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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러 중앙은행·국부펀드 전면차단… EU, 우크라 무기 재정 지원

    美, 러 중앙은행·국부펀드 전면차단… EU, 우크라 무기 재정 지원

    옐런 “푸틴 세력 자금 차단 목표”EU, 무기·의료 등 6700억원 투입러 GDP 30% 에너지 봉쇄도 검토서방·러 하늘길 맞불 제재로 막혀 스위프트 배제 이후 루블화 급락러 금리 하루만에 9.5→20% 급등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위협 수단으로 ‘핵카드’까지 꺼낸 러시아에 대해 국제사회가 역대급 제재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러시아 숨통 죄기’를 주도하는 미국에 유럽이 경제적 희생을 감수해 가며 보조를 맞추면서 러시아 고립화가 빨라지는 양상이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 펀드, 러시아 재무부와의 거래를 전면 차단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전례 없는 이번 조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이너서클’(핵심 권력집단)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능하게 한 자금을 목표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러시아 은행들의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 배제 등 서방의 금융 제재 여파로 루블화가 급락했다. 러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현행 9.5%에서 20%로 두 배 이상 올렸고, 이날 하루 모스크바 증권·선물시장을 닫았다. 유럽연합(EU)은 전날 사상 처음으로 공격받고 있는 국가에 무기 공급을 위한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무기 지원에 4억 5000만 유로(약 6060억원), 의료 물자 등 비살상 목적에 5000만 유로(670억원)를 투입한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군사 지원 패키지에 전투기 공급 등도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휴대용 적외선 유도 지대공미사일 ‘스팅어’를 지원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 25일 이런 내용의 지원 방안을 승인했다. 독일도 스팅어 500기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 의회는 러시아군과 싸우길 원하는 자국민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허용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EU는 러시아 하늘길을 닫고 국영 언론 활동도 금지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가 소유·등록·통제하는 모든 항공기는 EU 영토에서 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국영매체 RT·스푸트니크 등은 더는 푸틴의 전쟁을 정당화하는 거짓말을 퍼뜨리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중립국 스위스는 자국 내 러시아 자산 동결을 검토하면서 제재 불참에서 동참으로 선회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러시아인이 보유한 스위스 내 자산은 104억 스위스프랑(13조 5000억원)에 이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날 러시아 규탄 결의안 채택을 위한 긴급특별총회를 연다. 미국과 유럽은 사태가 장기화하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에너지 제재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에너지 기업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는 러시아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기존 러시아 합작기업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도 보복 조치를 내놨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항공청은 이날 “유럽 국가들이 취한 비행 금지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서방) 36개국 항공사들의 (러시아로의) 항공편 운항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서방과 러시아를 오가는 하늘길이 사실상 막히게 됐다.
  • 시험대 오른 美 ‘달러 패권’… 中 “위안화 확대 기회”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에서 차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중국은 이와 반대로 러시아를 지원하기로 해 미국의 ‘달러 패권’이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달러화 없이 살아가기’ 시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긴급회의를 열고 “위법한 미국의 제재 상황에 놓인 러시아를 경제·무역 분야에서 도우라”고 지시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최대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은 러시아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가 지난 25일 돌연 이를 번복했다. 러시아와의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려는 시 주석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추론이다. 이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중국은 제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를 감쌌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30%가량 폭락하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결국 러시아 중앙은행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한꺼번에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의 암호화폐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실행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전해 추가 타격이 예상된다. 모스크바 입장에서는 좋든 싫든 위안화에 더 많이 의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러시아를 ‘위안화 경제권’에 편입시키려는 야심을 품은 중국도 이런 상황이 나쁠 리 없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인민은행이 개발 중인 디지털 위안화는 스위프트에 접근하지 않아도 돼 달러 패권을 우회할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국민 예금 보호” 러시아, 기준금리 9.5→20% 인상… 모스크바증시 개장 지연

    “국민 예금 보호” 러시아, 기준금리 9.5→20% 인상… 모스크바증시 개장 지연

    러시아 중앙은행(CBR)이 28일(현지시간)부터 기준금리를 연 20%로 종전보다 10.5%포인트 인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미국·유럽 등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한 가운데 이뤄진 결정이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CBR은 이날 긴급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9.5%에서 20%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연 20%의 기준금리는 러시아 역사상 최고치다. 종전 최고 기록은 크림반도 병합 후 서방의 경제제재가 가해진 후인 2014년 12월 연 17%였다. CBR 이사회는 성명에서 “러시아 경제의 대외여건이 급변했다”며 “이번 금리 인상은 재정과 물가 안정을 뒷받침하고 국민들의 예금을 감가상각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적인 금리 인상에 따라 러시아 증시 폭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CBR은 모스크바증권거래소(MOEX) 개장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날 개장 여부는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7시)에 CBR의 금리 인상 관련 브리핑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러시아 루블화는 한때 달러당 119.50루블까지 올랐다. 전 거래일보다 30%나 급락한 것으로 루블화 가치는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 “우크라와 함께” “전쟁 멈춰”… 드넓은 축구장에 러시아 발 디딜 곳은 없었다

    “우크라와 함께” “전쟁 멈춰”… 드넓은 축구장에 러시아 발 디딜 곳은 없었다

    1960년대 영국 록 그룹 ‘더 홀리스’의 ‘무겁지 않아요. 제 형제인걸요’(He ain’t heavy, he‘s my brother)라는 노래가 축구장에 울려 퍼지자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수비수 올렉산드르 진첸코의 눈시울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27일(한국시간) 맨시티와 에버턴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가 열린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 곳곳에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대형 걸개 격문이 우크라이나 대표팀 동료 비탈리 미콜렌코(에버턴) 사진과 함께 펄럭였다. 노래가 끝나자 진첸코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 냈다. 그라운드에는 ‘노 워’(NO WAR·전쟁 반대)라는 문구와 우크라이나 국기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팀 동료들, 아예 커다란 국기를 어깨에 두른 에버턴 선수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들은 경기장을 꽉 메운 관중들과 하나 된 박수로 우크라이나를 위로하고 응원했다. 세계 스포츠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등을 돌리고 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발리예바 파문’으로 받았던 따가운 눈총이 비난과 규탄, 거부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날 EPL과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앙 등 유럽의 4대 ‘빅리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뮌헨-프랑크푸르트전에 앞서 선수들이 1분간 침묵했고, 경기장 전광판에는 ‘멈춰, 푸틴’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스페인과 프랑스 축구장에도 ‘전쟁 반대’, ‘모두를 위한 평화’ 등의 현수막이 줄을 이었다.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56)는 “난 항상 구단의 이익을 염두에 둔 결정을 해 왔다”며 구단 관리권을 재단에 넘겼다. 영국의 러시아 제재 대상에 푸틴의 측근인 자신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지 몸을 뺀 것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 폴란드는 지난 24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이던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PO)를 보이콧했다. 2차 PO에 나설 수 있는 스웨덴 역시 “상대가 러시아라면 29일 경기를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유럽축구연맹은 오는 5월 2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를 프랑스 파리 생드니 경기장으로 즉각 변경했다. 축구 외의 종목도 ‘반(反)러시아’에 동참했다. 국제배구연맹과 국제체조연맹, 국제유도연맹은 국제올림픽위원회 요청에 따라 올해 러시아에서 열기로 한 대회를 모두 취소했다. 앞서 포뮬러원(F1)을 주관하는 세계자동차연맹도 지난 25일 올 시즌 F1 월드챔피언십 대회인 러시아 그랑프리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 정유·화학 “원자재 공급 차질 우려” 반도체·전자 “금융 불안정 더 문제”

    정유·화학 “원자재 공급 차질 우려” 반도체·전자 “금융 불안정 더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기업 경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당장 국내 정유·화학업계는 비상이 걸렸고, 원자재 비축과 공급선 다변화 등 대책을 마련해 둔 반도체와 전자업계 역시 글로벌 금융 불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27일 주간 간행물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이달 1~23일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92.3달러라고 밝혔다. 지난해 2월 평균 가격 60.4달러보다 53% 뛴 것이다. 한은은 “최근 미국 중부지역 한파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 상승세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석유화학업계의 우려가 크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으로 원재료인 나프타의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돼서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사용하는 나프타 중 수입산 비중은 약 20%로, 이 가운데 약 23%가 러시아산이다.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이 제한되면 다른 나라의 나프타로 수요가 몰리면서 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유·화학사들은 국내 원유 도입량 중 러시아산은 5.6% 수준으로 크지 않은 편인 데다, 평소 유가 변동에 대비해 수개월 단위로 재고를 확보해 놓고 있어 단기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러시아산 원유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중동·남미 등 다른 지역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이미 글로벌 공급망 대란을 겪은 반도체와 전자업계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직접적 타격보다는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와 제조원가 상승, 미국 등 글로벌 금리 변동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과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에 TV 등 가전제품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두 곳 모두 가동률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제재가 강화되더라도 두 공장 모두 반도체와는 무관한 가전제품 생산 공장으로, 러시아와 인근 국가 내수용이라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더 큰 문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제반 비용 연쇄 상승과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주가 하락 등 국제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는 한국무역협회는 26일 기준으로 총 35건의 기업 애로사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인 우리 기업들은 금융제재에 따른 사업 대금 결제(42.9%)와 물류(40%), 현지 사업 정보제공(17.1%)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 동반입대한 신혼부부, 망치·칼 든 시민… 목숨 바치는 민간영웅

    동반입대한 신혼부부, 망치·칼 든 시민… 목숨 바치는 민간영웅

    “나는 주말에 뒷마당에 튤립을 심을 계획이었지만 대신 총 쏘는 법을 배운다. 우리 땅이다.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의 여성 국회의원인 키라 루디크는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여성들도 남성과 똑같은 방식으로 우리 땅을 지킬 것”이라고 쓰고 총을 든 사진을 게재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결사항전에 나선 시민들에게 1만 8000정의 총기를 보급했고, 이마저 없는 이들은 망치나 칼, 화염병 등을 들었다. 이들의 모습에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지지 시위와 모금운동이 벌어졌고 함께 ‘평화’를 호소했다.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위장복과 방한 파카를 입은 남성들이 뒤섞여 지급받은 AK-47, AR-45, 산탄총 등을 들고 거리 모퉁이, 정부 건물, 고가도로 등에 선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왔다. 주요 징집소마다 예비군 지원을 위한 줄이 길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키예프 외곽의 작은 마을인 알렉산더 검문소의 경우 군이 아닌 민간인이 방어하고 있으며, 총이 없는 이들은 망치나 칼도 든다. 전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시민들에게 “몰로토프 칵테일(화염병)을 만들어 점령자를 무력화하자”며 트위터에 제조법을 올리기도 했다. 신부 야리나 아리에바(21)와 신랑 스비아토슬라프 퍼신(24)은 러시아의 침공에 결혼식을 지난 25일로 앞당겼고, 이튿날 동반 입대했다. 이들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죽을 수도 있지만 그저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병대 공병인 비탈리 샤쿤 볼로디미로비치는 크림반도에서 북쪽으로 진격하는 러시아군을 막으려고 헤르손주 헤니체스크 다리에 지뢰를 설치한 뒤 자폭했다. 흑해의 작은 즈미니섬에 배치됐던 13명의 우크라이나 전사들은 지난 24일 러시아의 회유에도 “러시아 군함, 엿 먹어라”라고 무전에 소리치며 항전을 택한 뒤 모두 전사했다. 외신에 따르면 참전이 힘든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헌혈을 하거나, 참전 용사에게서 기본적인 무기 취급법이나 응급처치법을 교육받는다. 러시아에 협력하는 공작원을 색출하거나 침략군을 저지하려고 도로 표지판을 쓰러뜨리기도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오직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달려 있다”고 호소했다. 전 헤비급 복싱 챔피언인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블로그에 “모든 힘을 다해 방어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영토방위대 소속인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 도중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들며 항전을 결의했다.예상 못 한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는 국제사회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 뉴욕·시카고,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핀란드 헬싱키, 일본 도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터키 이스탄불 등에서 ‘전쟁 중단’, ‘푸틴 스톱(STOP)’ 등의 플래카드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든 시위대가 등장했다. 스위스 베른에선 2만명의 대규모 시위대가 모여 푸틴을 규탄했다. 러시아 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도 지난 24일부터 사흘 연속 반전 시위가 발생해 3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기부 사이트인 ‘고펀드미’에서는 각국에서 우크라이나 구호품을 위한 모금을 호소했다. 50만 파운드 모금을 목표로 한 영국 단체는 55만 6000파운드(약 9억원)를 모았고, 미국 단체도 19만 5000달러(약 2억 3500만원)를 모금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피란민 10만명이 입국했다고 집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의 국경 마을인 메디카로 넘어가는 데 대기시간만 6~12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인파가 몰리며 수속 시간도 지연됐고, 생이별을 하는 가족들이 아쉬움에 서로의 손을 쉽게 놓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4일 국가 총동원령을 내려 18∼60세 남성의 출국을 금지했다. 인근 국가로 간 사람까지 포함하면 피란민은 36만 8000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유엔은 교전 확전 땐 4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피해 규모는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는 3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이틀간 거의 200명의 민간인을 죽였다. 어린이 3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했다.
  • 러시아軍 부모의 눈물 “아들, 계약서에 강제 서명하고 전장 끌려가”

    러시아軍 부모의 눈물 “아들, 계약서에 강제 서명하고 전장 끌려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징집병을 강제로 투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투에 투입될 수 없는 징집병이 계약서에 강제로 서명하는가 하면, 휴대전화를 빼앗고 ‘군사훈련’이라고 속인 채 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제보가 시민단체에 쏟아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반정부 매체 ‘메두자’에 따르면 러시아의 비정부단체인 ‘러시아 군인 어머니 위원회’는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징집병의 상당수가 강제로 계약서에 서명한 채 영문도 모르고 끌려갔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징집된 지 4개월이 되지 않은 군인들은 대통령령에 의해 전투 작전에 투입되는 것이 금지돼 있지만 본인의 의사에 따라 직업군인으로 전환해 투입될 수 있다. 러시아 군 당국이 징집병들에게 강제로 직업군인 전환 계약서에 서명하게 한 뒤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에 투입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징집병 아들, 강제로 계약서에 사인하고 침공 투입” 이 단체의 올가 라키나 국장은 “부모들로부터 자신의 아들이 군 장교의 강요로 계약서에 서명해 직업군인이 됐다는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에 제보한 한 부모는 “내가 만류했지만 아들이 강제로 서명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면서 “모스크바주 나로포민스크에서 복무하던 아들이 어느날 갑자기 다른 기지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모는 “러시아에서 복무중인 아들이 (돈바스 지역의)루간스크로 이동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프로 이동한 뒤 연락이 끊겼다”면서 “(연락이 끊기기 전)아들은 자신의 모든 통화가 도청되고 있으며 군 장교들이 휴대전화를 빼앗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들이 군사훈련에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환 배치된 후에야 자신이 우크라이나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제보도 빗발쳤다. 이 단체는 러시아 국방부와 군 검찰 등 관계 당국에 해명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도네츠크·루간스크 지역, 길거리 행인 상대 ‘징집 작전’ 메두자는 또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에서도 강제 징집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돈바스 지역의 친러 반군이 세운 자칭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은 18세에서 55세 사이의 남성들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와 강제 동원령을 내리고, 징병을 기피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군인들이 길거리에서 발견된 남성들을 강제로 차량에 태우는 ‘검거 작전’을 펴면서, 징병이 두려운 남성들이 집에 숨어있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메두자는 보도했다. 에카테리나 니쿠티나 라는 이름의 한 여성은 공장의 정비 노동자인 남편은 징집에서 면제됐지만 어느날 갑자기 징집됐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얼마 지나지 않아 시력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돌아왔지만, 함께 징집된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고 말했다. 루간스크 지역의 한 시민단체는 징병을 중단하라는 탄원서에 1650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은 “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도 없고, 싸우도록 강요받은 사람들에 대한 반감도 없다”면서 “이 지역에는 자신을 우크라이나인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우크라이나에 친구가 사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 ‘전쟁 반대’ 시위, 세계 확산…가장 격렬한 곳은? 러시아 내부

    ‘전쟁 반대’ 시위, 세계 확산…가장 격렬한 곳은? 러시아 내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그중 가장 격렬한 시위는 다름 아닌 러시아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전역에서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반전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반전 시위에 나섰다가 체포된 사람은 이날까지 최소 3093명이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러시아 비정부기구(NGO) ‘OVD-인포’는 24일 첫날 최소 1967명의 러시아인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그다음 날인 25일에는 최소 634명, 26일까지는 최소 49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러시아 침공을 비난하는 각계의 공개서한도 쏟아졌다. 이날 6000명 이상의 의료계 종사자가 서한에 이름을 올렸고, 건축가와 엔지니어 3400명, 교사 500명도 각각 서한에 서명했다.  언론인과 지방의회 의원, 문화계 인사와 다른 직능 단체도 24일 이후 비슷한 서한을 내놨다. 모스크바에 있는 유명 현대 미술관 ‘개러지’는 우크라이나의 비극이 끝날 때까지 전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반전 여론은 온라인에서도 결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는 온라인 청원에는 현재까지 78만명이 넘게 서명했다. 심지어 러시아의 침공에 앞서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2개 지역의 독립을 승인하는데 표를 던졌던 일부 의회의원도 침공을 비난하고 나섰다. 보통 크렘린궁의 입장을 따르는 공산당 의원 2명도 소셜미디어에서 즉각적인 전쟁 중단을 요구했다.이날 미국 워싱턴과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등에서도 러시아 규탄 시위가 이어졌다. 미국에선 워싱턴DC와 뉴욕, 애틀랜타 등 주요 도시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각국의 시위대는 “지금 전 세계가 단합해야 한다”,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해야 한다” 등의 목소리를 냈다. 일부 참석자는 우크라이나 국기의 색깔인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된 의상을 입었고, 다른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하라”, “전쟁 반대”, “푸틴 멈춰라” 등의 메시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 우크라 출신 진첸코(맨시티)-미콜렌코(에버턴) 포옹 때 경기장 울린 음악은?

    우크라 출신 진첸코(맨시티)-미콜렌코(에버턴) 포옹 때 경기장 울린 음악은?

    60년대 영국의 록그룹 ‘더 홀리스’의 노래가 축구장에 울려퍼지자 맨체스터시티의 수비수 올렉산드르 진첸코의 눈시울은 벌겋게 달아올랐다.27일 맨시티와 에버턴의 잉글랜드 프리미어 경기가 열린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파크. 경기장 곳곳에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는 대형 걸개 격문과 함께  우크라이나 대표팀 동료 비탈리 미콜렌코(에버턴)의 사진이 펄럭였다. ‘구불구불한 길은 멀기만 해. 하지만 버틸 수 있어. 그는 내 형제니까’라는 노랫말로 음악이 끝나자 진첸코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그라운드에는 ‘노 워(전쟁 반대)’라는 문구와 우크라이나 국기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팀 동료들과 아예 커다란 국기를 어깨에 두른 에버턴 선수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들은 경기장을 꽉 메운 관중들과 하나된 박수로 우크라이나를 위로하고 응원했다. 전 세계 스포츠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등을 돌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발리예바 파문’으로 받았던 따가운 눈총이 본격적인 비난과 규탄, 거부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모양새다. 이날 EPL과,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 앙(1) 등 유럽의 4대 ‘빅리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연대하겠다는 뜻을 공개로 밝혔다. 뮌헨-프랑크푸르트전에 앞서 선수들이 1분간 침묵했고, 경기장 전광판에는 ‘멈춰, 푸틴’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스페인과 프랑스 축구장에도 ‘전쟁 반대’, ‘모두를 위한 평화’ 등의 현수막들이 줄을 이었다.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56)는 전날 “난 항상 구단의 이익을 염두에 둔 결정을 해 왔다”며 구단 관리권을 재단에 넘겼다. 영국의 러시아 제재 대상에 푸틴의 측근인 자신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지 몸을 뺀 것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 폴란드는 지난 24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이던 카타르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PO)를 보이콧했다. 2차 PO에 나설 수 있는 스웨덴 역시 “상대가 러시아라면 29일 경기를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오는 5월 2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를 프랑스 파리 생드니 경기장으로 즉각 변경했다. 축구 외의 종목에도 ‘반러시아’ 열풍이다. 국제배구연맹(FIVB)과 국제체조연맹(FIG), 국제유도연맹(IJF)은 IOC의 요청에 따라 올해 러시아에서 열기로 한 대회를 모두 취소했다. 앞서 포뮬러원(F1)을 주관하는 세계자동차연맹(FIA)도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올 시즌 F1 월드챔피언십 대회인 러시아 그랑프리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 “우크라 침공 러시아 역성드는 중국”…중러, 반미동맹 형성하나

    “우크라 침공 러시아 역성드는 중국”…중러, 반미동맹 형성하나

    중국-러시아, 미국 대항하며 새 ‘공통 이익’ 찾았나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며 미국에 맞서는 이른바 ‘모스크바-베이징’ 새 동맹 축도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AP통신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세계 최대 강대국’ 미국을 견제하며 동맹 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이달 4일 열렸던 동계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미국과 대결하는 새로운 공동 축으로서의 동맹을 형성할 가능성을 탐색했다는 내용이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운 중러가 공통의 이익을 찾아 새로운 동맹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과 러시아 관계가 냉전 이후 가장 견고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두 나라가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에 맞서 이념적 전선을 형성했다는 평가다. ● 러시아, 우크라 결국 침공양국, 관계 발전 더뎠으나… 보도가 나온 이후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당시 AP통신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동트기 전 개전 선언을 했는데 이 때 이미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전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매체는 양국이 새로운 동맹축을 만들 가능성에는 공통의 이익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우선 전적이 있다. 구소련 시절 러시아·중국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확장을 함께 반대했다. 또한 러시아는 중국이 대만에 대해 지배권을 주장하는 것에 뒷받침해준 전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빠른 관계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첨언도 달았다. 중국이 미국에 이어 제2강국으로 떠오르고 경제·정치적으로 세계에서 입지를 넓혀나간 것과 달리 러시아는 냉전 시대의 전략을 고수해 두 나라간 관계 진전은 더뎠다는 분석이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러시아의 우방국들이 대립 중이라는 점도 양국 관계 진전을 막는 요소라는 해석이다. 중국은 자국 영토에 대한 타국의 야심에 강력히 반발하는 것은 물론 중국 내 존재하는 소수민족의 독립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전통 우방국인 베트남과 중국 사이에 발생한 영토 분쟁에 끼어들지는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필요에 따라 베트남과 중국 양쪽 편을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 “푸틴-시진핑, 전략적 안정에 맞서 서로 지지” 중국, 우크라에 대만 문제 동일시하나 이번 일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는 새로운 형태의 동맹축 가능성을 시험하는 모양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야욕에 대해 비판하지 않았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8~19일 뮌헨안보회의에 원격으로 참여, “강대국의 특정한 힘이 적대감을 고조한다”고 했는데, 매체는 이것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 영토 주권은 보전해야 한다고 말해 러시아의 전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뮌헨안보회의는 1963년 나토 회원국 간 연례 안보 협의체로 출범했다. 냉전이 끝난 후엔 중러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참석해 외교·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탈바꿈했다. 18일 열린 회의에 러시아는 참여하지 않았다. 매체는 두 정상이 앞선 4일 만남에서 “실제 푸틴과 시진핑은 만남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지역 안보 위협·전략적 안정 상태에 맞서 양국이 서로 지지한다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시진핑은 러시아의 서방 국가 위협을 전면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즉, 중국이 러시아의 전쟁 발발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는 않고 있으나 강대국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독주는 저지하고 싶어한다는 해석이다. 매체는 또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미국이 러시아의 행동에 대응하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행동을 취했을 때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를 예측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매체는 “중국은 대만에 군용 항공기를 파견하는 등 행동을 취했고 미국도 대만에 무기를 제공한 적이 있다”며 “미국이 직접 대만 대신 군사적 행동을 하진 않겠지만 호주·일본 등 동맹국이 잠재적으로 갈등에 참여할 여지가 있다”고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 행위를 미국이 어디까지 용인하는지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 미국 “중국, 침공 우려 묵살” 실제 왕이 외교부장은 24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각국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면서도 “러시아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고 했다. 즉, 적극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권 침해를 지지한다고 밝히진 않았으나 물밑에선 러시아의 대처를 관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5일 미국 정부가 최근 3개월간 왕이 외교부장과 친강 주미 대사에게 전쟁 방지 노력을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중국측이 묵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6차례가량 있던 중국 고위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접촉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까지 제시하며 중국의 행동을 요구했다. 되레 중국은 미국이 제시한 우크라이나 관련 정보를 러시아에 전달, 미국이 중러간 이간계를 쓴다는 취지의 메시지까지 보낸 것으로 보도됐다. AP통신은 “중국은 ‘미중간의 관계 경색은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 “푸틀러 멈춰” 러시아 규탄·우크라이나 지지 시위 전 세계로

    “푸틀러 멈춰” 러시아 규탄·우크라이나 지지 시위 전 세계로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율은 69%로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침공설 확산 이후 6%포인트나 올랐다. CNN이 지난 7~15일 러시아 성인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기 위한 러시아의 무력 사용은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50%가 “정당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푸틴 독재 체제가 견고한 러시아에서도 반전(反戰)을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전 세계 각국의 수많은 사람들도 이에 호응하듯 우크라이나에 지지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 내 군사 작전 개시를 승인한 지난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의 53개 도시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수만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이 전했다.밤에는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도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모습은 러시아에서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 여론이 전혀 작지 않음을 보여줬다.그러나 예상대로 러시아 경찰의 시위 참가자 체포가 이어졌다. 러시아 현지의 독립감시기구 ‘OVD-인포’는 이날 하루 동안 1700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전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지만 엄격한 관리와 검열이 동반되는 러시아에선 1인 시위조차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그럼에도 시민들은 전쟁 발발 이틀째인 25일에도 각지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그리고 이날도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이 속속 포착됐다.전 세계 곳곳에선 푸틴 대통령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시위가 열렸다. 영국 런던에 모인 수백명의 시위대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손 떼라” 등 손팻말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25일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는 무려 3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모여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며 행진을 벌였다. 조지아는 2008년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자국 영토 내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에 대한 실효 지배력을 상실한 바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세력이 친러 공화국을 세운 것과 흡사한 상황을 겪은 것이다.터키 이스탄불의 러시아영사관 앞에도 전쟁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침략자는 죽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살인을 멈춰라” 등 구호를 외쳤다.이밖에 미국 뉴욕, 캐나다 몬트리올,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오스트리아 빈, 스페인 바르셀로나, 포르투갈 리스본,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일본 도쿄 등 세계 각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다.시위 현장마다 푸틴 대통령과 나치 독일 독재자 히틀러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등장한 것도 눈에 띄었다.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한 뿌리’임을 설파하며 이번 침공을 감행한 푸틴 대통령과 게르만 민족주의를 자극해 폴란드 등 이웃 국가를 침략하고 2차 세계대전을 초래한 히틀러의 공통점에 대한 지적이 많다.워싱턴포스트(WP)는 24일 푸틴 대통령에게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연상된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이 일으킨 이번 위기는 3차 세계대전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23일 푸틴의 행보를 두고 “악마”에 비유하며 나치 독일이 체코슬로바키아 합병을 노리던 당시와 비교했다.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에 히틀러와 푸틴 대통령 모두 선정됐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타임은 2007년 푸틴 대통령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며 “러시아를 세계 열강의 자리에 복귀시켰다”고 평했다. 히틀러는 1939년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타임은 옳고 그름을 떠나 영향력을 기준으로 올해의 인물을 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 ‘전쟁 리스크’ 끝? 러 증시 20% 반등… 우크라 위기 후 40% 이상 폭락

    ‘전쟁 리스크’ 끝? 러 증시 20% 반등… 우크라 위기 후 40% 이상 폭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최악의 폭락을 경험한 러시아 증시가 전쟁 발발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반등했다. 모스크바증권거래소(MOEX)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증시 대표 지수인 모엑스 지수(IMOEX)는 2470.48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종가(2058.12) 대비 20.04% 오른 것으로, 장중 한때 24%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앞서 IMOEX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군의 군사 작전 개시를 승인한 전날 개장 직후 폭락하면서 한때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23일 종가 대비 장중 45% 넘게 하락해 러시아 증시 역사상 최악의 낙폭을 기록하다가 33%대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같은 폭락은 세계 증시 역사상 5번째로 큰 낙폭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역대 최대 낙폭은 1990년 1월 외환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 증시가 경험한 53% 폭락이다. IMOEX는 이날 20%대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10월 20일 종가 기준 최고점인 4287.52 대비 42% 이상 폭락한 상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가까이에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배치한 지난해 10월 이후 우크라이나 위기가 본격화됐다. 또 다른 러시아 증시 대표 지수인 RTSI 이날 936.94로 거래를 마치며 전날 종가 대비 26.12% 올랐다. 한편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이날 수도 키예프 시내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사실상 항복을 요구한 가운데 양측 대표단의 협상이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항복 요구하는 러시아…우크라 “전투 경험자, 와서 싸워달라”

    항복 요구하는 러시아…우크라 “전투 경험자, 와서 싸워달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전투 경험이 있는 유럽인들은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수도 키예프가 위협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와서 싸워달라”고 요청했다. AFP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앞서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서는 냉전 시절 소련으로부터 핍박받은 중·동유럽 국가들에 군사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며 “중·동유럽국 군사안보 협력체 ‘부쿠레슈티 나인’에 방어지원, 제재, 침략자에 대한 압력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힘을 합쳐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에 앉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TV 대국민 연설에서 서방 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의 제재가 불충분함을 우리의 하늘에서 듣고, 땅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혼자서 자신을 지키고 있다”며 “세계는 멀리서 지켜만 보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이 다급해하는 동안 러시아는 항복을 요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에 응해 저항을 끝내고 무기를 내려놓으면 언제든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아무도 그들을 공격하거나 탄압할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 “푸틴 손떼라” “전쟁 반대” 러 국민 1700여명 체포…규탄시위 세계로 확산

    “푸틴 손떼라” “전쟁 반대” 러 국민 1700여명 체포…규탄시위 세계로 확산

    러시아 전역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자국민 17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 감시기구 ‘OVD-인포’에 따르면 러시아 내 58개 도시에서 전쟁 반대 시위를 벌인 국민 1787명 이상이 구금됐다. 981명은 수도 모스크바에서 435명은 제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붙잡혔다.AFP통신은 러시아 당국이 이번 시위가 사전에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을 동원해 참가자들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시위 참가자들을 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구금해 조사하고 있다. 법에 따라 재판에 넘길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이자 야권 운동가로 구금 상태로 재판 중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법원 심리 도중 “외부 세계와 소통할 방법이 없어 법정과 세상에 대한 내 호소가 기록되길 바란다. 난 이 전쟁에 반대한다”면서 “경기 침체로부터 러시아인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내 반전 목소리는 온라인 상에서도 쏟아졌다. 인권 운동가 레프 포노마료프가 체인지닷오아르지에 올린 반전 청원서는 현재까지 36만 4000여명이 동의했다. 또 언론인 250여명이 공개서한을 통해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과학자 250명도 별도의 반전 서한에 서명했다. 러시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자는 호소문들이 잇따라 올라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는 재외 우크라이나인을 비롯한 수백명이 모여 전쟁에 반대했다. 참가자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의 이번 침공을 겨냥해 우크라이나 국기 모양의 플래카드 위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멈추라’,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손을 떼라’ 등의 문구를 적었다.프랑스 파리에서는 대혁명의 상징인 레퓌블리크 광장 앞에서 1000여명이 모여 반전을 외쳤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기와 함께 2008년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조지아 국기, 유럽연합(EU) 깃발을 흔들었고, 꽃이나 풍선을 든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영국 런던에서도 수백 명이 모여 영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항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고, 레바논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도 우크라이나인을 중심으로 100여명이 러시아 규탄 집회를 했다. 미국·스페인·네덜란드·이탈리아·그리스·몬테네그로·노르웨이·스웨덴 등 유럽과 일본, 멕시코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지 집회가 열렸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 작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협의한 뒤 푸틴 대통령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해 우크라이나 상황을 논의하고, 이같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도 이날 성명을 내고 푸틴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침공을 감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진지하고 솔직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 양 정상이 연락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 등에 알렸다.
  • [씨줄날줄] 키예프와 키이브/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키예프와 키이브/서동철 논설위원

    우크라이나, 러시아, 벨라루스의 모태인 동슬라브족은 9세기 키이브공국(Kyiv Rus)으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다. 키이브공국은 1240년 몽골군의 칩입으로 멸망하는데, 이때 많은 주민이 북쪽으로 이주하면서 동슬라브족의 중심이 모스크바 지역으로 옮겨졌다. 이후 폴란드의 지배가 강화된 1654년 우크라이나의 코자크집단이 폴란드를 견제하는 내용으로 러시아 황제와 맺은 페레야슬라브협정은 오랜 러시아 개입의 빌미가 됐다.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은 1918년 독립을 선포했지만, 폴란드에 다시 편입됐다. 동부에서는 민족주의파와 볼셰비키파의 내란을 겪고 1921년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출범한다.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시작된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 옛소련이 서부 우크라이나 영토를 병합해 지금의 국경선이 확정됐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독립했다. 우크라이나는 역사의 굴곡이 깊었던 만큼 혼돈을 겪은 말과 글을 되살리는 데 독립 이후 힘쓰고 있다. 우크라이나 학자들은 언어의 기원에서부터 러시아와 다른 독자성을 강조한다. 우크라이나어가 원형 슬라브어에서 직접 발전했다는 것이다. 반면 러시아 학자들은 키이브공국 시대 이미 형성된 원형 러시아어에서 각각 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 벨라루스어가 파생됐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어는 폴란드ㆍ리투아니아공국의 지배를 받으며 다른 모습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어 탄압은 강력했다. 1980년대 도네츠크를 비롯한 동부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어문학’을 제외한 우크라이나어 강의가 완전히 사라졌다. 서부 지역에서도 몇 개 과목만 남았다. 우크라이나는 1996년 헌법에 ‘우크라이나의 공식 언어는 우크라이나어’라는 일종의 언어 독립 선언을 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수도의 영어 표기는 오랫동안 러시아식인 ‘Kiev’(키예프)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1995년부터 땅이름의 영어식 표기를 우크라이나 발음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공문서는 ‘Kyiv’(키이브)로 표기한다. 유엔과 유럽연합을 비롯한 주요 국제기구도 이렇게 쓰고 있다. 우리도 ‘키이브’로 우크라이나의 문화적 독립 노력에 힘을 보태면 어떨까.
  • [열린세상] 우크라이나 사태, 비합리의 합리성/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열린세상] 우크라이나 사태, 비합리의 합리성/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러시아가 어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특별작전을 선언하면서 우려되던 군사행동이 시작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치명적 인명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계획적인 전쟁을 선택했다”면서 미국의 동맹 등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가혹한 제재를 부과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총력 대응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군사행동을 택함으로써 외교적 해결의 길은 거의 닫혔다. 언론만 보면 마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팽창 위협을 명분으로 푸틴 개인의 야심과 강국 부활을 꿈꾸는 러시아의 팽창주의가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부인 것처럼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갈등은 다양한 요인들이 얽히고설켜 발생한다. 우크라이나 사태에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권력과 돈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더욱이 전쟁의 시작에는 분명히 그전에 뿌려진 씨앗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은 씨앗이 30여년간 자라 왔다. 1990년 통독 과정에서 미국은 당시 소련에 나토가 동진하지 않겠다는 구두 약속을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이미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서 전쟁의 씨앗이 발화했다. 우크라이나만 남은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 들어 대러시아 봉쇄정책 강화와 함께 나토의 동진이 더욱 노골화됐다. 푸틴은 지난 21일 연설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역사까지 언급하며 자신이 취한 조처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이어 23일 조국 수호자의 날 기념 연설을 통해 국익은 타협이 불가능하다며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정학적으로 우크라이나를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사활적인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다. 나토 동진을 통해 확장된 지역 곳곳에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체계가 구축되고 있다. 모스크바를 향해 중거리미사일이 배치될 수도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1962년 소련의 중거리 핵미사일을 쿠바에 배치하려는 시도를 둘러싸고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 직전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가 겹치는 것이 과한 상상인지 모르겠다. 미국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더 신경을 쓴다고는 하지만 미국도 사활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멤버십 제한을 문서로 보장하라는 요구는 미국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만큼 이를 고집하는 푸틴 대통령은 결국 스스로 선택지를 군사적 행동으로 제한한 셈이다. 푸틴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손을 묶어 피할 수 없게 만드는 비합리성이 미국의 양보를 강요하고 있지만, 미국도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이어 우크라이나에서까지 물러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중의 전략적 대결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부활은 미국이 두 개의 도전 국가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라는 파국의 길에 들어섰지만, 어느 한쪽이 양보하거나 타협이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끝까지 누가 더 상대방에게 자신은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 주는지 ‘비합리의 합리성’ 게임이다. 그래서일까. 결국 전쟁을 정당화하고 안타깝게도 전쟁이 시작되고서야 비로소 외교적 해결책을 찾는 경우가 많다.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 전쟁이 존재하는가. 전쟁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고 정당화돼서도 안 된다.] 우크라이나가 바이든에게도 푸틴에게도 중요해 보인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 자신이다. 한반도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 우크라 “키예프 외곽 교전 중”… 러시아 “지상 시설 74곳 파괴”

    우크라 “키예프 외곽 교전 중”… 러시아 “지상 시설 74곳 파괴”

    러시아가 침공 개시 9시간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까지 진군한 가운데 키예프 외곽 비행장을 두고 양측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비행장 11곳을 포함해 우크라이나군의 지상 시설 74곳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2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키예프 북부 외곽에 있는 고스토멜 비행장을 두고 러시아군과 전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 소속 공격용 헬리콥터 수십대가 급습하면서 시작된 전투다. 인근에 사는 주민 알렉산더 코프토넨코는 공격이 시작되자 전투기 2대가 우크라이나 지상 병력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총격이 3시간 동안 지속됐고, 이후 전투기 3대가 더 날아와 다시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AFP에 말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의 체르노빌 원전 인근까지 접근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크림반도에 접한 남부 헤르손주 일부 지역은 러시아군 통제 아래에 이미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러시아는 자국군이 하루 만에 파괴한 우크라이나군의 지상 시설들이 74곳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에 따르면 파괴된 시설에는 지대공 미사일 S-300과 BUK-M1의 레이더 기지 18곳, 공군 비행장 11곳, 지휘소 3곳, 해군기지 등이 포함됐다. 또한 군용 헬기 1대와 공격용 무인항공기 바이락타르 4대도 격추했다고 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이날 오전 6시 국영TV 긴급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군사작전 개시를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키예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곳곳 주요 도시에서 폭발음이 들린 것을 시작으로 동남북 3면에서 러시아군이 진격을 시작했다.
  • 러, 우크라 침공에 세계 주식 동반 급락… 치솟는 유가 100달러↑ (종합)

    러, 우크라 침공에 세계 주식 동반 급락… 치솟는 유가 100달러↑ (종합)

    한국코스피 2.6% 떨어진 2648.8 마감가상화폐도 타격…비트코인 3만 5000달러브렌트유 2014년 이후 첫 100달러 넘어“배럴당 120달러까지도 갈 듯”…금값 상승유럽 천연가스 35%↑…알루미늄 사상 최고“러 침공 확대시 에너지 가격 더 오를 것”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발발 충격이 세계 금융시장을 덮치면서 각국 주식과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국제유가는 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35% 이상 오른 유럽 천연가스를 비롯해 알루미늄 가격 역시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러시아 침공이 확대될 경우 에너지 가격을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에 들어간다는 발표에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휘청거렸다. 한국 코스피·코스닥 동반 급락“위험회피 심리 강해져… 시장 변동성 커” 한국 코스피는 전장보다 30.25포인트(1.11%) 내린 2689.28에 출발한 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소식에 낙폭을 키워 70.73 포인트(2.60%) 떨어진 2648.8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848.21로 전날보다 29.12 포인트(3.32%) 급락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특별작전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곳곳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동시다발로 벌어졌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낙폭이 커졌다. 관련 보도 이후 코스피는 장중 전날 대비 2.83% 하락한 2642.63까지 저점을 낮췄다. 코스닥지수는 오후에 3.36% 하락한 847.86까지 밀렸다.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6873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558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닛케이 2년여만 26000선 붕괴미 나스닥 3.37% 하락  일본 닛케이지수는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6000선이 무너지면서 2.3% 넘게 주저앉았다가 1.81% 하락한 25970.82에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지수도 장중 한때 2% 이상 떨어졌다가 1.70%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 8분 현재 3.22% 급락했다. 같은 시간 인도 센섹스지수는 2.97% 떨어졌으며, 대만 자취안지수(-2.55%)와 호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ASX 200지수(-2.98%)도 나란히 급락 마감했다. 뉴욕증시의 S&P 500지수 선물과 나스닥 선물도 각각 2.68%, 3.37% 떨어졌다.동남아 다국적은행인 OCBC 은행은 보고서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전반적으로 강해지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확대되면 에너지 가격이 더 높아지고 위험회피 움직임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 위험자산인 가상화폐 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3만 50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오후 3시 35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8.55% 떨어진 3만 4808.10달러(약 4185만원)를 기록했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오후 5시 45분 현재 3만 5425.71달러로 4.88%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 5% 이상 상승 시장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석유·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국제유가는 5% 이상 뛰었으며 특히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개시 발표에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약 12만원)를 넘었다. CNBC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은 5.53% 치솟은 102.19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이날 배럴당 96.97달러로 5.24% 뛰어올랐다. 시티그룹의 엘리자베스 티안은 “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찍었는데 120달러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위험 회피 심리에 미국 국채와 금도 상승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천연가스 선물도 이날 유럽 시장에서 1000㎥당 1400달러(약 168만원) 가까이로 약 35% 뛰어올랐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이 보도했다.금값 급등 13개월 만에 최고치달러·엔화 가치 상승…러 루블화 폭락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에 몰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12% 포인트 하락해 1.90% 밑으로 내려갔고 금값도 급등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오후 1시 28분 기준 1.9% 상승한 온스당 1943.86달러로 지난해 1월 초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금 가격은 2월 들어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8%나 올랐다. 안전자산 선호에 달러와 엔화 가치는 상승했으나 유로화와 러시아 루블화는 하락했다.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0.4% 올랐고 엔화 가치는 달러당 114.58엔으로 0.4% 상승했다.일주일만 원/달러 1200원대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달러당 8.8원 오른 1202.4원에 마감하며 지난 7일 이후 처음으로 다시 1200원대에 진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달러화 대비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이날 한때 9% 가량 폭락했다가 한국시간 오후 4시 11분 현재 약 7.86% 떨어진 달러당 86.38루블을 나타냈다. 루블화는 2월 들어 신흥국 통화 가운데 가장 하락 폭이 컸다. AFP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는 이날 “모든 시장의 거래가 중단됐다”고 웹사이트에서 발표했다. 거래 재개 시점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공급 우려 속에 알루미늄은 2008년 기록을 넘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2.9% 오른 t당 3388달러에 거래됐다. 니켈 가격도 2.6% 상승했다.
  • 돈바스 뚫린 지 이틀 만에… 우크라이나 비상사태 선포

    돈바스 뚫린 지 이틀 만에… 우크라이나 비상사태 선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진격 명령 이틀 만인 2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올렉시 다닐로프 보안국 고위 관리는 이날 “이미 교전 중인 동부 돈바스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을 제외한 전 영토에 3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며 “조치는 30일 더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의회도 이날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을 지지하며 러시아군 주둔을 승인한 러시아 연방 하원 의원 351명에 대한 제재조치를 승인했다. 제재안은 이들의 우크라이나 입국 금지 및 자산·사업허가에 대한 동결 등을 담고 있다. 국제법상 자국 땅을 러시아 영토로 선포당한 주권 침해 상황에서 국가 지도부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핵무기 개발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러시아 안보와 관련해 민감한 부분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예비군 징집령을 발표한 전날 대국민 방송 연설에선 “오늘 총동원령을 내릴 필요는 없다”고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또 러시아와의 단교를 언급하면서 “끝까지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모스크바 주재 자국 대사대리가 소환됐지만 실질 없는 제스처라는 평가다.  
  • 우크라 美대사관, ‘러시아 짧은 역사’ 조롱… 러 네티즌들 “더 짧은 미국” 응수

    우크라 美대사관, ‘러시아 짧은 역사’ 조롱… 러 네티즌들 “더 짧은 미국” 응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이 공식 트위터 계정에 모스크바의 ‘짧은 역사’를 조롱하는 듯한 이미지를 올렸다. 러시아가 국제법상 우크라이나 영토인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반군 장악 지역을 독립국으로 승인하며 양국 관계가 최악의 국면을 맞은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러시아인들로 추정되는 많은 네티즌들은 해당 게시글에 미국을 조롱하는 이미지들을 게시하며 반발했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총 4개의 연대별로 비교해 놓은 사진 한 장을 트위터에 올렸다. 키예프에 해당하는 사진에는 각각의 연도에 지어진 유서 깊은 종교 건축물이 담겼다. 996년에 지어진 키예프 최초의 석조 교회인 데샤티나 교회(십일조 교회), 비잔틴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에 있는 아야 소피아에서 이름을 따온 1011년에 지어진 성소피아 대성당, 키예프 루스의 통치자 블라디미르 대공의 아들 야로슬라프 1세가 1070년에 지은 비두비치 수도원, 그리고 1108년 건립돼 현재 우크라이나 정교회 본부로 쓰이는 성미카엘 황금돔 수도원 등이다. 반면 4개의 같은 해에 대응하는 모스크바 사진에는 문명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원시림 사진이 배치됐다.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의 공통 조상으로 여기지는 루스인이 키예프를 중심으로 번성하던 11세기 무렵 모스크바는 문명의 영향이 닿지 않는 변방이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러시아의 언론인이자 국영방송 토크쇼 진행자로 유명한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1156년부터 1491년까지 모스크바와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를 비교한 패러디 이미지를 올렸다. 모스크바의 경우 랜드마크인 크렘린 등 역사적 건축물이 표시됐지만 워싱턴DC에는 미국대사관이 올린 모스크바 이미지가 그대로였다. 네티즌들은 이밖에도 미국 각지의 원주민 부족들을 표시해놓은 지도, 미군의 개입 전과 후를 비교한 이라크·시리아 등 도시 사진, 미국 본토의 절반이 스페인 식민지이던 시절 지도 등을 미국대사관 게시글에 답글로 달면서 미국의 역사를 조롱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내 미국대사관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미국 정부의 판단에 따라 키예프에서 서부 도시 리비우로 임시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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