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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일류만이 살아남는다”/김 대통령/품질혁신…불량률0.01%로

    ◎기업 행정규제 과감히 철폐/품질 세계화 전진대회 참석/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김영삼 대통령은 24일 『정부는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각종 행정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외국인 투자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상오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1백㎛ 달성 품질세계화 전진대회」에 참석,치사를 통해 『대내적으로는 물가안정과 노사협력을 이루고 기술개발과 품질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면서 『무역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기계류,부품산업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다음달 중순 청와대에서 신경제추진회의를 주재,기계류및 부품산업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 대통령은 또 『품질혁신운동은 불량품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세계최고품질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운동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국가간·지역간의 장벽이 무너짐으로써 오직 일류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이 시작되었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품질혁신을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을 더욱 긴밀하게 하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대기업은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협력해야 하며 정부도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지금이야말로 근로자와 기업인,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국제경쟁력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하고 『이제 우리나라는 후발개발도상국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면서 앞서 달려가는 선진공업국을 따라 잡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품질 세계화 전진대회 한편 이날 1백ppm 품질혁신추진본부(본부장 김상하 대한상의회장) 주최 품질세계화 전진대회에는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조순승 국회통상산업위원장,박삼규 공업진흥청장 등 주요 인사와 근로자 대표 1천3백여명이 참석했다. 대회에 참석한 기업체와 근로자 대표들은 노사가 합심해 품질을 세계수준으로 높이고 모기업과 수급기업간의 협력체제를 강화할 것을 다짐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동양피스톤과 한국와이퍼의 품질혁신 우수사례 발표도 있었다. 1백ppm운동은 불량률을 0.01%(1백만개 중 불량품 1백개) 이하로 줄이자는 품질관리운동으로 그동안 현대자동차와 LG전자 등 대기업체가 중심이 돼 추진해 왔다.1백㎛ 추진본부는 이날 전진대회를 시작으로 춘천과 전주·부산에서 지역별 대회와 업종별 대회를 잇따라 갖고 이 운동을 범국민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 기수아파트에 도청장치/우승정보 교환 녹음테이프 확보/경찰 수사

    서울 종로경찰서는 24일 서울경마장 조기협회 소속 기수 C모·K모씨 등이 경마에 관한 정보를 바깥 사람에게 알려준 사실을 밝혀내고 경마부정조직의 관련여부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김영석(30·전과4범·건설회사 영업부장·경기도 성남시 하대원동)씨로부터 우연히 압수한 녹음테이프 3개를 분석한 결과 K모기수와 C모기수가 지난 14일 다음날 경주에 출주하는 말들에 관한 누군가의 전화질문에 『간다』(우승할 수 있다),『아니다』라는 식으로 경마정보를 알려준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일부 관련사실을 시인받았으나 『정보교환을 대가로 금품을 건네받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김씨는 지난 17일 뺑소니사고로 경찰에 붙잡힌 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김씨가 교통사고때 운전하던 승용차 안에서 이같은 녹음테이프 3개와 도청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녹음기 3대,전화기 1대,1.5V짜리 건전지 15개,이들 기수와 조교사가 집단거주하고 있는 경마장부설 준마아파트의 입주현황이 담긴 약도 등도 압수했다. 이와 함께 구속된 김씨도 혼자 첨단장비를 이용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기수아파트 주변에서 전화내용을 도청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다른 경마브로커나 조직폭력배 등이 연계되지 않았나 추궁하고 있다.
  • 유원 부도/하청업체 피해 급속 확산

    ◎제일은,진성어음 5억원 부도처리/최 사장 주식양도 각서… 3자인수 가속화될듯 제일은행이 20일 유원의 하도급업체가 물품대로 받은 진성어음 5억원을 부도처리함에 따라 유원의 부도사태는 하청업체로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또 제일은행은 이날 최영준 유원사장으로부터 3자 인수에 필요한 주식 양도각서와 주식처분 승낙서를 받아냄으로써 3자 인수작업은 한결 가속화할 것 같다. 따라서 유원사태는 당분간 하청업체의 연쇄부도와 3자 인수를 위한 대상물색이라는 두갈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제일은행 고위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간 이상 재산보전 처분이 내려지기까지 은행으로서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곧 재산보전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진성어음의 부도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다른 관계자는 『진성어음인지 견질어음인지 확인도 안된 상태에서 유원의 말만 믿고 어음을 결제해 줄 수 없다』며 『진성어음을 결제해 주면 유원발행 어음을 보유한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일제히교환에 돌려 제일은행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은 전날 정부가 유원 부도파문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력·하청업체의 진성어음 3백억원은 제일은행이 대지급하도록 하겠다는 방침과 어긋나는 것이다.은행감독원 관계자도 『상업은행은 한양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에도 하청업체의 자금난을 덜기 위해 8백억원을 지원했었다』며 『주거래은행으로서 선의의 피해자인 하청업체 등에게 지원을 한 뒤 관계당국의 지원을 구하는 것이 순서』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정부와 감독당국의 의중을 알면서도 제일은행이 진성어음을 부도처리한 것은 법원이 재산보전 처분을 조속히 내려주든지,한양의 산업합리화 지정과 같은 특혜는 아니더라도 정부가 보다 명시적인 지원책을 강구해 달라는 주문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청업체의 희생과 국민경제를 담보로 한 제일은행의 강공 드라이브와 당국의 대응이 어느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인지 주목된다. ◎대성목재 주인 여섯번째 바뀔 운명/59년간 천우사·신동아 등 거쳐재기문턱서 좌절 유원건설의 계열사인 대성목재가 지난 18일 모기업과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함으로써 창사 59년만에 여섯번째 주인이 바뀔 운명에 놓였다. 지난해 매출액 1천3백74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는 등 정상화 궤도에 올라섰으나 유원에 지급보증한 4천억원을 대신 갚아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대성목재는 36년 인천 만석동에서 한 일본인에 의해 자본금 5백원으로 출발한 뒤 해방 후 당시 재벌로 꼽히던 천우사로 넘어갔다.그러나 68년 천우사의 부도로 조흥은행의 관리를 거쳐 73년 신동아해상보험·국제약품·원풍산업 등 3개사에 의해 공동인수됐다. 70년대 이후 합판산업이 사양기로 접어들면서 급격히 쇠락,86년 산업합리화업체로 지정되면서 유원이 떠맡았다.결국 이번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대성목재는 기구한 기업유전의 대명사라는 멍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재기의 문턱에서 다시 주저앉게 된 셈이다.
  • 금융신탁사 MBIA/1인 생산성 연81만달러 “최고”

    ◎「포브스」 미사 7백76곳 조사/「다이제스트」 인쇄매체 1위/WP·트리뷴지 2·3위 기록 미국기업이 불황 가운데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노동력의 생산성 증가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지 최신호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액·이윤·자산·시장가치 등 4개부문에서 어느 한부문이라도 5백위내에 든 7백76개 미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종업원 1인당 평균이윤은 전년대비 61% 증가한 1만3천5백달러에 달했으며 1인당 판매액은 24% 증가한 23만4천1백달러를 기록했다. 이들 가운데 업종별로 종업원 1인당 가장 높은 이윤을 올린 업종은 금융신탁회사로 평균 6만5천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별로 1인당 가장 높은 생산성은 금융신탁회사인 MBIA사로 모두 3백명의 직원이 각각 81만3천달러씩의 이윤을 올렸다.다음도 역시 같은 업종의 페더럴 내셔널 모기지사(3천4백명)로 63만달러를 기록했다.3위는 부동산신탁회사인 트랜스애틀랜틱 홀딩사(3백명)로 40만달러,4위는 생명보험사인 웨스턴 내셔널사(2백명)로 34만1천달러,5위는 금융신탁회사인 페더럴 홈론 모기지사(3천1백명)로 33만5천달러씩의 이윤을 올렸다. 한편 미 기업중 가장 많은 69만3천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는 제네럴 모터스사는 1인당 평균 8천2백달러,56만4천명의 월마트 스토어는 4천8백달러,44만7천명의 펩시콜라는 4천달러를 기록하는 등 종업원이 많을수록 생산성은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인쇄매체기업 가운데는 리더스 다이제스트사가 6천7백명의 직원이 평균 3만1천달러로 가장 높은 생산성을 나타냈고 2위는 워싱턴 포스트지(6천7백명)로 2만5천달러,3위는 트리뷴지(1만2백명)로 2만3천7백달러,4위는 월스트리트를 내는 다우존스사(1만1백명)로 1만7천9백달러,5위는 뉴욕타임스지(1만2천9백명)로 1만6천5백달러의 생산성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해커 전성시대”/컴퓨터사 등서 잇단 스카우트

    ◎“무분별 특채 범죄자에 면죄부 주는 꼴/청소년에 비뚤어진 가치관 심을 우려도” 해커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해킹만 잘하면 남의 정보를 마치 내 것처럼 쉽게 가져올 수도 있고 기업체에 쉽게 취직할 수도 있다. 최근 아래한글의 암호를 풀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승욱씨(27·방위병)는 한글과 컴퓨터·특허청 등에서 오히려 스카우트하겠다는 제의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또 지난해 4월에는 청와대전산망에 침투,컴퓨터범죄를 저지른 김재열씨(25)가 모기업에 특채돼 부러움 아닌 부러움을 사기도 한 바 있다. 컴퓨터전문가들은 정도에 따라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컴퓨터범죄의 주범 해커를 일부기업이나 정부기관에서 특채형식으로 채용하는 것은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행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최대최고의 프로그래머인 안철수 컴퓨터백신연구소장은 『이같은 상황은 미국·유럽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있었다』면서 『컴퓨터해커가 고의로 가벼운 불법행위를 저질러 이를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로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아래한글의 암호를 풀었다고 알려지는 이승욱씨의 경우도 이같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이씨의 비교적 좋은 학벌과 하이텔이라는 국내최대의 통신망,일부언론의 무책임한 보도가 자연스럽게 조화돼 「영웅만들기」가 성공한 케이스인 것이다. 사실 아래한글의 암호를 푼 사람은 지금까지 줄잡아 몇백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이 정도의 프로그래밍수준은 웬만한 기업의 전산실에 근무하는 사람이나 컴퓨터에 빠진 중학생정도라도 쉽게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들은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개인적인 용도로만 사용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보화시대가 주는 혜택과 익명성이라는 무기를 악용해 뻔뻔스럽게 범죄를 저지르고도 오히려 「영웅」이 되는 분위기는 앞으로 자라날 세대에게도 자칫 전도된 가치관을 심어주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유전·가스전 미서 재개발 붐/첨단기술 이용 3급을 1급으로

    ◎중소업체서 수천개 공략… 해외감산 보충 미국에 유전 및 가스전 재개발 붐이 불고 있다. 미국의 중소 석유회사들은 아모코나 텍사코등 대자본이 매각처분하는 수천개의 유전과 가스전을 사들여 특유의 인내심과 첨단기술을 이용,졸아드는 유정을 콸콸 넘치게 하고 있다.이들의 활동은 미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져 업계에서는 국내생산 감소 속도를 늦추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아파치 코퍼레이션,벌링턴 리소시즈,아나다르코 페트롤리엄 코퍼레이션등 비메이저(석유대자본) 회사들의 활동은 특히 눈에 띈다.이중 공세적 전략을 펴고 있는 아파치는 지난해 텍사코사로부터 3백여개의 유전과 가스전을 6억달러에 사들였다.아파치가 이같은 공세적 매입에 치중하는 이유는 4년전 아모코사에서 사들인 3백개의 가스전과 유전에서 크게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윙클러 카운티(텍사스주)의 한 유전의 경우 4년전에 비해 하루 산유량이 1천1백배럴정도 늘어났다.4년전 사들여 재개발한 헤스팅스 유전의 경우 일부 유정이 30년이 넘었지만하루 4백배럴 이상 늘어난 4천배럴을 생산하고 있고 연간 1백만달러의 추가수입을 가져다 주고 있다. 이밖에 아나다르코는 캔자스주 그랜트 카운티에서,벌링턴은 2년전 모빌사에서 사들인 텍사스주 다스트 크릭 유전에서 증산에 성공했다.아나다르코는 대략 1천배럴 이상,그리고 벌링턴은 두배정도를 더 퍼올리고 있다. 중소회사들이 「노쇠」판정을 받았거나 채산성이 별로 없는 유전과 천연가스전에 벌인 활발한 재개발 활동으로 미국내 석유와 가스 공급물량을 늘렸고 특히 가스가격의 인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모빌 등 대자본들은 여전히 미국내 최대의 석유생산자로 군림하고 있고 자기들이 매각하는 유전이 아직도 수명이 다하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알고 있다.다만 해외에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어 국내투자는 가급적 피한다는 설명이다.90년부터 대자본의 해외프로젝트 투자비는 13% 는 반면 국내유전에 대한 지출은 23%나 급락했다.이는 곧 비메이저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한 것이다. 휴스턴의 한 경영자문회사의 조사에따르면 독립 석유회사들은 이같은 틈을 이용,국내 탐사와 개발비를 꾸준히 증가시켜 93년 한햇동안 전년대비 21% 늘어난 58억달러를 지출했다.반면 대기업들은 5% 늘어난 87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이같은 과감한 투자는 아파치의 경우처럼 3차원 지질검사등 첨단기술,인력감축,지질학자와 엔지니어로 구성된 감독팀 운영등과 결합해 증산효과를 거뒀다.이에 따라 중소업체들의 국내비축물량은 4년동안 15% 늘어난 58억배럴로,같은 기간에 12% 감소해 2백83억배럴로 물량이 줄어든 대기업의 공급감소분을 보충했다. 중소업체의 성공은 그러나 경매에 붙여지는 유전가격을 올려놓았고 「너코 오일 앤 개스」의 경우처럼 80년대말 최고가로 매입한 유전의 생산량이 기대에 못미쳐 결국 모기업이 회사를 팔아치워버리는 경우도 있어 유전재개발이 결코 평탄한 길만은 아니다.
  • 이업종 교류/2천 6백34사 참여/연합회 발족

    ◎“신제품 개발 촉진”… 급속 확산 중소기업들의 이업종 교류가 활발하다.전국 각 지역에 결성된 이업종 교류회는 모두 1백63개로 2천6백34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업종 교류란 업종이 다른 기업들이 기술과 경영노하우를 교환,신기술과 신제품의 개발을 촉진하고 효율적 경영체제를 갖추려는 새로운 형태의 중소기업간 협력이다. 예컨대 만년필을 만드는 A기업과 안경제조업체인 B기업,시계업체인 C기업 등 다른 업종의 회사가 공통기술분야(도금)를 찾고 정보와 노하우를 교환,새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전국 이업종 교류연합회」가 현판식을 가짐으로써 그동안 지역차원에서 운영돼온 이업종 교류회가 전국 차원으로 격상됐다.연합회는 앞으로 회원사간 생산기술의 교환사업을 펼치며 일본의 이업종 교류단체와 세미나도 갖는다. 이업종 교류는 같은 업종의 사업자들이 영업비밀의 노출이나 부메랑효과를 우려해 접촉을 기피하는 것과 달리 생산제품이 달라 쉽게 결성되고 효과가 크다.기술력이 취약한 중소기업간에 특히 활발해 기술과 상품개발에 성공한 사례들이 적지 않다. 국민은행 인천 간석동지점과 거래하는 자동화기기제작업체 파모닉스와 전자부품제작업체 제3개발,주물업체인 성진주공이 결성한 「국민간석 이업종 교류회」가 대표적이다.이 교류회는 서로의 기술을 활용,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치솔 자동 식모기」를 개발하는데 성공,연간 5백만달러의 외화절감효과를 거뒀다. 오성화학 등 7개 중소업체가 결성한 육육회도 「제품 이송장치」를 공동개발했다. 태공회의 경우 원적외선 세라믹생산업체인 한국바이오텍에서 생산한 세라믹을 프라스마 코팅전문업체인 세원금속에서 표면코팅처리함으로써 직접 열이 전달되는 「원적외선 방사히터」를 개발,판매중이다. 오영교 통상산업부 중소기업국장은 『무한경쟁시대에서 중소기업이 기술력을 확보하는 방안의 하나로 이업종 교류를 꼽을 수 있다』며 『앞으로 한일간 중소기업 협력사업도 이업종 교류를 통한 기술협력사업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신용금고/중기대출 늘린다/새달부터

    ◎「종업원 1백50명」까지 대상 확대 오는 4월6일부터 종업원수가 1백1∼1백50명인 전국의 중소제조업체 1천1백여개가 상호신용금고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동일인 여신한도도 현재 금고 자기자본의 5%(개인은 2%)에서 10%(개인은 5%)로 확대된다.다만 법인은 30억원,개인은 15억원을 넘을 수 없다. 시·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은 금고 자기자본의 15% 범위에서 대출받아 수도·운송·가스·도로·주택·의료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금고의 신·증설에 대한 인가권을 제외하고 검사,사고금고의 처리,정관변경,영업소의 위치변경 또는 폐지 등에 관한 업무가 재경원에서 신용관리기금으로 넘어간다. 재정경제원은 13일 서민과 소규모기업에 대한 금융기회를 넓혀주고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상호신용금고법 시행령 및 관련규정을 이같이 고쳐 다음달 6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재경원은 상호신용금고로부터 대출 등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는 소규모기업의 범위를 광업과 제조업의 경우 현행 종업원수 1백명이하 또는 총자산 3억원이하에서종업원수 1백50명이하 또는 총자산 30억원이하로 늘리기로 했다. 건설업체는 종업원수 20명이하 또는 총자산 5천만원이하에서 50명이하 또는 10억원이하로,도·산매업체는 20명이하 또는 5천만원이하에서 20명이하 또는 10억원(산매업은 5억원)이하로 각각 확대된다.
  • 지자체 사업/향토중기 독점폭 확대

    ◎새달부터/일반공사 50억·「전문」 5억으로/「지방재정법 시행령」 입법예고 오는 4월부터 해당지역의 중소기업만이 독점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 발주공사(지역제한공사)규모가 대폭 상향조정된다. 내무부는 8일 예산회계법시행령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내무부장관이 「지역제한공사」의 규모기준을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재정법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4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내무부는 이와 함께 예산회계법시행령이 일반공사 20억원,전문공사 3억원으로 각각 규정하고 있는 「지역제한공사」규모를 일반공사 50억원,전문공사 5억원으로 각각 높이기로 했다. 이는 지역제한공사규모가 너무 낮아 비현실적이라는 행정쇄신위의 지적에 따른 것으로 지방중소기업이 자치단체의 각종 건설공사에 독점적으로 입찰할 수있는 폭이 확대되게 됐다. 개정안은 부정담합 등 공정한 입찰을 방해하는 업자에 대한 제재조치를 1월이상 3년이하에서 1월이상 2년이하로 완화했고 지방자치단체의 수납대행금융기관으로 상호신용금고를 추가지정했다. 개정안은 또 지방자치단체의 건전한 재정운영을 위해 실시토록 돼 있는 재정진단대상을 ▲채무과다업체 ▲적자단체 ▲경상비과다단체 등으로 규정했다.
  • 제2금융권 무담보대출 많아 큰 피해/덕산그룹 부도파문 어디까지

    ◎금융권 정확한 피해액 파악 안돼 당혹/그룹해체 불가피… 경매 3자인수 유력 덕산그룹의 연쇄부도가 「일파만파」로 금융계를 강타하고 있다. 은행·투금·종금·보험 등 1,2 금융권의 관계자들은 27일에 이어 28일에도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으나 정확한 여신 규모는 물론 담보확보 여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은감원은 덕산이 ▲작년 11월 무등건설 인수(1백50억∼2백억원) ▲올 1월 충북투금 인수(1백90억원) ▲전북 순창에 온천개발을 위한 임야구입(1백90억원) ▲지난 22일 「일간 오늘」 창간 등 무리한 사업확장이 연쇄부도의 원인이라고 분석. ○…공식 발표와는 달리 각 은행의 여신관계자들은 장기신용 3백억원,한일과 하나 각 1백10억원,신한과 한미 각 1백90억원,서울신탁 2백62억원,광주은행 3백23억원,주택 59억원 등 은행권의 대출만 2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 2금융권의 경우도 중앙투금이 2백억원대에 이르는 등 서울의 8개 투금사 중 신한투금을 제외한 7개 투금사가 1천억원 정도를 담보 없이 대출하거나 지급보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금사 역시 새한종금이 한국고로시멘트에 70억원의 지급보증을 선 것을 비롯,총 1천2백억원대에 이른다는 게 금융권의 풍문.또 태평양 50억원,동양베네피트 17억원,흥국 40억원,신한 1백억원,대일 40억원,대신 1백억원 등 9개 생보사도 3백60억원이나 물린 것으로 확인됐다.이와 별도로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도 각각 2백53억원과 1백24억원의 지급보증을 섰다. 별도 부채로 분류되는 미상환 회사채의 규모도 은감원의 공식 수치와는 달리 방계사인 고려시멘트와 홍성산업을 제외하고 12개 계열사 9백15억원에 이른다는 게 증권감독원의 설명. 2금융권의 경우 초우량 기업인 고려시멘트의 지급보증만 믿고 돈을 빌려주었거나 담보 없이 대출해 준 것이 대부분이라 웬만큼 담보를 잡은 은행과 달리 대규모 부실이 불가피할 전망. ○…덕산그룹은 해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자금조달에 유력한 배경이 됐던 고려시멘트가 공식적으로 지원을 거부한 데다,돈줄을 쥔 박회장의 어머니인 정애리시씨(고려시멘트 이사) 역시 마찬가지 입장으로 보이기때문. 이에 따라 덕산은 부실기업의 처리방안인 ▲자구노력 ▲은행관리 ▲담보(경매)처분 ▲제3자 인수 ▲법정관리 신청 중 사업성이 밝은 시멘트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모두 담보처분이나 3자 인수로 결론이 날 듯. 한편 지난달 덕산이 인수한 충북투금의 경우 신용관리기금이 예금인출 사태에 대비,27일 31억원을 지원. ○…덕산그룹 계열사에 지급 보증을 선 탓에 법정관리 신청을 검토 중인 상장사 고려시멘트는 5백9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28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고려의 회사채 발행잔액 5백90억원 중 3백20억원어치는 무보증채이며 나머지 2백70억원어치는 보증채이다. 보증채 2백70억원의 보증사는 대우증권 1백억원,대유증권 80억원,동양증권 60억원,한국보증보험 30억원 등이다. 한편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도물산은 2백25억원의 보증채를 발행했다.조흥은행이 1백75억원을,신한은행이 50억원의 보증을 섰다. ◎부도 긴장… 광주 표정/하도급업체 2백여사 연쇄부도 예상 덕산중공업 등 2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덕산그룹(회장 박성섭)이 부도를 내면서 광주지방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덕산그룹에 지급보증을 섰던 고려시멘트(주)(대표 유중옥)와 한국고로시멘트제조(주)등 계열사들에 대한 법정관리신청이 수용된다 하더라도 이들 기업체와 거래해온 하도급업체 2백여개의 자금줄이 막혀 연쇄부도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덕산그룹이 부도사실을 밝힌뒤 이틀째인 28일 계열사인 무등건설과 덕산종합건영이 광주·전남지역에 짓고 있는 2천여가구의 아파트 입주계약자들은 계약금마저 날릴 위기에 놓였다. 또 입주가 진행중인 광주시 서구 주월동 덕산 패밀리아파트에 입주한 40여 가구는 이날부터 도시가스공급을 받지 못해 불편을 겪고 있고 이 아파트 공사에 참여한 20여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모려와 농성을 벌이는 등 진통이 확산되고 있다. ◎박성섭 회장 누구인가/조선대 경영도 참여… 무리한 확장 박성섭 덕산그룹 회장(47)은 전 조선대 총장 박철웅씨의 차남.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74년 고려시멘트 이사를 시작으로 기업 경영에 참여했다.부친이 조선대 총장으로 있을 때 재단의 이사로 학교 경영에도 참여했다. 덕산그룹의 터를 닦은 것은 지난 80년대 말 형제들 간의 재산분배로 한국고로시멘트제조(주)를 갖고 분가하면서부터.우수한 두뇌와 강력한 추진력으로 오늘의 덕산그룹을 세웠다. 전남 광주권의 지방지인 무등일보의 회장도 맡고 있으며 지난 22일에는 타블로이드판 대중지인 「일간 오늘」을 창간했다.수하의 전문 경영인들은 『회장을 모시기가 어렵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평이 좋다. 무등일보 사장 시절 건축법 위반혐의로 구속되기도 했으며 덕산의 재력을 바탕으로 조선대를 되찾으려 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5형제 중 맏인 성철씨는 시멘트 원자재를 생산하는 홍성산업 회장이며 운동권 출신으로 기자생활도 잠시 했던 막내 성현씨가 모기업 격인 고려시멘트 그룹을 이끌고 있다.
  • 영 베어링은 파산/“국내증시 충격 단기에 그칠것”

    ◎일 주식 선물거래로 5천억 손실/2백30년 역사 자랑… 여왕도 고객/서울지점 3천억 운용… 철수땐 파문 영국의 베어링 브라더스(상업은행의 일종)의 투자손실 여파가 세계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베어링 브라더스의 모기업인 베어링그룹은 지난 1762년에 설립된 금융전문 그룹이다.투자관리 회사인 베어링 어새트 매니지먼트,투자자문 회사인 베어링 캐피틀 인베스터,창업투자 회사인 베어링 휴스턴 & 손더스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투자손실로 파산위기에 직면한 브라더스는 영국의 금융기관 중 최고의 권위와 역사를 지닌 투자전문 금융기관으로 현재 25개 국에 55개의 해외지점망을 갖고 있다.엘리자베스 여왕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인사들이 고객 명단에 올라있으며 한 때 나폴레옹도 거래한 유서 깊은 귀족은행이다. 1890년에도 아르헨티나에서 엄청난 금융손실을 입어 파산위기에 몰렸으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의 도움으로 구제받았었다.80년대 이후 파생금융 상품의 투자를 통해 급성장,지난 해에는 세전이익이 전년보다 54%가 늘어난 8천7백60만달러(약 7백억원)에 달했다.영국에서 6위권에 드는 은행이다. 베어링그룹의 위기는 베어링 브라더스사 싱가포르지점의 딕 젤슨이라는 딜러가 일본 오사카 증권거래소 등에서 「닛케이 225」의 주가지수 선물상품 1만5천∼2만계좌에 투자했다가 간사이 대지진으로 도쿄 증시가 폭락함으로써 약 4억∼5억파운드(5천억∼6천억원 상당)의 손실을 낸 데 따른 것이다. 선경증권 이종윤이사는 『베어링 증권의 서울 지점은 브로커(중개)가 주 업무』라며 『투자는 베어링 투자신탁이 맡고 있고 자산 규모도 크지 않아 국내 증시에 대한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베어링증권 서울지점의 총 주식운용 규모가 2천억∼3천억원으로,베어링 증권을 통해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투자분을 철수할 경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베어링증권은 지난 85년 자딘플레밍과 함께 외국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했다.91년 10월 영업기금(자기자본금) 1백억원 규모의 지점영업 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베어링은 어떻게 파산했나/엄청난 금융투자 실패/국제시장선 “흔한 일”/2만건이상 투자… 회사감독 불가능/거래속도 빨라져 방심하면 “큰 화” 창립 연도가 176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영국의 유서깊은 은행이 단지 한 싱가포르 지사 직원의 금융시장 투자로 6억5천만달러를 잃는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런던의 한 투자은행 간부는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거래은행인 베어링은행이 지난주말 파생적 금융상품 투자로 이같은 타격을 입은데 대해 유사한 실패 사례들을 열거하며 『아주 쉽사리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금속산업 그룹 메탈게젤샤프트는 지난 93년 미 지사의 석유투자로 15억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칠레의 거대한 국유광산 코델코는 94년 금속선물거래로 1억7천만달러를 잃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은행 간부는 현대 거래상품의 거대규모 및 복잡성과 전자화된 시장을 통한 엄청나게 빠른 거래 속도가 이같은 투자실패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생적 거래에는선물·옵션·스와프와 같은 통화·증권·채권·상품 등의 잠정가치와 관련한 거래들이 포함된다. 이같은 거래들은 당초 세계차원의 시장에서 시장참여자들이 스스로의 이익을「보호」하기 위해 창안한 방법이었으나 어느새 이익을 「창출」하는 적극적 방안으로 변모했다. 여기서도 여느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거래자들은 가격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상정하고 투자하지만 실제로 반대 결과와 맞닥뜨리는 수가 있다. 은행가들은 베어링은행의 경우 싱가포르 직원이 일본 증시변동과 연계된 파생적 투자 1만5천∼2만건을 체결했으며 건당 규모는 20만달러였던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런던 은행 간부는 『이는 전화로 마권영업자에게 주문을 내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항상 모든 거래를 감독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회사의 감독은 직원의 거래상태를 체크하는 기회나 막대한 투자성공을 거둔 것으로 간주될 경우 차익금을 찾기 위한 전화가 걸려올 때 이뤄질 뿐』이라고 말했다. ◎파생금융상품/환율 변동위험 줄이려 고안/선도·옵션·스와프 등 4가지 파생 금융상품은 환율이나 금리,주가의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헤지) 고안된 신종 상품이다. 금융 및 자본시장에서는 주식·채권·외환 등 다양한 형태의 거래가 이뤄진다.고정 및 변동 금리로 나눌 수 있는 차입조건 중 금리 부문만을 떼어내 서로 맞바꾸거나,주식과 채권의 장래 가치를 예상해 사고 파는 것이 가능하다.단순히 돈을 빌리고 꾸어주거나 현 시세로 외환을 사고 파는,전통적인 금융상품으로부터 변형 발전된 상품이다. 종류는 선도·선물·옵션·스와프 거래 등 크게 4가지.선도 및 선물거래는 일정기간 뒤에 가격을 미리 정해 사고 파는 면에서 성격이 같지만 선도는 장외에서,선물은 거래소 등에서 정형화된 상품이다.옵션은 특정 기일 내에 사고 파는 권리이며 스와프는 서로 다른 금리 조건이나 환율 등을 맞바꾸는 것이다. 예컨대 중간상이 봄철에 농민들로부터 배추밭을 밭떼기로 미리 사들이는 것도 넓은 의미의 선물거래에 해당된다.
  • “김정일,등소평을 배워라”/이재근(서울광장)

    이제는 역사의 유물이 돼버린 사회주의 경제체제는 기본적으로 노동 집약적인 집단생산과 균등분배의 개념전개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구소련의 국영집단농장(소포스),마오쩌뚱(모택동)중공의 인민공사,북한의 「새벽별 보기」 천리마운동이 각기 형태와 내용은 같지 않지만 요컨대 인민들의 집단적 「먹거리 해결방책」이라는 점에서는 크게 다를 바 없다.경세제민(경세제민)하는 정치 경제라는 것도 결국은 백성들의 입을 옷과 살 집,먹을 입을 해결해주는 일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집단조직이나 집체구조는 일시적으로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그러나 갈수록 자체의 무게에 눌려 지속적인 힘과 활력을 잃게 된다.집단농장,인민공사,천리마운동은 진작 실패로 끝났고 사회주의는 몰락했다.소련은 망했고 중공은 이른바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중국으로 탈바꿈했다.북한만이 「우리식 사회주의」로 남아 있지만 굶주리는 주민들의 식량문제 해결은 아직 요원하다. 그러니까 지금 북한의 김정일이 당장 해야 할 일은 권력승계작업의 마무리라거나 핵놀음,명예박사를 탐내는 일,자기 생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정하는 따위가 아니다.굶주리고 헐벗어 지친 나머지 『싸우다 죽으나 굶어서 죽으나 매한가지』라는 심정으로 반사적인 대남 적개심만 불태우는 주민들의 먹거리를 해결해줘야 한다.정말 한날 한시가 급한 일 아니겠는가. 집단을 조직하고 집체를 꾸미다가 결딴난 데가 또한 북한이다.6년전인가.89년7월 평양에서 열렸던 「세계 청소년학생축전」(평축)은 여러 의미에서 90년대 북한에 변화를 몰고 왔다.6·25이후 북한에 2만여명 이상의 외국인이 한꺼번에 들이닥친 것이 처음이어서 그랬는지 평양당국은 앞뒤 가리지 않고 분에 넘치게 물쓰듯 돈을 썼다.한풀이 같은 집체의 한판 굿거리가 바로 국고를 탕진하고 경제를 수렁에 빠지게 한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평축」이 끝나면 「이밥」에 「고깃국」먹는 새세상이 온다고 주민들을 달랬지만 결과는 허망했다.약속했던 새세상은 커녕 이 때부터 북한경제는 회복불능의 늪에 젖어들었다.집단을 좋아하고 집체를 과시한 결과였다. 그 무렵 덩샤오핑(등소평)의 중국은 달랐다.덩샤오핑은 개방과 개혁에 속도를 가하면서 우선 주민들의 먹거리해결에 모든 정책을 집중했다.당대 제일의 실용주의자답게 그는 개방문제가 초래하는 부작용과 정치적 소요 우려에 대해 『창문을 열면 모기가 날아 들어오기 마련』이라며 일축했다.덩샤오핑식 실용주의의 등록상표인 「흑묘 백묘론」의 실천이었다.『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인 것이다. 개방과 더불어 중국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자 덩샤오핑은 79년 전국인민대표자회의 대표연설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못산다.이런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은 모두 잘 사는 나라 사람들이다.그들은 잘 살지 못하는 우리를 위해 돈을 내놓아야 할 의무가 있고 우리는 그들에게서 돈을 더 받을 권리가 있다』는 유명한 「말씀」을 남겼다. 이것이 바로 그 이후 지금껏 중국이 외국인들에게 씌우는 공식 바가지의 합법적 근거로 되었다.모든 공공요금,즉 교통료와 우편료·숙박료·관광지입장료 그리고 물건값까지 외국인에게는 자기들 내국인의 3배 내지 6배를 받는규정이 만들어진 것이다. 백성은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이식위천)고 했다.국민은 먹어야 하고 지도자는 어떤 경우건 백성을 잘 먹여야 한다.내일 먹을 양식이 충분히 있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정치환경은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어떻든 12억 인구의 먹거리를 해결한 덩샤오핑은 대단한 인물이다.그 점에서 그는 42년동안 권좌에 앉았던 마오쩌뚱보다 더 위대할 수 있다. 북한은 요즘 「평화를 위한 국제체육 문화축전」이라는 또하나의 「평축」을 벌이려 하고 있다.그러나 김정일은 덩샤오핑에게서 배워야 한다.이제 그런 쓸데없는 「평축」들은 그만두고 주민들 식량난을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다.북한주민들의 굶주림 실상은 지금 전 세계가 다 아는 일이다.남쪽의 대화제의를 받아들이고 동포애가 실린 이쪽의 양곡제의도 받아들여야 한다. 남한 쌀에 대한 보답으로 그쪽의 샘물과 목재를 보낸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 「김정일 생일잔치」 허와 실/구본영 정치2부기자(오늘의 눈)

    김일성 사후 처음맞은 김정일의 53회 생일(16일)경축행사로 북한전역이 온통 떠들썩하다.지난 7일 북한당국이 그의 생일을 「민족 최대명절」이라고 선포한뒤 각종 축하행사가 열리고 선전매체들이 연일 김정일 우상화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김일성 추모기간의 마감과 김정일체제 공식 출범 막바지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특히 김정일의 「인덕정치」(어진 정치)니 「광벽정치」(통큰 정치)니 하는 슬로건들이 전에 없이 강조되고 있다. 평양방송은 지난 연초 여성들로만 편성된 해안포 중대를 방문했던 김정일의 동정을 「혁명 일화」라며 뒤늦게 요란스레 보도하고 있다.두말할 나위 없이 그의 「인덕정치」를 부각시키기 위한 연출이다. 바닷바람에 여군들의 얼굴이 많이 텄던데 수행 간부들이 관심을 갖지 않자 김이 『동무들은 감정이 없는 식물인간이나 목석인간들』이라고 준열히 꾸짖었다는 것이다.그는 『여군들의 얼굴이 텄다는 것을 알았으면 응당 고약이나 크림을 보내줄 생각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의 「인자한 정치」는 어차피 눈가림 일 수밖에 없다.식량이나 부식 보급도 여의치 않은 형편에 화장품 지급이란 오늘의 북한 현실에서는 잠꼬대 같은 소리인 탓이다. 실제로 평양방송은 김이 여성 중대장 한사람에게만 고약과 크림이 든 작은 봉투를 전달한 사실만을 보도했다. 하루 두끼먹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거리마다 「지상의 낙원,세상에 부러움 없어라」는 구호가 버젓이 나부끼는 북한에서나 접할수 있는 보도가 아닐수 없다. 이번 김정일 생일에는 특히 우상화 행사만 요란했지 과거와 같은 고기와 계란 등의 「특별배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져 북한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 지경인지를 점치게 해준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반발하거나 드러내놓고 불평을 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점이 주목된다.김의 「생일 경축소동」은 북한체제가 유사종교집단의 속성 말고는 달리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있다.
  • 법인세율 28%로 낮춰/내년부터/5년내 25%까지 검토

    ◎홍 부총리/해외 자회사 현지납세 국내서 공제 정부는 현재 30%인 법인세율을 내년부터 28%로 낮춰 기업들의 세금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또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자회사)이 투자국 정부에 납부한 법인세를,모기업의 법인세에서 공제해 주는 「간접 외국 납부세액 공제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홍재형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8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 경영자 연찬회에서 「95년의 경제정책 방향」이라는 강연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맞춰 조세지원 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되 기업들의 타격을 고려,법인세율을 연차적으로 낮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재경원 당국자는 『1차적으로 내년도의 법인세율을 현 30%에서 28%로 낮추고 앞으로 3년,길어야 5년밖에 남지 않은 보조금 유예기간 동안 25% 수준으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규제완화를 경쟁촉진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그동안 정책사항이라는 이유로 대상에서 빠졌던 금융 및 토지 분야와 외국기업의 국내 진출,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진입규제 등 10개 과제를 선정,올 8월까지 개선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특히 금융분야는 정부를 포함한 금융감독 기관의 규제완화 계획을 이 달 말까지 세우고 4월 말까지 그 대상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규제를 신설할 경우 그 시효를 법령에 명시하는 이른바 선셋(sun set) 규정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공공 투자 및 사회간접자본(SOC) 민자유치 사업을 적절히 조절하는 한편 올해 신규 투자사업 가운데 시급하지 않은 사업은 하반기로 연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해외 진출기업/55% “성공했다”/통산부 1천400사 조사

    ◎한국으로 역수입 40.5%로 큰 비중/해외생산 1.6%… 미·일 비해 저조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 중 베트남에 투자한 업체가 노동력을 가장 값싸게 쓰고 있다.노임이 가장 비싼 곳은 일본이다. 통상산업부와 한국무역협회가 93년 말 현재 해외에 나간 1천3백93개 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은 현지인을 월 평균 70달러에 고용하고 있다.중국(74달러) 스리랑카(79달러) 인도네시아(1백19달러) 필리핀(1백65달러) 중남미(2백37달러) 말레이시아(2백46달러)도 임금이 싼 편이고 유럽(1천7백38달러)과 미국(2천5백8달러),일본(3천8백67달러)은 매우 비싸다. 현지 업체의 고용인원(4만8천8백50명) 중 한국인은 1천1백4명이고 매출액 대비 당기 순이익률은 1.9%로 국내 기업보다 1.7배나 높다. 이들은 원·부자재의 절반을 한국에서 조달하고 42%는 현지에서,나머지는 제 3국에서 조달한다.업종 별로는 섬유·의복(66%)과 전기·전자(64%) 업종이 한국에서 원부자재를 갖다 쓰는 비중이 높다. 현재의 사업에 대해선 55%가 성공했다고 말했고 42%는「판단 곤란」,나머지 3%는 「실패했다」고 답했다.해외 투자의 동기는 현지시장 개척(34%) 저임금 활용(24%) 부품과 반제품의 수출유발 효과(13%) 수입규제 회피(8%)의 순이었다. 조사대상 업체 중 노조가 있는 업체는 12개에 불과했고 93년 중 분규발생 건수는 9건에 그쳐,노사관계는 비교적 원만했다.현지 법인의 연구개발 투자는 매출액 대비 0.1%로 국내 기업(1.8%)보다 낮았는데 이는 연구개발이 주로 국내 모기업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투자자금의 59%는 현지에서,나머지는 국내에서 조달했다.82.3%가 해외투자에도 불구하고 본사의 생산이 줄지 않았다고 밝혀,해외투자가 국내 산업의 공동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현지법인의 총 수출 중 한국으로의 수출(역수입) 비중은 40.5%였고 ,총 수출 중 본사(모기업)로의 수출비중도 34·8%나 돼 현지법인으로서는 「기업 내 무역」의 비중이 높았다.그러나 본사의 총 수출 중 현지 법인에 대한 수출은 13.1%,총 수입 중 현지 법인으로부터의 수입은 4.8%로 선진국(30% 내외)에 비해서는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었다. 국내 제조업의 해외 생산비중은 1.6%로 미국(26.5%)이나 일본(6.1%)보다는 여전히 낮았다.
  • 92년 주식이동 등 변칙증여 혐의/1백40개 계열법인 조사/국세청

    국세청은 지난 92년에 주식 이동으로 변칙 증여를 한 혐의가 있는 1백40개 계열법인을 실지조사하고 있다.계열법인은 모기업에서 지분을 30% 이상을 소유한 기업이 2개 이상인 기업집단을 말하며 모두 4백46개이다. 2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계열법인 가운데 혐의사실이 확인되는 기업은 올 상반기 중 93년도 주식이동 조사에 대한 조사도 병행한 뒤 세금을 추징키로 했다. 조사 대상은 ▲기업주의 친인척이나 임직원이 해당 기업이나 또는 계열 기업의 주식을 일정 규모 이상을 사들였거나 ▲미성년자나 부녀자 등 자금 능력이 없다고 판단된 사람이 주식을 취득한 경우 등이다. 탈세 행위가 드러날 경우 세액 추징과 미납부 가산세까지 물리고 올해부터 강화된 세무조사 처리방침에 따라 탈세액이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형사고발도 병행한다.
  • 하오8시 평양/“불켜진 아파트 30%뿐”/방북 아먀모토기자 인터뷰

    ◎공사장·유원지 장비 멈춰 경제난 실감 『북한은 여전히 경제사정이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국제관계를 원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지난달 27일부터 북한이 김일성 사후 처음으로 초청한 대규모 서방기자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한 도쿄신문의 야마모토 유지(산본용이)기자는 자신에게 북한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느끼게 한 정황들을 먼저 전했다. 『하오 6시에서 8시 사이에 평양시내를 버스로 달리는데 사람이 살고 있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아파트 건물의 30%쯤만 불이 켜져 있었다.시내 전체는 어둡다는 인상이 들었다』 그의 말은 이어진다.『평양시내 공사장이 꽤 있었지만 유경호텔을 비롯한 이곳저곳 공사장의 건설장비가 가동중인 곳은 없었다.한 유원지를 가보니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더군요.겨울방학이라 이용객이 없다는 대답이었지만 조금…』이라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지난 89년부터 3년가량 한국특파원을 지낸 야마모토기자는 김정일서기의 국가주석직 승계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정확한 이유를 알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면서 『아직 김일성주석의 추모기간이며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공식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 모란봉 제1고등중학교를 방문했을 때 『금방 김일성 추모의 노래를 부르며 울던 여학생들이 김정일 노래를 부르자 금방 눈물을 거두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전체적으로 김일성노래가 70%,김정일노래가 30% 정도였다』고 전했다. 김정일서기의 건강등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었다면서도 야마모토기자는 『오는 4월의 평양 스포츠문화제전에 김정일서기가 참석하게 되느냐는 질문에 장웅 북한 올림픽위원회 서기장과 메이데이 스타디움 지배인은 모두 「잘 모르겠다」고만 대답했다』고 소개했다. 또 일행 가운데 2년전 북한을 방문한 바 있는 한 일본인에 따르면 「2년전 고려호텔 방 냉장고에는 주스나 맥주가 전혀 없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채워져 있어서 북한 당국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인상을 주려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개방이라는 말을 쓰고는 있지만 주민들에게 개방이라는 관념이 있는 것 같지 않았다.우리식 사회주의라든가 당이 결정하면 우리는 한다는 말뿐이었다』고 전하면서 『통일이 돼 함께 살게 되면 남북한은 서로 다른 생활방식과 사고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하고 걱정했다.
  • 미 헤리티지 버금 「여의도연」 추진/윤곽 드러낸 민자 싱크탱크

    ◎올 2백억 투입… 박사 20명 공개모집/“정책개발·장기국정방향 제시” 표방 민자당이 세계화를 위한 핵심과제 가운데 하나로 설립을 추진해 온 「여의도연구소」(YDI)가 26일 외무부에 설립허가 신청서를 냄으로써 그 윤곽을 드러냈다. 민자당은 이날 문정수 사무총장 주재로 여의도연구소 설립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지난해 말부터 준비해 온 여의도연구소의 정관과 이사진등을 확정했다. 정당의 재산을 출연해 설립하는 국내 연구소로는 1호가 될 재단법인 YDI는 정관 1조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모든 국정분야의 정책개발과 중·장기 국정방향 제시」를 설립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금은 우선 올해 민자당이 받는 정당국고보조금 4백30억원 가운데 1백억원을 떼어내 마련하고 올해 안에 추가로 1백억원을 출연하는 등 미국 공화당의 해리티지재단에 버금가는 대형 고급연구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사무실은 당내 여론조사기구인 「사회개발연구소」가 들어있는 여의도당사 이웃 D빌딩에 5백평 규모로 마련했다.이사진은 문정수 사무총장을 이사장으로,이원경 당후원회장 김계수 외국어대명예교수 노승우 당국책연구실장 이상희 과학기술자문위원장등 5명으로 구성했다.감사는 변호사출신의 김찬진 서초갑지구당위원장에게 맡겼다. 민자당은 그러나 연구소의 운영에는 당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 아래 소장은 외부에서 영입,4년의 임기를 보장하기로 했다.소장에는 김시중 전과기처장관 김광웅 서울대행정원교수 곽수일 서울대교수 김진현 세계화추진위원장 이상희 과학기술자문위원장등 10여명의 중량급 인사를 놓고 막바지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사급 이상 20명의 연구위원을 뽑기 위해 1주일 동안의 공모기간을 거쳐 26일 접수를 마감한 결과 모두 1백50여명이 지원해 8대 1에 가까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국내는 물론 외국의 명문대에서 취득한 박사학위 논문과 연구업적 자료들을 수북이 들고 당사를 두드린 연구위원 신청자들 가운데는 현직 대학교수도 3명이 끼어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문총장은 일부에서 YDI를 김대중씨의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을 견제하기 위한 기구,또는 전두환 전대통령이 추진했던 일해재단과 비슷한 성격의 기구로 보는 시각에 대해 『세계화시대의 국가발전 전략을 위한 순수연구기관』이라고 강조했다.
  • 미군의 한반도 진주(새로 쓰는 한국현대사:4)

    ◎「소군 남진」에 당황 “38이남 접수” 명령/하지 24군단장에 “군정기구 창설” 임무/남한정보 부족속 오키나와서 「골격」 완성/선발대 B25 2대로 9월6일 김포공항에 전세계가 일본의 태평양전쟁 항복소식에 숨을 죽인 1945년8월15일.그 지루한 대전이 끝나던 여름날,오키나와에 있는 미 제24군단에 한통의 특별지시가 떨어졌다.필리핀 마닐라의 태평양사령부로부터 날아온 특별지시 제14호였다.미국의 한반도점령지가 북위 38도선 남쪽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이 문서는 24군단으로 하여금 작전에 필요한 계획을 세우도록 명령했던 것이다. 이날 저녁 오키나와에는 천황의 항복조칙이 발효되었음에도 폭탄을 실은 일본전투기가 날아들었다.또 다른 가미카제(신풍)들은 일본 본토주위를 순항중인 미 제3함대 순양함을 공격했다.그러나 미국은 그까짓 산발적 저항에는 아랑곳하지 않을 수 있었다.다만 신경을 써야 했던 지역은 오키나와에서 자그마치 1천6백9㎞나 떨어진 한반도였다.전쟁이 끝난 마당에 한반도를 더이상 「힘의 공백지대」로 방치해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련의 남진소식은 미국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소련이 인천을 점령한 데 이어 해군을 서울에 보냈고,8월15일에는 서울정부를 세운다는 보고가 들어온 터였으니까….하지만 소련군의 남진은 많은 부분 과장되었다는 것이 보편적 견해다.소련군은 8월25일이 지나서 38도선을 남쪽으로 약간 비켜선 개성까지 왔었다는 것이다.소수의 소련군이 서울까지 정찰했다는 설이 있기는 하다. 미 제24군단에 북위 38도선 이남을 대상으로 한 점령계획수립명령이 떨어졌을 때 소련군의 한반도작전을 살펴보자.소련군 작전은 극동전선 왼쪽을 맡은 제25군사령관 I·M 치스차코프대장 등이 쓴 회고록의 한 부분 「제25군 전투행로」에 잘 나타난다.이 회고록에 따르면 8월15일에 함북 나진항구와 시내를 완전장악하는 한편 청진항에도 일부병력이 상륙한 것으로 되어 있다.8월12일 새벽 제358해병대대의 상륙으로 시작된 나진전투는 2일동안 끌었다. 이에 앞서 소련군은 8월9일 대일전에 뛰어든 즉시 제10급강하폭격기사단등의 비행부대들이 웅기·나진·청진을 폭격한 바 있다.대일전에 참가했던 해군대장 S·E 자하로프는 뒷날 회고록 「조선해방을 위한 투쟁에서의 태평양함대」를 통해 10일까지 6백16회의 비행기록을 남겼다고 적었다.이 출격에서 일본 수송선 격침 11척,파괴 11척의 전과를 올렸다는 것이다. 이때의 프라우다는 「함정들이 웅기를 향하는 도중 관측자들의 눈에는 붉게 타오르는 하늘이 보였다.우리 비행사들의 폭격을 받아 타고 있는 군사목표물이었다」고 보도했다.어떻든 속도전으로 한반도 북단을 몰아붙인 소련군은 8월16일 웅기에서 열린 환영집회에 참석한 정도였다.한반도북단을 점령한 소련은 프라우다 등을 통해 전쟁영웅과 주민 사이에 얽힌 미담들을 만들어냈다.정치성 공작이 재빨리 시작되었던 것이다. 이제 오키나와로 다시 돌아올 차례가 되었다.미 제24군단이 제10군단으로부터 한국점령임무를 물려받은 것은 한반도 38도선이남 점령계획수립명령이 떨어지기 3일 전인 8월12일.그리고 군단장 J·R 하지중장에게 주한미군(USAFIK)사령관이라는 새로운 지휘권이 8월19일에 부여되었다.또 38도선 남쪽 일본 육·해·공군과 예비군 항복을 접수할 때 태평양사령부를 대신하는 임무도 통보받았다. 그러나 제24군단 참모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에 관한 지식은 전무한 상태였다.1945년4월에 간행한 「제니스 75」라고 부른 한국에 대한 육·해군합동정보처의 보고서가 고작이었다.이 자료 역시 점령작전을 위한 전술공격용일 뿐 정치·경제·사회분야를 다룬 정보는 거의 없었다.심지어는 오키나와에서 붙잡힌 일본군 소속 한국인 포로를 통해 정보를 얻어내려 했으나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았다. 한국에 주둔한 일본군의 전력파악도 미진했다.그래서 한국은 자칫 위험하기 짝이 없는 특공대훈련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한국주둔 일본군 전투력을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으로 평가한 기록도 여러군데에 나온다.일본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종전당시 남한의 일본군병력은 3백15개의 각급부대에 23만2백58명이 배속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이는 미 합동전쟁기획위원회(JWPC)가 밝힌 27만명에 비해 3만여명이 모자라는 숫자다. 미국으로서는 시간은 부족하고 정보는 더욱 모자랐다.하지장군은 미군에게 한국군정임무 부여에 따라 추진되었던 이른바 「블랙리스트」계획에 참여했던 10군단 소속의 장교들을 차출해 급히 불러들였다.10군단 행정처(G­1)의 프레스코대령과 에스테즈소령이 그들이다.이들에게 군정조직 완성임무를 주었는데,프레스코대령은 뒤에 미군정청(USIK,MG)의 민정장관이 되었다. 일본의 경우 군정을 실시하지 않고,기존의 일본정부기구를 활용키로 한 태평양사령부는 8월29일 지령을 내렸다.이 지령은 한국에서 항복조건 실행을 위해서라면 일본정부(조선총독부)를 잡아두라는 내용이었다.미군정이 일본관리들을 많이 쓰게 된 빌미가 바로 이 지령이었다는 것이 전사가들의 비판이다.제24군단은 마침내 9월1일 초기 한국정책의 지침이 된 부속서류를「군단 야전명령 제55호」에 포함시켜 발표하기에 이른다. 한국을 통치할 미군정기구는 이보다 앞서 8월29일 한 부대가 어떤 편제에 의해 창설되듯 오키나와에서 골격을 갖추었다.이에 따라 24군단에게는 주한미군의 참모기능이 돌아간 가운데 군단사령부와 본부중대,제10군단 대공포대는 군정임무를 맡게 되었다.그리고 8월29일 연합군 최고사령부는 조선총독부에게 특별명령을 하달한다.9월7일 미군이 한국에 상륙한다는 것과 일본군사령관은 8월31일 하오6시(토쿄시간)에 미 24군단과 무선접촉을 하라는 내용이었다. 한편 24군단은 모든 무선부호를 동원,서울과의 통신을 시도한 끝에 9월1일 서울을 지칭하는 말 『여기는 경성(게이조)』이라는 응답을 받아냈다.24군단은 당시 경성방송국을 통해 한국주둔 일본군 제17지역 사령관 우에츠키(상월양부)와의 교신의 길을 열었던 것이다.우에츠키는 몇 차례의 통화에서 질서를 방해하는 독립운동가들과 급료인상을 요구하는 인천항 노동자들을 미군 상륙의 위협적 존재로 떠올렸다. 그래서 24군단은 두 가지 종류의 전단을 서둘러 준비했다.미군의 한국도착이 임박했으니 질서를 유지하라는 것과 미군이 한국의 정부수립을 위해 진주한다는 내용이었다. 첫번째 전단 15만부는 9월1일 제380폭격단 B­24폭격기가 실어다 부산·서울·인천에 뿌렸다.9월5일에는 두번째 전단이 같은 방법으로 살포되었다.한·소국경을 넘은 8월9일부터 소련군이 북한지역에 전단을 뿌린 사실을 상기하면 초보적 선무공작도 미군이 5주나 뒤졌다. 한국을 향한 8대의 B­25가 9월4일 오키나와를 이륙했다.C·S 해리스준장이 지휘하는 선발대가 탄 이들 비행기 가운데 2대가 이날 하오 김포에 내렸다.나머지 6대는 기상이 나빠 회황했다가 9월6일 김포에 닿았다.그리고 나서 구축함과 항공모함의 호위를 받은 다섯줄 밀집종대의 전함들이 남중국해 파도를 가르기 시작했다.첫 호위함이 인천항에 닻을 내린 것은 소련군의 한반도점령보다 한달이 늦은 9월8일 아침이었다. ◎“한국 문외한… 「군정사령관」 부적” 평가/하지 그는 누구인가/“정글전의 권위자”… 군인으로는 상당한 명성 태평양전쟁 마지막을 오키나와에서 보낸 미 제24군단장 J R 하지중장.그 이후 주한미군 사령관 자격으로 24군단을 이끌고 한국에 왔던 일리노이주 골콘다 출생(1893년6월12일)의 그를 깊이 아는 사람들은 지금 썩 흔치 않을 것이다.그러나 한국현대사 속의 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그는 태평양전쟁에서 「군인 중의 군인」이라는 명성을 얻었지만,육군사관학교 출신은 아니다.1917년 일리노이대학 재학중 보병예비대 소위로 임관했다.그해 같은 계급으로 육군에 정식편입되어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뮤즈 아르곤 전투 등 유럽전선에 참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육군대학,참모학교,보병학교,화학학교 등을 졸업한 그는 육군내에 몇 안되는 항공전술학교 출신이기도 하다. 제2차대전 중인 1942년11월 과다카날에서 일본군을 격퇴시켰을 때 제25사단 부사단장이었고,보겐빌작전에서는 아메리칸사단을 지휘했다. 그의 능력은 43사단에서 발휘되었다.부대를 전투단위로 조직,전투력을 향상시킨 야전 지휘관의 작전능력을 인정받았던 것이다.특히 솔로몬군도 전투에서 받은 전시공로훈장,훈공장 등은 빛나는 전공의 논공행상이라 할 수 있다. 그는 1944년4월1일자로 24군단에 전입되었다.24군단은 일본이 장악한 태평양상의 여러 섬을 수륙양용으로 공격하기 위해 그 해에 창설한 부대.호전적 부대로 알려진 24군단은 팔리우섬에서 시작하여 필리핀의 레이테 침공에 이르기까지 많은 전투에 참가했다. 미 육군성 전사실 소장의 하지 중장의 기록철을 보면 「자신의 부대에 대한 접근 방법이 독특할 뿐 아니라 간결한 비방록으로 유명하다」고 적었다.그리고 「정글전의 권위자」로 평가해놓았다.그러나 1945년 가을에 작성한 「루스 메시지」의 한 파일은 「아시아문제에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하지를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임명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비판기록을 남기고 있다. 1963년11월12일 70살의 나이로 생애를 마감했다. □특별취재반 ▲황규호 문화부 부국장급 ▲이용원 〃 기자 ▲김성호 〃 〃 ▲김경운 조사부 〃
  • 아파트 후분양 당연하다(사설)

    정부가 빠르면 오는 97년부터 아파트가 완공된 뒤에 분양하는 「준공후 분양제」를 도입키로 한 것은 주택정책의 일대전환으로 평가된다.건설교통부는 선분양제도로 인한 부실공사와 입주자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분양시기를 점차적으로 연장,97년부터는 「준공후 분양제」로 바꿀 것을 검토하고 있다. 선분양제를 후분양제로 바꾸는것은 언젠가는 실시되어야 할 당연한 조치다.지금까지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공급자이익을 우선하는 판매자위주의 시장(Seller’market)으로 되어 있다.반면에 일반상품은 거의 모두가 소비자위주의 시장(Buyer’market)을 형성하고 있다.국내 주택시장의 거래형태를 개선하는 것은 비단 소비자보호뿐 아니라 건설업계의 경쟁력배양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의 경우 고객의 편의를 위해 할부판매까지 실시되고 있다.그럼에도 아파트는 착공후 공정이 10∼20%만 되면 선불을 받고 있다.미국 등 선진국에는 가격의 20%정도만 지불하고 주택을 분양받는 모기지(Mortgagee)제도까지 있다.다른 상품이나 외국의 예를 보면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지나치게 판매자위주의 시장임을 알 수 있다. 우선 우리의 아파트 입주자는 분양계약금과 중도금명목으로 선금을 냄으로써 엄청난 금리부담을 하고 있다.여기에다 업체의 부실공사와 도산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이 적지 않다.입주자 돈으로 집을 지으면서 부실하게 공사를 하여 준공된 지 얼마되지 않아 하자가 발생하는가 하면 건설업체가 집을 짓다가 도산하면 집은커녕 원금마저 날리는 사례도 있다. 소비자가 이처럼 계속해서 불이익을 당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게다가 우리나라 건설시장도 개방을 앞두고 있다.개방이 되면 소비자의 이익을 외면하는 주택분양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주택분양제도를 외국건설업체들이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파트 분양제도개선 이후 주택공급이 축소될 우려는 있다.그러나 오는 97년에는 주택보급률이 현재의 81%에서 95%로 향상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이 보급률이면 주택공급차질로 인한 가격파동은 크게염려되지 않는다.만약에 수급불균형에 의한 공급부족이 예상되면 주택평형별 또는 지역별로 나누어 준공후 분양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선분양제도 철폐로 인한 주택건설업체의 자금난이다.이 문제는 선진국의 모기지제도의 도입 등 주택금융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건설업체들도 이 제도의 시행에 대비하여 자금확보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후분양제도의 실시에 따르는 일부 부작용을 이유로 잘못된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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