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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홍준 교수 미술평론·산문집 동시 출간

    ◎「다시 현실과…」 「정직한 관객」 2편/“이론­실천 합일” 특유의 철학 담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1,2권의 저자로 잘 알려진 미술평론가 유홍준씨(47·영남대교수)가 미술평론집 「다시 현실과 전통의 지평에서」(창작과 비평사)와 미술관련 산문집 「정직한 관객」(학고재)을 한꺼번에 펴냈다. 지난 3년여동안 문화유산답사회를 이끌며 「외도」를 해온 그가 미술평론서를 내기는 86년 평론집 「80년대 미술의 현장과 작가들」(열화당)을 출간한 지 꼭 10년만이다. 「다시 현실과…」가 미술전공자를 겨냥한 본격 미술평론집이라면 「정직한 관객」은 일반독자를 염두에 두고 씌어진 부담 없는 미술산문 모음집이다. 「다시 현실…」엔 『과거와 현재,이론과 실천이 합일을 이루는 총체적인 미술평론을 추구한다』는 저자의 비평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다. 민중미술의 전개과정과 80∼90년대 미술계의 판도변화를 통시적으로 조망하며,한국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창조적 예술혼을 구현해온 이응로·박생광·변관식·오용길·김호득·김호석·장일순 등작가 7명의 작품세계를 고찰한다.또 중국의 민족해방운동과정에서 목판화운동이 문화운동으로 전개된 자취를 살피는 한편 북한미술의 전개양상을 선입견 없이 객관적으로 다뤄 북한예술연구의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 「정직한 관객」은 그가 10여년동안 일간지 등에 발표한 시평과 전시회 리뷰,작가론 등을 한데 모은 것.『하나의 미술작품 또는 미술현상은 단순히 미학적 감상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와 실존적 물음에까지 연결되어 있다』는 저자의 독특한 미술론이 소상히 드러나 있다. 「분단의식 없는 통일그림」,「김환기 회고전­서정적 모더니즘의 진수」,「현대미술에서 휴머니즘의 문제」등 50편의 글이 실렸다. 『다양한 주제와 접근방식을 추구하는 젊은 평론가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비평가는 제1의 정직한 관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김종면 기자〉
  • 불 현대건축가 포르잠박전/29일부터/국립현대미술관“이례적 유치”

    현대인들은 집의 크기 보다는 내·외형의 디자인이나 편리함에 더 큰 관심을 둔다.이처럼 멋과 실용을 구가하는 건축 경향이 날로 높아가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례적으로 그동안 거의 수용하지 않은 건축전을 유치,눈길을 끈다. 오는 29일부터 3월28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제1전시실(503­7124)에서 열리는 「크리스티앙 드 포르잠박 건축전」.프랑스문화원과 공동 주최하는 이 건축전은 프랑스 현대건축계에서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 건축가 포르잠박(52)의 대표작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지난 80년대 중반에 설계한 파리 음악의 전당의 새로운 건축개념과 높은 미의식으로 국제적 권위를 자랑하는 프리츠커상의 94년도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는 그는 일본·이탈리아 등에서도 신선한 공간연출로 재능을 과시해오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이념과 방법에 부합하는 포르잠박의 건축개념과 작품세계는 현대인들이 혼잡한 도시생활을 보다 긍정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계획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프리츠커상 수상을 계기로 프랑스 예술진흥국이동아시아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벌이는 이 전시를 위해 내한하는 건축가 포르잠박은 28일 개막식이 끝난 후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강연을 가질 예정이다.
  • 국내화가 해외전 러시/현대조형작가회 등 아르헨·인서 전시

    ◎설경철개인전,독 슈발바흐시서 초청 연초부터 많은 국내화가들이 해외 여러곳에서 작품발표 기회를 갖고 있다. 국내작가들이 무대를 넓혀 해외를 찾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나 최근 「세계화」바람과 함께 우리 화가들의 해외전은 그 구성과 초대의 성격도 다양해졌다. 「한국현대조형작가회전」이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아르헨티나의 국립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가졌고 한국여류화가회가 15일부터 21일까지 인도 뉴델리에 있는 「올 인디아 파인아트&크래프트 소사이어티」에서 전시회를 펼쳤다. 박영성씨등 국내작가 59명은 10∼16일 이탈리아의 「밀라노 프로스펙티브 다르떼 갤러리」에서 8명의 이탈리아 작가들과 함께 합동전을 갖기도 했다. 개인전으로는 서양화가 설경철씨의 작품전이 오는 2월1일부터 29일까지 독일의 슈발바흐시 시장 초청으로 「슈발바흐 암 타우너스 라타우스 막트 플라츠」에서 열리고 이승일씨의 초대전이 미국 뉴욕의 파로스갤러리에서 오는 2월1일까지 열린다. 또 독일 베를린에 있는 갤러리로호에서 세명의 여성작가(박남희·김인숙·최진주)가 2월2일부터 15일까지 공동전을 펼치고 임봉규씨가 역시 베를린에 있는 「뷰로 베를린」에서 「모더니즘의 종말­그 극복을 위한 모색전」이란 주제의 작품전을 마련한다.
  • 단색화 「모노크롬」의 진수 재조명

    ◎현대화랑­70년대 대표작가 김창렬 등 15인전 기획/국제화랑­유럽등서 활약… 세 젊은작가 새모습제시 「모노크롬」.일반인에게 생소한 이 단어는 「단색화」를 지칭한 것으로 외국은 물론 한국 현대미술사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지배적 위치를 차지했던 미술유형이다. 전위의 무한한 혼재속에 고전적 평면회귀가 강조되고 있는 최근 세계미술계 흐름속에서 새해들어 국내 두 주요 화랑이 이들 「모노크롬」회화의 진수를 선보이는 자리를 차례로 마련한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갤러리현대가 올해 첫 기획전으로 「1970년대 한국의 모노크롬」전(2월1일∼25일)을 갖고,한 동네의 국제화랑이 국내외 젊은 작가 3인의 회화전 「표면과 이면사이」(3월12일∼4월2일)를 통해 새로운 「모노크롬」회화의 경향을 살필 수 있는 자리를 펼치는 것. 두 전시는 구상회화와 달리 단색화면위에 특별한 그림이 없어 일반인들에게는 아직도 이해가 힘든 「모노크롬」이라는 장르가 국내 미술계에서조차 이제 「고전」적 위치에 가 있는 현실이어서 관심있는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노크롬」은 한국의 서양미술이 서구영향에 묻힌 50년대말 무정형의 「앵포르멜」과 60년대 「추상표현주의」를 거친 것과 달리 70년대 중반 우리 정신이 담겨진 회화로 꽃피워낸 장르. 단색화면위에 덧칠하고 긋는등 다양한 기법아래 탈속적 느낌으로 단아하게 창출된 한국의 「모노크롬」은 국내 서양화단의 거물급 작가들의 화폭에서 그 빛을 발했다. 현대화랑의 「1970년대…」전은 바로 이 한국의 「모노크롬」을 꽃피운 대표작가들을 내세운다. 출품작가는 한국 서양화단의 큰 맥을 이뤄온 박서보·정창섭·윤형근·김창렬·정상화·하종현·이우환·김기린·이승조·서승원·최명영·이동엽씨등 15명. 작가 박서보씨는 『우리의 모노크롬은 다색주의에 대한 반대개념으로 탄생한 서구 모노크롬 회화와는 달리 동양정신에 바탕을 둔 자연관의 회복에 근원을 두고 있다』면서 흰색을 주조로 미묘한 느낌의 중간색을 사용하면서 조선시대 백자의 빛과 같이 우리민족의 정신을 표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국제화랑의 전시는 한국과 미국,유럽이라는 서로 다른 지역에서 과거 모더니즘회화의 뿌리를 새롭게 해석해내고 있는 3명의 젊은 작가를 통해 새로운 「모노크롬」을 제시한다. 한국의 이인현(41),미국태생의 교포2세 바이런 킴(35),이탈리아태생의 유럽작가 루돌프 슈팅겔(40). 지난60년대 모더니즘 작가들이 추구했던 절제된 색과 기하학적 조형위에 현대적인 분석과 위트,아이러니를 담고있는 이들은 새 세대의 후기모더니스트로 불리운다. 형식면에서는 「모노크롬」을 탈피하지 않지만 그 위에 설명을 함축하는 매우 「개념적」이라는 점에서 70년대 우리 「모노크롬」 작가들과 다른 이들은 「형식 이어받기와 내용 새로 집어넣기」면에서 80년대이후 신개념주의로 대변되는 젊은 세대 작가들의 두드러진 경향을 보여주게 된다.
  • 「과기와 언론의 접목」 김학수 서강대 교수 강연

    ◎과학대중화와 과학언론 한국 과학기자 클럽은 19일 현판식과 더불어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과학기술포럼(이사장 김시중)과 공동으로 과학기술의 국민적 이해를 넓히고 과학기술에 대한 언론의 사명과 역할 등을 조명하기 위해 『21세기를 지향한 과학기술과 언론의 접목』을 주제로 한 포럼을 개최했다.이날 포럼에서 발표된 김학수 서강대 교수의 「과학대중화와 과학언론」강연내용을 정리한다. 「포스트 모더니즘」,내가 그런 제목의 글을 접한 것은 2년전 여름이었다.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주간학술지 「사이언스」는 그런 제목의 사설을 싣고 있었다. 사이언스의 발행인이 쓴 사설은 포스트모더니즘이 한마디로 반과학운동을 뜻하는 것임을 지적했다.20세기 문명이 과학기술시대로 특징지어진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그런 시대에 대한 비판 내지 반동에서 출발하고 있었다.그 배후에는 과학기술이 인류사회에 가져다준 긍정적 문명의 혜택 못지 않게 부정적 결과가 컸다는 논리가 깔려있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반과학운동은 거꾸로 우리에게 과학대중화운동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것 같기도 하다.왜냐하면 그런 반동적인 움직임은 과학기술의 시대를 살아가는 20세기 시민이 과학기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나온다고 보아지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일반대중의 이해를 목표로 하는 과학대중화는 사실 한국의 문제이기 앞서서 인류의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의 경우는 경제적 도약의 단계에서 과학기술인력이 급격하게 필요한 상태에 있다.오늘날 과학대중화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 과학언론인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과학기술을 일반국민에게 가깝게 하는 것에는 과학언론이라는 중개업자가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언론이 특별히 공익을 위해 존재하는 자선단체가 아니라 정보상품을 파는 상업기관이라는 점이다.그 상업적 본질을 간파할 때 과학기술이 어떻게 과학언론에 어필할 수 있는가와 과학언론이 어떻게 언론수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참다운 대안 틀을 찾아낼 길이 없다. 과학대중화가 현대사회의 시급한 과제이고 그것을 위해 과학언론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은 과학기술정보의 공급자 관점에서 주로 바라본 것이다.반대로 과학언론의 수용자,즉 수요자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상품가치가 높은 과학기술관련 정보상품을 희망할 뿐이다.이 두가지 관점을 모두 충족시킬 때 과학언론은 저절로 활성화될 것이다. 우선 과학기술정보의 공급자 관점에서 과학언론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 전문홍보활동의 진작이다.과학언론인이 과학기술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줄때 그 언론활동이 조금이나마 활발해질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두번째로 과학기술정보의 공급자관점에서 과학언론을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조치는 과학기술관련기관 및 산업들에서 홍보전문가를 두는 일이다.예컨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연구소가 1천개를 넘은 시점에서도 그들의 대부분은 홍보전문가들을 두고 있지 않다.홍보전문가의 등장이야말로 일반국민의 폭넓은 지지속에서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 “현대문학 반세기… 분단의 아픔 관통”

    ◎대산재단 21∼22일 「해방 50주년 기념 한국문학 50년」 심포지엄/시·소설·희곡·비평 부문별로 진단/북한문학·해외 한국문학도 점검/국내외의 문인·학자 등 35명 참석 「해방 50주년 기념­한국 현대문학 50년」 심포지엄이 21.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대산재단 주최의 이 심포지엄은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 문학의 성과를 한국의 ▲시 ▲소설 ▲희곡(21일) ▲비평(22일) ▲북한의 문학(시·소설과 문예비평·22일) ▲세계문학과 한국문학(한국문학의 해외소개·해외의 한국문학·21일) ▲통일시대 한국문학의 전망(제1,2발제·22일)등 7개 주제로 나누어 종합진단하는 것으로 국내외 문인,학자 35명이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로 참석한다. 미리 발표된 주제논문들에 나타난 한국 문학 50년의 가장 큰 원체험은 분단이다.현대문학의 시원에 깊게 팬 이 민족사적 상처는 우리 문학을 시대의 갈등과 모순을 총체적으로 드러내는데 유리한 리얼리즘으로 자연 기울게 했다는 것이다. 최동호교수(고려대 국문과)는 「한국의 시」 발제에서 해방이후 한국시사를 ▲분단체제 성립기(19 45∼59) ▲심화기(19 60∼79) ▲전환기(19 80∼95)라는 틀을 사용해 시대구분한다.이같은 시대구분을 바탕으로 그는 60∼70년대에는 「시의 효용은 무엇인가」가 쟁점이었으나 80년대 이후는 우리시의 다양한 경향과 가능성을 보인 시기라고 정리한다.최교수는 우리 시의 80년대를 이성복에서 기형도에 이르는 모더니즘 흐름과 김정환,백무산의 리얼리즘 지향이 맞서온 역사로 파악하기도 한다. 「한국의 소설」 발제자인 조남현교수(서울대 국문과)역시 지난 50년간 우리 작가들을 사로 잡은 최대 소재를 한국전쟁으로 본다. 조교수는 우리 소설이 그간 도덕주의,세태소설,종교소설,중간소설 등 다양한 갈래를 낳았지만 혼란과 갈등상황에서는 항상 리얼리즘을 전면에 내세워 왔다고 진단한다. 그는 90년대 소설계의 특징을 ▲거대서사의 퇴조 ▲대하소설의 증가 ▲베스트셀러의 급증과 규모확대 ▲평론의무력증 ▲전업작가의 증가등으로 정리하기도 한다. 「한국의 희곡」 주제발표자 유민영교수(단국대 국문과)는 우리 희곡사를 견고한 리얼리즘의 원심력에 부조리극,초현실주의극,서사극 등이 일탈을 꾀해온 역사로 정리한다.그에 의하면 한국희곡 50년중 전기 25년은 리얼리즘 일변도였고 후기 25년은 리얼리즘 극복이 최대과제였다. 「한국의 비평」 주제발표에서 유종호 교수(이대 영문과)는 해방이후 한국의 비평이 마주친 문제들을 중심으로 살피면서 60년대 후반 이후 주요 비평가들의 비평입장을 검토하고 우리 비평의 앞날을 전망하여 눈길을 끈다.유교수에 의하면 민족문학론을 주도해 온 백낙청은 이론비평이나 실제비평(기술비평)을 벗어나 시인 작가에게 글쓰기의 주제와 방법을 교시하는 입법비평의 입장에 서 있다.『김윤식과 함께 비평 생산 최다수확왕의 영예를 지녔고 김문집 이어령 이후 통념화된 험담과 독설로서의 비평을 덕담으로 변모시키는데 기여한』 김현의 경우는 기술비평의 입장이고 김우창은 자기충족적 비평(고전적 에세이),김윤식과 김용직은 국문학 지향의 비평,정명환 이상옥 곽광수 도정일등은 외국문학의 소양을 바탕으로 한 타자참조비평의 범주에 각각 속한다.유교수는 또 『앞으로 문화비속화 현상의 일환으로 비평의 중간화 잡담화 가십화가 가속화 되고 비평이 논문쪽으로 기울면서 비평의 주변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진단한다. 이 심포지엄의 주제발표논문과 토론요지는 오는 10월말 민음사를 통해 책으로 묶일 예정이다.
  • 프라하의 봄(영화탄생 100년/감동의 명화)

    ◎격변기 삶·사랑·죽음 “철학적 성찰”/상업성·예술성 기발한 접목 토마스라는 의사,테레사라는 사진작가,사비나라는 화가 그리고 프란츠라는 교수가 격변기의 체코에서 겪어나가는 삶과 사랑과 죽음의 이야기 「프라하의 봄」은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망명작가 밀란 쿤데라(1929∼)가 1984년에 발표한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영화화한 것이다.1968년의 「프라하의 봄」이라는 역사적·사회적·정치적 사건이 어떻게 한 세대의 삶을 좌절과 파멸로 몰아갔으며,개인의 사랑과 죽음의 항로를 뒤바꾸어 놓았는가를 밀도있게 추적한 이 작품은 「장미의 이름」과는 또다른 측면에서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성적 접촉을 통해 여성의 상이한 개성을 찾아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수백명의 여자들과 자유분방하게 관계를 갖는 토마스는 어느날 시골에 왕진을 갔다가 잠깐 들른 카페의 여급 테레사와 사랑을 하게되고 결국에는 결혼까지 하게된다.토마스는 어느날 자신의 애인인 사비나에게 테레사를 소개하며 도움을요청하고 사비나는 테레사가 사진작가가 되도록 도와준다.이윽고 19 68년 소련군의 체코침공이 시작되자 토마스와 테레사는 프라하를 떠나 취리히로 간다.한편 제네바로 간 사비나는 그곳에서 만난 프란츠와 짧은 사랑을 하지만 곧 그를 떠나 파리로 간다.결국 토마스와 테레사는 시골에서 자동차사고로 죽고 프란츠 역시 외국에서 우연한 사고로 죽게된다.그러나 이같은 사건들은 모두 연대기적 순서가 거의 무시된채 시공을 초월해서 관객들에게 제시되고 있다. 원작자 쿤데라는 이 소설을 니체의 영원한 재귀사상에 대한 언급으로부터 시작하고 있다.니체는 인간의 역사란 무한히 반복되는 것이라고 믿었다.그러한 그의 사상속에는 물론 역사의 진보에 대한 회의와 과거에 대한 탐색정신이 깃들어 있었다.부단히 반복되는 역사는 무거운 존재다.그러나 인간의 삶은 한번 지나가 버리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솜털처럼 가벼운 존재일 뿐이다.그것을 깨닫는 순간 니체의 「영원한 재귀」사상은 심오한 이중의 의미를 갖게 된다.쿤데라의 의식속에 토마스라는 인물이떠오르게 된 배경에는 바로 그와 같은 철학적 성찰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작품속의 토마스는 테레사에게서 무거움의 중요성을 배우고,테레사는 토마스에게서 가벼움의 중요성을 배운다.역사의 대장정속에서 이들의 삶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가벼운 솜털처럼 사라져간다.쿤데라는 오직 작가만이 그들의 삶을 되살릴 수 있음을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다.소위 말하는 상업성과 예술성을 기발하게 접목시킨 「프라하의 봄」은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본 작품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 베니스 비엔날레 참가국 전시작품을 보고/정준모 인디펜던트 큐레이터

    ◎“자가당착에 빠진 현대미술의 현주소”/한국관 성공적 운영위해 지속적 지원 필요 미술이 태초의 모습에서 벗어나 궤도를 이탈하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제요소들이 미술이란 이름 아래 뭉쳐졌다.올해 1백주년을 맞는 베니스 비엔날레(10일∼10월15일)는 이런 미술이란 이름의 상징체가 어떤 경로로,어떻게 진화 또는 퇴화되어 왔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물론 이런 과정을 「인간의 신체」를 통해서 전달하려는 의도는 매우 시사적인,오늘의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진 기획이다. 인간의 모습은 시대에 따라,종족에 따라 각기 그 모습을 달리 한다.그러나 그 내면의 본성은 항상 선과 악,자애와 학대 등 양면성을 지니고 있고 이로 인해 스스로 자학하기도 하고 괴로워 하기도 한다. 오늘의 미술이 바로 이런 상황에 와있는 것은 아닐까.즉 너무 많은,그리고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할 수 없는 것처럼 세기말이라는 오늘의 상황은 결국 대안없이 암담하기만 한 우리 인간의 처지를 철저하게 반영하고 있는듯 하다. 미술이란 이름 아래 다양한 매체의 향연이전개되고 있는 오늘의 베니스 비엔날레는 마치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 덤벼들었다 더 엉킨 형국이다.빠져 나오려고 할수록 더 빠져들어가는 수렁처럼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자가당착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준 셈이다. 뒤샹 이후 미술의 문이 개방되고 소위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관용의 폭은 더욱 넓어졌지만 깊이는 그대로인 현대미술.그 모습을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는 「동질성과 이질성」이란 주제를 통해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혼미함의 확인」은 이번 비엔날레 수상작가들의 몇몇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전통적인 유럽회화를 뿌리로 여러 이미지를 한 화면 속에 끌어 들인 복고풍 회화의 화가 키타이(R.B.KITAJ)가 회화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매우 개인적 심리상태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테크놀로지의 작가 게리 힐(GARY HILL)이 수상했으며,서구적인 전통과 고대 이집트 정신을 연결시켜 새로운 지역적 통합을 꾀하고 있는 이집트관이 국가관상을 수상했다. 이는 과거와 현재,미래에 대한 확실하고도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미술의 현주소인 동시에 세기말을 맞고 있는 인류의 현 상황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혼돈 속에서 한국미술은 과연 새로운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를 수 있을까.이제 막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한 가장처럼 한국관을 마련했다고 흐뭇해 하기만 해서는 안될 노릇이다. 물론 한국관 마련과 첫 개관전에서 전수천씨가 특별상을 수상한 기쁨은 기쁨대로 간직하고라도 이제부터는 관용구로 가득찬 축사보다 실제적인 문화정책과 지원,대외적인 창구의 전문성 등을 고려해야 할 때다.인명의 희생이 뒤따르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확전될 수 있는 문화전쟁의 시대에 우리가 올라서야 할 고지가 어딘지,그리고 어떻게 올라야 할지에 대해서 곰곰 생각해 보아야 한다. 「탈출구 없는 방」을 뒤로 하면서 축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숲을 빠져 나왔다.어둠이 내리는 아드리아해를 바라보면서.
  • 문예지/대중문화에도 지면할애/「시인과사회」·「현대시」최근호특집마련

    ◎문학과 다른 장르간 접목 가능성 타진 문학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대중문화를 놓고 고민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먼거리에서 무시하거나 눈살 찌푸리는 단계를 지나 대중문화를 논의의 대상으로 끌어올리기까지 큰 변화가 필요했다.이론적으로는 문학 텍스트의 해체를 논하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유행이,현실적으로는 TV,영화의 세례를 받고 자라난 젊은 문인들의 출현이 이같은 여건을 조성한 것. 이런 추세에 따라 「시인과 사회」「현대시」 등의 문예지도 각각 최근호에 대중문화 특집을 다뤘다. 계간 「시인과 사회」 봄호에 실린 소장 영문학자 임상훈의 논문 「테크놀러지,대중문화,문학의 변화된 지평」은 대중문화와의 상관관계 속에서 문학이 처한 상황을 살펴보는 글. 미국의 문맹률 자료는 1%에서 13%까지 큰 편차를 보이는데 이는 달라진 문학의 현실과 관련이 깊다.그동안 「문학이 대중문화보다 우월하다」고 여긴 것은 문학을 가능하게 한 활자문화등의 테크놀러지가 그런 생각을 유포했기 때문.그러나 컴퓨터 통신등 테크놀러지의 「차원」이 달라진 현대에 이런 명제는 이미 구식이라는 것.그림만으로도 의사소통이 되는 윈도우즈 운영체계가 나오는가 하면 「컴퓨터 문맹」이 일반용어가 되고 있다.문맹률 집계가 오락가락하는 것도 컴퓨터가 새로운 지표로 떠오르는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이처럼 다양한 매체가 활자의 영역을 급속히 파고드는 상황에서 문학도 대중문화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점검해봐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 「현대시」 5월호에 실린 정재형의 「영화와 시 혹은 영화속의 시적 수사학」은 「집시의 시간」「현위의 인생」「거미여인의 키스」같은 영화를 통해 영화와 문학언어,특히 시와의 밀접성을 강조한 글.새우잡이 배 선원의 삶을 그린 우리 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에서는 라디오뉴스를 통해 역사적인 격변들이 전해지지만 그 10여년간 선원들의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대비를 통해 공적인 역사와 사적인 삶의 흐름이 어긋나는 상황이 상징화되고 있다.시의 고유문법이 이처럼 다른 장르에 투영되는 예를 빌어 지은이는 다매체 시대 문학이 다른 장르와 교섭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 권택영 교수「영화와… 욕망이론」 슬라보예 지젝「삐딱하게 보기」출간

    ◎프로이드 정신분석학을 기호학­언어학으로 풀이/라캉 철학으로 현대대중문화 해석/「영화와 소설…」/히치콕 영화·유행가에 철학이론 대입/「삐딱하게 보기」/탐정소설 재해석… 사회현상 진단도 프랑스 현대철학자 자크 라캉의 이론틀을 빌려 「대중문화읽기」를 시도하는 책 두권이 잇따라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경희대 권택영교수의 「영화와 소설속의 욕망이론」(민음사)과 옛 유고출신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의 글을 김소연·유재희가 옮긴 「삐딱하게 보기」(시각과 언어)가 그것.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현대 기호학과 언어학으로 재해석해낸 라캉은 흔히 후기구조주의나 해체주의자들의 반열에 놓인다.그의 철학은 『너무 교묘해서 판독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어왔다.이처럼 까다로운 철학자를 별볼일없는 대중문화를 통해 들여다봤을 때 오히려 수월하게 읽히더라는 전언도 이 책들은 지니고 있다. 「∼욕망이론」은 포스트모더니즘 이론틀로 우리 소설 읽는 작업을 꾸준히 펴온 권택영교수가 그 비평의 영역을 대중문화에까지 넓힌 책.롤랑 바르트·르네 지라르·미셸 푸코 등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서구비평이론을 망라하고 있지만 방점은 역시 라캉에 두고 있다.이 책은 라캉을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같은 히치콕의 영화문법을 빌려서 읽어본다.영화속의 평범한 시민 손힐이 FBI가 러시아를 교란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가공의 스파이 캐플란으로 둔갑해버리는 것은 러시아첩보원이 그를 캐플란으로 오해하는 순간,다른 사람의 시선에 의해 원하건 원치 않건 자아의 모습이 뒤틀려버리는 라캉의 「타자의식」개념은 이처럼 액션추리극과 나란히 놓였을 때 윤곽이 선명해진다는 것.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라는 대중가요의 구절도 라캉이론의 체로 걸러보면 의미가 새롭다.타자가 나를 거울처럼 비추는 존재가 아니므로 인간관계에서 1백%의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나의 욕망은 내가 알 수 없는 다른 사람의 시선­속마음에 의해 일정하게 제한되기 때문.사랑을 품은 상대,즉 욕망의 대상은 그 자신의 속성 때문이 아니라 이처럼 욕망이 온전히 채워질 수 없다는 관계의 본질탓에 늘 실제보다 커 보이게 마련이라는 진실을 유행가 가사가 묘하게 짚어주고 있다. 「∼욕망이론」에 비해 「삐딱하게 보기」는 대중문화보다 철학자 라캉의 이해쪽에 훨씬 무게를 싣고 있다.이 책은 단서를 통해 범인을 포착하는 추리소설속의 탐정을 환자의 외상을 분석하는 정신분석학자에 비유하는가 하면 서부영화 「셴」과 셰익스피어 사이에서 공통법칙을 끌어내면서 라캉이론의 골격에 살을 붙인다.대중문화이해에 쓰이던 라캉의 잣대가 동구권 붕괴,유태인대학살 등 사회적 현상을 진단하는 데로까지 연결되는 점이 특색있다. 하찮게 보기 쉬운 영화며 소설들이 위대한 지성의 조명 아래 되살아나는 과정은 흥미롭다.고도로 추상화된 이론을 유행가속에서 풀어내는 작업엔 물론 이론의 두께를 얄팍하게 변질시킬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이런 작업은 고상한 것과 저급한 것을 무자르듯 가른 엄숙한 「근대」에 문제를 제기해온 최근 철학의 추세와 맞물리면서 점차 조심스러운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 해외 인테리어/중세 복고풍 유행/NYT지,새 경향 소개

    ◎빅토리아풍의 벽걸이·화려한 조명·카펫 장식/“인간정신 결여된 모더니즘 탈피”미·영에 확산 『빅토리아풍의 벽걸이,대영제국의 인도식민지를 연상케 하는 카펫,화려하게 늘어져 있는 조명』 최첨단 문명을 자랑하는 뉴욕의 한가운데 있는 중산층 집안의 요즈음 장식경향이다.뉴욕타임스 최근호는 지금까지 단순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선호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중세의 고전적인 장식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전한다. 지금처럼 거의 모든 디자인을 컴퓨터가 해내고 있는 시대에 어떻게 보면 유치하고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디자인을 사람들이 선호하고 있는 이유는 마음속에 잠재하고 있는 회귀본능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지난해 「바로크,바로크」라는 책을 낸 바 있는 실내장식전문가 스티븐 캘러웨이씨는 『지난 1919년 설립된 바우하우스가 추구했던 모더니즘이 20세기 실내장식의 대세를 이뤄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사실 모더니즘에는 인간의 정신과 영혼이 결여돼있다』고 말했다. 지나간 시대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은 패션계나 순수미술쪽에서는 그전에도 있어왔지만 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는 실내장식쪽에서 이처럼 「새로운」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벽지나 카펫말고도 첨단과학기술시대에 유행하는 복고풍 장식품들도 이채롭다.거실에는 붉은색과 노란색을 조화시켜 고대중국풍의 분위기를 내거나 계단벽면에는 석고로 만든 로마신화의 최고신 제우스의 근엄한 흉상으로 여러가지 장식물을 「주재」시킨다.침실은 1830년대의 프랑스왕실풍의 마호가니가구로 장식하고 길게 흰 커튼을 내린다.역사와 미의식이 실용성을 넘어서 인간성을 일깨운다는 시도다. 이같은 경향은 미국을 지나 전통의 나라 영국에도 스며들고 있다.최근 이같은 복고풍으로 집장식을 마친 런던의 앨리스 하우드씨는 『고전적인 장식을 한다고 해서 우리가 러다이트(기계파괴주의자)는 아니다』라며 『전통적인 장식을 하더라도 여전히 전기를 쓰고 컴퓨터를 사용해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다만 분위기있는 저녁식사를 위해서는 전구나 형광등를 켜놓는 것보다는 촛불로 식탁을 장식하는 것이 훨씬 낭만적이라는 입장이다.전문가들은 이러한 복고풍회귀 경향은 진보를 최고의 가치로 알고 달려온 사람들에게 역사의 가장 위대한 부분을 돌려주는 작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 “영혼을 그리는 예술”/초상화 미서 다시 인기

    ◎“인간탐구” 미술 추세 반영… 전시회 잇따라/초상화­조각 접목 등 새장르 시도도 활발 미술의 각부문에 대해 비평가들이 구태여 등급을 매긴다면 초상화는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19세기에도 그랬을 테지만 사진이 등장하고 입체파와 추상적 표현주의에 이어 포스트모더니즘까지 각광을 받으면서 초상화는 더욱 시대착오적인 유물정도로 인식돼온 듯하다.그러나 요즘 미국에서는 초상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초상화를 그려달라는 주문이 늘어나고 강의를 해달라는 부탁도 쇄도해 초상화가들이 바쁜 나날을 보낸다.전시회도 우후죽순처럼 많이 예정돼 있다.정체성의 혼란,인간의 육체와 그 취약함을 강조하려는 현대미술 추세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최근 들어 갑자기 대학원 특강에 불려다니기 바쁜 아론 시클러 미국초상화가회장은 『예전에는 비웃을 정도의 하질로 취급받았지만 이제는 그런 모욕적인 대접은 안받는다』고 변화를 말한다. 허드슨강 미술관은 최근 「얼굴 만들기:미국 초상화」란 주제로 2백년 역사의 미국 초상화전시회를 열었다.현대미술이 광범위한 문화 연구에서 인간 개인에 대한 탐구로 이동한 흐름을 한눈에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성과 인종,계층에 대한 관심 증대가 자연스럽게 초상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그러나 세부기법은 물론 판에 박은 듯했던 예전과는 달리 엄청나게 다양해졌다.초상화와 조각을 접목시켜 소위 「초상건설」이라고 스스로 이름붙인 작품 활동에 몰두하는 조나단 샌틀로퍼는 『초상화는 재창조된다면 결코 죽지않는다』고 말한다.뉴욕의 신현대미술관 이사인 마르시아 터커는 인간 신체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자아와 세계가 접속하는데 초점을 두는 요즘 초상화 작품들은 전통적인 초상화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신체의 형식적 기능을 표현하는데 정열을 쏟았던 필립 펄스타인도 이제 감정 표현을 시도한다.초콜릿과 돼지비계로 자신의 흉상을 조각한 작품으로 알려진 젊은 여성화가인 재닌 안토니는 분장사의 도움을 받아가며 1년간 연구한 끝에 가발과 접합제,화장품 등을 사용해 부성과 모성을 서로 바꾸는 작품을 완성했다.흑인 하층민의 배경과 역사를 탐색하는 작품에 주력하는 흑인화가 데이빗 하몬드는 할렘가에서 도로공사로 인해 흙밖으로 튀어나온 돌을 주워 그곳 이발소에서 나온 머리카락과 그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식으로 치장한 작품을 소중히 여긴다.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나를 아는가」 캠페인처럼 초상화가 광고의 주요부분이 돼버리기도 했다. 도시사회의 냉정함에서 주로 주제를 찾는 알렉스 카츠는 5년전 한 소설가가 부부를 그린 자신의 초상화 작품들을 보고 책을 쓰면서 예측했던 작품모델의 이혼 가능성이 결과적으로 95%이상 맞아떨어졌다고 한다.초상화는 영혼을 묘사하는 일이기도 해서 초상화가와 대상인물간의 진지한 접촉이 신통력의 경지에까지 이르게도 하는 모양이다.
  • 미 팝아트거장 작품전 러시/기존 고급예술에 반기…대중적 색채 짙어

    ◎「표화랑」「현대아트」월말까지… 천안 「아라리오」는 오늘부터/로젠퀴스트/광고·잡지서 따온 이미지 대형화/리히텐슈타인/「실내공간」·「나체」 연작 판화 선봬 50년대 이후 미국 현대미술을 주도했던 팝아트 거장들의 작품전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서울 신사동 표화랑은 30일까지 초현실주의 팝아트의 대가 제임스 로젠퀴스트 근작전을,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트갤러리는 31일까지 3차원 입체판화라는 새로운 형식을 창안해낸 중견작가 제임스 리치 작품전을 각각 마련한다. 또 천안 아라리오화랑에서는 21일부터 오는 4월 5일까지 미국 팝아트를 주도해온 로이 리히텐슈타인 판화전이 열린다. 팝아트는 고급문화로 표현되는 기존 예술에 대항해 생겨난 극히 대중적인 색채의 미술장르.영화 광고 공상과학소설 팝음악 등 근대 산업사회의 산물인 대량생산된 도시문화를 소재로 삼고 있으며,이미 만들어진 제품이나 예술품을 다시 예술화하는 작업이다. 지나치게 소비지향적이고 쾌락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고도의 산업사회로 접어든 60년대 이후영미문화를 주도했고 90년대의 중요한 문화사조인 포스트 모더니즘의 배경이 됐다. 로젠퀴스트는 광고나 과학잡지 등 대중매체에서 따온 일상적인 이미지를 이용해 특유의 대형화면을 만들어내는 작가.다른 팝 아티스트들과 마찬가지로 소비사회의 리얼리즘을 반영한 작품들이지만 혼란하고 관념적인 이미지는 순수팝아트라기보다 초현실주의에 가깝다.이번 서울전은 지난해 뉴욕 카스텔리화랑 전시 30주년 기념전에 출품작을 포함한 유화 5점,판화 5점으로 꾸며졌다. 제임스 리치는 풍부한 색채와 풍자적인 안목으로 현대의 도시생활에 몰두하고 있는 브루클린 태생의 작가로 판화,조각,회화를 결합한 3차원적 구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이번에 전시된 3차원 판화도 전통적인 판화기법을 사용한 이미지를 붙이거나 포개면서 이중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74년 브루클린박물과 판화전시회 시리즈로 데뷔한 그는 전시회외에도 록그룹의 앨범표지,무대세트,만화비디오 등을 디자인하기도 했다.이번 전시회에는 오리지널 유화와 실크스크린 작품과 함께 리치의작품을 이용해 만든 라이터 우산 손목시계 넥타이 등이 선보인다. 리히텐슈타인은 61년 만화를 소재로 한 그림을 발표하면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한 미국의 대중예술가.대중문화의 산물인 뽀빠이,도널드 덕,미키마우스 등 만화의 잔영을 재현하거나 가재도구,부엌용품 등 생활필수품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면서 예술의 대상으로 부각시켜 왔다.그의 작품의 특징은 과감히 축소되거나 절제된 각 이미지를 굵은선으로 둘러치고 일회용 밴드의 구멍같은 일정한 간격의 점들을 화면에 깔며,노랑 초록 남보라 빨강 흑 백 등 몇몇의 기본색만을 쓰는 것. 이번 전시회에는 판화제작자로도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그의 판화작품 「실내공간」시리즈와 「나체」시리즈가 선보인다.
  • 서울신문 창간50돌 기념/한국현대회화 50년 조망전

    ◎21일부터 13일간 서울갤러리서/광복이후 출생 50세이하 작가50명 초대/한국정 감성 한국화·새서양화 창출 기대 해방 이후에 태어나 격동의 반세기를 지내온 50세 미만 작가 50명의 다양한 화풍과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회화의 변천사를 가늠해 보는 「한국현대회화 50년 조망전」이 21일 서울갤러리에서 막을 올린다. 창간 50주년을 맞는 서울신문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강행원 강찬모 곽정명 이왈종 정종해 윤여환 홍순주 등 한국화가 20명과 강경규 강성원 박광진 성순희 이두식 정병국 등 서양화가 30명이 초대됐다. 광복 50주년,미술의 해와 때를 같이 해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해방이 되던 45년 이후 출생한 작가들 중 우리 화단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될 중견 작가들을 주축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화의 경우 해방이후 출생한 세대는 사실상의 한학 단절,물밀듯 밀려오는 서구사조 등 급격한 시대적 상황변화 속에서 한국적 모더니즘을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했다.그 결과 해방직후 세대들의 예술관은 전통적기법의 바탕에서 변형되거나 급격히 명멸하는 서구적 사조를 수용해 독특한 과도기적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번에 초대된 이왈종 주민숙 오용길 정종해 등이 그들로 60,70년대 새로운 경향을 창출시키며 입지를 구축했고 90년대 들어서는 새로운 패턴으로 제2기 선언을 단행하고 있다. 손연칠 김근중 강찬오 서남수 등은 40대 초반의 작가들로 제2세대를 이룬다.강한 채색을 구사하면서 새로운 내용을 전개해 가는 이들은 서울 중심에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그 성향 또한 매우 다양하다.최근들어 한국화는 다양화·구체화라는 패러다임과 맞물려 보다 구체적으로 인간의 내면을 형상화하는 제3세대 작가(윤영진 김성희 등)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서양화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해방후 세대는 일제 강점기에서 살아온 정신적 부채도 없고 유교적 전통으로부터도 자유로웠다.더구나 한글세대인 이들은 한자나 일본어로서 의식을 깨운 앞 세대들에 비해 조형적 사고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표음문자 체계에서 훨씬 서구적인 사고를 가진 해방후 세대는 서구의 새로운 미술사조를 도입하고 수용하는데 아주 기민하게 반응했고 이들의 정서는 앵포르멜 액션 페인팅 등 새로운 미술경향에 쉽게 기울었다. 60∼80년대 전반은 단색주의(모노크로미즘)가 장악했고 이어 탈모노크로미즘과 팝아트류,80년대 후반 유입된 포스트모더니즘 계열 작품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이 나타나고 있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씨는 『이제 한국 미술은 어떤 특정 양식이 주도하는 시대가 아니라 소수 계파별로 개인적 신념에 의한 다양한 형태를 추구하는 다원주의 시대로 접어 들었다』고 평하고 『그러나 4반세기의 역사임에도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아쉬움을 표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회는 진정한 한국적 감성과 미감을 앞세운 새로운 서양회화의 산출이라는 미술계의 과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포스트 모더니즘 소설시리즈/국내 첫 출간

    ◎웅진출판사,「사랑은 오류」·「제일버드」등 3권 펴내/출판사들 외면,이론서만 10여권 소재/“포스트 모더니즘 올바른 수용 계기” 독자들 환영 그동안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포스트모더니즘 소설들을 한데 모은 작품집이 나온다. 웅진출판사는 포스트모더니즘 대표작을 수록한 5권 분량의 「포스트모더니즘 소설 걸작선집」을 펴내기로 하고 이 가운데 3권을 최근 출간했다.이번에 나온 책들은 노벨상 수상작가 가브리엘 마르께스 등이 지은 단편집 「사랑은 오류」를 비롯해 영국작가 지인 리이스의 「광막한 바다,사르가소」,미국의 선발주자 커트 보네거트의 「제일버드」들이다. 「사랑은 오류」(김성곤 옮김)는 포스트모더니즘 이론서에 자주 언급되는 걸작들을 패러디·미니멀리즘·메타픽션·환상·우화·탐정·공상 소설로 분류해 대부분 수록했다.특히 난자를 찾아 헤엄쳐가는 정자를 화자로 한 존 바스의 「밤바다 여행」,바퀴벌레의 세계에서 인생과 우주의 질서를 깨닫게 하는 윌리엄 개스의 「곤충들의 질서」,「햄릿」을 패러디한 도널드 바셀미의 「우리 아버지의 우시는 모습」들이 주목할 만하다. 「광막한 바다,사르가소」(전경자 옮김)는 「제인에어」에 나오는 로체스터의 아내 앙뜨와네뜨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등장한 탈식민주의(포스트콜로니얼리즘)의 원조격인 작품으로 서인도제도에서 백인과 원주민 사이에 벌어지는 인종·문화적 갈등을 표현했다. 「제일버드」(나영균 옮김)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감옥에 갇힌 선량한 사람들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세상의 부조리함을 고발한 작품이다. 이어 2월에는 폴란드계 미국작가 저지 코진스키의 「편력」과 미국작가 존 혹스의 「경마장의 함정」등 두권이 나올 예정이다. 한편 포스트모더니즘 이론만 분분했지 정작 이를 뒷받침하는 작품을 보기 어려웠던 우리 문학계에서 이번 작품집 발간은 포스트모더니즘을 올바로 수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모더니즘은 90년대 들어 후기산업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이론 또는 시각으로 국내 문학계에 큰 영향을 미쳐 그동안 나온 이론서가 10여권에 이른다. 그러나 이론서에 언급된 작품들(텍스트)이 거의 소개되지 않아 「이론은 있되 작품은 없는」 기묘한 현상이 계속됐다.따라서 논쟁이 끊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일반 문학애호가들은 철저히 소외돼 왔다. 웅진출판 김갑수부장(시인)은 『출판계는 그동안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포스트모더니즘 작품을 외면해 왔다』면서 『이번 대표작 출간으로 포스트모더니즘 작품이 더욱 활발하게 소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도정일교수 평론집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 출간

    ◎문학론서 문화론까지 폭넓은 비평문 수록 문학평론가 도정일교수(53·경희대 영문과)가 평론집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를 최근 민음사에서 펴냈다. 시작품에 대한 비평을 비롯해 문학론,문화론에 걸쳐 폭넓은 비평문들을 싣고 있는 이 책은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문학계에 빛나는 저자의 비평활동의 첫 결산으로서 관심을 모은다.고전문학이론에서부터 현대비평까지 섭렵하고 있는 도교수는 시종 쉽고 명쾌한 글로써 가장 어려운 문예이론까지 쉽게 이해시키고 때로는 당대의 껄끄러운 문학논쟁과 관심사에 풍부한 비유와 해학이 깃든 신랄한 비판을 가함으로써 번뜩이는 통찰력을 드러내보인다. 이같은 비평활동의 집적이라 할 이 평론집은 편의상 크게 두개의 축으로 나눠 논지를 정리할 수 있다.하나는 생태적 위기 아래서의 문학의 역할에 대한 도교수의 관심으로 이는 1부와 4부에서 주로 논의되고 있다.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눈오는 밤 숲에 머물어」를 역설로 「요즘 시인들은 산성눈 때문에 숲에 가지 않는다」는 뜻의 책제목은 최근의생태적 위기에 대한 도교수의 관심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도교수는 『생산과 소비의 극대화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근대적 생산양식이 순환을 원리로 하는 자연질서를 파탄시킴으로써 인간과 자연 사이에 일찍이 없었던 적대관계를 형성해 놓았다』면서 『도구화·대상화되고 경멸시된 자연을 되돌려 인간과 자연의 화해적 관계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근대적 삶의 양식이 역사적 산물인 만큼 문학은 이같은 삶의 위기에서 모순의 역사적 성격에 주목해야 한다고 도교수는 역설하고 있다.「역사성」 또는 「사회적 삶」에 대한 관심이야말로 문학 본연의 자세로서 이 책에서 도교수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리얼리즘 문학에서부터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문학계의 논쟁과 관심사에 기꺼이 비판의 자를 들이댄 지성으로서의 도교수의 활약으로 2·3부에서 주로 다뤄지고 있다.예를 들어 포스트모더니즘의 허위를 지적한 「시뮬레이션 미학,또는 조립문학의 문제와 전망」,영화적 기법에 몰두하는 신세대 작가군의 의미에 대해 분석한 「90년대 소설의 영화적 관심과 형식문제」,뭇 시인들이 「도사」가 되는데 경종을 울렸던 「문학적 신비주의의 두 형태」 등이 그것이다.그의 비판은 외국 문예이론의 무분별한 수용과 문학의 원리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질책한 것에 다름 아니었다.그러나 도교수의 비판은 비판 자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논쟁이 안고 있는 본질적 문제를 환기시킴으로써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일본화단/“탈 서구” 새 미술양식 시도

    ◎특유의 문화적 시각·기법 사용/세밀한 터치·명암강조… 정형탈피/내년 미서 열릴 「1945년이후 일본미술전」 출품작 눈여겨 볼만 일본 미술이 서구적인 시각과 정형에서 탈피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고 있다.작품의 소재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찾으면서도 여기에 일본 특유의 문화적 시각과 정서를 반영한 상징적 표현기법을 과감히 사용함으로써 서구 중심의 기존 미술세계와는 전혀 다른 미술양식을 구축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내년 1월 8일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 소호 분관과 5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1945년 이후의 일본미술­하늘을 향한 절규」전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알렉산드라 먼로는 이 전시회의 성격을 『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 예술의 개념은 서구의 시각이며 일본의 모더니즘 역시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지난 10년간 우리는 일본의 모더니즘이 보여온 일종의 「일탈」행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이 전시회에 등장할 많은 작품들이 미국의 추상적 표현주의와 개념적 미술작품과 유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문화에서 비롯된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하늘을 향한 절규」전에는 85명의 일본작가들이 선택한 2백개의 주제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극히 간결하면서도 놀라우리만큼 일관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작품들은 또 상당히 추상적인 표현기법을 사용하면서도 마치 산업구조물이나 반핵운동을 상징하는 조립품과 같은 예술품들을 일부러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서를 배열한 것처럼 그러나 다소 거칠게 전시될 것이라고 한다. 이와함께 등장하는 작품은 전반적으로 작가 스스로 해결하려고 애쓰는 일종의 긴장감이 함축돼 있다고 한다.전후 일본작가들의 서구의 문화적 제국주의에 대한 혐오감이 리얼하게 표현되고 있는 한편으로는 미국문화의 저속성에 탐닉한 그들의 현실에 대한 고민도 작품속에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먼로의 설명이다. 작품 가운데는 또 미국의 현대미술에서는 볼수 없는 세밀한 터치와 명암을 강조한 것도 있는데 이것은 마치 미국 맨해턴의 다운타운 거리의 활기찬 한 부분을 옮겨놓은 듯한 섬세함도 엿보이고 있다는 것. 이 전시회에서 특이할 만한 것은 모리무라 야스마사가 91년에 완성한 「신들과의 심야 유희 3」이라는 컴퓨터 합성사진 작품이다.이 작품은 작가 자신이 쌍둥이처럼 닮은 다른 관광객과 함께 등장,냉소적으로 표현한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바라보며 억눌린 일본인의 정서를 가진 작가가 느끼는 아이러니한 심리적 갈등과정을 묘사하고 있다.그것은 또한 동쪽과 서쪽의 대비로 인식될 수도 있으며 과거와 현대,남성과 여성 그리고 컴퓨터와 그밖의 모든 것을 비교하는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하늘을 향한 절규」전은 전후 일본작가들의 시각이 탈서구적,비정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집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실험적 무대가 될 것이다.
  • 파리/카페 문화(아랍서 지중해까지:20)

    ◎인생과 예술얘기꽃 피우는 시민들/19세기엔 사르트르·보부아르등 예술인 아지트… 지금은 관광객 즐겨 찾아 파리의 문화는 카페문화,웃음문화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실제로 파리만큼 한집 건너 카페인 곳은 어느 도시에서도 본것 같지 않다. 실내에서 길까지 연장된 카페에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거리를 바라보는 여유있는 모습들,신문을 읽기도 하고 담소를 하기도 한다. 바가 함께 있는 형식의 카페도 많은데 그런 곳에서는 사람들이 카운터에 기대 선채 카페올레나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모습을 볼수 있다.의자에 앉을 필요까지 없이 그저 잠깐 들러 커피나 혹은 맥주를 서서 한잔 마시고 가는 것이다. 여행객 배낭족들이 걷다가 지치면 잠시 쉬어가기도 한다. 카페가 완전히 생활화되어 있는 이곳 사람들의 카페 정서를 이방인은 어림쳐서만 느낄뿐 언제까지고 알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이국인들이 우리나라의 아리랑이나 바위고개같은 정서를 결코 언제까지 알수 없으리라 단정지을 수 있듯이. ○화려한 샹젤리제 거리 특히 카페거리로 알려진곳은 몽파르나스·몽마르트·생제르맹,그리고 개선문을 바라보는 샹젤리제거리다. 「개선문」을 쓴 레마르크는 샹젤리제의 한 카페에 앉아 실제로 개선문을 바라보며 그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카페 바닥에는 그곳에 왔던 예술인들의 사인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그 거리에 서서 개선문을 보았을 때 이 세상 사람 누구에게나 최소한 어머니가 있을 것임에도,즉 고독을 막아주려 애쓰는 마지막 존재가 있음에도 왜 사람들은 저토록 고독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을 하며 영화 끝장면을 보던 때의 기억이 났다. 몽파르나스와 몽마르트언덕은 19세기초부터 가난한 예술인들의 아지트가 되었던 곳이다.드랭,브라크,피카소,루소,레제,동겐,모딜리아니,유위릴로,샤갈,로트레크,아폴리네르,로랑생,사르트르,보부아르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밤낮으로 카페에 모여 얘기를 꽃피우는 동안 낡은 것은 깨지고 새로운 것이 창출되곤 했다.다다이즘·큐비즘·모더니즘·초현실주의·인상파·입체파 등은 다 그곳에서 탄생된 것 들이다. 그들은 비록 가난하였지만 하루하루가격정적이며 장미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고 그 시절을 산 예술가들이 회고하는 필름을 본적이 있다.거친 언쟁과 카페에서의 말다툼을 술회하였고 예술·인생·혼돈이 함께 소용돌이 치는 곳이었으며 지상의 낙원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그러나 지금의 몽파르나스는 사업을 하는 돈 많은 사람들의 오가는 곳이 되어 있다.지하철이 몽파르나스 역에 머물때 그 향수를 지니게 하던 이름이 다른 곳과 똑같이 벽 표지판에 써붙여져 있는 것이 나는 이상할 지경이었다.밖으로 나오니 59층의 새로 지은 몽파르나스타워가 나지막한 고풍스런 건물들 속에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인다. ○고풍스러운 건물 즐비 한 카페의 갸르송에게 안내 책자에서 본 유명한 네개의 카페가 한데 모여있는 거리를 물었더니 무엇인가 말을 담은 표정으로 손을 들어 가르쳐준다.이곳도 좋은 카페인데 꼭 그곳으로 가려하는 동양의 관광객에게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을까. 몽파르나스 대로와 라스파이 대로가 마주치는 교차점 부근에 있는 돔·쿠플·로통드·셀렉트,이 카페들은 망명 후의 레닌·헤밍훼이·헨리 밀러·사르트르와 보부아르들이 애용했던 카페라고 한다.그 중 한 카페에 앉아 길 건너 보부아르가 태어났다는 건물의 창을 바라보노라니 그가 지금은 사르트르와 함께 몽파르나스 묘지에 누워 있다는 사실이 전혀 현실감 없이 다가든다. 시간이란 그런 것일까. 일요일 상오이어서인지 거리는 한산하고 간혹 밀차를 끌고 가는 주부와 지팡이를 짚고 걷는 노인들의 한가한 산책이 눈에 띈다. 카페에도 사람들이 별로 없다.깨끗이 단장을 한 카페,이제는 그런 예술가들이 찾아올리 없는 곳을 관광객을 의식해서인지 더욱 손질하고 갈고 닦아놓은 것 같다. 이나라 사람들은 만나면 화제가 하나의 주제에 대한 토론이나 책·연극·영화·전시회라고 한다.그러므로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도 그런 관람을 소홀히 할 수가 없으며 아무리 사업상 만났다 하더라도 우선 그런 대화로 교류가 시작된다고 한다. 사회당이 집권하고부터 연극표값이 비싸졌는데도 두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세계 각곳에서 연극을 보기 위해 온 지식층과 머리가 하얀 사람들이 관람객의 대부분이고 젊은 층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데 이들은 돈이 없는 것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지만 실력이 없는 것은 자기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을마다 있는 도서관은 아이들로부터 노년층까지 애용되고 있고 레코드까지도 빌려준다.바로 이러한 시민들에 대한 국가의 철저한 봉사가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높여놓는 것이구나 생각되었다.책과 레코드로 돈을 번다기보다 사람들은 그것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사람이 사람의 대접을 받고 있다고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었다.카페 문화 외에 파리는 웃음의 문화라고 하는데 그것은 어디서 연유된 것일까.웃음을 우주적 농담이라고 라즈니시는 표현했지만 웃음은 참으로 여러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고 하겠다.슬픔보다 더 깊은 곳에서 나오는 것이 웃음이라는 것을 우리는 종종 느낄 수 있다. 코미디 후랑세이즈에 가면 웃음의 문화를 만날 수 있을까.그 극장에는 일년내내 몰리에르의 희곡을 많이 올리고 라신과 코르네유의 것도 올려지는데 극의 성격은 해학과 풍자 익살 이런 것으로 인간의 가면적 속성을 벗겨주고 사회상의 의표를 찌르는 것들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웃음이라하면 어떤 흥성거림·즐거움·신선함 같은 것으로 떠오른다.파리는 흥성거리며 즐거움을 주고 있는가. ○피에로 무언극에 낭만 언뜻 차가워 보이는 파리의 외면상의 느낌속에서,그러나 몽마르트 언덕에서 무언극을 하던 피에로가 우선 다가든다.퐁피두 미술관 앞에서 풍선으로 만든 야구 방망이를 가지고 극을 벌이고 있는 남자,거리에서 아주 작은 장난감 침대에다 장난감만큼 작은 강아지 두 마리를 재우며 손으로 유성기를 돌려 음악을 틀고 있는 사람을 보았을때의 느낌이 다가든다.거기에는 인간 본연의 무엇인가를 건드려주는 고도의 감성이 있었으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같은 것을 솟아나게 하던 것이다.동전그릇을 앞에 놓고 자기 속의 무엇인가를 내보이는 거리 곳곳에서 만나지는 사람들,그저 단순한 생계수단이 아닌 생에 대한 천진한 호기심,타인을 아랑곳 않는 자신만의 세계,그러나 타인에게 나누어주는 마음,인간애 같은 것들이 거기에 있었다. 몽마르트의 피에로에게 차를 한잔 같이 마실 수 있는가 우리가 청했는데 가까이 가는 사람에게마다 손과 뺨에 키스를 하던 그가 스튜디오로 연습하러 가야한다고 사양했다.아,저 무언극이 매일매일의 훈련으로 남의 심중에까지 가서 닿을 수 있는 것이로구나,차를 마시자고 청한 일이 무언가 몹시 무례하게 여겨져 부끄러웠다.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있는 성숙된 느낌,조용하며 알찬 생활을 가지고 있는 듯한 개개인의 모습,길을 물으면 예부터 알던 사람같은 표정으로 가르쳐주는 순수한 얼굴들. 카페의 정서나 웃음의 정서,이 모든 것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문화가 발달된데에서 파생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이곳에도 문제점들이 물론 있을터이지만,그러나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하며 살아가도록 모든 제도와 시민들의 의식이 적어도 이상을 향하고 있음을 알것 같았다.
  • 회화·공예·디자인/「일본 현대미술전」 동시에 한국서

    ◎일 전통예술의 현대적 계승 조명/“대중문화 개방논의 시점서 이례적” 일본의 현대회화와 전통공예,디자인등 현대 일본미술 관련 전시회가 동시에 한국에서 열리고 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이같은 현대 일본미술전은 인접국임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실질적인 문화교류가 흔치않았고 국내에서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 비추어볼때 이례적으로까지 비쳐지고 있다. 23일까지 현대아트갤러리가 개관6주년 기념으로 마련하고 있는 「일본 현대미술의 단면전」이 젊은 회화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통해 일본의 현대회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라면 국립현대미술관 제4전시실에서 10월11일까지의 예정으로 열리고 있는 「현대일본전통공예전」과 「현대일본디자인전」은 각각 중요무형문화재와 독창적인 작가들이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기획으로 흥미를 끌고있다. 따라서 현재 한국에서 열리는 일련의 현대일본미술전은 회화와 전통공예,디자인등 각 분야별로 어떻게 전통의 창작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수용했는지,그리고 독창적으로 가꾸어왔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우선 현대아트갤러리의 「일본현대미술의 단면전」은 가타야마 마사히토,야마베 야스시,다치 가쓰오,기타 나오유키,후쿠다 미란등 30대 작가 5명의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 이가운데 야마베와 다치가 현대회화의 전통적인 방법을 통해 회화의 현대성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면 후쿠다 미란은 포스트 모더니즘을 따라 자신의 회화세계를 가꾸는 작가로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이나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의 인물 시선을 바꾸는등 그림을 재해석해 그리는 작업을 보여준다.그런가하면 가타야마는 붓의 힘찬 터치와 되풀이되는 이미지 반복,분할된 화면등으로 대상을 철저히 추상화하는 흐름을 보여주며 기타는 알루미늄을 소재로 택해 캔버스대신 사용해 독특한 색감을 보이는 입체작품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의 「현대일본전통공예전」과 「현대일본디자인전」에는 중요무형문화재의 전통공예 1백9점과 80년대 이후의 디자인 작품 1백93점을 각각 소개하고 있다. 이가운데 「현대일본전통공예전」은 일본공예의 큰 조류를 이루고 있는 전통공예를 도예,염직,칠공예,금속공예,목·죽공예,인형등의 형태로 다양하게 내놓고 있는데 이 작품들은 전통 공예기술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보이는 작품들이다.또 「현대일본디자인전」은 80년대 이후부터 일본에서 독창적으로 싹틔운 디자인 형태를 건축 인테리어 패션 그래픽등 4개분야로 나누어 선보인다.
  • 「내일에의 제안 차세대 시각전」/새달 5∼16일 예술의 전당서

    ◎“한국미술 현주소 조망… 앞날의 방향 제시”/3명의 평론가·작가 30명 공동작업/과기응용한 예술 등 3갈래서 조명 평론가와 작가가 함께 참여,한국 미술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이면서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열리게 된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는 7월5일부터 16일까지 마련하는 「내일에의 제안­차세대의 시각전」은 미술현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평론가 3명과 이들이 추천하는 작가 30명이 공동작업으로 90점의 작품을 마련했다. 이 전시회는 지난 90년 열렸던 책임기획전 「젊은 시각­내일에의 제안전」을 명칭과 성격을 바꿔 다시 여는 것이다. 4년전의 전시는 평론가 5명과 민중미술등의 신예작가 50명의 공동작업으로 펼쳐졌으며 이번 전시는 30대의 젊은 평론가와 작가가 독자적인 역량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것이 특징.90년대 들어 다변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미술계의 다양한 경향을 수렴해보자는 뜻에서 마련된 자리로 평론가들이 특성별로 작가들을 선정해 작업을 분석 평가하게 된다. 참여 평론가는 윤진섭(현대아트갤러리 관장)이영재(서경갤러리 큐레이터)이재언(동아갤러리 큐레이터)씨등으로 모두 평론활동과 함께 전시기획 업무를 겸하고 있는 인물들이다.이 가운데 윤진섭씨는 『현대미술이 정태적인 표현양식과 매체로는 표출할 수 없었던 지각의 역동성과 함께 감상의 모드자체에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혼합매체·설치·비디오·사진·퍼포먼스등의 분야에서 주목받거나 알려지지않은 30대 초·중반의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예술과 과학기술을 접목한 설치작가 김훈,모더니즘맥락에서 새 조형언어를 구사하는 권여현,설치미술과 오브제를 사용해 현대사회를 풍자하는 최정화 이형주 박혜성등이 그들이다. 이에비해 이영재씨는 『우리미술을 서구미술의 흐름보다는 한국역사에서 그 뿌리를 찾아야한다』는 견해와 함께 오늘날의 구상미술에서 자유로운 사고와 관념을 강조하는 쪽.신화나 설화의 세계를 현대적 감각으로 파헤치려는 강상중 천광호와,서예정신이나 원시미술의 단순한 정서를 통해 전통적 미감을 새롭게 승화시키는 박남철 유근택 이희중등을 추천했다. 한편 이재언씨는 페미니즘미술과 탈장르,도시적 삶을 풍자한 작품,무의식과 성등으로 집약해 조직하는데 이윤숙 안미영등의 페미니즘작가와 자연에 대한 동경과 향수를 표현하는 김진석 이철희,인간 내면세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김와곤등을 추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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