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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헷갈리는 경기 지표] 소비지표 반등·자산시장 활력… 수출 부진이 경기회복 발목

    [헷갈리는 경기 지표] 소비지표 반등·자산시장 활력… 수출 부진이 경기회복 발목

    ‘석가탄신일 황금연휴’ 첫날인 지난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은 화장품과 가전제품 매장마다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남편과 영화를 보고 오랜만에 백화점에 들렀다는 최인영(39·여)씨는 “중국 백화점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연휴를 이용해 나들이에 나섰던 직장인 오모(51)씨는 “경기가 안 좋다는데 고속도로에 차가 넘쳐 나고 유흥지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경기가 정말 안 좋은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나아지고 있다고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에 서울신문은 25일 신용카드 매출, 자동차 판매량, 대형 가전제품 매출 등 생활 속 경기 지표들을 분석해 봤다. 일부 지표는 4월을 기점으로 확실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지난달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15.3% 급증했다. 증가율 규모로는 2012년 9월(15.7%)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4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11만대로 올라서며 1년 전보다 2.8% 증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 밀어내기 판매 때문에 올 1~2월 자동차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부진했다”면서 “4월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000대가량 판매가 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특정 회사의 파격적인 무이자 할인 판매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의 지표 호전을 끌어내고 있는 원동력은 부동산 시장이다. 지난달 주택 거래량은 12만 488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3% 급증했다.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4월 거래량으로는 최대치다. 부동산 건설 경기 침체로 2012년 6만 8000건까지 떨어졌던 4월 주택 거래량은 3년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이는 부동산 중개업, 부동산 서비스업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사가 늘면서 내구재 소비도 늘고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의 대형 가전제품(냉장고·TV·세탁기·에어컨 등)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이사하면서 냉장고와 소파 등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전체 매출액 역시 지난 3월 5.7% 감소했다가 지난달에는 1.5% 증가했다. 할인점 매출액 감소세도 같은 기간(-6.5%→ -0.2%) 크게 둔화됐다. 코스피도 고공 행진이다. 지난해 12월 말 1915.59였던 지수는 올 들어 2100선을 넘어섰다. 이달 22일 종가는 2146.10이다. 자산시장 호전은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의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로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생산, 소비, 건설투자 등 실물 지표가 전반적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며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수출이다. 올 1~4월 수출 실적은 179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879억 달러)보다 4.4% 줄었다. 감소 폭도 더 커지는 양상이다. 4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8.1%로 전달(-4.5%)의 거의 두 배다. 엔저 여파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탓 등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의 수출 부진이 단지 환율 요인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교역량 둔화 등을 걱정했다. 노동시장 등 4대 구조개혁도 지지부진하다. 4월 청년실업률은 10.2%로 4월 수치로는 199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돈이 많이 풀리면서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개선되고 백화점 매출도 늘었지만 실물경제로 경기회복이 퍼진 단계는 아니다”라며 “기업 투자와 매출 증가,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으로 가야 하는데 아직은 모멘텀이 확실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전문가가 바라본 ‘반기문 대망론’

    전문가가 바라본 ‘반기문 대망론’

    반기문(얼굴) 유엔 사무총장이 방한 일정을 마친 뒤 지난 22일 출국했으나 그가 남긴 정치적 여운은 가시지 않고 있다. ‘반기문 대망론’을 비롯한 향후 행보에 대해 정치 전문가들의 평가도 엇갈린다. ●“반 총장 대선 불출마 뜻 밝힌 적 없어” 전원책 변호사는 2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반 총장의 행보와 관련해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뒤 대통령에 오른 오스트리아의 ‘발트하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생각”이라면서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없다는 게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대권 후보 기근 현상이 계속될수록 반기문 대망론은 각광받을 것”이라면서 “다만 대선을 3년 가까이 남겨둔 상황에서 그 의미는 적다”고 선을 그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대망론은 잠복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라면서 “결국 (반 총장의) 권력 의지의 문제”라고 신중론을 폈다. 반 총장이 정계에 진출하더라도 ‘대선 후보에 오르는 것’과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은 별개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지금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극대화된 이미지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지지층의 구조 자체는 취약하다”면서 “향후 지지율은 소폭 하락 또는 정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변호사도 “반 총장은 국내 현안에 대한 자기 의견을 밝힌 적이 없다”면서 “이미지 정치로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를 수는 있지만 자기 생각을 밝히는 순간 가상적 지지도가 폭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 총장의 정치적 선택지를 놓고도 다양한 견해가 나온다. 여당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 야당에서는 비노(비노무현)계 등 마땅한 대선 후보가 없는 정치 세력으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반 총장이 이미 강력한 후보군이 있는 야당에 리스크를 안고 가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여당은 친박계를 중심으로 반 총장에게 구애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도 “반 총장이 출마를 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선택할 것이고, 이 경우 아무래도 여당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반 총장이 독자적인 세력을 만들 여력은 없을 것”이라면서 “야당의 비노-호남 세력은 반 총장을 영입해 호남과 충청을 묶는 제2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층 취약… 대선 후보와 대통령 당선은 별개” 반 총장의 이번 방한이 적어도 정치적 효과 측면에서는 제한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배 본부장은 “정치적 메시지가 보다 명확했다면 지지율 상승을 위한 모멘텀(계기)이 될 수 있었겠지만 이번 방한을 놓고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 교수도 “개성공단에 가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자기 목적에 충실한 방문”이라면서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한 행보를 했기 때문에 정치적 평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반기문 개성공단行 막아 국제 고립 자초한 北

    오늘 예정됐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이 무산됐다. 하루 전날인 어제 북한 당국이 돌연 반 총장에 대한 방북 허가를 철회하면서다. 한번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북한의 종잡을 수 없는 태도도 씁쓸하지만, 우리로선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놓쳤다는 아쉬움이 더 크다. 김정은 정권이 국제적 고립을 벗고 남북 협력을 확대할 호기를 스스로 걷어차 버린 꼴이라 북측의 외교적 결례를 따지는 것조차 부질없어 보일 정도다.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북한의 행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체제 유지가 급선무인 김정은 정권의 속사정을 감안하면 북측의 이번 변덕이 새삼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물론 우리 정부도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 효과를 긍정적으로 본 건 사실이다. 삐걱거리고 있는 개성공단의 정상화와 더불어 남북대화 재개의 계기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 셈이다. 반 총장의 평양 방문으로 이어지면 개성공단의 국제화나 북한의 다른 경제특구 개발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식의 보도도 냄비 끓듯 터져 나왔지 않은가. 하지만 북측이 하루 전 방북 철회라는 외교적 무례를 저지르면서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북측의 변덕이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 이런 것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위배되는 사항”이라고 밝힌 반 총장의 그제 회견 내용에서 촉발됐다는 관측도 있긴 하다. 이는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이 어제 “유엔 안보리는 미국의 독단과 전횡에 따라 움직이는 기구”라고 맹비난하면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 성공 등 핵타격 수단의 소형화·다종화를 자찬한 데서도 짐작된다. 분명한 건 북한이 현 시점에서 대외 개방보다는 내부 단속에 급급해 있다는 사실이다. 어제 정부 고위당국자의 전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평양 땅을 밟은 우리 측 인사는 단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심지어 남남 갈등의 불씨를 만들 개연성 탓에 이명박 정부 때부터 달갑지 않게 여겨온 6·15 남북공동행사를 박근혜 정부가 전향적으로 수용하려는데도 북측이 오히려 뒷걸음치는 국면이 아닌가. 근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등 내부적으로 극단적 공포 정치를 펴는 북한이다. 그러면서도 반 총장의 개성공단행까지 막으면서 문을 꽁꽁 닫아걸고 있다. 최악의 경제난에 허덕이는 김정은 정권이 이처럼 ‘은둔형 외톨이’ 국가를 자초하는 한 주민을 먹여살릴 수도, 끝까지 체제를 지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죽하면 미국의 권위지인 뉴욕타임스가 엊그제 사설에서 “김정은 체제는 어느 시점에 급작스럽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겠나. 물론 이런 북한 내부의 혼란은 남북 구성원 모두에게 이롭지 않은 시나리오다. 반 총장 방북 불허로 불가측적인 북한 정권을 상대로 한 감성적 접근의 허망함을 새삼 실감하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되 북한이 국제사회와 교류·협력을 통해 정상적인 발전의 길을 걷도록 노력하겠다”고 누차 밝혔다. 김정은 정권은 핵으로 체제를 지키려는 미망을 버리고 세계를 향해 문을 열고 우리가 내민 도움의 손길부터 맞잡기 바란다.
  • 中 새 기업 하루 1만개씩 생겨 ‘창업대국’으로

    지난해 중국에서 하루 1만개씩 새로운 기업이 탄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北京)지부는 18일 ‘중국 경제의 새로운 모멘텀, 창업대국’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취업난 해소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중창업(大衆創業), 만중창신(萬衆創新)’을 새로운 국정지표로 내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창업에 유리한 생태계 조성으로 기업 수를 늘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새 기술, 새 제품, 새 시장을 적극 창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자영업자와 협동조합을 제외한 일반기업 창업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창업 일반기업 수는 2011년 200만개에서 2013년 250만개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그 수가 365만개로 폭증했다. 중국의 창업 열풍은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 귀국 유학생 창업, 외국기업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귀국 유학생 창업단지 수가 2006년 말 110개에서 2013년 말에는 280개로 2.5배 이상 증가하면서 입주 기업 수가 1만 6000개에 이르렀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창조경제 전도사’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윤종록 원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창조경제 전도사’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윤종록 원장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말 그대로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정보통신산업의 진흥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관련 정책 연구 및 수립을 지원하고 전문인력 양성 등 기반조성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이곳 수장은 미래창조과학기술부 2차관을 지낸 윤종록(58) 원장. 윤 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아이디어를 제시, ‘창조경제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3월 19일 원장 부임 이후 소프트웨어 산업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의 역동성 회복에 진력하고 있다. 윤 원장을 만나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문제점, 성장 가능성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달 23일 서울 송파구 NIPA 원장실에서 진행됐다.→경제에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 정보통신기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창조경제는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나가는 부분과 기존 산업이 ICT 융합을 통해 역동성을 갖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것은 핀테크 등 지금 엄청나게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기존 산업을 ICT와 어떻게 융합해 가느냐, 이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 조선·자동차 등이 지난 50년간 넘버원으로 해 왔으나 이제 사양산업으로 접어든다고 할 게 아니라 이것을 ICT라는 비타민을 통해 다시 역동성을 제고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미국도 실업률이 떨어지고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을 5.5%까지 했는데 원인을 들여다보면 창업을 많이 하고 기존 산업이 ICT를 통해 역동성을 되찾아 가는 두 가지가 합쳐져 현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기존 산업이 역동성을 되찾는 것과 ICT와 과학기술이 접목해 새로운 이노베이션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두 가지가 잘돼야 한다. 창조경제라는 것은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것과 기존 산업이 역동성을 찾는 것 두 가지 다 아울러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기존 산업 분야에서 역동성을 살려야 한다고 했는데 국내 업계 대표들이 이를 잘 모르나. -생각들은 다 있으나 절실함을 많이 못 느끼는 것 같다. 다른 성공 사례를 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제조업은 만들어서 팔아 버리면 끝이다. 이를 서비스로 바꾸면 한번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제품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연장이 된다. 항공기 엔진으로 유명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는 엔진을 팔면 센서, GPS를 장착한다. 어느 항공기에 탑재되든 엔진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데이터를 GE 본사로 보내온다. 그러면 GE에서 사후관리서비스를 한다. 엔진이라는 제품을 서비스로 실시간 관리함으로써 엔진 수명이 다할 때까지 매출이 계속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네덜란드 헨드릭스(Hendriks)의 주력 사업 변신도 참고할 만하다. 이 회사는 가축 사료 업체에서 출발해 가축 질병 진단 키트 개발에 이어 질병 백신 보급으로 생산 업체에서 서비스 업체로, 종국에는 솔루션 업체로 변신한 경우다. 우리나라도 선박 엔진, 현대중공업의 선박 엔진이 전 세계 중대형 선박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GE처럼 현대중공업도 센서를 부착해 대서양 등 전 세계 어디를 운항하든 관리해 줄 수 있는 서비스 회사로 진화해야 한다. →지금 기술로도 가능한가. -충분히 가능하다. 사물인테넷, 센서를 부착하고 와이어리스로 빅데이터를 활용할 클라우딩을 연결해 놓으면 그 배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다. 지난 2월 현대중공업에 갔었는데 이런 얘기를 같이 했다. 그쪽에서도 굉장히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적한 대로 전통산업 분야에서도 ICT 융합 마인드를 가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전통산업 분야에서 혁신 바람을 일으킬 아이디어로는 어떤게 있나. -무엇보다 기존 산업과 ICT 융합을 통해 업그레이드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CEO가 융합 개념을 확실히 인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신발 회사를 운영하는 CEO에게 ‘ICT 융합을 통해 우리 회사를 이렇게 바꿀 수 있겠구나’ 하는 점을 시각적으로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전통산업 CEO가 융합 관점에서 자극을 받고 변신해 갈 수 있도록 이른바 명품융합과정(AMP 과정) 개설을 검토 중에 있다. 단순한 제품 제조 회사가 서비스에서 솔루션 회사로 성장한 네덜란드의 헨드릭스 같은 사례를 제시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 이를 위해 융합을 원하는 전통산업 기업과 ICT 솔루션 기업을 연결해 주는 이른바 ‘융합센터’ 설립도 검토 중이다. →ICT 융합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이랄까, 목표는 뭐라고 할 수 있나. -좋은 질문이다. 우리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은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거나 ‘뛰어난 두뇌’를 활용하는 것뿐이다. 값싼 노동력이 경쟁력을 상실했다면 뛰어난 두뇌를 활용하는 ‘브레인 경제’로 바꿔야 한다. 중요한 것은 두뇌를 잘 활용해 혁신하는 것이다. ICT 융합을 통한 혁신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의 역동성 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 자원이 없는 나라는 ICT 융합 외에 대안이 없다. 상상력을 혁신으로 바꾸는 것이 바로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를 잘 활용한 나라로 꼽은 이스라엘을 연구한 책도 냈던데. -맞다. 창조경제는 상상력을 이노베이션이라는 혁신으로 바꿔 주는 것이라고 본다. 최근의 혁신적 변화는 거대한 과학기술이 아니라 작은 상상력이 바꾼 것이다. 예를 들면 구글은 15년 전 태어났다. 현 주식을 다 팔면 200조원 정도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회사다. 그런데 노벨상 몇 개 만들어 냈느냐. 아니다. ‘구글 서제스트’란 검색엔진 하나가 등장한다. 검색하다 보면 단어 하나 집어넣었는데, 예를 들어 ‘NY’를 집어넣었는데 알아서 막 제안을 한다. 그게 야후를 무너뜨린다. 이후 승승장구해 세계 2위까지 왔다. 구글 서제스트라는 간단한 상상력이 구글을 바꿨다. 우리 네이버도 15세로 구글과 나이가 같다. 네이버 분당 사옥에 가 보면 24층 건물 하나 있는데 그 안이 컴퓨터로 꽉 차 있다. 이 회사 주식을 다 팔면 KT에 SKT 주식을 다 판 것과 같다. 네이버가 노벨상 만들었는가. 아니다. 네이버 지식인이 모티브가 돼 큰 회사가 됐다. 이건 무엇을 말하는가. 상상력이 거대한 이노베이션의 출발선이었다. 상상력을 혁신으로 바꾸는 것이다. →상상력을 이노베이션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여러 가지를 바꿔야 한다. 교육, 문화, 금융시스템 등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공식적 조직을 비공식적으로 바꾸고, 수직적 문화를 수평적 문화로 바꿔야 한다. 교육에서도 질문과 토론을 통한 창의성 교육을 하고, 금융에서도 리스크를 감당할 줄 아는 벤처 금융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받쳐져야 한다. 이런 게 다 됐을 때 창조경제가 ‘풀 스피드’를 낼 수 있다. 창조경제가 몇 년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기보다 어느 정도 속도로 가느냐,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겠는가. 창조경제는 경제 패러다임이다. 산업경제시대 손발의 부지런함으로 움직이는 데서 두뇌로 변화하는 것이니 몇 년 안에 성과가 난다기보다 경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 →컴퓨터 소프트웨어(SW)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 -우리가 특별히 약한 게 소프트파워다. 하드파워는 강한데 이 약한 소프트파워를 강하게 하는 것, 이것이 창조경제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브레인(두뇌)이 움직여야 하는데 브레인은 소프트파워다. 소프트파워를 강하게 하려면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에코 시스템이 잘 유지될 수 있는 정책이 많이 나와야 한다. 가능하면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소프트웨어를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21세기에 필요한 것은 영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인 ‘컴퓨터와의 대화’다. 영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를 잘 가르쳐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컴퓨터와 대화하면 학부모들은 아이들 게임중독을 떠올리며 말리지 않나. -게임은 제가 말한 컴퓨터와의 대화 중에서도 수동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컴퓨터와의 대화는 남이 만든 게임에 중독될 정도로 하는 게 아니라 그러한 게임을 만드는 데 중독돼 버리게 하는 것이다. 내가 스스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 버리는 방향에 초점을 둬야 한다. 내가 만드는 데 중독되게 해야 한다. 좋은 개념의 중독이다. 다음 세대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진 직업 환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향후 20년 내 미국 일자리 절반이 컴퓨터의 도움으로 자동화돼 소멸할 것이며, 새로운 직업들에는 창의적이고 사회적인 역량이 필요하리라는 전망이 있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정해진 지식을 습득하기보다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찾고 배워서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런 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은 모두를 개발자로 만들려는 게 아니라 교육 과정을 통해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찾아내는 창의력 교육의 한 과정이다. →핀테크 사업을 보면 구글·알리바바 등 정보기술(IT) 기업 중심으로 잘되는데 핀테크 산업을 국내에 조기 정착시키려면. -편리하고 보완도 유지해 주는 상충되는 가치를 유지시키는 기술을 누가 갖느냐의 싸움이다. 그런데 중국이 우리보다 먼저 출발했다는 이점이 있다. 개인의 거래 상태 등을 빅데이터 등을 통해 즉각 체크할 수 있는 빅데이터 산물, 알고리즘을 갖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인간이 생각해서 기계 만들고 도움을 주는 것인데 기계로 인해 일자리가 날아가 버리는 형국 아닌가. -정보화라는 부분이 인간 역량을 기계에 위탁하게 하는데, 속도는 컴퓨터에 의존할지 모르나 창의성은 그래도 결국 인간의 몫이어야 한다고 본다. 인간 몫이라고 본다. 컴퓨터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속도를 보조하는 것이지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NIPA가 다음달 진천·음성 혁신도시로 옮긴다고 들었다. 이전 준비는 잘 되고 있나. -이전하면 당분간 불편하겠지만 ICT 융합을 통해 경제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명제 앞에 우리에게 주어진 비전과 미션을 공유하고 빨리 안착하도록 하겠다. 특히 진천 시대를 맞이해 지역사회 지원 사업을 확대할 생각이다. ICT를 응용해 습도·온도 조절 등 농작물을 기르는 환경을 조절하는 이른바 ‘스마트팜’ 시범 사업 등 NIPA 차원의 지역밀착형 ICT 융합 활동을 추진하려 한다. 박현갑 편집국 부국장 eaglduo@seoul.co.kr ■윤종록 원장은 윤 원장은 한국항공대 항공통신공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해 미래창조과학부와 KT에서 우리나라 통신망 현대화를 기획하고 집행했다. KT의 마케팅본부장, 연구개발 부사장, 미국 벨연구소 특임연구원,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을 지냈다. 우리나라처럼 자원 빈국이면서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부상한 이스라엘의 성장 비결을 다룬 ‘후츠파로 일어서라’(2013)를 저술하고 ‘창업국가’(2010)라는 책도 번역했을 정도로 ‘ICT 비타민’을 통한 산업의 업그레이드에 관심이 많다. 정보통신 업체 근무에다 관련 부처 정책을 다뤄 현실감과 정책 비전에 대한 식견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있다.
  • 실리 바탕 안보·통상 투트랙… 2년 만에 한·일 통상장관 회담

    2년 만에 한국과 일본 통상장관 회담이 열린다. 역사를 둘러싼 정치외교적 이슈와는 별개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통상에 있어서 실리를 챙기겠다는 ‘외교안보·통상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엔저와 미·일의 밀월 속에 냉각됐던 한·일 통상 관계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미야자와 요이치 경제산업대신이 오는 24일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양자회담을 열기로 잠정 합의하고 막판 의제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 측 제안으로 2년 만에 양자 통상장관 회담이 열릴 예정이며 현재 최종 일정과 의제를 조율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한·일 관계가 좋지 않아 통상장관 회담이 열리지 못했는데 이번에 회담이 성사되면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한·일 FTA 등 각종 통상 이슈들이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통상장관 간 양자회담은 2013년 4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끝으로 독도 영유권 주장, 위안부 부정 발언 등 잇단 일본의 역사 도발로 인해 중단됐다. 이번 회담은 이달 23일부터 열리는 APEC 회의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한·일 FTA로 사실상 연결되는 우리나라의 TPP 참여를 앞두고 일본 측과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서도 지난해 (한·일 장관 회담) 정례화 결정이 있었고 정치외교 등의 논쟁과는 별도로 경제투자 활성화를 위해 모멘텀을 만들자는 민간업계의 요구가 많아 정부에서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일 주요 경제인 300여명이 참석하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한·일경제인회의’도 오는 13~14일 서울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50년을 향한 동반성장·공동번영의 시대로’란 주제로 열리는 회의에서 양국 기업인들은 한·일 FTA와 TPP, 금융·환율 등 양국 간 정책 공조의 필요성을 역설할 계획이다. 문재도 산업부 2차관과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가 축사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 다시 꿈꾸는 제조업 르네상스/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열린세상] 다시 꿈꾸는 제조업 르네상스/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고전 삼국지에는 ‘목우유마’(木牛流馬)에 얽힌 고사가 나온다. 위나라와 전투를 치르던 촉나라의 제갈량이 전쟁에 필요한 군량미를 손쉽게 나를 수 있도록 목우(木牛)와 유마(流馬)라는 수레 형태의 기계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촉나라는 비록 위나라나 오나라에 비해 군사 규모는 적었지만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할 만한 기계와 도구를 만들어 생활과 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기계, 혹은 제조업 하면 사실 우리나라도 옛 촉나라 못지않은 지혜를 발휘했다고 자평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천연자원이나 인구, 국토 면적 등 객관적 조건은 다른 나라에 비해 분명히 열세지만, 뛰어난 인재들이 1970~80년대 제조업 혁신에 열심히 매달린 덕분에 경제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기준 50.2%로 절반을 차지한다. 국내 전체 부가가치 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30.6% 수준으로 높다. 이처럼 제조업은 우리 경제 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해 왔으며,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제조업에도 최근에는 위기설이 대두된다. 대내적으로는 경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고,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세에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엔저에 힘입은 일본 기업의 가격경쟁력 회복과 중국 기업의 기술경쟁력 상승이 악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경쟁력위원회가 발표하는 제조업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2010년 3위에서 2013년 5위로 내려앉았다. 게다가 기술 융복합화와 신제품 사용 주기 단축, 소비자 욕구 다양화 등의 추세가 진행됨에 따라 더이상 대량생산 및 가격경쟁만으로는 시장의 우위를 지킬 수 없게 됐다. 18세기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왔던 제조업은 이제 패러다임 전환 시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비단 우리만의 고민이 아니다. 독일· 미국 등 전통적 제조업 강국들은 산업혁명 시기의 제조업 부흥을 재현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을 수립해 움직이고 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미국의 ‘메이킹 인 아메리카’, 중국의 ‘제조강국 2025’, 일본의 ‘산업재흥플랜’ 등이 그것이다. 우리나라도 산업혁명과 정보화혁명을 지나 스마트 혁명으로 가자는 이른바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지난해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조업 혁신 3.0 전략의 핵심은 기본적으로 ‘제조업에 창조경제를 구현해 산업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것이다. 즉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생산 현장의 생산성과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창의적인 융합형 신제품을 조기에 사업화해 신산업 창출을 앞당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장 내 제조 설비에 센서를 부착해 스스로 제어하게 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불량률을 대폭 낮추는 ‘스마트 팩토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 말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부처 공동으로 ‘스마트 제조 연구개발(R&D)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기로 했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및 융합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로 스마트 센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8가지 분야를 선정하고, 이 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비즈니스 발굴에 머리를 맞대기로 한 것이다. 사업화 성과를 조기에 창출하기 위해 2017년까지 8대 핵심 기술 개발에만 민관 공동으로 1조원이 집중 투자되며, 로드맵 실무 작업을 진행할 추진위원회에는 산·학·연 전문가 70여명이 대거 참여한다. 과거 위나라와 오나라 사이에서 촉나라가 그러했듯 기술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끼인 ‘넛크래커’가 된 지금 한국의 제조업은 새로운 성장을 위한 모멘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신시장 선점을 위해 다시 한번 ‘제조업 르네상스’를 외칠 때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이면서 ICT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만큼 제조업 혁신을 추진하기에 좋은 환경에 놓여 있다. 우리의 강점을 잘 활용하고, 산·학·연이 중지를 모아 열정을 재점화한다면 스마트 산업혁명의 선두 그룹에서 당당하게 다른 선진국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 IMF,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3.3%로 하향 조정

    국제통화기금(IMF)이 두 달 만에 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0월에는 4.0%로 전망했고 지난 2월에는 3.7%로 내다봤다. 두 달 만에 0.4% 포인트 낮춘 것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모멘텀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한 셈이다. IMF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서 가계와 기업의 기대심리 저하로 성장모멘텀이 다소 약화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7%에서 3.3%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9%에서 3.5%로 0.4% 포인트 낮췄다. IMF의 성장률 전망치 3.3%는 한국은행의 수정 전망치(3.1%)보다 0.2% 포인트 높다. 하지만 가파르게 전망치를 하향 조정함으로써 내수 침체와 수출 하락, 인구 고령화 문제 등이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IMF가 하향 조정한 만큼 다음달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해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성장률 전망치를 3%대 초반으로 내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2015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3.0%로 지난해(3.3%)보다 낮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저금리 효과가 자산 시장에서 나타나 건설투자가 성장을 돕고, 저유가 효과도 확대돼 2분기에는 국내 경제가 다소 호전될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과 동일하게 3.5%로 내다봤다. 미국의 경우 당초 3.6%에서 3.1%로 0.5%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IMF 측은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방(하락)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유가의 급격한 상승과 지정학적 긴장,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낮은 인플레 등이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멀어지는 한·일 정상회담

    일본이 7일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2015년판 외교청서를 국무회의 격인 각의에 보고하는 등 연이은 도발을 이어 가면서 연내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정부는 당장 이날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일본이 아무리 억지 주장을 되풀이해도 독도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한반도 침탈의 첫 번째 희생물이라는 역사적 진실을 지울 수도 없고 수정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독일은 과거의 잔혹 행위를 전달하고 기억해야 할 영원한 책무가 있다’고 발언한 것을 가슴에 되새기면서 전후 독일이 왜 국제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있는지 그 이유를 자문해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틀 연속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로 인해 정부 내에선 연내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1일 열린 한·중·일 외무장관회의에서 “3국에 모두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했지만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모멘텀이 점점 더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3국 협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길로 ‘정시역사 개벽미래’(正視歷史 開闢未來·역사를 바로 보고 미래를 연다)를 제시한 바 있는데 일본은 교과서 검정과 외교청서를 통해 역사 후퇴를 거듭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올 외교청서에 지난해 한국에 대해 표현했던 “자유민주주의, 기본적 인권 등의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한다”는 표현이 삭제된 것도 정부를 자극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와 기본적 가치도 공유하지 않는 나라 정상과 굳이 정상회담을 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일본의 연이은 도발에 대화를 강조하는 대화파의 입지가 자꾸 줄어드는 것도 부담이다.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명분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교도통신이 외교와 국방 분야 국장급 인사가 참여하는 한·일 안보정책협의회가 오는 14일 서울에서 열린다고 보도했지만 정부가 인정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당정은 8일 오전 국회에서 일본의 독도 도발과 관련해 협의를 갖고 국회 차원의 일본 역사 왜곡 규탄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고 한·일 관계 관련 역사교육 강화를 위한 교과서 보완 방안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사설] 日 역사 역주행에 지구전 준비해야

    일본 정부가 어제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한층 강화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검정을 통과한 3개 과목 18종의 교과서가 대부분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 중’이라는 내용을 기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제 침탈의 과거는 숨기고 억지 주장만 미래 세대에 주입하려는 꼴이다. 아베 정부의 이런 역주행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면 당장의 한·일 관계뿐 아니라 양국의 미래까지 망가뜨리지 않도록 하는 우리의 성숙한 대응도 중요하다.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들의 독도 관련 기술이 종전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도발적인 게 문제다. 공민·지리 교과서에 이어 이번에 역사 교과서에마저 독도 영유권 주장이 실렸다. 심지어 일부 교과서는 “일본이 1905년 독도를 편입했다”며 일제 침탈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내세웠다고 한다. 자칫 일본의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일본의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했으니 힘으로라도 재편입해야 한다’는 오판을 심어 줄까 두려울 정도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양국 외교장관이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양국 간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 지 16일 만에 찬물을 끼얹은 형국이니 말이다. 그러나 일본의 독도나 과거사 도발은 연례 행사임을 직시해야 할 것 같다. 이번 검정 결과는 무라야마 담화나 고노 담화를 흔들어 온 아베 내각의 비뚤어진 인식을 반영하고 있지만, 근래 부쩍 우경화된 자국 여론을 등에 업은 측면도 있다는 맥락에서다. 최근 경제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그간의 장기 침체에다 중국과의 영토 분쟁으로 양심세력이 제 목소리를 못 낼 정도로 일본 내 여론이 국수주의로 기울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까닭에 아베 정부의 역사 왜곡에는 단호히 대처해야겠지만, 냄비 끓듯 대응하는 것도 현명하지 못하다. 물론 당장엔 이번 도발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일본 정부에 시정요구서를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격앙된 여론 탓에 대화의 문까지 닫을 필요는 없을 듯하다. 다만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 강화 차원에서 계획한 입도지원센터 건립을 재개해 아베 정부에 분명한 경고 신호를 보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이번 사태는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찾으려는 참에 터진 악재다. 그렇다 하더라도 단선적 대응보다는 일본 내 양심세력과 국제 여론을 겨냥한, 끈질긴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안보·경제·문화 등 호혜적 분야의 교류·협력은 계속하며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투 트랙 접근이 유용할 듯싶다.
  • [시론] 줄타기 외교와 동아시아 안전망/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시론] 줄타기 외교와 동아시아 안전망/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문제가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AIIB는 영국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레 상황이 정리됐고 이제 초점은 사드로 넘어갔다. 또 하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 지난 21일 개최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다. 일본과의 역사 문제로 여전히 앞길이 험난하지만, 3년 가까이 멈췄던 한·중·일 협력의 모멘텀을 되살린 것만으로도 다행스런 일이다. 이 두 가지는 한국 외교의 애로(隘路)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 주고 있다. AIIB와 사드 문제에서는 한국이 줄타기 외교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동적으로 강대국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주도적으로 입장을 정하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너무 자조적(自嘲的)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안보의 기본이 한·미 동맹에 있으니 어느 정도 줄서기는 불가피하며,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균형을 잃지 않는 줄타기의 감각도 갖출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균형외교는 적절한 방향이다. 그러나 균형외교가 지속적인 안정성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강대국의 권력정치 속에서 균형점 자체가 유동적이며, 국력에 따른 위계질서 속에 한국과 같은 비강대국의 입지가 매몰돼 버릴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자기 보전을 추구하는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 동북아와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게 잡는 외교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과거처럼 강대국의 전횡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므로 지역 차원의 다자외교에서는 비강대국도 의미 있는 역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이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는 첫 번째 단계가 바로 한·중·일 협력이다. 한·중·일협력사무국(TCS)이 서울에 소재하고 있으며, 중·일 양국의 불편한 관계 덕분(?)에 한국이 3년째 계속 의장국을 맡고 있는 데서 보듯이 한·중·일 협력은 지역 강국 사이에서 한국이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동북아에 한정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지역 협력의 판도로서는 너무 협소하다. 지역 협력의 범위를 동아시아로 넓혀 보면 한국에 좀 더 의미 있는 역할 공간이 열린다. 중국의 급속한 대두에 따라 동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이 변화하는 가운데 새롭게 형성되는 지역질서가 조화롭고 안정된 모습이 되도록 하는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이 지역의 새로운 질서 구축을 강대국들이 일방적으로 주도하지 않도록 한국은 역내 비강대국들과 사통팔달의 네트워킹을 구사하면서 고민을 공유하고 공통된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 현재 한국 정부가 운영 중인 중견국협의체(MIKTA)와 차별화해 동아시아 차원의 다양한 소다자(minilateral) 네트워킹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그물망 짜기 작업은 줄서기와 줄타기의 위험을 덜어 줄 안전망을 마련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편 중요한 외교 현안에 대해 동아시아 질서라는 차원의 판단 기준을 추가하는 것이 유용하다. 예를 들어 AIIB가 동아시아에서 중화질서의 재래(再來)를 불러오는 일이 없도록 거버넌스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대북 억지력의 차원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긴장과 군비경쟁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오는 4월 다시 한번 관심이 집중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도 한·일 양자 관계의 차원보다는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라는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동아시아를 넓게 조감하는 지역 협력의 외교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실용적이고 유연한 자세가 대전제다. 단호하게 대응할 사안과 실용적으로 협력할 문제를 분리해 대응해야 하고, 양자 관계와 지역 협력을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 우선 눈앞의 과제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문제다. 역사 문제에 중점을 두는 중국은 아베 담화를 보고 나서 정상회의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일본은 정상회담과 역사 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도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할 말은 많지만, 한·일 양자 관계와는 분리해 한·중·일 지역 협력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중·일 협력은 한국 외교가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히기 위한 좋은 훈련장이기도 하다.
  • 홍용표 “대북특사 파견 검토할 수 있다”

    홍용표 “대북특사 파견 검토할 수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1일 대북특사 파견과 관련, “특사도 여러 방안 중의 하나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홍 후보자는 남북 간 비공개 접촉의 필요성을 제기한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관계기관과 협의해 지금 상황에서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발언은 남북 관계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대북특사 파견에 부정적이었던 박근혜 정부의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으로도 해석된다. 홍 후보자는 또 “(한·미) 군사훈련 중에는 모멘텀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 “과거 사례로 볼 때 군사훈련 기간이 끝나면 몇 가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5·24 대북제재와 같은 남북 현안과 홍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홍 후보자는 5·24조치 문제에 대한 질문에 “해제를 위해서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고 현 상황에서 유지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5·24조치를 해제하지 않는다고) 대화나 교류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대북 전단 살포 논란에 대해서는 “정부도 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데 현명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은 용납할 수 없고, 핵보유국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자는 증여세 탈루 의혹과 논문 자기 표절 의혹 등에 대해서는 자세를 낮췄다. 그는 “세금 문제나 이런 것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고 말했고,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해 “일부 출처나 인용 표시에 잘못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홍 후보자는 닮고 싶은 인물을 물은 김성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김대중 정부 때 통일부를 이끈 정세현 전 장관을 꼽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홍 후보자는 “통일부의 소통과 사기가 중요한데 정 전 장관이 그런 일을 잘하셨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1.75%’ 전셋값 폭등 부르나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1.75%’ 전셋값 폭등 부르나

    기준금리 1.75%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1.75%’ 전셋값 폭등 부르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연 1%대로 떨어졌다. 급증세인 가계부채 등 부담은 크지만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낳을 정도로 미약한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려는 결정이다. 한은은 12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 연 2.00%에서 1.75%로 인하했다. 작년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내린 데 이어 다시 5개월만에 0.25% 포인트 더 내린 것이다. 지난해 두차례 금리 인하와 정부의 경기 부양 노력에도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성장 모멘텀을 뒷받침하려고 추가 인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나라들이 늘면서 이른바 ‘통화전쟁’이 전세계로 확산된 점도 이번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에 나섰고 중국, 인도, 덴마크, 폴란드, 인도네시아, 호주, 터키, 캐나다, 태국 등 많은 나라가 기준금리를 내려 결과적으로 자국의 통화가치를 낮췄다. 엔화와 유로화의 평가절하는 이미 우리 수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가 소비나 투자 심리를 얼마나 자극해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데에 도움이 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소비와 투자 부진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며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대효과는 이처럼 의문시되지만 부작용은 오히려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당장 작년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금융 규제 완화 이후 지속돼온 가계부채의 급증세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층 더 가속도를 낼 수 있다. 풀린 돈이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기보다는 부동산 시장에 몰려 전세가와 집값만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중후반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개시 등 출구전략의 본격화를 앞두고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여서 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도 유의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날 결정은 비교적 ‘깜짝 결정’에 해당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14명 중 92.1%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그럴 만도 한 게 현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2.00%로 운영된 종전 사상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다. 시기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르면 6월께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조기인상론의 가부가 정해지는 회의를 1주일 정도 앞둔 미묘한 시점이다. 연준은 내주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여는데 이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성명에서 ‘인내심’(patient)이라는 단어가 빠지면 6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가 된다. 최근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가 사상 첫 1%대로 인하될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지만 이번 인하를 앞두고 충분한 사전 신호를 주지는 않았다. 방향지시등을 충분히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한 셈이다. 이르면 4월에나 내릴 것이라는 채권전문가 등 시장의 예측은 이런 배경에서 견고하게 유지됐다. 이에 따라 작년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때처럼 소통 부족과 중앙은행의 독립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무언가에 쫓기듯이 급하게 금리 인하를 결정한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최경환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준금리에 대해 직접적인 발언은 자제했지만 지난 11일 디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해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발언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금통위를 하루 앞둔 1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통화완화 흐름 속에 우리 경제만 거꾸로 갈 수 없다”며 정부와 함께 통화당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 종전 3.25%에서 3.00%로 내린 뒤 10월 2.75%로, 2013년 5월 2.50%로 각각 인하하고서 14개월 연속 동결하다가 작년 8월과 10월에 0.25% 포인트씩 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1.75%’ 도대체 왜?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1.75%’ 도대체 왜?

    기준금리 1.75%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1.75%’ 도대체 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연 1%대로 떨어졌다. 급증세인 가계부채 등 부담은 크지만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낳을 정도로 미약한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려는 결정이다. 한은은 12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 연 2.00%에서 1.75%로 인하했다. 작년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내린 데 이어 다시 5개월만에 0.25% 포인트 더 내린 것이다. 지난해 두차례 금리 인하와 정부의 경기 부양 노력에도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성장 모멘텀을 뒷받침하려고 추가 인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나라들이 늘면서 이른바 ‘통화전쟁’이 전세계로 확산된 점도 이번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에 나섰고 중국, 인도, 덴마크, 폴란드, 인도네시아, 호주, 터키, 캐나다, 태국 등 많은 나라가 기준금리를 내려 결과적으로 자국의 통화가치를 낮췄다. 엔화와 유로화의 평가절하는 이미 우리 수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가 소비나 투자 심리를 얼마나 자극해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데에 도움이 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소비와 투자 부진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며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대효과는 이처럼 의문시되지만 부작용은 오히려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당장 작년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금융 규제 완화 이후 지속돼온 가계부채의 급증세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층 더 가속도를 낼 수 있다. 풀린 돈이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기보다는 부동산 시장에 몰려 전세가와 집값만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중후반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개시 등 출구전략의 본격화를 앞두고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여서 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도 유의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날 결정은 비교적 ‘깜짝 결정’에 해당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14명 중 92.1%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그럴 만도 한 게 현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2.00%로 운영된 종전 사상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다. 시기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르면 6월께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조기인상론의 가부가 정해지는 회의를 1주일 정도 앞둔 미묘한 시점이다. 연준은 내주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여는데 이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성명에서 ‘인내심’(patient)이라는 단어가 빠지면 6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가 된다. 최근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가 사상 첫 1%대로 인하될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지만 이번 인하를 앞두고 충분한 사전 신호를 주지는 않았다. 방향지시등을 충분히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한 셈이다. 이르면 4월에나 내릴 것이라는 채권전문가 등 시장의 예측은 이런 배경에서 견고하게 유지됐다. 이에 따라 작년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때처럼 소통 부족과 중앙은행의 독립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무언가에 쫓기듯이 급하게 금리 인하를 결정한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최경환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준금리에 대해 직접적인 발언은 자제했지만 지난 11일 디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해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발언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금통위를 하루 앞둔 1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통화완화 흐름 속에 우리 경제만 거꾸로 갈 수 없다”며 정부와 함께 통화당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 종전 3.25%에서 3.00%로 내린 뒤 10월 2.75%로, 2013년 5월 2.50%로 각각 인하하고서 14개월 연속 동결하다가 작년 8월과 10월에 0.25% 포인트씩 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유리천장 지수’ 꼴찌로 국가 경쟁력 높일 수 없다

    어제는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영국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세계 각국의 유리천장(고위직으로 올라가는 데 있어서의 성차별)을 점수로 매긴 ‘유리천장 지수’를 보면 부끄러움을 넘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유리천장 지수는 남녀 간 고등교육과 임금 격차, 기업의 여성 임원과 여성 국회의원 비율 등을 종합해 점수로 낸 것으로 여성 차별의 정도를 살펴보는 척도다. 이 지수에서 우리는 100점 만점에 25.6점으로 조사대상국 28개국 중 최하위다. 1위인 핀란드의 80점과 비교하면 무려 55점 정도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평균 60여점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심지어 여성의 활동에 제약이 심하다는 무슬림 국가인 터키(29.6)보다도 점수가 낮다. 한국 여성들의 차별받는 삶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임을 통계가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점차 남녀 간 대학 진학률 격차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09년의 여성 진학률은 82.4%로 남성의 81.6%를 역전했을 정도다. 하지만 고학력 여성의 증가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여성의 학력이 높아질수록 여성고용률도 높아지면서 남녀 간 고용률 격차가 줄어드는데 우리나라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나아가 기업이나 정부 부처의 고위직으로 올라간 여성들은 불과 2~3%에 불과하다. 여성의 국회의원 진출도 현저히 낮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도 어렵거니와 일하는 여성들의 관리직 비율, 즉 여성들의 고위직 진입도 힘들다는 얘기다. 지금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21세기를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원동력으로 여성 인력을 꼽고 있다. 성차별을 넘어 평등한 사회로 가야 한다는 대의도 있지만 인재의 다양성 확보는 사회의 발전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성 인력의 활용은 곧 국가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가로막고, 그들이 최종 의사결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역량 있는 여성 개인은 물론 우리 국가 전체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최하위의 유리천장 지수로는 국가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 정부가 여성 고용률 제고 등을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갈 길이 멀어 답답하다.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재벌 후세 경영인 모럴해저드 방지 방안은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재벌 후세 경영인 모럴해저드 방지 방안은

    서울신문이 재벌가 스토리를 책으로 묶은 ‘재벌가맥’ 출간 이후 10여년이 지났다. 그동안 재벌가 지형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서울신문은 신흥기업 인맥 해부에 이어 지난 3개월간 삼성, 현대차, SK, LG, GS, 롯데, 한화, 한진, 두산, 대림,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재벌 그룹과 방계 그룹의 후대 경영인들을 심도 있게 조명했다. 큰 변화는 없었지만 각 기업들은 변혁의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지난해 삼성을 비롯한 각 그룹의 승계 작업은 급물살을 탔고 덩달아 재벌 3, 4세의 행보도 도드라졌다. 특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재벌 3, 4세의 인격과 자질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우리 재벌은 어디로 가야 할까. 이종락 서울신문 산업부장의 사회로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 고려대 학생인 신종식씨와 함께 후대 경영인의 자격 검증과 과연 기업은 누구의 것인지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봤다. →지난해 조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이 반재벌 정서에 불을 댕겼다. 재벌 3, 4세의 일탈이 기업의 문화와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는 분석도 많았다. 일단 기업은 누구의 것인지부터 정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상인 교수(이하 박 교수) 상장 기업을 영어로 퍼블릭 컴퍼니라고 한다. 공공 회사란 뜻이다. 상장을 했다는 건 사업 대다수를 일반인의 자금을 이용해 경영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실제 주인은 주주들이다. 경영과 소유가 분리돼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규제도 충분하지 않다. 상장기업에 대한 규제가 엄한 미국, 유럽과 달리 기업 집단 형태인 재벌이 나타나는 이유다. -박주근 대표(이하 박 대표) 일본의 부호 순위를 보면 최근 20년간 랭킹 100위 안에 신흥 부호가 81%를 차지한다. 매년 10% 정도가 이름이 바뀌는 역동적인 시장이다. 우리는 최근 20년간 자산 순위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 85%가 재벌 일색이고 10% 정도가 신흥기업인데 이마저도 지난 10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 상장은 기업 성장의 모멘텀이다. 그런데 주식회사의 권리 자체에 대한 이해가 많이 떨어져 있다. 기업에 대해 본질적인 정의를 고민할 때다. -박 교수 한국식 재벌 경영을 ‘황제 경영’이라고 한다. 잘되면 황제 덕이고 못하면 신하 탓이다. 권한은 행사하는데 자기 책임은 지지 않는다. 장치가 미비하니까 황제 경영이 가능하고 기업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생기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 →재벌 3, 4세들은 별다른 자격 검증 없이 기업을 물려받는다. 자격 검증 같은 것을 작동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박 교수 오너 일가가 가장 잘할 수 있다면 오너 일가가 경영하는 게 맞다. 자격이 되고 안 되고를 따지지 않고 그냥 자식에게 물려주니까 문제인 거다. 세습이라고 표현하는데 우리 일부 재벌은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 돈을 벌면서 세습을 한다. 물론 최선의 선택이 자식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겨 부를 기대하는 것보다 자식한테 기업을 물려주면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이 기형적인 구조를 법으로 끊어야 한다. -박 대표 주주들이 재벌 3, 4세를 검증해야 하는데 이를 검증할 사외이사 제도는 현시점에서 거수기 역할을 할 뿐이다. 실제 대한항공의 예를 들면 사외이사가 5명인데 조양호 회장의 동기동창인 경복고 출신이 3명, 1명은 인하대 쪽이다. -신종식씨(이하 신) 전문 경영인조차 능력을 객관화하는 일이 쉽지 않다. 경영 능력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기보단 최소한의 자격 요건을 까다롭게 두고 이사회와 일반 주주, 여론을 납득시켜야 한다. 스웨덴의 발렌베리가에서 후계자들에게 스스로 대학을 졸업할 것을 요구하거나 의무적으로 해군 복무를 시키는 것과 같은 방식을 고려해 볼 만하다. -박 대표 일본의 도요타는 5대가 대표를 맡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일본 내 자산 순위는 50위에 불과하다. 그동안 전문경영인들이 도요타를 대표하는 경우도 많았다. 부의 승계가 아니라 가업 승계가 이뤄진 셈이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현재 일본 자산가 1위는 새로운 개념의 경영방식을 도입해 회사를 창업한 유니클로 사장이다. -박 교수 재벌은 사회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일본은 계열이지 재벌이라는 표현이 없다. 도요타의 경우에도 이사회의 전략적 판단에 의해 전문경영인과 도요타 가문을 번갈아 대표로 앉히는 거다. 미국의 자동차업체 포드도 마찬가지다. 가업 승계는 사실 중소기업의 이야기다. 경제력 집중의 문제를 막지 않고는 시장경제도 민주주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법조계, 언론, 정치인, 학자에 대해 재벌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사회 전체의 이익보다 재벌의 이익을 중시하니까 법치도 무너지는 것이다. 세습은 경제력 집중을 유지시킨다. →오너 경영의 긍정적인 측면은 없나. -신 오너 경영 환경 아래서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전문경영인은 권한 못지않게 책임도 강조되기 때문에 큰 결단을 내리는 데 주저할 수 있다. -박 교수 전문 경영인이 옳다 오너 경영인이 틀리다가 아니라 감시 감독 체제가 두 환경 모두에서 잘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적합한 사람이 경영을 하면서 내·외부 사회 통제 시스템이 지켜져야 한다. →그렇다면 재벌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박 교수 일감 몰아주기를 일단 막아야 한다. 경제적 논리를 가질 수도 있지만 일감 몰아주기는 터널링(사익 편취)을 하기 때문에 나쁘다. 지난해 6월 법이 제정됐지만 너무 허술하다. 지주회사 구조도 단순하고 투명하게 바꿔야 한다. SK그룹은 SK가 지주회사인데 모든 SK계열사가 그 밑에 없다. SK C&C는 지주회사 밖에 있어 지주회사를 지배한다. 지주회사가 열심히 키워서 SK C&C에 얹으면 승계가 간단하다. SK C&C의 최대 주주는 최태원 회장이다. 탈세, 배임, 횡령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 재벌들이 편법적으로 세습할 길이 멀어지면 일을 더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일을 잘하는 후세들이 이윤을 내서 자기 이익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신 반기업 정서는 대부분 반기업가 정서다. 재벌 정책들이 여론에 떠밀려 난무하고 있으나 막상 의표를 찌르는 정책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편법승계 부당이익 편취 등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든다. 재벌 눈치를 보지 않고 법이 좀 더 엄격하게 집행돼야 한다. →서울신문 재벌 인맥 시리즈 2부 ‘후대 경영인의 명암’이 마무리됐다. 총평을 부탁한다. -박 교수 최근 미국의 한 교수가 한국의 재벌 인맥 데이터를 요청했다. 이 기사들을 모아 줬으면 좋았을 뻔했다. 재벌 인맥과 관련한 데이터 지도는 누군가는 해야 하는 중요한 작업이었다. 시장 경제를 제대로 세워야 혁신이 나오고 시장 경제를 세우려면 경제력 집중을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재벌 문제를 심도 있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끼리끼리 만나다 보니 우리 기업들은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 정치 세력과 언론 세력이 혼맥으로 얽히면서 담이 생겼다. -박 대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재벌의 부정적인 폐해는 감시를 통해 바로잡아 줘야 한다. 그래야 또 다른 삼성이나 현대차가 나온다. 지금 구조에서는 혁신적인 기업이 더 크기 어렵다. 잘하고 있는 기업을 키워 주되 잘될 수 있는 기업도 나오게 환경을 바꿔 줘야 한다. 그러려면 언론이 기존의 잘못된 재벌 문화에 대해서는 제대로 지적해야 한다. -신 이번 시리즈를 통해 우리나라 재벌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게 됐다. 언론이 좋은 콘텐츠로 계속해서 소비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줘야 한다. 재벌의 사회적 영향력 때문에 재벌에 대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이에 대항할 유일한 힘은 소비자들의 행동이라고 믿는다. 정리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시론] 민심과 감통정치/문순태 소설가

    [시론] 민심과 감통정치/문순태 소설가

    노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것과 같다”(治大國若烹小鮮·치대국약팽소선)고 했다. 작은 생선을 굽고 지질 때는 살이 부서지지 않도록 창자를 긁어내지도, 비늘을 벗기거나 휘저어도 안 된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살이 부스러지고 검게 타서 옹글게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민심을 대할 때도 이와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 말이다. 바람 부는 날 불조심하듯 민심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정치 지도자들의 말 한마디나 몸짓 하나에 민심은 춤을 추게 된다. 을미년 설 연휴에는 총리 인준 여파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지율 추이에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대에서 출발했으나, 청와대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을 불러일으킨 정윤회 문건 파동 이후 40%로 급락해 한때 20%대까지 추락했다. 4주째 변동이 없다가 2월 둘째 주부터 상승해 30%대로 진입했다. 청와대가 레임덕 마지노선인 30%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고, 원활한 국정 수행을 위해 40%는 유지하여야 하는데 가능할지 의문이다. 승부수로 이완구 국무총리 카드를 내놓았으나 절반의 실패로 끝났고 설맞이 개각도 감동을 주지 못했다. 남은 반전 카드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후임 인사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면 국면 전환의 모멘텀이 되겠지만, 역풍을 맞으면 국정 동력을 상실할 것이 뻔하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게 된 것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탓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고 했던가. 귀를 기울이면 마음을 얻는다는 말이다. 정치인은 민심의 소리를 귀담아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훌륭한 제왕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민심을 파악하려고 애썼다. 당나라 조유가 중국 제왕들의 통치술에 대해 쓴 ‘패권의 법칙’을 보면 한나라 고조 유방도 민심을 얻는 것을 통치의 기본으로 삼았다고 했다. 고려시대에도 여항(閭巷)의 풍속을 알기 위해 패관(稗官)이라는 임시직 사관으로 하여금 시사나 민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수집하게 하였다. 왕들은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미복잠행(微服潛行·군주가 민생을 살피기 위해 평상복 차림으로 다님)도 잦았다. 김주영의 장편소설 ‘상도’를 보면 조선시대에는 나라에서 보부상들을 관리했는데, 이는 민심을 수합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민심은 바람난 며느리 심보와 같아서 한번 떠나면 되돌아오기 힘들다. 그러기에 수원수구(誰怨誰咎), 떠난 민심을 두고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민심은 물과 같아서 순풍일 때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역풍일 때는 뒤엎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성난 민심은 호랑이처럼 무서운 발톱을 숨기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민심무상(民心無常)이요, 민심변심(民心變心)이라는 말도 있다. ‘천심은 일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정치가 선하고 바르면 천명을 얻고 올바르지 않으면 천명을 잃는다’고 한다. 민심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이반이 오기 전에 회복을 서둘러야 한다. 민심 이반에는 7단계가 있다. 열광과 기대에서 출발하여 실망-혐오-분노-폭발-무관심-체념이 그것이다. 혐오의 단계에 이르면 반전 가능성이 없다. 소통만으로는 민심이 살아나지 않는다. 열린 사회에서 소통은 정치의 기본이다. 민심을 움직이려면 이제 소통을 넘어 감통(感通) 정치가 필요하다. 서서 차 마시고 재래식 시장에 가는, 보여 주기식 이벤트만으로는 안 된다. 말과 문자를 매개로 하는 소통 없이도 생각이나 느낌이 서로 통하는 마음의 상호 공명이 있어야 민심이 움직인다. 혼자 우는 것만으로도 안 되고 같이 울고 다가가서 위로의 눈물을 닦아 줄 때 감응과 감통이 가능하다. 이 시대에 감성적 리더십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가식 없이 보여 주고, 진심으로 만나고, 서로 웃고 울고, 소리치며 마음의 벽을 허물 때, 비로소 공감의 과정을 거쳐 감응으로 마음이 열리면서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단계인 감통에 이른다. 민심은 보이지 않는 국민의 힘이다. 국민의 힘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직심(直心)이다.
  • [사설] ‘반쪽 쇄신’ 딱지 뗄 소통 역량 보여야

    임기 3년차 박근혜 정부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그제 이완구 국무총리가 국회 인준투표 관문을 어렵사리 넘은 데 이어 어제 장관 4명을 바꾸는 개각을 단행하면서다. 여권이 새 진용 구축으로 난기류에 빠져든 정국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건 다행이겠지만 걱정스러운 대목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드러난 이 총리의 도덕적 흠결도 문제이거니와 개각 내용도 국민을 감동시키기엔 미흡해 보인다. 향후 국정 개혁에 성공하려면 ‘반쪽 쇄신’이란 딱지를 떼낼 소통 역량부터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지난해 청와대 비선 문건 파동 이후 박근혜 정부가 큰 위기를 맞은 건 주지의 사실이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국정 동력마저 약화되면서다. 진영 논리에 찌들어 정권의 추락을 바라는 인사들은 제쳐 두더라도 다수 국민들은 확실한 인적 쇄신으로 현 정부가 심기일전하기를 바란 이유다. 하지만 이번 총리 임명과 개각 내용은 그런 국민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 총리만 해도 자격 검증 과정에서 병역이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만신창이가 되다시피 하지 않았는가. 유일호·유기준 두 친박계 의원을 각각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징발한 개각으로 국민의 감동을 끌어내 국정 동력을 배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청문회 통과가 관건인 개각은 그렇다 치더라도 후속 청와대 인사만큼은 국정 쇄신의 모멘텀을 주는 데 방점을 찍기 바란다. 그런 맥락에서 비서실장 인사가 요체다. 국민 통합과 소통에 기여할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현 정부 들어 여당 대표, 총리, 청와대 비서실장이 모여 정책을 조율하는 자리는 손꼽을 정도였다. 그나마 김기춘 실장 취임 이후엔 여당 대표 요청으로 딱 한 번 열린 게 다라니 공무원연금과 개헌, 복지와 증세 등 사안마다 당정 간 엇박자가 빚어진 게 아닌가. 더군다나 이제 본격 착수해야 할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개혁은 갈등 조정이 전제돼야만 가능한 난제들이다. 하나같이 기득권층이나 야권은 물론 온 국민을 상대로 설득하고 소통해도 될까 말까 한 일들이란 얘기다. 여야나 국민 각계와 두루 소통하는 가교역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청와대 진용이 짜여야 한다. 우리는 임기 중반에 접어든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에도 일대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이는 박 대통령이 신임 총리와 머잖아 임명될 새 비서실장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하겠다. 인준 과정에서 야권의 반대와 부정적 여론이라는 허들을 넘느라 적잖은 내상을 입은 이 총리가 대통령에 대한 직언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박 대통령은 어제 “당·정·청 간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총리가 참여하는 고위 당정협의회도 활성화해 달라”고 했다. 당·정·청 정책 조율 과정에서 이 총리의 구심점 역할을 주문한 셈이다. 그러나 공을 총리에게 넘기기에 앞서 대통령의 만기친람식 리더십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 대통령의 ‘레이저 눈빛’에 주눅 든 장관과 참모들이 수첩을 펼치기에 바쁜 풍경은 사라져야 한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부터 ‘책임총리’나 ‘책임장관’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다져야 한다고 본다.
  • [씨줄날줄] 북한의 ‘영양지원’ 알레르기/구본영 논설고문

    며칠 전 북한이 우리 측의 민간 차원 인도적 지원 제안을 거부했다. 대한적십자사가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해 분유 25t을 지원할 의사를 전했으나 외면한 것이다. 판문점 남북 연락관 채널을 통해 지원 의사가 담긴 대북 전화통지문을 보내려 했으나 전통문 수령 자체를 거부하면서까지. 북한 당국이 우리 측이 내민 손길을 매몰차게 뿌리친 배경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총 497만 5000t(정곡 기준)이었다. 수많은 북한 주민이 아사했던 1999년대 중반 소위 ‘고난의 행군’ 이후 가장 좋은 작황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최소 곡물 수요량인 총 537만t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란다. 특히 평양이 아닌 지방 주민이나 어린이 등 취약계층일수록 여전히 배를 곯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이 얼마 전 올해 인도적 대북 지원 예산으로 1억 11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국제사회에 기부를 호소한 배경이다. 그렇다면 북한 당국이 식량 사정이 호전됐기 때문에 한적의 분유 지원을 거절한 것은 아닐 게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북한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살아 있을 때부터 우리와 미국의 식량지원은 반겼지만, 이른바 ‘영양지원’은 꺼려 하는 낌새를 보였다. 북측이 분유나 비스킷, 그리고 가루 형태의 곡물 등을 통한 영양지원보다 식량지원을 원하는 이유는 뭘까. 전자는 장기 저장이 불가능하다는 게 해답 중의 하나다. 실제로 북한 당국이 지원받은 식량을 보관하면서 군량미나 정치적 목적으로 전용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반면 한·미는 진짜로 영양 부족 상태인 북한의 보통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영양지원 방식을 선호했다. 물론 영양지원에 대한 북의 거부 반응엔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우선 북한 지도부의 ‘개방 울렁증’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남한으로부터 지원받는 사실 그 자체가 주민들에게 알려지는 걸 꺼린다는 얘기다. 한 탈북자의 전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2010년 남한서 받은 그릇라면(컵라면) 일부가 신의주 수해민들에게 공급됐다”면서 “당국이 그릇(컵)을 제거하고 라면과 양념봉지(수프)를 나눠 줬지만, 주민들은 양념봉지의 글씨를 보고 남한산(産)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영양지원 알레르기’는 김정은 체제에서 더 심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더욱이 한·미가 대규모 대북 식량지원에 나설 모멘텀이라도 생기면 좋으련만, 김정은 정권은 여전히 이산가족 상봉에도, 핵 포기에도 응할 조짐이 없지 않은가.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해 북한의 보통 주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면 말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한·일 경제포럼-5인 주제발표] “한·일 정경분리 원칙 대화실천기구 설립을”

    [한·일 경제포럼-5인 주제발표] “한·일 정경분리 원칙 대화실천기구 설립을”

    “정경분리 원칙 아래 새로운 경협 원칙을 정립하자.”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한국과 일본 간 정치외교 문제가 민간협력에 미치는 악영향을 방지하자”면서 양국의 적극적인 대화와 실천의 가교 역할을 할 ‘한·일(중)대화실천기구’(가칭)의 설립을 제안했다. 한·일의원연맹, 한·일경제협회 등 기존의 대화 채널이 존재하지만 실질적인 ‘실천’이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하 원장은 “단순한 교류 수준에서 벗어나 양국 간 현안 해소에 도움이 될 만한 실천 과제를 발굴해 정부 채널에 건의하게 하자는 취지”라면서 “대화 채널을 활성화하는 데는 양국의 언론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 원장은 “양국 간 교역 규모는 1965년 약 2399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93조 8000억원으로 991배나 늘어났지만 한·일 간 직접투자 규모는 감소하고 있다”면서 “엔화 환율이 급락한 데다 한·일 호감도가 점차 악화되고 있는 게 교류의 장애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양국 간 경제 의존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국내 유입 외국인 투자 가운데 일본의 비중은 1973년 92.5%에서 2013년 18.5%, 지난해 3분기 13.1%로 급락했고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가운데 일본 비중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2% 내외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특히 하 원장은 최근 들어 상대적으로 양국 간 교류가 더 약화된 데에는 경제 문제보다 정치·군사적 영향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동북아 역사 문제에 대한 양국 간의 공감대 형성이 교류 확대의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모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데다 잠재 성장률도 처지고 있는 상태”라면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양국이 경제 영토를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하태형 원장은 1959년생인 하태형 원장은 경북고, 서울대 경영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에는 보아스투자자문을 설립해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2012년 수원대 금융공학대학원장으로 재직했고 지난해 4월 현대경제연구원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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