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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수 지사 고발하겠다”

    경기도가 광교신도시 내 신청사 건립을 보류한 데 대해 광교신도시 입주민들이 법적 대응에 나선다. 광교신도시 중심단지 입주민 연합회는 이르면 이달 말 김문수 지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고 지난 2일부터 법률 대리인 선임을 위한 자체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미 입주민 100여명이 참여해 300여만원을 모금했다. 중심단지를 포함한 일반 분양 아파트 단지 22곳을 중심으로 가구당 30만~50만원씩 비용을 십시일반으로 나눠 낼 전망이다. 연합회는 모금 운동을 마치면 이 갹출금을 더해 변호사를 선임한 뒤 김 지사 고발과 함께 신청사 건립 이행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낼 계획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도청 이전은 기본적인 분양 조건이었다.”며 “도청 이전을 빌미로 돈(택지개발 이익금)을 벌어 놓고 뒤늦게 이를 뒤집은 것은 사실상 사기분양”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4월 재정 악화를 이유로 도청사의 광교 이전 추진 계획을 잠정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사업 보류 지시는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초 도는 내년 말까지 3억 9000여만원을 들여 신청사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끝내고 2014년 착공할 예정이었다. 신청사는 광교 행정타운 내 연면적 9만 6587㎡, 10~20층 규모로 계획됐다. 추정 사업비는 2160억원(부지 매입비 1400억원 제외)에 이른다. 도 관계자는 “광교 입주민들의 입장을 잘 알고 있지만 세수 급감에 따른 예산 부족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해 난감하다. 입주민들에게 도의 재정 상황을 알리며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돈 덜 쓰고 걱정 안 하고 내 아이 키울 수 없을까

    딸아이다, 두 돌 넘게 젖을 먹었다, 세 돌이 되도록 기저귀를 달고 다녔다, 외출할 땐 무조건 남색 바지다. 이 정도만 해도 벌써 뒤로 나자빠질 사람들 여럿 있다. 젖은 언제까지 먹이고 기저귀는 언제쯤 떼야 하고,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수학의 정석 같은 육아 공식들과 딸은 입히는 재미로 키운다는 지청구들이 왁자지껄 들려온다. 한 술 더 뜬다. 딸아이가 두각을 드러내는 분야는 단연 농사란다. 돌 지나자 풀을 뽑고, 호미질을 하고, 물조리개로 물을 준다. 자기 키보다 큰 괭이를 들고 괭이질을 시연함으로써 일가친척 등 주변 어른들을 탄복하게 만들었다고 자랑질이다. 막걸리 한 모금씩 얻어 먹더니 이젠 아예 막걸리 병만 보고도 웃는 수준이란다. 이거 거의 뭐 호러쇼 수준이다. 그래서 이 제목이 더 웃긴다. ‘태평육아의 탄생’(김연희 지음, 양철북 펴냄). 태평육아는 태평농법에서 따왔다. 농사는 사람이 아니라 하늘이 짓는 것, 그러니 하늘에 맡겨 두라는 것이 태평농법이다. 자식 키우기도 자식 ‘농사’ 아니던가. 태평농법으로 거둔 수확물이 더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그러니 빨리, 크게 키우기 위해 비싼 교재나 놀이도구를 농약 삼아, 비료 삼아 주지 않는 태평육아도 꽤 괜찮겠지 않으냐는 제안이다. 저자의 육아 방식은 완전 거꾸로다. 얻어 쓰고 안 사 준다. 죽도록 심심해야 자기가 알아서 놀거리를 찾기 시작한다는 신념에서다. 그래서 딸이랑 뭐하고 놀아 주느냐는 질문이 저자에겐 곤혹스럽다. 딱히 뭔가가 없어서다. 그렇다 보니 딸이 어느덧 책을 파고들게 됐는데, 그것도 거창한 독서 교육 때문이 아니라 아무것도 놀 게 없다 보니 엄마 아빠의 책을 뒤지고 놀기 시작한 거란다. 당연히 간지 작살 아기띠 따윈 없고 몇백만원짜리 유모차도 없다. 구식 포대기로 업고 다닌다. 애한테 돈 들이느라 베이비 푸어가 되느니 푸어 베이비가 낫다는 거다. 어지간해서는 병원도 잘 안 간다. 닷새 동안 보채서 병원엘 갔더니 항생제 처방을 해 줬다. 항생제가 싫어 한의원에 갔더니 한의사는 애 얼굴만 보고는 집에 가라 그랬단다. 생글거리며 저렇게 잘 노는데 약은 무슨 약이냐는 대답이었다. 딱 저자의 마음이다. 저자는 그렇다고 자신의 방법이 절대 옳다고 우기지 않는다. 다만, 지레 겁먹지 말고 용감하게 낳아 씩씩하게 기르자는 제안을 하고파서였을 뿐이라고 밝혀 뒀다. 그래서 문장은 전형적인 동네 아줌마 수다체인데, 덕분에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1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中 감시선 센카쿠 ‘진입’, 日 순시선 출동… 3시간 일촉즉발 대치

    中 감시선 센카쿠 ‘진입’, 日 순시선 출동… 3시간 일촉즉발 대치

    중·일 간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토 분쟁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댜오위다오 구매 모금 운동, 국유화 계획 수립에 이어 미국의 지지까지 등에 업고 연일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일본을 ‘가상의 적’으로 규정해 대규모 해상훈련을 벌이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는 등 양국 외교 수장도 설전을 벌였다. 11일 새벽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에서 중국의 어업감시선 3척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3시간가량 대치했다. 일본은 이날 새벽 오키나와현 센카쿠 열도 구바지마 서북서 약 22㎞ 지점 자국 영해에 중국의 감시선이 ‘침입’한 것을 일본 순시선이 발견했으며, 일본 외무성이 주일 청융화(程永華) 중국 대사를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사사에 겐이치로 사무차관은 “일본 영해에 침입한 것을 용인할 수 없다.”라고 항의했다. 일본 측은 중국 선박의 영해 침범이 지난 3월에도 있었지만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센카쿠열도 국유화 방침을 밝힌 이후에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법률에 따라 휴어기 관리 조치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감시선이 순항한 것이며, 이는 정상적인 공무 수행”이라고 맞섰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중인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과 일본 겐바 고이치로 외상이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겐바 외상은 최근 일본 정부가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하는 방안과 관련해 “센카쿠 열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며 영유권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센카쿠 열도를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하기 위해 국유화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겐바 외상은 또 센카쿠 열도에 중국 어업감시선 3척이 일본 영해를 침범한 것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반면 양 외교부장이 “센카쿠 열도는 중국 고유의 영토”라며 강력 반발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3일 밤 타이완 해상 수호함과 일본 공무선이 타이완의 댜오위다오 수호 단체 인사들의 주권 선시 운동을 놓고 한 때 대치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일본을 공격했다.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을 둘러싸고 타이완과 중국이 일본에 연합전선으로 대응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댜오위다오 문제를 중·일 간 문제로 국한시키며 미국으로까지 전선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다. 전날 미국이 미·일안보조약을 거론하며 일본의 입장을 옹호한 것은 중국 봉쇄정책의 일환이라고 여기면서도, 권력교체를 앞둔 시기인 만큼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도 일본에 대한 공세 수위는 연일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전날부터 엿새간 일정으로 동해함대를 동원해 일본을 마주보는 자국 동해 해역에서 대규모 실탄 군사 훈련을 벌이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댜오위다오에 대한 모의 상륙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은 필리핀·베트남 등과의 영토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연일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남중국해 융싱다오(永興島)에 시사(西沙)·중사(中沙)·난사(南沙) 군도와 주변 해역을 관할하는 행정관청인 싼사(三沙)시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 이곳에 불법 외국 어민을 구류시킬 공안국과 구치소를 설치했다고 이날 환구시보가 전했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rlee@seoul.co.kr
  • [맥주이야기③] 맥주연구소 소장이 들려주는 ‘맥주를 음미하라’

    [맥주이야기③] 맥주연구소 소장이 들려주는 ‘맥주를 음미하라’

    사람들 마다 좋아하는 맥주가 다르고, 그 맥주를 왜 좋아하는지 그 이유도 다양하다. 부드러워서, 보리 맛이 느껴져서, 목 넘김이 좋아서, 향이 좋아서라는 이유도 있겠고, 남과 다르게 차별화되는 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떤 특정 브랜드가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출 수 없듯이, 사람마다 맥주를 마시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맥주라도 입맛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오늘은 맥주를 맛있게 음미하는 방법과 맥주에 있는 여러가지 성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입과 코로 느끼면서 마시자 맥주를 마실 때, 먼저 눈으로 잔에 따른 맥주의 외관을 살펴보게 된다. 시각으로 본 맥주의 색도, 거품, 탄산, 혼탁 유무에 대한 정보가 뇌에 전달되어, 맥주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다음 후각을 이용해 향을 느낀다. 그리고 나서, 코, 혀, 목의 모든 신경을 집중하여 입으로 한 모금 마신다. 맥주의 향은 직접 코로 맡기도 하지만,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갈 때 입 속으로 퍼지는 향을 코로 맡기도 한다. 맥주를 마실 때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향은 에스테르향과 호프향이다. 바나나와 사과 향과 같은 에스테르류의 향은 맥주 제조 과정 중 발효 시 생성되는 것으로, 사용하는 효모의 종류에 따라 향의 특성과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맥주에서 느끼는 향긋한 호프 향은 장미와 같은 꽃 향기와 감귤 같은 과일향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호프 향은, 맥주의 쓴 맛을 부여하는 비터호프와 달리, 아로마 호프에 의해 생성되는 것으로 그 품종에 따라 따른 특징을 나타낸다. 세계적으로 호평받는 아로마 호프로는 미국산 Cascade, 체코산 Saaz, 독일산 Hallertau Tradition품종 등이 있다. 맥주에는 좋은 향도 있지만, 맥주 품질을 저하하는 이취가 발생하기도 한다. 맥주의 숙성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발냄새와 유사한 ‘다이어세틸’이라는 이취가 느껴지고, 오래된 맥주의 경우에는 산화과정을 통해 오래된 종이박스 냄새와 유사한 이취가 느껴지게 된다. 또, 맥주 병이 갈색인 이유는 햇빛 특히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함인데, 투명병이나 녹색병의 맥주제품에서는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어 스컹크 향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일광취’가 발생한다. 따라서, 맥주는 가급적 햇빛에 노출되지 않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여 신선한 제품을 마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향을 맡은 후에는 혀에서 느끼는 맛과 함께 목 넘김까지 느껴봐야 한다. 최근에 국내 소비자가 중요시하는 맥주 맛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많은 소비자들이 부드러운 맛과 깨끗하고 상쾌한 맛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 소비자가 선호하는 맥주는 이취, 이미가 없이 과일 향과 호프 향이 적절하게 느껴지면서, 목넘김이 부드럽고 뒷맛이 시원하며, 떫은 맛이나 잡미가 남지 않는 맥주라고 하겠다. 여러분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맥주를 천천히 마시면서 입과 코에서 느껴지는 맛과 향과 함께 오감으로 음미하고 평가해 보자. 하이트진로㈜의 경우, 맥주맛을 평가할 때 이화학적 분석 이외에 여전히 관능 검사를 중요시한다. 최근 과학적 계측장비가 상당히 진보되었으나 물리, 화학적 측정만으로는 종합적인 평가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제품 개발과 최고의 품질관리를 위해 관능에 참여하는 연구원은 전문 관능 훈련을 받고, 정기적으로 평가를 통해 선발된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발된 관능 요원은 관능 검사 2시간 전에는 최고의 후각과 미각을 유지하기 위해 물 이외에 다른 음식을 먹거나 마시지 않고, 스킨로션, 향수 등도 관능의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일절 사용할 수 없다. 그 어떤 기계보다도 최고의 분석장비는 우리의 몸이기 때문이다. 적당히 마시면 몸에도 좋은 술 요즘 건강에 좋은 성분도 많고 맛을 음미하기에는 와인이 좋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맥주는 더운 여름철 갈증을 풀어주는 대표적인 주류이면서, 와인 보다 쉽게 찾아 마실 수도 있고 건강에도 와인 이상으로 유익한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보통 알코올 3~6%(v/v)의 맥주는 주로 알코올에서 유래하는 칼로리와 함께 비타민과 미네랄 비교적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고, 또 미량이기는 하지만 소화되기 쉬운 단백질도 포함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맥주는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영양학적으로도 식품으로서 섭취될 수 있는 훌륭한 음료라 할 수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맥주 칼로리의 대부분은 빵이나 쌀 등의 탄수화물 칼로리와는 달리 혈액순환의 촉진이나 체온상승 등에 소비되기 때문에 글리코겐이나 지방으로 전환되어 체내에 축적되는 일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또 맥주 내에 존재하는 엽산은 혈관 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 알코올중독자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와인 보다 맥주를 주로 음용하는 사람의 심장병 발병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어 있다. 세계에서 맥주 소비량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체코의 필센 주민 543명(35-65세)을 대상으로 실시한 혈액검사 결과, 맥주를 가장 많이 마시는 사람이 혈중 엽산이 가장 높은 반면 혈관질환의 위험 인자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치매에 관하여 연구한 영국 왕립 리버풀 대학의 앤더슨 박사 연구팀은 ‘맥주 속의 실리콘 성분이 치매에 관계된 알루미늄을 제거한다’고 발표해 흥미를 끌고 있다. 그 이외에 맥주는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키며 이뇨작용으로 체내의 노폐물 배설을 촉진하고, 호프의 상쾌한 쓴맛은 소화를 돕는다고 한다. 또한, 포르투칼 포르투대학팀은 맥주에 함유된 다양한 폴리페놀 성분들이 유방암 발병률을 크게 낮추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스라엘의 한 연구팀은 “하루 한잔의 맥주 음용을 통해 심장마비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렇듯 맥주에 많은 유용한 물질이 상당히 존재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지만, 모든 일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과도한 음주는 반드시 삼가해야 함은 당연지사라 할 것이다.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온도와 음용 조건 이렇게 다양한 풍미와 향 그리고 영양성분을 가진 맥주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음용조건에 대해서 알아보자. 많은 맥주 애호가들이 살얼음이 생길 정도로 차가운 맥주를 좋아한다. 과연 언 맥주가 혹은 얼 정도로 차가운 맥주가 맛있을까? 지나치게 차가운 맥주는 오히려 혀를 마비시켜 맛을 싱겁게 느끼게 한다. 마시기 가장 좋은 맥주 온도로 여름철은 4~8℃, 겨울철은 6~10℃를 추천한다. 맥주가 이 온도가 되면 탄산가스가 제대로 살아나 거품이 넉넉하게 생길 뿐만 아니라 맥주 특유의 향과 상쾌한 청량감이 가장 좋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 일이라는 것이 항상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겠지만, 늘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서로를 배려한다면 오늘 저녁 친구들과, 동료들과, 가족들과 같이하는 맥주 한잔이 그 무엇보다도 더 맛나고 값진 보약이 되지 않을까? 사진제공 = 하이트진로
  • [서울광장] 런던의 ‘코리아’ 보고 싶다/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런던의 ‘코리아’ 보고 싶다/오병남 논설실장

    보름 남짓 뒤 런던올림픽 막이 오른다. 같은 도시에서 세 번째 열리는, 아주 특별한 올림픽이다. 27일(현지시간)부터 17일간 204개국 1만 500여명의 올림피안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한다. 오늘 결단식을 갖는 우리나라는 금메달 10개 이상, 3회 연속 톱10이 목표다. 북한도 11개 종목 50여명이 참가한다. 런던올림픽은 우리나라와는 각별하다. 태극기를 앞세우고 나선 첫 올림픽이 1948년 런던올림픽이다. 당시의 여정은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7개 종목 67명의 선수단(임원 15·선수 52)은 거리 모금과 후원권 판매로 모은 8만 달러를 여비 삼아 서울을 출발한 지 17박 18일 만에 런던에 입성했다고 한다. 복싱 한수안(1926~1998년), 역도 김성집(93·전 태릉선수촌장)이 동메달을 따내 올림픽경기장에 처음 태극기를 올렸다. ‘시간이 시작되는 땅’에서 64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남북한이 다시 한번 ‘코리아’로 하나가 될 수는 없을까.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멈춘 개막식 공동입장을 재연할 수는 없을까. 경색될 대로 경색된 지금의 남북관계에 비춰 보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꼭 불가능한 일만도 아니다. ‘죽의 장막’을 뚫은 미·중 핑퐁외교에서 보듯 스포츠에는 체제와 이념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 있다. 남북한 스포츠도 그동안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이해와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 남북 화해의 큰 디딤돌을 놓은 경험도 있다. 1991년 2월 판문점에서의 국제대회 단일팀 구성 합의가 그것이다. 같은 해 4월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코리아’로 출전해 중국을 꺾고 여자 단체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남북한 선수들이 46일간 나눈 우정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해 6월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에도 ‘코리아’로 나서 8강에 올랐다. 그리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사상 첫 동시입장해 세계를 감동시켰다. 당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감격적인 장면을 지켜보며 전율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동시입장은 올림픽의 가장 극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이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등 총 9차례의 동시입장이 이뤄졌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시입장 맥이 끊겼다. 개막 직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후 남북관계는 꼬였다. 그래서 런던올림픽이 중요하다. 동시입장의 부활은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동시입장,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단일팀 성사를 위한 포석이 될 수 있다. 시드니에서의 합의도 개막식 전날에야 극적으로 이뤄진 점에 비춰 보면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스포츠에서라도 꽉 막힌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뚫어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스포츠에서의 냉전은 더 혹독했다. 미국과 옛 소련이 세계를 양분했던 시절 남북한 스포츠는 국제무대에서 사생결단의 맞대결을 벌였다. “남북대결만큼은 꼭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남북한 모두를 짓눌렀다. 북한이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1972년 뮌헨올림픽 사격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리호준은 “원수의 심장을 겨누는 심정으로 쐈다.”는 섬뜩한 소감으로 남북대결의 긴장도를 짐작게 해 주었다. “남한 선수에게 진 북한 선수는 아오지탄광행”이라는 말이 정설처럼 나돌았고, 남북대결에서 진 우리선수들도 귀국 때 세관의 어깃장(?)을 겪곤 했다. 남북대결은 메달에 대한 압박감보다 더 무거운 짐이었던 셈이다. 개막식 동시입장이 어렵더라도, 남북한 선수들이 좀 더 따뜻한 우의를 나누고, 다졌으면 좋겠다.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스스럼없이 지내온 터여서 특별할 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 여파로 교류가 뜸했던 만큼 조금은 서먹할 수도 있다.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데 망설이거나 인색할 필요가 없다. 남북한 모두 다시 한번 ‘코리아’의 추억을 만드는 런던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obnbkt@seoul.co.kr
  • 美 프랭크 의원, 연방의원 최초로 동성 결혼식

    미국 의회에서 드물게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바니 프랭크(72) 연방하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이 7일(현지시간) 동성 결혼식을 올렸다. 미국에서 의원이 동성 결혼식을 하기는 처음일 뿐 아니라 행정부 고위 관료 등 미국 고위층을 전부 포함하더라도 동성 결혼식을 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프랭크 의원은 이날 매사추세츠주 뉴턴에서 데벌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주례로 동성 연인인 제임스 레디(42)와 결혼식을 올렸다. 레디는 프랭크 의원의 선거자금 모금 운동원으로, 그들은 메인주에서 열린 정치 모금 행사에서 처음 만나 연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혼식에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앨 그린(민주·텍사스) 하원의원등 동료 정치인들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그린 의원은 “검은 턱시도를 입은 프랭크 의원이 밝은 표정으로 결혼식을 마쳤으며 행사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1980년 의회에 진출한 뒤 1980년대 말 ‘커밍아웃’한 프랭크 의원은 동성애자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2010년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월가 개혁 입법을 주도하기도 했다. 다음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2004년 동성결혼이 허용된 이후로 지금까지 1만 8000명이 동성 결혼식을 올렸다. 현재 미국에서 동성 결혼이 허용된 곳은 수도인 워싱턴DC와 매사추세츠주 등 8개 주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월요 포커스] 제2의 돼지 저금통 ‘560억원 대선용 펀드’ 나오나

    올해 연말 대통령선거에서 각 후보들이 사용할 법정 선거비용 560억원을 모으기 위한 대선용 펀드가 나올 것으로 보며 주목된다. 8일 현재 야권을 중심으로 대선예비주자들의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선거용 펀드 대행사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젊은층, 시민사회세력, 인터넷 이용자 지지기반이 강한 주자일수록 본선에서 펀드를 적극 활용할 태세다. 실제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 측 한 관계자는 이날 “만약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 당과 협의해 대선자금 마련을 위한 펀드 조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 측 인사도 “대선용 펀드는 투명한 정치 실현의 도구로 가치가 있다.”며 관심을 보였다. 다른 주자 측도 “본선에 갈 경우 펀드는 지지세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김태호 의원 등 새누리당 후보 진영은 아직까지 별다른 검토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박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아직 선거자금을 논의할 단계가 아닌 것 같고, 때문에 현재까진 (펀드)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펀드 모금이 지지세 확산으로 활용되는 야권의 상황을 봐가면서 모금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용 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선거를 치른 뒤 보전받은 국고보조금으로 투자자들에게 일정한 이자와 함께 돌려주는 제도다.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에 유시민 후보가 펀드로 경기도지사 후보 법정 선거비용 40억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는 박원순 시장이 펀드로 법정 선거비용 38억원을 마련해 관심이 더 높아졌고, 지난 4·11 총선 때도 30여명의 후보자가 1억~2억원 규모의 선거펀드를 조성해 활용했다. 지금까지 문제가 된 사례는 없었다. 과거 2002년 대선 때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지지자 모임인 ‘노사모’ 등을 중심으로 ‘돼지저금통’ 모으기가 이뤄졌으나 선거 후 돌려주는 펀드와는 성격이 달랐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는 득표율이 15% 이상이면 법정선거비용 전액을, 10~15%이면 법정선거비용의 50%를 보전받게 된다. 득표 가능성을 보고 지지자들이 후보자 펀드에 가입하게 된다. 따라서 국고보조를 받지 못하는 예비후보 단계에서는 펀드 활용이 없다. 보전받을 확률이 불투명하고 법적 논란도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대선용 펀드는 앞서 총선이나 광역단체장 선거 때 등장한 펀드보다 규모나 참여자 수 등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2월 대선에서 후보자 1인당 선거운동을 위해 쓸 수 있는 법정선거비용 한도액은 국민 1인당 950원씩, 559억 7700만원이다. 규모가 커질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일반적인 차입과 방식이 동일하기 때문에 회계보고만 정확히 하고 기간 내에 돈만 갚는다면 문제가 생길 여지는 없는 것으로 안다.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최지숙기자 taein@seoul.co.kr
  • [사설] 불법 대선자금이 있다면 수사하는 게 옳다

    저축은행 비리 수사 과정에서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한 의혹들이 조금씩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이 솔로몬·미래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 2007년 12월의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그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3억여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역시 임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5일 검찰 조사를 받은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이 전 의원이 임 회장에게서 받은 돈이 대선 자금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이상득 전 의원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는 2억~3억원의 성격도 대선자금일 가능성이 있으며, 금액도 훨씬 많을 것이라는 관련자들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도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돈 일부를 2007년 대선 때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다고 말해 불법 대선자금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실제로 최 전 위원장이 부동산 개벌업자인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인허가 청탁 대가로 받은 8억원 가운데 6억원이 2007년 대선 전에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일단 대선자금 수사라는 용어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후보의 캠프에서 대기업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수금하는 관행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검은돈에 대기업, 중소기업이 따로 있겠는가. 조직적인 모금이 없었고, 액수가 적더라도 불법 자금이 선거에 사용됐다면 철저하게 수사해야 마땅할 것이다. 야당인 민주통합당도 정치적인 공세 차원에서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를 압박해서는 안 된다. 검찰이 저축은행 등 관련된 수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치 쟁점화하지 말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이 “현 정권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한 것은 대선 당시 불법 자금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이 대통령이 그처럼 자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다는 정황이 계속 불거져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의 이번 수사는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 들어간 현 정치권에도 불법자금의 유혹을 떨치도록 만드는 중요한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 이랜드 “中법인, 내년 홍콩증시 상장”

    이랜드그룹은 홍콩 증시에 중국 현지 법인인 ‘이랜드패션 차이나홀딩스’의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1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이랜드는 쌍용건설 인수 재추진 의사도 밝혔다. 이랜드는 글로벌 투자은행(IB)에 제안서를 발송하고 이달 중 대표 주간사를 선정해 2013년까지는 홍콩 증시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국내 패션기업 중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없다.”며 “까다롭고 엄격한 기준의 홍콩 증시 상장을 시작으로 선순환적 자금조달 체계를 마련해 안정성과 대외 투명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 증시 상장에 성공하면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구주 매각 방식으로 공모금액이 국내에 유입될 경우 이랜드월드 자본이 증가하면서 이랜드그룹 전체 연결부채비율(2011년 12월 말 기준)이 20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랜드그룹은 쌍용건설 인수를 다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지난 1월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하다 포기했으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주관하는 쌍용건설 매각 수의계약 제안 1차 기한인 이날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왕의 남자’ 정두언 검찰 출두…금품수수 추궁

    ‘왕의 남자’ 정두언 검찰 출두…금품수수 추궁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5일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새누리당 정두언(55) 의원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정 의원에 대한 조사는 중수부 11층 조사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일 소환된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을 조사했던 방이다. 이명박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 중 한 명으로 불렸던 정 의원이 소환됨으로써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 이 전 의원 등 ‘최고 실세 3인방’에 이어 정권 실력자들이 줄줄이 검찰청사를 거쳐 가게 됐다. 정 의원은 2007년 초 알게 된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그해 하반기에서 이듬해 사이 1억원 안팎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단은 정 의원을 상대로 임 회장이 전달했다고 진술한 돈이 실제로 건네졌는지와 대가성 유무를 추궁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이 돈을 국무총리실 후배인 이모 실장을 통해 되돌려줬다며 ‘일종의 배달사고’라고 해명한 바 있다. 수사팀은 임 회장이 정 의원에게 건넨 돈이 솔로몬저축은행에 각종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보험금 성격으로 보고 있지만 구체적인 청탁이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을 되돌려줬다는 정 의원의 주장에 의심을 두고 있다. 이에 앞서 합수단은 정 의원이 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2007년 하반기 식사자리에 함께했던 총리실 이 실장과 또 다른 총리실 직원 한 명을 지난 2일과 3일 각각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상득 전 의원이 2008년 초 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을 당시 정 의원이 동석했다는 의혹도 캐묻고 있다. 정 의원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는 상태다. 수사팀은 또 정 의원이 임 회장을 이 전 의원에게 소개해준 배경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임 회장이 ‘선거(대선)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과 관련, 대선자금 모금이 한창이던 당시 정 의원이 임 회장과 이 전 의원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확인 중이다. 이밖에 수사팀은 정 의원이 김학인(49)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으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았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수사팀은 필요하면 임 회장과의 대질 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9시57분 서초동 대검청사에 출두했다. 그는 ‘대선자금 모금 차원에서 돈을 받았느냐’ ‘이상득 전 의원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을 때 동석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충분히 잘 해명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는 ‘받은 돈을 후배를 통해 돌려줬다고 했는데 확인했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고, 심경을 묻자 “가서 얘기하겠다”고 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정 의원 조사를 마친 직후인 이번 주 내에 이상득 전 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한편 정 의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청구를 포함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 한국미에 대한 열정… ‘혜곡 정신’을 복원하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는 혜곡 최순우 박물관이 있다.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1916~1984) 선생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집은 도시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혜곡을 존경하던 이들은 소식을 접하고 십시일반으로 모금해 집을 구입했다. 그렇게 ‘시민문화유산 제1호’가 탄생했다. 사람들이 이 집에서 지키고자 했던 것은, 오래된 나무 기둥의 감촉을 가진 후원과 혜곡이 김홍도의 ‘단원도’를 재현한 마당의 괴석, 집안 곳곳에 놓인 옛 문갑과 탁자, 그가 개성집에서 보고 자란 아름다운 옹기들이 놓인 장독대 등 곳곳에 깃든 그의 정신과 메시지였다. 소설가이자 칼럼니스트 이충렬은 “아름다운 한옥이 아니라, 한국미를 궁구(窮究)했던 혜곡의 고뇌가 담긴 위대한 유산”이라고 말한다. 그가 ‘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김영사 펴냄)를 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설적인 박물관인이자 미술사학자로서, 개성박물관 말단 서기에서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올라 현장에서 순직하기까지, 혜곡이 보여준 한국미에 대한 애정이나 노력, 뚝심 등 삶의 자세는 시대를 초월해 본받을 만하다.”고 덧댔다. 저자는 혜곡 정신을 복원하기 위해 8년 전부터 자료를 모았다. 혜곡이 1947년 9월 서울신문에 발표한 ‘개성 출토 청자파편’부터 1984년 작고할 때까지 쓴 문화재해설 280편, 미술 에세이 205편, 논문 41편, 사료해제 86편을 읽고 또 읽었다. 혜곡의 유족은 물론 그의 집에서 하숙하던 학생들까지, 발자취를 따라갔다. 책은 1962년 1월 프랑스 파리 세르누치박물관에서 있었던 일화로 시작한다. 프랑스의 예술가이자 드골 정부의 문화부 장관이었던 앙드레 말로가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보고 매료된 현장이다. 저자는 “우리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혜곡의 삶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가장 먼저 꺼냈다.”고 했다. 세계 예술의 지성이라 불린 말로의 감탄에 대비해, 혜곡이 우리 문화가 정작 한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한 서글픔에 휩싸이는 모습이 실로 그래 보인다. 책은 이어 혜곡의 출생부터 순직까지 일대기를 차근차근 풀어낸다. 송도고등보통학교를 다닐 때 조선미술사학의 개척자이자 자신의 스승이 된 고유섭 개성부립박물관장을 만난 일, 6·25전쟁이 발발한 다음 날 포연이 자욱한 틈새에서 수위부장과 밤새 박물관의 중요서류를 포장한 긴박했던 사건, 1955년 국립박물관의 덕수궁시대가 열린 배경, 1957년 처음으로 우리 국보의 미국 순회전이 열린 이야기 등이 빼곡하다. 한국 근현대문화사의 주요 사건과 현장을 담은 진귀한 사진 70여장이 더해져 책은 박물관사로도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도 책에서 살아난 혜곡에게서 한국 문화의 역사와 정체성, 고유성을 깨닫는 데 큰 의미가 있다. 1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문화예술 재원 적극 조달… ‘예술나무 심기 운동’ 펼칠 것”

    “문화예술 재원 적극 조달… ‘예술나무 심기 운동’ 펼칠 것”

    “예술가에게 조성된 기금을 택배로 보내는 식의 무책임한 문화지원은 그만 하겠다.” 취임 100일을 맞은 권영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28일 서울 인사동 기자간담회에서 “적극적으로 재원을 조달해 문화예술 분야의 평생후원자가 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예술나무 심기 운동’ 등 예술위원회의 7대 중점 추진 과제를 밝혔다. 책임 있는 문화지원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예술나무 심기 운동’이다. 문화예술의 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 재원을 넓게 끌어들인다는 안이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 뿌리를 둔 예술위원회는 2005년 문예진흥기금 5000억원을 토대로 출범했지만, 현재 기금이 263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기금 확충을 위해 각계 오피니언 리더가 참여하는 ‘예술나무 포럼’을 발족시키고 홍보대사단인 ‘예술나무 아트 앰배서더’를 구성해 대국민 홍보를 할 계획이다. 이어 크라우드 펀드로 소액 대중 모금을 하고, 예술단체와 중소기업을 연계하는 매칭펀드 사업도 벌여나갈 방침이다. 예술위는 또한 건축비의 1%를 공공미술품을 설치하는 ‘1%법’이 2011년 11월에 ‘0.7%를 문예진흥기금으로 출연할 수 있도록’ 개정됨에 따라 공공미술기금을 확보해 세종시나 나주혁신도시 등 15개 혁신도시에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문화바우처 확대 ▲순수예술분야 예술가의 국외 진출 사업 확대 ▲올해의 신진예술가상 신설 등을 발표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나눔 단체 기부금품 투명성 강화

    나눔 단체의 재무정보,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 내역, 활동결과 등이 앞으로 나눔포털 등에 상시 공개되고, 관련 과정이 기록으로 남게 된다. 또 나눔통계가 분야별로 세분화돼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개인과 법인의 ‘총기부액’만 공표하던 그동안의 통계 방식에서 벗어나 일반기부금, 종교기부금, 기타기부금 등으로 구분해 각각의 기부 규모도 파악할 수 있도록 공표된다. 24일 총리실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1일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나눔활성화 정책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나눔포털 활성화 및 나눔통계 개선방안 등을 마련했다. 나눔포털에 세제적격단체 등의 기부금 모금·활용실적을 확대 공개하기로 한 것은 기부금품 모집단체의 활동 내용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해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고 나눔 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다. 또 대부분의 기부가 민간단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통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미국, 영국 등 해외 주요 국가의 선행 사례를 분석·검토, “기부금품 모집단체 기반 통계”가 작성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관련 통계를 한층 업그레이드해 ‘나눔’을 더욱 활성화하고 제도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은퇴 베이비부머’의 사회활동 참여와 생활 자립을 위한 재능 나눔 기회 확대 및 나눔 활동 취지에 부합하는 참여자들에 대한 실비 지원, 상해보험 가입 등에 대한 ‘재능 나눔 인정보상 표준 가이드 라인’을 마련·보급하기로 했다.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은 “나눔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 조성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중소기업형 스톡옵션제/조원동 조세연구원장

    [열린세상] 중소기업형 스톡옵션제/조원동 조세연구원장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상생을 위협하는 난제 중의 하나로서 ‘중소기업 기술인력 빼가기’가 지적되곤 한다. 그동안 많은 대책이 논의되고 발표도 되었지만, 협회에서 호소문을 발표하는 것을 보면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듯하다. 최근에는 민관 합동의 ‘중기 기술인력 유출 신고센터’도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프로 스포츠에서나 볼 수 있는 이적료제도를 도입하자는 제안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대책들은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탈취를 막는 데에 방점이 주어지고 있다. 해당 근로자도 감시(?) 받는 것 같아 근로의욕이 저하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근로자가 스스로 중소기업에 남아 있도록 할 수 있게 만드는 방안은 없을까? 이러한 관점에서 일부에서는 우수 기술인력에게 장려금을 지원하거나 주택 등 보다 나은 근로환경을 제공하는 식의 방안도 제시되곤 한다. 물론 이러한 방안들은 개별 중소기업의 능력을 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안들에는 대체로 중소기업 업계의 공동모금에 더해 정부가 매칭 또는 세제혜택을 주는 방식의 정책건의가 뒤따른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문제는 있어 보인다. 비용도 비용이겠지만, ‘공유지의 비극’과 같은 도덕적 해이 현상도 우려된다. 기왕에 이미 공동의 기금이 마련되어 있다면, 개별 회사입장에서는 자기 근로자가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우수 기술인력을 늘려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사전 방지하려고 우수 기술인력 판정을 위해 ‘○○자격증 취득’ ‘○년 근무’ 등의 구체적 자격요건을 나열한다면, 이는 우수 기술인력 지원제도로서의 근본적 의미를 상실하기 십상이다. 직원들이 자격요건 충족에 노력하는 것이 회사 발전에 반드시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 같은 비용을 들이면서 직원들의 근로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맞춤형 방식은 없을까? 이러한 맥락에서 중소기업형 스톡옵션제도를 제안해본다. 사실 스톡옵션을 줄 수 있을 정도의 기업이라면 이미 상장을 하였거나 상장에 근접한 기업이어야 할 것이므로 대다수의 중소기업에는 먼 나라(?) 일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서 주식 대신 회사별 ‘계’모임을 생각해 본다. 이 계의 한 구좌의 액면가는 1만원이다. 이 구좌는 회사와 직원이 공동으로 자금을 마련하여 구입하고, 여기에 정부가 세제혜택을 부여한다. 회사와 직원과 그리고 정부의 분담비율은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달리 정해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 6:3:1을 상정해 보자. 즉 1개의 구좌 구입을 위해 회사와 직원이 각각 6000원, 3000원을 지불하고, 정부가 1000원 상당의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제 이 제도를 활용하여, 중소기업 사장은 회사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직원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5년 후에 현금화한다는 조건으로 1000구좌를 본인 명의로 구입해주겠다. 본인은 구좌당 3000원만 지불하면 된다. 만약 중도에 회사를 떠나게 되면, 본인부담금만 찾아갈 수 있을 뿐이다.” 만약 보다 능력이 있는 직원에게는 보다 많은 구좌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구좌 구입을 통해 축적된 자금은 사내에서 비축되어 운영될 수도 있지만, 사외 비축도 가능할 것이다. 이 경우 자금 운용규모가 커질 수 있으므로 보다 많은 자금운용과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제도의 요체는 회사가 필요 인력을 회사가 직접 판단하며, 이 판단에 따라 회사 부담도 결정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공유지의 비극이 나타날 가능성은 없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맞춤형 인센티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회사가 제공하는 성과 구좌수로 근로자의 몸값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므로, 앞서 언급한 이적료제도를 보완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유사한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바로 사내근로복지기금이다. 기업이 무주택 직원에 대한 주택 취득, 학자금 등 근로복지에 대한 사용 목적의 기금출연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는 제도이다. 2010년 말 현재 조성된 기금 총액은 약 7조원에 달한다.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이다. 이 제도를 우수 기술인력에 보다 초점을 맞춘 맞춤형 인센티브제도로 전환할 것을 제안해 본다.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3) 廣州 곤지암 향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3) 廣州 곤지암 향나무

    수도권 동남쪽의 교통의 요충으로 곤지암(昆池岩)이 있다. 교통정보를 전하는 라디오 방송에 단골로 등장하는 지명이다. 조선시대 외침에 항거한 역사적 유래가 담긴 지역이지만, 그보다는 소머리국밥집들로 더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휴일이면, 식당가에 주차한 자동차들이 즐비하지만, 곤지암의 뜻이나 유래를 알아보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예 없다. 곤지암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는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곤지암이라는 바위가 남아있지만, 이를 찾는 이보다는 국밥 한 그릇을 찾아오는 사람만 북적일 뿐이다. 도시의 개발 과정은 그렇게 우리가 지켜야 할 역사도 문화도 모두 내려놓게 했다. ●신립 장군 설화 얽힌 바위 위에 싹 틔워 “곤지암은 여러 가지로 유명한 곳인데, 곤지암이 뭔지, 여기가 왜 곤지암인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진작에 이 곤지암을 잘 살렸어야 했는데, 좀 늦었죠.” 이 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장경숙(42)씨의 이야기다. 들고남이 잦은 수도권이다 보니, 이 지역 사람들조차 곤지암이라는 이름의 바위에 대해서 무관심한 게 사실이다. 실촌읍 곤지암리였던 행정구역 명칭을 2011년 6월에 ‘곤지암읍’으로 고치고 곤지암을 알리려 나서긴 했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며 장씨는 아쉬워한다. 곤지암은 ‘원조’를 내건 소머리국밥집들이 즐비한 식당 골목 바로 뒤편에 말없이 수백 년을 지켜온 유서 깊은 바위의 이름이다. “큰 바위가 두 개잖아요. 지금 한 쪽 바위에서 향나무가 높이 솟아올랐는데, 참 신기해요. 그 옆의 바위에도 나무가 있었는데 시들시들 죽어가는 바람에 베어냈지요. 그 나무도 저 나무만큼 신기했어요.” 곤지바위라고도 불리는 이 바위에는 나라를 찾기 위해 애쓴 신립(申砬·1546~1592) 장군에 얽힌 이야기가 남아있다. 임진왜란 때 충주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왜군과 싸우던 신립 장군은 전투에서 패배하자, 강물에 몸을 던져 치욕의 삶을 스스로 마무리했다. 부하들은 장군의 주검을 서울로 옮겨가려 했지만, 곤지암 지역에서 장군의 관은 꼼짝도 하지 않아, 이곳에서 장례를 치렀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쥐의 형국을 한 장군의 묘소 맞은 편에 고양이 모양의 큰 바위가 있었다는 것이다. ●바위 위에서 개나리도 피어나 마을에 이상한 일이 생긴 건 장군의 장례를 치른 뒤부터였다. 누구라도 말을 타고 고양이 바위 앞을 지나려면 말발굽이 땅에 붙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장군이 ‘왜 오가는 사람들을 괴롭히느냐’며 바위를 꾸짖었다. 그러자 벼락이 바위에 내리 꽂히면서 고양이 머리 모양의 바위 윗부분은 땅에 떨어지고 몸통은 두 쪽으로 갈라졌다. 잇달아 옆의 땅이 갈라지면서 연못이 생겼다. 장군의 묘소를 위협하던 고양이 바위가 무너진 뒤에야 비로소 사람들은 이곳을 편하게 지날 수 있었다고 한다. 나란히 서 있는 두 바위 가운데 하나는 높이가 3.6m에 너비가 5.9m나 뒤는 큰 바위이고, 바로 옆의 바위는 높이 2m에 너비 4m 쯤 된다. 더 크고 더 아름다운 것만을 찾는 현대인에게 곤지암은 사실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있다. 찾는 이가 많지 않은 것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바위에 담긴 슬픈 민족사까지 잊혀지는 건 안타깝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여기 큰 연못이 있었어요. 지금은 언제 연못이 있었는지 상상도 안 되게 바뀌었지만, 물고기들이 뛰노는 넓고 예쁜 연못이었지요.” 장씨의 어린 시절이래봐야 고작 20~30년 전이다. 그 짧은 사이에 마을은 급속히 도시화됐다. 바위 주변으로 시장이 들어섰고, 연못이 메워진 자리에는 학교가 들어섰다. 곤지암 주변으로는 바위보다 훨씬 높은 건물들이 에워쌌다. 큰 바위가 어우러진 연못 풍경은 장씨조차도 제대로 그려지지 않는다고 할 정도다. “바위 위에서 나무가 자란다는 게 놀라워요. 봄에는 바위들 틈에서 개나리도 노란 꽃을 피우죠. 한번 본 사람들은 누구나 다 신기하다고 하지만, 보러 오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곤지암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말없이 하나의 생명을 키웠다. 누가 일부러 심은 것도 아닌데, 마치 오래 전부터 바위가 생명을 잉태했던 것처럼 바위 틈으로 초록의 비늘잎을 가진 향나무가 홀로 사라진 역사를 웅변하듯 솟구쳐 올랐다. ●300년 역사의 증거로 살아남은 나무 거름이 될 흙은커녕 물 한 모금 머금지 못 하는 바위 틈에서 솟아오른 향나무는 키가 9m쯤 되는데, 줄기 둘레는 기껏해야 1m도 채 안 된다.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가 300년에서 400년쯤 됐다고 하지만 정확한 기록은 없다. 물론 300년쯤 된 여느 향나무에 비하면 턱없이 작지만, 바위 틈에서 자랐다는 특별한 사정을 감안하면, 300년은 넘게 자란 나무로 보인다. 바위 틈에서 시작된 가느다란 나무 줄기는 전체적으로 곧게 뻗었지만 매우 가냘프다. 가냘픈 굵기에 비하면 9m의 키가 안쓰러울 정도로 높아 보인다. 굵기와 높이는 균형을 잃었지만 자라 오르는 어느 한 순간도 비틀리지 않고 올곧게 자랐다는 게 신통하다. 더구나 뿌리가 삐져나온 바위 틈에 눈길이 이르면, 나무의 경이로운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사람과 나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지만, 문화와 역사를 버리면서까지 이뤄내야 하는 개발은 과연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을까. 바위 위에서 300년 동안 생명을 이어온 나무가 허공에 홀로 쓰는 질문이다. 글 사진 광주(경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곤지암리 453번지. 중부고속국도의 곤지암나들목으로 나가서 이천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1㎞쯤 못 미쳐 오른쪽으로 곤지암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로 접어들어 600m쯤 더 가면 오른쪽에 곤지암초등학교가 나온다. 학교 울타리가 끝나는 부분에 곤지암 향나무가 있다.
  • 교육감 잇단 비리… 직선제 탓인가

    교육감 잇단 비리… 직선제 탓인가

    교육감들이 갖가지 비리 의혹에 연루돼 수사선상에 오르자 교육감 직선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선출직인 교육감에 막강한 권한이 집중된 반면 견제장치가 없는 탓에 비리에 얽힐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들 가운데 5명이 검찰 수사 및 법의 심판대에 올라있다.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16일 유치원장들로부터 180만원 상당의 옷 로비를 받은 혐의로 입건된 데 이어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이 18일 2010년 교육감 선거 당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대표로 있던 CN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선거비용을 부풀린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역시 장 전남도교육감과 같은 혐의로 조만간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앞서 선거 당시 후보매수 혐의로 대법원 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선거 과정에서 8000여만원의 불법 후원금을 모금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는 2007년 도입 당시부터 ‘교육의 정치화’라는 우려와 함께 교육감의 막강한 권한 행사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잖았다.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17개의 사무를 관장하는 교육감은 예산안의 편성·제출, 인사, 학교나 교육기관의 설치·이전·폐지 등 사실상 지역교육에 대한 모든 권한을 쥐고 있다. 특히 막대한 선거비용과 치열한 당선경쟁을 거쳐야 하는 직선제의 특성이 선거 이후의 보상심리를 작동하게 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지난 2월 자신이 근무하던 학교의 교사 2명을 비서실장과 교육청 대변인으로 임용, 특혜인사 시비에 휘말렸었다. 서울, 전북, 광주 등에서도 측근 인사에 대한 승진 등으로 보은 인사 시비가 일었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현재의 직선제 방식이 가진 구조적인 한계를 개선하고 교육감에게 주어진 과도한 권한을 견제·감시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선거 후유증이 각종 비리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도지사와 교육감의 러닝메이트 방식도 대안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통령 소속 지방분권촉진위원회도 오는 27일 교육감 직선제 등을 포함한 교육자치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매회 1000만원 걸고 펼치는 힙합 오디션

    매회 1000만원 걸고 펼치는 힙합 오디션

    MBC ‘나는 가수다’가 음악프로그램의 새 패러다임을 만든 것은 분명하다. 자존심 강한 프로 뮤지션의 경연은 신인 오디션 프로그램의 긴장감과 비할 바가 아니다. 덕분에 KBS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와 같은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출연가수의 장르적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오는 22일 밤 11시 처음 방송되는 케이블방송 엠넷의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가 흥미로운 까닭이다.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나가수+보이스코리아’로 축약된다. 한국 힙합을 대표하는 8명(혹은 팀)이 1000여명이 지원한 공개 오디션을 뚫은 8명의 신예 래퍼들의 멘토가 되는 동시에 실제로 한 팀을 이뤄 공연한다. 최근 성공리에 첫 시즌을 끝낸 ‘보이스코리아’와 비슷한 형식이다. 또한 매주 경연을 지켜보고 나서 관객의 지지를 받지 못한 한 팀은 탈락한다. ‘나가수’와 신인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을 섞어 놓은 셈이다. ‘쇼미더머니’란 제목처럼 매회 1000만원의 공연지원금이 걸려 있다. 주최 측은 200명의 방청객에게 5만원씩 현금을 사전에 준다. 8개 팀의 공연을 지켜보는 관객은 즉석에서 버튼을 눌러 특정팀에 5만원의 공연지원금을 몰아준다. TV 프로그램의 ARS 모금액 숫자가 올라가듯이 무대 위의 가수는 즉석에서 자신이 가져갈 돈이 얼마인지 알 수 있다. 출연진을 보면 한국 힙합의 대표선수 대부분이 모였다.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 부문을 수상한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수장 가리온(MC메타·나찰)을 필두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래퍼 미료,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에 한양대 로스쿨 재학생이란 이유로 힙합계의 ‘엄친아’로 통하는 버벌진트, 후니훈, 주석, 더블K, 45RPM이 ‘쇼미더머니’에 참여한다. MC메타는 “매주 새로운 곡을 한 곡씩 편곡하는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금까지 한국적 힙합을 고민하며 노력해 왔고 이번 기회에 우리 음악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진행은 힙합그룹 ‘클로버’의 리더이기도 한 가수 은지원이 맡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日 경기불황에 토요타·야쿠자 줄이고 조이고] 생활고에 조직 떠나는 야쿠자

    경기불황으로 일본의 밤세상을 지배했던 ‘야쿠자(조직폭력단) 아성’도 흔들리고 있다. 심각한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경찰의 강력한 단속으로 폭력단 조직원이 감소하고 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일본 전역에서 야쿠자 수가 2007년 8만 4200명에서 지난해 말 7만 300명으로 20% 정도 줄었다. 이는 지방자체단체가 지난해 10월부터 ‘폭력단배제 조례’(이하 폭배조)를 도입해 공공사업에서 야쿠자 관련 기업을 배제하고 야쿠자에게 상납금 거부 운동을 벌이면서부터다. 그렇지 않아도 일반 시민들의 생활이 어려운데 야쿠자를 통한 음성 자금 모금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이 조례는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야쿠자와 친분을 맺거나 야쿠자가 돈을 버는 일에 협력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야쿠자 조직원에게 자동차를 팔거나 휴대전화를 개통시켜주는 일조차 조례 위반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불황 등으로 상납금 등 야쿠자의 전통적인 수입원이 근절돼 말단 조직원들의 생계가 곤란한 상황에 처하면서 야쿠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오바마 ‘사면초가’

    오는 11월 6일 대선을 불과 150일 앞둔 9일(현지시간) 현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몰린 모습이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 주지사와 박빙의 지지율 차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가뜩이나 갈 길 바쁜 형편에 여러 악재가 잇따라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지난주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최악의 한 주였다. 우선 조금씩이나마 개선되던 실업률이 다시 악화되면서 경제 위기 우려가 증폭됐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화당 소속인 위스콘신주 주지사 소환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배함으로써 공화당에 공격의 빌미를 줬다. 이런 와중에 정작 자신의 편이 돼줘야 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감세 연장안을 반대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밝히면서 그는 더욱 어려운 처지로 몰렸다. 대선 자금 모금 규모에서도 롬니가 처음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앞질렀다는 뉴스까지 보태졌다. 동시다발적인 악재들에 평정심을 잃을 것일까. 그동안 짐짓 여유 있게 표정 관리를 해 오던 오바마 대통령이 스스로 ‘헛발질’을 하고 말았다. 지난 8일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국민들에게 경제 회복의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그런데 그는 공화당을 향해 일자리 창출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과정에서 국민정서상 ‘실언’일 수 있는 발언을 내뱉고 말았다. 공공 부문의 부양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민간 부문과 대비시키는 과정에서 “민간 부문 경제는 잘 굴러가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경기 침체에 신음하고 있는 민심과 동떨어진 표현이었다. 공화당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롬니는 “오바마가 그 정도로 민심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공격했다. 언론까지 비판적 논조로 나오자 오바마 대통령은 파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듯 이날 오후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 때 “경제가 좋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사실상 발언을 철회했다. 그렇게 말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표정엔 노기가 엿보였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점심 한끼 먹으려면 40억 내야하는 ‘이 사람’

    점심 한끼 먹으려면 40억 내야하는 ‘이 사람’

    점심 한끼 같이 먹으려면 40억원을 내야한다? 억만장자이자 투자의 귀재로 유명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81)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고있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등 해외언론들에 따르면 이베이에서 지난 3일 시작한 올해 ‘버핏과의 오찬‘ 경매가 역대 최고가인 346만6789달러(약 40억 6천만원)에 낙찰됐다. 총 10명이 응찰한 올해 경매의 낙찰가는 종전 최고가인 지난해의 262만6411달러를 훨씬 웃도는 액수로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버핏이 자선기금 모금 목적으로 2000년 처음 시작한 오찬경매는 2010~11년 연속 버핏과 점심을 함께한 테드 웨시러라는 펀드 매니저가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에 투자담당 매니저로 채용돼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익명의 낙찰자는 지인 7명과 뉴욕 맨해튼의 스테이크 하우스 ‘스미스 앤드 월런스키‘에서 버핏과 오찬을 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경매로 얻는 수익금은 샌프란시스코의 노숙자를 지원하는 자선단체 글라이드 재단에 기부된다. 한편 버핏에 따르면 그가 받는 질문의 대부분은 가족과 박애등 사업 외적인 얘기라고 한다. 사진= 워렌 버핏 자료사진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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