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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제작자 변신 탤런트 김주승

    드라마 제작자 변신 탤런트 김주승

    “현장에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연기자들이 바라는 드라마 제작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지낸 중견 탤런트 김주승이 드라마 제작자로 나섰다. 연기자가 제작자로 나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유례가 없었던 일. 그가 명함을 바꿔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선물은 오는 19일부터 시작하는 SBS 새 금요드라마 ‘나도야 간다’(연출 김경호, 극본 하청옥, 제작 디지탈돔)이다. 지난 10일 SBS 탄현제작센터에서 열렸던 제작발표회에서는 한순간 의아하다는 분위기가 흘렀다. 캐스팅 명단에 없던 김주승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연기자가 교체됐구나.’하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주승은 이날 “연기자가 아니라 드라마 제작자로 신고하는 자리”라면서 “데뷔 때보다 더 떨린다.”고 변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연기도 꿈이었지만 사회에 일조할 수 있는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은 것도 감출 수 없는 욕심이었다.”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제작자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도야 간다’가 그 시작이라는 확신을 갖고 뛰어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왜 사서 고생하냐.”고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며 웃음짓던 김주승은 “캐스팅 과정이 정말 어렵더라고요. 예전에 감독님들이 했던 말을 이제서야 깨닫고 있네요.”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주변에서 가지고 있을 기대치도 어깨를 무겁게 한다. 그러나 그는 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하며 느꼈던 연기자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직접 만들어가고 싶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제작비 문제로 ‘일당’을 받고 드라마에 나오는 재연 배우들이 있다. 그는 이들을 전문 연기자 영역으로 끌어들여 제대로 된 연기자로 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제작 스태프의 열악한 생활도 개선해나가고 싶다는 바람도 보탰다. 그가 대표로 있는 디지탈돔에서 제작하는 ‘나도야 간다’도 청춘남녀 일색인 요즘 드라마와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40이 넘어 딸과 같은 학번으로 대학에 다니는 여성을 메인 캐릭터로 세 자매가 펼치는 가족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진다. 주연을 맡은 김미숙도 “드라마가 언제부턴가 가족을 벗어나서 젊은 청춘의 생각과 생활만을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이번 작품에선 세 자매가 삶을 녹여가고 위로하며 살아가는 혈연의 얘기들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김주승이 연기하는 모습은 볼 수 없는 것일까. 그는 “저를 필요로 하고 드라마에 도움이 된다면 출연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가급적이면 다른 연기자를 도와 작품 완성도를 높이는 제작쪽에 주력하고싶다.”고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컵의 나라 독일에선 입장권 얻기 양극화 심각

    한쪽에선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안달이고, 한쪽에선 대량 공석(空席) 사태가 빚어진다? 한달도 남지 않은 독일 월드컵 얘기다. 독일 검찰이 월드컵 후원사들이 정치인에게 제공하는 입장권을 뇌물로 간주함에 따라 후원사들이 ‘선물용’으로 확보한 입장권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귀빈 프로그램´ 기로에 앞서 독일 검찰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정치인들과 월드컵 후원사 대표 등에 대해 뇌물방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드컵조직위원회의 ‘귀빈 프로그램’이 전면 재고돼야 하는 상황이다. 테오 츠반치거 독일축구연맹(DFB) 회장 겸 월드컵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의 ‘초대’가 우리가 상상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반발했다. 볼프강 니더바흐 부위원장도 “월드컵은 정치인 없이 치러질 수 없으며 DFB는 지난 수년간 정치인을 초대해 왔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월드컵 후원 기업들이 대량 확보해놓은 입장권의 향배. 이제 정치인이나 VIP들이 입장권을 받길 꺼릴 게 분명함에 따라 코 앞에 다가온 월드컵 경기가 수천석이 빈 채 진행되리란 전망이다. 가뜩이나 조류 인플루엔자(AI)나 테러 불안 등으로 썰렁한 경기장이 우려되는데 날벼락을 맞았다는 분위기다.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보안당국이 모든 입장객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한다면 경기장의 절반이 차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 조사는 올해 초 불거졌다. 독일에서 세번째 큰 에너지 회사 ‘EnBW’가 남서부의 중진 정치인에게 월드컵 입장권을 ‘뇌물’로 줬다는 혐의다. 그러나 후원사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스포츠 행사를 도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률 전문가들도 “기업의 선물과 뇌물의 경계가 불분명한 건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축구팬 “월드컵조직위 자업자득” 코카콜라나 독일 금융사 포스크방크 등 몇몇 후원사들은 자신들의 VIP 박스가 텅 비지 않도록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초대 손님에게 소정의 입장료를 받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축구팬들은 월드컵 관계자들의 자업자득이란 반응이다.320만장 가운데 55만장의 입장권이 21개 국내외 기업에 배정된 것과 관련,“많아도 너무 많다. 근본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부드러운 저음의 가수 안다성 [1]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부드러운 저음의 가수 안다성 [1]

    ‘바닷가에서’ ‘사랑이 메아리칠 때’가 그렇듯 부드러운 저음, 고즈넉한 시를 읊조리는 듯한 분위기의 노래로 먼저 떠올려지는 가수 안다성씨.‘안다성’은 본인 스스로 지은 예명이다. 세계적인 성악가 마리안 앤더슨의 이름에서 착안한 것으로 대중으로부터 부드럽게 불려지고 싶어 ‘앤더슨’과 비슷한 발음,‘안다성’이라 이름지었다. 본명 안영길(安泳吉).31년, 충북 제천 태생. 지금까지 몇 차례 만나오면서 그에게는 늘 변함없는 것 한 가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약속장소에 항상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다는 점과 늘 흐트러짐 없는 차림새였다는 사실이다. “우리 옛날 가수들은 항상 먼저 와 기다리고 있지 않으면 괜스레 불안하지, 허허….” 그는 말한다.“우리나라 초창기 연극배우 이종철씨 알지? 그 냥반(양반) 꽤나 엄했어요. 분장한 채 대기실 밖에라도 나갈라치면 가차 없이 귀싸대기야. 어떻게 연예인이 무대에 서야 할 얼굴을 함부로 내보이느냐고….” 분장한 얼굴을 함부로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을 금기시 여기고 살았듯 그 이면에는 일상에서조차 맨 얼굴을 그대로 내보이며 ‘책’잡히고 ‘흉’잡힐 일을 되도록 삼가려 함도 그가 연예인으로 살아오는 동안 몸에 밴 것들이리라. 처음 그가 무대와 연을 맺은 것은 51년, 당시 전쟁으로 인해 임시로 청주에 내려와 있던 ‘신흥대학교(현 경희대)’ 영문학과에 재학 중이었을 때였다. 전쟁은 예외 없이 누구에게나 많은 희생을 강요했다. 그 역시 휴학계를 내고 군예대에 지원했다. 그러고는 군예대 지원의 대가로 받은 쌀 두가마니를 집에 메어다 놓고 그는 홀로 군예대로 향했다. 송달협, 고대원, 유춘산 등의 가수들을 비롯해 7인조 악단과 무용수들, 쇼 단원을 모두 합쳐 봤자 고작 25명이 전부였던 ‘1102 야전공병단’ 소속 군예대는 동부전선 강릉 부근에 배치해 있었다. 군용트럭으로 100여 리 길을 두 시간, 혹은 그 이상씩 달려 이동하는 도중에 포격 세례를 받기도 수차례였고 비포장도로의 흙먼지를 뒤집어 쓰며 천신만고 끝에 공연장에 도착하면 도랑물로 흙투성이만을 겨우 털어낸 채 이내 웃음 띤 모습으로 무대에 나서곤 했다. 예고 없는 무차별 폭격은 공연장에도 예외일 수 없어 공연은 수시로 중단되었다. 말 그대로 목숨을 건 공연이었다. 이 전장에서 그는 2년 9개월 동안 무려 100여 차례의 공연을 치렀다. 목숨을 건 사투의 시간에도 일순간이나마 노래가 공포나 두려움으로부터 얼마나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되어주는가 하는 사실이 생생하게 현실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직접적인 이때의 경험이 그의 오랜 가수생활 동안 노래에 대한 ‘신념’으로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 쉽사리 짐작되어졌다. 그가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접어들게 된 때는 9·28 수복 이후 서울로 복귀한 대학 3학년 때인 55년. 친구 생일자리에 초대받아 간 곳이 당시 종로의 ‘여정카바레’. 사교춤이 한창 유행하던 무렵 이곳은 풀 멤버 밴드가 있던 일류 카바레로 명성만큼이나 무대 또한 근사했다. 물론 그가 이전에 섰던 야전무대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이때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친구들이 그를 무대로 끌고 올라간 것이다. 이 돌발사태를 제지하던 웨이터와 친구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이윽고 몸싸움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무대에 오르자 그는 버릇처럼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노래를 시작했다.‘서울야곡’. 야전무대에서 즐겨 부르던 가수 현인의 노래. 노래가 시작되자 아수라장이던 장내가 일순간 잠잠해졌다. 순간 그는 더욱 긴장했다. 그러나 이내 악기들이 하나 둘씩 자신의 노래를 따라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렇게 삼절까지 노래를 마쳤다. 무대에서 내려오자 의외로 악단장이 다가와 명함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방송국 전속가수 시험에 응시할 것을 제의해왔다. 명함에는 ‘중앙방송국 경음악단장 손석우’라고 적혀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 대학생 신분에서 대중가요 가수는 썩 매력적이지 않았죠. 하나 방송국의 전속가수 시험제도라는 것이 묘하게 도전의식을 자극하더군요.” 결국 그는 이듬 해, 노래와 악보 테스트를 거쳐 권혜경 등과 함께 전속가수로 발탁된다. 그리고 몇 달 뒤 비로소 첫 취입할 노래의 악보를 건네받는다. 이 노래가 바로 우리나라 연속방송극 주제가 제1호인 ‘청실홍실’이다. 그는 악보를 훑어내려 가면서 난감해졌다. 노래가 지극히 짧고 단순해 감정을 이입할 부분이 도무지 없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그는 작곡자 손석우씨를 찾았다.“선생님, 이 노래는 어떻게 불러야 합니까?” 이에 작곡가 손석우씨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했다.“그냥 쉽게 불러요, 동요 부르듯….” (계속) sachilo@empal.com
  • ‘5·31 선거운동’ 미니홈피 바람

    ‘5·31 선거운동’ 미니홈피 바람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니홈피가 선거운동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강금실(열린우리당), 오세훈(한나라당) 등 서울과 수도권 각 정당 후보들이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통해 ‘감성+이성적’으로 자신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7일 “선거에 무관심한 20,30대를 잡기 위한 전략이 본격화됐다.”며 “후보들이 싸이월드 회원들과 일촌을 맺으면서 가족이나 친구처럼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각 후보들은 미니홈피에 고생했던 어린시절, 꿈과 미래 등을 담아내며 젊은층을 파고들고 있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자신의 미니홈피 다이어리에서 “진실함만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는 가장 큰 힘”이라며 “진실한 만남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자인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미니홈피 포토앨범에 자신의 능력과 지혜, 가족 등과 관련된 사진을 공개했다. 진대제 열린우리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지난 3일 홈피에 올린 글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유학시절까지 국가장학금 없이는 공부를 마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받은 것을 이제 돌려주고 싶다.”고 유권자의 감성을 한껏 자극했다. 각 후보들이 스스로를 적극 공개하자 미니홈피에 익숙한 젊은층의 방문도 갈수록 늘고 있다. 지지 및 격려성 댓글도 속속 올라온다. 어떤 후보의 미니홈피는 하루 방문객이 수천명을 넘고 있다. 실제로 강 후보의 미니홈피 방문자는 개설 한달 만에 14만명을 돌파했다. 반면 강 후보의 공식 홈페이지나 블로그 방문자는 1만명을 넘지 않고 있다. 뒤늦게 미니홈피 대열에 합류한 오 후보의 미니홈피 방문객도 4만명에 육박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 네이트닷컴(www.nate.com)은 이날부터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미니홈피를 보여주는 포털서비스를 시작했다. 메인 화면에서 ‘5·31’을 클릭하면 각 후보의 과거와 현재, 미래(공약)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후보자들이 명함을 나눠주며 악수를 해야 할 유권자층과 미니홈피에서 일촌을 맺어야 할 유권자층을 나눠서 접근하고 있다.”면서 “신세대를 공략하는 데는 그들의 일상이 되어버린 미니홈피를 매개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주민자치센터 영어교실

    주민자치센터 영어교실

    최근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서 원어민 외국어교실이 개설되면서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중랑구 신내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실시되고 있는 원어민 영어교실을 찾았다. 이날 영어교실 학생인 9명의 주부들은 원어민 강사 데이지(32)씨에게서 영어로만 이뤄지는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날 수업은 난센스퀴즈. 데이지씨는 “차에서 코끼리를 보면 몇시냐.”고 물었다. 수강생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형순(58)씨는 “차에서 코끼리를 본 적 없다.”고 말했고, 류미선(38)씨는 “코끼리는 차 안에 들어갈 수 없다.”고 답했다. 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수강생들에게 데이지씨는 힌트를 주었다.“차 안에 코끼리가 들어가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류기옥(46)씨는 “부서진다.”고 답하자, 그는 “그래, 맞다.”면서 “답이 바로 거기에 있으니 좀 더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류씨는 손을 번쩍 들고 “답은 새 차를 살 시간”이라고 하자, 교실은 온통 웃음바다가 됐다. ●매주 두 차례… 수업은 영어로만 난센스 퀴즈는 2시간 동안 이뤄졌고 수강생과 강사는 웃음을 멈출 줄 몰랐다. 수업은 영어로만 이뤄지는데 내내 웃을 수 있다는 건 내용을 모두 이해한다는 걸 뜻하지 않을까. 이 수업은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 됐다. 수강생 9명 가운데 옥영애(50)씨와 류기옥씨는 일반 사설 학원을 다니다가 주민자치센터를 찾았다. 옥씨는 “사설학원 한 달 수강료는 10만원 이상이고 일주일에 다섯번 갔다.”고 말했다.“하지만 평소엔 살림을 해야 하고 명절과 제사 등 때가 되면 일이 많아 자주 빠졌다.”면서 “매일 학원에 가긴 부담스럽고 빠지면 돈이 아까웠다.”고 말했다. 류씨는 “자식교육을 위해서라면 빚이라도 내지만 나 자신한테 쓰는 돈은 가능하면 아끼고 싶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한 달 수강료가 1만 5000원으로 저렴하고 매주 두 차례 배우는 게 적절하다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원어민 강사, 한국 문화 배워 일주일 2회 수업 가운데 한번은 이슈 토론을 한다. 이슈는 결혼과 식사, 공연 등 주로 생활문화와 관련된 것이 많다. 이 시간에는 수강생과 원어민 강사가 모두 배우게 된다. 학생들은 영어를 배우지만 강사는 한국 문화를 배운다. 데이지씨는 “미국에선 결혼식장에 가면 선물을 주지만 한국에선 돈을 준다는 걸 배운 뒤 신랑과 신부에게 축의금을 주었다는 걸 확실히 기억시키기 위해 일부러 원화가 아닌 ‘달러’를 돈 봉투에 넣어 준다.”고 웃었다. 그가 한국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주고 받는 것.“미국에선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본적이 없다.”면서 “처음 본 사람에게 개인 연락처를 가르쳐주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 사람은 서구인에 비해 남에게 마음을 여는 따뜻한 면이 있다는 걸 학생들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다양한 동기, 불타는 의욕 원어민과 영어로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실력이 좋아질 수 있었던 데는 수강생의 강한 동기와 의욕이 있었다. 김순란(37)씨는 “자녀 영어 교육을 위해 부모가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집에서 아이들과 영어로만 대화하기 위해 배운다.”고 말했다. 정희숙(46)씨는 “주부도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딸은 토익 고득점으로 대학에 입학했는데 부모가 영어를 못 하면 무시당할 수 있다.”면서 배움의 속내를 밝혔다. 강형순씨는 유학파 아들 앞에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게 목표다. 그는 “방학 때마다 미국 대학을 다니는 아들을 만나려 나가는데 외국 사람 만날 때 아들처럼 완벽한 의사소통을 해낼 것”이라면서 의욕을 보였다. 데이지씨는 “학생들의 의욕이 대단하다.”면서 “하지만 회화는 편한 분위기에서 배워야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서로 편한 사이가 됐고 그동안 정을 쌓아 이젠 한 가족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하루 가입 문의 100건 넘어선곳도 저렴한 비용으로 원어민한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원어민 영어교실은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 인기 강좌로 대기자들이 줄을 선다. 고덕 1동은 현재 20명이 대기하고 있다. 잠실동도 6∼7개월 동안 기다려야 가입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탈락자도 종종 생긴다. 수업이 영어만으로 이뤄져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신내2동와 고덕1동의 경우 현재까지 각각 15∼20%와 10% 탈락자가 생겼다. 그러나 소식지와 현수막을 통해 알려지면서 희망자는 계속 늘고 있다. 따라서 동사무소들이 강사를 늘리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다. 주로 인근 동사무소나 학교에서 평이 좋게 난 강사를 데려 오려 하지만 해당 강사들이 이미 여러 곳에 수업이 잡혀 있는 경우가 많아 거절하기 일쑤다. ●원어민 영어교실의 메카 용산구 용산구는 원어민 영어 교실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활발하다. 현재 103개 반이 운영되고 있다.2위인 송파구보다 10배 이상 많다. 자치구 가운데 월등히 앞서는 이유는 미군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미군 가족들이 2004년부터 자원봉사에 나섰다. 미군에게는 현지민에게 봉사를 해야 한다는 ‘굿 네이버’(Good Neighbor)프로그램이 있다. 이들은 연말에 학생들을 디너 파티에 초대하고 주말엔 미군 캠프에 데려오는 등 이벤트도 정기적으로 열어 학생들은 문화도 함께 배울 수 있다. 따라서 접수기간에는 문의가 하루 100건 이상 오고 강남권 학부모가 새벽부터 줄을 서기도 한다. 특히 학생들이 비슷한 또래인 미군 가족의 자녀에게 영어를 배우는 강좌는 서로 공감대를 느낄 수 있어 더욱 인기다. 타 지역에서 오는 문의가 많지만 수강 희망자가 너무 많아 현재 용산구민으로 제한하고 있다. ●선교사와 유학생를 강사로 관내에 사는 선교사와 유학생을 강사로 활용해 인기를 끌기도 한다. 강북구 번3동에는 저소득 가정이 다수 살고 있다. 동사무소의 서창석 주임은 평소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고민하던 중 동사무소에 인터넷 하러 오는 선교사들을 보고 원어민 강의를 부탁했다. 처음엔 거절당했지만 1개월 뒤 승낙을 받아냈다고 한다.20명이 정원인 강의에 그동안 80∼90명이 신청했다. 그러자 동사무소측은 본래의 취지에 맞게 자격을 기초수급대상자 자녀로 제한,20명을 가려냈다고 한다. 반면 부유한 지역인 송파구청은 미국 유학생을 활용한다. 지난해부터 여름방학 동안 귀국한 유학생들이 무료로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관내 25개 동 가운데 12개 동에서 실시된다. 여름방학 때는 하루 30∼50건의 문의전화가 온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회사 통째 베끼는 ‘中짝퉁의 진화’

    회사 통째 베끼는 ‘中짝퉁의 진화’

    중국 광둥성에서 일본 제품인 NEC의 ‘MP3’를 산 소비자는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그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진품으로 알고 샀던 제품은 사실 ‘짝퉁’이었다.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절대 짝퉁이 아니라고 큰 소리를 칠 것이다. 중국 광둥성에서 일본 제품인 NEC의 ‘MP3’를 산 소비자는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그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진품으로 알고 샀던 제품은 사실 ‘짝퉁’이었다.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절대 짝퉁이 아니라고 큰 소리를 칠 것이다. 이 MP3플레이어는 NEC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됐고 현지 법인에서 유통한 제품이란 반박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NEC 일본 본사는 짝퉁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현지 공장과 법인 자체가 짝퉁이기 때문이다. 중국 짝퉁 산업이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기존 제품을 모방하던 수준에서 아예 ‘기업’을 통째로 베끼는 단계까지 왔다. 전 세계 곳곳에서 진품과 짝퉁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풍경은 곧 익숙한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28일 일본 NEC가 2004년부터 2년동안 조사한 중국내 ‘짝퉁 산업의 실태’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NEC가 중국과 타이완에 있는 18개 공장과 창고를 조사한 결과 믿기지 않는 사실이 드러났다. 짝퉁업자들은 중국, 홍콩, 타이완에 있는 50곳 이상의 NEC 제조 공장과 똑같은 수의 짝퉁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은 NEC 로고가 새겨진 명함,NEC 연구소를 똑같이 모방한 연구소, 주문 대장에 기재한 사인까지 복제했다. 제품 매뉴얼과 보증서, 포장 박스까지 똑같은 건 놀랄 만한 것도 아니었다. NEC가 고용한 조사관 스티브 비커스는 “중국의 짝퉁이 이제는 기업을 통째로 훔치고(hijack) 있다.”고 지적했다. 짝퉁 공장은 NEC 진품과 똑같은 제품을 생산할 뿐 아니라 NEC 브랜드를 새긴 ‘고유 모델’까지 개발했다. 이들은 MP3플레이어,DVD 플레이어 등 NEC의 주력 전자제품은 모두 생산하고 있었다. 중국의 한 짝퉁 공장에서 압수된 제품만 4만개의 키보드와 1300개의 CD플레이어, 트럭 2대분의 홈시어터 스피커였다. 짝퉁 업자들은 생산품을 중국, 홍콩뿐 아니라 남부 아시아, 북 아프리카, 중동, 유럽까지 NEC 진품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었다. 밀수가 아닌 적법한 통관 절차를 밟아 진품으로 둔갑해 팔리기까지 했다. NEC 후지오 오카다 수석 부회장은 “짝퉁업자들이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중국 기업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제품 판매까지 NEC 브랜드를 그대로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그조차 “소비자들은 짝퉁을 NEC 진품이라고 완벽하게 믿을 수밖에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중국 법률은 5만위안(약 580만원)이하의 짝퉁 제품 생산자에 대해서는 벌금형, 그 이상은 최고 3년까지 실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기업화된 짝퉁 산업을 뿌리뽑기 힘들다. 중국 광둥성 기업조사팀 관계자는 “단속에 걸린 공장들이 하나같이 합법적인 라이선스를 받았다고 주장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도 충격에 빠졌다. 전 세계에서 단 6대만 생산된 최고의 명차인 ‘1967년 페라리 한정본’의 복제품마저 등장했기 때문이다. 프란코 프라티니 EU 법무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26일 브뤼셀에서 기자회견를 갖고 이를 폭로했다. 그는 기자회견장에 페라리 스포츠카의 사진을 들고 나왔다. 프라티니 위원은 “사진속의 차량은 중국에서 제조한 7번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페라리도 사진속의 차량이 지난 1967년 한정품으로 생산된 330P4 모델이라고 확인했다. 6400개의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정보기술사무소 베이징 주재 그레고리 셔우 대표는 “중국 지도부는 경제발전을 위한 지적재산권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현실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U는 유럽산 명품에 대한 중국의 불법 복제에 대해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문화마당] 선생님 꿈은 만두장사/이미령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가만 생각해봤는데….” 은사이신 고익진 선생님께서 어느 날 말씀하셨다.“만두장사가 제일 좋은 거 같다. 만두를 만들어서 팔면 생활은 그럭저럭 할 것이고, 혹시 그날 장사가 안 되었더라도 못다 판 만두 먹으면 내 끼니가 해결되니 딱 좋지 않겠니?” 앞길이 구만리요, 푸르다 못해 시퍼렇게 날이 선 청춘을 구가하는 제자들이 어떤 직업을 갖는 게 좋을지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는 자리에서였다. 너무 엉뚱한 대답에 그저 입을 딱 벌리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이 안타까워보였는지 선생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옛날 어떤 맘씨 좋은 왕이 보물창고를 활짝 열고서 사람들에게 맘껏 가져가라고 외쳤다. 그때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한 줌 정도의 보물을 집어 들었다. “집을 마련해야 합니다. 요 정도만 있으면 해결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 발자국을 가더니 다시 돌아왔다.“조금 더 가져가야겠습니다. 결혼도 해야 하는데….” 그는 팔을 벌려서 보물을 한 아름 안았다. 그리고 몇 발자국을 가더니 다시 돌아왔다. “아이들이 태어나면 가르쳐야 할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자루에 가득 담아 힘들게 어깨에 짊어지고 가더니 이내 다시 돌아왔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난 뒤에는 결혼도 시켜야 하는데….” 결국 왕이 “이 보물을 다 주겠다. 그럼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지?”라고 말하게까지 되었다. 그 남자는 산더미 같은 보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 “처음에는 그저 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여 여기 왔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목숨이란 걸 생각해 보니 길지 않습니다. 세상은 덧없습니다. 살아갈수록 인연은 쌓여 가는데 산더미 같은 보물이 그것을 다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차라리 하나도 가져가지 않겠습니다.” ‘법구비유경’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대체 얼마를 벌어야 “이제 그만하면 되었다.”라며 만족할 수 있을까? 죽기 전에 만족할 날이 오기는 할 것인가? 어쩌면 생계유지는 벌써 해결되었지만 관성에 따라 여전히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평생 만두 빚는 것을 내 일로 삼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직업은 생계유지와 자아실현이라고 하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거든요.” 만두장사가 가장 나을 것 같다는 선생님의 생각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제자 한 사람이 볼멘소리로 물었다. 선생님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셨다. “암, 자아를 실현해야지. 그래야 행복하니까. 그런데 보자꾸나. 자아실현, 자아실현이라고들 말하는데 사람들이 그토록 추구하고 실현하고 싶어 하는 자아는 대체 무엇일까? 어쩌면 그것은 내가 그리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나’가 아닐까. 어떤 나가 되어야 지금의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어떤 직업을 가져야 지금의 이 나를 온전히 행복으로 가득 채울 수 있을까?” 사람들은 종종 직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그때가 바로 자아가 실현된 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칭찬받은 그 다음날 동료의 사소한 비난에 상처를 입고 미움으로 가득 차오르는 내 자신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무리 돈을 벌어도 만족할 줄을 모르는 것처럼 타인에게서 받는 인정이 자신을 완성시켜 주지 못한다. 이렇게 일희일비하는 이런 내가 진정으로 실현되어야 할 ‘자아’ 당체는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유약한 내 자신을 제외하고 다른 나는 있을 수 없을 터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실현해야 할 자아는 명함에 자랑스레 박혀진 직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 일과를 마친 뒤 밤늦도록 가만히 자신을 들여다보며 과연 오늘 내가 나의 주인으로 살았는지 깊이 잠겨드는 사색 속에 있을 것이다. 생계유지와 자아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은 그래서 조촐할수록 좋으리라. 이미령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 은행 最古지점 보면 역사 보인다

    은행 最古지점 보면 역사 보인다

    ‘본 은행 지점을 본월 10일 인천항 탁포(坼浦)에 창설하였음을 알려드리오니 여러분께서는 부환(付換·입금)과 출환(出換·출금)에 관한 일이 있으시면 오셔서 문의하기 바랍니다.’구한말인 1899년 5월10일 대한천일은행(현 우리은행)장이 황성신문에 낸 인천지점 개점 광고다.1899년 1월에 설립된 천일은행은 4개월 뒤에 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인천지점을 개설했다. 이 지점이 바로 인천시 중구 인현동에 있는 현재 우리은행 인천지점이다. 우리은행은 인천에만 여러개의 지점을 갖고 있지만 최고(最古) 지점이라는 점 때문에 이름을 ‘인천지점’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점 역사가 은행의 정통성을 말한다? 규모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지점을 내고 있다. 목 좋은 건물을 놓고 하룻밤 새 계약 은행이 바뀌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지점 늘리기 경쟁이 은행의 영업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은행들의 최초 지점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국내은행 가운데 가장 역사가 깊은 곳은 조흥은행을 인수한 신한은행이다. 신한은 1982년에 창립돼 은행사에 ‘명함’도 내놓지 못했지만 109년 역사를 자랑하던 조흥을 인수해 일약 최고(最古)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조흥은행의 전신인 한성은행은 천일은행(우리은행)보다 2년 앞선 1897년에 설립됐지만 1906년 8월에야 수원지점을 내는 바람에 지점 역사에서는 7년이 뒤진다.7년 동안 한성은행은 광통교 본점에서만 영업을 했다. 우리은행은 “개화기 당시 인천항은 조선, 청나라, 일본 상인들의 각축장이었다.”면서 “인천지점은 조선상인의 상권을 보호하는 게 주요 임무였다.”고 설명했다. 인천지점은 일본제일은행, 일본58은행,HSBC 등 외국은행들과의 환전업무도 수행했다. 지금도 국내에서 법인화가 안돼 지점 형태로만 운영되는 HSBC가 당시에 벌써 지점을 냈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한성은행은 곡류, 포목, 어류, 생우(生牛) 등의 총집결지였던 수원에서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해 수원지점을 먼저 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오는 10월 수원지점 100주년 기념식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SC제일은행도 1929년에 생긴 제일은행(조선저축은행) 덕택에 유서깊은 은행이 됐다. 조선저축은행은 산업은행의 전신인 일제의 조선식산은행의 저축예금업무를 승계해 국내 최초의 저축예금 전담 특수은행이 됐다. 조선저축은행은 1931년 10월 처음으로 부산지점을 냈다. ●후발은행들은 처음부터 마당발? 외환은행을 인수해 ‘글로벌 뱅크’로 거듭나려는 국민은행은 근로자·서민의 금융을 돕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국민은행법(현재 폐지)’에 따라 1963년 2월 설립과 동시에 전국에 50개의 지점을 개설했다. 시작부터 ‘마당발’의 면모를 보인 셈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도 각각 1954년,1961년 창립과 함께 전국 주요 공업도시에 10개,28개의 지점을 냈다.1967년 1월 한국은행에서 분리된 외환은행은 창립일에 곧바로 부산지점을 설립했다. 당시 경제성장전략의 핵심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부산에 우선 지점을 낸 것이다. 하나은행에서 가장 오래된 지점은 옛 서울은행의 을지로 4가지점으로,1960년 개설 당시 을지로에는 인쇄소, 미싱제조, 건축자재, 철공소 등이 밀집돼 있어 요즘의 ‘테헤란 밸리’나 다름 없었다. 하나은행이 최근 영세자영업자(소호) 대출에 주력하는 것도 지점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씨티은행은 특이하게도 인수은행의 역사가 더 깊다. 인수자였던 씨티은행 서울지점은 1967년 광화문에 설립됐고, 피인수자였던 한미은행은 1983년 금융의 중심지였던 여의도에 처음으로 지점을 개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지금 경주에선] ‘앙코르-경주문화엑스포’ 준비 어떻게

    [지금 경주에선] ‘앙코르-경주문화엑스포’ 준비 어떻게

    천년고도 경주의 옛 문화가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앙코르와트 유적과 만난다. 경북도와 캄보디아 정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앙코르-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06’이 오는 11월21일부터 내년 1월9일까지 50일간 열린다.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와 캄보디아의 수교 1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이라는 의미에서 더욱 뜻깊다. 그 준비과정을 살펴 본다. ●행사추진 배경은 이번 행사는 캄보디아 측에서 먼저 제의해 왔다. 지난 2003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무역센터협회(WTCA)총회에서 이의근 경북지사의 기조연설과 제3회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주제영상인 ‘화랑영웅 기파랑전’상영이 계기가 됐다. ‘문화산업-세계를 여는 창’이라는 주제의 연설내용과 주제영상에 대한 세계문화계의 반응이 의외로 커지면서 경주문화엑스포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졌다. 3개월 뒤 캄보디아 측에서 공동개최를 제의했고 경북도가 ‘문화상품 수출’이라는 취지에서 화답해 양측은 곧바로 공동개최 의향서를 체결했다. 이어 문화관광부와 행정자치부에서 국제문화행사개최 타당성과 중앙 재정투·융자 심사승인을 잇따라 해줘 탄력이 붙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속안 캄보디아 부총리와 이 지사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공동개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2월에는 공동사무국이 프놈펜 국가관광위원회에 설치됐다. 양국 20명의 직원이 근무하면서 실무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5월11일에는 조직위 창립총회가 열린다. ●행사의 내용은 행사주제는 ‘오래된 미래-동양의 신비’로 정해졌다. 동남아와 동북아의 문화근간인 앙코르와트와 경주의 문화를 한자리에 모아 조명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뜻을 담고 있다. 행사장은 물과 수목 등 현지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친화적으로 조성한다. 경북측은 행사내용에 대해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 살거리, 즐길거리 등이 어우러진 새로운 체험 한마당을 연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전시, 공연, 영상, 이벤트 등 4개 분야를 테마로 한다. 전시는 한국의 이미지전과 크메르 문화전이 계획돼 있다. 각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것들을 전시해 관광객들에게 선보인다는 것이다. 또 한국과 캄보디아의 전통민속 공연을 한다. 구체적인 것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양국에서 가장 내로라할 수 있는 민속공연이 펼쳐질 것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공연단을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동안 열린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는 러시아나 중국의 기예단 등이 공연한 것과 같은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캄보디아의 ‘위대한 황제’와 경주의 ’화랑영웅 기파랑전’ 등의 영상물이 상영된다. 이밖에 특별이벤트로 국제영화제와 한·캄 전통의상쇼 등이 예정돼 있다. 앙드레김 패션쇼 등도 야간행사로 개최키로 했다. ●기대 효과는 문화엑스포의 해외 개최로 경주의 문화가 세계화 대열에 합류했다는 의미가 있다. 한류열풍에 이어 문화축제도 수출함에 따라 문화발신기지로서 한국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문화교류를 통한 경제교류의 물꼬도 터질 것으로 보인다. 행사의 성공여부에 따라 한국기업의 캄보디아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캄보디아는 중국과 인도차이나 반도의 경제 중심축으로 전략적 요충지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폭넓은 시장개방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받는 국가이다. 외교적으로는 지방정부의 외교적 역량으로 추진한 프로젝트여서 지방자치단체의 저력과 역량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해결 과제는 무엇보다 재원조달이 문제다. 행사에는 모두 6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이중 20억원은 캄보디아 측에서 부담하고 나머지 40억원은 우리가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우리측 부담액인 40억원은 국비와 자체예산 등으로 충당한다는 계산이다. 여의치 않으면 캄보디아에 투자를 희망하는 각국 기업을 스폰서로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또 세계적인 문화재단 및 문화관련 기업의 행사참여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60억원으로 모든 준비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전시, 공연 등 기본 전시공간은 물론 영상관을 짓는 데도 상당한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더구나 캄보디아측은 영상관만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건물로 세워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행사 준비기간도 너무 촉박해 짜임새있는 준비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정부의 충분한 전문인력 지원이 절실하다. 이밖에 한국어와 영어, 크메르어를 동시 통역해야 하는 문제도 걸림돌이다. 현재 캄보디아에는 한국어과가 개설된 대학이 없어 한국어를 구사하는 현지인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관광객 650만명… 순수익 501억원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의 첫 행사는 지난 1998년 열렸다. 이후 2000년과 2003년 2회와 3회 행사가 잇따랐다. 그동안 행사를 찾은 관광객은 1회때 304만명을 비롯, 모두 650만명에 이른다. 참가국은 1회 48개국에 7000여명,2회 81개국 9000여명,3회 55개국 1만여명이었다. 사업비는 1055억원(1회 350억원,2회 370억원,3회 333억원)이 들었다. 정부보조금, 행사비용 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501억원에 이른다. 생산유발효과는 9206억원, 소득유발효과 2649억원, 고용창출효과 6만 4000명이다. 성과는 이같은 가시적인 데 그치지 않는다. 문화와 첨단과학기술을 접목시키고 문화인프라를 축적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경주 세계문화엑스포가 세계로부터 그 진가를 인정받은 것이다. 캄보디아는 물론 우루과이, 이탈리아, 러시아 등에서 공동개최를 제의해 올 정도였다. 또 2003년 행사 주제영상인 ‘화랑영웅기파랑전’이 국내 3D입체영상 최초로 해외수출길에 올랐다.2004년 11월 세계적인 영화배급사인 시멕스&아이워크스사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8만달러에 상영 이익금의 50%를 나누는 러닝개런티 지급조건이다. 또 이 회사는 자신들이 소유한 세계 250개의 영화관을 통해 5년간 배급·상영할 수 있는 독점권도 사갔다. 해외수출을 계기로 한국이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거듭나고 신라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문화콘텐츠 수출 새 이정표 제시” “세계적으로 문화엑스포는 경주 세계문화엑스포밖에 없습니다.” 이의근 경북지사의 문화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초대 민선단체장 취임 직후 경북의 ‘밥줄’은 문화산업에 달려있다며 주변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문화관련 행사를 구상했다. 그 결과 19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첫 개최하는 성과를 올렸다. 당시 향후 계획에 대해 “세계문화엑스포 공동체를 만들어 명실공히 세계인의 문화축제, 그리고 문화올림픽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이번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그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행사가 성사되기까지에는 실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캄보디아의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40분의1밖에 안 돼 캄보디아측이 과연 행사비 20억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캄보디아측의 적극적인 자세로 해결될 수 있었다. 이미 20억원을 조성해 놓았다는 것. 또한 행사의 노하우를 제공하는 경북도가 로열티는 따로 못 받을망정 행사비의 3분의2나 부담하느냐는 비판도 뒤따랐다. “그동안 3차례의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리는 동안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0만명을 넘습니다. 그러나 앙코르에서는 50일간 유럽권을 중심으로 25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지사는 “투자비를 한푼도 못 건지더라도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이므로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닙니다.”라고 강조했다. 행사수익금은 투자비 비율에 따라 나눠가지기로 했다. 따라서 캄보디아 정부도 입장객 유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어서 금전적으로 손실도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이번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문화콘텐츠 수출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이니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냉랭한 면담’

    ‘2+2’ 협의→확대 협의→만찬→‘2+2’ 협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1차관과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21일 주무국장인 이혁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배석시킨 ‘2+2’협의를 시작으로 릴레이로 자정무렵까지 절충을 벌였다. 하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5시30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17층 1차관 접견실에 야치 차관이 들어서자 유 차관은 아무 말 없이 손을 내밀어 가벼운 악수만으로 맞이했다.유 차관의 얼굴은 다소 굳어 결연함마저 비쳤으며 야치 차관은 경직된 가운데에서도 가벼운 미소를 띠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유 차관은 “오시느라 수고 많았다.”고 짧게 인사를 건넸으며, 야치 차관은 “바쁜 가운데에서도 이렇게 맞아줘서 고맙다.”고 답례했다.‘2+2’ 협의는 두 차관이 서로의 입장만 간단히 밝히는 것으로 20분 만에 종료됐다. 이어 양측에서 각각 10명가량 참석한 확대협의가 1시간15분 동안 이뤄졌다. 야치 차관 일행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의 질문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답없이 고개를 숙인 채 빠른 걸음으로 외교부를 빠져나가 회담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양측은 시내 L호텔에서 만찬을 함께 한 데 이어 별도의 ‘2+2’ 협의를 가졌다. 야치 차관은 외교부 협의 직후 한국 기자들과 간단한 대화를 원했으나 우리측이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명함으로써 무산됐다. 앞서 오후 5시25분쯤 외교부 청사에 도착한 야치 차관은 침묵으로 일관한 채 포토라인의 보호 속에 외교부 직원의 안내를 받아 귀빈 엘리베이터를 타고 협의장으로 직행했다. 야치 차관은 당초 외교부 청사 정문을 통해 들어올 예정이었지만 독도수호범국민연대 회원들이 차량까지 동원해 “일본은 독도해역 배타적경제수역(EEZ) 탐사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바로 옆 정부청사로 몸을 피한 뒤 걸어서 외교부로 진입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Form나게 Beauty나게] 환절기엔 이렇게 입어라

    [Form나게 Beauty나게] 환절기엔 이렇게 입어라

    따사로운 아침 햇살에 눈뜨고, 상쾌한 봄 바람에 취해 출근길을 나선다. 오후까지도 따뜻한 봄볕을 즐겼는데, 이게 웬 일. 퇴근하는 길, 게다가 야근하는 날이면 너무 추워 몸을 있는 대로 움츠리게 된다. 최근 몇해동안 봄은 아주 짧게 왔다가 바로 여름으로 직행했다. 봄옷을 구입하자니 오래 입지 못할 것 같아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여름옷을 입자니 밤이 되면 춥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의 고민이 바로 여기 있다. 봄의 의상선택에는 옷감, 가격, 실용성 등 다양한 면을 꼼꼼히 따져 구입하는 현명함을 발휘해야 한다. 봄비 혹은 장마철에 입기에 좋도록 보온성도 있고, 가벼우면서 세탁에도 부담 없는 게 좋다. 따뜻한 한낮에는 벗고, 쌀쌀한 밤에 걸쳐 입는 용도로 얇은 재킷이나 카디건이 필요하다. 아침과 낮에는 봄을 맞은 사뿐한 발걸음과 활기찬 옷차림을 즐겨도 좋다. ■ 도움말:스타일컨설턴트 이혜숙(elvira85@naver.com) 의상협찬:BON(본), 명동 코즈니 3층 파라디소, 마인드브릿지, 더걸스(www.thegirls.co.kr) # 여성 가장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는 트렌치코트. 원단, 스타일 등에서 변신을 거듭하면서 올 봄 최고의 패션 아이템으로 꼽힌다. 부풀림이 과장된 디자인으로, 허리에 셔링(주름)을 과하게 많이 잡는 스타일도 많다. 광택있는 소재로 더욱 맵시있어 보인다. 셔링이 들어간 하얀색 리본 블라우스와 허벅지 부분에 주름을 주어 더욱 여성스러운 새틴 펜슬스커트(품이 좁은 치마)로 커리어우먼의 멋을 연출한다. # 남성 올 봄은 좀 색다른 의상에 도전해보자. 깃에 세련된 장식을 한 청재킷과 오렌지 색상의 세로선이 들어간 바지, 같은 오렌지 색의 테두리가 멋스러운 면 셔츠로 센스를 발휘한다. 빨강 자수가 들어간 베스트(조끼)와 물방울무늬나 꽃무늬가 들어간 셔츠, 또는 소매에 다른 색상을 덧댄 셔츠로 세련된 멋을 즐겨보자.
  • [Leisure+α] 한층 더 멋있어진 파라다이스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오는 26일, 기존 본관 객실을 대대적으로 새단장하여 선보인다. 미국의 유명한 설계 회사 가이앙의 주도로 이루어진 이번 리노베이션에 총 260억원이란 막대한 투자를 했다. 재단장을 기념해 새롭게 단장된 본관 딜럭스 룸에서의 1박을 포함하는 ‘새단장 기념 NEW 패키지’를 선보인다. 오는 26일부터 7월13일까지 이용 가능하며 2인 사우나와 해운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노천온천, 옥외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레스토랑 10% 할인과 환영과일 및 쿠키도 제공된다. 새단장을 축하하기 위한 고급명함지갑을 선물로 증정하며 객실 사정 가능 시, 오후 2시까지 체크 아웃 시간을 연장하여 더욱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가격은 딜럭스 룸 가든 전경기준으로 15만원이다.(051)749-2111, www.paradisehotel.co.kr
  • [씨줄날줄] 인맥과 학맥/우득정 논설위원

    한 구인구직업체가 직장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인맥’을 ‘끈’이나 ‘파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였다. 정정당당한 겨루기에서 벗어난 줄타기로 파악한 것이다. 그럼에도 96%가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해 인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인맥이나 학맥, 지연 등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그래서 자수성가했다는 성공담에는 인맥과 학맥을 뛰어넘기 위한 피눈물나는 노력이 약방 감초처럼 등장한다. 인맥과 학맥이 출세나 비리의 변수가 아닌 상수(常數)가 되다 보니 고위직 인사나 대형 스캔들이 불거지면 어김없이 학벌과 출생지가 회자된다.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현대차 사건과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혹사건에서도 특정 학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해당 고교 출신들로서는 범죄 조직표처럼 장식된 학맥지도가 짜증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사건의 이해를 돕는 가장 편리한 방법임에 틀림없다. 법조계 인맥 정보를 파는 인터넷업체가 생겨났는가 하면 자신의 마당발 인맥을 1대1(P2P) 방식으로 사고파는 업체가 성업중인 세상이다. 명함관리로 나름의 인맥을 구축했다는 한 브로커는 인맥을 ‘인생보험’으로 표현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히딩크 감독의 성공요인에 한국식 인맥·학맥 배제가 으뜸 항목으로 꼽히는 등 정반대 사례도 있다. 명문 학벌 소유자가 학벌의 짐을 벗어던지지 못해 대인 기피증에 빠져드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조기 유학자들이 인맥과 학맥을 구축하기 위해 국내 명문고, 명문대로 진학하는 ‘역유학’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외환위기 이후 주류로 자리잡은 경력직 채용에서도 천거해줄 ‘연줄’이 있어야 된다고 하지 않는가. 학벌이니 지연·혈연 등 기존의 서열을 파괴하겠다던 참여정부조차도 ‘코드’란 명분으로 ‘끼리 끼리’ 참여하고 자화자찬한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직업이 장관’이라고 불렸던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공직자로서 성공 철학을 ‘공범자론’으로 정의를 내렸다. 정책이 성공하려면 무수히 많은 공범자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진 전 부총리는 혼자 밤새워 모든 것을 처리하는 ‘독불형’ 관료를 가장 싫어했다. 인맥과 학맥은 부정적인 함의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움직이는 거역할 수 없는 힘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데스크시각] ‘황당한’ 광역학군 발상/곽태헌 국제부장

    기자가 중학교 1학년생이었던 1975년. 당시 ‘진학(進學)’이라는 대학입시 잡지에 75년 서울대에 입학한 고등학교별 합격자 수가 실렸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서울대의 공식 자료라기보다는 각 고교의 주장이거나 ‘진학’에서 분석한 ‘성적표’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 잡지에 실렸던 고교별 합격자 수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또 기자의 기억력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31년 전의 ‘진학’ 자료로 돌아가보자. 당시 최고의 고교였던 경기고의 서울대 합격자는 480명쯤 됐다. 서울고는 350명 정도, 경복고는 250명 정도를 각각 합격시켰던 것으로 기억한다. 경기여고와 경남·부산고의 합격생은 각각 160∼170명선이었던 같다. 지방의 명문인 경북·광주일·대전고, 서울의 명문인 중앙·용산고는 100명 정도씩 합격시켰다. 정원이 많지 않던 남녀공학의 서울사대부고도 100명에 가까운 합격생을 배출했다. 이화여고는 84명, 경동고는 70여명을 합격시켰던 것 같다. 제물포고와 전주고는 65∼70명의 합격자를 냈던 것 같다. 명문고에서 서울대 합격생을 많이 낸 것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잘 가르쳤다기보다는 우수한 학생들이 명문고에 들어갔기 때문일 것이다. 고교시험이 있던 시절 명문고에 들어가기 위한 재수(再修)는 적지 않았다. 심심하면 나오는 부동산대책 중 하나로 서울지역 학군 광역화가 최근 또 불거졌다. 일부 정치인과 관료들이 강남 집값을 잡으려는 대책으로 광역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내년 초에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강남 집값을 잡으려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번지수는 잘못 짚은 것 같다. 먼저 원거리통학에 따른 문제다. 고교 추첨제(평준화정책)를 한 취지와 맞지 않는다. 광역학군이라는 ‘편법’이나 ‘꼼수’보다는 고교시험을 부활시키는 ‘정도(正道)’를 걷는 게 낫지 않을까. 서울은 74년부터(대학 학번 기준으로는 77학번) 고교시험이 없어지고 추첨제로 바뀌었다. 광역학군 발상이 말이 안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마치 강남의 고교에 들어가면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를 당연히 진학할 수 있는 것처럼 사실을 오도(誤導)한다는 점이다. 일부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알면서 오도해도 문제고, 모르고 해도 역시 문제다. 고교 평준화 이후 강남지역의 고교들은 보통 매년 학교당 10∼30명을 서울대에 합격시키고 있다.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에 비하면 명함을 내밀 수준은 아니지만, 다른 인문계고에 비교하면 물론 많은 편이다. 강남지역 고교의 실적이 좋은 것은 강남에 있다는 ‘단순한’ 이유보다는 여러가지로 자녀의 교육을 뒷받침할 수 있는 부모가 그곳에 많이 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교보다는 학원에서 실력을 쌓고있는 게 현실이다. 강남지역 고교에 들어간다고 명문대 합격이라는 ‘보증수표’를 받는 게 아니다. 민족사관고를 포함한 특목고 출신들이 국내·외 명문대에 많이 진학하는 것은 고교시험이 있던 시절의 명문고처럼 실력이 좋은 학생들이 특목고에 몰리기 때문이다. 광역학군 아이디어는 정책실패와 판단잘못으로 강남의 부동산값이 폭등한 데 대한 책임을 강남학군 탓으로 돌리려는 정치권과 관료들의 얄팍한 ‘잔꾀’로 보인다. 부동산 값이 뛰는 것은 분양가 자율화, 왔다갔다 한 판교분양, 평형규제 등 정책실패 탓은 아닐까. 규제할 것은 풀고, 풀어야 할 것은 규제하는 청개구리식 정책 때문은 아닐까. 교육문제로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겠다면, 광역학군이라는 황당한 발상 대신 강북지역에 자립형사립고나 특목고 신설을 적극 지원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는 관료들한테 제대로 된 처방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부동산 정책이든 외환은행 매각이든 책임회피와 자기합리화에만 주력하는 듯 보이는 게 관료들이다. 정책실패와 판단잘못에 따른 관료들의 진솔한 사과와 반성은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 곽태헌 국제부장 tiger@seoul.co.kr
  • [우리는 맞수 CEO] ‘패기와 열정’ 홍보대행 여성개척자

    [우리는 맞수 CEO] ‘패기와 열정’ 홍보대행 여성개척자

    “단순히 보도자료나 만들어 언론사에 돌리는 홍보대행은 사양합니다.” 국내 홍보대행사 가운데 눈에 띄는 업체 두 곳을 찾으라면 예스커뮤니케이션과 피알게이트를 꼽는다. 둘 다 여성이 대표로 있다. 예스커뮤니케이션 함시원(36) 사장과 피알게이트 강윤정(34) 사장이 그들이다. 업계에서 두 사람은 당찬 여성으로 유명하다. 홍보업무를 밑바닥부터 체험하고 자신감과 열정 하나로 창업한 것도 같다. 매년 50∼60%씩 성장하면서 홍보대행사의 대부격으로 자리잡았다. 함 사장은 일을 하느라 결혼도 미뤘다. 강 사장은 결혼 후에도 일을 놓지 않고 육아와 일을 함께 하고 있다. ●완벽한 자신만의 홍보를 해보고 싶어 창업 함시원 사장은 본래 호텔 경영인이 꿈이었다. 학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외국에서 호텔경영·관광경영 석사를 마쳤다. 유학 뒤 호텔 롯데 홍보팀에 들어가 호텔리어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국내 호텔에서는 늘 ‘여성’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고, 꿈을 실현하기에는 장벽이 너무 높았다. 그래서 3년 만에 외국계 체인 호텔로 자리를 옮겼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함 사장은 그러나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우선 명함에 적힌 회사 브랜드와 타이틀이 중요치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곧바로 홍보 대행사를 찾아갔다. 쉽지는 않았다. 우선 호텔 홍보만 하던 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함 사장은 “처음에 제약·정보통신·소비재 등을 맡았는데 생소한 분야라서 논문을 뒤져가며 공부해 클라이언트와 언론사를 이해시켰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점차 홍보 업무에 흥미를 갖고 자신감도 들었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좀더 완성도 높은 홍보를 하고 싶었고,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 솟구쳤다. 그래서 택한 길이 바로 창업이었다. 강윤정 사장 역시 주어진 일에 만족하는 성격이 아니다. 남들이 알아주는 대학을 나와 홍보대행사 일을 한다고 하자 솔직히 주변에서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강 사장은 3년간 홍보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밑바닥부터 훑고 노력한 결과 꽤 유능하다는 칭찬도 받았다. 하지만 그녀 역시 완벽한 홍보를 해보고 싶었다.‘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 방식대로’ 하고 싶은 도전의식이 생긴 것이다.28세의 나이로 창업을 할 때는 주변에서 무모하다느니 집안이나 인맥이 있나 보다는 식으로 치부했지만 열정 하나로 회사를 설립했다. 패기는 남달랐지만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던 창업 초기. 강 사장은 어느 기업에 프레젠테이션을 하러 갔다가 “너무 어리다.”며 거들떠보지도 않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오기가 생겼다. 결국 퇴짜를 주던 기업의 경쟁사를 클라이언트로 영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4년간 장기 계약을 따내 보란듯이 수모를 갚아줬다. ●일은 꼼꼼하게 추진력은 당차게 처음에는 리테이너(연간 홍보계약) 클라이언트가 아닌, 프로젝트로 일을 시작했다. 경험이 부족하고 작은 회사에 일감을 믿고 맡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맡은 일을 멋지게 성공시키면서 장기 클라이언트 계약이 잇따랐고 일 잘한다는 소문이 금방 번졌다. 요즘은 일감이 넘쳐나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일감이 몰려드는 데는 이유가 있다. 두 업체는 단순 홍보로 승부를 걸지 않는다. 기업·상품의 마케팅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덤벼든다. 기업과 상품의 흐름을 파악하고 기획과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덧붙여 소비자에게 제대로 연결시켜 주는 것이 강점이다. 단편적인 홍보가 아니라 통째로 홍보를 해줄 때는 기업 마케팅·홍보 담당자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함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클라이언트는 볼보 자동차,LG전자(프로모션), 해태제과, 태평양 미쟝센,BHP 코리아 등 30여개 업체에 이른다. 강 사장 클라이언트 역시 대단하다.SK커뮤니케이션즈, 폴크스바겐, 대교 베텔스만, 유니레버 등 30여개사의 홍보가 강 사장의 손을 거친다. 앞으로 포부도 대단하다. 함 사장은 “명실상부한 종합 홍보대행사로 키우겠다.”고 한다. 강 사장은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홍보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함시원 예스커뮤니케이션 사장 ▲70년생 ▲92년 서강대 생물학과 졸업 ▲96∼2000년 호텔 롯데 등 근무 ▲01년 예스 커뮤니케이션 창업 ■ 강윤정 피알게이트 사장 ▲72년생 ▲96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96∼99년 국내 홍보대행사 근무 ▲1999년 피알게이트 창업
  • [시론] 우리 노래 시장의 경쟁력 기대와 우려/강헌 대중음악평론가

    [시론] 우리 노래 시장의 경쟁력 기대와 우려/강헌 대중음악평론가

    한국 영화계가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으로 시끄러울 때 우리 대중음악의 노장 신중현이 던진 일갈이 작은 화제가 되었다. 즉 우리의 대중음악은 ‘스크린쿼터’같은 보호 장치가 없어도 영미권의 팝음악에 대항하여 압도적인 점유율을 획득하지 않았느냐. 결국 제도의 문제 이전에 작품의 질적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논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그 또한 순진한 일이다.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영화는 세계가 놀랄 만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면서 영화 제국의 펜타곤인 할리우드를 긴장하게 만들었지만 같은 기간 동안 한국의 대중음악은 온라인 불법 전송으로 인한 시장 괴멸, 최근 이효리 파문에서 보듯 끊이지 않는 표절 논란으로 인해 안팎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런 와중에도 한류 붐의 일익을 담당하며 국내 내수 시장 안에 갇혔던 한계를 벗어나 아시아로 그 시장을 넓혀 가고 있으니 장밋빛 미래의 청사진을 성급하게 진단하는 이도 적지 않다. 사실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 상의 음악 서비스도 전면적인 유료화로 돌아섰으니, 지난 칠팔년 동안 이 땅의 음악산업을 초토화시킨 불명예를 딛고 세계 최강급인 막강한 온라인 인프라는 이제 음악시장 활성화의 든든한 밑천이 되어 줄 것이다. 하지만 식민지 시대에 탄생한 우리의 대중음악이 일본과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8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게 된 동력은 우리 음악의 질적 경쟁력 때문이라기보다 영화와는 다른 음악 문화의 고유한 특성에 의거한다. 먼저 대중음악은 이성적인 줄거리를 따라가는 서사 양식인 영화와는 달리 3분에서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벌어지는 감정적인, 그것도 지극히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표현 양식이다. 따라서 영화는 자막으로 거개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지만 음악은 자국어가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으로 로컬 문화 양식이다. 영어권을 제외한 세계의 모든 나라들에서 자국어 음악이 그 나라에서 가장 유력한 음악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한국 음악시장 로컬화의 결정적인 요인은 음악이 영화와는 달리 매스 미디어의 종속성이 심각하며 1980년대 후반 이후 시장의 주력을 10대 수용자들이 장악했기 때문이다. 매스 미디어 세대인 이들의 감수성을 포섭하기 위해 우리의 지상파 방송 3사는 10대 아이들(idol·우상) 스타 취향의 음악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편성했고 그 광풍에 밀려 20대 중반 이후 세대의 음악과 눈앞에 스타를 보여줄 수 없는 해외의 음악은 시장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우리는 다른 모든 산업 분야가 그러했듯 음악 시장 또한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그것도 압도적인 수준의 ‘독립’을 쟁취했다. 하지만 그것은 절반의 성취에 불과하다. 로컬적 성향이 강한 음악의 경우 자국 시장을 벗어나 세계 시장에 입장하기 위해선 보다 창의적인 설득력과 완성도가 필요하다. 음악은 영화와 달리 압도적인 물량 공세로 타자를 설득할 수 없는 예술이다. 자신만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다른 문화권 수용자들의 감성과도 충분히 의사소통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갖지 않고서는 우리나라와 같은 후발 주자들이 세계 시장에 지속적으로 명함을 내놓기란 힘들다. 아시아 국가에서 통용되는 한국 음악의 경쟁력이 무국적성에 있다고 최근 지적한 일본 음악 관계자의 발언은 심각한 오류를 갖고 있다. 세계 2위의 시장을 갖고 있으면서 50년 전부터 탈아입구(脫亞入歐), 곧 아시아를 벗어나 서구로 진입하려 했던 ‘무국적적’인 일본 음악이 여전히 자국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음악 선진국의 트렌드를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한 한류는 없는 것이다. 강헌 대중음악평론가
  • 佛 또 총파업… 강도는 약해져

    |파리 함혜리특파원|4일 프랑스 노동계가 최초고용계약(CPE) 백지화를 요구하며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로 전국 규모의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대화 요구에 학생과 노동계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사태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학생조직 지도자인 브뤼노 쥘리아르는 프랑스 앵테르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당분간 CPE가 실행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다면 대화 요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기독교노동자동맹(CFTC)의 자크 부아쟁 위원장도 “젊은이들의 우려를 해소할 만한 조치들이 논의되는 자리라면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대화 제의에 전향적 입장을 보였다. 현지 언론들은 학생과 노동계의 이같은 반응이 지난 2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CPE를 포함한 새로운 고용법안에 서명함으로써 애초 요구했던 법안 폐기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부는 학생과 노조측에 5일 협상을 하자고 제안한 상태다.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니콜라 사르코지 UMP 총재측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파업은 일주일 전에 비해 규모와 강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AFP 통신에 따르면 출근시간대 파리의 지하철 운행은 정상 상태를 보였다. 전국을 연결하는 초고속 열차도 운행률이 70%대를 기록했다. 항공편도 관제사 파업으로 마르세유, 툴루즈, 낭트에서 출발하는 일부 국내선이 운항차질을 보였을 뿐 최대 공항인 샤를 드골 공항은 정상 운영됐다. 파업에는 항공, 철도뿐 아니라 우체국, 은행, 학교 등의 노조가 참여했다. 파리 등 전국 각지에서도 CPE 철회를 요구하는 150건의 시위가 잇따랐다. 학생들의 시위는 부활절 방학이 시작되는 7일 전후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lotus@seoul.co.kr
  • 中-호주 ‘우라늄 공급협정’ 체결

    아시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은 원자력 발전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세계 2위 우라늄 생산국인 호주로부터 우라늄을 대량으로 구매하기로 했다. 중국 총리로선 18년 만에 호주를 방문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3일 캔버라에서 존 하워드 호주 총리와 ‘중국이 호주로부터 우라늄을 수입하되 군사적 전용(轉用)이나 제3국 수출을 금지한다.’는 내용으로 된 양자간 우라늄 공급 안전협정을 맺었다. 이에 대해 호주의 주요 환경단체인 오스트렐리언 컨서베이션 파운데이션은 “이번 거래로 중국은 우라늄을 핵무기 프로그램에 전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국제 핵안전협정이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은 호주 ABC 라디오에 출연,“중국은 우리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가 이 협정을 맺느냐 여부는 중국의 핵무기 프로그램에는 어떠한 차이도 만들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양국이 안전협정에 서명함에 따라 중국은 앞으로 호주의 우라늄 생산업자들과 상업적인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호주는 현재 전세계의 우라늄 매장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안 맥팔레인 호주 자원산업장관은 “앞으로 2년 내에 중국이 호주로부터 우라늄을 구매하지는 못할 것 같다.2010년은 돼야 할 것”이라며 “이번 안전협정은 단지 과정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원더풀 아메리카/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1920년대를 한 장의 사진으로 기억한다면, 그것은 아마 넓게 퍼져 허리까지 올라가는 치마를 입고 담배를 입에 문 채 춤을 추는 젊은 여인의 모습일지 모른다. 때는 바야흐로 ‘플래퍼(flapper)’라 불린 신종 여성들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의 ‘반란의 시대’. 무한한 가능성과 낭만, 모순이 공존한 1920년대 미국은 요컨대 미국 역사상 가장 특별한 시대였다. 금주법을 시행하고 진화론 교육을 금지하는 등 보수화의 물결이 일었는가 하면, 한편에선 성의 자유를 외치고 스윙재즈가 폭발적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미국사는 이 시기를 ‘광란의 1920년대(the Roaring Twenties)’로 규정한다. ‘원더풀 아메리카’(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박진빈 옮김, 앨피 펴냄)는 바로 이 1920년대 미국의 다양한 얼굴을 다룬 책이다. 알 카포네,KKK단, 할렘 르네상스, 빨갱이 사냥, 잃어버린 세대, 라디오와 포드 자동차…. 이 시대를 특징짓는 현상들의 목록은 끝이 없다.‘하퍼스 매거진’ 등 유명 잡지 편집자로 명성을 얻은 저자는 극적인 사건으로 점철된 미국의 젊은 시절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1931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1920년대를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히 그린다. 그래서 책의 원제도 ‘Only Yesterday’다. 책은 1918년 11월11일 1차대전이 끝난 때부터 이른바 ‘쿨리지 호황’을 극적으로 붕괴시킨 1929년 11월13일 주식시장의 대폭락까지 11년간을 다룬다. 이 ‘전후 10년기’는 미국사에서 특별한 의미와 독특한 풍취를 지닌 시기로 기록된다. 아직 제 갈 길을 찾지 못한 ‘젊은 제왕’ 아메리카의 정체성이 형성돼 가던 때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1차대전의 종결과 함께 반동적인 보수주의의 물결을 맞게 된다.1920년대 미국의 보수화를 가장 특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적색공포’. 윌슨 대통령 유고 당시 ‘반공주의 전사’로 맹활약한 미첼 파머 법무장관은 1920년 ‘빨갱이 사냥’으로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체포했다. 그런가 하면 정치가들은 “빨갱이에 대한 나의 모토는 S.O.S(ship or shoot, 추방이냐 사살이냐)다.”라는 위협적인 선언을 예사로 했다. 물론 이처럼 국수주의적이기까지한 보수적 사회 분위기가 1920년대 미국의 전부는 아니었다.1920년대 미국은 어느 때보다 문화적으로 다양하고 활기찬 시기였다. 라디오와 자동차는 새로운 차원의 소비재 시대를 열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全)국민적 스포츠시대가 열린 것도 이 때였다. 특히 라디오는 미국인들의 일상을 바꿔 놓은 ‘감동상자’였다.1920년 11월 웨스팅 하우스 전기회사가 피츠버그에 설립한 세계 최초의 상업 라디오방송 KDKA는 하딩과 콕스의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을 처음으로 중계해 관심을 모았다. 라디오 상업방송이 시작된지 1년도 안돼 라디오는 미국인의 필수품이 됐다. 라디오는 모든 걸 ‘쇼’로 만들었다. 가수 겸 배우 루디 발리는 라디오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콧소리의 크룬(croon) 창법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오늘날의 오빠부대 격인 ‘플래퍼’들을 가는 곳마다 몰고 다닌 그는 대중매체가 낳은 20세기 최초의 팝스타였다. 이 책은 이처럼 ‘사람’이 살아 있는 비공식 역사를 지향한다. 시시콜콜한 사건까지도 소상히 다룬다. 책에는 알 카포네가 뉴욕에서 시카고로 진출한 뒤 처음 들고 다니던 명함 문구(‘알폰소 카포네 중고가구 판매’)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매혹과 광기의 1920년대. 어느 때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임에도 이를 종합적으로 다룬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은 1920년대의 다양한 특성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 보여준다. 그 그림이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다. 백인 주류사회의 시각에서 도시 중상류층에 초점을 맞춰 씌어진 만큼 이민자나 산업노동자, 흑인문제, 농촌 사정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오늘날 ‘제국의 오만’과는 좀 다른 1920년대 젊은 미국의 풋풋한 모습에 ‘원더풀’이란 말이 슬몃 새어나오는 흥미로운 책이다.1만 9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행정서류용 사진크기 2~3종으로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사진규격이 오는 10월부터 현행 30여종에서 2∼3종으로 대폭 축소된다. 행정자치부는 행정서류에 부착하는 사진들을 반명함판(3×4㎝)으로 통일하고, 불필요한 경우에는 사진부착란을 없애도록 하는 등 관련 규정을 개정하도록 권고하겠다고 28일 밝혔다. 최근 행자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4개 중앙 행정기관을 비롯,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민원·시험 등 580여개의 서류에서 규격이 제각각인 사진 제출을 요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요구되는 사진 규격만 30여종에 달해 민원인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가장 많이 요구되는 사진 크기는 반명함판으로 222건이었고 ▲여권용(3.5×4.5㎝) 97건 ▲증명판(2.5×3㎝) 75건 ▲명함판(5×7㎝) 37건 등의 순이었다. 시험 응시용 원서에 부착하는 사진규격도 반명함판과 여권용으로 혼재하는데다 규격단위도 센티미터(㎝)와 밀리미터(㎜)로 제각각이어서 혼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행자부는 10월부터 반명함판과 여권용, 증명판 사진 등 많이 사용되는 2∼3개의 규격으로 단순화하고, 사진제출이 불필요한 경우 아예 부착란을 삭제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국민 불편사항을 지속적으로 찾아내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행정의 효율성과 국민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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