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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 강화냐 시장 자율이냐… 총선 후 부동산 정책 어디로

    규제 강화냐 시장 자율이냐… 총선 후 부동산 정책 어디로

    민주 “실수요자 집중” 대출 등 더 옥죌 듯 중장년·노년층 등 다양한 세대 배려 부족 통합 “분양가 상한제 폐지” 다시 원점으로 LTV 60% 상향은 투기수요 논란 가능성 전문가 “일회성 아닌 유동적인 대책 필요”‘청년층 집중·규제노선 유지 vs 현 정권 세금·규제정책 풀기.’ 4·15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여당과 제1야당이 내놓은 엇갈린 부동산 ‘처방전’이다. 7일 부동산시장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서민·실수요자 등에 방점이 찍혀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10만호 공급, 대출금리를 낮추되 상환 기간, 한도는 연장한 청년·신혼부부 전용 수익공유형 모기지 제안, 취업준비생 주거급여 신설 등이 대표적이다. 투기와의 전쟁을 공언해 왔던 여당이 선거에서 승기까지 잡는다면 표심을 동력 삼아 비규제지역 ‘풍선효과’가 거세질 경우 대출, 조세 등을 더 옥죄는 추가 규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시장은 내다본다. 또 부동산 공약 상당수가 젊은층 지원인 만큼 청년·신혼부부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시장 자율에 초점을 맞춘 미래통합당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 상향, 분양가 상한제 폐지, 정비사업 완화 등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를 강조한다.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경제 상황에 따라 부동산정책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야당이 총선에서 선전하면 세금, 대출 등 현 규제 기조가 일관성 있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회성 선거용 대책이 아닌 코로나19 사태와 저금리 등 시장 상황에 따른 유동적이고 실효성 있는 부동산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높은 집값으로 인한 만혼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층에게 정책 수혜가 집중된 것은 이해하지만 중장년, 노년층 등 다양한 세대를 위한 배려는 부족해 보인다”면서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에 주택 10만호를 공급한다는 것도 수도권 3기 신도시와 중첩돼 실질적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업계는 통합당의 LTV 원상회복(서울 기준) 공약 역시 낮은 금리를 고려했을 때 투기 수요 논란이 일 수 있고, 정의당의 ‘모든 선분양제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은 공급 위축 우려로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총선 후 부동산 정책 어디로 가나...

    ‘청년층 집중·규제노선 유지 VS 현 정권 세금·규제정책 풀기’ 4·15 총선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여당과 제1야당이 내놓은 엇갈린 부동산 ‘처방전’이다. 7일 부동산시장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서민·실수요자 등에 방점이 찍혀있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10만호 공급, 대출금리를 낮추되 상환 기간, 한도는 연장한 청년·신혼부부 전용 수익공유형 모기지 제안, 취업준비생 주거급여 신설 등이 대표적이다. 투기와의 전쟁을 공언해왔던 여당이 선거에서 승기까지 잡는다면, 표심을 동력 삼아 비규제지역 ‘풍선효과’가 거세질 경우 대출, 조세 등을 더 옥죄는 추가규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시장은 내다본다. 또 부동산 공약 상당수가 젊은 층 지원인 만큼 청년·신혼부부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시장 자율에 초점을 맞춘 미래통합당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 상향, 분양가 상한제 폐지, 정비사업 완화 등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완화를 강조한다.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선거와 별개로 경제상황에 따라 부동산정책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야당이 선전하면 세금, 대출 등 현 규제 기조가 일관성 있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회성 선거용 대책이 아닌 코로나19사태와 저금리 등 시장상황에 따른 유동적이고 실효성 있는 부동산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높은 집값으로 인한 만혼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층에게 정책수혜가 집중된 것은 이해하지만 중장년, 노년층 등 다양한 세대를 위한 배려는 부족해 보인다”면서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에 주택 10만호를 공급한다는 것도 수도권 3기 신도시와 중첩돼 실질적 공급확대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업계는 통합당의 LTV 원상회복(서울 기준) 공약 역시 낮은 금리를 고려했을 때 투기 수요 논란이 일 수 있고, 정의당의 ‘모든 선분양제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은 공급위축 우려로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쌍용차 “마힌드라 400억 지원으로 철수 의혹 불식…경영 쇄신”

    쌍용차 “마힌드라 400억 지원으로 철수 의혹 불식…경영 쇄신”

    부산물류센터 매각 등 통해 자금조달자구노력 함께 “국가적인 지원 당부”쌍용자동차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신규투자 거부로 9년 만에 다시 생존 위기에 처했다. 반면 쌍용차는 400억원의 신규 투자 유치로 철수 의혹이 불식됐다며 “미래경쟁력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모기업인 마힌드라 그룹의 자동차 부문 계열사 ‘마힌드라&마힌드라’는 지난 3일 특별이사회를 열어 쌍용차에 신규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3개월간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승인했다고 했다. 마힌드라는 이사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은 여러 사업 부문에 자본을 배분하는 방안을 논의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쌍용차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마힌드라 그룹의 신규자금지원 차질에도 현재 미래경쟁력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 사업운영 영속성 지원을 위해 400억원의 신규자금과 신규투자 유치를 통한 재원확보 등을 통해 철수 의혹을 불식했다”며 “변함없이 계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면서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해석했다. 쌍용차는 특히 회사가 경영정상화에 필요하다고 추산한 5000억원은 당장 올해 조달이 필요한 자금이 아니라 향후 3년간 필요 자금이라며 “마힌드라가 제시한 다양한 지원방안의 조기 가시화 및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협력방안을 통해 차질 없이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부산물류센터 등 비핵심자산 매각 등 다양한 현금확보 방안을 통해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또 업무시스템 고도화 등 내부 혁신역량 강화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고 했다. 쌍용차는 “무엇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향후 실현 가능한 경영계획을 통해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지원과 협조를 지속적으로 구해나갈 계획”이라며 “상생의 노사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제품경쟁력 확보와 판매증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과 사회적인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마힌드라는 그동안 쌍용차 지원 의지를 강조해왔다. 지난해 말 쌍용차 노조와 면담을 하며 2300억원 직접투자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엔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방한해서 신규자금 투입과 포드와의 글로벌 제휴 등을 통해 3년 후 흑자 전환에 성공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이목희 부위원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 고엔카 대표는 2월 인도에서 현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앞으로 3년간 5000억원을 투입해 쌍용차를 정상화하겠다”면서 투자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당시 쌍용차는 이에 관련해 마힌드라 투자 2300억여원, 쌍용차 노사 자구노력과 비업무용 토지 매각 등으로 1000억여원을 마련하고 부족한 금액은 산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마힌드라의 이런 결정으로 쌍용차 정상화 계획이 흔들리게 됐다. 쌍용차는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후 티볼리의 인기 등에 힘입어 2016년에 9년 만에 흑자를 내는 등 반짝 상승세를 탔지만 이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는 판매량이 13만 5235대로 전년보다 5.6% 줄었다.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2819억원으로 전년보다 339.3% 증가하고 자본잠식률이 46.2%까지 올랐다. 작년 말 단기 차입금은 2541억원, 장기 차입금은 1587억원에 이른다. 작년 말 만기였던 산은 차입금 300억원 중 200억원은 연장이 됐는데 7월에 다시 7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코로나19도 악재로 작용했다. 유럽산 부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유로 회사는 이달부터 생산라인별로 1주일에 1~2일 돌아가면서 쉬는 순환 휴업에 들어갔다.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원 거부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부 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1월 고엔카 대표 방한 때는 투자가 곧 결정될 것처럼 하다가 2월에는 3월 말까지 하겠다고 미루는 등 한국 쪽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산은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코로나 6개월 더 갈 수도… 유전자 검사법 더 개선해야”

    “코로나 6개월 더 갈 수도… 유전자 검사법 더 개선해야”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고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고비를 이겨내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이호왕(92)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는 한때 치사율이 7%나 될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던 신증후성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탄(Hantaan)바이러스를 1976년 세계 최초로 발견한 데 이어 진단법과 백신 개발까지 성공시킨 세계적인 학자다. 그가 한탄바이러스라고 명명한 뒤 8개의 유사한 바이러스가 발견돼 1986년 새로운 ‘속’인 한타(Hanta)바이러스가 생겼고 2019년 유사 바이러스 37개를 묶어 새로운 ‘과’까지 생겼다. 한타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독자적 학문 분야까지 탄생했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만난 이 교수는 90대에도 변함없는 건강을 과시하며 코로나19 대응과 전문인력 강화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19가 두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2015년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도 6개월 갔다. 이번엔 더 갈 것 같다. 물론 그것도 가봐야 한다.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해외에서 유입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하니까.” -세계 최초로 한타바이러스 발견부터 진단법, 백신 개발까지 모두 이룬 것으로 유명하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전망은 어떻게 보나. “백신이나 치료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내가 미국 육군 예산 지원을 받아 연구를 시작한 게 1969년이었고 한탄강에서 이름을 딴 바이러스를 발견한 게 1976년이었다. 1981년부터 백신 개발을 시작해 ‘한타박스’라는 백신을 시판한 게 1991년이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 유전자 검사 등 코로나19 진단기법을 고도화하고 치료법을 개선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진단해서 적절한 격리조치를 취하고 확진환자 치료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 “피할 수 없는 위험이라면 어느 정도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하다. 나도 며칠 전 학술원에서 10여명이 함께 모여 회의를 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손을 자주 씻고 환기를 충분히 하는 등 주의만 하면 그런 정도는 괜찮다고 본다. 물론 교회나 콜센터처럼 오랜 시간 바짝 붙어 있는 건 피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는 건 좋다. 하지만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혼란을 겪을 일은 아니었다고 본다. 정부에서도 얘기했지만 마스크 한 번 쓰고 버릴 것까진 없다. 미국에 사는 손녀들이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다고 걱정하길래 내가 ‘마스크를 쓴 다음에 다림질을 하거나 스프레이 소독을 하면 다시 써도 문제없다’고 얘기해 줬다.” -해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청나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하고 나서 중국 정부가 정보를 통제하면서부터 문제가 커졌다. 코로나19의 존재를 처음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이 경찰에 끌려가 반성문을 써야 했다. 그 부분에서 중국 정부,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초기에 정보를 공개했더라면 인구 6000만명이나 되는 후베이성을 통째로 봉쇄해야 할 정도로 사태가 악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 아니라는 얘기를 하는데 한마디로 무책임한 수작이다. 두 번째로 감염병 대응에서는 초기대응이 중요하다. 미국이나 일본이 초기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다가 더 큰 화를 초래했다. 중국, 미국, 일본이 자초한 대응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나. “바이러스라는 게 숙주를 거칠수록 변종이 계속 생기면서 독성도 강해진다. 그런 이유로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정부가 사력을 다하는 것이다. 한국은 초기부터 검사를 엄청나게 해서 조기 진단, 조기 격리에 힘썼는데 그건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유전자검사 기법을 잘 갖춘 덕분이기도 하다. 한국은 현재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만 40만명을 바라보는데 일본과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최근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한국에 머리를 숙여서라도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얘기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한탄강에서 바이러스를 발견했던 70년대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듯 하다. “당시 나와 함께 일하던 연구실에서도 감염자가 7명이나 나왔다. 지금이라면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나올 일이겠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일이 꽤 많았다. 일본뇌염 연구를 했는데 그 덕분에 예전에는 내 연구실로 찾아온 기자들에게 ‘작은빨간집모기가 나왔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얘기해주면 그게 신문에 나면서 자연스럽게 일본뇌염 주의보 구실을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감염병 전문인력 양성이 과제로 떠올랐다. “내가 주도해 설립한 국제한타바이러스학회에 해마다 150~200명이 참가하는데 한국은 한두 명밖에 안 된다. 한국어로 된 바이러스와 백신이 세계 공통 단어가 되고 독립적인 학문 분야로까지 발전했는데 정작 국제한타바이러스학회 주도권은 미국과 유럽으로 넘어가 버렸다. 감염병만 연구해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돈을 더 벌어오는 의사에게 급여를 더 주는 방식이 되니까 갈수록 성형외과 같은 곳으로만 지원자가 몰리고 기초의학은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문제가 커지고 있다. 미생물 연구자 중에서도 의대 출신은 보기 힘들어진다.임상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으면 한계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기초학문을 키우는 데 정부가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조언한다면. “정부가 근본적 대책을 세우려면 임상의사와 바이러스학자, 방역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전문자문기구를 상시 운영하면 좋겠다. 일반인들에게는 너무 공포심에 떨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코로나19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보다는 (치명률에서) 약한 감염병이다. 정부와 국민이 다 함께 힘을 합쳐 이 고비를 넘겨야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호왕 명예교수 약력 1928년 함경남도 신흥군 출생 1954년 서울대 의과대학 학사 1959년 미국 미네소타대 의학박사 1961~1994년 서울대·고려대 의대 교수 1979년 미국 최고민간인공로훈장 1982~2004년 세계보건기구 신증후출혈열연구협력센터 소장 1994~2000년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소 소장 2000~2004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2018년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 지정 1994년~현재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 “어느 곳을 찍어도 인생샷이네… 인테리어 어디서 했어?”

    “어느 곳을 찍어도 인생샷이네… 인테리어 어디서 했어?”

    다음소프트 생활변화관측소는 ‘2020 트렌드 노트’를 통해 올해 키워드 중 하나로 ‘변화하는 공간’을 꼽았다. 외부에서뿐만 아니라 집안에서도 인증을 위한 ‘찍을 거리’를 만들고자 인테리어에 변화를 준다는 것. 실제 집은 휴식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취향을 자랑하는 ‘테마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도와주는 공간 테마별 맞춤 아이템이 인기다.에이스침대 ‘BMA-1157’은 곧게 뻗은 직선과 코너 부분의 곡선미가 안정감 있게 조화를 이루는 원목 프레임 침대다. 천연 원목에 패브릭 쿠션을 조합해 심플하지만 단조롭지 않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월넛과 오크 2가지 컬러의 프레임을 선택할 수 있다. 탈착식 패브릭 쿠션은 브라운과 오렌지 컬러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원목 프레임과 패브릭 쿠션 사이에 여백을 줘 개방감과 동시에 유니크한 멋까지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원목 프레임 부분은 최고급 백 참나무와 호두나무만을 사용해 원목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담아냈다. 매트리스인 ‘로얄 에이스 400’(ROYAL ACE 400)은 에이스침대 인기 매트리스 라인인 ‘하이브리드 테크’(HYBRID TECH)의 상위 모델이다. 매트리스의 탄력을 좌우하는 스프링은 에이스침대가 자랑하는 세계특허 ‘하이브리드 Z 스프링’을 적용했다. 하이브리드 Z 스프링은 독립형 스프링과 연결형 스프링의 장점을 모두 모아놓아 한국은 물론 세계 15개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하이브리드 Z 스프링은 인체의 무게를 받는 상단에서 보디라인에 완벽하게 맞춰주고, 하단 스프링에서 한 번 더 받쳐준다. 꺼짐, 소음, 빈틈, 흔들림, 쏠림 현상을 개선해 최적의 숙면을 돕는다. 매트리스의 수명도 늘려준다. 에이스침대는 다음달 5일까지 하이브리드 Z 스프링이 적용된 침대 구매자에게 사은품을 주는 ‘더 줌 페스티벌(The Zoom Festival)’을 한다.LG하우시스 2015년 처음 선보인 LG지인 창호 ‘수퍼세이브 시리즈’는 지금까지 50만 세트 이상 팔렸다. 올해 LG하우시스는 기존 357 시리즈를 업그레이드하고 ‘수퍼세이브3 플러스’를 새롭게 추가해 내놨다. 수퍼세이브3 플러스와 업그레이드한 수퍼세이브5·7에는 ‘윈드클로저’를 적용해 단열성능과 기밀성을 한층 강화했다. 윈드클로저는 창짝이 맞물리는 부위의 빈틈을 최소화해 외부로부터의 바람을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창틀 물구멍을 통해 모기나 날파리 등 해충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줄이고 빗물이 배수되도록 하는 방충배수캡을 3가지 제품에 모두 달았다. 또한 수퍼세이브3 플러스의 옆면과 수퍼세이브5 옆면·하단에 각각 레일 커버를 적용해 창호 레일 부분 청소를 더욱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지난해 LG하우시스는 LG전자 ‘베스트샵(BEST SHOP)’에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인테리어 제품을 판매하는 ‘LG지인(Z:IN)’ 인테리어 매장을 입점시켰다. 가전과 인테리어 제품을 원스톱(One-Stop)으로 살 수 있는 새로운 유통 채널을 구축한 것. 현재 전국 20곳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베스트샵에 입점한 LG지인 인테리어 매장은 창호, 바닥재, 벽지, 인조대리석, 인테리어필름 등 LG하우시스의 자재부터 주방, 욕실 관련 용품까지 다양한 인테리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체험형 매장으로 꾸며져 방문객들의 반응이 좋다는 게 LG하우시스 관계자의 설명이다.한샘 한샘은 ‘모두가 즐거운 우리집 사용법’이란 주제로 ‘2020 봄·여름 시즌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발표했다. 소비자 방문 조사와 더불어 전문 연구기관과의 협업으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해 ▲신혼부부를 위한 84㎡ ▲유아 자녀가 있는 집 84㎡ ▲중등 자녀가 있는 집 113㎡ 등 생애주기별 3가지 모델하우스를 선보였다. 먼저 신혼부부를 위한 84㎡는 거실·안방·부엌은 부부가 함께 대화하고 식사할 수 있는 공용 공간으로, 나머지 2개 방은 부부 각각의 취미 공간으로 구성했다. 인테리어는 한샘리하우스 스타일패키지 ‘수퍼 화이트’로 꾸몄다. 깨끗한 흰색의 벽과 창호, 밝은 나무 색상의 바닥재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밝고 따뜻한 느낌을 줬다. 유아 자녀가 있는 84㎡는 거실을 가족이 함께 놀이·학습을 하는 ‘가족 놀이터’로 꾸몄다. TV를 없애고 모듈형 소파를 배치해 놀이·학습 등 목적에 따라 공간을 구성할 수 있게 했다. 인테리어는 한샘리하우스 스타일패키지 ‘모던 그레이’로 꾸몄다. 라이트 그레이색 마감재에 밝은 나무색 마루를 조합해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줬다. 중등 자녀가 있는 113㎡는 회사 다니는 아빠와 재택근무 하는 엄마, 중학생 자녀가 함께 사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과 각자 집중해서 업무·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 ‘따로 또 같이’ 생활하는 특성을 반영했다. 인테리어는 한샘리하우스 스타일패키지 ‘모던 브라운’으로 꾸몄다. 부드러운 크림, 베이지 색상의 벽 마감재에 자연스러운 나무 질감이 살아있는 월넛 색상 마루를 조합했다.에몬스가구 집을 자신만의 취향이 담긴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늘고 있다. 홈인테리어 시장 역시 자유자재로 형태·색상을 바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가전·가구를 선보이고 있다. 에몬스가구는 고급 소재를 적용한 오더 메이드(주문 제작) 방식의 프리미엄 소파 ‘리젠스’의 블루 컬러를 선보였다. 기존 라이트 그레이, 그레이, 네이비, 누드, 브릭 브라운 컬러에 이어 블루까지 추가하며 총 6가지 색깔의 라인업을 갖췄다. 리젠스는 1인, 3인, 4인, 카우치형, 코너형 등 작은 평수부터 대형 평수까지 공간에 맞게끔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크기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주문 제작을 통해 소파 길이를 10㎝ 단위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소파는 2.0~2.2㎜ 두께의 통가죽을 입혀 내구성이 좋다. 독일 헤티히(Hettich)의 하드웨어를 사용해 헤드레스트(머리 받침 부분)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머리부터 허리까지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하이백 스타일로, 편안한 착석감을 제공한다. 리젠스는 폼알데하이드 방출량이 0.5㎎/L 이하인 E0등급의 합판과 이탈리아 엘라스틱 밴드, 항균 패딩, 환경친화 에코본드 등 최상급 자재로 만들었다. 노현관 에몬스가구 홍보실 부장은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아온 인기 제품인 만큼 블루 컬러 제품을 보강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한솔홈데코 섬유판 강마루인 ‘한솔SB마루’는 기존 강마루에 주로 쓰이던 합판이 아닌 물에 강한 내수 목재 보드를 코어 소재로 사용해 기존 강마루보다 내수성이 좋고 하자 발생률이 낮다. 최근 한솔홈데코는 SB마루의 내수성을 보여주고자 60도 이상 난방과 100% 가습을 반복하는 등 가혹 실험 장면을 유튜브 채널 ‘한솔 알쓸인잡’을 통해 공개했다. 실험 영상에 따르면 물, 주스를 일반 강마루와 한솔SB마루에 부어본 결과 일반 강마루는 마루 안으로 물과 주스가 스며든 반면 한솔SB마루는 스며듦 없이 원 상태를 그대로 유지했다. 또한 일반 강마루와 SB마루를 히팅 플레이트 위에 올려놓고 온도 변화를 측정해본 결과 SB마루가 가장 빨리 가장 높은 온도에 도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히팅 플레이트를 끈 후 잔열 테스트 결과도 열이 가장 오래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솔SB마루는 코어층의 밀도가 높아 강마루보다 찍힘과 눌림에 강하다. 미끄럼방지 기능도 추가돼 노인, 어린이, 반려견이 있는 가정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최고 수준의 친환경 등급인 ‘Super E0’ 자재를 사용하고 4가지 휘발성 유기화합물(톨루엔·라일렌·메틸렌·스타이렌)을 넣지 않아 인체에 무해하다. 종류는 ▲우드·대리석(390㎜×790㎜) 패턴의 ‘SB오리지널’ ▲헤링본 시공이 가능한 ‘SB엣지’ ▲표면이 더욱 강한 ‘SB강’ ▲무늬·질감이 같으면서 표면까지 강한 ‘SB엠보’ 등 4가지가 있다.제너럴네트 새 가구를 들여놓거나 이사를 할 때는 새집증후군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지앤메디(GN MEDI) 항균스프레이’(원 안)는 담배·음식물·대소변 냄새 등 각종 악취나 새집증후군 대표 물질인 폼알데하이드 같은 유해 성분을 없애준다. 어린이 안전성을 위협하는 차아염소산수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살균·제균 스프레이와 다르게 미네랄 성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공인시험기관에서 피부 자극 시험을 한 결과 음성 반응을 보이며 저자극 인증을 받았다는 게 제너럴네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항균 제품은 공기정화 기능이 없지만 지앤메디 항균스프레이는 탈취·항균 기능을 모두 갖춰 각종 악취가스와 유해가스를 대부분 없애준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적용 가능한 점을 인정받아 과학기술통신부가 주관하는 장영실상을 받기도 했다. 벽지와 시트지, 블라인드, 가구, 의류, 침구류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제너럴네트 관계자는 “폐렴균이나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의 유해 세균에 대한 항균성 테스트를 한 결과 99.9%의 세균 감소율을 보였다”며 “일시적으로 세균을 없애는 타사 제품과 달리 분사 후 72시간이 지난 뒤에도 항균 기능을 99.9%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환경파괴로 터전 잃은 바이러스… 인간을 돌고 돈다

    환경파괴로 터전 잃은 바이러스… 인간을 돌고 돈다

    인구 증가와 환경 파괴 등이 맞물리면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신종 감염병에 고통받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더구나 감염병이 대규모로 유행하는 주기도 빨라지고 있다. 2002년 사스부터 2009년 신종플루까지는 7년이 걸렸지만 2015년 메르스까지는 6년, 2020년 코로나19까지는 5년이 걸렸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3~4년 만에 또 다른 감염병이 확산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메르스 후 5년 만에… 유행주기 점점 빨라져 최근 대규모로 유행한 감염병들은 인수공통감염병이라는 특징이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이란 사람에게 전염되는 동물의 감염병을 말한다. 병원체가 공격 목표를 동물에서 사람으로 바꾸고, 사람의 몸속에 자리잡는 데 성공하면 새로운 질병이 모습을 드러낸다. 야생 물새에서 시작해 몇몇 가축을 거쳐 1918~1920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5000만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스페인독감’도 마찬가지다. 라임병, 웨스트나일병, 광견병,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 탄저병, 라싸열, 니파 바이러스 모두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전 세계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감염질환의 75%가량이 이런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알려졌다. 희한한 신종 질병이 있다면 인수공통감염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동물에게서 옮겨온 바이러스는 치명적이다. 사람에게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없어 한번 걸리면 전파가 빠르고 치사율도 높다. 조류독감의 치사율은 무려 60%에 이르고, 메르스는 30~40%, 에볼라 바이러스는 50~70%나 된다. 신종플루는 치사율이 낮은 대신 확산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감염시켰다. 코로나19도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전파 속도가 빨라 발생 두 달여 만에 전세계에서 56만 7000여명(28일 기준)을 감염시켰다. 전문가들은 동물과 인간의 ‘종(種) 간 장벽’을 뛰어넘어 이런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유로 환경 파괴를 든다. 미국의 수의학자인 마크 제롬 월터스는 저서 ‘에코데믹’에서 “인류의 지구환경 및 자연의 순환과정 파괴가 신종 감염병 등장과 감염병 확산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개발이 계속되는 한 신종 감염병은 계속해서 출현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감염병을 뜻하는 ‘에피데믹’을 변형해 ‘에코데믹’(eco-demic), 즉 환경감염병으로 부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국내 학자들도 에코데믹의 출현을 경고해왔다. 국립수의과학연구원 정석찬 연구관은 2011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산림자원의 훼손으로 인한 매개체(모기, 쥐 등) 증가, 화학물질의 오염에 의한 숙주동물(인간 등)의 면역기능 약화, 매개 동물 및 병원체 이동의 증가에 따라 인수공통전염병 발생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전국을 휩쓴 메르스도 환경 파괴가 신종 감염병 확산을 부른 사례였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와 사스는 염기서열의 상당 부분을 공유하는 사촌뻘이다. 이보다 유전적으로 더 가까운 게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로부터 왔다고 학자들이 추정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인간에게 직접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긴 것은 중간 숙주인 낙타로 알려졌다. 사는 곳이 다른 낙타와 박쥐는 원래 만날 일이 없는 동물이지만 자연 파괴로 박쥐들이 마을로 넘어와 낙타와 마주치는 일이 잦아졌다. 이 과정에서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가 낙타에게 전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후 낙타 안에서 이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전파되기 쉬운 형태로 변화됐다는 게 정설이다. 코로나19는 천산갑이란 포유류가 사람에게 전파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을 방문해 코로나19 조사를 진행한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중국 전문가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가 박쥐에서 시작돼 중간 숙주인 천산갑을 거쳐 사람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이름도 생소한 천산갑이 사람과 접촉할 일은 많지 않지만, 사람들이 천산갑을 보양 식품으로 섭취하면서 위험에 노출됐을 것이란 가설이다. 미국의 유명한 과학저술가 데이비드 콰먼은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란 책에서 “나무가 벌목되고, 토종 동물들이 도살 될 때마다 그들의 몸에 깃들어 살던 미생물이 주변으로 확산된다”며 “밀려나고 쫓겨나 서식지를 빼앗긴 기생적 미생물 앞에는 두 가지 길이 놓여 있다. 새로운 숙주를 찾든지 멸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바이러스에게 77억명을 웃도는 인류는 그야말로 ‘블루오션’이다. 2100년이면 109억명으로 최대치에 이를 정도로 개체수가 많은 데다 조류처럼 멀리 이동할 수 있으니 숙주로 삼기에 제격이다. ‘전염병의 세계사’ 등을 쓴 미국의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은 “인구는 최근까지도 지금의 절반에 불과했으나 25~27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했다”며 “굶주린 바이러스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더라도 수십억 인체는 기가 막힌 서식지이며, 인체에 침입해 적응할 수만 있다면 기가 막힌 표적”이라고 말했다. 인류는 천연두를 완전 퇴치한 경험이 있다.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을 퇴치할 수 있을까. 바이러스는 스스로 번식하지 못한다. 숙주가 없는 한 혼자서는 생존할 수 없다. 따라서 한 몸에서 다른 몸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으면 이론적으로는 박멸할 수 있다. 하지만 인수공통감염병은 예외다.●‘사람만 감염 ’ 천연두·소아마비 퇴치 성공 천연두는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었다. 오직 사람에게만 감염을 일으킨다. WHO가 전 세계적으로 전개한 천연두 퇴치 운동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천연두 바이러스가 인간의 몸 외에는 어디서도 번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만 감염되는 소아마비도 마찬가지다. WHO는 국제적으로 소아마비 박멸운동을 시작해 전 세계 소아마비 환자 수를 99%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는데, 이는 바이러스가 인간 외에는 달리 숨을 곳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백신으로 인간이 집단면역을 형성하더라도 인수공통감염병의 병원체는 어디론가 숨어버릴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더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원래 숙주인 박쥐나 천산갑에, 메르스 바이러스는 박쥐와 낙타에, 뎅기 바이러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사는 원숭이 몸에 도사리고 있다가 조건이 맞으면 재등장할 수 있다. 코로나19 완전 종식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다만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병률을 낮추는 것은 가능하다. 아직 코로나19 백신이 없는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일부에서 인구의 60~70%가 감염되면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될 것이라고 얘기한 게 주목을 받았다. 지난 23일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은 “인구 60%가 면역을 가졌을 때 (코로나19의) 확산을 멈출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연구에서도 인구의 70% 정도가 집단적으로 감염되면 면역이 형성돼 나머지 30%의 인구에는 더 이상 추가 전파가 되지 않을 것이란 이론이 제기된 바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되면 면역력을 갖게 되고, 이런 사람의 비중이 커질수록 접촉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확률이 낮아진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 감염병을 종식시키기에는 희생이 너무 크다.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우리나라 인구가 약 5000만명이고, 이 중 70%가 감염된다면 3500만명이 감염된다. 이 중 치명률이 1%라는 점을 고려하면 35만명이 사망해야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면역은 이론으론 가능할지 몰라도 정책으로는 부적합하다.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생물 중 돌연변이율이 가장 높아 운 좋게 백신을 개발하더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RNA를 유전자로 갖고 있는 바이러스는 유전정보를 담은 염기쌍(유전정보 조각들)이 평균 1만개 정도에 불과하다. 적은 유전자 한계를 극복하고자 바이러스는 다양한 수법으로 진화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 따라서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코로나19의 전파 속도와 치명률을 낮추는 것 밖에 답이 없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정부가 ‘생활방역’을 이야기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염병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 완전 정복은 요원한 숙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9일 전화인터뷰에서 “이번에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이 빨리 끝난 것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생활화 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침 예절 지키기와 마스크 착용,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만 잘 지켜도 감염병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 바이러스를 피하는 방법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화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가늘어도 길게 남는 고소함

    가늘어도 길게 남는 고소함

    초봄 이맘때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에 가면, 그것도 짧은 한 달 안팎에만 회로 먹을 수 있는 해산물이 있다. 실치다. 올봄은 코로나19 사태로 뒤숭숭하지만 손님은 어김없이 북적거린다. 실치잡이 배를 몰면서 음식점도 운영하는 장고항리 이장 강정의(60)씨는 29일 “우리 가게만 주말 하루 800명 안팎이 찾는다. 실치회를 한번 맛본 사람들이 그 맛을 못 잊어 이 상황에도 또다시 찾는 것”이라며 “실치축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서울, 경기는 물론 부산과 포항 등 전국에서 사람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손님 가운데 코로나19 확진환자라도 나오면 봄철 장사는 다 끝난다. (손님들이)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치는 전북 부안 곰소 등에서도 잡히지만 축제를 하는 데는 장고항뿐이다. 김기용(50) 실치축제위원회 사무국장은 “4월 23~25일 축제를 계획했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그래도 요즘 금·토요일에 4만~5만명이 실치를 먹으려고 온다”고 전했다.어수선한 국가비상 상황에도 장고항에 이처럼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은 한 해 중 실치회를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흰베도라치’ 새끼인 실치는 3월 초부터 잡히지만 회로 먹기에는 4월 들어 20일까지 잡힌 것이 제격이다. 딱 먹기 좋은 크기여서다. 3월에 잡힌 것은 너무 어려 몸통이 흐물흐물하고, 4월 20일 이후 것은 내장이 커져 쌉쌀한 맛이 난다. 강씨는 “4월 실치는 대부분이 즐기지만 도시인은 맛이 순수해서인지 3월것도,지역 주민들은 4월 20일 이후 것도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이 마을에서는 매일 배 한 척당 500㎏ 안팎의 실치를 잡는다. 실치는 인근 성구미와 교로리에도 각각 2척과 1척의 배가 있지만 9척이 있는 장고항이 본고장이다. 한 척당 낭장망 5개만 칠 수 있다. 낭장망은 가로세로 6m의 입구에 자루처럼 50~60m 길게 늘어진 그물이다. 강씨는 “옛날 마을 어른들은 지나가는 물고기들을 죄다 잡아 돼지처럼 먹성이 좋다고 해서 ‘돼지그물’이라고 불렀다”고 회고했다. 수심 3~5m의 바닷속에 그물을 쳐 놓으면 실치가 조류를 따라서 입구로 들어간 뒤 모기장처럼 그물코가 작은 맨 끝으로 몰려가면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김 사무국장은 “물살이 센 사리 때 많이 잡히고 약한 조금 때는 잘 잡히지 않는다”며 “사리는 보름 중 6일 정도”라고 했다. 3월 초부터 5월 10일 정도까지 한 곳에 그물을 쳐놓고 매일 한두 번 배를 몰고 가 실치를 ‘털어서’ 돌아온다. 장고항은 배로 3분쯤 걸리는 앞바다에 그물을 친다. “그물 쳐놓은 게 선창에서 보여유. 실치는 잡히면 금새 죽는디, 이리 가까우니 얼마나 싱싱하겄슈. 실치는 장고항이 최고여유.” 강씨의 말이다. 올해 실치 어획량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50~60년 전에는 해마다 풍어였다. 어부의 삶과 가계를 온전히 책임졌다고 한다. 강씨는 “지금은 어업구역이 마을 앞바다 정도로 제한되지만 그때는 경기 화성 입파도 너머까지 잡을 수 있었다”며 “실치만 있으면 물물교환이 됐다. 쌀과 고구마, 심지어 연필과 사탕과도 바꿨다”고 했다. 생물 실치도 내놨지만 주로 말려 만든 이른바 ‘뱅어포’가 교환물품이었다. 그는 “실치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화폐 역할을 대신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했다. 강씨는 이어 “실치는 실처럼 가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며 “실치를 말리면 하얗게 변해 백어(白魚)라고 했는데 발음이 뱅어와 비슷해 ‘뱅어포’라고 부를 뿐 전혀 다른 물고기”라고 강조했다. 김 사무국장은 “실치로 만든 걸 ‘뱅어포’라고 부르는데 곧 특허청에 ‘실치포’를 상표등록해 제 이름을 찾아줄 생각”이라며 “실치 본고장의 명성을 더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흰베도라치와 뱅어의 치어는 몸통이 투명하는 등 매우 유사하게 생겼다. 뱅어는 동국여지승람 등에 한강, 금강, 낙동강, 압록강 등에서 잡혔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흰베도라치와 뱅어는 종이 다른 바다 물고기로 뱅어는 지금도 금강 하구 등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곳)에서 발견된다”며 “뱅어가 5~7㎝쯤, 실치 성어인 흰베도라치는 15㎝까지 자란다”고 했다. 이어 “실치는 서해 전역에 서식하지만 충남 해역 중 특히 당진에서 많이 잡힌다”고 덧붙였다. 흰베도라치는 12월~1월 한겨울 깊은 바다에서 산란한다. 겨울에는 깊은 물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해초 등에 알을 낳고 부화기간이 다른 물고기보다 길다.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여름철 알을 낳는 물고기는 3~4일이면 부화하지만 흰베도라치는 2~3주 걸린다”며 “알에서 부화한 실치는 먹이 등을 찾아 수심이 얕은 곳으로 이동하다가 그물에 잡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치는 4월 중순이 넘어가면 뼈가 억세져 포로 만든다. 이 실치포는 고추장이나 설탕을 발라 구우면 밥반찬과 술안주, 아이들 간식으로 제격이다.하지만 실치회는 막 건져 올려 싱싱한 산지여야 제맛이 난다. 갓 잡아서 깨끗한 민물로 씻어 낸 실치에 오이, 당근, 배, 깻잎, 미나리 등 각종 채소와 초고추장을 넣어 무치면 새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시금치나 아욱과 함께 끓여 낸 실치 된장국도 시원하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해장국으로도 손색이 없다. 실치전, 실치 달걀찜, 실치튀김 등 실치를 활용한 요리는 다양하다. 실치는 멸치보다 칼슘과 인이 풍부해 골다공증과 빈혈에 좋고, 오메가3가 많아 아이들의 성장 발육을 돕는다. 김 사무국장은 “칼슘이 풍부한 실치를 자주 잡수셔서인지 우리 동네는 팔다리가 시원치 않은 어르신이 없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 준다. 햇빛에 말린 실치는 비타민D가 생성돼 칼슘과 인의 흡수율을 한층 더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고항에서 실치를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은 35곳이 넘는다. 강씨는 “회가 최고로 인기지만 술꾼은 실치 된장국, 어린이는 전이나 튀김을 즐긴다”면서 “회와 실치 요리는 사실상 장고항에서 처음 개발돼 다른 지역에까지 퍼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항공모함 도입 결정, 중일 눈치보다 23년 흘려보냈다

    항공모함 도입 결정, 중일 눈치보다 23년 흘려보냈다

    이케다 日외무상 “독도, 日영토” 망언YS, 2만t급 항모 도입 계획 전격 재가軍, 중일과 갈등 이유로 반대해 무산해군 ‘대양해군 건설’ 여론 조성 나서천안함 사건 이후 해군에 질타 쏟아져아덴만 여명작전 성공으로 여론 반전작년 도입 결정…‘23년 전쟁’ 종지부 지난해 7월 12일은 해군사에 역사적인 날로 기록됐습니다. 이날 박한기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총장 등 군 수뇌부는 해군의 오랜 숙원이었던 경항공모함급 ‘대형수송함Ⅱ’ 건조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부와 군이 공식적으로 사업 추진 결정을 내린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습니다. 국민들의 호응도 뜨거웠습니다. 그동안은 항모를 도입해야 하느냐, 도입하지 말아야 하느냐를 놓고 수십년 동안 옥신각신하느라 연구는커녕 시간만 흘려보냈습니다. 어떤 시기엔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눈치를 보느라, 어느 시기엔 북한의 연안 기습 도발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정부와 군이 스스로 항모 도입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이 무려 ‘23년’입니다. 항모 도입 결정에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걸까요.27일 한국국방연구원이 발간하는 학술지 ‘국방정책연구’에 실린 ‘한국형 항공모함 도입 계획과 6·25전쟁기 해상항공작전의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양해군’에 대한 개념이 희미하게나마 잡히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였습니다. 그 이전인 박정희 정부 시절엔 북한의 지상전력 위협에 대비하느라 해군에 힘을 쏟을 여력이 없었습니다. ●“北 위협에 연안 방위… 이젠 항모 필요” 강영오 전 해군교육사령관은 1992년 ‘제1회 함상토론회’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지상 위협 때문에 불가피하게 연안 방위에 중점을 뒀던 전략에서 탈피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의 해군력 증강에 대처하고 통일 이후 태평양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항모기동함대’ 체제를 갖추는 게 급선무”라고 했습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1996년이었습니다. ‘대양해군’ 개념을 국내에서 처음 공론화한 것으로 알려진 안병태 전 해군참모총장은 그해 4월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수직이착륙기 20기를 운용할 수 있는 경항모 도입 계획을 재가받았습니다. 그 배경엔 이케다 유키히코 일본 외무상의 ‘독도 망언’이 있었습니다. “독도는 일본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한 일본에 대해 반일 감정이 치솟았고, 김 전 대통령의 지시로 2만t급 항모와 구축함 6척 건조 계획이 마련됐습니다. 국민 열망을 대변하듯 1996년 서울에어쇼에는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2만t급 국산 경항모 모형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국방부와 합참이 이 계획에 반대했고, 이듬해 경항모 연구개발비는 전액 삭감됐습니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군은 “항모 도입이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합니다.●국방부·합참 “한반도는 불침항모” 반대 현재 항모 개발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의 상황을 감안하면 실소가 나올 법한 논리였지만 당시엔 그렇게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당시 육군 위주로 구성된 국방부와 합참 지휘부는 “한반도 자체가 ‘불침항모’이기 때문에 항모가 필요 없다. 북한에 우선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해군 지휘부는 ‘북한의 위협’ 대신 ‘대양해군 건설’을 주된 노선으로 삼고 여론 조성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국민들의 공감대도 더해져 독도함과 마라도함 등 대형수송함 건조사업, 세종대왕함 등 이지스 구축함(KDX-III) 건조사업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이 해군에 또 한 번의 고난을 안겼습니다. 1200t급 초계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하면서 “덩치만 크고 비싼 군함 만들면서 허세 부리다 앞마당이 뚫렸다”, “연안도 못 지키면서 무슨 대양해군이냐”는 언론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그러자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나서 “우리 군이 현실보다는 이상에 치우쳐 국방을 다뤄 온 것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군을 질책했습니다. 해군은 그해 국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서에 ‘대양해군’이라는 용어를 단 한마디도 꺼내지 못할 정도로 움츠러들었습니다.●올해 경항모 개발사업비 271억 첫 투입 2011년 1월 여론은 다시 급반전했습니다. 해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피랍된 삼호 주얼리호 선원 21명을 단 1명의 사망자도 없이 구출해 낸 ‘아덴만의 여명작전’이 대대적으로 보도됐습니다. 이에 2012년부터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대양해군’이라는 용어가 다시 등장하고, 해군의 노력이 점차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2012년 중국이 첫 항모인 랴오닝호를 취역시키고 일본 내부에서 이즈모급 경항모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며 국산 항모 도입 논의에 가속도가 붙게 됩니다. 그러고도 7년이 더 흐른 지난해 정부는 올해 예산으로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경항공모함급 ‘대형수송함Ⅱ’ 개발사업비 271억원을 확정했습니다. 항모 건조까지는 앞으로도 10년의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항모 도입 계획은 지난해까지 무려 23년 동안 수많은 논쟁과 질곡의 역사를 거쳤습니다. 이젠 이런 소모적인 논쟁은 끝내고 건설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수십년간의 논쟁에도 많은 국민이 꿋꿋하게 항모 도입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전투 지원 ‘움직이는 비행장’으로 대비” 연구팀은 이미 ‘6·25전쟁’에서 항모의 장점이 입증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핵심은 전쟁 초기 지상군 지원 기능입니다. 전쟁 초기 남한에서 비행장 운용이 어려워지자 미 공군은 일본에서 전투기를 출격시켰습니다. 그렇지만 대한해협 너머에서 온 전투기들은 작전시간이 ‘15분’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항모를 동원하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공군 전투기들이 표적에 도착하는 데 평균 1시간 7분이 걸린 반면 함재기는 5~10분 만에 지상군 지원이 가능했습니다. 이는 ‘낙동강 혈투’에서 북한군을 막아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미 해병1사단의 역사적 철수작전인 ‘장진호 전투’와 피란민 9만명과 병력 10만명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흥남철수’도 수많은 함재기의 도움으로 가능했습니다.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방사포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북한이 공군 비행장을 1차 타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70년 전의 교훈을 되짚어 보며 ‘움직이는 비행장’ 항모를 통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코로나 방역도 버거운데…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

    코로나 방역도 버거운데…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방역에 비상이 걸린 와중에 일본뇌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전남과 제주에서 올해 첫 번째로 일본뇌염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채집됐다고 밝혔다. 일본뇌염 주의보는 매년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등에서 작은빨간집모기를 처음 채집할 때 발령하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2주 정도 빨랐다. 질본은 올해 1~2월 기온이 예년보다 높은 영향으로 추정했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리면 99% 이상 무증상 또는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만 일부가 치명적인 급성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이 중 20~30%는 사망에도 이를 수 있어 예방접종과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코로나19도 비상인데…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코로나19도 비상인데…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지난해보다 2주 빨라…어린이 예방접종 해야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비상인 가운데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제주, 전남지역에서 올해 첫 번째로 일본뇌염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채집됨에 따라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26일 밝혔다. 일본뇌염 주의보는 매년 일본뇌염 유행예측 사업(3~11월)에서 일본뇌염 매개 모기가 처음 채집됐을 때 발령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주 정도 빨라졌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리면 99% 이상이 무증상이거나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 치명적인 급성 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이 중 20~30%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일본뇌염을 예방하려면 예방접종을 하고 무엇보다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 예방접종 사업 대상인 생후 12개월에서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표준예방 접종 일정에 맞춰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성인도 면역력이 없고 모기 노출에 따른 감염 위험이 높은 대상자는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코로나가 가져온 불경기… 프로야구도 위축될까

    코로나가 가져온 불경기… 프로야구도 위축될까

    코로나19에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 찾아와모기업 의존도 높은 구단 영향 받을 가능성‘스토브리그’처럼 연봉 일률 삭감 배제 못해야구 위축, 스포츠 산업 전체 여파 미칠 수도코로나19로 닥쳐온 경기 불황이 프로야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산업이면서도 모기업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기형적인 구조를 가진 프로야구로서는 모기업이 겪는 경영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마비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패닉 상황으로 인해 코스피 지수는 한때 1400대까지 떨어졌으며,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는 소기업들도 속출했다. 프로야구는 대부분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 규모 감축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아직 개막에 대한 희망은 이어가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추가 연기 등이 이뤄지면 KBO로서도 고민이 커질 수 있다. 144경기 체제 축소 방안이나 무관중 경기 등의 결론이 날 경우엔 각 구단들의 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프로야구는 지난해 관중이 급감하며 성장세가 주춤했다. 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연봉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평균연봉은 12년 만에 감소했다. 돈잔치였던 자유계약(FA) 시장도 일부 구단을 제외하곤 지갑을 닫았다. 기업들의 지원금이 줄어들면 내년 시즌 선수들의 연봉은 더 혹독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올해 초 인기리에 방영된 스토브리그처럼 구단 고위층에서 일률적인 삭감을 지시하는 일이 현실에서도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FA등급제 등 새로운 계약 제도들로 몸값 조정이 이뤄질 것도 감안해야한다. 프로야구는 한국 스포츠산업을 이끄는 맏형이다. 겨울 스포츠 종목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프로야구가 흥행해야 다른 스포츠들도 같이 잘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농구, 배구 등은 이미 산업 규모가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다. 야구마저 불경기의 여파를 피할 수 없게 되면 한국 스포츠 전체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IT 공룡들 ‘집콕 호황’

    IT 공룡들 ‘집콕 호황’

    아마존 주문량 폭주… 10만명 충원 나서 넷플릭스 다운 이탈리아서만 66% 급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있지만, 아마존·넷플릭스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은 전례 없는 호황에 ‘표정관리’가 필요할 정도다. 도시가 봉쇄되고 시민들의 자가격리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집 밖에 나가지 않으면서 서비스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미국 아마존의 일반 감기약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배나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개 사료 주문은 13배, 종이타월과 화장지 판매는 3배 늘었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물건의 종류와 수량 증가는 폭발적이다. 코로나발 감원 한파가 불어닥치는 와중에 아마존은 물류 분야 일손 부족을 메우려고 10만명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외출을 못 하니 스마트폰 등 IT 기기를 붙잡고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사용량 증가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이유다. 넷플릭스 앱 다운로드 건수는 일찌감치 전국 봉쇄에 들어간 이탈리아에서 66%, 스페인에서 35%나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넷플릭스 가입자가 많은 미국에서도 다운로드 건수가 9%나 늘었다. 자국 인터넷망 부담이 커지자 유럽 정부는 실시간 스트리밍 영상 화질을 떨어뜨려 달라고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에게 문의하기도 했다고 NYT가 전했다. 유튜브는 유럽에서 한 달간 고화질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대면 만남이 줄어들면서 문자메시지와 음성, 영상 통화량도 껑충 뛰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는 자사의 와츠앱 서비스를 통한 음성 통화량이 두 배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직원들끼리 업무 관련 소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 팀’ 역시 사용자가 일주일 동안 40% 가까이 늘어 하루 4400만명을 넘고 있다. MS에 따르면 매일 MS 팀을 통해 이뤄지는 회의와 통화 시간은 9억 분이 넘는다. 애플도 중국 내 생산과 판매가 급격히 회복하면서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하지만 마냥 낙관할 상황은 아니라고 NYT는 진단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생명줄인 광고는 경기 침체기에 항상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또한 증시 하락세로 애플, MS, 아마존, 페이스북, 알파벳(구글 모기업) 주식은 한 달 전보다 모두 합해 1조 달러(약 1254조원) 이상 증발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美 2500조 부양책 상원 통과 기대감…뉴욕증시 열자마자 5.9% 급등 반색

    美 2500조 부양책 상원 통과 기대감…뉴욕증시 열자마자 5.9% 급등 반색

    “유동성·재정확장 등 모든 조치할 것” G7 재무 공동성명에 투자심리 개선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일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버금가는 통화정책을 수차례 내놓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23일(현지시간) 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했다. 돈을 찍어내는 백지수표까지 꺼내든 가운데 당일 3.04% 하락했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24일은 5.9% 급등해 출발하는 등 증시가 모처럼 반색했다. 두 번이나 좌절돼 실망감을 안겼던 미국의 2조 달러(2500조원) 슈퍼경기부양책이 조만간 상원을 통과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전날 연준은 성명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시장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만큼’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달러를 무제한으로 찍어 부채 부담이 큰 기업이나 모기지 이자 등이 버거운 가정을 구제하려는 것이다. 채권시장 지원책으로는 프라이머리 마켓(발행시장)에서 투자등급 기업의 채권을 발행할 뿐 아니라 세컨더리 마켓(유통시장)에서도 직접 채권을 매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저하로 파산하거나 해고를 늘려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선보였던 ‘자산담보부증권 대출 기구’(TALF)를 부활시켰다.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대출, 중소기업청(SBA) 보증부대출 등을 자산으로 유동화증권(MBS)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해 일반국민이나 소규모 사업자들의 대출을 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중소기업 대출 프로그램’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미 연준은 지난 3일과 15일 연속으로 금리를 내려 제로금리로 만들었다. 은행을 대상으로 한 긴급대출금리를 낮춰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적극 나서도록 했다. 한국 등 9개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국제금융시장 안정도 도모했고, 7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도 단행했다. 3일부터 21일 사이 통화정책을 발표한 날이 11일이나 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다우지수는 지난 3일 2만 5917.41에서 2일 1만 8591.93으로 무려 39.4%(7325.48포인트)가 하락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의 약발이 신통찮았던 이유는 경기부양책이 앞서 22일과 23일 연이틀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4일 상원이 다시 표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이날 미국과 유럽 주요 증시는 급등세로 출발했다. 여기에 증시 개장에 앞서 “유동성과 재정확장을 제공하겠다”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의 공동성명까지 나오며 투자심리는 더욱 개선됐다. 뉴욕타임스는 “연준이 소기업이나 개인을 위한 정책을 펼 수는 있지만 항공사, 호텔그룹, 유람선사업자 등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산업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행정부의 재정정책을 승인하는) 국회”라며 “(정책 지연으로) 이들이 무너지면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면서 경기침체 속도는 빨라지고 불황은 길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브라질·노르웨이…세계 곳곳서 “도쿄올림픽 미뤄야”

    브라질·노르웨이…세계 곳곳서 “도쿄올림픽 미뤄야”

    직전 올림픽 개최국 브라질도 “연기해야”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각국 올림픽위원회가 올해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의 연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2016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브라질 올림픽위원회는 21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도쿄올림픽을 예정보다 1년 뒤인 2021년 7월 말에 개최하는 것이 옳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도쿄올림픽은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릴 예정이고 이후 8월 25일부터는 장애인올림픽이 이어진다. 브라질 올림픽위원회는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에서 25만명 이상이 감염됐다”면서 “선수들이 올림픽을 준비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1년 연기를 주장하는 이유를 밝혔다.유도 선수 출신인 브라질 올림픽위원회 파울루 반덜레이 회장은 “모든 선수는 올림픽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가기를 원한다. 올해 도쿄올림픽이 열릴 경우 선수들의 이런 꿈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브라질은 직전 하계올림픽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를 개최했다. 4년 전에도 모기를 매개로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우려가 있었지만 당시 브라질은 리우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했다. 브라질에서는 20일 현재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10명이 넘었다. 이날 노르웨이 올림픽위원회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도쿄올림픽의 연기를 요구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올림픽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 때까지 도쿄올림픽 개최를 미루자’는 의견을 담은 공문을 IOC에 발송했다.“2021년에 올림픽 열어도 문제될 것 없다” 슬로베니아와 콜롬비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도쿄올림픽 개최 시기가 미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슬로베니아 올림픽위원회 보그단 가브로베치 위원장도 자국 뉴스 통신사 STA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선수들이 올림픽 준비에 공평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으므로 대회를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가브로베치 위원장은 “2021년에 올림픽을 열어도 문제 될 것이 없다”면서 1년 정도 개최 시기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콜롬비아 올림픽위원회 발타사르 메디다 위원장 역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참가자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면 대회 연기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디다 위원장은 “개인적인 의견 역시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IOC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경기 일정을 지키기 위해 1만명이 넘는 참가자들의 건강을 위험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수영연맹과 영국육상연맹도 도쿄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올림픽 연기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0일 미국 신문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다른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지만 올림픽이 4개월 정도 남은 지금 시점에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올림픽 연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과정 공정했지만 ‘여성 0명’이라서…문예위 신임위원 재공모

    과정 공정했지만 ‘여성 0명’이라서…문예위 신임위원 재공모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온 한국문화문예위원회(문예위) 신임위원 선임 절차가 다시 시작됐다. 과정은 공정했지만, 결과적으로 여성 후보가 단 한 명도 없어서다. 공모 기관이 “이번에는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를 건네는 우스꽝스런 풍경도 연출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예위 7기 비상임위원 후보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모집 분야는 문학, 미술, 연극, 전통예술, 문화일반 5개로, 임용 기간은 2년이다. 문예위는 매년 2000억원 이상 문예진흥기금을 집행하는 문화예술지원기관이다. 문예위원은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명하며 8~11명을 둘 수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임기가 끝난 문예위 비상임위원 8명의 공석을 채우기 위해 9월부터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모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최종후보 16명 전원이 남성으로 선정되자, 문예위 소위원회 가운데 하나인 성평등 예술지원 소위원회가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25%에 그친 역대 문예위원 여성 비율을 22%로 더욱 악화시킨다”며 “문예위원 여성 비율을 최소 4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달라”고 주문했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 후보자 추천위원회 구성은 물론, 문예위원 후보자 공모 과정과 심사 과정 역시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문체부는 추천위원회 구성 후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2주 동안 문예위원 후보자 공개 모집을 시행한 결과, 응모자가 남성 50명(83%)인데 반해, 여성은 10명(17%)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추천위원회도 “성별, 연령 등 균형적 추천에 대한 고지를 받는 등 자율성을 보장받고 이에 부합하는 결과를 내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응모한 여성 숫자가 매우 적어 결과적으로 여성 후보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남성들이 훨씬 더 응모한 데다가 역량들 역시 나은 데 따른 결과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여성이 한 명도 없다’는 비난 목소리가 이어지자 결국 재공모에 나선 것이다.결과적으로 지난 공모에서 선정된 후보들만 피해를 입게 됐으며, 여성 비율을 억지로 늘리려 재공모에 나선다는 ‘역차별’ 의혹도 제기된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 “이번 공모는 최대한 많은 후보자가 응모하도록 공모기간을 14일간으로 정했고, 기존 서류 심사와 함께 인터뷰 심사까지 진행한다”며 “특히 그간 상대적으로 접수가 저조했던 여성, 30~40대를 포함한 모든 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신청 기간은 이날부터 4월 2일까지다. 공모 결과는 4월 중 공지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미국 교도소들 수감자 석방, “모든 나라로 여행가지 말라”

    미국 교도소들 수감자 석방, “모든 나라로 여행가지 말라”

    미국 교도소들이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하자 수감자들을 석방시키고 있다고 영국 BBC가 19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 시장은 전날 경미한 범죄를 저질렀고 기저 질환을 갖고 있어 감염에 “취약한” 수감자들을 풀어주기 위해 명단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로스앤젤레스와 클리블랜드 교도소들이 수백명의 수감자를 풀어준 데 이어 뉴욕주 라이커스섬 교도소의 수감자와 간수가 양성 판정을 받은 뒤 몇 시간 만에 나왔다. 이 교도소에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로 성추문에 얽혀 23년형을 선고받은 하비 와인스틴(68)이 수감돼 있어 그날 곧바로 주정부 교도소로 이감됐다. 같은 주의 싱싱 교도소 수감자 한 명도 감염자로 판명됐고, 법무부 교정국 직원 한 명은 감염돼 사망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미국은 수감자 수가 많기로 세계에서 손 꼽히는 나라로 연방, 주, 지역 교도소에 230만명 정도가 수감돼 있다. 유명인 수감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핑계로 석방해달라고 대놓고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헨(53), 금융사기범 버니 매도프(81), 콜롬비아 마약왕 질베르투 로드리게스오레후엘라 등이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모든 국가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 ‘여행금지’로 격상했다. 지난주 모든 국가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 ‘여행 재고’로 상향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아예 해외여행을 하지 말라고 끌어올린 것이다. 국무부는 이날 권고문에서 “세계적인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미국인에게 모든 해외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해외에 있는 미국인을 향해 “미국에 거주하는 미국인은 무기한 해외에 머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한 즉시 미국으로 돌아올 준비를 해야 한다”며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도 모든 국제 여행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4단계 경보가 분쟁, 자연재해에 휘말리거나 미국인이 위험에 직면한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취해진 조치라며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이런 조처를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국무부 여행 경보는 4단계로 이뤄져 있는데 1단계 ‘일반적 사전주의’, 2단계 ‘강화된 사전주의’, 3단계 ‘여행 재고’, 4단계 ‘여행금지’로 나뉜다.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국무부의 4단계 여행경보를 적용받은 곳은 중국과 이란, 몽골과 한국의 대구, 이탈리아 롬바르디아·베네토 지역이었다. CNN 방송이 집계한 미국의 환자는 2000여명이 늘어 이날 낮 현재 1만 259명이다. 사망자도 전날 145명에서 152명으로 증가했다. 존스홉킨스 대학은 확진자를 9415명, 사망자를 150명으로 집계해 중국, 이탈리아, 이란, 스페인, 독일에 이어 확진자로는 세계 여섯 번째다. 뉴욕주가 감염자 4152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다. 앤드루 쿠오모 지사는 이날 필수적이지 않은 사업체와 가게는 최소 직원의 75%는 자택에 머물도록 했다. 전날 직원의 50%만 출근하도록 한 것에서 하루 만에 출근자 비율을 더 낮췄다. 또 코로나19로 일시 해고됐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근로자에게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환을 90일 늦추도록 했다. 이 기간 모기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주택을 압류하는 일도 중지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감염병 유행시키는 ‘지구온난화’, 다음 세대 식량 위기 부를 수도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감염병 유행시키는 ‘지구온난화’, 다음 세대 식량 위기 부를 수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코로나19가 이제는 유럽과 미국을 휩쓸고 있습니다. 20세기 중반 인류는 모든 질병을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금 생각하면 가당찮은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여러 감염병이 등장하면서 다시 질병과의 전쟁을 벌이는 상황이 됐습니다. 많은 과학자는 감염병이 증가하고 질병의 독성이 강해지는 이유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온 상승, 강우 패턴의 변화,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는 병원체의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고 모기, 설치류 같은 질병 매개 동물의 생육환경을 변화시켜 병원균 확산을 더욱 용이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비정상적 지구온난화 현상은 감염병 증가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폭염, 홍수, 가뭄 같은 기상이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여섯 번째 생물 대멸종은 인간에 의해 인간이 겪게 될 일이라는 경고도 별로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에 대해 경고하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대,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콜로라도주립대,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공동연구팀은 극지방의 빙하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 녹을 경우 열대지방은 더욱 뜨거워지고 지구 전체 기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지구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17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열대지방 기후변화에 미치는 여러 요인을 전체 100이라고 할 때 남북극 빙하의 손실은 20이나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열대지역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단일 요인으로는 가장 큰 셈이지요. 연구팀은 지난 350년 동안 극지방 해빙 크기와 적도 부근 열대지역의 기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극지방 해빙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 녹을 경우 금세기 말 열대지역 기후가 어떻게 변할지 분석했습니다. 극지방 해빙 감소는 적도 부근 지역 평균기온을 지금보다 최대 2.61도 상승시키고 연평균 강수량은 최소 10㎝ 증가할 것이란 결과가 나왔습니다. 적도 인근 기후 변화는 엘니뇨와 라니냐 특성까지 바꿔 전 세계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매우 심각한 이상기후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경고했습니다. 여기에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지구시스템과학과를 포함해 8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농업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푸드’ 17일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대기 중 오존 농도가 높아지면 밀, 콩, 쌀은 물론 과일, 견과류 같은 작물의 수확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오존은 대기오염물질이 햇빛과 만나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 내는 또 다른 오염물질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 최대 곡창지대인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대기 중 오존 농도가 기준치 이상일 때가 4개월 이상 지속되면 연간 수확량은 22%가량 줄고 연간 10억 달러(약 1조 2420억원)의 손실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이 같은 대기질 악화에 지구온난화까지 더해질 경우 농산물 생산량은 더욱 떨어져 심각한 식량위기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경고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미래 세대에게 잠시 빌린 것입니다. 타인에게 빌린 물건은 깨끗하게 쓰고 돌려주는 게 원칙입니다. 우리 아들딸들이 온갖 감염병에 시달리고 미세먼지, 폭염, 혹한으로 사람다운 삶을 영위하기 힘든 세상에서 살게 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지 않나요. edmondy@seoul.co.kr
  • 美 실업률 20%대 급등 우려… 트럼프 ‘1조 달러 보따리’ 푼다

    美 실업률 20%대 급등 우려… 트럼프 ‘1조 달러 보따리’ 푼다

    미국이 17일(현지시간) 국민 1인당 1000달러(약 124만원)를 주는 재정정책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업어음(CP) 매입 등 통화정책을 모두 포함한 ‘코로나19 종합처방전’을 내놓았다. 코로나19가 금융시장 패닉과 실물경기 침체를 동반하는 복합 위기임을 감안해 1조 달러(약 1240조원)에 이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슈퍼부양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 브리핑에서 8500억 달러 상당의 지원책을 고민하냐는 질문에 “크게 간다”는 말을 반복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이날 오후 의회에서 취재진에 “경제에 1조 달러를 투입할 제안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재정정책은 향후 2주 내 국민 1인당 1000달러 지급, 세금 감면, 소상공인 지원책, 항공·호텔 등 피해 심각 산업 지원책 등 크게 4가지다. 블룸버그통신은 당국의 부양책 총액이 8500억 달러에서 1조 2000억 달러까지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백악관 대변인은 보건부, 보훈부, 국방부 등 정부 기관들을 지원하기 위해 의회에 458억 달러(약 57조 6000억원)를 추가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외 1000억 달러를 들여 유급 병가를 보장하고 무료검사를 시행하는 내용의 대응법안이 지난 14일 하원을 통과한 바 있다. 이날 연준도 2008년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기업어음매입기구(CPFF)를 설립해 CP 매입에 나서겠다며 통화정책을 발표했다. 3개월짜리 달러표시 CP를 내년 3월 17일까지 매입하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도 포함된다. 최근 연이어 발표한 제로금리, 양적완화, 금융시장 지원에 이어 위기 기업에 긴급 유동성까지 지원키로 하면서 금융위기 때 내놓았던 4종 세트를 모두 부활시켰다. 본래 연준은 위기 민간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할 수 없지만 비상시에는 특별권한을 발동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종합대응책의 배경에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각계의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등은 므누신 장관이 전날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과 만나 ‘정부 개입이 없다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국 실업률이 20%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미국 내 50개주 모든 곳에서 총 6000명에 육박하는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1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날 대책에 대해 미 당국이 이전에 내놓았던 것들과 비교해 경제 안정에 도움이 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뉴욕증시도 5~6%대로 오르며 화답했다. 유럽 각국도 통 큰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3300억 파운드(약 496조원) 규모의 대출 보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15%에 이른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에 모기지(담보대출) 3개월 상환을 유예하고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펍, 식당, 영화관 등 여가 및 접대 업종 기업의 사업세를 1년간 면제해 주기로 했다.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사태가 심각한 스페인도 기업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GDP의 20%에 달하는 2000억 유로(약 274조원)를 투입하는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 스웨덴 정부도 각각 3000억 스웨덴 크로나(약 38조원)에 달하는 재정지출 확대안과 양적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최대 3000억 유로(약 411조원) 규모의 은행 대출을 보증하겠다”고 밝히고, 기업의 세금·사회보장 기여금 납부를 연기하고 융자 상환도 늦출 수 있게 돕겠다고 했다. 반면 지금 상황에선 ‘백약이 무효’라는 암울한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대책을 모두 쏟아붓지 말고 더 큰 위기를 대비하자는 의견도 있다. 18일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3년 4개월여 만에 1만 7000선이 무너지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는 안정세를 되찾지 못했다. 30달러 선이 무너진 원유 가격의 하락도 여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감포읍 옥이네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감포읍 옥이네

    아픈 봄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한 필자도 여행을 중단했다. 지난해 동해안을 여행할 때 들렀던 옥이네라는 가게가 문득 떠올랐다. 씩씩하게 잘 견뎌내고 있는지. 동해안 감포읍에는 모녀가 하는 ‘옥이네’라는 허술하나 깔끔한 가게가 있다. 곰장어구이, 조개구이를 파는 집이다. 1인분은 안 된다고 애절히 협박하기에 곰장어구이 2인분을 소주와 함께 시켰다. 생계하는 이들의 얼굴을 기록하고 싶어서 손님으로 잠입한 식당. 얌전하게 먹으면서 최대한 밝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취해도 취하지 않고 안 취해도 취하고, 용감하게 혼자 떠들다가도 엄마와 딸이 하는 말에 슬쩍슬쩍 장단을 맞춰 주기도 했다. 테이블에 장어구이를 마련해 주고 굽는 법까지 상세히 알려준 엄마는 손님이 뜸한 틈을 타 가게 방충망을 고치기 시작했다. 바닷가에서는 철망 모기장도 1년이면 다 부식된다며 창틀을 뜯어와서 손수 고친다. 딸은 엄마에게 아주 공장 하나 차리시구려 어쩌고 해쌌는다. 밉지 않게 핀잔을 해대는 딸과 깔깔거리는 엄마. 안 듣는 척 다 들으며 모처럼 흐뭇이 술잔을 기울였다. 어색하게 낑낑거리며 장어를 굽는 것이 불쌍했던지 방충망을 다 고친 엄마가 안 구워 줘도 될 곰장어를 구워 주면서 맛이 좋냐 안 좋냐 응답하라며 짓궂게 굴었다. 마음이 따스해진 나는 엄마의 얼굴을 그려 보고 싶었지만 말을 꺼내지는 못하고 술만 거듭 마신다. 가게가 바쁜 토요일에 휴대폰노트를 들고 스케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가는 물정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을 것 같아서 상황을 살핀다. 연인끼리 온 연로한 진상손님이 시비를 걸어도 일절 대꾸 없이 고요히 잔을 비워 나갔다. 아, 내가 생각해도 나는 얼마나 점잖고 고요한 유랑중년인가. 소주 두 병을 비우고 마침내 용기가 생겨 “저어기, 사장님 얼굴 좀 한 5분만 그려도 돼요?”라고 폭탄을 던졌다. 조금 의아해하더니 엄마는 이내 “네, 그러세요” 하며 흔쾌히 허락했다. 너무 빠른 허락이 어리둥절할 지경이었다. 모녀를 동시에 그리고 싶었지만 장사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엄마만 꼬부랑꼬부랑 한 5분을 그렸다. 닮고 안 닮고는 중요하지 않다. 엄마는 실물보다 예쁘게 그려 달라고 했지만 그게 말이 되는가. 내가 크로키를 해봤는가, 데생을 해봤는가, 무작정 그리는 거지. 그림을 완성하고 딸의 휴대폰에 그림을 전송해 주었다. 술을 비우고 계산을 하고 간단히 인사를 했다. 아쉬운 듯 아쉽지 않은 듯 쳐다보았지만 뒤도 안 돌아보고 비틀비틀 형광등 밝은 큰 여관으로 돌아왔다. 그림과 사진을 대조하며 특징을 살펴보았다. 코가 좀 큰 얼굴이다. 눈썹 문신도 보인다. 젊었을 적 조신했지만 많은 사내들과 콧대 있게 매력적으로 지낸 모습이 보였다. 지금은 꺼멓게 타고 영양가 없이 처진 살이지만 갸름한 얼굴에 건더기 없이 맑은 웃음, 더욱이나 조금 새침하게 깊은 눈이 사내들께나 애타게 했을 듯했다. 생계를 잇느라 얼굴이 꺼멓게 타면서도 선한 본성과 화사한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모습이 입가 주름에 성실하게 새겨져 있다. 오붓하고 낮고 환한 얼굴이다. 장하신 분이다. 손목을 잘 못 쓴다는 남편, 식당일도 도와주지 않고 방충망도 갈아 주지 않는 남편. 어민은 아닐 테고 게으른 지식인이라고 한들 그런 남편을 버리지 않고 살았을 장군다운 여인의 모습도 보였다. 어쨌든 이 건강하고 착하고 강한 여인을 기록하고 그리고 싶은 맘이 생겼다. 날이 밝으면 다시 가게 바깥 전체 모습을 사진으로 좀 담겠다고 했더니 6시쯤이 일출이라는 말도 잊지 않던 친절한 여인. 생계에 강인한 사람.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짐을 싸서 장한 여인을 만나러 가야겠다.
  • 이재웅 떠난 ‘타다’ 짊어진 박재욱, 충격 딛고 新산업으로 갈아 타나

    이재웅 떠난 ‘타다’ 짊어진 박재욱, 충격 딛고 新산업으로 갈아 타나

    11인승 차량 제공 서비스인 타다가 이른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후 사업 구조조정을 겪으며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타다의 모기업인 쏘카의 새로운 수장이 된 박재욱 신임 대표는 충격을 딛고 회사를 정상 궤도로 올려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타다는 주력 사업이었던 ‘타다 베이직’ 서비스의 중단을 앞두고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타다가 운영 중인 차량 1500여대 중에서 1400여대를 차지하는 타다 베이직은 타다금지법의 통과로 불법으로 전락하면서 오는 4월 11일 서비스가 끝난다. 타다는 우선적으로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타다금지법이 통과된 이후 첫 출근을 앞둔 신입 사원들에게 ‘채용 취소’를 통보했으며, 파견 형태로 간접 고용 중이었던 일부 비정규직 사무직원들에게도 권고사직을 요구했다. 타다 운전기사에 대해선 협력업체를 통해 단계적으로 감차를 통보했다. 타다 운전기사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는 “해고의 화신”이라고 타다 측을 비판하며 사태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도 했다. 타다 베이직 대신에 현재 90여대 규모로 운영 중인 ‘타다 프리미엄’을 키워 보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렌터카 기반이던 타다 베이직과 달리 타다 프리미엄은 택시 면허를 보유한 기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운영하는 고급 택시 서비스인데 택시 기사들의 신규 유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타다 베이직의 운영을 놓고 양측이 ‘불법 택시’ 논쟁을 벌이며 감정의 골이 깊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신규 가입하는 택시기사나 법인이 타다 프리미엄에서 사용하는 K7 차량을 새로 구매할 때마다 1대당 500만원씩 지원금을 받았는데 이마저도 자금난을 이유로 최근에 폐지됐다. 타다를 지탱하던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자리에서 내려온 것도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1995년 포털사이트 ‘다음’을 만들었던 ‘국내 벤처 1세대’ 이 전 대표는 2007년 9월 다음 대표직을 내려놓은 뒤 10여년간 은둔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2018년 4월 쏘카 대표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으나 또다시 2년 만에 “어찌되든 졌다”고 선언한 뒤 퇴진했다. 이 전 대표로부터 자리를 이어받으며 “다양한 모빌리티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던 박 대표는 타다 베이직의 사업 정리를 매끄럽게 마무리 지은 뒤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빠르게 발굴하는 것이 당면 과제로 남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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