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모더니즘
    2026-03-22
    검색기록 지우기
  • 기업은행
    2026-03-22
    검색기록 지우기
  • 전주지검
    2026-03-22
    검색기록 지우기
  • 임명동의안
    2026-03-22
    검색기록 지우기
  • 초계기
    2026-03-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0
  • 호암갤러리 ‘미국현대사진 1970∼2000’전

    사진예술이 판화에 이어 세계 현대미술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것은 지난 70년대이다.세계 미술관과 개인들이 다투어 소장하면서 인기 작가의 작품은 수십만 달러에 거래되는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현실의 재현’에서 ‘예술작품’으로 진화된 사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열린다. 호암갤러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이 소장한 1만2000여점 가운데 113점을 골라 ‘미국현대사진 1970∼2000’전을 내년 2월2일까지 연다.작가는 신디 셔먼,셰리 르빈,리차드 프린스 등 40명.70년대 이후 포스트모던 이론의 핵심적 쟁점인 현실과 정체성,일상이 소주제다. 전시장 초입에서 관객을 맞이하는 것은 ‘현실(The Real)’.그러나 진짜 현실은 없고 조작되고 모방된 가짜 현실이다.셰리 르빈의 ‘워커 에반스 모작(Afer Walker Evans)’연작은 사진작가 워커 에반스의 작품을 재촬영한 작품이다.필립-로카 디 코르시아의 ‘28살의 마릴린,네바다주 라스베가스;$30’은,30달러의 모델료를 지급한 모델에게 원하는 자세를 요구한뒤 거리에 조명 장치를 설치하고 찍은 조작된 현실이다.‘차용 미술의 선두주자’였던 리처드 프린스의 ‘무제(고개 숙인 세 여인)’ 연작도 잡지 광고를 재촬영한 작품이다.이들은 계속 ‘우리 앞의 현실이 뭐냐.’며 의문을 제기한다.샌디 스코클런드의 ‘결혼’은 붉은 딸기잼으로 벽을,노란 마멀레이드로 바닥을 발라 연출했다.달콤하지만,한편 질척거리는 결혼의 양면성을 불온하게 보여준다.신부가 살짝 들어올린 발바닥에 흘러내리는 진득한 액체를 잘 살펴보도록. 정체성 탐구는 존 코플란즈의 ‘자화상’에서 시작한다.맨 등을 잔뜩 구부린뒤 주먹을 어깨로 올린 작가의 누드는 더듬이를 올린 달팽이의 얼굴같다.60살부터 찍었다는 그의 나체에서 ‘나는 늙은이가 아니라 나다.’라는 메시지가 강렬하다.마약 중독자 등 소외계층을 소재로 즐겨찍던 낸 골딘의 ‘구타당한 낸,종속의 발라드 중에서’는 남자친구에게 얻어맞아 눈이 충혈되고 멍든 작가 자신의 얼굴이다.포스트모더니즘 사진의 대표작가 신디 셔먼의 ‘무제 필름 스틸’연작은 B급 영화 속의 여배우로 분장한 작가가 매맞는 아내,악녀,마릴린 먼로 등 정형화된 여성의 역할을 선보인다.현대의 이미지는 매스미디어가 제공한 이미지들의 변형이자 차용이라는 점을 고발한다. 이 밖에 컬러사진의 장을 연 윌리엄 이글스턴,인간의 자연파괴를 조작된 사진기법으로 고발하는 빌 오웬스,아동학대 논란을 빚은 샐리 만의 작품이 출품됐다.(02)750-7990. 문소영기자 symun@
  • 책꽂이/ 사비나의 에로틱 갤러리 外

    ◆사비나의 에로틱 갤러리(이명옥 지음,해냄 펴냄) 사비나 미술관 관장인 저자가 금기,사랑,유혹,열정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서양미술의 에로티시즘에 접근했다.첫 장 ‘두려움,금지된 욕망’에서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금기의 대상과 내용을,‘쉽게 지는 꽃,마르지 않는 샘’에서는 서양미술에 나타나는 다양한 사랑의 표현들을 소개한다.‘눈으로 만지는 몸’에서는 유혹에 관한 그림들을 다루며,마지막 장 ‘무모한 열정의 화가들’은 화가들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이야기한다.1만 2000원. ◆로켓이야기(채연석 지음,승산 펴냄) 로켓이라는 말은 ‘작은 실감개’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로케타(rochetta)에서 유래됐으며,그 시조는 중국의 화전,즉 불화살이다.중국에서 처음 개발된 로켓은 칭기즈칸의 군대를 통해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에 전파됐다.로켓의 어원과 역사에서부터 시작해 구조,숨겨진 에피소드에 이르기까지 로켓에 관한 사항을 총망라해 실었다.1만 5000원. ◆일본 NHK-TV 이렇게 즐겨라(윤희일 지음,시사일본어사 펴냄)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 시청 가이드 북.NHK는 지상파 방송에 비해 융통성이 많은 위성방송을 활용,대형 프로그램의 집중 편성을 시도한다.저자는 일본 고유의 짧은시 하이쿠의 세계를 소개하는 ‘하이쿠 왕국’,일본의 전통의상을 다룬 ‘일본 기모노 기행’,야생조류의 생태를 담은 ‘야조백경’ 등을 볼 만한 교양프로그램으로 꼽는다.9000원. ◆바이탈 사인 2002(월드워치연구소 지음,환경정책연구회 옮김,도요새 펴냄) 1974년 창립된 월드워치연구소는 환경문제에 관한 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싱크탱크다.매년 초 지구 곳곳의 환경오염과 생태파괴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지구환경보고서(State of the World)’를 발표한다.이 보고서의 기초데이터를 모아놓은 책이 바로 ‘바이탈 사인(Vital Signs)’시리즈다.이 책에 따르면 12억의 사람들이 하루 1달러에 못미치는 소득으로 연명하고 있으며 매년 300만명 이상이 에이즈로 사망한다.1만 5000원. ◆휴머니즘의 옹호(머레이 북친 지음,구승회 옮김,민음사 펴냄) 가이아 이론,신맬서스주의,생태신비주의,기술공포론,포스트모더니즘 등 생태운동에 널리 퍼진 반인간주의와 반이성주의를 비판.북친은 계몽과 이성에 대한 반동인 포스트모더니즘은 대중적 저항에 방향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반생태적인 다국적 자본주의에 맞설 지적 수단을 마련해 주지 못한다고 비판한다.북친은 모든 지배에 반대하며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는 아나키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한 최초의 ‘에코 아나키스트’다.1만 5000원. ◆마법사의 길(디팩 초프라 지음,김성연 옮김,호미 펴냄) 심신의학의 개척자인 저자가 제시하는 행복의 연금술.인도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느꼈던 연금술사에 대한 기억과 영국의 아서왕 전설에 나오는 마법사 멀린의 흔적을 더듬었다.저자가 말하는 연금술은 통상적인 연금술 개념과 다르다.우리는 흔히 연금술을 비금속을 금으로 바꾸는 물질적 개념으로만 인식한다.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두려움,무지,증오,수치 등을 가장 귀한 자질인 사랑과 충만으로 바꾼다는 상징적 의미로 사용한다.8000원. ◆눈뜬 장님 밥상(김영원 지음,소나무 펴냄) 근대 농법은 산업사회가 그 지역의 특성을 무시하고 농산물 생산을 늘리고자 전체를 획일화한 지속불가능한 농법이다.전국귀농운동본부 고문인 저자는 전통적인 유기농법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한다.‘잡초찬가-고마운 잡초’‘상사화가 피면 가을이 일찍 온다’ 등 생명농업과 관련된 글들이 실렸다.9000원.
  • 일요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外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KBS1 오후11시20분) ‘올리브 나무 사이로’의 이란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1987년작.초등학생 아마드는 실수로 자기 짝꿍 네마자데의 공책을 집에 들고온다.이제 아마드는 공책을 되돌려주기 위해 친구의 집을 찾아 온 마을을 헤매게 된다.압바스는 인공세트나 직업배우들을 일절 쓰지않고 영화를 만들어 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그러나 압바스의 영화가 평이하고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단순한 ‘어른을 위한 동화’로 치부할 수는 없다.압바스는 낮은 제작비와 원시적인 영화기술,초보배우들이라는 열악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극도로 미학적이고 정치적인 영화를 풀어내는 감독이기 때문이다.네오 리얼리즘의 전통에 모더니즘의 형식미를 성공적으로 결합시켰다고 평가받는 압바스는 90년대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감독들 중 하나다. ◆특전사 로이스(SBS 오후11시40분) 드넓은 러시아 평원을 달리는 기차에서 펼쳐지는 액션영화.미소간의 냉전이 끝나자 미국정부는 비밀요원들을 푸대접한다.이에 불만을 품은 요원들은 상원의장의아들을 납치,의장을 협박해 러시아 핵탄두를 빼돌리려 한다.낙천적이고 익살스런 첩보원 세인(제임스 벨루시)은 이들을 물리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출발한다. ◆사랑은 다 괜찮아(MBC 밤12시25분) 여피족과 멕시코 여자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뉴욕의 건축가 알렉스(매튜 페리)는 멕시코계 사진작가 이사벨(셀마 헤익)을 만나 첫 눈에 반한다.그러나 둘의 결혼은 전혀 다른 문화와 성장배경 때문에 사사건건 충돌을 일으키기만 한다.결국 이사벨은 알렉스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알렉스 역시 뉴욕으로 향하는데…. 채수범기자 lokavid@
  • 정지용 시 ‘그리워’등 2편 발굴

    빼어난 시어와 감성으로 한국 현대시의 지평을 넓힌 정지용(1902∼?)의 시와 대학 졸업논문이 발굴됐다.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인 최동호(54)고려대 교수는 ‘문학사상’10월호에 ‘굴뚝새’와 ‘그리워’등 새로 발굴한 시 2편과 정지용의 도지샤(同志社)대학 졸업논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에 있어서의 상상력’전문을 게재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굴뚝새’는 북한에서 출간된 ‘1920년대 아동문학전집’(평양문학예술종합출판사·1993년 간)제1권에,‘그리워’는 ‘1920년대 시선 3’(평양문학예술종합출판사·1992년)‘정지용편’에 실렸다. 최 교수는 “초기 정지용에게는 동시적 감각과 서구 모더니즘 감각,그리고 시조 시편에서 볼 수 있는 전통적 감각 등이 공존했다.”면서 “동시에서 보여주는 발랄한 재치는 서구적 감각이 앞서는 그의 문학적 천품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굴뚝새’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또 ‘그리워’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향수’와 ‘고향’등의 원천이 되는 작품으로서 중요성을 갖는다고 최 교수는 평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 88년 출간한 ‘정지용전집’(민음사)에 실린 ‘파충류동물’과 ‘우리나라 여인들은’등 두 편의 시에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파충류동물’의 후반 5개 연은 ‘학조’창간호에 실린 공화씨의 시 ‘나나’의 3∼7연이며,‘우리나라 여인들은’은 ‘조선지광’에 실린 전체 38행 중 17∼38행을 몽땅 빠뜨렸다는 것. 한편 영문으로 쓴 정지용의 학사논문도 함께 번역,공개했다.대학노트 21쪽 분량의 논문은 1928년 12월24일 제출한 것이다.최 교수는 “이 논문은 블레이크가 정지용의 초기 시에 미친 영향 및 정지용의 ‘가톨릭 시편’이 지향하는 영적 경향과 블레이크의 상상력 이론과의 상관성 측면에서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요긴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재억기자 ■정지용 시-그리워 그리워 그리워/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어디러뇨/동녘에 피어있는 들국화 웃어주는데/마음은 어디고 붙일곳 없어/먼 하늘만 바라보노라 눈물도 웃음도 흘러간 옛 추억/가슴아픈 그 추억 더듬지 말자/내 가슴엔 그리움이 있고/나의 웃음도 년륜에 사겨졌나니/내 그것만 가지고 가노라 그리워 그리워/그리워 찾아와도 고향은 없어/진종일 진종일 언덕길 헤매다가네
  • 일요영화/ 리셀웨폰4 등

    口리셀웨폰4(SBS 오후11시40분)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가 짝을 이룬 투갑스형사 영화로 1998년 작품.홍콩 액션스타 이연걸의 악역이 화제를 모았다.LA의 명물 형사 릭스는 화염방사기로 난동을 부리는 괴한을 잡기 위해 주유소 하나를 통째로 날리는 괴짜.경감으로 승진하지만 내근 직이 입맛에 맞지 않는다.휴가를 내서 낚시를 즐기던 중 중국인 불법 이민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사건에 뛰어든다. 口웨이킹 네드(MBC 밤12시25분)= ‘내 주변 사람이 복권에 당첨됐다면?’이라는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낸 영국 코미디.돈이 평범한 사람을 어떻게 변하게 하는가를 재미있게 표현한 연출력이 돋보인다.아일랜드의 툴리모어는 인구 52명의 작은 섬마을.어느날 이 마을에 사는 노인 네드는 100만달러 상당의 복권에 당첨되지만 쇼크로 사망하고 만다.이 사실을 안 마을 사람들은 당첨금을 똑같이 나눠갖기 위해 비슷한 연배의 노인인 마이클을 네드로 꾸민다. 口에어포트(KBS1 오후11시20분)= 포스트모더니즘 작가인 아서 헤일리의 베스트 셀러를 영화화한 1969년작.당시로서는 엄청난 금액을 쏟아부은 블록버스터로 아카데미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밀항자 역을 맡은 헬렌 헤이즈와,비행기 폭파범의 아내 역을 맡은 모린 스테이플린이 나란히 아카데미 조연여우상 후보에 올랐으나 헤이즈에게 영예가 돌아갔다. 미국 시카고의 링컨 국제 공항에 최악의 폭설이 쏟아진다.공항을 책임진 멜(버트 랭카스터)은 활주로를 치우느라 동분서주한다.한편 밀항이 취미인 퀀셋 부인은 비행기 폭파범인 게레로가 타고 있는 로마행 비행기에 오르는데…. 이송하기자 songha@
  • 미디어영상,사이버공간,달의 만남 디지털도시 낭만 복원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시립미술관이 주관하는 제2회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가 9월26일부터 11월24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전관과 덕수궁 돌담길,서울시청앞 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두번째를 맞는 이 전시는 뉴미디어와 아트가 만난 세계 최초·최대규모의 축제.세계적인 뉴미디어 박람회는 적지 않지만 순수예술과 결합한 전시회는 서울 비엔날레가 처음이다. 반도체·단말기·인터넷 보급 등 IT(정보통신)산업에서 선두를 달리는 한국의 입지를 예술적으로 승화해 홍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번 주제는 디지털화한 도시를 교교하게 흐르는 ‘달빛 흐름(Luna's Flow)’.미디어를 달에 비유한 것이다.전시총감독 이원일씨는 “미디어가 쏘아올린 영상을 통해 환상을 꿈꾸는 사이버공간의 현대와,태양빛의 반사체인 달을 통해 끊임없이 신화와 전설을 생산해온 과거를 연결해 낭만을 복원하려는시도”라고 설명한다.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모두 130여명.해외 42명과 국내 35명,웹작가 50여명이다. 본 전시는 미술관 자체를 하나의 유기적 생명체로설정하고,전시공간을 눈·피부·두뇌·심장·골격 등의 개념으로 생명성을 강조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건물 창문에 설치할 ‘루나의 눈’은 그리스 신화에서 수많은 눈을 가진 ‘아르고스’나 ‘메두사’를 상징해 강렬한 느낌을 던져준다.야외 전시로 1960년대 ‘낙선작가 전시회’가 열린 덕수궁 돌담길의 역사성을 되살리는 ‘덕수궁 돌담 프로젝트’도 서울시민의 향수를 자극할 것이다. 대회 기간중 프랑스 석학 장 보드리야르가 심포지엄에 참석하는 것도 관심사. 그는 광고·영화·TV 등 미디어에 의해 지배되는 현대사회를 이성적으로 돌아볼 것을 촉구하는 등 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논의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문소영기자
  • ‘영상역사’ 시대…사극도 역사일 수 있다/김기봉교수 ‘포스트모던 역사이론’주장

    ‘인문학의 위기’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전통적인 역사학이 대중에게서 외면받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반면 TV 사극은 어느 때보다 높은 인기를 누린다.이에 역사학계는 사극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다고 비판하고,사극 제작진은 “드라마는 단지 드라마일 뿐”이라고 강변한다.역사학과 사극이 화해할 접점은 없는 것일까? 포스트모던 역사 이론은 가능하다고 대답한다.최근 발간한 문화사학회의 학회지 ‘역사와 문화’ 제5호에 실린 김기봉 경기대 교수의 글 ‘포스트모던 시대의 역사로서 사극’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본다.김 교수는 독일 빌레펠트대에서 역사이론·사학사를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으며,‘역사란 무엇인가를넘어서’‘포스트모더니즘과 역사학’ 등의 저서를 발표한 40대 초반의 역사학자다. 사극의 ‘광풍’에 대해 역사학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대학 상아탑 안에 있는 역사는 ‘하한가’를 보이지만 대중문화 속의 역사는 계속해서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을 역사가들은 바라만 볼 것인가? 역사란 어쩌면 과거에 상연한 인생이라는 드라마를 오늘의 시점에서 리메이크하는,일종의 사극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결국 역사가란 사극 제작자와 마찬가지로 지나간 과거를 재현하는 사람이다. 오늘날 지식정보의 디지털화가 일어남과 동시에 탈(脫)문자의 시대가 도래했다.문자로 쓴 역사는 아날로그 시대의 산물로 전락한 셈이다.이와 함께 ‘영상역사’라는 새 장르가 역사학 안에 자리잡아간다.따라서 문자매체에 의존한 역사학은 위기를 맞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탈문자 역사’로의 전환을 통해 역사학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 이제 역사가들이 영상역사로서 사극을 경원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그것과의 만남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다.그러므로 무엇보다 먼저 사극을 위한 역사이론 정립이 필요하다.그동안 만남에 장애가 된 요인은 ‘사실로서의 역사’와 ‘허구로서의 사극’이라는 이분법이었다.그러나 이러한 이분법은 포스트모더니즘에 의해 해소됐다.이제 역사학은 포스트모더니즘을 수용함으로써 역사학과 사극의 만남을 열어줄 새 역사이론을 개발할수 있다. 역사가는 역사서술과 사극 사이의 결정적인 차이가,역사서술은 과거의 사실을 이야기하지만 사극은 드라마적인 재연을 통해서 허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그러면 역사서술에는 허구가 없는가? 사학자 헤이든 화이트에 따르면 과거가 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역사가에 의한 플롯 구성이 필요하며,이러한 플롯 구성은 근본적으로 역사가의 상상력에 의해 주도된다. 과학으로서의 역사는 사실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에 역점을 둔다.하지만 사극은 비록 일어난 사실은 아니나 삶의 진실일 수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자유를 더욱 많이 향유한다.아리스토텔레스는,사실은 아니지만 진실을 말하는 시가 그 반대인 역사보다도 더 유용하다고 주장했다. 역사과학이 중시하는 역사는 사실로서의 역사지만,대중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역사는 효과로서의 역사다.오직 과거의 사실인가 아닌가 하는 실증사학의 잣대만을 고집하는 역사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그리고 무엇을 위해 역사를 연구하고 서술하는지 반성해야 한다.역사가들은 이제 TV나 대중문화 속에서 영향력을 갖는 역사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오늘의 역사가는 지식 생산에만 전념하는 태도에서 벗어나,대중이 역사학 밖에서 범람하는 역사를 소비하는 방식을 비평하는 것을 과제로 삼는 ‘역사비평’의 영역을 열어야 한다. 역사란 다른 시대의 삶에 관한 이야기로 성립한다.이 시대를 진지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사극은,정통 역사서술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삶의 방향을 지도해줄 뿐만 아니라 인생의 괴로움·좌절감을 해소해주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따라서 역사가들이 사극의 이러한 기능을 자신의 임무로 떠맡지 않는다면,역사학은 오직 역사가를 위한 학문으로만 존재할 것이다.그리고 역사학은 인문학의 위기 속에 결국은 사멸하는 종(種)이 되고 말 것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책/ 다양한 학문적 쟁점 쉽고 재미있게 소개

    지적 호기심을 충동질하는 새로운 지식의 만찬이 펼쳐진다. 세계화,디지털,게놈프로젝트,포스트모더니즘,첨단과학 그리고 환경.이 방대하고 광활한 지식의 성찬은 지금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있으며,어디로 나아가는 것일까.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은 16세기 이전 사람들의 맹신에 반기를 든 코페르니쿠스의 혁명 이후 세계는 정설과 이단을 구별할 수 없는 변화 속으로 진입해 지금에 이르렀다.이런 역사적 과정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대안’의 필요성이 아닐까. 이 필요성에 답을 줄 수 있는 지식과 학문의 최전선,즉 그 학문적 전투보고서인‘지식의 최전선’(김호기 외 51인 공저,한길사)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더 새롭고 창조적인 발상들’이란 부제 아래 엮여 나왔다. 강단을 지키는 학자는 물론 현장 일꾼인 영화감독과 평론가 등이 참여해 아직 따뜻한 현장정보를 생동감 있고 쉽게 전달해 주는 ‘두껍고,쉽고,재미있는 책’이다. 인문학을 비롯해 사회·자연·첨단 과학과 예술 및 대중문화 등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29가지 주요 분야의 학문적 쟁점과 토론,전망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풍부한 사진과 그림자료,정확한 개념해설에 관련 인터넷 사이트까지 소개하는 자상함이 부담스러운 책의 무게감을 덜어준다.7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면서도 70가지 짧은 글들이 만들어 내는 경쾌한 호흡 때문에 읽는 지루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학자뿐 아니라 전문직 종사자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두루 유용한 입문서가 될 수 있다.3만원. 심재억기자
  • 리뷰/ 佛 장 주네 원작 연극 ‘하녀들’

    무대에 쓰러져 있는 검은 옷의 두 여자.관객석 중간에서타이프를 치던 형사는 지금까지 원칙을 갖고 살아왔던 그의 삶에 균열을 일으킨 두 하녀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꺼낸다.그는 이제 “원칙을 깨고 공적인 것을 사적으로 기록하겠다.”고 말한다.프랑스 작가 장 주네 원작의 연극‘하녀들’은 극중 형사의 대사처럼 공적인 살인사건을 사적인 기억으로 풀어내면서,사건의 묘사가 아닌 그 틈을 비집고 들어선 욕망을 광기 어린 몸짓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두 하녀 클레르와 솔랑주는 마담을 살해하는 내용의 연극놀이를 한다.그들은 현실에서 실제로 마담의 정부인 무슈의 거짓 범죄를 조작,고발해 그가 감옥에 가 있는 틈을 타 마담을 살해하는 계획을 세운다.그러나 무슈의 가석방이확정돼 마담은 그를 만나러 나가고 하녀들의 계획은 실패한다.거짓 밀고가 탄로날 것을 두려워하는 하녀들은 다시연극놀이를 벌인다.극중에서는 이런 현실과 연극놀이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현실과 기억과 욕망을 넘나들며 클레르,솔랑주,마담의 위치는 끊임없이치환된다.인간이 자신만의 이성을 가진 확고한 주체로 존재한다는 근대적 주체 개념을 비웃듯,하녀들은 서로의 위치를 바꾸고 마담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신의 내부에 숨겨진 수많은 욕망의 주체들을 끄집어낸다.이성이 아닌 욕망에 의해 지배되는 분열된 주체의 모습은 포스트 모더니즘과 맥이 닿아 있다. 연출과 각색을 맡은 박정희씨는 원작과 달리 형사의 내러티브를 삽입,두 하녀의 욕망에 또다른 주체의 기억을 혼합시켜 더 모호한 부조리극을 창조해냈다.혼자 남은 솔랑주가 사형대로 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환희에 찬 목소리로 외칠 때,그녀 뒤로 넘실대는 그림자를 만들어 이중적인 주체의 모습을 잡아낸 연출도 뛰어나다.두 팔을 벌리고 서서히 솔랑주가 앞으로 다가설수록 그림자는 커지면서몽환적일 정도로 강렬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선사한다.도착과 전복적인 행각을 벌이는,문경희(쏠랑쥬 역)와 김화정(클레르 역) 두 배우의 연기는 힘에 넘친다. 욕망과 위선에 가득찬 인간에게 구원은 있을까.하녀들은물로 끊임없이 어두운 실체를씻어내지만 그들은 결코 구원되지 못한다.진정한 구원을 찾는 것은 이제 관객의 몫이다. 바탕골소극장에서의 공연은 19일로 막을 내렸고,같은 작품으로 6월12∼22일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다시 관객을 맞는다.(02)762-0810. 김소연기자
  • ‘괴도와 명탐정’이 뜬다

    ▲인상착의:껑충한 키에 유난히 가는 손가락,날카로운 매부리코.▲주소:런던 베이커가(街) 221b번지. 누구의 신상명세일까.추리소설 마니아라면 단박에 꿰찰이름,명탐정 셜록 홈스다.영국의 아서 코넌 도일이 1892년 소설의 주인공으로 탄생시킨 가공인물임을 재론할 필요는 없을 터. 그런 그가 오늘 새삼 한국 문화판을 주름잡고 있다.국내문화계 전반에 급부상한 ‘추리’코드 덕분이다. #‘추리’코드의 급부상=올 봄 문화계의 최고 인기 아이템은 추리.그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쪽은 뭣보다 출판가이다.셜록 홈스의 부활에 불을 지핀 건 메이저 출판사들.황금가지에서 2월 초 ‘셜록 홈스 전집’을 펴내자 질세라 곧북하우스에서도 ‘셜록 홈스 걸작선’이란 제목의 1권짜리 선집을 냈다.지난 5일 초쇄로 3000부를 낸 황금가지는 그새 5000부를 더 찍었다. 영국 혼자 잘난 체하는 걸 프랑스가 가만둘 리 없다.‘괴도 뤼팽’이 맞선다.모리스 르블랑의 뤼팽 시리즈는 이미4개 출판사에서 달려들었다.까치가 ‘괴도 신사 아르센 뤼팽’과 ‘뤼팽 대 홈스의 대결’1,2권을 내고 나머지 17권을 차례로 출간한다.지난 19일 ‘아르센 뤼팽 전집’ 1권을 시작으로 황금가지도 앞으로 총 20권까지 내놓는다. 추리물 전문 출판사인 태동과 샘터에서도 선집 형태의 출간을 기획했다. 영화 쪽도 엇비슷한 흐름이 읽힌다.고전추리의 정공법은아니지만 현대적 입맛에 맞게 미스터리물로 변주된 작품들이 부쩍 눈에 띈다.괴도와 명탐정을 오간 프랑스의 실존인물 비독을 내세운 추리극 ‘비독’이 지난해 말 선보인 뒤 미스터리극 ‘웨이트 오브 워터’(29일 개봉),‘고스포드 파크’(4월12일 개봉) 등이 줄을 잇는다.특히 영국의 시골 장원을 무대로 의문의 살인사건을 다룬 로버트 알트만감독의 ‘고스포드 파크’는 추리소설 뺨치게 난이도 높은 지능게임이 펼쳐지는 정통 추리영화다. #지금,왜 추리인가=고전적 문화코드인 추리가 새삼 힘을얻는 배경은 뭘까.“불안정하고 극도로 가변적인 사회에서 명확한 논리를 기대하는 현대인들의 심리가 큰 배경”이라는 해설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문화 사조의 순환으로 보기도 한다.나우누리 추리문학동호회 시삽 윤영천(27)씨 같은 이는 “한동안 문화계를 휩쓸던 판타지·무협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떠오른 새로운대안”이라고 해석한다.포스트 모더니즘의 위력에 눌려 맥못추던 고전이 최근 출판계에서 속속 재출간되는 분위기와 궤를 같이 하는 현상이란다. 눈여겨볼 재미난 현상이 또 하나 있다.추리에 탐닉하는수요자는 게임세대와 30∼40대 중·장년층으로 극명히 갈린다는 점.‘셜록 홈스 걸작선’을 기획한 북하우스의 이승희씨는 “10∼20대는 컴퓨터 게임의 연장선상에서,기성세대는 고전에 대한 향수에서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말한다. #쉽게 삭지 않을 열풍…셜로키언(Sherlockian)을 아시나요?=‘셜로키언’은 셜록 홈스 마니아를 가리키는 말.인터넷을 무대로 이들의 움직임이 전에 없이 활발해졌다.해외 추리작가들의 정보를 확보해 출판사에 아이템을 ‘무상’제공하는가 하면,기획단계에서부터 선주문을 하기도 한다.다음은 셜로키언들의 주요 활동처.홈스에 관한 정보를 두루담고 있는 ‘www.sherlokian.net’,애드거 앨런 포,애거사 크리스티,엘러리 퀸 등 미스터리 거장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www.mysterynet.com’,홈스의 모든 것을 한글로 알려주는 국내 사이트 ‘www.bakerstreet221b.com.ne.kr’ 등이다. 추리열풍은 쉽게 가라앉진 않을 듯하다.고전추리 붐에 힘입어 현대 추리소설 ‘뒤마클럽’(시공사),‘플랑드르 거장의 그림’(열린책들) 등도 최근 출간돼 호응을 얻고 있다.황금가지 등 메이저 출판사들 역시 추리고전들을 꾸준히 발굴,물밑에서 저작권 협의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황수정기자 sjh@
  • 2월의 문화인물 김환기 선생

    문화관광부는 우리나라 모더니즘의 제1세대로 한국적 정서를 양식화한 서양화가 김환기(金煥基·1913∼1974) 선생을 2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했다. 전남 신안 출신의 김환기 선생은 도쿄 유학시절 입체파 등의 영향을 거쳐 추상미술에 도달했으며 해방 후에는 추상적바탕에 자연적 이미지를 굴절시킨 독특한 화풍을 선보였다. 이 시기에 달,산,항아리,학,매화 등 고유한 정서를 담은 소재를 많이 다뤘다. 1963년 뉴욕에 정착한 뒤에는 자연적 소재 대신 선,점,면들로 구성된 순수한 추상의 세계를 추구했다. 문화인물 선정을 기념해 신안의 김환기 선생 생가 일원에서1∼28일 작품전시회가 열리며,6일 신안의 안좌초교 강당에서는 기념식과 축하공연이 마련된다.27일∼3월31일 서울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는 ‘김환기 50년대 드로잉·수채화’전이 열린다.(02)391-7701. 임창용기자
  • 논쟁과 담론-윤평중 지음 / 생각의 나무

    최근 한국사회의 언론개혁 논쟁 등 논쟁 과잉현상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담론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는 가운데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가 이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섰다.윤교수는 최근 출간한 ‘논쟁과 담론(생각의나무 펴냄)에서 한국사회가 “타자성 없는 논쟁과 자기성찰 없는 담론으로 흠집내기와 유행에 열중하고 있다”며작금의 한국 지성계의 지적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이 개입한 논쟁과 비판적 담론의 궤적을 담은 ‘논쟁’편과 한국사회의 자유주의,포스트모더니즘,미셸 푸코 등을 다룬 ‘담론’편 으로 크게 나뉜다.‘논쟁’편에서는 전북대 강준만 교수,동국대 홍윤기 교수와의 논쟁이 올라 있다.강 교수와의 논쟁은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총선에서 표출된 지역감정 문제를 지적한 저자의 동아일보 기고문에 대해 강 교수가 비판을 가함으로써 촉발된 것으로 아직도 논쟁이 진행중인 상태다.1년 7개월간 두 사람이 주고받은 글 7편이 교대로 실려있어 이 기간동안두 사람의 논쟁의 궤적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논쟁’편의 두번째인 ‘담론이론 논쟁’은 저자가 지은 ‘담론이론의 사회철학’‘푸코와 하버마스를 넘어서’에 대한 홍윤기 교수의 서평으로부터 비롯됐다.99년 당시 홍 교수는 그간 우리학계에서 묵시적으로 관행화 돼온 ‘주례사 비평’,즉 찬사일변의 비평 관례를 깨뜨리고 이 책의 상업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이에 윤교수는 홍교수의 비판을 즉각 반박하면서 제대로 된 논쟁의 미덕을 강조하고 나섰다. ‘담론’편은 세 편으로 구성돼 있다.‘자유주의와 한국사회’는 자유주의 담론이 어디서 기원했으며,한국사회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고,나아가 어떤 정치·경제·사회적 효과를 창출했는가를 묻고 있다.또 ‘한국 현대성과 포스트모더니즘’은 한 때 유행처럼 번졌다가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린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에 대한 비판적 고발을,‘미셸 푸코,그리고 과학전쟁’에서는 푸코의 역사관을 각각 재평가하고 있다.1만2,000원. 정운현기자 jwh59@
  • 신간 맛보기

    ■“영상과 사유”…철학자의 영화 탐구. ▲기술과 운명(이정우 지음,한길사 펴냄)= 동서양 철학 담론을 가로지르는 탁월한 학문으로 주목받는 철학자가 본 영화의 세계.기괴한 등장인물,신나는 액션,환상적 도시 등으로시시한 오락으로 치부하는 사이버펑크 영화에서 지은이는 형이상학을 동시에 본다. 자기 체계를 세우려는 독창적인 철학자의 눈에 들어온 영화는 ‘블레이드 러너’‘공각기동대’‘200년을 산 사나이’‘매트릭스’ 등 4편이다. 예를 들어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주인과 노예의 투쟁,인간의 뼈저린 고독,혼란스러운 정체성,죽음의 미소 등을 읽는다. 이것만이라면 지루할 수 있다.이런 철학적인 주제에 맞게 다양한 장면과 내용을 재배치하면서 독자에게 “영상과 사유의 행복한 만남”을 들려준다.1만원. ■영화속에 숨겨진 이데올로기의 실체. ▲항상 라캉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감히 히치콕에게 물어보지 못한 모든 것(슬라보이 지젝 편집,김소연 옮김,새물결 펴냄)= ‘괴짜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에 숨겨진 정치·이데올로기적 무의식의 실체는 무엇일까.지젝은 프랑스의 정신분석가 자크 라캉을 포스트모더니즘적 시각으로 재해석해왕성한 저술활동을 벌이고 있는 동구권 출신의 석학.그는 ‘새’,‘이창’,‘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등 히치콕의 작품들 속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징후를 읽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이를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과 연결시켜 짚었다.히치콕의작품세계가 난해하고 엉뚱하면서도 대중적 인기를 끈 이유를 라캉이 설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히치콕의 인기비결을 뜯어보는 작업에 파스칼 보니체르 같은 1급 영화이론가들까지 두루 동원,책이 한층 더 흥미로워졌다.1만7,800원. ■건강한 살빼기… ‘다이어트' 허와실. ▲살에게 말을 걸어봐(이유명호 지음,이프 펴냄)=호주제 폐지에 앞장서고 있는 페미니스트이자 한의사인 이유명호가 건강한 살빼기를 주제로 ‘다이어트’ 지침서를 출간했다. 한국 사회에서 무식하고 잔인하게 행해지고 있는 다이어트에 관해 한의학적 길라잡이를 제시한 것. 그는 “여성의 몸에 가해지고 있는 사회적 심리적 압박에서벗어나 주체적인살빼기를 해야한다”면서 “몸매를 잡아준다는 코르셋,단식,지방흡입수술 등은 고문의 일종이다”고말했다. 책에는 잘못된 다이어트로 인한 피해사례와 해결책 등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또 각 체질과 사주에 따라 ‘다이어트’에 좋은음식을 설명해 준다.8,500원. ■현장경험 살린 박물관학 입문서. ▲큐레이터를 위한 박물관학(조지 엘리스 버코 지음,양지연옮김,김영사 펴냄)= 1975년 초판 발행이래 세계 각국의 박물관 관련학과 대학생들과 박물관 종사자,교육자들에게 지침이 된 책. 국제박물관협회(ICOM)의 다큐멘테이션 센터에 의해 박물관업무의 표준서로 인정받았다. 저자의 오랜 현장 경험과 강단에서의 노하우를 토대로 실례와 이론이 적절히 배치돼 있는박물관학 입문서이다. 박물관의 역사와 분야,조직과 운영및 소장품 수집과 등록·목록화 작업,보존과 안전관리,소장품의 전시,이미지 메이킹,관련 법규까지 박물관학의 핵심 이론뿐만 아니라 실제업무를 위한 구체적 트레이닝 방법,철학적 관점 등을 담고 있다.1만7,900원.
  • 세계 건축문화 부산서 한눈에

    부산의 건축문화를 한단계 끌어올리게 될 ‘2001 부산국제건축문화제’가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7일간 부산시 해운대구 우2동 부산 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열린다. 주제가 ‘문화 어울림의 건축’인 이번 행사에는 국내 대학과 설계사무소, 건축자재업체, 해외건축가들의 작품 등총 761점이 전시된다. 행사의 꽃인 ‘건축작품전’에는 ▲서울·부산시 등 시·도 건축상 ▲대한민국 건축대전 ▲공간 국제학생건축상 ▲지산학생건축 공모전 등 각종 국내 대표적인 건축상 수상작 70여점이 엄선돼 전시된다. 또 독일 모더니즘 건축의 선두주자로 유럽과 뉴욕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계적인 건축가인 게르칸(독일)씨와 비토리오 롱귀씨 등 이탈리아 작가 6명,미국 미네소타 대학과 부산시청 청사 등의 설계자문을 한 레오나드 파커(미국)씨,아시아권 최고 건축가로 평가받고 있는 다케야마세이(일본)씨 등이 출품한 ‘국외 작가 초대전’에는 9개국 137개 작품이 선보인다. 이와 함께 서울대와 부산대 등 국내26개 대학생들이 출품한 ‘학생 우수작품전’에는 107개 작품이 전시되고 김인철·승효상·조성룡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부산출신 현대건축가 3명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초대작가 3인전’도 함께 열린다.이번 축제기간에는 세계적인 건축학자들이 초빙돼 건축관련 포럼과 강연,세미나 등이 다양하게 열린다. 10일과 11일 컨벤션홀 205호에서 열리는 ‘포럼 1’과 ‘포럼 2’에서는 현재 영국건축의 조류를 형성하는 대표적인 작가이자 AA스쿨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알렉잔드로 자에라 폴로교수와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 초대작가이자 베니스대 교수인 카를로 아이모니노 교수가 각각 초빙돼 자신의 건축세계를 소개하게 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 (17)’아나키즘’ 방영준 성신여대교수

    ▲아나키즘 하면 가장 쉽게 떠오르는 단어가 무정부주의인데 그 말의 갈피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아나키즘을 무정부주의로 번역한 것은 일제의 고의적인의도가 숨어 있습니다.아니키즘이 인간을 속박하는 일체의우상이나 제도를 거부하기 때문에 일제의 탄압의 대상이된 것은 당연 합니다.그러나 아나키즘 태동시의 국가는 참으로 억압적 성격이 강했습니다.아나키즘은 억압적인 국가를 민주적,공동체적 국가로 변혁시키자는 뜻도 포함돼 있습니다. ▲무정부주의 대체 용어로 어떤 단어가 적합 하다고 보시는지요. △자유 혹은 자주공동체주의라고 할까요.개인의 자유,자주성을 속박하지않는 공동체를 지향한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서구에서는 ‘리버터리어니즘’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공동체라는 이름의 조직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조직과개인의 자유는 상충된다고 보는데요. △대개 조직이나 기구라면 피라밋 구조의 조직, 조직이 사람을 지배하고 전체를 위해서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전체주의적 조직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나키즘이 추구하는 공동체는 위계조직 대신 횡적 연대 조직이며 대의제도대신 전원이 참여로 결정하는 참여민주주의적 성격이 강한 조직입니다. ▲요순시대 말고도 그런 세상이 가능할까요. △이러한 공동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꾸준히 추구되어 왔고 자연스레 그렇게 살아온 공동체도 꽤 있습니다.우리 조상들의 삶의 양식 속에도 아나키즘적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서양에서는 신약성경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 모습도 그러 합니다.지금도 지구촌 곳곳에는 이러한 이상을 현실에 구현하면서 살고 있는 공동체가 적잖게 있습니다. ▲지극히 청교도적인 삶이 특별한 소수에게는 가능하겠지만 그것이 지구촌의 제3의 대안이 되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요. 아나키즘에 대안이라는 말은 적합한 용어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현대의 아나키즘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성격보다 삶의 양식과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렇다면 아니키즘의 이상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습니까. △아나키즘은 무엇의 대안으로 얘기되는 이념이라기보다는자유스럽고 자주적인 공동체를 각 공간과 영역에서 구현해보려고 하는 ‘사유의 틀’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아나키즘의 특성을 설명하는 명언이 있는데 “아나키즘은 아나키즘 자체를 부정할 때 진정한 아나키즘”이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노자의 무위(無爲) 불교의 공(空)사상과 상통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도 아나키스트였다는 말이 있지요.유학이 한나라 이후 군주 내지 지배계급의 통치이념이 되면서 왜곡돼서 그렇지,공자의 가르침에도 아나키즘적 요소가 있다는 유학자도 있습니다.불교 화엄사상에도 아나키즘적 요소가 있습니다.지구상에 나타났던 위대한 사상중에는 아나키즘적 요쇼가 매우 많습니다.이처럼 아나키즘은 지하수처럼 땅 속을흐르다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분출 합니다.그러나 근본적인 것은 자연론적인 정의관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문제는 19세기의 아나키즘,그리고 1960년대에 나타난 아나키즘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입니다. △톨스토이,데이비드 소로우,간디로 이어지는 자연론적 사회사상은 아나키즘의 영향이라고 할수 있지요.나아가 흑인해방,여성해방을 거쳐 인권운동으로 이어진 큰 강물이 아나키즘으로부터 직·간접 영향을 받았다고 할수 있습니다. 더 넓게는 교육,문학,예술의 본질은 아나키즘과 닿아 있습니다.이른바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얘기되는 해체주의도 아나키즘적이라고 할수 있지요.좀 더 실체를 말하자면 최근의 환경,여성운동도 아나키즘에서 자양분을 얻었다고 생각 합니다.아나키즘은 권력에 대한 태도,자유로운 사회관계,인간 삶의 방향 등에 끊임없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현대에신선한 생명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봅니다. ▲에코 아나키즘은 생태계 보존을 위해 아니키즘적으로 살자는 취지입니까. △개인윤리적 차원으로는 우주의 존재사슬과 함께하는 삶의 양식을 실천하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이러한 실천을 위한 사회 구조의 변화입니다.머레이 북친(Murray Bookchin)의 사회생태주의는 쓰레기 안버리기 등 개인윤리로는 한계가 있고 사회 구조가 변혁돼야 환경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자면 정치적 힘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 △그 힘은 권력이,아니라 시민의 각성,자발적 의지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같은 공동체의 삶이 어떻게 생태계 문제 뿐 아니라 개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지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있겠군요. △큰 것은 위계조직을 만들고 인간에 대한 억압기제로 나타날 위험성이 큽니다.작은 공동체가 수평적 연대를 맺으면서 따뜻한 사회를 만들수 있습니다. 요즈음은 기업 경영이론에서도 아나키즘 이론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구성원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있는 ‘몬드라곤’이라는 공동체는 스페인 전자제품의 3분의 1을 공급하는데 효율성도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누구든지 전문성을 인정 받지만 위계적 상하를 인정하지 않으며 구성원의 직접참여로 결정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로서 세계가 새로운 사회 모델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요즈음 한참 논의되고 있는 대안교육도 아나키즘적 바탕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대형화 대량화에 귀결시키는군요.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처럼 거대 조직은 인간에 의한 인간의 지배가 불가피 하고 나중에는 조직에 사람이 예속되는 비인간화 현상이 필연적 입니다.이것은 현대문명이 봉착한 문제의 핵심이라고 봅니다.지구,생태계의 재생·자정능력의 한계를 넘어서 오늘의 문제가 생긴 것도 큰 것에 대한 갈구에서 나온 것입니다.사람의 욕심도 너무 커졌습니다.현대사회 속에서 작은 것으로 돌아가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문제는 큰 것 속에 자주공동체적 요소를 어떻게 투여하느냐 입니다.다행히도그 그 가능성이 각 영역에서 실험되고 또 성공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기계를 반대 합니까. △아나키스트들은 근대산업이 발달 하면서 기계와 기술이직업의 단편화와 불평등,구성원의 공동체적 개성의 손상등을 염려 했습니다.그러나 아나키스트들이 기계파괴주의자들(Luddites)은 아닙니다.그들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규제할 수 없는 기술이며 통제 가능한 기술은 희망의원천이라고 봅니다. ▲자연친화적 의식 속에 기계 콤플렉스 내지 혐오가 있는것 아닌가요. △아나키즘의 자연친화력은 헨리 소로우가 “인간과 자연의 친교가 인간과 다른 어떤 관계보다도 더욱 근본적인 것이다” 라는 말 속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자연친화적이란개인의 자유와 조화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아나키스트들이자연의 다양성과 통일성을 연결시키는 것입니다.기계는 자연의 산물입니다.자연의 산물이자연을 훼손하고 지구생물촌을 위협한다면 문제입니다.그러므로 기계는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수 있는 조화의 대상입니다. 김재성 논설위원. ◇방영준교수 약력.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졸업▲윤리교육,석사,박사(서울대학교)▲성신여대 윤리학 교수,사범대학장▲저서;‘아나키,환경,공동체’-공저▲‘민족과 자유의 이념▲현대 이념의 제문제. ■에코-아나키즘이란. 아나키라는 말은 그리스어 ‘아나르키아’ 혹은 ‘아나르코스’에서 유래한다.호메로스와 헤로도투스의 글에 처음등장하는 이 말은 지배자 또는 지도자 없음을 뜻한다.오늘날 아나키즘(Anarchism)이 무정부주의로 정의되는 연유다. 아나키즘이 정치용어로 등장한 것은 프랑스 혁명을 전후해서다.이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프랑스 사람 프루동이다. 그는 당시에 무질서,혼란 등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 아나키라는 용어를 역설적으로 차용하여 억압없는 진정한 질서를 추구하려는 이념의 표상으로 삼았다.그 이후 아나키즘은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평등의 이름으로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자유의 이름으로 비판 했다. 이렇듯 아나키즘이 권력,자본등 일체의 억압구조로부터의 해방을 주장하면서 비정치적인 정치용어로 등장했고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지배세력으로부터 무질서,혼란 개인주의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선전되었다.우리나라에서는 신채호 이회영 등 독립운동가 중에 아니키즘의 영향을 받은 사람이 많아 일제에 의해 더욱 부정적인 의미로 규정 되었다. 1930년대 이후 거의 사라져버린 것처럼 보이던 아나키즘이 다시 부활한 것은 1960년대 말,유럽 학생운동 이후 저항이념과 운동으로 다시 등장 했다.또 한 소련을 비롯한동구 공산권 와해에 따라 동서 대결구도가 붕괴되면서 제3의 이념의 가능성으로 아나키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런가 하면 아니키즘은 현실 문제를 진단하고 처방하는사상이나 운동에서부터 문학,예술 등에 스며든 새로운 사유의 틀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나키즘의 환경친화적 성격은 아나키즘이 자연론적 정의관에서 나왔다.성신여자대학교 방영준(方暎俊) 교수는‘에코 아나키즘’(Eco-Anarchism)은 생태계 문제가 현실로 나타난 이후 붙여진 용어일 뿐,아나키즘과 에코는 거의 동의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 현대사회를 보는 세가지 시각

    현대사회를 보는 눈은 저마다 다양하다.문화라는 같은 주제를 놓고도 포스트 모더니즘과 모더니즘으로 나뉜다.누가맞는 지,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이들은 그냥 작은 얘기를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도 재미있을 것이다. 개성있게 현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담긴 세권의 책이 나와 입맛이 다양한 독자들을 유혹한다.바뀌는 사회 풍속도를다루거나,미디어와 사회의 관계,먹거리에 관한 시선들이다. ●24시간 사회(레온 크라이츠먼,한상진 옮김,민음사 펴냄) 미래 사회에 대한 예언서쯤으로 읽으면 좋을 듯하다.차츰익숙해지고 있는, 편의점·식당 ·은행 등 모든 분야에서낮과 밤이 없어지는 ‘24시간 사회’의 미래를 밝게 그리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이자 컨설턴트인 저자는 단순히24시간 사회를 스케치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자야하는 인체 리듬을 깨트린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역자의 말을 빌자면 “그 사회를 초래하고 있는 원동력과 누가,왜 (…)그런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를 실증적인 예를 통해 보여주고”있다. 이런 24시간 사회는 미디어의 발전에 힘입고 있다.그 미디어를 중심으로 현대사회를 보는 책도 나왔다. ●미디어 소사이어티(데이비드 크로토·윌리엄 호인스 지음,전석호 옮김,사계절 펴냄) 미디어는 이제 생활의 일부를넘어 생활을 지배하기조차 한다.기존의 책들이 ‘미디어기술’에만 관심을 둔 불구였다면 이 책은 미디어와 사회의 상호작용을 다뤘다.미디어와 사회의 구조적 모델을 제시하면서 산업,상품,수용자와 기술 등을 축으로 관계에 주목한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저자들은 미디어의 발생,발전 과정,현대 정치에 미치는 영향,수용자와 공급자와의 관계,광고의 의미,이데올로기 등을 분석하고 있다.미디어의 발전이시공간의 벽을 허물었지만 정보의 독점으로 인한 ‘문화제국주의’라는 병폐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덧붙인다. 미디어가 의식을 지배한다면 햄버거로 상징되는 패스트푸드는 몸을 지배한다.값싸고 편하다는 이유로 쉽게 접했던패스트 푸드가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게 되었나?●패스트푸드의 제국(에릭 슐로서 지음,김은령 옮김,에코리브르 펴냄) 세계에 2만8,000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매년 2,000개의 체인점을 새로 연다는 맥도날드사는 지구촌먹거리문화를 지배하고 있다. 먹거리만이 아니라 가축재배,가공 과정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그러나 저자의 관심은 그 뒤에 숨은 부작용을 지적하는데 있다.비만의 원인이 되고,덜 익은 햄버거를 먹은아이들이 식중독에 걸리고 사망까지 한 사례 등을 들고 있다.또 오늘의 패스트 푸드가 있기까지의 정치 공작도 보여준다. 대안으로 소비자의 힘을 제안한다.돈과 권력을 한꺼번에거머쥔 패스트 푸드 앞에서 모래알같은 소비자들이 콘크리트로 뭉쳐야 된다는 것이다. 이종수기자
  • 한국 생활용기 옹기의 세계 조명

    10일부터 10월 28일까지 열리는 세계도자기엑스포 여주행사장은 신륵사와 남한강이 어울리는 신륵사 국민관광단지내 3만평 부지에 마련됐다. 여주행사장에서는 ‘세계원주민토기전’,‘세계도자디자인전’,‘한글테마파크’,‘물안개광장’,‘생활도자관’,‘옹기전’ 등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어 모은다.이천과광주에 있는 행사장과 마찬가지로 도총과 도자기서낭당이있지만 생활도자의 중심이라는 여주의 지역적 특색을 살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11일 문을 연 생활도자관은 여주를 우리나라 생활도자기의 중심지에서 세계적인 명품 도자기의 생산지로 발전시켜 나가는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글테마파크는 2m 크기의 한글자음과 모음 28자의 모양을 본뜬 도자가 150m에 걸쳐 병풍형상을 띠고 있다. 세계도자디자인전은 도자디자인의 최신 경향을 살필 수있도록 세계도자디자인을 선도하는 유명디자이너들의 작품이 소개된다.로얄코펜하겐,웨지우드,노리다케,피에트 스톡만,마틴 헌트 등 유명업체와 디자이너를 초대한다. 아프리카,오세아니아,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토기를 선보이는 세계원주민토기전은 지구상의 도자기들이 그것을 만든사람들의 모습과 삶의 양식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형상화되는가를 살필 수 있게 해준다.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이어져오고 있는 부족들의 톡특한 조형미를체험할 수 있다. 옹기전에서는 한국의 대표적 생활용기로서 특유의 정서를 보여주는 옹기의 세계를 조명한다.장독대가 지닌 한국적풍경을 예술로 승화시키면서 전통적 흙의 미학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한다. 행사장 내 중앙 수로에 설치된 안개분수에서는 전시기간동안 줄곧 하얀 물안개를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이곳 물안개광장 옆으로 원뿔 형태의 세계생활도자관이 자리잡았고 이곳에서 관람객은 한국인의 미학이 담긴 생활자기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다. 여주행사장은 개최지 가운데 전시장 규모가 가장 크고,국내 도자문화의 성지인 신륵사를 시작으로 명성황후 생가-세종대왕릉-목아박물관-석봉도자기미술관-고달사지로 이어지는 도자기역사 체험코스도 마련해 관람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주 윤상돈기자 yoonsang@. ■박용국 여주군수 “생활도자 60% 생산”. “여주는 옛부터 품질좋은 백토의 산출지로 유명하며,600여개의 요장이 밀집해 우리나라 생활도자기의 60%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도자타운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박용국(朴容國) 여주군수는 지역의 도자문화가 1,000년의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또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잠들어 있는 곳임을 강조한다.한글테마파크도 이같은 지역주민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매년 10월 치르는 세종문화 큰잔치 행사를 올해는 도자기엑스포 행사에 포함시켜 세종대왕 즉위식과 한글 반포식 등을 재현할 계획이다. “여주는 시원스럽게 흐르는 남한강과 함께 천년 고찰 신륵사를 비롯,세종·효종대왕릉,고달사지,동양 유일의 목아박물관 그리고 금은모래 유원지,천서리 막국수를 비롯한많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한데 어울려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박 군수는 99년 북내면 중암리에 있는 고려초기의 백자가마터가 발견됨에 따라 여주가 중부내륙의 백자발생지의 원류임이 확인됐다며 이를 계기로 생활도자기에서부터 전통백자까지 다양한 도자문화를 선보이고 있다고자랑했다. 박 군수는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행사장 주변에 교통안내원을 배치했고 5,000여대의 초대형 주차장도 마련했다며 1년여 동안 주말도 잊고 행사준비에 정성을 쏟았던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여주 윤상돈기자. ■세계도자기엑스포, 행사장까지 무료 셔틀버스 운행. 세계도자기엑스포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행사장을 연결하는 무료셔틀버스를 이용할 경우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다. 매일 오전10시부터 오후4시까지 1시간30분 간격.문의(031)630-0261∼4. ◆ 광주행사장 ■서울 노원구 상계동 미도파앞→하계동 한신코아 건너편■〃 광진구 강변역 테크노마트앞→천호동 E마트 건너편■〃 서초구 반포 뉴코아앞→압구정 광림교회■경기 성남시 신흥동 한신코아앞→모란 터미널앞→행사장,서현역 삼성프라자앞→야탑역◆ 이천행사장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앞→대치동 은마사거리■〃 송파구 롯데 제2주차장앞→오금동 올림픽프라자앞■〃관악구 사당역(2호선) 1번출구→양재동 구민회관앞■경기 수원시 수원역→영통 홈플러스앞→민속촌→용인시청앞■〃 안양시 비산동 임대아파트앞→평촌 뉴코아앞◆ 여주행사장 ■경기 구리시 교문동 한국통신앞→양평 군민회관앞■강원 원주시 시청앞→문막 읍사무소 입구
  • 인간의 ‘자아’에 해방감을 주라

    ■'버지니아 울프...'허마이오니 리. 모더니즘 소설의 새로운 형식을 시도한 모더니스트,20세기 전반 영국을 이끈 문학자·지식인 집단인 블룸즈버리 그룹,빅토리아시대의 잔재를 지닌 전문 작가,광기와 성적 학대를 받았던 소녀,페미니즘의 대모….영국 여성작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에게 따라붙는 문구들이다.난해하기로 유명한 그의 작품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그의 삶과 다양한 글들은 그를 일관되게 해석하려는 모든 시도를 거부한다.그렇다면 그 모호성을 그대로 긍정하는 것이 오히려 그를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인지도 모른다.영국 옥스포드대 교수인 허마이오니 리가 쓴 ‘버지니아 울프-존재의 순간들,광기를 넘어서’(전2권,정명희 옮김,책세상)는 바로 그런 관점에서 접근한 버지니아 울프 전기문학의 ‘전범’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등대로’‘댈러웨이 부인’등 ‘의식의 흐름’기법을 이용한 모더니즘 계열의 작품과,‘자기만의방’‘3기니’등 페미니즘 계열의 선구적인 비평서로 주목받는 작가다.그러나 저자는 그러한 단순한 독법으로버지니아 울프를 해석하지 않는다.저자는 버지니아 울프가 인간의 ‘내면’이라는 가장 매혹적이고 방대한 자료를 문학사에기증했다고 말한다.나아가 여성과 남성을 아우르는 ‘자아’의 해방에 다가가고자 했다고 해석한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가 당시 몸담고 있던 사회에 대한충실한 개략도이기도 하다.그 중에서도 특히 1910년대부터조명받기 시작한 블룸즈버리 그룹은 주목할 만하다.‘관습을 따르는 행동과 예술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등의 질문을 던지며 출발한 이 그룹은 1907∼1930년 런던 블룸즈버리구에 있는 미술평론가 클라이브 벨 부부의 집 등에서 모임을 가졌다.이들은 불가지론의 입장에서 미학·철학적문제들을 토론했다.소설가 E.M 포스터,전기작가 리튼 스트래치,화가 바넷사 벨과 덩컨 그랜트,경제학자 존 메이너드케인즈,울프 부부 등이 멤버였으며 버트런드 러셀,올더스헉슬리,T.S.엘리엇,캐서린 맨스필드도 이따금 이 그룹과 어울렸다.성향이나 개성이 다른 이들이 한데 어울릴 수 있었던 데는 버지니아 울프의 친화력과 사교술이한 몫했다고저자는 밝힌다.한편 블룸즈버리 그룹은 게으르고 속물적인금리생활자계급으로 풍자되기도 했다.그러나 평화로운 수단을 통한 사회주의의 점진적 확산을 꾀했던 페이비언(Fabian)과 동성애자 등을 두루 포괄한 그룹의 개방성이나 거짓에대한 저항적인 태도는 당대뿐만 아니라 이후 문화계의 젊은 층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버지니아 울프는 늘 자신이 딛고서 있는 기반을 뒤집는 전위적 사고를 통해 자유와 해방에다가가려 한 작가임을 알 수 있다.인간의 자유롭고 풍요로운 ‘내면’을 소설화한 것,수차례나 거듭된 정신질환에도불구하고 정신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던 버지니아 울프의 작가적 태도 등은 되새겨볼 만한 ‘업적’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서울문화교실 여름특강 ‘풍성’

    ‘예술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모토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시 서울문화교실이 7∼8월 두달간 애니메이션과 영화,클래식음악을 주제로 여름특강 3강좌를 마련한다. ‘애니메이션을 다시 본다’ 강좌에서는 그동안 접하기힘들었던 전세계 애니메이션 작품 감상을 통해 버추얼 아트로서의 애니메이션 세계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목요씨네클럽’에선 기존의 영화감상과 해설에 더해 세계영화사 강의가 신설돼 영화사 초기부터 이탈리안 네오리얼리즘,프랑스 누벨바그,현대의 포스트모더니즘 등 영화사 전반을 살펴보게 된다. 한번쯤 클래식음악에 체계적으로 접근해보고 싶은 사람은 ‘클래식음악여행’을 수강하면 된다.필수 명곡과 명연주자들을 중심으로 음악감상과 자세한해설이 펼쳐진다. 강좌별 30명씩 총 90명의 수강생을 선착순 모집한다.22일부터 27일까지 방문 또는 이메일(smal@metro.seoul.kr)을통해 신청하면 된다.문의 (02)3707-8325∼6. 임창용기자 sdragon@
  • 동서양의 오해 극복 대안 담론

    팔레스타인 출신의 비교문학자 에드워드 사이드에 따르면오리엔탈리즘,곧 “서양에 의해 구성되고,전유되고,날조된동양”은 명백히 서양 제국주의의 한 형태다.동서문화의 만남이라는 거대한 주제 아래 진행된 그의 오리엔탈리즘 논의는 몇 년 새에 서양학계에서 ‘패러다임의 지위’를 얻었다.그러나 그 관점의 적실성에도 불구하고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담론은 비판 받는다.동양과 서양의 관계를 일방화하고 단순화할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샤오메이 천(오하이오 주립대 중국문학·비교문학과 교수)이 제시하는 옥시텐탈리즘은 이러한 오리엔탈리즘 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담론의 성격이 짙다. 샤오메이 천은 그의 저서 ‘옥시덴탈리즘’에서 서양이 제국주의 지배전략의 일환으로 동양을 ‘날조’했듯이 동양또한 서양을 다양한 방식으로 ‘오해’하고 ‘오독’해왔음을 밝힌다.분석의 초점은 중국이다.중국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서부터 서양 모더니즘 시학과 중국의 몽롱시(朦朧詩)운동,셰익스피어 연극,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오싱젠의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정치·문화적 맥락에서 다룬다.아울러 중국의 정치적 격변과 중국 지식인의 파란만장한 역정을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준다.한 예로 저자는 마오쩌둥 이후 중국 지식인들이 극단적인 ‘친서양,반전통’의 태도를 취한 것은 지배체제의 억압에 맞서 정치적·이데올로기적 해방을 이루기 위한 전략이었음을 보여준다.저자는 오리엔탈리즘이나 옥시덴탈리즘 담론 그 자체보다는그것을 누가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결론 짓는다.도서출판 강 펴냄,정진배·김정아 옮김. 김종면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