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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생영상] 러시아 에어쇼 도중 헬기 추락 순간

    [생생영상] 러시아 에어쇼 도중 헬기 추락 순간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랴잔주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곡예비행을 하던 헬기 1대가 추락한 가운데, 사고 당시 순간이 기록된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곡예비행을 펼치던 4대의 헬기 가운데 1대가 갑자기 빙글빙글 돌며 지상으로 추락한다. 곧이어 이 헬기는 굉음과 함께 폭발한다. 사고기에는 두 명의 조종사가 타고 있었는데, 한 명은 추락 직전 탈출에 성공했지만 다른 한 명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영상=Ruptly TV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설치작가 전수천 철의 실크로드를 가다] (중) 이르쿠츠크 ~ 모스크바

    [설치작가 전수천 철의 실크로드를 가다] (중) 이르쿠츠크 ~ 모스크바

    25년 전 한·러 수교가 있기 전까지는 이념이 다른 나라라는 관계 때문에 감히 우리가 러시아를 방문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수교를 맺은 후에도 한동안은 쉽게 방문하기 어려운 나라였던 게 사실이다. 젊어서 열심히 벌어서 나이가 들면 정승처럼 쓰라는 평범한 인간 삶의 태도에 관련된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미담이다. 나는 살면서 아내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서로 내가 옳다고 가끔은 다툴 때도 있지만 친구는 물론 후배, 제자들에게 그리고 불우한 이웃들에게 나누면서 살자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그렇게 살아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실행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라시아 친선특급열차를 타고 시베리아 대륙을 달리는 목적은 무엇일까. 통일과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하여 서울에서 유럽까지 수출물품을 운송할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외교부와 코레일이 러시아 철도공사와 많은 협의를 거쳐 어려운 산고 끝에 실행하는 결과의 작품이다. 러시아는 대국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우리에게도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충족될 수 있는 철도 선로 공사의 많은 부분을 요청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경제도 경제려니와 북한과 동서 열강들의 이해 관계가 얽혀 단시간에 우리의 목표를 실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학적 관점이나 구조적 관점에서 보면 주변 열강과 북한 그리고 우리의 관계는 도면상에서 읽을 수 있는, 단순명료한 해답이 있는 기하학의 도상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열심히 산업을 발전시키고 수익성 있는 제품을 팔아 경제 대국이 된다면 러시아 철도 선로를 표준화로 바꾸는 공사 비용도 도와 주고 북한에도 조건 없이 베풀기를 할 수 있을 때 통일과 유라시아 유통의 길이 열리는 시간이 조금씩 더 앞당겨진다고 기대를 해도 좋을 것이다. 경제가 튼튼해지면 우리보다 어려운 나라들에 베풀 수 있을 테니까…. 우리 주변에서 경제 때문에 벌어지는 많은 현상을 바라보며 베풀면서 살라는 우리 조상들의 미담을 생각했다.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하바롭스크에 도착, 역 광장에서 환영식과 환송식을 하루에 치르는 바쁜 일정을 마친 뒤 이르쿠츠크를 향해 다시 밤 11시 열차를 탔다. 다음날 새벽부터 지칠 줄 모르고 펼쳐지는 적송(우리나라 적송과는 다른)이 적당히 섞인 자작나무 숲이 차창으로 도망이라도 치듯 사라지는 것을 보고 고개를 돌리면 다시 자작나무 숲이 나타난다. 겨울에는 영하 40도까지 기온이 내려가기도 한다는 시베리아 대륙. 여름 계절인 지금은 녹색 지평선이 눈을 꽉 채워버리는 바람에 눈동자가 정지된 느낌이다. 바이칼 호수의 수평선이 스크린처럼 눈 안에서 잘려 나가는 아쉬움으로 가슴이 시릴 정도다. 바이칼 호수는 그 크기가 길이 1600㎞이고 폭이 80㎞, 깊이가 1.6㎞ 이상이나 되는 방대한 호수다. 그 넓이에 있어서도 우리나라 영토의 3분의1에 해당된다고 한다. 대평원이 이어지다가 다시 바이칼 호수가 나타나기를 몇 번쯤 반복했을까! 하바롭스크를 떠나 40여 시간이 지나자 드디어 이르쿠츠크에 도착했다. 이르쿠츠크에서 1박을 하면서 바이칼 호수의 장관인 여러 곳을 둘러보았다. 지루할 만큼 달려도 끝이 언제쯤 보일지 예측할 수 없는 시베리아 벌판, 그리고 자작나무 숲과 바이칼 호수 등 모두가 눈과 가슴, 그리고 뇌리에서 지워질 수 없는 환영 같은 또한 한편으로는 다큐 같은 소재들이다. 열차에서 내리자 이르쿠츠크 역 앞에 주 관계자들과 전통 옷을 입은 여자 등 많은 주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지사가 주재하는 환영 행사는 실로 러시아에서의 우리나라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매일 걸으면 삶의 철학이 보이고 스스로 철학자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열차를 타고 러시아 대평원을 달리면서 보이는 것이 내 것이고, 해야 할 일이 많겠다는 창작 의욕이 솟아나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대평원과 자작나무 숲을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와 같은 생각을 갖지 않을까! 시베리아 대륙은 창의적인 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년 중 반이 겨울인 점을 감안해도 러시아는 미래의 친환경 동력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거대한 공간임에 틀림없다는 확신이 보인다. 다시 만 하루를 달려 도착한 곳이 노보시비르스크이다. 이곳 역시 도착하자 주 관계자들이 역 앞에 나와 화려한 환영행사를 해 주었는데 한복을 차려 입은 고려인들이 함께 나와 있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그들은 한국말도 못하는 고려인들이다. 노보시비르스크는 교통, 과학, 산업, 교육의 중심지로 국립철도대학이 있다. 여기서 유라시아 철도 사업의 필요성과 협력에 대한 심포지엄이 있었다. 하루를 지내면서 1945년에 레닌광장 앞에 건축되었다는 오페라 발레극장의 웅장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여름휴가 시즌만 제외하곤 공연을 계속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여행지에서 콘서트나 오페라, 발레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그 감동의 효과가 배가하는데 불행히도 여름휴가로 공연이 없다는 사실에 섭섭함을 금할 수 없었다. 인구 170만명의 도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오페라, 발레뿐 아니라 음악, 미술, 그리고 여러 장르의 대중문화 예술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놀랐다. 러시아가 옛날부터 문화예술의 수준이 뛰어난 나라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철길 양쪽으로 늘어선 자작나무 사이로 지칠 줄 모르고 달리는 열차를 타고 다음날 노보시비르스크를 뒤로 한 채 예카테린부르크에 도착했다. 예카테린부르크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인 곳이다. 예카테린부르크는 러시아 2대 황제인 예카테리나의 이름을 인용하여 지었다고 한다.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1세와 2대 여제 예카테리나는 사연이 많은 왕들이다. 예카테린부르크 역에도 역시 환영 인파들이 몰려 있었다. 주지사와 시민들 그리고 악대까지 동원되어 일행을 맞이하였다. 아시아와 유럽의 이정표가 서 있는 곳에는 기념비적인 모뉴먼트가 하늘을 찌른다. 이곳에서도 우리를 맞이하는 행사가 있었고 가수와 어린 무용수들이 모뉴먼트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춤 솜씨를 발휘하였다. 러시아의 시인 푸시킨, 브류소프 등은 하나같이 은유적으로 사랑하는 조국의 러시아를 시로 읊고 있다. 유라시아 친선특급 프로젝트가 넓은 시베리아 대륙만큼은 아니라 하더라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중심축에 던진 파장은 새로운 미래 창출의 시발점임에는 이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 나라 러시아! 문화예술의 깊은 느낌이 눈으로 읽혀지는 동시에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내일은 또 모스크바를 향한 시작이 기다린다.
  • 연극인 듯 사진인 듯 조각인 듯

    연극인 듯 사진인 듯 조각인 듯

    러시아 모스크바 의과대학 출신의 세계적인 예술가 레오니트 티시코프는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9월 16일’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과 우주를 이어 주는 상냥한 요정 이야기를 만들었다. 누군가 원한다면 지구 끝까지도 찾아가는 ‘사적(私的)인 달’이다. 그는 2003년부터 달 모양으로 만든 조명을 특정 장소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세계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가상과 실재가 혼재하는 그의 작품은 차가운 현대의 미디어 기술을 사용했음에도 매우 시적이고 따뜻하며 서정적이다. 경북 경주 우양미술관(옛 아트선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실재와 가상의 틈, 한국-러시아 미디어아트의 오늘’전은 실재와 가상이 혼재된 틈에서 디지털 이미지들이 지니는 의미와 예술적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티시코프의 ‘타이완의 사적인 달’(2012)과 ‘북극의 사적인 달’(2010) 작품을 포함해 실재와 가상의 경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독특한 시선과 표현 방식을 소개하는 전시다. ●한·러 수교 25주년 기념… 작가 6명씩 총 12명 참여 한국과 러시아가 친교를 맺은 지 25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는 의미도 갖는 이번 전시는 두 나라에서 6명씩 총 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한국 측에서는 지난해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미술관에서 열린 제5회 국제 현대사진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기획된 한국특별전에 출품했던 작가들이 귀국전 형식으로 참여했다. 러시아 측 작가는 모스크바비엔날레 총감독을 맡고 있는 안드레이 마르티노프가 김영호 중앙대 교수와 함께 선정했다. 마르티노프 감독은 “러시아에서 사진, 컴퓨터 인쇄, 비디오 아트와 같은 미디어아트 분야에 집중하는 작가는 많지 않지만 주목할 만한 작가들을 선별해 이번에 소개하게 됐다”며 “한국 관람객들이 러시아적 독창성과 순수성을 어떻게 이해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크게 두 공간으로 구성되는 전시의 전반부는 연극적 설정으로 실재와 가상이 혼재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조각과 회화, 영상을 혼합하는 연극적 작품을 구현하는 유현미는 미술관에 설치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을 설정해 바닥과 벽, 모델에 물감을 칠하고 이를 영상과 사진으로 남기는 방식의 ‘미술관 시리즈 2탄’을 선보인다. 작가가 직접 쓴 짧은 소설을 바탕으로 한 ‘그림이 된 남자’는 그림이 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과 결과물인 사진을 나란히 배치한 작품이다. ●연극적 요소, 사진으로 극대화한 작품 ‘피에타’ 라우프 마메도프의 ‘피에타’는 영화 연출의 미장센을 통한 연극적 요소를 사진으로 극대화한 작품이다. 성경의 이야기들을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설정해 놓고 촬영한 일련의 작품으로 유명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다운증후군 환자들을 모델로 삼았다. 영화연출을 전공한 마메도프는 군 제대 후 정신병원에서 간병인으로 근무한 독특한 경험을 통해 다운증후군 환자들의 순수함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아 1990년 후반부터 이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알렉산드라 미틀랸스카야는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영상물 ‘협주곡’과 슈트라우스의 음악과 함께 스틸사진의 효과를 내는 ‘카프리치오’를 선보인다. 비탈리 푸시니츠키는 2차원의 사진을 예리한 칼로 모양을 도려내는 방식으로 3차원으로 변형시킨 ‘아라베스크’ 연작을 소개한다. 예술성 강한 사진으로 주목받는 천경우의 ‘천 시리즈’는 작가 자신의 선조의 군의(軍衣)를 재현해 모델에게 입힌 뒤 장시간 노출로 흔들리는 모습을 잡아낸 작품이다. 박준범 작가는 건물과 주차장을 콜라주하는 장면을 비디오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준다. 후반부는 실재하는 장면을 그대로 담아내면서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서정성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책장에 직접 만든 다양한 오브제들을 설치하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비춰 보여주는 ‘기억극장’은 주목받는 부부 작가 뮌(김민선+최문선)의 작품이다. 한성필은 경주 감은사지 3층 석탑을 촬영한 ‘환영’을, 캔버스를 배경으로 자연의 나무를 촬영하는 이명호는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사막의 마른 덤불 후면에 캔버스를 연못처럼 설치한 근작 ‘신기루’를 기존 나무 시리즈와 함께 선보인다. ●조각 등 다양한 형식으로 가상과 현실의 경계 표현 미술관 2층 공간은 중진 작가 박선기의 개인전으로 꾸며졌다. 해체와 시점(視點)에 집중해 온 작가는 화업 20년을 정리하는 의미의 이번 전시에서 공간을 꿰어 매듯이 숯을 매달아 만든 입체 설치작품들과 평면 작품, ‘시점’을 다룬 조각 등 17점을 선보인다. 특히 작가는 경주 불국사 내에 현존하는 다보탑의 형상을 해체해 숯덩이를 매달아 공간에 설치한 ‘조합체-파고다’를 이번 전시에 처음 발표했다. 숯, 공간, 빛을 재료 삼아 실재와 가상의 사이에 공간을 들여놓은 작품은 특정 시점에 위치했을 때만 완전한 탑의 형상을 읽어 낼 수 있다. 9월 30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오마 샤리프의 죽음

    [최동호 새벽을 열며] 오마 샤리프의 죽음

    오마 샤리프가 영원한 연인 라라를 찾아 천국으로 갔다는 보도를 접하자 대설원을 배경으로 전개된 한 세기의 사랑이 펼쳐졌다 사라지는 것 같았다. 1960년대 중반에 개봉된 영화 ‘닥터 지바고’는 당시 젊은 세대는 물론 많은 한국인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었다. 6·25와 4·19를 경험한 세대들에게 ‘닥터 지바고’는 4·19의 좌절을 바라보면서 삭막한 시대를 견디며 살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정신적 허기를 달래 주는 사랑의 서사시이기도 했다. 특히 영화에서 오마 샤리프가 보여 준 탁월한 연기는 소설에 못지않은 감명을 전해 주었다. 전쟁이 끝나고 라라와 헤어지는 장면에서의 오마 샤리프의 깊고 우수 어린 눈동자나 우랄산맥의 한 별장에서 겨울밤 여우 울음소리를 들으며 시를 쓰던 장면이나 마지막 전차를 타고 가다가 길을 걸어가는 라라를 발견하고 급히 내려 뒤쫓아 가다 쓰러지는 장면 등은 라라에 대한 지바고의 사랑을 표현하는 극적인 순간들을 전해준 명장면들이었다. 당시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을 토로하는 자리에서 한 사람은 라라의 첫 연인 파샤와 같은 혁명가가 되겠다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 지바고와 같은 시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지바고의 주제 음악을 사랑한 것은 물론 라라에게 바치는 시를 쓴 사람도 여럿 있었다. 지바고의 인기는 1958년 노벨 문학상이 파스테르나크에게 주어졌으나 소련 당국의 압력으로 이를 거부하게 되자 정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세상사는 소설이나 영화처럼 아름답지는 않았다. 후일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서방세계에서의 ‘닥터 지바고’ 출판은 냉전체제를 깨뜨리려는 미국 정보당국의 작전에 의한 것이며 파스테르나크가 사랑했던 라라의 실존 인물이라고 지칭되는 여성은 소련의 정보당국이 파견한 비밀 요원이었다는 것이다. 파스테르나크는 이 여성의 정체를 결국은 알고 있었으며 자신이 사랑한 이 여성이 자기로 인해 고통을 겪게 될 것을 매우 걱정했다고 한다. 파스테르나크로 하여금 노벨상 수상을 거부하게 만든 것은 ‘닥터 지바고’의 내용이 러시아혁명을 부정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닥터 지바고’ 이야기를 길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지난 4월 초 모스크바 교외에 있는 파스테르나크의 집을 찾아간 기억 때문이다. ‘닥터 지바고’를 집필했다는 커다란 책상은 자작나무가 보이는 이층 창가에 있었다. 지루할 때 사용했다는 입식 책상도 보였다. 서가에는 릴케와 보들레르 그리고 엘리엇이나 셰익스피어 등의 작품집이 꽂혀 있었다. 젊은 날 파스테르나크가 서방세계의 작품을 많이 읽었으며 혁명 후에는 은둔하며 이들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살았다는 이야기에는 광복 후 북에서 러시아 작품을 번역하며 살았던 백석의 생애가 겹쳐지기도 했다. 두 사람 다 정치권력으로부터 소외된 그리고 문학의 자율성과 인간에 대한 이상주의적 희망을 추구한 문인들이었다. 작은 발견이 필자를 놀라게 했다. 안내인이 구두를 가리키며 밑창이 서로 다른 두께를 보라는 것이다. 파스테르나크는 약간 절름발이였던 것이다. 아마도 라라에 대한 사랑은 절대적이었을 것이다. 계단을 내려오니 일층 계단 옆에 초라한 침대가 하나 있었다. 이것이 무엇이냐고 하니 다리가 불편했던 노년의 파스테르나크가 이층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일층에서 사용했던 침대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찡하게 가슴에 다가왔다. 전차에서 내려 라라를 뒤쫓아 가다 쓰러지던 명장면 때문이다. 침대 벽에는 파스테르나크의 관을 메고 갔던 군중의 장례 사진이 붙어 있었다. 그의 시와 소설을 사랑한 많은 사람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오마 샤리프도 만년에는 치매에 걸렸다고 한다. 이혼한 부인이 이미 작고했음에도 아들에게 전 부인의 안부를 자주 물었다는 것이다. 하늘나라에 온 오마 샤리프를 파스테르나크가 위로하며 라라의 안부를 묻게 된다면 붉은 혁명으로 요동치던 시대에도 영원한 사랑을 찾다 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망각의 저편으로 사라져 갈 것이다.
  • [스타뷰] 총알 탄 사나이 오늘도 달린다 리우 新 잡으러

    [스타뷰] 총알 탄 사나이 오늘도 달린다 리우 新 잡으러

    지난 9일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육상 남자 100m 준결승. 잔뜩 흐렸던 전날과 달리 날씨가 화창했다. 트랙 상황도 좋아 보여 기록이 나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출발 신호와 함께 앞만 보고 달렸는데, 70m 지점을 넘을 때까지도 자신이 8명의 선수 중 맨 앞에 있었다. 옆 레인에서 뛰는 흑인 선수의 당황한 기색이 느껴졌다. 90m 지점을 통과했을 때 흑인 선수에게 따라잡혔지만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지났다. 전광판을 쳐다볼 필요도 없이 신기록을 작성했다는 걸 알았다. 이날 10초16의 한국 기록을 세운 김국영(24·광주광역시청)은 당시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2주가 흐른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김국영은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고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이제 기록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편안하게 달릴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김국영은 19살이던 2010년 6월 7일 혜성처럼 등장했다. 대구에서 열린 전국육상경기선수권 예선에서 10초31을 찍어 서말구가 1979년 작성한 10초34를 무려 31년 만에 깨뜨렸다. 1시간 30분 뒤 치러진 준결승에선 10초23으로 0.08초 더 앞당겼다. 하루에 두 개의 한국 기록이 나온 육상계는 겹경사를 누렸고 김국영은 ‘신동’ ‘기린아’로 불렸다. “그때 기록은 얼떨결에 나온 거예요. 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한국 육상의 희망 “내년 올림픽선 9초대”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김국영은 이후 수많은 좌절을 겪었다.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선 부정 출발로 실격당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선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줄 후보로 기대를 받았으나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이때 기록은 10초35.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했고 컨디션도 좋았지만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올해 초 광주시청에 새 둥지를 튼 김국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10초16을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10초16이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기준 기록이기 때문이다. 딱 목표를 달성한 덕에 김국영은 다음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과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딴 최초의 선수가 됐다. 개최국 와일드카드를 받고 나간 대구 세계선수권에서의 뼈아픈 기억을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올림픽에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저스틴 개틀린(미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는 걸 상상하면 벌써부터 설렌다. 김국영은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선 새로운 한국 기록을 세우고 리우올림픽에선 9초대 기록으로 결승에 진출하겠다”며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김국영은 청와대에서 열린 ‘광주U대회 선수단 및 관계자 초청 오찬’에 다녀왔는데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도 똑같은 목표를 말했다고 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구심을 품을 겁니다. ‘올림픽이 1년밖에 안 남았는데 어떻게 10초16에서 9초대로 진입하느냐’고 할 거예요. 하지만 저는 자신 있습니다. 광주U대회 성과로 지원이 풍족해졌고, 제가 조금만 더 열심히 훈련하면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9초대를 기록한 다른 선수들도 나와 똑같은 한 명의 사람입니다.” 중국 스프린터 쑤빙톈(26)은 지난 5월 국제육상경기(IAAF) 다이아몬드리그에서 9초99를 기록, 순수 동양인 최초로 10초 벽을 허물어 화제를 모았다. 일본의 간판 기류 요시히데(19)는 비공인이지만 9초87을 찍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김국영은 “쑤빙톈과 기류의 장점은 꾸준함이다. 둘이 나보다 한 단계 위 레벨이란 건 인정한다. 그러나 따라잡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상 아픔 이겨내고 새 역사를 쓰다 사실 김국영은 광주U대회 당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대회 전부터 왼쪽 무릎 뒤 근육에 부상을 안고 있었고 준결승이 열린 날 아침에는 통증이 심해 걸을 수도 없을 정도였다. 전날 예선 1~2라운드를 치르면서 상태가 악화된 것이었다. 그와 함께 방을 쓰는 선배가 “무리하면 선수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출전을 말릴 정도였다. 그러나 김국영은 일단 경기장에 가 몸을 풀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결국 출발선에 섰다. 5레인을 배정받았고 옆 4레인에는 10초05의 개인 기록을 가진 흑인 선수 로널드 베이커(미국)가 있었다. 탁월한 탄력을 가진 베이커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10초14를 기록한 그보다 0.02초 뒤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국영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실감했다”고 감개무량해했다. 뒤이어 열린 결승에선 다시 다리 통증이 도져 6위(10초31)에 그쳤으나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감을 얻었다. 김국영은 중학교 2학년 때 육상에 입문했다. 공직의 길을 걸은 아버지는 그가 공부를 하기 바랐으나 책상에 앉아 있는 건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았다. 아버지께 “제가 잘하는 걸 하겠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달리는 것 하나는 자신 있습니다. 운동회를 하면 아무도 나를 따라오지 못해요”라고 말했다. 그가 다니던 경기 안양 대안중은 육상부가 없어 인근 관양중으로 전학을 갔다. 반대하던 부모님도 김국영의 굳은 의지를 보고는 발 벗고 후원에 나섰다. 아버지는 훗날 “나도 중학교 때까지 육상을 했다. 7남매를 키우는 집안 사정 때문에 포기했지만 대회에 나가면 상을 휩쓸었다”고 털어놨다. 김국영의 재능은 유전이었던 것이다. ●“후배들, 기록 연연 말고 달렸으면” 김국영은 “내 지구력은 ‘빵점’”이라고 혹평했다. 짧은 순간 온 힘을 쏟아붓는 종목이 그에게 어울렸고, 자연스레 단거리에 집중하게 됐다. 그는 훈련도 짧고 굵게 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딱 4시간이 그가 하는 훈련의 전부다. 하지만 훈련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도가 세다. 트랙 훈련을 하는 오전에는 200m를 전력으로 질주하고 1~2분 쉰 뒤 다시 달리는 것을 끝없이 반복한다. “200m를 달려야 100m를 잘할 수 있어요. 계속 달리다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지 아세요? ‘이번 200m는 완주할 수 있을까. 쓰러지지 않을까’ 하고 겁이 나요.” 김국영은 유연성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근력이 부족한 건 아쉽다고 했다. 근육량을 늘려 파워 넘치는 주법을 구사하는 게 과제다. 하체 근육만 발달해선 안 되고 상체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오후에는 역기를 활용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몸에 힘을 붙이고 있다. 김국영은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직 주니어 단계에 있는 후배들은 기록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한다. 시니어가 하는 근력 운동 등을 무리해서 따라하면 역효과가 난다”며 진심 어린 충고를 보냈다. “육상 선수의 전성기는 29살이라고 해요. 저는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후배들이 나가라고 할 때까지 뛸 거예요. 나보다 뛰어난 후배가 나타났는데도 물러나지 않는다면 진상이잖아요. 앞으로도 ‘한국 기록 보유자 김국영’이 아닌 ‘새로운 걸 배우는 김국영’으로 뛰겠습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김국영은 ▲ 1991년 4월 19일 출생 ▲ 2남 중 차남 ▲ 175㎝ 73㎏ ▲ 안양호원초-안양관양중-평촌정보산업고-대림대 ▲ 2009년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 100m 1위 ▲ 2010년 전국육상선수권 100m 1위(준결승서 한국 기록 10초23) ▲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 2011년 대구, 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 국가대표 ▲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6위(준결승서 한국 기록 10초16)
  • [일어나라 한국경제] GS칼텍스, 매출 66%가 수출… 세계 석유시장 꽉 잡은 효자 기업

    [일어나라 한국경제] GS칼텍스, 매출 66%가 수출… 세계 석유시장 꽉 잡은 효자 기업

    GS칼텍스는 정유 및 석유화학, 윤활유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전체 매출액의 3분의2를 해외에 수출하는 대표적인 수출기업으로 올라섰다. 특히 2002년 전체 매출액의 26% 수준이던 수출 비중이 2006년 50%를 넘어섰으며, 2012년 67%, 2013년 68.2%, 2014년 66.3%를 차지했다. GS칼텍스 여수공장은 1969년 하루 6만 배럴 규모로 출발한 이래 지난 50년 동안 세계 석유시장의 변화에 맞춰 투자를 지속, 하루 78만 5000배럴의 정제능력 규모의 공장으로 확대됐다. 단일공장 기준 세계 4위의 시설이다. 아울러 2000배럴의 등·경유 탈황시설 등 최첨단 시설에서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GS칼텍스는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원유를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싱가포르 법인과 런던, 아부다비에 지사를 설립했다. 이들 지사를 통해 중동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호주, 유럽, 중남미 및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80여 유종의 다양한 원유를 도입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또 2010년 윤활유 인도법인 설립 및 2012년 중국법인과 모스크바 사무소 설립 등 세계 여러 국가에 윤활유를 공급하고 있으며, 윤활기유 전체 생산물량의 7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떴다, 그녀… 연재 홀릭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떴다, 그녀… 연재 홀릭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는 12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광주U대회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 및 예선에 출전, 리본과 곤봉 종목에서 각각 18.050점과 18.350점을 받았다. 전날 볼(18.150점)과 후프(18.000점) 종목을 합쳐 총점 72.550점을 기록했다. 2위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71.750점)를 여유 있게 제치고 37명의 선수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러시아 카잔대회에서 볼 종목 은메달을 따 한국 리듬체조 사상 U대회 첫 메달을 딴 손연재는 2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시상대 맨 위에 섰다. 네 종목 모두 종목별 결선 진출에 성공해 13일에는 다관왕에 도전한다.  지난 11일 볼과 후프 종목 합계 1위를 기록한 손연재는 이날 첫 종목 리본에서 수구 끝이 약간 엉키면서 감점을 받았다. 지난해 기록한 개인 최고점수 18.200점에 약간 못 미쳤다. 그러나 마지막 종목 곤봉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여 리자트디노바의 추격을 따돌렸다.  손연재는 “금메달을 딸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인) 마르가리타 마문과 (3위인) 야나 쿠드럅체바 두 선수가 안 왔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함께하는 대회라 금메달보다는 수행 목표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13일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종목마다 집중하겠다. 지난달 치른 아시아선수권에선 실수가 있었는데, 확실하게 보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포르투갈 리스본월드컵에서 개인종합 금메달 등 4관왕에 오르고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손연재는 올해 발목 부상으로 고전했다. 지난 4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후프 연기 도중 발목을 다쳐 남은 경기를 기권했다. 같은 달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기권해 걱정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 충북 제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 건재를 과시했고 U대회에서도 금빛 연기를 펼쳤다.  아시아선수권 직후 다시 러시아 모스크바로 전지훈련을 떠난 손연재는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며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덕분에 이번 대회에서 손연재는 네 종목 모두 별다른 실수 없이 연기를 펼치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리자트디노바 등 경쟁자들은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으며 고개를 숙였다.  손연재는 오는 9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세계선수권에 출전해 내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도전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의붓딸과 아버지의 위험한 관계, ‘내 남자’ 메인 예고편

    의붓딸과 아버지의 위험한 관계, ‘내 남자’ 메인 예고편

    “다시는 영화를 만들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만들었다” 쿠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의 신작 ‘내 남자’가 오는 16일 국내 개봉한다. 이 작품은 2007년 나오키상을 수상한 사쿠라바 카즈키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근친상간이라는 충격 소재와 비판적인 시선에 쿠마키리 감독의 고민이 깊었을 터. 하지만, 그는 이후 영화를 못 하는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찍겠다는 각오로 메가폰을 잡았다고 전했다. 영화 ‘내 남자’는 쓰나미로 가족을 잃은 소녀 ‘하나’와 그녀를 딸처럼 키워온 남자 ‘준고’의 위험하고 처절한 비극적 사랑을 담은 드라마다. 고아가 된 소녀 ‘하나’는 일본 아카데미상 신인상을 받은 배우 니카이도 후미가 맡았다. 하나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딸로 입양한 ‘준고’는 일본의 대표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가 맡아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전할 예정이다. 최근 공개된 메인 예고편에서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 위로 흘러나오는 니카이도 후미의 독백이 애틋하고 처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는 준고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이 느껴져 몰입도를 높인다. 예고편 전반에 흐르는 빗소리와 파도소리는 음울하고 퇴폐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들의 위험한 사랑은 깨끗하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화면 위에 새겨진 붉은색 카피는 도발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그들의 위험한 사랑에 대해 궁금하게 한다. ‘내 남자’는 제36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쿠마키리 감독은 ‘여름의 끝’에 이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아시아영화의 창’ 부분에 공식 초청돼 국내 관객과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오는 16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시간 128분. 사진 영상=수키픽쳐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러 여당, 동성애 ‘무지개 깃발’ 맞선 ‘가족 깃발’ 공개

    러 여당, 동성애 ‘무지개 깃발’ 맞선 ‘가족 깃발’ 공개

    러시아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이 동성애를 반대하는 의미의 '깃발'을 공개하고 '반격'에 나섰다. 최근 현지 대표 신문 ‘이즈베스티야’는 통합러시아당의 모스크바 시당이 '무지개 깃발'에 대응하고자 새로운 깃발을 제작해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을 물들인 무지개 깃발은 소위 'LGBT'의 상징이다. LGBT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앞글자를 딴 말로 성적소수자를 의미한다. 러시아 현지 기념일인 '가족의 날'을 맞아 공개된 이 깃발은 남녀 부모와 세명의 자식이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을 담고있으며 우리말로 '진짜 가족' 이라는 의미의 해시태그(#)를 달고있다. 모스크바 시당 부위원장 알렉세이 리소벤코는 "이 깃발은 동성결혼에 대한 우리의 대답" 이라면서 "사회에 만연한 동성애를 배격하고 전통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진짜 가족' 이라는 해시태그 아래 소셜네트워크 사이트(SNS)를 통해 캠페인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깃발이 공개된 직후 소위 '짝퉁' 논란도 일었다. 깃발 그림이 프랑스의 동성결혼 반대단체(La Manif Pour Tous)의 깃발과 유사하기 때문. 실제 양 깃발의 그림을 비교해 보면 가운데 아이 한명이 더 추가됐다는 것 외에는 별 차이가 없다. 이에대해 리소벤코는 러시아 라디오 RSN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동성애 반대단체 디자이너의 허락을 받은 것" 이라면서 "전통적으로 아이를 많이 갖는 러시아 전통을 고려해 아이를 더 추가한 것" 이라고 해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동성애 ‘무지개 깃발’ 맞서 러 여당 ‘가족 깃발’ 공개

    동성애 ‘무지개 깃발’ 맞서 러 여당 ‘가족 깃발’ 공개

    러시아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이 동성애를 반대하는 의미의 '깃발'을 공개하고 '반격'에 나섰다. 최근 현지 대표 신문 ‘이즈베스티야’는 통합러시아당의 모스크바 시당이 '무지개 깃발'에 대응하고자 새로운 깃발을 제작해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을 물들인 무지개 깃발은 소위 'LGBT'의 상징이다. LGBT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앞글자를 딴 말로 성적소수자를 의미한다. 러시아 현지 기념일인 '가족의 날'을 맞아 공개된 이 깃발은 남녀 부모와 세명의 자식이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을 담고있으며 우리말로 '진짜 가족' 이라는 의미의 해시태그(#)를 달고있다. 모스크바 시당 부위원장 알렉세이 리소벤코는 "이 깃발은 동성결혼에 대한 우리의 대답" 이라면서 "사회에 만연한 동성애를 배격하고 전통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진짜 가족' 이라는 해시태그 아래 소셜네트워크 사이트(SNS)를 통해 캠페인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깃발이 공개된 직후 소위 '짝퉁' 논란도 일었다. 깃발 그림이 프랑스의 동성결혼 반대단체(La Manif Pour Tous)의 깃발과 유사하기 때문. 실제 양 깃발의 그림을 비교해 보면 가운데 아이 한명이 더 추가됐다는 것 외에는 별 차이가 없다. 이에대해 리소벤코는 러시아 라디오 RSN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동성애 반대단체 디자이너의 허락을 받은 것" 이라면서 "전통적으로 아이를 많이 갖는 러시아 전통을 고려해 아이를 더 추가한 것" 이라고 해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빛고을 입성한 요정

    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손연재(21·연세대)가 마침내 빛고을에 입성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손연재는 8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곧바로 U대회 결전지인 광주로 이동했다. 손연재는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두 번째로 치르는 U대회이고,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라 의미가 남다르다. 실수 없이 연기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하고 유럽 선수들도 다수 있기 때문에 최고의 모습을 보여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후회 없이 깔끔하게 연기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지훈련 성과에 대해선 “훈련량이 매우 많았다. 지난 2주 동안 프로그램을 약간씩 수정했다. 좀 더 확실하게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동작을 깔끔하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현재 종목별로 18점 초반대를 받고 있는데, 18.5~6점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013년 러시아 카잔대회에서 볼 종목 은메달을 따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메달리스트가 된 손연재는 올 시즌 세계 랭킹 4위에 올라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리듬체조는 오는 11일부터 일정이 시작되며 12~13일 개인종합과 종목별 결선, 단체전 결승 등을 통해 총 8개의 금메달 주인공을 결정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글로벌 시대] 문화를 알아야 고객 반응도 좋다/김창후 LG전자 고문·전 터키법인장

    [글로벌 시대] 문화를 알아야 고객 반응도 좋다/김창후 LG전자 고문·전 터키법인장

    2007년 섣달 그믐 즈음 밤늦게 인천공항에서 이스탄불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0시간이 넘는 긴 비행 시간 내내 고민은 사라지지 않았다. 출범하는 오스만튀르크 제국(현 터키)의 법인 대표로서, 유서 깊은 시장과 고객을 이해하고 현지 고객의 마음속에 어떻게 우리의 브랜드를 감성적으로 연결해 바람직한 이미지를 심어 줄 것인가. 신규 법인 조직의 역량을 어떻게 키워서 빠른 시간 내에 본사 기대에 부응하는 매출과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고성과 회사로 성장시킬 것인가. 유럽의 관문 아타튀르크 이스탄불 공항 입국 수속 절차를 밟고 있는데 한국에서 온 것을 눈치 채고 웃음을 띠면서 우리말로 짧은 인사를 건네는 공항 직원의 친절함에 피곤이 확 풀렸다. 짐을 찾고 공항터미널을 빠져 나갈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옆에 서 있던 터키 남자가 자신의 담뱃갑 밑을 손바닥으로 툭툭 치며 한 개비를 뽑아 주었다. 푸근하기만 한 터키인의 넉넉한 제스처가 한때 우리 시골 마을에서 담배가 떨어지면 으레 나누어 피우던 그 시절의 정경을 상기시켰다. 반도의 국민들은 감정적인 편이라고 하던데 터키인도 그런 이유에서 예외는 아닌 것 같았다.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까지 사무실 직원들과 상호 교감하며 소통하는 과정만으로는 유구한 역사의 배경을 등 뒤에 안고 있는 터키인들의 사회·문화적으로 내재된 요소를 인지하기에는 너무 부족했다. 약 한 달간의 5성급 호텔 생활을 끝내고 터키인의 집에 들어가 진정한 의미의 “터키 가족의 일원으로서 하숙 생활”을 하기로 했다. 시내 사무실에서 20여분가량 떨어진 중산층 마을인 ‘사리에르’에서 하숙 생활을 했다. 하숙 생활은 경영학이나 마케팅 책에서 결코 학습하기 어려운 높은 차원의 실증적 지혜와 깨달음을 주었다. 새롭고 값진 현지 통찰력을 바탕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마음의 근육을 키울 수 있었다. 하숙집 주인 위날의 부친은 6·25전쟁 참전 용사다. 위날의 부친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는 것을 자랑스레 여겼다고 한다. 혈맹의 역사적 유대 관계뿐 아니라 축구가 전 국민 생활의 일부이기도 한 터키인들에게 2002년 월드컵 3·4위전에서 한국의 팬들이 패했음에도 터키를 응원했다는 감동적인 사실은 그들의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는 ‘형제 관계임’을 새겨 놓은 중요한 계기가 된 것 같다. 먼 시골이나 산간 마을에서 만난 촌부도 한국을 우선 ‘형제 우의의 나라’라는 말부터 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아침 새벽잠을 깨우는 모스크(사원)를 호기심으로 방문해 반갑게 맞는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차 대접을 받고 올 때도 있다. 주말이면 주인 아저씨와 ‘보스 포로스’ 해변가 둑을 따라 하는 조깅도 일상화됐고, 근처 국립공원에서 텐트 치고 ‘망 갈’ (고기 바비큐) 파티도 밤늦도록 하며 도수가 높은 현지의 술 라크를 즐기곤 했다. 바비큐와 라크는 완벽한 궁합이라고 주인집 아저씨는 강조하며 술을 권하곤 했다. 터키에 조금씩 적응하면서 현지 직원과의 업무 보고 및 지시도 전보다 반응도 좋아 자신감이 생겼다. 직원들은 하숙 생활 시도에 대해 “현지 경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공감하면서 성큼 내편을 들어 줬다. 외부 대형 거래처 사장들도 나의 홈스테이를 좋은 시도였다며 격려의 편지를 보내 주었다. 그들은 우리의 제품을 그들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데 성의를 보이며 챙겨 주기도 했다. 비즈니스에서도 터키인들은 감동적이고 정이 많았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
  • (주)아이비디티, 청소년 대상 무료 암 검진 계획 추진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의 여파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추가 확진자 및 사망자가 속속 발표되는 등 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메르스 뿐만 아니라 개인의 건강관리와 공공 위생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사실 메르스 보다 우리의 건강과 더 밀접하게 닿아 있는 것이 바로 ‘암’이라 할 수 있겠는데, 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완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다른 질병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통계청 조사 결과 1983년부터 32년간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 1위가 바로 암이었다. 40세 이상에서는 암이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10~39세까지는 자살과 사고에 이어 2, 3위를 다투고 있을 정도여서 이제는 암이 고령 인구에만 국한된 질병이 아닌 전 연령층에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공공 암 검진 사업의 대상자에서 제외되어 있는 10대의 경우에도 암이 질병 사망원인으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간단한 혈액 검사로 암 조기 선별이 가능한 암 진단키트 ‘튜모스크린’의 독점판매권을 가진 (주)아이비디티가 올 하반기부터 청소년 계층에 암 검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비디티 관계자는 “올해 청소년층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대상 계층을 추가로 확대하고 향후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부담 없이 조기에 암 진단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부 계획으로는 성인이 IBDT 제공 암 검사를 한 번 받을 때마다 청소년에게 한 번의 무료 암 검사를 제공하는 1:1 기부 방식을 도입해 향후 기업, 기관, 개인 등의 후원을 통해 무료 암 검사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이비디티 측은 “기존의 방식대로라면 한 명의 암환자를 발견하는 데 막대한 검진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데 반해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암 조기 진단이 보편화 되면 검사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바일 메신저 사업과의 제휴를 통해 암 조기 진단의 보편화 뿐만 아니라 진단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플랫폼 구축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女미용사가 홀딱 벗고 ‘커트’ 미용실 논란

    女미용사가 홀딱 벗고 ‘커트’ 미용실 논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변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용실이 적발됐다. 최근 러시아 현지언론은 신분을 위장한 비밀경찰이 이 미용실에 잠입해 촬영한 몰래카메라 영상을 관련 내용과 함께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은 충격적이다. 한 여성 미용사가 등장해 손님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머리를 감겨주는 것은 일반 미용실과 차이가 없다. 그러나 우리 돈으로 약 8만원 이상을 더 지불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성 미용사가 옷을 모두 벗고 전라의 상태로 커트 서비스를 하기 때문이다. 이 미용실이 특히 문제가 된 것은 바로 옆에 자폐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시설 원장은 "언제부터인가 술취한 남성들이 이곳을 찾아와 줄을 서기도 한다" 면서 "청소년 유해시설이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는 것 자체가 황당한 일" 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미용실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미용실 매니저는 "원하는 손님에 한해서만 이같은 추가 서비스를 제공할 뿐" 이라면서 "매춘 등 불법 행위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모스크바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모두 처벌할 방침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주춤한 볼트, 달리는 대항마들

    우사인 볼트(29·자메이카)가 머뭇거리는 틈에 ‘대항마’들이 질주하고 있다. 볼트의 대표팀 선배인 아사파 파월(32)은 지난 27일 킹스턴에서 열린 자메이카육상선수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84로 우승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집계한 올 시즌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쓴 파월은 IAAF와의 인터뷰를 통해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을 겨냥해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며 “내 목표가 무엇인지 다들 알 것이다. 점점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볼트는 여러 대회 출전을 공언했다가 뒤집는 등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세계기록(9초58) 보유자인 그의 시즌 최고 기록은 10초12로 현저하게 뒤진다. 같은 날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전미육상선수권 남자 100m 결선에서는 약물 징계를 받고 지난해 돌아온 타이슨 게이(33)가 9초87로, 9초96을 기록한 19세 스프린터 트래이본 브로멜을 제치고 우승했다. 브로멜은 처음으로 10대에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낸 미국 대표가 됐다. 게이는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올 시즌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써냈다. 게이는 2011년 대구대회 직전 엉덩이 부상으로, 2년 뒤 모스크바대회에는 금지약물 파동에 휘말려 출전을 포기했다. 그는 “누구보다 세계육상선수권 출전 의지가 강하다”며 “일단 대회에 나서면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게이와 동갑내기 대표팀 동료로 시즌 최고(9초74)와 두 번째(9초75) 기록을 모두 보유한 저스틴 게이틀린은 100m의 베이징대회 출전권을 이미 손에 넣어 이번 대회에는 200m에만 뛴다. 28일 예선을 19초92로 통과, 29일 준결선에 나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IS ‘피의 금요일’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국가 선언 1주년을 3일 앞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쿠웨이트, 튀니지 등에서 연쇄적으로 테러가 발생해 수십명이 사망했다. 이날 프랑스 리옹으로부터 40㎞ 떨어진 생 캉탱 팔라비에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자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AFP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범인은 차를 몰고 가스 공장 정문으로 돌진한 뒤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을 터트렸다. 폭발로 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공장 정문에는 참수된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참수된 머리에는 아랍어 문장이 적혀 있었고 시신 주변에는 아랍어 깃발이 있었다. 프랑스 경찰은 야신 알리로 알려진 35세 남성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프랑스 정보당국은 이 남성을 지난 몇 년간 이슬람 급진주의자로 주목했으나 범죄 경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월에도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와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테러를 저질러 1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의 시아파 모스크에서는 IS가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범인은 이맘사디크 모스크에서 금요 예배가 끝나는 시간에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테러 직후 IS는 아부 술레이만 알무와헤드라는 조직원이 모스크를 공격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튀니지의 휴양지 수스에서는 무장 괴한이 한 호텔을 공격해 최소 27명이 사망했다. 튀니지에서는 지난 16일에도 시디 부지드에서 무장 괴한이 군인과 총격전을 벌여 군인 3명이 사망했다. 당시 IS는 무장 괴한이 자신의 조직원이라고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국가별 각양각색 라마단맞이

    라마단 기간 무슬림들은 낮에 단식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지만 지역과 상황에 따라 라마단 생활은 다르다. 저마다 처한 자연환경과 사회환경이 다른 탓이다. 1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인 22일이 올해 라마단 기간에 포함되면서 무슬림들에게 한층 더 혹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무슬림이 사용하는 음력 체계의 이슬람력에서 아홉째 달을 라마단으로 정했기 때문에 우리가 쓰는 양력 기준으로 라마단은 매년 11일씩 빨라진다. 여름엔 겨울보다 낮이 길기 때문에 여름에 라마단을 맞이하면 겨울 라마단에 비해 금식 시간이 길어진다. 특히 하지 즈음에 백야 현상이 생기는 북유럽에서는 하루 동안 해가 지는 시간이 2~4시간에 불과하다. 하지에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의 낮은 22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낮은 20시간씩 이어진다. 이렇게 특수한 상황에서 중동의 낮 시간에 맞춰 단식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코란 규율대로 자연적인 낮의 길이에 맞춰 단식을 감행하기도 한다. 자연이 아닌 인간이 벌인 일 때문에 ‘고통의 라마단’을 보내는 곳도 있다. 이슬람국가(IS)는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날인 지난 17일 예멘의 수도 사나의 관료 자택과 모스크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해 50여명에게 사상 피해를 입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라마단 기간 동안 예멘 정부군과 반군 간 휴전을 제안했지만 라마단이 시작된 이후인 20일 예멘에서는 차량 폭탄 테러가 재현됐다. 이슬람교의 대표 행사라는 이유로 라마단이 종교 갈등의 표적이 되는 일도 많다. 중국은 올해에도 신장 지역 무슬림의 단식과 종교의식 이행을 금지시키고 이슬람 식당들에 정상 영업을 종용했다. 중국 당국은 중국 내 이슬람 신자가 2000만명이고 이 가운데 1340만여명이 신장자치구에 거주하는 위구르족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매년 라마단 기간 중국이 단속에 나서자 지난 19일 아랍 국가인 이집트가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집트의 이슬람 최고 종교기관인 알아즈하르는 성명에서 “중국 당국이 신장 지역 무슬림의 단식과 종교의식 이행을 막는 것을 비판한다”면서 “종교의 권리와 개인의 자유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내 모든 형태의 탄압을 거부해야 하고, 국제사회와 인권단체가 중국의 행위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슬람 국가에서도 국가별, 도시별로 라마단 풍경이 다양해졌다.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떠나는 성지순례자들에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며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지만 성지순례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았다. 터키의 시리아·이라크 난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로힝야족 난민들도 라마단 단식을 엄수했다. 그러나 두바이와 같은 관광 도시에서는 낮에도 쇼핑몰이 영업을 계속했다. 두바이 쇼핑센터와 입점한 음식점들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오전 9~10시쯤 문을 열며 관광객의 편의를 봐줬다. 대신 쇼핑센터들은 폐점 시간을 새벽 2~3시로 늦춰 라마단 단식을 끝낸 무슬림들을 맞이했다. 중동 지역 경제지는 호화로운 텐트를 갖추고 가족들의 만찬을 제공하는 호텔의 라마단 상품을 소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LA영화제 대상 쾌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LA영화제 대상 쾌거

    다큐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속 노부부의 76년에 걸친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가 해외 영화계를 움직이며 잇따라 국제영화제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다. 영화제작사 대명문화공장은 진모영 감독의 ‘님아’가 제21회 LA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수상 소식은 밀레니엄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캐나다 핫독스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톱10, TRT 다큐멘터리어워드 터키문화관광부 특별상에 이은 쾌거다. 이 밖에도 텔아비브국제영화제, 시드니영화제, 뉴욕아시아영화제, 멜버른영화제, 모스크바영화제 등에도 잇따라 초청됐다. LA영화제는 전 세계 독립 영화와 작가 영화를 소개하는 장으로 장·단편 영화 외에 뮤직비디오, 웹 시리즈, 대안 디지털 콘텐츠도 포함된다. 특히 단편 부문 수상작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자격을 얻는다. 이번 제21회 LA영화제에서는 장편영화 74편과 단편영화 60편이 출품됐다. 지금까지 LA영화제 경쟁부문에 한국영화가 진출한 것은 2011년 ‘청계천 메들리’(다큐 부문), 지난해 ‘10분’(극영화 부문)에 이어 세 번째이며, 수상은 처음이다. ‘님아’는 지난해 11월 개봉한 뒤 뒤늦게 관객의 입소문을 타며 480만 관객이 드는 등 한국 다큐영화 사상 최대 흥행기록을 남겼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진 감독에게 축전을 보내 “이번 수상으로 한국 감독들의 예술적 창의력이 확고히 인정받고, 한국 영화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에 김영상씨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에 김영상씨

    대우인터내셔널은 김영상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고 취임식을 열었다고 17일 밝혔다. 김 부사장은 1982년 ㈜대우에 입사한 정통 ‘대우맨’으로 토론토지사장과 모스크바지사장 등을 거친 해외 영업통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빠른 시일 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 시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앞서 전병일 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은 미얀마 가스전 매각문제와 관련해 포스코 그룹과 갈등의 책임을 지고 전날 자진 사퇴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러시아 관리 “美아폴로 달 착륙, 국제조사 하자” 제안

    러시아 관리 “美아폴로 달 착륙, 국제조사 하자” 제안

    지난 1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영자신문 모스크바 타임스에 흥미로운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이 기사의 제목은 '러시아 관리가 미국의 달 착륙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제안했다'(Russian Official Proposes International Investigation Into U.S. Moon Landings). 이 기사에서 지칭된 관리는 '러시아판 FBI'로 불리는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 블라디미르 마킨이다. 그는 최근 현지의 대표 신문 ‘이즈베스티야’에 이같은 내용의 칼럼을 기고해 미국의 달 착륙 음모론에 다시 '불'을 붙였다. 무려 반세기나 지난 옛날 이야기가 즉각 서구 언론에 인용 보도된 것은 역시나 미국의 아폴로 11호 달착륙을 둘러싼 '음모론'이 지금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음모론의 핵심 중 하나는 당시 소련의 앞선 우주 개발에 자존심 상한 미국이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이라는 사기극을 벌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킨은 "미국이 달에 가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1969년 달 착륙시 촬영된 원본 필름이 사라진 것과 380kg에 달하는 월석의 행방을 조사하자"고 주장했다. 사실 이 두가지는 미국의 달 착륙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단골 메뉴다. 실제 미 항공우주국(NASA) 측은 지난 2009년 달 착륙 과정을 담은 원본 비디오 테이프 45개를 실수로 지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여기저기 나눠줬다는 무려 380kg에 달하는 수많은 월석 전체의 행방 또한 묘연하다. 물론 마킨의 주장대로 미국의 달 착륙을 놓고 실제로 국제 조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왜 그는 뜬금없이 이같은 주장을 펼쳤을까? 서구언론들은 그 배경에 미국 FBI가 주도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부패 수사에 대한 불쾌감으로 풀이하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월드컵 개최를 목전에 둔 러시아가 대회가 무산되는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곧 러시아가 뇌물로 2018년 월드컵 개최권을 얻었다는 세간의 '음모론'에 대한 러시아의 우회적인 반격인 셈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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