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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2002/盧·鄭 ‘개헌조율’… 공조 새국면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이 28일 개헌 시기에 원칙적으로 합의함으로써 양당간선거공조 체제에 일단 파란 불이 켜졌다.그러나 구체적인 추진일정과 대선공약화 등 방법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해 공동선대위가 출범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정책조율단은 이날 저녁 국회 귀빈식당에서 협상을 속개,‘2004년 17대 국회 개원 후 개헌안 발의’에는 어느 정도 의견접근을 이뤘으나 개헌 내용이 분권형 대통령제인지 민주당의 종전 개헌안인지는 분명치 않았다.분권형 대통령제 명칭과 개헌의 성격 및 추진일정 등 방법론의 합의도 이뤄내지못했다. 이에 따라 당초 이날로 예정된 노·정 회담은 연기됐다.현재로선 정 대표가 노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지만 공조의 질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노 후보는 당사 후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일단 정 대표가 제안한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논의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즉 “2007년개헌만 고집하지 않겠다.”면서 융통성 있는 자세를 보인 것이다.그러나 노후보는 ‘대선공약화’에 대해선 직답을 피하며 “나는 책임총리형을 분권형으로 보는데 정 대표는 이원집정부제를 생각하고 있다.”며 서로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정 대표 역시 노 후보의 기자회견이 탐탁지 않다는 반응이다.그는 당무회의에서 “개헌시기 등을 빼고 논의만 하겠다는 것은 자칫 말장난이 될 수 있고 수사가 아니냐.”면서 “성실치 못한 태도”라고 불신감을 드러냈다.그는“한 사람이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언론이 권력나누기로 폄훼하는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공동정부나 총리를 원했다면 훨씬 더 쉬운 방법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통합21 전성철(全聖喆) 정책위의장도 “‘분권형 대통령제’란 용어와 개헌시기를 분명히 하지 않은 ‘수용’은 사실상 수용이 아니다.”라며 “통합21의 핵심 정책이 반영되지 않은 공조야말로 ‘야합’으로 비칠 수 있다.”고말했다.앞으로 당을 살려 차기 총선과 대선에 임하기 위해서는 ‘명분’이필요한 것 같다.통합21 일각에선 노 후보측이 (정 대표의) ‘희생’에 대한예우가 없다며 섭섭해하는 눈치다.동등한 러닝메이트로 대우받지 못한 채 자칫 선거운동에 얼굴마담으로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경계심의 표현이다. 민주당은 통합21측 요구가 예상보다 거세자 대책회의를 열어 정 대표의 진의를 분석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이재정(李在禎) 유세본부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에 공감하고 있으며,통합21측의 대선공조가 조건부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정 대표의 협조 없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급등한 지지율을 지키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한몫했다. 민주당의 입장은 ▲2003년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2004년 총선에서 다수당에 총리지명권 부여,책임총리제 운용 ▲2007년 국민 뜻에 따라 개헌추진 등이다.반면 통합21의 개헌안은 총리가 경제·치안·복지 등 내치(內治)를 책임지며 국회의 불신임 없이는 대통령이 해임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2004년 발의가 골자다. 박정경기자 olive@
  • 북·미 핵 해법/ 美, 이라크 해결후 北 고강도 압박 예상

    ■워싱턴의 입장과 전략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미국의 기본적인 시각은 크게 세 가지다.첫째,국제적인 약속을 어긴 북한과 주고받기식의 ‘협상(negotiation)’은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즉각 핵을 포기하는 게 문제해결의 관건이라는 것.부시 행정부 내 강경·온건파를 가릴 것 없는 일관된 주장이다. 둘째,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되 경제제재 등 강력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대북 중유공급 중단이 그에 따른 첫 조치이며,경수로 건설사업 지원과 남북 경협 및 총 100억달러에 이르는 일본의 대북 경제지원 논의도 단계적으로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셋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그에 상응한 대가를 주겠다는 것.지난해 6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선언한 뒤 검토해온 ‘당근책’으로 국제사회의 정치·경제적 지원까지 포함하고 있다.그러나 기존의 대북 쟁점사항인 미사일 개발과 재래식 무기감축 등이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이같은대북관은 지난 15일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성명에 함축됐다.그는 북한의 핵 개발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한 동맹국과의 공조체제에도 변화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북한의 태도가 변할 때까지 압박을 계속 가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북한을 침공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미국이 준비해온 ‘과감한 대북접근’이 유효함을 명시한 점은 북한의 불가침조약 제의에 백악관이 성의껏 응답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워싱턴 정가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정한 부시 대통령의 성명치고는 다소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고 본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 완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북한이 핵 개발을 시인했을 때의 놀라움이 가시면서 평양의 ‘자백 외교(confession diplomacy)’에 대한 실체를 어느 정도 파악했을 뿐 핵 개발을 포함한 북한의 군사력완화는 부시 행정부의 일관된 관심 사항이다. 워싱턴 조야에서도 1994년 제네바 핵 합의를 위반한 북한에 다시 ‘선물 보따리’를 안길 수 없다고 주장한다.북·미 핵 합의를 이끌어낸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 대사도 최근 의회 증언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한다면 제네바 합의에 따른 미국이 의무사항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은 평양에서 북한의 핵 개발 증거를 제시할 때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 악화될 것으로 예측하진 않았다.대북특사로 평양에 간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핵을 개발한다는 증거를 제시했으나 평양의 즉각적인 답변을 기다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북·미 상호간에 도움이 될 ‘포괄적 대화’가 시작되기 전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으나 북한이 충분히 고려한 뒤 대답할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는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 문제를 미사일 등 다른 쟁점사항과 함께 대화로 풀려 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북한의 단정적인 시인에 부시 행정부는 크게 당황했고 줄타기를 하던 대화 재개도 이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뉴욕채널을 통한 실무급 창구는 늘 열어놓고 있으나 북·미간에 ‘대화의 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핵 포기가 유일한 전제조건이 됐다. 미국이 핵 합의의 파기 여부를 공식 결정하지 않은 것은 이라크 전쟁계획과 무관치 않다.부시 행정부는 2개 지역에서 분쟁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군사전략을 채택했다.따라서 이라크 문제가 남아 있는 한 북한 문제는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일단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중국 등을 통한 ‘지렛대’ 외교를 펼치되 이라크 문제가 끝나면 북한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의 대통령선거도 백악관이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변수가 되고 있다.‘햇볕정책’의 결과에 의문을 제기해온 부시 행정부로서는 한국의 새로운 정권과 대북 정책을 조율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본다. 뉴욕 타임스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파키스탄의 군용기가 북한에 도착,미사일 부품을 선적한 사실이 감시위성 촬영결과 드러났음에도 당시 북한은 미사일 기술의 수출을 극구 부인했다. 북한이 미사일 부품을 파키스탄에 제공하고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두 나라의 연계성은 분명해 보인다.워싱턴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핵 개발 기술을 건네받았다는 증거를 한국의 정보당국도 입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북한에 불리하며 지금은 북한측에 ‘공’이 넘어갔다는 사실을 평양 정권이 재빨리 간파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북한을 침공할 뜻은 없으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행동은 늘 미국의 마지막 대안으로 남아 있다고 최근 TV대담에서 밝혔다. mip@ ■북한의 고민 요즘 북한의 속내는 복잡하다. ‘북 핵문제 파동’이 빨리 해결되어야만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체제를 보장을 받을 수 있고,‘7·1 경제관리개선 조치’와 신의주·개성·금강산 특구 개발 등 대내외적으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경제 개혁·개방 움직임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각종 조치의 배경들 북한은 김일성(金日成) 주석 사망 이후 유례없는 홍수 피해와 사회주의권 붕괴 속에서도 8년 동안 유훈통치,선군정치,고난의 행군 등을 앞세워 체제를공고히 하는 데 주력해 왔다.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중국·러시아와 잇따른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를 더욱 돈독히 했으며,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를 시인하면서까지 주도적으로 북·일 국교 정상화를 꾀했다. 올 하반기부터 경제 정상화를 위한 각종 조치들을 내세웠고,‘북핵 카드’ 역시역설적이지만 한반도 문제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미국에 내민 관계 개선 조치로 해석된다.이에 따라 켈리의 방북 때 ‘북의 핵보유권’과 ‘미국의 각종 우려사항 해소’를 함께 풀려는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이다.물론 이러한 행동은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 ◆명분상 우월성을 확보하려 하는 북한 북한은 제네바 합의는 누가 먼저 파기 선언을 하느냐만 남았지 조만간 파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물론 핵문제에 관한 한 북한은 러시아·중국까지 포함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처지에 있다.하지만 북한은 미국 역시 제네바 합의를 대신할 다른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이에 따라 이 때를 대비한 명분쌓기와 북한에 유리한 국제사회 여론을 조성하는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평양방송·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등은 하루에도 5∼6차례씩 논평과 보도를 내며 2003년까지 경수로 2기 완공 및 경제 봉쇄 해제,핵보유국 선제공격 제외 등을 지키지 않았다는 논리로 미국이 제네바 합의 파기에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복잡하면서 현실적인 고민 북한은 시기와 주변 정세 등을 감안할 때 지금쯤 구체적 대응이 필요함을 잘 알고 있다. 남측이 대선을 20여일 남긴 시점에서 화해·협력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정권이 들어설지 확실하지 않은 데다,현재 이라크 문제에 주로 골몰하고 있는 미국이 이후 어떤 대북정책을 들고 나올지 역시 불확실하다. 게다가 중유공급 중단이 현실적으로 난방 및 산업 발전에 던지는 압박이 현실화할 시기는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이는 북한도 충분히 감안하고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현재 ‘불가침조약’만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미국이 불가침조약까지는 아니더라도 문서로 보장할 수 있는 약속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면서 “파국이든 극적 타결이든 상황이 진전되는 시점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북한의 여론선전전과 미국의 광범위한 외교전이 맞붙는 형국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DMZ 상호검증 무산 파장/ 북한 강경자세로 돌변 돌파구 모색 시간걸릴듯 비무장지대(DMZ) 지뢰 제거 상태를 확인할 상호 검증 절차와 관련,우리측과 주한 유엔군사령부,북한군간의 이견 차가 해소되지 못해 지뢰 제거작업이 사실상 무기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경의선 철도와 동해선 임시도로의 연내 개통 역시 무산될 상황이다.북한측이 검증과정에서의 유엔사 개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측과의 협상마저 거부했기 때문이다. ◆상호 검증 협상 무엇이 문제였나. 남북은 지난 9월18일 착공식을 갖고 두달여 동안 동해선과 경의선 구간 지뢰 제거작업을 벌여왔다.그러나 공사가 거의 다 진행돼 군사분계선(MDL)을 100m씩 남겨놓은 상태에서 유엔사가 지뢰제거 검증단 파견과관련,정전협상에 나와 있는 관할권을 내세우며 제동을 거는 바람에 이달 초 공사는 중단됐다.하지만 논란 끝에 유엔사가 남측을 통해 북측의 검증단 명단을 접수키로 하면서 관할권을 둘러싼 논쟁이 해결되는 듯했으나 북측이 24일 이같은 한·미 합의의 수용을 거부,공사 재개가 현 시점에선 당분간 어렵게 됐다. 북측의 이같은 입장은 남북 군사보장합의서에 근거,유엔사가 남북관리구역내 사안에 대해 한국 국방부에 위임한 만큼 일절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초기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더 이상 협상 의지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경의선·동해선 어찌되나. 이번 협상 결렬로 경의선·동해선 연결에 적잖은 차질이 우려된다.우선 이달 말로 예정된 금강산 관광을 위한 동해선 도로 연결 공사는 물론 다음달초의 금강산 시범 육로관광도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또 연내 개통이 목표였던 경의선 연결 공사는 물론 12월 중으로 예상되던 개성공업지구 착공도 무기 연기가 불가피해졌다.국방부 당국자는 “지뢰 검증작업이 무산됐다고는 하지만 경의·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사업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북측의 기본입장”이라면서도 “하지만 현 상황에서 지뢰 제거작업이 쉽게 재개될 것 같지는 않다.”며 남북간 각종 사업의 차질을 우려했다. ◆향후 협상 전망 국방부측은 “지뢰 제거 검증단 파견과 관련,우리와 유엔사측은 북한이 거부할 수 없을 정도의 유연한 카드를 제시했었다.”면서 “하지만 북측이 유엔사의 개입 자체를 문제삼는 현 상황에선 다음 카드를 무엇으로 꺼내야 할지 매우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도 “(양보를 많이 한 만큼) 북측이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안타깝다.”면서 “현재로선 별도의 추가 협상안이 없으며 앞으로 연구해 보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시론] 核해결 공은 평양에

    북한은 미국이 북·미 기본합의를 깼다고 주장하며 북한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과,봉인된 폐연료봉 감시단을 추방한다.그리고 폐연료봉을 재처리하겠다고 선언한다.나아가 지난 94년 북·미 기본합의 당시 1∼3년내 완공 예정이었던 영변의 50MW,태천의 200MW 핵시설의 재건설에 착수한다.그러고는 ‘과거핵’을 사용한 핵폭탄 만들기에 들어간다. 미국은 북한을 비난하며 북한에 대한 외곽 폭격 및 증원군 파병을 준비하는 한편,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반도에 다량의 패트리어트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고,일본의 이지스함을 동원한다.한국군은 연합사의 작전통제 체계에 진입한다.이는 12월분 대북 중유 공급 중단 등 북·미관계가 뒤틀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 가운데 일부다. 조지 W 부시 미 정부의 안보팀은 이러한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물론 북한도 자신이 벌이고 있는 게임이 자신의 생존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따라서 북·미는 파국을 초래할 가능성에 민감하며,그렇기 때문에어느 쪽도 북·미 기본합의 붕괴를 먼저 선언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불안 속의 관망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다.방치해서도 안 된다.합리적인 해법이 제시되어야 한다.먼저 우리 정부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의 실체를 미국과 북한이 드러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이 프로그램은 이중 용도 기술(dual-use technology)이므로 현재 상태에서 핵무기화할 수 있는 개연성과 추정규모를 밝혀야 이에 대한 대처가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북한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의 실체가 존재한다면 북·미는 실용주의적 일괄타결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하나의 대안으로서 북한은 프로그램의 검증가능한 폐기를,미국은 북한과의 불가침협정 과정의 시작을 동시에 공동으로 선언하고,구체적인 협의에 즉각 진입한다.미국은 북한이 프로그램의 검증가능한 폐기를 이행하지 않으면 협정을 파기하면 되므로 손해볼 것이 없는 입장이다. 미 정부는 “악행을 보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외에 선포해놓았기 때문에 ‘북한의 기만’에 반응하기 어려운 형편일 수 있다.따라서,보다 현실적인 대안은 부시 정부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적대시 정책 포기’를 원하는 북한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하는 타협책이다.이러한 맥락에서,‘도라산 연설’ 이후 몇 번 반복됐던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발언을 재확인한 최근 부시 대통령의 대북성명은 적절하였다. 미국의 국내정치구도를 볼 때 부시 대통령의 최근 대북성명은 그가 현재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이라 평가된다. 북한은 과거 중대한 실기(失機)의 경험을 갖고 있다.지난 99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은 북한을 방문,미사일시험발사 유예와 대북제재 완화를 교환하면서 북한의 보다 능동적인 태도변화를 촉구했다.북한은 1년 반 후 조명록 특사를 미국에 보냈다.그러나 미국의 내정은 변화하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기회를 잃어버렸다. ‘9·11' 직후 러시아의 푸틴,중국의 장쩌민(江澤民),파키스탄의 무샤라프 등이 성난 미국에 편승할 때 북한은 미국의 악대차에 타지 않으려 했다.북한에 먼저 ‘과거 범죄사실’을 털어놓으라며죄인처럼 다루던 부시 정부도 현명치 못했지만,버티기만 하던 북한도 비현실적이었다.올해 4월부터 열릴 수 있었던 주변국들과의 관계개선 가능성도 서해교전으로 인해 크게 훼손됐다.북한이 잃어버릴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은 이제 없어 보인다.북한은 부시 대통령의 대북성명에 의미를 부여하고,우라늄농축프로그램의 실체를 밝히거나 검증받을 필요가 있다.옳거나 옳지 않거나,좋거나 싫거나,그것이 현시점 국제정치의 현실이다.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 국제정치학
  • 도끼만행후 분계선 왕래 차단,北-유엔사 정전협정 50년간 신경전

    지난 53년 7월27일 체결된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북한 인민군과 유엔사의 관계는 판문점을 둘러싼 한반도 긴장의 50년사(史)와 그대로 연결된다. 양측은 판문점내에서 군사분계선(MDL)을 수시로 드나들기도 했지만 지난 76년 8월18일 북한군이 유엔사군(미군) 2명을 도끼로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장벽을 세우면서 왕래는 차단됐다.이후 북한측의 끊임없는 정전협정 무력화 시도와 이를 저지하는 유엔사간 신경전이 계속돼 왔다. 정전협정 체제의 4개 축은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 ▲군사정전위원회 ▲국군포로문제 ▲중립국감시위원회 등이다.북한은 유엔사와의 공식 대화채널이었던 판문점 군사정전위의 경우,지난 91년 미군 장성이 맡아오던 수석 대표에 한국군 소장이 임명된 것을 핑계로 사실상 활동을 중단시켰다.7년 뒤인 98년 1월 한·미 양측이 유엔사 군사정전위 대표와 북한군 장성간의 회담을 북한측에 제의하고 이를 북측이 수락하면서 ‘북·유엔사간 장성급 회담’이 공식 대화 채널로 자리잡았다. 현재 비무장지대 남북 상호검증단 명단 통보를 둘러싼 논쟁도 정전협정 존립 문제의 연장선이다.지난 2000년 9월 남북 국방장관은 경의선 철도·도로연결과 관련,‘철도와 도로 주변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를 개방,남북관리구역을 설정하는 문제를 정전협정에 기초해 처리하자.’고 합의했다. 이후 유엔사와 북한군 사이에 이 문제에 대한 협의가 시작됐고 그해 11월 12차 장성급 회담에서 양측은 정전협정에 따라 비무장지대 일부구역을 개방,그 구역을 남과 북의 관리구역으로 설정한다는 데 합의했다. 기술 및 실무 문제들을 협의·처리토록 위임한 것으로 유엔사측은 정전협정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남북관리 지역에 대한 관할권(jurisdiction)을 지속보유한다고 못박았다. 정전협정 제1조7항과 8항에 따라 비무장지대 출입과 MDL 월경 승인권은 여전히 갖고 있다고 했지만,남북이 유엔사에 출입 상황 통보만 하면 되는 것인지 여부 등은 분명치 않다. 이후 남북은 지난 9월17일 ‘관리구역의 모든 군사 실무적 문제들은 남과 북이 처리한다.’(1조 2항)는 내용의 군사보장합의서를 발효시켰다.북측이 유엔사측에 MDL상호 검증단 명단을 통보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김수정기자
  • 이라크사찰 어떻게 진행하나/ 새달8일 ‘무기보고’ 첫 관문

    이라크가 13일 무기사찰단의 복귀를 골자로 한 안보리 결의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유엔의 사찰활동이 본격화하게 됐다. 그러나 유엔 결의안이 규정해놓은 사찰 일정들의 기산점이 애매모호해 양측이 사사건건 충돌할 여지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앞으로 진행될 사찰 일정과 4년 전과 달라진 사찰단의 임무와 권한 등을 짚어본다. ◆다음 달 8일 중대고비 한스 블릭스 유엔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단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끄는 사찰단 선발대(24명)는 18일 바그다드에 입성, 1998년 이라크 철수 이후 폐쇄됐던 사무실을 다시 여는 등 활동재개 채비에 들어간다.사찰단 관계자는 바그다드 도착 후 1주일이나 10일 안에 사찰을 재개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그러나 결의 채택 후 45일이 지난 12월23일에나 사찰활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유엔 결의안에 규정돼 있어 이라크가 ‘트집’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또 결의안 채택 후 한달째인 다음 달 8일까지 이라크는 핵 및 생화학무기,탄도미사일 등의 보유와 개발 실태를 유엔에 정확히 보고하게 돼 있다.이때가 원활한 사찰 진행에 중대 고비가 될 것이다.이라크 보고에 거짓이나 누락이 발견되면 결의안은 이를 ‘중대한 위반’으로 규정,미국이 공격에 나설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사찰단이 다음 달 23일 사찰을 재개한 뒤 두달 만인 내년 2월21일까지 안보리에 이라크가 수행해야 할 ‘주요 무장해제 과제’를 보고서로 제출한 뒤 승인받도록 했는데 승인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분명치 않다. ◆새롭게 강화된 권한 4년 전과는 달리 사찰단은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권한을 누린다.후세인 대통령궁은 물론 과거 사찰 대상에서 제외됐던 곳까지 마음대로 접근해 관련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두달 동안 4000곳을 뒤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심이 가는 시설에서 근무하는 과학자나 그 가족들을 해외로 데려가 마음놓고 신문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받았다.그러나 실제로 사찰단이 이라크 내 모든 의심가는 시설들을 완벽하게 사찰할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확실치 않다. 이라크가 또 다음 달 8일 무기개발 프로그램 등을 발표할 경우 사찰단은 체크 리스트를 손에 쥐게 돼 원활한 사찰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유엔측은 지난 4년간 사찰활동이 중단됐음에도 불구,이라크 무기개발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모아왔기 때문에 보고의 진위 여부를 가릴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 91∼98년 유엔 사찰요원들은 이라크에서 1000개가 넘는 건물과 시설을 뒤졌지만 대량살상무기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찰단은 상업용 첩보위성에서부터 대기와 토양,수중까지 감시가 가능한 초고감도 센서,이동식 세균감지장치,역시 이동식인 핵산 분석기 등 첨단장비들을 투입하고 세관 전문가,번역 전문요원 등 250명의 사찰전문인력을 총동원해 이라크의 무기개발 징후를 찾아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사설] 국민통합21의 백화점식 노선

    정몽준 의원을 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는 ‘국민통합21’의 창당대회가 어제 대전에서 열렸다.정 후보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지 한달보름여만이다.우리는 국민통합21의 출범에 축하를 보내면서도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뚜렷한 대안이나 정책 노선을 제시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정 후보는 ‘월드컵 4강 신화’와 정치 혐오증이 몰고온 반사이익에만 의존한다는 비판적 견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오히려 전화 공세 등을 통한 ‘의원 빼가기’와 사람 중심의 이합집산을 강요하는 등 기존의 정치권과 다를 바 없는 구태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 다수의 견해다. 정 후보는 대선 정국의 핵심 쟁점인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 단일화하겠다는 것인지,내 갈 길로 가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유권자들의 판단을 헷갈리게 하는 행보만 계속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아파트값 30%인하,대기업 본사 지방 이전 등 정책 역시 구체적인 수단에 대한 설명이 없다.강령에서 밝힌 ‘공정한 분배’나 ‘모든 사람들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부여’도 공허해 보인다.정 후보는 대북정책에서 진보적인 입장을 취했다가 북핵 문제가 도출되자 보수로 선회했는가 하면,여성 정책에서는 진보,대기업 정책에서는 보수라는 ‘백화점식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우리가 그동안 정 후보의 정체성을 추궁한 것도 노선이 분명치 않았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따라서 지금까지의 ‘이미지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내용물을 내놓아야 한다.특히 국민통합21은 정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급조된 정당이 아니라,새로운 정치의 싹을 피우기 위해 닻을 올린 정당임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 [씨줄날줄] 여비서

    각종 채용공고에서 ‘여비서 구함’,‘남기사 급구’ 등 특정 성(性)을 지칭하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채용 면접에서 ‘결혼 후에도 계속 근무할 수 있는가.’,‘커피 심부름을 할 수 있는가.’ 등 특정 성에 불리한 대우를 요구하는 질문도 성 차별로 간주된다. 여성부가 어제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열거한 사례들이다.여성부도 ‘비서=여성’‘여비서=커피 심부름’이라는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관행을 의식한 듯한 표현이다. 물론 비서 중에는 남자도 적지 않다.역대 현대그룹 회장 비서실 근무자 30명 중 남자가 14명이다.하지만 수행비서 등으로 불리는 남자 비서는 아무래도 보스를 추종하는 ‘마당쇠’나 ‘보디가드’에 가깝다. 지난 반세기 동안 여비서들이 맹활약한 결과,‘사장과 여비서’라는 남성우월주의적인 시각이 많이 희석되기는 했으나 “자네도 여비서 하나 두지.”라는 광고가 여전히 방송을 타는 것을 보면 아직 가야 할 길은 먼 것 같다.최근 ‘병풍’이나 각종 게이트의 주인공을 수사할 때 주요 참고인으로 여비서들이 단골로 등장한 것을 보면 보스와 여비서 사이에는 공사의 경계선이 분명치 않은 것처럼 여겨진다. 올해로 학과 설립 34주년을 맞은 모 여자대학의 비서학과의 홈페이지에서도 ‘비서’라는 직종의 어려움을 어렴풋이 감지할 수 있다. 초창기 비서학과 졸업생들은 한결같이 결혼과 동시에 그만두어야 하는 비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중견기업의 중간 간부로 자리잡은 K씨는 “비서는 모름지기 상사와 부하 사이에서 썩 괜찮은 범퍼가 돼야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된 지 15년만에 채용에서 성차별 표현이 없어지게 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채용 기준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수준에 도달했다고 하겠다. 남녀고용평등이 광범위하게 지켜지고 있는 미국의 경우 채용에서 성별,학력,인종,종교의 차별은 철저하게 금지되고 있다.어길 경우 천문학적인 징벌금이 부과된다. 채용과 승진에서 여성이 능력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휼렛패커드의 칼튼 S 피오리나회장과 같은 여비서 출신 최고경영자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인질 오늘부터 처형”인질범, 러시아에 강력경고

    (모스크바 외신종합) 모스크바의‘돔 쿨투르이(문화의 집)’극장에서 인질 700여명을 붙잡고 있는 체첸 결사대는 25일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26일 새벽(현지시간)부터 인질들을 처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통신과 AP통신은 극장 대변인의 말을 인용,인질극이 시작된 지난 23일부터 1주일 안에 러시아군의 체첸 철수를 요구해왔던 체첸 결사대가 요구 조건을 변경,지난 23일부터 사흘 안에 철군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결사대가 인질들을 석방할 경우 목숨은 보전할 것이라는 크렘린의 지침을 공개했지만 결사대의 이번 요구가 파트루셰프 국장의 발언을 감안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인질극과 관련한 보도 통제를 경고했던 러시아 당국은 이 소식을 처음 타전한 ‘모스크바 메아리’ 방송의 웹사이트와 현지 TV방송을 즉각 폐쇄했다고 언론부 대변인이 밝혔다. 체첸결사대의 이같은 통첩이 나온 뒤 이들이 특별히 요청한 반전주의자인 안나 폴리트콥스카야 기자를 비롯한 협상단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결사대는 이날 어린이 8명을 포함해 15명을 추가 석방했지만 당초 약속했던 75명의 외국인 인질들에 대한 석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극장 안에 들어갔던 NTV방송 취재진은 25일 인질범들의 말을 인용해 이들이 극장에 인접한 식당 등에 대한 개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틈을 타 적어도 한달 전부터 이곳에 대한 현장 답사와 폭탄 매설 작업을 벌여왔다고 전했다.인질범들은 그동안 2t 분량의 다이너마이트를 극장내에 반입했다고 주장했다.한편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러시아 내무차관은 이번 인질극 사태를 배후조종하고 있는 인물은 체첸 반군 지도자 아슬란 마스하도프 대통령이라고 지목하고 그와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도상봉 탄생 100주년 기념전, 여인·꽃·도자기… 한국적 정서 담아

    국립현대미술관은 ‘균형과 조화의 미학-도천(陶泉) 도상봉 탄신 100주년기념전’을 덕수궁미술관에서 12월8일까지 개최한다. 도상봉(1902∼1977)은 서양화 1세대에 속하는 작가로 한국적 정서를 전통적인 사실주의 회화로 확립한 화가. 함경남도 홍원 출신으로 보성고보를 졸업한 그는 1920년 국내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에게 서양화를 배운 뒤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가 명치대 법과에 입학했다.그러나 곧 미술로 전향해 동경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근대 일본 아카데미즘의 본산인 동경미술학교는 구로다 세이키를 중심으로 구성된 백마회(白馬會) 출신의 외광파(外光派) 계열 작가들이 교수진이었다. 도상봉은 오카다 사부로스케 교수에게서 본격적으로 배웠다.외광파란 대상의 형태를 명확하게 나타내는 고전적인 묘사법과 인상주의 풍의 색채표현을 절충한 기법을 쓰는 계파.김관호 이종우 이병규 공진형 오지호 이마동 김인승 심형규 손일봉 등이 이에 속한다. 귀국한 그는 교편을 잡으며 작품 활동을 병행하다가 광복 이후에는 국전 창설에 가담,국전심사위원과 대한미술협회위원장(1955년)등을 맡아 우리 미술계 발전에 기여했다. 그는 인물화·정물화·풍경화를 두루 그렸다.캔버스의 올이 보일 만큼 아주 얇게 유화물감을 펴바른 것도 특징. 풍경화 중에는 성균관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 많은데,서울 혜화동에 성균관을 내려다 보는 집을 장만한 것이 계기가 됐다.‘명륜당’(1933)‘성균관’(1953) 등이 비교적 초기 작품이고 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반에는 부산의 해안 풍경이 간간이 등장한다.‘향원정’을 중심으로 한 고궁 풍경은 후기에 집중적으로 등장한다. 인물화는 주로 초반에 해당하는 30∼50년대에 제작했다.‘여인 좌상’‘한정’‘출가 전’‘우산과 여인좌상’ 등이다.동경미술학교 시절의 영향이 그대로 남아 정확한 형태감각과 아카데미즘에 기초한 엄격한 조형미를 보여준다.인물 주변에는 도자기를 두어 구성의 균형을 이루었다.그는 50여 년간 도자기와 꽃을 중심으로 정물을 즐겨 그리기도 했다.호를 ‘도자(陶瓷)의 샘’인 도천으로 지을 만큼 도자기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그는 조선백자의 소박하고 부드러운 선과 색채를 소재로 한 정물화를 좋아했다.꽃 중에는 라일락을 즐겨 그렸는데 백자와 같이 오묘하고 부드럽고 은은한 빛깔 때문이었다. 문소영기자 symun@
  • ‘北核’파문/ 美 입장과 전망 - 한반도 ‘核겨울’ 오나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북한의 핵 개발 시인으로 북·미 관계가 급랭하는 가운데 한반도 주변 정세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부시 행정부는 ‘위기’라는 표현을 자제하면서 평화적인 해결을 추구한다고 밝혔지만 내부에선 강경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지난 12일간 언론에 비밀로 부치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만큼 부시 행정부 내부에선 격론이 일었다. 일단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을 감안,미국이 외교적 채널을 가동키로 결정했으나 대화를 바탕으로 한 대북 ‘당근책’은 공식 철회한 셈이다.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17일 밤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 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로 북한 주민을 도우려는 기존의 경제적·정치적 접근 방식을 추구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대화를 중단하겠다는 의미지만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 행정부의 입장을 감안하면 상당히 완곡한 표현이다. 북한의 예기치 못한 태도에 부시 행정부 역시 신중한 모습을 보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무엇보다도 북한의 속셈을 정확히 간파하기가 쉽지 않다.북한을거칠게 다루지 말라는 평양의 반발성 ‘메시지’인지 아니면 과거처럼 핵 문제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전략인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게다가 이라크 공격에 초점을 맞추던 부시 행정부로서는 북한에 정면 대응하는 데 군사·외교적으로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있다. 북한을 상대로 한 전선은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희생을 전제로 해야하는데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적 관계를 감안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북한의 핵 개발이 어느 수준에 다다랐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다만 1994년 북·미간에 맺은 제네바 핵합의가 사실상 파기됨으로써 북한의 핵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한반도 주변의 세력균형에는 커다란 균열이 생기게 됐다.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 3∼5일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은 핵개발 시인과 함께 북·미간 핵합의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숀 매코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핵 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제네바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북한이 즉각 기본합의에 충실하지 않으면 북한에 대한 경수로 지원과 중유 공급이 중단될 것을 암시한다.특히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북한은 핵 무기뿐 아니라 ‘더 강력한 무기’도 이미 개발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핵 합의를 위반하고도 ‘사과’ 대신 ‘도발적’ 표현으로 일관했다.‘더 강력한 무기’ 운운한 강 부상의 말은 생물·화학무기를 이미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미국은 존 볼튼 국무부 차관과 켈리차관보를 다시 도쿄와 서울,베이징 등으로 보내 외교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한때 거론된 ‘한반도 위기설’이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워싱턴 외교소식통도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제네바 핵합의 때 그랬던 것처럼 북한이 핵 프로그램 등을 스스로 밝혀 향후 미국과의 안보 협상에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북한의 솔직한 협상 방식으로,위기이자 기회라는 미 언론의 지적도 잇따른다. mip@
  • 아무도 못잡는 ‘아무나 저격수’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워싱턴 일대의 연쇄 살인사건을 수사중인 경찰 당국은 12일 밤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흰색 박스형 트럭의 사진을 공개했다.지난 2일 첫 희생자가 나온 이래 경찰이 범행과 관련된 단서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러나 용의자가 아닌 목격자의 진술에 근거한 차량에 불과,경찰의 수사는 이렇다 할 진전이 없음을 반영했다. 지금까지 스나이퍼(저격수)에 의한 희생자는 11일 버지니아 프레데릭스버그의 한 주유소에 숨진 50대의 사업가를 포함해 사망 8명,중상 2명이다.그러나 사건 발생 10일이 넘도록 살인범의 용모나 범행 동기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범인이 남성인지 여성인지조차 분명치 않다.확보한 증거로는 사건현장인 중학교 주변 숲에서 찾은 범인의 메모와 탄피,탄환 등이 전부다. 점치는 카드에 적힌 메모에는 “나는 신이다.”라고 쓰여 있으나 필적 조회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이 트럭을 현상수배했으나 앞서 쫓던 흰색 밴과의 관계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용의자를 심문하는 과정에서금발 남성을 찾는 게 알려졌으나 수사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영화 속과 달리 범인의 흔적조차 찾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무엇보다도 희생자 사이의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예컨대 영화 속에서는 짧은 치마를 입은 빨강머리의 여성들이 타깃이라면 수사망은 성탐닉자들로 좁혀진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인종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있다.게다가 탈출로 확보를 위해 고속도로 주변의 주유소를 집중적으로 노리는 용의주도함까지 엿보인다. 범행도 출퇴근 시간대를 갓 벗어난 시점에 일어난다.전문가들은 사람들의 긴장이 풀리는 시간대라고 말한다.인적이 드문,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희생자를 찾다가 한 발의 총알로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난다면 이들을 분간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범인이 2명이라면 정신병자의 소행일 가능성은 적다.정신병자는 단독범일 경우가 많다고 한다.현상금을 50만달러로 올렸지만 범인들이 실수를 하지 않거나 결정적 제보가 없으면 사상 유례없는 스나이퍼 공포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mip@
  • 신의주특구장관 하마평 무성/ 北, 박태준씨에 제의설

    북한 신의주특별행정구 양빈(楊斌) 장관의 후임으로 박태준(朴泰俊·75) 전 총리 발탁설이 나오는 등 양빈 구속 이후 신의주특구 장관 임명을 두고 국내외에서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북한이 최근 박 전 총리에게 장관직을 제의했다는 일부 관측과 관련,박 전 총리측은 11일 이를 부인했다. 북한이 박 전 총리에게 장관직을 제의했다는 설이 나오는 배경에는 신의주특구의 성공을 위해선 한국자본 유치가 절대적인 데다,박 전 총리가 대표적 일본통이고,중국측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데 있다.또 행정능력과 ‘포철(현 포스코) 신화의 주인공’으로 경영능력까지 구비,북측이 ‘외국자본 유치와 특구 행정질서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그를 선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이다.국정원 고위관계자는 “동명이인일 가능성까지 감안,조선족은 물론 북한 내 다른 사람의 이름까지 확인해 봤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 한 당국자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면서 “양빈 장관이 조사받는 상황에서 북한이 박씨에게 그런 제의를 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고향인 경남 양산에서 요양 중인 박 전 총리는 비서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무슨 소리냐.뚱딴지 같은 소리”라고 버럭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포스코의 전직 고위간부도 “박 전 회장의 보좌관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제의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설사 제의를 받더라도 수락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 전 총리는 올초 미국에서 폐에 생긴 3.2㎏ 크기의 물혹 제거수술을 받고 지난 5월 귀국,경남 양산에 머물며 대외활동을 자제해왔다.박 전 총리 외에 거명되고 있는 유력 인사로는 재미동포 사업가인 이종문 앰벡스 벤처그룹 회장,이탈리아 기업가 카를로 바에리 등에서부터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의 이복동생 김평일 전 폴란드 대사,연형묵 국방위원회 위원 등 내부 인사까지 다양하다. 만의 하나 박 전 총리 등 남한 인사가 신의주특구 장관직을 맡을 경우 국내법과의 저촉 문제가 발생한다.특구 기본법에는 특구 장관이 ‘신의주 주민이어야 한다.’고 돼 있고,‘북한과 신의주특구에 충실하겠다는 선서를 해야한다.’는 조항도 있기 때문이다.북한 국적 취득과정에서 국가보안법 저촉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기본법에 명시된 신의주 주민이 북한 주민을 일컫는 것인지,영주권 개념인지 분명치 않기 때문에 북측의 기본법 후속 조치와 향후 상황전개를 봐가며 ‘특별법 제정’ 여부 등 국내법 관련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시론] 기대 못미친 ‘생명윤리법’

    보건복지부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여러 시민단체 및 종교단체에서는 몇년 전부터 생명과학이 책임있는 윤리의식을 기초로 발전될 수 있기를 고대하면서 이 법안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해 왔지만 막상 입법예고된 법안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기대보다는 실망이 훨씬 더 크다.지금까지의 외침이 이런 식의 반향으로 되돌아 왔다는 데서 허탈감을 금할 수 없다.정부측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최초의 인간개체복제국가가 될지 모른다는 오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인간개체복제 금지 등의 법안 제정이시급했다고 하겠지만 법안이 당초 의도했던 생명윤리 및 안전의 확보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 필자는 법률안의 제목대로 ‘생명윤리 및 안전’이라는 차원에서 법안이 드러내고 있는 문제점들을 차례로 지적하고 싶다. 첫째,법률안의 목적이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제1조에서 언급하는 이 법률안의 목적이 생명윤리와 안전을 확보하는 것인지 생명과학기술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인지가 모호하게 표현됨으로써 생명윤리에 관한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생명과학의 발전을 위한 법으로 여겨질 소지가 많다. 둘째,법안은 그 실질적인 내용을 다루는 기구로서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구성을 명시하는데 이는 이 법안의 가장 큰 맹점이다.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자문’이라는 용어가 지닌 한계를 예상할 때 자문위원회가 심의하고 건의하는 내용이 언제나 대통령의 결정에 직접 작용할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순진한 발상이기 때문이다.이 위원회가 제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심의뿐만 아니라 명실공히 의결의 권한까지도 부여되는 국가생명윤리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셋째,법안은 지금까지 생명윤리와 관련하여 사회 각 분야에서 가장 큰 의견 차를 보여왔던 인간배아복제와 종간 체세포핵이식을 표면적으로는 금지하는 듯하면서도 예외규정으로 대통령이 이를 허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실로 놀라운 발상이다.이는 이 법안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인데 정부는 이를 예외규정으로 하여 논쟁을 피해가면서 실제로는 이를 허용하고 있는 셈이다.이 분야에서 제기되는 윤리문제,안전문제들이 매우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 연구를 어떻게 하면 허용할 수 있을까 하는 고심이 잘 드러나 있는 부분인 것 같다.그러나 인간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고또 그 안전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이 법안이 가지는 핵심적인 의미일진대 체세포핵이식에 의한 복제행위에 대한 대통령 허용이라는 예외규정은 당연히 삭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간배아의 생산과 이용에 관한 법률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인간배아가 마치 물건처럼 취급되는 느낌이다.질병의 치료라든가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 인간 생명체로서의 배아까지도 생물학적 재료로 삼을 수 있다는 논리가 매우 놀랍다.더욱이 이 법안은 생명체인 인간배아의 폐기에 대해서 장황하게 늘어놓으면서도 정작 인간배아의 보호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이 이 법안을 생명윤리에 관한 법률로서 받아들이기 더욱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모름지기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안은 제목 그대로 생명 존중과 보호를 위한 법이어야 한다.그런데이번에 입법예고된 법률안에서는 이러한 기본 정신을 찾아 볼 수가 없다.인간의 생명은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기보다는 하나의 도구로 전락시킴으로써 오히려 생명윤리를 거스르고 있다.인간배아는 그 자체로 생명이다.따라서 당연히 법으로 보호돼야 함에도,기존의 생명을 보존하고 치료하는 수단으로 삼는 것은 어떠한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자기 결정권이 없는 약한 생명에 대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일종의 폭력이며 기득권자의 횡포이다. 이동익 가톨릭대 교수 신부 명예논설위원
  • 北·日정상회담/ 美·中·러 반응

    ■美 -“北 핵사찰 성실이행 기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은 17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간의 북·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2003년 이후에도 미사일 발사실험을 계속 유예하고 ▲1994년 제네바 핵합의를 준수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까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북한에 대한 의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문제에 관심의 초점을 맞춰왔다.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하루 전인 16일 “일본이 북한 미사일과 관련,현명치 못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말로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었다. 미국은 ‘평양 공동선언’이 이같은 우려를 해소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며,앞으로 북한이 이날 공동선언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 나갈 지를 지켜보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검토해나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은 한편 북·일 양국이 다음달 수교교섭을 재기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하면서도 경제협력 방식으로 북한에 제공될 일본의 자금이 북한에서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감추지 않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는 17일 “고이즈미 총리의 평양 방문이 반세기간 이어져온 양국의 교착상태를 끝낼 것”이라고 논평했다. mip@ ■中 - “동북아 평화·안정에 도움”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은 17일 북·일 정상회담이 자국의 발전에 유리한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판단,환영과 지지의 뜻을 밝혔다. 쿵취안(孔泉)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환영과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히고 “중국 정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관계정상화를 이뤄 궁극적으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을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이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구축과 미·일 안보동맹을 강화할 빌미를 줘 중국의 안보·경제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왔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한반도 긴장완화가 동북아 안정은 물론 자국에도 도움이 된다며 북한에 줄기차게 한·미·일과의 대화를 촉구해온 까닭도 여기 있다. 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관계정상화는 물론 식민지배 배상에 따라 북한의 경제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북한 지원 부담을 덜어주고 북한 체제의 급격한 붕괴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북한의 호전된 경제상황은 최근 중국을 괴롭히고 있는 탈북자 문제도 완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언론이 이번 정상회담에 비상한 관심을 표명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관영 신화통신(新華通訊)은 이날 인터넷 신문에 정상회담 특집란을 개설,고이즈미 총리의 평양 도착 등 관련 기사를 상세히 보도했다.앞서 16일에는 ‘북·일관계를 개선하는 얼음을 깨는 여행’이라는 분석 기사를 싣고 “북·일정상회담은 동북아 지역 정세 동향에 관계되는긍정적이고 중요한 사건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khkim@ ■러 - “한반도 영향력확대 발판” 러시아는 17일 사상 첫 북·일 정상회담으로 양국이 다음달 수교교섭을 재개키로 합의한 데 대해 동북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첫걸음이라며 환영을 표시했다. 이는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러시아가 막후에서 상당부분 기여한 바가 있어 앞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제고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한반도 문제에 있어 소외돼 있던 러시아는 이번 정상회담이 러시아의 입장을 반영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바깥 세계와 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북한 개방정책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논평했다.그는 이어 “북·일 양국이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됐을 때 러시아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러시아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중재에 적극 나섰음을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루킨 국가 두마(하원) 부의장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간 일련의 정상회담 뒤 북한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할 수 있었다.이번 북·일 정상회담도 같은 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했다. 북·일 관계가 개선되면 러시아가 총력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계산도 러시아가 환영을 표하는 중요한 이유다. 박상숙기자 alex@
  • [시론] 아시안 게임과 인공기 게양

    이번 부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북한 인공기가 공식적으로 게양되었다.또한 경기장 내에서도 인공기 사용이 제한적으로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부 단체에서는 ‘태극기 수호 궐기대회’를 통해 인공기 사용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또 다른 편에서는 인공기 사용을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인공기 게양 문제는 그간의 남북관계의 진전 과정에서 몇 차례 불거져 나온 적이 있다.1995년 북한에 쌀을 수송하던 시아펙스호가 북한의 강요로 인공기를 게양하여,대북 쌀지원이 중단된 적이 있다.또한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국내 여러 대학에서 태극기와 인공기를 게양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인공기 문제는 과거의 사건들과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먼저,이번에는 우리 측이 인공기를 게양하는 것은 아니고,북한 측의 인공기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다. 북한이 유엔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에 이미 가입했으며,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는 엄연한 정치적 실체라는 점을 감안할 때,이는 너무도 당연한 조치이다. 일부에서 북한의 인공기 사용 권한마저 문제 삼는 것은 자기만 인정하고 남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국제관계에서 국가간 관계의 발전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 주는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다.남북관계도 예외는 아니다.남북한이 서로 대화하고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우리 국민이나 응원단의 인공기 사용 문제이다.현재 정부의 방침은 부산아시안게임 중 경기장 내에서 북한측 응원단(조총련계 포함)의 소형 인공기 사용만 허용한다는 것이다. 내국인이나 내국인 북한팀 서포터스가 인공기를 사용하여 응원할 경우,국가보안법 제7조의 적용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다.또한 인터넷 상에서 ‘사이버 인공기’를 통한 응원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많은 국민이나 네티즌들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과연 스포츠 경기에서 인공기를 사용하여 북한팀을 응원하는 것이 북한을 찬양하고 고무하는 것인가. 통일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2.9%가 아시안게임 때 인공기 게양과 인공기 응원을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그중의 상당수(25.3%)는 전면 허용을,그리고 나머지(37.6%)는 제한적 허용을 의미했다.여기서 제한적 허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치 않지만,정부의 이번 조치보다는 덜 제한적인 조치를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이 높다.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두고도 현재 논란이 많다.그러나 폐지는 차치하더라도,국가보안법의 적용에 있어서 보다 신중함이 요구된다.남북정상이 만나고,남북한간 사회,경제,스포츠 등 각종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국가보안법의 지나친 확대 적용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사실 현행 국가보안법의 제1조에서도 이 법의 해석은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한다는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함을 명시하고 있다.이를 확대 해석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아시안게임에서 우리 국민들이 인공기를 사용하여 북한팀을 응원하는 것이 과연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지 다시 한번 자문해 볼 일이다. 김 욱 배재대 교수 정치학
  • [9·11 테러 1주년] (하)테러 이후 재편되는 국제사회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며 드러난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동은 아랍권의 반발뿐 아니라 서방 동맹권 내에서도 적지않은 분열상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로의 확전을 둘러싼 부시 행정부의 무력사용 의지는 영국·독일을 비롯한 유럽국들의 비판을 불러,향후 미국의 운신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9·11테러 직후 ‘문명에 대한 테러’를 응징한다는 명분 아래 아프간전에 동참했던 동맹국들로 하여금 미국에 등을 돌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비판받는 힘의 논리- 테러 이후 미국 외교의 최대 목표는 테러전 승리와 미국 영토 수호였다.이를 위해 부시 대통령은 적과 동지를 2분법적으로 가르는 부시 독트린을 천명했다.‘적의 응징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는 적’이라는 도식을 강요했고,더 나아가 대량살상파괴무기를 개발하는 이라크와 북한·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프간과 이라크는 경우가 달랐다.많은 나라들이 아프간전 이후 이라크를 확전 대상으로 삼은 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미국은 아직 이라크가 알 카에다와 연계됐다는 확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딕 체니 부통령,콜린파월 국무장관 등이 각국의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 뛰고 있지만 유엔 차원의 승인을 먼저 얻어내야 한다는 반대론에 부딪히고 있다.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이라크를 공격하기 전 유엔의 동의를 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흔들리는 연대- 아프간전쟁이 진행될 때 미국은 탈냉전시대의 유일한 초강대국 입지를 확고히 하는 것처럼 보였다.테러 응징이라는 명분에 동참한 러시아는 중동 곳곳에 기지를 건설하는 미국을 못본 척했고 아프간전을 수행하며 중앙아시아에 미군 병력이 주둔하는 것까지 허용했다.중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아프간전쟁이 막을 내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미국은 곧바로 이라크로의 확전을 천명했다.그러나 미국이 추구하는 대테러전 확전의 목표와 명분이 분명치 않은 데다 미국의 지나친 일방주의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테러직후 테러 응징에 동참하며 미국과의 신밀월시대를 연 러시아는 이라크에 대한 공격 계획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러시아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려 들면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확고한 것으로 보이던 서방세계의 단합에 균열이 생긴 배경에는 탈냉전 이후 각국의 외교정책이 실리외교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걸프전 때 미군을 도왔다가 아랍국가들로부터 따돌림당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군 주둔을 용납치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이라크에 접근하고 있다.걸프전 때 든든한 우방이었던 시리아와 이집트가 반미 연대로 돌아섰다.전통적 온건국가인 요르단과 미해군 5함대 기지가 있는 전략 요충국 바레인까지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고 있다. 이렇듯 9·11테러 1주년을 맞으며 테러 응징을 명분으로 뭉쳤던 미국 중심의 연대에는 곳곳에 금이 가고 있다.알 카에다라는 분명한 목표가 사라지면서 누가 우군인지에 대한 개념도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공화당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이라크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이라크 공격 신중히”파월등 온건파 공세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이라크에 유엔 무기사찰단의 입국을 허용,무기사찰을 재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파월 장관은 또 이라크 공격의 필요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토론을 촉구하기도 했다. 파월 장관은 1일 영국 B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라크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국제사회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라크가 제기하는 위협의 실체가 무엇인지 분명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파월 장관은 이라크 공격이 진짜로 필요한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를 방문해 이라크의 무기 개발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첫 단계 조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 장관의 발언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을 지체없이 감행해야 한다고 말한 딕 체니 부통령의 발언이나 시종일관 이라크 공격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주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이같은 파월 장관의발언이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온건파의 반격을 알리는 신호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그러나 이날 척 헤이글과 리처드 루가 상원의원,밥 돌 전 상원의원,로런스 이글버거 전 국무장관 등 공화당 내 유력인사들이 일제히 미 언론들을 통해 이라크 공격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신중한 결정을 촉구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헤이글 상원의원은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위협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선제공격에 앞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수순이라며 성급한 공격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이글버거 전장관도 이라크 공격을 둘러싸고 행정부 내에 분명한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미 행정부 내에서조차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 사안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이라크에 대한 공격 여부를 결정하려면 국제사회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오는 7일 이와 관련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러시아의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은 2일 모스크바에서 이라크의 나지 사브리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미국의 어떠한 군사행동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미 국민들도 대체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지난달 22∼25일 성인 13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가 대(對)이라크 군사행동에 찬성했다.그러나 군사행동을 지지하는 사람의 61%는 국제사회가 지지할 경우에만 이라크를 공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mip@
  • 민주 ‘노무현 신당’ 선회

    통합신당을 추진해온 민주당 신당추진위(위원장 金令培)가 9월로 들어서면서 ‘노무현(盧武鉉) 신당’의 신장개업 쪽으로 급격히 방향전환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이한동(李漢東) 의원 등 거물급을 영입,통합신당을 만들어 노 후보와 재경선을 해보려던 시도가 정 의원의 독자신당 추진으로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인제(李仁濟) 의원 계열 등 소위 반노(反盧)진영의 제3신당 추진력도 크게 떨어져 신장개업을 촉진하는 양상이다. 당 핵심 관계자들의 언급도 이런 방향을 예고한다.김영배 신당추진위원장은 최근 “이달 15일까지 통합신당이 안되겠다고 판단되면 안된다는 선언을 할 것”이라고 잇따라 밝히고 있다. 문희상(文喜相) 대선기획단장도 당헌규정을 들어 추석 연휴전 선거대책위원장을 임명한 뒤 오는 26일 이전에 선대위를 구성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천명했지만 반노측의 반발은 없다. 당 분위기도 급변하고 있다.노후보측이 개혁신당으로 탈바꿈하려 하지만 반노세력의 이의제기 목소리는 이전과 달리 미약하다.비노(非盧)진영도 대안 부재론을 들며 노 후보 지지로 선회하는 기류다.태도가 분명치 않았던 한화갑(韓和甲) 대표측도 노 후보 지지를 굳혀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기류에 따라 민주당이 일단 재창당 수준으로 신장개업을 한 뒤 정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과 대선 막판 여론지지율 변화 등을 반영,당대당 통합이나 연합 등 ‘빅딜’을 모색하는 게 현실적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추석 연휴 이후의 민심추이에 따른 향후 여론지지율 변화,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병풍(兵風)정국 돌파 여부 등이 복잡하게 얽혀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의 운명이 갈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송석찬(宋錫贊) 의원 등 반노파 일부가 노무현 신당 방침에 반발,“백지 신당논의는 기득권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노 후보 사퇴 촉구 서명돌입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이춘규기자 taein@
  • 장대환총리 인사청문회/ 남은 의혹들-회사보증 대출금 이자 안내

    장대환(張大煥) 총리 서리는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나름대로 미리 준비한 답변을 하며 자신에게 쏠려 있는 각종 의혹들에 대한 진화를 시도했다.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구입 등 일부 사안의 경우 세간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크게 미흡하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 관련- 서울 도봉동과 전북 김제,충남 당진,제주 서귀포 등에 보유하고 있는 농지와 임야 등에 대해 외조모와 장모 등으로부터 물려받았거나 노후생활을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투기를 목적으로 구입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해명했다.문제의 부동산을 구입한 뒤 사고 팔지도 않았다며 근거도 제시했다. 하지만 부동산 구입이 투기 붐이 일던 지난 80년대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데다 대부분의 투기 관련 의혹을 장모 등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이와 함께 증여받았다는 부동산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실을 사실상 인정,증여세 탈루가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특혜 대출- 매일경제 사장 재직시 부인 정현희(鄭賢姬)씨와 함께 우리은행에서 39억여원을 대출받고,회사에서도 23억 9000만원을 빌린 사실과 관련,“우리은행 대출은 부동산을 담보로,회사 돈에 대해서는 가지급금 형태로 빌렸다.”고 밝혔다.이 과정에서 “회사 이사회의 승인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존 대출 관행으로 볼 때 개인 대출 액수로 39억원은 너무 큰 규모인 데다 회사돈 대출금 23억여원에 대한 이자도 단 한 푼도 내지 않아 해명치고는 설득력이 대단히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산신고 누락- 장 서리는 공직자 재산신고를 처음 해 본 데다,준비시간도 이틀에 불과해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하지만 청문위원들의 지적처럼 5억원이 넘는 임대 보증금과 매월 500만원씩 빠져나가는 저축성보험 등이 신고에서 빠진 데 대한 해명으로는 아무래도 궁색하다는 지적이다.12명 공동 소유라곤 하지만 자신이 대표 등기자인데도 불구하고 경기도 가평 별장이 신고에서 빠진 것 또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책/ 애 키우는 아빠들 시시콜콜한 이야기, 아빠 뭐해?

    남자들끼리 군대갔다온 얘기,여자들끼리 애낳는 얘기를 시작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끝도 없다.반면 여자는 남자들 군대얘기를,남자는 여자들 애낳은 얘기를 처음엔 시큰둥하다가 조금 지나면 지루해하고 결국 “그 얘기 그만하면 안돼?”로 끝나게 마련이다. 그런데 남자들이,그것도 무더기로 아내 애낳던 상황과 애키우는 얘기를 실황 중계하고 있다.어떻게 이해해야 하나.그들은 ‘변종 남성’이거나 ‘돌연변이 아빠’일까. ‘아빠 뭐해?’는 제 아버지와 다르게 살고 싶은 열여섯명의 ‘아빠’들이 애키우는 얘기를 시시콜콜하게,스스럼없이 털어놓은 육아 경험담이다.참여한 아빠들의 이력서를 살펴보자. 신문사에 돌연 육아휴직(신문사 사상 최초)을 내고 휴직기간에 아이 기저귀를 빨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신문기자 권복기씨.주말부부로 아이를 맡아키우며 매일 도시락 반찬거리를 걱정한 방송기자 변상욱씨,돈벌이는 아내에게 맡기고 쌍둥이를 키우며 아이 공부지도를 하는 문필가 방대수씨,이제 막아빠가 돼 육아분담과 가사분담에 가슴을 태우는 프리랜서 문화기획자 안이영로씨 등등. 맞벌이로 100일도 안된 아기를 안고 눈물·콧물이 뒤섞여 처가로 본가로 뛰어다녀본 부부들.그들이 보기에 이 책 어느 한 대목도 눈물의 웅덩이이고 고통의 지뢰밭이 아닌 곳이 없다.권복기씨는 ‘맹수는 모여 살지 않는다.’는 글에서 맞벌이 부부 덕분에 이산가족으로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맹수라 모여 살지 않는 것인지,제각각 살다 보니 맹수가 되어가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분명한 건 제각각 산다는 것과 맹수가 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결국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육아를 위해 퇴직하지 않으면 안되는 2002년 한국의 현실 앞에서는 참담하기도 하다. 사실 이 책은 올 초에 이프가 펴낸 ‘엄마 없어서 슬펐니?’의 대구다.‘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열한 명의 선배 엄마가 쓴 희망의 육아보고서’인 그책은 맞벌이 엄마들로서는 눈물없이 읽을 수 없는 감동의 드라마였는데,그때 문득 생겨난 분노어린 의문 하나.“내가 애랑 놀이방이며 탁아방으로 종종 걸음치고,맡긴 아이를 찾아가기 위해 일터에서 마음 졸이고 눈치볼 때,애아빠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어? 엉!” 남성들이 어떻게 아빠가 되어가는가,부성이 존재는 하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학습하지 않으면,육아의 책임을 떠맡지 않으면 ‘아빠+부성’이라는 화학적 반응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결혼을 앞둔 총각이나 좋은 아빠가 되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를 가진 초보아빠는 물론이고,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것이라고 굳게 믿는 아빠는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맞벌이 부부의 육아문제에 거의 맹인과 다름없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관계자들도 꼭 읽었으면 좋겠다.9000원. 문소영기자 sy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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