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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속 휴양지 Best10

    영화·드라마 촬영지는 뭔가 특별함이 있다. 화면속에서 보았던 세트장은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세트장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주변에 펼쳐진 풍광이 아름답다. 전국에서 가볼 만한 영화·드라마 촬영지 10곳을 소개한다. (1) 국내 최초 드라마 기념관…올인의 제주 섭지코지 넓고 푸른 바다에 웅장한 성산 일출봉이 한눈에 보이는 제주 섭지코지의 올인하우스는 국내 최초의 드라마 기념관이다. 이병헌·송혜교 주연으로 지난 2003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올인 세트장이 당시 태풍 매미로 철거되자 지난 6월 사업비 30여억원을 투입해 복원했다. 지하 2층, 지상 1층의 연건평 270평 규모의 올인하우스는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성당과 야외공원은 물론 촬영당시의 소품, 카지노를 재현해 관광객들이 직접 드라마속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또 ‘수연(이병헌) 이야기’,‘인하(송혜교) 이야기’ 등 주인공과 관련된 전시장도 있다. 주변에 있는 신양해수욕장은 적당한 수심과 수온, 바람, 안전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남제주군 관광진흥과(064-730-1720). (2) 예배당과 김민준 나무… 폭풍속으로의 아름다운 울진 앞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절벽에 정성스럽게 지어진 현준(김석훈)과 현태(김민준)의 집. 돛대에 샌드백을 걸어놓고, 그 옆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는 벌써부터 김민준 나무라 불리고 있다. 멀리 보이는 빨간색 지붕이 매력적인 그림 같은 예배당도 세트장이다 죽변항 주변에는 덕천리 백사장, 봉평해수욕장 등 동해의 푸른 물과 깨끗한 모래는 해수욕장으로 즐기기에 좋은 곳들이 많다. 주변 명소로는 덕구온천, 유황온천, 성류굴, 민물고기 전시관 등이 있다. 울진군 문화관광과(054-782-1501). (3) 끝없는 백사장… 파이란의 강원 고성군 화진포해수욕장 화진포 해수욕장은 영화에서 파이란(장백지 역)이 백사장에서 자전거를 끌고 서 있었던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화진포해수욕장은 주변에 울창한 소나무숲, 맑은 호수, 기암괴석 등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자연풍광이 수려하다. 화진포에 매료된 남북의 최고 권력자들은 앞다투어 전용 별장을 세우기도 했다. 김일성 별장과 이승만, 이기붕 별장 등이 각기 들어서 있다. 주변에는 백도해수욕장, 삼포해수욕장, 송지호해수욕장, 건봉사, 세계잼버리수련장, 고성왕곡마을, 울산바위, 통일전망대, 간성향교, 청간정, 청학정, 화암사 등이 있다. 고성군 문화관광과 (033-680-3352). (4) 竹 펼쳐졌네… 청풍명월의 전남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 인조반정을 소재로 한 무협영화의 무대인 전남 담양군 금성면 봉서리 대나무골 테마공원(061-383-9291·www.bamboopark.co.kr)은 청정호수 담양호를 중심으로 고지산 골짜기에 부채살처럼 펼쳐진 분지에 자리잡았다. 때문에 청량한 대숲 바람속에서 시원한 죽림욕을 즐길 수 있다. 영화 포스터의 배경으로 등장할 정도로 경관이 아름답다. 드라마 ‘다모’와 영화 ‘흑수선’, 전설의 고향 ‘죽귀’를 비롯해 수많은 CF이 촬영된 곳으로 유명하다. 주변 관광지로는 금성산성과 추월산, 담양호, 소쇄원, 가사문학관 등이 있다. 담양군청 문화레저관광과 (061-380-3150). (5) 나 다시갈래…박하사탕의 충북 제천 진소마을 ‘나, 다시 돌아갈래!’ 영화 첫 장면에서 영호(설경구)가 양팔을 벌리며 철교위에서 절규하며 기적의 기차소리에 묻힌 그 장소. 충북 제천시 백운면 애련리 진소마을은 고즈넉한 산자락 등 자연상태 그대로 남아 있는 곳으로 여름철 피서지로도 좋은 곳이다. 특히 영호가 20년전 첫사랑과 함께 소풍갔던 충북의 동강인 제천천(영화속 진소천)은 여름 무더위를 날리기 충분하다. 주변에는 월악산과 청풍문화재 단지, 배론성지, 청풍호반 수경분수와 번지점프장 등이 있다. 제천시 문화관광과(043-640-5681). (6) 바다세트의 제왕…해신의 전남 완도군 위대한 해상제국을 꿈꿔왔던 장보고의 파란만장한 인생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해신’은 완도군 볼목리 세트장(신라방)과 소세포세트장(청해포구) 등 두곳에서 주로 촬영됐다. 볼목리 세트장은 중국거리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으로 붉게 칠한 외벽과 건물, 도로 등이 벽돌로 만들어져 마치 중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소세트세트장(청해포구)은 1만 6000여평의 부지에는 부두와 선박, 저잣거리, 군영 막사, 망루 등 42동의 건물이 완공되어 있다. 앞 바다 풍경은 120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마치 장보고의 시대로 돌아와 있는 듯하다. 바다 멀리에는 보길도 등 섬이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주변에는 장도 청해진 유적지와 난대수목원, 예송리해수욕장, 금일해수욕장, 중리해수욕장 등이 있다. 완도군 문화관광과(061-550-5224). (7) 끝없는 갈대밭 사이…JSA의 충남 서천군 신성리 영화의 첫머리에 남한 이수혁 병장(이병헌)이 비무장지대를 수색하던 중 한치 앞도 안보이는 우거진 갈대밭에서 오줌을 누려고 대열을 이탈했다가 지뢰를 밟고, 이를 북한 오경필 중사(송강호)가 구해주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 바로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이다.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금강 하구둑에서 29번 국도를 타고 부여 방면으로 14㎞가량 달리다 보면 만날 수 있다. 금강하구둑 주변에는 놀이시설인 리버사이드 파크랜드와 자동차 야외극장 등 즐길거리와 마량리 동백나무숲, 비인관광농원, 춘장대해수욕장이 있다. 서천군 문화관광과(041-950-4224). (8) 슬프도록 아름다운…엽기적인 그녀의 강원 정선 백운농장 ‘엽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이 영화에서 견우(차태현)와 그녀(전지현)가 헤어지면서 큰 나무아래에 타임캡슐을 묻는 장면을 촬영했던 곳은 강원도 정선군 함백면 세비재의 백운농장. 고랭지 채소밭 사이로 서 있는 ‘엽기 소나무’는 젊은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파란 하늘과 맞닿는 고랭지채소밭 풍경을 찬찬히 살펴 본다면 그 목가적인 아름다움에 눈을 지그시 감게 된다. 주변에는 화암동굴과 몰운대, 용마소, 화암약수, 소금강, 광대곡의 12용추폭포, 정암사, 가리왕산, 아우라지, 민둥산 등이 있다. 정선군 문화관광과(033-560-2365). (9) 조용한 산사…달마야 놀자의 경남 김해 은하사 스님과 조폭(조직폭력배)의 유쾌한 소동을 담은 이 영화가 촬영된 무대는 경남 김해시 삼방동 은하사(055-337-0101·www.eunhasa.net)다. 신어산 기슭에 위치한 이 곳의 높은 계단을 올라 가면 영화속 조폭 재규(박신양)와 청명 스님(정진영)이 기와 많이 깨기·깨진 물독 채우기 등 서로 기싸움을 벌이던 대웅전 등을 만날 수 있다. 가락국 수로왕때 장유화상이 중건한 이 절은 가야불교의 성지로 도유형문화재 238호로 지정된 사찰이다. 주변 명소로 신어산 산림욕장, 동림사, 가야랜드, 장척계곡 등이 있다. 김해시 문화체육과 (055-330-3251). (10) 웅장한에 압도되다…태조왕건의 경북 문경새재문경새재의 제 1관문인 주흘관을 지나면 나타나는 ‘태조 왕건’ 드라마 촬영지는 2만평에 왕궁 2동과 기와집 41동, 초가집 40동을 지어 그 규모가 마치 민속촌을 방불케 한다. 고증을 통해 고려왕궁과 백제왕궁, 고려의 서민가옥과 양반가옥 등 후삼국 시대와 고려시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아이들과 배우는 여행을 하고 싶은 가족에게 인기가 특히 많다. 문경새재관리사무소(054-571-0709). 인근에 문경온천과 문경도자기전시관, 석탄박물관 등도 둘러보면 좋다. 문경시 문화관광과 (054-550-6393).
  • 7번국도-바다가는 실크로드

    7번국도-바다가는 실크로드

    여름휴가라면 역시 바다가 최고다. 동해바다의 짙푸름이 더위를 식혀준다.7번 국도는 아름다운 바다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코스다. 최북단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까지 이르는 7번 국도(총연장 513㎞). 어디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그중에서도 구태여 뽑으라면 삼척에서 강구까지가 백미.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과 눈부신 해수욕장을 품고 있어 마니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7번 국도에 바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는 신선도 쉬었다 갈 만한 산과 계곡, 동굴, 해수욕장들이 즐비하다. 국도변을 달리다 어디든 차를 세우고 쉴 만한 곳을 원한다면 7번 국도에 주목하자. 7번 국도 주변의 휴가지는 강릉을 기점으로 위쪽으로는 속초, 양양과 설악산 등 대표적인 여름휴가지가 즐비하다. 또 강릉에서부터 동해, 삼척, 울진, 영덕 등 남쪽으로 내려가면 작은 포구에 아담한 해수욕장과 계곡들이 많다. 강릉을 지나 툭 터진 동해고속도로를 30여분 달리면 먼저 우리를 반기는 곳이 동해시 망상해수욕장. 멋진 노인의 턱수염처럼 고만고만한 해송이 하얀 모래사장을 감싸고 있어 눈이 시원스럽다. 끝없이 펼쳐진 깨끗한 백사장과 따사로운 여름햇살 눈부신 얕은 바다는 온통 쪽빛으로 파란 잉크를 풀어놓은 것 같다. 해수욕장 입구의 ‘동해고래화석박물관’(033-534-8660)은 아이들과 함께라면 들러볼 만한 곳. 야외에는 공룡 조형물, 규화목 화석 군락지 등이 있으며 실내엔 국내 유일의 원형을 보유한 고래 화석과 총 152종 1500여점의 화석이 전시돼 있다.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월요일 휴관. 망상해수욕장에서 동해바다를 바로 옆으로 끼고 달리는 길은 어달리까지 이어진다. 어달리해안길에는 손바닥만한 포구에서부터 횟집, 까막바위, 팔만당, 십만당이라는 조그마한 어촌까지 이것저것 흥미롭다. 해안을 따라 추암해수욕장 방면으로 15분여 가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도심 한가운데 있는 천곡동굴. 국내 최장의 천정 용식구, 커튼형 종유석, 석회화단구, 종유폭포 등과 희귀석들이 한데 어우러진 자연의 경이로움이 그대로 살아 숨쉬는 동굴이다. 어른 1500원, 어린이 500원. 동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무릉계곡. 정말 신선이 살았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계곡이 깊고 아름답다. 호암소를 시작으로 상류 용추폭포가 있는 곳까지로 넓은 마당바위와 바위 사이를 흘러서 모인 용소들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특히 삼화사, 학소대, 옥류동, 선녀탕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운 계곡미 때문에 예로부터 ‘무릉도원’이라 불렸다. 일출의 명소로 손꼽히는 추암해수욕장은 각종 TV드라마와 CF 등 자주 등장하는 곳. 그중에서도 촛대바위와 어우러진 일출은 매년 수십만여 명에 이르는 해맞이 관광객을 불러모을 만큼 빼어나다. 또 촛대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도 한국의 100대 명소리로 선정될 만큼 일품이다. 어달리에 있는 선창횟집(531-5861)은 싱싱한 회와 깔끔한 밑반찬으로 토박이들이 찾는 집이며 대밭골가든(531-8194)은 조용한 숲속의 전원식당으로 연못에 배까지 띄워져 있다. 장어구이 전문점으로 맛이 담백하고 푸짐하다. 쪽빛 바다와 거대한 소나무 숲 등이 어우러지고, 끊어질듯 이어지는 해안선 사이에 똬리를 틀고 있는 덕산, 부남, 궁촌, 용화, 장호, 임원, 원덕 등 포구와 해변이 아름다운 곳이 삼척이다.7번 국도의 보물이라 할 정도다. 맹방해수욕장은 삼척에서 가장 큰 해변을 자랑한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와 은수처럼 모래사장에 앉아 눈을 감고 잠시 자연의 교향악을 감상하자. 이곳에서 파도소리를 녹음했을 정도로 맹방의 파도소리는 세상시름을 잊게 한다. 남쪽 해변 끄트머리에 서면 초당동굴로부터 흘러나온 마읍천이 바다와 합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그곳엔 산에서 내려온 물을 반기듯 기암괴석들의 웃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포구는 어머니의 가슴처럼 포근하다. 어부들의 바쁜 손놀림과 몸동작으로 분주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낯설지 않고 편안함을 주는 곳이 작고 아담한 포구다. 덕산항이 바로 그런 곳이다. 삼척토박이들만 간다는 부남해수욕장은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바다를 느낄 수 있는 곳. 삼척군 근덕면 부남 2리에서 언덕을 내려가면 바다가 펼쳐진다. 크고 작은 바위 수 십개가 아기자기하게 달라 붙어있는 정감가는 해변이다. 길이는 약 200m 정도로 작지만 모래가 곱디곱다. 아침에 일찍 가면 백사장에는 갈매기 발자국이 선명할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이다. 부남 해수욕장은 여름 한철만 개방한다. 민박집도 식당도 없고 부남 2리 부녀회에서 천막을 치고 먹거리를 판다. 동해치고는 수심도 어른 허리 정도 여서 아이들과 안성맞춤이다. 초곡마을은 마라톤선수 황영조의 고향. 마을 입구 솔숲 길에 들어서면 기분이 좋아진다. 차를 한쪽에 세워놓고 걸어본다. 기분이 상쾌해지며 자신이 CF의 모델이 된 양 두 손을 하늘 높이 올리고 걸어본다. 상쾌한 바닷바람과 향기로운 나무내음이 폐부 깊숙이 스며든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차 한대 간신히 들어갈 만한 터널이 나온다. 벽면에는 마라톤 선수가 달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조그만 터널을 벗어나면 바로 황영조 기념관이다. 황영조가 자랐던 집도 멀리서 구경할 수 있고 마라톤 풀코스인 42.195km를 1천분의 1로 축소한 몬주익 언덕도 나온다. 삼척 용화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중의 하나이다. 바닥이 드러나는 맑은 물과 부드러운 곡선의 해안, 부드러운 모래도 좋다.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는 북쪽 절벽은 용화해수욕장을 내려다보기에 좋은 포이트. 한국의 나폴리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장호항은 고래바위가 볼거리.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진 맨발 산책로는 즐거움은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남근을 주제로 해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제작한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는 해산당 성민속공원, 해신당 사당, 삼척어촌전시장 등도 볼만하다. 회를 저렴하게 먹고 싶다면 임원항 회센터를 추천한다. 광어, 우럭 등 3만원이면 한 가족이 충분히 먹을 수 있다. 바다횟집(033-574-3543)은곰치국이 유명한 집이다. 신김치와 흐물흐물한 생선인 곰치를 넣고 끓여 시원하다.6000원. 오신다식당(574-4521)의 해물탕도 추천한다. 게, 명태알, 새우, 소라, 오징어 등 싱싱한 해물을 듬뿍 넣었다. 여름에는 아귀찜도 인기메뉴.2인기준 1만5000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산·계곡·온천의 울진 파란 하늘과 머리를 맞대고 있는 아득한 지평선, 하얀 물거품을 머금고 있는 해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은 대나무가 서로 뽐내듯 선 곳이 울진이다. 산과 계곡에 온천까지 그야말로 휴(休)의 삼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다. 울진에서 아름답기로 이름난 죽변 대가실 바닷가. 죽변항에서 죽변등대길을 찾아 가면된다. 죽변항에서 등대를 찾아가는 길은 죽변항이란 이름 그대로 주변에 대나무가 지천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스스슥’ 울어대는 대나무와 파도소리가 멋진 교향곡처럼 들린다. 하얀 죽변등대 앞에 차를 세우고 대가실 해변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로 빨간 지붕 위에 하얀 십자가가 솟아난 성당이 보이고, 그 아래를 바라보면 바닷가 언덕 위에 집이 한 채 있다. 그림 같은 집이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장 세트다. 울진 최북단은 고포마을.1968년 무장공비들이 상륙 지점으로 삼았을 정도로 호젓한 바닷가 마을로 돌미역이 유명하다. 고포미역은 부산의 기장미역과 함께 조선시대 왕실에 진상됐던 명품이다. 왕피천이 동해로 빠져드는 하구 언덕에 있는 망양정은 울진의 또 다른 자랑. 예로부터 망양정은 관동팔경에서도 으뜸으로 쳤으며 조선 숙종은 팔경 중 망양정이 가장 멋지다 하여 ‘관동제일루’라는 현판을 정자에 걸도록 했다. 아쉽게도 지금 망양정은 옛 풍류객들이 드나들던 그 곳이 아니다. 망양정은 현재 위치에서 남쪽으로 10여 ㎞ 떨어진 기성면 망양동 해안에 있었다. 이밖에도 월송정, 후포항, 불영천도 들러보면 좋다. 또한 물 좋기로 소문난 덕구온천(054-782-0677)은 휴가의 피로함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가 가장 값싸고 맛있는 집으로는 선창횟집(054-788-3301)을 강추. 주인이 직접 잡은 자연산만을 파는 곳으로 유명. 울진에는 육고기도 유명하다. 또 돼지고기 두루치기가 유명한 대호식당(782-0220)도 가볼만하다. ■ 명사이십리 영덕 ‘영덕’하면 떠오르는 것이 대게. 하지만 바다가 아름답고 깊은 계곡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7번 국도의 마지막 백미인 영덕에는 아름다운 해안도로, 해맞이 공원, 크고 작은 7개 해수욕장 등이 있다. 고래불해수욕장은 영덕 최고. 이곳은 끝이 보이지 않는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그래서 애칭이 ‘명사이십리(明沙二十里)’로 함남 원산의 명사십리보다 두 배쯤 길다는 뜻이다. 오는 30,31일에는 해변축제가 열려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장사해수욕장에선 제트스키 등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플라이피시(모터보트에 연결된 고무기구를 타며 즐기는 수상스포츠)는 바다 위를 4∼5m 떠서 날기 때문에 스릴이 넘친다. 플라이피시·제트스키 각 2만원, 바나나보트 1만원. 장사해수용장 인근에는 경보화석박물관(054-732-8655)이 있다. 미생물, 동·식물 등 다양한 화석들을 볼 수 있어 어린이들 교육에 좋다.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7번 국도를 따라 오포에서 청송 방향으로 달리면 20여분 만에 옥계계곡에 닿는다. 청송의 주왕산과 포항의 동대산이 맞닿은 곳에 자리 잡은 옥계계곡은 이름처럼 물이 맑고 기암괴석들도 아름답다.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어린이 1000원. 곰탕과 밥식해가 유명한 강구항의 청송식당(054-733-4675), 모둠물회가 유명한 축산항의 울릉도식당(732-4321), 해물탕으로 이름난 영해의 산해식당(732-2401) 등이 있다. ■ 포항·경주 그리고 고성 이밖에도 고성에는 통일전망대와 화진포라는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다. 깨끗한 백사장과 수면이 얕기로 유명하고 주위의 경치가 아름답다. 울창한 송림과 포구의 기암괴석, 이승만·김일성 별장, 고인돌, 동해에 한가로이 떠 있는 금구도의 대나무 숲과 갈매기가 나는 모습은 천하절경이다. 한일식당(033-682-2260)은 반냉면으로 유명하다. 비빔냉면에 물냉면 육수를 부어먹는 냉면으로 맛이 특이하다. 포항에 일출의 명소로 명성을 날리는 호미곶. 호랑이의 꼬리라하여 한반도의 정기가 서려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맞이광장 앞 바다에 우뚝 서있는 상생의 손은 볼만하다. 또한 등대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와 해양안전에 기여하는 역할과 해양사상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국내유일의 등대전문박물관 국립등대박물관(054-284-4857)구경도 놓치면 아쉽다. 경주는 불국사, 첨성대를 비롯한 많은 신라의 유물과 유적들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로 유명하지만 감포쪽으로 가면 조그만 항구와 재래시장, 해수욕장 등도 구경할 수 있다.
  • [2006독일월드컵] 30일 서울·평양서 웃자

    [2006독일월드컵] 30일 서울·평양서 웃자

    ‘오늘은 남북 형제가 함께 웃는 날.’ 남북한 축구대표팀이 30일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을 상대로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남북한이 2006독일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번 3차전을 반드시 승리로 장식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남북한은 지난 25·26일 벌어진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에서 ‘모래폭풍’에 나란히 희생양이 됐다. 북한은 2연패로 조 꼴찌로 추락했고,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조 선두를 내주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오랜만에 한 날 북쪽과 남쪽에서 잇따라 펼쳐지는 A매치인 만큼 남한도, 북한도 이번만큼은 승전가를 합창한다는 각오다. 우즈베키스탄전을 하루 앞둔 29일 저녁 상암구장에서 마지막 전술훈련을 소화한 ‘태극전사’들의 표정에서는 비장함마저 묻어났다. 경기 결과와 내용에 따라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거취가 흔들릴 운명이어서 본프레레 감독도 전술 변형을 통한 ‘승부수’를 띄울 복안이다. 사우디전에서 중앙수비수로 부진했던 백전노장 유상철(울산)을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김남일(수원)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격 기용하겠다는 것. 유상철이 최근 중원을 맡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본프레레 감독의 ‘베팅’이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가장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유상철-박재홍-박동혁 스리백 수비라인도 유경렬(울산)이 중앙을 맡고 김진규(이와타)가 왼쪽에, 오른쪽에는 박동혁(전북)이 포진하는 변화를 감행한다. 오른쪽 공격수로는 예상대로 컨디션 난조의 이천수(누만시아) 대신 차두리(프랑크푸르트)가 투입된다. 본프레레 감독은 “선수들이 잘 준비돼 있다.”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맞서는 우즈베키스탄의 독일 출신 위르겐 게데 감독의 속도 새까맣게 타기는 마찬가지. 조 꼴찌로 추락한 탓에 이번마저 지면 퇴출될 가능성이 커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한편 강호 이란과 홈에서 격돌하는 B조 꼴찌 북한도 이번에 지면 3연패로 40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접을 수 있어 투지가 남다르다. 이미 10만 홈 관중 앞에서 바레인에 수모를 당한 터라 이번에는 반드시 이란을 잡아 관중에게 기쁨을 선사할 각오다. 북한은 바레인전에서 만회골을 터뜨린 신예 스트라이커 박성관-김영수 투톱과 게임메이커 김영준, 좌우 날개 한성철, 남성철,J리거 안영학(나고야) 등 모든 화력을 쏟아 붓는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의 이란이 앞서지만, 북한의 안방인 만큼 화끈한 접전이 예상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북한, 모래폭풍에 눈물

    북한의 2006독일월드컵축구대회 본선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1966년 이후 4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북한은 25일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최종예선 B조 바레인과의 2차전에서 알리 아메드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지난달 9일 일본 원정경기에서도 1-2로 패한 북한은 이로써 2연패에 빠져 험난한 행로가 예상된다. 북한은 오는 30일 역시 평양에서 이란과 3차전을 치른다. 스트라이커 홍영조와 J리거 이한재를 빼고, 일본전에서 잦은 실수로 패배의 단초를 제공한 골키퍼 심성철 대신 김명길을 기용하는 등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온 북한은 경기는 주도했지만 상대의 역습에 어이없이 단독찬스를 내주는 등 수비조직력에서 너무 큰 허점을 드러냈다. 전반 슈팅수 13대4에서 알 수 있듯 경기 초반은 북한의 우세. 한성철 김영준 박성관 안영학이 쉴새없이 슈팅을 날리며 바레인 문전을 위협했다. 일본전에서 보여준 강철체력을 바탕으로 한 스피드도 여전했다. 하지만 정작 골문을 연 쪽은 바레인. 전반 7분 단 한번 찾아온 역습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모하메드 살멘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알리 아메드가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달려들며 헤딩슛, 선제골을 터트렸다. 골키퍼 김명길의 어정쩡한 위치 선정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후반 들어서 총반격에 나선 북한은 4분 만회골을 터뜨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박성관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알리 후세인이 몸을 던져 막아냈다. 위기를 넘긴 바레인은 후반 13분 이번에도 단 한번의 역습에서 추가골을 낚았다. 미드필드에서 북한 진영 오른쪽으로 연결된 센터링을 페널티 지역 정면에 서 있던 알리 아메드가 받아 오른발로 강슛, 두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안방에서 0-2로 끌려가던 북한은 후반 17분 한성철의 오른쪽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정면에 서 있던 박성관이 정확하게 머리로 받아 넣어 만회골을 터뜨린 뒤 잇단 좌우돌파로 계속 동점골을 노렸지만 더 이상 바레인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김성수 홍지민기자 sskim@seoul.co.kr
  • [그 영화 어때?] 여보랑 설후유증 풀어볼까

    [위험한 대결] ●감독/배우/등급/장르 브래드 실버링/짐 캐리·메릴 스트립/전체/팬터지 ●어떤 영화 화재사고로 고아가 된 천재 삼남매와 이들의 막대한 유산을 가로채려는 올라프 백작의 대결을 그린 팬터지 어드벤처. 삼남매는 올라프 백작의 음모를 번번이 무산시키지만 올라프는 탁월한 변장술로 이들을 쫓아다니는데…. ●이게 좋아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로테스크한 정서. ●이건 ‘꽝’ 아이들에겐 다소 지루할 수도. ●누구와 함께 아이들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어른들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 [우디 앨런의 애니씽 엘스] ●감독/배우/등급/장르 우디 앨런/제이슨 빅스·크리스티나 리치·우디 앨런/15세/로맨틱코미디 ●어떤 영화 친구의 연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 한참 사귀다 다시 ‘뒤통수’ 맞다. ●이게 좋아 우디 앨런 특유의 알 듯 말 듯한 지적인 ‘속사포’ 대사의 맛. 유쾌하고 재미있는 인물 관계들. ●이건 ‘꽝’ ‘말’많은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와 함께 뭔가 결정해야 할 시기에 들어선 연인끼리. [콘스탄틴](8일 개봉) ●감독/배우/등급/장르 프랜시스 로렌스/키아누 리브스/15세/액션·드라마 ●어떤 영화 인간의 형상을 한 혼혈천사와 혼혈악마가 존재하는 세상. 태어날 때부터 이들을 구분하는 능력을 타고난 존 콘스탄틴은 천국과 지옥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상에 존재하는 악을 지옥으로 돌려보내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게 좋아 ‘매트릭스’이후 또다시 세상을 구하는 영웅으로 돌아온 키아누 리브스의 매력. ●이건 ‘꽝’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스토리와 영상. ●누구와 함께 ‘매트릭스’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클로저] ●감독/배우/등급/장르 마이크 니콜스/줄리아 로버츠·주드 로·나탈리 포트만·클라이브 오언/18세/멜로 ●어떤 영화 길을 걷다가 낯선 사람과 사랑에 빠지다. 하지만 ‘낯선 유혹’은 둘의 사랑을 엇갈리게 하는데…. ●이게 좋아 할리우드 최고 스타들 한자리에. 변화하는 사랑, 혹독한 질투심 등 섬세한 감정의 결이 살아있는 ‘감성’멜로. ●이건 ‘꽝’ 인간의 심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노골적인 대사가 가슴을 찌를 수도. ●누구와 함께 ‘사랑이 무엇일까.’라고 고민하는 성인남녀 모두. [피닉스](4일 개봉) ●감독/배우/등급/장르 존 무어/데니스 퀘이드·지오반니 리비시·미란다 오토/12세/액션·재난 ●어떤 영화 모래폭풍 속 사막 한가운데로 추락한 항공기. 살아남은 10명, 필사의 탈출을 계획하는데…. ●이게 좋아 광활한 사막이 펼쳐진 스펙터클한 화면과 재난영화 특유의 흥미진진한 긴박감. ●이건 ‘꽝’ 위기의 순간에도 그다지 변하지 않는 인간들. 그래서 ‘착한’영화가 됐지만 다소 평면적으로 보이기도. ●누구와 함께 친구, 연인, 가족끼리.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감독/배우/등급/장르 미야자키 하야오/기무라 다쿠야(목소리)/전체/애니메이션 ●어떤 영화 모자가게에서 일하는 소녀 소피는 마녀의 저주로 하루아침에 80세 노파로 변한다. 집을 나온 소피는 황야를 걷다가 마법사 하울이 사는 성에 다다르고, 베일에 싸인 꽃미남 마법사 하울과 불꽃 악마 캘시퍼, 꼬마 마법사 마르클과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이게 좋아 반전, 자연친화의 메시지에 러브스토리까지. ●이건 ‘꽝’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는 못미치는 감동과 영화적 재미. ●누구와 함께 연인이나 가족 모두 OK.
  • ‘독일월드컵’ 南·北 함께가자

    중동의 ‘모래바람’을 넘어라. 한국이 9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최종예선 조추첨에서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A조에 들어갔다. 북한은 일본, 바레인, 이란과 함께 B조에 속해 12년만의 남북대결은 불발됐다. 최종예선은 A,B 두 개조에 네 팀씩 편성돼 홈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며, 각조 1·2위는 독일로 직행한다. 조 3위 두 팀은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자가 북중미·카리브해 지역 예선 4위팀과 본선티켓을 놓고 단판승부를 벌인다. 한국은 설날인 내년 2월9일 오후 8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4번 시드의 쿠웨이트와 예선 1차전을 갖는다.4번 시드의 북한은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할 가능성이 50%나 됐지만 조가 갈리는 바람에 남북대결은 무산됐다. 이에 앞서 북한측은 이날 조추첨을 주관한 아시아축구연맹(AFC)측에 “남북대결을 피해 한국과 다른 조에 편성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AFC는 이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대표팀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는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신장이 좋고, 우즈베키스탄은 짧은 패스가 좋고 팀워크도 상당하다.”면서 “쿠웨이트도 허를 찌르는 플레이가 뛰어난 만큼 만만히 볼 팀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최대의 ‘난적’ 이란을 피한 것은 다행이지만, 기후와 시차적응을 해야 하는 중동에서의 원정경기가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쿠웨이트 최종예선에 불어닥칠 모래폭풍 가운데 등급이 떨어지는 팀으로 분류되지만 유독 한국에는 천적이다. 역대전적에서 6승3무8패로 뒤졌다. 다행인 것은 지난 여름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4-0으로 승리, 지긋지긋한 쿠웨이트 징크스에서 탈출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지난 2차예선에서는 ‘만리장성’ 중국을 다득점에서 1차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최종예선 8강에 합류했다. 측면 공격수 바샤르 압둘라(27)가 공격의 키를 쥐고 있지만 젊은 미드필더진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FIFA랭킹 30위로 같은 2번 시드의 이란보다 중량감이 떨어지지만 역시 만만하게 볼 수는 없다. 역대 전적에서도 3승5무3패로 팽팽하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2무1패로 열세. 이란과 함께 중동 축구를 대표하는 사우디는 최근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등 주춤거렸지만 2차예선에서는 14골을 넣은 반면 1골만 허용할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보였다. 최종예선을 앞두고 아르헨티나 대표팀 출신 가브리엘 칼데론을 사령탑으로 영입, 담금질을 하고 있다.2002한·일월드컵에서도 나왔고, 왼발 슈팅이 일품인 공격수 타랄 알 메샬(26)이 주의 대상. ●우즈베키스탄 역대 전적에서 2승1패로 한국이 앞섰다. 97년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만나 5-1로 이긴 것이 가장 최근 성적이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당시 80∼90권을 맴돌던 FIFA 랭킹을 51위까지 끌어올리며 업그레이드했기 때문. 상승세의 이라크 축구를 잡고,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2차예선에서 16골을 터뜨렸지만 득점이 한 선수에게 집중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 넓은 시야와 빠른 패스를 통해 공·수를 조율하는 미르디야랄 카시모프(34)가 돋보인다.2차예선 4골로 팀내 최다 득점을 기록할 만큼 득점력도 있다.
  • [가자! 2006 독일월드컵] (3) 최종예선 8개팀 전력분석

    한국 일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 북한.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 진출한 8개팀이다. 다음달 9일 조 추첨을 거쳐 4개팀 2개조로 나뉘어 내년 2월부터 독일로 가기 위한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된다. 각조 2위까지는 자동진출권을 거머쥐고,3위팀끼리 서로 겨뤄 이긴 팀이 북중미 4위팀과 본선티켓을 겨룬다. 아시아에는 4.5장이 배당된 셈. 8개 팀 가운데 중동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전통적으로 힘과 체력을 앞세운 중동 축구에 약한 모습을 보인 한국으로선 사막의 최고수 이란 사우디와 같은 조에 배정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1∼2번 시드를 다투게 될 ‘맞수’ 일본과는 다른 조에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가급적 (중동과)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2팀은 같은 조가 될 것 같다.”면서 “중동까지 가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등 우려되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란에는 역대 전적 7승3무8패로 열세다. 특히 지난 8월 아시안컵 8강전에서의 패배(3-4)는 뼈아프다. 사우디와의 역대 전적도 3승5무3패로 호각세. 바레인은 올 초 홈에서 가진 친선전에서 2-0으로, 쿠웨이트는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4-0으로 눌렀다. 그러나 최근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축구 수준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키고 있기 때문에 역시 주의 대상이다. 내년 2월까지 ‘모래 폭풍’을 뚫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느냐가 관건. 강팀과의 원정 경기를 통해 내성을 키우는 것이 과제다.2002한·일 월드컵이 끝난 뒤 한국 축구는 한 수 아래의 팀들을 홈으로 불러 경기를 치르는 ‘안방 호랑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내년 초 20일 정도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월드컵 이후 침체에 빠져있던 한국 축구가 다시 한번 강팀들과 대결, 진정한 실력을 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이슈-중국 고도성장의 그늘] “베이징서 살면 수명 5년 단축”

    [월드이슈-중국 고도성장의 그늘] “베이징서 살면 수명 5년 단축”

    중국이 고도성장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평균 9%대의 고도성장을 구가했으나 환경 문제를 등한시,중국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강은 썩고 공기는 혼탁해져 경제적 부담뿐 아니라 순환계 질병을 유발하는 온상이 됐다.의료시스템도 형편없다.몸이 아프지만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한다.시장은 경쟁과 효율성을 좇지만 산업화와 도시화,빈부격차 등에 따른 환경오염과 건강 문제는 ‘성장의 단맛’에 철저히 가려져 있다. ●죽음의 강으로 전락한 생명의 젖줄 지난 7월 말 중국 7대 강 가운데 하나인 후아이강에선 수백만마리의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133㎞에 이르는 강의 표면은 짙은 갈색의 띠를 이뤘다.물고기뿐 아니라 주변의 야생동물도 참화를 면치 못했다. 중국 환경보호부(SEPA)의 팬위 부부장은 “너무 많은 물을 끌어 써 강이 자체 정화력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설명했다.환경보호주의자들은 강 주변의 공장들이 폐기물을 거르지 않고 강에 그대로 쏟아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SEPA는 중국의 7대 강 가운데 5개 강의 수질이 인체접촉에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도시화에 따른 가정 쓰레기도 주요한 오염원이다.버려지는 깡통이나 유리병,플라스틱,신문 등이 연간 1억 6800만t에 이른다.이 가운데 20%만 제대로 처리되고 나머지는 방치된다.매일 쏟아지는 하수 37억t 가운데 절반만 정상 처리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광둥성의 작은 마을 상바의 사례를 들었다.농업에 주력하던 이곳 주민은 3300명.주변에 광산이 들어서면서 강물이 오염되고 먼지가 마을을 뒤덮었다.논에 물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유독성 물질이 강에 유입됐고 농업 기반을 잃었다.지난해 사망자 31명 가운데 14명,올 상반기 11명 가운데 5명이 암으로 죽었다.마을 사람들은 광산 탓으로 돌린다.주변에서는 상바를 ‘암의 마을’로 부른다. ●죽음 부르는 대기중 산화물 1999년 당시 주룽지 총리는 “베이징에서 일하면 목숨이 최소한 5년은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지금 상황은 더 나빠졌다.세계은행은 전 세계의 가장 오염된 도시 20개 가운데 중국의 도시가 16개나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 수요의 70%를 석탄연료로 충당하기 때문이다.일반 가정의 난방 역시 석탄에 의존한다.대기 중에 방출되는 아황산 가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중국 전역의 25% 지역에서 산성비가 내린다.SEPA는 중국 300대 도시에서 대기오염을 점검한 결과,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적합한 곳은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승용차 배기가스 문제가 중국에선 이제서야 이슈로 등장했다.중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상하이에서 100만대의 차량 가운데 70%가 옛 유럽의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지방정부의 개혁이 환경 개선의 관건 농지 침식과 삼림 황폐로 사막화가 진행돼 베이징에서도 모래폭풍이 일 정도다.중국 정부는 벌목 금지와 대대적인 식목으로 환경 개선에 나섰으나 초지와 농지는 계속 줄고 있다. 중국은 5개년 환경보호계획에 따라 1990년대 GDP의 0.8%이던 환경 예산을 2005년까지 1.3%로 올리기로 했다.그러나 세계은행이 권고한 2%에는 못미친다.특히 지방 환경보호청의 월급과 연금이 성장 위주의 지방정부에 의존,환경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한다.상·하수도를 관장하는 건설부와의 협조도 미미하다. ●붕괴되는 의료시스템 현재 농촌지역에서 의료보험을 갖고 있는 중국인의 비율은 10% 정도다.도시에서도 40%에 불과하다. WHO는 중국의 공공진료 시스템이 세계 191개국 가운데 141위라고 밝혔다.1인당 국민소득이 중국의 절반인 인도는 112위에 랭크됐다.세계은행은 지난 20년간 중국인 4억명이 가난에서 벗어났지만 수백만명이 진료비가 없어 죽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20)비금도에서 생각하는 ‘야생의 사고’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20)비금도에서 생각하는 ‘야생의 사고’

    목포항 선창에서는 지금도 ‘비밀번호’같은 ‘구호’가 통한다.바로 ‘하의 장산 비금 도초’가 그것.목포 인근의 주요 섬 4곳을 지칭하는 이 비밀번호만 알면 선창 좌판에서 세발낙지를 사먹어도 바가지 쓸 일이 거의 없다.바로 그 비금도다.해수욕객이 떠난 모래사장은 쓸쓸했다.거기에 겹쳐 고기가 떠난버린 어장에서 어민의 마음은 더없이 적막하다.요즘 전남 신안군 비금도 풍경이 그렇다.비금도의 명물인 ‘강달이’도 여름이 끝나면서 서서히 사라지고,해넘이와 명사십리,원평해수욕장도 일찍 막을 내렸다.비금도 송치포구에는 아직도 강달이를 부려놓는 배를 심심찮게 만난다.‘강달이’는 이름이 낯설지 실상은 자주 대하는 생선이다.조기 비슷하게 생겼으되 작은 놈은 필시 강달이 아니면 ‘황새기(황석어)’다.값이 싸 조기의 대체어로 많이 쓰이는데,흔히 조기새끼로 알지만 조기와는 계통이 다르다.저렴한 백반집에서 조기랍시고 식탁에 올리는 작은 놈들,대개 강달이류다. 강달이는 강달어,혹은 깡치라 부른다.10㎝ 안팎으로 크기가 작다.황새기와 비슷한데 황새기 쪽이 훨씬 가분수다.황강달이와 눈강달이로 나뉘며,대부분 젓갈용이나 구이용 반찬감이다.황강달이는 몸과 머리가 모두 옆으로 납작하며,몸체가 황금색을 띠고,몸에는 특별한 반문이 없으나,발광기인 황금색의 과립상 선이 50∼57개 정도 박혀 있다.주로 서해 연안의 큰 하천 하구 부근 기수대에서 5∼6월에 산란한다.눈강달이는 황강달이와 거의 비슷하나 배의 과립상 선의 수가 적어 쉽게 구분된다. ●파시까지 열리게 했던 ‘강달이’ 비금도 출신으로 지금도 이곳에 살면서 목포로 출퇴근하는 김강민 신안문화원장은 “보잘 것 없어 뵈두 비금 바닷가에 이눔 때문에 파시꺼정 열렸지라우.지금은 파시 흔적을 찾을 길이 없지만….저 집들 거개가 파시 서던 모래언덕에 세운 것이오.” 한다.비금도 북쪽의 원평해수욕장에 가면 허름한 여관과 노래방 등이 들어서 외지 해수욕객을 맞이할 뿐 어업과는 별 관계가 없어 보인다.그런 이곳이 한때는 ‘너무나 잘 나가던’ 포구였다.일제시대에는 50여개의 막(술집)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앞바다의 우세도가 방파제 구실을 해줘 배들의 피난처로도 적합했으니,날이 궂어 출어가 어려운 날이 되레 술집 아가씨들에게는 ‘바쁜 날’이었다.아가씨들의 권주가에 얹혀 흥청거리며 돈다발이 물 흐르듯 오가 시쳇말로 ‘개도 돈을 물고 다녔다.’는 그 곳. 한 해,큰 폭풍으로 원평에 정박한 목선들이 모조리 ‘깨지면서’ 원평파시도 잊혀져 갔다.특히 강달이어장이 비금도와 자은도 사이의 칠발도로 옮겨가면서 파시 역시 비금도 송치로 옮겨 앉고 말았다.흑산도에서 목포를 오가는 뱃길이 반드시 비금도와 도초도 사이를 지나는데,이 교통의 요충인 정(正)중앙에 송치파시가 형성된 것.일제시대부터 허름한 가건물이 여름 한철 들어서곤 하다가 1950년대부터는 아예 골조를 갖춘 건물이 들어서 포구로 탈바꿈했다.한창 때는 수백,수천의 배들이 늘어서 바다를 그득 메웠다니,적막한 바닷가에서 그 장관을 헤아리기는 쉽지 않다. ‘뱃동서’들은 이 파시촌에 배를 들이밀고 식료품과 땔감을 구하고,젊음의 욕정도 발산하였다.사실 파시의 흥망은 우리 어업의 몰락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수천 척의 배들이 몰려들 만한 연근해어장 자체가 사라졌고,굳이 한 군데에서 잡는 것보다 GPS로 쫓아가면서 잡는 ‘싹쓸이어업’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마크 쿨란스키가 ‘세계를 바꾼 어느 물고기의 역사’에서 대구의 멸족사를 그렸듯 단순한 생선 한 마리가 인류의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를 유추하는 발상은 흥미로운 일이다.강달이.비록 유명세 없는 생선이지만 남도문화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이 생선은 그러나 불행하게도 ‘자기 역사’를 남기지 못한 채 잊혀지고 있는 중이다.‘쓰여지지 아니한 민중의 생활사’란 측면에서,무지렁이 어민들과 그들이 붙잡고 씨름했던 물고기들,그리고 술집 작부로 이섬 저섬을 떠돌면서 삶을 영위했던 여인들에 관해서도 우리는 역사라는 ‘기억의 방편’을 자리내 줘야 옳다.별반 기록도 없이 사라진 무수한 섬의 역사처럼 비금도의 역사도 이렇게 인멸되고 있지 않은가. 비금도는 흡사 강화도를 판에 박은 듯한 섬이다.강화도처럼 100여년 전의 비금도도 현재 논의 60∼70%가 바다였다.지난 1세기 동안 농업인구가 급증하였으나 한 세기 전에는 어업인구가 다수였다.바닷가 사람들의 직업 역시 1세기 동안 극적 변화를 거듭해온 셈.섬의 엄청난 논들을 보면 ‘왜 인근의 암태도나 소안도 같은 섬에서 소작쟁의가 벌어졌던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섬이랄 수 없을 정도로 기름진 논들이다. ●비금도서 소금 모르면 간첩 논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비금도에서 소금을 모르면 ‘간첩’이다.남도 소금의 원류가 이 섬에서 출발한다.비금도에서 가장 오래된 소금의 고장은 수림마을.써래로 갯벌을 갈아 만든 간수를 가마솥에 붓고 장작불로 졸이는 화염(火鹽)의 원류가 바로 이곳에서 명맥을 이었다.그 후 이 섬에 천일염이란 ‘신기술’이 들어온 것이 어언 50년 전이다. “해방 이후에 평안도에 나가 살던 박성만씨가 돌아오면서 염전 기술을 배워왔지라우.” 중요한 증언이다.손봉기(73)씨는 어떻게 평안도에서 염전 기술이 전파되고 확대 발전해 나갔는가를 설명했다.근대 생산기술의 발전에서 문화적 이동과 ’신지식인‘의 기술 습득 경로가 확인되는 순간.당시만 해도 보리쌀보다 소금이 비쌌기 때문에 염전을 만들 수 있는 곳은 모조리 소금밭을 일구었다. ●섬문화 잘 보여주는 돌담 ‘우실’ 짧은 시간에 비금도 소금은 전남은 물론이고 멀리 충청도와 경기도까지 유명세를 날렸다.그러나 성장속도가 빨랐던 만큼 몰락의 속도도 빨랐다.중국산 소금의 엄청난 물량 공세 속에서 비금 소금의 유명세도 밀리고 있다.재미있는 것은 남도 소금의 본향인 비금도를 제치고 하의도에 염전 전시관이 들어섰다는 점.‘소금의 원조’를 가리는데도 정치 권력이 우선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산을 굽이굽이 돌아 해넘이해수욕장을 넘어가노라니 우실이 나타난다.우실도 섬문화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것 중의 하나.‘바람막이 돌담’인데 워낙 중요하여 아예 신앙화되었다.겨울철에는 서북풍이 모질게 북쪽 바다에서 몰아닥친다.해양성 기후로 평균 기온은 높으나 체감기온이 만만치 않다.특히나 골을 타고 내리 꽂히는 해풍은 감당할 길이 없다.그 골바람을 막기 위해 산 정상 부근의 골짜기에 석성처럼 우실을 쌓았다.흡사 만리장성같다.요즘엔 관광객들을 위해 무너진 우실을 보수해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문풍지 대신에 유리창을 내고 기름보일러를 가동하는 ‘근대화’된 섬문화에서 우실의 전통적 역할도 예전같지 않기 때문. 강달어의 상업성이 떨어지면서 파시도 일찍이 사라졌고,수입 소금에 밀린 소금밭은 양식장으로 변모를 거듭하며,우실까지 이 섬의 관광자원으로 바뀌고 있다.그러나 ‘강달이 파시’,‘남도 소금 1번지’,‘바람막이 우실’ 등은 모두 내연의 관계다.어류의 생태,염전이 용이한 갯벌과 조간대,기후에 대한 인간의 대응책 등 인간과 자연의 투쟁과 조화가 이뤄낸 ‘야생의 문화’란 공통점을 가져서다.자연주의적 어법이 이용되던 시절에나 가능했을 파시의 낭만성 파괴,소금이라면 모두 똑같은 것으로 알고 있는 세인의 무지,‘바람길’을 감지하고 글자 그대로 풍수의 최적 조건을 마련하려 했던 지혜의 소멸 등은 야생의 사고가 사라지고 있다는 방증 아닌가.프랑스의 석학 레비스트로스가 말한 것처럼 ‘야생의 사고’가 한반도에서 거듭 강조되어야 할 이유는 아직도 충분하다. 파시가 사라지면서 덩달아 노동의 축제성과 공동체성이 소멸되고 개별적,고립적으로 작은 배를 이끌고 험한 물질에 나서는 ‘고난의 행군’으로 뒤바뀌었다.세상 일이 편해졌다고는 하지만 고기잡이의 질적 수준은 반대로 비인간적이다.강달이를 잡기 위해 늙은 부부가 발동선에 몸을 싣는 모습을 보노라니 근 10여년 사이에 유행하기 시작한 부부 노동의 질적 수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야생 그대로 보존해야 하건만… 오늘의 이야기는 비금도가 중심이지만 이제는 다리로 연결되어 한 몸이 된 도초도를 빼놓고 갈 수는 없다.다리준공기념 비문에 적기를,‘여울목에 풍랑이 일때면/시집온 아낙네들/급한 소식 못 전해 애태우며/하나로 이어지기를/바랐을 나루터’라고 되어 있으니,양쪽 섬 주민들의 숙원이 해결된 셈이다.앞으로는 ‘도비도(도초도와 비금도)’라고 해야 할까,‘비도도(비금도와 도초도)’라고 해야 할까.내왕이 잦아지면서 두 섬 사이에 전혀 새로운 통합문화가 탄생될 것이 분명하다. 비금도에서 도초도로 넘어가 시목해수욕장의 더할 나위없이 아름다운 풍광도 찾아볼 일이다.시목에서도 애써 ‘야생의 사고’를 배운다.본디 사구였던 곳에 불필요한 식목으로 잡목이 우거졌으니 사구도,숲도 아닌 어정쩡한 해변이 되었다.나무심기는 권장할 만한 미덕이지만,계획성 없이 심는다면 그 역시 반생태적 인위 아니겠는가.수종을 가리지 않고 모래언덕에 심어서 바다조망권이 사라지면서 답답한 바다가 되고 말았다.필요 이상으로 일본산 ‘스기나무’(杉木)를 많이 심어 답답한 풍경을 연출하는 제주도의 그릇된 식생방식과 어찌 이리도 닮았을까.사구는 사구답게,야생의 상태로 보존해야할 일 아닌가.결론은 하나.“오직 자연 그대로!”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 전남 신안군 우이도의 ‘산태’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 전남 신안군 우이도의 ‘산태’

    장마가 끝나자 저마다 뒤질세라 해수욕장으로들 달려 나간다.특히나 젊은이들에게는 바다,그 가운데서도 모래사장의 추억만으로도 달려간 수고가 아깝지 않다.그런데 그들의 추억만들기가 신명날수록 모래가 이룬 밭 백사장은 절체절명의 위기로 빠져든다.강변의 모래를 퍼내다가 바닥이 드러나자 돈 좀 벌겠다고 팔 걷어붙인 업자들,바닷모래에 손을 댄지 오래다.금모래 은모래 끝없던 강변의 모래밭이 사라지자 이내 바다로 눈길을 돌린 것.그러나 바다모래는 무한정이라고 믿었던 그들은 마침내 어민의 저항에 맞닥뜨렸다. 알고 보면,바다 모래밭은 물고기들의 산란장이다.바닷모래를 파내 지은 아파트에 아늑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그 뒷전에서는 보금자리를 잃은 물고기들이 뿔뿔이 연안을 떠나는 역설의 변증이 드러난다. 그래서 그 모래의 진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모래가 지천인 ‘바다 위의 사막’으로 발길을 돌린다.사실,막막하고 황량한 땅은 바로 사막이다.그러나 사막의 척박함을 모르고 사는 우리에게 사막은 그 자체가 ‘낭만’으로 다가온다.방울소리 쩔렁이는 쌍봉낙타를 타고 끝없는 사막을 가로지르다 오아시스를 만나는 꿈을 꾸며 살아온 덕분에 하다 못해 유행가 가락에도 사막예찬은 곧잘 묻어난다.만약에 그런 사막이 바다 가운데 있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이지 않을까.전남 신안군 우이도가 그런 곳이다. ●목포에서 뱃길로 200리길 사막 너머로 바다가 굽어 보인다.섬 속에 사막이 있다는 단 한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물론 여기서 말하는 사막은 사구(砂丘)의 과장된 표현.아무렴 어떨까.바다가 굽어보이는 사구까지도 사막에 대한 향수로 노래하려는 나그네의 객기인 것을. 목포항에서 바로 가는 배편도 있지만 도초섬에서 배를 갈아탔다.바다의 시간은 육지의 그것과 달라 그저 ‘기다림’이 일상화되어 있다.기다려야 한다.성급할 것 없으며,서두른다고 해결될 일도 별로 없다.‘바다가 육지라면’이란 노래가 절로 나온다. 바다의 시간은 느긋하지만 도회의 이방인에게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지척에 드러누운 섬도 배가 없으면 범접을 못한다.하물며 머나먼 외해는 그야말로 언제나 전인미답(前人未踏)이요,고도절해(孤島絶海) 아니겠는가. 목포에서 80㎞,뱃길로 200리길이니 흑산도 항로의 절반이다.바깥바다답게 바람과 파도가 드세어 여름 한철을 빼고는 허구한 날 뱃길이 끊기는 곳이다.반대로 생각하면,사람들의 발길이 그렇게나마 끊겼기에 망정이지 그런 불편조차 없는 곳이었다면 사구가 온전히 남았겠는가.이곳에서는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아 모처럼 ‘완전한 휴식처’에 들었음을 이내 깨닫는다.여객선이 방파제로 접어들자 중앙의 거대한 사구가 한 눈에 들어온다.‘모래언덕’이라기보다는 ‘모래산’이다. 각종 연구보고서에는 이를 풍성사구(風成砂丘)라고 적고 있다.바람이 빚은 사구란 뜻일 텐데,참 어렵고 멋없는 말이다.세상에 바람이 빚지 않은 사구가 어디 있으랴.우이도 사람들은 이를 ‘산태’라고 부르거니와 토착어를 살린다는 뜻에서 부디 이 ‘산태’라는 구전전승어를 기억할 일이다.산사태 같은 모래산이란 뜻일 터이니,짚어보면 참 아름다운 말이다.부디 풍성이란 우스운 말을 빼고 본디말인 ‘산태’로 쓰거나 그게 어려우면 그냥 ‘사구’로 가려 씀이 마땅할 것이다. ●모래언덕 위에 마을 들어서 방파제에서 불과 5분여 거리에 돈목마을이 있다.돈목 방파제에서 보면 건너편에 빤히 성촌이 보이고,돛폭을 펴 바람을 맞듯 돛대바위가 물목을 지키고 서있다.만의 양측 산은 늘 안개에 젖어 있다.그래선지 산길에는 고사리가 지천이다. 돈목은 산의 모퉁이에 터를 일궈 바람의지가 되는 마을이다.이곳에서 30여m를 걸어나가면 돈목해수욕장이라 불리는 해변에 이른다.건너편은 성촌마을이다.말하자면,돈목과 성촌 사이가 온통 사구인 셈.그 중 가장 큰 중앙사구를 보면 산자락 사이의 계곡을 모래가 온통 꽉꽉 채우고 있다.다시 둘러보니 돈목,성촌이 모두 모래언덕 위에 형성된 마을 아닌가.산과 산 사이 협곡을 꽉꽉 채운 높다란 사구로는 이곳이 한반도에서 유일하며,외국에서도 그 예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전형적인 연안사구와 해빈(海濱)의 지형을 갖춘 우이도,참으로 소중한 연안생태환경이다. ●북풍에 깎이고 남풍에 쌓이고 일부러 둘러보니 해변은 물론 뭍밑도 온통 모래밭이다.바다 속의 모래가 파도에 밀리고,바람에 날려서 해변에 거대한 모래의 성채를 쌓은 것이다.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을까.이 정도의 사구를 형성하기까지 상상을 절하는 시간이 사구에 잠겨있을 것이다.겨울에는 성촌 북쪽에서 바람이 불어온다.겨울의 북풍은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매섭고 강하다.산 정상의 모래가 깎여서 표토의 돌들이 드러날 정도다.여름이 오면 남풍이 분다.다시금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의하여 모래가 쌓인다.모래가 다시 산 정상을 덮는다.그런 퇴적의 상호 교체과정이 오랜 세월 반복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바람이 빚은 예술이다.바람은 거침없이 분다.김수영은 그의 시 ‘풀잎’에서,바람이 오면 풀이 바람보다 미리 눕고,바람보다 늦게 일어난다고 했다.그러나 풀과 달리 모래는 바람에 저항한다.바람에 맞서다 끝내는 멀리 날려간다.바람의 힘에 밀린 모래들은 언덕을 만들고,끝내는 모래산으로 오른다. 바람의 힘이 얼마나 강한가는 다른 예에서도 알 수 있다.영국 남쪽의 해스팅스(Hastings)마을을 보자.1066년 노르만족이 침입할 당시만 해도 바닷가에 위치했지만,지금은 해안에서 수㎞나 떨어져 있다.거센 겨울 폭풍이 엄청난 양의 모래를 몰고와 퇴적된 결과이다.이렇듯 우이도 사구도 거대한 바람만이 이룰 수 있는 걸작이다. 우이도 사구에서 굽어보면,파도에 으깨지는 모래와 사구의 모래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똑같은 모래인데도 ‘파도의 지문’과 ‘바람의 지문’이 다르기 때문이다.바람의 지문은 파도의 지문처럼 파문(波紋)이 강하지 않다.끊임없이 움직이며,매우 섬세하고 미세하게 흔들려서 끝내 ‘비단길’ 같은 예술품을 빚어낸다.실크로드가 비단이 오간 데서 비롯되었다고는 하지만,아름다운 모랫길의 비단 같은 질감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그런 점에서 우이도 사구는 한반도에서 매우 드물게 비단길의 품격을 보여주는 곳이다.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찾아들기 시작했다.관광객들이 찾아드는 것은 전적으로 사구 때문이다.사람들은 수영복만 걸친 채 사구를 걸어 올라간다.한여름에는 사구 정상이 사람들로 빼곡하다.눈썰매 타듯 사구를 미끄러져 내려온다.도시민들의 추억만들기란 고작 눈썰매장의 솜씨를 못벗어나나 보다.그것도 모자라 모 신문사는 아예 ‘해풍 가르는 모래썰매’란,혐오스럽도록 반생태적인 기사를 싣기도 했다. ●생태공원화·해양연구 늦었지만 다행 지금 ‘바람의 예술품’은 몰락하는 기초예술처럼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는 중이다.늦게서야 사구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학문적 대상으로 삼아 본격적인 연구를 하고,사구생태공원으로 삼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가령 신안군에서 전남대 해양연구소에 의뢰한 우이도 사구연구 따위가 그런 노력의 단면이다. 외국의 경우,당연히 사구는 절대 보호지역이다.태안의 신두리 사구가 늦게나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일은 만시지탄이다.이웃 일본의 도토리(鳥取)도 사구생태관광지가 널리 알려졌다.미국 미시간호 호변의 호프 마스터 주립공원 내의 질레트(Gillete) 사구,콜로라도 남쪽 크리스토 산기슭의 사구도 절대 보호대상이다.오스트레일리아의 모레톤(Moreton)섬 사구는 높이가 무려 250m에 이른다.또 남아프리카의 알고아(Algoa)만(灣)에 있는 알렉산드리아 모래언덕은 120㎢ 넓이를 자랑한다.해양생태환경의 위대한 유산들이다. 세계 곳곳에서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분별없는 모래채취 때문이다.바다모래의 총량은 절대 불변이다.어디선가 모래를 빼쓰면 그만큼 다른 곳의 모래가 줄어든다.해변의 각종 공사와 모래채취는 물길을 바꿔 해수욕장의 모래를 휩쓸어 낸다.천혜의 백사장이 근래 앙상한 몰골을 드러낸 사례는 한두곳이 아니다.이렇듯 우이도의 모래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모래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관광객들이야 신나겠지만 아무리 막강한 바람의 힘으로도 그 생채기를 복원해 내지는 못한다.바람의 힘을 압도하는 인간의 발길이 산태를 들판으로 만들 요량이다.바람에 맞서는 모래처럼 보다 강인한 방책은 없을까.그 흔한 산책로 하나 만들어줄 수는 없는 것일까.바다가 굽어보이는 모래산 정상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갑자기 정약전(丁若銓;1758∼1816) 선생이 떠오른다. 일찍이 이곳에서 오랜 귀양살이를 하다가 우이도 바깥바다인 흑산도로 쫓겨가 현산어보(玆山魚譜)란 희대의 수산서를 남기고 떠난 약전.당신께서도 우이도의 사구를 일상적으로 거닐었음이 틀림없다.이곳을 하릴없이 오가며 그는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 전남 신안군 우이도의 ‘산태’

    장마가 끝나자 저마다 뒤질세라 해수욕장으로들 달려 나간다.특히나 젊은이들에게는 바다,그 가운데서도 모래사장의 추억만으로도 달려간 수고가 아깝지 않다.그런데 그들의 추억만들기가 신명날수록 모래가 이룬 밭 백사장은 절체절명의 위기로 빠져든다.강변의 모래를 퍼내다가 바닥이 드러나자 돈 좀 벌겠다고 팔 걷어붙인 업자들,바닷모래에 손을 댄지 오래다.금모래 은모래 끝없던 강변의 모래밭이 사라지자 이내 바다로 눈길을 돌린 것.그러나 바다모래는 무한정이라고 믿었던 그들은 마침내 어민의 저항에 맞닥뜨렸다. 알고 보면,바다 모래밭은 물고기들의 산란장이다.바닷모래를 파내 지은 아파트에 아늑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그 뒷전에서는 보금자리를 잃은 물고기들이 뿔뿔이 연안을 떠나는 역설의 변증이 드러난다. 그래서 그 모래의 진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모래가 지천인 ‘바다 위의 사막’으로 발길을 돌린다.사실,막막하고 황량한 땅은 바로 사막이다.그러나 사막의 척박함을 모르고 사는 우리에게 사막은 그 자체가 ‘낭만’으로 다가온다.방울소리 쩔렁이는 쌍봉낙타를 타고 끝없는 사막을 가로지르다 오아시스를 만나는 꿈을 꾸며 살아온 덕분에 하다 못해 유행가 가락에도 사막예찬은 곧잘 묻어난다.만약에 그런 사막이 바다 가운데 있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이지 않을까.전남 신안군 우이도가 그런 곳이다. ●목포에서 뱃길로 200리길 사막 너머로 바다가 굽어 보인다.섬 속에 사막이 있다는 단 한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물론 여기서 말하는 사막은 사구(砂丘)의 과장된 표현.아무렴 어떨까.바다가 굽어보이는 사구까지도 사막에 대한 향수로 노래하려는 나그네의 객기인 것을. 목포항에서 바로 가는 배편도 있지만 도초섬에서 배를 갈아탔다.바다의 시간은 육지의 그것과 달라 그저 ‘기다림’이 일상화되어 있다.기다려야 한다.성급할 것 없으며,서두른다고 해결될 일도 별로 없다.‘바다가 육지라면’이란 노래가 절로 나온다. 바다의 시간은 느긋하지만 도회의 이방인에게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지척에 드러누운 섬도 배가 없으면 범접을 못한다.하물며 머나먼 외해는 그야말로 언제나 전인미답(前人未踏)이요,고도절해(孤島絶海) 아니겠는가. 목포에서 80㎞,뱃길로 200리길이니 흑산도 항로의 절반이다.바깥바다답게 바람과 파도가 드세어 여름 한철을 빼고는 허구한 날 뱃길이 끊기는 곳이다.반대로 생각하면,사람들의 발길이 그렇게나마 끊겼기에 망정이지 그런 불편조차 없는 곳이었다면 사구가 온전히 남았겠는가.이곳에서는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아 모처럼 ‘완전한 휴식처’에 들었음을 이내 깨닫는다.여객선이 방파제로 접어들자 중앙의 거대한 사구가 한 눈에 들어온다.‘모래언덕’이라기보다는 ‘모래산’이다. 각종 연구보고서에는 이를 풍성사구(風成砂丘)라고 적고 있다.바람이 빚은 사구란 뜻일 텐데,참 어렵고 멋없는 말이다.세상에 바람이 빚지 않은 사구가 어디 있으랴.우이도 사람들은 이를 ‘산태’라고 부르거니와 토착어를 살린다는 뜻에서 부디 이 ‘산태’라는 구전전승어를 기억할 일이다.산사태 같은 모래산이란 뜻일 터이니,짚어보면 참 아름다운 말이다.부디 풍성이란 우스운 말을 빼고 본디말인 ‘산태’로 쓰거나 그게 어려우면 그냥 ‘사구’로 가려 씀이 마땅할 것이다. ●모래언덕 위에 마을 들어서 방파제에서 불과 5분여 거리에 돈목마을이 있다.돈목 방파제에서 보면 건너편에 빤히 성촌이 보이고,돛폭을 펴 바람을 맞듯 돛대바위가 물목을 지키고 서있다.만의 양측 산은 늘 안개에 젖어 있다.그래선지 산길에는 고사리가 지천이다. 돈목은 산의 모퉁이에 터를 일궈 바람의지가 되는 마을이다.이곳에서 30여m를 걸어나가면 돈목해수욕장이라 불리는 해변에 이른다.건너편은 성촌마을이다.말하자면,돈목과 성촌 사이가 온통 사구인 셈.그 중 가장 큰 중앙사구를 보면 산자락 사이의 계곡을 모래가 온통 꽉꽉 채우고 있다.다시 둘러보니 돈목,성촌이 모두 모래언덕 위에 형성된 마을 아닌가.산과 산 사이 협곡을 꽉꽉 채운 높다란 사구로는 이곳이 한반도에서 유일하며,외국에서도 그 예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전형적인 연안사구와 해빈(海濱)의 지형을 갖춘 우이도,참으로 소중한 연안생태환경이다. ●북풍에 깎이고 남풍에 쌓이고 일부러 둘러보니 해변은 물론 뭍밑도 온통 모래밭이다.바다 속의 모래가 파도에 밀리고,바람에 날려서 해변에 거대한 모래의 성채를 쌓은 것이다.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을까.이 정도의 사구를 형성하기까지 상상을 절하는 시간이 사구에 잠겨있을 것이다.겨울에는 성촌 북쪽에서 바람이 불어온다.겨울의 북풍은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매섭고 강하다.산 정상의 모래가 깎여서 표토의 돌들이 드러날 정도다.여름이 오면 남풍이 분다.다시금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의하여 모래가 쌓인다.모래가 다시 산 정상을 덮는다.그런 퇴적의 상호 교체과정이 오랜 세월 반복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바람이 빚은 예술이다.바람은 거침없이 분다.김수영은 그의 시 ‘풀잎’에서,바람이 오면 풀이 바람보다 미리 눕고,바람보다 늦게 일어난다고 했다.그러나 풀과 달리 모래는 바람에 저항한다.바람에 맞서다 끝내는 멀리 날려간다.바람의 힘에 밀린 모래들은 언덕을 만들고,끝내는 모래산으로 오른다. 바람의 힘이 얼마나 강한가는 다른 예에서도 알 수 있다.영국 남쪽의 해스팅스(Hastings)마을을 보자.1066년 노르만족이 침입할 당시만 해도 바닷가에 위치했지만,지금은 해안에서 수㎞나 떨어져 있다.거센 겨울 폭풍이 엄청난 양의 모래를 몰고와 퇴적된 결과이다.이렇듯 우이도 사구도 거대한 바람만이 이룰 수 있는 걸작이다. 우이도 사구에서 굽어보면,파도에 으깨지는 모래와 사구의 모래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똑같은 모래인데도 ‘파도의 지문’과 ‘바람의 지문’이 다르기 때문이다.바람의 지문은 파도의 지문처럼 파문(波紋)이 강하지 않다.끊임없이 움직이며,매우 섬세하고 미세하게 흔들려서 끝내 ‘비단길’ 같은 예술품을 빚어낸다.실크로드가 비단이 오간 데서 비롯되었다고는 하지만,아름다운 모랫길의 비단 같은 질감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그런 점에서 우이도 사구는 한반도에서 매우 드물게 비단길의 품격을 보여주는 곳이다.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찾아들기 시작했다.관광객들이 찾아드는 것은 전적으로 사구 때문이다.사람들은 수영복만 걸친 채 사구를 걸어 올라간다.한여름에는 사구 정상이 사람들로 빼곡하다.눈썰매 타듯 사구를 미끄러져 내려온다.도시민들의 추억만들기란 고작 눈썰매장의 솜씨를 못벗어나나 보다.그것도 모자라 모 신문사는 아예 ‘해풍 가르는 모래썰매’란,혐오스럽도록 반생태적인 기사를 싣기도 했다. ●생태공원화·해양연구 늦었지만 다행 지금 ‘바람의 예술품’은 몰락하는 기초예술처럼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는 중이다.늦게서야 사구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학문적 대상으로 삼아 본격적인 연구를 하고,사구생태공원으로 삼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가령 신안군에서 전남대 해양연구소에 의뢰한 우이도 사구연구 따위가 그런 노력의 단면이다. 외국의 경우,당연히 사구는 절대 보호지역이다.태안의 신두리 사구가 늦게나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일은 만시지탄이다.이웃 일본의 도토리(鳥取)도 사구생태관광지가 널리 알려졌다.미국 미시간호 호변의 호프 마스터 주립공원 내의 질레트(Gillete) 사구,콜로라도 남쪽 크리스토 산기슭의 사구도 절대 보호대상이다.오스트레일리아의 모레톤(Moreton)섬 사구는 높이가 무려 250m에 이른다.또 남아프리카의 알고아(Algoa)만(灣)에 있는 알렉산드리아 모래언덕은 120㎢ 넓이를 자랑한다.해양생태환경의 위대한 유산들이다. 세계 곳곳에서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분별없는 모래채취 때문이다.바다모래의 총량은 절대 불변이다.어디선가 모래를 빼쓰면 그만큼 다른 곳의 모래가 줄어든다.해변의 각종 공사와 모래채취는 물길을 바꿔 해수욕장의 모래를 휩쓸어 낸다.천혜의 백사장이 근래 앙상한 몰골을 드러낸 사례는 한두곳이 아니다.이렇듯 우이도의 모래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모래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관광객들이야 신나겠지만 아무리 막강한 바람의 힘으로도 그 생채기를 복원해 내지는 못한다.바람의 힘을 압도하는 인간의 발길이 산태를 들판으로 만들 요량이다.바람에 맞서는 모래처럼 보다 강인한 방책은 없을까.그 흔한 산책로 하나 만들어줄 수는 없는 것일까.바다가 굽어보이는 모래산 정상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갑자기 정약전(丁若銓;1758∼1816) 선생이 떠오른다. 일찍이 이곳에서 오랜 귀양살이를 하다가 우이도 바깥바다인 흑산도로 쫓겨가 현산어보(玆山魚譜)란 희대의 수산서를 남기고 떠난 약전.당신께서도 우이도의 사구를 일상적으로 거닐었음이 틀림없다.이곳을 하릴없이 오가며 그는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 [바다로 가자] 동해

    [바다로 가자] 동해

    여름 피서 일번지는 역시 동해안이다.국토의 등뼈 백두대간을 힘겹게 넘어야 ‘떠났다.’는 실감도 든다.동해안의 대동맥 7번 국도를 따라 곳곳에 언뜻언뜻 보이는 크고 작은 계곡과 해수욕장이 끝없이 이어지는 동해안,역시 동해안이다.울창한 송림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사람 손이 덜 닿은 계곡,뙤약볕에 반짝이는 백사장,수평선이 맞닿은 바다,펄떡이는 해산물들….생각만해도 엉덩이가 들썩인다.지금 당장,차머리를 동해로 돌려보자.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1) 화진포 해수욕장 ■ 특징 가장 북쪽에 위치한 화진포해수욕장은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숲과 맑은 화진포호,에메랄드빛 바다,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풍광이 빼어나다.둘레가 16㎞에 달하는 화진포호는 금강송과 갈대가 무성하다.절경의 화진포에는 한때 남북한 최고 실력자 김일성과 이승만 별장이 지금도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돼 있다. ■ 찾아가는 길 서울에선 46번 국도를 따라 진부령을 넘어 간성을 거쳐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 숙식 금강산콘도(033-680-7800)와 민박은 이병열씨(682-0379) 고성수협지과(682-2072)로 문의하면 된다.금강산 건봉식당(682-1929)의 산채 비빔밥과 보리밥 청국장(5000원)이 좋다. ■ 들를만한 곳 통일전망대,건봉사,어명기 가옥,청간정. (2) 덕산 해수욕장 동해안의 해수욕장이 식상하다고?그렇다면 삼척시 근덕의 덕산해수욕장으로 핸들을 돌려보자.반짝이는 황금빛 모래와 달리,바닷물에는 잠깐만 들어가 있어도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시원하다 못해 오싹한 느낌때문이다.또 딱 틔인 동해는 도심 스트레스도 확 날려버린다. 덕산해수욕장은 동해안의 해수욕장치고는 수심이 얇고 경사가 완만하다.규사질 모래가 밀가루처럼 곱고 깨끗하다.더욱이 마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해수욕장이라 더 믿음직해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적당하다.왼쪽의 무인도 덕봉과는 모래 언덕으로 연결돼 있다.군사시설인 덕봉은 낮에만 일반인들에게 개방된다.짜릿한 손맛을 볼 수 있는 낚시 포인트도 좋다.주민 김철용씨는 “요즘 돔의 입질에 낚싯대가 부러질 지경이다.”라고 말했다.또 인근 맹방해수욕장 뒤쪽 소나무 숲에는 6홀짜리 맹방 골프연습장(033-576-0780)도 있다.해수욕과 일광욕에 지칠 때쯤해서 물이 빠진다.이때 자갈과 몽돌이 드러나는 구석에선 조개잡이도 할 수 있다. 해수욕장 오른쪽의 남애포에서 앞바다의 수산물이 모인다.주로 광어·가자미·멍게·소라·해삼 등을 직접 살 수도 있다.해수욕장 뒤쪽 마을 가운데 덕산횟집(572-1314)의 물회(1만원)는 유명하다.살금 얼려서 나오는 물회 양념장은 시원하고 맛있다.민박도 겸하는 횟집의 자연산 생선회는 크기에 따라 4만∼7만원이다.근덕의 새들가든(572-7638)의 흑염소 전골(1인분 1만원)도 유명하다.삼척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몬주익 영웅’ 황영조 기념관과 관동 8경의 제1경인 죽서루,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하는 초당굴이 있다.조금 내려오면 공양왕릉도 한번 들러볼만하다.계곡이 그립다면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 우회전하면 가곡천계곡이 나온다. 덕산해수욕장은 동해고속도로(통행료 500원)동해 종점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삼척시를 거쳐 근덕에서 하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의 푯말을 보고 좌회전하면 된다.강릉에선 1시간쯤 걸린다.버스로는 서울∼삼척(4시간30분) 고속버스를 타고가 삼척에서 해수욕장을 도는 버스를 타면 된다.삼척에서 덕산해수욕장까진 30분 가량 걸린다. (3) 신남 해수욕장 ■ 특징 전형적인 어촌 마을로 왼쪽 안쪽으로 애바위와 해신당,성민속공원(033-572-4429),어촌민속전시관이 있다.해수욕장앞에 방파제가 있어 파도가 부드럽다.해신당과 성민속공원과 관련해 애절한 전설이 전해온다.옛날 신남마을에 결혼을 약속한 처녀·총각이 살았는데,바위에서 해초를 캐던 처녀가 폭풍우를 만나 살려고 울부짖다가 끝내 파도에 휩쓸렸다.그렇게 처녀가 애를 쓰다 죽었다하여 그 바위를 ‘애바위’라고 불렀다.이후 고기가 잡히지 않자 처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남근(男根))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는데 그 후로는 고기가 많이 잡혔다고 내려온다.어촌민속전시관(입장료 어른 3000원)에는 동해안 어촌의 옛모습 등과 함께 세계의 성민속 박물관도 들어 있다. ■ 찾아가는 길 삼척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27㎞가량 내려오다 왼쪽 편에 있다.언덕 아래 작은 마을이어서 놓치기 쉽다. ■ 숙식 마을안쪽의 해신당 편의점(572-5774)에서 콘도형 민박한다.포구 곳곳에 포장마차처럼 꽁치와 소라를 구워 판다.물회와 해물탕을 하는 식당도 있다. ■ 들를만한 곳 초당동굴,풍곡자연휴양림. (4) 나곡 해수욕장 ■ 특징 경북의 가장 위쪽에 있는 울진 나곡해수욕장은 이른 새벽에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절경이다.왼쪽 바위 절벽은 금강산의 봉우리 같은 착각이 든다.백사장 가운데로 맑은 냇물이 흘러 분위기가 더욱 아늑하다.해변과 물속에 널린 자갈도 티없이 맑다.주민들의 말투도 경상도와 강원도 말이 섞여있다.다만 왼쪽 갯바위 주변에는 갑자기 푹 꺼지는 곳이 많아 걸어다니면 위험하다. ■ 찾아가는 길 울진은 서울에선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풍기IC에서 빠져 36번 국도를 따라 오는 것이 강릉을 거치는 것보다 30분 가량 빠르다.강릉에선 2시간 가량 걸린다. ■ 숙식 해수욕장 뒤편의 나곡비치장(054-783-9999)가 있다.김두표씨(782-0561) 등이 민박을 한다.횟집인 남도가든(782-2090)을 많이 찾는다. ■ 들를만한 곳 불영계곡,덕구온천. (5) 하슬라아트월드 ■ 특징 해돋이 명소 정동진 산자락 3만 3000여평에 위치한 하슬라아트는 자연미를 최대한 살린 조각공원이다.정원은 소나무 정원·시간의 광장·습지 정원·놀이 정원 등의 테마가 있으며 어린이 체험 공간도 있다.산책로에서 내려다보는 동해바다의 전망도 일품이다.하슬라는 삼국시대 강릉의 지명.입장료는 어른 5000원,학생 4000원.문의 (033)648-4091∼3. ■ 찾아가는 길 강릉에서 동해고속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안인에서 빠져 정동진역쪽으로 가다보면 나온다. ■ 숙식 펜션 화이트하우스(644-1141) 등 정동진역 근처에 장급 여관 등이 많다.공원내 하늘식당(644-9411)의 버섯덮밥과 김치덮밥(6000원)이 먹을만하다. ■ 들를 만한 곳 등명락가사와 소금강,통일공원. (6) 환선굴 ■ 특징 종유석이 많은 환선굴에는 10여개의 크고 작은 동굴 호수와 폭포가 있다.천정과 벽면의 물방울은 쉽게 떨어지지 않고 빛에 반사돼 영롱하다.환선굴 주위의 덕항산·촛대봉 등의 경관이 수려하고 굴피집·너와집·통방아 등의 민속자료도 풍부하다.동굴관람료는 어른 1500원.문의 (033)570-3255∼6. ■ 찾아가는 길 삼척읍에서 신기면으로 가서 대이리군립공원으로 간다. ■ 숙식 대이가든(541-9999)의 염소전골,환선송어회집(541-1592)의 송어회.민박도 겸한다. ■ 들를 만한 곳 황영조기념관,어촌민속전시관. (7) 덕구온천 ■ 특징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 온천으로 약 알칼리성이다.응봉산에서 쏟아나는 섭씨 41도의 온천수는 신경통·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온천으로 가는 덕구계곡 길목의 2㎞에는 세계적인 다리를 축소한 모형 12개가 연결돼 있다.어린이들이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울진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부구에서 우회전. ■ 숙식 덕구리의 신광식당(054-782-0285)의 토종닭 백숙은 멀리 대구에서도 찾아온다.덕구온천호텔(782-0671)과 덕구온천민박(783-0972)가 있다. ■ 들를만한 곳 후정해수욕장·소광 소나무군락지(드라마 ‘영웅시대’ 촬영지)·망양정. (8) 영덕 옥계계곡 ■ 특징 맑은 계곡과 등산로가 많아 가족 동반 야영지로 그만이다.천연림의 팔각산과 동대산이 만나는 계곡으로 기암절벽이다.계곡 물은 옥같이 맑고 투명하다.또 침수정 아래로는 50여개의 작은 내와 어우러져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을 이룬다. ■ 찾아가는 길 영덕읍에서 신촌·양수 방면 34번 국도를 따라 가다 신양리에서 69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영덕읍에서 15분 가량 걸린다. ■ 숙식 옥계리에 민박집이 많다.민박 문의는 달산면사무소(054-730-6604)로 하면 된다.하늘끝식당(732-3766)의 토종닭과 염소 전골을 한번 먹을만하다. ■ 들를 만한 곳 용추폭포,오천솔밭,칠보산자연휴양림. (9) 내연산 연산폭포 ■ 특징 내연산은 해발 710m로 높지는 않지만 산세의 변화가 많고 4㎞구간에 12개의 폭포가 있다.초입의 보경사에서 2㎞가량 올라가면 열두 폭포의 시작인 쌍생폭포가 눈길을 잡는다.산세가 험하지 않아 어린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폭포 아래에는 용소와 너른 바위가 있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 찾아가는 길 포항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영덕쪽으로 27㎞가다 송라면에서 보경사쪽으로 4㎞ 들어가면 된다. ■ 숙식 보경사 입구 사하촌에는 할머니들이 직접 홍두깨로 밀어서 만드는 손칼국수집들이 민박도 겸하고 있다.시내에는 포항비치(054-241-1401)와 선프린스(242-2800)가 있다. ■ 들를 만한 곳 내연산 수목원,칠포·월포해수욕장. (10)강동·주전 해안자갈밭 ■ 특징 울산시내에서 가까운 강동·주전해안가는 검푸른 자갈밭이다.콩알만한 것부터 호박만한 크기에 이르는 몽돌이 깔린 천혜의 관광지로 맨발로 걷는 이들이 많다.바닷가 수면위로 살짝 고개를 내면 기암괴석은 수석 애호가들이 군침을 흘린다. ■ 찾아가는 길 울산시내에서 울산역을 거쳐 아산로를 통해 주전을 찾으면 된다. ■ 숙식 시내의 하얏트모텔(052-298-6666)과 약수장모텔(235-9301)이 있다.현지에선 금호횟집(295-5511)를 꼽는다.정자어촌계(295-3900)의 활어 직판장에서 회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 들를 만한 곳 봉대산공원,주정봉수대 등이 있다.
  • [바다로 가자] 동해

    여름 피서 일번지는 역시 동해안이다.국토의 등뼈 백두대간을 힘겹게 넘어야 ‘떠났다.’는 실감도 든다.동해안의 대동맥 7번 국도를 따라 곳곳에 언뜻언뜻 보이는 크고 작은 계곡과 해수욕장이 끝없이 이어지는 동해안,역시 동해안이다.울창한 송림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사람 손이 덜 닿은 계곡,뙤약볕에 반짝이는 백사장,수평선이 맞닿은 바다,펄떡이는 해산물들….생각만해도 엉덩이가 들썩인다.지금 당장,차머리를 동해로 돌려보자.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1) 화진포 해수욕장 ■ 특징 가장 북쪽에 위치한 화진포해수욕장은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숲과 맑은 화진포호,에메랄드빛 바다,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풍광이 빼어나다.둘레가 16㎞에 달하는 화진포호는 금강송과 갈대가 무성하다.절경의 화진포에는 한때 남북한 최고 실력자 김일성과 이승만 별장이 지금도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돼 있다. ■ 찾아가는 길 서울에선 46번 국도를 따라 진부령을 넘어 간성을 거쳐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 숙식 금강산콘도(033-680-7800)와 민박은 이병열씨(682-0379) 고성수협지과(682-2072)로 문의하면 된다.금강산 건봉식당(682-1929)의 산채 비빔밥과 보리밥 청국장(5000원)이 좋다. ■ 들를만한 곳 통일전망대,건봉사,어명기 가옥,청간정. (2) 덕산 해수욕장 동해안의 해수욕장이 식상하다고?그렇다면 삼척시 근덕의 덕산해수욕장으로 핸들을 돌려보자.반짝이는 황금빛 모래와 달리,바닷물에는 잠깐만 들어가 있어도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시원하다 못해 오싹한 느낌때문이다.또 딱 틔인 동해는 도심 스트레스도 확 날려버린다. 덕산해수욕장은 동해안의 해수욕장치고는 수심이 얇고 경사가 완만하다.규사질 모래가 밀가루처럼 곱고 깨끗하다.더욱이 마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해수욕장이라 더 믿음직해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적당하다.왼쪽의 무인도 덕봉과는 모래 언덕으로 연결돼 있다.군사시설인 덕봉은 낮에만 일반인들에게 개방된다.짜릿한 손맛을 볼 수 있는 낚시 포인트도 좋다.주민 김철용씨는 “요즘 돔의 입질에 낚싯대가 부러질 지경이다.”라고 말했다.또 인근 맹방해수욕장 뒤쪽 소나무 숲에는 6홀짜리 맹방 골프연습장(033-576-0780)도 있다.해수욕과 일광욕에 지칠 때쯤해서 물이 빠진다.이때 자갈과 몽돌이 드러나는 구석에선 조개잡이도 할 수 있다. 해수욕장 오른쪽의 남애포에서 앞바다의 수산물이 모인다.주로 광어·가자미·멍게·소라·해삼 등을 직접 살 수도 있다.해수욕장 뒤쪽 마을 가운데 덕산횟집(572-1314)의 물회(1만원)는 유명하다.살금 얼려서 나오는 물회 양념장은 시원하고 맛있다.민박도 겸하는 횟집의 자연산 생선회는 크기에 따라 4만∼7만원이다.근덕의 새들가든(572-7638)의 흑염소 전골(1인분 1만원)도 유명하다.삼척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몬주익 영웅’ 황영조 기념관과 관동 8경의 제1경인 죽서루,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하는 초당굴이 있다.조금 내려오면 공양왕릉도 한번 들러볼만하다.계곡이 그립다면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 우회전하면 가곡천계곡이 나온다. 덕산해수욕장은 동해고속도로(통행료 500원)동해 종점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삼척시를 거쳐 근덕에서 하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의 푯말을 보고 좌회전하면 된다.강릉에선 1시간쯤 걸린다.버스로는 서울∼삼척(4시간30분) 고속버스를 타고가 삼척에서 해수욕장을 도는 버스를 타면 된다.삼척에서 덕산해수욕장까진 30분 가량 걸린다. (3) 신남 해수욕장 ■ 특징 전형적인 어촌 마을로 왼쪽 안쪽으로 애바위와 해신당,성민속공원(033-572-4429),어촌민속전시관이 있다.해수욕장앞에 방파제가 있어 파도가 부드럽다.해신당과 성민속공원과 관련해 애절한 전설이 전해온다.옛날 신남마을에 결혼을 약속한 처녀·총각이 살았는데,바위에서 해초를 캐던 처녀가 폭풍우를 만나 살려고 울부짖다가 끝내 파도에 휩쓸렸다.그렇게 처녀가 애를 쓰다 죽었다하여 그 바위를 ‘애바위’라고 불렀다.이후 고기가 잡히지 않자 처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남근(男根))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는데 그 후로는 고기가 많이 잡혔다고 내려온다.어촌민속전시관(입장료 어른 3000원)에는 동해안 어촌의 옛모습 등과 함께 세계의 성민속 박물관도 들어 있다. ■ 찾아가는 길 삼척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27㎞가량 내려오다 왼쪽 편에 있다.언덕 아래 작은 마을이어서 놓치기 쉽다. ■ 숙식 마을안쪽의 해신당 편의점(572-5774)에서 콘도형 민박한다.포구 곳곳에 포장마차처럼 꽁치와 소라를 구워 판다.물회와 해물탕을 하는 식당도 있다. ■ 들를만한 곳 초당동굴,풍곡자연휴양림. (4) 나곡 해수욕장 ■ 특징 경북의 가장 위쪽에 있는 울진 나곡해수욕장은 이른 새벽에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절경이다.왼쪽 바위 절벽은 금강산의 봉우리 같은 착각이 든다.백사장 가운데로 맑은 냇물이 흘러 분위기가 더욱 아늑하다.해변과 물속에 널린 자갈도 티없이 맑다.주민들의 말투도 경상도와 강원도 말이 섞여있다.다만 왼쪽 갯바위 주변에는 갑자기 푹 꺼지는 곳이 많아 걸어다니면 위험하다. ■ 찾아가는 길 울진은 서울에선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풍기IC에서 빠져 36번 국도를 따라 오는 것이 강릉을 거치는 것보다 30분 가량 빠르다.강릉에선 2시간 가량 걸린다. ■ 숙식 해수욕장 뒤편의 나곡비치장(054-783-9999)가 있다.김두표씨(782-0561) 등이 민박을 한다.횟집인 남도가든(782-2090)을 많이 찾는다. ■ 들를만한 곳 불영계곡,덕구온천. (5) 하슬라아트월드 ■ 특징 해돋이 명소 정동진 산자락 3만 3000여평에 위치한 하슬라아트는 자연미를 최대한 살린 조각공원이다.정원은 소나무 정원·시간의 광장·습지 정원·놀이 정원 등의 테마가 있으며 어린이 체험 공간도 있다.산책로에서 내려다보는 동해바다의 전망도 일품이다.하슬라는 삼국시대 강릉의 지명.입장료는 어른 5000원,학생 4000원.문의 (033)648-4091∼3. ■ 찾아가는 길 강릉에서 동해고속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안인에서 빠져 정동진역쪽으로 가다보면 나온다. ■ 숙식 펜션 화이트하우스(644-1141) 등 정동진역 근처에 장급 여관 등이 많다.공원내 하늘식당(644-9411)의 버섯덮밥과 김치덮밥(6000원)이 먹을만하다. ■ 들를 만한 곳 등명락가사와 소금강,통일공원. (6) 환선굴 ■ 특징 종유석이 많은 환선굴에는 10여개의 크고 작은 동굴 호수와 폭포가 있다.천정과 벽면의 물방울은 쉽게 떨어지지 않고 빛에 반사돼 영롱하다.환선굴 주위의 덕항산·촛대봉 등의 경관이 수려하고 굴피집·너와집·통방아 등의 민속자료도 풍부하다.동굴관람료는 어른 1500원.문의 (033)570-3255∼6. ■ 찾아가는 길 삼척읍에서 신기면으로 가서 대이리군립공원으로 간다. ■ 숙식 대이가든(541-9999)의 염소전골,환선송어회집(541-1592)의 송어회.민박도 겸한다. ■ 들를 만한 곳 황영조기념관,어촌민속전시관. (7) 덕구온천 ■ 특징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 온천으로 약 알칼리성이다.응봉산에서 쏟아나는 섭씨 41도의 온천수는 신경통·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온천으로 가는 덕구계곡 길목의 2㎞에는 세계적인 다리를 축소한 모형 12개가 연결돼 있다.어린이들이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울진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부구에서 우회전. ■ 숙식 덕구리의 신광식당(054-782-0285)의 토종닭 백숙은 멀리 대구에서도 찾아온다.덕구온천호텔(782-0671)과 덕구온천민박(783-0972)가 있다. ■ 들를만한 곳 후정해수욕장·소광 소나무군락지(드라마 ‘영웅시대’ 촬영지)·망양정. (8) 영덕 옥계계곡 ■ 특징 맑은 계곡과 등산로가 많아 가족 동반 야영지로 그만이다.천연림의 팔각산과 동대산이 만나는 계곡으로 기암절벽이다.계곡 물은 옥같이 맑고 투명하다.또 침수정 아래로는 50여개의 작은 내와 어우러져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을 이룬다. ■ 찾아가는 길 영덕읍에서 신촌·양수 방면 34번 국도를 따라 가다 신양리에서 69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영덕읍에서 15분 가량 걸린다. ■ 숙식 옥계리에 민박집이 많다.민박 문의는 달산면사무소(054-730-6604)로 하면 된다.하늘끝식당(732-3766)의 토종닭과 염소 전골을 한번 먹을만하다. ■ 들를 만한 곳 용추폭포,오천솔밭,칠보산자연휴양림. (9) 내연산 연산폭포 ■ 특징 내연산은 해발 710m로 높지는 않지만 산세의 변화가 많고 4㎞구간에 12개의 폭포가 있다.초입의 보경사에서 2㎞가량 올라가면 열두 폭포의 시작인 쌍생폭포가 눈길을 잡는다.산세가 험하지 않아 어린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폭포 아래에는 용소와 너른 바위가 있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 찾아가는 길 포항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영덕쪽으로 27㎞가다 송라면에서 보경사쪽으로 4㎞ 들어가면 된다. ■ 숙식 보경사 입구 사하촌에는 할머니들이 직접 홍두깨로 밀어서 만드는 손칼국수집들이 민박도 겸하고 있다.시내에는 포항비치(054-241-1401)와 선프린스(242-2800)가 있다. ■ 들를 만한 곳 내연산 수목원,칠포·월포해수욕장. (10)강동·주전 해안자갈밭 ■ 특징 울산시내에서 가까운 강동·주전해안가는 검푸른 자갈밭이다.콩알만한 것부터 호박만한 크기에 이르는 몽돌이 깔린 천혜의 관광지로 맨발로 걷는 이들이 많다.바닷가 수면위로 살짝 고개를 내면 기암괴석은 수석 애호가들이 군침을 흘린다. ■ 찾아가는 길 울산시내에서 울산역을 거쳐 아산로를 통해 주전을 찾으면 된다. ■ 숙식 시내의 하얏트모텔(052-298-6666)과 약수장모텔(235-9301)이 있다.현지에선 금호횟집(295-5511)를 꼽는다.정자어촌계(295-3900)의 활어 직판장에서 회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 들를 만한 곳 봉대산공원,주정봉수대 등이 있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6)통일을 기다리는 건봉사 불이문(不二門)

    불교에서 불이(不二)는 크게 세 가지 뜻을 지닌 것으로 가르쳐 온다. 첫 번째는 다르지 않은 것,같음,한 몸을 말한다.그 다음은 둘이 대립하지 않는 것,두 가지가 평등한 것을 말한다.상대와의 차별을 넘어선 절대 평등의 경지,대립을 멀리한 뛰어난 이치를 추구한다.세 번째는 앞의 두 경우가 경전의 이론적 해석을 통하여 관념 세계의 본질을 밝히려는 것과 달리,실천적인 상태를 추구한다.그리하여 불이(不二)란 상대의 마음이 되는 것을 뜻하고 거기 도달하기 위해 고행 정진한다. 무릇 웬만한 사찰에는 이같은 뜻의 불이문(不二門)이 세워져 있다.수많은 불이문 중에서 금강산 건봉사(乾鳳寺)의 불이문은 단연코 다른 불이문들과는 차별화되는 매우 특별한 내력을 지니고 있다.오늘은 금강산 건봉사의 전설적인 역사와 함께 이곳 불이문을 감상하기 위해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로 떠난다. 바야흐로 진달래꽃이 심심산천에 불을 놓아 아름다움을 향한 소리 없는 소리가 강원도 산과 들에 뿌리 없는 봄바람 나무를 휘젓는다.옛사람들이 이르기를 양간지풍(襄杆之風)이요 통고지설(通高之雪)이라 했다.즉 양양과 간성은 바람이 많고,통천 고성엔 눈이 많이 온다는 뜻을 제법 그럴싸한 문자풍으로 읊조렸는데,오늘은 고성 땅에도 봄바람이 폭풍처럼 인다.고성 땅은 서쪽의 태백 준령과 동쪽의 비취빛깔 동해 수평선을 지방의 특성으로 꼽을 만큼 서쪽은 지대가 높고 동쪽은 낮은 들판으로 장엄했다.이런 지형을 두고 조선시대 이곳 현감을 지낸 이식(李植)은 ‘높은 산에는 눈이 희끗희끗 남아 있는데,바닷가 흰모래밭에는 벌써 해당화가 지고 있구나.’하고 노래했었다. 건봉사는 대한민국에서 금강산 이름을 앞에 거느린 유일한 사찰이다.한때 우리나라 사대명찰(四大名刹) 중 하나였으며,강원도의 모든 절을 거느렸던 호국불교를 대표하는 매우 큰 도량이자 불교 미술의 박물관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유구한 역사와 화려하고 굵직 굵직한 승려들의 처소였었다. ●6·25전쟁 치열한 전투현장 되기도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는 사명대사가 이곳에서 의승군(義僧軍)을 일으키기도 했다.허망하게 붕괴되어 패주하는 조선군대를 대신하여 조선의 운명을 구원한 의승군의 거점으로 삼았던 곳이 건봉사다.경전과 목탁 대신 칼과 몽둥이를 들고 중생구원을 실천한 1000여명의 승려들이 군사훈련을 했다. 건봉사는 평소에도 700여명 승려들이 수행하던 전국 최대규모의 사찰이었고,1500년 동양불교의 민중구제에 대한 불멸의 증험 도량이었다.이곳 수행자와 불교 신도들이 이루어 낸 여러 종교적 성취와 영험들은 한국 불교의 자존심이었다. 이같은 건봉사는 우리나라 사찰 중에서 6·25의 상처가 가장 잔혹하게 남은 곳이기도 하다.3000 칸이 넘는 거대한 건봉사가 역사의 회오리 속에 빨려 든 것은 해방되던 해부터였다.건봉사는 3·8선 이북에 속했다.소련군이 들어와 인민위원회가 생기고 북한 정권이 세워지자 반종교정책이 강행되었다.무상몰수 무상분배 원칙의 토지개혁으로 건봉사 소유 토지가 몰수되고 종교활동이 금지되자 승려들은 남쪽으로 피신해왔다.1950년 한국전쟁이 터졌다.건봉사는 1951년 4월부터 휴전이 될 때까지 2년 동안 적군과 아군이 물고 물리는 일대 접점지역의 중심무대가 되었다. 1951년 5월10일 당시 건봉사는 금강산 줄기를 따라 후퇴하는 북한군의 중간집결지였다.유엔군 공군과 미8군 소속 한국 1군단,국군수도사단 기갑연대의 합동공격이 시작되었다.유엔군 전폭기 편대가 폭격을 시작하여 건봉사 핵심 건물들이 불타고 수많은 국보들이 모조리 파괴되고 불타버렸다.1951년 6월 이후부터는 중국군의 5월 공세에 맞선 국군 3군단과 1군단의 이른바 건봉산전투가 건봉사를 사이에 놓고 16차례의 공방전을 벌였다. 국군이 쏘아댄 포탄만 10만 발이 넘었고 미7함대의 함포사격과 공군기까지 가세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1951년 6월의 건봉산 전투로 건봉사는 국군에 의하여 점령되었다.이곳 수행자들과 마을 주민들은 모두 속초 이남으로 강제 이주되고 그때까지 형체가 남아 있던 몇몇 사찰 건물은 국군부대의 막사로 이용되었다. 사찰 빈터에는 천막을 짓고 이 일대 부대를 지휘하는 지휘소나 보급 전진기지로 삼았다.주둔 부대는 겨울이 되자 사찰 건물의 목재를 뜯어내어 난방용 화목으로 썼다.기둥과 건물 곳곳의 목재들은 이렇게 자취를 감추어 갔다.전투 양상에 따라 교차 투입되면서 건봉사에 주둔했던 국군부대로는 수도사단,3사단,5사단,8사단,9사단,11사단,15사단,육본직할81야포대 등이었다.1953년 7월27일 휴전후에도 건봉사는 군부대 막사로 사용되었는데,1954년 9월 주둔중이던 국군부대의 촛불에 의한 실화로 남아 있던 건물들이 불타버렸다.이 때의 화재로 더 이상 주둔시설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주둔 부대는 건봉사를 버리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다.그때부터 건봉사는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민통선 안에서 철저한 폐허로 변해갔다. ●1988년까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 1988년까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었지만 이곳의 역사를 아는 문화재 도굴꾼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땅속에 매몰되어 있는 불교미술품과 문화재를 훔쳐내기 시작했다.임진왜란 때 양산 통도사에 보관 중이던 부처님의 치아 사리를 왜군들이 빼앗아 일본으로 가져갔던 것을 사명대사가 되찾아와서 건봉사에다 보관해 왔다.이런 사실을 아는 도굴꾼들의 집요한 접근으로 마침내 도굴당했다.그때까지 남아 있던 수많은 석조 조형물들이 밀반출되어 서울의 부잣집 정원석으로 사용되고,울창하던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군부대에 의하여 도벌당했다.군부대에서는 비무장 지대의 경계에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엄청난 양의 소나무를 베어 민간업자들에게 팔아넘기기도 했다.특히 1967∼1968년 고성군에 의한 대대적인 벌목으로 사찰경내는 황무지가 되었다. 그렇게 베어내고도 아직 남아 있는 몇 그루의 소나무들을 보면 이곳 소나무들이 겪은 수난의 역사가 새삼 떠오른다.원래 솔숲이 울창하기로 유명했던 이곳은 일제 때 동경대학 연습림이 되면서부터 수난이 시작되었다.그때 일본의 목재업자들은 이곳 좌우 산골짝에서 수령 수백년되는 아름드리 소나무를 벌채하여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발구’라는 기계로 실어 날랐다.이곳 소나무들은 모두 일본으로 실려가서 일본 귀족들의 집을 짓는데 사용되었다.그때 동경대학 연습림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한국의 소나무들을 베어 일본으로 실어가는 이른바 민족경제 수탈을 연습하던 것이었음을 알 수 있겠다.아무튼 이같은 일제와 한국전쟁의 포화속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물이 하나 있다.그 엄청난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총상 하나 크게 입지 않고 살아 남은 건물이 다름 아닌 불이문이었다. ●만일염불회… 민중불교의 성지 원래 건봉사는 우리나라 불교 역사상 가장 이채로운 종교적 체험을 하던 도량이었다.만일염불회(萬日念佛會)가 그것이다.1만일 동안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는 기도를 통하여 아미타불을 직접 만나고 극락에 오르는 좀체 믿기 어려운 수행이었다.758년부터 시작된 이 특이한 수행에는 수천 명이 함께 참여했는데,무려 27년여 동안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집단으로 수행하는 이 모임은 1908년까지 이어져 내려왔고,건봉사는 한국 민중불교의 성지로 자리잡게 되었다.누구든,그 신분이나 재산,성별이나 유·무식에 걸림없이 오직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실천적 평등관이 이곳에서 1000년이 넘게 시도되었던 것이다. 지금 기적처럼 남아 있는 불이문은 남북이 이념이나 체제를 뛰어 넘는 평등,서로의 고통과 아픔을 안아주고 치유해쥬는 실천적 공존을 통하여 통일 민족이 이루어지는 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불이문을 찾던 날,불이문 오른편에 서 있던 산벚꽃나무 꽃잎이 기도에 대한 응답인 듯 분분히 흩날리고 있었다.통일은 상대의 마음이 되어주는 불이법문(不二法門)의 완성이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6)통일을 기다리는 건봉사 불이문(不二門)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6)통일을 기다리는 건봉사 불이문(不二門)

    불교에서 불이(不二)는 크게 세 가지 뜻을 지닌 것으로 가르쳐 온다. 첫 번째는 다르지 않은 것,같음,한 몸을 말한다.그 다음은 둘이 대립하지 않는 것,두 가지가 평등한 것을 말한다.상대와의 차별을 넘어선 절대 평등의 경지,대립을 멀리한 뛰어난 이치를 추구한다.세 번째는 앞의 두 경우가 경전의 이론적 해석을 통하여 관념 세계의 본질을 밝히려는 것과 달리,실천적인 상태를 추구한다.그리하여 불이(不二)란 상대의 마음이 되는 것을 뜻하고 거기 도달하기 위해 고행 정진한다. 무릇 웬만한 사찰에는 이같은 뜻의 불이문(不二門)이 세워져 있다.수많은 불이문 중에서 금강산 건봉사(乾鳳寺)의 불이문은 단연코 다른 불이문들과는 차별화되는 매우 특별한 내력을 지니고 있다.오늘은 금강산 건봉사의 전설적인 역사와 함께 이곳 불이문을 감상하기 위해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로 떠난다. 바야흐로 진달래꽃이 심심산천에 불을 놓아 아름다움을 향한 소리 없는 소리가 강원도 산과 들에 뿌리 없는 봄바람 나무를 휘젓는다.옛사람들이 이르기를 양간지풍(襄杆之風)이요 통고지설(通高之雪)이라 했다.즉 양양과 간성은 바람이 많고,통천 고성엔 눈이 많이 온다는 뜻을 제법 그럴싸한 문자풍으로 읊조렸는데,오늘은 고성 땅에도 봄바람이 폭풍처럼 인다.고성 땅은 서쪽의 태백 준령과 동쪽의 비취빛깔 동해 수평선을 지방의 특성으로 꼽을 만큼 서쪽은 지대가 높고 동쪽은 낮은 들판으로 장엄했다.이런 지형을 두고 조선시대 이곳 현감을 지낸 이식(李植)은 ‘높은 산에는 눈이 희끗희끗 남아 있는데,바닷가 흰모래밭에는 벌써 해당화가 지고 있구나.’하고 노래했었다. 건봉사는 대한민국에서 금강산 이름을 앞에 거느린 유일한 사찰이다.한때 우리나라 사대명찰(四大名刹) 중 하나였으며,강원도의 모든 절을 거느렸던 호국불교를 대표하는 매우 큰 도량이자 불교 미술의 박물관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유구한 역사와 화려하고 굵직 굵직한 승려들의 처소였었다. ●6·25전쟁 치열한 전투현장 되기도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는 사명대사가 이곳에서 의승군(義僧軍)을 일으키기도 했다.허망하게 붕괴되어 패주하는 조선군대를 대신하여 조선의 운명을 구원한 의승군의 거점으로 삼았던 곳이 건봉사다.경전과 목탁 대신 칼과 몽둥이를 들고 중생구원을 실천한 1000여명의 승려들이 군사훈련을 했다. 건봉사는 평소에도 700여명 승려들이 수행하던 전국 최대규모의 사찰이었고,1500년 동양불교의 민중구제에 대한 불멸의 증험 도량이었다.이곳 수행자와 불교 신도들이 이루어 낸 여러 종교적 성취와 영험들은 한국 불교의 자존심이었다. 이같은 건봉사는 우리나라 사찰 중에서 6·25의 상처가 가장 잔혹하게 남은 곳이기도 하다.3000 칸이 넘는 거대한 건봉사가 역사의 회오리 속에 빨려 든 것은 해방되던 해부터였다.건봉사는 3·8선 이북에 속했다.소련군이 들어와 인민위원회가 생기고 북한 정권이 세워지자 반종교정책이 강행되었다.무상몰수 무상분배 원칙의 토지개혁으로 건봉사 소유 토지가 몰수되고 종교활동이 금지되자 승려들은 남쪽으로 피신해왔다.1950년 한국전쟁이 터졌다.건봉사는 1951년 4월부터 휴전이 될 때까지 2년 동안 적군과 아군이 물고 물리는 일대 접점지역의 중심무대가 되었다. 1951년 5월10일 당시 건봉사는 금강산 줄기를 따라 후퇴하는 북한군의 중간집결지였다.유엔군 공군과 미8군 소속 한국 1군단,국군수도사단 기갑연대의 합동공격이 시작되었다.유엔군 전폭기 편대가 폭격을 시작하여 건봉사 핵심 건물들이 불타고 수많은 국보들이 모조리 파괴되고 불타버렸다.1951년 6월 이후부터는 중국군의 5월 공세에 맞선 국군 3군단과 1군단의 이른바 건봉산전투가 건봉사를 사이에 놓고 16차례의 공방전을 벌였다. 국군이 쏘아댄 포탄만 10만 발이 넘었고 미7함대의 함포사격과 공군기까지 가세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1951년 6월의 건봉산 전투로 건봉사는 국군에 의하여 점령되었다.이곳 수행자들과 마을 주민들은 모두 속초 이남으로 강제 이주되고 그때까지 형체가 남아 있던 몇몇 사찰 건물은 국군부대의 막사로 이용되었다. 사찰 빈터에는 천막을 짓고 이 일대 부대를 지휘하는 지휘소나 보급 전진기지로 삼았다.주둔 부대는 겨울이 되자 사찰 건물의 목재를 뜯어내어 난방용 화목으로 썼다.기둥과 건물 곳곳의 목재들은 이렇게 자취를 감추어 갔다.전투 양상에 따라 교차 투입되면서 건봉사에 주둔했던 국군부대로는 수도사단,3사단,5사단,8사단,9사단,11사단,15사단,육본직할81야포대 등이었다.1953년 7월27일 휴전후에도 건봉사는 군부대 막사로 사용되었는데,1954년 9월 주둔중이던 국군부대의 촛불에 의한 실화로 남아 있던 건물들이 불타버렸다.이 때의 화재로 더 이상 주둔시설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주둔 부대는 건봉사를 버리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다.그때부터 건봉사는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민통선 안에서 철저한 폐허로 변해갔다. ●1988년까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 1988년까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었지만 이곳의 역사를 아는 문화재 도굴꾼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땅속에 매몰되어 있는 불교미술품과 문화재를 훔쳐내기 시작했다.임진왜란 때 양산 통도사에 보관 중이던 부처님의 치아 사리를 왜군들이 빼앗아 일본으로 가져갔던 것을 사명대사가 되찾아와서 건봉사에다 보관해 왔다.이런 사실을 아는 도굴꾼들의 집요한 접근으로 마침내 도굴당했다.그때까지 남아 있던 수많은 석조 조형물들이 밀반출되어 서울의 부잣집 정원석으로 사용되고,울창하던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군부대에 의하여 도벌당했다.군부대에서는 비무장 지대의 경계에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엄청난 양의 소나무를 베어 민간업자들에게 팔아넘기기도 했다.특히 1967∼1968년 고성군에 의한 대대적인 벌목으로 사찰경내는 황무지가 되었다. 그렇게 베어내고도 아직 남아 있는 몇 그루의 소나무들을 보면 이곳 소나무들이 겪은 수난의 역사가 새삼 떠오른다.원래 솔숲이 울창하기로 유명했던 이곳은 일제 때 동경대학 연습림이 되면서부터 수난이 시작되었다.그때 일본의 목재업자들은 이곳 좌우 산골짝에서 수령 수백년되는 아름드리 소나무를 벌채하여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발구’라는 기계로 실어 날랐다.이곳 소나무들은 모두 일본으로 실려가서 일본 귀족들의 집을 짓는데 사용되었다.그때 동경대학 연습림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한국의 소나무들을 베어 일본으로 실어가는 이른바 민족경제 수탈을 연습하던 것이었음을 알 수 있겠다.아무튼 이같은 일제와 한국전쟁의 포화속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물이 하나 있다.그 엄청난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총상 하나 크게 입지 않고 살아 남은 건물이 다름 아닌 불이문이었다. ●만일염불회… 민중불교의 성지 원래 건봉사는 우리나라 불교 역사상 가장 이채로운 종교적 체험을 하던 도량이었다.만일염불회(萬日念佛會)가 그것이다.1만일 동안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는 기도를 통하여 아미타불을 직접 만나고 극락에 오르는 좀체 믿기 어려운 수행이었다.758년부터 시작된 이 특이한 수행에는 수천 명이 함께 참여했는데,무려 27년여 동안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집단으로 수행하는 이 모임은 1908년까지 이어져 내려왔고,건봉사는 한국 민중불교의 성지로 자리잡게 되었다.누구든,그 신분이나 재산,성별이나 유·무식에 걸림없이 오직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실천적 평등관이 이곳에서 1000년이 넘게 시도되었던 것이다. 지금 기적처럼 남아 있는 불이문은 남북이 이념이나 체제를 뛰어 넘는 평등,서로의 고통과 아픔을 안아주고 치유해쥬는 실천적 공존을 통하여 통일 민족이 이루어지는 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불이문을 찾던 날,불이문 오른편에 서 있던 산벚꽃나무 꽃잎이 기도에 대한 응답인 듯 분분히 흩날리고 있었다.통일은 상대의 마음이 되어주는 불이법문(不二法門)의 완성이다.
  • [30일 TV 하이라이트]

    ●귀여운 여인(오후 8시20분) 유진은 소연을 완전히 단념시키기 위해 청첩장을 보낸다.하객으로 참석하기 위해 혼례식장을 찾은 소연은 대웅과 마주치자 슬픈 기색을 애써 감춘다. 세웅은 신혼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잔뜩 부풀어 있다.세웅과 승은이 정신이 없는 사이에 기주는 신혼여행 비행기표를 숨긴다. ●세계 세계인(오전 10시40분) 인도 사람들이 머리에 두르는 터번을 이용한 패션쇼 ‘버사’를 찾아간다. 이 패션쇼에서는 신세대들의 새로운 터번 패션이 선보였다.주로 직업모델을 꿈꾸는 시크교 젊은이들이 참가했다. 시크교 모델은 인기가 많지 않지만 시크교도들의 후원에 힘입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연 다큐멘터리(오후 8시50분) 50년 전만 해도 푸스타는 모래폭풍이 목초지를 뒤덮어 큰 피해를 입히곤 했다. 헝가리 정부는 풀과 나무를 심어 모래둔덕을 안정시키는 국가 정책을 단행했으나 지속하지는 못했다.오늘날 이 곳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헝가리 과학자들은 모래둔덕의 생명력을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실제상황(오후 10시50분) 파출소로 인계된 17살의 소녀는 몹시 불안해하며 친구 서이의 살해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4년 전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100만원을 받기로 하고 들어간 다방에서 만난 동창생 서이.4년이 지난 살인사건의 추억.과연 형사들은 소녀가 목격한 살인사건의 전말을 밝힐 수 있을지…. ●소문난 TV,독점7시(오후 7시5분) 무기수부터 외국인 재소자까지 그녀들만의 특별한 사연을 독점공개한다.한 무기수에게 허가된 특별 귀휴.대학원 입학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그녀의 희망찬 외출을 동행한다.한국 유일의 여자교도소에서 만난 러시아 여인 안나(가명).어떤 사연으로 교도소에 오게 된 것일까? ●달려라 울엄마(오후 9시20분) 여자들의 등쌀에 기죽어 있던 아저씨 3인방은 천재가 쌍절곤을 들고 나타나자 이소룡에 얽힌 영웅담을 털어놓는다.자칭 이소룡이었던 원종은 전학생 소룡으로 인해 패배를 맛보게 된다. 친구들의 놀림감이던 상연은 이소룡의 노란색 운동복을 보고 그대로 만들게 된다. ●현장르포 제3지대(밤 12시20분) 진돗개의 순종 보존을 위해 늘 진돗개의 곁을 지키고 보호하는 진도군 사람들을 만나본다.6000마리의 진돗개와 숙식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노력과 적극적인 참여 아래 매년 3·9월에는 순종을 가려내기 위한 심사가 진행된다.진돗개를 보호육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현장을 찾아간다. ˝
  • [2004아테네올림픽 지역예선] 아테네가 보인다

    후반 15분.상대 문전에서 조재진이 이란 수비수 2명 사이로 밀어준 패스를 이어받은 이천수의 눈이 빛났다.특유의 날렵함으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골문을 향해 오른발 슛을 날렸다.이천수의 발을 떠난 공은 이란의 골문 구석으로 날아 여지없이 그물을 흔들었다.이란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지난 1964년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 이래 40년 동안 지켜온 안방불패(13승6무)의 신화는 그렇게 깨졌다. 중국(3일)에 이어 가장 껄끄러운 이란(1승1패·승점 3)마저 1-0으로 물리친 한국축구가 아테네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선두에 나서며 이란과의 올림픽대표팀간 역대 전적 2승1무의 우위를 지켰다. ‘테헤란 징크스’ 탈출은 덤.그동안 한국은 테헤란에서 열린 각급 대표팀간의 대결에서 1무2패에 그쳤다.한국은 오는 24일 말레이시아와 원정 3차전을 치른다. ●의외로 쉽게 무너진 모래성 예상외로 전반은 한국의 페이스였다.초반 긴장과 미끄러운 그라운드 사정 등으로 패스미스를 주고받으며 두 팀 모두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10분이 지나면서 최성국을 앞세운 한국의 왼쪽 측면 공격이 살아났고,서서히 주도권을 잡았다.이란은 몇차례 위협적인 긴 종패스로 맞대응했지만 분위기는 이미 한국이 움켜쥐었다.그러나 전반 39분 이천수가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날린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면서 분위기를 압도할 기회를 날려버렸다. 후반은 이란의 총공세였다.한국은 수비에 치중하면서 역습을 노렸다.전반 내내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이천수의 위력적인 ‘한방’이 터졌다.후반 15분 ‘킬러’답게 상대 골문을 열었다.경기장엔 붉은악마의 함성이 진동했고,태극기가 휘날렸다. ●되살아난 조직력 박지성의 부상 결장으로 한때 불안감이 감돌았지만 이런 위기감이 오히려 한국팀의 조직력을 강화시켰다.중국 쿤밍에서의 고지대 훈련효과로 체력적인 문제도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이천수는 결승골을 넣으면서 ‘빅리거’의 자존심을 한껏 뽐냈다. 지난 3일 중국전에서 박지성 효과에 이어 이날 ‘이천수 재미’를 톡톡히 본 김 감독은 남은 이란전과 중국전에 두 해외파 선수를 모두 데려오길 갈망하고 있다.박지성과 이천수가 동시에 투입돼 원래의 포지션으로 돌아가면 전력은 배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8부능선 넘어 본선 진출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황사(중국)와 모래폭풍(이란)을 모두 넘은 한국은 상승세다.오는 24일과 다음달 14일에 열리는 말레이시아와의 두차례 경기는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5월1일 중국과의 원정경기.홈경기에서는 1골차로 이겼지만 후련하지는 않았다.중국은 안방에서 ‘올인’할 것이 분명해 부담스럽다.5월12일 이란전도 가볍지만은 않다.물론 원정경기에서 승리했지만 여전히 위협적임에 틀림없다. 박준석 홍지민기자 pjs@ ■감독 한마디 ●한국 김호곤 감독 테헤란이 고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체력을 유지하면서 잘 뛰어줬다.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전반에는 불필요한 체력 소모를 줄이고 후반에 기동력을 발휘하라고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페이스를 유지해줬고 승리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전반에 0-0으로 비겨 후반에 승부를 걸 수 있었다.오는 24일 말레이시아전은 이란에 이겼다고 자만하지 않고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차분히 대비하겠다. ●이란 마옐리 코한 감독 우리 팀에 다친 선수들이 몇 명 있었다.특히 모발리는 허리가 아파 주사를 맞고 나왔고 나드비키야도 다리를 다친 상태에서 출전하는 등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한국이 특별히 잘했다기보다는 우리가 못해서 진 경기다. 전반에 몇번의 찬스가 있었는데 이를 살리지 못한 게 패인이 됐다.남은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 폭설사막 넘어라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가 ‘모래폭풍’을 잠재울 해결사로 나섰다. 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 속한 한국은 17일 이란과 맞붙는다.이번 ‘테헤란 빅뱅’이 한국의 5회 연속 본선 진출의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합류할 예정이던 박지성(PSV 에인트호벤)이 무릎부상으로 출전이 어렵게 됨에 따라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박지성의 부상 말고도 이번 경기는 여러가지로 상황이 좋지 않다.우선 원정경기가 맘에 걸린다.이란은 지난 40년간 올림픽 예선 홈경기 무패행진(13승6무)을 이어가고 있다.중국 쿤밍에서 1주일 정도 고지대 적응훈련을 했다고는 하지만 해발 1220m에 달하는 고지대에서의 경기가 부담이다.날씨도 좋지 않다.테헤란은 15일 폭설이 내려 교통이 마비됐으며,경기가 열리는 17일 기상 상태도 좋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최악의 경우 ‘설중전’을 벌여야 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란의 막강 전력이 가장 큰 걱정이다.지난달 일본과의 원정 친선경기에서 1-1로 비겼다.대부분의 선수들이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할 당시의 멤버들이다.당시 이란은 준결승에서 한국을 승부차기로 꺾은 뒤 결승에서 일본마저 물리치고 2연패했다. 따라서 이천수의 어깨는 어느때보다 무겁다.15일 테헤란에 입성한 이천수는 “스트라이커로 뛰면서 골을 넣고 싶다.”면서 전의를 불태웠다.이천수를 바라보는 김호곤 감독의 눈길도 예사롭지 않다.지난 3일 중국전에서 박지성의 맹활약을 지켜본 김 감독은 이번에 이천수가 난관에 부딪힌 ‘올림픽호’를 구해주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이천수는 테헤란이 낯설지 않다.지난 2000년 6월 LG컵 이란4개국대회에서 박지성과 함께 국가대표로 나란히 출전했다.당시 마케도니아전에서 2-1로 승리했는데 이천수의 어시스트와 박지성의 결승골로 승리를 안았다.물론 그해 12월 아시아청소년대회(19세 이하)에서 중국에 0-1로 패한 아픈 기억도 있다. 이천수는 이란전을 승리로 이끌어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각오다.지난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명문구단으로 진출했지만 아직도 첫 골을 기록하지 못했고,급기야 출장기회조차 잡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겼다.다행히 최근 4경기에 연속출장하면서 감을 잡는데는 성공했다.근질근질한 몸을 이란전에서 화끈하게 풀어볼 참이다. 이천수의 스피드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김 감독의 마음을 더욱 흡족하게 한다.이란 수비수들은 모두 180㎝가 넘는 장신으로 제공권 싸움에서는 고전이 점쳐진다.따라서 오히려 단신이지만 스피드가 좋은 이천수가 상대의 장대숲을 헤쳐나가기에는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박준석기자 pjs@˝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불경기로 달라진 佛휴가문화

    |파리 함혜리특파원|세계 공용어가 된 ‘바캉스(휴가)’라는 말이 원래 프랑스어에서 온 데서 알 수 있을 만큼 프랑스 사람들에게 바캉스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행사다.프랑스 사람들은 여름 한철을 근사하게 보내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또 바캉스를 다녀와서는 다음해 바캉스를 기다리며 일을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올해도 여지없이 바캉스 시즌이 찾아왔지만 경기침체와 물가고,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높은 실업률을 방증하듯 바캉스 풍속도가 확연히 바뀌고 있다. ●친척,친구 집에서 알뜰 피서 바캉스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몇년 전에 비해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외국 여행도 자제하는 편이다.외국을 가더라도 프랑스보다 물가가 싼 스페인,포르투갈이나 모로코,튀니지 등 북아프리카를 선호하고 있다.국내에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도 비싼 호텔보다는 시골에 있는 가족 별장이나 친척 집 등에서 알뜰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잔뜩 위축된 때문이다. 4일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만난 트로포 가족은 파리에있는 친척 집에서 3일간의 휴가를 보내고 있다.북부 셸부르에서 왔다는 이들은 “아이들과 함께 휴가는 가야겠고,외국으로 가자니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파리의 친척 집에 다니러 왔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크리스틴은 “8월 중순에 스페인에 있는 친구 집으로 휴가를 갈 계획”이라며 “예년에는 평균 2주일은 여행을 했지만 올해는 12일 정도만 다녀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을 줄 모르는 수십년만의 찜통 더위를 식히려는 파리 시민들로 수영장마다 초만원이다.주말에는 1시간 정도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할 정도다. 파리시에서 마련한 센강변의 인공백사장 ‘파리 플라주’는 다른 지역으로 휴가를 떠나지 않은 파리 사람들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고 있다. 가족과 함께 파리 플라주를 찾은 베르트랑은 “지난해에는 이집트로 휴가를 갔지만 올해는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아 그냥 파리에 머물기로 했다.”며 “아이들이 바닷가에서처럼 모래성 쌓기도 할 수 있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파라솔 아래서 독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파리 플라주를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2명 중 1명은 “올해 바캉스 안간다” 여행사들은 손님을 끌기 위해 각종 상품을 30∼40%까지 할인해 내놓고 있다.할인 여행상품 전문 여행사인 래스트미니트의 경우 13박14일짜리 장기체류 상품(항공료 및 식사포함)으로 모로코 525유로(약 70만원),튀니지 360유로,터키 330유로 등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여름에는 바캉스를 포기해야겠다는 사람들의 마음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바캉스 관련 사설 조사기관인 BVA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프랑스 사람 2명 중 1명(49%)은 올해 휴가를 떠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들은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재정적인 문제를 꼽았다.또 바캉스를 떠날 계획인 사람들(51%) 중 75%는 프랑스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겠다고 답했다. 프랑스 사람들은 평균 10명 중 6명은 바캉스를 떠나는 것이 지금까지의 통계 결과다.프랑스 국립통계청(INSEE) 자료에 따르면 1999년의 경우 프랑스인의 62%가 여름이나 겨울에 바캉스를 다녀온 것으로나타나 10년 전인 1989년(61%)과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다. BVA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실업률 증가는 전통적인 프랑스 사람들의 바캉스 문화까지 바꿔놓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업계 울상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지중해 연안지방의 산불,남서해안지대 폭풍,문화예술계 파업,유로 강세,대미관계 악화 등 악재가 줄줄이 겹치면서 프랑스 관광업계는 울상이다. 프랑스 최대의 바캉스 지역인 지중해 연안의 경우 산불로 캠핑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고,해수욕객이 몰리는 대서양 연안은 대형 유조선 ‘프레스티지호’의 난파 사고로 오염되면서 손님이 35% 이상 줄었다.문화예술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따른 무더기 여름축제 취소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어 아비뇽의 호텔 및 식당들은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올여름 들어 유럽 전역이 가뭄에 시달릴 만큼 무더위가 계속돼 예전에 햇볕을 좇아 프랑스를 찾던 북구 관광객들이 굳이 프랑스로 오지 않고 있다.”며 “날씨마저 프랑스를 버렸다.”고 말한다. 남부 바르지방에서 발생한 산불로 마르세유,니스,칸을 중심으로 하는 코트다쥐르에서 휴가를 보낼 계획이던 많은 유럽인들이 예약을 취소했다.코트다쥐르 지역 호텔협회 미셸 찬 회장은 “유럽지역 관광회사들에 우려할 만한 사태가 아니라는 전문을 1500건이나 보냈지만 예약 취소 사태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관광객 감소가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지난해 유조선 ‘프레스티지’호의 파손으로 대서양이 오염되면서 남서부 아키텐 지역은 관광객이 35%나 급감했다.아비뇽 연극제와 액상프로방스의 현대예술 축제,라로셸의 프랑코폴리 대중음악제가 취소되는 바람에 3개 지역의 호텔 등 관광 관련 업계는 한달 평균 140만∼220만유로의 관광수입을 놓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여름 프랑스의 관광수입은 345억유로.내외국인을 합해 7680만명이 프랑스에서 바캉스를 보내거나 관광을 즐겼다.관광업계는 올여름 관광 수입이 제발 지난해 수준만큼이라도 되길 바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lotus@ ■백화점도 매출 ‘뚝'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주요 백화점의 올 여름 정기바겐세일이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과 잇따른 파업 등으로 인해 4월 이후 쌓인 재고를 소진하는데 역부족이었다. 6월 말부터 시작된 파리시내 대형백화점의 올 여름 정기바겐세일이 8월 첫 주말인 지난 2일 마무리됐으나 매출은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에 그쳤다. 최고급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와 봉마르셰는 지난해 매출보다 1% 줄었으며,지역 백화점을 많이 보유한 프렝탕 백화점만 1.6%의 상승세를 보였을 뿐이다. 파리 시내 일반 상점들의 매출도 예년 수준에 크게 못미쳤다.파리상공회의소가 상업밀집지역인 파리 6구 렌거리에 있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가 지난해보다 낮은 매출을 올렸다고 응답했다.파리상의 산하 경제연구소(COE)에 따르면 7월 매출은 지난해보다 평균 5% 감소했다. 파리시내 상인조합의 자크 페릴리아 회장은 “바겐세일을 시작한 직후의 매출이 높아 큰 기대를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매출은 형편없이 줄었다.”면서 “올해 매출은 2001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매출 부진은 가계소비의 전반적인 침체와 무관치 않다.올해 프랑스 가계소비 지수는 6월에 이어 7월에도 1.75포인트 하락했다. 이같은 추세는 높은 실업률과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심리적 불안감을 부추겼고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관광객의 감소도 매출 부진의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갤러리 라파예트의 경우 한해 매출의 30% 정도를 외국 관광객으로부터 올리는데 올해의 경우 지난 2·4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6%에 불과하다. 한편 고급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대형 백화점과 달리 중저가 상품들을 위주로 하는 대형 상점들은 그럭저럭 재미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모노프리는 6월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2.3% 상승했다.
  • 서해안 다도해 나들이 / 비금도

    지루하게 이어지던 장맛비가 힘을 잃었는지 땅바닥을 내리치는 소리가 영 시원치 않다.장마도 끝물.이젠 불 땐 뒤 열기 가득한 화덕처럼 뜨거운 무더위가 기다리고 있다.올핸 수평선 너머 점점이 떠 있는 섬이 아름다운 다도해로 피서를 떠나볼까. 해당화 핀 ‘명사십리’,환상적인 일몰을 자랑하는 하누넘해수욕장을 품은 전남 신안의 비금도를 찾았다. 새가 날아오르는 형상을 닮았다는 비금도(飛禽島).우리나라에서 천일염전을 가장 먼저 시작한 섬으로도 알려진 이곳에선 지금도 천일제염이 활발하다.한때 엄청난 소금 생산으로 비금도를 ‘돈이 날아다닌다’(飛金島)는 뜻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비금도 나들이는 수대리 선착장부터 시작된다.섬 안에선 버스가 하루 4차례 운행되지만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택시를 이용해야 무리가 없다. 선착장에서 일명 명사십리로 불리는 원평해수욕장까지는 택시로 10분쯤 걸린다.요금은 5000원 정도.9대의 개인택시가 운행중인데,기사중 한 사람인 김광호(011-642-5166)씨를 통해 택시를 부르면 된다. 희고 고운 모래가 4㎞ 넘게 펼쳐져 있는 해수욕장은 마냥 한가롭다.“아직 한적하네요.”란 말에 가이드를 맡은 면소무소 직원은 “피서철에도 한정된 배편 때문에 수천명 이상 오기 어렵다.”며 “그 정도론 티도 안난다.”고 말한다. 백사장 끝 갯바위는 인근 마을 할머니들 차지다.빈틈 없이 붙어 있는 굴을 뾰족한 갈고리 모양의 도구로 쉴새없이 쪼아대느라 사람이 옆에 가도 아는 척도 안한다.새끼 손톱보다도 작은 굴 알갱이를 하나씩 까서 바구니에 던지는 손놀림이 노인답지 않게 민첩하다. “이것 따다가 파실겁니까?” “아이고 어느 세월에.이게 돈이 된당가요.젓 담갔다가 서울 사는 손주새끼들 오면 줄려고 하는 게지.환장하게 좋아한당게요.” 한번 먹어보라고 두어 점을 건네줘 입에 넣으니 짭짜름하면서 고소한 것이 정말 젓 담그면 별미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금도 서남쪽 해안의 하누넘해수욕장은 원평해수욕장과 달리 작고 호젓하다.백사장 양편으로 기암절벽이 운치를 더하고,특히 백사장 위로 밀려올라왔다가 내려가는 파도가 겹겹이 물결을만드는 모습은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로 아름답다. 마침 일몰 시간이 겹쳤다.백사장 서편 나즈막한 절벽 너머 수평선이 붉게 흐려지는 듯하더니 온통 붉은 비단 물결이 해변을 뒤덮는다. 하누넘해수욕장은 접근로가 좁고 험한 게 흠.해변엔 민가나 숙박시설,식당도 전혀 없다.선착장에서 멀지 않지만 택시로 20분은 가야 한다. 비금도 남단에서 연도교(서남문대교)로 이어져 있는 섬이 도초도다.도초도엔 모래사장이 반달 모양으로 펼쳐진 시목(枾木)해수욕장,부속섬인 우이도 등이 가볼 만하다. 도초면 엄목리의 시목해수욕장은 이름에서 대충 짐작할 수 있듯이 주변에 감나무가 많다고 해 ‘시목’이란 이름이 붙었다.경사가 완만해 아늑한 느낌을 주고,특히 백사장이 주변 산들과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워 화가들이 스케치를 위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해변 앞엔 농간암(弄奸岩)이란 바위가 있다.운무가 낀 날엔 바위가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신기한 현상을 볼 수 있다고.해수욕장 주변에 민박시설이 있고,백사장 뒤쪽으로 수려한 소나무숲이 자리잡고 있어 텐트를 치기에도 좋다.선착장에서 해수욕장까지 버스와 택시가 수시로 다닌다. 도초도에서 서남쪽으로 13㎞ 떨어진 곳에 외로이 떠 있는 작은 섬 우이도(牛耳島).소 귀처럼 오똑 솟아서인지,아니면 거센 폭풍우에도 못들은 척 꿈쩍하지 않는 모습이 소를 닮아서인지 그 유래는 확실치 않다. 우이도는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선 유일하게 큼지막한 모래 언덕을 가졌다.마을에서 해변을 지나 멀리 보이는 모래언덕이 얼핏 보기엔 마치 양쪽 머리만 남기고 가운데가 벗겨진 대머리를 연상케 해 영 볼품이 없다. 그러나 높이가 100여m에 이르는 언덕에 올라 내려다보는 풍광은 일품.모래언덕 아래로 펼쳐진 해안과 마을풍경이 그림 같다. 특히 도리산 서쪽을 보노라면 검은 암벽이 어지럼증이 느껴질 정도로 가파르게 서 있는데,오랜 해식작용에 의해 생긴 온갖 기이한 형상의 바위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우이도 최고봉인 상산봉에도 올라보자.성곽 같은 긴 암릉을 걷는 맛이 기막히다.정상에 서면 다도해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비금·도초도(신안)가이드 ●가는 길 목포여객선터미널(061-243-0116)에서 비금·도초도행 쾌속선이 하루 6회 출발한다.비금도 수대리 선착장까지 50분 소요.요금은 1만 4750원.우이도는 목포에서 하루 1회,도초도에서 2회 운항.목포까지는 열차가 서울역에서 하루 13회,항공기가 김포에서 5차례 각각 출발한다. ●숙박 비금도엔 원평 해수욕장 인근에 여인숙과 민박이 10여곳 있다.오란다(061-275-4620),삼거리(061-275-1251),하와이(061-275-8179) 민박 등이 방도 많고 시설도 깨끗한 편이다.해수욕장 인근에 방이 없으면 면소재지인 읍동에서 방을 구하면 된다. 도초도엔 시목해수욕장 인근에서 김연희(061-275-2254),최경애(061-275-2235)씨 등 10여곳의 민가에서 민박을 친다.민박 요금은 2만∼3만원. ●테마여행 해수욕을 포함해 비금·도초도의 절경을 고루 맛보기를 원한다면 신안군이 추천하는 다음의 테마코스대로 따라가 보자.목포항∼비금도 수대리 선착장(또는 가산항)∼신유 돌담마을∼명사십리(원평)해수욕장,서산사(전통사찰),산악도로(정상에서 다도해 조망)∼하누넘해수욕장∼서남문대교(연도교)∼도초도 시목해수욕장∼경관도로 산책.문의 신안군 문화관광과(061-240-1241),비금면사무소(061-275-5231).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식후경 비금도의 먹거리는 뭐니뭐니 해도 싱싱한 회를 비롯한 해산물.요즘은 민어회와 꽃게가 한창이다. 원평해수욕장 앞의 오란다회관(061-275-4620),면소재지에 있는 청해식당(〃-275-4617)의 음식맛이 괜찮다는 평을 듣는다. 인근 바다에서 나는 민어회는 약간 질긴 듯한 육질에 씹을수록 고소하고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1㎏(4만원)이면 3명이 먹기에 적당하다. 오란다회관에선 약간 독특한 방식으로 꽃게비빔밥(1만 5000원)도 낸다.살아 있는 꽃게의 살을 발라내 대접에 담고 양념간장으로 간을 한 다음 뜨거운 밥을 넣어 비벼 먹는다.한 숟갈만 넣어도 싱싱한 게살의 단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게살을 바르고 난 나머지로 매운탕을 끓여준다. 병어회도 먹을 만하다.5∼6월이 제철이지만 7월까지는 제맛을 잃지 않는다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병어는 뼈가 별로 없고,그나마 연골처럼 부드러워 뼈째 썰어 먹는다.특히 적당히 지방이 낀 뱃살 부분은 그 고소한 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1접시 2만∼2만5000원.민어와 병어는 당일 시세에 따라 값이 차이가 나므로 미리 알아본 뒤 선택해 먹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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