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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테마파크 ‘짝퉁 건담’ 논란

    중국의 한 테마파크에 건조 중인 로봇 형태의 구조물이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인 ‘건담’과 그 형태가 비슷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쓰촨성 청두시 외곽에 있는 궈샤이텐 유원지에 등장한 이 동상은 높이 15m 정도로 금속 프레임에 나일론포를 둘러 거의 완성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원지 측에 따르면 동상 내부에는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 빛나도록 설계했으며 이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반년 전부터 건조를 진행해 왔다고. 특히 이 동상은 오리지널과 달리 금색을 띠고 있지만 얼굴이나 체격 등 형태는 일본 도쿄 오다이바와 시즈오카에 세워진 높이 18m짜리 건담 동상과 흡사해 일본은 물론 중국 내부에서도 “모방이 아닌가?”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유원지 측 홈페이지에도 건담을 나타내는 ‘고달(高達)’이라고 명시된 로봇의 삽화도 게재돼 있어 논란을 가중 시키고 있다. 이에 건담의 저작권을 관리하는 도쿄에 있는 소츠사는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라며 지난 18일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중국 유원지 측은 “모방이 아닌 오리지널”이라며 “우리 스스로 디자인을 고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짝퉁 논란’은 이미 전 세계에 걸쳐 정평이 나 있다. 3년 전 베이징의 한 테마파크에서도 미키마우스를 닮은 봉제인형을 판매하다가 월트 디즈니사로부터 저작권 소송을 당한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과총 올해 과학기술 10대 뉴스 선정

    과총 올해 과학기술 10대 뉴스 선정

    올해 우리 과학기술계의 최고 뉴스로 노벨상을 받은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Graphene) 분야의 국내 연구성과가 꼽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기술 10대 뉴스 선정위원회는 그래핀 등을 올해의 과학기술 10대 뉴스로 선정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선정위는 과총 사무처가 1~10월에 모은 207건의 뉴스 가운데 31건을 압축,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8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통해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 환상의 소재 그래핀 그래핀은 손목시계 모양의 컴퓨터나 종이 두께의 모니터 등을 구현해 줄 환상의 소재로 불린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소재다. 미국 컬럼비아대 김필립 박사가 수상자들보다 조금 늦게 그래핀을 얻어 노벨상 수상을 아깝게 실패한 점이 이 뉴스를 1위로 만드는 데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과학계의 노벨상 수상 염원을 드러낸 대목이다. 국내 과학자들은 상용화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성균관대 나노과학기술원의 홍병희·안종현 교수팀은 6월 차세대 전자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그래핀 투명 전극 소재를 30인치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대학 이효영 교수 연구팀은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환원제인 요오드산을 이용해 상온공정에서 불순물이 없는 고품질 그래핀 대량 생산의 가능성을 열었다. 2 국과위 법안 통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 상설화와 과학비즈니스벨트 법안 통과가 2위로 꼽혔다. 두 법안은 지난 8일 한나라당의 날치기 처리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과위를 행정위원회로 격상시키고 장관급 위원장을 두기로 하면서 ‘옥상옥’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과학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을 핵심으로 하는 과학도시가 건설되는데, 경기도·충청도·광주광역시가 벌써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3 나로호 2차발사 실패 나로호 2차 발사(사진 ①)가 또 실패했다는 아쉬운 뉴스가 3위로 선정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6월 10일 오후 5시 1분에 나로호를 발사했지만, 이륙 137초 뒤 폭발해 “5025억원짜리 불꽃놀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한·러 공동 조사단은 나로호 실패에 대한 원인 규명을 지금까지 수행하고 있고, 3차 발사 날짜를 조율 중이다. 4 전기 무인 자동차 개발 4위에는 지난해 12월 10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전기로 가는 무인 자동차를 처음 개발했다는 뉴스가 올랐다. KIST 인지로봇연구단 강성철 박사팀은 빌딩이나 나무 숲으로 인해 위성항법장치(GPS) 신호가 정확하지 않은 곳에서도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전기차 셔틀 KUVE를 개발했다.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지정된 도로와 인도 사이 연석이나 차선을 따라 시속 10㎞로 3시간 동안 주행할 수 있다고 강 박사팀은 밝혔다. 5 초고체 현상 첫 발견 다시 노벨상에 근접한 연구 성과가 5위에 올랐다. KAIST 김은성 교수와 최형순 박사가 기체·액체·고체를 뛰어넘는 새로운 물질 상태인 초고체(supersolid)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해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김 교수는 2004년 고체 헬륨을 영하 섭씨 273도의 극저온으로 냉각시키면 고체임에도 일부가 별다른 저항 없이 자유롭게 흐르는 독특한 물질상태인 초고체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후 이 현상이 헬륨의 물성변화에 의한 현상이라는 반론이 제기됐지만, 김 교수팀은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이 보유한 회전식 희석냉각장치를 활용해 초고체 상태가 실재함을 다시 증명해 냈다. 6 해상도 높은 인간 뇌지도 책이 6위의 주인공으로 뽑혔다. 가천의대 조장희 박사팀이 0.3㎜ 핏줄까지 보이는 세계에서 가장 선명한 사람 뇌지도를 발간한 것. 조 박사팀은 7.0테슬러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장치로 촬영한 뇌 사진을 엮어 올 1월 독일 스프링거 출판사를 통해 출간했다. 기존 뇌 지도보다 해상도가 3배 이상 되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22명이 참여했다. 7 중수소 핵융합 반응 7위는 거대과학 분야에서 거머쥐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인 한국형핵융합연구로(KSTAR)가 중수소 핵융합 반응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10월 11일 FEC2010 행사에서 KSTAR의 올해 3차 핵융합 플라스마 실험 결과 등 성과를 발표했다. 이 성과로 핵융합 상용화를 위해 세계 7개국이 참여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의 선행 연구장치로서의 입지가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8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 KAIST 윤덕용·송태호 교수를 비롯해 과학계가 천안함(사진 ②) 침몰 원인 규명을 주도한 과정이 꼽혔다. 윤 명예교수가 민군합동조사단장을 맡아 ▲북한의 어뢰추진체에서 나온 ‘1번’ 글씨 ▲절단면을 통한 원인 추론 ▲선체에 흡착된 알루미늄 산화물 분석 등을 통해 조사에 나섰다. 결과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윤 명예교수는 “정부와 언론이 기초과학 원리를 친절하게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9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한국 첫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남극으로 출항해 평탄빙 쇄빙시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는 내용이 꼽혔다. 지난해 12월 남극으로 향한 아라온호는 3차 쇄빙 시험을 마치고 올해 3월 15일에 무사히 귀항했다. 88일간의 항해 동안 서남극 케이프벅스와 동남극 테라노바베이에서 정밀조사 활동을 벌였다. 10 나노소재 인공광합성 KAIST 박찬범 교수가 나노 소재로 인공 광합성에 성공했다는 내용이 10대 뉴스에 턱걸이했다. 신소재공학과의 박 교수는 4월 23일 자연계 광합성을 모방, 태양전지 등에 사용되는 나노미터 크기의 광감응 소재를 이용해 인공 광합성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올해 1인 국민소득 2만달러 재돌파…3만달러 시대로 가려면

    올해 1인 국민소득 2만달러 재돌파…3만달러 시대로 가려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년 만에 2만 달러를 재돌파하고 내년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인구가 4000만명 이상인 나라 중에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7개뿐이기에 위업을 달성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 달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신성장동력 발굴과 함께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구노령화 등 외부환경을 고려할 때 3만 달러 시대에 도달하기 위한 여유는 7년 남짓뿐이어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분석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명목 국민총소득(GNI) 성장률 8.8%를 기준으로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510달러(2379만원)로 추산됐다.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 2만 1695달러를 기록한 이후 2008년부터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1만 달러대로 떨어졌다. 1인당 국민소득은 연간 명목 GNI를 인구(4887만명)로 나누어 계산하며 연말 원·달러 환율은 1160원을 적용했다. 내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평균 1060~11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여 2011년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2998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위기의 회복 국면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재돌파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리나라가 올해를 계기로 꾸준히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으면 인구 4000만명 이상인 국가 중에 8번째가 된다. 1인당 국민소득은 인구가 많을수록 소득 격차가 커 달성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2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성장보다 분배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상위 20% 소득을 버는 이들이 하위 20%의 소득을 버는 이들의 몇배의 수입을 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은 2006년 5.52배에서 지난해 5.9배로 늘었다. 올해 5.8배로 줄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에 따라 내년에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은 것은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면서 “일반 기업의 임금 동결, 높은 물가, 낮은 콜금리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민들이 실감하기는 힘들어 분배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8년 고령사회에 접어들고 2020년 중국의 성장세가 우리나라를 넘어선다고 볼 때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이룰 수 있는 시간은 7년 남짓”이라면서 “분배 이슈로 성장 기회를 잃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1995년)에서 2만 달러(2007년)에 도달하는 시간은 12년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수출대기업이 주도하는 구조를 벗어나 중소기업 상생, 서비스선진화, 신성장동력 발굴 등 멀티엔진을 장착하는 한편 창의적 인재 교육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등 3만 달러 시대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진순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2만 달러까지는 조선, 철강, 자동차, 리튬전기 등 일본의 시장을 모방하고 빼앗는 전략이 통했지만 이제는 창의적인 인재가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면서 “1인당 평균 공교육비가 100일 때 중등교육 투자는 126인 반면 대학·대학원 투자는 84에 불과해 고급 인재를 기르는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란 결국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인데 최근 현대건설 인수전, 국회 예산안 파행,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및 매각 과정 등을 볼 때 법과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다.”면서 “사후약방문으로 법·규칙을 강화하는 것보다 있는 것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영화 모방’ 고양이 학대 파문

    잔인한 살인마가 등장하는 영화를 흉내 내 고양이를 잔혹하게 학대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야옹이 갤러리’에 화장실로 추정되는 공간에서 ‘차차’라는 이름의 아기 고양이가 무참하게 학대당하는 사진 4장이 올라왔다. ‘캣쏘우(CatSaw)’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이 올린 사진에서 고양이는 날카로운 칼로 난자당한 듯 상처 난 혀를 내민 채 피범벅이 돼 타일 바닥에 쓰러졌다. 이 네티즌은 영화 ‘쏘우’를 모방한 듯 “왜 그토록 고양이를 원하는 자들이 결국 고양이를 키우게 됐을 때는 소홀히 대하는가? 나에게 욕설, 모독감을 주지 않으면서 설득하면 고양이를 치료하고 원래 집으로 돌려보내겠다. 룰을 어기거나 글이 삭제되면 이 가엾은 ‘차차’는 차거운 주검으로 돌아갈 것이다.”라는 경고문을 남겼다. 해당 사진은 인터넷에 삽시간에 퍼져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시민단체 동물사랑실천협회는 10일 “고양이를 학대한 사람을 찾아 처벌해 달라.”며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인 조사를 마쳤으며, 게시물을 올린 아이디를 통해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해를 넘기면 안되는 두가지 과학기술 이슈/김상선 연구개발인력교육원 원장

    [열린세상] 해를 넘기면 안되는 두가지 과학기술 이슈/김상선 연구개발인력교육원 원장

    또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각 언론사와 단체에서 금년도 주요 뉴스를 선정한다. 과학기술계에서 가장 큰 뉴스를 뽑으라면 주저없이 두 가지를 뽑을 것 같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 상설화와 국제과학기술비즈니스벨트 추진이다. 한해를 차분히 정리해야 하는 이 시기에 과학기술계가 모여서 지역별 토론회를 열고, 서명 운동을 하고, 국회를 방문하는 등 어느 때보다 분주한 날을 보내는 이유도 바로 이 두 이슈 때문이다. 평소 단체행동에 인색하기로 소문난 과학기술계이고 보면 최근 움직임은 이 이슈가 얼마나 절박하고 중요한지를 잘 말해주는 듯하다. 두 가지 이슈의 공통점은 국회 입법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점이다. 현 정권 임기의 절반이 지난 시점이고 보면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과학기술계의 우려에 공감하면서 몇 가지 점을 짚어 본다. 국과위 상설화는 그동안 과학기술계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온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를 바로 세우기 위한 방안이다. 현재 비상설 자문기구인 국과위를 대통령 소속 상설 행정위원회로 바꾸고 전체 연구개발예산의 75%를 배분·조정하도록 함으로써 각 부처에 분산된 국가연구개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당초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기로 발표되었으나 위헌 소지 때문에 장관급이 맡는 것으로 조정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장관급으로 조정되긴 했지만, 최근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대통령이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생기면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하려고 했는데 위헌 소지가 있어서 하지 않기로 했다. 누가 위원장이 되더라도 내가 직접 관심가지고 챙겨보겠다.”고 한 말씀을 보면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함을 나타내 주고 있다. 이번 정부안에 대하여 일부 우려가 있다. 장관급 위원장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정권 후반기로서 시기적으로는 적절한가, 차라리 이전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 좋지 않은가, 기획재정부와의 관계는 적정한가, 국과위의 업무 범위는 충분한가 등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과학기술계는 앞으로 3년을 지금과 같이 컨트롤 타워 부재 속에서 보내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 정권에서 과학기술 행정체제가 바뀐다 하여도 국가 과학기술 관련 업무를 한 부처로 모으기 전에는 여전히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기회를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두번째 이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이다. 2015년까지 200만㎡의 터에 3조 5000억원을 투자하는 대형 국책사업으로서, 세계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과 대형연구 및 분석장치인 중이온 가속기 설치를 포함하고 있다. 우리의 발전 전략을 모방 추격형에서 창조적 혁신주도형으로 전환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과학기술 선진국 대열에 진입시키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시작된 사업이다. 불행하게도 정치와는 한참 거리가 먼 이 사업이 세종시 논란과 맞물려 정치 쟁점화하면서 지난 2년 동안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 특별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지금까지도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법안 내용에 반드시 입지를 명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렇지만 만약 금년 내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이에 따른 예산이 확보되지 못하면, 이 사업 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시간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먼저 사업이 굴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과학기술 때문에 가능했듯이 미래는 결국 과학기술에 달려 있음을 생각할 때, 국과위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이슈는 과학기술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 문제이기도 하다. 지역과 부처 및 정당의 이해를 넘어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 과학기술을 통한 선진 한국을 뒷받침하고 많은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배출되는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어느 분의 제안처럼 국과위(국가! 과학기술을! 위하여!)를 건배사로 외쳐보면서 금년 내에 국회에서 관련법안이 통과되기를 염원해 본다.
  • 李대통령 “서해5도 군사요새화 추진”

    李대통령 “서해5도 군사요새화 추진”

    이명박 대통령은 7일 서해 5도와 관련, “군사적으로 요새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주민들이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일자리 등 여건을 만드는 데도 여러 부처들이 협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제51차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서해 5도 예비비 지급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섬을 무인도화해서는 안 되며, 북의 도발 시 주민들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방공호를 비롯한 대피시설을 보강하는 등 지하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으로, 타이완의 진먼다오(門島)와 같은 요새를 만들라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도 진먼다오에 건설된 지하 요새를 모방해 서해 5도의 주민 및 군사기지 보호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합동참모본부와 방위사업청, 해병대사령부, 해군 합동으로 구성된 진먼다오 시찰단이 오는 20일쯤 진먼다오의 지하 요새를 시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합참 차원에서 진행 중인 서해 5도의 주민 및 군사기지 보호대책의 일환으로 진먼다오 시찰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진먼다오에 건설된 지하 요새가 서해 5도의 보호시설을 구축하는 데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먼다오는 타이완의 부속 섬이지만 중국 본토와의 거리가 불과 1.8㎞이며 동서 20㎞, 남북 길이 5~10㎞인 섬 전체가 땅속으로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 지하에는 폭 1m, 높이 2m의 지하통로가 2㎞나 이어진 민간 대피소들이 12곳이나 만들어져 있으며 긴급 구호장구와 비상식량 등을 갖추고 있다. 각 대피소 길이를 연결하면 무려 10㎞나 되는 갱도가 거미줄처럼 도시 곳곳으로 이어져 있다. 갱도는 차량 2대가 교차 통행이 가능하다. 지하 2층으로 건설된 지하도시와 같으며 4만여명의 주민 전체가 대피해 생활할 수 있는 모든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화생방 방어시설과 지하 비행장 등이 있다. 김성수·홍성규기자 sskim@seoul.co.kr
  • 마음을 지배하는 불안 당신만의 책임일까요?

    1998년 외환 위기는 한국 사회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직장에서 쫓겨난 가장들은 거리를 배회했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한 극빈층의 자살도 줄을 이었다. 무엇보다 평생 직장에 대한 신화가 깨지고, 무자비한 약육강식의 본색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현실에 대한 절망과 공포는 집단적 트라우마를 남겼다. ‘불안증폭사회’(김태형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는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가 한국인에게 남긴 정신적 외상에 관한 보고서다. 10년이 흐른 지금, 한국은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모범사례로 꼽히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비율, 이혼율, 자살률, 사교육비 비중 1위라는 달갑지 않은 지표들이 말해주듯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생존을 위협당하며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한국인의 마음을 지배하는 불안과 공포의 일차적 책임이 사회에 있다고 보고, 불안을 증폭시키는 9가지 심리 코드를 분석해 제시한다. 저자는 먼저 신자유주의가 확산시킨 무차별적인 이기심을 불안 심리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승자 독식을 강요하는 사회는 대인 불신감과 사회 불신감을 증폭시켜 개인과 사회를 모두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 고독, 무력감, 의존심 등의 심리를 부추기는 온갖 사회적 병폐들도 마음의 병을 깊게 하는 요인들이다. 저자는 분에 넘치는 명품 모방 소비, 하급 계층이 부유층을 대변하는 부자 정당을 지지하는 계급배반 투표 같은 한국인 특유의 심리 코드를 신랄하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불안과 공포에 질식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남으려면 삶의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장 핵심적인 대안은 공동체를 재건하는 것이다. 개개인이 당장의 생존을 걱정하기보다 사람답게 사는 길을 고민하고, 힘을 모아 공동체를 조직할 때 우리 사회는 역주행을 멈추고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1만 3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흐름을 꿰뚫는 부동산 투자 전략(윤홍기 지음, 미르북스 펴냄) 한국토지공사, 한국토지신탁에서 근무한 저자가 30여년간의 직무 경험을 바탕으로 손해를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부동산 투자 성공 노하우를 공개한다. 부동산 투자의 현실과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은 물론 부동산과 관련된 최근 이슈를 다뤄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만 5000원. ●파워 오피니언 50(웨인 비서 지음, 뗀데데로 펴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동문 3000명이 1950년대 이후 출간된 책들 가운데 세계관 형성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준 명저 50권을 수록한 책. 국내 미출간 도서 19권과 시너지, 지속가능 발전, 바이오미미크리(생체모방)와 같이 보편화된 용어들을 처음 세상에 알린 저서들도 접할 수 있다. 2만원. ●정언이의 좌충우돌 미국 유학 스토리(박정언 지음, 에듀웰 펴냄) 미국 유학 6년 차인 저자가 미국 중·고등학교에서 살아남는 법을 소개한다. 한국과 다른 미국 중, 고등학교 생활의 이모저모는 물론 낯선 학교 적응하기, ESL 수업받기, 시간관리와 리더십 등 공적인 미국 유학생활을 위한 팁을 소개한다. 1만 2000원. ●리딩으로 리드하라(이지성 지음, 문학동네 펴냄) 10대에 이미 대부분의 서양철학 고전을 독파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8살 때부터 인문고전을 그리스·라틴어 원전으로 읽었던 존 스튜어트 밀 등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법을 소개한다. 가정에서 인문고전 독서 교육을 할 때 주의할 점, 추천 도서 목록 등 실용적인 정보도 담았다. 1만 5000원.
  • 명문대 학보에 ‘누드 여대생’ 파격 화보

    명문대 학보에 ‘누드 여대생’ 파격 화보

    영국 최고의 명문대 교내신문에서 최초로 세미누드 사진이 게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을 대표하는 캠브리지대학에 다니는 일본어전공 2학년생 샬롯(20). 그녀는 1947년에 발간돼 유수한 역사를 자랑하는 학보인 ‘버시티’(Varsity) 최초로 당당하게 누드사진을 게재했다. 그녀는 이번 화보에서 얇은 크림색 후드 니트만 걸친 채 벌판에 서서 굴곡진 몸매를 한껏 자랑했다. 캠브리지대학 학생이 상의를 벗은 채 찍은 사진이 대학 학생신문에 실린 것은 버시티 창간 63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 이 학교 학생 뿐 아니라 영국 대학 전체가 관심을 보내고 있다. 샬롯은 “이번 학기들어 ‘버시티’의 패션섹션에 실린 사진들을 많이 봤는데, 작가들이 모두 수준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그들이 내게 누드 사진을 요청했을 때 흔쾌히 승낙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진은 역시 캠브리지 대학에 다니는 전문 모델인 릴리 콜(22)과 독일 사진작가 에르겐 텔러의 작품을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시티’ 패션 섹션 편집자인 제스 퀑은 “릴리 콜의 사진을 본 뒤 매우 감동받았다. 이와 비슷한 사진을 연출하고 싶었다.”면서 “의상도 직접 콜에게 빌리는 등 외설과 거리가 먼 작품 이미지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캠브리지 대학생들이 야한 사진을 담은 학보나 잡지를 펴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이 학교 학생들이 독자적으로 만든 잡지 ‘비비드’에는 한 여학생의 외설스러운 사진이 실렸지만 당시에는 어떤 작품성도 인정받지 못하고 비난만 들어야 했다. 반면 이번 사진은 학생들의 자유분방함을 맘껏 표현한 동시에 예술성까지 살렸다는 색다를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광장] 드라마라니까요/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드라마라니까요/육철수 논설위원

    지난해부턴가, 밤에 책을 읽으면 눈이 자꾸 침침해졌다. 그래서 늦은 밤에 재미있는 소설책을 읽는 셈 치고 TV드라마에 관심을 가져 보았다. 그런데 드라마라는 게 중독성이 대단하다. 한편이 끝나면 또 다른 드라마를 찾아내 빠져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가족·첩보액션·전쟁·정치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접하면서 아내와 함께 재미를 붙인 작품이 꽤 있다. 아내와 공동 관심사를 찾았고 주중에 저녁 술자리를 자주 만들지 않는 것만도 큰 소득이다. 최근에 즐겨 보는 드라마는 ‘자이언트’와 ‘대물’이다. 가상과 현실을 적절히 혼합한 픽션들이어서 마음에 든다. ‘자이언트’는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대물’은 최고 권부가 소재여서 공감과 관심이 간다. 제작진은 식상하고 지루할 만하면 과거 사건이나 정치를 슬쩍 끼워 넣는다. 한때 삼청교육대 장면을 방영해 인기가 오른 ‘자이언트’에서는 요즘 1980년대 중·후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주인공 이강모(이범수 분)를 중심으로 한 ‘행동하는 선(善)’과, 교활한 정치인 조필연(정보석 분) 등의 ‘탐욕스러운 악(惡)’의 세력 대결은 배역들의 열연 덕분에 흥미진진하다. 이 드라마에서는 1980년 신군부의 기업체 강제 통폐합과 퇴출, 1987년 대학생 고문치사 사건과 개헌, 1995년에 터진 전직 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연보(年譜)에 관계없이 한 시대에 몽땅 몰아서 섞어 놓았다. 잘 얽어 놓으니 내용이 그럴듯하다. 상상과 역사적 사실을 적당히 버무려 재창조된 드라마는 그래서 또 다른 재미를 가져다 준다. 가상과 현실을 분간 못하게 만드는 제작진의 기술 앞에 시청자로선 두손을 들 수밖에 없다. 여성 대통령을 다룬 ‘대물’은 방영 전부터 정치권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주인공 서혜림(고현정 분)은 국회의원 선거유세 도중 납치·폭행을 당한 뒤 병원에서 “유세장은요.”라고 말한다. 이 대사는 물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말한 “휴전선은요.”(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대전은요.”(2006년 지방선거 때)를 떠올렸다. 이런 모방대사는 정치권 일각의 오해를 받았고 박 전 대표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드라마의 활력을 위해 삽입한 이 대사를 시청자들은 애교로 넘겼다. 그런데 정치권은 특정 정치인을 너무 띄운다며 영 탐탁잖다는 눈치다. 더구나 민주당은 극중 ‘민우당’이 ‘민주당+열린우리당’을 연상케 한다며 시큰둥하다. 검찰이 청목회의 입법로비 사건을 수사하면서 국회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보좌관을 체포한 게 드라마 속 검찰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흥미롭다. 드라마 초기에 작가와 PD가 교체된 사실을 두고도 별의별 말이 다 나왔다. 이런 현상은, 어떻게든 얘깃거리를 만들어 시청률을 높이려는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는데, 정치권 사람들은 참 순진하기도 하다. 드라마의 사회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래도 반응이 너무 예민하다. 드라마의 회차가 끝날 때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댓글을 보면, 정작 일반 시청자들은 배역들의 연기력에 관심을 보이거나 스토리의 전개를 놓고 제작진을 압박하는 게 대부분이다. 현실 정치와 연관은 안중에도 없다. 드라마를 즐기는 측면에서 시청자들은 정치권보다 한수 위다. 시청자들은 적어도 드라마는 현실이 아니라 가공의 세상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것 같다. 두 드라마에서 정치인은 공통적으로 부정부패의 전형으로 묘사된다. 이미지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에겐 치명타다. 국민을 위해 손발이 닳도록 일하는 정치인까지 억울하게 매도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론의 질타에 맷집이 든든하고, 부정적 묘사를 웃어넘길 만한 아량도 갖춰야 하는 게 정치인 아닌가. 시청자들이 이런 드라마에 왜 열광하는지를 안다면 그리 속상해할 일도 아니다. 드라마는 편견의 색안경을 벗어야 비로소 제대로 몰입할 수 있다. 장면·대사마다 의도를 꼬치꼬치 따질 게 아니라, 시청자들처럼 있는 그대로를 보고 느끼고 즐겨 보시라. ycs@seoul.co.kr
  • [씨줄날줄] 新 한류/함혜리 논설위원

    한때 주춤했던 한류(韓流) 열풍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2000년대 초 ‘겨울연가’와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에서 비롯된 한류의 대를 이어 신(新)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은 아이돌 그룹들이고, 이번의 메인 장르는 K-POP(한국 가요)이다. 특히 걸그룹의 인기몰이가 대단하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소녀시대를 주축으로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 등 한국 걸그룹들이 대거 진출해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 걸그룹들이 선보이는 완성도 높은 춤과 음악, 감각적인 의상과 세련된 화장스타일은 일본 신세대 여성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됐다. 젊은 여성 팬들은 한국 걸그룹의 춤과 화장법, 패션스타일까지 따라하며 열광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도 단순한 유행 이상의 문화현상 혹은 사회현상으로 신한류에 접근하고 있다. 한 일본의 시사주간지는 한국 걸그룹의 일본 진출을 ‘코리안 인베이전’(한국의 침공)이라고 불렀을 정도다. NHK 방송은 프라임타임의 톱뉴스로 한국 걸그룹 열풍을 집중조명하기도 했다. 한국 아이돌그룹이 몰고 온 K-POP 붐은 일본에 국한되지 않는다. 슈퍼주니어, 샤이니, 씨엔블루, 비스트의 노래는 중국어권 음악차트에서 1위를 휩쓸고 있다. 태국에서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슈퍼주니어, 2PM, 미스A 등 한국의 아이돌 그룹을 모방한 댄스팀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앙아시아·중남미 나라들에서까지 한글을 배우는 젊은이들이 늘고 한국 기업이나 상품에 호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한국 아이돌스타들의 인기와 K-POP의 성장은 자연스럽게 한국의 이미지를 상승시키고 있다. 국적과 언어가 다른 이들이 K-POP에 열광하는 이유는 뛰어난 가창력과 수준 높은 음악, 세련된 외모와 춤, 언어실력 등을 두루 갖춘 완성도 높은 콘텐츠가 기반이 됐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국내외 오디션을 거쳐 유망주를 발굴한 뒤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유튜브 등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적절히 활용한 전략적 마케팅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한 것이 효력을 발휘한 것이다. 신한류는 한류와 여러가지 면에서 차별성을 보인다. ‘한류=드라마’의 공식을 깼으며 40~50대의 중년여성이 주류였던 한류 팬과는 달리 신한류의 팬은 10~30대로 훨씬 젊어졌다. 한류의 지속과 성장을 위한 잠재력은 그만큼 커진 셈이다. 한류 쇠퇴기에 떠오른 신한류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지 않도록 발전시키는 것이 풀어야 할 과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

    ‘논어의 자치학’, ‘향부론’, ‘관의 논리, 민의 논리’ 등의 저서를 통해 지역발전과 도시정책의 틀을 제시해 온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가 이번엔 21세기 지역성장의 동력을 다양한 인재의 창조적 능력에서 찾은 신간 ‘지역창생학’(생각의 나무 펴냄)을 내놓았다. 지역 창생이란 지역 재생과 창조 도시를 포괄하는 문화적 접근법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특정한 지역의 지리적, 자연적 특성과 문화적 소산 및 인재의 창조력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을 재생시키자는 뜻이다. 강 교수는 지금의 우리 현실을 들여다보면 선진국 모방에만 급급한 나머지 지역에 빚만 더해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도시 브랜드를 구축한다면서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에만 신경써 저급한 시설만 만들어낼 뿐, 정작 문화 자원과 콘텐츠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 곳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경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지역을 가꾸어 고유한 브랜드가 되게 한다는 것은 공장을 세우고 경관을 정비하는 것보다 더 섬세하고 포괄적인 사업이라고 주장한다. 지역에서는 다양한 조직과 이해집단이 활동하면서 하나의 브랜드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4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는 제품으로서의 지역브랜드 독창성이다. 저자는 지역브랜드의 핵심적 가치는 지역의 개별산품이 잘 팔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지역 가치를 발견하고 그 지역에만 존재하는 특징과 매력을 부각,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단계까지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역 참여조직의 내발적 연대성이다. 성공한 지역브랜드는 내부 구성원의 목표를 공유하는 것에서 시작하며, 내부 구성원의 마음을 통합시키는 구심력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일관성이다. 한 지역이 특정 이미지를 구축하고 그것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려면 다양한 상품에서 그 브랜드다움을 느끼게 하는 일관된 이미지가 발산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네 번째는 교류성이다. 지역 시설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파워브랜드를 만들 수 없으며, 그곳의 정보와 문화의 교류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시장을 읽어 가능성을 찾아내고, 장소를 읽어 자원을 발굴하며, 인재를 모아 그 연대와 협력으로 새로운 원동력을 창조해내는 것이야말로 지역 창생학의 핵심인 것이다. 특히 저자는 어느 지역에도 그 지역만이 가진 독자적인 매력이 반드시 있으며, 지역 안에서는 너무 흔한 것, 심지어 골칫거리라고 생각되는 것도 외부에서 볼 때는 매력적인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 예로 북아일랜드의 데리라는 지역 사례를 든다.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갈등조정센터를 설립해 분쟁과 사건을 오히려 핵심 자원으로 변모시켰다. 동네에 흔한 만두와 칵테일 등을 합성해 도시 명물로 만든 인구 50만명의 일본 우쓰노미야시도 좋은 사례다. 이렇듯 자연경관을 비롯해 축제, 음식, 건축물, 공예품, 기업 등 모든 게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문제는 잠자는 자원을 발굴하여 빛을 발하게 하는 능력”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외국 학자의 눈을 통해 창조도시와 도시재생이론을 소개한 책은 기존에도 많았다. 하지만 한국의 향토와 풍토에 맞게 고유의 도시문화창조를 위한 실천적 지침서는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존재는 차별화된다. 지역을 재창조하려는 설계자들은 “지역 경쟁력은 서울을 모방할 때 커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저자의 말에 한번쯤 귀 기울일 만하다. 2만 2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조선의 몰락…16~18세기 일본서 답을 찾다

    조선의 몰락…16~18세기 일본서 답을 찾다

    21세기에 성공학만큼 각광받는 분야가 바로 실패학이다. 실패의 원인을 알아야 성공을 위한 더 큰 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못난 조선’(전략과문화 펴냄)은 19세기 말 조선이 왜 일본에 강제로 개항을 당하고 100년 전에는 왜 식민 지배의 고통 속에 역사의 단절을 겪어야 했는지 16~18세기 조선과 일본의 비교를 통해 예리하게 짚어낸 책이다. 한 재벌 총수는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 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라고 했지만, 책을 쓴 문소영 서울신문 기자는 이미 역사적으로 16~19세기에 조선은 당시 중국(명·청)과 일본(에도 막부) 사이에 낀 샌드위치일 가능성이 높았다고 지적한다. 조선이 오랑캐, 왜구 정도로 무시했던 일본은 16세기부터 유럽과 동남아 등 외부 세계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고, 수백년간 축적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일본의 독특한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저자는 18세기 무렵부터 조선과 일본 사이의 문물 교류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예로 18세기 중엽 유럽 왕실에서는 일본의 채색 도자기와 함께 칠기 목가구가 유행했다. 영어로 저팬(Japan)은 일본을 의미하지만 ‘칠기·옻칠’이라는 보통명사이기도 하다. 차이나(China)는 중국을 뜻하지만 도자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유럽은 16세기 이후 중국이나 일본에서 수입된 도자기나 칠기에 해당 국가의 대표성을 부여해 ‘국가이름=보통명사’로 전환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같은 시기 코리아의 보통명사는 없다. 저자는 문화, 경제, 사회, 정치의 네 부분으로 나눠 조선과 일본 두 나라의 모습을 면밀히 분석한다. 스스로 ´도자기 강국´이라고 주장하는 한국은 왜 세계적 조명을 받지 못하고, 한국보다 수백년 늦게 도자기 산업에 뛰어든 일본은 도자기 원조처럼 우뚝 섰을까. 여기에서도 조선과 일본의 차이가 있었다. 17~18세기 채색 도자기로 유럽 왕실과 귀족을 매료시킨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산업화된 생산 방식으로 전환한 유럽과 경쟁하기 위해 서양의 전문가를 고용해 근대적 도자기 기술을 도입했지만, 아무 준비 없이 개항기를 맞은 조선의 가마들은 ‘왜자기’라고 부르던 자기들이 싼 가격에 수입되면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조선 후기까지 명맥을 이어온 전통 도자기 제작 기법들도 덧없이 사라졌다. 조선 후기에 생산력 증대에 필수적인 인구 증가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분석도 흥미롭다. 중국과 일본은 16세기, 늦어도 17세기에 감자·고구마 등 구황작물을 받아들였지만, 17~18세기 심각한 대기근을 겪은 조선은 구황작물 전래가 늦어 초근 목피로 연명하는 질곡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정체된 조선 후기의 인구는 조선의 수공업과 상업의 발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사고의 틀’인 두 나라 언어도 비교한다. 한글은 1446년에 조선의 왕인 세종이 만들었음에도 조선 왕실과 지배층에게 외면당했다. 때문에 한글로 쓴 고전문학은 일본에 비해 상당히 적은 편이다. 반면 일본은 한자의 초서체를 모방한 히라가나 등을 만든 직후부터 각종 시와 소설을 쏟아낸 것이 훗날 문학적 성과와 출판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동안 역사학자들이 자료 부족을 이유로 혹은 국민적 정서를 불편해하며 주저하던 시점을 골라 조선과 일본을 비교했다는 것이다. 책은 겉으로는 역사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와도 직결된 부분이 많다. 책을 덮은 뒤 “진실은 불편하고 아프지만 받아들이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힘이 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1만 8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자살률 OECD 1위’ 오명 노원구가 앞장서 씻는다

    ‘자살률 OECD 1위’ 오명 노원구가 앞장서 씻는다

    “자살 방지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인데 구청에서 해보려고 한다. 구청 차원에서 국가도 못하는 무모한 도전, 야심 찬 도전을 하고자 하니 많이 지켜봐 달라.”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13일 서울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노원구의 자살자 수를 현행 10만명 당 29.3명에서 절반 수준인 15.3명으로 줄이는 정책을 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구청장은 오전 노원경찰서와 소방서, 상계백병원과 을지병원, 원자력병원 등의 응급의료세터와 ‘자살위기대응 협조체계 마련을 위한 협약서(MOU)’를 체결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외환위기 때 급속히 치솟아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현재 한국의 자살자 수는 10만명 당 31.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OECD 국가의 평균 자살자 수가 11.5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배가 많다. 자살자 수 2위와 3위를 차지한 헝가리와 일본은 각각 19.6명과 19.4명으로, 한국과 비교하면 10명이나 적다. 김 구청장은 자살 급증 원인을 무엇보다 ‘경제적 위기’에서 찾았다. 1980년부터 1990년 중반까지 자살자 수는 OECD 평균에 가까운 8~1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1998년 18.4명으로 치솟았고 2004년부터 24~25명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어 2008년 후반의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세계가 요동치던 2009년 자살자 수는 31.0명으로 급증했다. 1998년 경제성장률이 5.7% 후퇴했고, 다시 자살자가 급증한 2009년에도 경제성장률이 0.2%로 정체했던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노원경찰서의 자살 원인 분석에 따르면 자살원인의 1위는 54.8%가 신병 비관이고 2위가 생계곤란(18.4%)이다. ●생계곤란형 자살 증가세 경찰청 통계에서도 구는 강력범죄 발생률은 아주 낮지만 자살률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임대주택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가장 많은 자치구로, 경제위기에 타격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부자동네인 서초구의 자살자 수가 절반 수준인 15명인 것과 비교하면 자살의 원인이 경제력과 관련이 많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외로움을 많이 타고 병이 있는 노인 단독가구의 자살이 많지만, 최근에는 20~50대 무직자들의 자살률이 증가하는 등 생계곤란형 자살률이 늘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도 자살을 키운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 편견, 생명존중 및 자살예방 관련법에 대한 국회의 처리 지연, 유명 연예인의 자살 이후 잇따르는 모방 자살에 대한 사회적 대응 부재 등의 상황에서는 해결책이 없다. 김 구청장은 “근본적으로 사회복지 제도를 개선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동시장에 대한 정책을 펴지 않으면 경쟁에서 내몰린 개인이 최후의 저항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구청장은 자살방지를 위한 제도 정비를 촉구했다. 병원에서 자살 미수자나 자살자의 유가족 관리를 하지 않는 점을 예로 들었다. 자살자의 유가족들이 자살할 가능성이 일반인의 경우보다 더 크지만 방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살 고위험군을 분류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면서 “오늘 병원과 경찰서, 보건소 등과 MOU를 맺은 것도 이런 이유”라고 밝혔다. 즉 응급의료센터에 입원한 자살 미수자들의 동의 아래 이들이 정신의료센터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하고, 경찰은 자살 미수자와 자살 유가족을 집중 관리하는 것이다. 자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되는 20~50대의 무직자, 실업자, 비정규직, 홀몸노인,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서는 연간 1회 우울증 검사를 하고 자살 위험도나 우울증 수준이 높다고 판단되면 약물치료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구 단위로 진행되는 복지체계를 동 단위, 통·반 단위 등으로 나눠서 일상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1단계 목표 15.3명으로 낮추는 것 노원정신보건센터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지역 종교단체와도 적극적으로 연대할 계획이다. 자살 고위험군에 종교가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구의 1단계 목표는 김 구청장 재임기간인 2013년 12월까지 자살률을 절반 수준인 15.3명으로 낮추는 것이고, 2단계는 2017년 말까지 11.2명으로 30% 가까이 줄이는 것이다. 구는 지난 1일 보건소 내에 생명존중팀을 신설했고 정신보건센터에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 8명으로 자살예방팀을 구성했다. 연말까지 ‘서울시 노원구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에 관한 조례’도 제정할 예정이다. 자살방지를 위한 내년 예산은 5억원. 대부분 정신상담을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려는 것이고, 학생이나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설문지 제작 비용 등이다. 김 구청장은 “구청과 병원, 소방서, 경찰서, 보건소 등을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것인 만큼 크게 예산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가 얼마나 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개인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자 노력하겠다. 생물학적 아들은 나를 돌보지 않아도 내가 사는 구의 구청장이 아들처럼 나를 돌보니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홀로 사시는 어른들에게 주고 싶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의 노벨상 수상과 한국의 기초과학 현실/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일본의 노벨상 수상과 한국의 기초과학 현실/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일본이 기초과학 강국임이 재확인됐다. 올해 또 2명이 노벨 화학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14명이 노벨과학상(의학생리·화학·물리)을 수상했다. 미국 국적의 일본인까지 포함하면 15명이다. 노벨과학상은 기초과학 수준의 표징인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 과학자의 성과를 지켜보면서 부러움보다 우리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앞선다.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한명도 못낸 탓보다는 한국의 취약한 기초과학 기반과 사회적 무관심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은 앞날의 불확실성을 더욱 확대시켜 가고 있다. 불확실성 시대에서 선도적 국가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것이다. 특히 기초과학분야의 기반은 세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창의력을 제공한다. 국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울 수 있는 활로는 창의성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은 기초과학을 국가적 인프라로 여기고 꾸준히 투자해 왔다. 1985년 플라자 협약이 계기였다. 이로 인한 엔고 현상은 버블경제의 붕괴를 가져왔다. 일본의 국가경쟁력을 현저히 떨어뜨렸다. 다른 국가들과 더 이상 비용면에서 산업경쟁력의 우위를 보장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초과학을 파격적으로 지원했다. 일본 정부는 1990년 ‘50-30프로젝트’라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기초과학 분야에서 50년 동안 3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1985년에 국민총생산의 2.77%를 연구개발에 투자했으며 그 이후 2% 수준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다. 이 중 40%를 기초과학에 지원하고 있다. 셰라던 다쓰노는 1997년 ‘일본이 앞서 달리고 있다’는 저서에서 “일본은 1985년 이후 1만 5000개의 기초과학연구소를 세웠다.”고 밝혔다. 한국 과학계의 한 유명인사는 “일본을 ‘기초과학연구소’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기초과학연구소에 70만명의 연구원이 있다.”고 말했다. 2008년 노벨상 수상자 중 한 사람도 “나의 수상은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일이 아니다.”면서 “수십년 연구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기초과학에 대한 이런 과감한 투자가 거의 모든 사업분야에서 일본이 최고 기술수준을 확보하는 실적을 낳았다. 축적된 힘이 발휘된 것이다.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뒤의 일본은 투자의 결실을 얻어가고 있다. 일본의 독창성 흔적을 특허에서 찾아보자. 지난해 미국 특허청이 발표한 국가별 특허등록에서 1위를 차지했다. 3만 8620건이다. 2위인 독일(1만 1490건)의 3.5배를 넘는다. 아마 등록된 특허 중에 어떤 것들은 혁신적인 신제품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할지도 모른다. 과거 ‘혁신의 모방자’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일본의 현재 모습이다. 여기에 기초과학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남달랐다.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 즉 ‘모노즈쿠리 정신’도 이 같은 성과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창의적 연구를 뒷받침한 것은 기초과학자를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였다. 과학자들의 연구 실패에 대해 책임을 묻는 일은 없다. 일본 이공계 교수는 우리나라 교수들처럼 1년에 몇 건의 논문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부담도 없다. 연구소 연구위원들도 당장 신제품 개발 실적을 내놓아야 하는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세금을 감면받기 위한 기업연구소 개소 같은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최고 기초과학 선진국이라는 명성을 얻었음에도 일본은 이공계 기피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런 현실을 보고 “내일도 노벨상 수상을 휩쓸지 미지수”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 노벨상을 수상한 스즈키 아키라 명예교수도 수상소감에서조차 “젊은이여, 외국으로 나오라. 더 많이 해외로 가라.”면서 “이공계에서 활약하는 일본 젊은이가 점점 늘어나길 바란다.”며 이공계의 소침을 걱정할 정도였다. 한국은 지난 3년 동안 이공계 이탈 학생이 5만 6000명에 이르지만 책임 있는 어느 누구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지 않는다. 일본의 기업과 언론이 우리를 칭찬하는데 정신을 놓고 있다가 어려운 사정에 빠져드는 것도 모르고 있는 것(호메고로시)은 아닐까.
  • ‘홈리스’ 찌른뒤 흡혈 ‘뱀파이어’ 커플 충격

    최근 뱀파이어를 미화시킨 영화들이 나오면서 이를 모방하는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외신들은 현지 애리조나 피닉스에 사는 한 20대 커플이 피를 마시기 위해 한 남성을 찌른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아론 호머(24)와 아만다 윌리엄슨(21)은 최근 이 지역에 집 없는 단기 체류자인 로버트 머레이(25)를 자신들의 아파트로 끌여들였다. 현지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가해자의 아파트에서 혈흔과 범행에 사용된 칼이 발견됐고,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왼팔에 상처를 입은 피해자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또 피해자의 경찰 진술로 이들 커플은 그간 이교도로서 뱀파이어를 숭배해왔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최근 젊은이들이 뱀파이어를 모방하는 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당국이 곯머리를 앓고 있다. 또 이같은 행동에서 병원균에 감염될 우려가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전했다. 한편 호머와 윌리엄슨은 거짓 진술과 가중 폭행의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아론 호머(24)와 아만다 윌리엄슨(21)의 머그샷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한·일, 진정한 화해 하려면…

    어찌보면 희한한 일일 수 있다. 올해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했다고 해서 화제였다. 한일병합 100년 만에 이런 사죄 하나 받았다고 기뻐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일까. 비교돼서 언급되는 사례가 독일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해 폴란드 침공 70년을 맞아 “전쟁의 고통을 묘사하기엔 그 어떤 말로도 부족하다. 모든 희생자 앞에 고개 숙인다. 전쟁의 공포를 잊을 수 없고, 그 상처가 우리 눈앞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임무다.”라고 연설했다. 그것도 독일·러시아·폴란드 3국 공동 전쟁박물관을 만드는 자리에서 행한 연설이다. 왜 한국-일본은 이런 관계로 나아가지 못하는가.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은 7일 오후 4시 베른트 마르틴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역사학 교수를 초빙해 그 답을 듣는다. 마르틴 교수는 ‘일본의 근대화-독일을 모방한 특수한 길인가?’, ‘베를린-도쿄 축의 형성과 몰락’ 등의 연구서를 펴낸 독일 대외사 권위자다. 내한강연에서 한·일 역사분쟁 와중에 대안으로 떠오른 한·일 공동 역사교과서의 모델인 독일-폴란드 공동 역사교과서에 대해 언급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독일은 2년 전에 나온 독·불 공동교과서를 모델로 독일-폴란드의 양국 관계에 대한 교과서를 준비하고 있다. 마르틴 교수의 제안은 일단 ‘공통의 것’을 찾으라는 것이다. 가령 독일과 폴란드는 교과서 작업 때 기독교적 전통, 계몽주의, 인권, 민주주의 등을 의도적으로 강조한다. 그것이 독일과 폴란드가 공유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얘기를 풀어나가기 쉬울 수밖에 없다. 반면 한국과 일본 교과서에는 불교나 유교 등 양국이 공통화제로 삼을 수 있을 만한 것에 대한 배려나 언급이 없다는 게 마르틴 교수의 진단이다. 이는 지금의 역사교과서 서술 자체가 왕조 연대기를 다루는 옛 방식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각자 왕조의 영광과 우수성 위주로 배우게 되면 다른 나라와의 상호관계를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 마르틴 교수는 폴란드 교과서가 전반적으로 지독한 민족주의 성향임에도 왕조의 영광을 드높이는 서술 방식은 피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또 한 가지 귀 기울일 만한 대목은 이런 작업이 정치적 이벤트로 치러져서는 안 된다는 충고다.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방해하는 것은 정치적 이벤트다. 예컨대 일본 청소년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무슨 뜻인 줄 알지만, 정작 진주만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런 것이 정치적 이벤트로 변한 역사의 해악이라고 마르틴 교수는 지적한다. 그렇기에 독일과 폴란드는 공동 연구서 작업에 중도적 학자들이 중심을 잡도록 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2년간 1000여명을 …대담무쌍 성폭행범 경악

    22년간 1000여명을 …대담무쌍 성폭행범 경악

    22년간 유럽 전역을 돌며 여자 1000여 명을 성폭행한 희대의 성폭행범의 판결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독일 출신의 게오르그 P(46)라는 남성은 영화 ’양들의 침묵‘을 모방한 성범죄를 저질러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무거운 짐을 들고 힘든 시늉을 하며 목표 여성에게 접근한 뒤, 여성이 도움의 손을 내밀면 곧장 피해자의 머리를 내리치고 성폭행 했다. 화장실을 잠시 써도 되겠냐며 집안으로 들어가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그가 ‘무대’로 삼은 곳은 독일 뿐 아니라 네덜란드· 벨기에·룩셈부르크 등 수 군데. 직접 밝힌 피해자의 수는 20여 명에 이르고, 폭행전과까지 합치면 범죄건수가 총 10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오르그가 직접 밝힌 범죄 원인은 여성을 향한 증오심이다. 문자를 쓰고 읽는 것에 서투른 것에 열등감을 느끼고 지적인 여성을 주 타킷으로 삼았다. 당시 그는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재판에서 “지적인 여성을 보면 참을 수 없었다. 그들에게 해를 입혀야만 만족할 수 있었다.”면서 “매춘부를 찾아가보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고 고백했다. 한 여자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22년간 단 한 번의 의심도 사지 않고 가족을 속이는 치밀함으로 세간을 놀라게 했다. 가족과 함께 외출했다가 몰래 빠져나와 범행을 저지른 뒤 다시 합류하기도 했다. 죗값에 따른 형벌을 결정할 재판은 다음 달에 예정돼 있다. 데일리 메일은 그가 최소 15년 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름부터 의상 컨셉까지 모방...’대단한 짝퉁 아이돌’

    이름부터 의상 컨셉까지 모방...’대단한 짝퉁 아이돌’

    KBS JOY 연예정보프로그램 ‘연예매거진 엔터테이너스’가 24일 방송을 통해 한국 아이돌그룹을 모방한, 이른바 ‘아시아 짝퉁 아이돌 그룹’을 파헤칠 것으로 전해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송에선 이름에서부터 멤버 수, 의상 콘셉트까지 빅뱅을 완벽히 모방한 중국 그룹 ‘오케이뱅’이 소개된다. 또, 의상이나 콘셉트뿐만 아니라 히트곡 ‘노바디’까지 원더걸스를 따라한 ‘RHM’과 샤이니를 모방한 그룹 ‘링딩동’ 등 캄보디아의 짝퉁 그룹들이 아울러 소개될 예정이다. 한국 아이돌을 따라한 아시아 짝퉁 그룹 실태는 24일 금요일 밤 10시 50분 KBS JOY 연예정보프로그램 ‘연예매거진 엔터테이너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빅뱅, 샤이니, 원더걸스/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김구라, 신정환에 공개충고 "돌아와 잘못 밝혀라"▶ 김제동, 깔맞춤 강남 패션으로 압구정 접수▶ 하석진 조여정, 방송 이어 트위터서도 핑크빛 러브라인▶ ’여친구’ 신민아, 일주일 밤샘촬영 속 ‘여신포스’ 뽐내▶ 아이유, 손담비 ‘퀸’ 완벽 소화…비스트 양요섭 열광 수상해
  • [씨줄날줄] 뎅기열/김성호 논설위원

    연예인은 흔히 공인(公人)으로 통한다. 공인이래야 공적 공간을 사는 자연인쯤의 위상일 터. ‘공적 업무의 수행자’라는 사전적 의미에선 비켜난 이들이다. 그럼에도 연예인의 공인 명칭은 사회적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인정하기 때문일 게다. 인기 연예인의 말이 유행어로 번지고 스타의 패션은 모방과 추종의 거센 바람을 낳는다. 얼마전 한 포털 설문조사에선 초등생 1만 478명 중 절반에 가까운 41.6%가 장래직업으로 연예인을 바랐단다. 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서도 청소년 선호직업으로 중등교사 다음으로 음악가·연예인이 많이 꼽혔다. 연예인이 단순 인기인이 아닌 것이다. 대중예술인의 위상 강화는 현실과 가상의 틈새를 메우는 예술행위에 대한 관심집중이다. 나는 할 수 없지만 연예인은 거침없이 누리고 즐기는 환상세계에 대한 대리만족이랄까. 이런 가상의 세계를 누비고 즐기는 대중예술인들은 숱하다. 지상파 방송들의 황금시간대 스타 모시기와 이들의 도배식 출연은 짜증을 넘어 원성을 부를 정도이다. 인기정상 스타 연예인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자살소동을 빚고 연쇄 자살로까지 이어지기 일쑤다. 연예인, 특히 스타 대중예술인들이 ‘단순 기능인’과 ‘재능있는 유명인’에 그칠 수 없는 이유다. 스타 연예인들의 잇따른 탈선으로 연예계가 어수선하다. 억대 도박과 금융사기, 병역기피, 치정에다 속이고 기만하는, 모면성 거짓말까지 흉흉하다. 수차례 원정도박으로 비난을 샀던 가수 신정환의 뎅기열 사기극은 압권이다. 도박빚으로 필리핀에서 입국이 막혀 도피 중이면서 뎅기열로 입원중인 것처럼 팬카페에 허위 글과 사진을 올렸다. 가수 MC몽의 일탈도 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7차례나 군 입대를 미루면서 생니까지 4개나 뽑은 혐의가 짙지만 치료 때문이란 해명성 글을 홈페이지에 올려 부인하고 나섰다. 도처에 비난 글들이 쏟아지는데도 당사자들이 방송에 버젓이 얼굴을 보이고 방송사들은 일말의 언급도 없다. 공기(公器)와 공인의 어이없는 타협과 공조가 어색하기만 하다. 대중의 인기와 사랑을 먹고사는 연예인들. 답답한 현실의 대중들에게 대안의 세상과 위안을 주는 이들의 인기는 축복이자 천형(天刑)이라고 한다.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린 채 감시 아닌 감시를 받는 인기의 그늘 때문이다. 인터넷이며 CCTV, 모바일 홍수 속에 이들이 숨어 일탈 행각을 벌일 공간은 더 이상 없어 보인다. 인기정상의 스타로 살 것인지, 돌팔매 맞는 범죄자로 전락할 것인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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