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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감 후] 광진 04번 마을버스/장진복 전국부 기자

    [마감 후] 광진 04번 마을버스/장진복 전국부 기자

    ‘광진 04번’은 서울 광진구 중곡아파트에서 출발해 강변역을 돌아 다시 중곡아파트로 향하는 마을버스다. 6개 행정동을 가로지르며 37개 정류장에 서는 등 마을버스치고는 노선이 꽤 길다. 강변역에서 광진 04번을 타면 특수학교가 인근에 있는 다음 정거장에서 발달장애 학생들이 보호자의 손을 꼭 잡고 버스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광진구청역을 지나 고령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곡동 입구에 들어서면 노쇠한 어르신들이 힘겹게 버스에 몸을 싣는다. 종종 우리 사회 복지 현실과 정책에 대한 기사를 써 왔지만, 신문기사 몇 줄에 전부 담을 수 없는 복지의 현주소가 이 마을버스에 담겨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을버스는 보통 ‘시민의 발’로 비유된다. 지하철이나 시내버스가 닿지 않는 골목 구석구석을 마을버스가 누비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중교통 체계가 잘 갖춰진 서울이라고 해도 골목길과 비탈길, 오르막길까지 승객을 나를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은 마을버스뿐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을버스 업계가 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여도 대중교통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마을버스는 운행을 멈출 수가 없다. 얼마 전 만난 한 복지담당 공무원은 “저희가 아무리 노력해도 복지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다”고 푸념했다. 아무리 제도를 잘 설계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 말은 곧 현실이 됐다. 정부는 지난 24일 ‘수원 세 모녀’ 비극을 막겠다며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책이 나오는 순간까지도 ‘수원 세 모녀 사건’과 똑닮은 비극이 서울에서 벌어졌다. 인천의 한 빌라에서 10대 형제가 숨지고 40대 부모는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는 소식도 잇따라 전해졌다. 정치는 이번에도 늦었다. 통신사 등으로부터 빈집, 연락 두절 등 소재 불명 가구의 연락처를 확보해 신속히 소재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보장급여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 모녀 사건’ 타이틀을 단 뉴스가 세상에 알려질 때마다 야권은 무능한 정부·여당을 탓하고, 여권은 협조하지 않는 야당을 원망한다. 그럼에도 이런 일이 더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사각지대를 좁히고 사회안전망을 최대한 촘촘하게 만들어야 하는 게 국가와 정치의 임무다. 위기가구에는 ‘시그널’이 있기 마련이다. 월세와 관리비가 밀린다든지, 우편물이 쌓여 있다든지, 아파도 병원 치료를 받지 않는다든지, 자주 술에 취해 있다든지 등이다. 지역 안전망을 확보할 수 있는 기초단체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까닭이다. 실제로 광진구청장은 골목 청소 등 현장 일정 도중 수시로 위기가구를 방문해 안부를 살피고 있다. 송파구는 복지 사각지대를 돌보는 ‘우리동네돌봄단’을 운영 중이다. 중랑구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회적 고립 위기가구의 안부를 확인한다. 서초구는 전국 최초로 이웃 주민, 편의점 등 16개 유형의 사회적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어려운 이웃 찾기’ 사업을 실시한다. 성동구 역시 통장, 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 등 무보수·명예직 4700여명이 주위의 고립된 이웃을 발굴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도 소외됨 없이 이용하면서 동네 곳곳을 파고드는 마을버스와 같은 정책과 행정이 필요한 시기다. 광진 04번 마을버스는 오늘도 승객들을 태우고 달리고 있다.
  • 野, 예산 삭감하는 수정안 단독 처리 시사… 대통령실 “여야 충분한 협의 속 통과 기대”

    野, 예산 삭감하는 수정안 단독 처리 시사… 대통령실 “여야 충분한 협의 속 통과 기대”

    여야는 28일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샅바 싸움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독 처리 가능성을 내비치자 대통령실은 “여야가 충분히 심의하고, 여야 협의 속에 통과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자식이 죽든 말든 재산에만 관심 있는 가짜 엄마 같다”며 “예산안 처리 시한(12월 2일)이 다가와도 정부·여당은 전혀 급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필요하다면 원안과 준예산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권한을 행사해서 증액을 못 할지라도 옳지 않은 예산을 삭감하는 민주당의 수정안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안으로 우리는 갖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은) 원안을 통과시키든 아니면 부결을 해서 준예산을 만들든 모두 야당에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태도로 보인다”며 “경찰국 관련 예산과 같은 불법 예산 또는 초부자감세와 같은 부당한 예산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인 부부가 같이 산다는 이유로 국가 지원을 삭감하는 것은 패륜 예산”이라며 “반인륜적인 제도인 기초연금의 부부 감액 제도를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예산안은 윤석열 정부가 처음 국회에 제출한 예산”이라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 기대와 바람을 담아 다양한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예산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밝혔듯이 건전 예산 기조 속에 약자 복지를 최대한 강화하고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미래 동력을 만들기 위한 예산들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신촌 다세대 주택 모녀 사망 사건’과 ‘인천 10대 형제 사망 사건’을 언급하면서 “새해 예산안을 법정 기한 내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바로 민생정치”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서민과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국회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 주시길 요청한다”고 했다. 한편 국회 예결특위 예산소위는 이날 감액 심사를 실시하려고 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토교통위와 정무위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의결한 점을 지적하며 불참해 파행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는 법안 추가 상정을 둘러싼 여야 이견 때문에 파행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미 상정한 내년도 세제 개편안만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사회적 경제 3법’ 등 추가 상정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불참했다.
  • 추석 연휴 부산 모녀 살해 피의자, 처방받은 수면제 이용 정황

    추석 연휴 부산 모녀 살해 피의자, 처방받은 수면제 이용 정황

    지난 추석연휴 부산 한 빌라에서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의 피의자인 이웃주민이 자신이 지니고 있던 수면제를 범행에 이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피의자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금품을 노린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 부산진경찰서는 부산진구 양정동 모녀 살인사건의 피의자 A씨가 피해자들에게 몰래 수면제를 먹여 범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8일 밝혔다. 이 사건은 추석연휴 마지막날 이었던 지난 9월 12일 낮 12시 50분쯤 부산진구 양정동 한 빌라에서 어머니 B씨(40대)와 고교생 딸 C씨가 피를 흘리며 숨진채 발견된 것으로, 당시 다른 방에서 자다 깬 중학생 아들 D군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외부 침임 흔적은 없었지만, 당시 A씨가 지니고 있던 시가 6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이 사라졌고, 숨진 모녀와 D군의 체내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사건 당일 이웃주민인 A씨가 B씨의 집에 수면제를 탄 음료를 들고 방문해 가족에게 음료를 먹이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모녀에게서 검출된 수면제 성분은 A씨가 처방받아 지니고 있던 약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B씨는 평소 왕래하던 사이로, 경찰 조사 결과 이날은 A씨가 먼저 전화를 걸어 방문하겠다고 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 가족에게 음료를 준 것은 인정하지만, 수면제는 넣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집에 마지막으로 출입했던 사람으로 보고 있다. 빌라 주변 CCTV를 확인하고, B씨의 집에 출입이 가능했던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모두 용의선상에서 배제되고 A씨만 남았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A씨와 참고인 20명을 결과 이같이 결론 내리고 지난 25일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 A씨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것으로 인정돼 이날 구속됐다. 경찰은 A씨가 귀금속을 빼앗으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본다. 하지만 경찰이 주변 귀금속점 350여 곳을 탐문하고,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빌라 주변을 수색했지만, 사라진 귀금속은 발견하지 못했다.
  • 윤영희의원, ‘박원순 표 찾동 간호사 강력 비판, 1년 사업비 410억, 하루 방문상담 0.6건’

    윤영희의원, ‘박원순 표 찾동 간호사 강력 비판, 1년 사업비 410억, 하루 방문상담 0.6건’

    서울특별시의회 윤영희 의원(국민의힘·비례)은 28일 서울특별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2023년도 예산안 예비심사를 앞두고 “찾아가는 방문 건강관리”(이하 찾동)의 방대한 사업비 대비 저조한 방문 건수를 지적하고, 무분별한 충원을 멈출 것을 주장했다.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찾동 방문 건강관리 사업을 위해 서울시에 채용된 간호사 공무원은 총 904명이다. 이 중 65세, 70세 도래 어르신을 보편방문하는 간호사는 647명, 모든 출산모를 보편방문하는 간호사가 100명이며, 건강취약계층을 방문하는 통합방문간호사는 157명이 별도로 있다. 또한 인건비가 대부분인 방문간호 사업의 일 년 사업비는 약 410억 원에 이르고, 방문 간호사들의 월평균 급여는 약 500만 원이다. 그러나 간호사 공무원 일 인당 전화상담을 포함한 방문 건강관리 건수는 2022년 기준 하루 평균 3.4건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 아기 건강 첫걸음’ 사업은 한 명의 간호사 공무원의 하루 건강관리 건수가 0.6건에 불과했다. 한편, 찾동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동 주민센터를 기반으로 시민들을 보편적으로 방문해 필요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윤영희 의원은 박 전 시장의 찾동 방문간호 사업은 명백히 실패했고, “이렇게 많은 인력과 세금이 투입되고도, 신촌 모녀 사건과 같은 가슴 아픈 뉴스를 쉬지 않고 접하고 있다”라며 “지금 뭐라도 걸려라 하는 식의 저인망식 찾동으로는 복지 사각지대를 축소할 수도 없으며, 무엇보다 시민의 혈세 낭비라는 질책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효과 없이 세금을 낭비하고 결과적으로는 공무원 조직만 비대해졌다”라며 “무엇보다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집중적으로 찾아가야 했을 방문 간호사들이 하루에 고작 0.6가구를 방문했다는 실적 자료를 보고 참담함을 금하기 어려웠다”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윤 의원은 서울시가 찾동 간호사 23명을 증원하는 2023년도 예산안을 제출한 것을 지적하며, “이쯤에서라도 무분별한 찾동 공무원 충원을 멈추고, 정책의 실효성을 전면 재검토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퀵 기사·검침원도 “위기가구 찾아라”

    퀵 기사·검침원도 “위기가구 찾아라”

    서울 성동구는 지난 25일 hy(옛 한국야쿠르트) 성동영업소와 협약을 맺고 프레시 매니저(배달원) 120명을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위촉했다. 마을 곳곳을 누비며 주민을 만나는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홀몸 어르신이나 중장년 1인 가구 등 취약계층의 상황을 촘촘하게 살피기 위해서다. 성동구가 위촉한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은 4600명에 이른다. 서초구는 ‘위기가구 찾는 법 안내서’까지 제작했다. 안내서는 유심히 살펴볼 이웃들의 유형 16가지를 담고 있다. 우편물이 수북하고 단전 등 안내문이 붙어 있는 집, 찜질방에 장기 투숙하는 손님, 쓰레기가 쌓여 있거나 악취가 나는 집 등이다. 이처럼 요즘 지방자치단체들이 가장 신경 쓰는 업무가 바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이다. 지자체마다 예산의 절반을 복지비에 쏟아붓고 있지만, 복지망에 잡히지 않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생기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충북 증평군은 지난 7월 퀵 배달업체 4곳과 손을 잡은 데 이어 내년에는 우체국 집배원, 전기검침원과 복지 사각지대 발굴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1읍1면인 증평 지역 규모를 감안하면 많은 인원이 위기가구 찾기에 나서는 것이다. 퀵 배달업체만 따져도 종사자가 207명에 달한다. 군 관계자는 “전기 사용량이 갑자기 줄어드는 등 위기 징후가 있거나 어려운 이웃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군청으로 연락하는 체계”라고 말했다. 광주 북구는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 등 4대 종단의 신도 네트워크를 통해 위기가구 발굴에 나섰다. 그러나 복지 사각지대에서의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지난 23일 어머니(65)와 딸(36)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어머니는 퇴직한 교육공무원으로 연금을 수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녀는 월세, 전기요금, 도시가스요금 등을 내지 못하는 궁핍한 상태였던 듯하다. 집 현관에는 연체된 5개월치 전기료 고지서 등 각종 공과금 미납 고지서가 쌓여 있었다. 모녀는 지난해 11월 광진구에서 서대문구로 이사한 뒤 실거주지로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어떤 복지서비스도 받지 못했다. 주민등록지가 경기 화성이었으나 수원에서 투병과 생활고 끝에 숨진 ‘수원 세 모녀’ 사건과 유사하다. 지난 26일 인천의 한 빌라에서도 10대 형제가 숨지고 40대 부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흔적과 함께 짧은 자필 유서가 발견됐다. 이 가족은 ‘위기의심가구’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경찰의 유족 조사 결과 부부가 별다른 직업이 없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복지 사각지대를 막겠다며 사회보장급여법과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실거주지와 주민등록지가 달라 위기가구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행정안전부, 통신사가 가진 연락처 등을 연계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신촌 사건’처럼 실거주지에서 전기요금 등에 대한 명의를 변경하지 않는 경우 정확한 선별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7일 “저소득층이 아니라 채무나 실업 등을 이유로 빈곤에 빠지면 사각지대로 들어가기 쉽다”면서 “연락이 두절된 위기가구를 끝까지 찾을 수 있도록 지자체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매뉴얼도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퀵 기사·검침원도 “위기가구 찾아라”

    퀵 기사·검침원도 “위기가구 찾아라”

    서울 성동구는 지난 25일 hy(옛 한국야쿠르트) 성동영업소와 협약을 맺고 프레시 매니저(배달원) 120명을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위촉했다. 마을 곳곳을 누비며 주민을 만나는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홀몸 어르신이나 중장년 1인 가구 등 취약계층의 상황을 촘촘하게 살피기 위해서다. 성동구가 지금까지 위촉한 명예사회복지 공무원은 4600명에 이른다. 서초구는 ‘위기가구 찾는 법 안내서’까지 제작했다. 안내서는 유심히 살펴볼 이웃들의 유형 16가지를 담고 있다. 우편물이 수북하고 단전 등 안내문이 붙어 있는 집, 찜질방에 장기 투숙하는 손님, 쓰레기가 쌓여 있거나 악취가 나는 집 등이다. 구는 안내서를 편의점, 부동산중개업소, 병원 등에 나눠 주고 달력과 마우스패드로도 제작한다. 이처럼 요즘 지방자치단체들이 가장 신경 쓰는 업무가 바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이다. 지자체마다 예산의 절반을 복지비에 쏟아붓고 있지만, 복지망에 잡히지 않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생기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충북 증평군은 지난 7월 퀵 배달업체 4곳과 손을 잡은 데 이어 내년에는 우체국 집배원, 전기검침원과 복지사각지대 발굴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1읍1면인 증평 지역 규모를 감안하면 많은 인원이 위기가구 찾기에 나서는 것이다. 퀵 배달업체만 따져도 종사자가 207명에 달한다. 군 관계자는 “전기 사용량이 갑자기 줄어드는 등 위기 징후가 있거나 어려운 이웃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군청으로 연락하는 체계”라고 말했다. 광주 북구는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 등 4대 종단과 힘을 모으고 있다. 교회, 성당, 사찰, 교당 등 종교시설과 신도 네트워크를 통해 위기가구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복지 사각지대에서의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지난 23일 어머니(65)와 딸(36)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어머니는 퇴직한 교육공무원으로 연금을 수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녀는 월세, 전기요금, 도시가스요금 등을 내지 못하는 궁핍한 상태였던 듯하다. 모녀가 살던 집 현관에는 연체된 5개월치 전기료 고지서 등 각종 공과금 미납 고지서가 쌓여 있었다. 모녀는 지난해 11월 광진구에서 서대문구로 이사한 뒤 실거주지로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어떤 복지서비스도 받지 못했다. 주민등록지가 경기 화성이었으나 수원에서 투병과 생활고 끝에 숨진 ‘수원 세 모녀’ 사건과 유사하다. 광진구 공무원은 지난 8월 기존 거주지를 찾았지만 모녀를 만나지 못했다. 복지부는 복지 사각지대를 막겠다며 사회보장급여법과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실거주지와 주민등록지가 달라 위기가구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행정안전부, 통신사가 가진 연락처 등을 연계한다는 내용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수도와 가스요금 체납 정보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번 사건처럼 실거주지에서 전기요금 등에 대한 명의를 변경하지 않는 경우 정확한 선별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이 아니라 채무나 실업 등을 이유로 빈곤에 빠지면 사각지대로 들어가기 쉽다”면서 “연락이 두절된 위기가구를 끝까지 찾을 수 있도록 지자체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매뉴얼도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신촌에서 모녀 숨진 채 발견…반복된 ‘복지 사각’

    신촌에서 모녀 숨진 채 발견…반복된 ‘복지 사각’

    ‘수원 세모녀 사건’ 이후에도 생활고에 시달리다 일가족이 숨지는 비극은 반복되고 있다. 경찰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지난 23일 어머니(65)와 딸(36)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부검 등을 통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어머니는 퇴직한 교육공무원으로 연금을 수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녀는 월세·전기요금·도시가스요금 등을 내지 못하는 궁핍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모녀가 살던 집 현관에는 연체된 5개월치 전기료 고지서 등 각종 공과금 미납 고지서가 놓여있었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분류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복지부는 지난 7월 당시 14개월치 건강보험료, 6개월치 통신비, 카드대금 등 7개월 금융연체 등 위기 정보를 포착해 모녀를 위기가구 발굴 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광진구에서 서대문구로 이사한 뒤 실거주지로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모녀는 어떤 복지 서비스도 받지 못했다. 주민등록지가 경기 화성이었으나 경기 수원에서 투병 생활과 부채 등 생활고 끝에 숨진 ‘수원 세 모녀’ 사건과 유사하다. 광진구 공무원은 지난 8월 기존 거주지를 찾았지만 모녀를 만나지 못했다. 실거주지인 서대문구청으로는 모녀에 대한 통보가 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는 ‘수원 세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를 막겠다며 사회보장급여법과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실거주지와 주민등록지가 달라 위기가구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행정안전부, 통신사가 가진 연락처 등을 연계한다는 내용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수도·가스요금 체납 정보도 위기가구를 발굴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번 사건처럼 실거주지에서 전기요금 등에 대한 명의를 변경하지 않는 경우 정확한 선별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이 아니라 채무나 실업 등 이유로 빈곤에 빠지면 (신청을 하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가 반복되기 쉽다”면서 “연락두절이 된 위기가구 발굴 대상자를 끝까지 추적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매뉴얼도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 ‘모녀+반려견 숨진 채 발견’ 50대 이웃여성 살인 혐의 구속

    ‘모녀+반려견 숨진 채 발견’ 50대 이웃여성 살인 혐의 구속

    지난 9월 부산의 한 빌라에서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50대 이웃 주민이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26일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25일 오후 이웃 주민 A씨(50대·여)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에 대해 이웃 주민인 A씨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2달간의 수사 끝에 사전구속 영장을 신청했다”며 “부산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 결과, 도주 우려 등이 인정돼 영장이 발부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28일 오전 A씨의 혐의 및 범행 경위 등 수사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올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9월 12일 낮 12시 49분쯤 부산진구 양정동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당시 이 빌라 거실에는 어머니 B씨(40대)가 피를 흘리며 숨져 있었고 옆에는 흉기가 있었다. B씨의 고교생 딸 C양은 방에서 발견됐으며, 타박상을 입고 숨진 상태였다. 함께 살던 반려견도 숨진 채 발견됐다.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B씨 중학생 아들 D군이 어머니와 누나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웃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신고했다. C양의 방에서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나 자연적으로 꺼지기도 했다. 수사 초기 외부침입 흔적이 없었고 이들 가족이 생활고를 겪어왔던 상황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수사가 진척되면서 타살의심 정황이 잇달아 발견됐다. 이어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엿새 만에 이웃 주민인 A씨를 유력 용의자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입건했다. 경찰이 발견한 타살의심 정황은 크게 4가지였다. 먼저 숨진 모녀에 대한 부검에서 부검의는 질식사가 고려된다고 판단했다. 사건 당일 발생한 화재와는 관련 없는 것으로 봤다. 또 모녀의 몸에서 수면유도 성분이 검출됐다. 이 성분은 생존한 D군에서도 발견됐으나 치사량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B씨가 착용하고 있던 귀금속이 사라졌고, C양의 휴대전화가 사건 발생 며칠 만에 빌라 건물 밖에서 발견되는 등 타살 의심 정황들이 나왔다. 한편 A씨는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서대문구 모녀 사망..수원 세모녀처럼 주소지와 실거주지 달랐다

    서대문구 모녀 사망..수원 세모녀처럼 주소지와 실거주지 달랐다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숨진 채 발견된 모녀 역시 지난 8월 발생한 수원 세 모녀와 마찬가지로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숨진 모녀는 지난 7월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은 단전·단수, 건강보험료 체납, 기초생활수급 탈락·중지 등 34종의 위기 정보를 토대로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파악하는 것이다. 모녀는 건강보험료(14개월)와 통신비(56개월), 금융연체(7개월)가 확인돼 지방자치단체(서울 광진구)에 통보돼 담당 공무원이 방문했지만 거주하지 않았고, 연락처 정보가 없어 추가 조사와 상담 등 후속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집 현관문에는 5개월 치 전기료 9만 2000여원의 연체를 알리는 9월분 독촉 고지서가 붙어 있었고 월세가 밀렸다며 퇴거를 요청하는 집주인 편지도 확인됐다. 모녀는 지난해 집 임차계약을 한 뒤 10개월치 월세가 밀려 보증금이 모두 공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딸은 평소 지병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서대문구청에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지난 24일 발표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 대책’에 연락처 연계 및 질병·채무·고용·체납 위기정보를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 확대 적용키로 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사회보장급여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계부처·기관 및 지자체와 협력해 대책을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 모녀 숨진 채 발견…문 앞에는 가스비 5개월 연체 고지서

    모녀 숨진 채 발견…문 앞에는 가스비 5개월 연체 고지서

    모녀가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서대문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성인 여성 2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들은 모녀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입자가 사망한 것 같다’는 집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집 현관문에는 가스비 5개월 연체를 알리는 올해 9월자 도시가스 연체 고지서와 월세 연체로 퇴거를 요청하는 집주인의 편지가 붙어 있었다. 관할 구청에 따르면 이 모녀는 기초수급자 가정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가스, 전기, 통신료 등 생활요금 연체로 파악하는 보건복지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에는 해당했다. 구청 관계자는 “모녀의 주소지가 이전 거주지의 지자체로 등록돼있어 서대문구로는 통보 온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부검을 거쳐 정확한 사망 시각과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 [사설] ‘세 모녀의 비극’ 끝낼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사설] ‘세 모녀의 비극’ 끝낼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체계 개선 대책’을 내놨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위기가구 보호 대책을 강구했으나 지난 8월 ‘수원 세 모녀 사건’이 발생해 제도의 허점이 또 드러나자 이를 보완한 것이다. 이번 대책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의 발굴 정보를 더 촘촘하게 다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단전, 단수, 단가스, 건강보험료 체납 등 기존 34종에서 10종을 추가해 모두 44종으로 확대했다. 요양급여 장기 미청구, 수도요금과 가스요금 체납 정보 등이 주요 추가 항목이다. 금융 연체 정보를 입수하는 기준도 기존의 ‘100만∼1000만원 이하 연체’에서 ‘100만∼2000만원 이하’로 넓혔다. 생애주기별, 지역특성별, 세대 단위로 바꿔 위기의심 가구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기로 했다. 고독사 통계를 분석ㆍ발표하고 자립준비청년 등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는 내용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위기가구의 실태를 파악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현장 인력의 합리적 운용이다. 시스템을 잘 만들어도 도움이 절실한 이들을 끝까지 찾아내려는 의지가 전제되지 않으면 취지가 퇴색한다. 현행 복지체계는 복지 수혜 대상자들이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기 어렵다. 위기가구 발굴 기준이 세세하게 보완돼 대상자를 발굴한다 하더라도 끝까지 추적하려는 의지가 없고서는 별무소용인 것이다. 수원 세 모녀 사건이 이런 사실을 그대로 입증했다. 올해 정부의 사회복지 분야 예산은 무려 195조원에 달한다. 복잡한 지원제도를 몰라서도 신청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적지 않다. 엄청난 복지예산이 실효 있게 쓰이려면 복지제도를 꾸준히 알리고, 무슨 방도를 쓰더라도 위기가구를 찾아내려는 현장의 의지가 우선돼야 한다.
  • 위기가구 찾을 때 질병정보·연락처도 활용… ‘인력 충원’ 핵심 빠졌다

    위기가구 찾을 때 질병정보·연락처도 활용… ‘인력 충원’ 핵심 빠졌다

    정부가 ‘수원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위기가구 발굴 정보의 종류를 늘리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사망 위기를 감지하면 강제로 문을 여는 지침도 마련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4일 더 촘촘하게 사각지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위기가구를 찾아다닐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충원 방안이 빠져 있어 ‘마른 수건 쥐어짜기 대책’이란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우선 위기가구 발굴을 위해 수집하는 정보의 종류를 현재 34종에서 내년 하반기까지 44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증질환자, 의료기관 장기 미이용자,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자 등의 질병 정보가 추가된다. 기존의 금융 연체 정보 입수 기준도 ‘100만∼1000만원 이하 연체’에서 ‘100만∼2000만원 이하’로 확대한다. 수원 세 모녀는 중증질환과 채무 등으로 심각한 생활고를 겪었으나 위기가구 발굴 정보 중 ‘건강보험료 연체’에만 해당돼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통보하는 고위험군에 포함되지 않았다. 발굴 기준도 개인에서 가구 단위로 바뀐다. 지금까지는 A씨의 고용위기 정보와 자녀 B씨의 질병 정보가 별개의 건으로 각각 입수됐지만 이를 가구 단위로 바꾸면 가구원에 닥친 위기가 종합적으로 파악돼 발굴 대상자에 선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등록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달라 복지 공무원이 찾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연락처 정보도 확보한다. 또한 사망 의심 가구의 문을 강제로 열 수 있도록 하되 손실 발생 시 예산에서 보상하게 해 사회복지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생겼다. 지난 10월 고독사한 40대 탈북 여성 사건의 경우 지자체 공무원이 여러 차례 집을 방문했으나 강제 개문 권한이 없어 숨진 지 1년여 만에 발견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위기가구 발굴에 의료사회복지사, 집배원을 활용하는 등 민관 협력 발굴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정비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면 일선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이 발굴해야 할 위기가구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업무는 느는데 인력 충원 계획이 없다는 데 있다. 기존 인력 재교육·재배치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은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인력이 없으면 작동하지 못한다”며 “재교육만 있고 핵심인 충원이 없으니 시행돼도 실효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미 읍·면·동 찾아가는 보건복지팀 공무원 1인당 연간 위기가구 조사 건수는 2018년 45.2건에서 지난해 113.4건으로 급증한 실정이다. 이명묵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대표는 “편의점에서 매끼 저렴한 식사를 하는 이들의 정보로 위기가구를 찾거나 어려운 이웃을 발견하면 ‘129’ 보건복지콜센터에 전화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안에 고독사 실태조사를 진행해 향후 5년간의 정책 추진 과제를 담는 고독사 기본계획을 만들기로 했다.
  • 복지사각 발굴체계 재정비...‘현장 뛸 인력 충원’ 핵심은 빠졌다

    복지사각 발굴체계 재정비...‘현장 뛸 인력 충원’ 핵심은 빠졌다

    정부가 ‘수원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위기가구를 찾을 때 질병, 실업 정보 등을 함께 보기로 했다. 위기가구 대상자의 정확한 소재 파악을 위해 연락처를 확보하고, 지자체 공무원이 사망위기를 감지했을 때 경찰·소방의 협조를 얻어 강제로 문을 열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4일 보다 촘촘하게 사각지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위기가구를 찾아다닐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충원 방안이 빠져 ‘마른수건 쥐어짜기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우선 위기가구 발굴을 위해 수집하는 정보의 종류를 현재 34종에서 내년 하반기까지 44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증질환자, 의료기관 장기 미이용자,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자 등의 질병 정보가 추가된다. 기존의 금융 연체 정보 입수 기준도 ‘100만∼1000만원 이하 연체’에서 ‘100만∼2000만원 이하’로 확대한다. 수원 세모녀는 중증질환과 채무 등으로 심각한 생활고를 겪었으나 위기가구 발굴 정보 중 ‘건강보험료 연체’에만 해당돼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통보하는 고위험군에 포함되지 않았다. 발굴 기준도 개인에서 가구 단위로 바뀐다. 기존에는 A씨의 고용위기 정보와 자녀 B씨의 질병정보가 별개의 건으로 각각 입수됐지만, 이를 가구 단위로 바꾸면 가구원에 닥친 위기가 종합적으로 파악돼 발굴 대상자에 선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등록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달라 복지 공무원이 찾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연락처 정보도 확보한다. 또한 사망의심 가구의 문을 강제로 열 수 있도록 하되, 손실 발생 시 예산에서 보상하기로 해 사회복지공무원이 긴급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생겼다. 지난 10월 고독사한 40대 탈북 여성 사건의 경우 지자체 공무원이 여러 차례 집을 방문했으나 강제 개문 권한이 없어 숨진 지 1년여 만에 발견했다. 정부는 이와함께 위기가구 발굴에 의료사회복지사, 집배원을 활용하는 등 민관 협력 발굴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정비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면 일선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발굴해야 할 위기가구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업무는 느는데 인력 충원 계획이 없다는데 있다. 기존 인력 재교육·재배치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은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인력이 없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며 “재교육만 있고 핵심인 충원이 없으니 시행돼도 실효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미 읍면동 찾아가는 보건복지팀 공무원 1인당 연간 위기가구 조사 건수는 2018년 45.2건에서 지난해 113.4건으로 급증한 실정이다. 이명묵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대표는 “편의점을 활용해 매끼 저렴한 간편식을 먹는 이들의 정보를 얻어 위기가구를 찾는 방안, 불이 났을 때 119를 찾는 것처럼 어려운 이웃을 발견하면 ‘129’ 보건복지콜센터에 바로 전화해 도움을 요청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안에 고독사 실태조사를 시행해 향후 5년간의 정책 추진과제를 담는 고독사 기본계획을 만들기로 했다.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삶, 사람의 일이니까/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삶, 사람의 일이니까/작가

    지난주 공주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다행히 숙소 가까이 참숯구이 백반으로 유명한 맛집이 있어서 들러 봤다. 옆 테이블에 앉은 모녀의 대화가 알콩달콩 조곤조곤 또렷이 들려왔다. 나보다 조금 늦게 들어와 자리에 앉자마자 엄마랑 딸이랑 손을 맞잡는다. “근데… 어, 근데…” 하면서 이야기가 끊기지 않는다. 엄마는 뭐가 그렇게 웃긴지, 딸의 얘기를 들으면서 계속 웃고. 딸도 딸이지만 엄마도 애교가 넘친다. 그런데 딸이 배가 고픈지 계속 “아우 배고파, 아우 배고파”를 연신 반복한다. 엄마는 예전에 아빠랑 여기 한 번 왔었는데 이게 맛있었다고 하면서 구이를 시켜 먹자고 한다. 그 얘기를 들은 딸. “칫, 둘만 여기 오고.” 그리고는 다시 잔잔한 이야기들이 조용히 강물에 윤슬 일듯이 오간다. “엄마 손톱 좀 깎아.” “엄마 손톱 안 긴데?” “아, 그러면 엄마가 너무 내 손을 꽉 잡았나?” 그러면서 또 한 번 까르르한다. 안 보는 척 흘끔 돌아봤는데, 엄마가 딸을 너무 예뻐하는 눈빛으로 꽉 잡았던 것도 같다. 나도 딸이랑 이런 대화를 나누긴 하지만 분위기는 이쪽이 훨씬 더 부드러운 솜사탕 같다. 결정적으로 언제부터인가 딸이랑 나는 손을 안 잡고 다닌다. 그때 갑자기 지난 핼러윈 이태원 참사 때 어떤 엄마가 딸에게 다급히 보냈던 문자가 떠올랐다. 이런 행복한 광경 앞에서 그 문자가 떠올라 미안했지만 말이다. **야, **야, 빨리 답 좀 줘. 엄마, 미치겠어. 엄마, 미치겠어. 엄마, 미치겠어…. 여기에서 시선이 떨어지질 않았다. 이 행복한 모녀의 시간이 그 엄마에게도 있었으리라 생각하니 나도 미치겠는 것이다. 전 국민에게 내려진 추도 지침, 손을 들어 자꾸 어딘가를 가리키며 참사 현장을 돌아보던 대통령과 참모진, 덜덜덜 떨던 용산소방서장의 손, 외국 출장길에서 급거 귀국한 서울시장, 용산구청장의 현장 출동 뒷소식…. 나에게는 그저 하나의 메시지로만 수렴된다. 매뉴얼. 분명히 사고는 지구가 자전하는 한 계속 생길 것이다. 그러나 다음에는 제발 이 같은 어이없는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고가 일어났을 때 국가 행정 차원에서 신속하게 가동될 체계적이고 명확한 지침이 갖춰져야 한다. 저 행복한 엄마와 딸. 손을 얼마나 꼭 잡았는지 손톱이 딸 손바닥에 콕 찍힐 만큼 꽉 잡은 두 손, 계속 잡을 수 있게는 해 줘야 하지 않겠나 싶다. 잘 놀다 들어와서 엄마 아빠 다녀왔습니다! 하고 푹 씻고 잤어야 할 영혼들이다. ‘놀러 갔다가…’라는 말만 들어도 인간적인 분노가 일던 날들이었다. 이것은 정치가 아닌, 삶, 사람의 일이기에.
  • “며느리 서효림과 모녀처럼…” 김수미 솔직 발언

    “며느리 서효림과 모녀처럼…” 김수미 솔직 발언

    ‘회장님네 사람들’ 김수미가 며느리와 딸처럼 지낼 수 없다면서, 며느리 서효림과 따로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14일 오후 방송될 tvN 스토리 ‘회장님네 사람들’ 5화에는 새로운 게스트로 김용건의 아들(?)이 등장한다. 황보라에 이어 김용건의 손님이 게스트로 방문해 가장 기뻐한 사람은 이계인이다. 막둥이 역할을 벗어나게 돼서다. 김용건 이하 남자 멤버들끼리 저녁 준비 장을 보러 나가고, 김수미, 박정수는 황보라를 알뜰살뜰 챙기다가 며느리 테스트를 진행해 긴장감과 웃음을 선사한다. 일명 며느리 밸런스 게임을 즉석에서 진행한 것. ‘시어머니랑 매일 짧게 통화하기’, ‘가끔 전화하지만 2~3시간 길게 통화하기’ 질문에서 황보라는 매일 전화해도 짧게 안부 통화가 나을 것 같다고 전자를 선택한다. 이에 김수미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모녀 같이 지낼 수 없다며 선을 긋고, 며느리 서효림과도 아들과 결혼한 이후에 오히려 따로 통화를 하거나 만나지 않는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산다. 결혼 전에는 자주 만나고 친하게 지냈지만 시어머니 입장이 되니까 조심하게 된다는 속내를 밝혀 박정수와 황보라의 폭풍 공감을 받게 된다. 모두 함께 저녁 준비를 하고, 식사를 하면서 다양한 수다꽃을 피우다가 팀을 나눠서 설거지 담당 게임을 하게 된다. 말을 하지 않고 상대편의 제스처만 보고 속담을 맞혀야 하는 ‘몸으로 말해요’ 게임 중에 황보라는 정체불명의 몸짓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만든다. 김수미는 참다못해 불호령을 내리고, 따뜻했던 시아버지 김용건마저 “연기 공부 다시 해야겠네” “내가 부끄럽네”라고 농담을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몸으로 말해요’에 이어 ‘고요 속의 외침’까지 승부욕에 활활 타오른 김용건, 김수미, 박정수는 거침없는 매운맛 디스전까지 벌이며 폭풍 활약을 펼쳐 현장을 폭소하게 한다. ‘회장님네 사람들’은 대한민국 1세대 국민 배우인 김용건, 김수미, 이계인이 맛깔나는 전원 라이프를 펼치는 예능이다.
  • 경기도, ‘안전예방 핫라인‘ 개설.사회재난 합동훈련’ 추진

    경기도, ‘안전예방 핫라인‘ 개설.사회재난 합동훈련’ 추진

    경기도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안전예방 핫라인 개설’과 ‘사회재난 합동훈련’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경기도 안전관리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시설물 안전에 대해 1999년부터 시행 중인 ‘도민 안전점검 청구제’를 확대·개편해 안전예방 핫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도청 홈페이지상의 청구 절차를 간편하게 개편하고, 카카오톡 경기도 채널과 전용전화( 010-3990-7722번)도 설치한다. 김 지사는 “수원 세모녀 사건 이후 ‘긴급복지 핫라인’(010-4419-7722번)을 만들어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성과를 거둔 바 있는데,휴대폰 뒷번호 7722번은 ‘경기도 핫라인’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재난 대처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 현실인 점을 고려해 ‘사회재난 합동훈련’도 진행한다. 다양한 유형의 사회재난 위험이 상존하는 다중밀집지역에서 도와 소방본부, 경찰, 학교, 민간이 함께하는 정례적인 합동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시스템과 매뉴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작동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비를 하겠다는 취지다. 또 15명 이내의 민간 전문가와 사회재난 피해 당사자 등으로 ‘도민안전 혁신단’을 구성해 공공 안전관리에 대한 평가·분석, 실사구시 정책 방안 도출, 중장기 비전과 근본적인 대안 마련 등 도민 안전 시스템 혁신에 주도적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센서, 빅데이터, 드론, 스마트글라스 등 ICT 기반 스마트 안전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드리지 못해 대한민국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희생자 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차 사과의 뜻을 밝힌 후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희생자, 부상자, 가족분들 그리고 도민에 대한 우리의 의무라 생각한다”고 대책 마련 배경을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와 함께 대통령 직속의 ‘국민안전자문회의’ 설치도 중앙정부에 촉구했다. 김 지사는 “국민안전은 국가정책의 최우선 순위다. 현행 헌법상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은 국민경제, 과학기술, 평화통일 등 세 분야인데 국민안전도 이 정도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헌법 개정 이전이라도 국민안전자문회의를 구성하고 향후 그 위상을 높인다면 국가정책에서 안전의 우선 순위를 명확히 하는 상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지사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기도 차원에서 ‘10·29 참사’라는 명칭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제가 오늘 ‘10·29 참사’라고 썼다. 특정 지역명을 쓰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은 방침을 말했다. 이번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 이후 정부 부처나 지자체 차원에서 ‘10·29 참사’라는 명칭을 공식 사용한 것은 경기도가 처음이다. 그는 “이태원은 상권이 활발한 지역인데, 계속 이태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을 적에 그쪽 주민분들, 상인분들, 그쪽을 찾는 시민이나 국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효과를 미칠 것 같다”며 “특정 지역 이름을 붙임으로써 트라우마나 여러 경제활동에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29 참사’ 명칭 사용에 “정치적인 목적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 “마지막 가는 길 존엄하게”… 지자체들 ‘공영장례’ 속속 도입한다

    가족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워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이들이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공영장례’ 제도를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8일 강원도의회에 따르면 정재웅 강원도의원은 지난달 ‘공영장례 지원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은 무연고자와 저소득층이 장례를 치르는 데 드는 식장 대여비, 인건비, 용품비, 안치료, 운구료, 화장비용을 도가 지원하는 게 골자다. 지원 대상이 되는 저소득층은 미성년자, 중증장애인, 75세 이상 노인이다. 조례안은 오는 23일 상임위원회인 사회문화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여야 모두 공영장례에 공감하는 분위기여서 조례안은 상임위와 본회의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 1일부터 연고 없이 사망한 고인에 대해 1일장을 치르는 공영장례를 시행하고 있다. 김종필 창원시 복지여성보건국장은 “공영장례는 사회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평안한 세상에서 영면하길 바라며 갖는 추모 의식”이라고 말했다. 충북 진천군의회는 지난달 11일 본회의에서 ‘무연고 사망자 등에 대한 공영장례 지원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에 따라 진천군은 내년 1월부터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비용을 지원한다. 조례안을 발의한 이재명 진천군의원은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 사망자의 존엄성 유지를 도모하기 위해 조례를 냈다”고 전했다. 이처럼 공영장례가 확산하는 이유는 1인 빈곤 가구 증가 등으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 무연고 사망자가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2년 1025명에서 2021년 3488명으로 10년 사이 3배 이상 치솟았다. 이 기간 무연고 사망자 수는 모두 2만 906명에 달한다. 지난 8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수원 세 모녀’ 장례도 경기 수원시가 지원하는 공영장례로 치러졌다. 공영장례는 2007년 전남 신안군이 전국 최초로 조례를 제정해 시행했고,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2018년 처음으로 도입했다. 11월 기준으로 공영장례 조례가 있는 지자체는 82곳이다. 이 가운데 15곳은 올해 조례를 제정했다. 정재웅 의원은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무연고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강원처럼 초고령화된 지역에서는 공영장례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존엄하게”…지자체들 ‘공영장례’ 속속 도입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존엄하게”…지자체들 ‘공영장례’ 속속 도입

    가족이 없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이들이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공영장례’ 제도를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8일 강원도의회에 따르면 정재웅 강원도의원은 지난달 ‘공영장례 지원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은 무연고자와 저소득층이 장례를 치르는 데 드는 식장 대여비, 인건비, 용품비, 안치료, 운구료, 화장(火葬)비를 도가 지원하는 게 골자다. 지원 대상이 되는 저소득층은 미성년자, 중증장애인, 75세 이상 노인이다. 조례안은 오는 23일 상임위원회인 사회문화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여·야 모두 공영장례에 공감하는 분위기여서 조례안은 상임위와 본회의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 1일부터 연고 없이 사망한 고인에 대해 1일장을 치르는 공영장례를 시행하고 있다. 김종필 창원시 복지여성국장은 “공영장례는 사회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평안한 세상에서 영면하길 바라며 갖는 추모의식이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군의회는 지난달 11일 본회의에서 ‘무연고 사망자 등에 대한 공영장례 지원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에 따라 진천군은 내년 1월부터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비용을 지원한다. 조례안을 발의한 이재명 진천군의원은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 사망자의 존엄성 유지를 도모하기 위해 조례를 냈다”고 전했다. 이처럼 공영장례가 확산하는 이유는 1인 빈곤가구 증가 등으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 무연고 사망자가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2년 1025명에서 2021년 3488명으로 10년 사이 3배 이상 치솟았다. 이 기간 무연고 사망자 수는 모두 2만 906명에 달한다. 지난 8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수원 세 모녀’ 장례도 경기 수원시가 지원하는 공영장례로 치러졌다. 공영장례는 2007년 전남 신안군이 전국 최초로 조례를 제정해 시행했고, 광역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2018년 처음으로 도입했다. 11월 기준으로 공영장례 조례가 있는 지자체는 82곳이고, 이 가운데 15곳은 올해 제정했다. 정재웅 강원도의원은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무연고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강원처럼 초고령사회, 고령사회인 지역에서는 공영장례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 지지고 볶는 모녀 모성은 ‘희생’일까

    지지고 볶는 모녀 모성은 ‘희생’일까

    희생을 강요하는 모성 개념에 반기를 든 영화가 우리 곁을 찾는다. 김세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 누군가에게 강요하기 쉬운 모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개별적 역사를 지닌 개별적 존재 엄마 수경(양말복 분)과 딸 이정(임지호)은 살벌하게 싸운다. 둘의 관계가 왜 저렇게까지 망가졌을까 궁금해하던 관객은 서로에게 갈망했던 것들이 채워지지 않아 각자 남자 종열(양흥주)과 직장 동료 소희(정보람)에게 끌리다 벽에 부닥쳐 좌절하자 비로소 알게 된다. 세상의 모녀가 다 그렇지 뭐, 하는 식으로 넘어가거나 관객을 안심시키려는 듯 화해했다는 식으로 봉합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두 사람이 개별적 역사를 지닌 개별적 존재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면서 “세상에 벌어지는 불가해한 일들이 개인의 책임이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의 부재와 같은 이유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인물들이 원래 이상하고 괴팍하고 소심해서 벌어지는 일들이 아니다. 캐릭터를 매력 있게 그려내면 관객도 이들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봐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부산국제영화제 5관왕… 15곳 초청 지난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5관왕을 차지했으며 베를린국제영화제, 우디네극동영화제 등 15개 해외 영화제에 초청됐다. 입소문을 탄 덕에 오는 10일부터 관객들을 맞는다. 140분 러닝타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탄탄한 시나리오를 살린 편집이 훌륭하다. 도발적인 여성성을 보여 준 양말복의 놀라운 연기력, 배우 엄정화가 “천천히 움직이며 켜켜이 쌓아 가는 감정선이 관객들을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듯하다”고 상찬한 임지호의 연기, 둘의 호흡이 빼어나다.
  • 딸과 이태원 찾았다가 참변…모녀 마지막길 배웅한 야구선수 오지환

    딸과 이태원 찾았다가 참변…모녀 마지막길 배웅한 야구선수 오지환

    “아내가 오지환 선수를 정말 좋아했다.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 핼러윈을 맞아 딸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여성의 마지막길을 야구선수 오지환(LG 트윈스)이 배웅했다. 이태원 참사로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은 남편은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오열했다. 오지환 선수의 아내 김영은씨는 지난달 31일 A씨의 지인으로부터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받았다. A씨가 핼러윈을 맞아 딸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고, 오지환 선수께서 기도해 주시면 A씨가 많이 좋아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오지환과 생전 촬영했던 사진도 있었다. 김영은씨는 오지환에게 사진을 보여줬다. 오지환은 자신의 팬이었던 A씨를 기억하고 있었다. 김씨는 “마음이 먹먹해 남편과 함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침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내려주고 장례식장에 다녀왔다”고 전했다. A씨 남편은 A씨가 평소 경기장에서 오지환을 마주치면 사진을 찍으려고 “오지환 선수 사인해주세요”라는 말을 연습했었다는 사연을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씨는 “오지환 선수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 따님과 하늘에서 평안하시길 기도드리겠다”고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68명 발인 마쳐…88명 장례 절차 이태원 참사 닷새째인 2일, 다수 사건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돼 먼 길을 떠나고 있다. 사망자 156명 중 101명이 여성이었고, 외국인은 26명이었다. 부상자는 157명이다. 현재까지 사망자 중 68명에 대한 발인이 완료됐고, 88명은 유족 등과 장례 절차를 논의하는 중이다. 정부는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하고 연예계 역시 각종 행사를 취소, 결방하는 등 애도의 뜻을 함께하고 있다. 정부는 외국인들에게도 내국인과 같이 장례비를 최대 150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유족들이 주검 송환 등 장례절차를 밟는 데 사용한 각종 비용을 청구하면, 정부가 사후 지원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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