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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덕 “사람들은 나를, 괴물이라 하지 이중잣대 같아, 난 인간적인데”

    김기덕 “사람들은 나를, 괴물이라 하지 이중잣대 같아, 난 인간적인데”

    ‘붉은 가족’(6일 개봉)의 각본을 쓰고 제작한 김기덕(53) 감독은 “나를 바라보는 이중 잣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인간의 욕망과 금기를 건드린 ‘뫼비우스’와 ‘피에타’ 같은 작품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대중적 색채가 짙은 ‘배우는 배우다’나 ‘영화는 영화다’ 등도 ‘김기덕’이라는 스펙트럼을 벗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김유미와 정우가 주연을 맡고 이주형 감독이 연출한 ‘붉은 가족’은 가족으로 위장해 남한에서 살아가는 북한 간첩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람들이 왜 나를 괴물로 보는지 모르겠다”는 그를 어렵게 인터뷰했다.  →전재홍 감독의 ‘아름답다’와 장훈 감독의 ‘영화는 영화다’를 제작하면서 “제작자보다는 후원자에 가깝다”고 했다.  -근본적으로 수입을 목적으로 제작하는 게 아니니까. 후원자라는 것도 이제 좀 올드한 느낌이고, 큰 차이는 없겠지만 후원자보다는 지원자에 가까울 것 같다. ‘메인스트림’이라고 하는 한국의 영화 학교 출신이 아니면서 영화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젊은 영화인들이 첫 단추를 끼우기 어렵지 않나. 연출력이나 시나리오 집필력도 부족하고 많은 어려움이 있다. 내가 쓴 시나리오를 건네면 (외부에서) 이야기에 관심도 생기고, 그런 상황에서 연출자의 재능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항상 감독이고 싶지 제작자이고 싶지는 않다”고 했었는데.  -나름대로 시나리오를 많이 쓰는 편이다. ‘피에타’나 ‘뫼비우스’는 어둡고 사회적으로 무거운 메시지를 전한다고 보는데 제자 감독들에게 맡기는 것 중에는 경쾌하고 오락적인 영화도 많다. 그런 영화들도 내가 가진 감성이라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이야기의 힘은 시나리오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쉽게 말해서 이 중에 내가 해도 되는 게 있고 아닌 게 있다. 제작을 맡은 영화는 연출한 감독이 더 능력이 있다고 본다. 내가 (감독으로서) 고민하는 주제는 ‘붉은 가족’이나 ‘영화는 영화다’와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보편적인 것과 아닌 것의 차이일 텐데, 인간이 살면서 풀지 못한 비밀 같은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주제라면 ‘붉은 가족’ 같은 영화는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어떤 모순을 다룬다. 내가 못할 것은 없지만 나는 다른 욕심이 있다.  →‘붉은 가족’은 1억 2000만원으로 제작했는데 어떻게 마련했나.  -‘풍산개’와 ‘피에타’ 수입 가지고 하는거다(웃음). ‘풍산개’ 수익에서 남은 돈으로 ‘피에타’를 만들었고 ‘피에타’ 수익으로 ‘붉은 가족’과 개봉 예정인 ‘신의 선물’을 만들었다. 영화사들이 보통 (투자를 받지) 돈을 잘 안 쓰는데 나는 ‘실탄’으로, 제작비로 쓴다.  →각본과 제작을 맡았던 ‘풍산개’도 남북 문제를 다뤘는데.  -아버지가 상이용사이셨다. 6·25 전쟁 때도 참전했었고 몸에 총알을 네 발 정도 맞으셨다. 제대 뒤에 거의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약으로 살다 돌아가셨다. 내겐 아픈 어린 시절이 있는데, 그때 아버지가 너무 폭력적이고 무섭고 공포스러웠다. 어릴 때는 아버지가 두려웠는데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의 분노가 어디에서 왔는지 좀 알게 됐다. 그게 분단의 현실에서 온 것이고, (거기에) 숙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분단으로 고착된 현실에서 이념적으로 충돌하고, 그 안에서 풀지 못한 숙제 때문에 늘상 이리저리 살고. 이것을 조금 더 풀고 싶었다. ‘풍산개’는 남북 사이에 유령이라는 존재를 등장시켜서 지나친 이념 경쟁 속에 결국 이산가족이 피해를 보고 그 안에서 인간의 삶이 파괴된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붉은 가족’은 남한의 모순적 자본주의, 북한의 모순적 체제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주면서 우리가 정말 잊어버린 것과 찾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려고 했다. 한 가족과 한 인간,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냉정하게 하는 것 같다.  →‘붉은 가족’은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웃기는 이야기인데 ‘풍산개’ 이후에 당장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은밀하게 위대하게’, ‘동창생’, ‘용의자’ 같은 북한 소재의 영화가 개봉하는 걸 보면서 이런 소재에는 자신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바탕도 그렇고, 아버지의 상처도 잘 알고 있고, 경기 일산에서 휴전선 바로 앞에 오랫동안 살았고, 철책 안에 들어가서 농사를 지어본 적도 있었다. 좋은 배우가 나오고 제작비도 만만치 않은 다른 영화에 비해 ‘붉은 가족’은 제작비도 적고 배우들도 덜 알려졌지만 이야기로는 앞서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또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연출이 후배인 전재홍 감독에서 또다른 후배인 장철수 감독으로 교체되는 등) 자본이 감독을 교체시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내 후배들이 들어가고 빠지는 과정을 보면서 조금 더 깨끗하고 정직하고 의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이나 극장 수는 부족하지만 영화로서는 괜찮은 영화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왜 가족이라는 소재를 선택했나.  -한반도에 사는 남북이 가족이지 않나. 흑인, 백인, 황인이 있고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이 있다면 한반도에는 한국이라는 큰 가족 구도가 있다고 봤다. 남북은 형제라는 구도에서 트러블이 있는 거고. 남한 가족과 북한 가족이라는 설정 속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본질이 숨어 있다고 봤다. 체제적으로,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힘 자랑을 하는 건 한쪽이 이기거나 져야 끝나지만 가족은 그런 게 아니지 않나. 가족은 서로 이해하면 완성되는 거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끌어왔는데 영화에서는 양쪽이 모두 미완성이다. 하나는 체제로서의 딱딱한 가족이고 하나는 자본주의에 너무 나른해진 풀어진 가족이다. 그런데 서로를 바라보면서 이해해 나간다.  →영화에서 남한 가족은 서로 반목하고, 자본주의에 젖어 있으며, 위계도 전복돼 있다. 남한의 가족을 이렇게 바라보나.  -굉장히 압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가족이 실제로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비와 돈 중심주의, 예의가 무시되는 모습 등이 총체적으로 모여 있는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자본주의가 붕괴시키는 흐트러지는 가족을 드러낸다. 그런데 그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니다. 트러블 안에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인간애를 포기하지 않는다. 북한의 가족에는 그런 게 없다. 그런 인간애를 통해 ‘사는 건 이런거야’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었던 것 같다. 남한 가족이 아웅다웅하며 위아래도 없어 보이지만 엄청난 자유로움이 있어야 그런 흐트러짐이 가능하지 않나. 경직되어 있으면 결코 발생하지 않는다. 북한 가족이 그런 것을 발견하면서 스며들고 녹아드는 거다.  →왜 가족이라는 소재를 선택했나.  -한반도에 사는 남북이 가족이지 않나. 흑인, 백인, 황인이 있고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이 있다면 한반도에는 한국이라는 큰 가족 구도가 있다고 봤다. 남북은 형제라는 구도에서 트러블이 있는 거고. 남한 가족과 북한 가족이라는 설정 속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본질이 숨어 있다고 봤다. 체제적으로,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힘 자랑을 하는 건 한쪽이 이기거나 져야 끝나지만 가족은 그런 게 아니지 않나. 가족은 서로 이해하면 완성되는 거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끌어왔는데 영화에서는 양쪽이 모두 미완성이다. 하나는 체제로서의 딱딱한 가족이고 하나는 자본주의에 너무 나른해진 풀어진 가족이다. 그런데 서로를 바라보면서 이해해 나간다.  →영화에서 남한 가족은 서로 반목하고, 자본주의에 젖어 있으며, 위계도 전복돼 있다. 남한의 가족을 이렇게 바라보나.  -굉장히 압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가족이 실제로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비와 돈 중심주의, 예의가 무시되는 모습 등이 총체적으로 모여 있는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자본주의가 붕괴시키는 흐트러지는 가족을 드러낸다. 그런데 그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니다. 트러블 안에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인간애를 포기하지 않는다. 북한의 가족에는 그런 게 없다. 그런 인간애를 통해 ‘사는 건 이런거야’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었던 것 같다. 남한 가족이 아웅다웅하며 위아래도 없어 보이지만 엄청난 자유로움이 있어야 그런 흐트러짐이 가능하지 않나. 경직되어 있으면 결코 발생하지 않는다. 북한 가족이 그런 것을 발견하면서 스며들고 녹아드는 거다.  →‘피에타’를 두고도 “돈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에 대한 영화”라고 했었는데, 이번에도 자본주의에 무척 비판적이다.  -그렇게 비판적이지만은 않은 게 남한 가족이 그 안에 포기하지 않는 정(情)이 있고, 그건 다른 모든 것을 전복시킬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 ‘피에타’에서도 마찬가지다. 강도가 ‘미선이가 엄마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게 바뀌고 잔인한 것을 걷어내지 않나. 자본과 자기 생각이 중심인 사회지만, 나는 자본주의가 갈빗대 몇 개는 부러졌어도 구심점이 되는 등뼈는 부러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치고 박고 부러지는 것으로 척추가 모두 훼손되는 건 아니니까. 꼭 비판적이라기 보다, ‘이런 것들이 인간의 삶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나 이해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 위에서 벌어지는 ‘붉은 가족’의 결말은 어떻게 떠올렸나.  -애초에 계획한 것은 아니었고 쓰면서 발전시킨 부분이다. 그 장면을 쓰면서 마지막에 북한 가족은 어차피 죽을 테니까 (남한 가족의 모습을) 반복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겠다고 생각했다. 북한 가족을 유일하게 한 번 가족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죽음을 앞둔 북한 가족에게 작가로서 할 수 있는 배려라고 생각했다.  →‘붉은 가족’은 어떤 뜻인가.  -북한이 ‘빨갛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나라든 위험에 처하고 자기 발언이 약하고 무언가 게릴라적이고 억압을 당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붉은 깃발을 준비한다고 생각한다. 붉은 색에는 ‘결집’에 대한 것도 있고 ‘피를 흘려서라도’라는 절체절명의 요소도 있다. 북한이 전 세계적으로 고립되는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붉은 색이 주는 이미지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북한 가족이) 붉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들이 푸른 가족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역설적으로 붉은 가족이라는 제목을 붙인 거다. 체제에 인생을 빼앗기지 않는 가족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붉은 가족’에도 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처음에는 ‘두만강’을 쓰려고 했다. 그런데 저작권료가 있어서 결국 아리랑을 쓰게 됐다. 다 돈 때문이다.  →이주형 감독과는 어떻게 연을 맺었나.  -12월이나 1월쯤 개봉 예정인 문시현 감독의 ‘신의 선물’이라는 영화가 있다. 그 영화에 현장 편집하는 스탭으로 처음 왔었다. 이 감독을 지켜 본 전재홍 감독 등이 굉장히 인간적이고 재능있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단편을 보라고 했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짧은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인상 깊었다. 조감독도 하지 않았고 아무 경험도 없었지만 치열하게 영화를 고민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용감하게 연출을 맡겼다. 전재홍 감독에게 ‘풍산개’, 장훈 감독에게 ‘영화는 영화다’를 맡길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어느 한 가지가 좋으면 맡긴다. 실패하더라도 비용은 1억~2억원이다. ‘붉은 가족’은 시나리오를 나름대로 살리면서 데뷔작으로는 잘 만든 것 같다.  →열애설이 나기도 했던 김유미와 정우는 어떻게 캐스팅했나.  -나는 시나리오를 건넨 뒤에는 현장에도 잘 가지 않고 간섭을 안하는 편이다. 연기력 하나로 뽑았다고 들었다. 개봉관도 몇 개 잡혀 있지 않은데 (열애설로 관심이 높아져서) 우리한테는 사실 고마운 일이다(웃음).  →영화의 주제와 메시지는 무척 강하지만 이야기의 전개나 구조는 작위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각본을 쓸 때 그런 생각을 하나.  -물론 한다. 그런데 나무가 자랄 때는 가지치기를 해서 영양분을 몰아줄 필요가 있다. 균형을 잡는 거다. 내 영화는 그런 구조라고 생각한다. 가까이에서 보면 가지치기를 한 나무가 아쉽게 보일 수 있지만 멀리서 보면 그런 나무가 더 멋있다. 나는 더 큰 이야기, 더 큰 주제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식 같다. 시나리오를 처음 쓸 때부터 그렇게 훈련했다. 쉽게 말해 쓸데없는 것들은 안 보여주는 거다. 감성적으로 이미지를 길게 가져가거나 대사로 부연할 수도 있을 거다. 내 영화가 객관적으로 합의되는 좋은 영화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더 넓고 큰 것을 보여주기 위해 멀리서 보는 거다.  →서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뭔가.  -나는 내 영화가 메시지를 향해 달려가는 기사 같다고 생각한다. 잔설명을 잘 하지 않는다. 어떤 소설가는 내 영화에 서사가 없다는 말을 했는데, 문학이나 영화를 전공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기존의 방식 대신) 내가 살아온 방식이나 성장 과정에 기준점을 둔다. 문화 표현물이 가지고 있는 형식에 대해 내가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지나친 서사나 표현에 거부감을 느끼는 편이다. 영화들이 전형적으로 쓰는 기승전결이 나에게는 거북스럽다. 중고등 교육에서 가르치는 필수라고 하는 요소들을 따르지 않으면 안되는건가 하는 생각을 한다.  →‘붉은 가족’ 언론 시사회에서 “(상영관이 적은데) 불법 다운로드를 해서라도 봐달라”고 했다. 대기업 중심의 독과점 시장에 여전히 문제를 느끼나.  -그 말은 인터뷰 마지막에 통제되지 않고 그냥 나왔던 말인데 본의 아니게 기사 제목으로 걸려서 합법 다운로드 캠페인을 하는 분들에게 죄송했다. 그건 심정적 발언이었지 정말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은 알 거다. 자기가 만든 영화가 많이 알려지지 않을 때는 정말 그런 심정을 갖게 된다. 우리가 만든 영화를 누가 봐주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영화인들이 다 비슷할 거다. 대기업 문제는 수익을 내야 하는 자본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불가피하다고 본다. 지금은 그런 것들이 불변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해도 변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영화의 힘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붉은 가족’도 상영관을 많이 잡지 못했는데 이걸 모닥불로 해서 산불을 만들고 싶다. 관객들이 상영관을 채워주고, 그걸로 상영 수익이 생기면 극장을 더 늘릴 생각이다. (메가박스 등에서 일부 상영관을 잡는 등) 멀티플렉스 계열에서도 작품의 뜻을 이해해줘서 놀라고 있다.  →전보다 대중과 소통하려는 노력도 커진 것 같다.  -‘붉은 가족’이나 ‘신의 선물’을 보면서 ‘이게 김기덕 영화냐’고 한다. 김기덕 영화 같지 않다는 뜻인데, 나를 보는 이중잣대가 있는 것 같다. (나는) ‘뫼비우스’나 ‘피에타’, ‘나쁜 남자’처럼 공격적이고 끝까지 가는 영화로만 비쳐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나를 개인적으로 만난 사람들은 나를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인간적이라고도 한다(웃음). ‘붉은 가족’이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이나 모두 나인데,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내 영화를 아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만들어낸 울타리에서 보기 때문인 것 같다. 내 영화를 보려면 다른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학교에 가면 학교에 갇히지 말아야 하고 옷을 입으면 옷 속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야생을 가진 인간이니까. ‘뫼비우스’는 특히 그런 면이 있는 영화일 거다. 하지만 나는 그걸 굳이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하지는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차기작은.  -항상 열심히 뭔가 쓰고는 있는데 뭐가 될지는 모른다. 두 세 개가 반복적으로 왔다 갔다 한다. 일단 ‘붉은 가족’이 잘 됐으면 좋겠다. 모닥불이 산불이 되고, 보고 싶은 사람들이 모두 극장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감독하는 영화는 아무도 모르게 하는 쪽이 재미있는 것 같다. 특별히 국내 관객을 겨냥하는 것도 아니고, 위험하더라도 내 생각을 순수하게 전하는 일이니까.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직원들이 워크샵 장소로 클럽피쉬리리조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직원들이 워크샵 장소로 클럽피쉬리리조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연말, 하반기가 되면 워크샵장소 물색에 여념이 없다. 능률을 올리고자 떠나는 회사워크샵이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만 준다면 안될 일이기 때문이다. 거리적 부담이 없는 서울근교, 답답한 도심을 떠나 자연과 하나되며 서로가 화합을 다질 수 있는 색다른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단연 가평 클럽피쉬리조트를 추천한다. 수도권에서 불과 1시간거리 경기도 가평 남이섬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청정1급수 북한강 청평호반을 배경으로 수려한 경관, 수많은 워크샵 진행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로 다양한 기업연수 프로그램을 자랑하고 있다.약 200명 이상의 단체를 소화 할 수 있고, 20~150명 규모의 크고 작은 다양한세미나실을 보유하고 있어 단체 행사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워크숍에는 단연 빠질 수 없는 체육대회를 할 수 있는 축구장, 농구장 보유, 스트레스를 날리며 즐길 수 있는 레저 서바이벌게임,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오프로드만을 달리는 신나는 체험산악오토바이크(ATV), 직원들의 건강을 배려할 수 있는 운동 승마, 시원한 강바람을 즐기며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단체모터보팅투어, 북한강을 우아하게 유람하는 파티선투어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입맛에 맞게 골라서 선택 할 수 있다. 또한 북한강이 맞닿아 있는 가든테라스에 모닥불을 피우며 즐기는 바비큐 파티는 마치 대학 M.T 시절을 추억할 수 있다며 인기최고이다. 또한 필요한 물건들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마트와워크샵의 하이라이트 노래방시설 등 모든 편의시설을 리조트안에서 해결 할 수 있다. 클럽피쉬의 워크샵 경비는 인원수와 야외활동선택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나 대략 인당 4만원 ~ 10만원까지로 합리적인 비용계획을 세울 수 있다. 여기에 남이섬, 쁘띠프랑스, 제이드가든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까지 가능한 클럽피쉬리조트에서 즐겁고 신나는 워크샵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부산 짚불 곰장어와 고갈비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부산 짚불 곰장어와 고갈비

    그때도 깊숙한 가을날이었지 싶다. 친구와 난 무작정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목표는 바다와 자갈치시장이었고, 더 큰 목표는 연탄불에 뭔가 냄새를 피우며 노릇노릇 굽는 것이었다. 젊은 우리 눈에 비친 부산은 생각보다 어수선하고 넓었다. 우산이 애매할 만큼 가랑비가 어설프게 뿌렸다. 버스를 타고, 걷고, 어렵게 찾아간 자갈치시장의 오후는 비린내가 진동했다. 기웃거리다가 인심 좋아 보이는 아주머니 포장마차로 숨어들었고, 우린 굶주린 짐승처럼 주문을 외치기 시작했다. “아지매, 곰장어도 굽고요, 고등어도 굽고, 오뎅 국물은 무료죠? 일단 소주 한 병!” 연탄불에 곰장어가 요동을 치고 연기는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둘이 소주를 두 병 동내며 말도 안 되는 스무살 갓 넘은 지지배들의 인생 얘기가 해운대 푸른 바다처럼 때론 가볍고 때론 심오하게 넘실댔다. 그런데 나이 들어도 그때 하얗게 피어올라 연신 기침을 불러내던 생선 굽는 연기가 잊히지 않았다. 그러니 음식은 향수인 것이 분명하다. 해서 작정하고 그 냄새의 근원을 찾아 떠난 가을날 부산 ‘노릇노릇 연기여행’. 부산은 이미 그때의 부산이 아닌 게 분명하다. 탄 기름에 튀겨내는 생선조차 그 맛이 아니고 곰장어는 가스불판 위로 올라간다. 하지만 여전히 부산은 몇 가지 코드로 미식가들을 불러 모은다. 짚불에 요란하게 던져 굽는 곰장어와 지금은 거의 사라진 고갈비 골목 생선구이, 과일향이 나는 밀면, 아침 해장으로 기막힌 돼지국밥과 비빔잡채, 어묵, 유부주머니, 단팥죽, 씨앗호떡 등 시장통 간식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1970, 80년대까지 광복동 일대에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과 학생들이 고등어 한 마리 구워 소주잔을 기울이던 고갈비골목이 형성되어 있었다. 용두산의 그림자가 길어지면 청년들은 약속이나 한 듯 연기를 따라 골목으로 숨어들었다. 갈비 대신 고등어를 뜯으며 시대의 울분을 토하고 호기를 사르던 애수의 골목이다. 지금은 ‘남마담’과 ‘할매집’ 단 2곳만 남아 있다. 1974년 문을 연 남마담 집은 7080세대에는 여전히 향수 가득한 청춘의 아지트다. 어머니는 타닥타닥 소리만 들어도 고등어 익은 상태를 안다. 큼지막한 고등어를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야들야들하게 구워내는 노련한 솜씨는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아 왔다. 흰 살점을 뜯다 보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달랑 미역냉국 한 가지로도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게 된다. 지금 고갈비집은 자갈치시장에 더 많다. 시장통 생선전으로 들어가면 고등어며 갈치, 빨간고기 눈뽈대 등을 수북이 쌓아 놓고 허기진 배를 유혹한다. 가격이 싼 편이 아닌 데다 기름이 깨끗하지 못하고 미리 구워놔 딱딱하니 맛과 만족도를 거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불판에 빨갛게 구워주는 곰장어와 함께 허출한 시장통의 한 끼로는 제법 낭만적이다. 곰장어는 죽은 듯이 가만히 있다가도 손으로 집으면 꼼작꼼작 움직인다고 하여 이곳 사투리로 ‘곰장어’다. 여름부터 10월 중순까지 맛있는 철이라고는 하지만 사철 불판은 돌아간다. 어쩌면 날이 선선해지면서 ‘굽는’ 행위가 더 탄력을 받는지도 모른다. 해서 날 저물면 곰장어 애호가들은 기장 쪽으로 넘어간다. 불내 확확 번지는 짚불 곰장어 집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기실 짚불 곰장어는 징그럽다. 손질하여 양념구이로 불판에 내오면 모른 체하고 여성들도 집어 먹지만, 짚불 곰장어는 살아서 날뛰니 경악한다. 구워서 둘둘 말아 내온 생김새를 봐도 영 눈과 손이 안 간다. 그래도 굽는 모습이 보고 싶어 주방을 기웃거리다가 들킨 강아지처럼 어색하게 ‘기장곰장어’ 주인 김영근씨와 마주쳤다. 김씨는 가문 대대로 120년간 곰장어 요리를 해 왔다며 자부심이 컸다. 그는 직접 구워 맛을 보여주겠다며 연기 그을린 부엌으로 안내했다. 예전에는 마당에 짚으로 모닥불을 피워 곰장어를 던져 구워냈다. 지금은 굽기 좋도록 석쇠를 얹은 전용 아궁이를 만들었다. 슬쩍 둘러보니 고무 대야에 곰장어가 한 가득이다. 짚가리가 차곡차곡 쌓여 있다. 김씨는 능숙하게 볏짚을 내려 불을 붙였다. 대야에서 딱 먹기 좋다는 ‘돌돌 말아 한 입 크기’의 곰장어가 순식간에 김씨 손에 잡혔다. 불은 활활 타오르고 곰장어가 던져졌다. 요동을 친다. 지옥이다. 음식이라지만 차마 제대로 볼 수가 없다. 한소끔 불길이 지나가고 움직임이 멈췄다. 김씨는 애벌 익은 곰장어를 손으로 돌돌 말아 똬리처럼 모양을 잡았다. 그리고 다시 짚불을 붙여 더 익혔다. 새까맣다. 훈기로 익었다고 했다. 김씨가 한 마리를 잡더니 가운데를 툭 분지르듯 휜다. 슬쩍 당기니 껍데기가 고스란히 벗겨지고 속살이 나온다. 넋 놓고 있는 사이 곰장어 한 마리가 내 입으로 쑥 들어왔다. 엉겁결에 받긴 했는데 아찔하다. 눈을 꼭 감고 씹었다. 쌉싸래하고 해초의 짠맛이 입 안 가득 고인다. 오도독오도독 씹힌다. 정신없이 씹어 꿀떡 삼키고 나니 김씨가 “맛있죠” 하며 웃어 젖힌다. “곰장어는 생김새가 뱀을 닮았어요. 눈이 없고 몸 양 옆에서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흰 진액을 뿜어냅니다. 다른 생선이 곁에서 같이 살 수가 없어요. 흉물스럽다고 양반들에게 천대받았으니 오히려 서민들에게는 고마운 생선인 거죠.” 조선시대 말, 극심한 흉년이 들고 보릿고개가 찾아왔다. 서민들은 허기졌다. 생김새가 요상하여 부자들은 거들떠보지 않으니 곰장어는 고맙게도 그들 차지였다. 산과 들 아무데서나 볏짚에 불을 피워 곰장어를 던졌다. 껍질 벗겨 깨끗한 속살 서너 마리만 먹으면 탈이 나지 않고 며칠 굶어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한국전쟁 때도 부산으로 피란 온 사람들 허기를 달래준 고기가 짚불 곰장어다. 삶아도 먹고 방아 잎을 넣어 된장국과 매운탕을 끓여낸다. 귀한 영양식이다. 불을 피워 연기를 내는 음식은 뭐든 맛있다. 건강에 안 좋다고 소란을 피우지만, 다 따지고 떼어내면 먹을 것 없는 세상이다. 아궁이 잔불 꺼내 시커먼 천일염 툭툭 뿌려 굽는 생선 맛을 어찌 외면할까. 연탄불이며 짚불이 주는, 적당히 태워진 음식이 주는 냄새는 과거로 이어지는 통로이며 우리를 다시 젊은 날로 돌아가게 하는 시간여행이다. 마침 부산에서 고등어축제가 열린다. 푸른 바다 한 잔 술 삼아 푸른 등 뒤적거리며 불을 피우러 부산에 가자, 당신과 나 단 둘이서. 글 사진 음식평론가 marrian@naver.com 여행수첩 →가는 길 전국을 일일 생활권으로 만들어 놓은 KTX는 당일치기 부산 여행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부산은 2박 3일 알차게 둘러봐도 볼 것과 먹을 것이 너무나 많은 도시다. 짝퉁과 불량식품이 혼재하는 시장과 다국적 거리들. 카메라 들고 감천마을 골목길을 둘러보는 재미도 좋다.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송도해수욕장 인근에서 고등어축제가 열린다. →제철 맛집(051) 남마담(246-2148, 고갈비구이), 기장곰장어(721-2934, 곰장어 짚불구이, 매운탕), 마산식당(631-6906, 돼지국밥)
  •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은, 견디자면 한없이 길고, 만끽하자면 너무나 짧은 계절이다. 아드레날린 펑펑 샘솟는 여름 레포츠! 그러나 하드코어는 좀 곤란하다면 가볍게 팅!핑!킹! 여름날 웃음 팡팡 튀는 산하로 가자.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봉화군청 www.bonghwa.go.kr, 영주시청 yeongju.go.kr, 모두캠핑 www.modecamping.com ●Rafting 낙동강 상류 이나리 강변 영차, 으싸 물 위의 전력질주 스키 한번 못 타고 겨울을 보낸 섭섭함을 기억한다면 이 여름이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래프트에 몸을 싣는 일이다. 래프팅의 계절은 여름보다 짧기 때문이다. 인제 내린천도 가봤고, 정선 동강도 가봤고, 한탄강도 가봤지만 낙동강은 처음이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초행자들을 놀래키려는 듯 낙동강 발원지에서 가까운 봉화 이나리 강변은 거친 물살을 쏟아내고 있었다. 며칠 전 내린 장마비가 한몫 단단히 했다. 장마 때는 도로에서 불과 1m 아래까지 차오를 정도로 수위가 높아지는데 래프팅의 스릴은 이 수위와 정비례한다. 보통 래프팅은 6~9월까지 석 달간 허락되어 있지만 첫물과 끝물은 마니아들이 움직이는 시기이고, 일반인들에게는 7~8월 두 달간이 무난하다. 35번 국도를 타고 상류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 십여 개의 보트가 차창 밖으로 스쳐갔다. 봉화 래프팅은 봉화나루터에서 시작하여 길게는 청량교까지 코스가 이어진다. 상류에서부터 순서대로 관창교, 오마교, 관창1교, 청량교 등의 다리 부근에 선착장이 있는데 짧게는 6km, 길게는 10km까지, 여러 코스가 있다. “위험한 곳과 재미있는 곳은 다르다!” 베테랑 가이드의 연륜 어린 충고가 귀에 쏙 박혔다. 스릴을 추구하는 자들에게는 ‘위험하다!’는 경고가 유혹으로 들리겠지만 래프팅의 재미는 여러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수량이 많고 거친 물살이 간혹 나타나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노련한 가이드의 안내와 팀워크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안전이다. 그래서 몸을 푸는 준비 운동과 안전교육은 필수다. 무게가 60kg이 넘는 10~12인승 보트는 여러 명이 힘을 합쳐야만 운반도, 운행도 가능하다. “봉화의 래프팅 코스에는 두 가지 고비가 있는데요, 첫 번째 것은 위험하기만 하고 재미있는 곳은 아니고요, 두 번째 고비는 좀 위험하지만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그의 설명을 듣고 보니 하얀 포말이 올라오는 지점이 다가올수록 물속에 자갈이 구르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소용돌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트 바닥에 부착된 발고리에 안전하게 발을 고정하고 구령에 따라 몸을 앞뒤로 숙이기도 하고 힘차게 패들을 저으니 어느새 수면이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미 몸은 흠뻑 젖은 상태. 아드레날린의 세례를 받은 듯하다. 가이드가 경고했던 두 개의 고비를 넘기고 나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이빙 타임! 바닥이 보이질 않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물길을 잘 아는 가이드들이 파악해 둔 다이빙 지점은 수심이 깊어서 다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자세로 입수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저절로 환호성이 터진다. 그 소리에 놀란 두루미가 멀리서 날아올랐다. 물길 따라 그냥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래프팅은 의외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몇 번 물에 빠지고 나니 (그래서 물을 삼키지 않는다면) 배가 홀쭉해져 있다. 종료 지점이 가까워지면서 몇 팀과 캔 맥주 내기 레이싱을 해서 더 그랬을지도. 단단하게 조였던 구명조끼가 다 헐렁하게 느껴질 정도. 당장 식당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뿐일 때 낙동강레포츠센터의 넓고 깨끗한 샤워장은 참 고마운 존재였다. 생사고락을 함께한 후에 나누는 밥상은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했고, 맛있을 수밖에. 한여름이 꿀맛이다. ▶Rafting Gear 래프트 래프팅은 2차 세계대전 후 남은 군용 고무보트를 운송 수단으로 사용했다가 레저용으로 확산됐다. 작게는 3~4인용(45kg, 3m60cm)부터 크게는 12인용(64kg, 4m50cm)까지 있으며 PVC나 고무재질로 만들어진다. 고무 래프트 한 척의 가격은 보통 300~400만원 사이다. 구명조끼 수영을 못해도 래프팅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구명조끼다. 체중 120kg까지 안전하다. 착용요령은 가슴둘레가 꼭 맞도록 몸통의 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다리 고정끈까지 확실하게 채워야 물에 빠졌을 때 조끼가 벗겨지지 않는다. 안전모 너무 크거나 작은 사이즈는 불편할 뿐 아니라 안전하지도 않으므로 적당한 사이즈를 골라서 착용해야 한다. ▶travie info 낙동강 래프팅 경상북도 봉화군 명호면의 35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중앙래프팅(054-672-0802), 봉화래프팅(054-673-0890), 청량산래프팅(054-674-1999) 등 여러 업체를 발견할 수 있다. 소요시간 2~3시간 요금 1인당 2만~3만5,000원(코스별) 봉성 청봉숯불구이 봉화군 봉성면은 솔잎향이 가득한 돼지숯불구이로 유명하다. 춘향목에서 딴 솔잎이 잡냄새를 제거하고 육질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비결. 숯불 화덕에서 구워 오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걸리지만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직접 띄운 메주로 만든 된장찌개도 일품. 돼지 숯불구이 1인분 1만8,000원 문의 054-672-1116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Camping 연천 조각공원 캠핑장 예술이 있는 풍경 그리고 캠핑 <1박2일>, <아빠, 어디가>의 영향력이 대단하긴 하다. 여행을 귀찮아하시는 어머니의 입에서 ‘캠핑 한번 해보자!’라는 제안이 먼저 나오다니. 부모님의 로망을 풀어 드리긴 해야겠는데 한번 쓰자고 비싼 캠핑장비를 구입하기는 그렇고, 또 막상 텐트생활을 불편해 하실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 끝에 나온 답은 캐러밴이었다. 여름의 위세는 당당했다. 주차장에 내려서 고작 10여 미터를 걸었을 뿐인데 말 그대로 뙤약볕 샤워. 이 순간 드는 생각은 아무리 자연 속의 캠핑이라지만 텐트가 아닌 캐러밴을 예약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주방용 에어컨과 침실용 에어컨을 가동하니 차 안 공기는 금세 뽀송뽀송, 시원해졌다.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둘러보니 6인승 캐러밴은 펜션 시설 못지않았다. 전면에는 커플을 위한 큰 침대와 전용 에어컨, 후면에는 2층 침대 2개가 있었다. 중앙부의 주방에는 가스레인지와 냉장고는 물론이고 식기와 밥솥 등 모든 주방도구가 갖춰져 있으니 늦은 점심식사 준비도 뚝딱 이루어졌다. 게다가 평면 TV까지. 또 하나의 집이다. 캐러밴에 딸린 파라솔 테이블 옆으로 대형 그늘막 설치가 끝날 무렵 아버지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셨다. 냉장고에서 금방 꺼낸 맥주 한 캔. 그렇게 온 가족이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어린시절 부산 외갓집 앞 평상에 할머니, 이모, 삼촌까지, 온 가족이 모여 수박을 깨먹던 추억이 몇십 년의 시차를 뚫고 달려와 있었다. 그때 어린 나 대신, 꼭 그 또래의 조카가 뽀로로 캠핑의자에 앉아 있을 뿐. 열기가 가시고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할 때쯤 공원 산책에 나섰다. 좀 전까지 예사로 보았던 물체들에 다가서니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멀리서 돌멩이인 줄 알았던 연못가의 검은 물체들은 세심하게 배치된 군화 수십 켤레고 그냥 장대라고 생각했던 쇠철봉 위에 녹슨 철조망이 걸려 있었다. 저 멀리 검은 천막은 미국의 군용막사였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도 매년 6월 민통선예술제를 주최하고 있는 미술관다운 작품들이었다. 서울에서 불과 2시간을 달려왔을 뿐인데 분단이라는 현실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이곳에 설치된 대형 작품들은 대부분 석장리 조각공원의 관장인 박시동 화백의 것이고 곳곳에 소품들이 숨은 듯 전시되어 있다. 분단과 평화에 뜻을 둔 작품들도 있지만,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주제를 표현한 작품들이 푸른 잔디밭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석장리 조각공원이 캠핑 캐러밴 사이트로 변신한 것은 지난 6월의 일이다. 기존에 전시되어 있던 작품들 사이로 모두 17대의 캐러밴이 자리를 잡았다. 예술을 테마로 하는 독특한 오토캠핑장이 생긴 것이다. 캠핑장 운영을 맡고 있는 김규호씨의 부지런함과 싹싹함 뒤에는 아버지 김명환씨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캐러밴 등 특수차량을 생산하는 (주)두성특장차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명환씨는 일반인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캠핑장 운영에 대한 컨설팅과 강연도 맡고 있다. 전국에 캠핑장이 급증하는 추세에서 테마와 개성이 없으면 금방 도태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런 의미에서 연천 조각공원점은 야생 버라이어티 캠핑보다는 느긋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캠핑장이다.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정성들여 가꿔 온 정원처럼 아늑하다. 생태보고지역인 최북단 제1땅굴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지난 15년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채 재배해 온 야생화와 약초들은 효소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약을 치지 않아 파리가 많은 것이 흠이었지만 살충제를 뿌리면 반딧불들도 함께 사라질 것이 고민이라고. 박시동 관장 내외가 거주하는 집과 작업실이 뒤편에 있고, 주차장 뒤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손수 만들었다는 황토방 3채가 있다. 그중 하나는 효소저장소로 사용 중이다. 9월부터 관장 내외가 지도하는 도자기 체험, 사진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개시할 예정이며 수년 동안 숙성시킨 효소도 구입할 수 있다. 또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50명 이하 단체를 위한 여행지로도 제격. 야외부대와 황토방 펜션 등 다른 캠핑장에는 없는 시설도 있다. ▶Camping Gear 캐러밴을 이용하는 가장 큰 장점이 캠핑 장비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긴 하지만 한 두가지만 더 준비하면 캠핑의 재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끽할 수 있다. 캠핑 의자 보통 캐러밴 옆에 피크닉 테이블이 있지만 이동이 어렵고 좁기도 하다. 편하게 옮겨 앉을 수 있는 캠핑 의자가 있다면 경치 좋은 자리, 시원한 자리에서 독서를 하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작은 테이블과 그늘막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화롯불 지피기 캠프파이어가 없다면 캠핑의 낭만을 절반도 즐기지 못한 것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숯불 바비큐용 화로를 빌려주기도 하지만 이와 별도로 장작을 구입해서 모닥불을 만들면 밤새 불가에 모여서 도란도란 즐길 수 있다. ▶travie info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은 캐러밴 전용 캠핑장으로 2인용, 4인용, 6인용까지 총 17대의 캐러밴이 있다. 원래 석장리 조각공원이었던 캠핑장에는 조각품과 설치미술, 연못과 잔디정원으로 꾸며져 있으며 2채의 황토펜션도 운영 중이다. 태안반도의 학암포 캠핑장과 영종도의 왕산 제휴점도 있다. 주소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석장리 875 요금(최저요금기준) 스탠더드 8만원(2인용), 디럭스 11만원(4인용), 스위트(6인용) 14만원, 황토펜션(2인용) 10만원 문의 1544-6615 www.modecamping.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ekking 청량산·죽령옛길 참! 시원한 여름 숲길 그 좋아하던 등산도 여름이면 잘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러나 내공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여름 숲이 얼마나 시원한지를. 그 계속물이 얼마나 차가운지를. 봉화 청량산 물과 함께 걸었네 청량산 산행은 보통 ‘입석’에서 시작된다. 이름 그대로 서 있는 돌. 뚝 떨어져 나온 커다란 바위가 마치 이정표처럼 서 있다. 탐방코스는 5가지로 짧게는 2시간(4km) 코스도 있고 정상을 넘는 코스는 5시간 40분(7km) 정도를 잡아야 한다. 물병 하나 들고 오르기 시작! 청량산淸凉山은 수려한 풍경 때문에 금강산과 비교하여 ‘소금강’으로 불리는 곳이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과 재산면, 안동시 도산면과 예안면에 걸쳐 조선시대에 풍기군수로 재직했던 주세붕이 직접 명명했다는 12개의 봉우리(내산內山 9개, 외산外山 3개)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최고봉은 장인봉870m이다. 30분 정도 걸어가니 반가운 쉼터가 나왔다. 청량정사를 먼저 방문해야 정석이겠지만 발길이 먼저 닿는 곳은 바로 옆에 위치한 ‘산꾼의 집’. 칠순이 넘은 기인 이대실 선생이 이 집의 주인이다. 서예, 달마도, 가야금, 무예 등 다방면에 재능이 많은 그는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몄고 직접 제작한 소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후한 인심 덕에 이곳에 들르는 나그네는 누구나 따끈하고 달큰한 약초차를 공짜로 마실 수 있다. 원하는 만큼 마시되 컵을 헹구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였다. 입구에서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 들이키고 나니 뼛속까지 시원해진다. 경사면에 위아래로 펼쳐진 청량사의 중간 허리쯤에 이미 도착해 있었다.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창건된 청량사는 산 중턱쯤, 마치 부채를 펼쳐서 세워놓은 듯 비탈진 절벽 아래 독특한 가람배치를 이루고 있었다. 전성기에는 산 곳곳에 암자가 27개나 되었다지만 지금은 조선 후기 양식을 보여주는 유리보전과 원효대사가 머물렀다는 응진전이 가장 수려한 모습을 자랑한다. 이번에는 그 냉수의 힘으로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목적지는 해발 800m 지점의 하늘다리. 2008년에 설치한 하늘 다리는 솟아오른 두 개의 봉우리, 자란봉과 선학봉의 정상을 연결한 길이 90m의 산악현수교다. 다리 가운데 지점에는 투명한 복합유리섬유 바닥재를 사용해 마치 허공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했지만 오래돼서인지 불투명해져 버렸다. 어쨌든 아찔한 풍경인데 운동화를 신은 소년들은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청량사에서 선학정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에는 졸졸졸 계곡물이 따라 내려온다. 고대에는 수산水山이라고 불렸다는데, 그만큼 12봉 사이 계곡마다 물이 풍부했었나 보다. 그 조잘대는 물소리만으로도 청량하기가 그지없다. 청량산도립공원 mt.bonghwa.go.kr 054-679-6651 영주 죽령옛길 ‘잠시 쉬었다 가게나!’ 소백산국립공원의 둘레에도 길이 흐른다. 충북 단양, 강원 영월, 경북 영주에 모두 걸쳐 있는 소백산자락길이다. 총 12개의 자락길 중에서 죽령옛길은 3자락(11.4km)을 구성하는 3개의 길(죽령옛길, 용부원길, 장림말길) 중에서 첫 번째 문화생태탐방로다. 그러나 죽령옛길(2,8km 50분)의 역사는 신라 아사달과 15년(1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풍령, 문경새재와 함께 영남과 다른 지방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통로였고 조선시대 유생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거쳤던 곳이기도 하다. 그 선비들이 쉬어 가곤 했던 주막과 마방은 1900년대 초까지도 운영을 했었다. 지금은 다 무너진 돌담의 흔적으로만 남아 있지만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어르신들도 아직 계시다. 주막에서 들이킨 약주 한잔의 힘을 보태지 않았다면 고갯길은 더 힘겨웠을 것이다. 구름도 자고 간다는 추풍령이 고작 해발 221m이니 해발 689m의 죽령을 넘는 구름들은 사나흘 푹 묵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이 길을 오갔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는 퇴계 이황 선생도 포함된다. 형제간의 우애가 지극했던 퇴계 이황 선생과 형 온계 이해 선생이 서로를 배웅했던 계곡자리가 남아 있었다. 고속도로가 깔리면서 쓸모가 없어진 죽령옛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우거진 풀숲에 잠식되나 했지만 트레킹 붐을 타고 다시 빛을 찾았다. 지금은 국가명승 30호로 지정되었고 12자락 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몇해 전 이 길을 걸었을 때에는 소백산역(구 희방사역)에서 시작해 죽령마루까지 오르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반대 방향으로 내려갔다. 나무 계단과 데크가 놓이고 도로변에는 정자까지, 길은 제법 정비가 되어 있었다. 숲길이 끝날 무렵에는 사과, 자두, 호두가 알차게 영글어 가는 과수원이 나왔다. 열매는 여름이라는 뜨거운 에너지의 집약일지도 모르겠다. “여름에 걷기에는 정말 최곤데요!” 누군가의 탄성이 지나갔다. ▶travie info 송이돌솥밥 봉화는 전국 최대 송이 주산지다. 송이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돌솥밥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솥밥을 푸기 전에 송이 한 점을 참기름장에 찍어서 그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것이다. 봉화에서 나는 신선한 나물반찬들이 입맛을 돋운다. 송이요리전문점 솔봉 송이(봉화읍 내성리, 054-673-1090) 돌솥밥 1만5,000원 약선정식 청정지역에서 재배해 향이 깊고 부드러운 나물들을 간수 뺀 소금과 효소 등으로 맛을 낸 약선요리는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인삼요리와 한방인삼김치를 전문으로 하는 약선당은 2010년 세계약선요리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순화 여사가 창업했고 아들 이정훈씨가 대를 잇고 있다. 약선당(영주 봉현면, 054-638-2728) 약선정식 2만원, 인삼정식 3만원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저 나루에 사공이 몇이냐?” “늙은이가 슬하의 자식 둘을 데리고 나루질을 하고 있습니다.” “사공이 네놈의 외양을 꿰고 있겠지?” “안면이 없지 않습니다.” “예로부터 거룻배에는 비렁뱅이나 문둥이, 백정이며 상여는 태우지 않는 게 풍속이었다. 때문에 네놈이나 나나 비렁뱅이나 백정은 아니겠으니, 저 거룻배를 타지 못할 형편은 아니다. 그러나 사공이 네놈의 면목을 단박에 눈치채고 등짐도 없이 빈 몸으로 회정하는 까닭을 꼬치꼬치 묻게 되면 네놈의 대답이 궁할 것이고, 대답이 궁해서 머뭇거리면 더욱 의심하여 파고들 것이야. 눈치 하나로 연명하는 사공이 내 본색까지 수상히 여기고 고을 군교나 오가는 행상들에게 귀띔을 한다면, 나와 네놈은 독 안에 든 시궁쥐 꼴 아닌가.” “거룻배로 건너가기 불편하다면 사공막 아래쪽으로 바위 벼랑을 도끼로 찍어 발 붙일 곳을 만든 벼룻길이 있습니다.” “그래? 천도가 있다는 말은 금시초문이군.” “한겨울에는 등빙으로 건너지만, 장마철에 물이 과도하게 불어나 물살이 세고 거룻배 다루기가 여의치 않을 때는 벼룻길을 따라 곧은재 앞까지 갑니다. 그러나 자칫 발을 헛디뎌 소에 소금 짐을 엎지르게 되면 본전을 놓치는 것은 예사고 사람 목숨까지 거덜 나고 말지요.” “네놈은 10여년 넘게 천도를 건너다녀서 눈 감고도 건널 수 있겠다?” “발새 익은 길이라 할지라도 눈 뜨고도 겨우 건너는 길인데 무슨 배짱으로 눈 감고 건널 수 있겠습니까.” “이놈 봐라, 비루먹은 강아지 범 복장거리시킨다더니 주제 사납게 된 것은 모르고 농지거리가 도통 기탄이 없군… 여기서 해 지기를 기다렸다가 사공막에 불이 꺼지면 벼룻길을 따라 건너기로 한다.” “그게 눈 감고 건너는 것이나 매한가지가 아니겠습니까.” “이놈아. 버르장머리 없이 말대꾸가 낭자하냐. 네놈을 그 색주가에서 건져낸 장본인이 바로 나라는 것을 벌써 잊었느냐.” “도대체 무슨 위급한 일이 기다리고 있기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급주로 길을 줄이는 것입니까요?” “이놈… 머릿속이 뒤숭숭한 게로군. 처음엔 말구멍이 막히도록 기가 질려 있더니 결박을 풀어주니까. 넉살 좋게 제법 뇌까리고 있군. 수다스럽게 굴면, 비수로 혓바닥을 자르든지 멱을 찔러 선지를 뽑아버릴 것이야. 내가 못할 것 같으냐? 어리석은 놈아, 네놈의 목숨이 내 손안에 있다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더란 말이냐?” 길세만이 힐끗 위인을 일별했다. 부릅뜨고 노려보는 눈매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매서웠다. 언성은 높지 않았으나 가슴속에 도사린 결의는 녹록하지 않다는 신호였다. 길세만은 해가 지고 어둑발이 내릴 때까지 구린 입도 떼지 않고 기다렸다. 먼 데 사람의 형용도 분별이 어려울 정도로 어두워지자, 두 사람은 일어나 아슬아슬한 벼룻길로 들어섰다. 절벽을 가슴으로 끌어안고 한 걸음 한 걸음 떼어놓지 않는다면 그대로 열길 물속으로 굴러떨어질 만큼 위태로운 길이었다. 지난번 파수 때는 고래등같이 쌓아올린 소금 짐을 지고도 무사히 건너다녔던 길이건만 지금은 단출한 몸으로 건너는데도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도무지 발짝 떼어놓기가 여의치 않았다. 뒤를 따르는 위인의 재촉 때문인지 아니면 가슴속이 뒤숭숭한 탓인지 알 수 없었다. 코비치재를 지나면 다시 회룡천이 나타나는데, 회룡천 물길을 따라 몇 걸음만 내려가면 나룻배를 타지 않고도 건널 수 있는 여울이 있었다. 두 사람은 회룡천 근처에 있는 숲속에서 야숙을 하였다. 유월이라 하지만 야기는 매우 차가워 모닥불을 피우지 않으면 눈을 붙일 만한 온기를 유지할 수 없었다. 한밤중에 모닥불을 피우면 또다른 불상사를 불러올 수도 있었다. 그래서 후미진 숲속에 숨어 연기 나지 않는 싸리나무를 꺾어다 불을 피웠다. 길손들의 이목을 따돌리며 잠행하는 두 사람이 치받이길인 산수터를 지나고 넓재 어름에서 멈칫거리고 있을 때, 말래 접소에는 때아닌 울진 질청에서 행세한다는 호장(戶長)이 찾아왔다. 호장이란 관아에서 관기들을 감독하는 아전이었다. 관기가 아프거나 대처에 볼일이 있을 때, 호장에게 말미를 청하고 허락을 받아야만 출타를 할 수 있었다. 관기들은 정해진 날짜마다 관아에 나가 점고를 받아야 했는데, 모두 호장이 맡아 처리하였다. 대개 한 달에 두 차례씩 삭망에 치러지는 점고는 구실살이하는 자가 도망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소집 점검이었다. 그중에 행수 기생이 있어 교방에서 어린 관기들을 통제하기도 하였다. 그런 호장이 도방을 찾아와 현령이 베푸는 소연에 참석을 해달라는 통기를 넣은 것이었다. 얼른 생각해도 넓재에서 창궐하던 산적들을 소탕한 것에 인사치레하려는 것이었다. 내키든 내키지 않든 고을의 현령이 소연을 베풀겠다면, 응당 참석을 해야 했다. 접소에서는 반수 권재만에게 급주를 놓았다. 급주를 놓은 지 닷새째 되는 날 반수 권재만이 말래 접소에 당도하였다. 부랴부랴 채비를 차리고 정한조, 곽개천, 천봉삼, 최상주, 배고령, 지난번 적환을 입어 아직 기동이 임의롭지 못한 조기출까지 관아로 달려갔다.
  • 윤후 고충 털어놔 “힘들게 살고 싶지 않다”

    윤후 고충 털어놔 “힘들게 살고 싶지 않다”

    ‘아빠 어디가’의 마스코트 윤후가 고충을 털어놨다. 최근 진행된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아빠들과 아이들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캠프파이어 시간을 가졌다. 윤후는 이날 각자의 소원을 말해보는 시간에서 “힘들게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해 아빠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윤후는 아빠가 너무 세게 껴안아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밝혀 출연진들에게 웃음폭탄을 안겼다. 이에 윤민수는 아버지의 사랑이라고 말했지만 다른 아빠들은 “이제 먼발치에서 바라만 봐줘라”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캠프파이어가 끝나고 윤민수는 윤후를 안으면서 “이 정도?”라고 윤후의 의견을 묻는 등 허락을 받기로 했다. 윤후 고충을 접한 네티즌들은 “윤후 고충, 걱정했는데 알고 나니 빵 터졌다”, “윤후 고충, 그게 다 아빠 사랑인데”, “윤후 고충, 정말 귀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전국에 부는 캠핑 열풍] 낭만과 추억으로 친 텐트 우리 네 식구 11만원의 행복

    [커버스토리-전국에 부는 캠핑 열풍] 낭만과 추억으로 친 텐트 우리 네 식구 11만원의 행복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 주말(6월 29일) 경기 수원에 사는 김흥수(39)씨 가족은 용인시 처인구 원산면 독성리 연미향마을 캠핑장을 찾았다. 집에서 승용차로 30~40분 정도 걸려 주말에 가족들과 자주 찾는 곳이다. 이날 오후 5시쯤 캠핑장에 도착한 김씨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텐트 설치 장소를 물색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지에 텐트를 쳤지만 날씨가 갑자기 더워진 탓에 강한 햇빛을 피할 수 있도록 그늘이 있는 숲 속 사이트를 골랐다. 이미 20여명의 캠퍼들이 명당에 진을 치고 있었다. 김씨는 최근 새로 장만한 그라운드 시트 등 장비를 차에서 꺼내 텐트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아내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은 캠핑장에서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즐겼다. 이날 캠핑장에서는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방울토마토 따기와 감자 캐기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김씨가 이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농촌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서다. 1시간쯤 지났을까, 텐트는 완성됐고 중간에 카프를 쳐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체험을 마치고 온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텐트 속으로 뛰어들어 서로 껴 앉고 뒹굴며 놀았다. 김씨는 그제서야 한숨을 돌리고 캠핑장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구봉산 자락에 있는 캠핑장은 곳곳에 원두막이 있어 농촌의 정취를 자아내게 했다. 웅장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숲 속에 있어 한적하고 조용한 느낌을 줬다. 가족이 조용히 머물다 가기에 딱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허기가 느껴졌다. 시계를 보니 오후 6시 30분. 김씨 부부는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서 식사 준비에 들어갔다. 준비해 온 삽겹살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시지를 불판에 굽고 밥과 밑반찬으로 성찬을 즐겼다. 노릇노릇 구워진 삽겹살을 상추에 싸서 입에 넣으면 몇 번 씹지 않아도 그냥 넘어갔다. 유명 특급 호텔에서 제공해주는 음식도 이보다 못할 것 같았다. 아이들도 고기와 소시지를 더 달라며 아우성이다. 역시 캠핑의 “백미”는 바비큐 요리라는 말이 실감났다. 옆 텐트에서도 즐거운 만찬은 시작됐다. 분당에서 왔다는 이광희씨는 “가족들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진솔하게 대화하는 것만큼 더 좋은 가정교육이 없다는 생각에 도시 근교 캠핑장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양념을 빌리기 위해 몇마디 대화를 주고 받았을 뿐인데 김씨와 이씨 가족은 벌써 친한 이웃이 되어 있었다. 아빠들은 서로 맥주를 권하며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아내들은 자녀 교육문제를 소재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아이들은 텐트 속에서 만화책을 보다 아빠의 스마폰으로 게임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문뜩 하늘을 보니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이 머리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이보다 더 낭만적인 분위기가 또 있을까. 김씨 부부는 모닥불 앞에서 자연을 벗 삼아 밤늦도록 추억과 낭만을 나누었다. 다음 날 아침 구봉산에 울려 퍼지는 새소리에 잠을 깼다. 부산하게 아침을 준비하는 캠퍼들 속에서도 서둘러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어제 먹다 남은 고기와 소시지 등으로 김치찌개를 끓였다. 역시 야외에서의 밥맛은 꿀맛이었다. 아이들도 반찬 투정 없이 한 그릇을 몽땅 비웠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숲 속 산책. 산길의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도 부담없이 걸을 수 있었다. 전쟁놀이를 하는 냥 아이들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신나게 놀았다. 오전 10시 30분쯤 텐트를 걷고 짐을 대충 싼 후 집으로 향했다. 오는 길에 캠핑장 인근에 있는 ‘와우정사’란 사찰을 들렀다. 금동을 입힌 커다란 부처님 머리가 유명한 곳이다. 향나무를 깎아 만든 와불은 국내 최대 규모로 길이 12m, 높이가 3m에 이른다고 한다. 경내를 산책하고 열반전에 누워 있는 불상 등을 천천히 구경한 후 내려왔다. 와우정사 입구뿐 아니라 주변에 시골 밥상 등 맛집도 즐비해 가족나들이 코스로도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씨 가족이 이번 1박2일 나들이에 쓴 비용은 1박 캠핑료 3만원을 비롯해 음식 재료 및 주전부리 비용 5만원, 점심값 3만 3000원 등 모두 11만 3000원이었다. 김씨는 “빼어난 경관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도심 근교에 있는 캠핑장은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유용해 바쁜 도시민들이 가족들과 부담없이 즐기기에 적당한 나들이 코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②Camping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②Camping

    ●Camping 온가족이 즐기는 자연산 소꿉놀이 캠핑만큼 아빠 노릇하기 좋은 놀이도 없다. 아이들과 함께 장난감 조립하듯 텐트를 치고, 소꿉놀이 하듯 음식을 만들고, 물장구 치고 산나물 캐면서 놀 수 있는 캠핑장은 심심할 겨를이 없는 완벽한 놀이터다. 가족 구성원과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캠핑장이 다양해졌다. 국내 캠핑으로 성이 차지 않는다면 조금 더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해외 캠핑여행으로도 눈을 돌려 보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캠핑 한번 떠나려면 구비해야 하는 장비가 만만치 않다. 침실과 화장실, 부엌까지 달린 트레일러형 캐러밴은 간편한 캠핑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2 부산에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일본 대마도는 감춰진 캠핑 명소다. 자연이 잘 보존돼 있고 한적할 뿐 아니라 온천도 많다 제주보다 가까운 캠핑 천국 ‘대마도’ 불과 2~3년 새에 한반도를 휩쓴 캠핑 열풍 덕에 한가한 캠핑장이 흔치 않다. 그렇다면 제주보다 가까운 해외로 눈을 돌려 보는 건 어떨까? 부산에서 배를 타고 약 1시간 만에 닿을 수 있는 대마도가 바로 숨겨진 캠핑 명당이다. 대마도에는 호텔 시설이 부족한 반면 참으로 ‘일본스럽게’ 잘 정비된 캠핑장이 다섯 곳 있다. 아유모도시 자연공원, 아오시오노사토, 아소베이파크, 미우다, 신화의 마을 자연공원은 해수욕과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여름철에 방문한다면 더욱 매력적이다. 한국어 안내도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이용요금 텐트 사이트 600엔부터, 상설텐트 3,000엔부터 교통편 부산에서 코비호, 오션플라워호 등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가격은 편도 7만5,000원 수준 예약 대마도 부산사무소 www.tsushima-busan.or.kr 휴양림 속에서의 느긋한 휴식 전국 1,000개가 넘는 캠핑장 중 내 가족에 딱 맞는 곳을 고르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연의 품에 안겨 호젓한 휴식을 누리고 싶다면 사설 캠핑장보다는 자연휴양림이 좋다. 자연휴양림은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자연이 잘 보존된 지역 37곳에 자리해 있는데, 정부가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이뤄짐은 물론 가격도 저렴하다. 경기도에 위치한 운악산, 유명산 휴양림 등이 인기가 많은데 그만큼 예약하기가 어렵기에 강원, 충청권을 노려 보는 것도 좋다. 일부 휴양림은 불을 피울 수 없고, 온수가 안 나오기도 하는데 그만큼 원초적인 캠핑을 만끽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재빠르게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의 웹사이트에서 예약을 하는 것이다. 휴양림 내 숙소와 야영장은 입실 6주 전 오전 9시부터 예약할 수 있는데 인기 휴양림은 1분 내에 예약이 끝나 버린다. 요금 입장료 1,000원(성인), 주차료 중·소형차 3,000원(1일), 야영테크 6,000원(1일), 오토캠핑장 9,000원(1일) 문의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1588-3520 www.huyang.g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준비 없이 떠날 수 있는 캐러밴 장비를 갖추는 데만 수백만원, 한번 떠날라치면 장보고 준비하는 시간만 반나절. ‘캠핑은 성가시고 번잡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캐러밴Caravan이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다. 사실 국내에서 움직이는 모바일홈으로도 불리는 캐러밴을 직접 몰고 다니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산 좋고, 물 좋은 자연명소 곳곳에 캐러밴을 갖춘 캠핑장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홀리데이파크’가 자체기술로 만든 캐러밴을 들여놓은 캠핑장을 가평 운악산, 화성 제부도, 태안 몽산포, 제주 애월읍 등 전국 곳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트레일러 형태의 캐러밴 안에는 침실, 화장실, 부엌까지 갖춰져 있어 가족여행객은 만들어 먹을 음식만 장만해 가면 된다. TV, 에어콘, 전자렌지 등의 전자제품까지 갖춰져 있어 자연 속에 안긴 이동식 콘도미니엄이라 할 만하다. 4인용, 6인용으로 2종류가 있고 바비큐, 모닥불 등도 구매할 수 있으며 물놀이가 가능한 대형 수영장까지 갖춘 곳도 있다. 가격은 6인 기준 19만원이다. 이용요금 4인용(성인 2인, 소인 2인) 12만원, 6인용(성인 4인, 소인 2인) 19만원부터 문의 홀리데이파크 02-555-3222 www.holidayparks.kr 글 김명상, 최승표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영국 불꽃축제서 ‘불사조 화염’ 포착 화제

    영국 불꽃축제서 ‘불사조 화염’ 포착 화제

    영국에서 상상속 동물인 불사조 혹은 드래곤을 닮은 화염이 우연히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22년 경력의 사진작가 아담 다 실바(45)가 불꽃 축제에 참여했다가 우연히 모닥불에서 드래곤 형상의 화염이 피어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아담은 지난 5일 ‘가이 포크스 데이’(Guy Fawkes Day)를 맞아 세 딸 리아나(17)와 로잘리(15), 그리고 이사벨라와 함께 글로스터셔 페어포드에서 열린 ‘모닥불의 밤’ 축제에 참여했다. 이날은 1605년 영국 국왕인 제임스1세와 그 일가를 폭사시키려고 한 화약음모사건(Gunpowder Plot)의 주동자인 가이 포크스를 기념하는 날로, 영국 전역에서 매년 불꽃축제 행사를 벌인다고 한다. 아담은 “‘가이 포크스’의 불꽃 사진을 찍으려고 했을 때 다른 쪽에 있던 모닥불에서 둥근 무언가를 발견했다.”면서 “약 서너 초 동안 모닥불에서 춤을 추듯 움직였다.”고 회상했다. 아담에 따르면 캐논 EOS 7D 디지털카메라로 몇 장의 사진을 찍었으며, 그 화염이 얼마나 명확하게 드래곤과 닮았는지는 집에 돌아왔을 때 알게 됐다. 그는 “막내딸인 이사벨라가 내 다리를 부여잡더니 ‘아빠, 춥지 않나요?’라고 말했다.”면서 “안타깝게도 그 아이는 불꽃놀이의 소음을 좋아하지 않아 난 찍힌 사진을 볼 틈도 없이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에 돌아와 사진을 봤을 때 막내딸마저 큰 감명을 받았다. 그녀는 그 드래곤을 매우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보성여관’은 어떤 곳

    ‘보성여관’은 어떤 곳

    ‘보성여관’은 소설 ‘태백산맥’에서 토벌대장 임만수와 대원들의 숙소인 ‘남도여관’으로 소개된 곳이다. 제1부 ‘한의 모닥불’의 2권에는 ‘“거 보아하니 예사 사람이 아니겠소.” 소대병력인 그들의 여장을 남도여관에 풀게 하고 사무실로 돌아서던 길에 읍장이 한 말이었다.’고 쓰여 있다. 1935년에 지어진 보성여관은 한옥과 일식이 혼합된 건물로 2층짜리 일식 목조 1동과 1층 한식 벽돌집 1동이 붙어 있다. 작고 초라해 보이지만 조정래는 당시엔 “5성급 호텔이었다.”고 했다. 일본인들이 개발한 도시인 전남 벌교는 여수를 통해 들어온 일본인들이 일본제품을 조선에 파는 전진기지였다. 조정래는 “우리는 중국과 달리 역사의 상처와 괴로움이 담긴 건물과 유물을 비판 없이 허물어버렸다. 조선총독부를 헐어버린 것은 면죄부를 준 것이다. 조선사람의 정통성을 가진 왕궁을 허물어서 총독부를 짓는 잔혹한 짓을 한 만큼 그곳을 일본강점기 박물관을 만들어서 후대 만대에까지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작지만 순천군에서 여기를 복원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건축가 김원은 “옛 건축물을 완전히 살리기는 어렵지만 열심히 복원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왓장이 삐뚤삐뚤하게 깔리고 현대적인 배수가 드러난 것은 다소 유감”이라고 했다. 7일 열린 개관식에는 소설가 조정래를 비롯해 임권택 영화감독, 김원 태백산맥문학관 건축가, 이종상 화백, 정종해 보성군수,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찬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했다. 보성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문화마당] 객석을 떠난 그들/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객석을 떠난 그들/신동호 시인

    무용공연을 보았다. 주변이 총선으로 분주했던 지난달, 불 꺼진 객석에 앉아 원초적인 몸짓과 문명이 만나 가는 과정을 보았다. ‘먼저 생각하는 자-프로메테우스의 불’이란 다소 긴 제목의 이 공연은 LG아트센터의 기획공연으로 이루어졌다. 안무가 정영두는 말한다. ‘기술의 진화와 행복의 진화가 비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의문으로 공연을 준비했다.’라고. 안무가가 의도한 대로 음향과 조명 등 실험적인 기술이 춤과 만난 신선한 공연이었다. 그러나 나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쏠렸다. 놀랍게도 출연자들 모두 아마추어들이었다. 약제보조사에서 무역회사 직원, 고등학교 교사가 있는가 하면 증권사 브로커도 있었다. 그들은 공연을 위해 두 달간 많은 시간과 열정을 바쳤다. 자정이 넘게 땀을 흘리며 스물세 명의 출연자는 변화해 가는 자신의 몸을 보았을 것이며, 또한 생소했던 갖가지 기술이 자신들과 어울려 하나의 공연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누구보다 깊이 만났을 것이다. 안무가의 의도를 표현하고자 거듭 연습을 반복하면서 그들 스스로 기술문명을 성찰하는 철학자가 되었으리라 생각하니, 공연의 의미가 더 소중하게 다가왔다.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차이는 문화에 있었다. 크로마뇽인의 거주지에서 발견되는 동굴벽화와 동물조각품들은 생존과 무관한 것들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죽은 자에 대한 연민으로 장례를 치르고 조각품을 나누며 같은 감성을 확인하는 동안 공동체의 결속은 더욱 단단해졌다. 내가 베푼 친절이 후대에라도 좋은 영향을 미치리란 생각은 문화적 감성을 통해 각인되었고, 이타심은 유전자에 기록되었다. 모닥불에 둘러앉아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춤으로써 생존이 불안했던 크로마뇽인은 비로소 존재의 위안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사회가 분화되고 전문화될수록 오히려 문화의 참여는 줄어들었다. 마을 축제는 공동체의 전 성원들이 준비하고 참여함으로써 완성되었다. 판소리는 단지 공연자의 소리로만 구성되지 않았고 관객의 추임새가 더해져야 했다. 현대사회는 그러한 참여의 기회를 박탈한다. TV는 갖가지 공연을 화려하게 보여주지만 향유밖에 할 수 없고, 영화는 표를 사는 적극적인 행위를 전제하지만 마찬가지로 참여의 문은 닫혀 있다. 전문화된 문화는 오케스트라나 뮤지컬처럼 고급화되어 일상적으로 향유하기에도 부담스러울 지경이니 참여는 언감생심이다. 문화적 감성을 전이하지 못하는 현대의 크로마뇽인은 존재의 불안함을 갖고 산다. 축제의 공간도 무대와 객석이 분리되어 있으며, 주가를 올리는 합창단도 정작 참여하기에는 만만치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문화에 대한 참여의 공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데, 현대 사회에서 문화의 향유와 참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준 공간은 바로 교회다. 성가대의 노래를 듣고 목사의 연설을 향유하고 동시에 함께 찬송가를 부름으로써 교인들은 일상적으로 문화 참여의 기회를 갖는다. 함께 찬송하며 그들은 기꺼이 성경의 말씀에 동의하고 교회공동체 안에서 존재의 위안을 받는다. 문화에의 참여는 인간성에 대한 감수성과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독일의 작가 브레히트는 연극에 일반인을 참여시킴으로써 파시즘에 대해 국민 스스로 저항할 힘을 키웠는데 이를 ‘교육극’이라 불렀다. 향유보다 참여가 삶의 주체가 될 힘을 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사례 중 하나인 셈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작한 문화바우처는 문화복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일정부분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화의 집’ 사업처럼 문화에 참여할 기회는 가질 수 없고 단순히 관람을 지원하는 소비적 형태를 띠고 있다. 과연 이를 통해서 저소득층 사람들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교회에서도 하는 일을 정부가 방치한다면, 국민은 국가를 통해 존재의 위안을 받을 수 있을까. 객석을 떠나 무대 위에 선 그들을 통해 문화 참여의 중요성을 정부가 인식하길 바란다. 광범위한 정치 참여 또한 문화적 감수성의 향상을 통해 발현될 터이다.
  • 소장품 불태우는 伊 미술관

    “문화유산 보호에 무관심한 정부를 상대로 벌이는 ‘예술전쟁’이죠.” 이탈리아 북부 도시 나폴리의 카소리아 현대미술박물관이 17일(현지시간) 문화유산을 홀대하는 정부에 맞서 소장 예술품을 불태우는 항의 시위를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카소리아 박물관은 모닥불을 피운 뒤 프랑스 스브린 부르기뇽의 그림을 불에 태웠다. 이번 시위를 지지하고 있는 부르기뇽은 인터넷전화 스카이프를 통해 자신의 작품이 ‘화장’되는 모습을 씁쓸하게 지켜봐야 했다. 카소리아 박물관장인 안토니오 만프레디는 “정부의 무관심으로 1000여점의 작품이 어차피 파괴될 운명에 처했다.”고 극단적인 시위 배경을 밝혔다. 이번 시위를 ‘예술 전쟁’으로 명명한 만프레디 관장은 1주일마다 3점씩의 작품을 불태운다는 계획이다. 조각가 출신인 그는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서 활동하다 2005년 고향인 이곳으로 돌아와 박물관을 개관했으나,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자비와 민간 후원금으로 근근이 운영해 왔다. 만프레디 관장은 앞서 지난해 2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이탈리아 정부의 무신경과 나폴리 주변의 조직폭력배들 때문에 박물관을 운영하기 어렵다며 독일에 망명을 요청했다. 그는 망명이 수락되면 박물관의 전 직원과 소장한 1000여점을 함께 가져가겠다고 제안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얻어내지 못했다. 카소리아 박물관은 나폴리의 마피아 조직 ‘카모라’의 전횡에 항의하는 과감한 기획 전시회로 유명해지면서 마피아의 위협에 시달려왔다. 만프레디 관장은 “정부는 폼페이가 무너지도록 내버려두고 있는데 우리 박물관이 무슨 희망을 가지겠는가.”라며 이탈리아 정부가 재정난 탓에 서기 79년 베수비오스 화산폭발에 묻힌 폼페이 고대 유적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휴대전화에 아기 안은 여자 유령 사진 찍혀

    남미의 한 산에서 심령사진이 찍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르헨티나 지방 살타의 산 베르나르도 산에 놀러간 일단의 청소년들이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다 우연히 하얀 유령(?)의 사진을 찍었다. 신나는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이 산에 오른 건 지난주였다. 소년들은 캠핑을 하기로 하고 밤에 산에 올랐다. 텐트를 친 청소년들은 모닥불을 지피고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찍은 사진을 보던 청소년들은 깜짝 놀랐다. 사진에는 있어야 할 친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인간 형체의 뿌연 그림자가 보이는 듯했다. 사진을 확대하니 전신이 하얀 여자가 아기를 안고 서 있었다. 심령사진을 찍은 걸 알게 된 청소년들은 텐트와 짐을 내버려둔 채 비명을 지르며 줄행랑을 쳐 단순에 산을 내려왔다. 사진은 18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지방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사진을 공개한 청소년들은 “당시 주변엔 친구들 외 아무도 없었다.”면서 “산에 유령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트리부노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경기도 갈 만한 눈썰매장 5곳

    겨울철 야외놀이 하면 눈썰매다. 새하얀 눈썰매장과 타고 내려갈 수 있는 튜브만 있다면 어린이들에게는 천국이 따로 없다. 자녀와 함께하는 부모들도 일상에서 벗어나 겨울을 온전히 즐기는 기회다. 경기관광공사는 도내 대표적인 썰매 여행지를 4일 소개했다. ●가평 자라섬 씽씽 겨울 축제 눈썰매장 경춘선을 타고 50분만 달리면 겨울 눈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가평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장’(1월 6~29일)에 있는 눈썰매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가능하다. 50인승 초대형 송어 썰매타기 이벤트, 빙상 자전거 썰매, 시베리안 허스키 썰매, 옛날썰매 등도 즐길 수 있다. (031)580-2507. ●포천 백운 동장군 축제 눈썰매장 포천 동장군축제(12월 31일~1월 29일)는 매년 1월 한 달간 포천 백운계곡관광지 일대에서 개최된다. 축제장에는 계곡 눈을 이용한 눈썰매장이 설치됐다. 썰매도 일반 플라스틱 썰매가 아닌 튜브를 이용하고 있어 계곡에 쌓인 눈을 타고 내려오는 기분을 한층 더 만끽할 수 있다. 은송어 낚시, 얼음궁전체험, 얼음팽이치기, 모닥불 체험도 즐길 수 있다. (031)535-7142. ●웅진플레이도시 눈썰매장 매섭게 추운 날씨에 아이와 밖에 나가는 게 부담스럽다면 실내에서 눈썰매를 즐길 수도 있다. 실내에 조성된 부천의 웅진플레이도시 눈썰매장은 레일이 따로 있어 옆 사람과 부딪칠 염려가 없다. 직선코스 4라인, 곡선코스 2라인으로 3인용 튜브 썰매를 타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1577-5773. ●수원화성 얼음 썰매장 수원화성행궁 앞 광장에서도 다음 달 10일까지 얼음 썰매를 탈 수 있다. 연날리기와 팽이치기, 굴렁쇠 등 전통놀이도 즐길 수 있어 교육 효과도 있다. 즐거운 놀이를 하다 춥고 지친다면 인근 수원화성 박물관을 둘러보면 제격이다. (031)251-4435, 4425. ●양주 씽씽 얼음 썰매장 양주 소방서에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개장한 양주씽씽무료 얼음 썰매장은 양주역 뒤 휴면농지에 펼쳐져 있다. 썰매도 무료로 대여해 주고 소방관들이 안전요원 역할도 한다. 썰매장 안에는 불우이웃 돕기 모금함이 있어 방학 때 아이들과 신나게 즐기고 뜻깊은 일도 할 수 있다. (031)849-8312.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씨줄날줄] SAS(영국 공수특전단) /우득정 수석논설위원

    프레드릭 포사이드는 소설 ‘더 아프간’(The Afghan)에서 마틴이 영국의 대테러부대 공수특전단(SAS) 정예요원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22주간에 걸친 훈련과정에서 8~9주째 극기훈련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웨일스 지방의 혹독한 추위 속에 잠도 자지 않고 강행군하다 체온저하 등으로 목숨을 잃는 훈련병도 적지 않다. 11~12주째 체력 테스트에서는 비, 우박으로 진흙탕이 된 언덕을 통나무를 끌고 달려야 한다. 이때까지 버텨낸 대원들에게는 빨간 베레모가 지급된다. 하지만 이어지는 3주에 걸친 야전 생존훈련에서는 황무지 벌판에서 젖은 옷을 입은 채 모닥불도 없이 겨울바람을 견뎌야 한다. 16주째부터 비로소 낙하산 강하 훈련이 시작된다.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기 전 4주간에 걸친 예비훈련에서도 탈락자가 속출한다. 그래서 포사이드뿐 아니라 잭 히긴스, 다니엘 실바 등 영국이나 아일랜드 출신 작가들의 소설에는 항상 테러리스트에 맞서는 SAS 출신 주인공이 등장한다.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나 하마스, 알카에다 출신 테러리스트 못지않게 냉혹하다. KGB나 CIA 요원들은 교활하거나 뒤통수 치기에 급급한 하수쯤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대테러부대의 원조가 SAS라는 자부심이 은연중에 배어 있는 듯하다. SAS는 1941년 북아프리카에서 독일과 이탈리아군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부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혁혁한 전공을 세워 전후 6개 대대의 여단급으로 성장했으나 1952년 3개 대대 연대급으로 축소됐다. 각 대대는 4개 중대로, 각 중대는 사병 72명과 장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1960년대 말까지 각국의 경호원들에게 경호 기술을 전수하다가 1969년부터 북아일랜드에 파견되면서 대테러작전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1980년 런던 주재 이란대사관 인질억류사건 진압, 모가디슈 항공기 납치 구출작전, 아센 열차 납치 구출작전, 알도 모로 전 이탈리아 총리 납치사건 등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델타포스를 비롯한 전 세계 대테러 특수부대의 롤 모델이 SAS이다. SAS연대본부 시계탑 4개면에는 작전 중 순직한 요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외신에 따르면 SAS와 영국의 정보기관 MI6 등이 리비아에서 ‘카다피 사냥’에 나섰다고 한다. 특히 SAS 정예요원들은 카다피의 지지기반인 시르테에 침투해 작전 중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42년간 리비아를 철권통치했던 카다피가 이젠 한낱 테러리스트 수준으로 전락한 모양이다. 우득정 수석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4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국내 최초로 거짓말의 동기와 특징을 실험을 통해 분석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편의성만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제작진은 조은경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거짓과 진실된 이야기를 하나 선택한다.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본다.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유랑은 현장을 확인하러 온 서 회장 앞에서 강수의 뺨을 때린다. 강수는 유랑을 뒤쫓다가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그렇게 강수는 혼수상태에 빠지고, 서 회장은 고민에 빠진다. 치영은 강수의 사고가 서 회장 때문임을 간파하고, 서 회장을 슬쩍 떠본다. 한편 강수는 의식이 돌아오지만 유랑을 알아보지 못하는데. ●일일연속극 불굴의 며느리(MBC 밤 8시 15분) 진국은 술에 취해 연정에게 예식장에서 연정을 봤다고 고백한다. 혜원은 연정에게 진우의 인상착의를 말해주며 이름을 묻는다. 하지만 연정은 이름도 모르면서 직원을 찾기란 어렵다고 한다. 한편 신우는 영심과의 뜻하지 않은 입맞춤에 혼란스러워한다. 해장국 집에서 일하던 영심은 결국 쓰러지고 만다. ●무사 백동수(SBS 밤 9시 55분) 말을 타고 가는 광택, 멀리 으스름한 불빛을 보곤 말을 세우고 잠시 불빛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말을 움직인다. 말에서 내린 광택은 말을 끌고 천천히 걸어간다. 그리고 모닥불 앞에 쪼그려 앉은 천은 나뭇가지를 툭 던지곤 고개를 돌린다. 순간 천의 살기어린 눈빛에 말이 요동친다. 그렇게 묘한 미소를 머금은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눈다. ●꾸러기 천사들-내사랑, 푸름이(EBS 밤 8시) 채린이와 해라는 잘 생기고 공부도 잘 하고 매너까지 좋은 푸름이에게 동시에 반하고 만다. 어느 날 보라반은 포크댄스라는 걸 배우게 된다. 선생님은 다음 시간까지 남자와 여자가 짝을 이뤄 오라는 숙제를 내준다. 그때부터 채린이와 해라는 푸름이를 사이에 둔 채 보이지 않는 전쟁을 시작하게 된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하룻밤을 보낸 여자들이 있다. 한 여름 밤의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하룻밤은 현실이 되어 충격적인 사건으로 접수됐다. 사건은 호프집에서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두 피해자는 호프집에서 술을 마셨는데 옆 테이블의 남자들이 즉석 만남을 제안해 왔다. 네 명의 남녀는 같이 게임을 하며 무르익은 분위기에 빠져드는데.
  • 영국 ‘현대판 로빈슨크루소’는 봉이 김선달?

    26년 동안 외딴 해안가 오두막집에서 혼자 살아왔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았던 ‘현대판 로빈슨크루소’라는 괴짜의 명성과 다른 행각이 드러났다. 영국의 대중지 더 선은 18일 이 괴짜 사나이가 실제로는 오두막이 아닌 그의 노모의 안락한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버기스(63)라는 이름의 이 사나이는 영화 ‘캐스트 어웨이’이 주인공 톰 행크스의 실제 인물인양 포장되는 바람에 국제적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바 있다. 폐목 등 온갖 잡동사니로 만든 오두막에서 마른 낙엽을 매트리스 대신 깔고 모닥불로 식사를 해결하며 26년째 혼자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버기스는 서머셋 부근의 외진 해안가의 오두막이 헐릴 위기를 맞으면서 네티즌들의 동정을 사기도 했다. 최근 그의 오두막이 포함된 부지 소유주인 엑스무어 국립공원 측이 그에게 퇴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혼남이기도 한 버기스는 홀어머니인 필리스의 집에 안락한 그의 방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그녀가 두 달전 죽기 전까지 거기서 노모와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더 선은 그의 옷과 소지품이 모두 그집에 있다고 폭로했다. 더욱이 그는 노모가 살던, 테라스가 있는 14만5000파운드 짜리 집값의 절반을 유산으로 받게 됐다는 소식이다. 나머지 절반에 대한 상속권이 있는 그의 누이에 집에도 수시로 머물러 온 것으로 드러나 더는 오갈데 없는 로빈슨크루소가 아님이 확인된 것이다. 하지만 버기스는 여전히 자신은 집 한 채 소유한 적이 없으며, 지금도 오두막집 옆 개울에서 몸을 씻고 살고 있다고 설명한다. 모닥불로 통조림 음식을 뎁혀 먹는 생활비는 누드 모델 등으로 마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의 한 이웃은 “데이비드가 대부분 그의 어머니의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며, 다른 데 거처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다만 누이 마가렛만은 “그가 옥외 생활을 좋아하지만, 오두막은 겨울엔 너무 춥지 않느냐.”며 그의 오두막 생활이 완전 허풍은 아니라고 변호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열린세상] 당신도 영웅입니다/강형기 충북대 지방자치학 교수

    [열린세상] 당신도 영웅입니다/강형기 충북대 지방자치학 교수

    영하 17도의 겨울밤은 매섭도록 추웠습니다. 오금마저 저리게 하는 산마루 고갯길의 삭풍 속에 꺼질 듯 살아날 듯 깜박이는 모닥불 옆에 언 발을 동동 구르는 공무원이 있었습니다. 구제역을 막아야 한다며 날밤을 지새운 지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그의 마음은 온통 동료 생각뿐입니다. 구제역을 막으려고 애쓰다 순직한 동료를 생각했던 것입니다. 공무원은 세상의 어려움에 온몸으로 대응해야 할 공복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의 노고를 기억해 주지 않는 세상 인심이 야속하기도 합니다. 천안함의 용사들처럼 영웅이라는 이름으로 장례를 치르고 기억되길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무언가 서러운 마음 감출 길이 없습니다. “열심히 일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때로는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해야 하는지 자문해 보면 제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자신을 격려할 무언가 좋은 방법이 없겠습니까?” 때로는 스스로의 의지에 고무되기도 하지만, 열심히 일할수록 오히려 공허감을 느껴야 하는 공직자들의 하소연입니다. 저는 그러한 하소연을 들을 때마다 다음과 같이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결국 당신의 업(業)이라고 생각하는 길밖에는 방도가 없습니다. 그러나 자탄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아름답고 위대한 사람입니다.’ 업이란 무엇입니까? 업이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자신의 성격이며 숙명입니다. 다른 사람이 이해하지 못해도,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 스스로가 바보처럼 느껴진다 할지라도 자기 자신과의 대화에서 자신이 납득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 명령에 정직히 따라가야만 하는 바로 그것이 업인 것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세상에서는 마을을 지키거나 봉사활동 등을 하는 것은 결국 소수자의 업무가 되어 버립니다. 우리 사회의 행복은 결국 소수자의 희생으로 담보되고 있는 것이지요. 어려운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공직자의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업을 자각하고 실천하는 양심적인 공무원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안심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공직자들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무엇보다도 공무원으로서의 업을 생각해야 합니다. 시대의 소명이 무엇인지를 읽고 자신의 업이 무엇인가를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업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업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란 스스로의 인생에 동기를 부여하지 않고서는 직무와 직장에 전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보람은 일생 동안 얼마만큼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그 파문을 넓혀 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업의 법칙입니다. 업의 법칙이란 다른 사람들과 어떤 상호 작용을 하면 그에 들어간 힘만큼을 되돌려 받는다는 법칙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면 행복을 되돌려 받고, 슬픔을 주면 슬픔을 되돌려 받는다는 것입니다. 천안함과 연평도에만 영웅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키우고 존중해야 할 영웅과 카리스마는 청와대와 국회처럼 높은 곳에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면서기 영웅, 청소부 영웅, 운전사 영웅, 농사 영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현장의 영웅들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소중한 과업이 있습니다. 보다 낮은 곳에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영웅들을 발굴하고 키우며 또 스스로 영웅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가 알아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힘을 합쳐 영웅을 알아주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스스로의 가슴에 씨를 뿌리고 그 정열로 파문을 일으키는 현장의 영웅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들은 ‘불씨’와도 같은 사람입니다. 그의 옆에 있으면 불꽃이 번져 오고 열기가 전달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주위를 향하여 뜨거운 온기를 보내고 지역과 이웃의 일을 나의 일처럼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을 만들어 나갑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영웅의 온기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전선에만 영웅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위하여 애쓰는 당신도 영웅입니다.
  • “5일장 절반 끊겨… 설대목 다 끝났어”

    “5일장 절반 끊겨… 설대목 다 끝났어”

    “구제역 때문에 늘 다니던 5일장 4곳 중에 2곳이 안 해. 설 대목은 다 끝난 거지, 뭐.” 용인 5일장에서 밤과 대추 등을 파는 한모(64) 할머니는 한숨을 내쉬며 낡아빠진 난로의 심지를 줄였다. “돈벌이는 죽어라고 안 되는데 기름만 쓸 순 없잖여.” 20여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장돌뱅이’ 생활을 시작해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번듯하게 키워 냈다. 자식들 키우느라 그동안 5일장을 한번도 쉬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구제역 때문에 요즘에는 오산과 용인 두곳의 5일장에만 나간다. 물건을 실어 나르며 일을 돕던 둘째 아들이 지난해 8월 세상을 떴을 때도 할머니는 장사를 쉬지 않았다. 하지만 구제역으로 나가던 5일장이 잠정 폐쇄되고, 장터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하루 5만~6만원의 많지 않은 수입이 2만~3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설을 어떻게 날지 근심이 가득하다. ●657개 5일장 중 150여곳 잠정 폐쇄 25일 용인 5일장에는 구제역으로 인해 장삿길이 끊긴 장돌뱅이들의 한숨이 가득했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지자체들이 잇따라 전통 5일장을 잠정 폐쇄하면서 최대 80만명에 달하는 5일장 상인들은 일시에 생활 터전을 잃고 말았다. “답답하지. 그렇단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어. 세상이 그런걸….” 한 장꾼은 이런 푸념을 내뱉으며 텅 빈 장터를 물끄러니 응시했다. 전국 전통 5일장 연합회에 따르면 구제역 확산 방지가 한창이던 1월 중순에는 전국 657곳의 5일장 중 250여곳이 문을 닫았다. 설 대목을 맞으면서 지자체에서 잠정 폐쇄 조치를 해제하는 곳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도 150여곳의 5일장이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경기 지역 72곳의 5일장도 현재 10여곳이 잠정 폐쇄 중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경기 지역의 경우 한때 30여곳이 문을 닫아 눈앞이 깜깜했다.”면서 “구제역이 장기화될 경우 생계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20만~30만원 매출 절반 이하로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도 다르지 않았다. 용인 5일장에서 30여년간 신발을 팔아 3남매를 대학까지 보냈다는 최모(61)씨는 “상인들이 축산농가 근처에는 가지도 않는데 구제역을 전파하는 것처럼 취급해 마음이 상한다.”면서 “그래도 공산품 파는 사람은 사정이 낫다. 채소나 생선 상인들은 물건을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장날 하루 매출이 20만~30만원은 됐는데 요샌 10만원 올리기도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2년째 도라지와 더덕 등을 파는 홍모(52)씨도 구제역과 추위 때문에 매출이 반으로 꺾였다며 울상을 지었다. 홍씨는 “날도 추운 데다 5일장이라는 게 한두번 쉬면 아예 장이 안 선다고 여겨 사람들 발길이 준다.”면서 “설 대목은 물 건너 갔다 하더라도 5일장이 띄엄띄엄 서면 찾는 사람들이 더 줄 텐데, 그게 걱정”이라며 시린 얼굴을 무릎 사이에 파묻었다. ●충북 진천 등 4곳 임시 5일장 연합회는 장이 잠정 폐쇄되면서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줄어 5일장이 재개된 곳의 경우에도 찾는 사람이 20~30%나 줄었다고 추산했다. 매출도 지난 설에 비해 절반 이하라고 전했다. 정재근(63) 용인 5일장 상인회장은 “구제역 전까지만 하더라도 340여 상인들이 5일장에 나왔는데 요즘에는 300명에도 못 미친다.”면서 “대부분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인데, 여기서 수입이 없으니 임시방편으로 공사장이나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난 것”이라고 전했다. 매서운 추위를 생쥐 콧김 같은 모닥불 하나로 견디는 ‘장돌뱅이’들의 겨울나기가 한없이 버거워 보였다. 한편, 구제역이 이미 전국으로 확산됐다는 소식에 상인회와 협의를 통해 5일장을 임시 개장하는 지역도 생겨나고 있다. 충북 진천, 증평, 괴산, 음성 등 중부 4군은 25일 설 대목을 맞아,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잠정 폐쇄했던 전통 5일장을 임시로 열기로 했다. 글 사진 김동현·최두희기자 moses@seoul.co.kr
  • 정재영 “취미로 시작한 영화 지금은 열애중”

    정재영 “취미로 시작한 영화 지금은 열애중”

    배우에겐 홍보도 일이다. 개봉이 임박하면 서울 삼청동 카페 같은 곳에서 수일에 걸쳐 릴레이 인터뷰를 한다. 영화 ‘글러브’(20일 개봉)의 주인공 정재영(41)을 만난 것은 지난 11일 오후 6시. 이미 5시간가량 다른 기자들과 진을 뺀 뒤였다. 약속시간을 조금 넘겨 나타난 정재영은 잠시 양해를 구하더니 사진 촬영을 위해 옷을 갈아입고 구두를 바꿔 신었다. 상반신만 나온다고 해도 굳이 그랬다. 청룡영화제 주연상을 안겨준 ‘이끼’ 속의 사악한 70대 이장의 모습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한때 프로야구 슈퍼스타였지만 이젠 사회면에 자주 나오는 퇴물 투수. 폭력 시비로 제명 위기에 처해, 울며 겨자 먹기로 청각장애인 야구팀을 맡아 까칠하지만 결국 아이들의 진심을 알고 의기투합하는 ‘김상남’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왜 ‘글러브’를 골랐나. 같은 감독(강우석)과 내리 찍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이끼’ 촬영 중간쯤 술 한잔 하다가 감독님이 다음 작품을 같이하자고 했다. 싫다고 할 이유가 없었다. 감독님이랑 작품을 해서 비난을 받거나 흥행이 안 된 적은 없었다. 다만 바로 승락하면 체면 상하니까 ‘들어오는 시나리오는 많은데, 같이 해드릴게요’라고 했다. →‘아는 여자’(2004년) 이후 다시 야구선수다. 투구 폼이 그럴 듯하던데. -‘아는 여자’ 땐 실제 공을 던질 일은 거의 없었다. 야구에 대한 관심은 프로야구 원년 때 어린이회원 정도 수준이다. 그때 OB(현 두산베어스) 유니폼이 가장 멋졌지만 난 삼성 어린이회원에 가입했다. 동물의 왕은 사자라는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촬영 시작하기 전에 석달쯤 선수로 나오는 아이들과 함께 야구 훈련을 했다. →공을 던지거나 뛰어다니는 장면이 많아 힘들었을 것 같다. -그 정도 던져서는 손가락에 물집도 안 잡힌다. 산에서 뛰어다니는 장면이 힘들긴 했지만 컷(cut)이 있으니 괜찮다. 정말 힘든 건 ‘신기전’(2008년)과 ‘실미도’(2003년)였다. ‘실미도’는 그나마 젊을 때라 괜찮았는데 ‘신기전’은 칼싸움 장면이 많은데다 나이를 먹고 찍어서 훨씬 힘들었다. →고생한 캐릭터가 애착이 가나. -글쎄…. 돈 받고 찍은 첫 영화인 ‘박봉곤 가출사건’(1996년) 때는 두 장면을 찍기 위해 3박 4일 연습했다. 하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역시 김상남이다. ‘이끼’의 이장 역할과는 한참 전에 헤어졌지만 김상남과는 아직 연애 중이다. 물론 다음 작품하면 또 바뀌겠지만…. →김상남은 어떤 사람인가. 실제 정재영도 까칠하고 욱하는 면이 있나. -김상남은 뼛속까지 야구인이다. 원래 사고뭉치는 아닌데 벼랑 끝으로 몰리니 삐뚤어진 것 같다. 나도 인간이니까 가끔 욱하는 면이 있을 거다. 그래도 후반부의 덜 까칠해진 김상남과 비슷하지 않을까. →장애인이나 스포츠라는 소재를 감안하면 관객을 극장까지 끌어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입소문을 기대한다. 일반인 시사회에서 좋은 평가가 나와 트위터 등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흥행) 감은 좀 어떤가. 박해일(‘심장이 뛴다’), 김명민(‘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주연작이 줄줄이 개봉하는데. -(‘글러브’가) VIP 시사회만 한 상태라 아직 잘 모르겠다. 영화를 그저 그렇게 봤다고 해도 지인들이 나한테 얘기하겠나. 다만 이명세 감독님이 내 영화를 보고 좀처럼 가타부타 안 하시는데 ‘영화가 생각 외로 너무 좋다. 깔끔하고’라고 전화하신 게 좀 헷갈린다. 이 감독님 취향은 아닌데 좋다고 하시니까 반갑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감독님이 안 좋아해야 오히려 흥행이 되는 것 아닌가란 생각도 들고….(웃음) →영화 속 매니저(조진웅)와 고교 선수 시절 때의 초심을 많이 얘기한다. 신인배우 때의 초심은 잃지 않았나. -연기에 대한 열정은 시작할 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잊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취미처럼 시작했는데 지금은 사랑에 빠졌다. 단 한번도 연기가 싫은 적은 없었다. →강우석 감독은 ‘정재영은 영화에 미친 사람’이라고 했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한숨을 쉬더니) 정말 많다. 충주 성심학교 팀이 군산상고와 연습경기에서 0-32로 지고 학교까지 뛰어가는 장면이 있다. 아이들이 모두 쓰러졌을 때 내가 이렇게 외친다. ‘소리를 질러. 소리는 귀가 아니라 가슴으로 듣는 거야!’ 정말 청각장애 아이들의 귀에 들리도록, 아이들이 응어리를 확 터뜨리도록, 끌어내야 한다. 딱 두번 찍었는데 목이 쉬어버렸다. 에너지가 안 되는 거다. 너무 속상했다. 마음은 조용필인데 음정, 박자 다 틀렸다. 설경구·최민식 선배의 에너지나 송강호 선배의 긴장과 이완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능력, 한석규 선배의 편안함처럼 명배우를 떠올리면 따라오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정재영 하면 떠오르는 게 없다.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이다.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그걸 극복해 가는 과정에 있다. 언젠가는 생길 거라고 믿는다. →남우주연상 배우에게도 롤모델이 있나. -어릴 땐 알 파치노니, 로버트 드니로, 숀 펜이 멋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연기력이 전부는 아니다. 영화판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건 안성기 선배다. ‘박봉곤 가출사건’을 찍을 때 두 신 정도 겹쳤다. 당대 최고 스타이니 중간중간 차에서 쉬기도 하고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현장에서 모닥불을 쬐면서 스태프들과 농담하고 그러시더라. 굉장히 오랜 시간이 흐르고서 ‘실미도’에서 다시 뵙게 됐는데 그때의 나를 기억하시더라. 그런 배우로 남고 싶다. →차기작은. -허종호 감독의 ‘카운트다운’에서 전도연과 ‘피도 눈물도 없이’(2002년) 이후 10년 만에 호흡을 맞춘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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