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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세계 에너지시장 전방위 공략

    中 세계 에너지시장 전방위 공략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향후 중국의 주요 투자대상 국가와 인수·합병(M&A) 대상 분야가 선정됐다. 중국 국무원은 세계 32개국을 대상으로 투자 및 M&A 분야를 적시한 ‘대외투자국별 산업지도목록3’를 발표했다고 1일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여기에는 특히 쿠웨이트·카타르·오만·모로코·리비아·니제르·노르웨이·에콰도르·볼리비아 등 에너지 투자 집중 대상국이 적시됐다. 중국이 사실상 2007년을 전방위적인 에너지 자원 집중 공략의 해로 선언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 북유럽, 남미까지 그야말로 전 세계를 망라했다. ‘대외투자국별 산업지도목록’은 외국기업 인수를 비롯한 해외투자를 실질적으로 정부가 지휘하고 관리·주도하기 위해 마련됐다.2004년 7월,2005년 1월에 각각 첫번째, 두번째 목록이 발표됐으며 지난해에는 목록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목록1’에는 한국이 포함돼 자동차·화공 원료·통신·전자산업이 공략 대상이었다. 이를 전후해 쌍용자동차 인수, 하이얼(海)의 한국 진출 등이 본격화됐다. 목록에 들어가면 중국 정부는 자국기업과 외국 전문기관과 제휴를 주선하면서 M&A 대상기업을 선정하고 기업에 추천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대대적인 금융지원을 통해 자국 기업을 전적으로 지원한다. 예컨대 금리를 인상하면서도 국외투자기업에 대해서는 수출입은행이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해 왔다. 또 M&A 리스크에 대해서도 정부가 일정 부분 보장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목록에 선정된 국가의 특정 분야는 중국 또는 중국 기업의 집중적인 사냥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동시에 석유·천연가스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해당국가와 특정 분야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한국 및 각국 기업들에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음을 뜻하기도 한다. 목록 선정은 상무부·외교부·국가발전개혁위 등이 협의, 공동으로 제정한 뒤 당 중앙과 국무원이 추인해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 목록은 건축재료 확보에 상당한 목표를 두고 있는 가운데 금속제품, 통신설비, 전자, 기계 제조, 가전제품 및 전자, 화학원료 및 화학제품, 목재가공, 정밀기기, 식품가공, 방직·복장, 목재가공 등이 그 대상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목록에 대해 “석유 기업이 한층 깊숙이 아프리카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프리카 진출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jj@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좋지 아니한가 감독 정윤철 주연 천호진·문희경·김혜수·박해일 이 영화는 원조교제에 휘말린 무기력하고 고지식한 아빠, 동네 노래방 청년에게 마음을 뺏긴 엄마, 존재에 대한 엉뚱한 고민을 하는 아들과 딸, 백수나 다름없는 이모.‘콩가루 가족’이 위기의 순간 하나로 뭉친다. ■ 바벨 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주연 브래드 피트·케이트 블란쳇 이 영화는 모로코 사막에서 터진 한발의 총성으로 멕시코, 미국, 일본 등 전혀 다른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얽히게 된다. ■ 1번가의 기적 감독 윤제균 주연 임창정·하지원 이 영화는 달동네 1번가에 도착한 10년차 철거깡패 필제. 무명복서 명란과 예측불허의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의 계획은 꼬여만 간다. ■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 감독 마크 로렌스 주연 드루 베리모어·휴 그랜트 이 영화는 퇴물 취급을 받는 왕년의 팝스타 알렉스. 어느 날 브리트니보다 인기 많은 가수 코라로부터 듀엣 제안을 받고 곡 만들기에 들어간다. ■ 훌라걸스 감독 이상일 주연 마츠유키 야스코·아오이 유우 이 영화는 석탄 소비가 줄어 쇠락의 길로 접어든 일본 탄광 마을. 경제를 살릴 요량으로 대규모 리조트로의 변신을 꾀한다.
  • ‘우려했던’ 탈레반의 부활

    ‘우려했던’ 탈레반의 부활

    윤장호 병장을 죽음으로 내몬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의 자살 폭탄테러는 2001년 미군에 축출된 이슬람 강경세력 ‘탈레반’의 부활로 묘사되고 있다. 9·11테러 발생 두 달 뒤인 2001년 10월 ‘항구적 자유’란 이름으로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한 이래 아프간 정정은 지난 1주일 사이 자살 폭탄 테러가 4건이나 일어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극단주의 테러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이라크나 아프간을 넘어서 스리랑카·필리핀 등 지구촌 전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28일 이라크전쟁 이후 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를 비교하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과격세력들의 테러를 부추겼다.”는 한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사망자 수는 전체적으로는 침공전 927명에서 5420명으로 늘어났다. 탈레반의 부활 조짐은 지난해 중반 이후 두드러졌다. 카르자이 정권의 무능, 그리고 행정력·경찰력이 수도 카불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탈레반 세력은 점차 힘을 얻어 갔다. 일각에선 미국이 이라크 상황에 집중하면서 아프간 재건 노력을 소홀히 한 결과란 분석도 있다. 지난 27일 체니를 노린 바그람 테러도 탈레반이 정보력을 확보했다는 방증이다. 탈레반의 콰리 유세프 아흐마디 대변인은 AP와의 전화통화에서 “체니를 목표로 삼았다.”면서 “기지 안 깊숙이 있다는 것도 알았고, 우리의 전사는 체니에게 접근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최근 미군과 나토군에 ‘춘계 대공세’를 감행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었다. 아프간 민족은 ‘싸워서 장렬히 전사하는 전사(戰士)’의 전통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어 다른 중동 지역과 달리 자살테러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4년 전부터 자살폭탄테러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엔 전년보다 5배나 증가하면서 보편적인 공격 수단이 된 상태다. 강성주 주 아프간 대사는 “올 들어 테러·군사작전으로 760명이 숨졌고, 지난해엔 모두 4500∼5000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선교 목적의 한국인 행사 등이 주목을 끌면서 한국인을 겨냥한 테러 가능성도 국정원 등에 의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나토군은 탈레반 정권 붕괴시 사라졌던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가 최근 다시 활동을 개시, 최근의 자살폭탄 테러 등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라크의 경우 수니·시아파간 갈등으로 최근 테러가 미군뿐 아니라 ‘인종청소’ 성격으로 변모하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바그다드 시내 대학가, 시장 등 수십명 단위의 사망자들이 이틀이 멀다 하고 속출하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 조직은 지난해 6월 2인자 알 자르카위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시아파 민병대의 폭탄테러와 수니파의 대미 폭동을 지원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최근 알카에다와 연계한 국제 테러리스트 조직이 전 세계의 급진 무슬림들을 이라크로 징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로코 정부 관리는 “모로코의 리프 마운틴 지역 테투안과 인근에서 지난 18개월 동안 20명의 무슬림 젊은이들이 이라크로 출발했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아시아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26일 미국 대사와 이탈리아 대사가 탄 헬기를 공격, 부상케 한 스리랑카의 타밀엘람해방호랑이도 반 정부 무장공격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타밀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이들은 최근 정부와 평화협상이 무산되면서 공격빈도를 높이고 있다.27일 정부군은 이들의 거점인 트린코말리 해안 지대를 공격,12명을 사살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필리핀의 아부 알 사야프그룹(ASG)도 지난해 중반 시작된 정부의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대한 보복으로 테러 공세를 높이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이슬람 최초 여성사제 모로코서 탄생

    이슬람 최초의 여성 사제가 모로코에서 탄생했다. 영국 BBC는 25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인 모로코에서 여성 50명이 성직에 필요한 수업을 마친 뒤 사제로 임명을 받았다.”면서 “전세계를 통틀어 이슬람 국가에선 처음 일어난 급진적인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의 명칭은 ‘모키다(Mourchidat)’. 이슬람 남성 성직자를 가리키는 이맘(Imam)에 대칭되는 개념이다. 예배를 집전하는 역할을 빼고는 이맘이 하는 기능을 모두 할 수 있다. 지역공동체에서의 종교 토론을 주재하고 주민들,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 삶의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한다.‘모키다’로 수나 사원에서 일하게 된 카디자 알 아크타미는 “신은 여성을 남성보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자비로우며, 강한 인내심을 갖도록 만드셨기 때문에 여성들은 훌륭한 성직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메드 토피크 이슬람부 장관은 “여성 성직자 임명은 테러를 막는 예방적 조치로서, 또 건강한 사회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밝혔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실사단 울린 ‘감동의 대구’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할 경우 메인스타디움으로 쓰이게 될 대구월드컵경기장을 23일 찾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실사단이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다. 주인공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400m 허들에서 우승,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금메달리스트가 된 나왈 엘 무타와켈(44·모로코) IAAF 집행이사. 실사단원 가운데 홍일점인 나왈 이사가 대구월드컵경기장 부설 스포츠기념관을 둘러보고 있을 때,23년 전 자신의 올림픽 제패 장면이 대형 화면을 통해 흘러나왔다. 이를 알아본 실사단원과 대구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고 나왈은 순간적으로 눈물을 글썽였다. 이같은 깜짝쇼는 유종하 유치위원장과 신필렬 육상연맹 회장의 공동연출(?). 방송사 창고를 뒤져 당시 400m 허들 예선과 결선 중계장면을 찾아냈고 이를 정성껏 편집, 여성의 감수성에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해 적중한 것. 비교적 젊은 나이에 런던 개최가 확정된 2012년 하계올림픽 실사단장을 맡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나왈 이사는 “시민들이 실사단을 맞으며 상당한 조직력을 선보였고 매우 깨끗한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전날 예상치 못한 환영 열기에 감격했던 실사단원들은 본격 실사가 진행된 이날도 감동의 물결에 푹 빠졌다. 대구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하면서 시민과 학생 1만여명이 각국 국기를 들고 나와 “OK 대구”를 외치자 “원더풀” 등 감탄사를 쏟아냈다. 나왈 이사는 경기장 안에서 벌어진 ‘꾸러기 육상대회’에 참가한 어린이 원생들을 안아주기도 하고 2011m 릴레이에 참여한 아주머니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는 등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일부 실사단원들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 시연행사로 마련된 연날리기에 참가, 얼레를 풀고 감으며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헬무트 디겔(독일) 단장은 “경기장 시설이 매우 훌륭하다. 유치 준비가 잘돼 있고 시민들의 열기도 다른 도시에 뒤지지 않아 완벽한 호흡이 인상적”이란 평을 남겼다. 세사르 모레노 브라보(멕시코) 집행이사는 “경기장이 기능적인 면은 물론, 미적으로도 매우 뛰어나다.”고 호평했다. 실사단은 이어 동구 율하동 선수촌·미디어촌 건립예정지로 이동, 건립 및 운영계획에 대한 보고를 들었고 일부 단원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흡족함을 표시했다.IAAF 총회가 열리게 될 엑스코에서도 6개국어 동시 통역시스템을 비롯한 첨단 시스템을 점검하고 그동안의 국제행사 개최 경험 등을 보고받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오후엔 인터불고 호텔에서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 마련한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함으로써 사실상 실사 일정을 마무리했다. 실사단은 24일 전체보고회 및 실무회의, 기자회견 등을 갖고 25일 출국한다. 대구 한찬규·김상화기자 cghan@seoul.co.kr
  • “대구 육상선수권 유치열기 인상적”

    “대구가 매우 준비를 잘 해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실사단이 22일 대구에 도착,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헬무트 디겔(독일) IFFA 부회장을 단장으로, 나왈 엘 무타와켈(모로코·여) IAAF 집행이사, 세사르 모레노 브라보(멕시코) IAAF 집행이사, 피에르 바이스 IAAF 사무총장 등으로 구성된 실사단은 23일 주경기장인 대구월드컵경기장과 선수촌, 미디어촌, 총회장(EXCO·대구전시컨벤션센터), 본부호텔(인터불고) 점검에 돌입한다. 실사단은 김범일 대구시장, 유종하 대구 세계육상 유치위원장, 신필렬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과 함께 숙소인 인터불고호텔에 왔다. 대구 시민 500여명이 호텔 진입로에 양쪽으로 늘어서 ‘대구, 오케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환영했다. 청년지도자협의회 대구지부는 사투리로 ‘준비 끝나꾸마, 어서 오이소.’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들었다. 집행이사들의 고국인 독일, 모로코, 멕시코 등의 대형 국기를 흔들고 호텔 입구에 실사단장 등의 초상화를 배치하기도 했다. 디겔 단장은 “대구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에 감동했다.”면서 “오랜 준비를 해온 것 같다. 대구 시민의 유치 열기는 정말 대단하다. 이런 환대는 처음 경험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는 러시아 모스크바, 스페인 바르셀로나, 호주 브리즈번 등 4개 후보 도시 중 마지막 실사지”라면서 “대구에서 본 것을 보고서로 정리해 라미네 디악 회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유치위원장은 “실사단의 관심은 6만 6000석 경기장을 가득 채울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대구 시민들이 대단한 관심을 쏟아주길 기대한다.”고 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새영화] 바벨-소통에 대한 희망적 역설

    [새영화] 바벨-소통에 대한 희망적 역설

    생각의 폭을 넓히고 마음의 빗장을 열게 만드는 것이 영화가 갖는 가치 중 하나라면 ‘바벨’은 분명 이 목적에 충실한 영화다. ‘아모레스 페로스’ ‘21그램’으로 세계 영화인들을 매료시켜온 멕시코 출신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바벨’에서 편견과 오해없이 진정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영화는 모로코, 미국, 멕시코, 일본 등 서로 다른 공간에서 벌어지는 4개의 사건이 마지막에 하나로 묶이는 독특한 형식이다.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물리적·심리적 소통이 힘든 사막과 도시가 주요 배경인 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발단은 모로코인 형제 유세프와 아흐메드의 철없는 장난에서 비롯된다. 이들은 사격솜씨를 뽐내고자 지나가는 관광버스에 총격을 가한다. 때마침 그 버스에는 모로코 여행길에 나선 미국 중산층 부부 리처드(브래드 피트)와 수잔(케이트 블란쳇)이 타고 있었다. 수잔의 총상은 국제적인 뉴스로 떠오르고 형제가 테러범으로 지목되면서 사건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건에 쓰인 총기의 원래 소유자였던 일본인 야스지로(야쿠쇼 고지)는 경찰의 방문을 받는다. 그는 엄마의 죽음 이후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둔 청각장애인인 여고생 딸 치에코(키쿠치 린코)와 어색한 관계다. 한편 멕시코인 가정부 아멜리아(아드리아나 바라자)는 아들의 결혼식에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리처드의 두 아이를 데리고 국경을 넘게 된다. 세계화의 바람으로 지구촌의 거리는 전에 없이 가까워졌지만 그 심리적 장벽은 높아지고 있다. 영화는 9·11 테러와 신자유주의가 바꾼 세상에 확대경을 들이댔다. 그리고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 사이에 얼마나 많은 편견과 오해의 벽이 쌓였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미국인들에게 중동 사람들은 모두 테러범이며,16년간 모범적으로 살아왔어도 멕시코 가정부는 한번만 삐끗하면 빈털터리로 강제 추방되어야 할 이방인일 뿐이다. 인파가 북적거리는 번잡한 도시에서 장애인은 외계인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영화는 절망만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 리처드와 수잔, 치에코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하면 편견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지도 함께 보여준다. 바벨탑은 신에 대해 도전한 인간의 오만함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바꿔 생각한다면 인간들이 신과의 소통을 간절히 원해 탑을 그토록 높이 쌓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신이 언어를 교란시킨 것도 인간을 혼란에 빠뜨리려고 한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를 껴안으라는 심오한 뜻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영화 ‘바벨’은 역설적으로 이러한 희망을 담고 있다.22일 개봉,18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대구시 의회 ‘공전’

    대구시의회가 공전하고 있다. 시의회 건물은 공사 중이고 시의원들은 외국연수 중이기 때문이다. 연면적 1200평 3층 규모인 대구시의회에 의원 개인사무실을 마련하는 공사가 지난달 27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기존 시의회는 의원 29명 중 의장과 부의장 2명, 상임위원장 5명 등 의원 8명의 사무실만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나머지 21명 의원들이 사무실 공간 제공을 요구해 시의회는 공사비와 사무실집기구입비 5억 7300만원을 올해 예산에 반영했다. 당시 상임위원회 사무실로도 충분히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는데 개인사무실을 따로 마련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비난 여론이 높았지만 공사를 강행했다. 시의원 개인사무실이 들어서면 의원들을 보좌할 여직원이 3명 더 필요하며 시의회는 조만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건물이 공사 중인 틈을 타 시의원들은 줄줄이 외국연수길에 오르고 있다.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이재술) 소속 의원 6명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9일까지 그리스와 이집트, 터키 등 3개국 연수를 다녀왔다.1인당 경비는 모두 364만 9000원(본인부담 184만 9000원)이었다. 경제교통위원회(위원장 도이환) 의원 5명도 지난 1일 포르투갈, 스페인, 모로코 등 3개국 연수길에 올랐다가 지난 10일 귀국했다. 이 밖에 건설환경위원회와 교육사회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조만간 외국연수를 가기로 하고 일정을 논의 중이다. 대구시의회 4개 위원회 모두 올 상반기 중 외국으로 나가게 된다. 시의회 측은 “2월부터는 비회기 기간이고 의원 개인 사무실 공사도 시작돼 의원들이 외국연수를 다녀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지난해 놀고먹자식 해외연수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 때 이미 책정됐던 해외연수 경비를 반납하며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던 시의원들이 해가 바뀌자마자 해외연수를 나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피의 보복’ 극으로 치닫는 이라크

    이슬람 시아파 최대 명절인 아슈라를 전후로 이라크 바그다드와 나자프 지역에서 종파간 보복성 테러가 잇달아 발생해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미군과 이라크군은 28일(현지시간) 시아파의 성지인 카르발라 인근 나자프 남부에서 헬기와 탱크를 동원한 15시간의 교전 끝에 저항세력 250여명을 사살했다고 이라크 당국이 밝혔다. 공격 과정에서 미군 헬기 1대가 격추 당해 2명이 숨졌다고 미군이 공식 확인했다. 이들은 수니파 아랍인들과 시아파 성직자인 아메드 하사니를 추종하는 사람들로 추정된다. 아사드 아부 하랄 나자프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항세력은 이라크인을 비롯해 파키스탄과 아프간 전사 복장을 한 외국인이었으며, 스스로를 ‘천국의 전사들’이라고 불렀다.”면서 “나자프로 운집하는 시아파 성직자들을 암살해 아슈라 행사를 망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카르발라 경찰은 나자프에서 카르발라로 향하는 도로에서 예비 테러범 세 명을 체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간, 모로코 출신인 이들은 자살폭탄 벨트와 차량 폭탄 장치를 갖고 있었다고 경찰은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쯤에는 수니파 지역인 아딜의 콜로우드 여자중학교 교정에 박격포 공격이 벌어져 학생 5명이 숨지고,20명이 부상했다. 이번 공격이 누구의 소행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수니파는 즉각 시아파를 배후로 지목하고 나섰다. 수니파는 공격에 사용된 박격포가 이란에서 제조된 것이라는 증거를 들어 미군이 제기한 이란과 이라크내 시아파간의 연계설에 힘을 실어줬다. 이와 관련, 이란은 이라크로 들어가는 순례객들을 통제하기 위해 국경 통과소를 일부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앞서 오전 7시30분쯤에는 바그다드의 시아파 지역에서 인근 사드르시로 향하던 미니버스를 목표로 한 테러를 비롯, 수 건의 연쇄 폭탄 테러로 최소 7명이 숨지고 61명이 부상했다. 또 전날에는 이 지역 시장에서 수니파의 소행으로 보이는 2대의 폭탄 차량 공격으로 최소 13명이 숨졌다. 사망자 가운데는 2명의 경찰관이 포함됐다. 시아파의 최대 축일 아슈라를 앞두고 일주일새 폭탄 테러로 사망한 시아파 무슬림은 15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2004년 아슈라 행사 때도 카르발라와 바그다드 시아파 거주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폭탄 공격이 발생해 171명이 사망했다. 이라크 보안당국은 ‘피의 명절’인 아슈라 행사가 절정에 달하는 29일 종파 분쟁 확산을 노린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카르발라 주변 지역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용어클릭 아슈라 이슬람력으로 1월10일이며, 시아파가 추앙하는 인물인 이맘 후세인의 기일이다.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의 손자인 후세인은 서기 680년 카르발라에서 군벌인 무아위야 가문과의 싸움에서 진 뒤 처참하게 사살됐다.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대통령 집권 시절에는 아슈라 행사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지만 2003년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면서 행사가 부활됐다.
  • 여수박람회 1조7000억 투입

    전남 여수 유치를 목표로 하는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에 1조 7000억여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17일 한명숙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지원위원회를 열어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계획은 국제박람회기구(BIE)의 실사에 대비해 작성된 것으로, 박람회장 부지 조성, 사후 활용, 교통·숙박대책 등 준비상황과 박람회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르면 박람회 개최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1조 6994억원으로, 박람회 부지 조성을 포함한 사업비, 개도국 참가지원비,BIE사무국에 내는 게이트머니 등에 쓰이게 된다. 재원은 국고 지원 및 민자유치를 통해 조달하게 되며, 구체적 조달 주체 및 액수는 유치 확정 후 구성되는 박람회조직위원회가 결정할 계획이다.2012년 개최지는 올 12월 BIE총회에서 98개 회원국 대표에 의한 비밀투표로 결정되며, 우리나라(여수)와 모로코(탕헤르), 폴란드(브로츠와프)가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새해 부처별 주요 현안

    새해 부처별 주요 현안

    국방부는 새해 상반기 중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점을 최종 확정한다. 지난해 말 국방개혁법이 통과됨에 따라 ‘국방개혁 2020’에 본격 시동을 건다. 외교통상부는 북한 핵문제 해결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에 매진할 계획이다. 산업자원부는 ‘5년내 수출 5000억달러, 무역 1조달러 달성’ 목표를 세우고 첫걸음을 뗀다. 새해를 맞아 정부 각 부처들이 헤쳐나가야 할 주요 현안들을 살펴본다. # 재정경제부 정책 불신 해소를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당정이 합의한 분양가 상한제의 확대 적용과 원가공개 문제에 대해서는 일관성 있는 정책방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으로는 대선 국면을 맞아 경기활성화에 관심이 쏠린다. 재정을 조기 집행할 것인지 아니면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릴 것인지, 경기 부양의 폭을 정해야 한다. 환율 안정을 위해 정부가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하는 것도 과제다. 현실적으로 시장 개입에 한계가 있다면 중소기업 종합대책 등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미시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와 과잉 유동성 해소 문제,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서민경제의 주름살 완화, 한·미 FTA 협정을 앞둔 서비스업의 경쟁력 향상 및 구조조정 강화 등도 현안이 아닐 수 없다. # 교육인적자원부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 본격화된다. 교원능력개발평가제(교원평가제)가 법제화되고, 경력 중심의 교원승진·인사 제도를 능력 중심으로 바꾼다. 교장공모제를 도입하고 교원양성·선발·연수체제도 개선한다.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꾸준히 진행하고, 방과후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려나간다. 대학특성화 및 구조개혁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 대학 통·폐합 등은 물론 특성화를 촉진하는 소프트웨어적 구조개혁을 병행한다. 국립대 법인화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한다.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실현을 위한 교육 대책으로 누리사업을 확대한다. 산업현장에 맞춤형 인재를 기르기 위한 전문대 특성화와 산학협력도 활성화한다. 학생부 반영 비중을 늘리는 새로운 대입제도를 처음 실시하고,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개방형 자율학교가 첫 선을 보인다. 교육감 주민직선제도 처음 도입한다. # 과학기술부 ‘한국 첫 우주인’ 선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이 가장 큰 현안이다. 현재 최종 후보 2명이 뽑힌 상태이며, 이들은 3월쯤 러시아 가가린훈련센터에서 기초훈련, 우주 적응 및 우주 과학실험 수행을 위한 임무훈련 등을 받은 뒤 최종 1명이 2008년 4월쯤 러시아 우주왕복선 소유즈호에 탑승하게 된다. 특히 생명공학 분야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새해부터 10년 동안 14조 2881억원을 투자,60조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해 2016년쯤에는 생명공학분야 세계 7위의 기술 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가생명공학 육성체계 혁신, 연구개발 선진화 기반 확충, 바이오 산업의 발전 가속화 및 글로벌화, 법·제도 정비 및 국민 수용성 제고 등의 4대 전략,14대 실천과제를 수립해 추진하기로 했다. # 통일부 납북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금이 처음으로 지급된다. 국회 상임위 통과를 앞둔 ‘전후 납북자 피해자 지원법안’은 미귀환 납북자 가족과 3년 이상 납북됐다 귀환한 납북자 가족에게 납북기간, 생계 등을 고려해 위로금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반기엔 개성공단 본단지 분양이 시작된다.3월부터 10만㎾급 송전이 이뤄지고 6월 1단계 기반시설,7월엔 기술훈련센터가 준공된다. 분양이 본격화되면 200∼300개 국내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외교통상부 북한 핵문제 해결,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한·미 동맹 강화 및 외교 다변화, 내부 인사·조직 혁신 및 외교역량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현안으로 꼽는다. 북한 핵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안보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은 외교부가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과제다. 대외 관계의 기본축인 한·미 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것과, 일·중·러 등 주변국들과 동북아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실질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도 당면한 현안이다. 한·미 FTA 등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FTA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시한보다 내용이라는 자세를 갖고 협상에 임할 예정이다. # 법무부 법무행정의 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특히 권위적이고 변화에 둔감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우선 법무부와 16개 전 소속기관에 성과관리시스템(BSC)을 구축한다. 조직의 임무, 비전, 목표 등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1800여명의 직원이 16만명에 이르는 보호관찰대상자 및 소년원생을 단일망에서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는 보호통합정보시스템도 구축한다. 여권자동판독기 도입 등으로 출입국심사를 현재보다 훨씬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 국방부 상반기 중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점이 최종 확정된다. 한·미 양측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38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2009년 10월에서 2012년 3월 사이에 전작권을 전환키로 합의했는데, 그보다 구체적인 환수시점을 정하는 것이다. 현재 2300여명 규모인 이라크 자이툰부대 병력이 4월까지 1200명선으로 감축된다. 상반기 중에 국방부는 ‘임무종료 계획’을 수립, 자이툰부대를 연말에 최종 철군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레바논에 국군이 새로 파병된다. 용산, 동두천 등의 미군기지가 옮겨갈 평택기지 터에 대한 시공이 3∼4월중 시작된다. 지난해 말 국방개혁법 통과에 따라 올해부터 ‘국방개혁 2020’이 본격 시동을 건다. # 행정자치부 공무원 연금 개혁문제가 핫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연금 개혁은 현재 행자부가 마련한 위원회에서 최종 시안을 마련 중이며, 부처 협의를 거쳐 상반기 중에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법안이 마련되고, 국회 처리과정에 공무원 노조와 기존 연금 수급자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에 정부의 입장이 얼마나 확고한지가 관건이다. 아울러 공무원노조 단체와 첫 교섭이 시작될 전망이다. 지난해 공무원 노조가 합법화됐지만, 노조 단체간 교섭위원 선임이 늦어지면서 정부와 노조간 교섭이 이뤄지지 않았었다. 새해엔 역사적인 대면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정부에서도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 문화관광부 문화관광부의 새해 최대 목표는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이다. 강원권 관광 자원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다시 한번 대한민국 발전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다. 1월 유치 신청서 제출을 시작으로 담당 부처와 협의해 국제적인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친다. 둘째는 사행성 게임에 대한 후속 대책이다. 올해 게임산업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세부적인 후속조치를 만들어 실행할 계획이다. 게임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은 물론 경마, 경륜, 경정, 스포츠 토토 등 사행성 게임에 대한 통합적인 감독과 감시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기구와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셋째는 한국 영화 산업의 발전을 위해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이다. 영화산업진흥기금을 과연 어디다 쓸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인 자금 계획 수립과 함께 사용처 등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 농림부 개방화 물결에 따른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현안으로 꼽힌다. 쌀과 쇠고기라는 양대 민감한 품목을 둘러싸고 미국 등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라 새해에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는 시점에서 최근 불거져 나온 ‘쇠고기 뼛조각’ 문제를 어떻게 조율하는가도 관건이다. 미국은 수입위생조건을 뼛조각을 포함하는 조건으로 다시 작성하자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신청한 광우병 위험등급 최종 결과가 나오는 5월전까지는 재협상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쌀 수입 문제도 관심거리다.3월을 전후해 중국쌀과 칼로스쌀 등 밥쌀용 쌀 의무수입물량(MMA)의 반입이 이뤄질 전망이다.2006년에는 초반 예상과 달리 중국쌀과 미국산 칼로스 쌀이 큰 호응을 얻었다. # 산업자원부 2006년 수출 3000억달러 달성의 다음 단계로 ‘5년내 수출 5000억달러, 무역 1조달러 달성’ 목표를 세웠다. 세부 실천작업의 첫걸음을 떼게 된다. 악화된 국내외 여건에 대한 대응 강화도 시급한 현안이다. 원화 강세, 인접국과의 경쟁 격화, 고유가, 대·중소기업간의 양극화 등 부문별로 대응책 마련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추진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제도화의 완성’에 무게를 뒀다. 우선 고용 친화적인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신산업정책을 추진한다. 부품소재의 글로벌 공급 기지화를 위한 여건 조성도 핵심과제다.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 육성 및 바이오·나노·로봇과 같은 미래산업의 성장 동력화도 촉진할 계획이다. # 정보통신부 가장 큰 현안은 방송통신위원회(정통부+방송위원회) 설립과 관련, 정통부의 주장을 얼마만큼 반영하는가이다. 현재 국무조정실은 내년 4∼5월에 통합기구 발족을 위한 관련 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입법예고안은 정통부로선 만족할 만한 수준이지만 방송위가 반발하고, 한나라당에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입법예고안에서 논의가 잠정 보류된 우정사업본부의 독립청(가칭 우정청) 설립 또는 공사화 건도 새해 주요 논란거리로 부각될 것으로 예측된다. 방송통신융합 서비스인 인터넷TV(IPTV)의 상용화 일정을 잡는 일도 중요하다.IPTV는 KT 등에서 기술적으로는 준비돼 있지만 통신과 방송 양 진영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상용화가 1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 보건복지부 복지정책의 큰 틀인 ‘사회투자국가’ 기반 조성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사회투자국가란 인적자본과 사회자본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제활동 참여기회를 넓히고 더 나은 일자리를 제공해 성장과 사회통합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개념이다. 세부적으로 아동발달 지원계좌, 사회서비스 일자리, 노인특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개혁에 따른 관련법 시행령 개정, 의료법 전면개정 등 굵직한 입법 현안들도 대기 중이다. 장기수발보험의 2008년 7월 시행에 맞춰 시범사업에 나서고 복지시설을 확충하는 등 준비도 내년에 이뤄져야 한다. 건강보험과 의료급여의 모럴 해저드를 막아 재정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 환경부 경인운하 건설사업과 군장 국가산업단지(장항단지)조성사업 등을 둘러싼 산업계, 환경단체, 지역주민들의 첨예한 이해대립과 사회적 갈등을 풀어가야 한다. 세계적인 기상이변 사태에 대비, 기후변화에 대응한 온실가스(CO2)저감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의무 동참 유도가 예상된다. 온실가스 저감의무 참여에 대비, 산업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 모의거래제 실시, 개도국 매립지의 청정개발체제(CDM)지원 등 온실가스 저감 로드맵 작성과 이행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새해부터 ‘교통환경에너지세’를 도입, 종전 교통세입의 15%를 환경분야에 활용해 에너지세제의 환경친화성을 높일 계획이다. # 노동부 어느 해보다 많은 법·제도 정비 과제들이 대기하고 있다. 우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노사관계 로드맵 관련 입법의 후속법령 정비가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공익사업장 파업때 필수 유지업무의 범위, 정확한 대체근로 허용의 범위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비정규직 관련법들이 금년 7월부터 발효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시행령·시행규칙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특히 파견업무의 확대, 차별의 기준 등이 현안이 될 전망이다. 학습지교사·화물노동자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방안,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된 산재보험 개혁방안의 법제화 역시 중요한 과제다. 취업알선, 직업훈련, 실업급여의 원스톱 제공 등을 골자로 한 고용서비스 선진화 방안도 중점 추진대상이다.1500억원을 투입, 결식아동·부랑인 지원 등을 하는 사회적 기업 일자리 창출도 핵심 현안 중 하나다. # 여성가족부 올해도 보육, 여성, 가족 등 세 가지 큰 방향에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보육 분야는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보육시설을 점차 국공립으로 전환하고, 민간시설은 부모가 만족할 수준으로 질을 높이면서 보육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여성 분야에서는 사회적 지위를 올리고 일자리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경제성장이나 교육 수준에 비해 여성의 권한 척도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인 점을 감안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자는 취지다. 특히 일하고 싶어하는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취업교육과 시스템을 만들 방침이다. 가족 분야 정책은 기존의 가족 기능이 약화되는데 대해 사회적 책임과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노인부양이나 간병, 보육 등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늘어만 가는 가족 구성원들의 부담을 사회가 맡도록 시스템화하는 게 골자다. 가족 친화적 공동체를 시범운영하는 등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 건설교통부 올해 집값의 주요 변수로 꼽히는 전·월세 문제 대처방안을 비롯, 분양원가 공개 방안, 분당 규모 신도시 공급, 청약제도 개편안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말 취임 때 전·월세 문제 대처방안과 관련해 수요와 공급, 월세전환 물량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등 사전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이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올봄 발생할 수 있는 전세난에 대한 선제 대처를 천명한 만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관심거리다. 1월 중에는 분양가제도 개선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분양원가 공개 여부 및 범위가 발표된다.2∼3월 중에는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 예정지가 확정된다. 예정지 발표는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과제다.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은 청약제도 개편안이다. 지난해 12월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상반기로 연기됐다. 차관급 본부장으로 하는 주거복지본부도 1월 말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건교부가 주택정책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무기 연기되는 분위기다. # 중앙인사위원회 공무원 정년 조정 문제가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인사위는 계급에 따라 차별을 둔 현행 공무원 정년제의 개선(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단일화의 방향은 확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정년 조정은 우리 사회의 고령화와 청년실업 문제, 민간기업의 고용에 미치는 영향, 공직의 적정인력 유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무원 노조와의 협상에서 정부안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바쁘다. 비정규직 문제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개선과 고용 안정을 골자로 한 비정규직 법안이 7월 시행됨에 따라 인사정책 분야에서도 공직내 비정규직 처리가 화급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수십년간 지속돼 온 공무원 시험제도의 개편도 피해갈 수 없는 과제다. 단순한 지식의 평가보다는 응시자의 실제 역량과 자질을 측정할 수 있는 형태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는 2012년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 현재 여수를 비롯해 모로코(탕헤르), 폴란드(브로츠와프) 등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년 12월 제14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유치국이 결정된다. 올해 부산항에 이어 인천항과 평택항에도 ‘항만 노무공급 상용화’ 도입을 추진한다. 항만의 국제 경쟁력 제고와 물류비 절감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사항도 확대 시행한다. 원산지 표시에서 현재 ‘원양산’으로 표기되던 것이 7월부터 ‘원양산’ 표시와 함께 해역명(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 또는 그 수역을 관할하는 국가명을 함께 표시해야 한다. 수산물 품질인증제 대상 품목이 늘어난다. 기존 112개에서 135개로 확대되고, 중금속과 항생물질 등을 품질 인증 기준에 포함해 안전성을 강화한다. 양식 수산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산물 양식재해보험제도’도 마련한다. # 공정거래위원회 일단 2월 임시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게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를 자산 10조원 이상,2조원 이상의 중핵기업으로 한정하고 순자산의 40%까지 투자할 수 있게 했지만 정치권은 중핵기업의 범위를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좁히라고 주문, 논란이 예상된다. 공정위에 준 조사권을 주는 계좌추적권과 경쟁당국과 조사를 받는 사업자가 합의를 통해 사건을 종료하는 동의명령제의 신설 등도 관심이다. 3월28일부터 기존의 소비자보호법이 소비자기본법으로 바뀌는 데 따른 정책과제도 산적해 있다. 소비자기본법이 발동하면 소비자는 시장에서 기업의 판도를 결정짓는 주도적 역할을 한다.
  • [책꽂이]

    ●노자(노자 지음, 최재목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현존하는 최고(最古) 판본인 곽점초묘죽간본 ‘노자’의 완역서. 이 초간본 ‘노자’는 지금부터 약 2300년 전으로 추정되는 중국 초나라 때의 무덤에서 출토됐다. 사마천의 ‘사기’ 등의 기록에 따르면 노자는 기원전 571년 이전에 하남성 녹읍현에서 태어났으며, 춘추시대 말기 주나라의 수장실사(守藏室史, 장서실 관리인)를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노자’는 만물을 생성하는 근원적 존재와 원리를 도와 덕으로 설파한 도가사상의 성전. 문장의 전후가 모순되는 곳이 있고, 장과 장이 서로 연결되지 않는 곳이 있어 한사람이 쓴 게 아니고 오랜 세월에 거쳐 여러 사람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1만 8000원.●우리말 달인(심재방 엮음, 선 펴냄) 가게는 원래 한자어 가가(假家, 임시로 지은 집)에서 온 말이다. 큰 것은 어물전처럼 전(廛)이라 했고, 구멍가게처럼 규모가 작은 것은 가가라 했다. 그 가가가 변음돼 가게가 된 것. 피죽바람이란 무슨 뜻일까. 모낼 무렵 오랫동안 부는 아침 샛바람(동풍)과 저녁 북서풍을 가리킨다. 모낼 무렵에 이 바람이 불면 벼가 큰 해를 입어 흉년이 들기 때문에 피죽도 먹기 어렵다는 데서 생겨난 말이다.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쓴 우리말 우리글 길라잡이.1만 8000원.●한국 야담 연구(이강옥 지음, 돌베개 펴냄) 야담은 주로 한문으로 기록된 비교적 짧은 길이의 잡다한 이야기들을 가리킨다. 사전적 의미로는 정사(正史)에 대응되는 외사(外史), 즉 국가에서 임명한 사관 이외의 사람이 꾸민 역사를 말한다. 민간에 떠돌아 다니는 궁중비화나 정치 뒷이야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책은 야담의 역사적 존재방식을 밝히고 야담 고유의 서술미학을 살핀다.‘학산한언’ ‘천예록’ ‘동야휘집’ ‘금계필담’ ‘차산필담’ 등 조선시대의 주요 야담집에서부터 ‘일사유사’등 장지연의 근대 서사문학에 이르기까지 두루 다뤘다.3만원.●마티스와 함께한 1년(제임스 모건 지음, 권민정 옮김, 터치아트 펴냄) 마티스의 고향인 피카르디를 비롯해 프랑스 곳곳에 남아 있는 화가 마티스의 흔적을 좇은 여행기. 미국의 작가인 저자는 잿빛 파리에서는 마티스의 파리 시절 그림의 무거운 색조를 느끼고, 벨릴 섬에서는 빛나는 원색을, 코르시카 섬에서는 이글거리는 태양을 이해한다. 모로코에서는 내면적인 화가였던 마티스의 고뇌를 느끼며, 마티스가 말년을 보냈던 니스와 방스에서는 마티스가 살던 방에 묵으며 들뜬 마음으로 잠을 설치기도 한다.1만 5000원.●집안에 앉아서 세계를 발견한 남자(귄터 베셀 지음, 배진아 옮김, 서해문집 펴냄) 제바스티안 뮌스터의 저서 ‘코스모그라피아’가 출간되게 된 과정과 책의 내용 등을 살폈다.1544년 처음 출간된 ‘코스모그라피아’는 바젤 대학에서 히브리어를 강의하던 뮌스터가 당시의 세계를 묘사한 책. 중유럽 사람들이 각국의 풍속과 관습, 신앙 등에 대해 알고 있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뮌스터는 프랑스인을 “편 가르기 좋아하고 선동적이며 고집이 세고 이성보다는 힘이 우세한 민족”이라고 평했다. 뮌스터는 세계를 묘사했지만 제대로 된 여행이라고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학자였다.1만 6500원.
  • (14) 진정한 멜팅 폿 에티오피아

    (14) 진정한 멜팅 폿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에 멕시코 스퀘어라는 곳이 있다. 지하철은 없지만 우리나라로 치자면 종로 3가역쯤 되는 곳으로 이 곳에 가면 볼레(아디스 아바바 국제공항 방면) 쪽으로 가는 차, 서드스 키로(아디스 아바바 대학 방면) 쪽으로 가는 차, 피아사(아디스 아바바 시청 방면) 쪽으로 가는 차를 전부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차는 이곳의 대중교통수단인 미니 버스(현지인들은 꼭 미니 택시라고 한다.)를 의미한다. 멕시코를 연상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왜 멕시코 스퀘어라고 부르는지 이유를 물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답변을 해 주는 사람이 없다. 멕시코 스퀘어 한 가운데 조형물이 하나 있는데 이것만으로 멕시코를 연상하기는 어렵다. 멕시코에서 일어난 전쟁에 에티오피아 군대가 참전을 해서라는 설이 있지만 멕시코 정부나 관련 기업의 원조가 있지 않았나 감만 잡을 뿐이다. 문득, 광화문 한복판에 왜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는지 외국인이 물으면 답변을 할 수 있는 한국인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왜 세종로라고 부르지? 멕시코 스퀘어에서 사르베트 쪽으로 방향을 잡아 걷다 보면 오른쪽에 국방부 건물이 보이고 조금 더 걸어가면 왼쪽에 수단 대사관이 보인다. 수단 대사관을 지나 조금만 직진하면 ‘Melting Pot’이라는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다. AU(African Union) 바로 전에 위치해 있다. 이름에 걸맞게 이 곳에 가면 에티오피아 음식은 물론 아프리카, 아랍, 남미 음식을 모두 먹을 수 있다. 음식 종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인제라가 지겨울 때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 곳을 자주 찾는다. 아랍 요리 중에 밥이 포함된 게 몇 가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는 메뉴 중에 34번과 39번을 강추한다. 흔히 인종, 문화의 도가니라며 미국을 지칭할 때 ‘멜팅 폿’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미국 보다 오히려 더 멜팅 폿이 이곳 에티오피아가 아닐까 싶다. ‘Melting Pot’ 레스토랑에 가면 아주 잘 차려 입은 검은 피부의 사람들이 암하릭어가 아닌 영어나 프랑스어로 대화를 나누며 식사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AU가 가깝다 보니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이 레스토랑을 자주 찾기 때문이다. 현재 AU에는 모로코를 제외한 아프리카의 53개국이 가입되어 있다. 모로코가 아프리카 대륙에 있다는 이유로 아프리카 국가를 54개국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모로코는 AU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모로코는 아프리카가 아닌 위쪽의 유럽과 친구로 지내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AU만 따져도 에티오피아에서는 아프리카 53개국 사람을 전부 만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한국, 중국, 일본 사람도 이곳에서 다 만날 수 있다. 외교 공관이 100여 개가 넘기 때문에 이런 나라 사람들을 모두 에티오피아에서 만날 수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셀 수도 없는 NGO단체가 에티오피아를 원조하겠다고 이나라저나라에서 오늘도 속속 도착하고 있다. 사람이 가는 곳에 문화가 따라가는 법. 에티오피아는 가히 멜팅 폿의 지존이라 할 수 있겠다. 셈족계와 햄족계의 혼혈이 조상인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피부색깔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또 새로운 문화에 대해서 아주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 현재 에티오피아의 대통령 영부인은 피부색이 하얀 독일인이다. 에스닉 그룹(소수민족)이 80여 개가 넘는 다민족 국가이기 때문에 이민족에 대해서 그리 배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디스 아바바의 작은 수퍼에 가면 전세계에서 온 물건들을 다 만날 수 있다. 스위스에서 온 유제품, 이탈리아에서 온 파스타, 중동에서 온 잼, 중국에서 온 싸구려 물건들까지 한마디로 박람회장을 연상케 한다. 직접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이 없어서라고 하지만 전세계에서 온 물건들이 사이 좋게 매장을 채우고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한국 전쟁 때 참전했던 에티오피아의 6천 여명의 지상군은 미군 중 절반 가까이나 되는 흑인들보다 15개국의 UN참전국 사람들과 형제처럼 잘 어울렸다고 한다. 문화가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다른 인종의 피가 섞여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한국 사람들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지금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에티오피아이지만 그래도 이곳이 그리 절망적이지만은 않은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문화의 다양성이 인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이문화가 함께할 때 문화가 찬란했었고 융성했었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함께했던 통일신라가 그랬었고, 말갈을 끌어안았던 고려시대가 또 그랬었다. 암묵적인 차별이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미국의 가장 큰 힘도 바로 이문화의 수용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너무 가난해서 별볼일 없는 나라로 분류되는 에티오피아지만 서로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측면에서 보면 멜팅 폿, 에티오피아는 지금의 한국보다는 분명 선진국이다.       <윤오순>
  • ‘징병제’ 75개국 24개월 복무 많아

    ‘징병제’ 75개국 24개월 복무 많아

    정부에서 군 복무기간 단축방안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의 복무기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75개국. 복무기간이 24개월인 국가가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22개국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는 육군과 해병대가 24개월, 해군 26개월, 공군이 27개월이다. 현행 병역법을 근거로 여권 일각에서는 이를 18개월까지 줄이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복무기간이 18개월인 국가는 모로코, 라오스, 칠레 등 6개국이다. 복무기간이 12개월인 국가는 체코, 폴란드, 레바논, 몽골, 브라질, 멕시코 등 15개국으로 24개월인 국가 다음으로 많았다. 안보분야에서 국제정세 변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나라들은 대부분 군 복무기간이 길었다. 이스라엘(남자 36, 여자 24), 키프로스(26), 과테말라(30), 시리아(30), 싱가포르(최장 30), 이집트(최장 36), 베트남(최장 36) 등 7개국이다. 북한은 의무복무 기간이 최소 5년에서 최장 12년으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포르투갈(4), 헝가리(6), 오스트리아(7), 독일(9), 스위스(9), 이탈리아(10) 등 13개 국가의 복무기간은 10개월 이하다. 한편 징병제 국가 가운데 대체복무를 인정하고 있는 나라와 기간(개월)을 보면 독일(10, 현역 9), 타이완(26, 현역 20), 러시아(42, 현역 최장 24), 브라질(12, 현역 12), 스위스(13, 현역 9), 이탈리아(10, 현역 10), 카자흐스탄(30, 현역 24), 폴란드(21, 현역 12) 등이다. 이들 국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서도 대체복무를 허용하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10) 위협받는 ‘가톨릭국가’

    [함혜리 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10) 위협받는 ‘가톨릭국가’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파리의 아름다움은 절정에 이른다. 샹젤리제 양쪽에 늘어선 가로수에는 수십만개의 조명등이 반짝이고 거리마다 설치된 형형색색의 조명등과 상점의 크리스마스 장식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이즈음 갤러리 라파예트와 프렝탕 등 고급 백화점이 위치한 오스만 대로와 상점가는 가족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일년 중 가장 중요한 기독교 축일인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은 프랑스인들의 오랜 전통이다. 직장을 위해, 학업을 위해 이곳저곳으로 흩어졌던 자녀들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부모님 댁을 찾는다. 온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거위간, 생굴, 칠면조 고기, 장작모양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등으로 이어지는 성탄절 특식을 즐긴다. 밤을 새워가며 먹는다고 해서 레베이용(밤참)이라고 하는데 몇시간에 걸친 식사가 끝나면 각자 준비한 선물을 교환하며 덕담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마을의 성당에 가서 자정 미사를 드린다. 프랑스인들은 이렇게 가톨릭의 전통에 따라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세례나 결혼, 장례 등 많은 예식이나 관습들은 종교적 방식을 따른다. 하지만 그뿐이다. 인구의 82%가 로마가톨릭인 나라지만 정기적으로 교회나 성당에 나가는 사람은 여성의 14%, 남성의 9%에 불과하다. ●가톨릭 국가 맞아? 프랑스에서 종교는 곧 가톨릭을 의미할 정도로 가톨릭이 지배적이다. 인종적으로 프랑스인이지만 가톨릭 신도가 아닌 경우는 신교도들이다. 프랑스의 신교도는 16세기 종교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거 다른 나라로 이주했다. 따라서 프랑스에 남은 신교도는 95만명으로 2%선에 머문다. 이밖에 500만∼600만명(8∼9.6%)이 이슬람교도로서 대부분 북아프리카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다. 유대교가 75만명 정도, 불교가 40만명 정도다.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가톨릭 교인으로 태어나 가톨릭식 이름을 갖고, 자신을 가톨릭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따라서 프랑스에서 당신의 종교가 무엇이냐고 묻는 것은 바보 같은 질문이다.“당신의 인종이 무엇이냐?”고 용감하게 물어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종교와 관련해서 프랑스인에게 의미있는 질문을 하려면 “신자냐, 비신자냐?”를 묻기보다는 “실천교인이냐, 아니냐?”를 물어봐야 한다. 그러면 10명중 9명은 “나는 신자(croyant)이긴 하지만 실천교인(pratiquant)은 아니다.”라고 답한다. 믿기는 하지만 성당에 꼬박꼬박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아가 이슬람이나 유대교가 아니라는 뜻을 내포하기도 하다. ●쇠퇴하는 로마가톨릭 프랑스가 가톨릭 국가가 된 기원은 메로빙거 왕조의 클로비스가 496년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성직자들과 기독교 공동체의 지지를 받아 프랑크 왕국을 탄생시킨 것에서 찾을 수 있다. 클로비스의 개종은 로마 가톨릭에 기초한 유럽 탄생의 단초가 됐다. 프랑스에서 가톨릭은 역대 왕조의 흥망성쇠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종교뿐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이뤄왔다. 특히 교육과 행정은 가톨릭 교회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프랑스에는 가톨릭 국가답게 정말 성당이 많다. 프랑스에는 3만 8000개의 교구가 있고 전국에 4만 5000개의 성당이 있다. 이들 교구 중 인구 500명 이하의 작은 교구도 1만 6000개나 된다. 파리 등 대도시의 광장에는 여지없이 커다란 고딕식 주교좌 성당이 서 있다. 시골 어디를 가나 마을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나 중심에는 가톨릭 교회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 가톨릭 교회는 오래 전부터 마을 공동체의 중심역할을 했다. 시청이나 면사무소와 같은 국가기관이 들어서기 이전에는 가톨릭 교회에서 호적을 관리했다. 학생들의 지도도 가톨릭이 담당했다. 현재 프랑스의 행정단위 중 가장 기초단위인 코뮌(commune)이 모두 3만 6551개인데 이 행정구역도 가톨릭 교구를 중심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프랑스 대혁명 이후 지속적으로 정교(政敎)분리와 세속화가 진행되면서 이제는 성당을 정기적으로 찾는 사람이 매우 드물어 졌고 세력도 약해졌다. 웅장하고 유서깊은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도 크리스마스를 제외한 주일 미사에 가보면 빈자리가 수두룩하다. 성당을 찾은 교인들도 노부부나 할머니가 대부분이다. 젊은이들의 경우 종교와 거리를 두는 경향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종교에 관심이 없거나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무신론자들이 상당히 많다. 국립통계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 현재 15∼24세인 젊은이들 중 종교와 무관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여자 43%, 남자 47%로 높게 나타났다.1996년 조사(여자 30.3%, 남자 44.7%)에 비해 종교에 대한 회의론자들이 남녀 공히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갈등의 요인이 되는 이슬람 16세기 종교전쟁 당시 프랑스에서는 구교와 신교가 극렬하게 다퉜지만 현재 프랑스에서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종교문제는 대부분 이슬람과 관련된 것이다. 프랑스는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무슬림(이슬람 교도) 인구 비율이 높은 편이다. 프랑스의 무슬림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예전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출신이 70% 이상이다. 출신국별로는 알제리 35%, 모로코 25%, 튀니지 10% 등이며 이들은 주로 파리 릴 리용 마르세유 등 대도시의 외곽에 집단을 이뤄 살고 있다. 이민 2,3세들은 부모 세대의 종교와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에 프랑스 국적을 갖고 프랑스식 교육을 받아도 프랑스에 완전 동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수많은 논란거리를 낳고 사회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슬람 머릿수건과 같은 종교적 상징물을 학교에서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논란 끝에 채택된 것이나, 차별과 소외에 대한 불만으로 터진 2005년 가을의 교외지역 소요사태를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을 수 있다. 무늬만 남은 가톨릭 국가에서 이슬람이 빚어내는 갈등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영화단신] 네티비티 스토리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낳으시고….’ 예수의 신비로운 탄생을 말해주는 주기도문의 한 구절이다. 의로운 사람 요셉은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후 자신의 자식이 아닌 아이를 가진 마리아의 결백을 믿었고, 그 결과 아기 예수는 축복 속에 베들레헴의 한 마구간에서 태어났다. 이 정도는 성경에도 나와 있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 오는 21일 개봉하는 ‘네티비티 스토리-위대한 탄생’은 기독교인이건 아니건 그 이면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알맞은 영화다. 성경에 구체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았으나 아기 예수를 세상에 내어 놓기까지 평범한 부부 요셉과 마리아가 겪었을 심리적·육체적 역경을 생생하게 그렸기 때문이다. 처녀가 부정한 방법으로 임신했다는 의심을 사는 마리아의 불안, 율법대로 그녀를 돌로 쳐죽이라는 압력을 받는 요셉의 고뇌, 만삭의 마리아를 데리고 삶의 터전을 떠나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가게 된 사연 등을 촘촘하게 풀어놓고 있다. 특히 영화는 위대한 탄생에 따르는 진통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때문에 베들레헴으로 가는 부부의 힘겨운 여정을 보여주는 데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 고난의 행군을 끝내기까지 강물에 빠지고 사막의 모래바람과 추위를 견디며 주린 배를 움켜쥐어야 했다. 부르트고 갈라진 요셉의 발바닥은 마리아와 아기를 지켜낸 그의 헌신과 믿음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우여곡절 끝에 베들레헴에 당도하지만 발 뻗고 누울 자리도 찾기 전에 마리아의 진통이 시작된다. 동굴 같은 마구간을 겨우 찾아 3000년 만에 3개의 별이 하나로 모인 그 순간 아기 예수가 태어난다.“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으신 분이 오셨도다.” 동방박사 3인을 비롯해 메시아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연약하면서도 강인한 마리아를 연기한 케이샤 캐슬휴즈는 다른 마리아를 생각할 수 없도록 한다. 성서를 바탕으로 나사렛 마을을 고증해 내고 모로코와 사하라 사막까지 거치면서 역사적 현장을 완벽히 재현, 마치 성지순례를 떠나는 감동까지 전해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임일영 특파원의 천일야화] 히잡 쓴 여승무원 왜 안보일까

    도하아시안게임은 1974년 테헤란대회 이후 32년 만에 중동에서, 사상 처음 아랍국가에서 열리는 39억 아시아인의 축제다.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여성의 투표권 및 피선거권을 보장한 나라, 중동 부호들이 유학지로 선호하는 교육강국, 경기도보다 조금 넓은 땅덩어리에 1인당 GNP는 3만달러를 훌쩍 넘은 작지만 강한 나라, 바로 카타르다. 아시안게임 취재를 위해 국적항공사인 카타르항공편에 몸을 실은 것은 한국시간 28일 밤 10시30분. 인천공항 터미널과 비행기를 연결하는 브리지를 지나면서 질문이 머릿속을 돌아 다녔다. 물론 ‘예쁜 스튜어디스나 걸려라!’ 따위는 아니었다.실상은 이슬람 국적항공사의 승무원에 대한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던 것. 최근 이집트와 터키, 모로코 및 유럽 각국에서 이슬람 여성들의 히잡(헤드스카프)이나 니카브(눈만 내놓는 머리 두건), 질밥(얼굴 전체를 덮고 눈부분도 망사로 처리) 착용 문제로 시끄럽지 않았던가. 거대한 에어버스 330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의문은 풀렸다.“안녕하십니까. 좌석을 확인해 드리겠습니다.”란 정확한 한국어 발음을 구사하는 여승무원의 반가운 인사말이었다. 차도르를 벗은 모습을 이방인에게 보이는 것을 금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카타르항공은 자국 여성 승무원을 고용하지 않는다. 대신 40여개국에서 모인 1000명의 외국승무원이 승객의 안전을 담당하고, 이 가운데 한국인은 무려 200명에 달한다. 아시아권에선 비교적 미국비자가 잘 나오는 데다 서비스 마인드를 인정받은 덕분이란 게 한국 승무원의 말이다. 밤 10시30분(한국시간)에 출발, 도하국제공항에 다음날 새벽 6시40분(현지시간)에 도착하는 인천∼도하 노선은 이날 기체 결함으로 중간기착지인 상하이 푸둥공항에서 무려 12시간여 발목 잡힌 끝에 꼬박 24시간의 긴 여행을 해야 했다. 끔찍하게 괴로웠던 비행을 참아낼 수 있었던 것은 단지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로 승객들의 거센 항의를 온 몸으로 받으면서도 끝까지 미소를 보였던 한국인 승무원 현애씨 덕분이었다.한 쪽 구석에서 눈물을 짓는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였다. 개막이 임박해서도 도시 곳곳이 공사판인 데다 바가지 숙박요금과 교통난, 게다가 대회 공식파트너인 카타르항공사의 고객 무시 태도로 짜증스러웠지만 그나마 미소천사들의 따뜻한 말 한 마디와 밝은 웃음이 카타르에 대한 인상을 조금은 바꿔 놓았다.도하에서 argus@seoul.co.kr
  • [책꽂이]

    ●모로코의 낙타와 성자(엘리아스 카네티 지음, 조원규 옮김, 민음사 펴냄) 불가리아 출신으로 198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저자의 모로코 여행 에세이. 고도 마라케시의 역동적인 장터와 고즈넉한 구시가지 골목들을 돌아보며 느낀 삶과 죽음, 예술에 대한 단상을 담았다. 작가는 도살을 앞둔 낙타를 바라보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체험하고, 뼈만 앙상한 늙은 나귀의 강렬한 욕정에서 힘없는 자의 생명력에 새삼 눈뜬다. 카네티는 ‘군중의 광기’에 대해 깊이 고민했던 작가다.9800원.●데카메론(박상진 지음, 살림 펴냄) 조반니 보카치오를 단테, 페트라르카와 더불어 불멸의 지성으로 만든 ‘데카메론’ 해설서.‘데카메론’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완전한 의미에서 문학적 창작은 아니다. 당시 떠돌던 이야기와 보카치오 자신이 이미 써놓았던 소설들을 모은 것이다.1348년 페스트를 피해 피렌체 교외의 별장으로 옮겨온 10명의 남녀가 10일 동안 이야기하는 100편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중세의 그늘에서 싹튼 새로운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다.7900원.●고려에 시집온 칭기즈칸의 딸들(이한수 지음, 김영사 펴냄) 고려 왕비가 된 몽골 여인의 삶으로 읽는 여몽관계사. 고려 제25대 충렬왕부터 제31대 공민왕까지 100년간 고려의 왕들은 모두 몽골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충선왕은 두 명, 충숙왕은 세 명의 몽골 여인과 혼인했다. 세계를 정복한 몽골이 유독 고려에만 공주들을 시집보낸 것은 항몽전쟁에서 보여준 고려인의 투지와 저력 때문. 충렬왕비 홀도로게리미실, 충선왕비 보탑실련, 충숙왕비 역련진팔라, 공민왕비 보탑실리 등 8인8색 몽골 공주들의 다양한 면모를 살폈다.9900원.●개념어 사전(남경태 지음, 들녘 펴냄) 인간의 기억은 나무와 같다. 삶의 작은 상처는 나무가 자라면서 껍질에 난 생채기가 아물 듯이 쉽게 잊힌다. 그러나 생명을 위협할 만큼 중대한 사건을 경험하면 마치 깊게 파인 도끼 자국이 나무에 영구적인 상처로 남듯 당사자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된다. 이 책은 트라우마에 대해 이런 설명을 붙인다. 트라우마는 그리스어 트라우마트(traumat)에서 비롯된 말로 상처라는 뜻. 트라우마의 정식 병명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다. 1만 3000원.●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김용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부조리극의 대명사 ‘고도를 기다리며’는 변치 않는 시공간과 성격 없는 인물을 내세워 ‘권태’라는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도대체 고도는 누구이며 왜 그를 기다리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하이데거는 권태의 의미를 짚으며 ‘시간 죽이기’에 몰두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실존의 의미를 찾으라고 말한다. 세계문학 작품 속에 담긴 철학 담론을 꺼내 독자와의 소통을 시도하는 책. 1만 2000원.●기독교신앙(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 지음, 최신한 옮김, 한길사 펴냄) 교부신학의 전통을 계승, 프로테스탄트 신학을 집대성한 근대 신학의 아버지 슐라이어마허 신학사상의 결정판. 저자의 초기 사상을 대변하는 작품이 종교를 멸시하는 교양인을 위한 강연인 ‘종교론’이라면, 이 책은 완숙기에 들어선 신학자의 진면모가 드러난 대작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교의학과 신앙론의 종합을 시도한다.2만 5000원.
  •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 뉴욕 마라톤 2시간대 주파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35·미국)이 마라톤 풀코스 첫 도전에서 2시간대 기록을 작성, 다시 한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고환암을 이겨내고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일주사이클대회)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던 암스트롱은 6일 뉴욕마라톤대회에서 2시간59분36초에 골인, 생애 첫 마라톤 도전에서 3시간 벽을 가볍게 깼다.‘서브 3(sub-3·마라톤 풀코스 3시간 이내 기록)’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꿈의 기록이지만 암스트롱은 끈기있는 레이스를 펼쳤다.3주에 걸쳐 3000㎞가 넘는 거리를 달리는 투르 드 프랑스에서 단련된 체력이 힘이 됐다. 암스트롱은 레이스 직후 “의심할 바 없이 마라톤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 가운데 하나였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내가 사이클을 은퇴하기 전에도 늘 꿈꿨다. 오늘 그 꿈을 이뤄냈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암스트롱은 이날 레이스를 통해 암 연구 기금을 모금했다. 그의 ‘페이스 메이커’로는 1980년대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알베르토 살라자르(미국), 올림픽 여자마라톤 첫 우승자 조앤 베노이트(미국),‘중거리의 제왕’ 히참 엘 게루즈(모로코) 등이 동참했다. 한편 우승은 2시간9분58초에 결승선을 통과한 마릴슨 도스 산토스(브라질)가 차지했다. 세계기록(2시간4분55초) 보유자인 폴 터갓(케냐)은 3위(2시간10분10초)에 그쳤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북 겨냥 ‘핵테러방지구상’ 곧 발족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과 이란의 핵을 겨냥한 새로운 국제적 핵감시체제가 곧 발족될 예정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핵테러방지구상’으로 불리는 이 구상을 주도한 미국과 러시아 등 12개국은 30,31일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회동해 핵을 이용한 테러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아직은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지만 미·러 등 양대 핵강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도 참여한다는 점에서 북한에 미칠 심리적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특히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와 함께 북한을 압박하는 도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핵테러방지 구상에는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 영국과 프랑스·중국 등 5대 핵무기 보유국과 일본·호주·캐나다·독일·이탈리아·카자흐스탄·터키 등 총 12개국이 참여한다. 그러나 한국은 참여하지 않는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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