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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사형제의 두 얼굴/박정현 사회부장

    [데스크시각] 사형제의 두 얼굴/박정현 사회부장

    사형제가 또 다시 들먹거리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꽤 흉흉한 모양이다. 끔찍한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사형제가 거론돼 왔다. 부녀자 21명을 살해한 유영철 사건이 일어났던 2004년에 그랬다. 올들어 유명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 네 모녀를 살해한 사건과 안양 어린이 유괴·살해사건의 용의자가 잡히는 일이 잇따르자 사형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06년에 45.1%에 불과하던 사형제 존속 여론은 최근에 57%로 껑충 뛰었다. 사회의 흉흉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45.1에서 57로 높아졌다는 얘기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그만큼 심해졌고, 사형제를 통해서라도 가족과 주변의 이웃, 사회의 안전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나 부녀자를 대상으로 흉악범들이 끔찍한 일을 저지르려다가도 사형제를 떠올려서 더 이상의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해야겠다는 심정들이 배어 있다.“21명의 아녀자를 죽인 사람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발언도 더 이상의 흉악범죄를 막아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사형제를 통한 사회안전망 확보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제한적인 사형제에 가깝다. 정치범은 제외하고 납치살인·연쇄살인 같은 흉악범만 대상으로 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사형제도가 있고, 그에 따라 사형이 확정된 사형수가 58명이다. 다만 사형수가 있으되 집행이 되지 않고 있고,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사형제 찬성자론의 얘기는 엄밀히 말하자면 10년 동안 사형집행을 하지 않은 관행을 깨고 사형집행을 하자는 주장이다. 사형제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에서도 흉악 범죄가 줄어든다는 통계와 근거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사형 집행을 반대하는 측에서 내놓는 반박 논리도 여기서 나온다. 반대론자들은 사형제가 법의 이름을 빌린 ‘사법 살인’이라고 공박하면서, 사형제의 오판 가능성을 사형제가 안고 있는 함정이라고 지적한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사례로는 1975년 인혁당 사건이 꼽힌다. 선고 18시간만에 8명에게 사형이 집행됐지만,32년만인 2007년에 무죄가 선고됐다. 미국에서는 흑인 앤서니 포터가 1982년 10대 살해 혐의로 사형수가 됐다.17년 뒤인 1999년 사형집행의 시간이 다가왔고 사형집행 불과 15시간 전에 진범이 잡히면서 무죄가 밝혀졌다. 하루만 늦었더라면 생사람을 잡았을 뻔했다. 사형제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찬성론자들이 던지는 질문은 “당신의 가족이 흉악범에 의해 끔찍한 일을 당해도 그런 주장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반박을 당하면 누구나 입을 다물 법하다. 사형 집행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2년 전 유영철이 한 TV 프로그램에 보낸 편지에서 “교화 가능성이 결여된 극악무도한 자들을 국고를 축내가며 격리시켜 늙어 죽게 만드는 일은 어떤 형벌보다 잔인하다.”고 했다. 그는 “절실히 이 세상과 이별을 원하는 자는 보내줘야 하는 것도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겠지만 사형수 신분으로 살아있는 게 오히려 죽는 것보다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최근 사형제 논란이 일자 “사형제 존폐론에 대한 전국민적인 컨센서스가 미흡한 상태”라면서 “당장 사형제도를 폐지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까닭에 찬반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사형제는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지속될 것 같다. 사형집행뿐 아니라 사형제 자체가 없어지는, 이웃 주민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세상은 언제 올까. 경찰은 흉악한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치안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안전하다고 실감하는 날, 국민들은 경찰이 정말 달라졌다고 느낄 것이다. 박정현 사회부장 jhpark@seoul.co.kr
  • 한국영화 잔인한 봄

    한국영화 잔인한 봄

    그 많던 한국영화는 다 어디로 갔을까. 한국영화계가 극심한 ‘봄가뭄’에 시달리고 있다.3∼5월 사이 개봉작은 10여편.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숫자다. 통상 한주에 두세편씩 극장에 걸리던 한국영화들이 몇주째 개봉작이 한 편도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영화계에서는 “아무리 비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5월에 한국영화 10편 그쳐 이처럼 한국영화가 ‘기근’인 것은 지난 2006년말부터 시작된 투자감소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충무로에서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아도 감독과 배우 이름만 보고 경쟁적으로 작품을 선점하던 이른바 ‘묻지마 투자’는 사라졌다. 지난해 112편에 달하던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올 상반기에는 스무편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요즘 제작사들은 영화의 질은 물론 개봉시기, 사회 트렌드 등 모든 면을 감안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본래 4월 개봉 예정이던 김혜수, 박해일 주연의 ‘모던보이’가 9월로 개봉 시기를 늦췄고,‘추격자’,‘마이뉴파트너’,‘숙명’ 등과 함께 남성 투톱영화로 주목받았던 한석규, 차승원 주연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도 한달가량 개봉 시기를 늦췄다. 또한‘인디아나존스4’,‘스피드레이서’,‘나니아연대기2’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포문을 여는 5월 한국영화 개봉예정작은 ‘흑심모녀’ 단 한편 뿐이다. ●‘모던보이´ 등 기대작 줄줄이 개봉 연기 ‘모던보이’ 제작사인 KnJ의 곽신애 프로듀서는 “한국영화가 줄줄이 대기 중이던 예전처럼 ‘밀어내기’식 개봉을 할 필요가 없어졌고, 개봉연기에 대한 선입견도 없어졌다.”면서 “멀티플렉스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무리한 도박’보다는 작품의 완성도와 차별성에 중점을 두고 안정적인 개봉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른바 전국 관객 200~300만명 규모의 ‘중박’영화가 사라진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요즘 한국영화는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양극화가 심하다. 올해 개봉작들의 성적만 살펴 봐도 ‘추격자’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은 4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2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들을 찾기 힘들다. 한국 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40억원임을 감안할 때 최소 200만 관객이 들어야만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 ●‘중박’ 사라진 영화계 “관객이 무서워” 이는 관객들의 달라진 영화 관람 패턴과도 무관치 않다. 요즘엔 케이블TV와 인터넷 등 ‘2차 매체’를 통해 영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에 극장에서 볼 확실한 가치가 있는 영화에만 관객들이 몰린다는 것이다. 때문에 영화계에서는 “요즘 관객들이 무섭다.”고 말할 정도다. 영화사 숲의 권영주 실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두 작품이 잘 안되더라도 한 작품만 잘되면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요즘은 한 영화의 성패가 제작사의 존폐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관객들도 무조건적인 홍보에 속지 않다 보니 영화계 자체의 분위기도 냉정해져 제작사, 영화홍보사들도 작품마다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문화마당] 선진 일류국가의 꿈/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문화마당] 선진 일류국가의 꿈/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우리 아파트 단지 화단에 어느새 파릇한 쑥이 얼굴을 내밀었다. 장미 나무에도 새파란 잎사귀가 돋아났다. 집에 오던 길, 한강변엔 노오란 개나리꽃이 제법 사춘기 티를 내고, 버들가지도 예의 연초록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정말 봄이다. 생명과 희망이 넘실대는…. 그런데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죽음과 절망의 아픔에 신음하고 있다. 국보1호 숭례문이 불타 새 정부의 출범을 우울하게 하더니, 다시 떠올리기도 끔찍한 네 모녀 살해사건이며 온 국민을 공분케 한 어린이 유괴살해사건, 또 언제 일어날지 모를 사건 사고로 국민은 불안하다. 사회 한복판에서 버젓이 자행된 인간성 상실의 비극을 동시대인으로 마주하고 있는 우리네 자화상은 무엇인가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경제성장 제일주의로 살아왔다. 현 정부의 화두는 지난 2월25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경제발전’과 ‘국민화합’을 두 축으로 선진일류국가의 꿈을 이루는 것일 게다. 그러나 실은 경제 살리기가 시급하다고 그날 대통령이 언명한 바와 같이 경제 대통령을 주창하고 집권한 새 정부도 ‘경제제일’ 정책을 펼 것임이 자명하다. 우리는 앞으로 5년 더 경제, 경제를 외치는 정부와 함께 고락을 함께할 것이다. 어떻든 광복 후 이룩한 경제발전 덕분에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국가 전체로는 웬만큼 살게 되었는데, 왠지 우리의 허리에 스며오는 허전한 냉기는 무엇일까. 새 정부는 지금 갈 길이 바쁘다. 출범하자마자 환율에 고유가에 물가 문제까지 적지 않은 숙제들이 쌓여 있다. 그래서 새 정부가 경제문제에 더 집착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취임사에서 함께 언급했던 ‘국민화합’ 없이 경제성장만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는 없을 터이다. 우선 새 정부에서는 경제발전과 더불어 정신문화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하도 위원회 혐오증이 심한 요즘인지라, 또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그 자체로 반문화적인 여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서 말하기 쑥스럽지만 대통령 직속으로 그 흔한 민관합동위원회 하나 만들 순 없을까. 명칭이야 어떻든 간에 이름하여 ‘참살이 위원회’나 ‘정신문화위원회’쯤으로. 거기에서 최소한 인간성 회복을 비롯해 정신문화 정립을 위한 국가 전반의 정책을 의제화하고 각 부처에서 구체화해 가도록 하는 것이다. 괜히 만들어진 또 하나의 위원회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 교육, 보건복지, 여성, 환경, 노동 등 여러 분야의 관련 부처들이 함께 진지한 정책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신문화를 대변하는 정부부처라 할 문화체육관광부조차도 지난달 3월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보고서에서 ‘콘텐츠산업 전략적 육성’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설정하였다. 문화의 산업화, 경제화를 제1과제로 표방한 것이다. 국가경제를 위해서 문화도 산업화해야만 하는 현대 조류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럴진대 다른 부처는 말하여 무엇 하겠는가. 이제야말로 정부의 모든 부처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문화적인 세상을 만드는 것을 정책기저에 두고 살맛나는 소관 정책들을 펴줬으면 좋겠다. 이 일에 정부만 나서라고 해서는 곤란하다. 사회 각계각층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종교 지도자에서부터 학교 선생님, 언론인, 기업인 등 모두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짐할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자신의 정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은 바로 국민인 우리 각자의 몫이다. 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 경찰 지구대는 초동수사 ‘블랙홀’

    흉기를 든 용의자 이씨와 초등학교 3학년 강모(10)양. 무차별로 폭행하고 억지로 끌고가려는 모습. 지난 26일 고양시 대화동 S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찍힌 장면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초등생 납치미수사건이지만 출동한 일산서 대화지구대 경찰 2명은 ‘취객이 어린이를 때린 단순폭행 사건’으로 보고했다. 강력팀이 맡아야 할 사건은 폭력팀에 배정됐고, 수사는 4일 뒤에야 시작됐다. 꼭 한 달 전인 2월26일. 서울 창전동 K아파트에 마포서 서강지구대 경찰 2명이 김연숙(45·여)씨 등 네 모녀가 8일째 모습을 감춘 현장을 찾았다. 유리와 전등갓이 깨져 있고 핏자국도 있었지만 이들은 “어디갔지, 여행갔나.”라며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수사는 6일 뒤 시작됐다. 이번에도 역시 총체적 부실 수사의 발단은 ‘경찰의 촉수(觸手)’인 지구대에서 시작됐다. 모든 112 범죄신고는 전국 각지의 지구대로 퍼진다. 국민은 지구대를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수사기관’으로 인식하지만, 정작 경찰관들은 지구대를 한 동안 쉬었다가는 곳으로 여길 뿐이다. 현행 지구대 체제는 파출소 3∼5곳에 분산돼 있는 경찰력을 지구대로 집중시켜 날로 횡포화·광역화되는 범죄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2003년 10월 출범했다. 하지만 경찰 지구대와 수사팀은 따로 놀았다.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은 “국민은 수사 형사나 지구대 직원이나 똑같은 경찰로 보는데 지구대와 경찰서는 유기적이지 못해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2005년 수사 형사는 수사 부서에서만 일하게 하는 동시에 그에 걸맞은 수당과 승진을 보장하는 수사경과제를 도입했다. 기피 부서로 전락한 수사부서를 ‘경찰의 꽃’으로 다시 일으키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수사 일선에서 멀어진 경찰들만 지구대로 가게 되는 부작용이 나왔다. 강력 범죄 실적 평가에서도 지구대 경찰은 빠졌다. 일선서의 한 강력팀 형사는 “초동수사에서 성과를 내도 지구대원에게 돌아가는 게 없으니 대충 사실관계만 파악해 경찰서 형사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기기 일쑤다. 지구대는 편하게 쉬다 오는 곳이라는 인식만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발생 사건을 두려워하는 관행과 상관에 대한 보고를 부담스러워하는 안이한 태도도 문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최근 법무부장관이 ‘범죄 검거율이 떨어져 치안이 문제’라고 발언했는데, 실적·통계 위주로 치안을 평가하는 정부의 인식이 일선 경찰에게 범죄 발생 자체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지구대 경찰이 출동·구호·보고·감식 등 현장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도록 수뇌부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이창무 교수는 “경찰 수뇌부는 조직 추스르기는 뒷전이고 ‘체포전담반’을 운영하는 등 정치권에 잘 보이기 위한 집회 대책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피보다 진한 ‘동거’ 그들

    피보다 진한 ‘동거’ 그들

    ‘지금, 가족과 함께 있어 행복하십니까?’ ‘동거, 동락’(감독 김태희·제작 RG엔터웍스)은 가족해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개인의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가장 가까우면서 또 먼 관계이기도 한 가족. 과연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따로따로’가 아니라 ‘따로 또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동거, 동락’의 설정은 다소 파격적이다. 게이 남편이 커밍아웃을 하는 바람에 졸지에 싱글맘이 되어버린 정임(김청). 그런 엄마의 성적 ‘실직 상태’를 한없이 불쌍하게 여기는 자유분방한 딸 유진(조윤희). 늘 한 침대에서 잠을 자는 이 둘의 관계는 모녀라기보다는 친구에 더 가깝다. 하지만 유진의 남자친구인 병석(김동욱)의 가족 관계는 이와 정반대다. 첫사랑을 못 잊어 집을 나간 아버지와 이에 대한 충격으로 호스트바를 들락거리는 유명 작가 어머니를 둔 병석은 하루하루가 괴롭다. 각자 마음에 상처를 안고 있는 유진과 병석은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이를 치유해 나가지만,‘가족’이라는 관계는 그들의 발목을 또 한번 붙잡는다. 당황스럽기는 이들의 부모도 마찬가지다.20년만에 우연히 만난 첫사랑 승록(정승호)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 정임은 딸의 남자친구인 병석이 승록의 아들임을 알고 소스라친다. 결국 정임과 병석 사이의 비밀을 알게 된 유진 역시 방황에 빠진다. ‘동거, 동락’은 새로운 가족영화의 지평을 연 ‘가족의 탄생’이나 솔직한 모녀관계를 다룬 ‘마요네즈’와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한층 도발적이고 극단적인 설정은 현실감을 떨어뜨린다. 단, 영화 마지막에 좀처럼 함께 할 수 없을 것만 같던 이들이 ‘혈연의 구속’을 떠나 함께 살고, 함께 행복하기를 선택하는 것은 기존의 가족영화와는 사뭇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가족들과 가장 솔직한 대화를 나눌 용기가 생긴다면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하는 김 감독. 스물다섯 그녀의 도발적 상상력이 얼마만큼 관객과 소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2006년 쇼박스 주최 제1회 ‘감독의 꿈’ 당선작.18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범죄 예방·대처방안 심층보도를”

    “범죄 예방·대처방안 심층보도를”

    “피의자를 둘러싼 범죄 현상만 나열하는 ‘경마식’ 보도보다는 범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등 예방적 매뉴얼을 심층 보도해야 합니다.”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최현철 고려대 언론대학원장) 3월 회의가 26일 오전 7시30분 본사 6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강력범죄를 극복하고 치유할 수 있는 사회적 매뉴얼 구축에 언론의 관심이 돌려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3월 토론주제는 전직 야구인의 네 모녀 피살사건, 안양 초등생 유괴·살해사건 등 최근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언론의 범죄보도’로 정했다. 최현철 위원장은 “언론의 범죄보도는 경찰 등 수사기관의 발표를 그대로 옮겨 놓아 천편일률적 느낌이 든다.”며 “사건보도도 신문사마다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은호(전 한의사협의회 회장) 위원은 “범죄는 범행동기, 범행, 처방(치료) 등 3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면서 “아동범죄 예방에도 기성세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자(책을 만들며 크는 학교대표) 위원은 “자녀들에게 어른을 공경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유괴사건이 발생하면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가르친다.”면서 “이러한 이중적 상황에서 가정과 학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수석 부회장) 위원은 “범죄 사실보도도 중요하지만 유괴 어린이의 심리치료 등 사후대책, 처방 등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연수(소방방재청 차장) 위원은 “안양 사건 범인의 어머니에 대한 기사가 눈에 띄었는데 범죄자 가족에 대한 보도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강력사건 처방책 제시에 주안점을 주는 것도 언론이 색깔을 찾는 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학(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수석전문위원) 위원은 “경미한 도난사건을 파출소에 신고하면 경찰은 찾을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다.”면서 “작은 범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보니 큰 범죄도 경시하는 풍조가 생겨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범죄기사가 일회성으로 그치기 쉬운데 아이들에 대한 교육적 차원에서 장기적인 대안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문형(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 연구위원) 위원은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고 등을 통한 대안제시를 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죄 예방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사례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형준(명지대 정치학 교수) 위원은 “프랑스에서는 끔찍한 사건이 터지면 밤 12시 이후에 보도해서 아이들의 충격을 덜어 준다고 한다.”면서 “영국·미국 등 선진국에서 아이들에 대한 범죄 예방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소개하고 우리나라와 비교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후원 신문발전위원회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57) 장충동 신라호텔 야외 조각공원

    [거리 미술관 속으로] (57) 장충동 신라호텔 야외 조각공원

    미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호텔에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입장료 없이. 서울 중구 장충동 언덕에 자리한 신라호텔에는 자유롭게 자연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조형물을 볼 수 있는 ‘문 턱 낮은 갤러리’가 있다. 호텔 영빈관 뒤뜰에 조성된 야외 조각공원은 국내 최초의 사설 조각공원으로 1987년에 문을 열었다. 가나화랑과 함께 조성한 조각공원은 4만여㎡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오랜 역사를 가진 서울성곽이 맞닿아 있고 정원수로 둘러싸인 한적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산책로 곳곳에 고급스러운 심미안으로 선정한 다채로운 조형물이 놓여 있다. 세계적인 여행 전문지 ‘트래블 앤드 레저’지가 관광코스로 추천할 만큼 아름다운 곳으로 꼽은 공공미술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김창희·전뢰진·유영교·백현옥·전국광씨 등 중견작가 40여명의 작품 70여점을 만날 수 있다. 1960년대부터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온 백현옥 작가의 ‘피리부는 여인’과 ‘가을의 문’, 김창희 작가의 ‘쌍무지개’ 등은 여체의 유려한 곡선을 뽐낸다. 유영교 작가의 ‘두 자매’,‘모녀상’에는 봄날의 따뜻함을 간직한 가족의 모습이 담겨있다. 인간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만들어낸 민복진 작가의 ‘가족’, 김찬식 작가의 ‘정’ 등과 같은 작품들도 빼놓을 수 없다. 곡선과 직선이 조화를 이룬 노재승 작가의 ‘사성에 의한 유출’, 강대철 작가의 ‘나무로부터’, 임동락 작가의 ‘작품86’ 등까지 국내 조각계의 시대적, 개념적, 유형적 흐름을 모두 만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햇살 좋은 봄날에 풋풋한 자연의 향내를 맡으며 조형물 사이를 거니노라면 한 시간이 순식간이다. 듬성듬성 놓인 벤치, 탁 트인 전망까지 곁들여 더없는 사치를 경험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오늘의 눈] 전시치안 아닌 ‘감성 치안’을/황비웅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전시치안 아닌 ‘감성 치안’을/황비웅 사회부 기자

    영문도 모르고 잔혹한 살해범 이호성의 손에 숨진 네 모녀 살해사건을 지켜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네 모녀의 살해사건 수사 과정에서 보여준 경찰의 수사력은 안타까운 수준을 넘어 답답하기 짝이 없다. 네 모녀가 실종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사건을 인지조차 못한 경찰은 유가족의 신고를 받고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김연숙씨의 오빠는 며칠째 동생과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달 26일 경찰에 신고했고, 지구대 경찰과 함께 동생 집을 찾았다. 경찰은 깨진 유리와 전등갓, 핏자국을 보고도 “여행갔나?”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김씨의 오빠는 지난 3일 다시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용의자 이씨를 파악하는 데는 3일이 더 걸렸다. 이러고도 부실 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김씨 식당 종업원들 얘기를 들어보느라 늦어졌고, 이씨의 죄명도 구체화하기 힘들었다.”는 게 경찰의 군색한 변명이었다. 사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한 지난 10일에야 경찰은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전국 지방경찰청에 공조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남경찰청과의 공조수사에 대해 “전국이 다 공조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전남경찰청은 “우리는 공조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전혀 다른 얘기를 했다. 광주경찰청은 3년 전 실종된 이씨의 동업자 조모(39)씨의 행방에 대해 재수사하기로 했건만 마포경찰서 측은 “그건 우리가 수사 안한다. 그 쪽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공조수사는 커녕 공조수사를 하려는 의지를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취임하면서 내건 새로운 구호는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겠습니다.’라는 것이다. 법질서 확립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 치안과는 거리가 멀다. 달라지겠다고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감흥을 주는 치안을 기대해 본다. 황비웅 사회부 기자 stylist@seoul.co.kr
  • 김씨 집에 출동했다 그냥 간 ‘허당’ 경찰

    경찰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는 초동수사 실패가 이번 4모녀 살해 사건에서도 되풀이됐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김연숙(45)씨 4모녀 중 3명이 살해된 서울 창전동 K아파트 현장에 김씨 오빠(50)의 신고로 출동했지만 태만한 수사로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두번째 신고를 받은 지난 3일에야 시약을 뿌려 혈흔을 발견했다. 수사 착수가 1주일이나 지연된 셈이다. 김씨 오빠는 4모녀가 실종된 지 8일 뒤인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25일이 우리 딸 대학 졸업식이어서 동생 가족을 초대하려고 24일부터 전화했는데 연락이 안 된다.”며 신고했다.1시간30분이 지나 나타난 마포경찰서 서강지구대 경찰관 2명은 김씨의 두 오빠, 열쇠수리공 등과 함께 김씨의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는 유리와 전등갓이 깨져 있고 핏자국도 있었지만 이들은 30분쯤 둘러본 뒤 별달리 의심하지 않았다. 김씨 오빠는 “경찰이 ‘어디갔지? 여행갔나?’라고 하면서 자세하게 살펴보지 않았다.”면서 “지난 3일 두번째 신고한 뒤 아이 방에 컴퓨터가 켜져 있어 놀랐는데 경찰은 ‘지난번에도 컴퓨터가 켜져 있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좀더 의심했더라면 수사가 빨리 시작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 횟집 주방장이 범행 당일 K아파트 복도 폐쇄회로(CC) TV에 찍힌 남자와 이틀 뒤 주차장 CCTV에 찍힌 남자 모두 이호성씨라고 진술해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 소유 SM5 승용차에서 발견된 11개의 지문을 정밀감식해 공범 여부를 캐고 있고, 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7000만원의 행방도 쫓고 있다. 또 이씨가 3년전 실종된 동업자 조모(당시 36세)씨와 함께 광주의 재력가 A씨를 상대로 출처가 불분명한 도자기를 판매하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A씨는 “조씨가 ‘국보급 고려청자가 있다.’며 팔려 했지만 감정서가 불분명하고, 조씨와 이씨가 당시 순천의 스크린 경마장 부도와 여러 사기사건 등으로 지역에서 ‘사기꾼’이란 소문이 돌아 거절했다.”고 말했다. 황비웅 김정은기자 stylist@seoul.co.kr
  • “12일 기분 황당” 마지막 글… 죽음 예견한 듯

    숨진 김연숙(45)씨와 세 딸의 미니홈피에는 11일 하루종일 누리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김씨가 미니홈피에 마지막으로 올린 ‘오늘의 기분’은 ‘황당’이다. 마치 황당한 죽음을 예견이나 한 것처럼….‘사랑하는 가족’폴더에는 세 딸의 예쁜 모습들이 가득하다. 특히 3년 전 모 여대 앞에서 4모녀가 다정하게 끌어안고 찍은 스티커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날의 즐거웠던 모습은 실종사건 전단지에 실리게 되는 운명을 맞았다. 김씨는 “이쁜 것들, 서로 자기가 이쁘단다.”라는 글을 올렸다. “2008년엔 집안일도 잘 하고 엄마에게 효도하는 현모양처 썬”이란 글이 또렷이 남아 있는 큰딸 정선아(20)씨의 미니홈피에는 친구를 허망하게 떠나보낸 친구들의 슬픔이 묻어났다. 선아씨의 ‘일촌’ 김모씨는 “얼마나 무서웠니…믿을 수가 없다. 기도할게….’라는 글을 남겼다.“노래로 웃고 노래로 울고 노래로 행복한 썬이에요.”라고 자신을 소개한 선아씨의 꿈은 뮤지컬 배우였던 모양이다. 한 친구는 “노래하는 천사가 되어 있겠지? 사랑해 너무.”라는 글을 남겼다. 피아노 연주가 수준급이었던 둘째 진아(19)양의 홈페이지에도 해맑은 피아노 연주모습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막내 해아(13)양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영어로 일기를 쓰기도 했고,‘나의 작품방’이란 별도의 폴더에 직접 만든 지점토 인형을 올릴 정도로 재주가 많은 아이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늑장공조 ‘헛방 수사’ 눈총

    경찰이 고질적인 공조 수사의 문제점을 이번 김연숙(45·여)씨 4모녀 살해사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3일 김씨 오빠(50)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았다. 합동심사위원회를 연 뒤 가출이 아닌 실종으로 결론짓고 5일 김씨가 사는 서울 창전동 K아파트와 김씨 소유의 SM5 승용차를 정밀감식했다. 경찰은 정밀감식에서 4모녀의 혈흔과 DNA를 체취해 이 사건이 이호성(41)씨가 개입된 살인 등의 강력 범죄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마포서는 김씨의 큰딸(20) 휴대전화 신호가 감지된 전남 화순과 이씨의 광주 집, 전남 영광의 이씨 친구 집 등을 수색하는 데 관할 전남경찰청과 광주경찰청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 이미 7건의 사기 사건으로 이씨를 수배 중이던 전남경찰청은 나흘이 지난 9일 오후 1시16분에야 서울경찰청의 공조수사 요청을 받았다.이씨가 전날 이미 어머니와 형이 사는 광주 집에 들러 유류품을 남긴 뒤였다. 이씨의 지인 A씨는 “호성이가 집에 들른 뒤 친구와 광주 시내에서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결국 좀더 빨리 공조수사를 펼쳤다면 이씨가 투신 자살하기 전 검거해 사건의 전말을 밝힐 수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이씨에 대한 공개수배 전까지 서울의 수사팀이 이 지역에 내려와 뭘 하는지 몰랐다.”면서 “이런 점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하지만 서울 일선서 간부는 “경찰의 공조 현실상 우리가 사건을 맡았어도 전남경찰청에선 겨우 1개팀 정도의 인력밖에 지원받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결국 서울 수사팀에서 연고지 수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모녀의 시체 수습도 좀더 빨리 이뤄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경찰이 전남 화순에서 큰딸의 휴대전화 신호를 포착한 지역은 이씨의 선친 묘소 부근. 광주에 사는 이씨 친형에게 선산의 정확한 위치만 물어봤어도 시체 수습은 사건 초반 이뤄질 수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의 요청으로 땅을 팠던 유모(46)씨가 지난 10일 공개수배 언론보도를 보고 신고하기 전까지 묘소 인근을 살피지 않았다.광주 최치봉·서울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1억 7000만원 노린 치밀한 범행”

    김연숙(45·여)씨 4모녀 살해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마포경찰서는 11일 전 해태 타이거즈 프로야구 선수 출신 이호성(41)씨가 김씨의 돈 1억 7000만원을 노리고 치밀하게 계획된 살해 행각을 벌인 뒤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성삼 마포경찰서장은 이날 “지난달 15일 1억 7000만원을 인출한 김씨가 이를 분산 예치했다가 실종 직전인 18일 오전 다시 인출했다.”면서 “인출 당시 운전석에 누군가 타고 있었지만 폐쇄회로(CC)TV 판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홍 서장은 “이씨가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4명을 살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씨가 미리 여행간다고 알려 실종 신고를 늦춘 점 ▲잉크를 이용해 K아파트 김씨의 집 침대에 묻은 핏자국을 지운 점 ▲인부를 고용해 시체 매장지를 판 점 ▲김씨 큰딸(20)의 행적을 파악해 김씨 휴대전화로 유인한 점 ▲김씨인 것처럼 가장해 식당 종업원에게 ‘X실장, 잘 챙겨줘.’란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등으로 미뤄 이씨가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이씨가 이 돈을 광주에 사는 이모(47·여)씨를 통해 친형(43)에게 5000만원, 또다른 내연녀로 보이는 30대 여성 차모씨에게 4000만원을 건넸으며,10일 오전 한강에서 투신 자살하기 직전까지 경기 일산에서 차씨와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씨가 지난 8일 친형에게 편지를 남겨 “어머니와 형, 아내, 아이에게 미안하다. 아들을 잘 챙겨달라.”고 부탁했으며, 광주시 야구협회장에게도 “옛 시절이 행복했다. 하늘 나라로 먼저 가 있을게.”라고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남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범행 동기는 편지에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살해된 4모녀 가운데 김씨의 사인은 질식사지만 둔기에 맞은 후두부 함몰 골절도 있었으며 둘째(19)와 셋째(13) 딸은 질식사, 큰딸은 두부손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이재훈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 주민들 “짐승보다 못한 수법” 치떨어

    지난 10일 한강에서 자살한 이호성(41)씨가 저지른 4모녀의 살해와 암매장 행각은 잔인함과 대담함의 극치를 드러냈다. 11일 새벽까지 전남 화순 동면 시체 매장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했던 화순경찰서 강력계 경찰관들은 이씨의 ‘짐승보다 못한’ 살인 수법에 치를 떨었다. 주민들도 날이 밝자 매장 현장을 찾아 혀를 끌끌 찼다. 동면 청궁리 아래 공동묘지 끝부분에 자리한 암매장 터는 도로 밑에 교묘하게 위장된 곳이었다. 구덩이는 가로 120㎝, 세로 2m, 깊이 150㎝ 크기로 시체가 든 가방의 가로 길이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현장에 나온 주민들은 “인부 3명이 곡괭이와 삽으로 구덩이를 1시간30분만에 팠다면 이씨가 사전 답사를 했고 그의 작업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 구덩이는 길과 산자락 사이로 길보다 낮은 곳이어서 산에서 흘러내린 황토흙이 자연스럽게 모여 빗물에 따라 다져지는 곳이다. 이씨는 매장 후 주변 황토흙과 돌을 섞어 50㎝ 두께로 덮은 뒤 근처 낙엽을 긁어 모아 덮어 눈에 띄지 않도록 위장했다. 경찰관들은 “작업한 인부가 지점을 알려주지 않았으면 암매장 장소를 도저히 찾을 수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매장 장소인 교회 묘지공원은 화순읍에서 이서면을 거쳐 동면으로 넘어가는 왕복 2차선 포장도로에서 50m 산속에 떨어져 있어 매장 장소로 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곳이었다. 발굴 당시 시체 4구는 모두 앞으로 웅크린 채 비닐로 포장된 뒤 너비 120㎝의 가방에 든 상태였다. 또 가방 4개는 구덩이 속에서 가로로 나란히 묻혀 있었다. 경찰관들은 “시체의 손과 발이 오므린 상태 등 사후 강직 정도로 봐 이씨가 이들 모녀를 살해한 뒤 곧바로 가방에 옮겨 담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강력팀에서 20년을 일했다는 화순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고개만 내저었다. 화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풀리지 않는 의혹 4대 미스터 ‘李’

    풀리지 않는 의혹 4대 미스터 ‘李’

    김연숙(45)씨 4모녀를 살해해 암매장한 이호성(41)씨가 지난 10일 투신 자살로 결국 숨지면서 풀리지 않은 의혹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1 김씨는 지난달 18일 살해당하기 직전 1억 7000만원을 인출했다. 아파트 전세 잔금을 치르기 위한 돈이었지만 이 돈은 정작 김씨를 살해한 이씨가 썼다. 경찰은 이씨가 김씨의 돈을 노리고 치밀한 범행계획을 세워 살해 행각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씨는 스크린 경마 사업을 하면서 270억원의 빚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적은 1억 7000만원이라는 돈을 두고 4명을 살해하는 무리수를 뒀다는 점은 선뜻 납득이 안 된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이씨가 명예를 모두 잃어가면서까지 장기간 도주했고, 가정이 파탄났으며, 잇따른 사업 실패로 인격적 또는 심리적으로 붕괴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 이씨가 1억 7000만원을 욕심내 4명을 살해하는 무리수를 뒀다면 왜 지난달 18일 광주에 사는 친형의 통장에 5000만원을 남기고, 지난 8일 또다른 내연녀로 보이는 차모씨에게 4000만원을 남겼는지도 의문이다. 경찰은 이씨는 1억 7000만원을 위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 돈의 용처가 분명 따로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3 광주경찰청은 11일 2005년 실종된 이씨의 동업자 조모(40)씨도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재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당시 조씨가 채무 탓에 잠적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씨에 의한 살해인지, 잠적인지 가려 이씨의 추가 범행 여부를 밝혀낼 예정이다. #4 공범이 존재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18일 K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잡힌 남자보다 이틀 지난 20일 주차장 CCTV에 잡힌 남자의 체구가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끔 CCTV 화면에 몸이 길쭉하게 포착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실종 4모녀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실종 4모녀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혹시나 했지만 결국 잔인한 일가족 살해극으로 끝을 맺었다. 실종됐던 김연숙(45·여)씨 등 4모녀와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의 4번 타자 출신 이호성(41)씨가 10일 전남 화순과 서울 한강에서 각각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가 4모녀를 무참하게 살해한 뒤 경찰 수사망이 좁혀 오자 심적인 부담을 느끼고 투신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1시30분쯤 전남 화순군 동면 천궁리 뒷산 이씨의 선친 묘지 바로 옆 구덩이에서 김씨와 큰딸 정선아(20), 둘째딸 진아(19), 셋째딸 해아(13) 등 4모녀의 시체를 모두 발견했다. 전남 화순경찰서 관계자는 “시체는 손상되지 않은 채로 대형 여행용 가방에 담겨 구덩이 속에 파묻혀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용산경찰서 곽정기 형사과장은 이날 밤 “오후 3시8분쯤 수상스키를 타고 있던 신모(33)씨가 한남대교와 반포대교 사이에서 떠내려가고 있던 시체를 발견해 신고했으며 지문 감식 결과 이씨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유서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으며, 시체가 깨끗한 점을 볼 때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포경찰서 이문수 형사과장은 “시체 상태를 봤을 때 이날 오전 3시쯤 한강에 뛰어들어 12시간 정도 떠다닌 것으로 보인다는 검안의의 소견이 있었다.”면서 “이씨는 공중전화 카드 3장과 휴대전화 배터리, 흰색 마스크 2개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의 시체를 건져낸 순천향대병원 소속 잠수 전문가 안모(54)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년에 시체 120여건을 인양하는데 이씨는 숨진 지 3∼4시간밖에 흐르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면서 “경찰의 판단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경찰이 공개 수배 뒤 이씨의 투신 자살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씨의 오빠(50)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동생이 사는 서울 창전동 K아파트에 지난 5일 경찰 과학수사대와 함께 가 화장실에 시약을 뿌렸더니 혈흔이 나타났다. 급히 물로 씻어낸 흔적 등이 있어 이씨가 동생과 조카들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은 집안에서 각기 다른 3명의 DNA를 발견했고 동생 소유의 SM5 승용차에서 또 다른 사람의 혈흔과 DNA를 발견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씨가 K아파트에서 김씨와 둘째딸, 셋째딸을 살해한 뒤 김씨 휴대전화로 유인한 첫째딸을 SM5 승용차에서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씨의 유서가 발견되지 않아 범행 동기 파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이씨가 4모녀 실종사건과 연관된 강력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이씨를 공개 수배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김씨 큰딸이 지난달 18일 밤 실종 직전 이씨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뒤 서울 관철동에서 만난 기록이 확보돼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공개수배했다.”고 말했다. 화순 남기창·서울 이재훈 이경원 김정은기자 nomad@seoul.co.kr
  • 4모녀 살해사건의 재구성

    4모녀 살해사건의 재구성

    김연숙(45·여)씨와 세 딸이 동시에 사라진 시점은 지난달 18일. 김씨는 서울 갈현동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한 참치횟집에서 영업을 마치고 18일 자정을 조금 넘어선 0시10분쯤 퇴근했다. 김씨는 직원들에게 “내일부터 3∼4일 정도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말만 남겼다. 같은 날 오후 4∼5시쯤 대형 여행가방을 들고 있던 한 남성이 인근 주민에게 목격됐다. 오후 9시14분쯤에는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는 한 남성이 카트를 끌고 김씨의 아파트로 들어갔다가 대형 가방을 싣고 나오는 장면이 찍혔다.40여분 동안 5차례에 걸쳐 아파트를 드나들며 짐을 실어 날랐다. 주민과 남성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기도 했다. 주민은 경찰 조사에서 “전직 야구선수 이호성씨와 얼굴 생김새가 같다.”고 진술했다. 밤에는 김씨와 둘째, 셋째딸의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졌고 외출해서 친구들과 만났던 큰딸의 휴대전화도 밤 12시 이후 전원이 끊겼다. 다음날인 지난달 19일 오전 5시쯤 김씨 큰딸의 휴대전화는 전남 화순의 한 야산에서 잠깐 신호가 잡혔으나 이내 끊겼다. 같은 날 오후 2시53분에는 호남고속도로 서울 방면 장성나들목 부근에서 김씨 소유의 SM5 승용차가 지나가는 장면이 자동판독기에 찍혔다.20일 오후 4시쯤 김씨가 운영하는 식당직원의 휴대전화에 ‘주말에 식당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발신인은 김씨 휴대전화 번호였다. 같은 날 오후 8시18분 김씨 아파트 주차장 CCTV에는 한 남성이 김씨의 SM5 승용차를 몰고 와 아파트 주차장에 세운 뒤 황급히 빠져나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일주일가량 지난 지난달 26일 동생 가족이 전화를 받지 않자 걱정된 김씨의 오빠는 김씨 집을 방문했다. 집안에는 컴퓨터가 켜져 있었고 잠시 외출한 것으로 생각해 발길을 돌렸다. 김씨의 오빠는 그 뒤에도 통화가 되지 않자 지난 3일 김씨가 운영하는 참치횟집을 찾았다.“사장님이 18일 이후 출근하지 않고 있다.”는 종업원의 말을 듣고 곧바로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을 확인하는 한편 실종사건 합동심사위원회를 열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경찰은 일주일간 수사를 통해 김씨가 평소 전직 야구선수 이씨와 가까운 사이였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행방을 추적해 왔다.10일 오후 3시8분쯤 이씨의 시체가 발견된 데 이어 이날 밤 김씨 일가족의 시체도 전남 화순에서 발견됨으로써 23일 동안 진행된 사건은 발생 21일 만에 종결됐다. 이재훈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 구덩이속 4모녀 가방에 담긴 채…

    구덩이속 4모녀 가방에 담긴 채…

    이호성(41)씨가 10일 오후 3시8분쯤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실종된 김연숙(45·여)씨와 김씨의 세 딸도 전남 화순군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굴됨에 따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명 야구 선수가 저지른 희대의 일가족 살해 사건이 일단락됐다. 전남 화순경찰서 관계자는 “시체는 손상되지 않은 채로 대형 여행용 가방에 담겨 구덩이 속에 파묻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21일 동안 사건의 단서조차 잡지 못한 경찰의 ‘부실 수사’는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게 됐다. 경찰은 이날 밤 “이씨의 시체는 전혀 부패되지 않았으며, 지문으로 신분을 확인했다.”면서 “사망시간은 10일 새벽 3시쯤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의 유족들을 불러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 안치된 이씨의 시체를 확인시켰다. 경찰은 이씨가 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 오자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해 투신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발생한 실종사건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다가 지난 8일 밤부터 언론 보도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고,9일부터는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이에 따라 이씨는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사건을 묻으려 한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 수사 결과 이씨로 보이는 남성이 김씨 아파트에서 대형 여행가방을 끌고 나오는 장면이 포착된 18일 밤 9∼10시에는 김씨와 김씨의 둘째딸 및 셋째딸이 집에 있었다. 때문에 이 3명은 집에서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 시간 큰딸은 친구 집에 머물다 “엄마와 여행을 가기로 했다.”는 말을 남기고 친구와 헤어졌다. 경찰 수사 결과 18일 오후 11시쯤에는 김씨의 휴대전화에서 큰딸에게 전화를 건 기록이 확인됐으며,1시간쯤 흐른 19일 0시5분쯤에는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서 김씨 휴대전화와 큰딸 휴대전화가 같은 기지국에 포착됐다. 이씨가 김씨의 휴대전화로 큰딸을 유인해 살해했다는 점을 알려준다. 이씨가 자살하고 김씨 가족의 시체가 발견됨에 따라 사건의 범인으로 이씨가 유력해졌지만, 구체적인 살해 행각과 동기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지난 5일 마포서 과학수사대 수사관들과 함께 김씨의 아파트를 찾은 김씨의 오빠(50)가 “화장실과 방바닥, 침대 매트, 세탁실에 있는 베개 등에서도 핏자국이 나왔다.”고 밝힌 점이 범죄 행각의 일부를 밝혀줄 뿐이다. 범행 동기와 관련, 우선 제기되는 가능성은 사업실패에 따른 압박감을 들 수 있다. 한때 예식사업으로 성공한 그가 부동산사업 등에 손을 대면서 실패를 거듭하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는 자살동기는 될 수 있지만 4모녀를 살해할 정도로 잔인한 범행 동기로는 미약하다. 치정에 따른 범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것도 김씨의 딸들까지 범행의 대상이 된 점을 명쾌하게 설명해 주지 못한다. 이씨의 치밀한 범행 행적으로 볼 때 단독 범행으로 쉽사리 결론짓기도 힘들다.18일 이씨가 끌고 나간 것으로 보이는 김씨의 승용차는 20일 김씨 아파트의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 차를 이씨가 운전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상 범죄자의 경우 범행에 사용한 차량을 불로 태우거나 물속에 버려 증거를 인멸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공범의 존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재훈 이경주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 前해태타이거즈 4번타자 ‘4모녀 실종’ 용의자 지목

    경찰이 10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김연숙(45·여)씨 등 모녀 4명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 4번 타자 선수 출신인 이호성(41)씨를 공개 수배했다. 경찰은 홍성삼 마포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서울경찰청 1개 팀과 광역수사대 1개 팀 등 66명의 수사팀을 꾸려 이 사건을 전담수사하도록 했다. 마포서 이문수 형사과장은 이날 “모녀 4명이 21일째 실종돼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용의자가 전직 프로야구 선수로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공개수사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김씨의 큰딸(20)이 지난달 18일 밤 실종되기 직전 이씨와 마지막으로 통화를 시도한 뒤 어디에선가 만난 기록이 확보돼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공개수배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실종 3일 전인 지난달 15일 해지된 김씨 명의의 통장 예금 1억 7000만원의 행방을 찾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김씨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계약하면서 전세 잔금 1억 7000만원을 2월 말 지급할 예정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씨의 출입국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씨가 국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처가와 삼촌 등 친인척 주거지가 있는 경기 일산과 파주, 용인 등 수도권 일대와 김씨 큰딸의 휴대전화 신호가 감지된 전남 화순군 일대, 이씨가 스크린 경마장을 운영한 광주 등 전국 5개 지역을 출몰 예상지역으로 잡고 탐문수사와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글 / 서울신문 이재훈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공포의 巨砲?

    공포의 巨砲?

    과거 유명 프로야구 선수가 모녀 일가족 4명의 실종 사건에 연루돼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경찰은 전 프로야구 선수 L(41)씨가 결혼을 약속한 김모(46·여)씨와 그녀의 딸 3명을 감금하거나 토막살해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경찰은 일가족의 실종 당일 이씨의 행적이 예사롭지 않고, 사전에 실종 사실을 감추려는 듯한 행동을 보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L씨, 5차례 걸쳐 여행용 가방 6개 옮겨 서울 마포경찰서는 9일 창전동 김모(46·여)씨 등 모녀 4명이 20여일째 실종된 사건과 관련,L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출국금지시킨 뒤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와 세 딸이 사라진 것은 지난달 18일 밤. 경찰은 김씨가 사는 창전동 K아파트 폐쇄회로(CC)TV에서 이날 오후 9시50분부터 40여분 동안 L씨로 보이는 남성이 5차례에 걸쳐 여행용 대형가방 6개를 싣고 나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동네 주민들은 경찰에서 “L씨로 보이는 남성이 K아파트 근처에서 SM5 승용차를 세워둔 채 큰 가방을 나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 소유의 이 자동차가 같은 달 19일 오후 9시53분쯤 광주시 장성 나들목 상행선 교통관제카메라에 포착된 사실과 이튿날 L씨로 보이는 남성이 이 차를 K아파트 주차장에 주차하고 사라진 사실도 파악했다. 그의 차 안은 말끔하게 세차된 상태다. 또 김씨 집의 침대 시트와 방바닥, 세면대에서 핏자국도 발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L씨를 용의자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을 감추려는 이상한 행적 실종 당일 김씨 집에는 김씨와 둘째 딸(19), 셋째 딸(13)이 함께 있었으며, 같은 시간 큰 딸(20)은 친구 집에서 머물다가 “엄마와 함께 여행간다.”며 사라졌다. 경찰은 실종 다음날인 지난달 19일 L씨의 선산이 있는 전남 화순군 남면 장전리에서 큰 딸의 휴대전화 신호가 감지된 점을 파악해 수색에 나섰다. 은평구 갈현동에서 김씨가 운영하는 식당의 종업원은 “사장님(김씨)이 지난달 17일 ‘3∼4일 동안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나오지 않았다.L씨와 사장님은 결혼할 사이였으며 둘이 함께 여행을 가는 눈치였다.”고 진술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L씨가 김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늦추거나 또는 범행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여행 계획까지 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 등에 대한 신고는 실종 12일이 지난 지난 3일에야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지난달 20일 김씨가 식당 주방장에게 ‘X실장, 잘 챙겨줘’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도 L씨가 보낸 위장 메시지인지를 조사하고 있다. 김씨의 휴대전화는 이미 20일 이전에 꺼져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 실종 3일전 1억 7000만원 인출 경찰은 김씨가 실종되기 3일전인 지난달 15일 자신의 통장예금을 해지하면서 잔액 1억 7000만원을 인출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L씨는 2001년 프로야구계에서 은퇴한 뒤 스크린 경마사업을 하다 실패하고 100억원대 빚을 졌다. 현재 사기 혐의로 7건의 기소중지가 내려진 상태다.L씨는 1990년 고향을 연고로 한 H팀에 입단한 뒤 10년이상 홈런 100개 이상을 치며 4번 타자로 명성을 날렸다. 한편 경찰은 L씨로 추정되는 남자의 모습이 찍힌 아파트 CCTV를 수사 착수후 5일 동안 확보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확보하고 수사에 열의를 보이는 등 ‘늑장 수사’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이재훈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엿장수 딸에서 하버드대 박사까지’ 희망전도사 서진규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엿장수 딸에서 하버드대 박사까지’ 희망전도사 서진규

    “아줌마 희망 한단에 얼마래요?” “희망유? 몰라유, 채소나 한단 사가슈∼선생님?” 장사익씨가 부른 소리판 ‘희망 한단’에 나오는 대목이다. 8년 전 어느날 미국에서 살던 한 아줌마가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는 화두를 던지며 고국땅을 밟았다. 그의 목소리는 처음엔 조용했지만 입소문을 통해 삽시간에 퍼지면서 점차 요란해졌다. 그가 펴낸 책은 한동안 각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방송국의 특별 프로그램 등에 초청됐고 언론지면을 통해 그의 삶이 종종 전해졌다. 까닭이 있었다. 잡초처럼, 지독하리만큼 억척스럽게 살아온 한많은 여인네의 삶 그 자체가 오롯이 담겨 있었다. 절망으로 쓰러질 때마다 희망의 지팡이에 의지해 오뚝이처럼 일어선 생생한 경험담이 많은 감동을 선사했던 것. 그 어떤 영화 속의 주인공보다 더 찐한, 말 그대로 신선한 ‘희망의 메신저’나 다름 없었다. 파란만장한 인간 드라마의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1948년 경상남도 월내라는 어촌마을에서 엿장수의 딸로 태어났다. 남동생 중 한 명은 미군 복무 중 사고로 요절했으며, 한 사람은 정신지체 장애인이다. 시골에서 세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며 공부하겠다는 일념으로 서울로 올라와 군 장교인 큰아버지댁에서 살면서 풍문여고를 다녔다. 잡지판매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인 1967년 종로구에 있는 가발공장에서 사촌 언니와 같이 일했다. 얼마 후에는 관악컨트리클럽 캐디로도 근무했다. 그러던 1971년 친하게 지내던 미국 개신교 선교사가 식모를 구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비행기삯 100달러만 달랑 가지고 미국으로 갔다. 식모일도 하고 한식당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틈틈이 영어공부를 했다. 1975년에는 한국인 태권도 사범과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남편의 폭력으로 얼룩졌으며, 이를 피하려고 미 육군 사병으로 입대했다. 일등병일 때 용산의 주한 미군 부대에서 군수업무를 맡았고 상등병 시절에는 고된 훈련을 무사히 거쳐 장교로 임관하는 끈기를 보여줬다. 이후 독일과 일본 등 주로 해외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대학을 전전한 끝에 1987년 미국 메릴랜드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마흔두살 때인 1990년 하버드대 석사과정에 입학했고,2년 뒤에는 하버드대 국제외교사와 동아시아 언어학 박사과정에 합격했다. 대위 때 하와이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장교로 근무하면서 공부에 매진했다. 1996년 11월 소령으로 전역한 그는 2006년 당당히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러는 가운데 그의 딸도 어머니와 함께 하버드대학을 다녀 ‘하버드 최초의 모녀 재학생’으로 미국에서 화제가 됐다. 딸도 어머니의 뒤를 이어 하버드대 졸업 후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에서 교육 장교로 복무 중이다. 최근 그는 ‘서진규의 희망’이라는 3번째 책을 펴내 ‘희망전도사’로 전국 곳곳에 강연을 다니느라 분주하다. 또 한달에 한번꼴로 미국에 건너가 영어판 책자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인 성공전략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잭 캔필드가 주도하고 있다. 잭 캔필드는 “미군과 하버드에서 살아남은 이 여성의 드라마틱한 인생 이야기는 우리들의 삶에 무한한 영감과 새로운 희망을 향한 동기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며 영어판 발간은 물론 할리우드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만한 소재로 여긴다는 것. 이래저래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서 박사를 만났다. 명함을 받았더니 이름 밑에 ‘희망연구소 소장’‘박사’‘예비역 소령’이라는 직함이 보였다. 얼굴에는 나이답지 않게 가냘픈 소녀와 같은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저런 연약한 모습에서 어떻게 불굴의 정신이 나왔을까. 손에는 자신이 펴낸 자전적 에세이집 3권을 들고 있었다.‘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는 35만부,‘서진규의 희망’은 15만부 등 모두 50만부가 넘게 나갔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딸 얘기가 나왔다. “딸은 구두닦이 생활을 하며 학교에 다녔어요. 동네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한 켤레에 2달러를 받고 구두를 닦았지요. 나중에는 특히 군화를 잘 닦는다는 입소문이 퍼져 동네에 사는 군인들이 우리집에까지 군화를 들고 왔을 정도였어요. 그러다 보니 딸의 아르바이트를 도와주느라 장교인 제가 퇴근 후 계급상 하급자들의 군화도 닦아주는 일이 많았습니다.(웃음)” 딸은 지금도 어머니에게 매달 100만원씩을 꼬박꼬박 보내 줄 정도로 효성이 지극하다.ROTC로 임관할 때는 어머니한테 거수경례로 선서를 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당시 하버드대측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서 박사는 이같은 사연과 함께 딸을 키운 이야기를 ‘희망은 또다른 희망을 낳는다’라는 제목으로 2000년 책으로 펴냈으며 지금까지 17쇄를 찍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또한 올해 안에 미국에서 출판될 예정이다. 현지 출판사측에서는 “딸을 어떻게 키우면 딸이 부모에게 돈을 보내게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정하면 어떠냐.”는 농담 섞인 제안을 하고 있단다. 한국의 풍습과는 달리 미국에서 자식이 부모에게 용돈을 주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요즘 출판일 때문에 매달 미국에 다녀오고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서 박사의 인생에는 영화가 몇 편 들어 있다. 미국사회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해요.” 국내에 있을 때는 주한 미군병원에서 C형간염을 치료하면서 각종 단체와 지방 등지에서 ‘희망강연’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한다. 지난 설 직전에는 국군방송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인간은 언제 어디서 태어날지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단 한번 주어지는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좌우된다.”면서 어떤 환경에 처해 있든 그 환경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세상이 비웃고, 조롱하더라도 자신만큼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지켜줄 때 분명 꿈은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처음 군입대했을 때 윗몸일으키기 한번 제대로 못해 겨날 뻔했으나 오직 ‘나 자신만’을 믿으며 이겨낸 일화도 소개했다. 오늘날의 서 박사를 있게 한 것은 척박한 그의 집안 환경이었다. 아버지는 엿장수, 어머니는 술 장사를 했다. 이런 여건탓에 주위로부터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이럴 때마다 반발심으로 ‘공부를 잘해야겠다’ ‘성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오히려 척박한 여건이 우물 안 개구리를 탈피할 수 있도록 강한 정신력을 심어주었다고 회고한다. 고등학교를 우등생으로 졸업했지만 오빠에게 밀려 대학 진학을 포기하면서 ‘아메리칸드림’을 꾸었다. 미국에 가면 창녀가 된다는 주위 비아냥에 “내가 창녀가 되면 반드시 장을 지진다.”고 단단히 결심했을 정도였다. 그는 두번의 이혼을 겪으면서도 그때마다 보다 멀리,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정해 도전을 거듭하며 소중한 결실을 맺게 됐다. 그는 요즘 틈틈이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왜냐고 했더니 “세계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려면 내 마음의 꿈이 커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이어 “미 대통령은 내각에 영웅을 필요로 한다.”면서 “책 잘 팔리고, 영화화되고, 미국에서 강연도 휩쓸고, 하버드에서 국제사를 전공했으니 외교역량도 있고, 장차 미 국무장관감으로 충분하지 않으냐.”며 웃는다. 그런 다음 여세를 몰아 노벨평화상과 맞먹는 ‘세계평등상’을 제정, 전세계인에게 꿈과 희망의 기회를 주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라고 했다.“희망은 꿈꾸는 자의 몫이기에 10년 내에 반드시 이룰 것입니다. 이민자 출신인 매들린 올브라이트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들이 해냈듯이 말입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8년 경남 기장 출생 ▲67년 풍문여고 졸업. 가발공장, 골프장 캐디 등 근무 ▲71년 도미 ▲75년 미 육군 입대 ▲87년 미 메릴랜드대 경영학과 졸업 ▲92년 미 하버드대 석사 ▲96년 미 육군 소령 예편 ▲2006년 하버드대 국제외교사·동아시아언어학 박사 ■ 주요 저서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1999), 희망은 또다른 희망을 낳는다(2000), 서진규의 희망(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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