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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 짓밟은 독재 소련…‘수용소 군도‘ 22년 만에 개정판

    인권 짓밟은 독재 소련…‘수용소 군도‘ 22년 만에 개정판

    2차 세계 대전 이후 소련 수용소의 비인간적 실상을 전 세계에 알려 충격을 던진 ‘수용소 군도’가 22년 만에 새 옷을 입고 나왔다. 출판사 열린책들은 1973~1976년 발표한 원작의 1988년 국내판 초판 번역(김학수)을 유지하되, 각종 오류를 바로잡고 새 한글 맞춤법과 외래어 표기법을 반영한 6권짜리 개정판을 20일 출간한다고 밝혔다. 원서의 도판 50여 점을 이번에 처음으로 수록했다. 재소자 시절 당시 저자와 수용소 내부 모습, 총살된 사람들의 얼굴 등도 담겼다. 책은 러시아 역사학자이자 소설가이면서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였던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1945년부터 11년간 수용소 생활을 하며 보고 겪은 일을 생생하게 기술했다. 저자는 물론 200명 넘는 죄수들의 이야기와 편지를 담아낸 방대한 분량의 작품이다. 죄와 관계없이 수용소에 끌려 온 이들이 인권을 유린당하는 시스템을 파헤친 20세기 기록 문학의 정수로 꼽히며, 발간 이후 세계 35개 언어로 번역돼 3000만부 넘게 팔렸다. 소비에트 사회주의 정권의 비윤리성과 부도덕함, 이중성 등을 전 세계에 알려 최초이자 최대 공산주의 국가의 붕괴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됐다. 1918년 러시아 키슬로보츠크의 지식인 가정에서 태어난 솔제니친은 로스토프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2차 세계대전 당시 포병 장교로 참전해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1945년 친구와 주고받은 편지에서 스탈린을 비난한 사실이 발각돼 징역형에 처해졌다. 강제노동수용소 수감자의 하루를 그린 첫 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1962년 발표해 전 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1970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지만, ‘수용소 군도’ 발표 이후 1974년 독일로 추방됐고, 1976년에는 미국으로 망명했다. 20년간 망명 생활을 끝내고 1994년 러시아로 돌아왔으며, 2008년 8월 모스크바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노식래 서울시의원 “KTX고속선, GTX-A·B 등 신규 노선 조성…서울역 지하공간 난개발 우려”

    노식래 서울시의원 “KTX고속선, GTX-A·B 등 신규 노선 조성…서울역 지하공간 난개발 우려”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의해 KTX고속선, GTX-A·B, 신안산선, 신분당선 등 5개 노선이 신규로 조성되는 서울역 지하공간의 난개발 우려가 제기됐다. 노식래 의원(민주당, 용산2)은 지난 5일 도시계획국 소관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향후 서울역 지하공간의 난개발이 걱정 된다”며 “철도로 단절됐던 주변지역의 통합·연결을 위한 기존 철도의 지하화까지 감안해 국제적인 수준의 통합환승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 11월부터 ‘서울역 철도기능 개선을 위한 공간구상 용역’을 수행해왔으며, 지난 2월부터는 국토부, 코레일, 철도시설공단과 공동으로 ‘서울역 공간구조 개선 및 종합계획 수립 용역’ 또한 수행 중이다. 노 의원은 “2018년 역세권의 범위를 250m에서 350m로 확대한 바 있는데 서울역의 환승거리는 그보다 긴 378m”라며 “지하에 조성되는 KTX고속선, GTX-A·B 등 신규 5개 노선 뿐 아니라 기존 KTX와 일반철도 노선까지 지하화해 비효율적인 환승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 의원은 또한 “도심 한 가운데 방치된 폭 300m의 거대한 도시단절은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문제이므로 KTX고속선, GTX-A·B 등 5개 노선 신규 조성을 그동안 손댈 엄두를 못 내고 있던 과제를 치유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국가중앙역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거쳐 베를린, 파리, 런던까지 연결되는 유라시아 철도시대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가중앙역으로 국제관문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런던 세인트판크라스역, 파리 샤틀레레알역, 베를린 중앙역이 이미 국제관문으로서 기능과 역할 정비를 완료한 만큼 서울역의 정비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토부는 도심 구간 지하화 공사 중 임시선 설치가 어렵고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지하통합역사 조성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노 의원은 “지상부 도시계획은 서울시장 권한이지만 철도는 국가사무”라며 “서울시가 수립한 유라시아 철도시대 100년을 준비하는 미래비전을 전문가, 시민들과 함께 널리 공론화하고, 국토부에도 적극 건의·관철해 달라”고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럽 외교관들 노리고…사우디 ‘비무슬림’ 묘지서 사제 폭탄 폭발(종합)

    유럽 외교관들 노리고…사우디 ‘비무슬림’ 묘지서 사제 폭탄 폭발(종합)

    비무슬림 묘지서 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연례 행사 진행 중 사제 폭탄 공격프랑스 “비겁한 공격, 강력 규탄”용의자 신원 안 밝혀져… 2주 전에도 테러프랑스·오스트리아 이어 유럽 테러 비상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의 잇단 테러 공격으로 인해 유럽에서 희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연안 항구도시 제다에 있는 한 비무슬림(비이슬람교도) 묘지에서 11일(현지시간) 폭발로 여러명이 다쳤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이날 “오늘 아침 제다의 비무슬림 묘지에서 제1차 세계 대전 종전을 기념한 연례 행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 사제폭탄 공격이 있었다”며 당시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외교관들이 참석 중이었다고 밝혔다고 AFP가 전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프랑스는 이 비겁하고 정당하지 않은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는 사우디 주재 프랑스대사관이 주최했으며 영국, 프랑스, 그리스 등의 외교관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사우디 프랑스대사관,체류 자국민에 “신변안전 유의” 로이터는 그리스 정부의 한 관리를 인용해 제다에서 폭발로 4명이 가볍게 다쳤고 부상자 중 그리스인 1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또 사우디 당국은 그리스대사관 직원 1명과 사우디인 경비원 1명 등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우디 경찰이 현장에서 폭탄을 던진 한 남성을 붙잡은 뒤 이번 사건을 테러로 추정하고 조사하고 있다. 주사우디 프랑스대사관은 사건이 발생한 뒤 사우디에 체류하는 자국민에게 신변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용의자나 피해자들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제다에서는 약 2주 만에 테러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2주 전 제다 프랑스영사관서경비원 흉기 찔려 ‘무함마드 풍자 만화’ 보여준프랑스 중학교 교사 참수 노트르담 대성당서 시민 3명 테러 사망오스트리아서 총격 테러 24명 사상 지난달 29일에는 제다의 프랑스영사관에서 경비원 한 명을 흉기로 찌른 사우디인 남성이 체포됐다. 또 이번 폭탄 폭발은 최근 프랑스와 이슬람 국가들의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앞서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삼은 풍자만화를 주제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 수업을 진행했던 한 프랑스 중학교 교사가 지난달 16일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8세 청년에 의해 살해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가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고 옹호했지만, 이슬람 국가들은 신성모독이라며 반발했다.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은 이들의 테러가 유럽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남부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튀니지 국적의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시민 3명이 숨졌다. 이달 2일에는 오스트리아 빈 도심에서 총격 테러로 시민 4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다. 당일 경찰에 사살된 용의자 쿠즈팀 페즈줄라이(20)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여행을 가려다 적발됐으며, 테러 단체 가담 시 처벌하는 법률에 따라 2019년 4월 징역 22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그러나 소년법의 적용을 받아 같은 해 12월 석방됐다. 오스트리아, 빈 총격 테러 이후급진 성향 이슬람 사원 두곳 폐쇄 오스트리아 정부는 지난 6일(현지시간) 빈 총격 테러 사건 이후 급진적인 성향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두 곳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렸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주잔네 라프 통합부 장관은 기자 회견에서 “내무부에 따르면 테러 용의자는 (지난해 12월) 석방된 이후 모스크 두 곳을 반복해서 방문했다”면서 “국내정보부(BVT)가 테러 용의자가 이들 모스크를 방문하면서 더 급진화했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폐쇄된 곳은 빈 서부에 자리한 모스크로, 하나는 오타크링에 있는 멜리트 이브라힘 사원이고 다른 하나는 마이들링 지역의 타우히드 사원이다. 이 중 공식적으로 등록된 사원은 한 곳뿐이다. 오스트리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이슬람종교공동체도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두 곳 가운데 공식적으로 등록된 사원 한 곳이 교리와 국가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폐쇄됐다고 밝혔다.佛·오스트리아 잇단 테러에영국, 테러위협 경보 상향조정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 유럽 곳곳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 소행으로 의심되는 테러가 발생하자 영국이 테러 위협 경보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지난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BBC 방송에 따르면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합동테러분석센터(JTAC)가 영국의 테러 경보를 ‘상당’(substantial)에서 ‘심각’(severe)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심각’은 ‘위기’(critical)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 5단계로 이뤄진 테러 위협 경보는 ‘위기’-‘심각’-‘상당’-‘보통’(moderate)-‘낮음’(low) 등이다. 영국의 테러 위협 경보 수준은 국내정보국(MI5) 산하 독립기구인 합동테러분석센터의 권고를 토대로 결정된다. 파텔 장관은 “대중은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의심스러운 활동은 바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어미곰과 새끼곰, 먹이찾아 러 핵잠수함 올라탔다가 사살

    어미곰과 새끼곰, 먹이찾아 러 핵잠수함 올라탔다가 사살

    굶주린 어미곰이 새끼곰을 데리고 핵잠수함에 올라탔다가 총살당했다.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는 인테르팍스 통신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 극동 캄차카주에서 갈색곰 두 마리가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영상에는 정박 중인 핵잠수함 갑판에 오른 어미곰과 새끼곰이 얼마 후 총에 맞아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다른 방법이 없다. 그대로 곰을 내쫓으면 마을을 위협할 것”이라는 해군 관계자의 목소리도 포함됐다.러시아 태평양함대 대변인은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크라셰닌니코프만을 헤엄쳐 해군 태평양함대 기지가 있는 리바치까지 다다른 곰들이 핵잠수함에 올라탔다. 군인들이 소리를 치며 곰을 쫓아내려 했지만 떠나려 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곰 사냥 전문가와 특화된 사냥 무기를 동원해 곰을 사살했다고 덧붙였다. 현지언론은 곰들이 먹이를 찾다가 잠수함 기지까지 흘러든 것으로 추정했다. 어미곰은 부상을 입고 매우 수척한 상태였으며, 새끼도 매우 날카로웠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들도 어미곰과 새끼곰이 마을을 배회해 쫓아내곤 했다고 증언했다.캄차카반도에는 약 1만4000마리의 야생곰이 서식하고 있다. 주민들은 굶주린 야생곰이 민가에 출몰하는 일이 잦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먹이를 구하지 못한 야생곰은 관광 명소와 쓰레기 매립지는 물론 공동묘지 무덤까지 파헤치는 등 폭주하고 있다. 인기 관광 명소인 쿠릴 호수는 먹이를 찾아 내려온 야생곰 때문에 관광 프로그램이 중단되기도 했다. 배고픔에 예민해진 야생곰 습격으로 인명 피해도 잦다. 지난 6월에는 캄차카 서부 티길 마을에서 낚시하던 40대 어부가 갈색곰 공격을 받아 숨졌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창문을 깨고 민가로 들어온 곰 습격에 60대 남성이 사망했다. 앞서 10월에는 등대 수리 중이던 기술자 2명이 곰에게 맞아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하루아침에 핏물처럼 변한 러시아 강물… “야생동물도 접근 못해”

    하루아침에 핏물처럼 변한 러시아 강물… “야생동물도 접근 못해”

    최근 러시아의 한 도시에 있는 강물이 갑자기 빨갛게 변했다. 워낙 인공적으로 새빨갛게 변해 야생동물들조차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현지 기업이 배출한 물질로 추측되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리아 노보스티 등 현지언론이 8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중남부 케메로보주의 주도인 케메로보에 있는 이스키팀카강이 새빨갛게 변해 그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SNS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스키팀카 강은 톰 강과 함께 케메로보를 흐르는 두 개의 강 중 하나다.공유된 사진을 보면 분명히 어떤 물질로 오염된 것 같은 강한 색조를 띄고 있다. 지역주민 안드레이 게르만은 “강물에 오리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 강둑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평상시 강을 헤엄치던 오리들조차 본능적으로 강물을 헤엄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다른 주민은 “레드비트로 만든 보르시 수프처럼 새빨갛지만 독이 있을 것 같다”면서 “이런 모습은 강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이스키팀카 강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근을 흐르는 톰 강과 모스크바 남서부의 나로포민스크라는 마을을 흐르는 강에도 붉은 오염수가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이번 사례에 대해 케메로보시 관계자는 “막힌 배수구로부터 붉은 물이 흘러나오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지만, 오염 원인이 되는 물질은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케메로보시의 부시장인 안드레이 파노프는 “시의 빗물 배수 시스템이 오염수 유출 원일 가능성이 있다. 현재 경찰이 범인의 특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 자원환경부 장관은 “현지 기업이 대량의 붉은 물질을 배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어 정부도 혼란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자세한 내용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금까지 건강 피해에 대해서는 보고된 바가 없지만, 강물에 닿거나 하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강물이 새빨갛게 변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크라스노야르스크주 노릴스크시에 있는 노릴스크 타이미르 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2만여t의 경유가 유출돼 12㎞ 떨어진 암바르나야강이 붉게 물들었지만, 이틀이 지나서야 SNS로 사고 사실을 알게 됐다고 실토한 주지사를 향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격노했었다. 노릴스크시에서는 2016년에도 달디칸 강이 인근 공장에서 흘러나온 화학물질 때문에 핏빛으로 변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공장 측은 강 색깔은 예전과 동일하다며 모르쇠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러시아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2주 안에 일반인 접종

    러시아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2주 안에 일반인 접종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뒤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의 일반인 대상 대중접종이 2주 안에 시작될 것이라고 현지 당국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의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 소장은 이날 “앞으로 2주 이내에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州)에서 대중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백신을 생산하는 러시아 제약사들의 공급량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달 말까지 대중 접종용으로 50만회 분량이 공급될 것이며, 12월에는 이보다 3배에 달하는 물량이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보건부는 앞서 현재까지 지역에 공급되던 백신은 의사·교사 등 고위험군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긴츠부르크 소장의 발언은 백신 생산·공급량이 대폭 늘어나는 이달 말부터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접종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러시아 정부는 지난 8월 11일 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등록)했다. 그러나 스푸트니크 V는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3단계 임상시험(3상)을 건너뛴 채 1·2상 뒤 곧바로 국가 승인이 이뤄지면서 국내외에서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러시아 측은 이후 권위 있는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1·2상 결과를 게재하면서 “올해 6∼7월 시행한 두 차례의 임상시험을 통해 참여자 전원에게서 항체가 형성되고 심각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 9월부터 의료진·교사 등의 고위험군에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동시에, 모스크바 시민 약 4만명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3상에 해당하는 ‘등록 후 시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달 14일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 산하 국립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가 개발한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 ‘에피박코로나’도 공식 승인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오렌지색과 노란색으로 물든 가을 풍경이다. 푸른 하늘에는 흰 구름이 가볍게 떠 있고, 누릇누릇한 들판 사이로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있다. 노란 자작나무 잎이 햇살을 받아 금박처럼 반짝인다. 이사크 레비탄의 풍경화는 단순히 아름다운 장소를 사실적으로 그린 것이 아니다. 그는 자연의 내밀한 속삭임과 그 아름다움 앞에 떨리는 영혼을 표현할 줄 알았다. 그는 가을의 화가였다. 그를 맨 처음 유명하게 만든 그림도 모스크바 교외의 가을 풍경을 그린 ‘가을날, 소콜니키’(1879)였다. 사람들은 그의 그림에 배어 있는 서글픈 정서를 우울증에서 찾는다. 레비탄은 힘들게 살았다. 청소년기에 부모를 잃었고 평생 심장병과 동맥류를 앓았으며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는 오늘날 리투아니아가 된 작은 도시에서 유대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모스크바로 이사해 두 아들을 예술학교에 넣을 정도로 교육에 열의가 있었지만, 외국어 교사의 수입으로는 가족을 부양하기에도 빠듯했다. 단란했던 시절은 어머니가 죽고 두 해 뒤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끝났다. 어린 자식들은 가난 속에 내동댕이쳐졌다. 유대인이란 사실도 삶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였다. 1879년 5월 암살될 뻔한 위기를 겪은 알렉산더 2세는 대도시에서 유대인을 추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1892년에도 재차 추방 명령이 떨어졌다. 거부당하는 유대인이었으나 레비탄은 누구보다도 러시아적인 화가였다. 그는 여름과 가을에 시골을 다니며 사생을 했고, 겨울과 봄에는 모스크바로 돌아와 그것을 바탕으로 대작을 완성했다. 명성을 얻었어도 우울증은 그를 떠나지 않았다. 우울증이 덮치면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적대시한다고 생각하고 친구들조차 피했다. 조급해져서 화를 내며 작품을 부수기도 했다. 그 상태에서 벗어나면 이번에는 과도하게 명랑해져서 의욕을 불태웠다. 레비탄은 두 번의 권총 자살을 시도했다. 자살은 불발에 그쳤으나 그는 점점 쇠약해지고 있었다. 1896년 장티푸스를 앓은 후 건강은 더욱 나빠졌다. 그는 1900년 마흔 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1000점에 가까운 유화, 스케치, 드로잉을 남겼다. 고통스러웠던 삶이었으나 그가 남긴 그림에는 고요함과 빛이 가득 차 있다. 미술평론가
  •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독립 탄원… 항일투쟁 외교 전선의 선구자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독립 탄원… 항일투쟁 외교 전선의 선구자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8년 1월 윌슨 미국 대통령이 천명한 민족자결주의는 나라를 빼앗긴 약소국들을 독립의 희망에 부풀게 했다. 그런 배경에서 같은 해 8월 중국에서 민족지도자들이 발족한 신한청년당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강화회의에 대표를 파견해 한국의 독립을 청원하기로 했다. 파리에 대표로 간 인물이 김규식이다. 미국 유학을 다녀온 김규식은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고 국제 정세에 밝아 적임자였다. 김규식은 파리로 떠나기 직전 결혼한 김순애와 바로 이별해야 했다. 여운형과 김순애 등은 국내외 각지로 가서 파견 경비를 모으는 한편 한국 대표의 외교활동에 힘을 실어 주려면 대규모 독립운동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이런 활동은 3·1운동의 기폭제가 됐다.김규식이 파리에 도착한 것은 국내에서 일제의 탄압 속에 만세운동이 계속되던 1919년 3월 13일이었다. 김규식의 임무는 회의석상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고 비망록을 제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전승국인 일본의 방해로 애당초 불가능했다. 이를 예상한 김규식은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에 따라 움직였다. 먼저 파리 샤토가 38호에 한국공보국을 설치했다. 각국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언론, 정당은 물론 사회주의 조직과도 접촉했다. 그를 통해 일제의 죄악상을 폭로하고 독립의 정당성을 홍보했다.●한국 독립 문제 국제적 부각… 동정 여론 형성 한국공보국은 공보국회보를 발간하고 ‘한국독립에 대한 탄원서’를 회의에 제출했다. 김규식이 만났던 미국 인사는 외교관이자 언론인인 스티븐 본잘이라는 사람이었다. 본잘은 한국에 호의적이기는 했지만 결정권이 없었다. 그의 대답은 “우리가 유럽에서 전범을 응징하면 나중에 국제연맹이 일본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도였다. 김규식은 좌절하지 않았다. 조르주 클레망소 강화회의 의장에게 임정 대통령 이승만 명의의 서한을 전달했다. 김규식이 파리에 머물던 4월 11일에는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돼 대표단 지원사업은 임시정부로 이관됐다. 임정은 공보국을 임정 파리위원부로 개칭하고 김규식을 임정 외무총장 겸 파리위원부 위원장으로 임명해 힘을 실어 주었다. 김규식은 4월 26일에는 ‘통신국회보’를 발간해 3·1운동 등 독립운동 소식을 알렸다. 한일합병의 무효화 등을 요구하는 20개 항목을 담은 독립공고서를 비롯한 서한을 강화회의 이사회 위원들과 각국 정부에 여러 차례 보냈다. 달걀로 바위 치기 같았지만 김규식의 다각적인 노력에 침묵을 지키던 유럽 신문들이 움직여 기사를 싣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규식의 활동은 열강들의 외면으로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한국 문제를 국제적으로 부각시키고 동정적 여론을 형성하는 간접적인 성과는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사(尤史) 김규식은 1881년 1월 29일 부산 동래에서 김지성과 경주 이씨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구한말 선전관을 지낸 부친은 일제를 비난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누명을 쓰고 귀양을 갔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 김규식은 사실상 고아가 됐다. 큰아버지 집에 맡겨졌지만 형편이 어려워 영양실조에 걸릴 정도로 어린 나이에 고난을 겪었다.●16세 美 유학… 박사과정 장학생 접고 귀국길 그를 구한 사람은 미국 선교사 언더우드였다. 그의 아내 릴리아스는 이런 글을 남겼다. “언더우드는 분유와 약을 들고 가마를 타고 아이가 있는 곳을 찾아갔다. 그 아이는 너무 굶주려서 먹을 것을 달라고 울부짖으며 벽지를 뜯어내어 삼키려고까지 했다.” 언더우드는 병든 김규식을 극진히 보살피고 입양했다. 5세 때 김규식은 언더우드가 세운 고아학교(경신학교)에 입학했는데 영어를 대단히 빨리 익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어 1894년 한성 관립영어학교 1기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학교를 졸업한 김규식은 독립신문사에 입사하고 독립협회에도 가입했다. 김규식은 16세가 된 1897년 서재필의 권유와 언더우드의 후원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동부 버지니아주 로노크대학에 입학했다. 예과를 2등으로 마치고 본과에서도 전 과목 평균 90점 이상을 받았다. 외국어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전교강연대회에서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스스로 학비를 조달해야 했지만 1903년 전체 3등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다. 졸업한 해 가을 그는 프린스턴대학원에 장학생으로 입학, 1년 만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장학생으로도 선발됐지만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귀국을 결심하고 조국으로 돌아왔다. 김규식은 은인인 언더우드 목사를 돕는 일부터 시작했다. 언더우드의 비서와 주일학교 교장직을 맡으면서 새문안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거기에 안주할 수 없었다. 1911년 조선총독부가 ‘105인 사건’을 일으켜 독립운동가와 기독교 지도자들을 대거 구속했을 때 투옥은 모면했지만 일제의 감시와 탄압은 심해졌다. 김규식은 해외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참여할 결심을 굳혔다. 일제의 추적을 따돌리고자 호주로 간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상하이로 향했다. 상하이에 도착한 때는 32세 때인 1913년 4월 중순이었다. 신규식, 박은식 등이 창설한 동제사(同濟社)가 프랑스 조계에 설립한 박달학원에서 일할 기회를 얻어 중국에서의 첫걸음을 떼었다. 파리강화회의에 파견돼 임무를 마친 김규식은 임정 구미위원부 초대 위원장으로 임명돼 1919년 8월 22일 미국으로 건너갔다. 구미위원부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외교 활동을 벌이고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는, 사실상 정부 기능을 수행했다. 김규식은 미국 국무부 당국자들에게 독립운동 지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윌슨과 관리들로부터 말할 수 없는 냉대를 받았다. 구미위원부는 한국친우회를 결성하고 대중 연설이나 홍보물 배포, 신문·잡지 기고 등의 간접적 활동을 폈다. 이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영향을 미쳐 1920년 3월 미국 상원에 한국 독립안이 상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김규식은 1921년 1월 상하이로 돌아가 임정에 합류했다. 그러나 임정의 내부 갈등에 염증을 느껴 구미위원부 위원장과 학무총장을 사임하고 한중호조사(韓中互助社)를 창립해 한중 합작으로 항일운동을 벌였다. 1921년 극동피압박민족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규식은 참가를 결정했다. 고비사막을 횡단하고 러시아 이르쿠츠크를 거쳐 1922년 1월 모스크바에서 개막된 회의에 참석했다. 50여명이 참가한 한국대표단은 레닌으로부터 지원을 약속받았다. 중국으로 돌아온 김규식은 복단·동방·북양대학 교수로 일하는 한편 삼일중학을 세웠다. ●독립단체 통합 참가, 민족혁명당 국민부 부장에 1925년부터 김규식은 독립운동 계파 통합을 위한 민족유일당운동에 참가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자 교육에만 열중했다. 1935년 7월에는 난징에서 한국독립당, 의열단 등 5당 통합으로 창당된 조선민족혁명당 중앙집행위원회 위원과 국민부 부장으로 선임됐다. 1942년에는 좌우익 세력을 대표하는 한국독립당과 광복군, 민족혁명당과 조선의용대가 임정을 중심으로 통합했다. 사천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던 김규식은 충칭 임시정부로 와서 국무위원과 선전부장으로 선임됐다. 1944년에는 임정 부주석에 취임했다.광복 후에도 그의 통합정신은 이념과 노선을 초월한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으로 이어졌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피란하지 않고 서울에 남아 있다가 9월에 납북당했다. 평북 만포진까지 끌려간 김규식은 그해 12월 10일 동상과 천식 등으로 고통받으며 69세를 일기로 비참하게 숨을 거두었다. 정부는 1989년 김규식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독립운동가 김마리아의 고모이기도 한 부인 김순애는 1977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성당 참수’ 테러 용의자, 범행 직전 이슬람사원서 기도

    ‘성당 참수’ 테러 용의자, 범행 직전 이슬람사원서 기도

    프랑스 남부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기도하러 온 신자 등 3명을 무참히 살해한 것으로 지목된 테러 용의자가 범행 전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를 찾아가 기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현지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수사당국이 CCTV를 분석한 결과 튀니지 출신의 용의자 브라임 이사우이(21)는 10월 27일 니스에 도착했고, 28일 한 건물 로비에서 밤을 보냈다. 당국이 파악한 동선에 따르면 그는 사건이 벌어진 29일 모스크에서 기도를 드리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이후 오전 6시 47분 니스역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오전 8시 13분 겉옷을 뒤집어 입고 신발을 갈아 신고 역을 나섰다. 이어 오전 8시 29분 잔혹한 테러를 저질렀다. 그는 성당지기와 기도하러 온 신자 2명 등 총 3명에게 미리 준비해 온 흉기를 휘둘렀다. 성당 안에서 숨진 여성 신자(60)는 마치 참수를 당한 듯 목이 깊게 파여 있었고, 성당지기인 남성(55) 역시 목에 깊은 상처를 입은 채로 사망했다.다른 여성 피해자 시몬 바헤투 시우바(44)는 수 차례 흉기에 찔린 채 가까스로 인근 건물로 도망쳤지만 이곳에 있던 바에서 쓰러졌다. 이 여성은 “누군가 사람들을 찌르고 있다”면서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에게는 3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향해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위협하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쓰러졌다.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용의자는 수술을 받았으나 아직 조사에 응할 정도로 회복하지는 못한 상태다. 당국은 전날까지 용의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 6명을 체포했다가 2명만 남겨놓고 석방했다고 BFM 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작은 배를 타고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로 넘어온 용의자와 동행했던 튀니지 국적의 29세 남성과 이 남성과 함께 살던 25세 남성은 여전히 조사받고 있다. 두 사람은 니스에서 40㎞가량 떨어진 그라스의 한 숙소에서 체포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모스크바 망명 중인 스노든, 러시아 국적 신청

    모스크바 망명 중인 스노든, 러시아 국적 신청

    2013년 미국의 무차별적 개인정보 수집실태 폭로7년간 모스크바서 망명생활…러시아 여성과 결혼오는 12월 아들 출생 예정…한동안 러 체류할 듯 미국 정부의 은밀한 개인정보 수집 실태를 폭로했던 전직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망명 중인 러시아에서 국적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AFP 통신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망명 생활 중인 스노든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부모와의 오랜 이별 뒤에 나와 아내는 아들과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절대 없다. 그래서 팬데믹(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과 국경 폐쇄 상황에서 미국·러시아 이중국적 신청서를 제출한다”고 소개했다. 스노든(37)은 오는 12월 말 아들이 태어나 아버지가 될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14년 미국에서 모스크바로 와서 함께 살고 있는 곡예사 출신의 닌드세이 밀스와 2017년 결혼했다. 러시아는 최근 국적법을 개정해 외국인이 원래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러시아 국적을 얻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스노든은 태어날 아이도 러시아 국적을 갖게 함으로써 가족과 함께 한동안 러시아에 계속 체류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0월 말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미국의 영주권에 해당하는 영구 거주권을 받은 바 있다. 스노든은 지난 2013년 6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 실태를 폭로하고 홍콩에 은신하던 중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가려다가 미국 당국의 여권 말소 조치로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 구역에 한 달간 발이 묶인 바 있다. 같은 해 8월 러시아로부터 1년 임시 거주를 허가받았고, 사실상 러시아에서 망명 생활을 해 왔다. 이에 대해 그는 독일·폴란드 등 27개국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노든은 임시 거주권 기간이 끝난 2014년 8월 다시 러시아 이민 당국으로부터 3년간의 임시 거주 허가권을 취득했고, 2017년 초 또다시 2020년까지 3년 더 연장받아 모스크바에서 생활해 왔다. 미국에선 스노든의 사면을 촉구하는 청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나 미국 정부는 그가 귀국해 국가기밀 폭로죄 등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스노든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中 이슬람 지우기…돔지붕 뜯고 첨탑 뽑고 ‘헐벗은 모스크’

    中 이슬람 지우기…돔지붕 뜯고 첨탑 뽑고 ‘헐벗은 모스크’

    중국의 종교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소수민족 문화를 말살하고 민족을 개조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31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는 중국의 이슬람 지우기가 위구르족을 넘어 후이족으로까지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8일, 중국 베이징주재영국대사관 부대사(공관차석) 크리스티나 스콧은 닝샤후이족자치구(寧夏回族自治區) 인촨시(銀川市) 이슬람사원이 훼손됐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난관칭전쓰(南关清真寺, 남관청진사)는 이슬람사원(모스크) 특유의 화려함은 온데간데 없었다. 중국에서는 이슬람을 칭젠(清真, 청진)이라 하고 이슬람교 사원은 칭전쓰(清真寺, 청진사)라고 부른다.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사원은 얼마 전 돔 지붕이 뜯기고 높은 첨탑인 ‘미나레트’가 뽑혀나갔다. 스콧 부대사는 “방문자 출입도 금지됐다. 개보수 공사 중인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인근 식당과 상점도 모두 문을 닫았다”고 안타까워했다.중국에 이슬람이 처음 유입된 건 서기 616년 당나라 때로, 실크로드를 타고 문화와 함께 전파됐다. 현재 중국 서북부 실크로드 지역인 닝샤후이족자치구, 신장위구르자치구, 간쑤성, 칭하이성 등에 중국 무슬림이 분포해 있다. 위구르족과 함께 중국 양대 무슬림으로 꼽히는 후이족(回族, 회족)은 중동 무슬림처럼 하루 다섯 번씩 예배를 올린다. 닝샤후이족자치구에 사는 주민 3분의 1이 후이족이며, 이슬람사원도 2000여개에 달한다. 2016년 중국은 이곳에 전 세계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이슬람 테마파크 건설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런 중국의 정책이 돌연 달라진 이유는 뭘까. 변화는 2018년 무렵부터 감지됐다.중국은 2017년 초부터 신장위구르지역에서 ‘재교육’이라는 핑계로 위구르족을 강제수용소에 집단감금하고 산아제한 등에 나섰다. 그러다 2018년 미중간 패권경쟁이 불거지자 본격적으로 강경 정책을 펼쳤다. 미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을 국제적으로 비난하고 위구르 인권법 등을 제정하자, 제2, 제3의 위구르가 나타나선 안 된다는 판단하에 탄압을 자행했다. 2018년부터는 닝샤회족자치구와 간쑤성 등으로 단속 범위를 넓혔다. 후이족 무슬림의 기도와 예배를 제한하고, 이슬람 종교 교육과 전통 문화 교육을 전면 금지시켰다. 고유 언어 사용을 막고 여성 교도의 히잡 착용도 불허했다. 사원 돔과 첨탑을 철거한 뒤 중국식 지붕으로 바꿔버리기도 했다. 스콧 부대사가 지목한 난관칭전쓰가 중국식으로 변모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2017년 이후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이미 8500개의 이슬람사원을 파괴하고 7500개를 훼손했다. 이에 대해 영국 런던대의 위구르 문화 전문가인 레이철 해리스는 “의도적 파괴”라고 힐난했으며, 전문가들은 중국이 소수민족 문화를 갈아엎어 한족으로 동화시키려는 ‘민족 개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샤를리 에브도의 조롱 만평에 에르도안 “보지 못했지만 …”

    샤를리 에브도의 조롱 만평에 에르도안 “보지 못했지만 …”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놓고 프랑스와 터키가 외교 갈등이 첨예화하는 가운데 이번은 터키 대통령이 조롱 대상에 올랐다. 샤를리 에브도는 28일자(현지시간) 표지에서 속옷 차림에 캔맥주를 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와인잔을 든 히잡 차림의 여성과 같이 있는 모습의 그림을 게재했다. 부제에서 “에르도안: 그는 사적으로 매우 즐겁다”고 적었다. 술은 이슬람에서 금지된다. 에르도안은 이날 “잡지 표지를 보지는 못했지만 들어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분노하는 것은 나를 공격해서가 아니라 똑같은 매체가 우리가 너무나 존중하고 따르는 예언자에게 계속 무례하게 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터키 정부는 “우리는 이런 만평에 대해 필요한 법적·외교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직후 샤를리 에브도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터키 검찰청은 이 잡지의 출판에 대해 “공식적인 조사”에 들어갔다고 터키 관영 뉴스통신사 아나툴루가 전했다. 이브라힘 칼린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우리의 신념과 종교, 가치관에 대한 존중이 없는 프랑스 잡지가 발행한 우리 대통령에 관한 출판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게재했다. 또 “그들은 상스러움과 풍기문란을 보여준다”며 “인권에 대한 공격은 유머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주간지 만평의 비판에 대해 “증오스럽다”고 맞대응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아탈 대변인은 정부는 불안과 협박 시도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의 싸움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각료회의 직후 유럽연합(EU)의 강력한 단합을 강조하면서 “프랑스는 결코 그 원칙과 가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샤를리 에브도의 이슬람 예언자 무하마드에 대한 조롱 만평으로 언론 자유 수업을 한 교사가 살해되는 등의 사태를 겪으면서 터키와 프랑스는 외교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교사 살해 이후 프랑스의 세속주의 전통을 지키며 극단주의자들을 키우는 모스크를 폐쇄하는 등 이슬람 극단주의와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에 에르도안은 마크롱이 프랑스의 무슬림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는다고 비난하면서 프랑스 상품 불매운동을 펼쳤다. 이에 프랑스는 터키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또 EU 집행기관인 EU 위원회는 “EU 회원국의 상품 불매 요청은 터키가 EU 가입에서 더 멀어질 뿐”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도 프랑스와 마크롱을 비난했다. 프랑스와 터키는 나토 회원국이지만 시리아와 리비아를 포함해 최근의 동지중해와 나고르노 카라바흐 문제에 이르기까지 불화를 겪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산소없어 코로나19 환자 집단 사망…러, 병원마다 시신 가득

    산소없어 코로나19 환자 집단 사망…러, 병원마다 시신 가득

    러시아 당국의 코로나19 축소·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는 러시아 남서부의 한 공립병원에서 최소 13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산소 부족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 로스토프주 로스토프나도누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코로나19 환자 13명이 집단 사망했다. 산소 공급이 끊긴 탓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 모든 층에서 2시간 동안 산소 공급이 끊겼다. 환자 대다수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죽을 운명이긴 했지만, 산소만 있었어도 최소 3명은 살릴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의사 한 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 “어떻게든 산소를 구하려고 미친 듯이 전화를 돌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밤 10시쯤 산소는 바닥을 드러냈고 모든 환자 상태가 악화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럼에도 병원 측은 수사관 급파 후 산소 공급 중단과 관련한 증거를 인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 당국은 산소 공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크렘린궁이 일단 지역 당국에 긴급 조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코로나19 희생자 규모를 축소하려는 속셈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러시아에서는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부쩍 늘었다. 현지 코로나19 유입·확산방지 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하루 쏟아진 신규 확진자만 1만7347명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는 153만1224명이다. 사망자는 219명 늘어난 2만6269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희생자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여름까지 러시아연방통계청(Rosstat)에서 일한 인구통계학자 알렉세이 락샤도 정부가 희생자 수를 축소,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얼마 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실제 사망자는 정부 발표보다 3배는 더 많다”고 말했다. 사실이라면 러시아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유럽 최대 규모인 약 7만8000명에 달한다.실제로 병원마다 쏟아지는 시신을 감당 못 해 아우성이다. 27일 시베리아의 한 병원 영안실 직원은 수술실까지 시신이 꽉 들어찼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카자흐스탄과의 국경에서 약 480㎞ 떨어진 노보쿠즈네츠크시에서 촬영된 영상에서는 비닐백과 시신백으로 밀봉한 시신이 병원 복도에 즐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안실 직원은 “시신 옆에 시신, 또 시신이 있다. 심지어 부검 때나 쓰는 해부실까지 시신으로 가득하다. 사방이 시신”이라고 탄식했다. 개중에는 밀봉되지 않은 채 담요 밑에 깔려 발이 나온 시신도 있었다. 알타이 바르나울과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도 비슷한 증언이 잇따라 축소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LG, 글로벌 인재 영입… 마곡 사이언스파크 AI의 전초기지로

    LG, 글로벌 인재 영입… 마곡 사이언스파크 AI의 전초기지로

    LG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고객가치 창출의 핵심 수단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 지속적으로 강조되면서 인공지능(AI) 등 미래 분야의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캐나다 이동통신사 1위인 벨 출신의 AI 전문가 케빈 페레이라 박사를 영입해 LG전자 토론토 AI 연구소장으로, 지난해 12월엔 조지프 림 미국 남가주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임원급으로 영입했다. 또 LG전자는 서울과 캐나다 토론토, 인도 벵갈루루, 러시아 모스크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거점 조직을 두고 AI R&D와 인재 육성의 전초기지로 키우고 있다. 계열사 정보통신(IT)시스템을 올해 50% 이상, 2023년까지 90% 이상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주요 소프트웨어 표준화 등을 추진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DX 전담 조직을 구축하고 인재 영입 및 양성에도 나서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2월 LG의 미래를 만들어 갈 인재들을 찾는 행사인 ‘LG 테크 콘퍼런스’를 위해 LG의 연구개발(R&D) 심장부인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한 LG의 R&D 공간에서 최고 인재들이 미래 기술을 선도하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구 회장이 취임 이후 수차례 방문해 주요 제품 및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연구 인력을 격려하고 있는 미래 준비의 산실이다. 올해 5월 말에도 출범 2년을 맞은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코로나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본연의 역할을 하며 DXAI 분야 역량 강화 등 그룹 차원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활동도 격려했다. 실력 있는 젊은 인재를 육성해 새로운 시도와 변화에 도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 가겠다는 구 회장의 ‘인재경영’ 철학에 따라 LG는 지난해 잠재력 있는 선임 및 책임급 인재 100여명을 미래사업가 후보로 선발해 육성하고 있다. 정기인사에서도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세대교체, 외부인재 영입 등을 통해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포토] ‘드레스에 불 지르고…’ 위험천만 웨딩사진들

    [포토] ‘드레스에 불 지르고…’ 위험천만 웨딩사진들

    일생일대 중대사인 결혼사진은 평생 남는 것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웨딩 사진 한 컷에 목숨까지 거는 커플들이 있다. 영국 ‘더선’은 24일(현지시간) 무모한 커플들의 웨딩 사진을 모았다. 공개된 사진 중 제일 무난한 건 기찻길 위에서 촬영한 모습이다. 기차가 다니는 철길 위에서 웨딩복을 차려입은 남녀 커플이 사진을 촬영했다. 이를 두고 영국 교통 경찰 앨리슨 에반스 경정은 “철도 배경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안전한 촬영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술 더 떠 낭떠러지에서 웨딩 사진을 촬영한 커플도 있다. 평생을 함께하는 약속의 의식으로 치르는 결혼을 앞두고 찍는 웨딩 사진에서 목숨을 건 무모한 행동이다. 멜리사 커넥슬은 미국 뉴햄프셔주의 한 산 절벽에 예비 신랑 허비 제임스의 손만 잡고 매달린 모습으로 사진을 촬영했다. 특수장비로 안전하게 바위에 고정했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촬영한 장소는 400피트(약 120미터) 높이에 시속 72㎞의 바람이 불어 위험했다. 두 명의 동성 커플인 에이프릴 초이와 베서니 번즈는 지난 2018년 웨딩 드레스에 불을 붙인 채 촬영했다. 무모한 웨딩 촬영을 감수한 베서니는 “나는 극도로 긴장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 2016년에는 곰앞발을 잡고 촬영한 러시아 모스크바의 커플도 있었고, 흐르는 용암 앞에서 사진을 찍은 커플도 있었다. 특히 2018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그랜드캐년 협곡 400피트 상공에서 그물을 매달아 결혼식을 치르기도 했다. 심지어 그물 위에서 10명이 뛰어내린 화동이 꽃잎을 떨어트려 그들의 결혼을 축하하기도 했다. 스포츠서울
  • [씨줄날줄] 한국은행 정초석 논란/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한국은행 정초석 논란/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옛부터 궁궐이나 관공서 건물, 사찰이나 가옥 등 건물을 지을 때는 몇 차례의 기념행사를 했다. 집들이나 준공식에 앞서 정초식(定礎式)과 상량식(上樑式)이 있다. 정초식은 건축공사 착수를 기념하고자 건축물에 연월일을 기록한 돌(정초, 머릿돌, 주춧돌)을 설치해 기념하는 행사이다. 반듯한 모양으로 다듬은 돌(머릿돌)에다 정초(定礎)라 쓰고 기공 연원일을 새겨 놓는다. 목조 건물의 중심부인 대들보를 올릴 때는 상량식을 하고 건물주인의 무탈과 복을 기원하는 글귀를 담은 상량문을 넣어 두었다. 지난 5월 국회 본관 뒤편에 걸린 준공기(竣工記)를 LED 화면으로 덮는 공사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1975년 국회 본관이 건립될 당시 만들어진 준공기를 가리는 탓에 ‘박정희 지우기’의 일환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건립 당시 정일권 국회의장 명의로 새겨져 준공기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영단으로 세워지게 됐다”는 내용이 있다. 20대 국회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정 의장이 친일인명 사전에 등재된 점을 들어 “헌법기관이자 민의를 대변하는 기구인 국회의 얼굴을 일본제국주의 지배에 봉사한 자가 장식하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올 6월에는 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을 기념해 추풍령휴게소에 세운 기념비에 박정희 대통령의 이름이 빠져 ‘박정희 지우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모두 부당한 일이다. 지난해 3월, 서울 종로에 위치한 종묘의 담장에서 일제강점기 당시의 일왕 연호가 새겨진 문구가 여럿 발견돼 논란이 됐다. 종묘는 조선 역대 왕들의 신위를 모신 곳이다. 종묘 내 정전은 세계 최대 규모의 목조 건물로 왕이 직접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신성한 공간이다. 이런 종묘의 정문 바로 옆 담장 아래에 한자로 새겨진 일왕의 연호가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종묘와 담장을 수리한 날을 기록한 것이라면 이해할 측면이 없지 않다. 서울 중구 명동에 자리한 한국은행 구건물은 사적 제280호이다. 그 옛 본관 건물(화폐박물관)에 새겨진 정초라는 글귀가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로 확인돼 논란이다. 그가 안중근 의사의 총탄으로 처단된 지 110년이 넘었는데 한국 중앙은행 본관 건물에 그의 글귀를 방치해 두었다는 게 의아할 수 있겠다. 뒤늦은 발굴인 탓이다. 이 정초석의 처리를 두고도 설왕설래한다. ‘일제의 흔적은 말끔히 지워야 한다’는 사람들과 ‘굴욕적인 역사도 남겨야 한다’는 사람들로 나뉘고 있다. 남겨서 반면교사로 삼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더 선진적인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성당(기독교)을 모스크(이슬람)로 바꾸겠다는 외국 정부의 사례에 우리는 비판적이지 않았던가.
  • [월드포토+] 보라색 비?…인도경찰, 색소 물대포로 시위대 색출

    [월드포토+] 보라색 비?…인도경찰, 색소 물대포로 시위대 색출

    인도 경찰이 색소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인도 ANI통신과 AP통신 등은 인도 북서부 잠무카슈미르주 경찰이 보라색 염료가 섞인 물대포를 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고 전했다. 이날 잠무카슈미르주 스리나가르에서는 최저임금제 도입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평범한 노동자부터 공무원까지 다양한 이들로 구성된 시위대는 경찰 설득에도 집회를 강행했다.해산 경고에도 시위가 계속되자 경찰은 급기야 물대포를 동원했다. 시위대 식별을 위해 보라색 염료가 섞인 물대포를 쏜 경찰은 참가자를 색출해 연행하기도 했다. 시위대와 경찰이 뒤섞이면서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홍콩 경찰도 지난해 8월 시위 당시 푸른색 염료를 섞은 물대포를 동원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특히 물대포가 이슬람사원(모스크)의 흰색 대문과 계단을 물들여 빈축을 샀다.우리나라도 2008년 촛불집회 때 경찰이 형광 색소를 혼합한 물대포를 발사해 논란이었다. 당시 경찰은 색소가 묻은 시위대를 끝까지 추적, 연행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마스크 쓴 채라도 가슴 벅차”… 낭만 선율에 물든 가을

    “마스크 쓴 채라도 가슴 벅차”… 낭만 선율에 물든 가을

    한·러 음악가들, 차이콥스키 명곡 연주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협연두 계절을 함께 보낸 마스크가 여전히 낯설기만 한 가을. 거리를 두고 띄어 앉은 객석에서 마주한 익숙한 선율이 그저 반가웠다. 마치 모두가 그리워하는 지난 일상을 다시 만난 듯했다.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쳤던 수많은 순간이 한 음 한 음 스치듯 지나갔다. 서울신문 주최로 21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가을밤 콘서트’에서는 국내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작곡가 차이콥스키 대표 명곡들을 만날 수 있었다. 쟁쟁한 실력의 한국·러시아 음악가들은 마치 작심한 듯 가을밤을 촉촉하게 수놓았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즈로 발랄하게 문을 연 뒤, 몬테카를로·부조니 국제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타라소프의 협연으로 피아노 협주곡 1번 b단조가 이어졌다.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와 주먹 악수를 하고 피아노에 앉은 타라소프가 강렬한 에너지를 담아 건반을 치자 1악장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곳곳에서 박수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2부에선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고 극찬한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협연했다.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이콥스키가 자신을 위로하고자 쓴 곡이라 관객들이 더욱더 강하게 그의 세계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진정한 위로를 느끼길 바란다”고 했던 한수진은 어느 때보다 온 정성으로 연주해 관객들의 마음을 적셨다. 후반부는 차이콥스키가 푸시킨의 시 형식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읽은 뒤 작곡했다는 동명의 오페라 하이라이트 곡들이 재연됐다. 오네긴과 타티아나의 엇갈린 애절한 사랑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대표 솔리스트인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와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우승자 소프라노 서선영이 아름답게 표현했다. 언제 어디서든 자주 들을 수 있었던 명곡이 주는 친숙한 음색은 관객들에게 편안함과 동시에 지난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일깨웠다. 열 살 동갑내기 딸과 조카를 데리고 오랜만에 공연장을 찾았다는 강윤경(40)씨는 “예전에 자주 들었던 익숙한 곡들인데, 마스크를 쓴 지금 다시 들으니 가슴이 벅차고 애틋한 마음마저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병충해가 만든 색깔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병충해가 만든 색깔

    유럽의 10월은 포도 수확의 계절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살던 아를의 농부들도 바쁘다. 아낙들은 바구니에 포도를 따 모으고, 밭 가운데에는 포도를 운반해 갈 마차가 서 있다. 론강을 따라 아득히 펼쳐진 들판 끝으로 태양이 가라앉고 있다. 붉은색과 노란색의 대비가 강렬하고 아름답다. 그런데 포도나무는 이렇게 붉지 않다. 수확기에도 잎이 녹색이라야 정상이다. 화가가 색을 왜곡했을까? 아니다. 19세기 말 진딧물의 일종인 필록세라가 유럽의 포도밭을 덮쳤다. 20년 가까이 계속된 병충해로 수확량은 심각하게 감소했다. 이 공백을 남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아르헨티나, 칠레 등지에서 생산된 포도주가 메웠다. 포도주를 증류한 브랜디도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스카치위스키가 대체재로 떠올랐다. 병충해는 주류 시장의 지형을 변화시켰고 덤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탄생시켰다. 고흐는 900여점의 유화를 그렸는데 살았을 때 팔린 것은 이 그림 단 하나였다. 산 사람은 벨기에 화가 안나 보슈. 안나의 남동생 외젠도 화가였고 고흐와 친구 사이였다. 이 남매는 부유한 사업가 아버지 덕택에 여유 있게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1890년 고흐는 외젠의 권유로 브뤼셀에서 열린 ‘20인전’에 참가했다. 여기서 안나는 이 그림을 400프랑에 샀다. 일류 화가들 그림이 1만~3만 프랑을 호가한 데 비하면 형편없는 헐값이었지만, 무명인 고흐로서는 잘 받은 것이었다. 안나는 고흐가 동생 친구고 사정이 어려운 걸 잘 알고 있어서 후하게 값을 치렀다. 1895년부터 인상주의 그림값이 치솟았다. 안나는 1906년 파리의 한 화랑에 그림을 내놓았다. 그림은 1만 프랑에 러시아 사업가 시추킨의 손에 들어갔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나 그의 저택과 수집품은 몰수됐다. 시추킨은 파리에서 우울하게 여생을 마쳤다. 혁명 정부는 시추킨의 저택을 미술관으로 만들어 대중에게 공개했다. 1948년 스탈린은 건물이 너무 부르주아적이라는 이유로 미술관을 폐쇄하고, 수집품은 모스크바의 푸시킨 미술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슈 미술관으로 분산시켰다. ‘붉은 포도밭’은 푸시킨 미술관으로 이관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미술평론가
  • K-POP 팬들의 크리스마스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러시아’

    K-POP 팬들의 크리스마스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러시아’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우리에게 크리스마스와 같습니다. 1년 동안 마치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듯이 기다리는 축제라서요...”, “우리팀이 얼마나 성장했고 노력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습니다.”, “K-POP은 취미 이상으로 삶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K-POP은 우리 모두를 하나의 가족으로 만들어 줬습니다.”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러시아’ 온라인 진행 중, 팀별로 라이브 소통을 하며 하나같이 쏟아낸 K-POP 팬들의 소감이다. 어려운 코로나 시기를 묵묵히 잘 이겨내기 위해 팬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교류의 시간이 이어졌다. 전 세계 한류 팬들을 위한 페스티벌인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러시아 본선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러시아’가 지난 10일 낮 12시(현지시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로 개최됐다. 특히, 모스크바는 물론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보시비르스크, 에카테린부르크, 날치크, 사마라 등 광활한 러시아 전 지역에서 참가하는 열정 가득한 공감의 무대가 펼쳐졌다.전세계 최고 수준의 K-POP 커버댄스 춤꾼들이 포진한 가운데 열띤 접전을 펼쳤으며, 글로벌 커버댄스팀들의 인기곡인 드림캐쳐의 스크림(Scream)을 커버한 7인조 여성 커버팀 이그지스트(X.East)가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이 팀은 스크림 곡의 뜻 깊은 소품인 가면을 활용한 부분도 완벽히 소화해내며 드림캐쳐의 진정한 팬임을 뽐내기도 했다. 이날 개최된 페스티벌은 주러시아한국문화원(원장 위명재)과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서울특별시,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서울관광재단, 뉴에라, 올케이팝이 후원하는 참여하며 FNC엔터테인먼트가 특별협력했다. 계속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집합 자체가 힘든 상황임에도 희망을 갖고자 소수 멤버끼리 연습한 뒤 다 같이 맞춰보며 준비하고 있다는 팬들의 사연이 끊임없이 주최 측에 전해졌다. 결국 K-POP을 사랑하는 팬들이 온라인으로 직접 즐길 수 있는 온택트 페스티벌 개최가 성사된 이유다.위명재 주러시아한국문화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상황일텐데 모두가 함께 모여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면서 “참가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진심이 전해지는 라이브로 실력을 보여준 팀들의 열정이 전해졌다. 아울러 러시아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잘 담아낸 팀들 덕분에 모두가 흥미로운 시간을 갖게 된 것 같다.”고 감사의 소감을 전했다. B.A.P 출신으로 최근 성공적인 솔로 데뷔로 팬들을 만난 문종업이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유명한 춤꾼으로써 춤꾼 팬들을 더욱 이해하며 다독이는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내가 데뷔했을 때 보다 오래 전부터 팀을 만들어 춤춘 팀들도 있다. 놀랍고 정말 멋있다고 느꼈다. 오래전부터 K-POP으로 춤추며 즐겼으니 내 선배네요!”라며 팬들에게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며 뜨겁게 응원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세계 최초, 세계 최대의 케이팝 온·오프라인 한류 팬 소통 프로그램이다. 한류 문화의 지속적인 확산에 기여함은 물론, 한류 팬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목적으로 하는 케이팝 캠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국의 우승팀은 11월에 개최되는 온라인 월드 파이널 최종 결선에 초청돼 여러나라의 한류 팬들과 함께 K-POP으로 교류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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