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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자·지나씨 귀국뒤 격리치료

    최근 아프간에서 풀려난 김경자(37)·김지나(32)씨는 귀국하는 대로 국내 병원에서 상당기간 치료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15일 “가족들의 뜻에 따라 귀국 직후 병원에 입원하기로 잠정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병원에서 내과와 정신과 주치의를 선정하는 등 후속 진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환자 등의 상태로 볼 때 일정기간 언론 등 외부의 접촉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브란스병원은 보안이 가능한 특실의 경우 하루 입원비가 70만∼17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국군수도통합병원이나 경찰병원 등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국군수도통합병원은 가족들의 집과 가까운 성남에 위치한 데다 보안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샘물교회 관계자는 “석방자들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격리 수용 및 보호가 필요한 만큼 정부측과 협의해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성남시 분당타운 피랍가족모임 사무실에는 서명화·경석씨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씨와 김윤영씨의 남편 류행식씨 등 2명만 나와 사무실을 지켰다. 광복절 휴일로 대사관들이 쉬는 데다 특별한 일정이 없어 나머지 가족들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새항생제 개발길 열었다

    국내 연구진이 생명체에 필수적인 대사물질을 발굴하고 그 빈도를 측정하는 새로운 척도를 개발했다. 과학기술부는 13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팀과 바이오융합연구소 소속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팀이 공동으로 가상세포를 이용, 생명체의 필수대사물질을 발굴하고 생명활동의 `강건성(robustness)´ 문제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8월 셋째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각 대장균 가상세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미생물의 신진대사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종류의 대사물질을 발굴했다.”면서 “대사물질 각각이 생명체의 생존에 얼마만큼 필수적인지 나타내는 ‘대사산물 필수성’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척도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각 대사물질이 체내에서 사용되는 빈도를 ‘플럭스섬(flux-sum)’이란 양으로 정량화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병원체의 생존에 필수적인 대사물질의 생산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 표적을 찾을 수 있어 해당 병원체를 쉽게 죽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 “기존의 항생제와 구분되는 다양한 항생제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韓·탈레반 첫 직접 협상] 가족들 “석방되기만 기도”

    탈레반 대표단이 한국 정부와 첫 대면협상을 위해 가즈니시티에 도착했다는 외신이 전해지자, 피랍자 가족들은 좋은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명화·경석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씨는 “수감자와 인질 맞교환이라는 기존의 요구만 주장할까 조마조마했는데 대면 협상을 통해 좋은 협상 결과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차성민 피랍가족 모임 대표도 “정부로부터 공식 입장을 전달받지는 못했지만, 가족들은 한결같이 이번 대면협상이 잘 이뤄져 조기 석방되기만을 두손 모아 기도한다.”고 전했다. 한편, 아프간 피랍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피랍자 가족들은 13일 3박4일 일정으로 두바이를 방문해 아랍권에 직접 피랍자 석방을 호소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두바이 방문단은 피랍자 제창희씨의 어머니 이채복씨를 비롯한 피랍자 어머니 4명과 가족모임 부대표 이정훈씨, 통역을 맡을 교회 관계자 등 총 6명이다. 성남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식어버린 국민관심’… 초조해진 가족들

    아프간 피랍사태가 21일째에 접어들면서 피랍자 가족들은 국민적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에 대해 전전긍긍하고 있다.8일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되고 영화 ‘디워’의 돌풍으로 네티즌들의 관심이 피랍 사태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 심성민씨의 장례식이 거행된 지난 4일 각 포털사이트의 피랍 관련 기사에는 보통 1000∼2000개의 댓글이 달렸지만 이날 피랍 관련기사에는 댓글이 많아야 100개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차성민 피랍자가족 대표는 “UCC를 제작하고, 호소문을 발표하고 아랍지역 대사관을 방문하는 것 모두가 급격히 사그러지고 있는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려는 가족들의 궁여지책”이라면서 “보통 피랍자 협상이 해결되는 데 평균 30일 정도가 걸린다는데 그 많던 악플조차 사라지며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오히려 야속하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이날 피랍자 조기석방을 호소하기 위해 이란 대사관으로 향하기 앞서 피랍자 경석·명화씨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대통령 특사를 보낼 때만 해도 ‘뭔가 해결되겠구나.’ 기대만 부풀게 해 놓고 이게 뭐냐.”면서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국민 누구나 잘 되기를 기원하지만 지금 이 나라 국민 21명의 귀중한 생명이 인질로 잡혀 촌각을 다투는 마당에 해결을 위한 적극적 의지는 보이지 않다.”고 성토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갑자기 끓어올랐다가 금세 식어버리는 우리 네티즌들의 성향을 감안할 때 피랍자들의 안위나 협상 상황 등에 관심을 유지할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류지영 박건형기자 superryu@seoul.co.kr
  • 대학·학원가 ‘짝퉁학위’ 전면조사

    검찰·경찰·교육청이 ‘가짜 학위’ 색출 작업에 공동으로 나섰다.기존의 ‘짝퉁 상품·상표’에 이은 ‘짝퉁 지식’ 뿌리뽑기다. 경찰은 8일 강남·목동·노량진 등 서울시내 학원 밀집지역 강사 7000여명의 허위학력 여부를 수사한 데 이어 전국 지방경찰청에 학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강사들의 학력 위조 수사를 벌이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외국 대학 학위를 위조하거나 사칭한 의혹이 있는 강사에 대해서는 해당 대학에 졸업 여부를 조회키로 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올 연말까지 수사기관이 조사하지 않은 서울시내 학원강사 4만 1550명의 학력 위·변조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학력 위조 가능성이 가장 큰 입시·보습·어학학원 총 6838곳의 강사 3만 5023명이 우선 조회 대상이다. 신규강사의 학력조회 대상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3곳에서 지방대학까지 포함한 모든 대학이다. 학력 위·변조 강사는 수사당국에 고발하고 학원 설립·운영자는 위·변조 여부와 관련이 있으면 운영정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대검찰청은 올 말까지 전국 13개 주요 지방검찰청의 특별수사 전담부서에 ‘신뢰 인프라 교란사범 단속전담반’을 편성한다. 가짜 석·박사 학위 위조 및 매매, 석·박사 학위 사칭 취업, 논문 대필·표절, 성적 위조, 토익·토플 성적표 위조, 재직·경력 증명서 위조, 유명화가 작품 위작 등이 대상이다. 의료 및 법률서비스 자격증 대여·수수·위조·부정발급 행위도 점검한다. 또 FDA( 미국식품의약국),KS마크 등 국내외 인증 위조·조작 및 광고 행위도 단속 대상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홈페이지와 범죄신고전화(지역별로 국번없이 1301번)를 통해 시민들의 신고도 접수받기로 했다. 대검 중수부 문무일 중수1과장은 “과거 제조업 중심 시대에는 해외명품·상표 등 ‘짝퉁 제품’이 문제였지만 지식기반 사회가 되면서 학위·자격 등 ‘짝퉁 지식’이 범람하고 있다.”며 단속 취지를 밝혔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아프간 사태 장기화 국면] 가족 UCC에 응원메시지 폭발

    [아프간 사태 장기화 국면] 가족 UCC에 응원메시지 폭발

    지난 6일 오후 피랍자 가족들이 해외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아프간에 있는 사랑하는 아내에게(To my dearest wife in Afghanistan)’가 국내외 네티즌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해외 네티즌들은 ‘함께 기도하고 있다.’,‘꼭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며 영어, 일어, 중국어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동영상은 하루 만인 7일 오후 1만여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방문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아이디 ‘carlinhobcn’는 댓글을 통해 동영상의 주인공 류행식씨에게 “당신 부인(피랍자 김윤영씨)과 다른 피랍자들도 하루속히 석방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또 ‘류행식씨의 목소리에서 고통이 느껴진다. 세계가 나서서 그의 슬픔을 달래줘야 한다.’(internetforce),‘이 동영상은 내 가슴을 찢어 놓았다.’(xbobae)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일부 국내 네티즌들은 이 사이트에 한글로 악플을 달아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피랍 20일째에 접어든 피랍자 가족들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아프간 피랍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지영(34)씨의 어머니 김택경(62)씨는 “피랍자들에 대한 언급도 없고 정상회담에 걸었던 기대가 무참히 무너졌다.”면서 “억울해, 억울해, 억울해, 우리 딸 불쌍해…”라며 통곡했다. 서명화(29)·경석(27)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도 “미국이나 아프간에서 봉사활동을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니 책임을 져 달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인간의 생명이 고귀한 만큼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제발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오후 2시20분쯤에는 아프간 피랍 사건과 관련해 미국을 방문했던 한나라당·열린우리당 등 5당 원내 대표들과 국회의원 등 9명이 가족 모임을 찾아 한 시간가량 방미 결과를 설명했다. 한편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 배명진 교수는 한국인 납치 사건과 관련해 국내에 방송된 카리 유수프 아마디 자칭 탈레반 대변인의 목소리 9건을 분석한 결과 ‘아프간 정부가 요구를 듣지 않아 인질 1명을 살해했다.’,‘인질을 석방하지 않았다.’(이상 7월26일),‘인질들을 죽이기 시작할 것이다. 여자와 남자를 가리지 않을 것이다.”(7월30일) 등 3건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인 것으로 판독됐다고 밝혔다. 성남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아프간 피랍사태] 가족들 “무사귀환 UCC 제작”

    [아프간 피랍사태] 가족들 “무사귀환 UCC 제작”

    아프간 피랍 18일째인 5일 경기 성남시 분당타운 피랍가족 모임 사무실에 모인 가족들은 며칠간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파키스탄행이 외교통상부의 만류로 사실상 어렵게 되자 막막해하는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회의를 거듭했지만 뾰족한 수를 마련하지 못한 채 6일 밤(한국시간 오후 11시) 예정된 미-아프간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족들은 양국 정상이 군사작전이 아닌 인도적인 차원의 해결책을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 있는 가족들이야 아프면 약 먹고, 배 고프면 밥 먹으면 되죠. 납치된 사람들에 비하면 편한 겁니다. 무력한 제가 초라할 뿐입니다.” 서명화(29)·경석(27)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더 이상 나올 눈물이 없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가족들은 아프간행에 대해 외교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데 대해 화를 냈다가도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라며 체념하기를 반복했다. 가족모임 차성민 대표는 “정부가 현지 치안상황 악화에 따라 ‘제2의 피랍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방문을 만류하는 만큼 무리해서 갈 순 없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현지 방문이 되지 않는다면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호소하는 UCC(사용자제작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 등 국내외 UCC 사이트에 배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동영상 전문 제작업체가 만드는 UCC에는 피랍자들이 평소 봉사활동하는 모습, 무사귀환을 바라는 가족들의 인터뷰, 국제사회에 대한 호소문 등이 담겨질 예정이다. 이정훈 부대표는 “다음주 정상회담이 끝난 후쯤 공개할 예정”이라며 “UCC가 인터넷을 타고 큰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밝혔다.UCC 영문판은 다음주 초, 한글판은 목요일쯤 공개될 전망이다. 지난 4일 AFP통신을 통해 공개된 한 여성 인질의 육성에 대해 가족들은 “탈레반의 전략인 만큼 확인을 거부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가족들은 “여성 인질이 자신의 이름을 ‘싱 조-힌’이라고 밝혔다는데 비슷한 이름도 없다.”면서 “단지 아프간 방언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지에서 합류한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추정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가족은 “아프간말을 할 줄 아는 박혜영(34)씨가 유력하지만 이름이나 목소리로 봐서는 박씨가 아닐 가능성도 높다.”면서 “아프간어 내용을 적어놓고 읽게 했거나 우리 가족이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장대비 속에 지난 4일 오전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고 심성민씨의 영결식은 ‘눈물 바다’를 이뤘다. 유가족과 샘물교회 관계자 등 300여명의 조문객들은 고인의 봉사활동이 담긴 영상을 보면서 통한의 눈물을 쏟았다. 아버지 심진표씨는 추도사에서 “하늘도 비통함을 아는지, 비가 내린다. 부디 그곳에서도 생시에 마음 먹은 대로 더 크고 넓게 뜻을 펼쳐라.”고 말했다. 성남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토요영화] 박쥐성의 무도회

    ●박쥐성의 무도회(EBS 세계의 명화 오후11시)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박쥐성의 무도회’(1967)의 원제목은 이렇다.‘The Fearless Vampire Killers’. 그에 덧붙여 작은 제목으로 ‘Or Pardon Me,But Your Teeth Are In My Neck’이 이어진다.‘용감한 흡혈귀 사냥꾼-혹은 실례합니다만, 당신의 치아가 내 목을 물고 있어요.’ 쯤으로 옮길 수 있겠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듯 ‘박쥐성의 무도회’는 흡혈귀가 나오는 이야기를 익살스럽게 그린 코믹 공포영화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직접 흡혈귀 퇴치 교수의 제자로 출연하고, 그의 아내 샤론 테이트가 여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페디 마인은 크로록 백작 역을 맡았는데, 전통적인 드라큘라의 카리스마에 전혀 뒤지지 않는 마력을 발산한다. 루마니아를 여행하던 아브론시우스 교수(잭 맥거번)와 그의 제자 알프레드(로만 폴란스키)는 마늘과 십자가가 잔뜩 쌓인 어느 이상한 마을에 도착한다. 여관에 머물던 알프레드는 이날 밤 여관집 딸 사라(샤론 테이트)가 흡혈귀에게 잡혀가는 것을 목격한다. 울부짖던 그녀의 아버지는 마늘을 들고 성으로 가지만 다음날 싸늘한 시체가 되어 돌아온다. 교수와 알프레드는 사라를 구하고 흡혈귀들을 없애버리기 위해 성으로 향한다. 성에서 크로록 백작(페디 마인)을 만난 두 사람은 무사히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백작과 함께 그의 가족의 관이 있는 지하실로 향한다. 알프레드는 박사의 지시대로 이들에게 말뚝을 꽂으려하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고 그냥 나온다. 이때 사라를 발견하는데, 그녀는 오늘 밤 무도회가 있다며 목욕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성에서는 1년에 한 번씩 무도회가 열리는데, 이때 묘지에 있는 모든 시체들이 깨어나 이 무도회에 참석한다. 1933년 유대계 폴란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어머니가 나치수용소에서 죽음을 맞는 등 평탄치 않은 성장과정을 겪었다. 그는 첫 장편영화 ‘물속의 칼’(1962)에서부터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2003)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부조리, 동시대의 폭력과 악의 문제를 형상화해 왔다.108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문화마당] 서울에 박수근 미술관을/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 영문학

    근자에 김홍남 국립중앙미술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지금 사대문 안에서 열리는 대형 전시 등을 보세요. 모네 전, 비엔나 미술 박물관전, 중국국보전 등 온통 외국 전시 일색입니다. 우리 것은 간 데 없고, 문화 사대주의가 따로 없습니다.”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문화는 세계적인 차원에서 교류해야 발전한다. 우리가 자랑하는 불교미술도 토착적으로 자생한 것이 아니라 인도 및 중국 등과의 문화 교류에서 얻어진 것이다.‘빛의 화가’ 모네의 그림은 프랑스 파리까지 가서 보아야만 하는 세계적인 유산에 속하는 명화들인데, 우리가 서울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고마운 일이다. 필자는 수련을 그린 모네의 그림을 보면서, 사대주의보다는 자연을 빛의 변화에 따라 다원적 시각으로 포착했을 때 나타난 아름다움이 ‘추상화의 출발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생각하기에 바빴다.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사대주의’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과 외국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고급한 독립 미술관을 갖는 것이다. 서울에도 물론 경복궁, 종묘, 국립미술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간송미술관이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국내외의 관객들에게 한국 미술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쉽게 보여주기에는 미흡할 뿐 아니라, 그것을 다시금 찾아와서 보기를 갈망할 만큼 그들에게 큰 미학적인 충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값진 문화유산이 우리에게 전혀 없는가. 우리에게도 한국인의 특성과 정서를 오롯이 보여주는 세계성을 지닌 미술품들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것이 박수근 그림이다. 그러나 서울에는 파리의 모네 미술관과 같은, 박수근 미술관이 없다. 박수근 기념관은 강원도 양구에 있지만 아직 그 수집 내용이 너무 빈약하고, 서울에서 너무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 정부와 뜻있는 사람의 힘을 모아, 프랑스 파리처럼 서울에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한곳에 집대성할 수 있는 독립된 미술관을 건립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이러한 사업은 막대한 경제적인 투자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성취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6.25전쟁 때문에 우리가 그의 그림 가치에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암흑기에 미국인 실리아 지머맨과 밀러가 첫 상설 반도 화랑을 세워 그를 후원하는 동안 200점이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었다. 또 지난 5월 박수근의 유화 ‘빨래터’는 45억 2000만원에 낙찰되었고, 그의 유화,‘앉아있는 아낙과 항아리’가 몇 년 전에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123만 9500달러에 팔렸으니, 위에서 언급한 일이 얼마나 어려울 것이란 것은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수집가들이 그의 그림을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생각해 그것을 벽장 속에 사장시키지 않고, 우리 민족은 물론 인류의 공동 유산으로 생각해서 박수근 미술관에 기증해 세상의 빛을 보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 사업은 결코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필자는 미국의 여러 박물관에서 황홀경에 빠져 바라보았던 미술품들이 모두 다 그 작품을 만든 작가의 이름 아래 새겨진 또 다른 이름의 사람에 의해 기증된 것이란 사실을 알고 크게 감동받은 적이 있다. 정부에서 일하는 책임 있는 사람들이 세계화 시대에도 국제 문화교류를 ‘사대주의’란 말로 폄훼할 것이 아니라, 산업화 이전 한국인의 소박함과 성실함을 화폭에 담아 세계인의 심금을 울린 박수근 미술관을 파리의 모네 미술관 못지않게 독립된 형태로 수도 서울에 세우는 일을 계획해야 할 것이다.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 영문학
  • [기고] 헤이그 특사,또 다른 100년의 약속/이병구 국가보훈처 보훈선양국장

    지난 7월14일은 헤이그 특사로 파견된 이준 열사 순국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100년이 지난 오랜 사건임에도 이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국제학술회의, 한국무용단 공연, 기념식 등 여러 행사가 다채롭게 치러졌다. 특히 기념식에는 이상설, 이준, 이위종 세 분 특사의 후손, 헐버트박사 기념사업회 관계자, 유럽 각지에서 모인 재외동포, 헤이그 시장을 비롯한 외국인 등 700여명이 자리를 같이했다. 정부 및 국회 대표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도 참석하여 그 날의 의미를 빛내주었다. 100년 전 나라는 힘을 다하여 강제로 빼앗겼고, 뒤늦게 이를 세계만방에 호소하기 위하여 세 분의 특사가 헤이그에 파견되었다. 그러나 힘의 논리가 엄격한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 앞에 좌절되었음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국력이 크게 신장되어 비극적인 역사 현장에서 당당하면서도 성대히 기념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 기념식에 참석한 재외동포, 그리고 많은 외국인 등도 한결같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발전상에 놀라워했다. 지난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현지에서 뜻있는 행사를 하는 모습에 모두들 부러워하기까지 했다. 교포 어린이로 구성된 합창단의 ‘고향의 봄’ 노래는 선열들의 응어리진 넋을 달래주기에 충분했고, 세계적인 첼리스트 정명화씨의 기념연주는 기념행사를 더욱 돋보이게 하였으며, 참석자 모두를 감동시켰다. 특히 서울을 폐허의 도시로만 기억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6·25전쟁 참전용사들은 놀라움을 표시했다. 선열들이 그렇게도 부르고 싶었을 애국가를 부르며, 모두 한마음으로 대한민국 만세를 목청껏 외치면서 벅차오르는 가슴의 떨림을 억제할 수 없었다. 이 감동의 순간에 100년간 우리의 피맺힌 외침이 무참히 묵살 당하던 약소국에서 유엔의 수장을 배출한 나라로 성장할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을 떠올리게 되었다. 제국주의 열강의 두꺼운 장벽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쓰러져가는 나라를 되살리려는 헤이그 특사의 눈물겨운 헌신과 희생은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한 독립투쟁으로,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국가 수호활동으로, 또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국가가 어려울 때 마다 면면히 이어져 내려와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일궈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헤이그 특사의 용기와 의로움은 우리 민족에게 위로와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의 원천이었고, 이는 고국에서 1만㎞나 떨어진 헤이그에 700여명이 모였고 고국에서 많은 분들이 이들을 기리는 진정한 이유일 것이다. 지난 100년간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우리는 이를 잘 극복해 내었기에 선열들 앞에 부끄럽지 않게 설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해야 할 때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경쟁의 시대에 우리는 100년전 어두운 시기에 너무 무모했기에 더욱 아름다운 특사들의 발걸음이 우리의 등불이 되어 이끌어 주실 것을 믿는다. 앞으로 100년 후에는 보다 자랑스러운 나라의 모습으로 특사들을 기릴 수 있도록 헌신하고 희생하겠다는 것이 선열들의 영전에 바치는 우리의 약속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약속의 실천은 올곧은 지사의 길을 걸었던 이상설선생과 이준열사, 헤이그에서는 청년 외교관으로 그리고 이후에는 독립투사로 일관했던 이위종선생과 같은 자랑스러운 선열들을 기억하며, 이분들의 삶이 우리의 후대에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병구 국가보훈처 보훈선양국장
  • 후진타오 “인민해방군 현대화 전면 추진”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이 군사현대화를 거듭 천명하고 나섰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8월1일 인민해방군 건군 8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전군의 현대화를 전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29일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후 주석은 최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최로 열린 간부 좌담회에서 “혁명화와 현대화, 정규화 건설을 전면 추진하라.”면서 “전체 군부대는 21세기와 새로운 국면을 맞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한 역사적 사명 완수를 위해 끊임없이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개방 즈음부터 군 개혁을 추진해온 중국은 전면전을 상정한 마오쩌둥의 ‘인민전쟁론’에서 덩샤오핑의 ‘현대적 조건하 국지전쟁론’으로 군사전략을 전환했다.1985∼1987년까지 100만명을 감축하였으며,10개의 대군구를 7개로 축소했다. 특히 1991년 걸프전이후 ‘첨단 하이테크 국지전’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속적인 감군과 함께 세계적인 군사혁신(RMA) 흐름에 맞춰 ‘기계화’와 ‘정보화’ 방면에 군 현대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무기장비의 첨단화·정밀화 ▲군 구조의 정예화·경량화 ▲지휘통제의 자동화 ▲작전의 체계화 ▲우주 및 전자로의 공간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은 전략 핵잠수함에 잠수함 발사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장착할 만큼 핵 전력이 대폭 강화됐으며 우주 상공의 기상위성을 격추시킬 만큼 우주 작전 능력도 향상됐다.중국은 베이더우(北斗) 위성으로 전략군 운용에 필수적인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을 구축중이다. 이는 미국의 GPS,MD 체제에 맞선 것이기도 하다. 항공모함 건조 능력 보유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으로 화력과 기동력, 원거리 투사(投射) 능력이 확대됐다.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둔 사거리 1만 2000㎞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둥펑(東風) 41호’를 이미 실전 배치해둔 상태다. 그러나 이같은 중국의 군 현대화에는 지역에 불안정성을 심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군 현대화 속도와 범위, 특히 위성 공격 미사일 등 파괴적인 신병기 개발로 역내에 오해와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는 일본과 타이완, 호주 등 주변국에 군비 경쟁을 촉발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jj@seoul.co.kr
  • [토요영화] 혈의 누

    ●혈의 누(KBS2 토요명화 밤 12시25분) 비릿한 바닷바람에 피 냄새가 섞인다. 고립된 섬마을 분위기가 점점 흉흉해진다. 김대승 감독의 ‘혈의 누’(2005년 제작)는 외딴 섬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미스터리 시대극 스릴러물이란 점에서 색다른 공포영화를 찾는 사람들이 챙겨보면 좋을 듯하다. 19세기 조선시대 동화도에서 어느 날 만들어 놓은 한지가 수송선과 함께 불타는 사건이 발생한다. 동화도는 제지업으로 삶을 영위하는 마을로 그 한지는 조정에 바쳐야 하는 것이었다. 사건이 벌어지자 수사관 이원규(차승원) 일행이 마을로 들어온다. 화재 사건 해결을 서두르던 원규 일행 앞에 갑자기 참혹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을 알지 못해 동요하는 마을 사람들은 이것을 7년전 천주교도 패거리로 낙인 찍혀 온가족이 몰살 당한 강객주(천호진)의 저주라고 여기면서 두려움에 휩싸인다. 원규는 사건 해결에 전력을 다하지만 참혹한 살인 사건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게다가 강객주의 은혜를 입었다는 두호(지성)가 등장하면서 사태는 점점 더 복잡하게 꼬여간다. 영화는 전라남도 여수와 보성, 경상북도 경주 등을 무대로 마치 조선시대에 온 것 같은 사실적 배경을 선사한다. 또 ▲죄인의 머리를 길거리에 달아매어 놓는 효시 ▲몸을 밧줄로 묶고 가마솥에 넣는 육장 ▲얼굴에 종이를 덮고 물을 뿌려 질식시키는 도모지 ▲몸을 줄로 묶은 채 잡아당겨 돌담에 머리를 부딪치게 하는 석형 ▲사지를 밧줄로 묶어놓고 우마를 서로 반대방향으로 몰아 사지를 찢는, 흔히 능지처참이라고 불리는 거열 장면은 스펙터클 고어라고 할 만큼 생생하게 다가온다. 특히 효시 장면을 찍기 위해 시신을 만드는 데만 수천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역사적 디테일을 섬세하게 살려 볼거리와 흥미를 더한다. 그러나 미국 드라마 등 현란한 수사물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 ‘혈의 누’에서 진행되는 수사 과정은 다소 단조롭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개봉 당시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화제가 됐으며, 제13회 춘사나운규영화예술제에서 올해의 감독상, 남우조연상 등 7개상을 수상했다. 상영시간 119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사설] 5년만에 이룬 국가신용등급 상승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가장 보수적이라는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3’에서 ‘A2’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피치 등 나머지 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지금까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마침내 해소됐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우리 경제는 코스피 지수 2000선을 돌파한 증시가 입증하듯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확고한 신뢰를 받고 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올 2·4분기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이라는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었다. 무디스가 ‘북핵 변수 해소’ 외에 한국경제를 견실하게 지탱하고 있는 투자와 수출의 동력을 더이상 무시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이해된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기업 경영의 투명화 노력도 긍정적인 기여를 한 것 같다. 우리는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과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성장잠재력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거시정책의 안정적 관리와 투자 활성화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본다. 폭넓은 성장기반 구축을 통해 양극화의 그늘을 해소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만 양극화로 단절된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회복할 수 있다. 그리고 무디스가 정책 권고한 국가채무 감소 노력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외환위기 직전보다 한 단계 아래인 국가신용등급을 얼마나 빨리 끌어올리느냐는 우리 하기에 달렸다.
  • 커지는 미술시장… 작가들 ‘속앓이’

    커지는 미술시장… 작가들 ‘속앓이’

    올해 한국 미술시장의 전체 규모는 55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창작활동에 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과 민족미술인협회는 최근 ‘미술시장의 질주와 창작’이란 주제의 토론회를 갖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미술계를 점검했다. ●양극화 현상으로 작가들 이중고 이날 발제자로 나선 최병식 경희대 미술대 교수는 미술 시장의 문제점으로 블루칩 작가와 청년 작가만 대접받는 양극화 현상과 가격의 3중구조 등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국내 화랑가격, 국내 경매가격, 해외 경매가격이 서로 달라 당분간 조정기간을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 ‘미술열풍’이 창작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며 기업과 미술관, 국가 차원의 미술품 수집을 확대하고, 아트페어에서 신진작가를 지원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미술기획사 ‘더 톤’의 아트디렉터 윤태건씨는 지난해 한국 미술시장의 전체 규모가 4000억∼450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2005년 하반기의 2배인 5000억∼5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이우환 등 블루칩 작가와 김동유, 홍경택, 최소영 등 주목받는 신세대 작가들에게만 투자가 한정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문화관광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술인의 75.5%가 월 100만원 이하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 때문에 신진·중견 작가들이 사실주의적이거나 팝아트적인 작품에만 눈을 돌리는 ‘시장추수주의’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지난 5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청담동 J갤러리가 고 손성완 작가의 작품을 베껴 출품, 논란을 빚은 것은 ‘기획 작품 최악의 사례’라는 게 윤씨의 말. 시장이 산업화될수록 기획 작가, 기획 작품이 등장하고 시장과 대중의 구미에 맞는 작가와 작품이 양산된다는 얘기다. ●추급권, 필요하나 지금은 시기상조 한편 한국과 유럽연합(EU)간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추급권(Artist’s Resale Right)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작가 또는 상속권자가 작가 사후 70년까지 작품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받는 추급권은 90년대 미술품에 대한 양도세 부과 논란이 일면서 국내에서도 이미 제기된 문제다. 하지만 2003년 양도세 부과법은 완전 폐기됐고 현재 미술시장은 상속세, 재산세, 증여세도 없는 ‘세금 무풍지대’다. 화랑과 경매회사들은 “추급권은 결국 미술품 수집가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며 성장하는 한국 미술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병식 교수는 “작가의 창작권이 정당한 거래를 통해 인정받고, 문화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추급권 도입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경매회사가 10∼20개로 늘어나고 미술시장 거래가 투명해져야 가능한 것으로, 지금 한국 미술시장 구조에서 추급권은 맞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화랑을 통해 거래되는 미술품 규모가 올해는 1500억원대로 추산된다. 하지만 소형 화랑들은 대부분 음성적으로 작품을 유통하기 때문에 추급권을 적용하는 것이 힘들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인맥 중심의 판매구조나 호당가격제, 이중가격제 등 전근대적인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미술시장의 투명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아프간서 한국인 피랍] “봉사자를 납치하다니”

    [아프간서 한국인 피랍] “봉사자를 납치하다니”

    “봉사활동하는 민간인을 납치하다니….” 20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신도들이 피랍된 것으로 알려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장자1동 샘물교회는 피랍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피랍소식을 전해들은 샘물교회 사무처장 권혁수 장로 등 신도 20여명은 교회 1층 사무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신도들은 지하 1층 식당에서 철야기도를 하며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가족·신도들 발만 동동 교회 안팎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교인들은 충격 속에서 교인들이 무사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소식을 듣고 황급히 교회에 달려온 한 피랍자 가족은 “무슨 목적으로 납치를 했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가족은 “납치됐다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전혀 없다. 제발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며 발만 동동 굴렀다. 피랍자 명단에 포함된 피랍된 이영경(22)씨의 아버지는 “3일 전 마지막 통화하고 오늘 아침 통화하려고 했는데 연결이 되지 않았다.”며 침통해했고, 김경자(37)씨의 언니는 “동생은 꼭 무사히 돌아올 것”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피랍된 봉사단원 중 서명화(29·간호사)·경석(27)씨 남매의 아버지는 “남매가 함께 가니 더 안전할 것이라고 안심했는데 참담하다.”면서 “정부가 우리 아이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랍자 중 배형규(42) 담임목사와 함께 기혼자인 김윤영(35·여)씨는 초등학교 2년 딸과 유치원 아들을 둔 주부로 봉사활동을 떠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 했다. 이 교회 정모 집사는 “아프간에 간 사람들은 자비를 들여 봉사활동을 갔다.”면서 “교회에서는 지난 7월부터 160여명이 아프간을 비롯해 캄보디아, 터키, 아프리카 등으로 떠나 봉사활동을 벌였다.”고 전했다. ●샘물교회 긴급 대책회의 오후 3시40분쯤 대책회의를 하던 중 권 장로가 5분여 동안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권 장로는 “오전 11시40분쯤 정부로부터 신도들의 피랍 사실을 연락받았으며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아프간) 출발 인원은 20명이고 납치된 인원과 일부 신도의 귀국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일행은 현지에 있던 젊은 선교사 3명과 합류해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출발, 카불에서 점심을 먹고 칸다하르로 이동하던 중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권 장로는 이어 “그곳이 위험한 지역인지 몰랐다. 로밍한 전화도 연락이 안 되고 어제 현지시간 12시쯤 한국식당 뉴월드에서 식사하고 있다는 연락이 마지막이었다.”면서 “전 교인이 기도중이며 교회 리더십에서 속히 해결되도록 노력중이다. 따로 직접 답사해 보지는 않았으며 한민족복지재단에서 나가 있으므로 안전한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피랍자는 ‘단기 선교팀’, 유서 쓰고 떠나 피랍된 것으로 알려진 신도들은 지난 13일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칸다하르에 있는 병원 등지에서 협력봉사 활동을 한 뒤 23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샘물교회에 따르면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 신자 등 교회 청년부 소속 신도 20여명은 13일 ‘단기 선교팀’을 꾸려 청년부 담당 배형규 목사 인도로 아프간으로 떠났다. 납치가 빈번한 이 지역으로 봉사활동을 떠난 이들은 출발에 앞서 유서까지 써두고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 윤상돈·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샘물교회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소속인 샘물교회는 교인 수가 3200명 정도로 아프간 현지에 3명의 선교사를 파견했다. 현지에서 의료봉사단체 ANF(All Nations Friendship)와 함께 의료봉사 활동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샘물교회는 2005년 발달장애 청년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말아톤’이 상영된 후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 교회 소유의 분당지역 땅 2000여평을 한민족복지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 [아프간서 한국인 피랍] “탈레반이 차 세우고 납치”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현지 경찰은 19일(이하 현지시간) 납치된 한국인 21명의 안전 및 소재지 파악에 들어가는 한편 탈레반 무장세력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등 숨가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20일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주아프간 한국대사관도 사건이 발생한 아프간 가즈니 주(州) 정부를 통해 무장세력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1시간 걷게 한후 기사만 보내줘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한국인들을 태웠던 버스 운전기사는 19일 탈레반 무장대원 30여명이 카불∼칸다하르 도로에서 버스를 세우고 납치했다고 진술했다. 피랍 직후 풀려난 운전기사는 피랍 당시 탈레반이 정차 후 버스를 사막으로 몰고 가도록 강요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고 로이터가 현지 경찰 총수인 알리 샤흐 아마드자이의 발표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탈레반은 이어 버스를 버리고 탑승자 전체를 내리게 한 뒤 1시간가량 걷게 했으며 운전기사만 보내줬다고 아마드자이는 덧붙였다. ●칸다하르 관계자 “19일 낮 마지막 통화” 납치된 한국인들이 방문할 예정이던 칸다하르의 은혜샘유치원 관계자는 19일 낮 12시30분쯤 일행과 마지막 통화를 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고 20일 밝혔다.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한민족복지재단 관계자는 이날 “어제 낮 12시30분쯤 일행과 ‘아침 10시40분 카불을 출발했다.’는 내용의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통화에서 이 일행은 19일 오후 5시쯤 칸다하르에 도착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도착 예정시간이 다 돼 통화를 시도했는데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들이 납치된 카불∼칸다하르 도로는 상당히 길이 넓은 고속도로로 그간 봉사단체의 주이동로였지만 탈레반이 간간이 출몰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지역이라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편 정부는 분당 샘물교회 출국자 가운데 이모(33·여)씨가 이 버스에서 도중에 내려 19일 오후 아프간에서 떠나 두바이로 향했다는 정보를 입수, 확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바그 지역에서 납치 제마리 바랴리 아프간 내무부 장관은 납치장소가 가즈니 주 카라바그 지역으로 수도 카불에서 남쪽으로 175㎞가량 떨어진 지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어떤 단체와 함께 움직였는지, 왜 칸다하르로 가려 했는지 등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랍 한국인들은 카불에 오기 전 아프간 북부도시인 마자르이샤리프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 관리는 피랍 한국인들이 신변상 호위를 받지 않고 있었으며 이동계획을 경찰에 통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즈니 주 경찰 차석 책임자 모하마드 자만은 20일 납치된 한국인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백명의 경찰을 투입해 인근 마을을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 주둔 유엔지원단 “유엔 직접 개입 없다” 아프가니스탄 주재 유엔지원단은 한국인 납치와 관련,“납치된 사람들이 조속하고도 무사히 석방되기를 기대한다.”고 20일 밝혔다. 유엔지원단의 아드리안 에드워드 대변인은 “유엔은 현재 피랍자와 납치 단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으며 가즈니 지역 등에 나가 있는 유엔사무소를 통해 정확한 사태를 파악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에드워드 대변인은 “유엔의 자체적인 석방교섭 참여 등 이번 사태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고 있으며 사태 전개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유엔의 직접적인 개입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피랍자 명단 ▲배형규(42)▲서경석(27)▲고세훈(27)▲제창희(38)▲심성민(29)▲유경식(55)▲송병우(33)▲이선영(37·여)▲서명화(29·여)▲차혜진(31·여)▲김지나(32·여)▲김경자(37·여)▲유정화(39·여)▲이주연(27·여)▲이영경(22·여)▲한지영(34·여)▲김윤영(35·여)▲안혜진(31·여)▲이성은(24·여)▲2명은 현지에서 합류한 한국인으로 신원파악중
  • [정책선거 원년으로] 역대 정부 베스트공약5,워스트공약5

    [정책선거 원년으로] 역대 정부 베스트공약5,워스트공약5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의 대선평가단 교수들은 역대 정부별 가장 좋은 공약과 가장 나쁜 공약을 선정했다.▲매니페스토 요건 구비 여부 ▲공약의 이행도 ▲비전이 시대정신을 담아내고 있는지 여부 ▲정책의 결과가 가져오는 사회적 효과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공약의 시대정신을 잘 담아내고 있고, 이행 결과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도 크다고 판단되면 베스트 공약으로 분류했다. 실천되지 않은 주먹구구식 깜짝공약, 선심성 공약은 워스트 공약으로 꼽았다. 정부별로 5개씩 선정했다. ●노태우 노태우 정부에서는 중국·옛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와 수교를 맺은 북방외교가 단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냉전의 장벽이 무너지는 시점에서 올림픽을 계기로 동맹국외교에 묶여 있던 우리 외교의 지평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시대정신에 잘 부합하고, 영향도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7·7선언, 남북기본합의서, 남북협력기금법제정, 유엔동시가입 등 남북교류협력의 기초를 수립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6·29선언’에서 약속한 언론기본법 폐지를 이행해 언론자유를 크게 확대했다. 주택 200만호 공급도 이행도가 높은 공약으로 평가됐다. 지방자치제는 지방의회 선거만 치른 반쪽 이행이었지만, 중앙집권의 틀을 바꾼 획기적 전환이었다. 시대정신에 부합하고 영향력도 컸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위헌적이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않은 중간평가는 워스트 공약으로 꼽혔다. 국제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겠다거나 물가상승률을 2∼3%로 유지하겠다는 약속도 실천되지 못했다. 국제수지는 1988년 이후 적자를 기록했고,1991년에는 적자폭이 87억달러에 이르렀다. 물가는 6공화국 평균 7.8%로 상승했다. 토지초과이득세제 등에 대기업의 비업무용토지를 제외하거나,1991년에 실시하기로 한 금융실명제 약속을 폐기하는 등 경제민주화는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대기업확장억제와 전문화 촉진’ 공약은 실패한 것으로 진단됐다. 동서고속전철 건설 등 지역감정 타파 공약은 3당 합당 등의 영향으로 지켜지지 못했고, 오히려 더 악화됐다. ●김영삼 김영삼 정부의 베스트 정책으로는 하나회를 정리하는 등 군의 정치적 중립을 이룬 부분과 지방자치제를 단체장선거에까지 확대한 점이 꼽혔다. 고용보험법 제정과 중소기업근로자복지진흥법 제정(1993년), 사회보장기본법 제정과 국민연금법 개정, 국민건강증진법개정 및 정신보건법 제정(1995년), 사회복지공동법 제정(1997년) 등 사회복지관련 입법으로 사회복지의 기초를 다진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적으로는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는 이행도와 사회적 영향의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았으나 외환위기 사태로 빛이 바랬다. 반면 ‘깨끗한 정부, 강력한 정부’ 공약은 각종 비자금 사건, 측근의 구속, 한보사태, 안기부 선거자금 사건 등으로 워스트로 평가됐다. 정실인사를 근절하겠다는 공약도 ‘소통령의 전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실인사가 넘쳤고, 학연·지연·가신인사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이 낮은 평가를 가져오게 했다. 보수적 노선과 진보적 노선간의 혼선, 전략적 기조와 정책간의 혼선으로 남북화해협력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의 이행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쌀수입 개방 절대 불가’ 공약은 우루과이라운드(UR) 체결로 지켜지지 못했다.‘흑자경제시대’를 열겠다는 공약도 외환위기 여파로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 증가해 1996년에 237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이행되지 못한 공약으로 분류됐다. ●김대중 김대중 정부의 베스트 공약은 외환위기 체제의 조기극복이다. 이 공약은 기업구조조정, 금융개혁, 노동개혁, 공공개혁 등 4대 개혁으로 이행 요건을 갖췄으며, 이행도도 높게 평가됐다. 시대적 비전도 고스란히 반영한 것으로 평가됐다. 햇볕정책은 퍼주기 논란으로 남남갈등을 가져오기도 했으나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 6·15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남북관계 개선’ 공약도 요건과 비전, 그리고 이행의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과학기술대국 공약은 1999년 3월 ‘사이버코리아21’을 통해 종합적 정보화정책 방안으로 구체화됐다.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과 전자정부 구현, 정보통신산업육성 등의 정책도 과학기술대국 공약이 구체화된 것으로 시대적 비전을 반영했고, 향후에 큰 사회적 임팩트를 가져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으로 빈곤·소외계층에 대한 생계보장을 강화하거나, 산재보험 적용대상을 1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실시했다.1999년 국민연금을 전국민 대상으로 확대실시하는 등 ‘국민복지 기본선’을 보장하겠다는 공약도 IMF 이후 양극화가 심화되긴 했지만 복지개념의 확대로 사회적 영향력이 컸다고 평가된다. 부패방지법과 자금세탁방지법을 제정하고, 특별검사제를 도입해 정경유착의 부패구조 척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갖춘 것도 높이 평가됐다. 워스트 공약으로는 당선의 결정적 계기가 된 DJP연대의 고리인 내각제 개헌 약속을 폐기한 것이 우선 지적될 수 있다. 경제분야에서는 외환위기 체제에서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과 세계 5강진입 공약을 내걸었으나, 빈 공약으로 끝났다. 복지예산 30% 증액 공약도 선심성 공약의 일환으로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 김대중 후보의 단골 선심성 공약의 하나였던 농가부채 탕감도 지켜지지 못했고, 지방행정계층을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하겠다는 공약도 실천되지 못했다. ●노무현 노무현 대통령의 베스트 공약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지방분권특별법,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을 통칭하는 국가균형발전 3대 특별법을 제정하고 행정중심 복합도시를 추진해 국가균형발전의 기틀을 다졌다는 점이다. 주민투표법과 주민소환법을 제정해 지방분권의 기반을 다졌다는 점은 요건과 비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2005년 3월의 호주제 폐지와 2004년 3월 성매매방지법 제정, 그리고 여성채용 목표제 확대 실시 등의 공약이 이행도와 영향력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등 신산업 육성 등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위한 정책이 비전과 영향력, 그리고 이행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치가 지연되고 있긴 하나 돈세탁방지법 강화, 재정건전화법 제정, 기관장 인사청문회, 정치자금 출납 투명화 등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노력은 요건과 영향력 차원에서 높게 평가됐다. 아직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워스트 공약을 지적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공약은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이 난 바 있어 공약의 요건 측면에서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경제분야에서 7% 신성장 달성 공약과 250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 그리고 빈부격차 해소와 70% 중산층시대 공약은 현재로서는 이행도에서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끝으로 대량살상무기 문제 해결 및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공약은 우리 정부의 의지와 관계없이 전개돼 그동안 이행되지 못했다. 그러나 북·미 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고,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남은 임기 동안 우리 정부의 노력에 따라서는 일부 실현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 [일요영화] 밀리언즈

    ●밀리언즈(KBS1 명화극장 밤 12시50분) 영국에서 만든 ‘쉘로우 그레이브(1994)’와 ‘트레인스포팅(1996)’으로 호평받았던 대니 보일 감독은 할리우드로 건너간 뒤 슬럼프에 빠져든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28일후(2002)’로 명예 회복을 꾀하고 ‘밀리언즈(2004)’로는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한다. 어느 날 100만 파운드가 든 돈 가방이 아홉 살 앤서니(루이스 맥거본)와 일곱 살 데미안(알렉스 에텔), 형제 앞에 뚝 떨어진다. 아이들은 이 돈을 어디에 쓸까 고심하는데, 돈을 쓸 수 있는 시간은 유로화 통합 전까지 열흘만이 남았다. 형인 앤서니는 이 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재테크를 하고 친구들을 매수해 또래들의 우상이 된다. 반면 동생 데미안은 이 돈이 ‘선한 일에 쓰라고 하늘이 보내준 선물’이라며 자선 활동을 하는 데 힘쓴다. 그러던 그들 앞에 자신이 훔쳤던 돈가방을 찾는 은행강도가 나타나고,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까지 이 돈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두 형제의 돈벼락은 복잡한 행로에 빠져들게 되는데…. 이 영화에서 대니 보일은 아이의 판타지를 드러내는 현란한 형식적 기법을 선보인다. 그러나 설득력 있는 형상화가 되지 못해 ‘형식을 위한 형식’이라거나 ‘형식에 대한 강박’이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돈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각을 보여주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듯하다. 돈벼락, 대박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물질에 대한 욕망을 아이들을 내세워 참신한 시각으로 표현하여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영화 개봉 당시 어느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대니 보일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특별히 소년들의 모습에 나를 반영시키려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어릴 적을 생각하면 항상 나는 형 앤서니 같은 모습이고 싶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사실 늘 엉뚱한 상상에 빠져 있었다는 점에선 데미안에 더 가까웠다.”고. 이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상력을 지닌 대니 보일 감독은 인간 내면의 섬세한 심리 표현과 스타일리시한 영상, 강렬한 음악 등으로 자기만의 스타일을 굳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SF액션 스릴러 ‘선샤인’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감독으로서 다시 한번 명성을 입증했다.94분. 전체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토요영화] 로라

    ●로라(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 새어머니와 아들이 사랑에 빠진다? 진부한 삼각관계에 삼류급 스토리라고 지레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엔 다르다. 바로 새어머니의 자아 각성이라는 조금은 진지하고도 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로라(Forty Shades of Blue,2005년)’는 고전과 현대를 통틀어 단골소재로 등장하는 불륜관계를 색다른 시선으로 묘사한다. 아이라 잭스 감독은 여러 인물을 동시에 전면에 내세우면서 마치 실내극을 보는 듯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내로라하는 음반 프로듀서 알란 제임스(립 톤)는 아름다운 아내 로라(디나 코르준), 아들 샘과 함께 살고 있다. 제임스와 로라는 제임스의 모스크바 여행에서 만난 사이. 백인으로 흑인 음악의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던 알란은 멤피스에서는 거의 전설과 같은 존재이다. 남들이 보기에 부러울 만한 편안한 삶을 영위하고 있던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생긴 건 마이클(대런 E 버로우즈)이 찾아오고서부터. 알란의 또 다른 아들 마이클은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고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마이클과 로라 사이에 사랑의 감정이 싹트면서 세 사람 사이에 기이한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주목해 봐야 할 것은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환경의 변화를 겪었던 로라가 마이클과의 관계로 또다시 커다란 변화에 직면하게 되는 부분이다.‘로라’는 이렇게 새로운 환경과 인물들 사이에 던져진 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아이라 잭스 감독은 이런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이야기를 흡인력있게 연출해냈다.‘로라’는 2005년 선댄스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잭스 감독은 단편 ‘레이디’가 1995년 선댄스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된 데 이어, 장편 데뷔작인 ‘델타’(1997)가 선댄스영화제와 로테르담영화제 경쟁부문에 나란히 초청되는 등 일찍부터 역량있는 감독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두 번째 장편영화인 ‘로라’ 이후에는 할리우드에서 연출 제의가 물밀듯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아이라 잭스 감독은 현재 피어스 브로스넌, 크리스 쿠퍼를 캐스팅한 세 번째 장편영화 ‘결혼생활’을 만들고 있다.108분.19세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이주의 책갈피]

    ●박홍순의 그림논술 강의 유레카 논술아카데미의 박홍순 논구술연구소장이 동·서양의 명화 100여점을 42가지 역사·문화·사회·철학적 주제와 접목시켜 풀어쓴 논술 교양서. 현대문명과 문화, 국가주의 소수주의와 차별, 미술과 삶 등 5가지 주제의 그림들을 통해 인문학적 상상력을 기르도록 돕는다. 랜덤하우스코리아.1만 8000원.●왜 공부하는가 공포영화 ‘링’의 작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스즈키 고지가 부모를 위해 쓴 교양서. 자녀에게 ‘공부해라.’라고 채근할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왜 공부해야 하는지 설득해서 스스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왜 이런 걸 공부해야 돼.’라는 아이들의 질문에 난감했던 적이 있었다면 읽어볼 만하다. 한스미디어.9000원.●웨인 다이어 박사의 위대한 보살핌 임상심리치료의 권위자인 웨인 다이어 박사의 ‘자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부모의 육아 매뉴얼’. 자녀 스스로 행복을 추구하는 힘을 키워주기 위한 부모의 역할을 9가지 주제로 나눠 설명한다. 동녘라이프.1만원.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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