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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여름 한국영화 “할리우드 게 섰거라”

    올 여름 한국영화 “할리우드 게 섰거라”

    한국 영화계가 극심한 춘궁기를 겪고 있다. 그나마 상반기 한국 영화의 체면을 세워준 것은 400만 관객을 넘은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500만 관객을 동원한 신예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뿐이다. 이처럼 한국 영화의 위기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6~8월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위기에 빠진 한국 영화에 힘을 불어 넣을 영화들을 살펴봤다. 6월 - ‘크로싱’, ‘강철중’, ‘걸스카우트’ 할리우드 블록 버스터와 정면 승부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영화는 차인표 주연의 휴먼 드라마 ‘크로싱’(감독 김태균ㆍ제작 캠프 B)이다. 4년 여간의 제작기간과 한국, 중국, 몽골 3개국 비밀 로케이션을 통해 완성된 ‘크로싱’은 2002년 탈북자들의 베이징 주재 스페인 대사관 진입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한국영화 최초로 북한의 참담한 현실을 영화 속에서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첫 시사회 자리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크로싱’에 이어 6월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강철중: 공공의 적 1-1(이하 강철중)은 ‘한반도’ 이후 2년 만에 컴백하는 강우석 감독과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 설경구 콤비의 재회로 개봉 전부터 언론과 관객의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지난 12월 말부터 촬영을 시작한 ‘강철중’은 43회 차로 촬영을 끝내고 후반 작업을 거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경쟁이 시작되는 6월 개봉을 확정 지었다. ‘공공의 적 1’의 5년 후라는 설정으로 출발해 설경구가 ‘무대포 꼴통 형사로’ 복귀하고 정재영이 악역으로 변신해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을 펼친다. 또한 강우석 감독 특유의 코막함과 충무로의 재주꾼 장진 감독이 각본을 맡아 기존 강우석 감독만의 색깔에 독특함을 입히며 새로운 시리즈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김선아, 나문희 주연의 코믹 범죄 액션물 ‘걸스카우트(감독 김상만ㆍ제작 보경사), 김수미, 심혜진 주연의 코믹 환타지 ‘흑심모녀(감독 조만호)’, 신민아, 온주완 주연의 청춘 무협물 ‘무림 여대생’ (감독 곽재용ㆍ제작 영화사 파랑새)이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인크레더블 헐크’, ‘원티드’, ‘해프닝’ 등 할리우드 기대작들이 줄줄이 극장으로 몰려오는 6월 개봉을 확정 지었다. 7월 - ‘놈놈놈’ VS ‘님은 먼곳에’ VS ‘눈에는 눈 이에는 이’ 7월에는 지난해부터 기대를 모은 한국영화 ‘빅 3’가 출사표를 던진다. 먼저 올해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인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하 놈놈놈)은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의 초호화 캐스팅에 제작비 175억 원에 마케팅 비용을 합쳐 총 200억원이 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다. 지난해 4월 촬영을 시작해 8월부터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 실크로드의 관문 둔황 등에서 약 3개월간 로케를 마친 후 국내에서 보충 촬영을 끝으로 9개월간의 모든 촬영을 종료했다. 1930년대 일제 강점기 만주를 배경으로 각자의 생존방식을 터득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운명처럼 만난 서로를 쫓고 쫓는 액션 활극으로 벌써부터 송강호의 오토바이를 이용한 아크로바틱한 액션과 이병헌의 단도를 이용한 칼 솜씨, 정우성의 라이플과 샷건을 이용한 총 솜씨 등 새로운 액션 활극을 만들어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도 ‘님의 먼곳에’ 를 들고 ‘놈놈놈’과 함께 7월 개봉한다. 70억 원 정도의 순 제작비와 수애, 정진영, 엄태웅이 주연을 맡은 ‘님은 먼 곳에’는 베트남 전쟁 당시 남편을 찾기 위해 위문 공연단이 된 한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한국과 태국을 오가는 5개월간의 촬영을 통해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한석규와 차승원의 주연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 안권태)도 7월말로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3월쯤 개봉 예정이었으나 날짜가 계속 미뤄지면서 7월 개봉을 확정 지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 한석규와 차승원이 영화에서 어떻게 연기호흡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8월 – ‘신기전’ 이어 ‘모던 보이’, ‘기방난동사건’ 줄줄이 이어져 8월에는 ‘약속’의 김유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신기전’이 개봉할 예정이다. 세종 때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다연장로켓화포였던 조선의 전쟁무기를 소개로 한 ‘신기전’은 100억원을 육박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급 사극이다. 대부분의 이야기나 등장인물이 픽션으로 ‘괴물’이상의 CG가 사용됐으며 대규모 전쟁신과 다양한 조선시대 검술이 등장해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신기전’ 이후로도 김혜수, 박해일 주연의 ‘모던 보이’를 비롯해 이정재, 김옥빈 주연의 ‘기방난동사건’과 권형진 감독의 ‘트럭’, 신현준, 강혜정 주연의 ‘킬미’가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과연 토종 자존심을 걸고 개봉을 확정 지은 한국 영화가 위기에 빠진 한국 영화계를 구해낼 것인지, 아니면 추락의 늪을 이어갈지 관객들의 선택만이 남아 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양정례 당선자 모친 17억원 회사명의 부동산 담보대출

    거액 공천헌금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공상훈)는 친박연대 양정례 비례대표 당선자의 어머니 김순애씨가 비례대표 공천이 확정된 직후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명의의 부동산을 담보로 급하게 대출을 받아 당에 17억원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하고 납부 경위 등에 대해 추가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친박연대와 김씨 간에 작성됐다고 주장하는 차용증이 뒤늦게 만들어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가 건넨 돈의 출처와 조성 경위, 친박연대가 선거비용을 차입하기로 한 당시 정황, 차용증이 작성된 시기 등을 추가 수사해 대가성이 있다는 기존 입장을 구체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당선자 모녀는 지난 3월25일 당 관계자인 손모씨 등을 통해 서청원 대표와 처음 만났고 공천이 확정된 직후인 같은 달 27일 1억 1600만원을 시작으로 그 다음날 14억원 등 네 차례에 걸쳐 17억여원을 당에 전달했다. 이 돈은 김씨가 사실상 대표인 건풍건설이 회사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회사 명의의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 미리 신청했던 대출을, 급하게 지급요청해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출 경위 등으로 볼 때 친박연대 쪽이 공천헌금을 요구하자 급하게 회사 돈을 전용한 게 아닌지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지난달 21일쯤에서야 양 당선자 등이 차용증의 존재사실을 주장한 것과 관련, 뒤늦게 짜맞춘 게 아닌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7일 오전 10시 소환예정인 서 대표를 상대로 공천 경위와 17억원 수수배경 등을 캐묻고 대가성 여부를 가려낼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례적으로 ‘비례대표 공천비리 수사관련 검찰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영장이 기각된 김씨에 대한 수사 착수배경, 구속영장 청구 배경 등을 설명했다. 검찰은 “현행 공직선거법 47조의2는 누구든지 공천과 관련, 금품 제공 등의 약속을 하거나 제공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대가성 문제만을 따질 뿐 어떤 계좌냐를 따지진 않는다.”면서 “양 당선자 모녀가 낸 돈의 액수, 납부경위, 정치경력 등을 종합 고려해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하고 김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됐다.”고 밝혔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檢, 서청원대표 7일 소환

    거액 공천헌금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공상훈)는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를 오는 7일쯤 불러 비례대표들에게 30억여원을 받은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검찰은 또 서 대표 소환 조사 후에 지난 2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양정례 당선자 모친 김순애씨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서 대표 측과 최근 일정 조율을 마쳤고, 이번 주 중에 출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서 대표가 출석하면 양 당선자 모녀를 처음 만나게 된 경위,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한 이유, 공천 직후 특별 당비와 선거비용 대여 명목으로 17억원을 당 계좌로 받은 경위, 차용증에 기재한 액수 등과 작성 경위 및 돈의 사용처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서 대표의 부인과 사촌동생이 관여하고 있는 홍보기획사와 인쇄소에 친박연대 총선 광고 대행 및 홍보물 인쇄를 맡긴 이유와 계약 내용, 돈의 흐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신세대들의 엇갈린 평가

    |파리 이종수특파원|‘열정과 냉정 사이….’ 68혁명 40돌을 맞는 프랑스 대학생들의 표정이다. 혁명 주축이었던 대학생들의 2세들은 자신이 처한 조건 등에 따라 평가나 전망도 나뉘었다. 지난달 28일 68혁명의 상징인 파리 소르본 대학 앞 광장.‘그날의 함성’을 증언하는 즐비한 사진 앞에서 어떤 모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도미니크 뒤부아(60)는 소르본대 역사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딸 에바(20)에게 “엄마가 이곳 시위에 참가했는데 처음엔 너무 무서웠어.”라고 당시 경험을 들려준다. 딸이 “구체적으로 어땠어요?”라고 묻자, 어머니는 “모든 세대들이 터놓고 이야기하는 일종의 코뮌(공동체) 분위기였단다.”라고 답한다. 이들에게 68혁명은 소중히 간직해야 할 역사적 경험이다. 도미니크는 “젊은 세대와 여성들의 자유·권리를 크게 늘린 대사건으로, 본질적 정신은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부모들의 증언에 무관심한 대학생도 있다.22일 파리5대 앞에서 만난 샤를-앙리 브누아(22·수학과)는 “올해가 40주년인가?”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는 “딱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다.”며 “부모님 세대의 큰 사건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파레스 압델리(23·의대)도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견줘 현재적 의미를 강조하는 이도 있다. 파리1대 영화학과 석사2과정의 로낭 고비스(25)는 “68혁명은 ‘좌절된 꿈’이 아니라 강력한 신화로 남아 있다.”며 “혁명에 대한 기억이 생생해야 사르코지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우리의 삶을 옥죄려는 세력에 맞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 급진적인 시각도 있다. 파리8대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마친 로르 코레(30)는 “68혁명은 기성세대의 도덕적 규범과 가치관이 주는 중압감을 견딜 수 없었던 당시 대부분 젊은이들을 각성시킨 ‘비등의 순간’이었다.”며 “대학생과 노동자가 처음으로 어깨를 맞대고 처음으로 여성투쟁이 가능했던 문화적 열광, 혁명·유토피아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대학생들의 이런 생각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할까. 파리7대에서 언어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글로리아 셰레(25)의 말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녀는 “나는 68혁명을 불합리한 전통에서의 해방운동으로 생각하는데 남편은 일종의 폭동으로 바라본다.”며 “우리 부부의 이런 극단적 차이는 부모님의 시각과 계층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골에 살던 그녀의 어머니에게 68혁명은 여학생에게 바지도 못 입게 하는 권위주의적 전통을 바꾸려 한 운동이었고, 파리의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시부모들은 보수적 시각으로 바라봤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vielee@seoul.co.kr
  • 친박연대-양정례 대가성 돈거래 물증 추적

    양정례 친박연대 비례대표 당선자의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양 당선자와 친박연대 사이에 오간 돈의 대가성 여부를 밝혀낼 물증을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공상훈)는 27일 당 관계자와 친박연대가 광고를 맡긴 E사 관계자 등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E사의 회계자료 등을 토대로 양 당선자가 중앙당에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돈 가운데 일부가 광고비 명목으로 E사를 거쳐 서청원 대표 쪽에 흘러들어갔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번 주에 양 당선자 모녀를 다시 소환해 공천을 대가로 당에 금품을 제공했는지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수사팀은 양 당선자보다는 어머니 김순애씨의 조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양 당선자 모녀와 서 대표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손모씨와 이모씨를 모두 조사했지만, 서로 상반되게 진술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물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씨가 양 당선자의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금품이 오가는 정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지만, 검찰은 녹취록 자체의 신뢰도를 먼저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증거로 활용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양 당선자 쪽이 특별당비와 선거비용 대여 등 명목으로 당에 건넨 16억 5000만원을 중심으로 계좌추적 범위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가성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공천 관련자들의 계좌에서 거액이 소액수표로 교환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역시 인출 이후 용처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서 대표 소환조사도 물증 확보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공당의 대표를 불러 조사하려면 그에 맞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수사팀이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양 당선자 쪽이 친박연대에 건넨 자금의 규모가 25억원에 이른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수사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전제한 뒤 “(25억원 수수설은)처음 듣는 얘기다. 생소하다.”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단독]서청원↔양정례 연결 손씨 조사

    양정례 친박연대 비례대표 당선자 모녀와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손모씨가 25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또 친박연대 선거광고 대행을 맡았던 E사에 서 대표 부인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이 회사가 인쇄를 의뢰했던 하청 회사 대표가 서 대표의 사촌 동생인 것으로 밝혀져 서 대표의 소환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공상훈)는 이날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손씨를 대상으로 양 당선자 모녀를 서 대표에게 소개해준 경위와 대가성 금품 수수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손씨는 이날 서울신문과 전화통화에서 “나와 서 대표는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씨는 “이모씨가 공천과 관련해 나에게 양 당선자 모녀를 소개시켜 줬다고 말했지만 사실과 다르다.”면서 “양 당선자 어머니 김순애씨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모임인 ‘새시대새물결’공동의장으로 일해 지난해 경선 때부터 알고 지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서 대표의 부인과 사촌동생이 경영에 참여한 광고 회사 등이 친박연대의 총선 광고 기획·인쇄를 맡은 사실이 확인돼 비례대표들에게 받은 거액 선거비용이 이 회사들에 부풀려져 지급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검찰은 전날 친박연대의 광고대행업체 E사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회계자료 등을 토대로 서 대표 쪽에 흘러간 돈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관련기사 5·6면
  • 檢, 친박연대 광고대행사 압수수색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가 금명간 검찰에 소환돼 거액 공천헌금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4일 서 대표 부인 이선화씨가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친박연대의 총선 광고대행업체 E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공상훈)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잠원동에 있는 E사를 압수수색하고 광고 대행 계약서와 거래 명세서 등 회계장부를 확보했다. 검찰은 E사가 친박연대의 총선 광고대행을 수주한 경위, 비례대표들에게 광고비용 명목 등으로 모금한 자금흐름, 서 대표 부인 이씨를 이사로 영입한 배경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날 특별당비와 선거비용 대여 명목으로 16억 5000만원을 당에 납부한 양정례 비례대표 후보를 이틀째 불러 공천을 받은 경위와 거액을 납입한 이유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E사에서 확보한 회계자료 분석과 공천심사위원 출신으로 당에 15억원을 낸 김노식 당선자에 대한 재소환조사를 마치는 대로 서 대표를 불러 공천 배경과 선거비용 모금 경위 등에 대해 추궁할 방침이다. 이날 서 대표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와서 조사를 받으라고 할 때에는 정정당당하게 언제든지 출두해서 조사를 받을 준비가 다 돼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서 대표 소환에 앞서 김 당선자를 다시 불러 선거비용 15억원을 부담하고 선거비용 모금에 나선 과정에 서 대표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양 당선자 모녀가 공천을 앞둔 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30억원대 고액 수표를 10만원권 등 소액 수표로 바꾼 사실을 파악하고 이 돈의 흐름을 쫓고 있다. 검찰은 양 당선자 쪽이 친박연대 말고 다른 정당에도 거액 납입을 조건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부탁했다는 소문의 진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한정 창조한국당 비례대표의 학력위조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검 공안부(부장 윤웅걸)는 이날 이 당선자가 6억원의 당채(黨債) 매입을 중개한 사실과 관련, 당 핵심관계자 2명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 등을 통해 돈의 흐름을 쫓는 한편 공천 대가로 추가 입금된 돈이 있는지도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오늘의 눈] 국민 눈 피해 양정례 소환한 검찰/홍성규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국민 눈 피해 양정례 소환한 검찰/홍성규 사회부 기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9일간의 짝사랑(?)’이 무너져 내렸다. 거액 공천헌금 의혹의 핵으로 떠오른 뒤 최근 9일간 외부와 접촉을 끊었던 양정례 친박연대 비례대표 당선자의 검찰 출두를 기다리던 기자들이 23일 바람을 맞았다. 친박연대에선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양 당선자 모녀의 검찰 출석을 예고했다. 하지만 기자들이 기다리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민원인 출입구 앞에선 끝내 양 당선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당사자의 해명을 직접 듣고자 했던 기자들은 허탈했다. 더구나 양 당선자가 검찰의 협조로 검찰 공무원만 출입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 입구를 통해 출두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민의 대표로 일하게 될 공인이 국민의 눈을 피해버렸다는 생각에 서운함까지 교차했다. 양 당선자의 편의(?)를 봐 준 검찰도 기자의 눈에는 야속한 존재가 되고 말았다. 검찰은 “신속한 소환조사가 필요한 시점에서 양 당선자가 ‘언론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다. 언론노출을 막아주면 출석하겠다.’고 해 재량 판단으로 지하주차장을 통한 출석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전한 양 당선자의 말대로라면 언론은 양 당선자를 괴롭힌 가해자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억울하다. 특별당비 1억여원 외에 15억 5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당에 준 양 당선자의 의도를 묻고 확인하려 한 언론이 가해자일까. 오히려 제대로 된 해명 한마디 없이 숨어버린 양 당선자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가해자가 아닐까. 검찰도 ‘소환자 인권보호와 신속한 수사’를 내세우기에 앞서 ‘국민의 알권리와 일반인과의 형평성’을 먼저 고려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야당의 ‘정치탄압 수사’라는 비판에 맞선 검찰은 누구에게나 공정한 수사를 한다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수사’라는 권력을 쥐어 준 국민의 지지와 사랑이 ‘무너진 짝사랑’으로 변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홍성규 사회부 기자 cool@seoul.co.kr
  • 양정례당선자·모친 소환조사

    거액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공상훈)는 23일 친박연대에 특별당비 1억여원과 선거비용 15억 5000만원을 낸 사실이 확인된 양정례 비례대표 당선자와 어머니 김순애씨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또 친박연대 공천심사위원을 지낸 김노식 비례대표 당선자와 회계 책임자 김모 국장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양 당선자 모녀를 상대로 공천을 받은 배경과 특별당비 및 선거비용 16억여원을 입금한 경위, 공천 대가성 여부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또 양 당선자가 박사모 여성회장으로 잘못 알려지고 선관위에 연세대 대학원 법학 석사로 학력을 기재한 경위, 남편의 재산신고를 누락한 이유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15억원을 당 계좌로 입금한 사실이 확인된 김 당선자를 상대로 입금 경위를 조사했다. 김 당선자는 조사에 앞서 “당에 빌려준 15억원은 어떻게 된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계 책임자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당선자가 선거비용 모금 및 관리를 맡았다.”는 당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선거비용의 출처와 사용 내역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가 2004년 불법 대선자금 모금 사건으로 부과받은 추징금 12억원 가운데 제때 납부하지 못했던 잔금 2억원을 최근 낸 사실을 파악하고 이 돈의 출처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서 대표가 지인들에게서 개인적으로 빌린 돈인지, 공천대상자들에게서 받은 돈인지를 가려내기 위해 관련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서 대표를 불러 양 당선자 등에 대한 공천 경위와 선거비용 관리 및 집행 내역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학력위조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한정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자를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검 공안부(부장 윤웅걸)는 이날 이 당선자가 선거비용 대여 명목으로 당에 전달한 6억원의 성격을 밝혀내기 위해 당 회계책임자 등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당선자가 당에 빌려줬다는 6억원과 그가 소개한 제3자가 매입했다는 5억 9000여만원의 당채(黨債)가 동일한 것으로 보고, 복수의 관련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에 상당한 진척이 있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충무로에 실용주의 바람 솔솔~

    충무로에 실용주의 바람 솔솔~

    영화계에도 실용주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기 장르로의 쏠림현상이나 스타배우·감독의 이름값에 기대는 경우도 줄어들었다. 이는 물론 지난해부터 계속된 충무로의 불황과 무관치 않다. 영화계는 이런 흐름이 영화산업 전체의 거품이 빠지고 체질이 개선되는 ‘건강한 조정기’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걸고 있다. 올 상반기 흥행작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추격자’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관계자들조차 성공을 쉽게 예측하지 못했다는데 있다.‘우생순’은 작가주의 감독의 스포츠 소재 영화라는 점 때문에,‘추격자’는 톱스타가 없는 어두운 스릴러물이라는 이유로 각각 투자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두 영화는 조폭 코미디나 로맨틱물 등 전통적인 인기 장르에 비하면 ‘비주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작품은 영화적 완성도와 이야기의 힘이 있으면 관객이 외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입증했다.MK픽쳐스 심재명 대표는 “요즘은 특정 장르나 소재가 성공을 보장하던 ‘흥행 불문율’이 사라졌다.”면서 “영화의 완성도 등 콘텐츠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이야기든 배우간의 조합이든 신선한 뭔가가 있어야 살아남는다는 의식이 제작현장에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톱스타=흥행´ 공식 사라져… 콘텐츠로 승부 올해도 인기배우나 스타감독들의 이름은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류승범 주연의 ‘라듸오 데이즈’를 비롯해 안성기·조한선 주연의 ‘마이 뉴 파트너’,‘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연출하고 전지현·황정민이 출연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나 인기 만화가 강풀 원작의 영화 ‘바보’도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 때문인지 요즘 영화계에서는 무조건 ‘톱스타 모시기’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중견배우들을 과감하게 주인공으로 캐스팅하는 작품들이 늘고 있다. 영화 GP506의 천호진이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주인공으로 출연했고,‘경축! 우리사랑’의 김해숙과 ‘흑심모녀’의 김수미·심혜진 등도 영화 주인공을 꿰찼다.‘괴물’의 봉준호 감독도 차기작 ‘마더’에 한국의 대표적 어머니상을 보여온 김혜자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는 “흥행이 불확실한 상황속에서 다양한 기획과 소재의 영화가 나오고 있고, 제작사들도 무조건 스타를 캐스팅하기보다 역할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있는 중견배우들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영화 투자사들도 ‘누가 나오느냐보다 어떤 영화를 만드느냐.’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사들 ‘규모보다 내실’한목소리 때문에 최근 충무로에는 규모보다 내실을 기하기 위해 계산기를 꼼꼼히 두드리는 제작사들이 늘고 있다. 단순한 홍보 물량공세를 지양하고 투자 대비 효과를 따져 마케팅 예산을 줄이고, 예전같으면 저예산에 속할 10억∼20억원대 상업영화의 제작도 활발하다. 뿐만 아니라 영화제작에서 쌓은 노하우를 통해 드라마 시장에 뛰어드는 제작사들도 늘고 있다. 영화 ‘괴물’의 제작사인 청어람의 황지현 마케팅장은 “개봉 한달 전부터 신문,TV 등 4대 매체와 버스·지하철 광고, 옥외광고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간소화하는 것이 대세”라면서 “효과가 미미하다면 티저 예고편, 제작보고회나 VIP 시사회 등도 과감히 생략해 전반적인 영화 마케팅 비용이 2∼3년전에 비해 1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제작사이자 드라마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KM컬쳐의 심영 이사는 “영화 기획을 하다보면 약 30%는 사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좋은 컨텐츠를 적극 개발해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에도 적극 활용, 스스로 부가판권을 생산한다는 취지”라면서 “최근 영화 제작현장에도 세분화, 전문화 바람이 불고 있는데 이같은 시도들이 ‘실용의 취지’를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데스크시각] 사형제의 두 얼굴/박정현 사회부장

    [데스크시각] 사형제의 두 얼굴/박정현 사회부장

    사형제가 또 다시 들먹거리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꽤 흉흉한 모양이다. 끔찍한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사형제가 거론돼 왔다. 부녀자 21명을 살해한 유영철 사건이 일어났던 2004년에 그랬다. 올들어 유명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 네 모녀를 살해한 사건과 안양 어린이 유괴·살해사건의 용의자가 잡히는 일이 잇따르자 사형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06년에 45.1%에 불과하던 사형제 존속 여론은 최근에 57%로 껑충 뛰었다. 사회의 흉흉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45.1에서 57로 높아졌다는 얘기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그만큼 심해졌고, 사형제를 통해서라도 가족과 주변의 이웃, 사회의 안전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나 부녀자를 대상으로 흉악범들이 끔찍한 일을 저지르려다가도 사형제를 떠올려서 더 이상의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해야겠다는 심정들이 배어 있다.“21명의 아녀자를 죽인 사람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발언도 더 이상의 흉악범죄를 막아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사형제를 통한 사회안전망 확보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제한적인 사형제에 가깝다. 정치범은 제외하고 납치살인·연쇄살인 같은 흉악범만 대상으로 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사형제도가 있고, 그에 따라 사형이 확정된 사형수가 58명이다. 다만 사형수가 있으되 집행이 되지 않고 있고,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사형제 찬성자론의 얘기는 엄밀히 말하자면 10년 동안 사형집행을 하지 않은 관행을 깨고 사형집행을 하자는 주장이다. 사형제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에서도 흉악 범죄가 줄어든다는 통계와 근거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사형 집행을 반대하는 측에서 내놓는 반박 논리도 여기서 나온다. 반대론자들은 사형제가 법의 이름을 빌린 ‘사법 살인’이라고 공박하면서, 사형제의 오판 가능성을 사형제가 안고 있는 함정이라고 지적한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사례로는 1975년 인혁당 사건이 꼽힌다. 선고 18시간만에 8명에게 사형이 집행됐지만,32년만인 2007년에 무죄가 선고됐다. 미국에서는 흑인 앤서니 포터가 1982년 10대 살해 혐의로 사형수가 됐다.17년 뒤인 1999년 사형집행의 시간이 다가왔고 사형집행 불과 15시간 전에 진범이 잡히면서 무죄가 밝혀졌다. 하루만 늦었더라면 생사람을 잡았을 뻔했다. 사형제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찬성론자들이 던지는 질문은 “당신의 가족이 흉악범에 의해 끔찍한 일을 당해도 그런 주장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반박을 당하면 누구나 입을 다물 법하다. 사형 집행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2년 전 유영철이 한 TV 프로그램에 보낸 편지에서 “교화 가능성이 결여된 극악무도한 자들을 국고를 축내가며 격리시켜 늙어 죽게 만드는 일은 어떤 형벌보다 잔인하다.”고 했다. 그는 “절실히 이 세상과 이별을 원하는 자는 보내줘야 하는 것도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겠지만 사형수 신분으로 살아있는 게 오히려 죽는 것보다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최근 사형제 논란이 일자 “사형제 존폐론에 대한 전국민적인 컨센서스가 미흡한 상태”라면서 “당장 사형제도를 폐지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까닭에 찬반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사형제는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지속될 것 같다. 사형집행뿐 아니라 사형제 자체가 없어지는, 이웃 주민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세상은 언제 올까. 경찰은 흉악한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치안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안전하다고 실감하는 날, 국민들은 경찰이 정말 달라졌다고 느낄 것이다. 박정현 사회부장 jhpark@seoul.co.kr
  • 한국영화 잔인한 봄

    한국영화 잔인한 봄

    그 많던 한국영화는 다 어디로 갔을까. 한국영화계가 극심한 ‘봄가뭄’에 시달리고 있다.3∼5월 사이 개봉작은 10여편.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숫자다. 통상 한주에 두세편씩 극장에 걸리던 한국영화들이 몇주째 개봉작이 한 편도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영화계에서는 “아무리 비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5월에 한국영화 10편 그쳐 이처럼 한국영화가 ‘기근’인 것은 지난 2006년말부터 시작된 투자감소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충무로에서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아도 감독과 배우 이름만 보고 경쟁적으로 작품을 선점하던 이른바 ‘묻지마 투자’는 사라졌다. 지난해 112편에 달하던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올 상반기에는 스무편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요즘 제작사들은 영화의 질은 물론 개봉시기, 사회 트렌드 등 모든 면을 감안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본래 4월 개봉 예정이던 김혜수, 박해일 주연의 ‘모던보이’가 9월로 개봉 시기를 늦췄고,‘추격자’,‘마이뉴파트너’,‘숙명’ 등과 함께 남성 투톱영화로 주목받았던 한석규, 차승원 주연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도 한달가량 개봉 시기를 늦췄다. 또한‘인디아나존스4’,‘스피드레이서’,‘나니아연대기2’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포문을 여는 5월 한국영화 개봉예정작은 ‘흑심모녀’ 단 한편 뿐이다. ●‘모던보이´ 등 기대작 줄줄이 개봉 연기 ‘모던보이’ 제작사인 KnJ의 곽신애 프로듀서는 “한국영화가 줄줄이 대기 중이던 예전처럼 ‘밀어내기’식 개봉을 할 필요가 없어졌고, 개봉연기에 대한 선입견도 없어졌다.”면서 “멀티플렉스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무리한 도박’보다는 작품의 완성도와 차별성에 중점을 두고 안정적인 개봉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른바 전국 관객 200~300만명 규모의 ‘중박’영화가 사라진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요즘 한국영화는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양극화가 심하다. 올해 개봉작들의 성적만 살펴 봐도 ‘추격자’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은 4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2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들을 찾기 힘들다. 한국 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40억원임을 감안할 때 최소 200만 관객이 들어야만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 ●‘중박’ 사라진 영화계 “관객이 무서워” 이는 관객들의 달라진 영화 관람 패턴과도 무관치 않다. 요즘엔 케이블TV와 인터넷 등 ‘2차 매체’를 통해 영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에 극장에서 볼 확실한 가치가 있는 영화에만 관객들이 몰린다는 것이다. 때문에 영화계에서는 “요즘 관객들이 무섭다.”고 말할 정도다. 영화사 숲의 권영주 실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두 작품이 잘 안되더라도 한 작품만 잘되면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요즘은 한 영화의 성패가 제작사의 존폐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관객들도 무조건적인 홍보에 속지 않다 보니 영화계 자체의 분위기도 냉정해져 제작사, 영화홍보사들도 작품마다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문화마당] 선진 일류국가의 꿈/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문화마당] 선진 일류국가의 꿈/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우리 아파트 단지 화단에 어느새 파릇한 쑥이 얼굴을 내밀었다. 장미 나무에도 새파란 잎사귀가 돋아났다. 집에 오던 길, 한강변엔 노오란 개나리꽃이 제법 사춘기 티를 내고, 버들가지도 예의 연초록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정말 봄이다. 생명과 희망이 넘실대는…. 그런데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죽음과 절망의 아픔에 신음하고 있다. 국보1호 숭례문이 불타 새 정부의 출범을 우울하게 하더니, 다시 떠올리기도 끔찍한 네 모녀 살해사건이며 온 국민을 공분케 한 어린이 유괴살해사건, 또 언제 일어날지 모를 사건 사고로 국민은 불안하다. 사회 한복판에서 버젓이 자행된 인간성 상실의 비극을 동시대인으로 마주하고 있는 우리네 자화상은 무엇인가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경제성장 제일주의로 살아왔다. 현 정부의 화두는 지난 2월25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경제발전’과 ‘국민화합’을 두 축으로 선진일류국가의 꿈을 이루는 것일 게다. 그러나 실은 경제 살리기가 시급하다고 그날 대통령이 언명한 바와 같이 경제 대통령을 주창하고 집권한 새 정부도 ‘경제제일’ 정책을 펼 것임이 자명하다. 우리는 앞으로 5년 더 경제, 경제를 외치는 정부와 함께 고락을 함께할 것이다. 어떻든 광복 후 이룩한 경제발전 덕분에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국가 전체로는 웬만큼 살게 되었는데, 왠지 우리의 허리에 스며오는 허전한 냉기는 무엇일까. 새 정부는 지금 갈 길이 바쁘다. 출범하자마자 환율에 고유가에 물가 문제까지 적지 않은 숙제들이 쌓여 있다. 그래서 새 정부가 경제문제에 더 집착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취임사에서 함께 언급했던 ‘국민화합’ 없이 경제성장만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는 없을 터이다. 우선 새 정부에서는 경제발전과 더불어 정신문화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하도 위원회 혐오증이 심한 요즘인지라, 또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그 자체로 반문화적인 여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서 말하기 쑥스럽지만 대통령 직속으로 그 흔한 민관합동위원회 하나 만들 순 없을까. 명칭이야 어떻든 간에 이름하여 ‘참살이 위원회’나 ‘정신문화위원회’쯤으로. 거기에서 최소한 인간성 회복을 비롯해 정신문화 정립을 위한 국가 전반의 정책을 의제화하고 각 부처에서 구체화해 가도록 하는 것이다. 괜히 만들어진 또 하나의 위원회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 교육, 보건복지, 여성, 환경, 노동 등 여러 분야의 관련 부처들이 함께 진지한 정책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신문화를 대변하는 정부부처라 할 문화체육관광부조차도 지난달 3월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보고서에서 ‘콘텐츠산업 전략적 육성’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설정하였다. 문화의 산업화, 경제화를 제1과제로 표방한 것이다. 국가경제를 위해서 문화도 산업화해야만 하는 현대 조류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럴진대 다른 부처는 말하여 무엇 하겠는가. 이제야말로 정부의 모든 부처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문화적인 세상을 만드는 것을 정책기저에 두고 살맛나는 소관 정책들을 펴줬으면 좋겠다. 이 일에 정부만 나서라고 해서는 곤란하다. 사회 각계각층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종교 지도자에서부터 학교 선생님, 언론인, 기업인 등 모두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짐할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자신의 정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은 바로 국민인 우리 각자의 몫이다. 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 경찰 지구대는 초동수사 ‘블랙홀’

    흉기를 든 용의자 이씨와 초등학교 3학년 강모(10)양. 무차별로 폭행하고 억지로 끌고가려는 모습. 지난 26일 고양시 대화동 S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찍힌 장면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초등생 납치미수사건이지만 출동한 일산서 대화지구대 경찰 2명은 ‘취객이 어린이를 때린 단순폭행 사건’으로 보고했다. 강력팀이 맡아야 할 사건은 폭력팀에 배정됐고, 수사는 4일 뒤에야 시작됐다. 꼭 한 달 전인 2월26일. 서울 창전동 K아파트에 마포서 서강지구대 경찰 2명이 김연숙(45·여)씨 등 네 모녀가 8일째 모습을 감춘 현장을 찾았다. 유리와 전등갓이 깨져 있고 핏자국도 있었지만 이들은 “어디갔지, 여행갔나.”라며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수사는 6일 뒤 시작됐다. 이번에도 역시 총체적 부실 수사의 발단은 ‘경찰의 촉수(觸手)’인 지구대에서 시작됐다. 모든 112 범죄신고는 전국 각지의 지구대로 퍼진다. 국민은 지구대를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수사기관’으로 인식하지만, 정작 경찰관들은 지구대를 한 동안 쉬었다가는 곳으로 여길 뿐이다. 현행 지구대 체제는 파출소 3∼5곳에 분산돼 있는 경찰력을 지구대로 집중시켜 날로 횡포화·광역화되는 범죄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2003년 10월 출범했다. 하지만 경찰 지구대와 수사팀은 따로 놀았다.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은 “국민은 수사 형사나 지구대 직원이나 똑같은 경찰로 보는데 지구대와 경찰서는 유기적이지 못해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2005년 수사 형사는 수사 부서에서만 일하게 하는 동시에 그에 걸맞은 수당과 승진을 보장하는 수사경과제를 도입했다. 기피 부서로 전락한 수사부서를 ‘경찰의 꽃’으로 다시 일으키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수사 일선에서 멀어진 경찰들만 지구대로 가게 되는 부작용이 나왔다. 강력 범죄 실적 평가에서도 지구대 경찰은 빠졌다. 일선서의 한 강력팀 형사는 “초동수사에서 성과를 내도 지구대원에게 돌아가는 게 없으니 대충 사실관계만 파악해 경찰서 형사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기기 일쑤다. 지구대는 편하게 쉬다 오는 곳이라는 인식만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발생 사건을 두려워하는 관행과 상관에 대한 보고를 부담스러워하는 안이한 태도도 문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최근 법무부장관이 ‘범죄 검거율이 떨어져 치안이 문제’라고 발언했는데, 실적·통계 위주로 치안을 평가하는 정부의 인식이 일선 경찰에게 범죄 발생 자체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지구대 경찰이 출동·구호·보고·감식 등 현장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도록 수뇌부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이창무 교수는 “경찰 수뇌부는 조직 추스르기는 뒷전이고 ‘체포전담반’을 운영하는 등 정치권에 잘 보이기 위한 집회 대책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피보다 진한 ‘동거’ 그들

    피보다 진한 ‘동거’ 그들

    ‘지금, 가족과 함께 있어 행복하십니까?’ ‘동거, 동락’(감독 김태희·제작 RG엔터웍스)은 가족해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개인의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가장 가까우면서 또 먼 관계이기도 한 가족. 과연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따로따로’가 아니라 ‘따로 또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동거, 동락’의 설정은 다소 파격적이다. 게이 남편이 커밍아웃을 하는 바람에 졸지에 싱글맘이 되어버린 정임(김청). 그런 엄마의 성적 ‘실직 상태’를 한없이 불쌍하게 여기는 자유분방한 딸 유진(조윤희). 늘 한 침대에서 잠을 자는 이 둘의 관계는 모녀라기보다는 친구에 더 가깝다. 하지만 유진의 남자친구인 병석(김동욱)의 가족 관계는 이와 정반대다. 첫사랑을 못 잊어 집을 나간 아버지와 이에 대한 충격으로 호스트바를 들락거리는 유명 작가 어머니를 둔 병석은 하루하루가 괴롭다. 각자 마음에 상처를 안고 있는 유진과 병석은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이를 치유해 나가지만,‘가족’이라는 관계는 그들의 발목을 또 한번 붙잡는다. 당황스럽기는 이들의 부모도 마찬가지다.20년만에 우연히 만난 첫사랑 승록(정승호)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 정임은 딸의 남자친구인 병석이 승록의 아들임을 알고 소스라친다. 결국 정임과 병석 사이의 비밀을 알게 된 유진 역시 방황에 빠진다. ‘동거, 동락’은 새로운 가족영화의 지평을 연 ‘가족의 탄생’이나 솔직한 모녀관계를 다룬 ‘마요네즈’와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한층 도발적이고 극단적인 설정은 현실감을 떨어뜨린다. 단, 영화 마지막에 좀처럼 함께 할 수 없을 것만 같던 이들이 ‘혈연의 구속’을 떠나 함께 살고, 함께 행복하기를 선택하는 것은 기존의 가족영화와는 사뭇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가족들과 가장 솔직한 대화를 나눌 용기가 생긴다면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하는 김 감독. 스물다섯 그녀의 도발적 상상력이 얼마만큼 관객과 소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2006년 쇼박스 주최 제1회 ‘감독의 꿈’ 당선작.18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범죄 예방·대처방안 심층보도를”

    “범죄 예방·대처방안 심층보도를”

    “피의자를 둘러싼 범죄 현상만 나열하는 ‘경마식’ 보도보다는 범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등 예방적 매뉴얼을 심층 보도해야 합니다.”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최현철 고려대 언론대학원장) 3월 회의가 26일 오전 7시30분 본사 6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강력범죄를 극복하고 치유할 수 있는 사회적 매뉴얼 구축에 언론의 관심이 돌려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3월 토론주제는 전직 야구인의 네 모녀 피살사건, 안양 초등생 유괴·살해사건 등 최근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언론의 범죄보도’로 정했다. 최현철 위원장은 “언론의 범죄보도는 경찰 등 수사기관의 발표를 그대로 옮겨 놓아 천편일률적 느낌이 든다.”며 “사건보도도 신문사마다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은호(전 한의사협의회 회장) 위원은 “범죄는 범행동기, 범행, 처방(치료) 등 3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면서 “아동범죄 예방에도 기성세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자(책을 만들며 크는 학교대표) 위원은 “자녀들에게 어른을 공경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유괴사건이 발생하면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가르친다.”면서 “이러한 이중적 상황에서 가정과 학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수석 부회장) 위원은 “범죄 사실보도도 중요하지만 유괴 어린이의 심리치료 등 사후대책, 처방 등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연수(소방방재청 차장) 위원은 “안양 사건 범인의 어머니에 대한 기사가 눈에 띄었는데 범죄자 가족에 대한 보도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강력사건 처방책 제시에 주안점을 주는 것도 언론이 색깔을 찾는 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학(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수석전문위원) 위원은 “경미한 도난사건을 파출소에 신고하면 경찰은 찾을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다.”면서 “작은 범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보니 큰 범죄도 경시하는 풍조가 생겨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범죄기사가 일회성으로 그치기 쉬운데 아이들에 대한 교육적 차원에서 장기적인 대안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문형(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 연구위원) 위원은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고 등을 통한 대안제시를 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죄 예방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사례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형준(명지대 정치학 교수) 위원은 “프랑스에서는 끔찍한 사건이 터지면 밤 12시 이후에 보도해서 아이들의 충격을 덜어 준다고 한다.”면서 “영국·미국 등 선진국에서 아이들에 대한 범죄 예방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소개하고 우리나라와 비교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후원 신문발전위원회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57) 장충동 신라호텔 야외 조각공원

    [거리 미술관 속으로] (57) 장충동 신라호텔 야외 조각공원

    미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호텔에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입장료 없이. 서울 중구 장충동 언덕에 자리한 신라호텔에는 자유롭게 자연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조형물을 볼 수 있는 ‘문 턱 낮은 갤러리’가 있다. 호텔 영빈관 뒤뜰에 조성된 야외 조각공원은 국내 최초의 사설 조각공원으로 1987년에 문을 열었다. 가나화랑과 함께 조성한 조각공원은 4만여㎡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오랜 역사를 가진 서울성곽이 맞닿아 있고 정원수로 둘러싸인 한적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산책로 곳곳에 고급스러운 심미안으로 선정한 다채로운 조형물이 놓여 있다. 세계적인 여행 전문지 ‘트래블 앤드 레저’지가 관광코스로 추천할 만큼 아름다운 곳으로 꼽은 공공미술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김창희·전뢰진·유영교·백현옥·전국광씨 등 중견작가 40여명의 작품 70여점을 만날 수 있다. 1960년대부터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온 백현옥 작가의 ‘피리부는 여인’과 ‘가을의 문’, 김창희 작가의 ‘쌍무지개’ 등은 여체의 유려한 곡선을 뽐낸다. 유영교 작가의 ‘두 자매’,‘모녀상’에는 봄날의 따뜻함을 간직한 가족의 모습이 담겨있다. 인간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만들어낸 민복진 작가의 ‘가족’, 김찬식 작가의 ‘정’ 등과 같은 작품들도 빼놓을 수 없다. 곡선과 직선이 조화를 이룬 노재승 작가의 ‘사성에 의한 유출’, 강대철 작가의 ‘나무로부터’, 임동락 작가의 ‘작품86’ 등까지 국내 조각계의 시대적, 개념적, 유형적 흐름을 모두 만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햇살 좋은 봄날에 풋풋한 자연의 향내를 맡으며 조형물 사이를 거니노라면 한 시간이 순식간이다. 듬성듬성 놓인 벤치, 탁 트인 전망까지 곁들여 더없는 사치를 경험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오늘의 눈] 전시치안 아닌 ‘감성 치안’을/황비웅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전시치안 아닌 ‘감성 치안’을/황비웅 사회부 기자

    영문도 모르고 잔혹한 살해범 이호성의 손에 숨진 네 모녀 살해사건을 지켜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네 모녀의 살해사건 수사 과정에서 보여준 경찰의 수사력은 안타까운 수준을 넘어 답답하기 짝이 없다. 네 모녀가 실종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사건을 인지조차 못한 경찰은 유가족의 신고를 받고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김연숙씨의 오빠는 며칠째 동생과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달 26일 경찰에 신고했고, 지구대 경찰과 함께 동생 집을 찾았다. 경찰은 깨진 유리와 전등갓, 핏자국을 보고도 “여행갔나?”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김씨의 오빠는 지난 3일 다시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용의자 이씨를 파악하는 데는 3일이 더 걸렸다. 이러고도 부실 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김씨 식당 종업원들 얘기를 들어보느라 늦어졌고, 이씨의 죄명도 구체화하기 힘들었다.”는 게 경찰의 군색한 변명이었다. 사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한 지난 10일에야 경찰은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전국 지방경찰청에 공조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남경찰청과의 공조수사에 대해 “전국이 다 공조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전남경찰청은 “우리는 공조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전혀 다른 얘기를 했다. 광주경찰청은 3년 전 실종된 이씨의 동업자 조모(39)씨의 행방에 대해 재수사하기로 했건만 마포경찰서 측은 “그건 우리가 수사 안한다. 그 쪽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공조수사는 커녕 공조수사를 하려는 의지를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취임하면서 내건 새로운 구호는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겠습니다.’라는 것이다. 법질서 확립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 치안과는 거리가 멀다. 달라지겠다고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감흥을 주는 치안을 기대해 본다. 황비웅 사회부 기자 stylist@seoul.co.kr
  • 김씨 집에 출동했다 그냥 간 ‘허당’ 경찰

    경찰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는 초동수사 실패가 이번 4모녀 살해 사건에서도 되풀이됐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김연숙(45)씨 4모녀 중 3명이 살해된 서울 창전동 K아파트 현장에 김씨 오빠(50)의 신고로 출동했지만 태만한 수사로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두번째 신고를 받은 지난 3일에야 시약을 뿌려 혈흔을 발견했다. 수사 착수가 1주일이나 지연된 셈이다. 김씨 오빠는 4모녀가 실종된 지 8일 뒤인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25일이 우리 딸 대학 졸업식이어서 동생 가족을 초대하려고 24일부터 전화했는데 연락이 안 된다.”며 신고했다.1시간30분이 지나 나타난 마포경찰서 서강지구대 경찰관 2명은 김씨의 두 오빠, 열쇠수리공 등과 함께 김씨의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는 유리와 전등갓이 깨져 있고 핏자국도 있었지만 이들은 30분쯤 둘러본 뒤 별달리 의심하지 않았다. 김씨 오빠는 “경찰이 ‘어디갔지? 여행갔나?’라고 하면서 자세하게 살펴보지 않았다.”면서 “지난 3일 두번째 신고한 뒤 아이 방에 컴퓨터가 켜져 있어 놀랐는데 경찰은 ‘지난번에도 컴퓨터가 켜져 있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좀더 의심했더라면 수사가 빨리 시작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 횟집 주방장이 범행 당일 K아파트 복도 폐쇄회로(CC) TV에 찍힌 남자와 이틀 뒤 주차장 CCTV에 찍힌 남자 모두 이호성씨라고 진술해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 소유 SM5 승용차에서 발견된 11개의 지문을 정밀감식해 공범 여부를 캐고 있고, 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7000만원의 행방도 쫓고 있다. 또 이씨가 3년전 실종된 동업자 조모(당시 36세)씨와 함께 광주의 재력가 A씨를 상대로 출처가 불분명한 도자기를 판매하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A씨는 “조씨가 ‘국보급 고려청자가 있다.’며 팔려 했지만 감정서가 불분명하고, 조씨와 이씨가 당시 순천의 스크린 경마장 부도와 여러 사기사건 등으로 지역에서 ‘사기꾼’이란 소문이 돌아 거절했다.”고 말했다. 황비웅 김정은기자 stylist@seoul.co.kr
  • 늑장공조 ‘헛방 수사’ 눈총

    경찰이 고질적인 공조 수사의 문제점을 이번 김연숙(45·여)씨 4모녀 살해사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3일 김씨 오빠(50)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았다. 합동심사위원회를 연 뒤 가출이 아닌 실종으로 결론짓고 5일 김씨가 사는 서울 창전동 K아파트와 김씨 소유의 SM5 승용차를 정밀감식했다. 경찰은 정밀감식에서 4모녀의 혈흔과 DNA를 체취해 이 사건이 이호성(41)씨가 개입된 살인 등의 강력 범죄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마포서는 김씨의 큰딸(20) 휴대전화 신호가 감지된 전남 화순과 이씨의 광주 집, 전남 영광의 이씨 친구 집 등을 수색하는 데 관할 전남경찰청과 광주경찰청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 이미 7건의 사기 사건으로 이씨를 수배 중이던 전남경찰청은 나흘이 지난 9일 오후 1시16분에야 서울경찰청의 공조수사 요청을 받았다.이씨가 전날 이미 어머니와 형이 사는 광주 집에 들러 유류품을 남긴 뒤였다. 이씨의 지인 A씨는 “호성이가 집에 들른 뒤 친구와 광주 시내에서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결국 좀더 빨리 공조수사를 펼쳤다면 이씨가 투신 자살하기 전 검거해 사건의 전말을 밝힐 수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이씨에 대한 공개수배 전까지 서울의 수사팀이 이 지역에 내려와 뭘 하는지 몰랐다.”면서 “이런 점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하지만 서울 일선서 간부는 “경찰의 공조 현실상 우리가 사건을 맡았어도 전남경찰청에선 겨우 1개팀 정도의 인력밖에 지원받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결국 서울 수사팀에서 연고지 수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모녀의 시체 수습도 좀더 빨리 이뤄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경찰이 전남 화순에서 큰딸의 휴대전화 신호를 포착한 지역은 이씨의 선친 묘소 부근. 광주에 사는 이씨 친형에게 선산의 정확한 위치만 물어봤어도 시체 수습은 사건 초반 이뤄질 수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의 요청으로 땅을 팠던 유모(46)씨가 지난 10일 공개수배 언론보도를 보고 신고하기 전까지 묘소 인근을 살피지 않았다.광주 최치봉·서울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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