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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 e메일/ DJ의 유럽의회 연설

    김대중 대통령이 2일부터 유럽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김 대통령의 일정엔 중요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노벨평화상100주년 기념행사도 우리의 국제적 위상 정립을 위해 중요하지만,김 대통령의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연설은 더욱 감동을 자아낼 것 같다. 유럽의회의 유래를 되돌아보면 더욱 그렇다.2차 세계대전후 독일과 프랑스 간의 적대 요인을 해소하고,당시 분쟁의원인이 되어왔던 전략 물자인 석탄과 철강의 공동 관리를 위해 1950년 나온 아이디어가 장 모네 프랑스 경제기획청장의유럽연합(EU) 구상이었다.이어 1958년 3월 현 유럽의회가 설립돼 유럽의 통합은 물론 인류의 공동번영과 평화정착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 곳에는 현재 15개 회원국에서 국민의 직접 선거로 선출된 각 정파 626명의 의원들이 성숙된 유럽 민주주의를 과시하며,화해와 협력의 미래를 열어 나가고 있다. 지난 32년간 외교부에 몸 담아 오면서 대부분을 유럽과의관계 강화에 진력해온 외교관으로서는 감회 어린 발표가 아닐 수 없었다.대사직까지 노르웨이와덴마크에서 지내 너무나도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그동안 국력 신장에 비해 월등히 부족한 인력과 전투기 몇대 값밖에 안되는 외교부 전체 예산을 가지고도,국익이라면24시간이 부족하다고 대부분의 동료들과 함께 뛰어온 것 같다.“외교관이란 국익을 위해서는 거짓말을 하도록 해외에파견된 정직한 사람들”이란 명언을 유념하면서 말이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의 지도자들이 유럽의회에 초청돼 세계속의 대한민국 지도자로서 떳떳하게 유럽을 향해 이야기할수 있는 기회를 고대해 왔다.아니 우리뿐 만이 아니고,웬만한 나라 외교관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희망해 왔다고 할 수있다. 왜냐하면 이곳 의회에 모인 의원들 중에는 당나귀 꼬리 머리에 귀걸이를 한 진보적인 젊은 남자 의원에서부터 80세에 가까운 보수파의 노정객에 이르기까지 분포가 다양하고,자기들의 가치관과 비슷한 정도의 나라 지도자가 아니면 안되기 때문이다. 벌써 김 대통령의 성공적인 연설을 보는 것 같아 가슴 설렌다. 권영민 외교부 본부대사
  • 휴대폰 신종마케팅 ‘잡음’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최근 신용카드와 연계한 신종 휴대폰 마케팅을 도입하자 통신위원회가 불법 여부를 가리기 위해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여기에 불법 가개통 단말기 급증을 놓고 LG텔레콤이 SK텔레콤을 맹공하고 나서는 등 휴대폰 시장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단말기구입비 선(先)대출,점수에 따라 후(後)상환= SK텔레콤(SKT)은 지난달 말부터 삼성·외환카드 등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모네타카드를 발급하고 있다.가입자는 10만∼15만원까지 단말기구입 비용을 먼저 대출받고 나중에카드 사용실적을 포인트로 계산해 갚게 된다. LG텔레콤(LGT)도 이달 초 LG카드와 제휴해 비슷한 내용의 ‘M플러스카드’ 서비스에 들어갔다.단말기 구입비로 5만∼30만원까지 빌려준다. ◆통신위,정밀조사 착수=통신위는 이달 초 불법인 단말기보조금 지급 행위인 지를 가리기 위해 정밀조사에 착수했다.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T에 대해선 전기통신사업법에금지하고 있는 ‘결합판매’ 행위에 해당되는 지도 조사할 방침이다.전기통신사업법은 전기통신역무와 다른전기통신역무 또는 재화나 용역을 묶어서 파는 행위를 금지하고있다. 통신위 관계자는 “다음달 중 위원회 안건에 상정해 과징금 부과 여부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SKT 관계자는 그러나 “내부검토 결과,‘결합판매’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KTF,이달중 따라갈 예정=KTF도 이달말쯤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대세에 밀리지 않기 위한 선택이라는해명이다.KTF 관계자는 “지배적 사업자가 앞장서서 시장질서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SKT를 향해 직격탄을날렸다.하지만,LGT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SKT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LGT와 일정 부분 ‘공동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가개통 단말기도 ‘폭탄’=LGT는 지난 14일자 일간지 광고 등을 통해 “사용자도 없는 불법적인 가개통된 단말기는 모두 회수해야 한다”고 SKT를 겨냥했다.최근 3차례의이통3사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SKT가 약속을 깨고 직원들의 명의로 임시로 가개통을 시킨 단말기를 투입해 시장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다는주장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씨줄날줄] 분청사기와 인상파

    분청사기(粉靑沙器)는 청자나 백자의 고정된 양식미에 비해 분방,일탈,그리고 해학적인 특징이 있다.그 파격을 흔히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출현한 인상파와 닮은데가있다”고 한다.3일부터 ‘분청사기 명품전’을 마련한 ‘호암갤러리’ 김재열 부관장이 “한국미의 원형으로 꼽히는 분청사기에는 서양 현대 미술에서 나타나는 추상이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분청사기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사이 공백기에 출현했다. 그 분청사기의 양식미와 20세기 서양의 추상화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이 일본 민화(民畵) 우키요에(浮世繪)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알려진 이야기다.종이가 귀하던 시절,일본은 프랑스 박람회에 출품하는 도자기 포장지를 민화 폐지를 사용했는데 프랑스 화단이 이 포장지의 그림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그때까지 사실화,특히 사진처럼 그리는 인물화를 주로 그리던 화가들이그 후 대담한 원색과 생략기법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대표적인 인상파 화가 모네(Monet·1840∼1926년)가 특히 영향을많이 받았는데 그는 일본의 유명한 민화가 홋사이(北齋·1760∼1849년)의 작품을 거실에 걸어 놓고 틈틈이 감상했다고 전한다.그런데 일본의 민화가 사실은 한국의 분청사기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 만한 역사적 내력이 있다. 동양미가 서양 화단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경로는 유럽귀족사회에 공급하던 중국의 도기(陶器).그런데 1644년 명(明)이 망하면서 유일한 도기 생산지였던 경덕진(景德鎭)이 파괴돼 버리자 그 공백기를 일본 도자기가 파고 들었다. 그리고 일본의 도자기는 1597년 정유재란 때 남원에서 데려간 심수관 등 한국의 도공들이 전수한 것임은 말할 것도없다. 그 때 건너간 한국의 분청사기 문양이 일본의 민화에 영향을 미친 것은 추론일 뿐이지만 대표적인 민화가 ‘홋사이’가 한국의 분청사기에서 크게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바 있으니 반드시 추론만은 아니다. 분청사기를 통한 한국의 미가 일본을 거쳐 프랑스 인상파에 영향을 미쳤으니 인상파의 원조는 한국이라고 하면 견강부회일까.세계 어느나라 거실에 앉혀 놓아도 자연스럽게어울리는한국도자기. 그 도자기 엑스포가 오는 10일부터여주·이천·광주에서 열린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책/ 수도원·미술관… 느낌있는 해외기행

    아직도 해외 여행을 계속 양으로 때우십니까.시어머니 같은 가이드가 지시하는 바쁜 일정 맞추랴 ‘증명 사진’찍으랴 숨가쁘게 돌아다니다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기 일쑤인해외 여행.그 악몽의 순환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지혜를 담은 책이 나왔다.여행보다는 주제를 정해놓고 유유히 떠다닌 자취들이라 읽는 이에게 삶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선물한다. 먼저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을 따라가보자.공지영이 작가 생활 13년 만에 처음 낸 기행 에세이는 프랑스 스위스독일의 수도원 풍경을 담았다.광기의 80년대에 ‘땅’에서싸우느라 20대를 보낸 작가 공지영이 ‘하늘’의 상징인 수도원을 테마로 잡은 것 자체로 흥미를 자아낸다.왜 작가는18년 동안 애써 부인했던 종교로 되돌아 왔을까.그것도 한번 들어가면 평생 나오지 못하는 ‘봉쇄 수도원’을 찾아다니면서. 책 속엔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절경을 뽐내는 ‘아르정땡’‘솔렘’ 수도원 등이 등장한다.하지만 공지영의 눈길이 가는 건 이런 풍경보다는 그 속에 숨어 있는,‘더 아름다운’사연들이다.수도하는 이들을 묘사하는 중간중간에 지은이는 자신의 당차고 치열했던 ‘젊은 날의 초상화’를 겹치게 하면서 자신의 귀의를 넌즈시 설명하고 있다.게다가 소설가로서 다진 맛갈스런 문장에다 서사와 서정을 동시에 어려 ‘책맛’이 보통이 아니다.공지영의 여행기는 열정과 혼란,방황으로 이어진 20,30대를 지나 불혹을 앞두고 ‘하늘’로 귀의하는 과정에 대한 길라잡이다.김영사 펴냄. 구도에 가까운 진득함이 이어지는 공지영의 여행기가 약간무겁게 다가 온다면 ‘고흐의 집을 아시나요?’는 가볍고발랄한 걸음의 연속이다.지은이 최내경은 미술관만을 골라여정의 틀을 잡았다.그의 발길이 머문 곳은 얼핏 보면 대개낯선 미술관들이다.그러나 그 곳엔 겉?C기식 여행에서는 건질 수 없는 알짜들이 그득하다. 제목에 나오는 ‘고흐의 집’이 있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나 수련으로 유명한 ‘모네의 집’이 위치한 지베르니 등은루브르 등 유명미술관을 짧게 들러 찝집한 맛만 보는 일정과는 견줄 수 없는 장점이 많은 곳들이다.아틀리에가 보존되어 있?? 화가들의 체취와 숨결이 배어 있다. 이 밖에도 루소·밀레 아틀리에 등 화가와 그들이 살다 간삶의 자취를 직접 둘러보며 써내려간 소박함도 인상적이다. 이는 박제된 유명 미술관 그림들이 주는 거리감 대신 친근감을 준다.전문가들 외에는 아는 이가 드문 곳들을 지은이는 발로 뛰어다니며 알토란 같은 정보를 캐내고 있다.오늘의 책 펴냄. 이종수기자 vielee@
  • [클릭 2002월드컵] 벼랑끝 브라질… 비상이냐 추락이냐

    2002월드컵축구대회 개막일이 33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꿈의 무대’를 향한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클라이맥스를 향해 숨가쁘게 질주하는 대륙별 예선 상황과 본선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할 슈퍼스타들의 동정,각종 신기록과 진기록 등 월드컵과 관련한 모든 소식을 새로 마련한‘클릭 2002월드컵’에 담는다. ****'삼바축구'대표팀 대개편 이후. ‘대개편을 단행한 브라질은 과연 옛 위용을 되찾을 것인가’-. 국제축구연맹(FIFA) 204개 회원국이 5개 지역으로 나뉘어각축을 벌이는 2002월드컵 예선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의 본선 진출 여부다.10개국이 한데 어울려 4.5장의 티켓을 다투는 남미예선에서 브라질은 줄곧 4위에 머물러 불안감을 던지고 있다. 16차례의 본선에 단 한번도 거르지 않고 출전한 유일한나라로서 4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이 예선 탈락한다면 FIFA는 물론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도 흥행을 우려해야 할 판이다.브라질이 ‘종이 호랑이’라는 비아냥을듣고 있지만 호나우두(AC밀란) 히바우두(바르셀로나) 호베르트 카를로스(레알 마드리드) 호마리우(바스코다가마) 카푸(AS로마) 등 월드스타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6승3무3패(승점 21)로 아르헨티나(승점 32) 파라과이(승점 26) 에콰도르(승점 25)에 이어 4위권에 턱걸이하고 있는 브라질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누구도 장담하기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팀이 18경기씩을 치르는 남미예선에서 6경기를 남긴 브라질의 4강 진출 여부는 앞으로 열릴 3경기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그 첫판이 새달 2일 몬테비데오에서열릴 우루과이와의 원정 13차전이다. 조짐은 여전히 좋지 않다.우루과이(승점 18)가 브라질 콜롬비아(승점 19)에 이어 6위를 달리고 있지만 브라질 내부사정이 여의치 않아 승리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2001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에서 4위에 그친 브라질은 에메르손 레앙에서 펠리페 스콜라리로 지휘봉을 넘기기까지 최근 9개월 동안 4명의 감독을 맞이했다.신임 스콜라리 감독이 최근 대표팀을 대폭 교체했으나 여전히 최상의 전력은아니다. 브라질은 지난 14일 ‘베스트11’ 가운데 절반 이상을 퇴출시키는 대수술을 단행했다.새 멤버에는 호베르트 카를로스와 호나우두,마우루 실바(데포르티보)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유럽리그에 소속된 히바우두 등 9명이 지난주에야캠프에 합류,조직력을 다지는데 애를 먹고 있다. 또 다른 악재는 수비의 핵으로서 예선전 2골을 기록중인안토니오 카를로스(AS로마)가 부상으로 우루과이전 출전이불투명하다는 것.지난 1년간 무릎 부상으로 선수생활을중단하다시피 했다 합류한 호나우두가 제 컨디션을 발휘할수 있을지도 의문이다.실바도 허벅지 부상으로 출장이 어렵다. 브라질은 이런 저런 이유로 우루과이전에서 히바우두(예선 5골)와 호마리우(8골)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호마리우도 장딴지 부상으로 50% 정도의 컨디션을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역시 예선 탈락을 우려하는 우루과이가 홈에서 배수진을치고 강력히 저항하리라는 점도 스콜라리 감독의 어깨를무겁게 하고 있다. 우루과이는 현재 FIFA 랭킹 40위에 머물러 있지만 월드컵 9차례 출전,우승 1회 등의 화려한 전력을 가진 전통의 강호다.50년대회 결승에서 홈팀 브라질을 2-1로 꺾은 전력이있고 최근 10년간 전적에서도 2승4무3패의 만만찮은 성적을 냈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예선 첫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여세를 몰아 홈경기 1승을 엮어 내겠다는 의욕에 넘쳐 있다.10개팀 가운데 최소실점(8점)을 기록중인 탄탄한 수비진을 앞세워 ‘수성’에 주력하다 브라질과의 예선 원정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실바 다리오,올리베라 니콜라스(이상 예선 3골) 등을 축으로 한 역습으로 승부를걸 것으로 전망된다. 박해옥기자 hop@. ****2002 스타예감/ 이탈리아 희망 인자기.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 B조예선 이탈리아와 터키의 첫 경기. 크리스티안 비에리,알레산드로 네스타 등 쟁쟁한 이탈리아의 간판스타 틈바구니에서 그리 크지 않은 체격의 공격수 한명이 그라운드를 휘젓기 시작했다.후반 6분 이 선수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슛이 터키 수비의 몸에 맞고 공중에 튀어 오르자 프란세스코 콘테가 골지역에서 오버헤드 킥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몇분 뒤 이탈리아가 터키에 한골을 내주자 이 선수의 몸놀림은 더욱 빨라졌다.후반 24분 그는 페널티지역을 파고들다 터키 수비수의 파울을 얻어낸 뒤 직접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2-1 승리를 이끌어냈다. 181㎝·74㎏의 이탈리아 공격수 필리포 인자기(28·유벤투스).그가 푸른 빛 선연한 ‘아주리’ 유니폼을 입은 것은 98년. 98프랑스월드컵에서 벤치를 데우며 도움 1개를 기록하는데 그친 그는 2000 유럽선수권에서 복서 출신의 우람한 공격수 비에리와,유벤투스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가 부상 등으로 들락거리는 틈을 타 주전 공격수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2월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세리에 A) 유벤투스와 베네치아의 경기.인자기는 후반 34분 첫골을 넣은데이어 종료 직전 연속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기록했고전반 35분에는 페널티킥을 얻어내 4-0 승리를 이끌어 냈다. 이런 여세를 몰아 월드컵 예선에서 7골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인자기에게는 극단적인 두 평가가 엇갈린다.오죽하면 ‘주워먹기의 일인자’라는 별명이 붙기까지 했을까. 이는 다른 말로 하면 천부적인 위치선정 능력을 지녔다는얘기가 된다. 91년 피아센차 클럽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95년 8월 파르마에 입단함으로써 프로무대에 데뷔했다.22세에 프로에데뷔했으니 그 시작은 미미했던 셈이다.96년 아탈란타로이적해 33경기에 출장,24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97시즌부터 유벤투스로 옮겨 델 피에로와 함께 팀의 세리에A우승을 이끌었다.지금까지 A매치 출전경력은 32경기 16골에 선발출장만 따지면 6경기 7골이 된다.‘카데나치오’로통하는 이탈리아식 빗장수비진에서 띄워주기만 하면 인자기와 콤비를 이루는 델 피에로가 마무리 짓는 전략을 구사한다.델 피에로 역시 월드컵 예선에서 4골을 기록 중이다. 2002월드컵에서 ‘르네상스’를 꿈꾸는 이탈리아 축구의희망은 인자기 형제라는 말이 있다.동생 시모네(26·라치오)는 지난해 3월 첫 ‘아주리’ 유니폼을 입었다.지난해한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선두를 달릴 정도로 재간둥이다. 필리포는 “기술이나 헤딩력은 나보다 한수 위”라고 동생을 치켜 세운다고 한다. 임병선기자 bsnim@. ****신기록 진기록/ 역대 개인 최다골. 월드컵 사상 한 대회 개인 최다골은 58스웨덴대회에서 프랑스의 쥐스 퐁텐이 기록한 13골이다. 퐁텐은 16개국이 참가한 당시 대회 파라과이전에서 해트트릭을 세워 7-3 승리를 이끈 뒤 유고와 스코틀랜드전에서각각 2골과 1골,아일랜드와의 8강전 2골,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1골을 넣었으며 마지막 독일과의 3·4위전에서는 4골을 쓸어 담았다.퐁텐은 당시 17세 소년으로 월드컵에 참가,6골을 올리며 브라질 우승을 이끈 펠레 못지 않은 영웅으로 떠올랐다. 퐁텐의 득점은 대회 총득점(126골)의 10%를 넘긴 것으로여전히 대기록으로 남아 있다.가장 최근 열린 98프랑스대회에서는 모두 171골이 터졌고 크로아티아의 다보르 수케르가 6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박해옥기자
  • KBS 기상캐스터 한우경씨 인터뷰

    “유난히 비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여름 패션 소품으로 우산만한 것이 있나요.” KBS1의 ‘9시 뉴스’와 KBS2의 ‘뉴스투데이’의 기상캐스터 한우경씨(25·여)는 우산 패션 예찬론자이다. 현재 갖고 있는 우산은 30여개.화가 모네의 ‘별이 빛나는 밤’이 그려진 우산,미색 바탕에 노란색 꽃잎이 매달려 있는 우산,초록색 바탕에 풀잎이 그려져 있는 우산 등 색과모양이 다양하다. “‘태풍우산’은 지난해 방송에 쓰고 나갔다가 히트 친것이에요.” 하나의 우산대에 두개의 우산이 마치 쌍둥이처럼 붙은 ‘태풍우산’은 어느 방향에서 비바람이 몰아쳐도 막아준다. “백화점에서 장식용으로 걸려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우산납품업체까지 찾아가서 어렵게 구했죠.” 이렇게 우산에 관심을 쏟게 된 것은 기상캐스터가 된 직후였다.비가오면 학교조차 결석할 정도로 비를 몹시 싫어했기에 우산은 별 의미가 없는 물건이었다.그러나 입사 뒤 비만 오면 취재하러 뛰어나가야 하는 처지가 된 뒤 친한 친구에게서 오렌지색 커다란 우산을 선물 받은 것이 우산을 모으게된 계기로 작용했다. “그 뒤로는 마법에 걸린 것처럼 비오는 날이 좋아지고 우산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어요.외국에는 우산도 하나의 패션이기 때문에 독특한 우산이 많아요.새 우산을 구입할 때는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거나 해외로 여행가는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해요.” 한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산패션에 너무 무감각한 것이 다소 아쉽단다. “비오는 날 화려한 우산을 쓰고 나가면기분이 좋아져요.우울한 기분이 산뜻해지고 아주 멋있어 보일 거라는 느낌이 들어요.” 장마동안 예쁜 우산을 구입하는 것이 패션센스라고 덧붙였다. 이송하기자
  • [이사람] 장애 입양아 키우는 신주련씨

    장애인들에게 척박한 이 땅에 한떨기 들꽃처럼 피어난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장애 입양아를 키우는 신주련씨(40). 그는 우리시대의 ‘천사’다.신씨는 온갖 정성과 사랑으로 아이를 돌보고 있다.너무 힘들어 지칠 때도 많다.그러나신앙과 사랑의 힘으로 고단한 삶의 계단을 오르고 있다.그의 사랑으로 아이는 이제 방끗 웃을 수 있다.그는 탐욕의세상에 사랑의 위대함을 전파하고 있다.그의 사랑은 세상을 바꿀 큰 힘은 아닐지 모른다.그러나 그의 사랑은 큰 감동이 되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신씨를 4월 중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일산병원에서 만났다.입양 딸인 아영이는 14개월째의 선천성 뇌기형 아기.아영이는 엄마품에서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웃는 아이를 내려다 보는 신씨의 얼굴도 아이만큼 맑았다. 아영이를 입양한후 병원이 그의 ‘집’이 됐다.많은 병원을 전전해야만 했다.본격적인 재활치료를 위해 1월10일부터 2월13일까지 세브란스 소아재활병동에 입원했었다.3월7일부터 4월14일까지는 일산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지금대전에 있는 자신의 집에 머물고 있다.그가 집으로 돌아오며 온 가족이 오랜만에 다시 모였다.부산 이모집에 있던 딸 하영이도 집으로 돌아왔다.신씨의 가족은 다섯 식구.남편 전순걸씨(40),자신이 낳은 삼천중학교 1학년인 아들 현찬이,네살짜리 입양 딸 하영이 그리고 아영이. 하영이는 지난 98년 5월 IMF경제위기 때 파산가정으로부터 입양했다. 신씨 가족은 오랜만에 단란한 시간을 즐기고 있다.그러나 가족들은 그 단란함이 길지 않음을 잘 안다.아영이가 5월7일 일산병원에 다시 입원해야 하기 때문이다.하영이는 다시 부산에 있는 이모집으로 가야한다.많은 사람들이 5월의 봄을 즐길 때 신씨 가족은 이산의 아픔을 겪어야 한다.헤어짐은 이제 익숙한 일이 되었지만 그래도 힘겨운 슬픔이다.대전에는 다시 아들과 남편만이 남게된다.남편은 대전에 있는 홍인호텔에서 경리를 맡고 있다. 가족들은 홀로 떠나야 하는 하영이와의 헤어짐을 특히 안쓰러워한다.이모네 있을 때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 전화를하고 싶지만 참는단다.전화를 하면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라며 울까봐 전화를 못할 때가 많다고 한다.그 말을하는 신씨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였다.“현찬이에게 따뜻한 밥을 제대로 챙겨줄 수 없는 것도 가슴아픈 일입니다”라고 말할 때도 눈물이 고였다.그는 인터뷰하는 동안 여러번 눈물을 글썽였다.그 눈물은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듯했다.그래도 아영이가 웃을 때는 그의 얼굴에도 웃음이돌아왔다. 아영이가 신씨 가정에 입양된 것은 2000년 3월.아영이는미혼모의 아이였다.34주만에 태어난 미숙아로 몸무게는 2. 4kg.아영이는 처음부터 힘들었다.너무 많이 울어 이웃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많은 불평을 들어야 했다.눈도 사시고,숨도 몰아쉬고,몸도 뻣뻣하고,잠도 안자고….아영이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어 너무 힘들었다고 신씨는 말한다.여러병원을 다녔으나 이유를 알 수 없었다.입양한지 7개월이지난 지난해 10월에야 정밀검사결과 선천성 뇌기형임이 밝혀졌다.병원에서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그 말을 듣는순간 앞이 캄캄했습니다.집에 돌아와서도 참 많이 울었습니다.” 주위에서 포기하라는 말을 많이했다고 한다.친정 어머니의 ‘간절한 설득’이 특히 가슴을 아리게 했다.어머니에게 “저 생각하지 말고 엄마 편한대로 살아가면 안돼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그때 “너는 네 아이 때문에울지만 나는 내 딸인 너 때문에 운다”는 어머니의 말을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은 아직도 심하다.우리는 지금 적지않은 장애아들이 버려지는 황량한 세상에 살고있다.장애아란 이유로 자신의 아이를 죽이는 사람까지 있다.장애인들에게는 너무나 척박한 우리 사회에서 장애아를 입양하여 키우는 신씨 부부는 어떤 사람일까.그들은 어릴 때부터 특별난 사람들은 아니었다.신씨는 고향인 부산의선화여상을 졸업하고 81년 은행에 들어가면서부터 사회봉사에 눈을 떴다.부산 조흥은행 동료들과 봉사활동을 하며‘나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여기’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재활원·고아원 등을 다니며 그들에게 밥도 먹여주고몸도 닦아주고 함께 어울려 놀았다.그것이 즐거웠고 작은행복이었다.그러던 중 여동생 남자친구의 소개로 지금의남편을 만났다.그때 남편은 경성대 3학년이었다.남편도 청년시절부터 교회 봉사활동을 많이 해왔다.그들은 87년 9월 결혼했다.남편의 직장을 따라 대전으로 왔다. 그들은 아이들을 입양할 수 있는데까지 입양하자고 약속했다.봉사활동을 통해 사랑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너무많음을 알았다.IMF 경제위기때 많은 아이들이 버려지는 것을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알고 괴로웠다.‘입으로만 입양한다고 했지 행동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들은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기로 했다.그들의 아름다운 꿈은 하영이의 입양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아영이는 그들의 두번째 꿈이다. 아영이는 너무나 힘겹게 자라고 있지만 신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신씨는 재활치료를 받으며 아영이가 조금씩 나아지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늦었지만 앞니가 두개나 났다”고 자랑하는 신씨는 행복해 보였다. 그래도 힘들 때가 많다.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겨우 먹고 사는 정도다.경제적 여유도 없으며 장애 입양아를 키우는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신씨는 너무나간단하게 말한다.“신앙과 사랑입니다.”말은 간단하지만 실천은 보통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 많은 희생의 연속이다. 신씨도 보통사람들의 편한 생활을 동경할 때가 없는 것은 아니다.“편하게 살고 싶을 때가 있어요.저도 사람인걸요.그러나 하나님이 저를 크게 쓰기 위해 선택했다고 받아드립니다.그것은 저에게 축복이죠.”신씨의 얼굴에 경건함이 스쳐 지나간다. 신씨 부부와 아영이는 지난 4월7일 소중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롯데호텔에서 한국을 방문중인 애덤 킹(한국이름오인호)과 그의 미국인 아버지를 만난 것이다.그때 애덤킹의 아버지는 앨범 속의 입양한 어린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나는 행복합니다”라고 신씨부부에게 말했다고 한다.신씨는 그 ‘행복’을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다리도 없고 손가락도 네개밖에 없는 애덤 킹이 티타늄 다리로 우뚝 서 희망의 볼을 던지는 밝은 모습은 감동적이었습니다.나도 아영이를 저렇게 당당하게 키워야겠다고 다짐했죠.” 애덤 킹은 한국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보여주었다.그러나많은 장애인들이 외국으로 입양돼 가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도 함께 보여주었다.한국사람들은 장애아 입양을 무척 꺼린다.신씨 부부는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조금은 아름다운 색깔로 물들이고 있다. 신씨는 “시간이 흘렀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오늘도 정성껏 아영이를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한국입양홍보회 홈페이지(www.mpak.co.kr)에는 아영이의 쾌유를 기원하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그러나 아영이의 미래는 사실 불투명하다. 어느 정도까지 나을지 알 수 없다.병원비도 걱정이다.지금까지는 한국입양홍보회를 비롯한 여러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그러나 아영이의 밝게 웃는 모습에서 미래의 희망을 본다.신씨 부부는 장애아들도 사랑의 보살핌을 받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일산 이창순편집위원 cslee@. *장애아 입양 현실. 우리나라의 장애아 입양 현실은 너무나 부끄럽다.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장애아 국내 입양은 전체 국내입양 1,686명중 1.07%인 18명이었다.같은해 장애아 해외입양은 전체 해외입양 2,360명 중 26.8%인 634명이었다.그나마 조금 다행인 것은 최근 국내 장애아 입양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이다. 98년에는 전체 국내입양 2,289명중 장애아는 0.26%인 6명에 지나지 않았다.같은해 해외입양은 2,443명이었으며 그중 장애아는 917명이었다.99년에는 전체 국내 입양 2,492명중 장애아는 0.56%인 14명이었다.같은해 전체 해외입양2,409명중 장애아 입양은 825명이었다. 장애아 입양 가정에는 월 20만원의 생활비와 연 40만원까지의 의료비가 지원된다.그러나 장애아들은 병원 치료가필요한 경우가 많아 정부지원액은 크게 모자란다고 입양가정들은 말한다.
  • ‘이 솔리스티 베네티’ 24일 내한공연

    ‘이 무지치’,‘이 솔리스티 이탈리아’와 함께 이탈리아3대 실내악단으로 꼽히는 ‘이 솔리스티 베네티’가 24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4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지휘자 클라우디오 시모네가 42년전 창단한 ‘이 솔리스티베네티’는 유럽,미국 등 세계 50여개국을 무대로 정통 바로크 선율을 선사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서혜주와의 협연으로 비발디의 합주 협주곡 ‘조화의 영감’,알비노니의 ‘오보에협주곡 D단조’,타르티니의 ‘트럼펫협주곡 D장조-성 안토니오’를 들려준다.(02)3701-5757허윤주기자
  • 꼬마, 性의 정체에 물음표 찍다

    티없는 동심(童心)을 담은 이란영화 ‘천국의 아이들’이기대밖의 롱런에 들어간 이즈음,동심에 카메라를 들이댄또 한편의 영화가 멀리 스페인에서 날아왔다.스페인의 대표감독 몽소 아르멘다리스의 ‘내마음의 비밀’(Secrets of the Heart·14일 개봉)은 아이의 눈을 빌려 끈질기게 성(性)의 의미를 캐묻는 성장영화다. 아홉살짜리 하비(안도니 에르부루)에게 세상은 무섭고 어려운 거인같기만 하다.형과 함께 도시의 이모집으로 옮겨와 학교에 다니지만,징검다리 하나도 혼자 못 건너는 겁쟁이다.그런 꼬마가 성의 정체에 물음표를 찍게 되는 건 부활절 휴가를 보내러 시골집에 내려와서부터다.2층 방문을꼭꼭 잠궈놓는 어머니 때문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내밀한 행위들에는 덮어놓고 궁금증이 인다.이모네 옆집의조각상 밑에는 뭐가 숨겨졌을까,그집 지하실에서 들린다는 신음소리는 또 뭘까. 눈높이에 따라 성에 대한 해석은 얼마든 달라지게 마련.당연한 명제를 새삼 들여다보는 재미가 특별하다.정상이냐비정상이냐의 이분법으로 성을 재단하는 어른들의 해석기준은 영화에선 의미가 없다.아버지를 자살로 내몬 엄마와삼촌의 사랑,이모의 동성애,이모 친구와 옛애인의 불륜.하비의 눈에 그 모두는 관계를 이어주는 인간행위로 단순화할 뿐이다. 다분히 유럽풍이다.가볍고 산뜻한 화면 대신 차분한 분위기로 일관했다.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게 아니라,‘성’이란 주제에 인물들이 열심히 복무하는 듯한 전개방식도 색다르다.지난 98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 황수정기자
  • 경제난 그늘 ‘버림받는 아이들’ 증가

    “아빠가 세 밤만 자면 데리러 온다고 했어.” “이 바보야,거짓말이야.넌 이제 아빠는 없어.” 이달 초 서울 강남구 수서동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 맡겨진 이모양(6)이 같이 소꿉장난하던 친구들에게 말을 꺼내자 친구들은 금방 그 꿈을 산산히 부숴버린다. 그래도 이양은 “아빠가 엄마 찾으러 다녀온다고 했어.곧 올거야”라며 우긴다.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앞두고 모두가 들뜰 때 부모가 있어도 부모의얼굴을 볼 수 없는 아이들은 더욱 외롭다. 서울의 남쪽 끝자락 수서동 야산에 외따로 자리잡은 시립아동보호소는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곳이다.석 달이 되도록 연락이 없으면 보육원으로 보낸다.올 들어 지난달까지 이곳을 거쳐 고아원으로 간 아이는 520여명.매일 2∼3명이 새로 들어온다.IMF 한파를 겪던 98년에는 700여명의 아이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지난 10월 고모의 손에 이끌려 이곳에 온 강모양(11)은 14일 “아빠가 고모네 집에 데려다 줬는데 고모는 여기 있으면서 고등학교를 나오면 같이 살자고 했어요”라며 먼 미래에 짐짓 희망을 건다. 저녁식사를 앞두고 2층 놀이방에 모여 장난치는 아이들의 모습은 여느 집 아이들과 다를 바 없다.하지만 아이들의 가슴에는 깊은 생채기가 남아 있다. 백화점에서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던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엄마가 계단에서 굴러 다치면서 장애인이 되자 아빠의 손에 이끌려온 아이,돈벌러 간 엄마를 찾으러 나선 아빠를 기다리다가 이웃 사람들의 손에끌려 이곳에 온 아이.모두 하루종일 엄마 아빠를 기다린다. 체념한 아이들은 깨끗한 옷과 따뜻한 방,끼니를 거르지 않는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늘 허전하다.엄마랑목욕탕에 갔던 일,놀이동산에 갔던 일 등이 바로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다. 고모양(7)은 “선생님한테 혼날 때면 엄마가 더 보고싶어진다”면서“엄마는 과자 사먹으라고 용돈도 줬는데…”라며 아득한 기억을 더듬는다. 형제나 자매도 있다. 지난 9월 말 한살 아래인 동생과 함께 이곳에온 금모군(6)은 항상 동생과 붙어다닌다.친구들이 괴롭히면 형제가함께 대든다.잠잘 때도 꼭 붙어 잔다. 이곳에 맡겨진 뒤 부모가 다시 데려간 아이는 10%도 되지 않는다.이곳의 아이들은 엄연히 친권자가 있으므로 입양될 수도 없다.부모가데려가지 않으면 영원히 ‘부모’를 가질 수 없다. 이정선(李正善)보호소장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버려지는 아이들이더 늘어난다”면서 “불가피한 사정으로 아이를 시설에 맡겼더라도자주 찾아와 버림받지 않았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심성이 삐뚤어지지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미술과 음악은 어떻게 소통하나

    피카소는 큐비즘을 내세운 뒤부터 음악을 작품 소재로 다뤘고,호안 미로는 여러 빛깔의 선과 형태로 음악적인 조화를 추구했다.그런가하 면 드뷔시의 피아노곡은 인상파 화가 모네의 몽롱한 그림을 보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트레비 분수에서 영감을 얻어 교향시 ‘로마 의 분수’를 작곡한 레스피기의 작품세계 역시 ‘미술적 음악’의 면 모를 엿보게 한다.미술과 음악은 어떻게 소통하고 영향을 주고받는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이 개관 11주년을 맞아 마련한 ‘미술속의 음악’전(6일∼내년 2월4일)은 미술과 음악의 만남을 주제로 한 기획 전이다. 전시는 크게 ‘봉주르 뒤피’‘마술피리 2001’‘음악을 위하여’등 3부문으로 나뉜다. 금호미술관 2층 전시장에서 열리는 ‘봉주르 뒤피 ’전은 프랑스 화가 라울 뒤피(1877∼1953)의 작품을 보여준다.교회 의 오르간을 연주하는 아버지 곁에서 성가대 모습을 스케치하며 유년 시절을 보낸 뒤피는 어른이 돼서도 오케스트라의 리허설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음악적 열정이 남달랐다.그런만큼 그의 작품엔음악적 영감이 풍부한 색감과 간결한 필치에 담겨 있다.이번 전시에는 ‘니 스의 불꽃과 쥐테프롬나드 카지노’‘음악가’등 음악을 테마로 한 유화와 드로잉작품 20점이 소개된다. 1층 전시장에서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를 현대적 감각으로 각색한 ‘마술피리 2001’이 관람객을 맞는다.모차르트의 오페라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해 전시공간에서의 ‘공연’ 형태로 보여준다.‘마 술피리’는 1791년 초연된 이래 200여년동안 수많은 예술가들에 의해 새로운 옷이 입혀졌다.연출을 맡은 무대의상가 정경희(42)는 이 ‘ 마술피리’를 어떻게 요리할까.눈길을 끄는 것은 타미노(왕자), 파미 나(밤의 여왕의 딸)등 주요 인물들을 제치고 천사소년이나 무사와 같 은 엑스트라급 인물들이 중요 배역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지하 1층에서 열리는 ‘음악을 위하여’에는 주명덕 황규태 고명근 이호철 이주연 송경혜 장화진 등 7명의 국내작가들이 참여한다.이들 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가의 작품세계를 이미지합성 사진,회화,드 로잉,설치작업 등을 통해 보여준다.눈물방울이 흐르는 듯한 선율의 쇼팽 피아노협주곡 분위기를 그림으로 보여주는 송경혜,말러의 ‘대 지의 노래’를 레코드판 설치작업으로 들려주는 장화진,스트라빈스키 의 불협화음 세계를 아크릴 상자속의 피아노 형태로 이미지화한 이호 철 등이 눈길을 끄는 작가들이다.(02)720-5114 김종면기자
  • 덕수궁서 만나는 고흐·고갱·밀레…

    세계 최고의 ‘인상주의 미술관’으로 꼽히는 프랑스 오르세미술관의주요 소장품들이 서울에서 전시되고 있다.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에서 내년 2월 27일까지 열리는 ‘인상파와 근대미술’전에는 인상주의 작가 마네·모네·르누아르·드가·피사로,사실주의 작가 밀레·쿠르베,후기인상주의 작가 고흐·고갱·세잔·나비파의 보나르 등19세기 서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망라돼 있다.오르세 미술품이 프랑스 국경을 넘은 것은 이번이 네번째.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전시작에는 밀레의 ‘이삭줍기’,에두아르 마네의 ‘로슈포르의 탈출’,모네의 ‘생-라자르역’,르누아르의 ‘피아노 치는 소녀들’,피사로의 ‘빨래 너는 여인’,고갱의 ‘부르타뉴의 여인들’,세잔의 ‘바구니가 있는 정물’ 등 우리에게 낯익은 유화와 오르세 미술관에서도 일반공개가 이뤄지지 않는 데생이 포함돼 있다.‘이삭줍기’는 밀레의 최고걸작으로 가난하고 힘든 현실속에서의 노동을 성스러운 침묵과 평화로 승화시킨 작품이다.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번째로 한국에왔다. 오르세미술관의 전시작품 중 해외전시가 가능한 것은 보통 30% 미만.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비중상 근래 보기 드문 대작들이다.1995년 일본전시 때의 보험산출가로 보면 밀레의 ‘이삭줍기’,모네의 ‘생-라자르역’,세잔의 ‘바구니가 있는 정물’,르누아르의 ‘피아노 치는소녀들’은 700억∼800억원에 이르며 쿠르베의 ‘샘’,고흐의 ‘몽마르트르의 술집 등도 500억∼600억원대의 작품들이다.이 그림들은 비행기 3대에 실려 한달 전부터 극비리에 서울로 옮겨졌다.이중 두 대는 화물칸이 아닌 여객기의 특수시설물칸에 작품을 싣는 등 운송에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오르세는 사실주의에서 인상주의,상징주의 등 19세기에서 20세기(특히 1848년부터 1905년까지)로 이어지는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들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이다.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때기차역과 호텔로 세워졌던 건물을 지난 86년부터 미술관으로 개조해사용하고 있다.관람료는 일반 1만원,청소년 8,000원,어린이 6,000원. (02)501-9760. 김종면기자 jmkim@
  • 아랍권 “이 침략 계속땐 단교”

    [카이로·예루살렘 AFP 연합] 아랍 정상들이 22일 대 이스라엘 비난결의안을 채택하자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가 중동 평화절차의중단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번 아랍 정상회담이 구체적인 행동보다는 말잔치에 불과하다는 비난과 함께 이스라엘에 대한 투쟁 수위를 더욱높여 나가겠다고 밝혀 중동사태가 갈수록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아랍 15개국 정상들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아랍국가들의 대 이스라엘 단교 검토 ▲팔레스타인 주민 보호를 위한 유엔 다국적군의 구성 ▲팔레스타인인 학살범 처벌을 위한 국제법정 설치 요구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정상들은 이와 함께 ▲유엔이 주관하는 팔레스타인 사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동예루살렘을 비롯한 이스라엘 점령 영토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주권 지지 ▲10억달러 규모의 팔레스타인 지원 기금 설립에합의했다. 그러자 바라크 총리는 각의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측과 지난수년간 벌여온 평화절차를 중단하고 지난 수주간의 사태 진행과 정치적 상황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팔레스타인측도 바라크의 이같은 위협이 폭력사태를 새롭게 확산시킬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한편 이날에도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충돌이 계속돼 팔레스타인 소년 4명을 포함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랍정상들은 정상회담에서 아랍에 대한 침략행위가 계속되면 아랍국가들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앞서 이스라엘과 무역대표부를 상호 교환하고 있는 카타르와 튀니지,오만 등은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략행위에 항의해 무역사무소를 폐쇄하기로했다고 발표했다. ◆압델 모네임 알 호니 리비아 대표는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에 대해지나치게 온건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회담장에서 퇴장했다.그는 “정상회담 최종성명 초안에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단절에관한 어떤 구체적 내용도 들어있지 않다”면서 더이상 회담에 참가할수 없다고 밝혔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정상회담 연설을 통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인티파다(봉기)가 앞으로도 곳곳에서 계속될 것”이라면서 “알아크사 사원의 봉기와 시위가 계속돼 결국 예루살렘은 아랍인의 손에 들어올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에 대해 나흐만샤이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아라파트가 샤름 엘 셰이크 협정을이행할 마음이 없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팔레스타인에 식량 및 의료품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트럭 61대분의 공급품이 지난 19일 이미 공급됐으며 트럭 40대분의 공급품도 팔레스타인으로 출발했다.
  • 시드니 소식/ “금메달보다 동메달이 만족도 높다”

    ◆‘동메달 만족도가 금메달보다 훨씬 높다’-. 시드니올림픽 호주선수단 일원인 심리학자 그래험 윈터스 박사가 이색적인 주장을 내놓아 눈길.윈터스 박사는 금메달리스트는 잠시동안의 행복감이 끝난 뒤에는 진짜 삶이 바뀌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되고 이어 다음 대회 준비를 위한 중압감에 시달린다고 주장했다.또은메달리스트는 금메달을 놓친데 대한 안타까움에 사로 잡힌다는 것. 그러나 동메달을 딴 선수는 어쨌든 메달을 획득했다는 사실에 매우기뻐한다고 설명했다. ◆시드니올림픽에 대한 호주 국민의 관심도가 대회 개막이 다가오면서 점차 높아지고 있다. 멜버른의 여론조사 기관인 ‘스위니 스포츠’가 6∼7월 시드니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16%가 ‘대회에 참여하겠다’고 밝혀 지난해 12월(11%)에 비해 높아졌다. 조사기관측은 “축구 예선경기가 열리는 브리즈번의 경우 관람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2%에서 무려 14%로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남자마라톤 스타 스티브 모네게티 등 호주대표선수들이올림픽 약물 퇴치의 선봉임을 자임하고 나섰다. 호주 선수위원회는 약물복용 의혹을 불식시키고 금지약물 추방운동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약물검사와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혈액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호주의 인기 TV앵커인 스탠 그랜트(36)와 트레이시 홈스(34)가 두사람간 불륜 사실이 발각돼 마이크를 빼앗겼다. 4,500만달러에 시드니올림픽 방송중계권을 따낸 ‘채널 7’ 방송은올림픽 여자앵커로 내정된 홈스를 해고하고 그랜트를 인기 시사프로그램 ‘투데이 투나잇’ 진행에서 물러나게 했다.‘채널 7’은 그랜트가 2주전 “홈스와 함께 살고 싶어 아내와 3명의 자식을 떠났다”고 밝힌 뒤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시청률이 폭락,부득이 앵커 경질을 결정했다. ◆아시아 최고의 스프린터 이토 고지(일본)가 시드니올림픽 100m에서 아시아는 물론 비흑인으로서는 최초로 10초 벽을 돌파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98방콕아시안게임 100m에서 10초F을 기록한 이토는 지난해 6월 국내 시범경기에서9초9의 비공인 기록을 냈다.애틀랜타올림픽 200m에서 일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준결승에 올랐고 1,600m 계주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시드니올림픽 한국선수단 선전기원 음악회가 20일 오후 3시부터 2시간여동안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대한체육회(KSC)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음악회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한 행사로 클래식과 현대음악,대중가수들의 공연 등 다양한장르로 구성됐다.
  • 팬·언론 브리티시에 쏠려 US오픈은 ‘찬밥’

    ‘규모는 메이저 대 메이저,관심은 메이저 대 마이너’-. 공교롭게도 20일 밤 나란히 개막한 남녀골프 메이저 브리티시오픈과 US여자오픈은 여러가지 닮은 점과 단 하나의 다른 점이 있다. 닮은 점은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로 최대 규모와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고당대 최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것 등이다.단 하나의 다른 점은 팬들의관심도. 그런데 이 관심의 차이가 하늘과 땅 만큼이나 벌어져 있다.지난해 US여자오픈을 참고해 보면 당시 전세계 시청률이 같은 시기에 펼쳐진 일반 남자 투어대회에 비해 1대 4로 뒤졌다.하물며 경쟁 상대가 브리티시오픈이면 1대 10만돼도 다행이다. 실제로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온통 브리티시오픈에 쏠려 있다.미국 언론도대부분의 장비와 인력을 스코틀랜드에 파견했다.생중계를 맡은 NBC-TV조차 30분마다 ABC-TV의 협조를 받아 브리티시오픈 속보를 전달하기로 했을 정도. “도대체 어쩌다가 브리티시오픈과 일정이 겹치게 된 건가”라는 관계자들의힐난에서부터 US여자오픈 주최측의 고민은 드러난다. 세계 랭킹 1위캐리 웹의 표현은 더욱 절실하다.“누가 관심을 갖든 말든우리끼리 대회를 치른다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할 것이다” 물론 시간상 매일 브리티시오픈이 끝날 즈음 US여자오픈이 시작되므로 브리티시오픈을 본 시청자라면 반드시 US여자오픈도 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는 측도 있다.하지만 “적어도 한나절 동안 박진감 넘치는 남자대회를 지켜본 팬들이 곧바로 여자대회를 감상하길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더 우세한 것 같다.LPGA의 커미셔너 조차 “레모네이드로 레몬을 만들 수는 없다”며 절망감을 표현할 정도. 어쨌든 브리티시오픈과 US여자오픈의 동시 개막은 남자골프와 여자골프가지닌 현실적인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그림보다 재미있는 ‘그림이야기’

    ‘그림이 책으로 읽힌다?’최근 출판가에서 최고로 잘 나가는 아이템을 꼽으라면 단연 대중미술서다.멀리갈 것도 없다.본격 출판 성수기를 맞은 여름 서점가의 신간목록이 그걸 그대로 입증해준다. ‘그림보다 아름다운 그림이야기’(혜윰),‘천국을 훔친 화가들’(사계절),‘야만인의 절규’(창해),‘폴 고갱,슬픈 열대’(예담),‘모나리자는 원래목욕탕에 걸려있었다’(동아일보사),‘루브르 계단에서 관음,미소짓다’(서해문집),‘평양미술기행’(옛오늘)….일일이 꼽기가 숨이 찰 정도인데,소설까지 가세했다.단 프랑크가 쓴 ‘보엠’시리즈(전3권·이끌리오)는 출판사가아예 ‘예술소설’이라고 이름붙여 내놨다.기다렸다는듯 한길사도 시스티나천장화의 비밀을 소재로 한 소설 ‘미켈란젤로의 복수’(한길사)를 출간했다. 시중 인문학 서가쪽에서 굵직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교양예술서들에는 공통점이 잡힌다.특정 독자층을 겨냥했던 딱딱하고 권위적인 종래의 예술서들과는 달리 화려한 천연색 외장에 술술 책장이 넘어가게 한 평이한 내용전개가 이들 책의매력포인트.너나없이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느라 바짝 몸을 낮추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6월 ‘반 고흐,영혼의 편지’로 대중예술서를 내기 시작한 예담출판사의 오연조 주간은 “유명화가를 모티프로 한 기획 자체는 별반 새삼스러울게 없었다. 그러나 화가의 생전 편지글들을 평론을 거치지 않고 생생하게 전달한 점이 일반독자들의 구미를 끌었던 것같다”고 설명했다.이 책으로 출판사는 뜻밖의 재미를 봤다.초판 당시 6,000∼7,000부 판매를 예상했던 것이지금까지 3만부가 넘게 팔려나갔다.예술서로는 상당한 판매고다. 출판계에 이처럼 새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해석이다.무엇보다 독자들의 예술적 소양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을 꼽는다.시중 갤러리들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는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풀이들이다. 이런 흐름을 일찌거니 읽어낸 창해출판사는 올초부터 아예 ‘위대한 예술가들의 초상’ 시리즈로 벤치마킹에 들어갔다.시리즈를 기획한 민점호 차장은“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인상주의화가들로 시작해 서서히 음악가나 문인쪽으로까지 범주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최근 고갱의 편지들과 그림들을엮은 ‘야만인의 절규’를 펴낸 출판사는 이달안에 다시 마네를 선보이고 이후 드가 들라크루아 르누아르 세잔 모네 르동 등 인상파들을 잇따라 소개한다. 현대 예술가들의 삶을 소설형식으로 소개해(‘보엠’시리즈) 호응을 확인한이끌리오 출판사도 스테디셀러를 노린 미술대중서들을 전략상품으로 기획했다.피카소와 파리생활을 함께 한 유명 사진작가 브라사이의 ‘피카소와의 대화’를 11월쯤 출간하고,올해안에 국내 처음으로 모네 전기도 내놓는다. 특히 서간문 형식의 예술대중서는 근년들어 유럽에서도 크게 유행중인 출판아이템.이끌리오 박재환 대표 같은 이는 “획일적 디지털문화에 대한 반감이회화 등 순수창작을 향수하려는 책읽기 경향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충분히 설득력 있는 얘기다. 황수정기자 sjh@
  • [황석영의맛따라추억따라](2)노티맛으로 이산가족의 연줄이어

    어머니는 목사이며 교육자였던 집안의 둘째 딸이었다. 큰오빠가 있었고 위로 맏딸인 언니가 있었으니 형제들 순으로 따지자면 셋째인 셈이다.어머니 아래로 여동생이 둘이고 남동생이 하나 있었단다.그러니까 딸 넷에 아들 둘,모두 육남매였다는데 내가 어릴적에 부모님이 월남했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본적이 없다. 그들 중에서 우리 식구처럼 월남했던 어머니의 바로 아래인 셋째 이모와 오라비인 큰아버지(이북에서는 외삼촌의 경우에도 큰아버지라고 부른다)만을알고있을 뿐이다. 셋째 이모는 딸 하나를 낳았는데 네 살 때인가 죽었다.이름이 인옥이었다.셋째 이모네는 우리 보다 좀 뒤늦게 월남해서 어떻게 수소문을 해가지고 우리동네에서 가까운 이웃 동네로 이사를 왔다.이모부는 몸집이 마르고 얼굴도창백한 병약한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인옥이도 보채기를 잘하고 병치레를 많이 했다.내가 여섯 살 때였으니까 나하고는 아마 두 살 차이가 날 것이다. 인옥이는 오빠 오빠,하면서 나를 따라다녔고 내가 세발 자전거를 타고 영등포 로타리를 한바퀴 돌아오려고 출발하면 징징 울면서 쫓아왔다.이모부는 그래서 나를 아주 못마땅하게 여겼다.그 애가 죽었을 때 이모네 집에 가보았는데 비좁은 마당이 있는 방 세 칸짜리 한옥이었다.맞은편 담 가에 우리 집 뒷마당처럼 일년초가 피었는데 분꽃이 빨갛게 피어 있던 게 기억난다.이모부는 마루에 앉아서 술에 취한 채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고 이모는 계속해서 울기만 했다.그들이 살던 마루의 건넌방 미닫이가 열려 있었는데 멜방처럼 광목끈을 매어 놓은 작은 널판자의 상자가 보였다.나는 그것이 뭔지 대번 알아보았다.어릴적에 인옥이 생각만 하면 후회했다.자전거를 좀 많이 태워줄걸. 어머니의 오라비인 큰아버지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의사였다.내가 오래 전에 그분을 빌어서 ‘한씨년대기’라는 중편소설을 쓴 적이 있다. 전쟁이 터지고나서 1.4후퇴 때에 우리 식구는 대구로 피난을 갔다.대구 역에서 중앙통은 그때에도 제법 대도시처럼 붐볐는데 아버지와 내가 둘이서 길을가다가 큰아버지를 만났던 것이다. 어린 내가 보기에도 큰아버지는 멋쟁이었다.그이는 어머니처럼 키가 크고 굽실굽실한 긴 머리를 뒤로 넘기고 있었는데 깃이 넓은 헐렁한 검은 외투를 입고 있었다.안에는 당시에 미군부대에서 나온 목 앞에 단추가 달린 국방색 털쉐타를 입고 있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고 앞에서 우리를 지나쳐 가려던 키 큰 남자가 우뚝 섰다.두 사람은 잠시 그대로 서서 외마디 고함을 지르더니 서로 부둥켜 안았다.그래서 어머니는 오라비와 바로 손아래 여동생을 가까이 두고살수가 있었다. 셋째 이모는 교사가 되었는데 중년에 남편과 이혼하고 자식도 없이 혼자 살았다.이모부가 다른 데서 아들을 낳고 살림을 따로 냈던 것이다. 큰아버지는 소설에 썼던 대로 오십년대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허무러졌다. 그를 고용했던 무면허 의사의 모함으로 동창생들과 술자리에서 말 몇마디 한 것으로 반공법에 걸려서 호된 고문을 당했다.그리고는 다른 죄목으로 기소되었다가 풀려난 뒤로 세상살이에 뜻을 잃어버린 듯했다.그이도 두 번인가재혼을 하더니 말년에 딸 하나 보고 외롭게 살았다.그들은 요즈음 말로 이산가족 일 세대인 셈인데 이제는 모두 세상을 떠났다. 내가 이러한 쓸쓸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노티’ 때문이다.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얼마 전부터 먹고 싶다고 몇번이나 말했다는 그것 때문이다. 사실 나는 잊고 있었다.어머니쪽 외가 식구들이 영등포에 모여 살 적에는 추석이나 설이 되면 꼭 이틀 밤낮을 모여서 명절을 같이 쇠고는 했다.좁아 터진 집에 세 집이 모이면 불편할 것 같지만 이모는 독신이고 큰아버지도 그때는 아직 혼자여서 다른 집처럼 아이들로 붐빌 것도 없었다.큰아버지는 노상술만 마셨는데 그의 주정을 아버지 혼자 다 감당하곤 했다.그는 언제나 술이취하면 어머니에게 성화였다. 야야 노티 좀 해먹자꾸나. 오라반두 참…여게 어디 고향 같은 기장쌀이 있습네까. 어쨌든 어머니가 그 무렵에 구정 설이 되면 찹쌀을 빻아서 노티를 했다.그렇지만 나는 그 맛을 잊고 지냈다.아마도 약과 비슷한 것도 같고 모양은 지짐이(녹두 빈대떡) 비슷했을 것이다.얼마 후에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나는 장성해서 떠돌다가 뒤늦게 어머니를 모셨는데 어머니는 그동안한번도 노티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 어머니는 내가 어릴 적부터 재봉틀을 돌리거나 뜨개질을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다.워낙에 말 재간과 기억력이 대단한 분이라 도깨비 이야기며 소설책 이야기며 고향 이야기들이 재미 있어서 나는 졸린 눈을 부비며 자꾸 되묻고는 하였다. 당신이 어릴 적에 형제들과 방에서 하던 놀이도 많이 배웠다.팥을 쪼개어 종이를 둥글게 말아서 그 안에 집어 던지는 벼룩이 윷이며,남포불이 비춘 벽위에다 그림자 놀이를 하는 법이며,서로 다리를 포개고 헤아리면서 ‘한알대 두알대 삼새’하다가 끝나는 다리의 임자가 술래가 되는 놀이며,손을 서로잡고 엄지 손가락을 세워서 상대방의 엄지를 찍어 누르는 엄지 씨름,뭐 끝이 없었다. 어머니는 이남 것은 과일도 밭 작물도 별로 맛이 없다고,이를테면 내가 참외를 맛있게 먹고 있는데도 그런 식으로 입맛을 버려 놓고는 했다.나중에 커서야 그게 일리가 있음을 알았다.어머니의 입맛은 고향을 그리는 향수였던 셈이기도 하고,또한 선배들의 말에 의하면 위도나 기후 상으로도 그렇고 논 보다는 밭이 많던 북선 지방의 작물이 맛이 월등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드는 방법도 모르고 그 맛도 잃었던 나는 팔십 구년에 방북했을 적에 기적처럼 노티와 만나게 된다. 누나와 내가 어렴풋이 기억한 외가 식구들과 사촌들의 이름을 적어 갔는데정확하게는 큰외삼촌네 아들 형제들,그러니까 내 사촌 형제들과 어머니의 여동생인 막내 이모를 찾았다.막내 이모네도 아들이 셋에 딸 하나가 있었다. 고려 호텔의 지정된 방에 갔더니 낡은 한복 차림의 할머니가 낯선 형제들과앉아 있었는데 나는 가슴이 저려오는 느낌이었다.어쩌면…돌아가신 어머니가 거기 앉아 있는 게 아닌가.어머니의 말년 모습과 똑같았다.울고 불고,서로소식 묻고,형제들 소개하고,그런 법석을 하다가 차츰 침착해졌다.나는 특별히 시내에 있는 사촌 맏형의 집에까지 따라갈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서 밤늦게까지 이모와 함께 수많은 이야기를 했다.물론 어머니의 임종 얘기와 노티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떠나오던 날 이모는 사촌들과 순안 비행장에 배웅을 나왔다.헤어지기전에 휴게실에서 이모가 푸른색 보퉁이 하나를 내밀었다. 이거 개져다 먹어보라. 그게 노티였다.나는 비행기 안에서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두 개나 먹었고 북경에서 나머지를 다 먹어 치웠다.이모가 일러준 대로 한번 만들어 먹어 볼작정이지만 내 기억이 맞는지는 잘모르겠다. 요즈음은 구수한 기장쌀을 구하기 힘들테니 찹쌀을 빻아다 시루에 찐다.엿기름가루에 물을 내려 우려낸다.익은 찹쌀가루와 엿기름가루를 섞어,우려낸 엿기름 물을 붓고,소금 간을 하고 참기름 넣어서 반죽을 한다.반죽을 아랫목에 한 두 시간 덮어 두어 삭힌 다음에 손바닥만한 크기로 약한 불로 지져낸다. 이것을 식혀서 꿀에 재어 항아리에 채곡채곡 넣어서 장독대에 내다 놓고 먹는다고 한다. 순안 비행장에서 막내 이모와 그렇게 헤어진 것이 마지막이 되었다.그로부터 석 달 뒤에 이모는 이산가족 일세대의 마지막 사람으로 세상을 떠났다.나의 어거지 방북으로 겨우 혈육의 연줄을 이은 셈이다. 어머니의 언니인 큰이모와 남동생은 진작에 전쟁 때 죽었다고 하는데 나는어머니가 갖고 있던사진은 본 적이 있었다.큰이모는 여학생 때부터 광주학생사건 등이 전국으로 번졌을 때 주동자 노릇을 하더니 일찍이 만주로 달아나서 독립군에 들었고 해방이 되어서야 돌아왔다고 한다. 언니가 어찌나 노티를 좋아했던지,겨울 밤에 몰래 장독대에 나가 동생들 몫까지 먹어치우는 바람에 둘째 딸인 어머니와 다투곤 했다고 하는데. 황석영
  • 佛 오르세미술관 소장품 전시

    인상주의 미술관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의 주요 소장품들이 대거 한국에서 전시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10월 13일부터 2001년 2월 15일까지 분관인 덕수궁미술관에서 ‘오르세 미술관 한국전-인상파를 중심으로(가칭)’전을 연다. 인상주의 대표작가인 마네,모네, 르누아르, 드가와 사실주의 작가인 밀레와 쿠르베, 후기인상주의 작가인 반 고흐, 고갱, 세잔 등 19세기 대표적 화가의회화 35점을 비롯해 데생 13점,사진 21점,오르세 미술관 모형 1점 등 모두 7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오르세 미술관 소장품이 프랑스 국경을 넘어 전시되는 것은 타이완과 일본(두차례)에 이번이 네번째다.(주)BMF와 (주)에스원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전시회에 출품이 확정된 대표작을 지상 공개한다.
  • ‘러브’ 새용의자 2명 신원 확인

    [마닐라 AP 연합] 러브 바이러스를 만드는데 사용됐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한 컴퓨터 전문대학 학생 2명의 신원이 밝혀져 필리핀 당국의 수사가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AMA 컴퓨터대학의 마누엘 아바드 부학장은 10일 지난 2월 졸업 대상이었던오넬A.구스만과 마이클 부엔 등 2명의 학생이 제작한 프로그램이 합쳐져 러브 바이러스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론에 공개했다. 데 구스만은 현재 잠적중이지만 러브 바이러스 유포혐의로 체포됐다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은행 직원 라모네스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으로밝혀졌다.수사관들은 전화선을 따라 러브 바이러스의 침투경로를 추적,라모네스가 입주해 있던 아파트를 바이러스 발생지로 지목했었다.
  • ‘러브’ 유포 용의자 체포

    필리핀 국가수사국(NBI)은 8일 전세계 컴퓨터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러브바이러스’를 퍼뜨린 혐의로 27세의 필리핀인 남자 은행원 1명과 여자 2명등 3명의 용의자를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용의자들은 로멜 라모네스(27)와 부인 이린 데 구즈만과 처제 조스린이다. 필리핀 경찰청의 페레리코 오피니온 국장은 라모네스 부부는 이 사건의 주요 용의자로 긴급 체포,조사중이며 아직 정식 체포영장은 청구하지 않았다고밝혔다. 그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지는 않았지만 범죄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물품을 압류했기 때문에 이들을 긴급체포해 구금중이라고 설명했다. 오피니온 국장은 또 앞서 법원으로부터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마닐라에 있는라모네스의 집에서, 컴퓨터 관련 장비와 디스켓,잡지,전화,카세트 테이프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사건의 중요한 단서가 되는 모뎀은확보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현지 라디오 방송들은 라모레스가 바이러스의 제작 및 유포에 관련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브바이러스’는 지난 4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퍼져나가 약 4,500만대의 컴퓨터를 마비시켰으며,이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액은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닐라 AP AFP 연합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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