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R&D로 불황 이후 대비”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차 부품 개발에만 총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하이브리드차 연구개발 관련 인원을 현재 60여명 선에서 200여명 수준으로 확충하겠다.”
자동차 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빠진 가운데 현대·기아차 그룹 내 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는 29일 오히려 인원 보강과 투자 확대에 대해 언급했다.지난 10월 그룹 내 자동차용 전장부품 생산업체인 현대오토넷을 흡수 합병한 뒤 자동차 전자화 사업에 나설 뜻도 분명히 한 상태다.10여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삼았던 것처럼 이번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다.
불황 속에서 올린 올해의 실적은 현대모비스의 자신감을 키워주는 근거가 됐다.지난 10월 현대모비스는 올해 3·4분기 경영실적으로 1조 9787억원의 매출과 239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세웠다.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16.8% 증가한 수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06년 말부터 시동을 건 경영 혁신의 도움이 컸다고 자평했다.당시 현대모비스 본사 조직 안에 설립한 경영혁신팀의 활동이 지난해 11월부터 본격화됐고,1년이 지난 현재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특히 작업자가 3차원 입체화면 속에서 부품 상자들을 활용 빈도에 따라 배열시키는 물류창고 최적화시스템(WOS)을 적용하는 식으로 물류 프로세스를 개선,올해 5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냈다고 한다.
현대·기아차 공장이 있는 지역마다 부품공장을 설립한 것 역시 현대모비스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현대모비스는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에 2공장을 가동시키면서 중국에서 모듈 100만대 생산 시대를 열었다.11월에는 체코 공장을 본격 가동,기존의 슬로바키아 공장과 함께 유럽에서 모듈 60만대 생산체제를 완성했다.내년에는 미국 조지아 공장,2011년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완공이 예정돼 있다.
해외공장을 통해 양적인 성장 기반을 닦은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기술 개발을 통해 질적인 성장 동력을 찾아가는 중이다.내년에 현대모비스가 하이브리드차 부품을 비롯해 전자제어기술 등 멀티미디어와 메카트로닉스(기계공학,전기·전자공학을 복합적으로 적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공학) 분야의 첨단기술 개발에 투자할 금액은 2000억여원으로,올해보다 60%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정석수 현대모비스 사장은 “자동차에서 전자장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30%에서 2010년 40% 수준으로 늘어나고,이에 따라 시장도 2010년에 1400억달러,2015년에는 1920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뒤 “기존 핵심부품과 모듈 제품을 지능화시킴으로써 현대·기아차 외 다른 해외 완성차 업체로의 수출을 30%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현재 하이브리드차와 연료전지차(FCEV) 등 미래 친환경차에 적용할 수 있는 구동모터와 통합패키지모듈(IPM)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구동모터는 일반 차량의 엔진처럼 차량을 움직이는 동력원이 되고,IPM은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BNP파리바증권은 최근 ‘생존기업과 번영기업’이라는 보고서에서 현대모비스를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초우량 기업으로 선정하며 현대모비스의 과감한 투자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모비스 외에 삼성전자와 포스코,SK텔레콤 등이 선정됐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