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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남북 합작 벼농사 확대

    경기도는 올해 북한 벼농사 시범농장을 30만평(100ha)으로 확대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13일 밝혔다. 황준기 기획관리실장을 단장으로 한 경기도 실무대표단은 12일 개성에서 북한 대표단(민족화해협의회)과 실무회담을 갖고 벼농사 시범농장을 지난해 9000평에서 올해는 30만평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올해 남북합작 벼농사가 진행될 시범농장은 북한 농업과학원 시험포장을 이용했던 지난해(평양시 룡성구역)와는 달리 농지가 많은 평양시 외곽 강남군으로 선정됐다.북측은 현지사전답사, 기술협의, 볍씨파종, 모내기, 병충해 방제, 비료주기, 벼 생육조사, 벼베기 등 영농시기별로 경기도측 기술진의 방문과 영농작업의 편의를 보장하기로 약속했다.도 관계자는 “벼농사 협력사업이 누구나 인정하는 남북합작의 분명한 증거가 될 수 있도록 30만평을 여러 곳에 분산하지 않고 한 지역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농사의 특성상 경기도측 기술진의 접근이 편리하도록 대상지를 황해도와 접한 강남군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평양외곽 시범농장 9000평에서 북측과 공동으로 벼농사를 지어 북한 평균 수확량의 배에 달하는 14.8t의 쌀을 생산했으며 이중 1t을 최근 반입한 바 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영암에 고대문화 다시 꽃핀다

    ‘옹관묘 공원에서 바둑 공원까지’ 봄이면 10리 벚꽃 길 따라 열리는 왕인문화축제의 고장 전남 영암군이 문화의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영산강 유역 고대국가였던 마한 문화공원이 공정률 95%로 마무리 중이고, 가야금과 바둑 공원은 기본설계에 들어갔다. 또 왕인박사 유적지 확장과 도선국사가 살았던 도갑사 대웅전도 복원을 서두르고 있다. 또 월출산 자락에 걸린 달빛을 배경삼아 펼쳐지는 달맞이 국악공연은 벌써 27번을 마쳐 농촌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시종면 옥야리 일대에 들어서는 마한 문화공원에는 전시관과 생활문화·농경 체험장, 고분탐사관, 전망대 등이 갖춰졌다. 망루·움집·족장집·동물사육장 짓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마한은 3∼6세기 삼국시대와는 다른 고대국가였음이 대규모 유적(옹관묘)으로 입증됐다. 군서면 구림리 성기동 왕인박사 유적지에서는 왕인박사 일대기 전시관을 새로 지었고 왕인학당, 전통찻집, 정자도 다시 짓고 있다. 또한 구림 전통마을 명소화 사업으로 전통 종이공예 전시관을 건축 중이고 신라 말 풍수지리학의 대가로 군서면 구림리 출신인 도선국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도갑사 대웅전과 극락전·성보전을 발굴 자료에 따라 복원한다.여기에 신북면 갈곡리 갈곡들소리 전승관도 새단장했다. 이 들소리는 모내기를 하면서 다함께 부르던 흥겨운 노랫가락으로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 모찌기 소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승되는 농요다. 한편 영암군 덕진면 출신인 조훈현 국수를 기념해 바둑공원을, 영암읍 회문리 일대에 가야금 산조 김창조 선생을 기리는 가야금 공원을 만든다.영암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문화마당] 아! 농민/김용택 시인·교사

    나는 복이 참 많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살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많은 복중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부모님을 두었다는 것과 지금까지 농사를 짓고 사는 사람들 곁에서 아이들과 함께 평생을 살고 있는 것을 가장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복이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내게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참으로 견디기 힘든 것이 고향에 사는 일이 되었던 것이다. 농사를 짓고 사는 사람들의 하루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늘 같이 먹고 같이 놀고 같이 일을 한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우리 집에 색다른 음식이 생길 때마다 이웃에 사시는 할머니 큰아버지 당숙들을 모시러 달려가거나 음식을 가져다 주어야 했다. 제사를 지내거나 생일 잔치를 하거나, 부침개만 부쳐도 어머니는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누구네 집 모내기를 해도 사람들은 그 집에 모여 밥을 먹고 술을 마셨다. 농사철에는 늘 그렇게 음식을 같이 나누어 먹는 잔칫날이었다. 농민들은 또 늘 일을 같이 했다. 겨울밤이면 우리들은 삼을 삼는 기구들을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옮기는 게 일이었다. 삼 품앗이뿐 아니었다. 동네에서 일어나는 슬픈 일과 궂은 일에도 사람들은 늘 힘과 인정을 보태서 함께 문제를 해결했다. 힘을 모아 같이 일을 하게 되니, 힘든 일 후엔 음식을 같이 나누어 먹기 마련이었다. 힘든 일을 이겨내기 위해 농민들은 또 놀이를 같이 했다. 음식을 나누어 먹고 그 자리에서 일과 놀이를 함께 할 때도 있었다. 이것이 농민들의 일과 놀이문화다. 일을 따로 하고 놀이를 따로 하는 게 아니라 고된 일을 놀이화했다. 말하자면 일이 곧 놀이였고 놀이가 곧 일이었던 셈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두레가 열리는 날 논을 매면서 노래 부르고 춤추며 놀았던 문화다. 나는 이 아름다운 일과 놀이문화를 우리들의 전형적인 농촌공동체라고 생각한다.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아름다운 일이었고 빛나는 문화였다. 그 농촌공동체는 역사 곳곳에서 힘을 발휘해 민족사의 물굽이를 틀어놓기도 했다. 나는 농촌 공동체가 부서지고, 농민들이 벼랑으로 내몰리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가슴아픈 세월이었다. 마을이 텅텅 비어가고 학교가 비어갔다. 한때 마흔 가구가 넘었던 우리 마을이 열서너 가구로 줄어들어 버렸고,700명이 넘던 학교 학생들은 이제 30명이다. 늦가을이면 산밭에서 소가 쟁기질을 하며 보리를 갈고 들판 이 논 저 논에서 파랗게 싹을 틔우던 보리들은 이제 그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다. 사람들이 마을에서 사라지고 곡식들이 들판에서 사라져갔다. 농촌공동체의 해체는 우리들을 지탱시켜 왔던 정신적인 공동체의 해체와도 깊이 닿아있다. 농촌 공동체가 부서지고 무너지면서 우리사회에선 지금 극악한 자본이 인간성을 극도로 황폐화시키고 있다. 우리의 정신적인 본령이었던 농촌이 무너지면서 우리들은 기댈 언덕을 잃어버린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농사는 우리들의 먹을 것만 주지 않았다. 자기를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농민정신은 위대하고 성스러운 생명정신이었다. 이제 그 생명정신이 넘쳐나던 아름다운 곳에 시멘트를 앞세운 개발이 쳐들어오고 있다. 작은 마을들은 생태와 공동체 문화의 보고이며 펄펄 살아 숨쉬는 정신적, 물질적인 박물관이다. 보상을 앞세워 마을 사람들을 이간질하고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는 개발이 아니라 자연환경과 생태, 아름다운 문화, 그리고 살아있는 농촌공동체의 복원과 보존이야말로 우리 농촌의 진정한 희망이 되도록 국가와 전 국민들의 관심과 지혜를 한데 모아야 한다. 아! 농민, 농민 한 명의 죽음은 곧 우리들 모두의 죽음과 닿아 있음을 지금 알아야 할 때다. 김용택 시인·교사
  • [7·9급 공무원 시험 완전정복] 문학의 미적 범주

    ●청동기시대(기원전 15세기∼10세기 경) (1)경제 1)농경의 발달 (1)재배작물 (ㄱ)조, 피, 수수:신석기시대부터 재배 (ㄴ)벼, 보리, 콩:청동기시대부터 재배 벼는 일부 저습지(밭농사가 중심), 여주 흔암리, 부여 송국리 등에서 출토 (2)농기구 (ㄱ)청동제(금속제)는 없음 (ㄴ)간석기의 다양화, 기능 개선 (가)반달돌칼, 삼각형돌칼:추수용 (나)홈자귀 (다)바퀴날도끼 (ㄷ)목기 (3)토기의 제작 (ㄱ)민무늬토기 (가)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토기 (나)지역에 따라서 모양이 약간씩 다름(가락리식, 송국리식, 공귀리식, 팽이식 등) (다)화분형과 팽이형이 기본적인 모양 (ㄴ)미송리식토기 (가)밑이 납작한 항아리 양쪽 옆으로 손잡이가 하나씩 있음 (나)주로 청천강 이북, 요령성과 길림성 일대에 분포 (다)고인돌, 거친무늬거울, 비파형동검과 함께 고조선의 특징적인 유물로 간주 (ㄷ)붉은 간토기 (4)집단적 취락의 형성(넓은 지역에 많은 집터가 밀접) (ㄱ)배산임수의 위치 (ㄴ)야산(구릉, 산간)의 움집(직사각형)과 지상가옥에 거주 2)돼지·소·말 등 가축의 사육 증대 (2)정치 1)계급의 발생 (1)원인 (ㄱ)농경의 발달→잉여생산물의 발생, 분배 (ㄴ)빈부의 차이 발생→사유재산의 발생 (2)구분 (ㄱ)지배층:선민사상의 대두→거석문화:선돌, 고인돌(계급의 발생과 경제력의 성장을 입증) 등 (ㄴ)피지배층 (3)결과 (ㄱ)군장의 출현 (ㄴ)전문장인의 등장 (ㄷ)정복전쟁의 전개→남녀분업의 발생 2)군장국가의 등장 (3)예술 1)의의:종교(주술적) 및 정치적 요구와 밀착 2)대표적 (1)청동제품:제사장, 족장들이 사용했던 칼, 거울, 방패 등 (2)토제품:흙으로 빚은 짐승, 사람모양의 토우 (3)바위그림:울주 반구대, 고령 양전동 알터 등 ●문제 다음의 내용과 관련된 시기의 생활 모습에 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이 시대의 전형적인 유물은 반달돌칼, 홈자귀 등의 석기와 비파형동검, 거친무늬거울 등의 청동제품, 그리고 미송리식 토기와 민무늬 토기 등이며, 이들 유물은 고인돌, 돌널무덤, 돌무지무덤 등 당시의 무덤에서 나오고 있다. (1)남자들은 전쟁에 참전하였으며, 여자들은 가사를 담당하였다. (2)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큰돌을 옮기고 있었다. (3)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일부 저습지에서 모내기를 하였다. (4)남의 물건을 훔치면 노비가 될 수도 있었다. ●해설 지문의 내용은 청동기시대에 대한 설명이다.(1)청동기시대에는 정복전쟁의 전개 등으로 남녀의 분업이 발생하였다.(2)청동기시대에는 거석문화와 관련된 고인돌이나 선돌을 건립하기 위하여 많은 인력이 동원되었다.(3)청동기시대에는 일부 저습지에서 벼농사가 시작되었으나, 모내기는 고려 말에 남부지방 일부에서 보급되기 시작하였다.(4)청동기 시대에 건국된 고조선의 8조법에는 도둑질을 하면 노비가 되도록 하였다. 정답 (3)번. 심태섭 남부행정고시학원 강사
  • [씨줄날줄] 톱 라이스(Top Rice)/박홍기 논설위원

    벼의 재배는 과학적이다. 국내 160가지가 넘는 벼의 품종이 기후와 토양, 시기를 달리해 재배된다. 농민들의 지혜도 곁들임은 물론이다. 좋은 품종이 좋은 쌀을 생산하듯, 밥맛 역시 차이가 난다. 씹으면 씹을수록 달큰한 맛이 난다. 일등 품종으로 알려진 동진1호·일미·신동진·남평은 경기도에서는 제대로 수확이 안 된다. 전남·북, 경남·북 등 남쪽에 맞는 품종이다. 추청·일품·새추청 등은 경기도와 충남·북에, 수라·오대는 강원도 지방에 적격이다. 또 모내기의 시기도 중부는 5월15∼20일, 남부는 6월5∼10일로 지역별로 다르다. 무턱대고 심을 수 없는 게 벼다. 쌀의 품질이 달라지는 탓이다. 좋은 쌀은 쌀알의 형태로 확인된다. 밥을 지어 먹고 고를 수 없어서다. 쌀알을 온전히 갖춘 쌀은 완전미로 불린다. 쌀알에 부분적으로나마 불투명한 흰색도, 싸라기도 없어야 한다. 맑고 깨끗해 윤기가 나야 하는 것이다. 농업진흥청이 최근 우리 쌀의 품질 혁신에 나서 말그대로 ‘톱 라이스(Top Rice)’를 개발, 전국 16개 단지에서 출하했다. 쌀 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기준으로 한 ‘풍년’에서 벗어나 품질에 비중을 두고 개발된 쌀이다. 심기에서부터 베기, 찧기, 저장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매뉴얼에 따른 관리 아래 생산됐다. 까다롭기 그지없다. 톱 라이스는 쌀의 단백질함량 6.5% 이하, 형태가 그대로 보존된 완전미율 95% 이상의 조건을 충족한다. 일본 최고의 쌀 브랜드인 ‘고시히카리’에 맞먹는다. 그렇다고 유기농법은 아니다. 친환경적이다. 질소비료의 경우, 일반적으로 300평당 11㎏주는 데 비해 7㎏으로 줄인 데다 농약도 한두차례 뿌리는 데 그친다고 한다. 쌀 비준안의 국회 통과가 눈앞에 와 있다. 밀려오는 외국 쌀을 막을 수는 없다. 세계화·국제화·개방화시대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톱 라이스와 같은 고품질을 만들어내야 한다. 농민들의 몫이자 과제이다. 쌀의 인증제도 시행할 만하다. 맛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쌀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래야 소비자도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말을 실감하며 애정으로 우리 쌀을 살 수 있다. 수입 쌀과의 경쟁은 이제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늦었지만 농촌의 변화가 기대된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경기, 北 시범농장서 첫 벼베기

    경기도가 지난 5월 북한과 공동으로 평양 인근에 조성한 ‘벼농사 시범농장’의 첫 벼베기가 내달초 실시된다. 23일 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경기도농업기술원의 농업기술진 4명이 북한을 방문, 시범농장 벼의 출수를 조사한 결과 10a당 쌀 400㎏을 수확할 것으로 예측됐다. 도와 북한이 조성한 시범농장의 규모(논 3㏊)를 감안하면 이 곳에서 모두 12t의 남북한 쌀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벼베기는 내달초가 적기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는 지난 6월6∼11일 평양시 용성구역 농업과학원 시범포전 3㏊(8필지) 가운데 6개 필지(6780평)에 경기도 재배법으로 오대벼와 화동벼를 심었고, 나머지 2개 필지(2250평)에는 북측이 북측 재배법에 의해 올벼 20호와 양덕 1호를 심었다. 도는 벼수확 적기가 내달초로 예측됨에 따라 내달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진을 시범농장에 파견, 북한 농업기술진들과 합동으로 콤바인을 이용해 벼를 수확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북한과 벼농사 시범농장 경영에 합의한 도는 5월18일부터 최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농업기술진이 북한을 방문해 볍씨 파종과 농기자재 제공 및 영농기술 지도를 해왔다.도 관계자는 “북측에서 병충해방제와 물빼기 등 벼 생육관리를 제때 하지 못해 다소 수확량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볍씨 파종과 모내기가 보름이상 늦어진 것을 감안하면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친환경 농사 터 닦은 오리들 갈 곳 없어 “꽥꽥”

    친환경 농사 터 닦은 오리들 갈 곳 없어 “꽥꽥”

    “들판의 오리를 생각하면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습니다.” 경북 문경시 마성면 하내리 논에 오리를 방사해 친환경적인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김희호(49)씨는 벼 이삭이 패기 직전인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 6월 초 모내기를 한 자신의 논 5000여평에 잡초 및 해충 방제를 위해 풀어 놓은 오리 600여마리를 몰아내 처분하려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최근 5차례에 걸쳐 문경 시내는 물론 대구 등지의 식당가를 돌며 오리 판매처 확보에 나섰지만 모두 허사였다.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22개(울릉군 제외) 시·군의 1300여 오리농법 농가들은 지난 5월말을 전후해 벼논 721㏊에 어린 오리 25만여마리를 방사했다. 이들 오리는 마리당 약 2000원에 구입한 것들이다. 시·군별로는 울진군이 500여㏊에 10만여마리로 가장 많고 ▲의성군 53㏊ 1만 6000여마리 ▲포항시 43㏊ 1만 3000여마리 ▲고령군 40㏊ 1만 2000여마리 등이다. 이들 오리는 논에 풀려 난 뒤 지금까지 2개월여 동안 쉴 새 없이 논 바닥을 오가며 잡초를 뜯거나 벌레와 해충들도 닥치는 대로 잡아 먹는 등 농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과정에서 방사된 전체 오리의 20∼30%는 자연사하거나 오소리 등 야생동물에게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살아 남은 것들은 어느덧 마리당 몸무게가 2㎏ 안팎으로 크게 자랐다. 최근 들어 시·군지역에서 벼 이삭이 패기 시작하자 농가들은 이들 오리를 논에서 몰아 내고 있다. 오리들이 벼 이삭을 마구 따서 먹는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농가들은 적게는 수십마리에서 많게는 1000여마리에 이르는 오리의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오리의 판매 및 분양을 위해 이리저리 발품을 팔아보지만 모두 헛수고다. 농가들 스스로 대량 소비처를 찾는다는 게 여간 힘들지 않다. 이 때문에 농가들은 이웃이나 친·인척 등에 오리를 무상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긴급 처분에 나서고 있다. 마리당 500∼1000원씩의 헐값에 식당 등에 넘기는 농가들도 있지만 그나마 이는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다. 식당들이 야생에서 성장한 이들 오리가 사육 오리와는 달리 운동량이 많아 육질이 질긴 점을 이유로 구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급기야 오리 수가 많은 일부 농가들은 마땅한 처분책이 없자 자연 방사시키고 있다. 친환경농 윤효식(56·울진군 평해읍 월송리)씨는 “이번 주말에 벼논 3㏊에서 오리 900여마리를 방출할 예정이지만, 아직 판로를 찾지 못해 큰 걱정”이라며 “이같은 사정은 전국 대다수 오리농법 농가들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장용민(47·의성군 단북면 정안리)씨도 “최근 벼논에서 몰아 낸 오리 300여마리 모두를 이웃 등에 거저 나눠줄 수밖에 없었다.”며 “해마다 오리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농가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또는 지자체들이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농가들의 오리 처분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현재로선 별다른 지원책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군산 올 첫 벼 수확

    전북 군산에서 올 들어 첫 벼 수확이 실시됐다. 군산시 옥산면 남내리 문천호(44)씨는 7일 오전 10시 자신의 문전옥답 825㎡ (250평)에서 전국 첫 벼 베기를 했다. 지난 1월20일 대한(大寒) 추위 속에서 모내기를 한 이후 160여일 만이다. 문씨의 모내기는 성수기(5월말)에 비해 4개월이나 빠르고 역대 첫 모내기(1월27일께)보다도 일주일가량 빠른 것이었다. 문씨는 겨울 추위 속에 모내기를 위해 못자리와 논 전체를 비닐하우스로 덮었으며 특히 못자리는 안에 난로를 피우고 바닥에는 전기열선 장치도 했다. 이후 문씨는 농약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제초작업에도 우렁이를 활용하는 등 철저하게 친환경적으로 관리해 왔다. 문씨는 “군산지역 쌀 브랜드인 ‘청정쌀’을 홍보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의 기술 지원을 받아 전국 첫 모내기와 벼 수확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이날 벼 베기는 농촌지도자회원, 시의원과 시 관계자 등 100여명이 거들었다. 이들은 ‘맛있는 군산햅쌀을 처음으로 소비자 식탁에 올리자.’며 ‘고품질 쌀 생산 결의대회’도 가졌다.군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청풍영월’에 빠져볼까

    ‘청풍영월’에 빠져볼까

    ■ 코흘리개 삼식이는 어떻게 변했을까 누구에게나 한번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있다. 코흘리개 옆집 친구와 마을 앞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물장난을 치고, 밤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을 헤아리며 감자를 구워먹던 그 시절. 요즘처럼 목을 죄어오는 아스팔트 복사열과 희뿌연 스모그가 티없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풍경을 더욱 그립게 만든다. 아이들에게 아빠와 엄마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못내 아쉽다. 그렇다면 청정한 강물이 흐르고, 때묻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숨쉬는 강원도 영월군으로 떠나보자. 영월은 잃어버린 어린 시절과 닮은 곳이다. 순박한 시골 풍경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도 가슴에 품을 수 있다. 어린이들에겐 꿈과 희망이, 어른들에겐 동심의 세계가 펼쳐지는 영월에서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사진 한반도지형) 영월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 영월군 서쪽 끝에 있는 ‘밧도네 마을’은 ‘어린시절’이라는 노래를 절로 흥얼거리게 만든다. 노란 금계화가 길가에 늘어선 마을에 들어서자 30년 전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 가슴이 벅차 오른다. 태기산과 치악산에서 내려온 주천강이 마을을 바깥으로 돈다 해서 붙여진 밧도네 마을. 친숙한 마을 지명만큼이나 예스럽고 아름답다. 폐교를 활용해 만든 이 곳의 비산체험학교(033-374-1251·www.bisanschool.com)는 어린시절 추억을 되살려 주는 곳. 흙내음이 코끝을 간지르는 학교에 들어서자 이승복 동상과 책 읽는 소녀의 동상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청소시간마다 친구들과 왁스를 칠해 문지르던 교실 나무바닥과 복도에선 잠시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만난다. 이 학교는 폐교된 도천초등학교 주천분교를 원용석(47)·김은선(42)씨 부부가 3년 전 교육청으로부터 임대받아 꾸몄다. 원씨는 계절마다 감자캐기, 옥수수따기, 모내기 등 농사체험과 물고기 잡기 등 생태체험을 맡고, 김씨는 꽃누르미(압화)를 가르친다. 꽃누르미는 김씨가 학교 주변에 피어나는 갖가지 들꽃을 따서 말려 두었다가 열쇠고리와 목걸이, 액자, 옆서 등을 만드는 것이다. 벽면을 가득 메운 작품들은 저마다 고운 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품들은 자연이 만든 한폭의 풍경화다. 학교 앞을 흐르는 주천강에는 반두(양 끝에 막대기를 대어 두 사람이 맞잡고 물고기를 몰아 잡도록 된 그물)를 들고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흥겹다. “와∼ 많이 잡혔네!” 이태규·이상용·탁성곤·김찬우(9·주천초 2년)군 등 4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마친 뒤 곧바로 강으로 달려왔다. 태규와 상용이가 ‘풍덩 풍덩’ 발로 물을 튕기며 고기를 몰고, 성곤이와 찬우는 반두를 들고 있다가 때를 맞춰 반두를 올린다. 반두에는 영화 제목으로 유명해진 쉬리와 통가리, 피라미 등 10㎝ 남짓한 물고기 5∼6마리가 걸려 오른다. “에이, 쉬리만 잡히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잡을 수 없는 물고기인 쉬리만 연신 올라오자 아쉽다는 듯 놓아 준다. 물고기 잡기에 싫증난 아이들은 곧이어 물놀이를 시작했다. 반두를 내팽개치고 옷을 입은 채 수중보에서 물미끄럼을 타는 데 여념이 없다. 아이들의 고기잡이를 도와주던 원씨는 “차분하게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 곳은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어른들이 어린 시절 향수를 느낄 수 있어 더 즐거워한다.”고 전했다. 체험료는 한 가지당 5000원, 여름 방학기간 중에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 마루에 올라 별을 보다 ●별하나의 추억과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영월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별을 볼 수 있다. 특히 해발 799m의 봉래산 별마로 천문대(374-7463·www.yao.or.kr)에서는 많은 별을 가슴에 품을 수 있다. 별마로천문대는 별과 마루(정상), 로(고요할 로)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시민 천문대다. 인간이 가장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는 ‘해피 700’에 위치한 천문대는 봉래산을 수십여바퀴 휘감으며 곡예운전을 해야 정상에 도착한다.800㎜ 반사망원경으로 낮에는 태양 흑점을 관찰할 수 있고, 밤에는 목성, 달이 떠있는 별천지를 관찰할 수 있다. 이 곳은 연간 관측일수(쾌청일수)가 196일로 우리나라 평균 116일보다 훨씬 많아 국내 최고의 관측 여건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에 광해(방해하는 빛)와 관측의 최대 적인 습기가 없어 최적의 관측 여건을 자랑한다. 특히 망원경으로 별을 보지 않더라도 산꼭대기에 쏟아지는 별을 보며 호젓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영월시내의 야경 또한 일품이다. 부모와 함께 온 이하민(6·경기 용인시 수지읍 베아제 유치원)양은 “반짝이는 별들이 너무 아름답다.”며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천문대는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달 휴관하며,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이다. 영월은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박물관이 많다. 대표적인 박물관은 책박물관(372-1713). 폐교에 세워진 이 박물관은 박대헌씨가 사비를 털어 만들었다. 이 곳에선 어디에서도 구하기 힘든 60∼70년대 초등학교 교과서를 비롯해 1925년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서적, 한국문학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책 수만권이 빛바랜 모습으로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성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이밖에 곤충박물관(374-5888)과 다음달 개관하는 사진박물관 등도 둘러보면 좋다. ●신비한 천혜비경 자연속으로 영월은 유명한 동강의 어라연 말고도 자연이 만들어낸 갖가지 천혜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인기 명소는 ‘한반도 지형’. 선암마을 건너 숲속의 전망대에서 보면 마을 풍경이 신기할 정도로 한반도 지도를 그대로 닮았다.5년 전 사진작가가 발견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서강을 끼고 동쪽은 높은 절벽에 나무가 울창한 반면 서쪽은 경사가 완만해 평지에 가까워 ‘동고서저’의 한반도 지형도 그대로이며, 북쪽으로는 백두산, 남쪽으로는 장기곶까지 똑같다. 영월은 무엇보다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이 숙부인 수양대군에 의해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고장. 곳곳에서 단종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단종이 유배길에 쉬어간 군등치 고개를 넘어 가면 단종 무덤인 장릉(370-2619)과 유배지인 청령포(370-2620)가 있다. 단종은 1457년 봄에 영월 청령포에 유배되었고 그해 10월 사약을 받고 죽었다. 단종이 죽어도 시신을 거두는 이가 없자 영월 호장 엄흥도가 시신을 거둬 모신 곳이 장릉이다. 장릉 소나무가 모두 장릉을 향해 고개를 숙여 신비롭다. 입장료는 성인 1200원. 장릉에서 남쪽 방향으로 10분만 차를 타면 청령포가 나온다. 청령포는 단종이 유배됐던 창살 없는 감옥. 삼면은 서강이 휘감아 흐르고 육지와 이어진 한쪽면은 수직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섬은 아니지만 배를 타야 도달할 수 있다. 청령포 한가운데에 위치한 관음송은 600살 먹은 30m 높이의 소나무. 당시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들어 관음송이라 불렸다. 청령포 숲은 지난해 11월 산림청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천년의 숲’에 뽑혔다. 도선료 400원을 포함해 입장료는 1300원. 이 곳에서 차로 10분쯤 거리에 신선암이라 불리는 선돌이 있다. 선돌은 말 그대로 서있는 돌. 밑에서 굽이굽이 흐르는 서강 줄기와 어우러지면서 동양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아침에는 강 안개에 젖어, 오후에는 석양에 잠겨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밖에 태백산 줄기의 험산준령이 빚어낸 태고적 신비를 뽐내는 우리나라 최고의 계곡인 칠랑이계곡과 김삿갓 계곡을 비롯해 고씨동굴 (천연기념물 219호)과 김삿갓 유적지 등에서는 시원한 여름을 느낄 수 있다. ● 알고가세요 영월은 서울에서 승용차로 2시간30분 거리에 있다. 중앙고속도로 제천IC를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따라 가면 영월읍으로 갈 수 있다. 밧도네 마을은 신림IC에서 88번 지방도를 따라 주천면 방향으로 가면 된다. 먹을거리로는 태백과 정선, 평창 등 해발 700m 이상에서만 자생하는 나물에다 들기름과 콩, 표고버섯 등 각종 재료들이 들어가 독특한 맛을 내는 ‘곤드레밥’이 미식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읍내 중앙로 농협군지부 맞은편에 자리잡은 청산회관(374-2141)은 모녀가 대를 이어가며 운영하고 있는 한정식집으로 지난 97년부터 곤드레밥을 특색 음식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가격은 1인분 6000원. 가족단위 숙박시설은 다소 부족하지만 읍내 모텔과 여관이 깨끗하다. 민박요금 예고제 마을인 밧도네 마을은 4인실이 성수기에 4만원 정도다. 영월군청 문화관광과 (033) 370-2542.
  • 100여년역사 김포 5일장

    100여년역사 김포 5일장

    서울의 북서쪽에 자리잡은 경기도 김포. 한국 최초의 벼 재배지로 우리 농경문화의 발상지인 이 지역은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김포 통진쌀을 비롯해 시설 채소, 과일이 풍부하고 특용작물인 인삼 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저자의 ‘얼굴마담´ 시게전… 찰보리 인기 높아 심광은 농협중앙회 김포시지부 차장은 “김포지역은 한강 토사가 운반과 퇴적작용을 거쳐 드넓게 펼쳐진 기름진 김포평야를 배후지로 하고 있는 만큼 예부터 쌀·잡곡·콩·채소 등 여러가지 물산이 풍부한 지역”이라며 “최근 들어서는 단순히 쌀이나 잡곡보다는 찰보리·시설 채소·과일·인삼 등 고부가가치 농산물이 더많이 재배·생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까닭에 김포 5일장의 ‘얼굴마담’은 단연 곡식을 한데 모아 파는 시게전이다. 찰보리·좁쌀·검은쌀·참깨·들깨·팥·녹두·검은깨·수수·메밀·검은콩…. 우리들이 상식(常食)하는 곡물들이 총출동해 선보이며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시게전의 백미는 찰보리. 변비·대장암과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웰빙식품인 덕분이다. “뭘 드릴까?”(주인) “찰보리 한 됫박만 주세요.”(손님) “젊은 사람이 통도 좁지, 한 됫박 가지고 얼마를 먹겠나, 적어도 서너 됫박은 돼야 식구들이 며칠 동안 충분히 먹을 수 있지, 좀더 사가.”(주인)“아니에요, 됐어요. 그냥 한 됫박만 주세요. 다음에 와서 또 사면 되잖아요.”(손님) ●표정마다 훈훈한 인심 지난 27일 김포 5일장의 시게전 앞. 비를 피하기 위해 비닐로 씌워 놓은 찰보리·보리·수수·메밀 등 10여개의 크고작은 곡물 고무 대야가 늘어서 손님들을 맞고 있었고, 그 앞에서는 70대 주인 할머니와 30대 젊은 여성이 옥신각신하고 왁자지껄하는 바람에 장터 옛모습 그대로여서 훈훈한 정을 느끼게 했다. ●도붓장수들 야채·과일·잡화로 발길 유혹 찰보리와 쌀을 섞은 밥을 즐겨 먹는다는 주부 사공영혜(38·김포시 사우동)씨는 “보리는 몸에 좋기는 하지만, 밥을 지을 때 미리 삶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데다 먹을 때도 입맛이 깔깔해 애들이 싫어한다.”며 “그러나 찰보리는 소화를 도와 변비를 해소하고 혈당의 증가를 막아 당뇨병 예방 등에 좋은 데다, 보리처럼 삶을 필요가 없이 씻어서 바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어 좋다.”고 예찬론을 폈다. 2일과 7일에 장이 서는 김포장은 100년 이상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장터. 김포시 북변동 구 직행버스 터미널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경기도내에서 모여든 300여명의 도부꾼들이 시게전 외에 야채·과일·의류·생선·먹을거리 등 각양각색의 다양한 물화를 가득 쌓아 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용필(58) 민속 5일장 상인회 회장은 “예전에는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라가는 김포 통진쌀이 유명한 쌀 시장이었으나, 요즘 들어서는 농협 등을 통해 계통출하된 소량의 각종 곡물과 일용잡화·야채·과일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그래도 이들 상품의 3분의2가 김포에서 생산되는 것인 만큼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건강식품·한약 노점도 ‘명물´ 김포장의 또 다른 쇼핑코너는 건강상품과 한약 노점이다. 이들 상품 중에서 녹각영지버섯과 볶은 검은콩이 눈길을 끈다. 사슴 뿔 모양의 활엽수 고사목과 그루터기에서 자생하는 영지버섯의 일종인 ‘녹각영지버섯’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간장보호, 정력 증강, 고혈압 치료에 효과가 있는 등 산삼에 버금가는 건강식품이라는 게 주인의 설명.100g에 1만 5000원.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 준다는 볶은 검은콩은 한 됫박에 3000원이다. 한약 노점도 인기 품목. 황기·칡·천궁·녹차·둥글레·감초·당귀·복분자·산수유·오미자·헛개열매·헛개나무 얇게 썬 것·옻나무·엄나무·뽕나무·느릅나무·작약·백출·도라지·맥문동 등 200여가지의 말린 한약제가 나와 있다. 값은 2000∼1만원이 주류. 주부 이종심(56·김포시 운양동)씨는 “애들 아버지가 올들어서는 농사일을 부쩍 힘들어 하는 것 같아 보약이 없을까 하고 장을 한번 둘러보고 있다.“며 “녹각영지버섯이 효과가 괜찮다기에 사서 먹어볼까 하고 생각중”이라고 털어놨다. ●행상이 파는 애완동물은 장터의 ‘고명´ 장터 한갓진 곳에 다소곳이 자리잡은 애완동물 노점은 김포장의 ‘양념’거리. 김포·일산·포천장 등을 돌아다니는 이 노점은 기니피그·거북이·열대어·미니토끼·장수풍뎅이·십자매·앵무새 등 애완동물은 물론 애완동물 사료까지 갖추고 있는 까닭에, 청계천 애완동물 거리를 옮겨다 놓은 모습이었다. 가격은 한마리에 500∼700원인 열대어부터 17만원 하는 앵무새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 찾아가는 길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김포공항에서 48번 국도를 따라 강화 쪽으로 가다 김포터미널 들어가는 진입로로 들어가면 된다. 전철은 서울에서 5호선을 타고 개화산역에서 내려 김포·강화 쪽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되고, 시내버스는 시청 등지에서 직행좌석버스 631번 등을 타고 김포터미널에서 하차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40∼50분. ■ 당뇨등 질병 예방·간편한 취사… 찰보리 ‘금상첨화’ 찰보리는 원래 ‘찹쌀보리’를 일컫는다. 변비·대장암·심장질환과 비만 예방,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찰보리는 밥을 하기 전에 삶을 필요가 없이 그냥 씻어서 바로 밥을 지어 먹어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보리밥을 먹을 때 느끼는 깔깔한 입맛이 느껴지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전해 9월 말이나 10월 초에 심어 이듬해 6월에 수확하는 찰보리는 인건비가 적게 들고 키우는 데도 힘이 적게 든다. 벼의 경우 못판을 만들고, 모내기를 해야 하는 등 일손이 많이 들어가지만, 찰보리는 직파를 한 뒤 이듬해 봄에 거름을 한번 주면 될 정도로 일이 쉬운 편이다. 김포 지역에서 찰보리를 재배하는 가구는 김포시 사우동·걸포동·고촌면 고촌리 지역의 70∼80여가구. 재배면적은 6만여평이며, 생산량은 24t 정도이다. 판매는 농협을 통해 계통출하하거나 경작자에게 전화주문을 하면 택배로 전해준다. 가격은 소포장인 3㎏짜리가 1만원,5㎏짜리 1만 5000원,10㎏ 2만 8000원,80㎏짜리는 20만원 등이다. 찰보리 경작자 심상훈(61·김포시 사우동)씨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 벼농사만으로는 농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힘든 상황”이라며 “찰보리의 경우 벼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데다, 벼를 수확한 뒤 논이 쉬는 기간을 이용해 파종하는 만큼 논을 2배로 이용할 수 있어 농가의 좋은 소득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입처는 농협 하나로마트나 하나로클럽, 김포시찰쌀보리연구회(011-9706-6686). 김포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열린세상] 평양을 네번 다녀와보니…/김근식 경남대 정치언론학부 교수

    북한연구를 업으로 삼고 있는 필자인지라 연구대상인 북한을 가는 것은 잦을수록 좋은 일이다. 북한연구도 지역연구라고 한다면 그동안 우리의 북한연구가 갖는 가장 큰 구조적 한계가 바로 연구대상지역에 대한 ‘접근불가능성’이었다. 따라서 기회가 생길 때마다 필자가 북한을 가보는 것은 어찌 보면 그동안의 연구의 부족함을 메우려는 조그마한 노력일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필자는 6·15 민족통일축전에 참가하는 행운을 누렸다. 물론 필자에게 이번 방북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미 2001년과 2003년에 남북공동행사 참가차 방북한 적이 있었고 특히 2003년 9월에는 순수하게 평양관광을 다녀오기도 했다. 내게 첫 번째 방북은 분단의 땅에 발을 들어놓았다는 벅찬 ‘감동’과 동포를 만났다는 ‘민족애’로 가득 찼었고 두 번째 방북은 조금은 차분하게 북한의 어려운 ‘실상’을 직접 목도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 같다. 관광목적으로 갔던 세 번째 방북 길은 과연 북한에게 ‘변화의 희망’이 있는가를 고민했고 이번에 맞는 네 번째 평양방문은 남북이 정말 하나가 될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생각케 하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 물론 이번 방북은 민족통일축전 행사참여가 주목적이었고 평양 체류 사흘 내내 공식 만찬이 밤 10시 이후에야 시작될 정도로 빡빡한 일정이었다. 속속들이 북을 들여다볼 시간이 충분히 없었던 셈이다. 평양 시민들과 함께 하는 대규모 군중행사에서 흘러나오는 민족공조와 조국통일의 구호는 오히려 조금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정작 내게 궁금했던 것은 정치적 연설과 주장이 아니라 북한의 실제 삶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의 평양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었다. 물론 거국적인 행사준비 탓이기도 하겠지만 최근 들어 북한 내부의 개혁과 변화의 바람이 경제에 활력을 미치고 있음은 분명해 보였다. 순안공항에서 검색대를 통과하는 동안 공항 내부는 에어컨 바람으로 시원했고 모내기가 거의 끝난 논들은 풍성한 수확을 기다리는 듯 초록의 산뜻함을 뽐내고 있었다. 개막식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보인 국영상점은 늦은 밤인데도 상품진열대에 환한 불을 켜놓고 있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탓에 평양의 젊은 여성들은 패션 고무장화를 신고 있었고 거리마다 먹거리를 파는 ‘매대’는 빠지지 않고 보였다. 남북이 함께 하는 체육경기에서 도우미 역할을 했던 북측 여성들은 남쪽 못지않게 화사하고 고운 얼굴에 귀고리와 고급 머리끈을 하고 있었다. 시내 곳곳에 건설용 크레인이 보였고 밤에도 아파트의 전깃불이 드문드문 켜져 있었다. 행사기간에 한정된 것인지는 몰라도 분명 평양은 사람들이 사는 보통의 도시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평양은 여전히 하나의 거대한 정치 교육기관이었다. 남측 대표단의 행진에 조국통일 구호로 화답하는 연도의 평양시민들의 얼굴에는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녀노소 모두 진지함과 절절함이 정말로 배어 있었다. 개막식과 폐막식에 참석한 북한 주민들 역시 남측 대표단과 눈만 마주쳐도 바로 눈물이 흥건히 고이곤 했다. 모든 사람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혁명과 건설’에 대한 신심을 확인하고 생활하는 잘 짜여진 사회시스템에 익숙해 있었다. 이는 노동을 독려하는 출근길 취주악단에서만 확인되는 게 아니고 라디오 음악에서도 TV의 연속극과 영화에서도 그리고 자기가 몸담고 있는 조직생활에서도 흔들림 없이 지켜지는 일상이었다. 여전히 평양은 일상생활과 문화전반에 걸쳐 인민들의 신념과 경건함을 재생산하고 재확인하는 진지한 교육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북측의 경건함이 최근 경제적 변화에 의해 조금씩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혁명과 건설에 대한 신심이다. 이같은 북한의 지나친 경건함이 조금은 불안하면서도 사실은 지금까지 위기 속에서도 북한을 지탱해 온 힘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이와 대조되어 경건함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너무도 가벼워져 버린 남쪽 사회가 오버랩되기도 했다. 과잉경건의 북쪽과 과소경건의 남쪽이 이제 통일을 위해서라면 서로를 이해하면서 한쪽은 가벼움을 그리고 나머지 한쪽은 경건함을 배우는 노력이 필요할 듯하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언론학부 교수
  • 쌀협상 국회비준 저지 농민 총파업·단식농성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7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쌀 협상 국회비준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쌀협상 무효와 국회비준 저지를 위한 ‘농민 총파업’과 함께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농민 총파업은 전국 91개 시·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으며 농산물 도매시장·미곡종합처리장(RPC) 봉쇄투쟁, 농기계 적재시위 등에 3만여명의 농민들이 참가했다. 단식농성에는 전농 문경식 의장을 비롯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국농업기술자협회·한국가톨릭농민회·한국낙농육우협회·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대표가 참여했다. 수입쌀 협상 백지화와 국회비준 저지를 외치는 성난 농심(農心)이 벼논을 갈아엎는 등 전국 곳곳에서 폭발했다. 이날 오전 전남 고흥군 풍양면 고옥리 이낙규(45)씨는 한 달 전에 모내기 한 논 1000여평을 자신의 트랙터로 갈아엎었다. 또 광주 광산구 삼도동(800여평)과 순천시 풍덕동(500여평), 경북 영주(400여평) 등지도 벼논 갈아엎기 시위가 이어졌다. 전북 장수군 농민회는 장계읍 망남리에서 농민 100여명이 모여 호박밭(400여평)을 갈아엎었다. 또한 경북 경산시 농민회 소속 농민들은 농협 경산시지부 앞에서 경운기 1대를 불태웠고, 전북 부안군 농민 200여명은 군청 앞에서 삽과 낫 등 농기구를 쌓아놓고 불을 질렀다. 부산 농민회는 이날부터 농산물 출하를 거부해 상추·부추·오이 등 채소류의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 또 경북도 내 10여개 RPC에서는 쌀 출하를 중단, 농촌이 소용돌이에 휘말렸다.전국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발언대] ‘쌀나무’심으며 농심 체험을/안세용 농협중앙회 광화문지점장

    20여년 전만 해도 대도시의 어린 학생들이 벼를 쌀나무라고 하면 농촌 사람들은 웃었다. 그러나 이제 도시 사는 사람들 중 30대 미만은 70∼80%가 농촌에 대해 잘 모르고, 쌀나무라고 해도 웃지 않는다. 지난주 자매결연 마을인 충남 예산군 덕산면 대치리에서 직원들과 함께 모내기를 했다. 농촌일손돕기라기보다 김영우 이장이 자신의 논 400여평을 이앙기로 1시간이면 충분히 심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들을 위해 특별히 배려해 준 것이다. 모를 심어 보겠다고 처음으로 허벅지까지 바지를 걷어올리고 들어가 모를 만져보고, 몇 개씩 심어야 하는지, 간격은 어떻게 하고, 깊이는 어느 정도로 하여야 하는지, 서툴고 우스꽝스러운 일이었지만 땀방울을 흘리면서 참으로 값진 농심을 체험했다. 거머리에 물리거나 피부가 손상될까봐 논에 못 들어갈 것 같은 여직원들도 모내기가 시작되자 너나 할 것 없이 모를 심는 모습은 어느 유명 화가의 그림보다도 아름다웠다. 지금 농촌은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기다. 농산물 개방의 여파로 농산물 가격은 불안정하고 따라서 농촌 인구는 날이 갈수록 고령화되고 인구는 격감하고 있다. 금년부터는 추곡수매제가 폐지되고 공공비축제로 전환되는가 하면 9월부터는 수입 쌀이 시판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때에 농촌을 살리고 농업을 회생시키고 농민들의 사기를 북돋워주는 일은 무엇인가?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우리 모두의 고향 농촌과 농업을 사랑하는 도시민들의 애정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리라.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고 농촌과 농업을 보존하는 운동이 절실한 때이다. 안세용 농협중앙회 광화문지점장
  • [본지기자 북한 방문기] 생기 돌지만 페쇄가회 여전

    지난 1일 북한 평양에는 이슬비가 내렸다. 시민들이 우비를 입고 종종걸음을 서두르는 모습은 실루엣처럼 바래버린 사진을 연상시킨다. 이 모습만큼이나 많은 형상들은 멈춰진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듯했다. 꾸물거리며 거리를 흐르는 전차, 등짐을 지고 오가는 아낙네, 드문드문 보이는 상점, 흰 천을 두르고 머리를 깎아주는 ‘리발소’. 평양이 변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지만 초행자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별로 실감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도 사람들의 뜨거운 호흡이 있는 곳. 물질적 풍요와는 거리가 있지만 오가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나름대로 생기가 돈다. 다른 사람보다 앞서고 뭔가를 해내려는 남쪽의 긴박한 생동감과는 달리, 느슨하면서도 강단 있어 보이는 활기다. 요즘 평양은 6·15 공동선언 5주년 행사 준비로 부산하다. 평양거리는 전체가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작업을 펴고 있으며 한쪽에서는 거리행사를 연습한다. 알려진 대로 평양의 반듯한 건물은 거의 모두 김일성 부자를 찬양하거나 사회주의를 선양하는 간판이 걸려 있다. 얼마 전 자신의 초상화를 철거하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가 있었다지만 초행자에게는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우상화 구호가 평양의 이미지를 망친다.”는 말이 과장만은 아닌 듯싶다. 북측이 방문객들에게 필수 코스로 보여주는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의 어린이 가극은 기교가 놀랄 만큼 뛰어나 인천시대표단은 아낌없는 박수는 보냈다. 하지만 앙증스럽다 못해 기계 같은 어린이들의 언행은 형용할 수 없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농촌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여기서는 직장인들도 보름씩 짬을 내 모내기를 돕는다. 줄지어 모는 심는 모습은 남쪽과 다를 바 없지만 옆에 서 있는 ‘모내기전투중’이라는 팻말이 체제의 다름을 상징한다. 평양을 벗어나 묘향산으로 가는 도중 만난 주민들은 평양 시민들보다 차림이 남루하고 행동은 더뎌 보였다. 그러나 대화를 나눠보면 심성의 순박함이 드러난다. 묘향산호텔에서 시설관리인으로 일한다는 한 주민은 자신의 월급이 북한 화폐로 2000원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쌀 10㎏이 1000원 정도다. 식량 사정을 묻는 질문에는 “지난해 어렵기는 했지만 똘똘 뭉쳐 이겨냈다.”고 답했다. 해어진 옷에 50년대식 운동화를 신고 있는 주민에게 “행복하다고 느끼십니까.”라고 물었더니 수줍은 미소를 띠더니 “행복하다.”고 말한다. 꾸미거나 강요에 의한 답변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문득 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마음으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에 대한 평가는 다른 세계를 보고 비교했을 때 비로소 가능한, 상대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녹색공간] 어머니를 닮은 나무/오한숙희 여성학자

    내게 이런 말을 해준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지금껏 동물, 그 중에서도 인간이 가장 진화된 훌륭한 존재라고 말해왔지만 사실은 식물이 더 그러하다고. 그 증거로 식물은 분주히 움직이지 않고 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먹고 살 수 있고, 살기 위해 남을 잡아먹기는커녕 자기가 살아 있음으로 해서 수많은 미생물과 초식동물들과 곤충과 새들이 생존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인간이야말로 가장 알뜰하게 식물에게서 챙겨받는 존재라고 했다.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만 보더라도 놀이터가 되어주고 그늘이 되어주고 가구가 되어주고 나중에는 몸통째 배가 되어 세상을 돌아 다니는 날개가 되어주니 인간의 성장과정 내내 일방적인 ‘물주’가 되어주는 게 아니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엊그제 지리산 쪽에서 지방강연이 있어 여행을 겸하여 어머니를 모시고 갔다. 자식들이 생신 때 효도관광으로 쌈직한 해외여행이라고 권할라치면 우리 나라 좋은 데도 다 못 봤는데 무슨 남의 나라 구경이냐고 마다하시고, 그래서 국내여행을 마련하면 ‘난 우리집이 제일 좋다.’고 눌러앉아 그야말로 식물처럼 한 자리를 고수하시던 어머니였다. 유월의 길을 달려가는 동안 우리는 정말 너무나 많은 식물을 보았다. 기품있게 서 있는 소나무들, 색색의 꽃을 달고 늘어서서 우리의 눈과 코를 즐겁게 해주는 꽃나무들, 노르스름한 꽃으로 쓰개치마를 만들어 쓴 밤나무숲, 모내기 한 논에 파르라니 돋아난 초록의 명주실 같은 벼포기들, 그들이 만들어내는 신록의 향연은 눈으로 듣는 오케스트라였다. 아니 우리의 입에서 계속 탄성이 나오게 하니 우리를 연주하는 연주자나 지휘자라고 해야 옳을지도 모른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가슴에 가장 깊이 새겨진 식물은 역시 마을 어귀마다 빠짐없이 홀로 서 있는 아름드리 나무였다. 무성한 잎들로 넓은 그늘을 드리운 그 밑에는 평상이 놓여 있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경기, 충청, 전라 세 지역을 거쳐가는 9시간 동안 그런 모습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어디서나 똑같았다. “엄마, 저걸 보면 나무가 마치 어머니 치마폭 같아요. 아무 대가없이 차별없이 모든 사람들을 다 받아주잖아요. 그리고 바람을 잡아서 시원한 나뭇잎 부채질을 해주는 건 엄마가 등긁어주는 거랑 비슷하지 않아요?” 나의 이 말 속에는 바로 전날 내가 겪은 뼈아픈 깨달음이 들어 있었다. 한 밤중에 난데없이 잔등이 가려운데 참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 손은 힘도 없고 손톱도 무뎌서 시원치가 않았다. 한참 기운 좋을 나이의 딸애를 불러서 등을 댔더니 건성으로 쓱 한번 훑더니 제 손톱에 때가 낀 것 같다고 푸념을 하곤 나가버렸다. 결국 마다했던 어머니의 무딘 손이 미안할 정도로 오랜 시간 쉼없이 잔등 곳곳을 누벼 나의 가려움을 해소시켜 주었다. 그러고도 공치사 한 마디가 없었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어머니’들이 살해되는 현장 또한 빠짐이 없었다. 인간의 조급한 욕심 앞에 말없이 베어지고 쓰러지는 나무들은 마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뻔뻔한 자식에게 마지막 가진 것까지 저항없이 다 내어주는 늙은 어미 같았다. 공치사도 모르고 저항할 줄도 모르는 어미를 잃고나서야 자식들이 후회하듯, 우리 인간들은 식물의 부재로 나타나는 재해를 통해 그 존재의미와 베풀어준 것의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불러봐도 울어봐도 못 오실 어머니’처럼 한번 베어진 나무들은 되돌아오지 못한다. 뉘 탓인가. 공치사를 하지 않은 식물(어머니)의 표현없음 탓인가. 타고난 무지와 불효의 기질 탓인가. 그러나 나는 비겁하게도, 말없이 베풀며 존재하는 것들을 대신해서 그 공을 드러내고 그들을 존경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지 않은 학교와 세상을 탓하고 싶다. 식물이 동물보다 열등하다고,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니 그깟 식물따위는 맘대로 해도 된다고 은연중에 가르쳐온 지구의 천박한 문명을 탓하고 싶다. 최근 국회에서는 어머니의 가사노동가치를 입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다행이다. 도사처럼 묵언하는 나무들, 식물들의 대변자가 나타날 때는 언제쯤일까. 오한숙희 여성학자
  • 친구와 세월 낚으러-안성 고삼지

    친구와 세월 낚으러-안성 고삼지

    밤낚시의 유혹이 시작됐다. 은은한 달빛과 총총한 별들을 벗삼아 즐기는 밤낚시야말로 강태공들에게는 더없는 즐거움. 특히 평일에 짬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밤낚시는 손맛을 보기에도 그만이다. 하지만 대어를 낚지 못하면 또 어떠랴. 평소 자주 만나지 못한 친구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분주한 일상의 직장 동료들과 우정을 쌓는데는 밤낚시만한 것이 없다. 이번 주에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밤낚시를 떠나보자. 삶의 여유를 되찾아보자. ●회사에서 낚시터로 오래간만에 친한 대학친구 장성백(38)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밤낚시를 하러 가자.”는 것이다. 서울 충무로에서 영화 촬영감독 생활을 하는 그의 느닷없는 전화에 “오늘 8시는 돼야 끝나.”라고 얼버무렸지만 “그때 떠나 낚시하면서 머리도 식히고 사는 이야기도 하다 아침에 돌아오자.”는 거듭된 요청에 얼떨결에 승낙을 했다. 반복되는 답답한 일상에 친구가 그리웠기 때문이었나 보다. 저녁 8시. 경치 좋은 안성의 고삼지로 향했다. 그가 영화 촬영을 하면서 몇번 다녀왔다는 곳이다. 서울을 출발해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쯤.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았다. 낚시터에서 저녁을 먹은 뒤 간단한 채비를 갖춰 조그만 쪽배를 저어 가까운 좌대에 자리를 폈다. 은은한 달빛과 별을 벗삼아 노를 저어 가는 운치가 그만이었다. ●달과 별을 벗삼아 난생 처음 좌대라는 곳에 올랐다. 저수지 위에 2평 남짓한 방갈로로 제법 아담했다. 아무도 방해하는 이가 없는 둘만의 세상이 됐다. 좌대에 오르자마자 친구는 낚싯대를 펴고 나는 버너를 켜 소주 안주거리를 만들었다.“수심이 생각보다 깊네.”라며 연신 찌를 맞추는 친구, 후르룩 후르룩 찌개의 맛을 보는 나. 애초부터 낚시보다는 친구가 그리웠던 탓일까. 난 마치 소풍온 기분이었다. 낚싯대를 좌대 받침에 고정하고는 떡밥, 지렁이를 매단 바늘을 저수지에 드리웠다. 그러고는 나란히 앉았다. 케미컬라이트(찌에 끼우는 야광체)를 단 찌가 어두운 호수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니 별들이 총총하다. 깜깜한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검은 저수지에 춤추는 케미컬라이트.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섬’이란 영화 봤냐. 김기덕 감독이 찍은 영화 말이야. 여기가 그 섬을 찍었던 곳이야.”라며 친구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랬구나. 여기가 그렇게 아름다운 곳이구나. ●산다는 것은 그런 거야 김기덕 감독의 ‘미인’을 함께 작업했던 친구는 영화 촬영감독이다.“요즘 무슨 영화를 찍고 있냐.”고 하자 “그냥 먹고 논다. 세월만 죽이고 있다.”는 친구. 요즘 영화 시나리오를 놓고 고민 중이란다. 자신과 맞는 작품, 탄탄한 시나리오를 찾기가 쉽지 않단다. 친구는 가슴이 답답하면 항상 밤에 차를 몰고 낚시터로 간단다.“여기만 오면 마음이 편해. 세상 잡념이 없어지지. 너도 이참에 낚시에 입문하지 그래.”“임마 나는 낚시 담당 기자야. 입문은 벌써 했어.”“그런데 지렁이도 제대로 못 끼우냐.” 거기부터는 할 말이 없었다.“술이나 한잔 하지.” ●세월을 낚으며 이렇게 밤은 깊어만 갔다. 오랫만에 만나서인지 할말이 많았다. 갑자기 찌가 흔들린다. 대를 재빨리 낚아채었지만 물고기는 간데 없고 빈 바늘만 매달려 있다.“에이 빠르네.” 물고기는 잡아서 무엇하랴. 이렇게 편안한 곳에 앉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것을.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직 검은 적막만이 우리를 감싸 안았다. 오래간만에 느끼는 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에 가득 담았다. ‘낚싯대론/고기만 잡는다 생각했습니다./별을 건지고, 뭉툭한 바늘로/상처도 꿰매는데/그저, 고기만 잡았나 봅니다./그대 살림망엔, 별 두 담고/인정도 담아, 향기 퍼집니다./내 살림망,/붕어만 담아 비린내/가득 합니다./어리석은 태공의 마음을,/호수에 띄워 보냅니다.’ 입에서는 시인 차이장씨가 쓴 시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새벽의 미명을 받으며 졸린 눈을 비비고 있으려니 어느덧 새벽이 밝아온다.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아름다운 고삼지의 풍경이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이제야 이해가 된다. 밤새 흔들리는 찌를 바라보고 “오늘도 ‘빵’(물고기를 한마리도 못 잡았다)이야.”라며 허허 웃고 가는 그들의 심정 말이다. 물고기를 잡는 즐거움은 덤이고 적막한 세상 속의 풍경과 아름다운 새벽의 모습을 즐기는 것이로구나. 꾸벅꾸벅 졸고 있는 친구 낚싯대의 찌가 보이지 않는다.“야 네 찌가 없어졌다. 뭐 해.”라고 외치자 거의 동물적인 감각으로 낚싯대가 휘청거린다. 엄청 큰놈인가 보다 하는 생각도 잠시, 물고기가 딸려 올라온다.“야 뭐야. 붕어 같지 않은데.”라고 하자 “에이 배스네. 분명히 이놈 피라미 먹었을 거야.”라고 응수한다. 바늘을 당기자 진짜 배스의 입에서 조그마한 피라미가 나온다.“에이 집에 가자. 오늘은 ‘빵’이다.”며 채비를 주섬주섬 챙긴다. ●황홀한 아름다움 양촌낚시 막내 사장이 “손맛 좀 보셨어요.”라고 인사를 건넨다.“손맛은 무슨 손맛.”이라고 하자 “배타고 새벽 풍경이나 보고 잠깐 루어나 던져보세요.”라고 권유한다. 그의 말에 따라 조그만 배에 올랐다. 시원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막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가르며 고삼지의 중심으로 나갔다.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8자 모양의 팔자섬, 그리고 상류의 동그락섬. 물안개 자욱한 육지 속의 섬은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다. 또 청송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꼴미’는 수중에서 자라는 10여그루의 버드나무로 운치가 그만이다. 좋았다, 밤낚시는. 경기도 안성 고삼저수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육지 속의 바다라고 할 만큼 넓은데다 경치가 아름다워 평일에도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1963년에 완공된 84만평의 저수지는 주변에 오염원이 없어 수질이 깨끗할 뿐 아니라 수초가 풍부해 붕어, 잉어, 배스 등 씨알 굵은 물고기들의 입질도 잦은 편이다. 고삼저수지의 속살을 제대로 보고 느끼려면 방갈로형의 수상 좌대를 찾아야 한다. 수초와 버드나무가 우거진 월향리의 양촌낚시(031-672-3752)는 낚시꾼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으로 수십개의 수상 좌대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또한 아버지때부터 무렵 30년간의 가업으로 낚시터를 운영하고 있는 막내 아들 유희재씨가 친절하게 포인트부터 조과까지 설명을 해준다. 좌대는 3인 기준으로 평일 4만원, 주말 5만원이다. 고삼저수지는 유료터로 노지에서 낚시를 할 때도 1인당 5000원씩을 내야 한다. ● 밤낚시 알고 가세요 밤낚시를 즐기는 시기가 무척 빨라졌다. 밤낚시의 묘미를 아는 사람들은 봄을 기다렸다가 5월 중순이면 밤낚시를 시작한다. 밤낚시의 장점은 피라미의 성화를 피할 수 있다는 점. 안정된 수온을 찾아 다소 깊은 곳에 숨어있던 붕어가 밤 시간대에 얕은 곳으로 이동해 먹이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요즘 모내기 철을 앞두고 배수로 인한 수위 변화가 심해 한낮보다는 밤이 붕어들의 경계심이 풀려 대물을 낚을 가능성이 높다. 강태공들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한적한 밤에 조용히 풀 수 있다는 점도 밤낚시의 매력이다. 밤낚시는 낮낚시 기법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몇가지 장비를 추가로 준비해야 어려움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밤낚시는 모든 행동이 어두운 밤에 이루어지는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낚시 기본 장비 외에 케미컬라이트와 랜턴은 필수. 어두운 밤 장비를 준비해야 포인트 이동시 생길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랜턴은 불빛을 싫어하는 붕어의 습성상 가급적이면 사용을 피해야 한다. 수면을 바로 비추거나 다른 낚시꾼을 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케미컬라이트는 장비점에서 싼 가격에 살 수 있으므로 충분히 가져가는 것이 좋다. 야영장비와 취사도구, 식수와 간단한 식사거리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벽녘의 찬기운을 피할 수 있는 방한복과 장화, 그리고 이슬이나 비를 막을 수 있는 우의 등도 준비하는 편이 좋다. ●서강낚시 백화점에서 낚시장비를 저렴한 가격에 세일한다. 홍현사 우럭낚시 가방, 서울조구 수심측정기가 달린 장구통릴, 우럭대와 낚싯줄 포함 22만원짜리 세트를 13만 5000원에, 민물낚시를 할 수 있는 반카본 초보자용 낚싯대 3개. 받침대와 살림망, 찌, 줄, 바늘, 의자 등 25만원짜리 세트를 13만 5000에, 원다테크노스 스페셜 붕어 낚시대 3개와 4단고급가방, 고급찌 3개 등 59만원짜리 세트를 29만 5000원에 할인 판매한다.(02)717-6119. 안성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北, 기근대비 국가총동원령

    |베이징 연합|북한 당국은 심각한 식량 및 연료부족으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수백만명의 도시 주민을 농사일에 동원하고 있다고 현지 구호요원 등이 31일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의 리처드 레이건 평양사무소장은 “국가 총동원령이 내려졌으며 모든 직종의 사람들에게 모내기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WFP 직원들을 담당하는 외무성 직원들조차 주말에는 농촌지원에 나갈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을 자주 방문하는 중국의 한 사업가는 올해는 연료부족으로 농기구 사용이 제한되면서 예년에 비해 많은 주민들이 동원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아자!아자! 시민기자] 도시주부들의 농촌체험

    “올해는 내가 심은 고구마를 먹을 수 있겠어요.” 지난 17일 서울 북부농협(조합장 조기창)은 도농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 농촌체험행사를 개최했다.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가야리와 굴음리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제8기 여성대학 주부 수강생 120여명이 참가했다. 먼저 들른 가야리에서는 ‘종이멀칭’ 모내기법을 구경했다. 이 농법은 모판을 실은 이앙기가 특수처리된 종이를 물속에 깔면서 동시에 모판에 있던 어린 모를 종이에 뚫린 작은 구멍 속으로 심는 방법이다. 마을이장 권태국(49)씨는 “특수 살균처리된 종이가 병충해와 잡초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장의 별미인 도토리묵밥을 먹은 뒤 굴음리로 이동해 옥수수와 고구마 싹 심기에 나섰다. 원래 농민들이 파종을 잘못하면 한해 농사를 망치기 십상이라며 농장 개방하기를 꺼려하지만 이날 참가자들은 운좋게 파종을 경험할 수 있었다. 새가 파먹는 것을 막기 위해 빨갛게 약품처리를 한 옥수수알은 3인1조로 심었다. 맨앞 사람이 구멍을 내면 다음 사람이 옥수수알을 떨어뜨리고 세번째 사람이 구멍을 덮고, 밟는 식이다. 다음으로 이른 봄부터 묘목장에서 기른 고구마싹을 밭에 옮겨 심었다. 농촌에서 자라 경험이 있는 주부들이 즉석 조교로 나서기도 했다. 밭 주인 윤재식(54)씨는 “하루 품삯 4만원이 넘는 일꾼을 불러도 못할 일을 도시 주부들이 꼼꼼히 해줘 공짜로 큰 도움을 얻었다.”며 웃었다. 그는 텃밭을 가꾼다는 주부들에게는 고마움의 표시로 고구마싹을 몇 포기씩 나눠줬다. 참가자 서영자(56·여·강북구 수유2동)씨는 고구마싹을 받아들고는 “올가을엔 맛있는 여주 고구마를 집에서 캐먹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집으로 행하는 버스에 오르자 하루종일 잔뜩 흐렸던 하늘이 더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오늘 심은 옥수수와 고구마가 뿌리를 잘 내릴 것이라며 창밖을 내다보는 주부들의 모습은 어느새 농민들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이병숙 시민기자 주부·수필가
  • [길섶에서] 써래/심재억 문화부 차장

    쟁기질 일꾼 남용이가 아침부터 아버지의 타박을 듣습니다. 무논에 이빠진 써래를 그냥 밀어넣은 게 발단입니다. 써래라는 게 망치 자루만한 이빨을 성기게 박아 모내기할 무논을 빗질하듯 가는 농구였는데, 이 걸로 덩이진 흙을 으깨지 않으면 손끝이 쉬 헐어 모내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허섭한 사람 같으니라고. 써래질 그렇게 건성으로 할라치면 이종도 몽땅 네 놈이 해.” 농 섞인 나무람이지만 남용이는 무안해 어쩔 줄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게 농사일이라는 게 몸보다 마음으로 하는 일이라는 걸 남용이가 모를 턱이 없거든요. 그 ‘마음’이라는 게 ‘정성’의 다른 말이니,‘나락이 주인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큰다.’라는 말 허언이 아닙니다. 서둘러 마른 가지를 추려 이빨을 박은 남용이가 써래질을 시작합니다. 바짓가랑이를 다 적시며 써래질하는 남용이 뒤를 따라가다 보면 어디선가 뜸부기 소리 꿈결처럼 퍼져 오고, 소 부리는 남용이의 걸쭉한 목청도 구성집니다. 반나절쯤 논배미 하나를 써래질하고 먹는 고봉 새참밥은 또 얼마나 맛납니까. 다 노동이 주는 여락이니, 일하지 않고 무위도식하는 사람이 이런 즐거움을 알 턱이 없지요.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남북차관급회담 득과 실

    19일 타결된 남북 차관급회담에서 남측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평양행과 장관급 회담을, 북측은 비료 20만t을 각각 얻어냈다.10개월 만에 남북이 당국간 대화를 재개하면서 신뢰회복의 물꼬를 텄다는 점이 주요 성과라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양측은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회담 내내 ‘동상이몽’을 절감해야 했다. 회담의 ‘격’을 둘러싼 마찰음도 피할 수 없었다. 남과 북이 각각 차관급과 실무자급으로 해석한 결과는 ‘명분’과 ‘실리’라는 확연히 엇갈린 명암을 낳았다. 장관급 회담 시기를 놓고 남측은 6·15 이전을, 북측은 6·15 이후를 고집했다. 남측은 6·15 이전에 회담을 열어야 같은 달 각각 예정된 한·미정상회담과 한·일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절박감이 작용했다. 반면 북한은 6·15 5주년 행사를 대규모 축제로 치르는 과정에서 남한측의 자세를 판단하겠다는 일종의 탐색전을 편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일정은 잡혔고, 그에 따라 재개되는 장관급 회담은 책임 있는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회의체라는 점에서 장성급·경추위 회담 재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6·15공동선언 5주년행사에 장관급 대표단이 참석키로 한 합의는 한 차원 높은 남북관계를 위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중심의 행사로 치러져 왔지만 정부 당국이 결합하면서 대규모 축제의 장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북측이 민간단체의 독자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그 의미를 한껏 깎아내릴 경우 효과는 반감될 소지가 있다. 수석대표를 맡았던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합의 직후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 중 하나가 북핵문제였다.”라고 실토했다.“합의문에 (우리가 전달하고 촉구한) 모든 내용을 담기는 사실상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북측은 이번 회담을 핵 문제를 다루기에는 격이 맞지 않는 ‘실무회담’이라고 규정하면서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부터 논의 무대에 올릴 생각이 없었다는 얘기다. 남측은 ‘평화적 해결과 6자회담 조기복귀’입장을 북측에 거듭 밝혔다는 점에 만족해야만 했다. 비료 문제의 경우 당초 북측은 50만t 지원을 촉구했지만, 예년의 봄철 지원 수준인 20만t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나머지 물량은 장관급 회담에서 논의하기로 미뤄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기 및 방법과 관련해서는 모내기철이 시작된 북측의 절박한 사정을 감안해 불과 이틀 뒤인 21일 경의선 도로를 통해 첫 수송을 시작하고 해로를 통해서는 오는 25일 첫 선박을 보내기로 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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