에서는 기독교미술이 지배적이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미술도 거의 모두가 도교와 불교미술 등 종교미술입니다. 도교와 불교는 융합해 사상에서나 조형예술에서나 뗄 수 없다는 것도 밝힐 것입니다. 조형언어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가장 감격적이었던 기억은 고구려 강서대묘의 청룡 조형을 풀어냈을 때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채색분석법으로 해석하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탄력 있고 유려한 곡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용의 형태가 긴 제1영기싹 영기문(이하 제1영기싹)으로 돼 있고, 매듭을 통해 다시 한번 제1영기싹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영기싹이란 생명의 싹을 뜻합니다. 네 다리도 모두 영기문으로 이뤄져 갈래 사이에서 뼈 다리가 나옵니다. 목덜미와 등에 각각 긴 영기문이 발산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다리와 가슴 부분에 넓고 큰 면(面)으로 된 영기문이 발산하고 있는데, 이는 그 다리와 용의 몸을 함께 생기게끔 하는 가장 강력한 영기문입니다. 용의 모든 부분이 제1영기싹, 제2영기싹, 제3영기싹, 영기문의 선(線)과 면, 그리고 다양한 변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즉 물을 무늬로 만든 영기문으로 구성된 것이 용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용이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상상의 동물이 아니라 고차원적 우주생성론의 사상이 표현된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큰 물꼬가 터지면서 조형의 실마리가 아주 쉽게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일들이 일순에 건축, 조각, 회화, 공예, 복식 등 모든 장르에서 일어났으며 한국 미술은 물론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여러 나라로 확대해 나가다 지금은 세계 모든 나라로 확대되기에 이른 것입니다. 지금부터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 그래서 험난하고 낯선 길을 여러분과 함께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개척하며 모험의 여행을 하려 합니다. 막힌 물꼬를 트며 길을 개척하는 동안 감격의 순간들을 체험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길을 만들어 가야 하는 역정입니다.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은 한국 미술의 지평을 넓힌 대표적 미술사학자다. 1941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경주박물관 관장 등 32년간 고미술 관련 공직에 몸담았고, 이화여대 대학원 초빙교수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 ‘한국불교의 사리장엄’, ‘한국미술의 탄생’, ‘한국불교 조각의 흐름’, ‘수월관음의 탄생’과 다수의 연구논문이 있다.
  • “서방의 對러 제재, 유로존 위험 빠뜨려”

    “서방의 對러 제재, 유로존 위험 빠뜨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84)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잘못된 정책이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인 ‘유로존’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에 대한 무차별적 제재는 극단주의자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선언을 자극해 유럽의 주요 은행들을 뒤흔들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선적 경제 원조를 촉구했다. 소로스는 7일(현시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지금이라도 재정지원이 필요한 동유럽 최전방의 서방 국가로 인식해야 한다”며 “러시아가 유럽에 가하는 위험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그렉시트’보다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방국들이 모스크바에 가하고 있는 제재가 유가 하락 등과 맞물려 유로존 경제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5억 유로의 차관을 제공키로 했다. 차관 제공에 관한 공동성명은 7일 독일을 방문 중인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와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에너지부 장관 간 회담 뒤 서명됐다. 야체뉴크 총리는 독일이 저리의 20년 장기 차관을 제공키로 약속했다면서 이 자금이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으로 파괴된 동부 지역의 인프라 재건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이날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18억 유로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프랑스 언론사 최악테러] 테러범은 대상자 정확히 가려내 방아쇠 당겼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을 저지른 무장 괴한 3명은 이슬람계 프랑스 국적자로 파리 출신인 사이드 쿠아치(35)와 셰리프 쿠아치(33) 형제, 그리고 북부 랭스 출신의 하미드 무라드(19)로 확인됐다. 무라드는 두 형제의 의붓형제 또는 셰리프의 처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드는 이날 오후 11시 파리에서 북쪽으로 230㎞ 떨어진 벨기에 국경 근처 샤를빌메지에르 경찰서에 자수했다. 무라드는 자기 이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르내리자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무라드는 테러 과정에서 차량을 운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헤비닷컴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단순 테러범이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테러 당시 이들은 AK47 자동소총을 능숙하게 다뤘고 몸놀림도 민첩했다. 테러 목적과 대상자를 정확하게 가려낸 다음, 신속하고 대범하게 공격하고는 사라졌다. 전문적 훈련이나 충분한 예행연습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경찰의 배후 세력 수사가 관심이다. 일단 연결 고리는 셰리프 쿠아치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2005년 테러리스트 단체에 관련된 활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파리 동부의 모스크에서 체포돼 18개월 동안 복역한 적이 있다. 이슬람극단주의 세포조직의 일원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과 싸우기 위해 이라크로 가려는 무슬림들을 징집하는 활동을 했다. 그 자신도 군인이 되기 위해 이라크로 떠나려 했으나 그 직전 체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쿠아치는 체육 교사가 되기 위해 학위를 이수했지만 이후 피자배달원, 슈퍼마켓의 생선 판매원으로 일했으며 과거에는 극단주의자의 면모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주간지 르푸앵은 두 형제가 지난여름 시리아에서 되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알카에다는 물론 이슬람국가(IS) 등 다른 극단세력과의 연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치킨으로 전투기도 살 수 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치킨으로 전투기도 살 수 있다

    포클랜드를 두고 영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로부터 12대의 전투폭격기를 임차하기로 합의하면서 현지 언론과 누리꾼들의 화제가 되고 있다. 최신형도 아닌 구식 전투기 12대를 임대하는 것이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르헨티나가 빌려오는 전투기가 ‘러시아판 F-111’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다양한 정밀유도무기를 운용할 수 있어 포클랜드에 배치된 영국군에게 큰 위협이 된다는 것도 있지만, 거래 방식이 특이했기 때문이었다. -전투기 임대료는 ‘쇠고기’와 ‘밀’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아르헨티나는 유럽에서 ‘아르헨티나 드림’을 꿈꾸며 이주할 정도로 부유하고 살기 좋은 나라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만화영화 '엄마 찾아 삼만 리'의 원작인 '아페니니 산맥에서 안데스 산맥까지'라는 아동 단편소설 역시 아르헨티나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어머니를 찾아 떠나는 이탈리아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었을 만큼 20세기 초 아르헨티나는 강대국이자 희망의 나라였다. 1920년대 세계 대공황의 여파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긴 했지만, 넓은 영토와 탄탄한 1차 산업이 유지되고 있었던 아르헨티나의 군사력은 ‘썩어도 준치’였다. 1980년 포클랜드 전쟁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함께 남미의 양대 강국으로 항공모함과 순양함, 중형 잠수함, 당시 기준으로 최신 전투기를 다수 보유한 군사강국이었다. 그러나 포클랜드 전쟁에서 무려 100여 대의 항공기와 8척의 군함을 상실하면서 군사력이 크게 약화되었고, 전쟁 이후 패전에 의한 정치적 혼란과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해 20년 가까이 제대로 된 무기 도입을 하지 못해 현재는 육·해·공군을 막론하고 노후 장비만 보유한 나라로 전락했다. 아르헨티나 주변에는 안보를 위협할만한 나라가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노후 전투기나 군함만으로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전투기와 군함이 너무 낡아 부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신형 무기 도입이 필요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아르헨티나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포클랜드에 영국이 지난 2008년부터 전투기와 구축함을 증강 배치하면서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 도입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형 전투기 도입 사업을 시작했다. 아르헨티나가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곳은 이스라엘이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스라엘제 크피르(Kfir) 전투기 18대 도입을 추진했고, 지난해 1월 도입이 성사되는 듯 했으나, 협상 타결 직전 영국의 압력으로 협상이 유야무야되면서 전투기 도입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스웨덴과 접촉해 최신형 전투기인 JAS-39E 그리펜(Gripen) NG 전투기 도입을 추진했던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전투기는 전체 부품의 약 28%가 영국에서 생산되고 있었고, 당연히 영국은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아 그리펜 전투기 도입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영국의 집요한 방해공작을 피하기 위해 아르헨티나가 눈을 돌린 곳은 러시아였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0년부터 러시아제 무기 도입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러시아 입장에서는 돈 없는 고객인 아르헨티나 보다는 돈 있는 국가인 영국과의 관계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는 수송헬기 몇 대 도입하는 것 말고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의 사이가 급격히 틀어지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러시아와의 무기 도입 협상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러시아에 중고 전투기와 군함을 임대 또는 판매해 줄 것을 요청했고, 러시아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변수는 ‘결제방식’이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해 여름 디폴트를 선언했고, 외환보유고는 바닥을 치고 있으며, 대외 부채가 1320억 달러를 넘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무기 대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상태였다. 돈은 없어도 무기 도입은 절실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가 러시아에 제시한 결제 방식은 ‘바터 무역(Barter trade)' 즉, 물물교환이었다. 아르헨티나는 돈은 없지만 콩과 밀, 쇠고기 등 농축산물은 풍부한 나라이고, 세계적인 농축산물 수출국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는 자신들에게 풍부한 밀과 쇠고기로 전투기 임대료를 내겠다고 러시아에 제안했다. 전투기 임대 계약은 스위스와 체코, 스페인 등의 국가가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종종 썼던 방식인데, 계약 기간이 길지 않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단시간 내에 전력 증강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돈은 없는데 전력공백 문제가 시급한 아르헨티나에게 농축산물과 전투기 물물교환은 매력적인 결제 방식이었다. 러시아는 세계 3위의 밀 수출국이기 때문에 아르헨티나로부터 밀을 수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나, 쇠고기는 이야기가 달랐다. 러시아는 과일과 채소류, 육류 등을 매년 400억 달러 이상 수입하는 세계 5위의 농축수산물 수입대국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과 캐나다, EU, 호주 등 주요 농축수산물 수출국들이 대러시아 경제제재 조치를 발표하자 이에 격노한 푸틴 대통령이 이들 국가로부터의 농축수산물 수입을 1년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해버리면서 러시아 국내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해 버렸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축수산물의 수입선 다변화를 모색하던 중 돈은 없지만 농축수산물은 풍부해 현물로 대금을 지급하고 무기를 도입하려는 아르헨티나와가 물물거래를 제안해 온 것이었다. 러시아는 입장에서는 도태 장비인 Su-24를 아르헨티나에 빌려 줌으로써 노후 항공기 운용에 필요한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대 대금으로 농축산물을 들여와 국내 식료품 가격 안정도 도모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아르헨티나 역시 강력한 정밀유도무기 운용이 가능한 Su-24 도입을 통해 공군력 강화를 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위축되고 있는 국내 축산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태국도 ‘닭’으로 전투기 구매한 적 있어 물물교환을 통해 전투기를 도입한 사례는 아르헨티나 이외에도 태국이 있다. 사실 ‘먹을 것’으로 전투기 대금을 지급한 원조는 핀란드였다. 핀란드는 지난 1992년 64대의 F/A-18 전투기를 구매하면서 약 30억 달러에 달하는 전투기 구매 대금에 상당하는 절충교역을 요구했고, 이 가운데 일부는 순록고기도 있었다. 여담이지만 순록고기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이나 독일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거의 소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팔리지 않았고, 이 때문에 핀란드에 F/A-18 전투기를 판매했던 맥도널 더글러스 공장의 구내식당의 메뉴로 순록고기가 질리도록 올라왔다는 일화도 있다. 그러나 핀란드는 전투기 대금으로 순록고기를 직접 지불했던 것이 아니라 일정 금액의 순록고기의 미국 시장 판매를 요구했던 것이고, 이 물량 일부를 전투기 제작사가 떠안은 것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순록고기로 전투기를 구매했다고 볼 수는 없다. ‘먹을 것’으로 물물교환을 통해 무기를 구매한 대표적 케이스는 태국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지난 2000년대 이후부터 중국 위협론이 대두되면서 군비 증강 열풍이 불고 있는데,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인접한 국가들이 전투기와 호위함, 잠수함 등을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경제가 어렵던 태국은 이러한 무기 대량 구매를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중국의 위협 때문에 군사력 현대화는 절실했고, 우선 노후화된 F-5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한 신형 전투기 도입에 착수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태국은 미국의 F-16, 러시아의 Su-30과 MIG-29, 프랑스의 라팔(Rafale) 등을 후보 기종으로 놓고 신형 전투기 구매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외환위기를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태국은 대당 1억 달러에 가까운 고성능 전투기를 구매할 여력이 없었지만, 당장 전투기는 급했기 때문에 지난 2004년부터 ‘닭 물물교환’을 통해 전투기를 구매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세계 4위의 닭 수출국인 태국은 2004년 여름 아시아를 덮친 조류독감으로 인해 닭 수출길이 막히자 “닭을 시장에 팔 수 없다면 물물교환이라도 해서 시장에 진입해야지 언제까지고 닭을 태국에 썩혀둘 수 없다”는 탁신 총리의 강력한 지시에 따라 물물교환 방식으로 무기 도입을 추진했다. 태국이 가장 먼저 물물교환 의사를 타진한 나라는 러시아였다. 태국정부는 Su-30MK 전투기와 MIG-29를 저울질 하다가 인접국인 미얀마와 말레이시아가 MIG-29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MIG-29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고 Su-30MK를 도입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곧 모스크바 주재 대사관을 통해 “닭 25만 톤을 Su-30MK 전투기 6대와 바꾸자”고 제안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러시아는 이미 브라질에서 대량으로 닭을 수입하고 있었고, 조류독감이 유행하는 태국에서 닭을 구입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국은 포기하지 않고 미국에게 매달렸다. 2005년 미국 정부에 냉동 닭 8만 톤을 제공하는 대신 F-16 전투기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2006년 봄에 쿠데타가 일어난 직후 미국이 군사정권에 대한 무기 수출을 거부하면서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러시아와 미국에게 퇴짜를 맞은 태국은 프랑스에 닭 - 전투기 물물교환 의사를 타진했으나 애초에 유럽 최대의 닭 생산국 가운데 하나였던 프랑스가 이를 받아들일 리 만무했고, 태국이 마지막으로 눈을 돌린 곳이 스웨덴이었다. 2006년부터 본격화된 협상에서 태국은 냉동 닭고기와 고무, 쌀 등으로 대금을 결제하고 JAS-39C/D 전투기 6대와 Saab 340 조기경보통제기 1대, 각종 미사일 등을 받아오는데 합의하고 2008년과 2010년에 비슷한 조건으로 총 12대의 전투기를 계약하는데 성공했다. 냉동 닭 1마리에 평균 1kg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약 8,000만 마리의 닭이 희생되어 6대의 전투기로 돌아온 것이었다. 이 전투기는 체급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의 FA-50과 비슷하지만, 전체적인 성능은 최신형 F-16에 버금가는 강력한 수준을 자랑하는 기종이기 때문에 태국의 공군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실제로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간 태국공군 역시 이 전투기의 성능에 크게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2013년 말부터 6대 추가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태국은 이번에도 물물교환 방식의 거래를 원하고 있어 스웨덴 정부가 과연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왕따’ 10대, 교실서 집단 폭행당해 사망…영상 충격

    ‘왕따’ 10대, 교실서 집단 폭행당해 사망…영상 충격

    친구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하다 사망한 10대 남학생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2월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학교 교실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세르게이 캐스퍼(17)가 교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일 친구들은 캐스퍼가 움직일 수 없도록 팔과 다리를 랩으로 묶은 다음 캐스퍼를 화장실 변기에 처박았다. 친구들의 괴롭힘은 교사가 있는 교실에서도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다리를 묶여 몸을 비틀거리던 캐스퍼는 교사가 앉아 있는 책상 모서리에 목을 찧었고 숨을 쉬지 못해 괴로워했다. 하지만 친구들은 고통스러워하는 캐스퍼의 모습에 낄낄거리며 비웃을 뿐이었다. 친구들이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구급차를 불렀을 때는 캐스퍼가 이미 사망하고 난 뒤였다. 공개된 영상에는 이런 괴롭힘 속에 죽음을 맞이하는 캐스퍼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편 캐스퍼는 모스크바에 소재한 공업기술학교로 전학을 오기 전까지만 해도 성실하고 인기있는 학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학 후 캐스퍼는 예술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 캐스퍼의 친구 알렉산더는 “캐스퍼는 좋은 아이였다. 캐스퍼는 누구에도 나쁜 짓을 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그를 괴롭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은 그저 장난이라 여기는 것 같았다”며 “교실 안에는 선생님도 앉아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캐스퍼의 부모는 캐스퍼가 몇 달 동안 왕따를 당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학급동료의 말에 따라 왜 교실 안에 교사가 있었음에도 방관했는가에 대한 대답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교 안에 왕따 문제가 있는지 알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또 가해자 중 한 명인 드미트리란 학생은 “단지 장난이 잘못된 것”이라며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왕따에 가담한 학생들은 퇴학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사진·영상=Canal24/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셀레나 고메즈 ‘발목’에 비난 쏟아진 이유

    셀레나 고메즈 ‘발목’에 비난 쏟아진 이유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오랜 연인이자 최근에는 올랜도 블룸과 열애설이 났던 셀레나 고메즈가 아부다비의 한 사원에서 찍은 사진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셀레나 고메즈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그랜드 모스크(회교사원)을 방문한 뒤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해당 사진은 셀레나 고메즈 외에도 유명 가수들이 함께 사원을 관광하며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문제는 셀레나 고메즈의 ‘발목’이었다. 그녀는 길게 늘어뜨린 검은색 옷을 살짝 들어 올려 한쪽 발목을 노출했다. 이는 신체 노출을 엄격히 금하고, 특히 사원 내에서 옷차림과 행동거지에 주의해야 하는 무슬림 규율에 어긋난다. 뿐만 아니라 동행한 친구들과 익살스러운 포즈와 표정을 지은 사진과 동영상 등도 함께 올렸고, 이를 본 무슬림들은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한 무슬림 네티즌은 “매우 무례한 행동이다. 그곳은 그저 즐기는 곳이 아닌 신성한 종교적 장소”라면서 셀레나 고메즈를 향한 실망을 드러냈고, 자신을 팬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네티즌 역시 “그녀의 행동을 보니 더 이상 팬이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성모독으로 논란이 된 스타는 셀레나 고메즈 뿐만이 아니다. 팝스타 리한나는 지난 해 같은 장소에서 검은색 복장에 진한 화장을 하고 다양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후에 그랜드 모스크로부터 입장 제지를 받기도 했다. 그랜드 모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이슬람 사원으로서, 아랍에미리트의 대표 관광지로 손꼽힌다. 평소 비무슬림의 출입을 제한하지 않지만, 신을 모독하는 옷차림이나 행동을 한 사람에 한해서는 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정은 신년사] 北 체제 안정 위해 적극적… 남북 간 대화 주도권 회복 노린 듯

    [김정은 신년사] 北 체제 안정 위해 적극적… 남북 간 대화 주도권 회복 노린 듯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남북 간 단계별 대화 재개 등 관계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았던 점으로 미뤄 향후 북한의 태도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정일 ‘3년 탈상’ 이후 고립 돌파구 김 제1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신년사 육성 연설에서 “남조선이 대화를 통해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문별 회담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북한이 이처럼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한 것은 김정일 ‘3년 탈상’ 이후 김정은 체제의 안정과 경제 발전을 위해 평화적인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29일 남측 통일준비위원회가 제안한 당국 간 회담을 의식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남북 간 대치 국면에서 대화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와 우리 측이 제안한 대화 기회를 살리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통준위가 제기한 당국 간 대화 제의를 ‘정상회담’과 같은 통 큰 역제안으로 주도권 회복을 노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의 태도 변화는 지난달 29일 통준위가 제안한 대화 제의에 상응하는 통 큰 입장 발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입장 발표를 하지 않으면 남북 관계의 레버리지도 잃어버릴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원도 “대화 제의는 대내외의 고립과 압박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면서 “정상회담 등 단계별 대화 의지를 통해 남북 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광복·분단 70주년 경색국면 벗어날 듯 김 제1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성사된다면 시기도 관심을 모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새해에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좀 더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에는 어떤 식으로든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리 정부도 이날 발 빠르게 관련 입장을 내놓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남북 당국 간 대화가 개최되길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북 간 정상회담 논의가 구체화된다면 오는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연합군 전승 70돌 행사에서 만남이 이뤄질 수도 있다. 현재 남북한 두 정상 모두 러시아의 초청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남북 간 정상회담이 3국에서 진행된 바가 없었던 점과 북한에서 김 제1위원장 대신 공식 국가수반 역할을 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행사에 참석할 수 있어 이 또한 유동적이다. 오히려 두 정상의 의지나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서는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주년을 맞아 서울이나 평양에서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실현될 수도 있다. 이수훈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올해가 광복 70주년이고 남북 정상 모두 집권 3년차를 맞아 남북관계에서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연성 있는 태도를 통해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을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핵·병진 노선 강조… “대화 진전 한계”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걸림돌도 있다. 김 제1위원장이 ▲군사훈련 중단 ▲사상과 제도를 절대시하는 체제 대결 중단 ▲제도통일 추구 중단 ▲6·15와 10·4 선언 준수 등의 전제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남측이 ‘진실로 대화를 통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고 판단한 후에야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즉 북한이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내용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남북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점을 나타낸 것이어서, 근본적으로 바뀐 것 없는 보여주기식 ‘대화 제의’란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핵 억지력과 병진노선을 강조해 6자 회담 재개 등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비핵화 협상에 변화가 없을 경우 남북대화 진전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장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 측에 군사훈련 중단과 인권 압박 등을 중단할 것을 분명하게 요구했다”며 “이 같은 전제 조건이 결국 대화 재개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푸틴 정적 유죄 판결에… 러 대규모 시위

    푸틴 정적 유죄 판결에… 러 대규모 시위

    서방 제재와 유가 하락으로 경제위기에 봉착한 러시아에서 사회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에 대한 탄압의 고삐를 죄면서 경제난으로 누적된 불만이 대규모 시위로 표출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반부패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38)가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직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에서 수천명 이상의 시민이 운집한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산발적으로 열렸다. BBC방송 등 외신은 러시아 법원의 보복성 판결에 항의하는 군중이 영하 20도 가까운 추위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경제가 루블화 폭락 등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반푸틴 시위가 어느 정도 확산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위는 모스크바 자모스크보레츠키 법원이 나발니와 그의 동생에게 형제가 운영하는 배송업체를 이용해 프랑스 화장품 회사의 러시아 지사로부터 3000만 루블(약 5억 9000만원)을 횡령했다며 유죄를 선고한 뒤 몇 시간 만에 촉발됐다. 법원은 나발니에게 징역 3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동생에게 3년 6개월의 실형을 내렸다. 변호인단은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다. 나발니는 법정을 나서며 “푸틴 정권은 존속할 권리가 없다. 모두 거리로 나서자”고 트위터를 통해 촉구했다. 나발니는 3년 전 푸틴에 저항하는 대규모 군중 시위를 이끈 장본인이다. 변호사 출신의 유명 블로거로, 지난해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 나서 27%의 득표를 얻으며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에는 소치 동계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벌어진 정부 관리들과 국영기업들의 대규모 비리를 폭로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인권단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법원이 실형 선고 뒤 후폭풍을 우려해 동생에게만 실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릴라 셰프소바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의 말을 인용, “가족을 구금해 나발니의 활동을 제약하려는 크렘린의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가택 연금 중인 나발니는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크렘린궁 앞의 시위 장소로 향하다 경찰에 체포돼 다시 자신의 아파트에 구금됐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시위대는 “나발니를 풀어줘라, 러시아를 풀어줘라, 푸틴 없는 러시아” 등을 외치며 시위에 나섰고, 일부 시위대가 크렘린궁 진입을 시도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시위 과정에서 시민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파이어챗’을 이용했고, 2만 5000명 넘는 사람들이 이 앱을 다운로드받아 시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시위가 본격화하기 전 페이스북을 차단했다. BBC는 시위로 200명 넘는 시민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서방 각국은 우려를 표명한 상태다. 미 국무부는 “이번 판결은 통치에 반하는 정치적 행동에 대한 경고”라고 평가했고, 유럽연합은 “법원이 정치적 판단을 내렸다”고 규정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올해 세상을 떠난 세계 주요인사들 - AFP 선정

    올해 세상을 떠난 세계 주요인사들 - AFP 선정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콜롬비아 출신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부터 미국 할리우드 배우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로빈 윌리엄스까지, 올 한해 사망한 주요 유명인사를 AFP통신이 소개했다. ‘2014년 주목할 만한 사망’(Notable death in 2014)이라는 타이틀로 공개된 이 목록을 살펴보고 한해를 돌이켜보는 것은 어떨까. ■ 1월 아리엘 샤론=이스라엘 총리로 2005년 가자 지구에서의 이스라엘 철수라는 역사적 정책을 주도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8년간 혼수상태로 투병 끝에 텔 아비브 근교 병원에서 11일, 8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밀라노 스칼라극장 음악감독,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역임하고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조직해 세계적인 수준의 음악축제로 격상시켰다. 긴 투병 생활 끝에 볼로냐에서 20일, 8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피트 시거=미국인 포크 가수. 우디 거스리와 함께 미국의 저항적인 프로테스트 포크를 발전시킨 중요 인물로 꼽힌다. 뉴욕 시내의 병원에서 27일,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맥시밀리안 쉘=오스트리아 출신 미국 오스카 수상 배우. 영어권에서 독일어를 쓰며 성공한 몇 안되는 배우로 영화 ‘젊은 사자들’로 데뷔, ‘뉘른베르크의 재판’에서 피고측 변호인을 맡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병에 의해 28일, 8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2월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미국의 오스카 배우. 2005년 영화 ‘카포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012년 ‘마스터’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유작으로는 ‘헝거게임’ 시리즈 등이 있다. 뉴욕의 집에서 2일 약물과다 복용에 의해 46세 나이로 사망했다. 셜리 템플=미 할리우드의 영원한 아역 스타로 결혼 이후 정치에 입문해 외교관으로 활약했다. 1935년 아역 부문 오스카상을 수상해 역대 아카데미 최연소 수상을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州) 자택에서 10일, 8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파코 데 루치아=스페인의 기타리스트로 플라멩코 기타의 전설로 불렸다. 플라멩코에 재즈, 록, 보사노바, 탱고 등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결합한 ‘뉴 플라멩코’를 선보이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고 전 세계 플라멩코 기타리스트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심장마비로 25일, 6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3월 제라르 모르티에=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오페라 감독. 10년간 브뤼셀의 라 모네 왕립극장을 이끌며 유럽 변방이던 이 극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 사망 이후 잘츠부르크 축제의 총감독을 맡아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암으로 투병생활 끝에 8일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아메드 테잔 카바=10년 넘게 이어온 시에라리온의 내전 종식을 이끈 대통령. 빈민 구제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수도 프리타운의 집에서 13일 8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4월 미키 루니=미 할리우드의 전설적 배우이자 아역스타. 17세 때였던 1937년부터 1958년까지 출연한 ‘하디 보이스’ 시리즈에서 앤디 하디를 연기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8번이나 결혼했으며 말년에 자식 문제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긴 투병생활 끝에 7일 9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피치스 겔도프=영국의 패션 아이콘이자 탤런트로, 음악을 통한 자선활동 단체 ‘밴드 에이드’를 결성한 영국 가수 밥 겔도프의 딸이다. 영국 자택에서 7 일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25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콜롬비아 출신 작가. 중남미 문학의 거장으로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 이래 가장 인기 있는 스페인어권 작가로, 스페인어로 출간된 책 가운데 성경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 시티에 있는 집에서 17일, 8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윈 틴=미얀마 군부독재에 항거한 최장기수이자 아웅산 수치 여사와 함께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창설한 언론인. 수감 뒤 여러 국제 언론자유상을 받았고, 석방 뒤 2011년 민정 이양 때까지 NLD를 통해 정치 활동을 계속했다. 양곤 종합병원에서 21일, 8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밥 호스킨스=영국의 연기파 배우. 1980년 영국 갱스터 영화의 클래식으로 불리는 ‘롱 굿 프라이데이’를 통해 데뷔한 뒤 차가운 악당과 런던 토박이 캐릭터로 많은 영화팬의 사랑을 받았다.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등을 받았다. 폐렴에 의해 29일, 7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5월 보이치에흐 야루젤스키=공산주의 정권 시절 폴란드의 마지막 대통령. 공산당 제1서기로 있던 1981년 계엄령을 선포하고 옛소련권 국가의 첫 자유 노동조합인 연대노조(솔리대리티)를 탄압하는 등 민주화 염원을 억압했다. 수도 바르샤바의 병원에서 25일,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마야 안젤루=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여류시인이자 배우이며 민권 운동가이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69년 소설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로 흑인 여성 최초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끊임없는 작품활동과 더불어 작곡과 영화 출연 등 왕성한 문화 활동을 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자택에서 28일,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6월 토미 라몬=미국 펑크 밴드 ‘라몬즈’에서 생존하고 있던 마지막 오리지널 멤버.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으로 출생 이름은 토마스 어델리. 미국 뉴욕에서 11일 암으로 65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 7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 선수. 5일, 8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냉전 종결의 일익을 담당한 옛소련 마지막 외상으로 전 그루지아 대통령이다. 긴 투병 생활 끝에 7일,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로린 마젤=미국의 지휘자 겸 작곡가. 타계 직전까지 활동하며 약 7000회 무대에 섰고 음반 300장 이상을 발매했다. 미국·유럽의 오케스트라 10여 곳을 상임 지휘자로서 이끌었다. 버지니아 자택에서 13일 폐렴 합병증으로 8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나딘 고디머=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겸 반아파르트헤이트(인종격리정책 반대운동) 활동가. 요하네스버그 자택에서 13일,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조니 윈터=미국의 전설적인 블루스 가수. 2003년 ‘블루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미국의 음악잡지 ‘롤링스톤’에서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에서 63위에 오르기도 했다. 스위스 취리히 근교의 호텔에서 16일,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8월 로빈 윌리엄스=미국의 오스카 수상 배우이자 코미디언.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역으로 열연,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져있다. 또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어거스트 러쉬’ 등 장기인 코믹 연기를 비롯한 뛰어난 연기력으로 인기를 끌었다.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11일, 63세의 나이로 사망한 채 발견됐고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구글 검색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이기도 하다. 로렌 바콜=미국의 전설적인 여배우. 명배우 험프리 보가트의 파트너로 많은 영화에서 공연했고, 결혼까지 한 ‘가장 행복한 여배우’로 유명세를 탔다. 바콜은 보가트와 최고화제작 ‘키 라르고’를 비롯, ‘소유와 무소유’, ’다크 패시지’, ‘명탐정 필립’ 등 많은 영화에서 같이 출연했다. 12일 뉴욕 자택에서 갑작스러운 뇌졸증으로, 8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제임스 폴리=미국 언론인. 20일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수니파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되면서 4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IS가 살해한 최초의 서양인으로 기록됐다. 리차드 아텐보로=영국 배우이자 프로듀서이며 영화감독이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쥬라기 공원 개발자로 출연해 유명세를 탔다. ‘34번가의 기적’에서는 산타 클로스 역을 열연한 바 있다. 감독으로서도 맹활약해 영화 ‘간디’를 통해 아카데미 작품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24일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9월 이언 페이즐리=영국의 전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총리로, 북아일랜드의 독립에 반대했던 개신교계 민주통합당의 설립자이다. 2007년 신페인당과의 북아일랜드 공동자치정부 출범에 동의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긴 투병 생활 끝에 12일 8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10월 장클로드 뒤발리에=아이티의 전 독재자. 1971년 19살 나이에 ‘파파 독’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버지 프랑수와 뒤발리에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뒤발리에는 ‘베이비 독’으로 불리며 1986년까지 15년간 아이티를 철권 통치했다. 4일 심장마비로, 6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유럽의 3대 석유기업에 드는 프랑스 기업 ‘토탈’의 최고경영자(CEO). 1974년 토탈의 회계부서에서 근무하기 시작해 2007년 CEO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비행기 사고로 20일, 6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마이클 사타=잠비아 대통령. 삼수 끝에 2011년 대통령에 취임했다. 선동가적인 기질에 독설로 유명해 ‘킹 코브라’란 별명을 갖고 있다. 빈민옹호 정책을 써왔으며 자국 탄광에 대한 중국의 투자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건강 이상으로 영국 런던에서 치료 중이던 28일 7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11월 마니타스 드 플라타=프랑스 로마 출신의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생전 녹음한 80여장의 음반들은 9300만장이나 판매되면서 플라멩코 음악을 대중화했다는 평을 얻었다. 남프랑스의 노인 시설에서 4일, 9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마이크 니콜스=영화 ‘졸업’으로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감독. 위트 넘치고 사회풍자적인 작품을 영화와 TV,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선보였다. 19일 심장마비에 의해 8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스페인 알바 공작부인, 마리아 델 로사리오 카예타나 피츠-제임스 스튜어트=세계에서 가장 많은 칭호를 가진 귀족. 폐렴을 앓은 뒤 남부 세비야의 자택에서 20일, 88 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바=레바논 출신으로 아랍권에서 가장 유명한 여가수이자 여배우. 1927년 ‘쟌넷 페갈리’란 이름으로 태어났으나 나중에 영화계에 데뷔하면서 아랍어로 아침을 뜻하는 ‘사바’로 불리기 시작했다. 수도 베이루트 교외의 호텔에서 26일, 8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필립 휴즈=호주 크리켓 선수. 25일 시드니에서 열린 경기 도중 공에 머리를 맞아 혼절하고 이틀 뒤인 27일 불과 2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P.D. 제임스=‘추리소설계(界)의 여왕’으로 불리는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여성 추리소설 작가. 예리한 직관을 가진 수사반장 애덤 달글리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시리즈 소설은 1980년대 영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드라마로 방영됐고, 세계적으로 수 백만부가 팔렸다. 옥스퍼드 자택에서 27일,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12월 벨기에 파비올라 왕비=고(故) 보두앵 1세의 아내. 후손이 없어 보두앵 국왕의 동생인 알베르 2세가 왕위를 물려받았다. 2012년 재단을 설립해 조카들과 가톨릭 자선단체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이는 상속세를 내지 않으려는 것이란 비판을 받았으며 연금 삭감으로 논란을 해결했다. 가톨릭과 아동복지 문제에 헌신해 존경을 받았다. 긴 투병 생활 끝에 5일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비르나 리지=이탈리아 출신 여배우. 1960년대 할리우드에 진출해 영화 ‘25시’등의 작품에서 열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1994년 ‘여왕 마고’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2004년 이탈리아 골든 글로브 공로상을 수상했다. 수도 로마의 집에서 17일, 7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조 코커=영국 출신의 전설적인 록가수. 1968년 비틀즈의 노래 ‘위드 어 리틀 헬프 프럼 마이 프렌즈’와 ‘유 아 소 뷰티풀’을 커버해 스타덤에 올랐다. 말년에 폐암을 앓았으며 21일 미국 콜로라도 자택에서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진=TOPIC/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양띠 스포츠 스타들] 지소연·이정민 실력도 귀요미…남태희·박용택 꿈도 득의 양양

    [양띠 스포츠 스타들] 지소연·이정민 실력도 귀요미…남태희·박용택 꿈도 득의 양양

    양띠 스포츠 선수들에게 을미년(乙未年) 양띠해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새해에 24살(1991년생)이 되거나 36살(1979년생)이 되는 양띠 선수들은 2015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다음달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국가대표로 선발된 ‘양띠 3인방’ 이정협(23·상주 상무), 남태희(23·카타르 레퀴야), 장현수(23·중국 광저우 부리)는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슈틸리케호의 선봉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1월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 평가전에 이어 10일 오만, 13일 쿠웨이트, 17일 호주와 각각 예선 대결을 펼친다. 이정협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제주 서귀포 전지훈련에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의 눈에 들어 깜짝 발탁됐다. A매치 경험이 없고 소속팀에서도 교체 멤버로 출전했던 이정협은 큰 키에도 빠르고 유연한 움직임, 제공권에서 강점을 보여 슈틸리케호에 승선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물색했고, 이정협이 적임자였다”고 설명했다. 이정협이 반짝 스타에 그칠지, 아니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차세대 ‘원톱’이 될지는 호주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공격형 미드필더 남태희는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슈틸리케 체제에서 치른 4차례 평가전에서 3차례 선발, 1차례 교체 출전했다. 공수에서 빼어난 활약으로 대표팀 주장 구자철과의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장현수는 중앙 수비뿐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지난달 18일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중앙 수비수로 출전해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한국 여자 축구를 대표하는 ‘지메시’ 지소연(23·첼시FC 레이디스)도 내년이 더 기대되는 스타다. 현재 잉글랜드 여자 프로축구 2위를 달리고 있는 첼시 레이디스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올 시즌 19경기에 나서 9골을 넣어 리그 득점 16위에 자리했다. 지소연은 내년 6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한국의 목표인 16강 진출을 위해 공격의 선봉에 선다. 봅슬레이 기대주 서영우(23·경기도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는 국가대표팀 브레이크맨으로 지난해 한국 썰매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렸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파일럿 원윤종과 2인승 봅슬레이를 몬 서영우는 18위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서영우의 질주는 올겨울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이글스에서 열린 유러피언컵 2차 대회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수확했다. 지난 7일 프랑스 라플라뉴에서 치른 4차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0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봅슬레이 2인승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49초88의 기록으로 5위에 올랐다. 어느덧 세계 톱 5까지 성장한 서영우는 내년 꿈에 그리는 월드컵 메달에 도전한다. 프로골퍼 이정민(22·BC카드)은 2015년 한국여자프골프(KLPGA) 투어를 뒤흔들 ‘잠룡’이다. 김효주, 장하나를 비롯한 대어급들이 미국 무대로 썰물처럼 빠져나간 한국 무대를 접수할 주자 가운데 한명이다. 2008년 국가대표 출신으로 이듬해 2부 투어를 거쳐 2010년 데뷔했다. 통산 4승. 특히 올해는 8~9월 두 달 사이 2승을 올리면서 상금 순위 3위(6억 5900만원)로 시즌을 마쳐 내년 상금왕도 저울질하고 있다. 나이는 22살(1992년 1월생)이지만 음력 생일이 빨라 양띠다. 프로농구 KT의 가드 이재도(23)는 지난 4~23일 진행된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1만 1570표를 얻어 주니어팀 최다 득표의 영광을 안은 기대주다. 당당히 베스트 5에 포함돼 다음달 10~1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2013년 한양대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이재도는 올해 일취월장했다. 지난 시즌 벤치 멤버로 경기당 평균 2.1득점 1.3어시스트에 그쳤으나 올 시즌은 8.7득점 2.2어시스트로 크게 향상됐다. 탁월한 스피드를 갖춰 ‘슈퍼소닉’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재도는 오프 시즌 약점인 슛을 보완했다. 생애 첫 선발 출전인 지난 11월 12일 삼성전에서 무려 28득점을 몰아쳐 전창진 감독과 팬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토종 에이스 전광인(23)은 용병들 틈바구니 속에서 공격 성공률 2위(56.22%)를 지키고 있다.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상대 코트를 향해 공격을 퍼붓는다. 전광인의 화력에 힘입어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올 시즌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프로 스포츠계를 굳건하게 지키는 양띠 스타들도 기대를 모은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야수 박용택(35)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생애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LG와 4년 50억원에 계약해 은퇴할 때까지 프랜차이즈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2002년 데뷔한 박용택은 13시즌 동안 LG에서만 뛰었다. 박용택은 통산 타율 .301(역대 14위)의 정교한 타격을 과시한다. 2009년부터 여섯 시즌 연속 3할을 넘겼고, 지난 시즌에도 .343으로 9위에 올랐다. 데뷔 후 한 시즌도 거르지 않고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박용택은 빠른 발과 타구 판단 능력을 갖춰 수비도 뛰어나다. 최근 다섯 시즌 동안 실책이 단 두 개뿐이다. 2008년(96경기)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해 내구력도 뛰어나다. 여자 프로농구 삼성의 이미선(35)은 17년째 프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베테랑이다. 리그 출범 원년인 1998년보다 한 해 앞서 삼성생명(현 삼성)에 입단한 이미선은 리그 최고령 선수임에도 여전히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힌다. ‘사격의 신’으로 불리는 진종오(35·KT사격선수단)에게 2014년은 환희와 아쉬움이 교차한 해였다. 9월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세계사격선수권 남자 50m 권총 본선에서 60발 합계 583점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 구소련의 알렉산드르 멜레니예프가 세운 종전 기록(581점)을 34년 만에 갈아치웠다. 멜레니예프의 기록은 국제사격연맹(ISSF)의 부문별 기록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 50m에서 진종오는 초반부터 난조를 보이다 결국 7위에 그치고 말았다. 진종오 역시 아쉬움이 많이 남는 듯 “은퇴하지 말라는 계시인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긴 했지만 진종오는 끝내 개인전 금메달을 손에 넣지 못했다. 그러나 진종오는 11월 전국체전에서 3관왕에 오르며 2015년을 향한 시동을 힘차게 걸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러시아 5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 “내년엔 더 춥다”

    러시아의 11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이하 연율 기준)를 기록했다. 월별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10월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 유가 폭락, 루블화 폭락으로 인한 삼중고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0월 유가 급락 충격 때문에 러시아의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성장률이 급격하게 꺾인 것은 2013년부터였다. 이때부터 많은 전문가가 해외 투자 감소를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석유와 가스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형태가 위기에 취약하다고 경고해왔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버텨내는 산업생산과 압도적인 농업생산 덕분에 그럭저럭 플러스를 유지하던 성장률이 유가 폭락과 이에 따른 루블화 폭락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11월 마이너스 성장에도 올해 전체 성장률은 간신히 플러스 0.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 전망은 더 어둡다. 러시아정부 스스로가 유가 회복 등 밝은 측면을 강조하면서 긍정적으로 내놓은 GDP 성장률 수치가 -0.8%다. 블룸버그통신이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1.4%다. 러시아중앙은행마저 -4.5%를 예상치로 내놨다. 그나마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에 머문다는 조건 아래서다. 지금 유가는 5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는 소브콤방크 등 러시아의 중소규모 20여개 상업은행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BBC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금융안정화조치법안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은행예금보장액을 2배로 늘리고, 최대상업은행 스베르방크에 러시아중앙은행이 긴급자금을 수혈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불안심리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 해결은 안 된다. 드미트리 폴레프이 ING은행 모스크바지점 분석관은 “마이너스 성장은 예상된 것이어서 놀랍지 않다”면서 “문제는 도대체 좋은 징조라고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