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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재연 TV프로 역기능 심각”

    ◎서울Y 시청자본부 상반기 보고서서 주장/사실성 확보 미흡,오락화 유도/“상상력 동원 범위·한계 규제를” 폭력성과 사실의 과장증폭때문에 문제가 돼왔던 「사건25시」등 소위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에 대해 이번에는 객관성과 사실성등 원칙에 따라 사실재연 기법의 범위와 한계가 규제돼야한다는 의견이 시청자단체에의해 제기되고있다.이는 서울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가 지난 7일 펴낸 올 상반기 「텔레비전 모니터 종합보고서」 가운데 「사실재연이 삽입되는 프로그램들의 문제점 보고서」에서 주장됐다. 이 보고서는 특히 사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가장 중요한 점인 객관적 물증과 사실성의 확보를 무시하고 가상적 상황까지 사실인 것처럼 재연하여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재연기법이 허용될 수 있는 범위와 필요성을 넘어서 드라마같은 오락화를 유도하는 역기능이 심각하다고 분석했다.이러한 검증되지않은 상상력을 동원한 가상의 상황들을 필요이상으로 과다하게 「드라마화」하고있는 경향때문에 사건 프로그램이 사실인지 허구인지의 구분이 모호해지고있다는 것이다. 이 예로 K1TV의 「사건 25시」가 지난 5월14일 방송한 여인 토막살해사건편에서 물증이 없는 미궁사건에 3가지의 가상적 상황을 재연을 하면서 끔직한 장면들을 「상상력」을 동원해 되풀이 한 것을 들었다. 이와함께 이 보고서는 인권보호를 위한 일관된 기준과 원칙을 보이지못하고있다고 분석됐다.예를 들어 「사건 25시」의 경우 매 사건마다 피의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신상이 공개되어 인권은 시청자의 알권리를 우선한다는 원칙을 위배하고있다는 것이다.이러한 경향때문에 모방범죄의 여지와함께 재연과정에서 용의자를 범인으로 단정하는 오류와 인권침해 사례가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져 적절한 원칙의 확립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또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기위해 사용하는 화면변조 기법도 인권보호나 혐오감을 최소화하기위한 것보다는 증언의 고발성을 극대화하기위해 남용되는 경우가 많아지고있다는 지적이다.이러한 문제점은 대부분의 재연기법 프로그램들에서 지적됐다. 「경찰청 사람들」·「병원 24시」등 대부분의 재연기법 프로그램을 분석한 이 보고서는 재연기법이 선정적·흥미위주의 사건에 치중되어 가상적 상황까지도 억지연출을 행하는 경향을 방지하기위해서는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재고와 순기능적 역할의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 고급차 몰며 여성20여명 성폭행/명문대생 낀 「야타족」 둘 구속

    ◎알몸사진 찍은뒤 금품갈취도 서울 중부경찰서는 4일 서울 Y대 음대 송길용씨(25·성악과 4년·서대문구 대현동)와 나용수씨(22·학원생·경기도 파주군 조리면 봉일천1리)등 2명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범행에 사용한 22㎝의 과도 2개,1회용 카메라 2대등과 여자 핸드백 3개,여자 지갑 2개,주민등록증등 신분증 6개,소형 카세트 1대,신용카드 3개등 20여점을 압수했다. 이들은 지난 1일 상오 1시쯤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주차장에서 이모씨(25·여·무직)등 2명에게 『전문의 수련중 모처럼 외출을 나왔으니 술이나 한잔 하자』며 접근,자신들의 서울 3그9277호 슈퍼살롱에 태운뒤 강변강북도로를 운행하던중 마포대교를 지나면서 갑자기 승용차에서 과도로 위협,이들로부터 42만원을 빼앗고 알몸사진을 찍은 뒤 경기도 고양시 원당동 모여관으로 끌고가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있다. 이들은 또 지난 7월15일 자정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앞길에서 귀가하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던 모방송국 전 성우 조모씨(25·여)등 2명에게 같은 방법으로 접근,승용차에 태워가다 과도로 협박,이들의 알몸사진을 찍고 서울 여의도 맨해턴호텔앞 현금서비스 코너로 데리고 가 조씨의 카드로 인출한 1백10만원과 현금 40만원을 빼앗는등 지난 6월30일부터 지금까지 10여차례에 걸쳐 여대생,에어로빅 강사,회사원등 20여명의 20대 초반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3백20여만원정도의 금품을 빼앗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씨의 신고를 받고 송씨의 집앞에서 잠복중인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 영,“양키영화는 꺼져라”/10대 모방범죄 잇따르자 의회가 주동

    ◎최고2년형의 「상영·대여금지법」 추진 「양키영화는 본국으로」. 폭력장면이 지나치게 많이 등장하는 미국 영화나 비디오의 상영과 대여를 금지하는 법안이 최근 영국 의회에 제출되었다. 곧 확정돼 시행에 들어갈 이 법은 금지된 비디오테이프를 팔거나 대여하는 사람은 2년의 징역을 살아야 할 정도로 엄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이같은 규제는 최근 잇따라 일어난 청소년들의 심각한 비디오 모방 범죄 때문이다. 주로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모방범죄는 별다른 동기없이 비디오에 나오는 대로 한번 해보는 것이다.지난해 리버풀에서는 10세 소년이 두살난 아이를 백화점에서 납치해 철로로 끌고가 망치로 죽인 사건이 있었다.이 끔찍한 사건은 「차일드즈 플레이 3」(국내 비디오 출시명 사탄의 인형)의 장면을 그대로 본뜬 것.소년의 아버지가 사건 발생 며칠전 비디오를 빌려 본 뒤 집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게 놓아두었다. 또 카디프에서는 4명의 젊은이들이 교통시설물을 부수지 말라고 꾸중한 중년남자를 마구 때려 죽게 했다.이들은 사람을 살해한 뒤 『주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영화 「주스」에서 불량배들이 가게 주인을 때려죽인 뒤 내뱉은 대사와 같다. 이런 사건이 속출하자 존 메이저 총리는 부모들에게 자식들이 비디오 보는 것을 주의깊게 지켜보라고 당부했다.또 BBC와 독립텔레비전위원회는 자체 검열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의회측은 자율규제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어린이들에게 심리적으로 손상을 일으킬 만한 폭력장면이 필요없이 들어 있는」 비디오는 모두 금지시키는 법안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원래 영국은 미국등 다른 나라에 비해 영화등급을 매기거나 연령을 제한하는데 엄격한 편으로 현재 비디오들은 내용에 따라 6등급으로 구분돼 있다.누구나 볼 수 있는 U,특히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Uⓒ,관람시 부모의 지도가 필요한 PG,명시된 나이 미만의 의 어린이들은 볼 수 없는 12,15,18등급 등이 그것이다.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로빈 훗」은 반이나 잘려나간 뒤 PG급을,「터미네이터2」도 상당부분이 가위질당해 15급을 각각 얻었고 PG급인 「주라기공원」은 광고에반드시 「이 영화는 어린이들을 혼란시킬 수 있다」는 경고문을 넣도록 했다.우리나라보다 훨씬 규제가 엄격하다. 누구나 쉽게 빌려갈 수 있는 비디오는 당연히 영화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로빈 훗」이나 「터미네이터」가 비디오로 나오면 더 많은 부분이 삭제되는 것이다. 여기다 앞으로 새법안이 시행되면 갖가지 폭력이 등장하는 「더러운 주말」따위의 몇몇 비디오는 아예 영국안에서 구할 수조차 없게 된다.영화등급판정위원회의 관계자는 『불필요한 강간등 청소년을 자극하는 폭력장면은 비디오에서 모두 사라질 것이며 15급은 18급으로 높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 뛰어난 조탑술(백제를 다시본다:21)

    ◎미륵사 9층탑은 삼국최초의 석탑/무왕때 건립… 동·서 2개로 크고 웅장/정림사탑서 단아한 백제양식 완성/익산산 화강암 황등석을 재료로 사용… 석등 조형술도 발달 최근 발견된 금동용봉련래산향로는 백제의 문화가 부드럽고 온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그러면서도 생동감이 넘치는 뛰어난 예술감각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특히 성왕이 사비로 천도한 이후는 종래와 다른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탄생시켰고 또 백제의 것으로 완성한 시기이기도 하다. 백제의 문화는 도읍이 위치했던 지역에 따라 나름대로 특성을 가지고 발전을 거듭해 왔다.한강유역에서는 고구려로부터 지니고 온 전통을 바탕으로 독자적 문화창조 노력을 기울인 시험기를 살았다면 금강유역의 웅진(공주)도읍기는 부흥기라 할 수 있다.그 다음 사비(부여)도읍기는 이들 두 시기를 거치는 동안 축적한 문화역량 위에서 가장 백제적인 문화예술을 완성한 동시에 융성의 경지에 다다른 시기일 것이다. ○목탑건축양식 모방 사비시대는 특히 불교미술분야에 해당하는 여러 조형물이 축조되었다.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조형물을 만드는데 필요한 자료로 화강암이라는 돌을 채용했다는 점이다.그래서 사비시대 백제는 불교미술을 극치로 이끄는 가운데 걸작의 석탑과 석등을 후세에 남겼다.그 대표적 유물이 전북 익산 미륵사터와 충남 부여 정림사터에 있는 석탑이다. 백제인들이 석탑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종래 목탑이 지녔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다시 말하면 화재나 습기에 약한 목재 대신에 석재를 썼다.목재에 비해 다루기가 무척 힘이 드는 돌을 나무 다루듯 매만져 거대한 석탑을 조영했다.고도의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엄두도 못낼 일을 척척 해냈다.그 백제인들이야 말로 지혜로 충만한 사람들이었다. 익산 미륵사는 무왕 재위연간(AD600∼640년)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졌다.그 미륵사에 남아있는 거대한 석탑의 잔영은 불가사의한 존재이거니와 우리나라 최초의 석탑으로 기록된다.조선시대 저술인 「동국여지승람」은 「유석탑고수장 동방석탑지최」라고 적어 그 규모와 높이가 대단했음을 일러준다.특히 화강암이라는 강한 재질의 석재를 목탑건립 형식에 꿰맞추었다는 사실은 백제인들의 건축기술 수준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미륵사 석탑은 목탑양식을 직모내지 번안한 것으로 보면 좋다.그 이유는 우선 낮은 단층의 기단위에 세웠다는 점이 목조건물을 짓는 수법과 같다는데 있다.그리고 초층 탑신에는 엔타시스가 뚜렷한 4개의 기둥을 배치,3칸 규모의 건물을 뚜렷이 재현했다.중앙칸은 내부로 통해 십자로 교차되게 설계했는데 내부에는 방형의 버팀기둥을 세웠다. 목조건물의 의도가 담긴 흔적은 또 있다.2층 이상의 탑신 2칸으로 규모를 축소시킨 가운데 엔타시스가 뚜렷한 동자기둥을 놓았다는 점이 그것이다.덮개돌(옥개석)의 추녀 끝이 반전한 것 역시 목조건축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했다.발굴조사 결과 9층탑이라는 과학적 확신이 나와 동탑은 최근 9층으로 복원되었다. 목탑에서 석탑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첫 작품을 9층이라는 높은 규모로 설계한 지혜가 놀랍다.그 높은 건축물을 석재를 써서 재현한 백제인들의 기술이나 수학적 능력,예술적 조형감각을 찬탄하지 않을 수 없다.특히 천년을 하고도 수 세기가 지난 후세에 동탑을 복원하면서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백제인들에게 외경을 느낄 정도였으니까….컴퓨터에 의한 설계와 모든 신장비를 동원한 동탑 복원을 통해 백제를 다시 읽었던 것이다. ○조형감각 놀라워 미륵사터 석탑 건립에서 자신감을 얻은 백제인들은 도읍지 사비도성 한복판 정림사에 오층석탑을 건립한다.이 석탑은 초층 탑신 4면에 음각된 소정방의 공적문 때문에 한때 「평제탑」이란 이름이 붙기도 했다.그러나 1942년 발굴조사 결과 「대평팔년무진정림사대장당초」라는 새김글씨가 든 기와가 발견되어 탑자리가 정림사 경내였음이 확인되었다.또 1979년 조사에서도 이같은 사실이 다시 확인되어 정림사 오층탑으로 탑이름이 굳혀졌다. 이 정림사 오층석탑은 미륵사터 석탑이 보여준 거대한 규모에서 우선 탈피하고 있다.그래서 안정감을 안겨준다.단아하면서도 정제된 아름다운 자태는 백제석탑의 양식적 완성을 이룬 것으로 생각된다.이는 마치 신라가 분황사 모전석탑으로부터 의성 탑리 오층석탑과 감은사터 오층석탑 및 고선사터 삼층석탑을 거쳐 불국사 삼층석탑에 이르러 석탑양식이 비로소 정착되는 것과 같은 양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두나라 석탑양식을 보면 비교되는 측면을 지닌다.시원적 형식의 미륵사터 석탑에 이어 정림사터 오층석탑에서 양식적 완성을 이룬 백제 석탑과 신라 석탑은 사뭇 다르다.왜냐하면 신라는 몇 단계의 실험을 거친 후에 가서야 석탑의 정형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백제는 신라보다 한 수가 높은 문화창조의식을 가졌던 것이다.황용사 구층목탑을 건립하는데 백제의 아비지가 초청되었다는 사실도 결국 백제의 우수한 조탑술을 입증하는 예라 하겠다. 이같은 백제의 석탑은 국운이 다 하면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만다.그러나 고려시대에 이르러 미륵사터 석탑과 정림사터 석탑 양식에 근원을 둔 백제계석탑이 백제의 옛 영토전역에 건립된다는 사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려의 백제문화부흥운동으로 보아도 무방할 석탑양식의 계승은 불과 2기밖에 남지 않은 백제석탑이 우리 석탑발전사에 끼친 영향이 대단했음을 단적으로 일러준다. ○고려에 양식 계승 사비시대의 또 다른 독창적 석조미술이 있었다면 바로 석등일 것이다.애석하게도 완형의 석등이 전해지지는 않고 있다.하지만 여러 절터에서 수습된 부재들을 통해 사비시대의 석등 모습을 어느정도 상상할 수는 있게되었다.그 대표적 유물이 익산 미륵사터에서 나온 연화대석,화사석,옥개석이다.연화대석에는 팔각형의 구멍이 뚫려있는 것으로 보아 석등의 기둥 역시 팔각으로 추정된다.따라서 사비시대 처음 건립된 석등의 평면은 팔각의 구도를 취했다는 결론이 나온다.그리고 우리나라 석등의 시원도 미륵사 석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석탑과 석등은 사원건축물,불상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불가의 조형물이다.지금까지 우리 앞에 우뚝 버티고 있는 까닭은 그 재료가 화강암이라는데 있다.백제인들이 석조미술을 꽃피우기까지는 창의적 예술성이 밑바탕이 된 것은 물론이지만,주변의 자연을 지혜롭게 활용한 것도 큰 보탬이 되었다.지금도 그 유명한 순백의 화강암 황등석이 익산지역 일원에서 채석되고 있거니와 많은석재공장이 산재한다. 어떻든 금동용봉봉래산향로의 출현은 삼국 가운데 맨 먼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백제문화로서의 석조미술까지를 되돌아 보게했다.이 기쁨이 크다 할 것이다. ◎동탑 복원/돌 2천7백t·인력 4만5천명 동원/컴퓨터 등 첨단기법 이용… 옛보습 찾아 백제문화의 불가사의는 석조미술에서 발견된다.전북 익산군 금마면 기양리 미륵사터에 남아있는 석탑에 이르면 더욱 그렇다.돌을 다듬고 맞추어 쌓기를 목수가 나무를 다루어 집을 짓듯 하였으니,당시 사람들의 사고로는 경이로운 존재였을 것이다. 그 미륵사 석탑을 백제 멸망의 비극처럼 허물어진 가운데 서탑 1기만이 잔영으로 남아있을 뿐이다.현재 6층의 일부가 간신히 버티고 있는 이 서탑은 본래 9층이었던 것으로 학술조사 결과 밝혀졌다.서탑 옆에는 동탑이 존재했었다는 사실도 학술조사를 통해 확인되었다.동탑의 기단부와 함께 부재들을 찾아낸 문화재관리국은 이를 근거로 지난 93년 초 본래의 자리에 동탑을 복원한 바 있다. 동탑을 새로 복원하면서미륵사 석탑에 대한 신비가 풀리기 시작했다.우선 현존하는 서탑과 헐어져 나뒹구는 부재들의 수치를 기초로 컴퓨터 처리를 했을 때 웅장하고 아름다운 9층탑의 자태가 떠올랐다.그리고 지난 90년 2월 세부설계를 마친뒤 그해 11월 복원공사에 들어갔다.공사에는 불국사 복원공사 등에서 경험을 쌓은 인간문화재급 석수장들이 모두 참여했다. 석재는 이웃 황등돌을 썼다.한국동력자원연구소가 본래의 석재를 분석,황등돌과 일치한다는 통보에 따라 황등돌을 사용한 것이다.탑이 9층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데 큰 역할을 한 노반석 1개를 비롯,면석·계단석 등 모두 18개는 옛 부재를 그대로 활용했다.이 때에 들어간 돌은 자그마치 2천7백t에 이른다.돌을 다루는 공구는 물론 갖가지 현대장비를 투입하면서도 연인원 4만5천명이 동원되었다.얼마나 큰 대역사인가를 알 수 있다. 새로 복원된 동탑의 높이는 상륜부를 포함,27.8m에 이른다.웬만한 아파트 10층에 해당하는 높이다.47·11평의 기단 위에 세워졌다.탑이 건립될 무렵의 영화는 잠시이고,천년이 훨씬 넘는세월을 인고로 버틴 서탑 옆에 우뚝 서 있는 것이다.
  • 미국서 본 갱단 모방/대낮 마을금고 털어/20대 둘 영장

    서울 서초경찰서는 23일 새마을금고에 침입,2천4백여만원을 빼앗아 유흥비로 탕진한 장호영씨(27·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대해 특수강도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마약법위반 혐의로 이미 구속된 일당 우대엽씨(21·뉴욕대학 중퇴)에게는 같은 혐의를 추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등은 지난 4월 18일 하오 4시40분쯤 서울 서초구 잠원동 35 새마을금고에 침입,근무중이던 여직원 박모양(22)등 6명을 가짜권총과 흉기로 위협,10만원권 자기앞수표 60장과 현금등 2천4백여만원을 빼앗아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는 것이다. 장씨는 경찰에서 『중학교때 미국에 이민갔다 귀국한 우씨가 미국에서 본 은행갱단영화를 모방하자고 제의해 가짜소총등과 승용차를 훔쳐 범행에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 개혁 3개월/조계종종헌 개정 진통

    ◎개혁회의 개정안 종단내서 이견 분분/“총무원장 직선은 문중파벌 조성 우려/종회의원 자격·겸직금지,종단 힘 약화”/기초심의회 긴급 구성 초안손실… 전체회의 재상정키로 불교조계종 개혁회의가 오는 22일로 출범 3개월을 맞는다.개혁은 과연 순조롭게 진행중인가.이에 대한 시각은 약간 부정적이다.이제 겨우 개혁의 골격이라 할 수 있는 종헌 개정초안이 마련되었으나,다시 원점으로 되돌려졌기 때문이다.특히 종헌개정초안은 개혁의지가 퇴색했을 뿐 아니라 총체적으로 대승적 차원을 빗나갔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개혁회의 법제위원회가 지난 12일 개혁회의 전체회의에 내놓은 종헌 개정초안은 상당부분을 미비점으로 남겨둔데다 논란의 여지를 내포한 부분도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이에 따라 부각된 쟁점은 ▲총무원장 선출방법 ▲중앙종회의원 피선거권자 자격 ▲중앙종회의원 겸직금지 ▲감사처 신설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이 밖에 ▲교구종회 신설 ▲5원제도 도입 등도 걸림돌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총무원장 선출방법의 경우 승랍5년 이상 교구재적승에 의한 직선과 중앙종회 및 교구종회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간접선거,중앙종회 선출 등 3개안이 제시되었다.여기서 가장 큰 문제점을 안고있는 안은 교구 재적승에 의한 직선방법이다.왜냐하면 교구 재적승을 투표인으로 묶어 교구 본사에서 투표를 한다는 사실은 문중파벌 조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특히 개혁이전 구종권의 모순된 권력전횡이 문중파벌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들어 이 안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 그리고 선거인단의 간접선거 역시 교구종회의 부정론이 강하게 제기되는 형편이어서 종헌으로 채택될 수 없다는 것이다.결국 선거인단의 총무원장 간접선거는 교구종회 구성론과 함께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특히 과다한 각종 선거는 종단 역량을 소모하는 것은 물론 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그래서 현행 종헌대로 총무원장은 중앙종회가 선출하는 방식이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쪽이 많다. 종헌 개정초안 가운데 가장 설득력이 없는 부분은 중앙종회의원 피선거권자 자격규정이다.현행 종헌에 비해 승랍을 크게 내려 하향조정했다.승랍은 종전 20년 이상을 15년 이상으로 규정하는 안을 내놓음으로써 자그마치 5년이나 줄였다.이는 종단 개혁세력의 중심이 소장승려들이라는 사실과 맞물려 비판의 대상이 되고있다.경직된 종단구조를 참신하게 개편한다는 긍정적 측면 보다는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더 강한 부분이기도 하다. 각종 선거에 참여할 수있는 선거권자 자격의 경우도 현행 승랍 10년(말사주지급)이상을 5년 이상(재적승)으로 내려잡았다.이 부분은 중앙종회의원 피선거권자 자격규정과 더불어 소장승려들의 종단운영 참여의 폭을 넓혀주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되었다.이 밖에 중앙종회 의원의 겸직을 금지토록 규정한 종헌개정초안도 문제점으로 떠올랐다.물론 권력집중화 현상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찬성하는 쪽도 있지만,자칫 허약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이 제도는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폐지된 적도 있다. 종헌 개정초안은 또 총무원 이외에 교육원,포교원,호계원,사회복지원등 5원과 감사처를 두기로 규정했다.이같은 기구의 확대는 종단재정 실상을 무시한 발산으로 평가하면서 세속의 정치제도를 너무 모방한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펴는 쪽도 있다. 이렇듯 종헌 개정초안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됨으로써 개혁회의 전체회의는 16인의 종헌개정초안기초심의위원회를 긴급 구성했다.이 위원회는 개정초안을 다시 손질,종헌전문심의특별위원회 검토를 거친 뒤 오는 27일 열리는 개혁회의 전체회의에 재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 가장 즐겨 부르는 노래 「내사랑 내곁에」/K­2R 대도시민 조사

    대도시 시민들이 가장 좋아하고 즐겨부르는 노래는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로 나타났다. KBS 제2라디오가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서울,부산 등 6개 직할시의 13세부터 60대까지의 청취자를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 한국 대중음악중 「내사랑 내곁에」를 「가장 좋아한다」(10.9%) 「가장 즐겨 부른다」(10.5%)로 으뜸을 차지했다.뿐만 아니라 노랫말이 가장 좋다(12.6%)고 꼽혔다. 또 우리민족의 정서에 가장 잘 맞는 노래는 김수희의 「애모」(11.9%)가 1위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랩댄스나 레게와 록앤롤을 좋아하는 청소년도 우리 정서에는 발라드나 트롯이라고 응답,좋아하는 노래와 정서에 맞는 노래가 달랐다. 한편 응답자들은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노래보다 남의 것을 모방하기에 급급하다」(29.8%),「청소년대상 일변도로 30대이상이 들을 만한 노래가 적다」(27.2%) 등으로 응답,대중음악이 청소년에 편향,국적불명의 모방음악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는 전화음성을 통해 문항을 들어가면서 해당되는 선택의 답은 전화번호를 누르도록 하는 ARS방식을 사용했다.
  • 「긴급입수 인류 최후의 황제 김일성」 여과없이 방송

    ◎KBS에 시청자 항의 빗발/김의 생애·지도력 추앙·선전하는 내용/어처구니없는 실수… 공영방송 위상 실추/11일밤 김 시신·정일 참배 광경도 놓쳐 김일성사망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맞아 방송3사가 치열한 보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는 9일 하오 긴급편성해 방송한 김일성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강력한 항의로 갑작스럽게 방송을 중단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른데 이어 11일 밤에는 북한 평양방송이 공개한 김일성의 시신과 김정일의 첫 공식 참배광경을 놓쳐 시청자들의 비아냥을 사고 있다.관료주의적 사고와 매너리즘에 빠진 거대한 조직의 문제점이 표면화된 셈이다. KBS­1TV가 지난 9일 하오 6시부터 30여분간 방송한 문제의 프로그램은 「긴급입수 인류 최후의 황제 김일성」으로 마치 북한방송처럼 김일성의 생애와 지도력을 일방적으로 추앙,선전하는 내용.이 프로그램은 지난 88년 폴란드 국영영화사인 「폴텔」이 제작한 55분짜리 다큐멘터리로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 군중대회 장면과 「위대한 김일성수령」 「친애하는김정일 동지」를 연발하는 유치원 어린이의 모습등이 포함됐고 「김일성이 위대한 수령이며 민족의 태양」이라고 극찬하는 북한 여자해설자의 생생한 목소리까지 들어있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동안 KBS에는 『이런 내용을 아무런 여과없이 방영할 수 있느냐』,『김일성이 무슨 영웅이라도 되느냐』,『김일성을 위대한 인물로 착각하게 만드는 저의가 무어냐』는등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 편성관계자는 『2년전 공개된 필름이어서 모니터를 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며 『김일성 사망에 맞춰 재방송하다보니 추모방송으로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발견돼 방송을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공영방송인 KBS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중요한 시기에 국가이익에 민감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상황판단이나 사전점검없이 무책임하게 내보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더욱이 김일성의 사망소식이 알려진 지 6시간이나 지났는데도 이런 방송을 내보낸것은 졸속 끼워넣기식의 편성이라고 밖에 볼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MBC는 11일 하오 11시40분 생방송 「오변호사 배변호사」 도중 주석궁의 유리관 속에 안치된 김일성의 시신과 김정일의 공식적인 참배 모습을 긴급 입수,처음 공개하는 순발력을 보였다. 이런 긴급 뉴스가 나갈때 한가롭게 「문화기행」을 내보내고 있던 KBS-1TV는 「뉴스 24시」에서도 이장면을 놓쳤다. MBC가 귀중한 화면을 단독 입수할 수 있었던 것은 비상근무 체제를 통해 제휴사인 미국의 CNN과 CBS,일본의 후지TV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모니터하고 있었기 때문.대외방송 전담 북한 평양방송이 11시5분쯤 일본의 TBS와 미국의 CBS에 화면을 보냈고 CBS와 제휴 관계에 있는 MBC는 동시에 이 화면을 받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게 된것.KBS는 새벽 1시가 넘어서야 NHK가 일본에서 수신한 화면을 릴레이식으로 받을 수 밖에 없었다.기술적인 문제는 제쳐 놓고라도 경쟁사의 방송도 제대로 모니터하지 못한 KBS의 안일하고 나태한 자세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 「주체사상의 지주」는 무너지고…/운동권 새진로 모색할까

    ◎북체제 변화따라 방향 수정할듯/한총련선 “당분간 현노선 고수할것” 김일성사망이후 한총련등 운동권 학생들의 앞으로의 행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망소식이 발표된 이후 운동권 학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학생들은 『사태변화를 지켜볼뿐 지금 상태에서는 말할 입장이 못된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몇몇 대학에 대자보가 등장했으나 김의 사망사실만 전하고 있을 뿐 특별한 논평등은 싣지 않고 있다. 한총련 관계자는 11일 『김주석의 사망소식에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남북상황등을 정확하게 인식,앞으로의 통일사업을 어떻게 전개하느냐를 논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총련 간부들은 지난 9일 사망소식이 보도된뒤 긴급 중앙상임위원회를 열어 추모방법과 김주석사후의 통일운동방향등을 논의했으나 구체적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이에 따라 10일쯤 공식 기자회견을 갖겠다던 계획도 취소했다. 김준일한총련정책위원(26)은 『현재로서는 북의 체제변화에 따라 한총련의 통일노선이 갑자기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어떠한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민족통일3대원칙이 지켜진다면 대화상대로 인정할 것이라는 원칙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김일성 사망을 계기로 학생운동의 노선이 크게 수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민족해방(NL)계열이 주도하고 있는 학생운동권이 김일성이라는 사상적 지주를 잃음으로써 자연히 방향전환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구나 북한내부체제가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따라 국제정세및 통일환경 역시 달라질 것으로 보여 운동권의 자세변화도 필연적이라는 해석이다. 지금까지 학생들은 그들이 말하는 통일운동을 전개함에 있어 북한의 전권을 쥐었던 김일성과의 직접대화에 전적으로 의지해 왔다. 수차례에 걸쳐 학생대표를 평양에 파견한 것이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베를린에 있는 범청학련 사무국장 최정남씨(25)를 보내기로 했던 것도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정일 후계체제가 확립되면 학생들은 통일운동에 있어 그전의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법적 제약등 여러가지 현실적 한계로 인해 비밀방북을 통한 북한 최고통치자와의 담판등에 의존할수 밖에 없는 운동권으로서는 별다른 대안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운동권은 김정일 후계체제를 기정사실화하고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정책위원은 『김정일은 수십년전부터 후계기반을 닦아왔기 때문에 권력승계에는 아무런 문제점이 없을 것』이라면서 『그가 김주석 통일노선을 계승한다면 언제라도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학생운동권의 통일에 관한 구체적 노선변화는 북한내부변화와 맞물려 이뤄질 전망이다.
  • 폴란드 제작 김일성영화/KBS,방송 중단/추모방송 오해우려

    KBS­1TV는 9일 하오6시쯤부터 폴란드국립영화제작소가 만든 「인류 최후의 황제 김일성」을 방영하던중 30분쯤 지난 뒤 아무런 예고없이 방송을 중단하고 주말의 외화 예고방송에 이어 「현장에 산다」를 내보냈다. KBS편성관계자는 이와 관련,『이 기록영화는 2년전 이미 KBS를 통해 공개된 필름이어서 모니터를 하지 않고 내보냈다.김일성우상화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에서 제작된 것이지만 김일성사망에 맞춰 재방송하다 보니 자칫 추모방송으로 오해를 살만한 부분 등 적절치 못한 내용이 많이 발견돼 자체판단에 의해 방송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 K­1TV 「사건25시」/인권침해 역기능 심각

    ◎사실확인 소홀… 흥미위주 제작… 제3자 명예훼손/강간장면 등 방영… 모방범죄 촉발 위험/초상권도 침해… 방송위서 3차례 경고 일부 텔레비전의 사회고발성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제작과 방송이 개인의 명예훼손과 인권을 침해하는등 역기능이 심각하다. 이런 흥미위주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시청률을 높이기위해 자극적인 내용에 치중,사실 위주의 정밀한 확인을 거치지않고 추측과 추론에 근거해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 부작용이 크다. 특히 K­1TV의 「사건 25시」(책임 프로듀서 문수복)의 경우 프로그램의 제작진이 지녀야할 기본상식도 무시하고 자의적이며 단정적인 표현으로 인권침해를 범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지적 됐다. 「사건 25시」는 지난 5월14일 토막시체사건을 방영하면서 피해자와 가족들의 이름을 알리고 피해자 어머니의 얼굴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시켰으며 잔인하고 혐오감을 주는 장면을 여과없이 노출,모방범죄의 동기를 유발함으로써 5월20일 방송위원회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았다. 「사건 25시」는 이보다 앞서 4월30일에도 강간사건을 방영하며 흉기를 입에 물고 부녀자를 겁탈하는 장면을 장시간 내보냄으로써 충격과 불안감을 조성하고 모방범죄의 동기를 유발하여 방송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었다.또 「사건 25시」는 지난 2월 26일에도 모회사 사장을 인터뷰하면서 처음에는 화면을 모자이크로 처리하다가 후반부에는 얼굴정면을 노출,초상권을 침해했다고 지적됐다. 일부 프로그램들의 이같은 명예훼손및 인권침해는 방송위원회가 지난 2월 21일부터 3월 20일까지 K­1TV의 「사건 25시」등 방송 3사의 7개 사회고발성 프로그램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명백히 나타나고 있다. K­2TV의 「추적 60분」의 경우 지난 2월27일 서울 방배동 호텔방 취재시 『김4숙 011­2X7­X1X4 20 01호…전화주세요』를 그대로 방영시킨 것이 명예훼손 사례로 방송위원회의 엄중한 지적을 받았다. 방송위의 분석에 의하면 사회고발성 프로그램중 일부는 이처럼 불명예스러운 사건이나 이슈를 다루면서 당사자뿐아니라 그와 관련없는 사람의 이름과 얼굴등을 공공연히 노출시켜 제3자에대한 명예훼손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흥미를 끌기 위한 ▲ 유인 취재와 ▲ 함정 질문 ▲ 몰래 카메라의 사용은 개인의 사생활을 무참히 파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취재의 기본원칙인 공개취재를 위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됐다. 지난 4월 3일 방송된 KBS『추적 60분』이 동거학생의 인터뷰가 조작됐다는 물의를 일으켜 명예훼손에 대해 사과방송을 한 것은 조작및 왜곡의 우려가 높은 대표적인 유인 취재의 사례로 꼽혔다. 또 단정적,자의적 표현 및 취재원에 대한 무례함 등을 일삼는 행위와 진행자 및 PD들의 기본 소양 부족등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입증된 자료나 객관적인 증거도 없이 진행자가 고의적으로 단정 표현하고,불명예스러운 사건에 관련된 취재원을 범죄자나 아랫사람 대하듯이 질문하는 등 위압적 행위는 공정하고 진실된 사실전달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 조사에 의하면 객관적 입증자료도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판단해 결론을 짓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 프로그램의 질을 떨어 뜨리고 있을뿐아니라 시청자들로부터 외면까지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위는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자체 심의기능 및 제작요원에 대한 교육강화 ▲소재의 다변화와 소재선택의 신중 ▲인권침해요소 근절 ▲전문적인 진행자의 기용등을 제시하고 있다.
  • “북의 변화는 중 접경서 시작된다”/독지,양국 교류현황 보도

    ◎도문 등 국경도시 통해 자유 왕래/중의 생필품·북의 동구제품 거래/중국모방한 나진·선봉특구 북개방의 창구로 북한에게 중국은 세계로 통하는 창이나 다름없으며 북한의 정치·경제적 변화는 중국과의 국경지역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독일의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과 접하고 있는 두만강유역 중국 국경도시 도문발 기사에서 두나라간 국경무역과 교류현황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이같이 내다봤다. 다음은 「북한에게 중국은 세계로 통하는 창」이란 제목의 이 기사요약. 북한은 외부세계에 대해 폐쇄적이고 적대적이지만 중국에게만은 문이 열려 있다.5백20㎞에 달하는 중국·북한간 접경에는 평화로운 관계가 유지 돼 오고 있다.이지역 중국쪽 주민의 3분의2는 조선족이며 이들 대다수가 북한에 친척을 두고 있다.접경지역 조선족들의 북한방문은 문제없이 허가받을수 있으며 북한쪽 주민들도 이들을 환영한다.부족한 생필품 해결에 도움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도문지역 두만강국경 세관에서 만난 한 조선족 여인은 쌀과 식용유,소주등 생필품으로 가득찬 꾸러미 속에 파묻혀 있었다.이번에 처음 북에 있는 친지를 방문하려는 길이라고 한다. 북한주민에게 있어 중국 나들이는 다른 세계로 나오는 것과 같다.이들은 궁금증을 겉으로 크게 드러내지는 않는다.그러나 중국내 친지들의 설명을 통해 혹은 북한내에서는 보지도 못한 물건들이나 TV 프로그램,뉴스들을 통해 다른나라 소식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북한에게 있어 더이상 사회주의적이 아닌 중국은 세계로 향한 창 역할을 하는 것이다. 도문은 두나라를 잇는 6개 국경통과로중 가장 크고 국경무역을 통한 물동량도 많다.작년의 경우 3억달러상당의 물품이 오갔으며 이는 90년보다 10배 늘어난 것이라는 것이 북한측 정부무역관계자의 설명이다.올해는 교역량이 약간 줄어들었다.핵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긴장상황에 덧붙여 북한의 원유난,흉작이 원인이라고 한다.북측 국경무역 관계자는 앞으로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열리고 긴장이 완화되면 교역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그는 핵문제로 대북제재가실행에 옮겨졌을 경우 두만강을 사이에 둔 교역량도 타격을 받았을 것이고 외국인 투자도 끊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경무역을 통해 중국은 석유와 생필품,섬유·전기기구·화학제품 등을 북한에 수출한다.북한측은 주로 동구권에서 들여온 금속·자동차·비료등을 다시 중국에 내다판다.중국 국경지역에는 외국과의 교역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코메콘국가들과 아직 끈이 닿고있는 북한을 통해 들어오는 동구권 제품들을 선호한다.주로 물물교환이나 구상무역형태로 거래가 이뤄진다. 가장 좋은 거래품목은 자동차다.도문지역에서 운행되는 러시아제 「라다」승용차의 대부분은 북한을 통해 들어온 것이다.작년에만도 7천대가 수입됐다.이에따라 자동차 밀수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북한내 특권층들이 다수 개입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측 하급관리들은 자신들도 개방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중국으로부터 경제개혁에 대해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20여 북·중 합작사업들의 대부분은 식당에 불과하다.북한경제는 전망이 분명치 않다.외국자본이 몹시 필요하다.러시아와 중국,북한이 맞닿는 지점에 중국의 예를 본딴 경제특구를 만들어 외국투자와 기업을 유치하려 애쓰고 있다.나진·선봉특구다. 일단 북한에게는 중국의 개혁초반기처럼 경제특구가 투자유치면에서 큰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서구자본이 북한에 통제불능상태로 마구 들어오는 것을 막고 노동력을 저가에 제공해 수출산업을 키우면서도 나머지 지역은 엄격한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지난달에는 북한 대외무역부부장이 중국 훈춘특구를 방문,운영방식을 보고 가기도 했다. 중국은 이미 15년전부터 특구를 설치,경제개방을 추진 해왔다.중국의 개방은 모택동 사후 문화혁명을 거쳐 사회에 자유분위기가 퍼진데 따른 것이지만 북한은 권력교체가 없이 김일성 개인지배체제가 계속되어 왔고 개방가능성도 적어보인다.김 스스로도 개혁이 체제를 위협한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다.그러나 또한 변화없이는 북한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사실도 역시 알고있다.이 변화는 중국과의 국경지역에서 시작되고 있다.
  • 베네치아의 유리산업(이탈리아 중소기업탐방:11)

    ◎“샹들리에는 세계적 수공예술품” 자랑/빛 투과성 높고 강도 일반유리의 배/8백년 전통비법에 현대기술접목/유리잔 13세기부터 수출… 오늘날엔 조명기구로 명성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3가지가 유명하다.미로 같은 수로위를 미끄러지듯이 오가는 「곤돌라」가 첫번째이고 바다 가재나 생선을 훈제한 해물요리가 두번째이다.또 하나는 「무라노」 유리로 불리는 유리제품이다. 이미 1200년대부터 수출을 할 만큼 이 곳 유리산업의 뿌리는 깊다.베네치아 공국은 일찍부터 상공업이 발달해 유리로 만든 잔이나 촛대,장식품들을 동아시아 지역까지 수출했다.그러나 잦은 전쟁으로 장인들이 죽고 화재가 빈번하자 당시 영주는 생산 비법을 지키기 위해 이들을 가까운 섬 「무라노」로 이주시켰다.이후 이들은 섬에 갇혀 대대로 유리제품만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 무라노에 남아있는 유리 공장은 약 1백여개 남짓.대부분 2∼3명의 장인들이 전통 기법으로 조명기구나 거울,그릇,장식품 등을 만든다.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지만 실용적인 제품보다 다소 장식에 치우친 것이 많다.지금은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 문을 닫는 곳이 많다.그러나 「무라노」란 명성은 건재하다. 이 곳에서 80년간 3대째 유리제품을 만드는 지노 마주카토씨는 『유리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지만 절대 강요하지는 않는다.이 곳의 모든 업체가 문을 닫아도 「무라노」유리는 여전히 세계적인 제품일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무라노가 이탈리아 유리 산업의 산파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무라노 섬에 모여 베네치아 근방에는 무라노의 명성을 바탕으로 전통 기법을 현대적으로 응용하여 실용적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8백년간 섬에 갇힌 장인들의 한이 금세기 들어 「고향」인 베네치아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셈이다. ○또렷한 색채 특징 무라노 유리의 특징은 또렷한 색채에 있다.「사비아」란 모래를 프랑스에서 수입,1천2백도로 지핀 화덕 「포르노」에 끓인다.여기에다 색소를 적절히 배합,무라노만의 색깔을 낸다.검정색은 망간,파랑색은 코발트,노랑색은 카드뮴,초록색은 산,빨강색은 금을 색소로 넣는다. 이어양끝에 구멍이 뚫린 「칸네」라는 쇠파이프로 액체와 고체의 중간 상태인 사비아를 건져내 여러가지 모양을 만든다.입으로 불기도 하고 칼로 자르고 다듬으면서 불과 2분안에 하나의 완제품을 만든다.물론 간단한 관광용품에 한해서이다.대형 조명기구는 한달이 넘게 걸린다. 마주카토씨가 운영하는 유리 공장은 관광용 말이나 잔 등도 만들지만 주로 조명기구를 생산한다.호텔 라운지에 쓰이는 대형 샹들리에에서부터 침실용 소형 전등 등 모든 조명기구를 만든다.모두 수작업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리에다 조각을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그는 『남들과 똑같은 것을 만들어선 안된다.무라노란 이름에 약간의 기술만 더하면 1천만원 이상의 값도 받을 수있다.일반적인 「무라노」 유리는 베네치아에도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곳에서 전등과 그릇을 생산,매년 4백만달러 가까이 수출하는 산드로 조르다니씨도 『생산 비법이 아직도 무라노 사람에게만 전해져 경쟁력이 있지만 앞으로는 전통 기법에 의존해서는 안된다.새로운 색채도 개발하고 실용성도 살려야 한다』며 『무라노의 유리를 모방한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제품과 차별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개발에 힘써 베네치아에서 서쪽으로 80㎞ 떨어진 파도바의 노바라레시사는 지난 44년 밀라노에서 조명기구 수리소로 출발,50년 초부터 무라노 유리 제품을 조립해 조명기구를 만들기 시작했다.지난 72년 파도바에 유리 공장을 설립,본격적인 무라노 유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마르코 노바레시 사장은 『무라노 유리는 납을 섞는 크리스털보다 빛의 투명성이 높고 일반 유리보다 강도가 곱절 강해 일반 유리와 크리스털의 장점만을 섞은 것』이라며 『생산 기법은 무라노에서 직접 배워왔다』고 말했다. 조명기구는 제품을 보고 소비자가 선택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생산은 않지만 외국 유명 호텔에서 주문할 때는 특별히 만들어 준다고 한다.영국의 듀란트 호텔이나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호텔,사우디아라비아의 인터콘티넨털 호텔의 샹들리에는 모두 이회사 제품이다.근로자는 모두 90명으로 지난해 1천만달러어치의 매출을 올렸다.최근에는 색채와 디자인을 다양하게 접합시키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정부 도움 안바래 이탈리아 최대의 조명기구 생산업체 중 하나인 아르테미데사의 조반나 솔리나스 대외담당역은 『이탈리아 조명기구가 무라노 유리의 덕을 보는 것은 사실이다.조명기구에 쓰이는 유리는 무라노 것이 90% 이상이다』며 『그러나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데는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의 개발,그리고 매년 밀라노에서 열리는 피에라(전시회)의 역할도 컸다』고 말했다.이 회사의 디자이너는 10명 안팎이다. 무라노에서 5대째 유리를 만드는 분뇨 올란디노씨는 『정부가 도움을 준 적은 한번도 없고 오히려 세금만 30% 이상 거둬갔다.지금도 마찬가지이다.업체 스스로가 경쟁력을 키우고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생각이 오래전부터 몸에 배었다.8백년 이상을 견뎌온 것도 이 때문이다』고 전했다.
  • 「저항의 자연」「음미의 자연」 표출/송번수 타미스트리전

    ◎대표작 14점 선보여 오는 28일까지 토탈미술관(379­3994)에서 열리고 있는 송번수전은 타피스트리의 독특한 미적 쾌감과 작가의 작업양식 변천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섬유예술전시회랄 수 있다. 일반인들에게 회화나 조각등의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인식되지 않고 있는 타피스트리는 산업기술발달과 조형개념 변화에 따라 새롭게 자리매김되고 있는 미술장르중 하나.한때 색채도 없이 단순 회화를 모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잃어버린 예술」로 불려지기도 했으나 미술과 공예사이의 장벽을 허물고 본격 예술형식으로 복귀하면서 새로운 장르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작가 송번수씨(51)는 새로운 미술장르인 타피스트리에 천착해온 몇 안되는 국내작가로 이번 개인전은 지난 85년 서울갤러리에서 첫 타피스트리전을 가진후 지난 10년동안 매달려온 타피스트리 작업중 대표작 14점만을 가려 선보이는 의미있는 자리이기도하다. 전시의 가장 큰 흐름은 송씨가 타피스트리를 하나의 장식수단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조형적 사유체계를 드러내보이는 수단으로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즉 10년전 작품이 대체로 자연애에 바탕한채 힘차고 강인한 선의 결합구조를 통해 자연과의 합일 융화를 보여줬다면 이번 전시작품들은 자연에 대한 저항이나 다시 음미해야할 엄숙한 대상으로서의 자연을 표현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지구 달 태양을 암시하는 원이나 반원 또는 원의 절단부분들이 화면에 배치되는 가운데 마찰과 충돌을 나타내는 수직선 대각선등 선과 색상의 과감한 도입으로 체질적인 저항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견해들이다.
  • 「박한상군 사건」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TV주평)

    ◎논리전개 미흡… 모방심리 자극 우려 재산상속을 노리고 친부모를 살해한 「박한상군 사건」을 계기로 지난주말 시사 다큐멘터리 프로들은 취재진을 미국에 급파,일부 부유층 자녀들의 도피·향락성 유학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K­2TV 『추적 60분』은 5일 밤 9시부터 미국 현지취재와 국내 취재를 통해 도피성 유학의 문제점과 이들이 국내 신세대들의 하위문화에 미치는 부정적인 측면들을 조명했다.로스앤젤레스의 유흥가,라스베이거스 도박장 등을 찾아 도박과 마약 등으로 얼룩진 도피·향락성 유학실태를 파헤쳤다.또 귀국해 「수입 오렌지족」으로 변신한 도피·향락성 유학생들이 서울의 유명 디스코텍과 강남일대를 누비며 젊은 층의 밤 문화에 미국의 저질 향락문화를 이식시키는 과정도 고발했다. MBC 「시사매거진 2580」도 같은 날 9시50분부터 일부 도피성 유학생들의 방탕한 미국 유학생활을 현지에서 취재한 「유학간 탕아들의 24시」를 첫번째 아이템으로 다루었다. 유학생 도박 실태를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주변에서 잠입 취재했으며 한국인들이 많이 다니는 어학연수원을 비롯해 나이트클럽,한인 상대 룸살롱 등을 소개해 일부 도피성 유학생들의 방탕한 미국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들 프로들은 패륜살인이 던져 주는 사회적 의미를 조명,시청자들과 생각해 본다는 의미에서 마련됐다.그러나 같은날 같은 시간대에 내보낸 이들 프로들은 취재장소나 내용이 대동소이 했을뿐 아니라 어느 프로도 문제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있다. 이미 인쇄매체를 통해 보도된 향락성 유학실태와 탈선 현장을 보기에 짜증스러울 정도로 모자이크처리된 화면과 변조된 음성으로 우리 안방에 중계하는데 그쳤다.「추적 60분」에서 취재진이 관광객을 가장해 파트타임 관광파트너로 일하는 여학생을 인터뷰한 것이나 「시사매거진…」에서 10대초반의 현지 거주 한인 청소년들의 마약복용과 혼숙 등 충격적이긴 하지만 주제를 벗어난 내용도 많았다. 더욱이 어두운 사회의 일면을 고발하는 것외에 시사 다큐멘터리가 반드시 지녀야 할 요소,즉 차분한 논리전개가 미흡했다. 문제에 대한 충분한 분석을 하지 않고 급하게 제작돼 충격적인 장면들로 가득한 고발 프로는 시청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만 안겨주고,모방심리를 자극하는 등 심각한 역효과를 낳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 “개만도 못한…”/김문수(일요일 아침에)

    임어당의 수필 「중국의 개 이야기」에 「우룡」이라는 개가 소개되어 있다. 중국의 삼국시대 제씨가 기르던 그 개는 늘 주인을 따라다녔다.그러던 어느날 제씨가 술에 곯아떨어져 교외의 들판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그런데 때마침 그 지방의 태수가 사냥을 나와 들판에 불을 질렀다.우룡은 위험을 느껴 주인의 옷을 물어 당기는 등 온갖 방법을 다 썼으나 허사였다.우룡은 할수없이 그곳에서 25m쯤 떨어진 웅덩이로 가 온 몸에 물을 묻혀 주인 주변에 뒹굴어 잔디밭을 적셨다.그런 일을 수없이 반복했으므로 들불은 제씨가 누워있는 곳까지 번지지를 않았다. 이튿날,제씨가 눈을 떴을 때 이미 우룡은 지쳐서 죽어 있었고 사방이 불에 타 있었으나 자기가 누워 있는 주변만은 물에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그는 우룡이 자기를 살려 놓고 죽은 것을 알고 목놓아 울었으며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태수에게 탄원하여 사람처럼 관에 넣어 정성껏 장례를 치렀다.그 무덤이 지금도 제남이라는 곳에 남아 있다고 한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와 똑같은 내용의 전설이 우리나라에도 곳곳에 널려있고 무덤 앞에는 의구총이라 새겨진 비석까지 세워져 있다.경북 선산군 도개면의 의구총을 비롯하여 전북 임실군 오수면,전남 낙안읍성,충남 부여군 홍산면에도 있다.이북에도 평남 용강군,평양 선교리에 이런 의구총이 있다고 한다. 이렇듯 똑같은 전설을 지닌 의구총이나 의구비 또는 의구탑이 곳곳에 널려 있으니 그 전설의 사실성 여부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우리나라의 의구총들이 중국의 「우룡」이라는 충견의 얘기를 모방한 것이라면 왜 모방했으며 또 왜 전국 곳곳에 그런 무덤들을 만들게 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충견의 이야기를 매개로 백성들에게 충효사상을 진작시키려는 목적의 가짜 의구총,가짜 의구비일 수도 있겠고 또는 그곳에서 개만도 못한 사람이 어떤 사건을 일으켰기 때문에 그 고장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해 국가시책으로 세우게 했을 수도 있다는 추리가 가능하다.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여러곳의 의구비,의구총,의구탑이 지닌 전설이 그토록 똑같을 수가 있단 말인가.만약 그렇다고 한대도상속을 노리고 부모를 살해한 박한상의 이 천인공노할 패륜과 같은 사건은 아니었을 것이다.아마도 박한상은 역사 이래 가장 극악무도한 패륜일 것이다. 그가 범죄를 저지른 때가 어버이날이 들어 있는 가정의 달 5월임을 생각하면 더욱 더 몸서리가 쳐진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황금만능주의,교육부조리,과보호,도피성 외국유학 등을 들어 입을 모으고 있다.필자도 물론 동감이다.그러나 나는 그런 원인에다 또 한가지 중요한 원인을 덧붙이고 싶다.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 사회가 조장한 잔인성이 바로 그것이다. 어릴때부터 전자오락실에서 몸에 배게 만드는 잔인성,영화관에서의 그 잔인한 살인장면… 그렇게 자란 아이들의 심성이 어떻겠는가. 기성세대들은 가난했을망정 자기네가 자라던 옛날이 좋았다고 말한다.그러나 그 시절이 반드시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다 좋았던 시대는 아니다.또 인류는 과거의 역사나 문화에만 집착할 수가 없는 것이다.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고도의 기술진보도 필요하며 산업화도 필요한 것이다.다만 그 기술과 산업의 그늘 때문에 미풍양속이나 전통문화가 고사하는 것이 탈인 것이다.도덕적 향상이 뒤따르지 않는 산업·기술의 발달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공자의 말씀대로 「하늘이 친 그물은 하도 커서 엉성한 것 같지만(천망회회)그 그물을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은 없기(소이불루)」때문에 극악무도한 패륜이 밝혀졌지만 앞으로 또 이런 패륜이 저질러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물론 대부분의 신세대들의 삶은 밝고 믿음직스러워 기성세대들로 하여금 문자 그대로 「후생가외」를 느끼게 하지만 이렇듯 존경스러운 마음이 아닌 「후생가공」을 느끼게 한다면 나라의 장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 후생들에게 공포를 느끼지 않으려면 그들의 덕육이 최우선이다.
  • “무늬저작권 침해” 첫 유죄 판결/“미사 직물도안 허가없이 사용”

    ◎서울지법/대한방직에 벌금 3백만원 선고 서울형사지법 박성덕판사는 28일 외국회사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직물무늬를 허가없이 모방,직물원단을 생산한 혐의로 고소된 대한방직주식회사(대표이사 설원식)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죄를 적용,벌금 3백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한방직측은 직물도안에 대해서도 외국에서 저작물로 인정받고 있는지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나 미국 저작권성에 등록된 명백한 도안저작물을 무단 사용한만큼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대한방직은 92년 8월부터 93년 2월까지 미국 코빙톤파브리스사가 저작권을 가진 도안작품 「르데지레」등을 사용,원단 2만m(시가 3천4백만원)를 생산한 혐의로 고소됐다. 이번 판결로 외국의 직물무늬 도안지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국내 직물제조업체에 대해 외국회사들의 고소및 손해배상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 수입 오렌지족 폐해(인성위기 신세대:중)

    ◎향락·퇴폐 무분별 모방… 국내 옮긴다/즉흥적 욕구충족 위해 범죄도 서슴없이/부모 허영심·과잉보호에 윤리의식 마비 「신세대」란 70년대 이후에 태어나 물질적 어려움없이 자란 세대를 일컫는다. 기성세대와 달리 배고픔을 모르고 충효로 대변되는 전통가치관이나 공동체의식도 약하며 물질적·즉흥적 만족을 추구하는 개인주의적 사고와 행동양식을 지닌 청소년들. 이들은 자유분방한 언행과 감각적인 복장및 헤어스타일등의 유행을 좇으며 기존의 권위나 문화등에 이유없는 저항감을 갖고 있다. 주로 연예인등 대중스타를 꿈꾸며 공부 대신 레게음악과 스포츠·영화·TV·오락에 탐닉하고 어렵고 힘든 일은 싫어하나 개성이 강해 때로는 기발함과 발랄함이 넘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신세대문화에서 단점만을 흉내내 향락·퇴폐를 일삼고 범죄조차 서슴지 않는 이른바 「오렌지족」이 극성을 부리면서 결국 돈때문에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사건까지 발생한 것이다. 신세대의 이단아(이단예)인 이들 오렌지족은 대부분 재벌이나 졸부 가정출신으로 황금만능에 젖어 「어떤 짓도 할 수 있다」는 비뚤어진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 오렌지족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부류가 「수입 오렌지족」이다. 이들은 도피성 해외유학을 통해 외국의 물질만능주의등 나쁜 점만을 습득,현지에서 퇴폐적인 생활에 빠지거나 한국을 오가며 갖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오렌지족의 범죄나 퇴폐행각은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지난 2월 영국·미국등지에 유학중 방학을 맞아 돌아온 재벌과 사회지도층 인사를 부모로 둔 수입오렌지족들은 서울 강남에서 고급승용차를 타고가다 소형승용차가 끼어들자 운전자를 집단폭행하여 충격을 주었다. 또 91년 12월에는 외국유학중인 고교생 8명이 용평리조트에 놀러갔다 중학동창이 몰라본다며 숙소로 찾아가 흉기등을 휘두르기도 했다. 주부 김모씨(50)는 『대학을 실패하고 군대를 마친 24·26세 두 아들이 무위도식해 일본에 어학연수를 보냈으나 공부는 않고 되돌아와 여자친구와 어울리는등 오렌지족 생활에 빠져있다』고 한숨지었다.이러한 일부 신세대 또는 오렌지족들의 행태는 무엇보다 가정교육의 부재와 학교·제도교육의 총체적 부실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부장적 대가족제도가 핵가족화되면서 「내자식이 최고」라며 자녀들을 무조건 감싸는 부모의 과잉보호와 허영심등이 자녀를 망치고 있다. 또한 자녀교육의 소홀함이나 가정의 문제점은 물질적인 방법으로 보상하기만하면 그만이라는 일부 부모들의 잘못된 자녀관등이 오렌지족을 양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서울대 차재호교수(심리학과)는 『일부 비행 청소년들의 탈선과 패륜적 행동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릴적부터 돈과 출세를 강조하기보다 가족간의 사랑과 우애,정직하게 노력하는 생활관을 갖도록 가정교육이 복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문대를 나와야만 제대로 행세할 수 있는 사회인식과 취업구조,입시위주의 제도교육 역시 건전한 상식과 양식을 갖춘 시민을 양성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있다.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진학문제(37%)·성적문제(35%)이며 이 때문에 청소년의 46%가 비행이나 자살의 충동을 느낀다는 군산YMCA의 최근 설문조사를 깊이 음미해봐야 한다. 특히 신세대들의 방황에는 기성세대가 전통가치를 대신할 새로운 가치관을 80년대이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으며 교육적·사회적·문화적 환경마련에 인색한데도 있음을 인식,더이상 「남의 자식 보듯」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한약상부부 피살사건/범인은 맏아들/“1백억대 재산상속 노려 범행”

    한약협회 서울시지부장 박순태씨부부 피살사건의 범인은 1백억대의 아버지 재산을 노린 박씨의 맏아들 한상씨(23)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26일 한상씨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존속살인및 방화혐의로 긴급 구속했다. 경찰은 한상씨가 범행때 사용한 길이 25㎝의 등산용 칼을 집근처 공터에서 발견,증거품으로 압수했다. 경찰은 『범인 한상씨가 지난 19일 0시1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60의1 자기집 지하 안방에서 잠자고 있던 아버지 박씨(48)와 어머니 조순희씨(46)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각각 50곳과 40곳씩 찔러 살해한뒤 화재사고인 것처럼 범행을 은폐하기위해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한상씨는 지난해 8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퍼시픽대학에서 어학연수를 받으면서 라스베이거스에서 포커도박으로 집에서 보내준 생활비와 승용차구입비등 2천여만원을 날려 빚까지 졌다는 것이다. 한상씨는 이 사실을 알게된 아버지 박씨로부터 당장 귀국하라는 꾸지람을듣고 지난 13일 돌아왔으나 아버지가 『미국 유학을 포기하라』고 질책하자 부모가 죽으면 재산을 모두 상속받을 것이란 생각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사건당일 한상씨가 조카 이모군(12)을 불이난 집안에 남겨둔채 혼자 빠져나온데다 한상씨의 머리카락에 피가 묻어있었다는 간호사의 진술등에 따라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집중 수사를 벌인 결과 범행을 자백받았다』면서 『한상씨는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상영하는 비디오영화를 보고 범행수법을 모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 수공업 고수하는 「란자니가구」(이탈리아 중소기업 탐방:6)

    ◎6대 2백년간 같은 가구 만든적 없다/시대별 제품의 특징·유행도 모두 기록/「장인의 혼」 곳곳에… 무늬·새김 각각 달라/창사이래 팔고남은 상품 전부 보관… 미래 창조의 “원천” 이탈리아 가구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18세기 때 나온 의자가 한달 전 것과 같고 엊그제 만든 책상이 수백년된 골동품 같다.생산 공정이나 기술도 달라진 게 없다.현재와 과거가 공존한다.다른 게 있다면 가구를 쓰는 사람이다. 이탈리아의 경제 수도 밀라노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메다.이 곳에서 6대째 중세풍 의자와 책상을 생산해온 란자니사는 2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다.똑같은 제품은 만들지 않는다는 것과 시대별 제품의 특징,유행,모델 등을 일일이 문서로 남긴다는 것이다. 담쟁이 덩굴로 뒤덮인 사무실 건물 2층에 있는 창고에 들어서면 이 같은 원칙을 실감할 수 있다.아직 칠을 입히지 않은 의자가 바닥에서부터 5m 높이의 천장까지 빽빽이 쌓여있다.최근 10여년동안 만든 것이다.똑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살피면 등받이의 문양이나 다리의 새김 등이 모두 틀리다.2천개가 넘는 의자가 세계에서 하나뿐인 모델이다. 그 뿐 아니다.한 층 더 올라가면 회사설립 때인 1799년부터 엊저녁에 만든 의자와 책상이 모두 보관돼 있다.프랑스 왕실에 납품하던 의자,나폴레옹이 쓰던 종류의 책상,이탈리아 통일을기념한 집기 등 선대부터 만든 3천여개의 제품이 고스란히 놓여 있다.하나같이 방금 만든 제품처럼 디자인과 품질이 뛰어나다. ○생산직원은 2명뿐 창고라기보다 가구의 역사를 펼친 박물관이다.유럽을 통틀어 2백년간 가구의 흐름을 제품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팔리지 않는 제품은 창고에 10년동안 보관하다 박물관(?)으로 옮긴다.주세페 란자니가 회사를 세운 뒤 2백년 가까이 계속된 전통이다.현재 사장인 아킬레 란자니나 대를 이을 움베르토씨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회사의 근로자는 란자니 일가 3명을 포함,총 5명으로 실제 생산직에서 일하는 사람은 2명이다.이 인원으로 1년에 수백개의 의자와 책상을 만들지만 모델과 색깔은 같은 게 없다.주문과 관계없이 끊임없이 제품을 만드는 장인의 「한우물」정신 때문이다. 란자니는 의자의 다리를 자르고 틀을 짜는 기본적인 공정을 가내 수공업에 맡겼다.대대로 가구를 짜는 전문가들로 바로 조립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란자니는 장인의 손을 다시 빌린다.특별히 2명의 장인을 고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다리에 문양을 내기도 하고 한부분을 잘라 독특한 맛을 낸다.스타일은 스스로가 알아서 결정하고 사장의 간섭은 받지 않는다.고용원이라기보다 전문 기술을 제공하는 기술제휴자인 셈이다.란자니 가구의 다양성과 창조성은 여기에서 나온다. 아킬레 사장은 『기계를 도입,일의 능률을 높이려는 회사가 많지만 품질은 제자리 수준』이라며 『가구는 정확성이 아니라 얼마나 편하고 쉽게 오랫동안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기계는 같은 제품을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지만 기호나 취향이 다른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는 못한다.다시 말해 융통성이 없다는 얘기이다. 란자니의 또 하나 철칙은 「옛 것의 재창조」.수천개의 완제품이 쌓인 「가구 박물관」은 아이디어 뱅크이다.전통가구는 유행을 타지 않아누가 더 많은 진품과 자료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게 보통이다.이런 점에서 란자니는 무궁무진한 보고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움베르토씨는 『팔리지 않는 제품은 박물관에 보관한다.버리거나 헐 값에 팔지도 않는다.일단 이 곳에 옮겨지면 어떤 값을 치른다 해도 내놓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자기 회사의 노하우나 창조의 원천을 파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생산한지 2∼3년만 되면 중고시장에 내다 팔고 결혼 시즌 등을 빙자해 마구 할인하는 우리나라 업체들을 꾸짖는 듯했다. 란자니는 「보고」를 바탕으로 모방과 창조를 거듭한다.19세기 프랑스 화가이자 조각가인 에밀 갈레의 작품을 가구에 접목시킨 것은 유명한 일이다.그러나 단순히 베끼지는 않는다. ○세계 30여개국 수출 움베르토씨는 『갈레의 작품을 모방했지만 오랜 연구끝에 색깔과 무늬를 더했다』며 『복사품이란 사실을 떳떳이 알린다』고 밝혔다.갈레의 고향인 프랑스에서도 란자니의 가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이같은 응용기술을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다.지난해 매출은 4억원에 불과했지만 유럽,미국,일본,동남아 등 세계 30여개국에 수출했다. 지난달 초 밀라노에서 가구 전시회가 열렸다.1년마다 열리는 세계적 규모로 참가업체가 3천여개를 헤아리고 전시장도 우리나라의 보통 전시장보다 25배 정도 넓다.그러나 우리 업체는 하나도 참여하지 못했다.대규모 관람단을 보낸 게 고작이었다.그나마 기술을 배우려고 마구 사진을 찍다 사진기를 빼앗기는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우리 업체들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5년전부터 의자에 무늬를 새기고 광택을 내는 마리오 프라다씨는 『12살 때부터 조각하는 일을 배웠다.집에서 하던 일을 란자니처럼 오래된 곳에서 활용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그러나 나보다 뛰어난 기술을 가진 사람이 온다면 언제든지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말했다. 사무실 겸 창고로 쓰는 란자니 건물의 현관에 들어서면 누렇게 변색된 수십개의 사진첩이 눈길을 끈다.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연대별 가구의 사진이 정리돼 있고 그 밑에 생산연도,공정,특징 등이 깨알같이 적혀있다.한 권의 사진첩으로도 수백개 의자를 만들 수 있을 만큼 다양하다.우리나라 업체도 사진기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할 게 아니라 자기 공장에 쌓여있는 가구의 장단점부터 분석,정리하는 게 나을 뻔했다.사진첩위에 걸린 설립자 주세페 란자니의 초상화가 유난히 깨끗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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