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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지방선거제 문제점 지적할 때/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5·31 지방선거가 끝난 후 신문은 여당이 참패한 이유와 전망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여당의 실정과 대통령의 국민정서에 대한 몰이해가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향후 정계 개편의 방향과 내년 대선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신문을 포함한 대부분의 신문이 선거 결과를 놓고 시시비비를 하고 있지만 과정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없다. 선거기간 동안에도 그랬지만 지나치게 선거의 결과에만 집착하고, 향후 정국에 대한 ‘봉사 문고리 잡기’식의 예측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흔히 지적되는 ‘경마 저널리즘’이 선거 이후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참 공약을 한 후보가 실제로 당선되었는지, 유권자들은 올바른 한 표를 행사했는지, 왜 정당중심의 투표결과가 나타났는지에 대한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지나치게 선거 후에 누가 승자와 패자인지, 그리고 이들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집착하고 있다. 투표 다음날인 6월1일 서울신문의 보도를 보면,‘대권가도 활짝 박근혜’,‘책임론 기로에선 정동영’,‘노대통령 향후 국정운영 방향은’과 같은 기사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 다음날인 6월2일 지방선거 특집 면에서도 ‘당 정체성·진로 못 찾아 허우적’,‘압승 부메랑 돌아올라 몸 낮춘 한나라’ 등과 같은 기사로 가득하다. 그나마 표심을 분석한 ‘말만 서민정당, 노점상도 부자당 찍어’와 같은 기사가 경마저널리즘을 비켜간 사례이다. 선거과정과 결과에 대한 보도에서 더욱 아쉬웠던 것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점이다. 대부분의 내용이 광역단체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지방선거의 취지를 무색게 했다. 뿐만 아니라 복잡한 선거제도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이는 신문뿐만 아니라 방송을 포함한 모든 언론의 보도 태도였다. 투표 시점까지 유권자들은 자기 지역에서 누가 출마했는지를 정확하게 몰랐다. 거리를 가득 메운 플래카드와 명함은 오히려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구분하는 데 혼란만 더했다. 기초의원의 중선거구제와 1인 6표제 등으로 후보 분간이 너무 어려웠다. 후보에 대한 정보 파악을 지나치게 유권자의 몫으로 돌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서울신문 만이라도 지역 특별판을 만들어 선거제도와 후보자를 소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신문이 이번 선거에서는 1명이 한번에 3장씩 두 번에 걸쳐 6장의 투표용지에 기표해야 했다. 이러한 투표절차의 복잡함 때문에 유권자는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어느 지역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유권자의 잘못된 기표로 투표기가 한 투표함의 투표용지 가운데 6.5%를 분류하지 못했다.6.5%이면 득표율에 큰 차이가 나지 않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와 언론은 유권자에게 투표에 참여하라고 종용만 했을 뿐이지 어떻게 투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그나마 서울신문은 투표 하루 전인 5월30일에 친절하게 그림과 도표까지 동원하여 투표방식을 설명했다. 그러나 투표방식에 대한 설명은 일회성이 아닌 반복보도를 통해 유권자에게 알려야 했다. 선거후 유권자의 선거결과에 대한 궁금증도 충분히 풀어주지 못했다. 유권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후보자가 어느 정도 득표했는지가 가장 궁금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별 출마자와 득표결과를 속시원하게 제시한 보도는 없었다. 심지어 이미 당선자의 발표가 끝난 선거 다음날까지도 후보별 득표 현황 정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서울신문만 하더라도 6월2일자에서 지역별 당선자만을 보도했을 뿐이다. 지방선거후 선거과정과 제도에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적하고 대안을 찾는 보도를 접하기 어렵다. 지나치게 선거결과와 향후 정국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측과 해설 기능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찾아 보도하고 이를 개선하도록 독려하는 기능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길섶에서] 친구와 동료/우득정 논설위원

    고교 동기들을 만나면 편한 이유는 아마도 호칭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연봉 수억원인 사장도, 고위 공직자도, 국회의원도 모두 고교 시절의 이름과 별명으로 불린다. 이른바 동류의식이다.20여년만에 만난 얼굴도 명함을 교환하자마자 어제 만난 듯이 막말과 반말이 오간다. 그리고 언제 만나도 부담이 없다 보니 만나는 횟수는 점점 잦아진다. 하지만 그 모임에도 ‘이너 서클’이 있다. 여기선 ‘허발이’‘뚝배’‘팔초’‘망구’ ‘대가리’ 등 별명이 이름을 대신한다. 그 별명엔 자신들끼리 공유하는 은밀한 접점이 있어 타인에게는 묘한 경계선으로 작용한다. 가끔 누군가 경계선을 뚫고 합류하기 위해 술을 핑계삼아 별명을 부르며 호기를 부리지만 영 어색하다. 직장은 인생의 시간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경쟁의 공간이다. 그렇게 오랜 세월 부대끼면서도 사적인 영역은 항상 한발 비켜서 있다. 직함이나 이름 대신 별명이 불리기도 하지만 은밀한 접점은 없다. 그래서 직장에서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나홀로라는 느낌이 떨쳐지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과천선관위 옥미선사무국장의 하루

    과천선관위 옥미선사무국장의 하루

    첩보:“저 A입니다. 오늘 오후 7시에 B동창회가 있는데, 시의원에 출마한 C후보도 참석한답니다. 냄새가 나는데요.”(선관위 비밀감시단원) 출동:“그래요? 당장 회의를 소집해 기동반을 급파해야겠군요. 우리쪽 사람들이 갈 때까지 잘 감시해주세요.”(선관위 지도계장) 현장:“에잇, 김샜잖아. 선관위가 어떻게 알고 벌써 온 거야? 그냥 돌아가야겠어.”(C후보측) 5·31지방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28일 경기 과천시선거관리위원회 옥미선(31) 사무국장이 전한 단속 에피소드의 일부다. 신분이 노출되지 않은 비공개 감시단원 6명이 보내온 ‘첩보’를 바탕으로 수상하다 싶은 현장은 사전에 덮쳐 불법이 일어날 틈을 원천 봉쇄했다. 옥 국장은 “혹시 딴 생각을 했다가도 선관위 감시단원이 있으면 마음을 고쳐먹는 후보가 많았다.”고 전했다. 과천에는 20∼30년씩 살아온 토박이 주민이 많아 대개 이웃사촌으로 통한다. 외지인이 많은 큰 도시에 비해 제보가 그만큼 적다. 다른 지역처럼 “이 정도면 (포상금)1억원짜리가 되겠냐.”며 흥정부터 하는 사람은 없어 마음은 편하지만, 고발·경고건수 등 ‘실적’은 낮아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는단다. 그래도 감시단원 41명을 3개조로 나눠 밤낮으로 뛰었고, 선거법을 어겨 명함을 돌린 사례 등에 대해 경고조치를 몇 건 했다. 유권자는 4만 3000명밖에 되지 않지만 정부청사가 있어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 과천. 이곳에서 선거과정을 진두지휘하는 그는 이번에야 현장에 투입된 ‘새내기 야전사령관’이다. 또 선관위가 배출한 첫 여성국장이다. 여성 공무원이 꽤 있었지만 ‘아사리판’인 선거판의 험악한 업무를 견디지 못해 다른 부처로 옮겨갔기 때문에 선관위에서는 여성 진출이 워낙 더뎠다. 옥 국장은 “선거는 정말 민감한 구석이 많아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올초 전국 각지에서 무심코 향응을 제공받았다가 몇 십배씩 ‘과태료 폭탄’을 받은 사례가 보도되면서 돈 선거 우려가 거의 없어졌고, 무엇보다 조금 불편해도 선거는 깨끗하게 치러야 한다는 것이 옥 국장의 생각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예비후보자도 선거운동은 할 수 있는 만큼 이 기간에 쓴 선거비용도 법적으로 보전해주는 것이 현실적일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옥 국장은 1997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이듬해 선관위에 배치됐다.2002년부터 3년 동안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주립대에서 로스쿨을 다녔고, 지난해 5월에는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도 땄다. 아직 미혼인 그는 선거가 끝난 뒤 새달 15일 결혼할 예정이다. 휴일인 이날도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업무를 마치고 퇴근할 정도로 일 중독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길섶에서] 책나눔/오풍연 논설위원

    언론사에 있다 보니 이런저런 우편물을 많이 받는다. 즉시 받을 때도 있지만,6개월∼1년이 지나 받아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부분 일에 치여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보물로 판단해 개봉도 하지 않고 버리는 경우를 흔하게 본다. 정작 중요한 문서까지 휴지통에 넣었다가 쩔쩔매는 모습도 종종 연출된다. 모두 자기 탓인 걸 누구를 원망할 수 있겠는가. 여러가지 일들을 봐온 터라 우편물을 받으면 반드시 뜯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최근 누런 봉투로 싼 조그만 소포를 받았다. 보낸이의 이름을 아무리 떠올려봐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심리학박사 이민규씨가 지은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는 책이었다. 또 맨 첫장 속지에는 “‘끌리는’ ○○○님께 드립니다.”라고 적었다. 마침 일독을 권유할 만한 책이라는 얘기를 들은 바 있어 더없이 기뻤다. 그러나 아직도 보낸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명함이라도 동봉했으면 좋으련만…. 따지고 보면 책만큼 값어치 있는 선물도 없는 것 같다. 꼭 보고 싶은 책을 받았을 때 기쁨은 배가된다. 책 나눔운동을 함께 펴나가자.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5·31 지방선거] 달라진 풍속도

    [5·31 지방선거] 달라진 풍속도

    “4년 만에 선거 풍경이 참 많이 바뀌었네요.”“왜 이렇게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아요.” 지방선거를 맞는 유권자들의 반응이다.5·31 지방선거가 5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입후보자들마다 막바지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선거전만 놓고 보면 ‘우세 후보’와 ‘열세 후보’의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모두가 열심이다. 고개가 뻐근하고, 목이 쉴 정도로 인사를 하고 소리를 치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자신의 동네를 4년간 책임질 후보로 누가 나섰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구청장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4년 만에 치르는 지방선거를 스케치했다. ●장면1 “구청장 누가 나와요.” 양천구 목동에 사는 K(46)씨는 최근 출근 무렵 “구청장 선거에 누가 나오느냐.”는 부인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실제 어떤 사람들이 출마했는지 자신도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K씨는 그런 일을 겪은 후에야 지하철 출입구 등지에서 나눠주는 홍보용 전단지나 명함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같은 현상은 양천구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거구가 마찬가지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 확산과 지방선거에 특별한 이슈가 없기 때문이다. 광진구 중곡동에 사는 주부 L(40)씨는 “선거 때마다 운동원으로 활동해 왔지만 이번처럼 선거 분위기가 냉랭했던 적은 없었다.”면서 “정치적 무관심과 후보자들이 너무 많아 구분이 쉽지 않은 것도 한몫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선거 사무의 전산화가 이뤄지면서 선거 공보물의 가정 배달이 2회에서 1회로 줄어든 것도 초기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 저하에 한몫했다. ●장면2 “선거가 편해졌어요.” 강남의 한 구청에 근무하는 P(37)씨는 요즘 즐겁다. 퇴근 후 시간을 내 좋아하는 헬스클럽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지방선거 때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만 요즘의 자치구는 이같은 여유(?)가 생겼다. 이는 통·반장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같은 여유가 공무원이나 통·반장이 한가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번 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줄었다는 것일 뿐이다. 이같은 여유는 선거법의 개정에서 비롯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선거기간이 줄어든 점이다. 과거에는 선거기간이 16일이었으나 이번에는 13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공무원이 선거 업무에 동원되는 일이 줄었다는 의미다. 공람공고가 없어진 점도 공무원이나 통·반장이 이번 선거에서 부담을 덜 갖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과거에는 일일이 통·반장 집이나 동사무소에서 공람을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구청 공무원들이 동사무소에 파견돼 가구별 카드를 일일이 대조해 변동 사항을 정리하고, 이를 게시판에 몇번씩 바꿔서 붙여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업무가 전산 처리돼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것으로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늘어난 업무도 있다. 과거에는 투표일 선거사무관리위원 가운데 민간인이 투표관리위원장과 선거관리위원(3∼4명)을 맡았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관리위원장 제도가 없어지고 선거관리관제도로 바뀌면서 이 일을 공무원이 대신하고 있다. 이날 하루만큼은 공무원의 70%가량이 동원된다. ●장면3 “지하철역마다 홍보용 명함이 1∼2박스씩 쌓여요.” 24일 아침 7시30분 서울 노원구 지하철 7호선 마들역 입구. 에스컬레이터 입구에서 구청장 선거운동원과 시·구의원 후보 및 운동원들이 열심히 구호를 외치며 홍보용 명함을 돌린다. 출근길에 바쁜 주민들은 명함을 받아 대충 본 후(아예 안 보는 사람도 많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는 곳에 비치해 둔 라면상자 크기의 함에 버리고 간다. 역마다 함부로 버리는 홍보용 전단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가 궁여지책으로 비치해둔 함이다. 하루에 최소 한 상자 분량은 모아진다는 게 역무원의 설명이다. 은평구 연신내역은 이보다 사정이 더하다. 하루에 라면상자로 1.5박스가량의 명함이 쌓인다. 이같은 명함은 지난 선거에 비하면 2배가량 늘어난 것이라는 게 역무원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홍보전단이 늘어난 것도 역시 달라진 선거법과 무관치 않다. 합동연설회가 없는 데다가 짧은 선거 기간에 효율적인 선거운동 수단을 찾다 보니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지하철역 등에서 홍보전단을 뿌리게 된 것이다. ●장면4 후보나 선거운동원들이 지하철역을 주된 선거운동장소로 활용하지만 어디서나 선거운동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굳이 원칙을 따진다면 지하철역 입구까지만 선거운동이 허용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게이트 입구까지는 홍보용 전단이나 명함을 돌릴 수 있다. 이는 서울메트로나 도시철도공사가 유연하게 규칙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공사는 게이트 입구까지는 자유구역(free area)로 설정,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 구역을 놓고 후보나 선거운동원과 역무원들이 멱살잡이를 하기도 했었다. 서울메트로 강선희 과장은 “과거에는 역구내에서의 선거운동을 둘러싸고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면서 “규정을 유연하게 적용하면서 이같은 일은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제대로 알고하면 투표 재미 두배 “투표 알고 하면 재밌어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에서만 시장·구청장·시의원·구의원 후보 등 모두 1724명이 등록을 했다. 서울 인구를 1000만명으로 잡으면 1만명 가운데 1.7명이 후보인 셈이다. 이 가운데 시장 후보가 8명, 구청장 후보 103명, 시의원 후보 349명(비례대표 35명), 구의원 후보가 1264명(비례대표 164명)이다. ●한 구에 후보만 87명 서울 25개 구청 가운데 후보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관악구이다. 구청장 후보 3명을 포함해 모두 87명이 등록을 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투표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내 투표소는 모두 2201곳에 달한다. ●이런 점을 주의하자 투표시 필수는 신분증이다. 주민등록증이 없으면 운전면허증이나 여권 등도 가능하다. 관공서나 공공기관에서 발행한 사진이 붙은 신분증도 괜찮다. 기표시에는 반드시 점복(卜)자가 새겨진 기표용구를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효 처리된다. ●투표요령 투표소에 가서 신분을 확인한 뒤 구청장과 지역구 및 비례대표 구의원 투표용지 각1장씩 3장을 받아 기표를 해 연두색 함에 3장을 한꺼번에 넣는다. 이어 시장과 지역구 및 비례대표 시의원 투표용지 등 3장을 받아 같은 방식으로 기표해 흰색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박이석 과장은 “뽑는 사람도 많고, 후보도 많아서 투표도 쉽지 않다.”면서 “현장에서 관리위원들이 잘 알려주겠지만 사전에 알고 가면 편하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이런 것은 꼴불견… 조심합시다 “이런 것은 좀 문제가 있어요.” 유권자나 입후보자, 선거 운동원 모두 이번 선거운동은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차분하고, 큰 무리없이 치러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꼴불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과거의 선거운동 방법을 많이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음해성 선거문구들이 돌아다니지만 지난 지방선거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홍보 전단 공해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은 아침과 저녁 한 차례씩 청소전쟁을 치른다. 선거운동원 등이 뿌리는 홍보용 전단 때문이다. 수십명의 선거 운동원들이 나누어 주는 명함을 받다보면 버릴 곳도 마땅치 않은 탓에 지하철역 구내나 버스정류장 근처에 버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마구잡이로 뿌리는 선거 운동원들도 문제지만 홍보전단을 버리라며 비치해 놓은 상자를 보고도 아무 곳에나 전단을 버리는 시민의식도 문제다. 이에 따라 지하철역 등에는 명함이나 전단들이 널려 있기 일쑤다. 이문동에 사는 J(35·여)씨는 “홍보용 명함을 무리하게 뿌리는 운동원도 문제지만 이를 받아서 아무 곳에나 버리는 사람도 문제”라면서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확성기 소리 너무 심해요 확성기 선거운동도 문제다. 법에 허용된 한도 내라고는 하지만 지나친 경우도 적지 않다. 자신은 가만히 있으면서 녹음된 목소리를 몇십분씩 틀어 놓기도 한다. 선거관리위에는 이런 확성기 소음에 대한 민원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접수된다. 한 주민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확성기 등을 통해서 선거운동을 하면 될 텐데 아파트를 향해서 확성기를 틀어 놓는다.”면서 “이같은 선거운동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독자의 소리] 선거 공해로 주민은 불편하다/김은언

    5·31 지방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작은 시골 마을에까지 선거 홍보 분위기로 과열되는 것 같다. 후보자들은 자신을 좀더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주민들의 불편함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찢겨진 현수막으로 교통 신호등을 가린다거나 도시 미관을 훼손해서는 분명히 안 된다. 또한 쓰레기로 변해버린 후보자의 명함 대신 다른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욱 심각한 것은 때와 장소를 불구하고 울려대는 확성기 소리다. 특히 주택이 밀집된 곳에서는 소리를 줄인다거나 자제해야 할 것이다. 홍보 차량에 소리를 줄여 달라고 하면 오히려 반문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교대근무를 하는 사람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유아, 노약자들이 소음 공해로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분명 명심해야 한다. 선거는 진정 지역의 참일꾼을 뽑는 것이다. 주민들의 불편함을 우선 먼저 생각해야 한다. 후보자를 알리는 선거 홍보차량은 후보자의 얼굴이다. 이중주차, 대각선 주차, 지나친 소음은 후보자를 알리기보다는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홍보, 주민을 배려하는 마음을 후보자들은 잊지 않았으면 한다. 김은언 <전남 장성군 황룡면>
  • [우리구 최고야!] 강서 사랑 나눠주는 ‘공무원 자원봉사단’

    [우리구 최고야!] 강서 사랑 나눠주는 ‘공무원 자원봉사단’

    “어 형.” 멋쩍은 표정으로 문앞에 서 있는 우리 조원을 기억하고 먼저 반긴 것은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인 그룹홈의 대운이었다.4월에 이은 우리조 두 번째 봉사날인 지난 10일 그렇게 따뜻한 반가움으로 추억된다. 봉사의 기쁨을 먼저 체험한 직원들과 함께 나서진 못했지만 평소에 관심있던 직원들의 “하고 싶다.”라는 간절한 바람이 따뜻한 훈풍처럼 전해져,‘강서구 공무원 자원봉사단’발대가 계획된 것은 올 1월이었다. ●올 2월 130여명 모여 발대식 2월 초 모집을 시작했을 때 ‘과연 몇 명이나 올까.’하던 우리의 걱정을 무색하게 10명밖에 안됐던 신청자가 조금씩 늘더니 같은 달 27일 130여명이 모여 발대식을 했다. 기대보다 훨씬 많이 모인 우리 봉사단은 모두 7개의 소모임으로 나누었다. 햇살을 닮은 ‘햇살마루’와 자연과 함께하는 ‘자연사랑’, 실천이 함께하는 사랑의 의미를 전하고픈 ‘자원봉사 가는 날’, 질그릇처럼 일상속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항아리봉사대’, 일상 속에 행복의 소중함을 나누자는 ‘세잎클로버’, 고달픈 이에게 기쁨을 전하는 ‘스마일’, 끝으로 행복과 사랑을 가족처럼 두루두루 나누려는 ‘나눔지기’로 지었다. 드디어 지난 3월28일 장애인보호시설인 소망원에서 시작한 ‘자원봉사 가는 날’과 ‘나눔지기’팀의 활동으로 본격적인 팀별활동이 시작됐다. 각 팀별로 어려운 이웃에 대해 마음을 열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각각 교남소망의 집, 소망원, 샬롬의 집 등 장애인 시설을 우선 정해 4월부터 매월 한두차례 활동을 했다. ‘행동 없는 말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가 나날이 새롭다.‘사회통합’이란 허무하게 맴돌 던 구호는 우리가 다가간 만큼 가까이 있었다. ●같이 밥 먹고 때 밀어주고… 장애인과 교감 재난복구처럼 거창한 봉사가 아니어도 그들과 함께 한 상에 앉아 밥을 먹고, 목욕봉사를 하며 등을 밀어주고, 또 산행을 하고, 볼링을 치며, 그리고 함께 꽃을 가꾸는 시간을 통해서도 따뜻한 교감이 시작됐다. 4월에 한 첫 봉사에 아쉽게 참석하지 못한 나의 첫 방문일 5월10일. “누나, 누나” 하면서 서툰 말투지만 자기가 소중하게 간직해 온 사진첩과 합창단증을 일일이 펼쳐 보이며 열심히 추억의 보따리를 풀어 주던 대운이와 지훈이, 소중한 보물인 듯 월드컵 대진표가 한 켠에 새겨진 명함을 보여 주며 함께 2006 월드컵 응원하자던 혁찬이, 그리고 남은 빵이 없어 우리에게 줄 빵을 못 가져 온 걸 너무 속상해하던 제빵기술을 배우는 인호…. 짧은 하루의 만남이었지만 우리가 나눔을 준 것보다는 오히려 눈물나는 사랑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다음에 만날 때는 월드컵이 한창이다. 우리 국민이 하나될 그 날. 하나의 소중한 인격으로 형제처럼 한 지붕에 살고 있는 네 친구들과 6월의 함성을 외칠 다음 만남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주민들에게 사랑과 친근함을 나눌 수 있는 봉사단이 되리라던 우리의 초심을 지켜가면서 강서구 공무원 자원봉사단은 온몸으로 느끼며 살뜰히 키워나갈 것이다.
  • [5·31 지방선거 격전지 표심기행] (3) 예측불허 접전 제주도

    [5·31 지방선거 격전지 표심기행] (3) 예측불허 접전 제주도

    23일 오전 11시 제주시청앞 버스정류장. 음식점 여주인 유춘옥(52)씨는 “원래는 (무소속)김태환씨를 찍으려고 했는데 (한나라당)현명관씨로 바꿨다.”고 말했다. 무소속 김 후보는 ‘촐싹거려서(탈당·입당 번복)’ 인심을 잃은 반면, 한나라당 현 후보는 ‘육지’에서 큰 기업(삼성물산) CEO였으니 침체된 지역경제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다. 반면 신시가지 이마트 앞에서 만난 박순천(49)씨는 “현 후보는 계속 육지에서만 살던 사람이라 제주도 물정도 모르는데 아무리 큰 회사에 다녔다고 한들 무슨 수로 단 한 번에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자신이냐.”고 꼬집었다. 골목골목 모르는 길이 없고 지역별로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풀어야 할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무소속 김 후보가 적격이라는 것이다. 제주는 요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제주지사는 16개 시·도지사 선거 가운데 대전시장과 함께 결과를 가장 점치기 어려운 대상이다. 무소속 김 후보가 앞서가는 구도였는데 한나라당 현 후보가 뒷심을 발휘해 몇몇 여론조사에선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중이다. 현 후보가 상승세라는 것은 대부분 부인하지 않았다. 무소속 김 후보에 대해서는 지지·반대하는 쪽에서 모두 “좋은 사람” “가정적” “우리집에 숟가락 몇 개인지도 알 정도”라고 평한다. 시청 공무원에서 출발해 제주시장과 도지사를 경험한 ‘행정 달인’ 이미지도 좋다. 그러나 불출마 기자회견까지 했다가 번복했고, 여당에 입당한다더니 하루만에 뒤집어 “처신이 가볍다.”고 찍혔다. 이 때문에 김 후보는 “제주자치도를 잘 이끌려면 여당 소속인 게 좋을 것 같았다.”고 해명해야 했다. 그럼에도 도청에서 몇 시간 전에 함께 회의에 참석한 공무원 얼굴을 까먹고 다른 곳에서 처음 보는 사람처럼 인사했다는 소소한 일화까지 회자되고 있다. 현 후보에 대해선 “재산 270억원!” “큰 회사 다녔으니 뭐가 달라도 다를 것”이란 반응이 가장 먼저 나왔다. 물론 “중학교 이후에 제주도에 살지도 않았는데 뭘 알겠냐.” “아무것도 모르니까 밑에 공무원한테 끌려다닐 것” “말이 어눌해 싫다.”는 반발도 있다.“선거에서 떨어지면 뒤도 안 보고 서울로 올라갈 사람”이라며 ‘육지사람’을 경계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적어도 청년기까지는 제주에서 보내야 완전히 ‘제주사람’으로 치는 게 지역정서라고 한다. 다만 현 후보에겐 높은 정당 지지율이 원군이다. 한 예로 동문시장에서 지방선거가 아닌 교육위원 선거에 기호 2번으로 출마한 한 후보가 명함을 돌리자 70대 할아버지가 “기호 2번이냐. 명함만 부지런히 돌렴시라(돌려라). 경허면(그러면) 그냥 당선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교육위원은 특정 당적 없이 선거를 치르는데도 ‘운 좋게’ ‘기호 2번’을 받은 후보는 덩달아 인기를 얻는다는 것이다. 덕분에 도 선관위에는 “기호 때문에 오해를 받으니 홍보를 제대로 해달라.”는 민원까지 있다는 후문이다. 일주일 전만 해도 ‘삼각구도’를 이뤘던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 정당 지지율이 낮고, 이렇다 할 이슈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자영업자 김석호(36)씨는 “여론조사에서는 그렇지만, 김·현 두 후보가 표를 갈라먹고 있어 여당 지지층이 결집하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역 정가에선 연령대별로 선호 후보가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었다. 여당의 진 후보가 35세 미만 젊은층에서, 무소속 김 후보는 40대 중반∼50대 중반에서 표심을 쥐고 있고,56세 이상의 표는 한나라당 현 후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결국 투표율이 문제란 얘기인데, 역대로 제주는 전국 평균을 웃도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4년 전 지방선거 때만 해도 유권자 68.9%가 투표해 전국 평균 48.8%를 20%포인트나 웃돌았다.20∼40대 표심이 당락을 가를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이번엔 진짜 모르커(몰라). 끝까지 봐사 알주(끝까지 봐야 알 것)”라는 말로 결과를 예단하는 것을 꺼리던 도민들은 “아맹(아무리) 경해도(그래도)여자 얼굴에 칼 그스면 되크냐(되겠나).”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에 동정론을 많이 보냈다. 그러나 표로 연결되겠냐는 질문에는 그렇다와 아니다가 반반 정도였다. 제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두얼굴의 시민단체 간부

    시민단체인 시민연대21 사무총장 출신인 박모(50)씨. 언론사에 우리 사회의 각종 비리의혹을 제보해온 박씨는 그러나 ‘두얼굴의 사나이’였다. 비리의혹으로 쩔쩔매는 기업체나 유명 학원 등을 상대로 수천만원대 돈을 뜯어낸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박씨가 수배된 뒤에도 1년 5개월이나 시민단체 명함을 들고 다니며 범행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충근)는 23일 박씨를 공갈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박씨가 2001년부터 지난 4월까지 기업체 등을 상대로 뜯어낸 돈은 8500만원. 룸살롱 등에서 950만원 어치의 술 접대도 받았다. 교통시민연합 소장으로 있던 2001년 10월 W사측에 “지하철공사와 맺은 수십억원대 납품 계약에 비리가 있다고 방송사에 제보하겠다.”고 협박, 강남 고급 주점에서 300만원대의 접대를 받고,5000만원을 챙겼다.시민연대21 사무총장으로 일하던 2004년 8월에는 식품업체 P사 간부에게 “유기농산물을 쓴다는 광고와 달리 중국에서 수입하는 콩을 농약과 화학비료로 재배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를 언론에 제보할 것처럼 위협하고, 방송사 기자들과 고급 술집에서 마신 술값 220만원을 대신 내도록 했다. 박씨는 P사에 6억 5000만원의 협찬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수배 중이던 지난 1∼4월에는 사설학원들이 특목고 입학실적을 부풀리는 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오자 강남 대치동 P학원장 신모씨에게 기부금 또는 차용금 명목으로 5차례에 걸쳐 350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 (7) 서울시장-국중 임웅균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 (7) 서울시장-국중 임웅균

    “내 영어 이름 이니셜이 UK아냐, 그게 유쾌(UK)한 뜻이야.” 국민중심당 임웅균 서울시장 후보와의 동행취재는 그의 말처럼 ‘유쾌’하게 열렸다.16일 서울 여의도 선거본부 사무실. 늦깎이 출마 때문에 체계가 덜 갖춰진 듯 선거본부는 아침부터 어수선하다.“ㅇㅇ서류 어디 있어? 사진은? 후보등록하러 빨리 가야 되는데….” 화를 냈다가도 바로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시종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끄는 힘은 체구만큼 넉넉하고 낙천적인 성격에서 나오는 듯하다. 오랜 ‘가수(그는 성악가보다 가수로 불리길 원한다)’ 생활에서 밴 자유분방함도 한 몫 할 것이다. 10시께 서울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착했다.‘독특한 후보’를 향해 플러시가 터진다. 한곡 불러달라는 요청에 “끝까지 부르면 기부행위인데”라며 익살을 부린 뒤 “1소절만 부르겠다.”고 선관위 직원에게 양해를 구한다.“서울시장 선거는 페스티벌, 하나되는 축제…”. 사무실이 쩌렁쩌렁 울린다. 그의 돌출 행동은 다음 방문지인 광장시장에서도 재연됐다. 시장 내 포목상, 행인들이 “저 사람 성악가 아냐?”라며 수근거린다. 높은 인지도에 고무된듯 넙죽넙죽 절을 하며 명함을 돌린다.“가수 임웅균입니다. 서울시장 나왔습니다.”라며 시장통을 누빈다. 튀김가게 아주머니가 “이거 좀 드세요.”라며 튀김 한점을 건네며 노래를 요청했다. 클래식 전공인 그의 입에서 ‘웨딩드레스’‘허공’ 등 귀에 익은 대중 가요가 들려나온다. 박수가 터져나오며 시장은 순식간에 ‘간이 공연장’으로 둔갑한다. 다음 일정은 방송토론회. 토론장소인 서강대로 가는 차안에서도 그의 ‘에너지’는 멈추지 않는다.“토론회가 너무 정략·정치적이야. 시장 후보라면 정책토론을 해야지. 이젠 EQ(감성지수) 정치가 필요한데 말이야.….” 달리는 차 안에서도 ‘문화 시장’이라는 브랜드에 걸맞은 화두를 던진다. 어지러운 간판, 들쑥날쑥한 건물 양식, 초라한 고궁 등에 대한 보완책을 들려준다. 이어 자신이 ‘문화’에 갇힌 후보가 아님을 웅변하듯 환경문제, 강남북 격차 해소 방안 등을 역설한다. 갑자기 앞쪽을 가리키며 “이 기자, 저기 머플러 봐. 대우·쌍용차를 제외하곤 대부분 오른쪽에 달려 있잖아. 저게 바로 인도로 날아간다구. 다 고쳐야 돼. 표떨어지는 소리가 들려도 할 말은 해야겠어.….” 토론회가 끝난 뒤 영등포 시장으로 향했다. 하루 3∼4시간밖에 못자는 강행군. 피곤하지 않으냐고 물었다.“내 몸이 내가 아니야. 그러나 즐기고 있어. 신명나잖아”라고 답했다. 역시 ‘유쾌(UK)’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세계 주름잡는 ‘소림 브랜드’

    세계 주름잡는 ‘소림 브랜드’

    |소림사(중국 허난성) 이지운특파원|‘소림(少林) 쿵푸(功夫)’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될까. 중국 관련 상징물로 지구촌에 이만큼 널리 알려진 것도 많지 않다. 전통의 소림사가 이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들고 세계로 향하고 있다.‘소림 엔터프라이즈’의 ‘저우추취(走出去, 자본의 해외 진출)’인 셈이다. ●상표권 100개… 이미 ‘문어발’ 기업 지난 주말 찾은 허난성(河南省) 덩펑(登封)시 숭산(嵩山)에 위치한 소림사.1500여년 이어온 산사(山寺)의 기풍은,2000년대 들어 시작된 대대적인 보수 공사에도 그다지 훼손됐음을 느끼지 못할 만큼 고즈넉했다. 하지만 내면의 소림사는 상전벽해(桑田碧海) 이상의 변화를 거듭하며, 이미 하나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소림의 기업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식·음료 산업부터 영화·학원·여행 산업에 이르기까지 그 다각화 정도는 벌써 ‘문어발’ 수준이다. 소림사는 1998년 ‘소림사 사업발전주식회사(少林寺事業發展有限公司)’를 발족시킨다. 선차(禪茶) 등 소림사 불식(佛食)에 대한 상표 등록은 이전에 마쳤다. 소림사는 중국내 29종류에 100개 가까운 상표권을 갖고 있으며, 일반 기업에 대해서도 상호 사용권을 내주기 시작했다. 2004년 6월에는 ‘소림 약국(葯局)’ 명패를 내걸게 된다.“의약품의 대량 생산과 소비를 위해서는 반드시 허가를 얻어야 한다.”는 성 의약감독국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이 때 소림 약국은 700년 전통의 소림 의종(醫宗) 가운데 몇가지 비법을 공개, 선풍을 일으킨다.1989년 새로이 전열을 정비한 ‘소림 승단(僧團)’은 세계 각국을 순회했다. 서구에 쿵푸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고, 마니아가 확산된 것도 이때부터다. 영화 분야는 보충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이미 여러 편의 영화에,‘소림기전’이란 3차원 인터넷 게임까지 나왔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소림영화 주식회사’를 설립, 영화 산업과 스타 만들기에도 뛰어든다. 이쯤되면 한해 1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내는 입장료 수입은 따로 셈하기가 무색해진다. 또한 사찰 주변에는 80여개의 크고 작은 사설학원이 운영 중이다.5세부터 청·장년층에 이르기까지 5만여명의 수련생들이 거대한 학원 산업을 떠받치고 있다.1년 수련비가 웬만한 대학 수업료보다 비싼 1만위안(130만원)을 넘어서지만 최대 규모인 ‘어포(鵝坡)무술학원’은 현재 수련생이 6500여명이나 된다. 여기에서는 유럽, 미국, 남미 등에서 날아온 무술 학도뿐 아니라 한국에서 온 초등학생 남매도 만날 수 있었다. 소림 권법(拳法)연구회, 소림 서화(書畵)연구회, 중화 선시(禪詩) 연구회 등도 각 영역에서의 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상당한 재력을 갖춘 ‘소림사 자선복지기금’의 구제 사업은 사회적 반향이 크다.‘십자가’와 ‘만(卍)자’가 쉽게 연결되진 않지만 ‘소림 적십자회’까지 두고 있는 사실은, 사회 사업에 대한 적극성의 표시로 이해될 대목이다. ●소림 세계 쿵푸대회 6개국서 예선 ‘중국 쿵푸스타 세계 TV대회’(中國功夫之星全球電視大賽)는 소림의 세계화를 위한 본격적인 시동이다. 소림사와 선전(深 )위성텔레비전이 손잡고 이달부터 중국내 6개 도시와 이태리, 프랑스, 독일, 러시아, 미국, 호주 등 해외 6개국에서 예선을 진행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무술 대회이지만 흔히 상상하게 마련인 ‘대결’은 없다.‘겨루지만 다투지 않는다.(爭而不鬪)’는 대회의 한 진행 방식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구미에 맞는 인물을 골라야 하는 속사정도 있기 때문이다. 대회 우승자는 TV드라마 ‘소림사 승병이야기(僧兵傳奇)’와 영화 신판 ‘소림사’에 바로 캐스팅될 예정이다. 리샤오룽(李小龍)-청룽(成龍)-리롄제(李連杰)를 잇는 차세대 쿵푸 스타를 만들어 내겠다는 뜻이다. 소림사 스융신(釋永信) 방장은 “무공(武功)과 무덕(武德), 기술(彩藝)이 심사 기준”이라면서도 “외모와 개성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소림사는 영화에 1억 5000만위안(190억여원)을 직접 투입했을 뿐 아니라 미국 등으로부터도 투자를 유치, 세계적 블록버스터 생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산문(山門)을 나서 중생(衆生) 속을 파고든 지 20여년. 소림 엔터프라이즈는 중국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할 힘을 갖춰 가고 있다. jj@seoul.co.kr ■ CEO 스융신 “한국말 할줄 안다” |소림사(중국 허난성) 이지운특파원|소림 엔터프라이즈의 성장 중심에는 스융신이라는 강력한 CEO가 버티고 있다.80년대 후반 본격화한 각종 사업과 연구회 설립은 대부분 그가 주도한 것이다. 1980년대 초만 해도 “10여명의 스님과 몇몇 노인이 몇마지기 땅을 부쳐가며 근근이 유지해온” 소림사를 오늘날의 ‘중견 기업’으로 키워 놓은 것이다. 그는 1981년 16세의 나이로 소림사로 출가했으며 6년 뒤인 87년 전국 최연소 사원주지(寺院住持)가 됐다.99년에는 전임자의 지명에 의해 34세의 나이로 방장(方丈)에 올랐다. 그는 사부였던 전임자에 대해 “문화혁명 기간 목숨을 걸고 탑림(塔林)을 지켜낸 공헌자”라고 평했다. 그는 일찍이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회사 설립도 소림사의 상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94년부터 인터넷을 산사로 끌어왔으며, 소림사의 세계화를 위해 스님들에 대한 어학 및 경영학석사(MBA) 교육, 해외 파견 등 그의 ‘업적’은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지금도 소림 쿵푸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등 지칠 줄 모르는 활동력을 보여 주고 있다. 동시에 스융신 방장은 강한 비판과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나친 상업화로 불교를 세속화시킨다는 비난이 대표적이다. 특히 그가 2000년대 들어 정부의 힘을 빌려 대대적인 사찰 주변 정비 사업을 벌인 것은 지금껏 원성을 사고 있다. 근처 3만여평 일대의 가옥과 상점 1000여곳, 무술학교 40여곳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철거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정치인’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9기부터 현 10기 전인대 대표인 동시에 중국 불교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허난성 해외우호연맹 부회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논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건 일시적인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정치적이란 비판에 대해서는 “‘곤봉 든 13명의 승려가 당의 왕을 구한(十三棍僧救唐王)’ 역사를 모르느냐.”고 되물었다. 소림사가 수나라를 타도하고 뒤에 당 태종에 오른 이세민(李世民)을 도운 것 자체가 정치적 결정이었다는 얘기다. 상업화 논쟁은 3가지로 해명했다. 우선 “소림의 전통은 스스로 생활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력갱생(自力更生)의 한 방편이란 설명이다. 둘째는 ‘보도중생(普渡衆生)’, 즉 “중생 속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다. 셋째는 불교의 전파를 위해서다. 그는 “소림의 문화를 발전시키고 보호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명함을 교환하며 한국 기자라고 밝히자,“나도 한국말(조선어)을 할 줄 안다. 한국에도 몇차례 다녀왔다.”며 반가워했다. 한국말은,“조선족 스님에게 배웠다.”고 했다. jj@seoul.co.kr ■ “불교 교리로 사회통합” 당서 배려 |소림사(중국 허난성) 이지운특파원|소림 엔터프라이즈의 비약적인 성장에 또하나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격상된 불교 대우다. 지난 달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처음으로 ‘국제불교포럼’이라는 종교 이벤트가 열리고, 불교대학 설립이 추진되는 등 불교에 대한 당의 배려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불교의 가르침이 4세대 지도부의 관심사와 여러 측면에서 맞아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팔영팔치(八榮八恥)’를 통한 도덕성 회복 운동이나, 계층·지역간 갈등을 극복하자는 ‘허시에(和諧·조화)’ 사회 건설 목표 등이 불교 교리에 의해 상승 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예샤오원(葉小文) 국가종교사무국장이 국제불교포럼과 관련,“빠른 발전으로 생긴 자연과 사람간의 긴장관계를 누그러뜨리는 데 불교가 독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중국 언론들도 부모와 국토 등의 은혜에 대한 보답 즉,‘보사중은(報四重恩)’을 강조하고 있는 불교가 애국심 고양, 도덕성 제고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발 나아가 중국 불교협회의 실세로 간주되는 스융신 부회장은 “중국 불교의 발전은 정부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선언, 당과 지도부를 안심시키고 있다. 한편 스융신 부회장은 ‘스님 중에 공산당원이 있느냐.’는 한 서양 기자의 질문에 어이가 없다는 듯,“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면서 “한 사람도 없다.”고 답했다. jj@seoul.co.kr
  • 일본의 5월 가수 May 포크록에 빠지다

    일본의 5월 가수 May 포크록에 빠지다

    계절의 여왕 5월…, 그리고 5월처럼 밝고 상큼한 가수 메이(MAY). 보아의 일본 소속사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에이벡스(AVEX).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사 가운데 하나이다. 에이벡스에서 요즘 회사 차원에서 밀고 있는 뮤지션이 있다. 일본이 아니라 한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바로 메이(24)이다. 이유는 하나. 에이벡스의 매니저 히로타카 이시모토는 “실력있는 뮤지션들은 일본에도 많다. 그러나 메이는 일본에선 찾을 수 없고, 세계에서도 단 하나밖에 없는 목소리를 지녔다.”고 치켜세웠다. 완성되지는 않았으나 발전 가능성이 더 높고-에이벡스에 소속된 300여팀 가운데 톱클래스라고 한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가수로 회사 전체가 믿고 있다는 것. 에이벡스에서 아시아를 뛰어넘는 ‘브랜드 아티스트’로 키우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과연 그녀의 목소리가 어떻기에 그럴까. 일단 맑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왠지 어려 보이고, 투명함에 순수함까지 갖췄다.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내리는 음색이라는 평.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녀의 노래에 대해 일본의 한 음악평론가는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마음을 파고드는 묘한 아우라와 언어를 뛰어넘는 메시지가 있다.”고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댄스 봇물 시대에 포크 록을 하고 있다는 점도 신선하다. 고등학교 때 코어스 등의 음악이 좋아서 밴드에 들어갔던 소녀는 대학 실용음악과에 진학했고, 기타를 치며 무대에도 자주 올랐다. 모 방송국 프로그램 ‘반전드라마’에 ‘기적’‘리디아’ 등의 노래를 배경으로 깔며 조금씩 알려지게 된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고 느낌이 어울리는 달, 자신이 태어난 달이기도 한 5월(MAY)을 이름으로 정하고 데뷔 음반도 준비했다. 마침 2004년 11월 도쿄아시아뮤직마켓(TAM)에 나갔다가 에이벡스의 눈에 띄었다. 데뷔를 잠시 미룬 채 지난해 3월부터 에이벡스아티스트아카데미에서 일본어는 물론 작사·작곡, 연주에서부터 워킹, 연기에 이르기까지 하루 12시간 이상 레슨을 받고 있다. 메이는 “가족하고 떨어지게 되고 일본어도 전혀 몰라 처음엔 겁이 많이 났어요. 이제는 레슨에 재미를 느낄 정도로 익숙해졌어요. 친구도 생겼고요.”라고 웃는다. 올초 일본에서 내놓은 싱글 ‘원더랜드’는 뮤모(벨소리 다운로드) 차트에서 고다 구미, 하마사키 아유미, 보아 등에 이어 당당히 7위를 차지하는 성적을 올렸다. 소속사도 놀랄 정도였다고. 이 노래는 한국에서도 인기 야구만화 ‘메이저’의 TV애니메이션 주제곡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일본 지방을 돌며 지역 뮤지션들과 합동 공연을 하고 있는 메이는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에 정규 앨범 발매 시기도 앞당겼다. 17일 또 하나의 싱글 ‘You’를 선보이고 9월 한국 일본 중국에서 동시에 1집을 낸다. 메이저급 단독 공연도 치를 예정이다.7월에는 단독으로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도 맡게 된다. 아직 일본어는 서툴지만 바로 곁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 일본 팬들에게 신뢰를 쌓아간다는 전략이다. 듣는 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어쿠스틱 음악을 하고 싶다는 메이는 “지금은 주로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어 한국 팬들과는 음반과 인터넷을 통해 만날 수밖에 없네요. 메이랜드(www.mayland.jp)에 자주 놀러와 주세요.”라면서 “조만간 국내에서도 라이브 무대를 마련할 거예요.5월 햇살처럼 따뜻한 노래를 기다려 주세요.”라고 말했다. 계절의 여왕 5월처럼 음악의 여왕이 되고픈 그녀였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드라마 제작자 변신 탤런트 김주승

    드라마 제작자 변신 탤런트 김주승

    “현장에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연기자들이 바라는 드라마 제작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지낸 중견 탤런트 김주승이 드라마 제작자로 나섰다. 연기자가 제작자로 나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유례가 없었던 일. 그가 명함을 바꿔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선물은 오는 19일부터 시작하는 SBS 새 금요드라마 ‘나도야 간다’(연출 김경호, 극본 하청옥, 제작 디지탈돔)이다. 지난 10일 SBS 탄현제작센터에서 열렸던 제작발표회에서는 한순간 의아하다는 분위기가 흘렀다. 캐스팅 명단에 없던 김주승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연기자가 교체됐구나.’하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주승은 이날 “연기자가 아니라 드라마 제작자로 신고하는 자리”라면서 “데뷔 때보다 더 떨린다.”고 변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연기도 꿈이었지만 사회에 일조할 수 있는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은 것도 감출 수 없는 욕심이었다.”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제작자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도야 간다’가 그 시작이라는 확신을 갖고 뛰어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왜 사서 고생하냐.”고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며 웃음짓던 김주승은 “캐스팅 과정이 정말 어렵더라고요. 예전에 감독님들이 했던 말을 이제서야 깨닫고 있네요.”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주변에서 가지고 있을 기대치도 어깨를 무겁게 한다. 그러나 그는 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하며 느꼈던 연기자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직접 만들어가고 싶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제작비 문제로 ‘일당’을 받고 드라마에 나오는 재연 배우들이 있다. 그는 이들을 전문 연기자 영역으로 끌어들여 제대로 된 연기자로 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제작 스태프의 열악한 생활도 개선해나가고 싶다는 바람도 보탰다. 그가 대표로 있는 디지탈돔에서 제작하는 ‘나도야 간다’도 청춘남녀 일색인 요즘 드라마와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40이 넘어 딸과 같은 학번으로 대학에 다니는 여성을 메인 캐릭터로 세 자매가 펼치는 가족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진다. 주연을 맡은 김미숙도 “드라마가 언제부턴가 가족을 벗어나서 젊은 청춘의 생각과 생활만을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이번 작품에선 세 자매가 삶을 녹여가고 위로하며 살아가는 혈연의 얘기들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김주승이 연기하는 모습은 볼 수 없는 것일까. 그는 “저를 필요로 하고 드라마에 도움이 된다면 출연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가급적이면 다른 연기자를 도와 작품 완성도를 높이는 제작쪽에 주력하고싶다.”고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컵의 나라 독일에선 입장권 얻기 양극화 심각

    한쪽에선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안달이고, 한쪽에선 대량 공석(空席) 사태가 빚어진다? 한달도 남지 않은 독일 월드컵 얘기다. 독일 검찰이 월드컵 후원사들이 정치인에게 제공하는 입장권을 뇌물로 간주함에 따라 후원사들이 ‘선물용’으로 확보한 입장권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귀빈 프로그램´ 기로에 앞서 독일 검찰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정치인들과 월드컵 후원사 대표 등에 대해 뇌물방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드컵조직위원회의 ‘귀빈 프로그램’이 전면 재고돼야 하는 상황이다. 테오 츠반치거 독일축구연맹(DFB) 회장 겸 월드컵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의 ‘초대’가 우리가 상상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반발했다. 볼프강 니더바흐 부위원장도 “월드컵은 정치인 없이 치러질 수 없으며 DFB는 지난 수년간 정치인을 초대해 왔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월드컵 후원 기업들이 대량 확보해놓은 입장권의 향배. 이제 정치인이나 VIP들이 입장권을 받길 꺼릴 게 분명함에 따라 코 앞에 다가온 월드컵 경기가 수천석이 빈 채 진행되리란 전망이다. 가뜩이나 조류 인플루엔자(AI)나 테러 불안 등으로 썰렁한 경기장이 우려되는데 날벼락을 맞았다는 분위기다.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보안당국이 모든 입장객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한다면 경기장의 절반이 차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 조사는 올해 초 불거졌다. 독일에서 세번째 큰 에너지 회사 ‘EnBW’가 남서부의 중진 정치인에게 월드컵 입장권을 ‘뇌물’로 줬다는 혐의다. 그러나 후원사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스포츠 행사를 도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률 전문가들도 “기업의 선물과 뇌물의 경계가 불분명한 건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축구팬 “월드컵조직위 자업자득” 코카콜라나 독일 금융사 포스크방크 등 몇몇 후원사들은 자신들의 VIP 박스가 텅 비지 않도록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초대 손님에게 소정의 입장료를 받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축구팬들은 월드컵 관계자들의 자업자득이란 반응이다.320만장 가운데 55만장의 입장권이 21개 국내외 기업에 배정된 것과 관련,“많아도 너무 많다. 근본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부드러운 저음의 가수 안다성 [1]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부드러운 저음의 가수 안다성 [1]

    ‘바닷가에서’ ‘사랑이 메아리칠 때’가 그렇듯 부드러운 저음, 고즈넉한 시를 읊조리는 듯한 분위기의 노래로 먼저 떠올려지는 가수 안다성씨.‘안다성’은 본인 스스로 지은 예명이다. 세계적인 성악가 마리안 앤더슨의 이름에서 착안한 것으로 대중으로부터 부드럽게 불려지고 싶어 ‘앤더슨’과 비슷한 발음,‘안다성’이라 이름지었다. 본명 안영길(安泳吉).31년, 충북 제천 태생. 지금까지 몇 차례 만나오면서 그에게는 늘 변함없는 것 한 가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약속장소에 항상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다는 점과 늘 흐트러짐 없는 차림새였다는 사실이다. “우리 옛날 가수들은 항상 먼저 와 기다리고 있지 않으면 괜스레 불안하지, 허허….” 그는 말한다.“우리나라 초창기 연극배우 이종철씨 알지? 그 냥반(양반) 꽤나 엄했어요. 분장한 채 대기실 밖에라도 나갈라치면 가차 없이 귀싸대기야. 어떻게 연예인이 무대에 서야 할 얼굴을 함부로 내보이느냐고….” 분장한 얼굴을 함부로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을 금기시 여기고 살았듯 그 이면에는 일상에서조차 맨 얼굴을 그대로 내보이며 ‘책’잡히고 ‘흉’잡힐 일을 되도록 삼가려 함도 그가 연예인으로 살아오는 동안 몸에 밴 것들이리라. 처음 그가 무대와 연을 맺은 것은 51년, 당시 전쟁으로 인해 임시로 청주에 내려와 있던 ‘신흥대학교(현 경희대)’ 영문학과에 재학 중이었을 때였다. 전쟁은 예외 없이 누구에게나 많은 희생을 강요했다. 그 역시 휴학계를 내고 군예대에 지원했다. 그러고는 군예대 지원의 대가로 받은 쌀 두가마니를 집에 메어다 놓고 그는 홀로 군예대로 향했다. 송달협, 고대원, 유춘산 등의 가수들을 비롯해 7인조 악단과 무용수들, 쇼 단원을 모두 합쳐 봤자 고작 25명이 전부였던 ‘1102 야전공병단’ 소속 군예대는 동부전선 강릉 부근에 배치해 있었다. 군용트럭으로 100여 리 길을 두 시간, 혹은 그 이상씩 달려 이동하는 도중에 포격 세례를 받기도 수차례였고 비포장도로의 흙먼지를 뒤집어 쓰며 천신만고 끝에 공연장에 도착하면 도랑물로 흙투성이만을 겨우 털어낸 채 이내 웃음 띤 모습으로 무대에 나서곤 했다. 예고 없는 무차별 폭격은 공연장에도 예외일 수 없어 공연은 수시로 중단되었다. 말 그대로 목숨을 건 공연이었다. 이 전장에서 그는 2년 9개월 동안 무려 100여 차례의 공연을 치렀다. 목숨을 건 사투의 시간에도 일순간이나마 노래가 공포나 두려움으로부터 얼마나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되어주는가 하는 사실이 생생하게 현실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직접적인 이때의 경험이 그의 오랜 가수생활 동안 노래에 대한 ‘신념’으로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 쉽사리 짐작되어졌다. 그가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접어들게 된 때는 9·28 수복 이후 서울로 복귀한 대학 3학년 때인 55년. 친구 생일자리에 초대받아 간 곳이 당시 종로의 ‘여정카바레’. 사교춤이 한창 유행하던 무렵 이곳은 풀 멤버 밴드가 있던 일류 카바레로 명성만큼이나 무대 또한 근사했다. 물론 그가 이전에 섰던 야전무대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이때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친구들이 그를 무대로 끌고 올라간 것이다. 이 돌발사태를 제지하던 웨이터와 친구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이윽고 몸싸움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무대에 오르자 그는 버릇처럼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노래를 시작했다.‘서울야곡’. 야전무대에서 즐겨 부르던 가수 현인의 노래. 노래가 시작되자 아수라장이던 장내가 일순간 잠잠해졌다. 순간 그는 더욱 긴장했다. 그러나 이내 악기들이 하나 둘씩 자신의 노래를 따라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렇게 삼절까지 노래를 마쳤다. 무대에서 내려오자 의외로 악단장이 다가와 명함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방송국 전속가수 시험에 응시할 것을 제의해왔다. 명함에는 ‘중앙방송국 경음악단장 손석우’라고 적혀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 대학생 신분에서 대중가요 가수는 썩 매력적이지 않았죠. 하나 방송국의 전속가수 시험제도라는 것이 묘하게 도전의식을 자극하더군요.” 결국 그는 이듬 해, 노래와 악보 테스트를 거쳐 권혜경 등과 함께 전속가수로 발탁된다. 그리고 몇 달 뒤 비로소 첫 취입할 노래의 악보를 건네받는다. 이 노래가 바로 우리나라 연속방송극 주제가 제1호인 ‘청실홍실’이다. 그는 악보를 훑어내려 가면서 난감해졌다. 노래가 지극히 짧고 단순해 감정을 이입할 부분이 도무지 없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그는 작곡자 손석우씨를 찾았다.“선생님, 이 노래는 어떻게 불러야 합니까?” 이에 작곡가 손석우씨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했다.“그냥 쉽게 불러요, 동요 부르듯….” (계속) sachilo@empal.com
  • ‘5·31 선거운동’ 미니홈피 바람

    ‘5·31 선거운동’ 미니홈피 바람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니홈피가 선거운동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강금실(열린우리당), 오세훈(한나라당) 등 서울과 수도권 각 정당 후보들이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통해 ‘감성+이성적’으로 자신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7일 “선거에 무관심한 20,30대를 잡기 위한 전략이 본격화됐다.”며 “후보들이 싸이월드 회원들과 일촌을 맺으면서 가족이나 친구처럼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각 후보들은 미니홈피에 고생했던 어린시절, 꿈과 미래 등을 담아내며 젊은층을 파고들고 있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자신의 미니홈피 다이어리에서 “진실함만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는 가장 큰 힘”이라며 “진실한 만남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자인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미니홈피 포토앨범에 자신의 능력과 지혜, 가족 등과 관련된 사진을 공개했다. 진대제 열린우리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지난 3일 홈피에 올린 글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유학시절까지 국가장학금 없이는 공부를 마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받은 것을 이제 돌려주고 싶다.”고 유권자의 감성을 한껏 자극했다. 각 후보들이 스스로를 적극 공개하자 미니홈피에 익숙한 젊은층의 방문도 갈수록 늘고 있다. 지지 및 격려성 댓글도 속속 올라온다. 어떤 후보의 미니홈피는 하루 방문객이 수천명을 넘고 있다. 실제로 강 후보의 미니홈피 방문자는 개설 한달 만에 14만명을 돌파했다. 반면 강 후보의 공식 홈페이지나 블로그 방문자는 1만명을 넘지 않고 있다. 뒤늦게 미니홈피 대열에 합류한 오 후보의 미니홈피 방문객도 4만명에 육박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 네이트닷컴(www.nate.com)은 이날부터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미니홈피를 보여주는 포털서비스를 시작했다. 메인 화면에서 ‘5·31’을 클릭하면 각 후보의 과거와 현재, 미래(공약)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후보자들이 명함을 나눠주며 악수를 해야 할 유권자층과 미니홈피에서 일촌을 맺어야 할 유권자층을 나눠서 접근하고 있다.”면서 “신세대를 공략하는 데는 그들의 일상이 되어버린 미니홈피를 매개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주민자치센터 영어교실

    주민자치센터 영어교실

    최근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서 원어민 외국어교실이 개설되면서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중랑구 신내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실시되고 있는 원어민 영어교실을 찾았다. 이날 영어교실 학생인 9명의 주부들은 원어민 강사 데이지(32)씨에게서 영어로만 이뤄지는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날 수업은 난센스퀴즈. 데이지씨는 “차에서 코끼리를 보면 몇시냐.”고 물었다. 수강생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형순(58)씨는 “차에서 코끼리를 본 적 없다.”고 말했고, 류미선(38)씨는 “코끼리는 차 안에 들어갈 수 없다.”고 답했다. 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수강생들에게 데이지씨는 힌트를 주었다.“차 안에 코끼리가 들어가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류기옥(46)씨는 “부서진다.”고 답하자, 그는 “그래, 맞다.”면서 “답이 바로 거기에 있으니 좀 더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류씨는 손을 번쩍 들고 “답은 새 차를 살 시간”이라고 하자, 교실은 온통 웃음바다가 됐다. ●매주 두 차례… 수업은 영어로만 난센스 퀴즈는 2시간 동안 이뤄졌고 수강생과 강사는 웃음을 멈출 줄 몰랐다. 수업은 영어로만 이뤄지는데 내내 웃을 수 있다는 건 내용을 모두 이해한다는 걸 뜻하지 않을까. 이 수업은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 됐다. 수강생 9명 가운데 옥영애(50)씨와 류기옥씨는 일반 사설 학원을 다니다가 주민자치센터를 찾았다. 옥씨는 “사설학원 한 달 수강료는 10만원 이상이고 일주일에 다섯번 갔다.”고 말했다.“하지만 평소엔 살림을 해야 하고 명절과 제사 등 때가 되면 일이 많아 자주 빠졌다.”면서 “매일 학원에 가긴 부담스럽고 빠지면 돈이 아까웠다.”고 말했다. 류씨는 “자식교육을 위해서라면 빚이라도 내지만 나 자신한테 쓰는 돈은 가능하면 아끼고 싶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한 달 수강료가 1만 5000원으로 저렴하고 매주 두 차례 배우는 게 적절하다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원어민 강사, 한국 문화 배워 일주일 2회 수업 가운데 한번은 이슈 토론을 한다. 이슈는 결혼과 식사, 공연 등 주로 생활문화와 관련된 것이 많다. 이 시간에는 수강생과 원어민 강사가 모두 배우게 된다. 학생들은 영어를 배우지만 강사는 한국 문화를 배운다. 데이지씨는 “미국에선 결혼식장에 가면 선물을 주지만 한국에선 돈을 준다는 걸 배운 뒤 신랑과 신부에게 축의금을 주었다는 걸 확실히 기억시키기 위해 일부러 원화가 아닌 ‘달러’를 돈 봉투에 넣어 준다.”고 웃었다. 그가 한국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주고 받는 것.“미국에선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본적이 없다.”면서 “처음 본 사람에게 개인 연락처를 가르쳐주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 사람은 서구인에 비해 남에게 마음을 여는 따뜻한 면이 있다는 걸 학생들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다양한 동기, 불타는 의욕 원어민과 영어로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실력이 좋아질 수 있었던 데는 수강생의 강한 동기와 의욕이 있었다. 김순란(37)씨는 “자녀 영어 교육을 위해 부모가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집에서 아이들과 영어로만 대화하기 위해 배운다.”고 말했다. 정희숙(46)씨는 “주부도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딸은 토익 고득점으로 대학에 입학했는데 부모가 영어를 못 하면 무시당할 수 있다.”면서 배움의 속내를 밝혔다. 강형순씨는 유학파 아들 앞에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게 목표다. 그는 “방학 때마다 미국 대학을 다니는 아들을 만나려 나가는데 외국 사람 만날 때 아들처럼 완벽한 의사소통을 해낼 것”이라면서 의욕을 보였다. 데이지씨는 “학생들의 의욕이 대단하다.”면서 “하지만 회화는 편한 분위기에서 배워야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서로 편한 사이가 됐고 그동안 정을 쌓아 이젠 한 가족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하루 가입 문의 100건 넘어선곳도 저렴한 비용으로 원어민한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원어민 영어교실은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 인기 강좌로 대기자들이 줄을 선다. 고덕 1동은 현재 20명이 대기하고 있다. 잠실동도 6∼7개월 동안 기다려야 가입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탈락자도 종종 생긴다. 수업이 영어만으로 이뤄져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신내2동와 고덕1동의 경우 현재까지 각각 15∼20%와 10% 탈락자가 생겼다. 그러나 소식지와 현수막을 통해 알려지면서 희망자는 계속 늘고 있다. 따라서 동사무소들이 강사를 늘리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다. 주로 인근 동사무소나 학교에서 평이 좋게 난 강사를 데려 오려 하지만 해당 강사들이 이미 여러 곳에 수업이 잡혀 있는 경우가 많아 거절하기 일쑤다. ●원어민 영어교실의 메카 용산구 용산구는 원어민 영어 교실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활발하다. 현재 103개 반이 운영되고 있다.2위인 송파구보다 10배 이상 많다. 자치구 가운데 월등히 앞서는 이유는 미군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미군 가족들이 2004년부터 자원봉사에 나섰다. 미군에게는 현지민에게 봉사를 해야 한다는 ‘굿 네이버’(Good Neighbor)프로그램이 있다. 이들은 연말에 학생들을 디너 파티에 초대하고 주말엔 미군 캠프에 데려오는 등 이벤트도 정기적으로 열어 학생들은 문화도 함께 배울 수 있다. 따라서 접수기간에는 문의가 하루 100건 이상 오고 강남권 학부모가 새벽부터 줄을 서기도 한다. 특히 학생들이 비슷한 또래인 미군 가족의 자녀에게 영어를 배우는 강좌는 서로 공감대를 느낄 수 있어 더욱 인기다. 타 지역에서 오는 문의가 많지만 수강 희망자가 너무 많아 현재 용산구민으로 제한하고 있다. ●선교사와 유학생를 강사로 관내에 사는 선교사와 유학생을 강사로 활용해 인기를 끌기도 한다. 강북구 번3동에는 저소득 가정이 다수 살고 있다. 동사무소의 서창석 주임은 평소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고민하던 중 동사무소에 인터넷 하러 오는 선교사들을 보고 원어민 강의를 부탁했다. 처음엔 거절당했지만 1개월 뒤 승낙을 받아냈다고 한다.20명이 정원인 강의에 그동안 80∼90명이 신청했다. 그러자 동사무소측은 본래의 취지에 맞게 자격을 기초수급대상자 자녀로 제한,20명을 가려냈다고 한다. 반면 부유한 지역인 송파구청은 미국 유학생을 활용한다. 지난해부터 여름방학 동안 귀국한 유학생들이 무료로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관내 25개 동 가운데 12개 동에서 실시된다. 여름방학 때는 하루 30∼50건의 문의전화가 온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회사 통째 베끼는 ‘中짝퉁의 진화’

    회사 통째 베끼는 ‘中짝퉁의 진화’

    중국 광둥성에서 일본 제품인 NEC의 ‘MP3’를 산 소비자는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그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진품으로 알고 샀던 제품은 사실 ‘짝퉁’이었다.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절대 짝퉁이 아니라고 큰 소리를 칠 것이다. 중국 광둥성에서 일본 제품인 NEC의 ‘MP3’를 산 소비자는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그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진품으로 알고 샀던 제품은 사실 ‘짝퉁’이었다.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절대 짝퉁이 아니라고 큰 소리를 칠 것이다. 이 MP3플레이어는 NEC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됐고 현지 법인에서 유통한 제품이란 반박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NEC 일본 본사는 짝퉁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현지 공장과 법인 자체가 짝퉁이기 때문이다. 중국 짝퉁 산업이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기존 제품을 모방하던 수준에서 아예 ‘기업’을 통째로 베끼는 단계까지 왔다. 전 세계 곳곳에서 진품과 짝퉁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풍경은 곧 익숙한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28일 일본 NEC가 2004년부터 2년동안 조사한 중국내 ‘짝퉁 산업의 실태’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NEC가 중국과 타이완에 있는 18개 공장과 창고를 조사한 결과 믿기지 않는 사실이 드러났다. 짝퉁업자들은 중국, 홍콩, 타이완에 있는 50곳 이상의 NEC 제조 공장과 똑같은 수의 짝퉁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은 NEC 로고가 새겨진 명함,NEC 연구소를 똑같이 모방한 연구소, 주문 대장에 기재한 사인까지 복제했다. 제품 매뉴얼과 보증서, 포장 박스까지 똑같은 건 놀랄 만한 것도 아니었다. NEC가 고용한 조사관 스티브 비커스는 “중국의 짝퉁이 이제는 기업을 통째로 훔치고(hijack) 있다.”고 지적했다. 짝퉁 공장은 NEC 진품과 똑같은 제품을 생산할 뿐 아니라 NEC 브랜드를 새긴 ‘고유 모델’까지 개발했다. 이들은 MP3플레이어,DVD 플레이어 등 NEC의 주력 전자제품은 모두 생산하고 있었다. 중국의 한 짝퉁 공장에서 압수된 제품만 4만개의 키보드와 1300개의 CD플레이어, 트럭 2대분의 홈시어터 스피커였다. 짝퉁 업자들은 생산품을 중국, 홍콩뿐 아니라 남부 아시아, 북 아프리카, 중동, 유럽까지 NEC 진품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었다. 밀수가 아닌 적법한 통관 절차를 밟아 진품으로 둔갑해 팔리기까지 했다. NEC 후지오 오카다 수석 부회장은 “짝퉁업자들이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중국 기업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제품 판매까지 NEC 브랜드를 그대로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그조차 “소비자들은 짝퉁을 NEC 진품이라고 완벽하게 믿을 수밖에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중국 법률은 5만위안(약 580만원)이하의 짝퉁 제품 생산자에 대해서는 벌금형, 그 이상은 최고 3년까지 실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기업화된 짝퉁 산업을 뿌리뽑기 힘들다. 중국 광둥성 기업조사팀 관계자는 “단속에 걸린 공장들이 하나같이 합법적인 라이선스를 받았다고 주장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도 충격에 빠졌다. 전 세계에서 단 6대만 생산된 최고의 명차인 ‘1967년 페라리 한정본’의 복제품마저 등장했기 때문이다. 프란코 프라티니 EU 법무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26일 브뤼셀에서 기자회견를 갖고 이를 폭로했다. 그는 기자회견장에 페라리 스포츠카의 사진을 들고 나왔다. 프라티니 위원은 “사진속의 차량은 중국에서 제조한 7번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페라리도 사진속의 차량이 지난 1967년 한정품으로 생산된 330P4 모델이라고 확인했다. 6400개의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정보기술사무소 베이징 주재 그레고리 셔우 대표는 “중국 지도부는 경제발전을 위한 지적재산권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현실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U는 유럽산 명품에 대한 중국의 불법 복제에 대해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문화마당] 선생님 꿈은 만두장사/이미령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가만 생각해봤는데….” 은사이신 고익진 선생님께서 어느 날 말씀하셨다.“만두장사가 제일 좋은 거 같다. 만두를 만들어서 팔면 생활은 그럭저럭 할 것이고, 혹시 그날 장사가 안 되었더라도 못다 판 만두 먹으면 내 끼니가 해결되니 딱 좋지 않겠니?” 앞길이 구만리요, 푸르다 못해 시퍼렇게 날이 선 청춘을 구가하는 제자들이 어떤 직업을 갖는 게 좋을지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는 자리에서였다. 너무 엉뚱한 대답에 그저 입을 딱 벌리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이 안타까워보였는지 선생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옛날 어떤 맘씨 좋은 왕이 보물창고를 활짝 열고서 사람들에게 맘껏 가져가라고 외쳤다. 그때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한 줌 정도의 보물을 집어 들었다. “집을 마련해야 합니다. 요 정도만 있으면 해결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 발자국을 가더니 다시 돌아왔다.“조금 더 가져가야겠습니다. 결혼도 해야 하는데….” 그는 팔을 벌려서 보물을 한 아름 안았다. 그리고 몇 발자국을 가더니 다시 돌아왔다. “아이들이 태어나면 가르쳐야 할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자루에 가득 담아 힘들게 어깨에 짊어지고 가더니 이내 다시 돌아왔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난 뒤에는 결혼도 시켜야 하는데….” 결국 왕이 “이 보물을 다 주겠다. 그럼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지?”라고 말하게까지 되었다. 그 남자는 산더미 같은 보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 “처음에는 그저 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여 여기 왔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목숨이란 걸 생각해 보니 길지 않습니다. 세상은 덧없습니다. 살아갈수록 인연은 쌓여 가는데 산더미 같은 보물이 그것을 다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차라리 하나도 가져가지 않겠습니다.” ‘법구비유경’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대체 얼마를 벌어야 “이제 그만하면 되었다.”라며 만족할 수 있을까? 죽기 전에 만족할 날이 오기는 할 것인가? 어쩌면 생계유지는 벌써 해결되었지만 관성에 따라 여전히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평생 만두 빚는 것을 내 일로 삼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직업은 생계유지와 자아실현이라고 하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거든요.” 만두장사가 가장 나을 것 같다는 선생님의 생각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제자 한 사람이 볼멘소리로 물었다. 선생님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셨다. “암, 자아를 실현해야지. 그래야 행복하니까. 그런데 보자꾸나. 자아실현, 자아실현이라고들 말하는데 사람들이 그토록 추구하고 실현하고 싶어 하는 자아는 대체 무엇일까? 어쩌면 그것은 내가 그리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나’가 아닐까. 어떤 나가 되어야 지금의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어떤 직업을 가져야 지금의 이 나를 온전히 행복으로 가득 채울 수 있을까?” 사람들은 종종 직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그때가 바로 자아가 실현된 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칭찬받은 그 다음날 동료의 사소한 비난에 상처를 입고 미움으로 가득 차오르는 내 자신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무리 돈을 벌어도 만족할 줄을 모르는 것처럼 타인에게서 받는 인정이 자신을 완성시켜 주지 못한다. 이렇게 일희일비하는 이런 내가 진정으로 실현되어야 할 ‘자아’ 당체는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유약한 내 자신을 제외하고 다른 나는 있을 수 없을 터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실현해야 할 자아는 명함에 자랑스레 박혀진 직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 일과를 마친 뒤 밤늦도록 가만히 자신을 들여다보며 과연 오늘 내가 나의 주인으로 살았는지 깊이 잠겨드는 사색 속에 있을 것이다. 생계유지와 자아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은 그래서 조촐할수록 좋으리라. 이미령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 [지금 경주에선] ‘앙코르-경주문화엑스포’ 준비 어떻게

    [지금 경주에선] ‘앙코르-경주문화엑스포’ 준비 어떻게

    천년고도 경주의 옛 문화가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앙코르와트 유적과 만난다. 경북도와 캄보디아 정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앙코르-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06’이 오는 11월21일부터 내년 1월9일까지 50일간 열린다.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와 캄보디아의 수교 1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이라는 의미에서 더욱 뜻깊다. 그 준비과정을 살펴 본다. ●행사추진 배경은 이번 행사는 캄보디아 측에서 먼저 제의해 왔다. 지난 2003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무역센터협회(WTCA)총회에서 이의근 경북지사의 기조연설과 제3회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주제영상인 ‘화랑영웅 기파랑전’상영이 계기가 됐다. ‘문화산업-세계를 여는 창’이라는 주제의 연설내용과 주제영상에 대한 세계문화계의 반응이 의외로 커지면서 경주문화엑스포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졌다. 3개월 뒤 캄보디아 측에서 공동개최를 제의했고 경북도가 ‘문화상품 수출’이라는 취지에서 화답해 양측은 곧바로 공동개최 의향서를 체결했다. 이어 문화관광부와 행정자치부에서 국제문화행사개최 타당성과 중앙 재정투·융자 심사승인을 잇따라 해줘 탄력이 붙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속안 캄보디아 부총리와 이 지사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공동개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2월에는 공동사무국이 프놈펜 국가관광위원회에 설치됐다. 양국 20명의 직원이 근무하면서 실무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5월11일에는 조직위 창립총회가 열린다. ●행사의 내용은 행사주제는 ‘오래된 미래-동양의 신비’로 정해졌다. 동남아와 동북아의 문화근간인 앙코르와트와 경주의 문화를 한자리에 모아 조명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뜻을 담고 있다. 행사장은 물과 수목 등 현지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친화적으로 조성한다. 경북측은 행사내용에 대해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 살거리, 즐길거리 등이 어우러진 새로운 체험 한마당을 연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전시, 공연, 영상, 이벤트 등 4개 분야를 테마로 한다. 전시는 한국의 이미지전과 크메르 문화전이 계획돼 있다. 각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것들을 전시해 관광객들에게 선보인다는 것이다. 또 한국과 캄보디아의 전통민속 공연을 한다. 구체적인 것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양국에서 가장 내로라할 수 있는 민속공연이 펼쳐질 것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공연단을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동안 열린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는 러시아나 중국의 기예단 등이 공연한 것과 같은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캄보디아의 ‘위대한 황제’와 경주의 ’화랑영웅 기파랑전’ 등의 영상물이 상영된다. 이밖에 특별이벤트로 국제영화제와 한·캄 전통의상쇼 등이 예정돼 있다. 앙드레김 패션쇼 등도 야간행사로 개최키로 했다. ●기대 효과는 문화엑스포의 해외 개최로 경주의 문화가 세계화 대열에 합류했다는 의미가 있다. 한류열풍에 이어 문화축제도 수출함에 따라 문화발신기지로서 한국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문화교류를 통한 경제교류의 물꼬도 터질 것으로 보인다. 행사의 성공여부에 따라 한국기업의 캄보디아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캄보디아는 중국과 인도차이나 반도의 경제 중심축으로 전략적 요충지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폭넓은 시장개방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받는 국가이다. 외교적으로는 지방정부의 외교적 역량으로 추진한 프로젝트여서 지방자치단체의 저력과 역량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해결 과제는 무엇보다 재원조달이 문제다. 행사에는 모두 6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이중 20억원은 캄보디아 측에서 부담하고 나머지 40억원은 우리가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우리측 부담액인 40억원은 국비와 자체예산 등으로 충당한다는 계산이다. 여의치 않으면 캄보디아에 투자를 희망하는 각국 기업을 스폰서로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또 세계적인 문화재단 및 문화관련 기업의 행사참여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60억원으로 모든 준비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전시, 공연 등 기본 전시공간은 물론 영상관을 짓는 데도 상당한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더구나 캄보디아측은 영상관만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건물로 세워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행사 준비기간도 너무 촉박해 짜임새있는 준비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정부의 충분한 전문인력 지원이 절실하다. 이밖에 한국어와 영어, 크메르어를 동시 통역해야 하는 문제도 걸림돌이다. 현재 캄보디아에는 한국어과가 개설된 대학이 없어 한국어를 구사하는 현지인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관광객 650만명… 순수익 501억원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의 첫 행사는 지난 1998년 열렸다. 이후 2000년과 2003년 2회와 3회 행사가 잇따랐다. 그동안 행사를 찾은 관광객은 1회때 304만명을 비롯, 모두 650만명에 이른다. 참가국은 1회 48개국에 7000여명,2회 81개국 9000여명,3회 55개국 1만여명이었다. 사업비는 1055억원(1회 350억원,2회 370억원,3회 333억원)이 들었다. 정부보조금, 행사비용 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501억원에 이른다. 생산유발효과는 9206억원, 소득유발효과 2649억원, 고용창출효과 6만 4000명이다. 성과는 이같은 가시적인 데 그치지 않는다. 문화와 첨단과학기술을 접목시키고 문화인프라를 축적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경주 세계문화엑스포가 세계로부터 그 진가를 인정받은 것이다. 캄보디아는 물론 우루과이, 이탈리아, 러시아 등에서 공동개최를 제의해 올 정도였다. 또 2003년 행사 주제영상인 ‘화랑영웅기파랑전’이 국내 3D입체영상 최초로 해외수출길에 올랐다.2004년 11월 세계적인 영화배급사인 시멕스&아이워크스사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8만달러에 상영 이익금의 50%를 나누는 러닝개런티 지급조건이다. 또 이 회사는 자신들이 소유한 세계 250개의 영화관을 통해 5년간 배급·상영할 수 있는 독점권도 사갔다. 해외수출을 계기로 한국이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거듭나고 신라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문화콘텐츠 수출 새 이정표 제시” “세계적으로 문화엑스포는 경주 세계문화엑스포밖에 없습니다.” 이의근 경북지사의 문화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초대 민선단체장 취임 직후 경북의 ‘밥줄’은 문화산업에 달려있다며 주변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문화관련 행사를 구상했다. 그 결과 19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첫 개최하는 성과를 올렸다. 당시 향후 계획에 대해 “세계문화엑스포 공동체를 만들어 명실공히 세계인의 문화축제, 그리고 문화올림픽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이번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그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행사가 성사되기까지에는 실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캄보디아의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40분의1밖에 안 돼 캄보디아측이 과연 행사비 20억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캄보디아측의 적극적인 자세로 해결될 수 있었다. 이미 20억원을 조성해 놓았다는 것. 또한 행사의 노하우를 제공하는 경북도가 로열티는 따로 못 받을망정 행사비의 3분의2나 부담하느냐는 비판도 뒤따랐다. “그동안 3차례의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리는 동안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0만명을 넘습니다. 그러나 앙코르에서는 50일간 유럽권을 중심으로 25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지사는 “투자비를 한푼도 못 건지더라도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이므로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닙니다.”라고 강조했다. 행사수익금은 투자비 비율에 따라 나눠가지기로 했다. 따라서 캄보디아 정부도 입장객 유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어서 금전적으로 손실도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이번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문화콘텐츠 수출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이니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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