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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위터 “트럼프 계정 12시간 정지”… 페이스북·유튜브 트럼프 영상 삭제

    트위터 “트럼프 계정 12시간 정지”… 페이스북·유튜브 트럼프 영상 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을 막기 위해 미 의회의사당에 난입하는 소동을 벌이자 소셜미디어 업체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트럼프 대통령 계정과 메시지에 대한 긴급 조치에 들어갔다. 트럼프 지지 시위대의 난입사건과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확산하지 못하도록 개별 콘텐츠를 제재했지만 이게 부족하다고 판단해 아예 계정을 차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위터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12시간 동안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선거 결과를 거부하거나 폭력을 조장하는 것으로 보이는 여러 트윗을 삭제하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계정을 정지하는 시간이 연장될 것이며, 자사 정책을 지속적으로 위반할 경우엔 아예 영구 정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 결과가 가짜·사기라는 주장을 지속해서 펼쳐온 탓에 미 의회 폭력사태가 빚어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트위터는 “폭력 유발 위험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에 대한 동영상 공유 등에 대한 이용자들의 접근 권한을 제한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콘텐츠의 확산을 늦추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물론 그의 지지자들까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거가 사기라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하며 무분별하게 관련 콘텐츠를 확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NYT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이 잘못된 정보가 포함되거나 부적절한 콘텐츠에 대해 제재를 게을리한 탓에 이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며 “시민단체를 비롯한 수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이 잭 돌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의 고통을 안다. 우리는 선거를 도둑 맞았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엔 물러날 수 없다”는 그의 메시지에 트럼프 지지 시위대는 흥분해 의회의사당으로 난입했다. 이 과정에서 무력 충돌 및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미 언론과 정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를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는 시위대가 의회에 난입한 지 2시간여 만에 영상 메시지를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서도 여전히 대선 결과에 대해 승복하지 않는 태도를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가 필요하고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 지금 귀가하라”고 촉구하면서도 “나는 여러분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 있으며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고 주장했다.트위터는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영상 및 게시물에 답글, 리트윗, 좋아요 등만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게재한 동영상 밑에 “이 선거 사기 주장은 논란이 되고 있으며, 이 트윗은 폭력(조장) 위험으로 답글, 리트윗, 좋아요를 표시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나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선동을 부추기는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올리자 아예 계정을 정지시키기로 한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게시물도 삭제해 접근을 원천 차단했다.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 역시 “폭력 선동 금지 규칙을 위반하는 일부 게시물에 대해 적극 모니터링하며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문제가 되는 콘텐츠를 제한·삭제하는 것 외에도 정확한 선거 정보가 있는 페이지로 사용자를 안내하는 링크를 추가했다. 유튜브도 “시위대가 총기를 들고 국회 의사당 건물을 습격하는 모습이 담긴 수많은 실시간 스트리밍 콘텐츠들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페이지, 검색 결과 및 추천에는 (믿을 수 있거나 검증된) 권위 있는 뉴스 소스를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멸종위기 1급’ 수달이 청계천·중랑천에?… “배설물에 플라스틱”

    ‘멸종위기 1급’ 수달이 청계천·중랑천에?… “배설물에 플라스틱”

    “‘다시 여기서 살게 해달라’는 수달의 외침으로 들렸습니다.”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 위기종인 수달이 성내천, 청계천과 중랑천 합류 지점 등 서울 시내의 한강 지류에서 발견됐다고 환경단체들이 7일 밝혔다. 하지만 상처를 입거나 배설물에서 플라스틱 등이 나오는 등 서식 상태가 우려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시민단체인 고덕천을 지키는 사람들, 중랑천환경센터,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이날 서울 여의도 샛강생태공원방문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김향희 중랑천환경센터 국장은 “수달이 서울 시내 여러 곳, 특히 지류에서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며 “수달의 서식은 하천 생태계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들의 출현은 한강의 자연성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메시지이며, 자연이 우리 사회에 보호를 요청하는 목소리”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서울시 프로젝트인 ‘생물다양성 지도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11월부터 성내천, 중랑천·청계천 합류 지점, 고덕천 등 한강 지류에서 수달의 서식 가능성을 조사했다. 수달의 배설물과 족적 등 흔적을 찾고, 수달 출현이 예상되는 지점에는 무인 센서 카메라를 설치했다. 조사 결과 성내천, 청계천에서는 수달 여러 개체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고덕천에서는 배설물, 발자국 등 수달의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하지만 수달들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서식 환경도 열악한 점을 고려할 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포착된 수달들은 목과 몸통, 꼬리 등에서 상처가 발견됐다. 수달의 배설물에서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김 포장에 들어가는 방습제 등이 발견됐다. 김 국장은 “외상으로 찢기거나 무엇인가에 물린 자국으로 먹이가 부족해 수달들 간 싸움이 벌어졌거나, 대형견 등 동물의 공격, 피부병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유가 무엇이든 수달 서식처가 양호한 상태가 아니라는 증거이며 한강 지류에서 수달 서식처 개선을 위한 대책과 서식 현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강남 ‘터치스크린 우편함’ 분실 걱정 제로

    강남 ‘터치스크린 우편함’ 분실 걱정 제로

    첨단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온택트(비대면 온라인 접촉) 행정을 추진하는 서울 강남구가 지방정부 최초로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문서를 수발하는 ‘스마트 우편함’ 96대를 구청에 도입했다고 6일 밝혔다. 이제까지 구청으로 오는 각종 민원서류와 우편물은 ‘우편모아’라는 시스템으로 관리됐다. 이 시스템은 민원인이 보낸 우편물이 우체국을 거쳐 구청에 도착하기까지 추적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정작 구청에 도착한 이후에는 열쇠로 우편함을 열어 각 부서에서 우편물을 챙겨 갔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우편물이나 제출 서류가 분실되는 경우 추적 관리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에 강남구가 도입한 스마트 우편함은 사전 등록한 전자카드로만 우편함을 열 수 있기 때문에 구청에 도착한 이후에도 누가 언제 우편물을 가져갔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주민이 제출한 민원서류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력관리가 되기 때문에 분실의 위험이 대폭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면서 “우편물 분실 혹은 누락, 훼손으로 인해 주민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더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는 스마트 우편함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온택트 행정을 구현하고 있다. 강남구는 지난해 코로나19 등 재난상황부터 교통현황까지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모든 행정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스마트강남 구청장실’을 자체 개발해 운영에 들어갔다. 또 전국 최초로 화상회의시스템을 통해 구청과 22개 동주민센터에서 민원인 상담업무를 진행하는 ‘랜선 민원상담실’을 지난해 9월 만들었다. 임영미 민원여권과장은 “앞으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해 ‘스마트도시 강남’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강서 ‘드림스타트 아동’ 돌봄 공백·안전 책임진다

    강서 ‘드림스타트 아동’ 돌봄 공백·안전 책임진다

    아동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 강서구가 취약계층인 드림스타트 대상 아동 관리 강화에 나섰다. 강서구는 6일부터 화재 등 안전사고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돌봄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드림스타트 사례관리 아동 248명 전원에 대한 안전교육과 함께 집중 모니터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드림스타트는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복지·교육·건강 등의 맞춤형 복지를 통해 어린이들이 사회에 나갈 때 공평한 출발 기회를 얻도록 하는 사업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생활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졌다”며 “특히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돌봄 공백 우려가 있어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아동통합사례관리사가 각 가정을 방문해 일대일로 진행한다. 관리사는 화재 발생 시 대처 방안과 대피 요령 등을 아이들에게 영상과 그림 자료 등을 활용해 알려 준다. 보호자 없이 아이들끼리 집에 남는 경우를 대비해 아이들도 사용하기 쉬운 스프레이형 가정용 소화기를 가구별로 1개씩 전달한다. 강서구는 안전교육과 함께 아동들의 돌봄 공백 여부, 위생 관리 상태도 집중 모니터링한다. 특히 모니터링 과정에서 위기 상황이 발견되면 보호자와 상담해 주의를 당부하고 아동학대, 방임이 의심될 경우 관계 기관 신고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이번 교육이 가정 내 안전사고 발생 시 아이들의 대처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지난해 발생한 인천 형제 화재 사고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취약계층 아동의 돌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1인 가구 위해 종량제 봉투 낱장 판매해 주세요”

    “늘어나는 1인 가구를 위해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낱장으로 판매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1월 의정 모니터에 접수된 119건의 아이디어 중 관악구의 박수영씨가 제안한 ‘쓰레기종량제 봉투 낱장 판매 건의’ 등 15건을 우수 의견으로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박씨는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10장씩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어 1인 가구에는 부담이 될 때가 많고 이로 인해 무단 투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1장씩 낱개로 판매하게 되면 1인 가구의 부담도 덜고 무단 투기도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강남구의 백혜진씨는 “서울한양도성 앱을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백씨의 아이디어는 포켓몬스터 게임앱처럼 한양도성 앱에 주요 문화유적지 방문 등의 미션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사용자들의 흥미를 높여 이용을 더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백씨는 “한양도성 앱에 약간의 콘텐츠만 추가해도 순성길을 이용하는 관광객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작구의 서형숙씨는 “홀몸노인, 장애인,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은 주택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언제 전등이 나갈지, 수도꼭지가 고장 나 교체해야 할지 큰 부담감을 안고 살아간다”면서 독거노인, 장애인,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관리 서비스 도입을 제안했다. 지정 과제로 제시된 ‘버스 승차대 개선’과 관련해서는 강남구의 권혜린씨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차별 없는 서비스를 제공’을, 강서구 양아열씨가 ‘획일적인 버스 승차대에 지역별 특화’를, 성북구 정해진씨가 ‘겨울철 낙상사고 예방을 위한 미끄럼방지 매트나 열선 등 설치’ 등을 제안했다. 이 밖에 ▲남산 안중근광장 개선(강동구 윤영록씨) ▲길거리 방치 킥보드 과태료 부과(성북구 정순애씨) ▲가로변 버스전용차로 한시적 택배차량 허용(관악구 조용대씨)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창룡 ‘정인이 사건’ 석 달 만에 사과… “아동학대 사건 경찰서장이 직접 지휘”

    김창룡 ‘정인이 사건’ 석 달 만에 사과… “아동학대 사건 경찰서장이 직접 지휘”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이 사건의 부실수사 논란에 대해 김창룡 경찰청장이 공식 사과했다. 지난해 10월 13일 정인이가 사망한 지 86일 만이다. 세 차례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도 미온적으로 대처한 서울 양천경찰서장은 대기발령 조치됐다. 김 청장은 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대 피해를 당한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청장은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경찰 최고 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수사 지휘 책임자인 이화섭 양천서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후임으로 서정순 서울특별시경찰청 보안2과장을 내정했다. 순경 공채 출신인 서 과장은 서울성북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과 전남지방청 여성청소년과장 등 여성청소년 관련 업무를 거쳤다. 경찰은 사회적 약자 관련 사건을 경찰서장이 직접 관장하고 학대 반복 신고 모니터링을 개선하기로 했다. 경찰청에 아동학대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모든 아동학대 의심 사건 혐의자의 정신병력, 알코올 중독 및 피해 아동의 과거 진료기록을 반드시 확인할 계획이다.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정인이 양부모의 첫 재판은 오는 13일 열린다. 지난달 11일부터 이날까지 정인이의 양부모를 엄벌해 달라는 진정서 680여개가 재판부에 제출된 가운데 서울남부지법은 “사건 담당 재판부인 형사13부(부장 신혁재)가 (진정서가)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증거를 다 보고 판단하기 전에는 진정서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증거 조사를 마친 적법한 증거만으로 유무죄를 가늠해야 하는데 증거 능력이 없는 진정서 내용을 먼저 보면 공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피고인들이 선임한 변호인 중에는 지난해 6월 충남 천안에서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살해한 계모 성모씨를 변호하는 A변호사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에서는 A변호사의 사임을 촉구하는 캠페인이 벌어졌다. A변호사 등에 따르면 구속 기소된 양모 장모씨는 여전히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장씨는 검찰 조사에서 “말을 듣지 않을 때 손찌검을 한 적은 있지만 뼈가 부러질 만큼 때린 적은 없다. 택시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다 장기 손상이 왔을 수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하면서 “내가 어떻게 아이를 때려 죽이냐. 너무 미안하다”며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경찰청장, “정인이 사건 국민께 송구”…양천서장 대기발령

    경찰청장, “정인이 사건 국민께 송구”…양천서장 대기발령

    김창룡 경찰청장이 양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아 숨진 정인이 사건을 지휘한 서울 양천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대국민 사과와 함께 책임자 징계에 나선 것이다. 김 청장은 6일 오후 사과문을 내고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처럼 밝혔다. 김 청장은 또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의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경찰의 최고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경찰의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김 청장은 우선 사회적 약자 관련 사건에 대해선 경찰서장에게 즉시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겠다고 했다. 지휘관이 직접 관장하도록 하여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김 청장은 “1·2차 신고가 있었던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아동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반복신고가 모니터링되도록 아동학대 대응시스템을 개선하여 조기에 피해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번 정인이 사건 책임자인 양천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하는 한편, 후임으로 서정순 서울특별시경찰청 보안2과장을 내정했다. 서 과장은 순경 공채 출신으로 서울성북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과 전남지방청 여성청소년과장 등 여성청소년 관련 업무를 거쳐왔다. 김 청장은 “후임으로 여성청소년 분야에 정통한 서울경찰청 총경을 발령했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사건 담당 관계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앨리슨파트너스코리아-하이퍼앰 합병… 데이터 분석 마케팅 시장 공략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업인 앨리슨파트너스코리아가 6일 빅데이터 인사이트 기반의 브랜드 통합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그룹인 하이퍼앰(대표 김학균)과 합병하고,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통합 마케팅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엘리슨파트너스코리아의 인공지능(AI)마케팅연구소는 반복 업무 자동화(RPA) 기반 모니터링 및 인사이트 도출, 마케팅 전략 컨설팅, 마케팅 자동화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하이퍼앰은 데이터 분석 및 브랜딩, IT·모바일 커뮤니케이션(IMC) 분야 실무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구성된 회사다. 합병을 통해 AI마케팅연구소는 RPA 기반 뉴스모니터링 서비스 영역을 소셜 미디어 및 온라인 기반 분석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마케팅 전략 수립 컨설팅을 넘어 브랜딩, IMC 컨설팅 및 실행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시회 및 광고 중심의 전통적 마케팅 활동을 디지털 마케팅 위주로 전환하려는 기업을 위한 전략 컨설팅, 디지털 시대에 맞는 기업의 브랜딩 전략 수립 및 실행 서비스에 주력할 방침이다. 앨리슨파트너스코리아는 하이퍼앰과의 합병을 통해 전략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고, 데이터 분석 및 운영 방법론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민아 AI마케팅연구소장은 “하이퍼앰과의 합병을 통해 데이터분석 영역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업계 최고 실력을 갖춘 베테랑들이 대거 합류함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서 컨설팅과 서비스를 모두 제공, 기업들의 디지털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I마케팅연구소의 실행 서비스를 총괄하게 되는 김학균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어느 때보다 기업의 경쟁력과 가치가 중요해졌다”면서 “고객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신규 시장을 창출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성과와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데 함께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최첨단 강의실 ‘액티브러닝룸’ 구축

    최첨단 강의실 ‘액티브러닝룸’ 구축

    계명문화대가 최첨단 강의실인 ‘액티브러닝룸’을 개소했다. 액티브러닝룸은 학습자 중심의 강의와 자기 주도적 학습, 그룹 토의 및 프로젝트 수업이 가능한 최첨단 ALC(Active-Learning CLASS) 강의실이다. 계명문화대는 지난 2019년 시범적으로 문화관에 1개의 액티브러닝룸을 구축한 이후 최근 보건관, 쉐턱관, 예술관, 사회과학관에 각 1개씩 총 4개의 액티브러닝룸을 추가로 완공했다. 액티브러닝룸은 강의실 앞쪽에 유리로 된 미러형 칠판 3개와 뒤쪽에 86인치 전자칠판 및 미러형 칠판 2개, 이동식 테이블과 책상이 설치돼 있어 강의실 앞뒤 어디서든 강의가 가능하며, 화상수업 솔루션을 통해 쌍방향 실시간으로 비대면 수업 진행과 전자칠판의 판서 내용이 자동 저장돼 학생들에게 제공된다. 또 55인치 모니터 6개가 강의실 양쪽에 설치되어 있어 교수자가 준비한 이미지 및 동영상 등 수업자료 전달이 용이하며, 특히 미러링 기능을 통해 학생들이 작성한 각자의 자료를 모니터를 통해 공유하는 등 쌍방향 소통으로 학습자 중심의 교육은 물론이고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와 집중도를 높여 수업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영주 교육혁신원장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학습자 맞춤형 교육 방법인 TLT(Teaching and Learning with Technology)를 활용하는 혁신적 교수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최고의 교육 환경을 구축을 통해 대학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클로로퀸이 코로나 예방·치료? 복용 후 ‘심각한 부작용’ 주의보

    클로로퀸이 코로나 예방·치료? 복용 후 ‘심각한 부작용’ 주의보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에 대한 사용 주의보가 발령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일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클로로퀸이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허위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면서 “이미 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 영국, 미국,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적 유익성이 인정되지 않아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6월 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목적 긴급사용을 취소했고, 유럽의약품청(EMA)은 클로로퀸을 복용한 후 심장박동 이상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또 간·신장 장애, 발작, 저혈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경세포 손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중증환자에 사용되는 항염증약인 ‘덱사메타손’은 면역 억제 작용으로 감염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식약처는 클로로퀸과 덱사메타손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투여되는 전문의약품이므로,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사서 사용하면 심각한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직구 등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은 가짜 의약품 등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조제 및 판매하는 행위나 온라인 판매는 명백한 불법이므로, 관련 위법행위에 대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철저히 단속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병원이 없는 시골에서는 약국을 통해 전문의약품 구입이 가능하고, 약국에 가서 달라고 떼쓰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마음만 먹으면 해외직구 구입이 가능한 약품들”이라면서 “처방전이 없으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약품들은 아니지만 조심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걸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식약처, 트럼프 먹었던 클로로퀸…“코로나 예방 입증안돼”

    식약처, 트럼프 먹었던 클로로퀸…“코로나 예방 입증안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일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의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5일 밝혔다. 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에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으로 이미 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 영국, 미국,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적 유익성이 인정되지 않아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6월 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목적 긴급사용을 취소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클로로퀸을 복용한 후 심장박동 이상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또 간·신장 장애, 발작, 저혈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경세포 손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아울러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사용되는 항염증약인 ‘덱사메타손’은 면역 억제 작용으로 감염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식약처는 클로로퀸과 덱사메타손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투여되는 전문의약품이므로, 반드시 의사의 상담과 처방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직구 등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은 가짜 의약품 등의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조제 및 판매하는 행위나 온라인 판매는 명백한 불법이므로, 관련 위법행위에 대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철저히 단속할 예정이다. 한편 클로로퀸은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우 성공적인 약물이라며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복용한다는 사실을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대선 유세 도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소녀들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 年 5000억원 챙긴 포르노 재벌

    소녀들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 年 5000억원 챙긴 포르노 재벌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다시금 주목받은 세계 최대 불법 영상 사이트 ‘폰허브’(Pornhub)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불법 성착취 영상의 심각한 유통 실태를 조명한 보도 이후 폰허브는 일부 영상을 삭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이번엔 피해 여성 40명이 폰허브의 모회사 마인드기크(Mindgeek)를 상대로 4000만 달러(약 441억원)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성착취 영상을 통해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다. 서울신문은 마인드기크 고소장을 직접 분석해 어떤 혐의인지 살펴봤다. ●구글·아마존 등 이어 방문자 8번째로 많아 2007년 개설된 폰허브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인기 있는 포르노그래피 사이트다. 웹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2019년 폰허브 전체 방문 횟수는 약 420억회, 하루 평균 1억 1500만회에 달했다. 2019년 미국에선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 이어 여덟 번째로 많이 방문한 웹사이트에 이름을 올릴 정도였다. 인증받지 않고도 영상을 올릴 수 있고, 다운로드도 자유로워 연간 1000만개 이상이 유통됐다. 한국 이용자 수도 적지 않다. 불법 사이트라 직접 접속은 불가능하지만, 우회 통로로 이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텔레그램 성착취 ‘박사방’, ‘n번방’ 사건이 알려졌을 때도 피해자들의 영상이 폰허브에서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였다. 앞서 NYT는 실제 피해 여성들의 인터뷰를 통해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불법 성착취 영상이 폰허브에서 얼마나 규제 없이 유통되는지 짚었다. 누구나 쉽게 영상을 업로드 또는 다운로드할 수 있고, 이에 대한 플랫폼 내 자체 모니터링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탓에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은 전 세계를 떠돌았다. 실태가 알려지자 비자와 마스터 등 대형 카드사는 부랴부랴 폰허브 내 결제 서비스를 영구 중단한다고 밝혔고, 폰허브는 “유해 콘텐츠 확산을 막겠다”며 전체의 75%에 달하는 비인증 영상을 삭제했다. 문제는 폰허브 사이트 한 곳만 바뀌는 걸로는 들불처럼 번지는 온라인상 피해를 막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폰허브 모회사 마인드기크는 현재 100개 이상의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포르노 사업을 전 세계적으로 독점하는 셈이다. 지난달 15일 여성 40명이 마인드기크를 상대로 인당 최소 1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영상 안 찍으면 집에 못 간다” 협박 이들의 소송을 상세히 살펴보기 전에 걸스두폰(Girls Do Porn)이라는 업체부터 알아야 한다. 걸스두폰은 2007년부터 2019년 10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마이클 프랫과 매슈 울프, 안드레 가르시아 등이 운영한 일종의 성매매 기업이다. 이들은 ‘아마추어 옆집 소녀’를 콘셉트로 내세우며 “18~22세의 소녀들이 처음으로 이 비디오에서 성관계를 한다”는 식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다수의 여성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영상을 찍었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에서 변호인단은 43쪽에 달하는 고소장을 통해 이들의 범죄가 얼마나 조직적이고 악랄하게 이뤄졌는지 나열하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걸스두폰은 온라인에서 단순 모델 광고인 것처럼 해 수백 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모집했다. 포르노라는 걸 안 뒤 여성들이 주저하면 온라인에 영상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북미가 아닌 호주나 뉴질랜드 등 해외에서 판매되는 개인 소장용 DVD 영상이라고 꼬드겼는데, 프랫과 울프가 뉴질랜드 악센트가 있어 피해자들은 이 말에 속아 넘어갔다. 심지어 이들은 돈을 주고 가짜 모델까지 고용해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 영상 유출을 우려하면 가짜 모델이 자신의 경험인 척 온라인에는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고 답변하게 한 것이다. 계약서를 쓸 때는 강요와 협박이 이어졌다. 촬영 현장에서 계약서를 주고 다 읽어 보기도 전에 서명하라고 했고, 촬영 중 여성이 특정 성행위를 거부하면 돈을 주지 않거나 집에 보내 주지 않겠다는 식으로 압박했다. 긴장을 풀어 준다는 명목으로 미성년자에게도 술이나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09년부터 10년간 이들이 이 같은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1700만 달러(약 184억원) 이상이다.이들의 범죄는 이미 법원에서도 일부 판결이 났다. 2016년부터 피해 여성들을 중심으로 소송이 시작됐고, 2019년 10월 프랫과 울프, 가르시아 3명은 강제, 사기 및 강압에 의한 성매매와 인신매매 등으로 형사 기소됐다. 울프와 가르시아는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고, 프랫은 멕시코로 탈출해 지명 수배 명단에 올랐다. 샌디에이고 고등법원은 지난해 1월 울프 등이 피해 여성 22명에게 13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민사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폰허브 폐쇄 청원에 210만명 동참 변호인단은 이런 피해 사실과 함께 어떻게 마인드기크가 걸스두폰의 범죄를 묵인하고, 나아가 이를 이용했는지 상세히 적었다. 마인드기크는 2011년부터 걸스두폰과 계약을 맺고 판매, 마케팅, 영상 유통 등을 관리했다. 그런데 고소장에 따르면 마인드기크는 이르면 2009년, 늦어도 2016년부터 걸스두폰이 사기, 강요, 협박 등을 통해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걸 알고 있었다. 변호인단은 “걸스두폰의 피해자들은 마인드기크에 사기 등에 관한 상세한 불만 사항을 보내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면서 마인드기크가 걸스두폰의 혐의를 알고 있었지만 영상을 내리지 않고 오히려 이를 수익 창출에 썼다고 주장했다. 마인드기크는 2019년 10월 걸스두폰 관계자들이 체포돼 법정으로 넘겨지자 그제야 영상을 삭제했다. 피해자들은 마인드기크의 조치가 너무 늦다며 “영상 삭제 시점에 걸스두폰은 이미 없는 회사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성착취 영상 산업의 독재자 격인 거대 회사가 이 같은 불법 영상 유통을 방관하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익은 2015년 한 해에만 4억 6000만 달러(약 4976억원)가 넘는다. 특히 마인드기크를 대상으로 이 같은 대규모 소송을 하는 건 처음이라 바이스 등은 “앞으로 불법 영상 유통 과정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보도하며 성산업 전반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간 음란물 산업은 여성의 ‘동의’하에 촬영됐다는 명목으로 거의 처벌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연방 당국은 10년 이상 음란물 제작자에 대해 심각한 기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2008년 폴 F 리틀이 수차례의 성착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징역 3년 10개월에 불과했다. 온라인 권익 단체인 사이버 시민권 이니셔티브의 회장인 매리 앤 프랭크 마이애미대 교수는 “음란물 업계의 많은 여성이 그동안 유사한 강압과 불만을 얘기했지만, 누구도 여기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포르노 관련 다큐멘터리를 공동 제작하기도 한 그는 걸스두폰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법원 판결에 대해 “(영상 촬영 과정에선) 엄청나게 많은 사기와 강압이 벌어진다”며 “앞으로 수사기관 등에서 이런 사례에 대해 조사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매우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시민단체 등에서도 마인드기크와 폰허브 사이트 폐쇄를 놓고 계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제 성착취 반대 단체인 트래피킹허브가 대표적이다. “폰허브를 폐쇄하고 운영자들에게 인신매매 방조 책임을 묻자”는 국제 청원에 올해 1월 기준 210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한국 여성들 역시 다수 참여했다. 트래피킹허브 설립자인 라일라 미켈웨이트는 “이윤을 위해 강간, 학대, 인신매매당하는 데서 개인을 보호하는 건 ‘검열’이 아닌 필수적인 인권 보호”라며 “폰허브가 문을 닫을 때까지 입을 닫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소녀들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 年 5000억원 챙긴 포르노 재벌

    소녀들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 年 5000억원 챙긴 포르노 재벌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다시금 주목받은 세계 최대 불법 영상 사이트 ‘폰허브’(Pornhub)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불법 성착취 영상의 심각한 유통 실태를 조명한 보도 이후 폰허브는 일부 영상을 삭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이번엔 피해 여성 40명이 폰허브의 모회사 마인드기크(Mindgeek)를 상대로 4000만 달러(약 441억원)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성착취 영상을 통해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다. 서울신문은 마인드기크 고소장을 직접 분석해 어떤 혐의인지 살펴봤다.●구글·아마존 등 이어 방문자 8번째로 많아 2007년 개설된 폰허브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인기 있는 포르노그래피 사이트다. 웹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2019년 폰허브 전체 방문 횟수는 약 420억회, 하루 평균 1억 1500만회에 달했다. 2019년 미국에선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 이어 여덟 번째로 많이 방문한 웹사이트에 이름을 올릴 정도였다. 인증받지 않고도 영상을 올릴 수 있고, 다운로드도 자유로워 연간 1000만개 이상이 유통됐다. 한국 이용자 수도 적지 않다. 불법 사이트라 직접 접속은 불가능하지만, 우회 통로로 이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텔레그램 성착취 ‘박사방’, ‘n번방’ 사건이 알려졌을 때도 피해자들의 영상이 폰허브에서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였다. 앞서 NYT는 실제 피해 여성들의 인터뷰를 통해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불법 성착취 영상이 폰허브에서 얼마나 규제 없이 유통되는지 짚었다. 누구나 쉽게 영상을 업로드 또는 다운로드할 수 있고, 이에 대한 플랫폼 내 자체 모니터링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탓에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은 전 세계를 떠돌았다. 실태가 알려지자 비자와 마스터 등 대형 카드사는 부랴부랴 폰허브 내 결제 서비스를 영구 중단한다고 밝혔고, 폰허브는 “유해 콘텐츠 확산을 막겠다”며 전체의 75%에 달하는 비인증 영상을 삭제했다. 문제는 폰허브 사이트 한 곳만 바뀌는 걸로는 들불처럼 번지는 온라인상 피해를 막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폰허브 모회사 마인드기크는 현재 100개 이상의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포르노 사업을 전 세계적으로 독점하는 셈이다. 지난달 15일 여성 40명이 마인드기크를 상대로 인당 최소 1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영상 안 찍으면 집에 못 간다” 협박 이들의 소송을 상세히 살펴보기 전에 걸스두폰(Girls Do Porn)이라는 업체부터 알아야 한다. 걸스두폰은 2007년부터 2019년 10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마이클 프랫과 매슈 울프, 안드레 가르시아 등이 운영한 일종의 성매매 기업이다. 이들은 ‘아마추어 옆집 소녀’를 콘셉트로 내세우며 “18~22세의 소녀들이 처음으로 이 비디오에서 성관계를 한다”는 식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다수의 여성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영상을 찍었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에서 변호인단은 43쪽에 달하는 고소장을 통해 이들의 범죄가 얼마나 조직적이고 악랄하게 이뤄졌는지 나열하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걸스두폰은 온라인에서 단순 모델 광고인 것처럼 해 수백 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모집했다. 포르노라는 걸 안 뒤 여성들이 주저하면 온라인에 영상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북미가 아닌 호주나 뉴질랜드 등 해외에서 판매되는 개인 소장용 DVD 영상이라고 꼬드겼는데, 프랫과 울프가 뉴질랜드 악센트가 있어 피해자들은 이 말에 속아 넘어갔다. 심지어 이들은 돈을 주고 가짜 모델까지 고용해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 영상 유출을 우려하면 가짜 모델이 자신의 경험인 척 온라인에는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고 답변하게 한 것이다. 계약서를 쓸 때는 강요와 협박이 이어졌다. 촬영 현장에서 계약서를 주고 다 읽어 보기도 전에 서명하라고 했고, 촬영 중 여성이 특정 성행위를 거부하면 돈을 주지 않거나 집에 보내 주지 않겠다는 식으로 압박했다. 긴장을 풀어 준다는 명목으로 미성년자에게도 술이나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09년부터 10년간 이들이 이 같은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1700만 달러(약 184억원) 이상이다. 이들의 범죄는 이미 법원에서도 일부 판결이 났다. 2016년부터 피해 여성들을 중심으로 소송이 시작됐고, 2019년 10월 프랫과 울프, 가르시아 3명은 강제, 사기 및 강압에 의한 성매매와 인신매매 등으로 형사 기소됐다. 울프와 가르시아는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고, 프랫은 멕시코로 탈출해 지명 수배 명단에 올랐다. 샌디에이고 고등법원은 지난해 1월 울프 등이 피해 여성 22명에게 13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민사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폰허브 폐쇄 청원에 210만명 동참 변호인단은 이런 피해 사실과 함께 어떻게 마인드기크가 걸스두폰의 범죄를 묵인하고, 나아가 이를 이용했는지 상세히 적었다. 마인드기크는 2011년부터 걸스두폰과 계약을 맺고 판매, 마케팅, 영상 유통 등을 관리했다. 그런데 고소장에 따르면 마인드기크는 이르면 2009년, 늦어도 2016년부터 걸스두폰이 사기, 강요, 협박 등을 통해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걸 알고 있었다. 변호인단은 “걸스두폰의 피해자들은 마인드기크에 사기 등에 관한 상세한 불만 사항을 보내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면서 마인드기크가 걸스두폰의 혐의를 알고 있었지만 영상을 내리지 않고 오히려 이를 수익 창출에 썼다고 주장했다. 마인드기크는 2019년 10월 걸스두폰 관계자들이 체포돼 법정으로 넘겨지자 그제야 영상을 삭제했다. 피해자들은 마인드기크의 조치가 너무 늦다며 “영상 삭제 시점에 걸스두폰은 이미 없는 회사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성착취 영상 산업의 독재자 격인 거대 회사가 이 같은 불법 영상 유통을 방관하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익은 2015년 한 해에만 4억 6000만 달러(약 4976억원)가 넘는다. 특히 마인드기크를 대상으로 이 같은 대규모 소송을 하는 건 처음이라 바이스 등은 “앞으로 불법 영상 유통 과정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보도하며 성산업 전반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간 음란물 산업은 여성의 ‘동의’하에 촬영됐다는 명목으로 거의 처벌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연방 당국은 10년 이상 음란물 제작자에 대해 심각한 기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2008년 폴 F 리틀이 수차례의 성착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징역 3년 10개월에 불과했다. 온라인 권익 단체인 사이버 시민권 이니셔티브의 회장인 매리 앤 프랭크 마이애미대 교수는 “음란물 업계의 많은 여성이 그동안 유사한 강압과 불만을 얘기했지만, 누구도 여기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포르노 관련 다큐멘터리를 공동 제작하기도 한 그는 걸스두폰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법원 판결에 대해 “(영상 촬영 과정에선) 엄청나게 많은 사기와 강압이 벌어진다”며 “앞으로 수사기관 등에서 이런 사례에 대해 조사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매우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등에서도 마인드기크와 폰허브 사이트 폐쇄를 놓고 계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제 성착취 반대 단체인 트래피킹허브가 대표적이다. “폰허브를 폐쇄하고 운영자들에게 인신매매 방조 책임을 묻자”는 국제 청원에 올해 1월 기준 210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한국 여성들 역시 다수 참여했다. 트래피킹허브 설립자인 라일라 미켈웨이트는 “이윤을 위해 강간, 학대, 인신매매당하는 데서 개인을 보호하는 건 ‘검열’이 아닌 필수적인 인권 보호”라며 “폰허브가 문을 닫을 때까지 입을 닫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꿈나무 겨울방학 영어캠프’ 비대면으로...부산글로벌 빌리지 동영상강의와 체험키트 제공

    저소득·취약계층 자녀들을 위한 ‘꿈나무 영어캠프’가 이번 겨울방학에는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된다. 4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꿈나무 영어캠프’는 2010년부터 저소득·취약계층 자녀(초등3~중3)들을 대상으로 체험중심의 영어 학습을 통한 영어구사능력 함양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올 겨울방학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번 겨울방학 캠프는 오는 18일부터 29일까지 위탁운영업체인 부산글로벌빌리지에서 초?중등 600여 명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학습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 제공으로 운영된다.저소득층 자녀를 우선으로 다문화·다자녀가정의 자녀도 포함된다.시는 8일까지 구·군 추천을 받아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참가 학생들에게는 매뉴얼, 각종 수업자료로 구성된 ‘영어학습 체험 키트’가 제공된다. 학생들은 글로벌빌리지에서 자체 제작한 체험실별 동영상강의를 시청하면서 교구 및 워크시트를 활용하는 수업으로 진행된다. 또 온라인을 통한 개별 학생들의 교육상황을 모니터링해 효과적인 학습이 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할 예정이며, 교육비는 전액 시에서 지원한다. 2010년부터 시행해 올해로 11년째 운영되고 있는 ‘꿈나무 영어캠프’는 매년 800여 명 정도가 참여해 왔으며, 다른 영어 프로그램 참여 경험이 없는 학생들에게 유익한 영어 학습 체험 기회를 제공해 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 글로벌빌리지의 다양한 체험시설을 활용한 현장감 있는 동영상강의를 통해 영어 회화를 배우고, 체험키트도 직접 만들면서 집에서 재미있게 영어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온라인에 익숙한 학생들 얼마든지 소통·협력 가능” “내실 있는 피드백 한계…심화된 학습격차 문제”

    “온라인에 익숙한 학생들 얼마든지 소통·협력 가능” “내실 있는 피드백 한계…심화된 학습격차 문제”

    지난 1년간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학생들을 만난 교사들은 ‘코로나 시대 학교 교육’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손은정 경기 모현중학교 교감과 홍인기 경기 한산초등학교 교사는 “온라인 공간에서 소통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면서도 ‘학습 격차 심화’ 등의 한계를 지적했다. 원격수업의 난관 중 하나는 학생들의 ‘스마트기기 활용 역량’이었다. 손 교감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컴퓨터를 잘 다룬다고 생각하지만, 교사들은 ‘게임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지 학습을 위한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면서 “플랫폼 가입부터 과제 제출 등 새로운 상황마다 방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중학교 1학년의 경우 10명 중 한두 명”이라고 말했다. 홍 교사는 “스마트기기를 잘 다루지 못하고 보호자가 도와주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불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원격수업에서 내실 있는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홍 교사는 “매일 오전 등교수업을 진행하면서 원격수업을 하는 학생들이 과제를 제출했는지, 진도는 나갔는지 확인하고 전화를 돌리는 데 대부분 시간이 소요됐다”고 돌이켰다. 손 교감은 “2학기에는 모든 수업을 ‘실시간 쌍방향’으로 진행했는데, 한 반에 30명이 넘는 학생들을 데리고 수업하며 참여하지 않는 학생을 관리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라인 공간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원격수업이 오히려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홍 교사는 실시간 쌍방향(화상)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얼굴 화면을 켜지 않고 목소리나 채팅으로 소통한다. 홍 교사는 “수업 시간에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말하던 한 학생이 채팅에서 ‘반전’을 드러냈다”면서 “이 학생이 채팅창에서 ‘빵빵 터지는’ 말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웃기는 아이’로 통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손 교감은 “친구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두려워 표현을 잘 못 하는 학생이 비공개 채팅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 교감은 “모둠협력 과제를 내고 학생들이 협의하는 과정을 화면으로 제출하도록 했더니 서로 배려하며 과제를 해결해냈다”면서 “원격수업에서 협력과 소통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이 역시 ‘관계 형성’이 먼저이며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다. 학교 밀집도를 줄여 등교하면서 오히려 질 높은 수업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기 한산초는 등교 개학 후 학생들을 5~6명씩, 2학기 초반에는 10명씩 등교하게 했다. 홍 교사는 등교 직후와 하교 전 학생들과 둥글게 모여앉아 ‘서클 프로세스’(모임에 속한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말하고 듣는 과정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대화 방식)를 진행했다. 아침에는 ‘감정 카드’ 여러 장을 펼쳐놓고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하교 전에는 오늘 배운 내용 중 꼭 기억하고 싶은 것을 공유했다. 홍 교사는 “학생들이 소그룹으로 등교하면서 학생들과 조용하고 깊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면서 “방역을 위해 학생 수를 줄이면서 깊이 있는 수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벌어진 ‘학습 격차’는 교사들에게 고민을 남겼다. 성장기 학생들의 체력과 발달 저하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2학기 기말고사 수학 결과를 분석해보니 중간은 엷고 상위와 하위가 뚜렷한 ‘M자형’을 그렸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누적된 학습 공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손 교감) “학생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저도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면서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는데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홍 교사)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부업 기록 있다고 뚝? 바뀐 ‘신용점수제’ 시작부터 혼란

    새해부터 신용등급제(1~10등급)가 신용점수제(1~1000점)로 개편돼 친서민 금융서비스가 기대되는 가운데 일부 신용평가사의 서툰 일처리 탓에 고객 신용점수가 턱없이 떨어져 혼선을 빚었다. 3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 일부 채무자들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평가정보 신용점수를 조회할 때 일시적으로 채무불이행자 수준인 350점을 무더기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나이스평가정보와 코리아올크레딧뷰로(KCB)를 대상으로 경위 파악과 전반적인 신용점수제도 모니터링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대부업체 정보를 신용점수에 어떻게 반영했고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요청서를 신용평가사에 보냈다”며 “이달 중으로 현황 파악을 끝내겠다”고 했다. 이번 신용점수 조회 과정에서 채무불이행자 수준으로 잘못 적용된 고객들 가운데 일부는 대부업권 이용 기록이 있어 논란이 됐다. 이자 납입과 원금 상환을 열심히 했음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해서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신용점수제로 전환되면서 애초에 신용정보원에서 대부업 대출 정보와 자산관리회사의 정보를 평가 요소에 반영해야 했는데, 부실채권과 정상채권을 구분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지금은 모두 정상적으로 반영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KCB에서도 제도 개편으로 점수 조정이 있었지만, 나이스평가정보와 같은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1일부터 전 금융사의 개인 신용등급이 신용점수제로 바뀌었다. 1000점 만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신용이 좋다. 신용평가사는 더이상 신용등급을 산정하지 않고 개인신용평점만 계산해 은행과 카드, 보험사 등 금융사와 개별 금융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1월1일0시 태어난 아기”···신축년 ‘새해둥이’ 탄생

    “1월1일0시 태어난 아기”···신축년 ‘새해둥이’ 탄생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 첫아기 탄생“이런 축하 처음”…비대면 축하 1월 1일 0시. 경기 고양시 일산차병원과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에서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여는 첫아기가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태어났다. 정송민(34)·임상현(37)씨, 박세미(33)·김형모(38) 씨 부부가 각각 ‘하트’와 ‘봉이’라는 태명을 지어준 흰 소띠 아들이다. 하트의 엄마, 아빠는 “새해 벽두에 태어난 우리 아이가 흰 소의 상서로운 기운을 받아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며 “많은 분들의 축복 속에 태어나 씩씩하고 밝게 자랐으면 한다”고 덕담을 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분만실 밖 대형 모니터를 통해 손자를 지켜본 하트의 할아버지 임성빈(63)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첫 손자 얼굴을 제때 못 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니터로나마 볼 수 있어 무척 기쁘다”며 웃었다. 봉이 아빠는 “건강하게 태어난 봉이와 아내에게 고맙다. 슬기롭고 지혜로운 아이로 자라나 사회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해둥이’ 탄생 소식에 네티즌은 “새해둥이 너무 축하합니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힘들지만 올해는 모두 사라져 아이들이 편하게 숨쉬는 세상이 왔으면”, “너무 귀엽다”, “새 생명은 우리 희망”, “새해둥이 비대면 축하라도 너무 축하해”등 축하를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블랙(ABOUT THE DARK)/우솔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블랙(ABOUT THE DARK)/우솔미

    등장인물 수용 29세/ 벽을 허무는 집주인 이리 30세/벽을 허무는 집주인의 친구옥형(노파) 88세/벽이 허물어지는 집 아랫집 거주자 때2017년 어느 가을 곳수용의 집 무대 벽이 있다. 벽의 좁은 면이 관객을 향하고 있다. 벽을 가운데 두고 하수로 붉은 조명, 상수로는 햇살 같은 밝은 조명. 붉은 조명은 빌라 주민들이 삼삼오오 돈을 모아 만든 ‘특수학교 설립 반대’ 현수막의 붉은 천에 빛이 투과된 것이다. 무대 뒤쪽, 현관문이 벽과 같은 방향으로 있고 문과 이어지는 계단은 불투명한 박스와 닿는다. 박스는 사람 하나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옥형의 집이다. 옥형은 수용의 집 아래층에 사는 노파이지만, 우리가 만드는 것이 무대이니만큼 상상력을 발휘하여 수용의 집보다 위에 있다고 약속하자. 공업용 마스크를 낀 수용 하수 등장. 낡은 후드와 트레이닝 바지 차림의 수용은 어딘가 무기력해 보이지만 분무기와 김장비닐을 든 손에는 비장함이 은근하게 뿜어져 나온다. 수용, 비닐을 바닥에 깐다. 아주 꼼꼼히. 그사이 이리, 상수 등장. 붉은 천을 허리와 목에 두르고 양손에 커다란 망치를 하나씩 끌고 온다. 옆이 트인 롱스커트 사이로 보이는 다리와 팔뚝의 타투들과 붉은 천, 망치의 조화는 길거리 행위 예술가를 연상시킨다. 이리 (붉은 방을 둘러보며 기운을 한껏 느껴본다) 느껴져. 느껴져, 느껴져! 느낌이 팍! 온다, 와. 수용 … 이리 딱이야, 딱. 아주 먹고 죽기 딱이야. (손을 까딱거리며 허공에서 술잔을 넘긴다) 뭐랄까, 아주 옥보단스러워. 수용 일조권을 침해받는 참혹한 현장이야. 전혀 옥보단스럽지 않아. 이리 하루만 빌려줘라. 네가 우리 집에 가서 자. 수용 얼마 줄 건데. 이리 얘 봐라. 무슨 돈을 달래. 서울 살더니 양아치 다 됐다. 수용 나 원래 서울에서 태어났는데? 이리 서울시장은 뿌듯하겠어. 서울시민이 이렇게 우정보다 돈이 먼저인 양아치라서. 수용 (가만히 생각에 빠져든다) 뿌듯하기보다는 머리 아프지 않을까. 네 말대로 서울에 살면 돈만 밝히는 양아치가 되면, 서울시민은 곧 양아치란 말인데. 이 많은 양아치들을 다 관리하려면 시장은 최고의 양아치가 해야겠네. 이리 하여튼. 또 이상하게 진지해지지. 으, 진지충. 헛소리는 됐고, 하루만 빌려줘. 수용 (마스크를 하나 주며) 네 룸메 코 골아서 싫어. 이리 오랜만에 나비랑 오붓하게 시간 좀 보내 보자. 수용 나비? 이리 말 안 했나. 애인. 뉴 원. 수용 그새? 울고불고할 땐 언제고. 체력도 좋다. 이리 능력이 좋은 거지. 수용, 비닐을 다 깔고 일어서는데 비틀 이리 (곰곰이) 체력도 좋긴 해야겠다. 하여튼, 진짜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하루만 빌려줘. 어? 알겠지? 수용 너 오늘 우리 집에 왜 왔어? 이리 네가 오라며 새끼야. 수용 내가 왜 오라고 했어? 이리 하, 진짜 장난치나. (가만 돌이켜보다 손에 망치를 보고) 아… 벽…! 수용 그래, 오늘이면 옥보단도 안녕인데. 뭘 자꾸 빌려 달래. 수용, 마스크를 끼고 벽 앞에 선다. 이리 진짜 하게? 수용, 이리에게 마스크 하나를 주고 망치 하나를 받는다. 심호흡. 수용, 벽을 내리친다. 엄청난 진동과 소음 그리고 뿌옇게 이는 먼지. 삭막함이 감돈다. 수용, 다시 벽을 내리치려는데 이리 말린다. 이리 야, 잠깐만. 수용 왜? 이리 아니, 아랫집에서 올라오겠어. 진동이 장난 아닌데? 수용 아랫집만 올라 오냐. 엄청 커다란 직사각형 박스 하나에 벽을 댄 게 다인데. 다 쫓아오겠지. 이리 그냥 저번처럼 해. (몸에 두르고 있던 붉은 천을 흔들며) 두 번 했는데 세 번은 쉽지. 수용 세 번짼 수선비를 청구하겠대. 이리 얼만데, 얼마면 되는데. 누나가 해결해 줄게. 멀쩡한 벽을 허무는 것보다는 수선비가 낫지 않냐. 수용 빛 없이 사는 삶을 네가 알아? 숲세권 남향에 사는 네가 빛이 없어서 사람이 바싹바싹 말라가는 기분을 알 리가 없지. 머리랑 마음이 건조해지다 못해 바스러지는 기분이야. 이리 빛이 많아야 바싹바싹 마르지 없는데 왜 말라. 그냥 문을 열어 놓고 살던가. 수용 문이라는 건, 열고 닫으라고 있는 거야. 그게 문의 역할이지. 한 번 열면 언젠간 닫아야 제 역할을 다하는 거라고. 닫히지 않는 문은 문이 아니지. 그럴 바엔 없는 게 나아. 이리 그럼 창문을 만들자. 수용 (벽을 치며) 만들고 있잖아. 엄청 커다란. 창틀도 없고 유리판도 필요 없는 실용적인 창문. 이리 극단적인 놈. 수용 뭐든 확실한 게 좋잖아. 수용, 다시 벽을 허물기 시작 이리 어떻게 세상이 모 아니면 도, 흑 아니면 백으로 굴러가. 너 그거 강박이야. 괜히 바짝바짝 마르는 게 아니라고. 그래도 뭐 마른 장작이 잘 탄다더라. (쿵) 수용 이렇게 살다 죽겠지 뭐. 이리 무모한 놈. (쿵) 수용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나는 자살할 것 같아. 이리 또 데드타임! 웬일로 그냥 넘어가나 했다. 수용 데드타임? 이리 그래, 너 죽는다는 소리 하는 거. 수용 왜 사람들은 이름 짓길 좋아할까. 이리 언젠 병에 걸려 죽을 것 같다며. 수용 엄밀히 말하면 병이긴 하지. 내 죽음의 원인은 내 안에 우울이니까. 있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세상에 있대. 말이 돼?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세상을 그렇게 살아질 수가 있는 건가. 이리 오늘은 아니지? 수용 뭐가? 이리 데드타임. 수용 오늘은 벽을 허물어야지. 그때, 관리실 방송. 수용과 이리, 방송이 나오는 천장을 가만 본다. 방송 아아, 관리실에서 알려드립니다. 잠시 후 2시부터 특수학교 설립 반대 관련 7차 회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회의 후 시위가 바로 시작되니 참석을 희망하시는 모든 주민들은 2시, 아니 정정하겠습니다. 1시 50분까지 늦지 않게 관리실로…. 수용 다 저기 가느라 벽이 무너지는지, 빌라가 무너지는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신경도 안 써. 그러니까 오늘 끝내야 돼. 수용, 다시 망치질을 시작하고 이리, 소음과 먼지 속에서 분무기로 물을 뿌려 먼지를 잠재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이리, 수용의 얼굴에 물을 뿌린다. 수용 야! 이리 바싹바싹 마른다길래. 그때, 무대에 노파 등장. 노파가 있는 곳은 수용과 이리가 있는 공간과 다른 공간. 지팡이를 짚고 느린 걸음으로 나오는 노파는 명절에 자식이 사준 듯한 빳빳한 꽃무늬 재킷에 펑퍼짐한 배바지를 입고 낡은 크로스백을 맨 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무대를 둘러 계단으로 향한다. 이리 (창밖을 보다) 야, 근데 저기에 아랫집 할머니는 없는 것 같다? 수용 네가 아랫집을 알아? 이리 오다가다 몇 번. 그 할머니가 좀 인상적이잖아. 정제되지 않은 순수함이 있다고 해야 되나? 직설적이면서 약간 자기 방어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게 꽤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았겠다 싶지. 괜히 과거를 상상하게 만들잖아. 수용 순수는 무슨. 그냥 괴팍한 할머니야. 아는 것도 없으면서 아는 척만 하는 딱 옛날 사람. 이리 와우. 노인 혐오야? 수용 무슨 내가 그런 몰상식한 사람이야? 이건 정당한 혐오야. 이리 (웃음이 터진다) 세상에 정당한 혐오도 있어? 수용, 상의를 걷어 올리자 시퍼런 멍이 배에 크게 있다. 이리 그래, 언젠가 너 맞을 것 같더라. 수용 야. 이리 누구야, 누가 이랬어. 남의 집 귀한 자식을…. 왜 맞고 다니냐 너는, 속상하게. 수용 정제되지 않은 순수함을 갖고 계신 분. 이리 할머니한테? 이게 할머니가 만든 멍이라고? 수용 어. 이리 역시 호기심을 자극한다니까. 아니 그렇잖아. 지팡이에 겨우 의지해서 걷는 할머니가… 또 네가 싹수없게 굴었지. 수용 내 싸가지도 가릴 건 가려. 이리 근데 진짜 왜 그런 건데? 수용 이름 석 자 부탁한 대가야. 이리, 한쪽에 놓인 빈 서명지를 들어 본다. 이리 자가인가? 수용 뭐? 이리 아니, 그 정도로 반대하는 거 보면. 강경한 표현이잖아. 수용 강경한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폭력적이지. 이리 너무 텅 비었다. 나라도 서명 해줄까? 학교 설립 찬성해. 수용 너는 우리 구민이 아니라서 소용없어. 빌라 주민들의 소란스러운 소리. 장애학교 반대 시위가 시작됐다. 이리 서명이라는 게 굉장히 순수한 방식이야. 동시에 직설적이기도 해. 굉장히 너답다. 수용 내가 순수하고 직설적이라고? 이리 나 이사 올까? 그럼 나도 지역구민 되잖아. 수용 됐어. 이리 나도 해본 말이다 뭐. 수용 불편과 불만을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을 해야 해소되는 건 맞지. 그게 옳은 방향이야. 하지만… 그 사람들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지만, 과연 옳은 방향인가 의문을 던질 수는 있잖아. 저 사람들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어떻게 확신하고 있는 거지. 저 확신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건데. 나는 그게 무지라고 생각해. 그사이, 노파 집 앞에 도착해 가방을 뒤지고 깜빡깜빡하는 현관 비밀번호를 적어 놓은 노트를 찾는다. 이옥형이라 커다랗게 적힌 노트를 꺼내는데 노트 사이에서 날이 시퍼런 과도가 뚝! 떨어진다. 떨어진 건 작은 과도지만 운석이 떨어진 듯한 소리와 진동이 무대를 흔든다. 수용과 이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하고 잠시 사이. 노파가 과도를 주워 넣는 그사이, 무대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 노파 천천히 과도를 집어넣고 비밀번호를 확인하곤 집으로 들어간다. 밖에 소리가 무대를 환기하고 이리 (창밖을 보곤) 열정적이네. 그래도 생각해 보면 너무 비난만 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해. (수용의 시선을 느끼고) 야, 레이저 나오겠다. 분명히 말하는데 옹호하는 거 아니야. 그냥 공감능력을 지닌 인간으로서 감정이입을 해보자는 거지. 사실 그렇잖아. 누가 좋아해, 동네에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말도 있고. 수용 부동산이 떨어진다는 실질적인 증거는 어디에도 없어. 집값이 떨어진다는 가설은 무지에서 시작된 삐뚤어진 믿음이야. 수용, 망치질을 시작한다. 이리 그래 좋아, 뭐가 됐든. 그 믿음이 아틀라스처럼 세상을 지탱하고 있잖아. 저 자리가 원래 학교 부지란 이유 말고 다른 이유는 뭔데. 학군 빵빵한 동네가 지하철로 네 정거장만 가면 되잖아. 그렇게 멀지도 않아. 공사부지 맞은편은 곱창에 포차, 막걸리 온갖 술집이 줄 서 있더만. 워싱턴 노래방 간판이 애들 하굣길을 밝혀 주겠지. 이 동네보다는 그 동네가 백 번 나아. 안 그래? 수용 …. 이리 기시감 들지 않아? 수용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이리 한국전쟁 이후 국가적으로 밀고 있는 꽤 전통적인 방식인데. 그놈의 낙수효과야말로 삐뚤어진 믿음 아니야? 이게 진짜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뿌리 깊은 믿음. 네 말대로 무지에서 비롯된 거지. 될 놈만 건지고 나머지는 버리겠다는 걸 그럴듯하게 이름 붙여서 포장을 해요. 항상 그럴듯해 보이는 게 사람 눈 돌아가게 만들잖아. 난 그놈의 낙수효과가 대한민국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해. 수용 가부장제의 근본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이리 야 너. 짜식, 평소에 내 말을 아주 허투루 듣는 건 아니었구나. 수용 그럼. 귀는 문이 아니잖아. 닫히질 않아. 이리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수용 가끔은 닫혔으면 좋겠지만…. 이리 삐뚤어진 세상을 바로잡는 건 중요해. 근데 이 망할 놈의 세상은 밑 빠진 독이라서 어딘가는 새게 되어 있잖아. 수용 왜 날 봐. 계속해. 이리 성장이 제1의 명분이 되는 시대는 흘러가고 있어. 이젠 희생의 이유도 살펴봐야 할 때가 왔다는 거지. 최소한의 납득과 보상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야. 수용 애들만으로는 부족한 거야? 이리 뭐가? 수용 아이들이 배울 곳이 필요하다. 이걸로는 최소한의 납득과 보상으로 부족해? 이리 무엇보다 중요하지 수용 꼭 물질적인 보상이 아니더라도 인류애적인 충만함을, 정신적인 보상을 얻을 수도 있어. 안 그래? 이리 …. 수용 왜 아무 말도 안 해? 이리 것도 능력이야. 한 번에 양쪽을. 수용 양쪽을 뭐. 이리 아냐. (쿵) 이리 하여튼 지금은 어떤 이유도 저 사람들한텐 먹히지 않을 수도 있어. (쿵) 이리 (밖을 보며) 한껏 쫄아 있으니까. 나는 저 사람들의 확신이 무지에서 나온 게 아니라 이번에도 버려질 거란 공포에서 나왔다고 봐. (쿵) 수용 시끄럽지? 수용, 음악을 튼다. life is killing - type O negative 수용 소음에는 락이지. 소음은 음악소리에 묻히고 뿌연 먼지 사이로 둘, 망치질. 벽을 타고 온 진동이 노파의 아크릴 박스를 사정없이 흔든다. 노파, 공포에 질린 비명이 락에 묻히고 노파의 사정과는 별개로 망치질을 하는 수용과 이리의 모습은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등록금 인상에 반대 시위를 하는 프랑스 청년들의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하고 어느 삭막한 공사장의 인부 같아 보이기도 하다. 일순간 음악이 멈추고 노파가 있는 불투명 박스에 조명 노파 아주 발광을 허네! 수용, 노래를 멈춘다. 이리 왜? 수용 뭐라고 하지 않았어? 이리 아니. 수용 (귀를 파며) 아닌가. 이리 살살해, 스윙에 감정이 실렸다. 누구 생각해? 수용 여럿 (쾅) 생각하지. 이리, 분무기로 먼지를 잠재운다. 수용 사람들이 타격감에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하잖아. 복싱이나 야구공 치는 것처럼. 아무래도 난 때리고 (쾅) 던지고 (쾅) 치고 박으면서 (쾅) 스트레스 푸는 거엔, 적합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아. 수용, 손목을 턴다. 이리 (덥다. 옷을 펄럭) 너도 참, 손목 아프단 말을 장황하게 한다. 수용 (보곤) 옷 빌려줄까? 이리 아니, 됐어. 수용 먼지 엄청 붙었네. 이리 블랙이 적나라하지. 수용 하나 가져다줄게. 이리 아냐, 됐어. 수용 아냐 가져다줄게. 이리 아니 괜찮아. 수용 불편해 보여. 가져다줄게. 이리 진짜 괜찮다고. 수용 나도 진짜 괜찮아. 이리 아니. 괜찮다니까? 수용 왜 화를 내. 이리 화를 낸 게 아니라. 됐다고 했는데 못 알아들으니까. 크게 얘기 해준 거지. 수용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이리 남자들 종족 특성이야? 왜 노를 못 알아듣지? 강요하지 마. 수용 내가 언제 강요를 했다고 그래. 이리 방금. 수용 그냥 물어본 거잖아. 불편해 보이니까. 이리 필요 없다고 분명히 말했잖아. 일곱 번째로 말해줄게. 됐어. 필요 없어. 난 이 옷이 좋아. 불편하든 더러워지든 이미 나랑 한몸이라고. 네가 신경 쓸 거 아니란 거지. 알겠어? 수용 그래. 그럼. 이리, 망치질 이리 넌. 매사에 모든 걸 통제해야 속이 시원해? 왜 그래? (쾅) 이리 무지에서 나온 삐뚤어진 믿음? 웃기네. 야, 이름 짓기 좋아하는 건 나보다 네가 더해. 벽을 마구 치며 쏟아낼 대로 쏟아낸 이리, 숨을 고르고 이내 머쓱해진다. 수용 …. 이리 야. 미안하다. 수용 …. 이리 미안하다고. 수용 어. 이리 된 거지? 수용 …. 이리 미안해. 너도 알잖아. 내가 한 번씩 예민해지는 거. 수용 한 번씩이 아니잖아. 항상 예민해. 이리 항상은 아니지. 수용 맞아. 그리고 네가 알아둬야 할 게 있는데, 나도 너 못지않게 예민해. 난 화장실에 앉아서도 생각하는 걸 멈출 수 없어. 잘 때도 먹을 때도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서 미쳐버릴 것 같아. 어쩌면 이미 미쳐버린 걸지도 모르지. 차라리 미쳐버렸으면 좋겠다 싶어. 그게 더 확실하잖아. 어중간하게 미쳐 있는 것보단 명백한 환자가 되는 게 낫지. 이리 무슨 그런 말이 있냐. 수용 나는 그렇다고. 정상도 아니고 비정상도 아닌 경계에 서서 가랑이가 찢어질 것 같은 기분을 네가 알아? 이리 알지. 내가 여자 좋아하는 걸 알았을 때 그랬지. 수용 … 말이 나와서 말인데. 어머니한테 커밍아웃 언제 할 거야? 이리 갑자기 그 말이 왜 나와? 확실한 건 네 인생만,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수용 말이 나올 만하니까 하는 거야. 성 서방 밥은 잘 먹고 다녀? 불쑥불쑥 연락 올 때마다 무시도 못하고 답장도 못하고 얼마나 난감한 줄 알아? 3년이야. 이사 도와준 대가가 이렇게 부담스럽고 죄책감 드는 건 줄 알았음 도와 달라고도 안 했지. 커밍아웃을 하느냐 마느냐는 네 선택이지만 나까지 죄책감 들게 만들지는 말아 주라. 이리 … 말을 하지 그랬냐. 둘 다 입 꾹 다물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수용 나는 그렇다 쳐도 너희 어머니는 아니었을걸. 네가 보기에 내가 무모하고 강박적으로 보이겠지만 내가 볼 때 넌 무책임하게 도망만 다니는 걸로 보여. 시간은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아. 그냥 유예시킬 뿐이지. 편한 선택은 그만할 때도 됐잖아? 이리 내가 편하게 사는 것 같아? 수용 최소한 네 멋대로 사는 걸로는 보여. 이리 진짜 멋대로 사는 게 누군데. 세상이 어떻게 모 아니면 도로 돌아가. 불가능한 걸 바라면서 이게 왜 불가능하지 왜 이렇게 안 되지, 사람들이 왜 서명을 안 해 주지. 하루라도 징징거리는 걸 멈추고 저 사람들이 왜 저러는지 궁금해하긴 해봤어? 아니지. 네가 생각할 때 저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니까. 안 그래? 그렇게 결론지었잖아. 왜? 그게 쉽고 편하니까. 수용 그래! 맞아! 왜냐고? 누구나 배울 권리가 있으니까! 이리 정신적 보상 같은 소리하고 있네! 누가 아니래? 수용 아니라잖아! 그러니까 저러지. 수용과 이리 사이에 침묵이 잠시 흐른다. 이리 내 말 듣긴 했니? 수용 내 귀는 문이 아니니까. 이리 칸트도 너보단 융통성 있을 거야. 알지 칸트? 골방에 틀어박혀서 글만 쓰던 외톨이. 제발 사람 좀 만나. 글로 배우지 말고. 그러다가 너도 청혼 승낙만 7년 고민하는 수가 있어. 결혼해야 하는 이유 354가지,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350가지 쓰면서. 수용 … 내내 날 그렇게 생각했어? 이리 언제부터 내 생각이 중요했냐. 넌 너 이외의 사람들은 다 멍청하고 덜떨어졌다고 생각하잖아. 수용 내가 언제. 이리 자신을 한 번 돌아봐. 수용 … 그만 가주라. 이리 왜 도와 달라며. 아, 그래서 불렀니? 옛말에 무식한 놈이 힘세다고 이런 일엔 내가 나서야지. 수용 됐어, 가. 네 도움 필요 없어. 이리 정말? 수용 그래. 이리 후회 안 하지? 수용 그래! 정말 진짜로 필요 없어. 이리 그래 그럼! 이리, 돌아갈 채비 하는데 초인종 소리. 수용, 현관으로 가(계단의 문이 아닌 객석을 향해) 손님을 확인하는데 이리 간다 수용, 이리를 잡고 숨을 죽인다. 이리 왜? 문 두드리는 소리 이리 놔. 수용 (속삭이듯) 아랫집. 이리 이런 게 자승자박이란 거다. 이리, 문으로 향하고 수용 어디 가. 이리 가라며. 수용 할머니 가면 가. 이리 벽은 허물면서 저깟 문은 하나 못 여냐. 수용 그게 아니라. 손에 뭐가 있어. 이리 뭐? 수용 몰라. 뾰족하고 날카로운 걸 쥐고 있어. 송곳이나 드라이버 같아. 이리, 현관(객석을 향해)으로 가 보면 커다란 스크린에 할머니의 모습이 뜬다. 모니터로 보이는 노파는 인터폰 렌즈에 왜곡된 모습이다. 괴이하고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이리 진짜네…. 수용 잘못하다간 오늘 피 보겠어. 이리 피는 무슨. 수용 말했잖아 전형적인 옛날 사람이라고. 이리 나도 난데 너 너무 고정관념으로 뚤뚤 뭉친 거 아니냐. 그냥 할머니야.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라고. 수용 네가 안 맞아 봐서 그래! 이리 쫄았구만. 수용 … 얼마나 아픈데. 이리, 다시 현관으로 가 동태를 살피곤 이리 안 가시네…. 수용 그냥 없는 척하자. 층간소음에 살인도 난다잖아. 이리 그 난리를 쳤는데 없는 척이 돼? 수용 해보고 말해. 왜 안 해보고 그래? 이리 넌 이상한 데서 긍정적이다? 수용 넌 남 일에만 용기를 내잖아. 이리 그래, 알겠어. 집주인 마음대로 해. 말 그대로 집주인이 주인이니까. 이리, 가방을 대충 던지곤 의자에 털썩 앉는다. 가만 보던 수용은 멀찍이 떨어진 바닥에 앉는다. 이리 왜 바닥에 앉아? 수용 왜. 이리 지금 눈치 주냐. 수용 그건 무슨 피해망상이야. 이리 네가 나중에 또 뭐라고 할까 봐 그러지. 불만 있을 땐 말 안 하고 한참 지나서 말하잖아. 수용 내가 쌓아 두는 게 아니라 네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거지. 이리 실수가 실순지 어떻게 알아, 말을 안 하는데. 수용 어떻게 몰라? 이리 넌 아니? 수용 당연하지. 내가 네 입장이었으면. 이리 그런 가정은 하지 말자. 넌 내가 아니잖아. 나도 네가 아니고. 수용 상식에 대한 얘기야. 이리 이젠 내가 상식도 없다? 수용 (난감하지만 거짓말을 할 순 없지) 가끔. 이리 너한테 난 대체 뭐냐? 수용 친구. 이리 원래 친구한테 이래? 아님 나한테만 이래? 수용 내가 뭘…. 이리 방금! 수용 조용히 해. 이리 내가 상식이 없다며 아까는 정상 아니라고 하더니 넌 상식도 없고 정상도 아닌 애랑 왜 친구 하냐. 노파 (문 쿵쿵) 안에 없어? 있지? 수용 가끔 그렇다고. 왜 이렇게 발끈해? 나도 가끔은 상식 없이 굴어. 이리 정말 박수를 보낸다. 노파 있네. 문 좀 열어봐, 총각! 이리 저 할머니 말귀 어두운 거 맞아? 별로 크게 말 안 하는데 다 들어. 수용 그래 내가 미안하다. 미안해. 이리 아이고, 엎드려 절 받기다. 수용 그래, 그것도 내가 미안해. 이리 할머니 아니었음 절대 안 했을 말이지. 노파의 문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수용, 무릎을 꿇는다. 이리 뭐하냐? 수용 미안. 이리 일어나…! 수용이 일어나지 않자 이리도 같이 무릎 꿇고 이리 뭐 하자는 거야. 수용 네 방식대로 사과하잖아. 이리 이게 무슨 내 방식이야. 수용 날 감정적으로 굴복시키고 싶어 하잖아. 이리 날 그런 쓰레기로 봤어? 수용 내 사과를 사과로 인정하질 않잖아. 이리 그건 맞는데. 수용 그것 봐. 이리, 노파가 만들어 내는 소음과 수용의 행동에 머리가 터질 듯하다. 이리 나중에 하자. 제자리걸음이야. 차라리 저쪽을 선택할래. 수용, 이리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이리 뭐해…! 수용 가지 마. 이리 왜 이래, 얘가…! 수용 이대로 나갔다가 무슨 일을 당할 줄 알고! 이리 하지 마. 기분 되게 이상해. 두 사람 잠시 실랑이를 벌인다. 그 순간 노파의 문 두드리는 소리가 멈춘다. 두 사람 문을 가만 바라보고 노파, 집 안 소리를 듣기 위해 문에 귀를 대 본다. 이리 봐, 조용해졌어. 수용 안 갈 거지? 이리 어! 수용, 이리를 놓아 준다. 이리, 문으로 향하니 수용은 움찔거리고 이리 안 가! 이리, 문에 귀를 대 본다. 수용 (조심스레) 갔어? 이리 (속삭이며) 몰라. 노파 이봐! 이리, 화들짝 놀라 되돌아온다. 수용 거 봐. 이리 오늘 무슨 날이냐. 미치겠네. 벽하고 말하는 것 같아. 수용 나 말하는 거야? 이리 총체적으로 다. 노파, 문틈에 종이 한 장을 끼워 놓고 돌아간다. 수용 내가 벽이면, 나도 이렇게 부숴버릴 거야? 이리 부수는 건 네 아이디어잖아. 귀찮게 뭐 하러 그래. 나였음 그냥 이사 갔어. 수용 … 지금 절교 선언한 거야? 이리 아니. 뭐래 정말. 지금 벽 얘기하던 거 아니었어? 수용 그래, 벽 얘기하고 있었지. 네가 벽이랑 얘기하는 것 같다며. 이리 아니, 내가 말한 벽은 이 벽이고, 나라면 그냥 이사를 갔을 거라고! 네가 말한 벽은 그러니까 너고 네가 벽이라면 나는 이사를 가는 게 아니라, 그냥 문을 하나 내든가 창문을 하나 뚫든가 어? 뭐가 이렇게 어렵지. 울어? 이리, 적잖이 당황스럽다. (이쯤 노파는 자리를 뜨고) 수용 …. 이리 미안해. 수용 네가 왜 사과하는데? 이리 내가 남자 눈물에 약하잖아. 몰라, 그냥 튀어나왔어. 넌 왜 우는데. 무슨 일 있어? 오늘이 그날은 아니지? 아까 분명히 아니라고 했다? 수용 무슨 날. 이리 데드타임. 수용 아니야. 그냥…. 조기 갱년기 같아. 이리 이제 스물아홉이 웃기네. 수용 아예 가능성 없는 얘기는 아니지. 요즘 애들 사춘기 일찍 온다며. 아니면 비타민D 부족 우울증이든가. 모르겠어. 세상에 거대한 벽이 느껴져. 이리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고? 수용 너도 그래? 이리 생리 전 증후군이 딱 그래. 너도 정신적 생리하니? 수용 장난치지 마. (사이) 나는 그냥 햇빛을 보며 살고 싶어.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가. 이리 내가 아까 했던 말은…. 수용 동구에 특수학교 설립이 2012년에 결정됐어. 근데 어떻게 된 줄 알아? 예정대로라면 올해 3월에 개교를 해야 했거든? 근데 아직 벽돌 한 장 못 얹었어. 여기는 그렇게 되면 안 되는데…. 희망이 안 보여…. 이리 희용소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지. 수용 희용소? 이리 희망, 용기, 소망. 희용소. 수용 (한숨) 오늘은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마. 이리 장난치는 거 아냐. (잠시 생각을 고른다) 사랑이 눈에 보이니? 느끼는 거지. 사람을 움직이는 건 생각보다 사소해. 아주 작은 떨림이면 충분하거든? 나는 내가 처음 좋아했던 애를 떠올리면 지금도 손끝이 떨려. 심장은 말할 것도 없지. 여기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파동이니까. 내가 그 애랑 잘되지 않았다고 해서 걜 사랑하지 않게 되는 걸까? 내 첫사랑은 지독한 이성애자고 나는 더 지독한 레즈비언이라서 영원히 평행선에 설 수밖에 없지만, 걘 여전히 내 첫사랑이야. 결과가 본질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희망도 똑같아. 느끼는 거지. 수용 그러면 더 확실하네. 왜냐면 내가 요 근래 느끼고 있는 건 절망과 인류에 대한 혐오뿐이거든. 이리 진동을 만들고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네가 심장인가 보지, 네가 망치인 거야. 아까 망치질해 봐서 알잖아. 망치질하는 놈 손목은 아 나는 거라고. 그래서 네가 지금 힘들고 또 뭐냐, 절망과 인류에 대한 혐오를 느끼는 거야. 누군가는 네가 만든 진동을 느끼고 있어. 수용 … 희망사항이다. 이리 최소한 나는 느껴. 그러니까 너무 그러지 마. 이리, 수용의 곁으로 가 가만 안아 준다. 수용, 이리의 어깨에 머리를 가만 기댄다. 이리의 서툰 위로가 마음에 닿는다. 수용 내가 여자가 되면 날 사랑해 줄래? 이리 무슨 소리야. 수용 몰라, 그냥 튀어나왔어. 이리 난 널 사랑해. 네가 나에게 주는 스트레스와 삶의 충만함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어. 수용 스트레스는 알겠는데 삶의 충만함은 뭐야? 내가 너한테 그런 걸 줘? 이리 응. 수용 …. 수용,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느끼며 일어서 문으로 향한다. 이리 왜? 수용 좀 덥지 않아? 난 좀 덥네. 이리 열게? 수용 어. 열어드리게. 이리 이제 안 무서워? 수용 아니. 어. 아니. 내가 언제 무서워했다고 그러냐. 그냥, 혼란스러웠던 거지…. 가신 것 같기도 하고. 아직 계시면 나한테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걸 테니까…. 이리 갑자기 용감해졌네. 수용 도와주겠지 뭐…. 이리, 그런 수용을 보며 미소 짓고 수용, 머쓱하게 돌아서며 현관문(계단에 있는 문)을 연다. 무대 위 작은 무대, 노파는 종이 한 장을 날려 보낸다. 종이는 수용 앞으로 떨어진다. 특수학교 설립 찬성 서명서다. 이리 뭐가 적혀 있는데? 수용과 이리, 적힌 글을 보고 내가 배움이 짧아 글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알게 되어 늦게나마 표를 줍니다. 내 이름 석 자가 좋은 일에 쓰여 참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아프게 해서 미안합니다. 이웃사촌 김옥형. 옥형이 있는 아래를 본다. 글쓰기 연습을 하는 옥형의 모습에서 암전.
  • 성남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 신청

    경기 성남시는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아동친화도시란 18세 미만 모든 아동의 권리가 보장되며 아동의 의견을 정책과 법, 예산 등 의사결정 과정에 고려하고 반영하는 도시며, 유니세프가 인증한다. 이에 시는 내년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기초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인증 을 목표로 내년부터 2024년까지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25개 전략사업을 중점 추진해 나간다. 시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아동친화도시 조성전략 연구용역을 진행해 성남시 아동친화도시 5가지 조성목표를 도출했다. 아동 존중 및 비차별 강화, 아동 참여의 저변 확대, 아동 중심의 전문서비스 확대, 안심 안전 생활환경 조성, 아동의 놀 권리 보장 등 5가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사업은 아동권리 교육 및 홍보, 아동권리 옹호관 운영, 아동참여단 운영, 성남시 청소년의회 운영, 다함께 돌봄센터 운영, 아동의료비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 운영, 어린이보호구역 개선사업, 청소년을 위한 Youth(자유공간) 카페 설치 등 25개 사업이다. 아동 48명(11~17세)으로 아동참여단도 구성해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아동권리 교육, 아동권리 모니터링, 공공시설물 유니버설 디자인 확대를 위한 놀이터 모니터링, 정책제안 등 아동의 참여권 보장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아동권리 교육을 실시하고, 시의원, 공무원, 아동, 부모, 아동관련 기관 종사자, 시민을 대상으로 아동권리 교육 및 홍보를 전개해 아동권리 인식 개선에도 앞장 섰다. 시 관계자는 “전국 최초로 시행한 아동의료비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와 아동수당플러스, 다함께 돌봄센터 운영 등 다양한 아동친화 정책을 펴 내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목표로 아이키우기 진짜 좋은 성남시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너도나도 연 치킨집, 10곳 중 8곳 문 닫았다

    2000년 초반 급증한 치킨집이 2010년대 중반 개폐업 수가 비슷해지더니 현재는 폐업이 개업보다 많은 쇠퇴 단계에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년 동안 문을 연 치킨집 10곳 중 8곳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치킨집이 가장 많은 도시(기초단체 기준)는 경기 부천시로 무려 1648개가 몰려 있다. 인구 대비 업체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 여수시로 업체 1개당 인구수는 275명에 불과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20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치킨집 개폐업으로 보는 지역별 특성 변화’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영업 중인 치킨집은 모두 8만 5320개였다. 지난 20년간 문을 연 치킨집이 17만 8600개, 이 중 폐업 가게가 13만 9629개로 단순 폐업률은 78.2%에 이른다. 부천은 지난해 새로 생긴 치킨집이 8118개이고, 문을 닫은 치킨집도 6470개나 됐다. 연구원은 치킨집은 상대적으로 창업하기엔 쉽지만, 매출액이 다른 업종과 비교해 낮아 생존이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치킨집 창업 비용은 평균 5725만원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단위 면적(3.3㎡)당 매출액은 928만원으로 프랜차이즈 업종 중 커피전문점(803만원) 다음으로 낮다. 치킨집은 자영업자를 대표할 수 있는 업종 중 하나로, 지역의 민생경제 모니터링을 위한 체감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연구원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치킨집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0년대 초반은 치킨집의 수가 급증하는 팽창 단계, 200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중반까지는 개폐업 수가 비슷한 정체 단계, 2010년대 후반부터는 폐업 수가 개업을 역전하는 쇠퇴 단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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