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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관수술 제외·임산부 풍진검사 혜택…출산장려시대 健保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1일부터 정관·난관수술 등 피임 시술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21일 밝혔다. 그러나 유전성 정신분열증 등 유전학적 정신장애 및 신체질환이 있거나 임신을 하게 되면 모성건강의 악화가 우려되는 경우, 부모가 태아에 미치는 위험성이 높은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 대해선 보험 급여를 인정해 주기로 했다. 복지부는 또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관리를 위한 산전 검사 가운데 풍진 검사와 선천성 기형아 검사에 대해선 새로 보험 적용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가족계획사업의 일환으로 정관절제술과 난관결찰술, 자궁내 장치삽입술 등을 보험급여 대상으로 분류해 왔으나 출산 장려정책과 맞지 않아 비급여로 전환키로 했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日서 귀화’ 김나라, 마라톤 중단

    ‘日서 귀화’ 김나라, 마라톤 중단

    ‘피는 조국보다 진하다.’ 마라톤을 위해 조국까지 버렸던 ‘아줌마 마라토너’가 모성애 본능 때문에 결국 마라톤을 중단했다. 일본 나라현 출신의 여자마라토너 김나라(28·일본명 스즈키 마도카)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육상단에 입단했다. 현역 시절 마라톤 기대주였던 김나라는 일본에서 실현하지 못했던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화했다. 일본 실업팀에서 뛰던 1994년 세운 5000m 기록(15분52초)은 현 한국기록(이은정·15분54초44)보다 나았다. 삼성전자도 은근히 기대를 했다. 올 초부터 경기도 화성의 팀 숙소에서 합숙훈련에 돌입했다. 그토록 갈망했던 마라톤을 다시 시작해 기분은 좋았지만 문제가 생겼다.2001년 한국인 김근남(35)씨와 결혼해 시댁에 맡겨둔 2살 된 아들이 눈에 줄곧 밟혔다. 더구나 밤낮으로 울면서 엄마를 찾는다는 소리에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마라톤을 위해 귀화까지 했는데….’라며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그럴수록 아들의 울음소리가 귀에 쟁쟁거렸다. 결국 김나라는 ‘일’ 대신에 ‘엄마’를 택했다.12월 만료되는 소속팀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최근 아들이 있는 충남 온양으로 내려갔다. 김나라는 “떨어져 훈련할 때는 아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면서 “운동을 중단해 시원섭섭하지만 애기와 함께 있어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꿈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나중이라도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운동화를 신을 작정이다. 지금도 틈나는 대로 개인훈련에 열중이다. 육상 장거리선수 출신인 남편이 든든한 후원자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피임 시술하려면 이달안에

    다음달부터 정관수술 등 피임을 위한 각종 시술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이런 방안을 확정, 이르면 12월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다만 우생학적·유전학적 정신장애 및 신체질환이 있거나, 임신할 경우 모성 건강이 우려되는 때에는 예외로 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 남성 정관수술 진료 건수는 총 4만 7197건으로,31억 7552만원의 진료비가 소요됐다. 진료비 가운데 보험급여비는 21억 8646만 1000원으로 전체 비용의 68.9%에 달했다. 특히 30대가 정관중절수술의 대부분을 차지, 자녀를 한두명 낳은 뒤 더 이상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복지부 이동욱 보험급여과장은 “과거 출산억제를 위해 가족계획사업을 강력히 밀어붙이면서 정관중절수술을 권장했던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출산을 장려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보험 적용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수도권 in] 보건소 탐방-서울 서대문

    [수도권 in] 보건소 탐방-서울 서대문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가 ‘사이버 보건소’ 구축과 보건분소 설치 등을 통해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또 일반병원을 찾을 경우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각종 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진료예약·검사결과 전화·인터넷 통보 이미원 보건소장은 “이달부터 사이버 보건소 시스템을 구축,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진료시간 예약부터 검사결과 확인에 이르는 모든 정보를 보건소를 방문하지 않아도 인터넷과 유·무선전화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인터넷 또는 전화를 통해 진료를 신청하면 주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예약시간 등 관련정보가 통보된다. 또 생후 1개월 된 신생아를 둔 부모에게는 B형 간염 예방접종을 실시해야 한다는 안내가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이 소장은 “보건소를 한번이라도 이용하면 회원처럼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이버 보건소는 별도의 회원 가입절차도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2006년 3월 북아현1동에 분소를 개설, 보건소와 멀어 접근이 어려운 ‘사각지대’를 줄여나갈 방침이다. 분소는 현재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북아현1동 주민자치센터 내에 마련되며,1차진료실과 예방접종실 등을 갖추게 된다. ●초음파등 출산전 검사 무료 영유아모성실은 비용이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반병원 못지 않은 체계적인 서비스로 임산부와 신생아들의 ‘주치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먼저 초음파검사 등 임신부들이 출산 전에 받아야 하는 모든 검사를 무료로 실시한다. 일반병원에서 임신부들이 매달 정기적으로 받는 초음파검사의 경우 2만 5000∼8만원, 기형아검사는 6만∼8만원, 임신성 당뇨검사가 2만∼3만원 등인 점을 감안하면 비용절감효과가 크다. 게다가 이곳을 찾는 임신부들에게는 한달 평균 2만원 상당의 철분제도 무료로 나눠준다. 이어 아이가 태어나면 예방접종 방법과 시기, 절차 등에 대한 안내와 관리도 이뤄진다. 모유 수유를 권장하기 위해 2002년부터 매년 9월 ‘모유수유아 선발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이곳을 맡고 있는 김은임 산부인과 전문의에 의해 꼼꼼히 챙겨진다. 김 전문의는 “임신부들에게 보건소와 일반병원을 병행토록 추천하고 있지만, 보건소만 이용해도 무리가 없다.”면서 “특히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각종 산전·산후교육을 수강할 경우 일반병원보다 오히려 낫다.”고 강조했다.(02)330-1829∼30. ●체력측정·맞춤운동처방도 공짜 종합병원 등에서 20만∼30만원이 들어가는 체력측정 및 운동처방을 체력측정실에서는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이곳에 상주하는 운동처방사가 직접 체지방과 혈압·맥박, 심폐기능 등 12가지 항목을 측정한 뒤 ‘신체나이’에 적합한 ‘맞춤운동법’을 처방하게 된다. 강신 체력측정실장은 “비만 또는 성인병환자들이 자신의 몸상태에 맞는 운동방법 등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비만인 경우 맹목적인 체중감량은 무기력증을 불러오고, 성인병환자는 무리한 운동이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몸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운동을 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운동 종목·강도·빈도·시간 등을 적절히 선택해야 효율적이 된다고 덧붙였다. 체력측정실은 18세 이상 구민이면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예약자가 밀려 보름 정도 기다려야 검사를 받을 수 있다.(02)330-1831.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업장 47% 여성차별 여전

    일선 학교를 포함해 여성고용자가 많은 사업장에서도 고용시 여성을 차별하거나 생리휴가를 주지 않는 등 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최근 통신업과 숙박·음식점, 각급 학교 등 여성을 다수 고용하는 사업장 1192곳에 대해 성차별 및 모성보호 실태를 점검한 결과 47.1%인 562곳에서 총 905건의 남녀고용평등법 및 근로기준법상 모성보호 규정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358건 가운데 J호텔은 입사지원서에 신장과 체중 등을 기재토록 하는 등 모집이나 채용상 차별이 20건이나 됐다. 또 K고등학교는 결혼시 자동 해직토록 규정하는 등 정년차별 사례가 3건, 결혼을 이유로 임금을 감액하거나 동기 남성보다 낮은 호봉승급을 책정하는 남녀 차별적 임금지급 사례가 11건, 승진차별 사례가 4건이나 됐다. 또한 근로기준법 위반건수는 본인 동의나 노동부장관 인가없이 임산부에게 야근과 휴일근로를 시킨 사례 78건, 산후 1년 미만의 여성에게 시간외 근로 허용시간(1일 2시간,1주 6시간)을 초과한 19건등 459건이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공지영 “배반 않는 건 글 뿐”

    공지영 “배반 않는 건 글 뿐”

    소설가 공지영(41)이 돌아왔다.‘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이후 장편소설로는 꼭 5년만이다.“오랫동안 칼을 놓았다가 어쩔 수 없이 수술실로 들어선 의사처럼 두려운 마음이었다.”고 했다.“자신을 배반하지 않는 것은 글쓰기뿐”이었음을 알게 됐고, 소설 쓰는 사람으로 살기로 했다는 그다. 새 장편 ‘별들의 들판’(창비 펴냄)은 소설로 풀어쓴 ‘베를린 일기’다.2년 전 안식년 삼아 1년여를 지낸 베를린의 교민사회에서 낯설고도 다양한 사연들을 만났고, 그들을 놓치지 않고 글감으로 복원해냈다. 중·단편 6편의 연작소설집은 후일담 성격이 그래서 짙을 수밖에 없다. 작가는 “특정인의 실화와 무관하게 주변 이야기들에서 모티브만 빌려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386세대 작가로서 고민의 끈을 부여잡고 애면글면했던 흔적을 들키고 만다. 작중 인물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개인적 선택의 문제였든 시대의 질곡에 휘둘린 결과였든, 지난 세월에 긁힌 상처를 숙명처럼 떠안고 현재를 살아낸다는 점에서다. 이념의 가치가 표백돼버린 상실의 시대에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견디지 못하는 인물들에게 작가의 뜨거운 연민이 가닿는다. ‘네게 강 같은 평화’의 최영명이란 이름의 사내는 지독한 자기환멸을 남몰래 감당하느라 휘청댄다. 해외취재를 핑계삼아 찾아간 베를린에서 그는 임수경 방북에 연루돼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촌형 수명을 만난다. 오십줄을 바라보며 남루하게 늙어가는 형, 잘 나가는 보수 신문사의 기자로 성공적인 삶을 사는 듯하나 몰래 만나는 여자 문제로 위선의 굴레에서 허우적대는 사내. 전혀 다른 캐릭터 같으나, 누구도 보상해줄 수 없는 삶의 아이러니를 고뇌한다는 지점에서 번번이 닮은꼴로 포개진다. 한때 운동권이었던 가난한 독일 유학생의 아내 서영이 풀어가는 ‘섬’, 광주항쟁을 세상에 알렸던 독일인 위르겐 힌츠페터가 등장하는 ‘귓가에 남은 음성’ 등을 빌려 작가는 시대적 증언을 담는 소설의 기능을 환기시킨다. 생래적 연민을 품고 등장인물들을 멀찍이 조망하는 듯한 화법은 화려한 은유 없이도 가슴을 싸하게 만드는 신통력이 있다.“십년 전에는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켜야 했던 진실이 이제는 지루해진다. 사명은 팔자가 되어버리고 운명은 개그로 바뀌어버린다.”(‘네게 강 같은 평화’)고 주인공은 탄식한다. 힌츠페터를 만나고 돌아오면서 또 주인공은 “예수를 배반한 유다처럼 쓰라리고 서러웠다.”(‘귓가에 남은 음성’)고 통렬한 고백을 날린다. 여성작가로서 물끄러미 발 아래 좌표를 들여다본 모성적 글쓰기도 잊지 않았다. 폭력에 못이겨 이혼한 전 남편을 10년만에 만나 아이를 되찾으려는 여자(‘빈 들의 속삭임’), 아버지를 여읜 뒤 실연의 상처까지 안고 어머니와 쌍둥이 여동생 나연을 만나러 베를린을 찾은 또 다른 여자(‘별들의 들판’)가 여성 정체성을 실존적으로 발언하는 인물들이다. 행간의 체온이 갈수록 더해질 수밖에. 작가는 열일곱살짜리 딸을 둔, 두 아이의 엄마인 것을. 나른한 수사나 출렁대는 자의식 없이 ‘통속’을 가장한 직설화법에 대해 문학평론가 방민호는 “그의 소설만큼 시류 변화를 예민하게 읽어내면서도 속된 변화를 거절하는 절조를 보여주는 세계도 드물다.”고 평했다. “사형수에 관한 장편소설을 구상 중”이라고 작가는 말했다.9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기업들 “여사원 배려 더욱 세심히”

    기업들 “여사원 배려 더욱 세심히”

    여성 인력에 대한 기업들의 배려가 세심해지고 있다. 성희롱 예방 교육과 같은 단순 캠페인 차원을 넘어 모유수유 지원, 출퇴근자율제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추세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즈는 27일 사내에 ‘아씨방’이라는 모유수유 휴게실을 만들었다. 일터로 나가 젖을 줄 수 없는 엄마와 아기를 위해 모유수유 및 보관에 쓰이는 젖병소독기, 모유보관용 냉장고 등 장비도 구비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도 지난 3월 여성 직원이 임신 등으로 몸이 불편할 때 쉴 수 있는 모성보호실과 모유수유 공간인 유축실을 만들었다. 삼성SDS는 최근 이 회사 장연아 상무가 사내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를 통해 육아와 직장생활 병행에 대한 본인의 경험을 공유하는 등 격려의 자리를 마련했다. 다국적 제약업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는 출·퇴근 시간을 본인이 정한다. 등교 준비 등 육아 스케줄에 따라 오전 10시에 출근해도 무방하다. 하루 총 7시간30분의 근무 시간만 채우면 된다. 출산한 직원에게는 1년간 분유도 무상으로 준다. 인터넷 포털 파란은 여직원 상담 창구를 조만간 개설할 예정이다. 남성중심의 직장 문화속에 여성 인력들의 고충을 해소해 주자는 취지다.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과 ㈜태평양은 여성 휴게실에 다리 마사지기와 발 마사지기를 구비해 놓고 있다. 더욱 열심히 뛰어달라는 당부를 애교스럽게 전해 호평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SDS 박리디아 과장은 “여성 인력의 전문성 향상과 잠재력 개발에 기업이 적극 나서야 한다.”라면서 “여성의 권익과 편의를 보장하는 인프라가 꾸준히 확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여성&남성] 진정한 의미의 양육은 아이와 엄마 의사소통

    [여성&남성] 진정한 의미의 양육은 아이와 엄마 의사소통

    “진정한 보살핌은 일방적인 시혜·수혜의 관계가 아닌 상호성에서 시작합니다. 양육자와 피양육자가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나아가는 것이죠.” 지난 15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전시실.30대 엄마 서너명이 10세 미만의 자녀들과 머리를 맞대고 굵은 씨줄에 갖가지 색의 날줄을 교차시키며 올이 굵은 천을 짜고 있었다.13일부터 15일까지 열린 ‘2004 서울여성문화축제 유쾌한 치맛바람-보살핌 風’의 하나로 선보인 체험 행사다. 딸 진아(9)·선아(6)와 직조를 하고 있던 박재은(35·여)씨는 “아이와 마주앉아 같은 작업을 한다는 느낌이 너무 좋다.”면서 “어떤 색깔과 굵기의 실을 선택할지를 상의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색다른 체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아이는 절대적으로 내가 희생해 보호하고 책임져야 하는 대상이라는 일종의 ‘모성 신화’에 젖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서로 협력하면서 아이가 생각하는 세계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보살핌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아양은 “엄마와 의견이 다를 때 서로 왜 이게 좋은지 이야기하면서 한올한올 짜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고 거들었다. 행사를 기획한 권젬마(31) 대전대 겸임교수는 “옆에서 지켜보면 엄마의 양육 태도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옆에 앉아 100% 돕고 보살핌만 주고자 하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재료 선택에서부터 디자인까지 혼자 끝내버리는 엄마도 있다는 것. 하지만 권 교수는 일방적으로 지켜보고 감독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아이와 공동작업을 해나가며 점차 바람직한 양육자와 피양육자의 관계를 찾아나가는 것 같다.”고 협력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살핌 風’에는 이밖에도 진정한 양육의 의미를 묻는 다채로운 전시·공연들이 이어졌다.10년 이상 작가활동을 한 엄마들의 갈등을 표현한 ‘나쁜 엄마들, 땅에 발붙이다’전시회는 ‘작가활동’과 ‘엄마로서의 활동’에 대한 강박관념과 죄책감을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모성 신화를 깨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부부 만화가 모임 ‘만만디’는 ‘좌충우돌 육아만화’에서 연애, 신혼, 태교, 출산, 육아 등 시기별 에피소드를 통해 양육에 대한 부부의 고민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재단법인 서울여성의 홍보기획담당 김나연씨는 “여성은 ‘보살핌’이라는 행동 안에서 아름다운 희생과 숭고한 모성으로 승화되는 잘못된 믿음을 담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는 이같은 고정관념을 깨고 보살핌의 시작은 여성 자신을 스스로 보살피는 것에서 비롯되며, 그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이 함께 능동적인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담았다.”고 밝혔다. 글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완벽한 악인’ 무대위서 부활

    ‘완벽한 악인’ 무대위서 부활

    등에 달린 혹과 뒤틀린 팔다리의 흉측한 외모, 그리고 그보다 더 잔혹한 악마성으로 끊임없이 세상을 피로 물들인 인물 ‘리처드3세’. 셰익스피어가 창조해낸 ‘완벽한 악인’으로 일컬어지는 그가 이 가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되살아난다. 중세 영국 역사속 비극적 악인을 생생한 현실의 무대로 불러내는 주술사는 여성 연출가 한태숙(52)과 배우 안석환(45). 새달 5일 막올리는 연극 ‘꼽추, 리처드3세’는 카리스마 넘치는 이들, 두 연극인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를 갖게 하는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해체·재구성한 ‘레이디 맥베스’로 호평받았던 한태숙 연출가는 이번 연극에서 어떤 파격을 준비하고 있을까.“‘리처드3세’는 워낙 극적인 요소가 많아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작품이에요. 그래서 ‘레이디 맥베스’처럼 스토리를 뒤집지 않고 비교적 원작을 충실히 따랐지요.” 그의 표현을 빌면 리처드3세는 ‘순도높은 악의 결정체’이다. 기형으로 태어난 리처드3세는 신체의 열등감을 권력욕과 복수심으로 표출한다. 아무런 즐거움도 주지 않는 세상을 원망하며,‘내가 즐길 수 있는 나의 천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그는 친형인 왕과 조카들을 차례차례 제거하고, 현란한 화술로 왕가의 여성들을 농락한 뒤 거침없이 버린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어머니에게조차 버림받은 한 인간의 원초적인 슬픔이 숨어있다. 한씨는 “관객들이 리처드3세와 결탁하는 심리를 느끼도록 극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3세의 악행을 통해 관객들이 각자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 일면을 느끼고, 그로부터 대리만족을 느끼도록 하겠다는 것. 리처드3세가 수시로 관객을 향해 던지는 방백은 이런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연출자의 의도가 얼마나 설득력있게 관객에게 다가갈지는 결국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안석환의 몫이다. 공연내내 꼽추 분장에 팔다리를 비틀고 있어야하는 그는 “연기하기 힘든 캐릭터이지만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도전해볼 만한 최고의 악역”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작품에 쏟는 열의도 대단하다. 연습이 시작된 지난 9월초부터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추석 연휴때도 혼자 연습실에 나와 대사를 외웠다. 그는 “지금까지 한 작품중에 ‘고도를 기다리며’와 ‘남자충동’이 가장 힘들었는데 둘을 합한 것보다 이 작품이 더 힘든 것 같다.”고 했다. 그가 해석하는 리처드3세는 어떤 인물일까.“악마라기보다는 악동에 가까운 사람으로 표현하려고 해요. 손가락을 빠는 행위나 앤 공주에게 매달리는 장면은 모성결핍증에 시달리는 리처드3세의 내면을 보여주는 대목들이지요.” 예상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무대와 극적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청각적인 효과 등 한태숙 연출가의 특징은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객석앞까지 활용해 30m깊이의 경사 무대를 만들고, 왼쪽에 성벽을 세워 관객을 압도하는 거대한 세트를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 ‘보이체크’에 참여했던 러시아 무대미술가 알렉산드르 쉬시킨의 작품. ‘인간 독거미’로 묘사된 리처드3세의 내면을 시각화하는 요소로 무용수 2명을 거미처럼 활용하는 연출 기법도 눈길을 끈다. 청아하면서도 묘한 울림을 주는 스틸 드럼의 신선한 음악은 극을 한층 풍부하게 한다.“리처드3세가 전장에서 죽음을 맞는 장면이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예요.‘영업비밀’이니까 극장에 와서 보셔야 돼요.”.2만∼4만원.11월28일까지.(02)588-1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천사의 아이들

    [영화속 수능잡기] 천사의 아이들

    ‘고양이 앞에 쥐’라지만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생쥐도 고양이에게 겁이 없이 덤벼든다. 그러나 이런 모성애도 호르몬 활동의 결과라는 설도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의 스테판 가미 교수는 “젖을 먹일 때 어미의 공포와 불안감이 감소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며 “이런 현상이 공포감을 느낄 만한 상태에서도 공격을 하는 어미의 행동을 설명해줄 것으로 생각했다.”고 연구 동기를 밝혔다. 결국 우리가 극구 상찬해마지 않는 모성애도 호르몬 활동의 결과라는 것이니 허탈할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우린 하나의 의문을 던질 수 있다. 모성애가 호르몬이라는 물질 활동의 결과라면 왜 어떤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희생을 하고, 또 어떤 부모들은 자식을 버리는 부도덕한 행동을 하게 되는지가 궁금해진다. 모든 것을 물질로 환원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유물론자들은 호르몬 분비량의 많고 적음이 모성애를 결정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모든 것을 물질로 환원해서 이해한다면 인간은 어떤 극악한 범죄적 행위에 대해서도 아무 잘못이 없다고 강변할 수 있다. 모든 것은 물질의 탓이니 나는 죄가 없다는 식으로 말이다. 하기는 인간은 물질에 종속된 존재요, 인간의 의지는 물질의 활동에 불과한 것이라면,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해서 우린 어떤 가치 판단도 할 수 없게 된다. 영화 ‘천사의 아이들’(In America)에서는 막내아들 프랭키를 잃고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조니 설리번과 새라 설리번 부부가 등장한다. 부부는 아일랜드에서 두 딸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남편은 죽으면 산에다 묻고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했다. 낯선 이국 도시에서의 삶도 힘들지만, 태어난 지 2년여 만에 뇌종양으로 죽은 막내아들 프랭키를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한다는게 더 힘들다. 그러나 슬픔에만 매달릴 수 없는 것이 부모다. 어떻게든 살 궁리를 해보지만 이역에서의 삶은 고달프기만 하다. 아무도 그들의 고통을 눈여겨보지 않는다. 그러나 툭하면 괴성을 지르는 괴팍하고 험상궂은 흑인 화가 마태오가 그들의 고통을 알아본다. 그 또한 죽음을 앞둔 시한부 인생. 아이들의 순수한 눈은 험상 궂은 외양 너머에 존재하는 따뜻한 마음의 마태오를 알아본다. 피부색을 뛰어넘는 그들의 우정은 눈물겹다. ‘천사의 아이들’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피부색이 달라도 사랑으로 맺어질 수 있다면 그것이 가족이 아니겠는가. 고통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희망을 공유할 수 있는 집단이라면 굳이 피를 나누지 않아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짐 셰리단 감독. 사만다 모튼·지몬 혼수 주연.2002년작.
  • 진짜 엄마는 누굴까

    두 명의 여성이 한 개의 난자를 만들어 임신을 한 뒤 아이가 태어난다면 진짜 어머니는 누구일까. 난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문제가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7일 영국 뉴캐슬대학 연구팀이 유전병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2개의 난자를 분리·결합하는 방법을 개발, 보건당국에 실험 허가를 요청했으며 몇 주 안에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방법은 임신을 하고 싶지만 유전병이 걱정되는 여성에게서 난자의 핵을 추출하고, 다른 건강한 여성에게서 핵을 제거한 난자의 세포질을 기증받은 뒤 이를 결합해 하나의 난자를 만드는 것이다. 모계 유전병에 세포질이 중요한 이유는 ‘미토콘드리아’ 때문이다. 태아의 유전정보는 대부분 정자와 난자의 핵에 들어 있지만, 유전병을 일으키는 요인은 난자의 세포질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유전된다. 영국 내에서는 이 방법을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모성지원단체인 ‘라이프’의 패트릭 쿠스워스는 “누가 진짜 어머니인지 혼란이 불가피하다.”면서 “태아와 아기의 건강, 다른 목적을 위해 악용될 소지 등 문제점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미토콘드리아 아동질병 네트워크’의 폴 프레스톤은 “이 연구는 유전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진정한 희망을 준다.”면서 “유전병 어린이들이 겪는 고통을 예방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기술적 문제점도 지적됐다. 뉴캐슬대학 연구팀에 앞서 뉴욕대학의 제이미 그리포 박사가 중국에서 비슷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임신에는 성공했지만 6개월 만에 유산됐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국가경쟁력 29위로 투자매력은 21위로 추락

    국가경쟁력 29위로 투자매력은 21위로 추락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크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WEF)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국가별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의 성장경쟁력 지수(국가경쟁력 지수)는 지난해보다 11단계 떨어진 29위로 평가됐다.2001년 28위,2002년 23위에 올랐던 한국은 지난해 18위에 오르며 20위권에 처음 진입했었다. 한국이 지난해보다 부정적 평가를 받은 것은 경기후퇴 전망과 신용대출 경색 등 거시경제 지수가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35위로 급락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공공제도 지수도 지난해 36위에서 41위로 떨어졌고 그동안 강점으로 지목돼온 기술지수마저 6위에서 9위로 하락했다.반면 지난해 93개 평가 대상국 중 23위였던 기업경쟁력 지수는 24위로 큰 변동이 없었다. 항목별로는 기업활동 및 전략의 정교화가 21위(지난해 19위),국내 기업환경의 질이 27위(지난해 25위)로 평가됐다. 한국은 에너지 효율 우선성(18위),기업의 연구개발 보조금 및 조세 지원(21위),국제규범 준수(23위),경쟁 향상을 위한 조직적 노력(24위),조세 부담(28위) 등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나은 평가를 받았다.하지만 모성보호 관련 법률이 여성 고용에 미치는 영향(102위),민간분야의 여성 고용(102위),외국인 노동자 고용의 용이성(99위),입법기관의 효율성(81위), 은행 건전성(77위),농업정책 비용(77위) 등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다.국가별 순위로는 핀란드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이 2위를 기록했으며 뒤 이어 스웨덴과 타이완,덴마크,노르웨이,싱가포르,스위스,일본,아이슬란드 순이었다. 아시아 국가로는 타이완이 4위로 가장 높았다. 한편 경영컨설팅업체 에이티 커니(A.T.Kearney)가 세계적 기업들의 최고경영자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한국은 투자하고 싶은 국가 순위에 있어 지난해 18위에서 올해 21위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반면 불과 2년 전 같은 조사에서 15위에 그쳤던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경영자들이 뽑은 매력적인 해외직접투자(FDI) 대상국 3위에 올랐다.인도는 지난해 6위였다. 중국은 3년째 가장 매력적인 투자 대상국 자리를 지켰고,지난해 15위였던 일본은 경기회복과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 등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10위로 올라섰다. 황장석기자 연합 surono@seoul.co.kr
  • 꽃 지고 강물 흘러/이청준 지음

    꽃 지고 강물 흘러/이청준 지음

    소설가 이청준(65)의 새 소설집이 나왔다.‘꽃 지고 강물 흘러’(문이당 펴냄)는 삶과 세월의 결을 느린 화면으로 재현해 보이는 듯한 작가의 글세계를 대면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무념으로 흐르는 세월,그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는 인간(혹은 작가 자신)의 진면목을 또 한번 깊이 고민했다.늘상 그랬듯 이번 소설도 휙휙 속도를 붙여 책장을 넘기기엔 맞춤하지 않을 성싶다.소소한 신변담의 틀거리를 빌렸으되 어느결에 그 속에서 생의 비의(秘意)를 짚어내게 하는 노 작가의 신통력이 빛을 낸다. 소설집은 중·단편 6편으로 묶였다.기억의 갈피를 뒤져 ‘이해’와 ‘화해’라는 이름의 숙연한 보물들을 건져올린다.작가의 작품세계에서 자주 만난 덕분에 독자들에게도 은연중 ‘친척’ 같아진 어머니가 여전히 등장한다.하지만 이번에는 그 어머니의 그늘에 가려 평생을 조역으로 살았던 형수에게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표제작 ‘꽃 지고 강물 흘러’는 어찌보면 작가의 대표작 ‘축제’의 후일담이다.‘축제’에서 어머니의 부음을 알려주었던 주인공의 형수 외동댁에 관한 이야기를 1인칭 관점에서 풀어낸다.작중 화자인 ‘나’는 매사에 무뚝뚝한데다 어머니의 시골집을 떡하니 차지한 형수가 못마땅하다.치매를 앓은 어머니를 여읜 뒤 혼자 사는 형수를 찾아간 ‘나’는,산밭에 일나간 형수를 기다리며 잠시 낚싯대를 드리우다 스스로 갈등의 짐을 풀어놓는다.애증의 관계였으되 서로의 의지처였던 어머니와 형수의 일화들을 회상하며 “형수의 안타까운 변모도 노인의 무상한 늙음과 종생의 과정이 부른 무고한 세월의 업보”라고 이해하기에 이른다. 30대 초반에 청상이 된 형수의 곤고한 인생은 ‘오마니!’편에서 이야기의 끈을 잇는다.환갑 지난 늙은 단역배우 문예조씨는 어머니의 생애를 영화로 만드는 감독에게 자신의 형수 이야기를 뚱겨준다.전쟁터에서 죽은 형의 유복자를 낳은 형수,형 대신 그녀의 젖문을 열어주었던 기억을 들추며 형수에 대한 그리움을 에둘러 은유한다. 그러나 이들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형수는 어머니의 치환적 존재이기도 하다.초라하게 늙어가는 형수는 어느새 어머니와 동일시되고,그 존재를 빌려 모성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을 향한 멈출 수 없는 회귀본능을 투영했다. 작가 자신의 삶의 궤적을 원본 삼은 글쓰기는 곳곳에서 확인된다.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처로 떠난 주인공 진성(‘들꽃 씨앗 하나’)의 이야기는 자전적 소설양식을 선명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개인사에서 소실(素實)하고 담담한 소재를 끌어내는 그의 작법에 대해 문학평론가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자기라는 에고이즘의 변방에서 낮고 숨겨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을 밀도있게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해석했다. “삶이나 문학이나 밤 산길 가는 것과 비슷하다.”는 작가는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자리를 확인하고 싶어” 강화에서 조용히 글밭을 일구며 산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여성&남성] 한의사 이유명호씨 초청강의 학생들 몰려

    [여성&남성] 한의사 이유명호씨 초청강의 학생들 몰려

    “아기를 가지면 자궁은 얼마나 커질까요?” 고등학교 생물시간에 한번쯤 들어봤을 법도 한데 학생들은 두 배니,열 배니하고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듯한 답변을 쏟아낸다.“지름 7㎝정도의 자궁은 아기를 가지면 500∼1000배 커진다.”는 정답을 듣자 모두 눈이 휘둥그레진다.“세상에 이렇게 커지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장기는 자궁밖에 없다.”는 설명에는 모두들 탄성을 지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6일 건국대 학생회관에서는 여성제 행사의 하나로 한의사 이유명호(52)씨의 여성건강 강의가 있다.‘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이라는 강연에는 중강당을 가득채운 180여명의 학생들이 귀를 기울였다. ●“수정은 정자가 뚫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난자가 흡수하는 것” 이유명호씨는 “‘오장육부’라는 표현에는 자궁을 빼먹었다는 오류가 있다.”며 이 ‘외면당한 장기’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그는 “난자를 만드는 것은 굉장한 고도의 기술”이라면서 “수억개의 정자가 만들어지는 동안 난자가 한개 밖에 만들어지지 않는 것도 그 과정이 비교할 수 없이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유명호씨는 성관계의 개념도 다시 정의했다.그는 “흔히 성관계를 남성의 성기를 여성에 삽입하고 정자가 난자를 파고드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잘못된 것”이라면서 “남성 중심의 ‘삽입섹스’보다는 여성이 결정하는 ‘흡입섹스’가 맞다.”고 말했다.그는 “난자의 크기가 정자의 10만배이고,난자벽은 정자 머리의 10만배 두께인데 어떻게 쉽게 뚫고 들어갈 수 있겠느냐.”면서 “수정이란 난자가 가장 똑똑하고 건강한 정자를 골라 안으로 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궁,유방,지방에 감춰진 여성의 희생 이유명호씨는 “임신을 한 순간부터 아이에게 무한하고 자비로운 사랑만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아이를 사랑해야 한다.’는 강요된 모성 이데올로기”라면서 “사실 엄마와 아이는 영양분을 빼앗고 빼앗기는 일종의 대립과 분열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방과 자궁은 생명을 이어가는데 필수적인 장기가 아니고 오로지 아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일깨웠다.그는 “아기를 보호하는 지방을 얻기 위해 여성의 몸은 근육을 잃었다.”면서 “모두 아기를 위한 희생인데도 근력이 없어 쉽게 폭행당하고 뚱뚱하다는 구박까지 들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다치기 쉬운 내몸 내가 아껴야” 자궁경부질염과 자궁내막증 등에 대한 설명도 이루어졌다.이유명호씨는 “여성의 자궁은 몸 깊숙이 있고 자궁경부 역시 아기를 낳을 때를 대비해 통증에 민감하지 않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감염되면 쉽게 낫지 않고 아픈 것을 잘 모른다.”면서 “와이어가 있는 브래지어를 착용하면 유방이 림프관을 통해 독성을 빼내지 못하게 하므로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정액이 한번 들어가면 자궁내에 교란이 와 적어도 8시간은 지나야 산도가 회복된다.”면서 “사실 여성에게 섹스는 건강에 좋지 않은 측면이 있으며,피곤할 때는 단호히 성관계를 거부하고 남성은 피임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강의를 들은 안찬주(22·경제학과 2년)씨는 “생소한 이야기였지만 듣고 나니 여자친구에게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함께 이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최미지(20·여·국제무역 2년)씨는 “무심코 입는 속옷까지 건강과 연관이 있는 줄 몰랐다.”면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보는 것이 내 몸을 아끼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일회용 생리대 추방 건강·환경 지키자”

    우리가 매일 입는 옷을 아침에 입었다 저녁에 버려야한다면?일회용 식사에 일회용 가방,일회용 구두 등 생필품들을 모두 한번 쓰고 버린다면?그런데 일회용으로 편리하기는 하지만 독성 화학약품이 들어 있다면?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모성의 출발점인 월경에 생리대는 필수품이다.이 생리대를 일회용이 아니라 반복해서 쓸 수 있는 ‘대안생리대’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21일 오후 연세대 학생회관 3층 푸른샘관에서 열린 ‘나에게 꼭맞는 대안생리대 만들기’워크숍을 살짝 들여다봤다. 이날 참석한 연세대 여학생들은 ‘대안생리대가 왜 필요한가’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논의는 ‘새하얗고 흡수력이 좋은 일회용 생리대를 만드는데 쓰인 맹독성 화학약품이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대안생리대 만들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피자매연대(www.bloodsisters.gg.gg)활동가 ‘보라’(24·여)씨는 “펄프를 가공해 만든 일회용 생리대는 암을 유발하는 다이옥신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질염과 가려움증,심지어 자궁근종까지 일으킨다.”면서 “특히 요즘 유행하는 삽입형 ‘탐폰’은 강한 흡수력을 갖도록 화학약품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독성쇼크증후군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여성이 일생동안 쓰는 생리대는 1만2000개에 이른다.”면서 “생리대를 만들기 위해 잘려나가는 나무와 폐생리대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을 생각하면 면으로 만든 대안생리대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은 천을 자르고 바느질하며 직접 자기만의 생리대를 만들었다.바느질에 몰두하면서도 학생들은 “새지는 않을까요?”,“냄새가 배지는 않을까요?”라고 걱정스러운 질문을 연신 던졌다.‘보라’씨는 “처음에는 자신의 생리량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화학약품이 첨가되지 않은 천 생리대에는 냄새가 배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켰다. 워크숍에서는 피자매연대가 출품한 다양한 대안생리대들이 공개되기도 했다.천으로 만들어 빨아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면생리대를 비롯해 보들보들한 천연 고무재질로 질에 삽입해 월경혈을 받아내는 ‘키퍼’,물기를 머금는 바다생물 ‘해면’으로 만들어 질 속에 삽입하여 생리혈을 흡수하는 ‘해면 생리대’ 등이 소개됐다. 워크숍에 참여한 정다운(20·연세대 생명공학과 2년)씨는 “고등학교 때 어머니가 만들어준 천생리대를 쓴 적이 있는데 느낌이 부드러워 좋았다.”면서 “이제는 집에서만이라도 직접 만든 내 생리대를 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원보미(20·연세대 생명공학과 2년)씨는 “일회용 생리대는 착용감도 거칠고 쓰기가 불편하다.”면서 “건강과 환경보호를 위해서도 대안생리대를 써야할 것 같다.”고 공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씨줄날줄] 러시아 인질 참극/오풍연 논설위원

    1972년 7월21일 금요일.북아일랜드 최대 도시 벨파스트에서 잇따라 폭발음이 들렸다.남북 아일랜드의 통일을 주장하는 구교도측 아일랜드 공화국군(IRA)이 시내 곳곳에서 20여개의 폭탄을 터뜨린 것이다.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130여명이 부상했다.‘피의 금요일(Bloody Friday)’은 당시 유혈사태를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됐다.그 뒤 아일랜드 분쟁으로 30년 동안 3600여명이 숨졌다.IRA에 의해 희생된 순수 민간인만도 650여명에 이르렀다. 지난 3일 금요일 오후 러시아 북 오세티야 공화국 베슬란에서는 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러시아 특수부대원들이 1000여명의 학생들을 인질로 잡고 있는 체첸 반군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악의 유혈사태가 빚어졌다.어린이를 포함,수백명이 숨진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이번 인질극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상 그 자체였다.인질들이 붙잡혀 있던 학생체육관은 피범벅이었다.가까스로 탈출한 속옷 차림의 어린이들은 겁에 질린 채 물부터 찾았다.탈진한 부녀자들은 자신의 몸보다 아이들을 챙기는 모성애를 발휘하기도 했다.21세기 문명사회에서 벌어진 야만적인 현장 모습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테러’와 ‘전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인가.2001년 ‘9·11’ 사태 이후 세계 질서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거대한 틀속으로 빠져 드는 듯하다.테러리스트들은 지역,인종,종교,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테러리즘에 모두가 노출된 셈이다.이슬람을 비롯해 전 세계 주민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테러는 ‘언제,어디서,어떻게’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위협적이다.비록 소수의 테러리스트에 의해 저질러지더라도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테러는 인류의 공적(公敵)으로 굴복해선 안 된다.전 인류가 함께 물리쳐야 한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반(反)테러리즘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하지만 미·러의 세계화 정책에 대한 비판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나는 내 아들의 생명을 앗아간 살인자보다도 생명을 앗아가는 정책을 만든 이들을 더욱 비난합니다.” 이라크에서 참수된 미국인 닉 버그의 아버지 마이클 버그가 던지는 메시지도 음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노동부 5개기금 개편 불가피

    노동부 5개기금 개편 불가피

    방만하게 운영되는 정부기금의 통폐합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감사원이 노동부 소관 5개 기금 운용실태 전반에 대한 특감에 착수했다.감사 결과에 따라 기금의 구조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2일 “노동부 소관 5개 기금의 개편작업이 불가피해 이번 주 감사에 들어갔다.”면서 “기금 전반의 시스템을 정비해보자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고용보험기금 남아돌아 특감을 통해 고용보험기금,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기금,임금채권보장기금,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근로자복지진흥기금 등 13조원 규모의 기금이 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는지,당초 목적대로 쓰이고 있는지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감사원은 앞서 한 달간 예비조사를 벌여 이들 기금운용 전반에 문제점이 드러나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고용보험기금이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용보험은 적정수준보다 높은 보험료율로 인해 여유자금이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2004년 수입·지출계획에 따르면,고용보험의 기금 고유 사업비는 2조 1283억원.반면 여유자금운용비로 책정된 금액은 사업비의 4배가 넘는 8조 5190억원에 달한다.돈이 넘치는 데도 기금을 꼬박꼬박 내는 근로자와 고용주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노력은커녕,상당 규모를 예산사업으로 전용하는 등 부적정한 운용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노동부의 일반회계로 추진돼야 할 사업들이 기금에서 집행되는 사례들을 여러 건 포착했다.”면서 “실효성이 미미한 사업에도 기금이 투입되는 등 낭비 요인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금이 예산사업으로 전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로 ‘모성보호 지원사업’이 꼽힌다.전혀 상관성 없는 사업이 실업급여사업에 포함돼 고용보험 기금에서 집행되고 있는 것이다.2001년부터 최근까지 고용보험기금에서 빠져나간 ‘산전후 휴가급여’는 2149억원에 달한다. ●다른 기금은 재정자립도 열악 반면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은 운용 자체가 힘겨운 형편이다.장애인 고용이 늘어나면서 고용주들의 의무고용 부담금이 줄고 있는데 반해 장애인고용장려금 등의 지출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감사원 관계자는 “올해도 추경예산에서 500억원 가량을 지원받았다.”면서 “정부 지원 없이는 운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재정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근로자복지진흥기금은 기금의 존립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기획예산처가 최근 발표한 ‘기금존치평가결과’에 따르면 근로자복지진흥기금은 기금 목적이 불분명할 뿐더러 사업타당성도 결여돼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고용보험의 보험료율을 인하하는 방안 ▲고용보험과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을 통합하는 방안 ▲중복투자되고 있는 기금 사업을 통폐합하는 방안 등을 연구 중이다.감사원 관계자는 그러나 “근로자복지진흥기금의 폐지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감사원은 20일간의 감사를 통해 ▲기금수익의 운용 규모 ▲기금사업의 실효성 ▲기금운용비리 ▲부당지급사례 및 징수누락에 초점을 맞춰 중점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여성&남성] 2030 미혼남 ‘내 여자의 조건’

    [여성&남성] 2030 미혼남 ‘내 여자의 조건’

    “성격은 흠잡을 데 없지만 외모가 달리는 여자와 외모는 뛰어나지만 성격이 좋지 않은 여자가 있다면 과연 누구를 택해야 할 것인가.” 너무 뻔한 질문일 수도 있다.얼굴이야 성형 수술로 고칠 수 있다고 해도 성격은 아무리 돈을 들여도 고칠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2030 미혼남들에게 ‘내 여자의 조건’을 들어봤다.지난주 2030 미혼녀들이 꼽는 ‘내 남자의 조건’을 확인한 데 이은 ‘완결판’이다. 결혼정보업체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는 25∼39세 남성 12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최근 실시했다.그 결과 ‘이것만은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조건’으로 49.2%가 ‘성격’을 꼽았다. ‘외모’가 25.4%로 뒤를 이었고 건강이 9%,가정환경이 4.9%,몸매가 2.5%,경제력과 종교가 각각 1.6%를 차지했다. 회사원 황경목(28)씨는 “다른 설명 필요없이 성격 안 맞으면 못 산다.”고 단언했다.다른 것은 맞춰가면서 살 수 있어도 성격은 개조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절반의 남성이 첫손가락에 꼽는 성격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결혼 2년차의 회사원 김모(30)씨는 ‘포용력’을 꼽았다.그는 “같이 생활하면서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결혼생활에서는 마음이 넓은 여자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아이에 대한 모성은 포용력에서 나온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서성진(23·학생)씨는 “좋은 성격이란 착한 것”이라면서 “내 부모만이 아니라 친정 어른들한테 잘하는 성격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박준성(31·회사원)씨는 집안의 화목을 유지할 수 있는 자질이 좋은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모(29·회사원)씨는 “예쁜 여자가 좋다.”면서 “외모가 최고”라고 솔직하게 답변했다.특히 34∼39세 남성의 30.8%는 외모를 첫째 조건으로 꼽았다.흔히 결혼 적령기로 일컬어지는 30∼33세의 18.2%를 크게 앞지르는 등 결혼 적령기가 지난 남자는 외모에 더욱 집착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경제력’은 여성의 51.5%가 ‘내 남자의 조건’으로 꼽았지만,남성은 1.6%만이 첫째 조건으로 꼽았다.여성의 사회진출이 많기는 하지만 남성들은 아직도 가정의 경제력은 남성이 책임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반려자를 만나고 싶은 방식’으로는 ‘오랜 친구에서 애인으로’가 29.5%로 가장 많았다.‘주위의 소개나 중매로’가 25.4%,‘어느 날 갑자기 운명적으로’가 23.8%로 뒤따랐다. 이동혁(29·회사원)씨는 “편하게 친구같이 만나다 필(feel)받아서 손잡는 것이 좋다.”면서 “좋아하는 마음도 만나다 보면 생기는 것이지 첫눈에 반해본 적도 없고,좋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어야 이성적으로도 그런 감정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박준성씨도 “생판 모르는 사람보다는 오래 알고 지내면서 서로의 장단점이나 습관까지 아는 사람이 아무래도 편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운명적 만남’을 선택한 신씨도 “같은 직장에서 만나거나,알고 지내던 여성과 사랑이 싹튼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여성의 48%가 ‘어느 날 갑자기 운명적으로’ 만나는 것이 좋다고 답한 것에 비하면 남성들은 보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선호하는 셈이다. 그러나 권영제(30·회사원)씨는 “옛날에는 동호회나 직장에서 만났으면 했는데,요즘은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그냥 중매로 빨리 끝내고 싶다.”고 답했다.‘주위의 소개나 중매’로 만나고 싶다는 남성이 20대는 12.8%에 불과했지만 30대로 접어들면 31%대로 2배 넘게 높아졌다. 신부감의 단점에서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으로는 ‘외도나 바람기’를 꼽은 사람이 58.2%로 가장 많았다.남녀 모두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동현(29·교사)씨는 “결혼은 두 사람의 신뢰가 제일인데 바람을 피운다는 것은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또한 여성들의 답변에는 없던 ‘스스로를 가꾸지 않는 게으름’을 택한 남성도 19.7%나 됐다. 가사노동에 대한 질문에는 ‘실질적으로 반반으로 분담할 용의가 있다.’가 44.3%,‘아내가 바쁠 때는 도맡을 용의가 있다.’가 32.8%를 차지했다.대부분의 남성이 가사를 돌볼 용의가 있다고 답한 셈이다. 박준성씨는 “이건 누가 하고 저건 누가 하는 식으로 정해놓고 분담하는 역할분담은 별로”라면서 “그때그때 덜 바쁜 사람이 하면 되지 않느냐.”고 답했다.기계적인 공동부담보다는 융통성 있는 분담을 원하고 있었다. “아내가 동거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질문에는 29.5%가 ‘자초지종을 들어보고 결정한다.’고 대답했다.‘완전히 끝난 관계라면 상관없다.’와 ‘사랑한다면 가능한 한 인내하고 용서한다.’가 25.4%로 같았고,‘무조건 헤어진다.’도 18.9%였다. 홍동현씨는 “결혼 전 동거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그런 것을 숨기는 건 문제지만 솔직히 털어놓고 다른 미래를 약속한다면 문제 없다.”고 말했다. 장모(28·회사원)씨는 “하지만 일부러 속인 것이라면 보복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라고 말해 ‘쿨’한 답변을 한 속내에도 적지 않은 고민이 있음을 반영했다. 김효섭 이효용기자 newworld@seoul.co.kr
  • [녹색공간] 골프장 건설경기 부양론?/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최근 정부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골프장 건설경기 부양론’을 거론하고 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230여개의 골프장 건립 신청건을 4개월 안에 일괄 심사해 조기 허용하는 등 골프장을 500개 가까이로 늘려 경기를 살리겠다.”고 해괴한 소리를 하더니,이정우 대통령 정책특보 겸 정책기획위원장은 “골프는 이미 중산층 스포츠가 돼 있는 만큼 골프장을 지금보다 많이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며 거들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다렸다는 듯이 250개의 골프장을 신설할 경우 5만명의 일자리 창출과 27조원가량의 경기진작 효과가 발생한다는 그럴싸한 보고서까지 내놓았다. 골프장을 만들어 경제를 살린다는 논리는,반짝경기를 위해서라면 우리 경제의 미래를 통째로 희생해도 좋다는 ‘경제 자살론’에 가깝다.아무리 우리 사회가 과거를 쉽게 잊는다지만 망각의 속도가 이처럼 빠를 수는 없다. IMF 구제금융을 불러왔던 경제위기를 생각해보라.단기적 성장주의에 안착된 가치와 규범,그리고 규칙의 위기 아니었던가. 멀리 갈 것도 없다.지난 몇년간의 부동산 가격 급등이 2001년을 전후로 한 정부의 무리한 경기부양책 탓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최근의 가계부채나 신용불량자 문제도 카드 남발을 방치하여 미래의 소득을 앞당겨 쓰라고 부추겼던 정부정책에서 비롯되었다. 골프 애호가라는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우리나라 골프업계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골프장 건설경기 부양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골프업계에서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30여개의 골프장이 한꺼번에 건설되어 완공된다면,불과 4,5년 후에는 공급과잉으로 회원권 가격이 폭락하면서 도산하는 골프장이 속출한다는 것이 골프업계의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1985년 이후 내수 확대정책의 일환으로 골프장 건설붐이 전국을 휩쓸었지만,거품이 걷힌 후 총 251개의 골프장이 8조 6000억엔의 부채를 안고 도산했다. 골프장 건설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주장에도 많은 거품이 들어가 있다.18홀 규모의 골프장 한 개 당 평균 고용인원은 160여명에 불과하며,이중 극히 소수의 지역주민들만이 일용직 잔디보수요원으로 고용된다. 산림훼손이나 지하수 고갈도 문제이다.골프장은 주로 산악지형에 조성되어 산림훼손의 정도가 클 뿐만 아니라,토양침식과 토사유출 등 지형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것이 보통이다.8홀 규모의 골프장은 하루 평균 약 800t의 물을 사용하는데,이는 약 2200명의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양과 맞먹는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서민들에게 골프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 골프는 잔디축구장 150개를 지을 수 있는 30만평의 땅에서 불과 200여명이 독점하는 토지소모성 운동일 뿐이다. 골프장 250개를 짓는데 필요한 건설공사비는 13조 6000억원에 이른다.이 돈을 독일처럼 재생에너지 보급이나 기후변화 방지에 투자하여 환경보전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꾀할 수는 없는 것인가. 내수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취해야 할 방법은,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담보할 산업분야에 대한 투자이지 비생산적이고 환경파괴적인 골프장 건설이 아니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영등포구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영등포구

    질병에 대한 치료보다 예방을,주민들을 기다리기보다 찾아가기를 우선하는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소장 최병찬·44·여).특히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 등에 상관없이 지역주민들 모두가 고른 보건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세심한 노력이 엿보이는 곳이다. ●야간진료센터에 이어 보건분소 개소 영등포보건소는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실천하기 위해 오는 10월 4일 대림1동 899-2에 보건분소를 신설한다.1차진료실을 비롯,예방접종실과 영유야·모성관리실,임상병리검사실,물리치료실 등을 갖춘 분소에는 의사 1명을 포함한 6명의 의료진이 상주할 예정이다. 김형수 구청장은 “신길동과 대림동 등에는 저소득층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지만,보건소와 멀리 떨어져 있어 (보건소)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대림1동 청소년독서실 1층 50여평의 공간을 보건분소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건소는 또 지난 4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야간진료사업 시범보건소로 지정,운영되고 있다.이에 따라 일반병원이 문을 닫는 평일(월∼금요일) 오후 6∼10시에 500원(65세 이상 무료)만 내면 진찰을 받을 수 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지 않아도 이용이 가능하다.최 소장은 “야간진료를 실시하는 서초구의 경우 관내 의사들의 자원봉사에 의존하지만,이곳에는 상주하는 의사를 별도로 두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충치 예방 등을 위해 저소득층의 초등학교 1∼2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치아홈 메우기사업’도 영등포보건소만의 특화사업이다. ●치료에서 예방으로 ‘중심이동’ 보건소의 기능을 질병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하는 데는 ▲건강생활 실천사업 ▲암표지자 검사 ▲성인병 검진사업 등을 펴고 있는 ‘건강증진센터’가 톡톡히 역할하고 있다. 고혈압·비만·당뇨·고지혈증 환자 등을 대상으로 6개월간 질병을 관리해주는 ‘건강생활실천사업’은 참가자에게 기초검진에서부터 체력측정,운동 및 영양처방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참여를 위한 예약을 수시로 받고 있다. 암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한 ‘암표지자 검사’는 보건소의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로 서울시내 25개 보건소 중 5곳에서만 이뤄지고 있다.검사대상은 남성의 경우 간암·대장암·전립선암,여성은 간암·대장암·난소암이다.특히 검사비용이 항목당 6000원씩 1만 8000원(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으로 일반병원의 50% 수준이다. 또 혈액·소변·심전도검사 등 23개 항목에 걸쳐 무료로 실시하는 ‘성인병 검진사업’,골다공증에 대한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는 ‘골밀도 측정’ 등도 눈여겨볼 대상이다. ●‘고충해결사’ 가족보건팀 순회·방문진료와 가정간호 등 ‘대도시 방문보건사업’을 맡고 있는 보건지도과 가족보건팀 13명의 직원은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며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한다. 박명희(48·여) 팀장은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독거노인 등 관리대상 주민들만 1만 5000여명에 이르며,이는 평균 5000∼6000명이 관리대상인 다른 보건소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많다.”면서 “때문에 인력도 다른 보건소의 5∼6명 수준보다 2배 이상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저소득 주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것은 물론,주민들의 고충을 일일이 경청한 뒤 이를 처리하는 ‘고충해결사’ 역할도 자처한다.치매를 앓고 있는 90세가 넘은 할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는 우옥희(37·여·간호7급)씨는 “어려운 환경에서 쓸쓸히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면서 “작은 정성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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