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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하우시스, 6·25참전용사 주거 개선

    LG하우시스는 17일 충북 영동군의 한국전 참전용사 박원용(90)씨 자택에서 ‘나라사랑 보금자리’ 준공식을 가졌다.‘나라사랑 보금자리’는 육군본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고 민간기업이 후원해 참전용사의 주택을 개보수하는 사업이다. 박씨는 6·25 전쟁에서 제7보병사단 5연대 소속으로 양구지구 전투 등에 참전했다. LG하우시스와 제37보병사단은 지은 지 40년이 지난 박씨의 집을 새로 단장했다. LG하우시스는 창호·바닥재·벽지 등 자재를 지원했고 제37보병사단 공병대대 인력이 지난달 초부터 공사를 진행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민경집 LG하우시스 대표, 서욱 육군참모총장과 이동석 제37사단장, 이시종 충북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안전모 쓰고…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두 달 만에 미사

    안전모 쓰고…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두 달 만에 미사

    지난 4월 15일 화마에 휩쓸려 첨탑과 지붕이 소실된 프랑스 파리의 상징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꼭 두 달 만인 지난 15일(현지시간) 첫 미사가 열렸다. 안전모를 착용한 사제들은 화재 당시 피해를 보지 않은 성모 마리아 예배실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 이날 미사는 안전상의 이유로 약 30명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가톨릭 TV채널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AFP통신은 성당 재건을 위해 모금 서약된 기부금 8억 5000만 유로(약 1조 1350억원) 가운데 실제 모금된 금액은 9%인 800만 유로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파리 AFP 연합뉴스
  • 안전모 쓰고…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두 달 만에 미사

    안전모 쓰고…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두 달 만에 미사

    지난 4월 15일 화마에 휩쓸려 첨탑과 지붕이 소실된 프랑스 파리의 상징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꼭 두 달 만인 지난 15일(현지시간) 첫 미사가 열렸다. 안전모를 착용한 사제들은 화재 당시 피해를 보지 않은 성모 마리아 예배실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 이날 미사는 안전상의 이유로 약 30명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가톨릭 TV채널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AFP통신은 성당 재건을 위해 모금 서약된 기부금 8억 5000만 유로(약 1조 1350억원) 가운데 실제 모금된 금액은 9%인 800만 유로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파리 AFP 연합뉴스
  • 엄마 죽인 범인들에 의해 자궁에서 꺼내진 아이, 두달 만에 결국

    엄마 죽인 범인들에 의해 자궁에서 꺼내진 아이, 두달 만에 결국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근교 스콧츠데일에서 19세 엄마를 살해한 모녀에 의해 자궁 안에서 꺼내진 사내아이가 결국 두달 만에 숨을 거뒀다. 한달 전 눈을 뜨는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져 흉측한 살인극 뒤에 한줄기 희망을 던졌지만 어머니의 가혹한 운명을 따랐다. 비운의 산모 말린 오초아로페즈 가족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줄리 콘트레라스는 비운의 아들 요바니 야디엘이 이번주 급격히 뇌손상 상태가 나빠져 14일(이하 현지시간) 어머니 곁으로 떠났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오초아로페즈는 클래리사 피궤로아(46)와 딸 데지레 피궤로아(24)에게 목이 졸려 살해된 뒤 유기됐다. 미친 모녀는 아이 옷을 물려주겠다며 임신 9개월의 오초아로페즈를 집으로 유인했다. 클래리사가 친아들이 죽자 아들을 키우고 싶다고 해서 딸과 함께 벌인 일이었다. 클래리사는 이미 지난 2월부터 자신이 임신한 것처럼 소셜 미디어 메시지를 조작해놓고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둘은 오초아로페즈의 자궁 안에서 아들 요바니를 끄집어냈다. 아이 낯빛이 파리하고 숨을 쉬기 어려워 하자 둘은 앰뷸런스를 불러 병원에 아이와 함께 입원했다. 뻔뻔하게도 자신의 아들이라고 주장했고 병원은 별달리 의심을 하지 않았다.가족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실종된 날 클래리사와 오초아로페즈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확인해 지난달 14일 범행 일체를 밝혀냈다. 유전자 검사 결과 클래리사의 주장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주 당국은 병원 측의 안일한 대처에 문제가 없었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요바니는 뇌 활동이 적어 그 동안 인큐베이터 안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클래리사는 아들이 아프다며 모금 운동을 벌이는 뻔뻔함을 보였다. 모녀는 모두 체포돼 일급살인죄로 기소됐고, 클래리사의 남자친구 피오트르 보박(40)도 체포돼 범행 은폐죄로 기소됐다. 셋은 이달 법원에 재판을 받기 위해 다시 등장할 예정이라고 방송은 소개했다. 그런데 지난달 19일 페이스북에 가족들의 친구 세실리아 가르시아가 아이 아빠 요바니 로페즈가 팔에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들을 공개했다. 아이는 생애 처음 눈을 뜬 것처럼 보여 충격에 빠졌던 시카고 주민들에게 한줄기 위안을 제공했지만 끝내 가혹한 운명을 비켜가지 못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한독화장품,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우수기부자 선정

    한독화장품,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우수기부자 선정

    한독화장품(대표이사 나애숙)은 최근 ‘2019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우수기부자로 선정돼 감사패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사회공동복지모금회가 주관한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는 우리 주변에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나누는 사회 공헌 사업이다. 한독화장품은 올해까지 총 9회에 걸쳐 4억 5000만 원 상당을 후원함으로써 기업 이념인 섬김과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이에 한독화장품은 지역 복지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우수 기부자 표창을 받았다. 한독화장품 관계자는 “좋은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라며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섬김과 나눔의 기업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한편, 한독화장품은 LED 진동 기능을 담은 스펠라 바이브 쿠션을 출시했다. 스펠라 바이브 쿠션은 기미와 잡티 관리가 가능한 LED 마스크의 기술이 퍼프에 내장되어 있고 진동 기능으로 들뜸 없이 피부 결을 연출할 수 있다. 또한 블러셔와 하이라이터도 내장되어 있어 쿠션 하나로 간편한 화장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지오 “진실 왜곡, 명예훼손 고소”…김대오 “아이고 기뻐라”

    윤지오 “진실 왜곡, 명예훼손 고소”…김대오 “아이고 기뻐라”

    고 장자연씨 사건의 증인으로 나선 윤지오(본명 윤애영·32)가 김대오 기자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윤지오는 11일 자신의 SNS에 “오늘 제 1차 고소로, 김대오 기자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라며 “앞으로 진실을 왜곡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저작권침해, 영상조작, 인신공격과 명예훼손을 하며 마녀사냥으로 가해한 모든 사람들을 몇 년이 걸리더라도 한 사람도 빠짐없이 순차적으로 추가 고소를 진행하게 되었음을 알린다”라고 밝혔다. 김대오 기자는 SNS에 “윤지오가 나를 고소 했다네요. 아이고 기뻐라. 이제 윤지오는 한국에 입국해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었네요. 김수민 작가 명예훼손 피소건, 사기혐의 형사 피고건, 후원금 모금과 관련된 민사 피소건 그리고 나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건”이라는 글을 올렸다. 김대오 기자는 장자연 문건의 최초 보도자로 지난 4월 박훈 변호사, 김수민 작가와 함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윤지오에 대한 고소장을 냈다. 한편 18대·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민식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에 윤씨에 대해 피해자보호기금법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는 범죄 피해자가 아닌 윤씨가 정부를 속여 범죄피해자 보호기금을 사용하도록 한 것은 관련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한지민-김제동, 北 아이들에 ‘옥수수 1만톤 보내기’ 동참 “훈훈”

    한지민-김제동, 北 아이들에 ‘옥수수 1만톤 보내기’ 동참 “훈훈”

    배우 한지민, 방송작가 노희경, 방송인 김제동 등이 국제구호단체 (사)한국제이티에스(이하 JTS)가 진행하는 ‘배고픈 북한 아이들에게 옥수수 1만 톤 보내기’ 캠페인에 동참했다. 11일 JTS에 따르면 김제동, 한지민, 노희경이 옥수수 1만 톤 보내기 캠페인 소식을 듣고 곧바로 ‘북한 아이들에게 옥수수 보내기 모금에 동참할 수 있어 고맙다’며 성금을 보내왔다. 김제동, 한지민, 노희경이 낸 성금은 단체가 계획하는 1만 톤 중 4.5%인 450톤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들은 그 외에도 평화재단 통일의병도 2.5%인 250톤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을 JTS에 전달했다. 건국대학교의 최배근 교수는 자신이 발간한 책의 인세를 기부하는 것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향일암(전라남도 여수)에서도 50톤을 지원할 수 있는 성금을 보내왔고, JTS와 정토회 회원들을 포함해 이 소식을 들은 1만2천여 명이 참여를 이어왔다. 지난 9일까지, 1만 톤 모금의 50%인 5천 톤을 구입할 수 있는 액수가 모금되었으며, 남은 기간 동안 나머지를 모금할 계획이다. 한편 JTS는 지난 5월 12일 부처님오신날을 시작으로 6월 30일까지 50일간 ‘배고픈 북한 아이들에게 옥수수 1만 톤 보내기’ 특별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월드피플+] 백혈병 아버지 살리기 위해 살 찌우는 11살 소년의 사연

    [월드피플+] 백혈병 아버지 살리기 위해 살 찌우는 11살 소년의 사연

    중국 허난(河南)성 북부 신샹(新鄕)시에 사는 루 지콴은 하루 다섯끼를 먹으며 지난 3개월간 10kg 이상 살을 찌웠다. 열한살짜리 이 소년은 앞으로 50kg까지 체중을 불리는 게 목표다. 펑파이뉴스 등 중국 현지매체는 아버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기름진 고기를 먹고 있는 소년 루 지콴의 사연에 주목했다. 소년의 아버지 루 야닝은 7년 전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조금씩 호전되는 듯 했던 그의 병세는 지난해 8월부터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건 골수이식뿐. 다행히 아들 루 지콴의 골수가 그와 일치했고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30kg 불과한 체중 때문에 아들의 기증은 불가능했다. 루 지콴은 현지언론에 “의사선생님은 내가 아버지에게 골수를 기증하려면 적어도 45kg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상적인 체중은 50kg”이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아버지를 살리고 싶었던 소년은 지난 3월 기름진 고기와 쌀밥 등 고칼로리 식단으로 하루 다섯끼를 챙겨 먹으며 체중 증량에 돌입했다. 갑작스럽게 살이 찌면서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친구들이 놀려 상처를 받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루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했다. 소년은 “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면서 “아버지부터 살린 뒤 살은 나중에 뺄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나 루의 식비가 늘면서 가족의 재정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그간 가족의 생활비는 루의 어머니가 식료품점에서 일하며 버는 돈으로 충당했지만 한계에 다다랐다. 그녀의 한 달 수입은 2000위안(약 34만 원) 남짓. 남편의 병원비도 제대로 치르지 못할 수준이다. 루의 어머니는 “매달 남편 병원비로 3000위안(약 51만 원)이 나간다. 그간 병원비로 50만 위안(약 8500만 원) 정도를 썼는데 대부분 친구나 친척에게 빌린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고혈압과 심장질환으로 고생하는 시부모의 간병비와 8살 쌍둥이의 양육비도 감당할 길이 막막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루의 식사는 그녀가 일하는 식료품점에서 팔다 남은 값싼 고기에 의존하고 있다. 루 가족의 딱한 사정을 접한 지역사회는 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루 지콴의 담임 선생은 “루가 갑자기 살이 찌면서 아이들이 놀리기 시작했지만 사연을 들은 뒤에는 모두 손가락질을 멈췄다”면서 “친구들은 물론 교직원들도 한 마음 한 뜻으로 루 아버지의 쾌유를 빌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안양시 김중업건축박물관, 기획전시 ‘공간기억’ 특별관람 진행.

    안양시 김중업건축박물관, 기획전시 ‘공간기억’ 특별관람 진행.

    “사진 속에 건축이 있지만 그것은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닌 사진작가의 수많은 목소리와 상념을 담기 위한 장치이자 도구로 변모한다.” 경기도 안양문화예술재단 김중업건축박물관은 오는 23일까지 기획전시 ‘공간기억-건축을 향한 사진의 다섯 가지 시선’ 개최하고 있다. 박물관은 전시 중반에 접어들어 특별관람 행사를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보다 깊이 있는 문화 체험을 위해 안양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총 4회 특별관람을 운영한다. 공간기억은 건축이 아닌 다른 예술의 분야인 ‘사진’이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루고자 기획됐다. 국내외 각각 22인 총 44인의 작가 121점의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이다. 시간의 켜, 도시변주, 공간영혼, 건축이후, 기억기록 등 5섯 조각으로 나눠으로 선보인다. 전시서문에서 “사진가는 그들을 둘러싼 환경인 도시와 건축을 피사체로 삼은 사진을 통해 사회적 진실과 모순을 드러낸다”고 적고 있다. 또 “물리적 ‘공간’ 너머에 있는 시간·변화·감정 같은 무형의 것들을 포착해 공동의 혹은 저마다의 ‘기억’으로 이끈다” 밝혔다 특별관람 행사는 관람객이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또는 도슨트의 전시해설과 함께 운영한다. 기부를 원하는 참여자는 자율적으로 관람료를 낼 수 있으며 전액 회복지공동모금회 안양시나눔운동본부에 기부한다. 오는 19일 특별관람 참여자 20명을 모집한다. 특별관람은 지난달 13일 첫회를 시작으로 오는 14일과 20일에 각각 운영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판깨스트] ‘노무현 명예훼손’ 김경재 집유 확정…‘삼성 8000억’ 가짜뉴스 왜 나왔나

    [판깨스트] ‘노무현 명예훼손’ 김경재 집유 확정…‘삼성 8000억’ 가짜뉴스 왜 나왔나

    “각 대통령들이 임기 말이 되면 다 얼마씩 모금을 합니다. 노무현도 삼성에서 8000억원을 걷었어요. 그 때 주모한 사람이 이해찬 총리요. (중략) 이 사람들이 다 갈라먹고 살았어요.” 2016년 11월 1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 집회에서 나온 김경재(77) 전 자유총연맹 총재의 이 발언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 맞다며 법원이 유죄 판단을 확정했습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명예훼손 및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 재판부는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명예훼손죄 및 사자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 표현의 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대법원이 옳다고 판단한 하급심 판결과 김씨의 발언을 다시 짚어봅니다. 김씨가 연설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은 2016년 11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져 큰 논란이 일었고 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촛불집회가 전국에서 타올랐습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와 극우 성향 단체 등이 서울역에서 맞불 집회를 벌였고 김씨가 마이크를 잡게 된 것입니다. 김씨는 앞서 소개한 발언을 하며 ‘① 노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8000억원을 받았다 ②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돈 받는 것을) 주도했다 ③ 돈 관리는 이 대표의 형이 했다 ④ 이학영 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이 돈을 함께 받았다’며 “이 사람들이 다 갈라먹고 살았는데 그걸 기술 좋게 해서 우리는 잊어먹었어”라고 말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4명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공소사실입니다. 그러나 김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2017년 2월 25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탄핵반대 국민대회’ 집회에서 그는 또다시 비슷한 발언을 꺼냅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고소 내용인 즉슨 노무현 대통령 때도 삼성에서 8000억 거두어 가지고 뭘 했다, 허는 얘기인데 그것은 팩트에요. 8000억원이 왔다는 것은 팩트인데 다만 문제는 삼성에서 확정한 거를 거두었다는 말이 기분 나쁘다는 거에요. 삼성이 주니까 받았다는 거에요. 국무총리 이해찬은 8000억원을 받아 가지고 이제 만져야 하는데 삼성 쪽의 책임자가 누구냐면 이해찬의 형님인가 동생인가 하는 이해진을 사장으로 만들었어요.” 거듭 ‘팩트’라고 주장하던 이 허위 발언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법원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정리해 보겠습니다.노무현 대통령 시절이던 2006년 2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와 이른바 ‘삼성 X파일’ 파문 등으로 잇따라 논란이 일자 대국민 사과를 하고 8000억원의 재산을 헌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회장이 헌납한 이 돈이 양극화 해소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대표와 청와대 정책실에 구체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도록 일임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달인 그해 3월 이 대표는 총리에서 물러났고 이후 한명숙 총리가 취임했죠. 이후 2006년 10월 ‘삼성고른기회 장학재단’이 설립됐습니다. 사회에 헌납한 재산을 바탕으로 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의 교육기회를 넓히기 위한 장학사업과 학술연구지원사업에 돈이 쓰일 수 있도록 장학재단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초대 이사장은 신인령 이화여대 명예교수로 한 전 총리와 대학 동문입니다. 그리고 한국YMCA 전국연맹의 사무총장을 지내던 이학영 의원은 이 재단의 이사가 됐습니다. 재단은 설립된 뒤 한국YMCA 전국연맹에 70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이 총리의 형은 1973년부터 삼성 계열사에서 근무하며 2000년 삼성서울병원 행정부원장을 지낸 이해진 전 사장입니다. 2006년 삼성사회봉사단장(사장급)으로 임명돼 삼성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총괄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삼성에서는 “이해진 단장은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체적으로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이해찬 국무총리와의 관계가 8000억원의 처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고, 헌납재산의 용도와 운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김씨는 1·2심 재판 과정에서 “발언 내용을 허위사실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하는 내용으로도 보기 어렵다”며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로 있는 부분들을 말했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법원은 “피고인의 연설 내용은 전후 맥락상 피해자들이 8000억원을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많아 사실관계와 일치한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특히 이 발언을 하게 된 것이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서 논란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이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 위해서였고 표현이 다소 과장된 것일 뿐라고도 항변했지만 그것도 법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앞서 1심 재판부는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과 미르·K스포츠재단은 각 설립 의도와 목적, 재산의 출처 및 출연 경위, 설립 및 재단 운영의 주체, 출연재산의 용처, 설립과정의 적법 여부,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피고인이 의도했던 맥락에서 유사한 사례로 언급하는 것 자체로 사실관계의 왜곡을 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삼성이 8000억원을 헌납한 것이 노 전 대통령도 아니었고 재단에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었는데 이 8000억원에 대해 “걷었다”, “갈라먹었다”고 표현한 것은 명백히 사실관계에 반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2심 재판부도 “피고인의 연설은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아, 피해자나 유족들이 큰 정신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본적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고, 피고인 자신도 잘못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1심에서는 사회봉사명령 80시간 명령도 함께 선고됐는데 2심에서는 김씨의 나이와 가족관계, 그리고 연설 내용 중 “돈을 걷었다”는 내용은 바로 정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힌 점 등을 고려해 사회봉사명령은 하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이해찬 대표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제기한 민사소송을 통해서도 두 사람에게 각각 100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커피의 천국, 천국의 커피

    커피의 천국, 천국의 커피

    120원짜리 에티오피아 커피 한 잔, 그 꿈의 향을 찾아서정말 맛있었다. 짙은 액체가 입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순간, 어떻게 이렇게 깊을 수가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신선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노천카페에서 파는 120원짜리 커피 한 잔에 감탄이 나왔다. 에티오피아를 처음 찾은 건 몇 해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갈 때였다. 원래 홍콩과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더반으로 가는 여정이었지만 비행기가 연착하면서 항공편이 꼬여 갑자기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들어가게 됐다. 홍콩에서 아디스아바바까지 비행시간은 11시간이었다. 담요를 부탁했지만 승무원은 담요가 없다며 대신 따뜻한 차를 마셔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녀가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홍차를 마시고 겨우 잠들었던 것 같다. 스리랑카 콜롬보 상공을 지날 때쯤 눈을 떴는데 창밖으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창문은 복숭아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인도양은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잘못 든 길’이 주는 행운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슬며시 좋아졌다. 더 좋은 건 비행기 환승 시간이 넉넉했다는 것. 그래서 비록 공항에서지만 에티오피아 커피를 에티오피아에서 마실 수 있었다는 것. 커피는 기대보다 별로였지만 여기는 아디스아바바공항이니까 이 정도쯤이야 뭐. 그리고 다시 한 달 만에 에티오피아를 찾게 됐다. 첫 여행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랄리벨라와 곤다르를 돌아보는 일정이었고 두 번째 여행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진카, 아라브민치, 하와사, 콘소를 거쳐 짐마, 봉가, 바레 국립공원, 하라르에 이르는 다소 긴 여정이었다.그렇게 한 달에 걸쳐 에티오피아 구석구석을 훑어보며 에티오피아의 다양한 모습과 만났다. 고대 기독교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랄리벨라의 암굴교회에 들어서는 순간 온몸을 감싸던 숭고한 느낌을 아직 잊을 수 없다. 진카의 무르시족과 하마르족 마을에서는 티브이에서나 보던 아프리카 부족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고 술을 나눴다. 바레 국립공원에서 만났던 멧돼지 가족과 바분 원숭이들도 유쾌했다.●수도사들 ‘악마의 열매’라며 불에 태우자… 세상에 없던 향 뿜으며 ‘커피’ 탄생해 하지만 이 모든 풍경과 경험을 지나와 한국에 와 있는 지금 머릿속에 가장 강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커피다. 매일 아침마다 거리의 노천 카페에서 에티오피아 사람들과 함께 마셨던 진한 커피향을 아직 잊을 수 없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코 끝에 커피향이 스치는 것만 같다. 커피 하면 많은 이들이 브라질 또는 콜롬비아를 떠올릴 테지만 커피의 발상지는 에티오피아다. 다양한 설이 있지만 커피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6~7세기경 에티오피아에 살았던 목동 ‘칼디’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염소를 보살피던 칼디는 어느 날 이상하게 생긴 붉은 열매를 먹고 있는 염소들을 목격했다. 그 열매가 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칼디는 염소들이 열매를 실컷 먹을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붉은 열매를 먹은 염소들이 술에 취해 흥분하여 춤을 추는 듯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칼디는 그 열매를 따서 집으로 돌아와 물에 끓인 후 마셔 보았는데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칼디는 이 신기한 사실을 이슬람 수도사들에게 알렸고, 이 열매가 악마의 것이라고 생각한 수도사들은 불 속에 던져버렸다. 그런데 열매가 불에 타면서 더 향기로운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커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발견 덕분에 이른 아침을 여는 지루한 회의가 그럭저럭 참을 만하게 된 것이다. 커피라는 이름 역시 에티오피아의 지명 ‘카파’(Kaffa)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카파는 에티오피아의 커피나무 자생지이기도 하다. 카파가 터키로 전파되어 Kahweh, 유럽으로 건너가 프랑스에서 Cafe, 이탈리아에서 Caffe, 독일에서 Kaffee, 영국과 미국에서 Coffee로 불리게 되었다. 커피 콩은 크게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으로 나뉘는데 아라비카종은 로부스타종에 비해 산미가 있고 향이 뛰어나다.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고 냉해에 약한 편이라 가격이 비싸다. 아라비카종은 주로 해발고도 1500m에서 3000m에 이르는 고산지대에서 연평균 15~25℃의 기온과 2000~2500㎜ 정도의 강수량인 지역에서 자라는데 에티오피아는 그 조건에 딱 떨어지는 곳이다. ●귀한 손님에겐 ‘커피 세리머니’ 전통… 화로 ·토기 주전자·송진 이용한 특별한 의식 아디스아바바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한 시간을 가면 짐마다. 여기가 바로 카파다. 그러니까 카파는 짐마의 옛 명칭이다. 짐마 공항에 내리자마자 커피를 그려 놓은 커다란 커피 간판이 여행자를 반겼다. 공항 한쪽에는 에티오피아식 커피를 파는 조그만 커피 좌판이 자리잡고 있었다. 십여 분을 달려 시내로 들어서자 에티오피아의 여느 도시와 다름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삼륜 오토바이 택시와 말이 끄는 마차, 자동차가 뒤엉킨 도로는 복잡했다. 이 복잡한 도로 위를 양과 염소가 느린 걸음으로 걸어다녔다. 숙소에 들어서자 커피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귀한 손님이 방문했을 때, 환영의 인사로 커피 세리머니를 한다. 에티오피아 말인 암하릭어로는 ‘분나 마프라트’라 부른다. ‘분나’는 ‘커피’를, ‘마프라트’는 ‘요리’를 뜻한다. “에티오피아식 커피는 한국에서 마시던 커피와는 전혀 다른 맛일 거예요. 처음엔 좀 낯설 테지만 이틀만 지나면 세 잔 이상 마시지 않고는 하루를 보내지 못할 거예요.” 짐마 지역을 안내할 가이드인 데스가 말했다.커피잔이 가득 올려진 자그마한 탁자 위에는 네렐라라는 에티오피아식 하얀색 옷을 입은 여인이 앉아 있었다. 주위 바닥에는 행운을 불러 온다는 풀이 깔려 있었다. 탁자 앞에 자리한 화로에는 숯불이 연기를 피워 올렸고 그 위에는 목이 긴 토기 주전자 ‘제베나’가 올려져 있었다.그 옆에는 향로가 있었는데, 노란색 송진 덩어리를 올려놓으니 흰 연기와 함께 진한 향내가 퍼져나와 실내를 가득 채웠다. “세리머니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예요.” 데스가 귓속말로 나지막이 말했다. “주변의 냄새를 없애 커피향이 더 도드라지도록 하는 거죠. 손님에게 예의를 표하는 방법이기도 하구요.” 여인은 곧 프라이팬에 하얗게 건조된 커피콩을 볶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커피가 진한 갈색으로 변하며 연기를 피워 올렸다. 이때 손님들은 연기를 함께 마시며 향기를 음미한다. 커피가 적당하게 볶아지자 곧 절구에 넣고 빻기 시작했다. 그 사이 제베나에 담긴 물이 끓기 시작하고 커피 가루를 넣고 다시 얼마간 끓인다. 에티오피아는 대부분의 지역이 해발 2000m 이상인데, 높은 고도 때문에 95℃ 정도면 물이 끓는다. 하지만 목이 긴 제베나는 기압 차이를 줄여줘 진한 커피를 우려낼 수 있다. 또한 커피 아로마의 손실을 최대한 막아 주는 역할도 한다.이제 커피를 마실 차례다. 제베나에서 나온 커피가 손잡이가 없는 작은 찻잔 ‘시니’에 넘치도록 담긴다. 기분 탓인지 훨씬 더 검고 진하게 보인다. 여기에 설탕을 두 스푼이나 넣는다.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셔 본다. 진하고 신선한 맛이 입안에 가득 찬다. 초콜릿 향인지 캐러멜 향인지 뭔가 달콤한 맛과 쌉싸름한 맛이 어우러져 있다. 박하향이 스며 있고 에티오피아 커피 특유의 신맛도 깃들어 있다. “세 잔은 마시는 게 예의입니다. 첫 잔은 ‘우애’, 둘째 잔은 ‘평화’, 셋째 잔은 ‘축복’을 담아 마시죠. 커피 생산지 중 고유의 커피를 마시는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는 에티오피아가 유일합니다.” 데스가 어깨를 으쓱 했다.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어깻짓이었다. 첫째 잔은 ‘아볼’, 두 번째 잔은 ‘후에레타냐’, 마지막 잔은 ‘바라카’로 부른다.짐마에서 차를 타고 1시간을 가면 봉가라는 조그마한 도시가 나온다. 이곳이 칼디가 가장 먼저 커피를 발견한 곳이다. 봉가에는 야생 커피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숲이 있다. 지금의 카파는 10개의 워레다(작은 행정구역)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체 인구는 100만명 정도다. 봉가는 카파의 행정수도. 인구는 약 3만명이다. 에티오피아의 모든 커피는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ECX’(Ethiopia Commodity Exchange)를 통해 거래된다. 수확 후 가공을 마친 커피는 ECX의 커피 보관소로 모인다. 커피 보관소는 에티오피아 8개 주요 지역에 있는데 봉가도 그중 한 곳이다. 봉가 시내를 지나 비포장 도로를 삼십 여분 가자 짙은 황토색의 강이 나타났다. 드라이버는 이곳부터는 차가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봉가 가이드를 맡은 베레케트는 물 한 병을 던져주며 여기서부터 40분 정도는 걸어야 한다고 했다. 그늘 하나 없는 황톳길이 눈 앞에 펼쳐졌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를 걸어가자 이곳이 커피를 가장 먼저 재배한 곳이라는 입간판이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커피를 발견한 곳이라는 명성에 비해서는 다소 초라한 간판이었다. 베레케트는 팔을 이끌며 숲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그런데 몇 발자국 숲으로 들어갔을 뿐인데 전혀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졌다. “에티오피아에 오는 여행자들은 사실 봉가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그들은 랄리벨라의 암굴교회나 진카의 원시부족 마을을 방문하길 원하죠. 하지만 봉가는 아라비카 커피의 최초 발생지이기도 한 만큼 더 알려질 필요가 있는 곳이에요.” 베레케트가 말했다. “커피 나무가 어디 있죠?” 내가 묻자 베레케트가 두 팔을 벌리며 말했다. “이 숲의 모든 나무가 커피 나무입니다.”정말 놀라웠다. 아열대 기후 속에 자리한 이 울창한 레인 포레스트가 모두 커피나무라니! 나는 어느새 커피 숲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나무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니 커피 열매가 매달려 있었다. 어떤 커피나무는 키가 5m는 더 돼 보였다. “봉가의 산림 보존 지역은 넓이가 500㎢에 이르는데, 이와 비슷한 크기의 아열대 숲은 에티오피아에 몇 군데밖에 남아 있지 않아요.” 베레케트는 숲의 나무들이 만드는 짙은 그늘이 열매를 느린 속도로 자라게 하는데, 이 때문에 풍미 가득한 커피 열매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이걸 바로 따서 먹을 수도 있나요?” “물론이죠. 단 수확기가 돼야 하죠. 10월부터 빨갛게 익은 커피를 따기 시작해요.” 지금이 10월이 아닌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여행수첩 →에티오피아 항공은 인천~아디스아바바 직항을 주 4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0시간 30분. 에티오피아 여행은 국내선 연결편이 잘 돼 있어 되도록이면 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육로로 이동하기에는 도로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다. 통화는 비르. 1비르는 약 40원. 원두 250g이 3000원 정도 한다. →에티오피아의 전통 음식은다. 커다란 부침개처럼 생겼는데, 수건처럼 돌돌 말린 인제라를 펼쳐놓고 조금씩 뜯어 매콤한 고기인 ‘와트’와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맛이 시큼하다. 전압은 220V로 우리와 같은 콘센트를 사용한다.
  • [데스크 시각] 송현동 부지의 변신을 기대한다/주현진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송현동 부지의 변신을 기대한다/주현진 사회2부 차장

    종로구: 종로구청 땅과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를 맞바꿔 구청 자리에 호텔을 높게 짓고, 송현동엔 숲공원을 만듭시다. 한진그룹: 왜 그런 말씀을…? 종로구: 종로구와 송현동 땅을 바꾼다면 서로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한진그룹: 제발 이러지 말아 주세요. 종로구: 송현동 부지 같은 유서 깊은 곳에 호텔을 짓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한진그룹: 종로구청 땅은 호텔을 짓기에 적합한 위치가 아닙니다. 2010년 11월.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한진그룹 소유의 송현동 땅인 일명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두고 종로구청사 땅과 맞바꾸자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한진 측과 이 같은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구는 송현동 부지에 7성급 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이 학교 인근에 호텔을 못 짓도록 규정한 학교보건법 등을 이유로 중구교육청에 의해 거부당하자 한진 측에 ‘환지’라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구청 측은 환지를 통해 구청이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로 옮겨 가면서 그곳에 대형 숲공원과 지하주차장을 만들고, 한진은 원하는 대로 서울 심장부에 번듯한 호텔을 지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공공 부문에서 나올 법하지 않은 기발한 아이디어여서 주목을 받았으나 한진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는 국내 대표적인 역사·문화·자연 자산이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49-1번지에 위치한 1만 1084평 규모(3만 6642㎡)의 나대지다. 경복궁, 청와대 등 핵심 지역을 두루 접한 요지로 대대로 권력자들의 차지였다. 실제로 순종의 장인 윤덕영의 사저로 기록되는 등 조선 말까지 왕족이나 고관대작의 집터로 위세를 떨쳤고, 일제강점기 때는 식산은행에 팔려 일본인을 위한 사택 부지로, 독립 이후에는 미군 장교와 미 대사관 직원 숙소로 이용됐다. 근래 들어서는 재벌의 소유가 됐다. 삼성생명이 2002년 국방부로부터 1400억원에 사들였고, 6년 만인 2008년 다시 한진그룹이 두 배도 넘는 2900억원에 매입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비선 실세 최순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문화융성 프로젝트를 내세워 ‘K익스피리언스 중심지’로 사용될 뻔했다. 요즘은 한진 측의 사정으로 매물로 나왔다. 다만 1종 일반주거지역이어서 상업시설이 들어오지 못하고 건축물 높이도 16m로 제한되기 때문에 당초 7성급 호텔 건립 기대를 가지고 매입했을 때처럼 좋은 값을 받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다. 2011년 종로구의 제안이 성사됐더라면 지금 종로구청 자리에는 비록 한옥은 아니지만 7성급 고층 호텔이 들어섰을 테고, 송현동 부지는 광화문광장과 연계할 수 있는 대형 숲공원으로 조성됐을 것이다. 구청 땅은 대지면적 기준 송현동 부지(용적률 150%)보다 4배 정도 작지만 용적률은 560%로 높아 환지를 했더라도 한진의 손해는 아니었을 것이란 게 부동산 업계의 평가다. 최근 한진이 매각 추진 의사를 발표하면서 이곳에 숲공원, 박물관 등 문화시설을 조성하자는 목소리가 속속 나오고 있으나 실탄을 가진 매입 주체는 없어 ‘공론’에 그치고 있다. 종로구는 이미 구청사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어서 환지 가능성은 없다. 주민들이 자발적 기부와 모금으로 땅과 건물을 공유재산으로 매입해 지역의 문화·역사·자연 자원을 지키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 국내에도 일부 전개되고 있지만, 호가 5000억원의 송현동 부지 살 돈을 모으기에는 역부족이다. 환지와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송현동 부지의 변신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jhj@seoul.co.kr
  • 윤지오 1000만원 후원금 반환 소송 위기

    윤지오 1000만원 후원금 반환 소송 위기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증인을 자처하고 나선 윤지오(본명 윤애영·32)씨에게 후원금을 냈던 사람들이 윤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윤씨 후원자들의 소송을 대리하는 로앤어스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6일 “윤씨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이르면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후원자는 390명이고, 지금도 참여하겠다는 연락이 계속 오고 있어 최종 청구인 규모는 400여명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각자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15만원까지 후원했고, 총 청구 금액은 후원금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까지 합쳐 1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증인으로 나섰던 윤씨는 증언자 보호를 위한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을 만들었다. 윤씨는 증언자들을 위한 경호 비용 명목으로 후원금을 모아 왔다. 이렇게 모금된 후원금 규모는 총 1억 5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윤씨의 자서전 출간을 도왔던 김수민 작가가 윤씨 증언의 신빙성에 의혹을 제기하며 윤씨를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했고, 윤씨에 대한 의혹이 증폭됐다. 김 작가의 법률대리인으로 선임된 박훈 변호사도 윤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윤씨는 지난 4월 24일 캐나다로 출국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윤지오, 1000만원대 후원금 반환 집단소송당할 듯

    윤지오, 1000만원대 후원금 반환 집단소송당할 듯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로 나섰던 배우 윤지오(본명 윤애영·32)씨의 후원자들이 윤씨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씨 후원자들을 대리하는 법률사무소 로앤어스는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소송에 참여한 후원자는 370명 이상으로, 반환을 요구할 후원금은 총 1000만 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에 참여한 사람 중에는 지난 3월 ‘윤지오 씨의 신변보호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글을 올린 작성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지오는 증언자들을 보호한다며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을 만들었다. 경호비 명목 등으로 후원금은 1억5000만원 이상을 모금한 것으로 추정된다. 윤지오는 책 집필 관계로 연락하던 김수민 작가 등에 의해 증언의 신빙성 논란에 휩싸이고, 이를 해명하지 않은 채 캐나다로 출국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윤씨는 이밖에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당하고, 사기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부산항에 미세먼지 제거 청소차 운영…연간 55t가량 제거

    부산항에 미세먼지 제거 청소차 운영…연간 55t가량 제거

    부산항에 미세먼지 청소차가 운영된다. 부산항만공사는 5일 중구 중앙동 사옥에서 부산은행,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부산항시설관리센터와 항만 지역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부산항만공사는 미세먼지 청소차량 운영관리비(7년간 10억원)를,부산은행은 차량 임대비용(7년간 10억원)을 각각 지원한다. 부산항 시설관리센터는 청소차 운행과 유지관리를 맡는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기탁기부금 관리 및 차량 임대업무를 지원한다.이에따라 분진흡입차 2대와 살수차 2대가 부산항 부두와 주변 도로의 먼지를 청소하게 된다. 부두 노동자들은 쉴 새 없이 다니는 대형 트레일러들의 타이어 분진과 선박 하역 장비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 때문에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항만공사는 북항,신항,감천항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청소차 운영계획을 마련,한 달에 1∼2회 정도 청소할 방침이다.청소차 운행으로 항만 지역 노면 분진을 연간 55t가량 제거,대기질 개선에 도움이 될것으로 예상했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부산항 대기질 개선과 함께 선박육상전원공급설비 구축사업, 하역장비 친환경 연료 전환사업, 전기추진 항만안내선 도입 등 친환경 사업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파라다이스에 사는 한국인 이야기 ①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파라다이스에 사는 한국인 이야기 ①

    최근 새롭게 등장한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은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를 뜻하는 영단어를 합성한 신조어다. 멀리 나가지 않고 집이나 집 근방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긴 시간과 경비를 들여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대신 집 근처에서 휴가를 보내는 방식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 같은 ‘스테이케이션’은 최근 젊은이들의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분위기다. 그리고 장거리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집 근방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가장 ‘탁월한’ 도시로 미국의 하와이주 일대가 꼽혔다. 최근 미국의 서비스 업체 월렛 허브는 ‘2019 스케이케이션을 즐기기 좋은 미국 도시’라는 조사에서 182곳의 미국 도시를 대상으로 43개 항목으로 종합점수를 측정, 1위에 호놀룰루 시(총점 64.63점)를 선정했다. 미국 182개 주요 도시 가운데 와이키키 해변이 있는 하와이 호놀룰루 시가 휴가 갈 필요 없는 도시 1위에 이름을 올린 것. 와이키키 해변에서 알라모아나(alamoana)로 이어지는 넓고 아름다운 바닷가와 깎은 듯한 절경의 다이아몬드헤드(Diamond Head) 등 휴양, 휴가 시설이 다 갖춰진 도시 호놀룰루라면, 굳이 비싼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먼 거리 여행을 떠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365일 최대 90%까지 높은 할인 행사를 지속하는 수 곳의 중대형 아울렛까지 떠올린다면, ‘하와이'(Hawaii)는 누구에게나 일생에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 한 번쯤 그 섬 어딘가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로망을 가질 만한 곳이 틀림없다. 지상 낙원이라는 뜻에서 이 세상에 남은 유일한 파라다이스라고 불리기도 하는 하와이. 이 곳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것은 1년 365일 연평균 26도 미만의 온화한 기온과 창문만 열면 섬 어느 곳에서든 와이키키 해변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닷바람을 느낄 수 있는 황홀한 자연이다. 1년 중 가장 무더운 8월 하순 조차 습한 기운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이 살기에 최적화된 온도를 가진 곳. 또, 8곳의 섬 어느 곳에 거주하든 거주지에서 도보로 최대 20분 거리에 해변이 펼쳐진 곳이라는 점은 그 어떤 어려움을 각오하고서 라도 하와이에서 최소 한 달 이상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만들곤 한다. 또 숨이 막힐 듯한 형형색색의 하늘은 어떠한가. 처음 필자가 이곳을 찾았을 첫 날 새벽 호텔 창밖으로 마주한 동트는 하와이의 하늘은 지금껏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오묘한 핑크 빛을 띄고 있었다. 필자는 그날 동트는 새벽 하늘을 마주하고는 육성으로 “이러면 반칙이지”라고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개월만 이곳에서 살다 가면 ‘족하다’라고 여기며 도착한 하와이의 첫 새벽 하늘이 이다지도 압도적인 장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반칙’이라고 스스로 단정 지을 정도로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들 덕분에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는 매년 평균 280만 명 이상의 한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필자 역시 이들 중 한 사람이다. 하와이에서 꿈에 그리던 ‘살아보기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오랜 기간 이 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한국인들과 한국인들이 만들어낸 현지 문화 속의 한국 문화를 마주할 기회가 심심치 않게 있다. 오히려 이웃한 국가인 중국이나 일본에서 보다 태평양 건너 중심의 섬 하와이에서 한국어로 적힌 간판과 한국 상점, 그리고 한국인을 위한 공원 등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필자에게 매우 놀라운 경험 중 하나다. 미국의 50번째 주로만 알았던 하와이, 한때는 진주만을 중심으로 한 2차 대전이 있었던 전쟁 지역 그리고 훌라 춤으로 대표되는 휴양지의 이미지 속에는 우리가 미쳐 알지 못했던 ‘한국인들의 지나간 역사’와 문화가 현재 진행형으로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원고에서는 하와이에서 마주 우리 문화와 한국어로 적힌 간판들, 그리고 여기 남아서 한국계 미국 시민으로 살아가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우리 문화를 지켜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아봤다.하와이주의 주도인 호놀룰루 시 중심을 걷다 보면 우연히 ‘인천-하와이 공원'(인하공원)이라는 한국어 간판을 단 국립공원이 눈에 띈다. 호놀룰루 시 중심거리에 널찍하게 조성된 이 공원은 지난 2011년까지 ‘파아와 네이버후드 파크’로 불렸으나, 한인 이민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는 의미에서 인천시와 하와이 주의 협조를 받아 향후 약 65년 동안 ‘인하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곳이다. 한국인들이 주로 찾는 키아모쿠 스트릿(keeamoku st.)과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본다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소에 자리잡고 있다. 인근에는 한국계 미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전문점과 한인 식당이 즐비한데, 하와이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식당들이라는 점에서 누구나 한 번쯤 관심을 가졌을 만한 공원이다. 2011년 공원이 막 조성됐던 당시에는 한국의 유명 국회의원과 시장 등이 이곳을 찾아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해당 사진은 한국 유력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에 필자가 찾았을 적에는 주로 거리를 떠도는 노숙자들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는 눈치였다. 안타깝기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이지만, 간판만큼은 여전히 ‘당당히’ 한글로 적혀 있다는 점에서 태평양 한 가운데에 있는 하와이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는 분명 자부심을 가질 만한 곳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하와이에서 ‘한국의 흔적’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또 다른 사례는 도심 곳곳에서 운영 중인 많은 수의 한국 식당이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 음식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증가와 현지인들의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호놀룰루 시 중심에는 한국 음식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식당이 줄지어 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식당 명칭 역시 우리 식 그대로인데, 예컨대 한국계 미국인이 운영하는 ‘엄마 손만두’, ‘서라벌’, ‘고려원’, ‘유천냉명’ 등 그 이름만 들어도 우리 음식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식당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것들 가운데 하와이 현지인이 즐겨 먹는 대표적 요리는 ‘갈비’다. 현지 명칭 역시 ‘galbi’. 일부 하와이 현지인 또는 중국인 사장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갈비’라는 이름으로 팔려나가기도 하는데, 그 출처가 한국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익숙하고 유명한 요리다. 차이점이라면 한국에서 먹던 갈비 맛과 비교해 조금 더 단맛이 가미된 정도가 다를 뿐. 또 간간하게 양념을 한 후 계란 물을 입혀 지져낸 고기전에 대한 인기도 상당한데, 현지인들은 ‘밑(meat)전’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한국인의 소울 푸드인 김치 역시 현지의 유명 호텔과 레스토랑 뷔페 메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현지에서 하와이식 ‘김밥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저렴한 요리들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24시 식당 ‘grace’s inn’에서는 세트 메뉴 주문 시 무료로 제공하는 사이드 메뉴 중 김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을 정도다. 일부 외국인 여행자 가운데는 해외 유명 호텔 뷔페 메뉴에 등장하는 김치 덕분에 김치가 하와이 현지 전통 음식인 줄 착각했다는 풍문이 있을 정도다. 물론 현지의 김치 맛은 전통적인 한국의 그것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금으로 절여낸 배추에 고춧가루와 각종 야채를 썰어 버무린다는 점에서는 그 기원이 우리의 것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리고 하와이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는 ‘자랑거리’는 단연 하와이의 ‘한국 도서관’으로 불리는 맥컬리 모일릴리 도서관(McCully-Moiliili Public State Library)이다. 맥컬리 도서관은 하와이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주립 공공 도서관이다. 그런데 바로 이곳에 우리말로 적힌 다수의 한국 문학 서적이 비치돼 있다는 점은 오아후 섬에 거주하는 한인 교포들에게 큰 자랑거리다. 태평양 건너 온 한인들에게 우리 문학에 대한 갈증은 매우 큰데, 무려 2만 여 권 이상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그것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광활한 대륙 미국 어디에서도 이 처럼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양의 한국어 문학을 접할 수 있는 공공 도서관은 없다. 이곳이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대량의 한국 서적을 무료로 접할 수 있는 곳인 셈이다. 더욱이 매년 한 두 차례씩 대량의 신간 서적들이 태평양을 건너 온다. 특히 그저 현지인들을 위한 작고 평범했던 공공 도서관이 지금의 ‘한국 도서관’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큰 유명세를 갖기까지 눈물겨운 과정을 들어보면, 현지 한국계 미국인들의 맥컬리 도서관에 대한 자부심의 근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1998년 무렵 처음으로 맥컬리 도서관에 한국 서적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약 2만 권의 한국어 서적은 당시부터 지금까지 매년 수차례에 걸쳐서 대량으로 신권을 들여온다. 무게 별로 측정되는 EMS(국제 운송) 비용 탓에 태평양 한 가운데에 있는 하와이까지 한국에서 공수해오는 서적의 비용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때문에 한국 서적에 대한 필요성은 인지하면서도 누구도 선뜻 그 비용에 대해 이야기 꺼내기를 어려워했던 중 하와이에 거주해오고 있는 한인 교포 문숙기 선생님의 뜻에 따라 가장 처음 한국 서적을 들여놓을 수 있게 됐다. 당시 문 선생이 마련한 한국 서적 마련 비용은 대략 55만 달러. 지금으로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더욱이 문 선생 개인이 평생에 걸쳐서 마련한 비용이라는 점에서 그의 뜻에 따라 포항제철에서 추가로 서적 구입비용을 보내왔고, 또 한국 영사관 측에서도 매년 일부 서적 구매 비용을 지원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와이에 취항하는 대형 항공사에서 이송 비용의 일부 를 부담, 또 현지 공항에서 도서관까지의 물류비용에 대해서는 한국인 사장이 운영하는 대형 마트에서 전적으로 책임져 오고 있는 상황이다. 눈에 띄는 것은 북한과 관련한 서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따로 한 구석을 마련해 놓았다는 점이다. 물론 탈북자 또는 한국 정부에서 출간한 북한 연구 내용을 담은 서적들이지만, 북한의 역사와 실상 등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서적들일 것이다. 한 사람의 숭고한 뜻이 더 많은 이들의 뜻을 모으는데 이바지했던 셈이다. 현재는 맥컬리 도서관 2층에는 한국인을 위한 약 2만 여권의 한국 서적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다. 이는 도서관 내부 면적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다. 또,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모국어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끼리 모여 크고 작은 독서 클럽을 운영하는 등 맥컬리 도서관에 등장한 한국 서적의 존재로 인해 한인 교포 사회의 결집이 용이해졌다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물론, 하와이 한인 역사와 한국인의 삶을 둘러보며 그간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쉬운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2016년 중순 약 116년의 한인 이주 역사가 담겨 있던 ‘독립문화원’이 외국계 기업에 팔려나간 것이 외부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당 독립문화원을 구매한 외국계 기업이 다름 아닌 일본 자본으로 전해지면서, 독립 운동의 역사를 담은 의미 있는 장소를 일본에 그대로 넘겨준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있는 한인회 회원들과 각종 민간 협회 등에서는 독립 문화원을 회수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꾸준히 한인 행사를 개최, 과거의 독립 문화원 터 복구를 위한 자금 모금 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처럼, 태평양 건너 섬 생활을 하며 마주하는 한인 사회의 기반은 언제나 모국인 ‘우리나라’에 기반해있다는 것을 다수의 사례를 경험하며 확인해가고 있는 중이다. 비록 모국을 떠나 온 세월의 간극이 이민 1세대를 넘어, 이제는 2~3세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인 교포 사회의 중심에는 ‘우리’가 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단국대, 문르 카즈미르 美 유태인협회 부회장에게 명예정치학박사학위 수여

    단국대, 문르 카즈미르 美 유태인협회 부회장에게 명예정치학박사학위 수여

    단국대학교가 오는 7일 오후 4시 단국대 죽전캠퍼스 범정관에서 문르 카즈미르(Munr Kazmir) 미국 유태인협회 부회장에게 국제 인권운동과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명예정치학박사학위를 준다고 4일 밝혔다. 1957년 파키스탄에서 태어난 문르 카즈미르 부회장은 펀잡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의료지원 활동과 소아당뇨병 환자를 위한 기금 모금 등에 앞장서왔다. 1998년 미국 전 지역에 처방된 약을 배달하는 ‘Direct Meds, Inc.’를 설립해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했고 2006년에는 파키스탄 역사상 가장 현대적인 교육시스템으로 불리는 ‘미국국제학교(American International School System, AISS)’를 세워 지금까지 소외지역 어린이들에게 최고 수준의 교육을 해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우호증진을 위한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민족문화 계승과 한민족 동질성 회복을 주장하는 사단법인 ‘우리민족교류협회’의 미주지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며 한반도 평화 수호 및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7일 오전에는 국회의사당에서 ‘2019 한반도 통일공헌대상’ 국제분야 대상도 받을 예정이다. 문르 카즈미르 부회장은 ▲미국 메디케어 자문위원회 위원 ▲미국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연구 및 품질 관리원 국가자문위원 ▲뉴저지 보건 의료시설 재정위원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최대호 안양시장, 5.18 기념일 ‘황금복면 공연’ 파문 확산.

    최대호 안양시장, 5.18 기념일 ‘황금복면 공연’ 파문 확산.

    최대호 경기도 안양시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황금복면 차림’으로 신인가수 등단 공연을 벌여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지역에서 열린 행사에서 최 시장의 적절치 못한 행위에 대해 각계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야당 시의원의 규탄 성명발표, 시민단체의 청와대 국민청원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안양시의회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기념일에 추태를 부린 최대호 시장은 ‘안양시민에게 사죄’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원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5·18때 복면가왕 춤판 벌인 최 시장을 즉각 출당 조치“하라는 글을 올리면서 청원운동에 돌입했다. 음경택 등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최근 성명에서 “최 시장은 자숙해야 할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지역의 한 축제에서 황금복면으로 변장과 변복을 하고 무희들 율동과 함께 신인가수 등단을 언급하며 노래를 하는 추태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음 의원 “현직시장이 시 예산이 들어간 공적행사를 자신의 신곡발표회로 악용하고 음반판매를 홍보하는 등 사적용도로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최 시장은 이날 환복까지 하며 총 3곡의 노래를 발표했다. 손 연구원장도 지난 3일 “현충일 등에는 술과 가무를 자제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라며 최 시장을 비난했다. 그는 “5.18정신은 민주당 안에서는 강령처럼 정신적 지주역할을 해왔다”며 “최 시장의 이런 행위는 5.18에 대한 개념과 인식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산적한 시 현안을 해결하려면 하루 24시간 일해도 부족한데 시장이 그러 일을 하고 다닐 때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기부행사에 참석한 최 시장에게 한 시민이 “5.18 기념일에 춤추고 노래한 시장은 자격이 없다”며 강하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져 모금행사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최 시장의 광주 국립민주묘지 5.18민주화운동 39주기 기념식 참석 여부도 논란에 휩싸였다. 손 연구원장은 “최 시장이 지난달 18일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말했으나 이후에 전화도 받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에서 요청한 참석 증거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당일 5.18기념식에 참석했던 도당 관계자가 ‘최대호 시장이 기념식에 오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시에서 배포한 ‘주간행사 계획’에도 최 시장의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일정은 아예 없었다. 부시장이 참석하는 ‘2019 성년의 날 기념 전통 성년식’(16시)과 시장 참석 ‘제7회 안양여성축제 개막식’ 두 개의 공식일정만 있었을 뿐이다. 지난달 18일 안양·군포·의왕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 주최로 군포시 산본에서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과 시민문화제’가 열렸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행사에서 사회자는 “최대호 안양시장은 광주 5.18행사에 참석하느라 이 자리에 오지 못했다”고 불참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2시간 후인 오후 6시부터 안양시 평촌공원에서 열린 안양문화재단 주최 행사에 최 시장은 황금가면을 쓰고 흰색 무대복 차림에 검은색 망토를 두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동영상을 통해 이 모습을 본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눈과 귀를 의심하며 불쾌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 시장의 5.18 공연에 대해 사죄를 요구하는 성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커지자 최대호 시장은 4일 기자실을 방문 5.18 공연과 관련해 “국민여러분과 특히 광주시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려 깊지 못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 논란이 됐던 광주 국립민주묘지 5.18민주화운동 39주기 기념식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최 시장은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손 원장은 최 시장의 사과에도 5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과 함께 ‘징계청원’하고, 청와대 앞 시위를 예정되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제12회 교통문화발전대회-대통령표창] 어린이 교통안전 활동 앞장

    [제12회 교통문화발전대회-대통령표창] 어린이 교통안전 활동 앞장

    이명우 충남 아산모범운전자회 회장은 주중 출퇴근 시간마다 아산 시내 상습 정체 지역에 나가 교통정리 봉사활동을 펼쳤다. 윤 회장은 특히 어린이 교통안전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윤 회장은 “아산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이 1년 내내 지역 내 45개 초등학교 스쿨존에서 교통 봉사를 하고 있다”면서 “아이들로부터 ‘추운데 고생하신다’, ‘봉사 대신 운전을 하면 한 푼이라도 더 벌으실텐데 감사합니다’는 등의 편지를 받았을 때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온양온천역에서 ‘정지선 지키기, 안전띠 착용하기’ 등을 주제로 한 전단지를 배포하는 등 교통안전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홍보활동도 펼쳤다. 이밖에 아산모범운전자회는 사무실에 모금함을 마련하고 마련한 성금으로 독거노인과 북한이탈주민 등을 돕고 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내가 내린 커피는 왜 그 맛이 나지 않을까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내가 내린 커피는 왜 그 맛이 나지 않을까

    최근 ‘스페셜티 커피’ 원두를 직접 볶는 로스터리 카페가 제법 많아지면서 커피를 마시는 일이 꽤 즐거워졌다. 예전 같으면 맛이 제발 끔찍하지 않기만을 바라며 커피가 입안에 들어올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지금은 좀 달라졌다. 로스팅 기계를 갖추고 자체 브랜드를 내세우는 곳이라면 나름 커피 맛에 대한 철학과 자부심이 있다고 보는 편이다. 이런 곳은 가급적 신뢰한다. 물론 그 기대를 산산이 깨부수는 곳도 드물게 있긴 하지만.스페셜티 커피는 특정 커피를 뜻한다기보다 일종의 문화이자 트렌드다. 한 잔을 마시더라도 맛이 훌륭한 커피를 마시겠다는 철학이다. 국제 스페셜티커피협회(SCA) 기준으로 일정 점수를 받은 고품질의 원두를 사용해야 스페셜티 커피라는 이름을 사용할 자격을 얻는다. 원산지 및 생산자가 분명하고 풍미의 특징이 명확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 스페셜티 커피 매장에서 커피 맛이 맘에 들면 가끔 원두를 산다. 좋았던 그 커피 향을 상상하며 커피를 내리는 일은 꽤나 즐거운 일이다. 물이 끓는 동안 그라인더에 원두를 갈고 드리퍼를 준비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조심스레 내린 커피를 한 모금 맛보면 이내 불길함이 엄습해 온다. 내가 들고 있는 검은 액체가 카페에서 맛보았던 커피와는 전혀 다른 제3의 무언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커피를 내릴 때 느꼈던 설렘이 이내 자괴감으로 바뀌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으리라. 분명 같은 원두일 텐데 왜 바리스타의 손을 거치면 향기로운 커피가 되고, 내가 하면 검은 탕약이 되는 걸까.커피를 내리는 숙련된 바리스타의 동작을 본 적이 있는가. 겉보기엔 무심하게 기계로 커피를 적당히 갈아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붓는 일에 굳이 자격증까지 따야 하나 싶을 정도로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여기엔 문외한의 눈에는 결코 보이지 않는 고도의 전문성이 숨어 있다. 크리스토퍼 헤든 미국 오리건대 교수에 따르면 커피의 맛은 같은 원두를 사용해도 물의 온도와 화학적 성질, 입자의 크기와 분포, 물과 커피의 비율, 추출 시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생두의 생산지, 품종, 건조 방식, 수확 시기, 로스팅한 원두의 신선도, 추출 방식 등에 따라서도 커피 맛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러니까 한 잔의 커피를 만든다는 건 이 모든 변수를 고려하면서 무수한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일인 셈이다. 커피를 볶는 로스터와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는 분리된 직업군이지만 소규모 로스터리 카페의 경우 바리스타가 두 일을 겸하기도 한다. 자체 로스팅 기계로 스페셜티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라면 품종의 특성을 이해하고 거기에 따라 원하는 의도에 맞춰 로스팅 정도를 정하고 추출 방식을 선택한다. 강하고 풍부한 향미를 내기 위해 에스프레소 머신을, 원두의 자연스러운 맛을 살리기 위해 이른바 핸드드립이라고 하는 필터 커피 방식을 사용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바리스타의 의도에 달려 있다.커피를 하나의 요리로 본다면 바리스타는 셰프다. 셰프는 재료를 선택하고 각 재료의 특성을 잘 표현할 조리 방식을 정한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주방에서 요리사들이 분주하게 바쁘기만 한 것처럼 보여도 특정한 맛을 더하거나 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다. 고도로 숙련된 바리스타도 마찬가지다. 원두의 특성을 살리거나 원하는 커피 맛을 내기 위해 분쇄 입자 크기와 물의 온도, 추출 시간을 섬세하게 조절한다. 당신 앞에 놓인 커피 한 잔은 그냥 적당히 내린 커피가 아니라 고도로 숙련된 바리스타의 의도가 담긴 작품인 셈이다. 원두를 살 때 원두의 특성과 추출 방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로스터리 카페 직원을 아직 만나 본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원두로 커피를 내린다면 각자의 상황에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에스프레소용으로 곱게 간 원두를 필터 커피로 내리면 나오는 건 흙탕물일 것이며 커피포트에 넣으면 본래의 향과 맛이 거세된 평범한 커피가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커피를 제대로 내리겠다는 열정과 집념 없이 원두만 가지고 바리스타의 의도를 재현해 내는 일은 어쩌면 식당에서 맛보았던 셰프의 요리를 재료만 갖고 똑같이 만들어 보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좋은 원두를 가지고도 참혹한 실패를 겪고 나니 카페에서 원두를 판매한다는 건 소비자가 원두를 사서 내려봤자 결코 바리스타가 내린 정교한 커피 맛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자신감의 발로란 생각도 든다. 사다 놓은 원두와 값비싼 추출 도구들에겐 미안하지만 역시 약은 약사에게, 커피는 바리스타에게 맡기는 편이 여러모로 현명한 선택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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