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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김정은과 ‘조건없는 만남’ 서두르는 아베, 대체 왜?

    北김정은과 ‘조건없는 만남’ 서두르는 아베, 대체 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 성사에 전에 없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부쩍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만남’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산케이신문 인터뷰를 통해 “조건 없이 김 위원장을 만나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4일에는 교도통신이 “아베 총리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더라도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그의 이런 태도 변화에는 북미 교착을 틈타 일본의 역할을 확대해 보려는 노림수와 자신의 외교분야 성과에 대한 조급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결렬을 중대한 호기로 활용하려 들고 있다. 북미 관계가 나쁠 때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것은 일본 외교의 기본전술 중 하나다. 북한 역시 미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면 일본으로 고개를 돌리기 쉬워진다. 앞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선언까지 채택하게 된 데는 북미 간 극한대립이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방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적극적인 대북 접촉에 대해 일정수준 양해를 구했을 것으로 일본 외교가는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언젠가 아베 총리와도 만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는 보도(5일 교도통신)대로라면 이것이 아베 총리에게 커다란 동기 부여가 됐을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정권의 명운이 걸린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가장 잘한다고 주장해온 외교 분야에서 궁지에 몰려 있다. 우선 “빼앗겼던 우리 땅을 내가 되찾아왔다”고 국민들에게 과시할 요량으로 급하게 착수했던 러시아와의 남쿠릴열도 4개섬(일본 명칭 북방영토) 반환 협상은 답보 상태에 있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지나치게 안이한 인식을 가졌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본 내에서 나온다. 국내외에서 ‘굴욕적’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사건건 맞춰주고 매달려 왔지만, 무역협상 등에서 연속으로 세게 뒤통수를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에는 미일 단독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5월 말 일본 방문 때 새 무역협정에 서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해 아베 총리를 놀래키기도 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이 발언에 아베 총리는 순간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아베 총리는 시장개방에 따른 선거 악영향을 감안해 협상 타결을 선거 이후로 미룰 생각을 갖고 있다.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의 기술’을 알지는 모르지만 ‘아첨의 기술’에 관한 한 아베 총리가 한 수 위”라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아베 총리가 친밀한 개인 관계 덕분에 어떤 부분을 얻어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 외교가 관계자는 “김 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만남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납치문제 해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를 낮추면서 북일 정상이 만났다는 것 자체에 외교적 성과의 포커스를 맞추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경찰 ‘물대포’ 사과 없어… 위법 한순간, 그 단죄는 오랜 시간 걸려”

    “경찰 ‘물대포’ 사과 없어… 위법 한순간, 그 단죄는 오랜 시간 걸려”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 때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고 백남기 농민 사건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경찰 지휘부와 살수 요원을 상대로 한 형사 재판은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2015년 12월 경찰 살수차 운용 지침과 직사 살수가 위헌이라고 제기한 헌법소원도 아직 결론이 안 났다. 위법적 행위는 한순간에 일어나지만 법적으로 잘못했다는 걸 인정받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하는 사법 시스템에 대해 고인의 장녀 백도라지(37)씨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피해자의 피해가 가중되고, 가해자들만 득을 보는 것 같다”면서 “너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백씨는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상급자보다 실제 업무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는 이 시스템이 “진정으로 공정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청장은 불기소 처분을 받고, 서울경찰청장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것에 대한 우회적 비판인 셈이다. 다음은 백씨와의 일문일답.-벌써 3년 반이 흘렀다. 어떤 게 가장 힘들었나.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는 병원에 누워 계신 거였고, 지금은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 그 외의 것들은 다 하찮게 느껴진다. 악플도 고통으로 다가오지 않더라. 일부러 (악플을) 찾아보지도 않았고. 아버지 부재에 비하면 너무 하찮지 않나. 어쨌든 저희 가족은 국가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큰 사건을 겪은 분들이 그렇듯 트라우마도 있을 것 같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려고 할 즈음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걸 겪었다. 어떤 일에 대해 ‘좋다’라고 말 할 수 있는데 ‘왜 좋은 건지’ 설명이 안 됐다. 문장을 복문으로 쓸 수가 없고 단문만 가능했다.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면서 글을 만진 사람인데 문장 완성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보고 ‘어? 나 좀 이상한데?’라고 생각했다. 모든 걸 언어화하면 괴로우니까 그랬던 게 아니었나 싶다.” -그동안 주변의 시선은 어땠는지. “심경을 물어보는 분이 많았다. ‘이만큼 슬퍼요’라는 대답을 바라는 것처럼. 피해자는 늘 슬픔에 잠겨 있을 것이란 시선이 굉장히 만연해 있는데,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극복하고 있다. 저 또한 피해자다움에 갇혀 살고 싶지 않다. 그런 프레임을 다른 사람에게 씌우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그 사건 이후 삶이 달라졌을 것 같다. “얼마 전 세월호 책 낭독회에 고 김용균(태안화력발전소 산재 사망자)씨 어머니가 오신다고 해서 낭독회에 간 적이 있다. 거기서 어머니를 뵈었는데 어머니 얼굴에서 그때 당시 제 얼굴이 보였다. 넋이 나가 있는데 애써서 붙잡고 있는 모습이라고 해야 되나. 제가 아버지 일 닥쳤을 때도 운 적이 없었는데 어머니께 인사드리면서 통곡했다. 그 와중에도 어머니는 ‘생활은 어떻게 하느냐’고 제 걱정을 하더라. 억장이 무너졌다.” -그날로 돌아가보자. 아버지가 서울 올라오신 걸 알고 있었나. “그때 큰 집회가 열린다는 건 알았지만 아버지가 오실 거란 얘기는 못 들었다. 그날 저녁 어머니로부터 연락받고 서울대병원 가면서도 연세가 있으시니까 다친 정도로만 알았지, 그렇게 의식이 없는 상태인 줄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응급의학과 의사가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아버지 안 돌아오신다고 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수술 불가능하다고 했던 병원이 말을 바꿨다. “갑자기 중환자실로 들어오라고 하더라. 갔더니 등산복 차림의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가 있었다. 백 교수는 수술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만약 수술 안 한다고 했으면 저희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했을 거다. 수술 했으면 아버지 살았을 거라면서.” -수술 이후 317일간 병원에 계셨다. “그날 돌아가셨으면 정말 한이 맺혔을 거다. 어쨌든 열 달 동안 계시다 돌아가셨지 않나. 그건 너무 감사한 일이다. 병원에서 아버지 사망진단서에 ‘병사’로 기재한 것에 대해 사과하러 온 날, 병원 측에도 아버지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늘려준 점에 대해선 감사하다고 했다.” -병원에 계실 때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는지. “병원 직원은 아닌 것 같고, 매일 와 있는 사람들(경찰 정보관)이 있었다. 병원에서 아버지 상태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 투쟁본부에도 알려드리는데 제가 전화하기 전에 이미 정보관들한테 ‘어르신 안 좋으시다면서요?’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하더라. 저보다 경찰이 먼저 알고 있던 거다.” -당시 경찰 지휘부 찾아왔나. “한 번은 정보관 통해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이 오겠다고 하더라. 아마 퇴임 전이었을 거다. 그래서 사과하러 올 게 아니면 안 오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진짜 안 왔다. 사과하려는 게 아니었던 거지. 이후에도 안 왔다.” -아버지 돌아가신 뒤 부검 때문에 시끄러웠다. “검사가 와서는 가족들이 동의하지 않는 부검은 없을 거라고 얘기했다. 검시관이랑 같이 와서 보고는 외인사가 거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부검을 하면 몸을 헤집어 놓는데 뇌 부분도 안 건드릴 수 없잖아. 그러면 작별 인사를 해야 할 때 좋게 못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아 반대했다.” -그런데도 경찰은 부검에 집착했다. “집회 현장에서 아버지에게 일어난 일은 익명의 시민 중 한 명에게 발생한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 이후 벌어진 일은 아버지를 겨냥한 것이다. 당장 돌아가시지 못하게 연명치료하게 하고, 가족 감시하고, 개인 의료 정보를 유출해 청와대에 보고하고, 심지어 부검까지 하려고 했다.” -국가폭력은 당해본 사람만 알 것 같다. “과거에는 국가폭력이 대대적, 공개적이었다면 지금은 은밀하다. 정보기술도 발달했고. 아버지에 대해서도 생전에 잘못한 게 있는지 뒤져보지 않았을까. 폭력시위자로만 나오고, 공권력이니까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것도 쉽고. 정보도 선택적으로 증폭시킬 수도 있지 않나.” -정권이 바뀌면서 큰 변화는. “경찰이다. 문재인 정부가 경찰에 쇄신 요구했잖아. 저라면 하루아침에 얼굴 싹 바꿔서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은데, 경찰은 하더라. 청장은 바뀌지 않았는데 박근혜 정부 때와 문재인 정부 때 하는 행동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부검 밀어붙일 때는 언제고, 경찰청에서 ‘원격 사과’했더라.” -직사 살수 헌법소원 청구했다. 위헌이 나오면 달라질까. “경찰 차벽도 위헌(2011년)이라고 나왔지만 경찰은 계속 차벽 세운다. 약간씩 틈을 벌려놓을 뿐이지, 완전히 막은 게 아니다. 최루탄을 쓰지 않는 것처럼 물대포가 사람의 생명 위협한다는 게 증명됐으니까 없애야 한다. 완전 퇴출. 여지를 주면 안 된다.” -지난해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서 경찰청에 유족 사과를 권고했다. 사과했나. “국가 차원에서 이낙연 총리가 사과했지만 경찰은 아직 없다. 경찰이 관련자 내부 징계하고 물대포 퇴출한 뒤 사과하겠다고 하면 오라고 할텐데, 그렇지 않으면 만나고 싶지 않다. 경찰은 권고를 받아들여 사과했다고 하고 싶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사진 찍히고 싶지 않다.” -일련의 과정을 정리할 계획은. “정리를 해야 되면 하겠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다. 가해자들보다 더 잘 살아야지 하는 다짐은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트럼프, 아베와 ‘골프 밀월’ 뒤 무역협상 뒤통수…한국엔 또 방위비 압박 “내년에 더 요구할 것”

    트럼프, 아베와 ‘골프 밀월’ 뒤 무역협상 뒤통수…한국엔 또 방위비 압박 “내년에 더 요구할 것”

    전날 멜라니아 생일, 아베 부부 환대 회담전 “새달 방일 때 새 협정” 강공 “韓, 전화 한 통에 5억弗 이상 내기로” 위스콘신 집회서 방위비 문제 언급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27일(현지시간) 1박 2일을 함께하며 이른바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부인 멜라니아의 생일파티에까지 초대하며 ‘절친’ 분위기 연출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환대의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깜짝 놀랄 만한 청구서를 내밀었다. 양국 최대 현안인 무역협상을 앞으로 한 달 이내에 마무리하자고 압박했다. 더불어 한국을 겨냥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6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 비핵화 공조와 미일 무역협상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아베 총리 부부를 부인 멜라니아의 49회 생일파티에 초대했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는 멜라니아에게 차와 찻잔 세트를 선물했다. 두 정상은 이어 27일 오전에는 버지니아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함께 쳤다. 이들의 동반 골프는 네 번째다. AFP통신은 골프 회동에 대해 ‘브로맨스’라는 표현을 썼다.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의 기술’을 알지는 모르지만 ‘아첨의 기술’에 관한 한 아베 총리가 한 수 위”라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아베 총리가 친밀한 개인 관계 덕분에 어떤 부분을 얻어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이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친분 관계를 무색하게 하는 특유의 강공전술을 구사했다. 26일 단독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자단에 “오는 5월 말 일본 방문 때 새 무역협정에 서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자국산 물품과 서비스에 대한 일본의 시장개방 확대를 골자로 하는 무역협상을 1개월 안에 끝낼 심산을 밝힌 것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이 발언에 아베 총리는 순간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아베 총리는 시장개방에 따른 선거 악영향을 감안해 협상 타결을 선거 이후로 미룰 생각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귀국길에 오르자마자 좀더 직접적인 압박을 가했다. 28일 NHK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지지자들이 모인 집회에 참석해 “일본은 낮은 관세로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면서도 미국이 수출하고 싶어 하는 농산물은 사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그는 “아베 총리는 가까운 친구이지만, 일본과의 사이에서는 수십년에 걸쳐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아베 총리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일본과 새로운 무역협상을 하고 있는데 아베 총리가 꼭 공정하게 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방위비 문제를 또다시 언급하며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독박을 쓰며 세계를 지키고 있다”면서 “어느 나라인지 말은 않겠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지켜주는 데 매년 50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 나라에 전화해 ‘45억 달러를 손해 보는 일은 미친 짓이며 더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더니 그쪽 사람이 매우 당황해하며 ‘이건 공평하지 않다’고 응수해 나는 ‘당연히 공평하다’고 답했다”면서 “그러자 상대는 ‘예산이 이미 정해져 있어 5억 달러밖에 더 못 주겠다’고 했다. 난 더 원한다고 했고 그들은 5억 달러 이상을 내기로 했다. 전화 한 통에”라고 말하며 자화자찬했다. 이어 “예산 문제는 이해하지만 내년엔 더 많이 요구할 것이고 당신들은 지불해야 한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각료회의에서 한국을 명시하며 비슷한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도 우리나라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도 우리나라가 5억 달러를 더 지불하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으나, 양국이 앞서 올해 적용되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지난해보다 787억원(8.2%) 인상한 1조 389억원으로 합의한 것과는 차이가 있어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미국 측 지출이나 한국의 분담금 인상액 등을 부풀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올해 초 한미 양국이 합의한 10차 분담금 협정은 2019년에만 적용되는 1년짜리로 내년 이후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은 다시 협상해야 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무상급식·미세먼지 등 33조 소요… 부산·인천·충북 3곳만 SA등급

    무상급식·미세먼지 등 33조 소요… 부산·인천·충북 3곳만 SA등급

    서울신문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22일 17개 시도 교육감의 공약을 종합 분석한 결과 총 1075개 공약을 이행하려면 총 33조원 규모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정 대부분은 무상급식·무상교육 확대 등 보편적 교육복지 확대에 집중돼 있다. 또 미세먼지 저감 시설 확대와 내진 시설 확충 공약에도 재원 투입이 집중됐다.공약의 재정 규모 순위는 경기(6조 7128억 400만원), 경남(5조 8664억 5800만원), 서울(3조 9532억 7000만원), 강원(2조 2598억 3000만원) 순이었다. 국비 규모는 인천(7555억 7600만원), 울산(2259억 9600만원), 충남(2086억 2700만원), 경남(2009억 6800만원) 순이다. 평가단은 세종, 경기, 강원, 충남, 전북, 경남, 제주가 공약 이행을 위한 대차대조표인 공약가계부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평가단은 또 “서울, 대구, 광주, 울산, 충남, 전남, 경북, 제주는 임기 내 완료하는 것인지 임기 이후에도 지속하는 사업인지 분명치 않고 모호했다”고 총평했다. 4년 임기 동안 공약 이행이 깜깜이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시도교육감 계획서의 전체 평균 총점은 68.73점으로 시도지사 평점 82.70보다 무려 13.97점이 낮다. 특히 평가단은 민주성·투명성 분야에서 100점 만점 기준으로 평균 61.32점에 그친 데 대해 “가장 민주적이고 투명해야 하는 교육 자치 행정이 여전히 교육 관련자만의 폐쇄적 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공약 완수에 모두 3조 9532억 7000만원이 필요한 서울(조희연 교육감)은 고교와 사립초등학교까지 친환경 무상급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립초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려면 총 6947억 6200만원의 재정이 투입되는데 전액 서울시 예산으로 공약을 추진한다. SA 등급을 받은 부산(김석준 교육감)은 개별사업 내용의 구체성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부산은 교실 석면 천장 교체 및 학교 내진 보강 공약을 완수하는 데 4182억 3300만원이 필요하다. 부산도 고교 무상교육, 공립 허브유치원 설립 등에 재정 대부분을 투입한다. 대구(강은희 교육감)는 중학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에 5902억 4400만원, 돌봄 수요 충족에 753억 800만원이 필요하다. 대구는 공약 이행 단계를 완료, 이행 후 계속 추진, 정상 추진, 일부 추진 등 세분화된 계획서를 작성해 호평을 받았다. 평가단은 SA 등급을 받은 인천(도성훈 교육감)의 공약계획서에 “기대효과, 공약총괄도표 및 관리체계 제시가 뛰어났고 개별사업 내용도 구체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인천은 과밀학급 해소, 고교 무상교육 등에 공약 재정을 집중 투입한다. 또 임기 내 남북 소년체전 인천 유치와 남북 수학여행 공약에는 1억 8400만원의 재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광주(장휘국 교육감)는 친환경 무상급식, 학급당 학생수 감축, 고교 무상교육, 석면 제거 및 운동장 위해 요소 철거 등 교육복지와 안전 확충에 가장 많은 재정을 투입한다. 대전(설동호 교육감)은 고교 무상급식, 체육관·체육교실 구축 확대, 내진 시설 투자 확대, 유치원 무상교육 확대 공약 순으로 재정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노옥희 교육감)은 학교 비정규직의 직고용에 831억 4300만원을 투입하는 공약이 눈에 띈다. 경기(이재정 교육감)는 민선 3기와 비교해 17개 교육청 중 공약 재정 규모가 가장 많이 늘었다. 지난 3기 재정은 1조 667억 6000만원이었으나 현재 재정은 6조 7128억 400만원이다. 강원(민병희 교육감)은 교육공무직 혁신 역량 강화 공약(1456억 6200만원)에 가장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충북(김병우 교육감) 역시 학교 비정규직 고용 안정 보장 및 정규직과의 차별 지속적 개선에 3963억 5400만원이 소요된다. 충남(김지철 교육감)은 고교 무상급식(2777억 3800만원)에 가장 많은 재원이 필요하고, 경북(임종식 교육감)은 고교 무상급식, 석면 제거, 내진 보강, 급식 질 확보 순으로 공약 재정을 계획했다. 제주(이석문 교육감)는 내진 보강과 석면 제거 조기 완료에 1069억 2900만원의 가장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내 마지막은 내가 정하고 싶다” 연명치료 거부 등록자 4배 급증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결정하기 위해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의향서 등록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11일 전북 전주시 보건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존엄사법’ 시행 이후 등록자가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 한 해 동안 922명이 등록했으나 올 들어서는 지난달 현재 995명으로 지난 1년 동안 등록자를 앞질렀다. 시행 첫해인 지난해 월평균 84명에 그쳤던 등록자가 올해는 331명으로 4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등록자의 90% 이상은 60세 이상이었고 여성이 70%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존엄사법’으로 불리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이 지난해 2월 시행되자 자연스러운 죽음에 이르는 길을 택하려는 사회적 공감대가 점차 확산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의미하게 연명하고 자식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기보다는 언젠가 맞이할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연명의료는 치료 효과 없이 환자의 생명만을 연장하기 위해 시도하는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 투석·항암제 투여 등을 말한다. 김경숙 전주시보건소장은 “‘잘 사는 것’ 못지않게 ‘잘 죽는 것’ 역시 중요하다”면서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가 점차 확산하면서 연명의료 결정제도가 정착돼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월드피플+] 일면식도 없는 소년에게 골수 주다 세상 떠난 교장

    [월드피플+] 일면식도 없는 소년에게 골수 주다 세상 떠난 교장

    일면식도 없는 프랑스 소년을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려던 미국 남성이 사망했다.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은 지난 8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웨스트필드고등학교 측이 이 학교 교장이었던 데릭 넬슨(44) 박사의 사망 소식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넬슨 박사는 지난 2월 뉴저지의 한 병원에서 조혈모세포 채취 중 심장마비에 걸렸으며 이후 한 달 넘게 혼수상태였다. 넬슨의 부친 윌리 넬슨(81)은 “우리는 지난 주말 아들의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가슴 아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넬슨 박사는 지난해 10월 골수 연결 비영리 단체 ‘비 더 매치’(Be the Match)에게서 프랑스에 있는 14세 소년과 조혈모세포가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1996년 델라웨어주립대학교 학부생이던 시절 헌혈과 동시에 골수 기증에 서약한 바 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웨스트필드고등학교 교장이 된 그에게 22년 전의 약속을 지킬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넬슨 교장은 당시 학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약간의 고통은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서 이 소년에게 골수를 기증할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20년 이상 육군 예비군으로 복무하면서 얻은 수면 무호흡증 때문에 전신마취는 불가능했고, 넬슨은 성분헌혈 방식으로 말초혈에서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증을 위한 검진 도중 그가 '겸상 적혈구 체질’(Sickle cell trait)이라는 질환이 있음이 밝혀졌고 말초혈조혈모세포 채취 역시 어려워졌다. 겸상세포질환으로도 불리는 '겸상 적혈구 체질'은 낫 혹은 초승달 모양을 한 끈적이는 적혈구가 다른 세포와 엉켜 혈액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질환이다. 결국 그는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 골수를 채취하기로 했고 이 과정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다. 넬슨의 부친은 “우리는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지 못한다”면서 “시술 후 아들은 그저 침대에 누워 있을 뿐이었다. 다시는 말을 하지 않았다. 아들이 깨어나기를 바랐지만 결국 이렇게 떠나보내게 됐다”고 슬퍼했다. 약혼녀와의 사이에서 6살짜리 딸도 낳은 넬슨은 일면식도 없는 프랑스 소년을 도우려다 영영 가족 곁을 떠나고 말았다. 넬슨의 조혈모세포는 채취 즉시 소년에게 이식하기 위해 프랑스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넬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학교 관계자와 학생들은 애도를 이어가고 있다. 학교 대변인은 “넬슨 박사는 친절과 연민, 성실함 그리고 끝없이 긍정적인 태도로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면서 “우리는 이 큰 손실을 함께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교 3학년인 마르셀라 아반스는 “훌륭하고 친근했던 교장 선생님이었다”면서 “누구 하나 선생님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반스는 “처음에는 누군가를 도우려다 돌아가셨다는 게 마음이 아팠지만, 지역 사회는 그를 존경하고 있다”고 조의를 표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기생충으로 인한 체중감량 효과 세계 최초 규명”…日연구팀

    “기생충으로 인한 체중감량 효과 세계 최초 규명”…日연구팀

    특정 기생충이 몸 속에서 체중 감량 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조모신문(군마현 기반 지역신문)은 10일 “군마대·국립감염증연구소 합동 연구팀이 체내에 특정 기생충이 서식하면 지방 연소가 촉진돼 살이 빠지기 쉬운 체질로 바뀐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전했다.조모신문은 “기생충에 의한 다이어트 효과는 그동안 속설로는 전해져 왔으나 과학적 근거는 분명치 않았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새로운 다이어트 보조제 등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의 과학잡지 ‘인펙션 앤드 이뮤니티’(감염과 면역) 전자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먹이를 많이 줘서 일부러 살을 찌운 쥐들을 이용해 4주간 장내 기생충 감염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기생충에 감염된 쥐들은 체중 증가가 억제돼 감염되지 않은 대조군 쥐들에 비해 평균 20% 정도 가벼웠다. 혈중 중성지방 수치도 낮았다.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먹이 섭취량이나 건강상태에 차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에너지 대사량의 차이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기생충이 생쥐의 장내에 사는 특정 세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세균의 작용으로 지방세포 내에 에너지 대사를 높이는 유전자가 많이 발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군마대 대학원 시모카와 지카코 준교수는 “어떤 물질이 작용해 기생충의 숙주에 체중감량을 발생시키는 지를 앞으로 확인해 나아갈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사람의 다이어트 보조제나 약품으로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열린세상] 북극의 오로라가 내는 신비한 소리의 비밀/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북극의 오로라가 내는 신비한 소리의 비밀/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오로라가 내는 신비한 소리를 들어 보셨나요? 오로라란 고위도 지역에서 초고층의 대기가 ‘천상의 커튼’처럼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현상을 말한다. 태양에서 쏟아져 나오는 전자와 양성자의 흐름이 지구의 대기와 부딪쳐서 생긴다. 남극권이나 북극권에서 이 입자들은 공기의 상층부와 충돌해 들뜨게 만든다. 넘치는 에너지는 빛의 형태로 방출된다. 특히 북극권의 오로라, 즉 북극광은 이따금 신비한 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해 왔다. 몇 해 전 핀란드 알토대학의 언터 레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소리를 녹음하고 생성 과정에 대한 설명을 제시한 것이 전부다. 영국의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지난 3일 레인의 탐구 과정을 소개한 특집을 실었다. “한 사나이가 30년간 북극광의 속삭이는 소리에 매혹됐다. 소리의 근원을 찾는 그의 연구는 이제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이야기는 다음처럼 전개된다. 1990년 어느 겨울 밤 언터 레인은 핀란드 북부의 외딴 마을에서 열리는 재즈 축제에 참석했다. 마을 바깥으로 나간 그는 고요 속에서 신비한 쉭쉭 소리를 들었다. 1999년 이곳을 다시 찾은 그는 또다시 같은 소리를 들었다. 그는 음향심리학을 연구 중이라 이 미스터리를 풀기에 좋은 위치에 있었다. 오로라를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다. 지상의 소음 탓이다. 하지만 과학 분야에는 300여년 전부터 기록이 전해온다. 1931년 이를 종합한 목록의 표현을 보자. “휙 하는 소리나 비단 치마가 내는 듯한 바스락거리는 소리”, “뜨거운 프라이팬에 베이컨 조각을 떨어뜨릴 때 나는 소리”, “한 무리의 새들이 가까이 날아가는 소리”…. 미국 알래스카대학의 더크 루머슈임 교수는 “기술적 장비로 녹음하거나 관측하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이런 소리를 설명할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 알려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아예 착각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오로라를 볼 때 생기는 환청이라거나 심지어 하나의 감각이 다른 영역의 감각을 일으키는 공감각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레인은 2000년 북극광을 연구하는 핀란드의 ‘소당킬라 지구물리 관측소’와 공동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목표는 오로라의 소리를 사상 처음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어려운 과제였다. 어떤 소리인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주변의 잡음을 모두 파악하고 걸러 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0년에 이르러 그의 팀은 오로라가 내는 소리를 녹음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소리는 공기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며, 높이는 100미터 이하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생기는 것일까? 레인은 코로나 방전 현상이 근원이라고 믿는다. 이는 도체 주위의 공기가 이온화되며 생기는 불꽃과 소리를 말한다. 고전압 전기장치 주변의 뾰족한 금속 물체 주위로 푸른 빛이 반짝이는 게 그런 예다. 여기에 필요한 전압을 만들어 내려면 많은 양의 음전하와 양전하를 매우 가까운 위치에 두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은 얼어붙은 대지가 그 바로 위의 공기를 차갑게 만드는 매우 고요한 저녁에 형성될 수 있다고 레인은 말했다. 그러면 높은 곳에는 따스한 공기가 층을 이루고 그 밑의 몇백 미터에 찬 공기가 갇혀 있는 대기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지표면 가까운 곳의 음이온은 이 같은 경계면, 즉 역전층의 아래쪽으로 올라가지만 이를 뚫고 올라가지는 못한다. 그동안 양이온은 역전층 위쪽에 모인다. 양전하와 음전하의 이 같은 전위차는 그 자체로 크지만 오로라에 의해서 더욱 커진다. 그 결과 갑자기 코로나 방전이 일어난다. 자외선 복사와 자기장 펄스, 그리고 소리를 내뿜는 것이다. 이 이론은 어째서 특정한 날씨 조건일 때만 소리가 발생하느냐를 설명해 준다. 역전층이 없으면 소리도 없다. “레인이 제시하는 메커니즘은 매우 그럴듯하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의 대니얼 화이터의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오로라 소리라는 것의 존재 자체를 무시한다. 현재 필요한 것은 다른 연구자들이 레인의 실험을 재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역전층 가설을 검사할 독자적인 실험을 설계하는 것이다.
  • 아들 출산 27일 만에 쌍둥이 내놓아, ‘중복 자궁’ 그다지 희귀하지 않아

    아들 출산 27일 만에 쌍둥이 내놓아, ‘중복 자궁’ 그다지 희귀하지 않아

    아들을 예정일보다 앞당겨 세상에 내놓은 지 27일 만에 아들딸 쌍둥이를 출산했다고 말하면 믿기는가? 방글라데시의 아리파 술타나(20)란 산모가 지난달 말 크훌나 지구에 있는 크훌나 의과대학 병원에서 사내 아이를 낳은 뒤 복통을 느껴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제소레 지구에 있는 아드딘 병원에 달려가 검진을 받은 결과 두 번째 자궁에 쌍둥이를 임신한 사실을 확인해 다음날 제왕절개 수술 끝에 쌍둥이를 낳았는데 둘 다 건강하고 합병증 우려도 없어 사흘 만에 퇴원시켰다고 영국 BBC가 28일 보도했다. 제왕절개 시술을 집도한 산부인과 의사 셸리아 포다르는 “환자가 내원했을 때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쌍둥이 아이가 태내에 있었다”며 “우리도 많이 충격 받고 놀라웠다. 이런 일을 본 적이 없어서”라고 말했다. 술타나가 왜 다른 산부인과 병원에 달려갔는지는 분명치 않다. 포다르에 따르면 부모들이 너무 가난해 그녀는 첫 아들을 낳을 때에도 초음파 검사를 받아본 적도 없으며 더욱이 쌍둥이를 가질 생각도 없었다고 했다.그런데 싱가포르의 산부인과 의사 크리스토퍼 응은 BBC에 중복 자궁(Uterus Didelphys) 현상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희귀하지 않다”며 “미리 초음파 검사를 했더라면 분명히 한 짝의 자궁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초음파 검사를 받기 쉽지 않은 시골로 갈수록 이런 일은 더 빈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복 자궁은 500만분의 1 확률로 나타나며, 성기가 둘인 사람도 있다. 자궁이 둘이면 여느 여성보다 자궁이 작아 유산과 조산 위험이 매우 높으며 불임 가능성도 있다. 여성의 난소에서는 한 달에 하나씩 난자가 배란되며 이 난자가 하루이틀 안에 정자와 만나 수정란을 형성해 임신이 된다. 중복 임신은 여성의 몸에서 다배란, 즉 여러 개의 난자가 배출된 뒤 이 난자들이 하루이틀 안에 서로 다른 정자와 수정돼야 가능하다. 술타나는 아이들을 가진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한꺼번에 양육하기가 쉽지 않다고 AFP통신에 털어놓았다. 남편은 한달에 6000 타카(약 10만 8000원) 밖에 벌지 못하지만 최선을 다해 부양하겠다고 말했다. “아이 셋이 모두 건강한 건 알라 신이 만든 기적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철회한 건 전날 제재가 아니라 내주 예정된 제재” 의도된 혼선?

    “트럼프 철회한 건 전날 제재가 아니라 내주 예정된 제재” 의도된 혼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호한 트윗 글이 혼선을 부채질하고 있다. 글을 올린 뒤 잠자리에 들었는지 잇딴 언론의 지적에도 여섯 시간 넘도록 수정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재무부가 오늘 기존 대북제재에 추가적 대규모 제재를 더한다고 발표했다”면서 “나는 오늘 이런 추가 제재의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재무부가 중국 해운사 두 곳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한 것이 하루 전인 21일이어서 다수의 언론이 21일 발표된 제재를 철회 대상으로 긴급 타전했다. 몇 시간 동안이나마 북한이나 김정은 위원장 달래기에 나서 강대강으로 치닫던 국면이 바뀌는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온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대북제재는 전날 재무부가 발표한 제재가 아니라 재무부가 다음주에 발표하려고 준비 중인 제재로 보인다고 외신들이 잇따라 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무부가 오늘 기존 대북제재에 추가적 대규모 제재를 더한다고 보고했다”고 쓰려던 것을 “발표했다”로 잘못 적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일간 워싱턴포스트의 존 허드슨 기자는 트위터에서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발표된 대북제재를 철회한 것이 아니라 다음 주 발표 예정인 대규모 제재를 취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호한 트윗으로 인한 중대한 의사소통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폭스뉴스의 존 로버트 기자 역시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되돌린 제재는 중국 해운사에 대해 내려진 어제의 제재가 아니라 미 재무부가 곧 발표할 대규모 신규 제재”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영국 BBC도 전날 발표한 제재와 다음주 발표할 예정인 제재 가운데 어느 쪽을 철회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고 보도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정확한 설명을 들려주지 않았으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런 제재들이 필요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런 기조는 개성 연락사무소 요원을 철수시키며 대남 메시지를 강력하게 보낸 북한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도 다음 주 스티브 므누친 재무부 장관이 베이징을 찾아 벌이는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앞두고 중국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나저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글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한민족의 곤궁함과 인내는 언제나 마땅한 보상을 받을 것인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셸 위, 지난 주말 남친 웨스트 프러포즈 받고 ‘wiegoeswest’

    미셸 위, 지난 주말 남친 웨스트 프러포즈 받고 ‘wiegoeswest’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스타 미셸 위(미국)가 남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받는 사진을 공개했다. 미셸 위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남자친구 조니 웨스트가 무릎을 꿇고 자신의 손을 잡으며 프러포즈를 하는 사진을 올리고 ‘일생을 함께 할 내 사람(My person for life)’이라고 적었다. 사진이 촬영된 곳은 샌프란시스코의 리옹 스트리트 계단으로 보이며 미국 매체들은 그녀가 “예스”라고 답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 게시물에 해시태그 ‘#위가 웨스트에게 (시집) 간다(wiegoeswest)’를 붙인 뒤 둘이 지인들과 어울린 사진을 링크하면서 ‘약혼(engagement)’이란 제목을 달았다. 둘이 사귄다는 것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1월이었다. 미국의 골프 매체들은 미셸 위가 미국프로농구(NBA) 전설 제리 웨스트의 아들 조니와 사귄다고 보도했다. 조니는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구단 사무국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소문난 골프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골든스테이트의 가드 스테픈 커리가 지난해 8월 미국프로골프(PGA) 웹닷컴 투어 대회에 출전했을 때 캐디를 맡기도 했다. 한국 이름이 위성미인 미셸은 하와이주 호놀룰루 출신으로 2005년 10월 14일 LPGA 삼성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하면서 프로에 데뷔해 이듬해 타임지가 선정한 100인에 선정됐다. 2014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 등 LPGA 통산 5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른손 부상으로 지난해 시즌을 빨리 접고 그 해 10월 수술을 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희망을 부풀렸지만 지난달 혼다 LPGA 타일랜드 한 대회에만 출전해 공동 23위에 머물렀다. 그 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선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1라운드를 손 통증이 재발 탓에 마치지도 못했다. 이 소식을 전한 야후! 스포츠의 블로거 라이언 해링턴은 ‘미셸이 언제 (필드에) 돌아올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경기로부터 멀어지는 것의 밝은 점 하나는? 인생의 큰 계획을 시작할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라고 빈정거렸다. 하지만 많은 팬들은 골프 만큼이나 중요한 인생의 짝을 찾은 미셸 위에게 축하한다는 댓글을 달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4년 더 살 수 있었던 女환자, 의사 제안에 스스로 치료중단 사망

    4년 더 살 수 있었던 女환자, 의사 제안에 스스로 치료중단 사망

    일본에서 40대 여성 환자가 담당의사의 ‘사실상의 권유’에 의해 치료를 중단했다가 1주일 만에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의사는 불필요한 연명치료보다 스스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환자 상태가 극도로 위중한 상태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자살 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당국은 연명치료 중단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났다고 보고 병원과 의사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9일 신장병을 앓고 있던 여성 환자(당시 44세)가 도쿄도 훗사시에 있는 공립훗사병원 신장병 종합의료센터를 찾아왔다. 이 여성은 훗사병원에 오기 5년 전부터 집에서 가까운 진료소에서 인공투석 치료를 받아 왔다. 그러나 체내 혈관이 일부 막히는 증상이 나타나 더 큰 병원을 찾게 됐다.훗사병원 의사 A(55)씨는 여성에게 삽관 치료를 하면서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제 하에 인공투석을 그만두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말을 들은 여성은 “나도 이제 투석이 싫다”며 치료 중지를 원한다고 말했다. 의사는 간호사를 동석시킨 가운데 여성의 남편(51)에게도 치료 중단에 대해 설명하고 다짐을 받았다. 여성은 최종적으로 치료 중단 확인서에 서명했다. 그때부터 인공투석은 중단됐다. 여성은 그로부터 5일 후인 14일 “숨이 차다”며 훗사병원에 다시 찾아왔다. 괴로움을 못 이긴 여성은 다음날 “인공투석 중단 의사를 철회한다”고 번복했고, 남편은 병원에 치료 재개를 요구했다. 여성은 “이렇게 괴롭다면 다시 투석을 받는게 낫지 않을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료진은 여성이 서명했던 확인서에 따라 인공투석 대신 고통을 완화해 주는 정도의 조치만 한 것으로 전해했다. 결국 여성은 16일 오후 사망했다. A씨는 여성의 마지막 순간에 인공투석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환자가 정신이 온전할 때 갖고 있던 확고한 치료중단 의지에 무게를 뒀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한 본인 의사 확인 없이 투석 치료가 도입돼 무익한 연명 조치에 환자가 시달리고 있다”며 “치료를 받지 않을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인공투석을 중단하지 않았더라면 4년 정도는 더 살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투석의학회가 2014년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투석 치료 중단은 ‘환자의 전신 상태가 극히 불량한 경우”, ‘투석이 환자의 생명을 해치는 경우’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일본투석의학회 관계자는 A씨에 대해 “환자의 자살을 유도한 것으로 의사의 윤리에 반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도쿄도는 A씨의 조치가 의료법에 부합하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실시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하노이 북미회담 뒷얘기 “트럼프 떠나려 하자 최선희 황급히 김정은 메시지”

    하노이 북미회담 뒷얘기 “트럼프 떠나려 하자 최선희 황급히 김정은 메시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은 시작부터 허우적댔다.” 미 CNN 방송은 6일(현지시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전후 상황에 밝은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 지난 회담의 막전막후 벌어졌던 뒷 이야기들을 전했다. ‘모욕과 마지막 승부수: 트럼프의 험난했던 대북외교 수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북한은 회담이 결렬될 조짐을 보이자 합의 성사를 위해 막판까지 분주히 움직였지만 끝내 미국의 돌아선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그러나 반대로 회담이 시작하기 전에는 회담 하루 전에 도착해 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의견 차이를 조금이나마 좁히기 위해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만나길 원했지만 끝내 외면당했던 사실도 전해졌다. 북한은 정상회담 이틀째인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회담장에서 걸어나가자 급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협상이 결렬돼 정리가 될 무렵, 한 북한 관리가 미국 대표단 쪽으로 달려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메트로폴 호텔을 떠날 채비를 하는 와중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러 미국 대표단에 황급히 온 것이다.이 메시지는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대가로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문제에 관해 합의를 이루기 위한 북한의 마지막 시도였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과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공통의 정의’를 놓고 실랑이를 벌여 왔는데,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을 진전시키려는 마지막 시도를 걸어온 것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의 마지막 메시지 역시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확장된 개념에 북한이 공감하는지 여부가 분명치 않았다고 한다. 이에 미국 관리들은 명확성을 요구했고, 최선희 부상은 답변을 가져오기 위해 서둘러 돌아갔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 구역에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답했지만, 최선희 부상이 이같은 답변을 들고 돌아왔을 때 미국 대표단은 이에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협상 재개도 원치 않았다. 결국 몇 시간 뒤에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으로 향했다. 그는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영변)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야 했다”면서 “왜냐하면 여러분(기자들)이 말한 적 없고, 쓴 적도 없지만 우리가 발견한 다른 것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러한 마지막 시도에도 미국과 북한은 여전히 핵시설 폐기와 맞바꿀 제재 해재의 범위와 속도에 관해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몇몇 미국 관리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마지막 노력에 대해 그가 협상 타결을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것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백악관은 이러한 과정에 대해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이렇게 북한이 막판까지 협상 타결을 위해 매달렸던 것과 달리 회담 시작 전에는 북한이 여유를 부린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고위급 회담을 갖길 원했던 폼페이오 장관을 바람 맞힌 것이다. 회담 시작 몇주 전부터 여러 차례 실무협상을 가졌지만 북미는 비핵화 실행 조치와 상응 조치를 놓고 견해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달 26일 도착해 있던 폼페이오 장관은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마주 앉기 전에 북한의 협상 타결 의지를 가늠하길 간절히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영철 부위원장이 만나려 하지 않아 폼페이오 장관은 회동을 기대하며 몇 시간을 대기하다가 결국 좌절한 채 잠자리에 들었다고 CNN은 전했다.북한 당국자들이 미국 카운터파트를 상대로 바람을 맞힌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서도 정상회담 하루 전 고위급에 대한 ‘모욕’은 걱정스러운 일이었다. CNN은 “결과적으로는 2차 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했던 승리가 아닐 것이라는 불길한 전조였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이 겪은 모욕은 ‘변덕스러운 협상 스타일’이라는 북한의 외교 접근법을 잘 보여준다고 CNN은 설명했다. 사실 이번 정상회담은 그 전부터 삐걱거리는 조짐을 보였다. CNN에 따르면 북미 실무 대화에서 합의에 거의 진전을 이루지 못한 데다, 북한 관리들은 여러 차례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협박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미 정부 고위 관리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품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이 실무급 대화에서 제시된 북한의 기존 입장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협상장에서 떠날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인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로 향할 때까지도 김정은 위원장과 얼굴을 맞대면 합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믿으면서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의 ‘개인적 외교’의 힘을 자신했다고 CNN은 전했다.이 방송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 행정부가 다음 달 안으로 북한과 후속 실무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북한이 아직 회담 시기와 장소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북한이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는 게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very, very disappointed)”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사실인지 확인하기에 이르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유지, ‘선 사실 확인, 후 대응’ 기조를 보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남편 앗아간 건 메르스가 아니라 정부의 책임회피였다”

    “남편 앗아간 건 메르스가 아니라 정부의 책임회피였다”

    “엄마, 아빠 이야기가 왜 책에 나왔어?” “아빠가 훌륭한 사람이라서 그래.” 지난해 11월 일곱 살 아들은 납골당에 잠들어 있는 아빠 곁에 두꺼운 소설책 한 권을 가져다 놓았다. 아들은 네 살 때 떠나간 아빠가 ‘하늘나라’라는 곳으로 갔다는 걸 어렴풋이 안다. 하지만 왜 아빠를 만나러 갈 수 없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김석주’.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종식’과 동시에 세상에서 지워져버린 아빠는 새 이름으로 다시 세상에 호명됐다. 김탁환 작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소설 ‘살아야겠다’(북스피어)를 통해서다. 메르스라는 병마와, 정부의 무능과 싸우다 쓰러져 간 이들을 기리는 소설에서 ‘김석주’의 이야기는 감히 헤아리기조차 힘든 무게감으로 읽는 이들의 가슴을 후벼 판다. 172일 동안 격리된 채 사투를 벌이다 눈을 감은 마지막 사망자. ‘메르스 80번 환자’라 불렸던 그의 진짜 이름은 ‘김병훈’(사망 당시 35세)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의 감염자와 유족들은 다른 여느 재난 피해자와는 달리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숨어버렸다. 구멍 난 방역체계의 피해자임에도 ‘바이러스 덩어리’라는 낙인이 찍힌 탓이다. 김씨의 아내 배윤희(40)씨는 지금까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몇 안 되는 유족이다. “망망대해에 돌멩이라도 던지는 심정으로”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에 응했고, 메르스 피해자와 유족을 수소문하던 김탁환 작가의 손을 잡았다. 소설이 출간된 뒤 반향이랄 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죽고 없어져도 이 이야기를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고 했다. “제 남편은 메르스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가해자 취급을 받았습니다. 아파서,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을 찾았을 뿐인데….” 배씨는 메르스 감염자들이 ‘전파자’로 매도당했던 기억에 가슴을 쳤다. 김씨가 폐렴 증상으로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던 2015년 5월 27일. 응급실에 머무르던 사흘 동안 ‘메르스 슈퍼 전파자’라 불렸던 ‘14번 환자’도 같은 곳에 있었다. 14번 환자는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됐지만, ‘2m, 1시간’이라는 지침상의 밀접접촉자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격리되지 않았다. 배씨는 14번 환자를 탓하지 않았다. “‘슈퍼 전파자’라 손가락질을 받으셨어요. 그분이 받았을 상처가 어느 정도였을지….”김씨는 6월 7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배씨는 “폐렴 증상이 계속돼 병원에 메르스 검사를 요청했지만 1주일이 지나서야 검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김씨에게는 1년 전 완치됐던 림프종까지도 다시 찾아왔다. 삼성서울병원에 1인실에서 메르스 대증(對症)치료를 받다 7월 3일 서울대병원 음압병실로 옮겨진 뒤 림프종마저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메르스가 악화되고, 당장 메르스부터 잡으려니 항암 치료가 미뤄지는 상황이었다. 김씨의 투병 과정은 172일이라는 ‘세계 최장 투병기간’뿐 아니라 양성과 음성을 여러 차례 오갔다는 점에서 특수한 사례였다. 질병관리본부는 10월 1일 김씨가 PCR(환자의 침이나 가래 등에서 극소량의 유전자를 검출, 증폭시켜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방법) 검사에서 ‘24시간 간격으로 2회 연속 음성’이 나와 최종 음성으로 판정돼 퇴원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8월에 이미 2회 연속 음성이 나와 격리해제가 이뤄졌어야 했지만 정부와 병원의 결정을 기다리는 사이 다시 양성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질본과 서울대병원으로부터 더이상 PCR 검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9일 만에 고열로 걷기 힘든 상태가 돼 삼성서울병원을 다시 찾았고, 삼성서울병원의 PCR 검사에서 다시 양성이 나와 서울대병원 음압병실에 격리됐다. 김씨가 퇴원 뒤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을 때 질본은 “감염 또는 재발이 아닌, 환자 체내에 잠복해 있던 극소량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감염력은 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림프종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사실상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남아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김씨가 10월 초 퇴원해 집에 머무르는 동안 배씨와 아들을 포함해 김씨와 접촉했던 사람들 129명 어느 누구에게서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의 방침은 모호했다. ‘24시간 간격으로 2회 연속 음성’이라는 기준을 여러 차례 충족했는 데도 정부는 김씨에 대한 격리를 해제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김씨가 음압병실 안에서 메르스 치료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에 대해 질본은 11월 16일 해명자료를 통해 “10월 초 음성 판정을 받았을 때와 동일하게 감염력은 여전히 낮다”면서도 “양성과 음성을 반복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가 환자에 대한 감염관리 철저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질본이 근거로 든 한국·WHO 간 메르스 상황점검회의(10월 26일 개최)에서 WHO는 김씨에 대해 “감염력이 현저히 낮다(extremely low)”고 해석하며 메르스의 “전파 가능성 해소(the end of transmission)”라는 표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질본 10월 29일 보도자료). 정부 스스로 앞뒤 안 맞는 해명을 내놓은 셈이다.배씨는 “남편은 음압병실에 있다는 이유로 림프종 치료를 제한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질본은 당시 “받아야 할 항암치료를 못 받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배씨는 “검사실로 이동해 받아야 하는 MRI와 CT 검사,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한 유전자 검사, 백혈구 수혈을 위해 주사를 꽂는 일 등을 가족들이 항의하고 언론에 제보해서야 이뤄진 적이 많았다”면서 “병원은 환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에 하나 남아 있을지 모를 감염력이라도 차단하는 게 정부의 역할일 것이라고 배씨는 믿었다. 다만 림프종 치료가 한시라도 급했기에 언제 격리가 해제될지에 대한 확답이 절실했다. 배씨는 정부에 “남편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격리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병원은 “결정권은 정부에 있다”고 했고, 질본은 연락조차 닿지 않았다. 배씨가 계속해서 항의 메시지를 보냈던 질본의 한 관계자는 배씨의 전화번호를 수신 차단했다. 골수이식에 희망을 걸었던 김씨의 건강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됐다. 급기야 병원에서 연명치료 중단을 제안해 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배씨가 격리 해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던 11월 25일 새벽 3시 6분 김씨는 결국 눈을 감았다. 사인은 메르스가 아닌 악성 림프종이었다. 김씨는 족쇄 같았던 소변줄과 콧줄을 치렁치렁 단 채로 관에 담겼다. 차가운 비닐팩이 김씨의 몸을 이중으로 감쌌다. 관에 탕탕 못을 박는 소리가 마치 “다시는 이 땅에 발을 내딛지 말라”는 마지막 경고처럼 배씨의 가슴에 박혔다. 관이 음압병실을 나와 화장터로 향하는 길에 노란 줄이 쳐졌다. “몇 미터 밖으로 떨어지라”며 밀치는 통에 배씨는 남편의 관을 따뜻하게 안아주지도 못했다. “이게 남편과의 이별 방식이어야 했을까요. 병원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였나요.” 배씨가 서울대병원의 차가운 바닥 위에서 절규하던 그날 아침, 포털사이트는 “메르스 제로” “메르스 종식” 이라는 헤드라인으로 뒤덮였다. 배씨는 보건복지부와 질본으로부터 위로의 전화나 문자메시지 한 통조차 받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공중 보건과 환자 개인 사이에서 최선의 노력을 한 것이었다면 마음이 덜 아팠을 겁니다.” 감염력이 사실상 0%였고 더이상 메르스 치료를 받지도 않는 김씨를 계속 음압병실에 가둬놓았던 건 정부와 병원의 책임 회피가 아니었냐고 배씨는 되묻고 있다. 배씨는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도움으로 정부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의 생명을 앗아간 게 메르스가 아닌 정부와 병원의 무능과 무책임이 아니었는지를 따져 물으려 한다. 소송은 아직 1심도 열리지 않았다. 소송의 첫 단추인 의료감정을 해줄 기관을 찾는 데서부터 난관이었다. “이기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남편의 죽음에 애도가 아닌 안도를 한 세상과도 싸우고 있는 것 같다”고 배씨는 말했다.정부로부터 사과를 받는 게 끝이 아니다. 배씨는 ‘감염병 환자의 인권’에 대한 목소리도 낼 생각이다.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바깥 공기 한 번 쐬지 못한 채 눈을 감아야 했던 남편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서다. “남편이 음압병실에 갇혀있는 동안 그리워한 건 특별한 게 아니었습니다. 자동차들이 지나다니는 소음, 사람들의 말소리를 듣고 싶어했어요.” 김씨는 음압병실에 갇혀 있는 동안 아들의 얼굴을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했다. 24시간 돌아가는 카메라 앞에서 침대 위에 누운 채 용변을 해결해야 했다. 극심한 우울증이 김씨의 몸과 마음을 파고드는 동안 어느 누구도 살펴보지 않았다고 배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남편이 죽은 뒤에도 소변줄과 콧줄을 빼내주지 못한 게 가슴에 사무친다”는 배씨는 대학원에 진학해 환자의 인권에 대한 고민을 박사논문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비행기를 타고, 로켓을 타고 아빠를 만나러 가겠다던 아들은 이제 떨어진 속눈썹을 후 불며 소원을 빈다. “아빠를 돌려달라고 빌었는데 이뤄지지 않아… 엄마, 다음엔 우리 같이 소원 빌자.”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이 언젠가 장편소설 한 권을 읽을 나이가 될 때까지 배씨는 해야 할 일이 많다. “남편의 이야기가 세상에서 잊혀지고 없었던 일이 되는 게 제일 두렵습니다. 불씨가 꺼지지 않게 계속 목소리를 낼 겁니다. 이렇게라도 사랑했던 남편을 추모하려고 합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카일러 머리 결국 NFL 선택, MLB 오클랜드는 “돌아오면 받아줄 것”

    카일러 머리 결국 NFL 선택, MLB 오클랜드는 “돌아오면 받아줄 것”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야구(MLB) 모두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어느 쪽을 택할지 관심을 모았던 카일러 머리(22)가 결국 NFL을 택했다. 그는 11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분명하고도 확고하게 NFL 쿼터백에 인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며 “풋볼은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사랑이고 열정이었다. 쿼터백을 하도록 키워졌으며 가능한 최고의 쿼터백이 되고 NFL 챔피언십을 거머쥐도록 스스로를 100% 헌신하길 갈망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그는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 구단에 전체 9순위로 지명됐다. 외야수 포지션인 그는 다만 당시에도 그는 NFL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계약을 느슨하게 하는 ‘머리를’ 썼다. 오클라호마 대학 4년 내내 주전 쿼터백이었으며 미국 대학 최고의 풋볼 선수에게 주어지는 하이스먼 트로피를 받았다. 머리는 지난달에 NFL 신인 드래프트에도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혀 최초로 양대 리그 드래프트 모두 1라운드 지명되는 영광을 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원래 그는 14일 시작하는 오클랜드 스프링캠프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보도됐으나 구단에서 머리의 뜻을 미리 파악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머리는 오클랜드 구단과 466만 달러의 사이닝-온 보너스 계약을 맺었는데 지난해 미리 받은 150만 달러 가운데 129만 달러를 반환하고 나머지 316만 달러는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지난해 오클라호마 대학 졸업반 성적은 14경기 출장에 4361 패싱야드, 1001 러싱야드, 54개의 터치다운 패스였다. 이 기록은 이 대학 역대 누구보다 빼어난 것이며 지난해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인 베이커 메이필드(클리블랜드 브라운스)를 발 아래 둔다. 머리는 오는 4월 25일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을 앞두고 26일 코칭스태프와 스카우트들 앞에서 대학 유망주들이 신체와 멘탈 테스트를 받는 NFL 콤바인에 참가하게 된다. 그는 “NFL의 훈련과 인터뷰 등에 스스로를 더 잘 준비시키기 위해 이미 집중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이번 드래프트에서 내가 (리그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쿼터란 점을 NFL 정책결정권자들에게 증명할 기회를 간절히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다만 오클랜드 구단은 머리를 NFL에게 빼앗기는 대신 보상 지명권을 받지 않고 장차 그가 야구를 하겠다고 다시 돌아오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계약 권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법의학, 인권 다루는 학문… 욕망으로만 의대 진학 안 돼”

    “법의학, 인권 다루는 학문… 욕망으로만 의대 진학 안 돼”

    “삶이 유한하다는 걸 아는 거 자체가 많은 공부가 돼요. 인격적으로 미성숙했던 사람이 법의학을 십수년 하다 보니 많이 발전하게 되더라고요.”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과대학 연구관에서 만난 유성호(47)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끝이 있다는 걸 알면 천년 만년 살 것처럼 방종하지 않고 품격과 품위를 유지하게 된다”며 죽음론을 설파했다. 유 교수는 최근 21세기북스의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 첫선으로 책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를 펴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부검 관련 자문 교수로 출연, 뭇사람들에게는 ‘그알 교수’로 유명한 그다. 책은 서울대 학생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끈 유 교수의 교양강의 ‘죽음의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했다. 지난 20년간 1500건의 부검을 담당한 유 교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살, 안락사, 사회적 타살 등 죽음에 관한 민감한 주제들을 다룬다. 책에서는 연명치료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실제 수업에서는 특정 화제에 대한 소신을 잘 밝히지 않는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결정하게 하기 위해서다. “저 역시 대학 입시를 제외하고는 결혼, 아이 양육 등 주체적인 삶을 살아 왔어요. 마지막에 ‘나의 주체적인 삶’을 판가름하는 것은 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한테 ‘아버지를 살려주세요’를 맡기고 싶지 않아요.” 그는 주체적인 죽음이란 꼭 자살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숱한 죽음을 마주했던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죽음은 2015년 1월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 화재로 사망한 20대 여성이다. 그 자신도 고아였던 미혼모 여성은 다섯살 배기 아들을 꼭 끌어안고 화마를 견뎠다. “보상, 배상 문제 때문에 형사가 검사를 설득해서 부검을 하게 됐어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었더라고요. 그 아픔을 어떻게 견뎠을까, 살아 있는 그 며칠 동안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형사도 울고 저도 울었어요.” 삶의 마지막에 자신을 던질 수 있는 건, 상투적이지만 역시 사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단다. 유 교수는 드라마 ‘SKY(스카이) 캐슬’의 학부모들이 오매불망하는, 서울의대 출신의 서울의대 교수다. 정확히는 매년 정원이 135명인 서울의대에서 1998년 졸업생 이후 유일무이한 법의학 전공 교수다. 그는 “의대에서 유일하게 인권과 정의를 말할 수 있는 과목이라는 게 좋았다”고 했다. 스카이 캐슬을 한두번 봤다는 그는 학부모들 욕망의 최전선에 의대 진학이 있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한다. “의대는 욕망으로만 오는 학교는 아니에요. 사람이 아플 때 돌보는 게 의사잖아요. 머리가 좋으면서 따뜻한 사람이 들어오면 좋겠는데, 최근에는 똑똑한 것에만 방점이 찍혀서 아쉬워요.” 글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트럼프 “이달 말 시진핑과 회동”… 베트남서 ‘4자 종전선언’ 가능성

    트럼프 “이달 말 시진핑과 회동”… 베트남서 ‘4자 종전선언’ 가능성

    전문가 “시주석·文 합류 4자회동 추진… 불발 땐 북·미 종전선언 뒤 한·중 참여” 靑 “文 베트남 방문, 북·미협상에 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에서 거의 같은 시점에 2차 북·미정상회담과 별도로 미·중 정상회담을 가질 수도 있음을 시사함에 따라 남·북·미·중 4자 정상들이 이달 말 베트남에서 전격적으로 만나 종전선언을 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 앞서 가진 주요 방송사 앵커들과의 오찬에서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하는 일정을 밝힌 뒤 “이달 말 해외 방문 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계획이다. 미·중 양자 정상회담이 베트남에서 열릴지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이 발언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러 베트남으로 가는 길에 베이징을 들러 시 주석을 만나거나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베이징에 들러 시 주석을 만날 가능성, 또는 김 위원장과 만날 예정인 베트남으로 시 주석을 불러 따로 만날 가능성을 전부 열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무역전쟁 휴전 만료 기한을 앞두고 이달 말까지 협상 타결을 이뤄야 하는 상황이다. 흥미로운 건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에서 시 주석을 만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만약 시 주석이 베트남으로 온다면 김 위원장과 거의 동시에 베트남에 체류하는 셈이다. 그런데 혈맹인 북한과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베트남에 와서 미국 정상을 따로 따로 만나고 가는 그림은 정상외교 관례상 매우 어색하다.특히 ‘주요 2개국’(G2)의 자존심을 민감하게 여기는 중국 정상이 미국 정상이 부른다고 다자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지도 않은 베트남까지 가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및 시 주석과의 3자 회동,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까지 포함한 4자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런 관측은 자연스럽게 4자 종전선언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미국이 지난해보다 종전선언에 대해 전향적인 만큼 북·미가 2차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미·중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이 베트남에 합류해 4자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중 정상회담이 베트남에서 개최되지 않는다면 남·북·미·중 4개국 정상이 한 번에 모이기 어려우므로 정상급보다 낮은 수준에서 종전선언을 하거나, 북·미가 베트남에서 우선 2자 종전선언을 한 뒤 남한과 중국이 참여하는 방식도 고려될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등을 위해 문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할 가능성에 대해 “북·미 사이에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일말의 가능성은 있다는 얘기도 된다. 실제 청와대 관계자들은 베트남에서의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해 완전한 부정을 안 하고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조율 안된 대책만 쏟아져… ‘체육계 미투’ 산으로

    정부는 지난 2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참석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체육 분야 (성)폭력 등 인권 침해를 뿌리 뽑기 위한 범부처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의 골자는 ▲폭력·성폭력 가해자 영구제명 ▲성폭력 사건 은폐·축소 시 최대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처벌 강화 ▲합숙훈련 점진적 폐지 ▲체육계 전수조사 통한 현황 파악과 스포츠 인권 교육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당장 내년 도쿄올림픽 성적에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엘리트 체육 편중과 합숙 문화, 메달 지상주의의 병폐, 폭력과 성폭력의 나쁜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각오가 절절했다. 하지만 불안한 그림자는 여전하다. 정치권, 국가인권위원회, 여러 정부 부처, 감사원 그리고 27일 검찰과 법무부까지 갖가지 층위의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것들을 조율하고 오랜 기간 끌고 갈 주체가 무엇인지 분명치 않아 보여서다. 대한체육회가 자율적으로 주도하는 게 가장 좋은데 이미 할 수도, 해서는 안 될 조직으로 판명됐다. 연간 예산 4000억원으로 체육회를 통제하는 문체부 역시 자신있게 답하고 나설 처지가 못 된다. 해서 주체는 흐릿한데 오만 곳이 다 나서는 야릇한 국면이 됐다. 우선 6만 5000여명의 학생 선수들을 전수조사한다는데 이를 뒷받침할 예산과 전문가 투입 방안이 설명되지 않는 문제점이 드러난다. 예, 아니오 식으로 묻고 끝나면 아니함만 못할 것이다. 내실 있는 전수조사를 하려면 수준 높은 조사를 담보하는 예산과 인력을 고민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또 사후 징계 강화와 예방 조처 및 제도적 정비가 균형되게 자리하지 않는 한계가 엿보인다. 무엇보다 폭력이나 성폭력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이들에게 사법경찰권에 준하는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것 역시 누락돼 있다. 지난 11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 법률안에도 이 내용이 빠져 있다. 아울러 폭력이나 성폭력 의혹을 인지하고도 이를 신고하거나 조사하지 않은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국회에서 반영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적지 않다. 함은주 문화연대 집행위원은 “체육계 현안에 범정부적으로 결연한 각오를 비친 것은 초유의 일”이라면서도 “그 각오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논의가 시작되는데 벌써 소년체전 폐지 청원이 올라오고, 엘리트 체육 다 망가뜨리자는 것이냐는 식으로 대립 구도를 만들려는 일부의 모습이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오전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알려왔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및 디지털성범죄 근절 추진협의회’(1월 11일), 유관부처 차관급 대책 협의(1월 14일), 관계장관 협의(1월 15일), 당정협의(1월 24일), 사회관계장관회의(1월 25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에 대한 정책을 협의하고 조율해 왔습니다.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향후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은 민간위원들과 관계부처 차관들이 참여하는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주체가 되어 추진할 예정입니다. ‘스포츠혁신위원회’는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한 세부과제를 도출하고, 과제에 대한 이행 현황을 2020년 1월까지 점검할 계획입니다. (성)폭력 등 체육 분야 비리 근절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설치해 운영합니다.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인권침해 사실에 대한 조사 권한이 있어 피해사실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문체부는 앞으로도 관계 부처를 비롯하여 다양한 관계자들과 협의해 (성)폭력 등 체육 분야의 비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다카르 랠리 착한 사마리아인 모터바이크 14위 하고도 구간 우승

    다카르 랠리 착한 사마리아인 모터바이크 14위 하고도 구간 우승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오프로드 대회인 다카르 랠리에서 착한 사마리아인 행동을 하고도 구간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나왔다. 화제의 주인공은 모터사이클 부문에 출전한 샘 선덜랜드(29·영국). 41회를 맞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페루 한 나라에서만 열리고 있는 11일(이하 현지시간) 5구간 출발선으로부터 155㎞ 지점에서 파울로 곤클라베스(포르투갈)가 모터사이클에서 떨어져 다친 것을 돌보느라 10분을 까먹어야 했다. 하지만 대회 규정에 부상자를 도운 이는 그에 허비한 시간을 빼주게 돼 있어 그는 사비어 드 솔트레(프랑스)보다 무려 7분 늦게 결승선을 통과해 14위에 그쳤으나 시간 조정 끝에 사비어보다 3분 23초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구간 우승자로 승격됐다. 하지만 곤클라베스는 머리를 크게 다치고 오른손이 부러져 대회에 다섯 번째 기권을 선언했다. 선덜랜드는 “곤클라베스에게 불운이 덮?고 난 그와 함께 멈춰야 했다. 그와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아마도 10분, 분명치는 않다. 그 뒤 다시 흙먼지 속에서 다른 친구들과 경쟁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지 알 길이 없었지만 내 페이스는 떨어지고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선덜랜드는 종합 순위 2위로 뛰어올라 모두 10구간으로 치러지는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선두 리키 브라벡(미국)과의 격차는 59초 밖에 되지 않는다. 파블로 퀸타닐라(칠레)는 2분 52초 뒤져 있다. 다카르 랠리는 12일 하루 휴식을 갖고 후반 다섯 구간 레이스가 이어져 오는 17일 수도 리마에 돌아와 마침표를 찍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잡지사 대표, 20대 직원에 막말하고 폭행…“수상 사실 숨겨서”

    잡지사 대표, 20대 직원에 막말하고 폭행…“수상 사실 숨겨서”

    한 언론사 대표가 직원에게 막말을 하고 폭행을 휘두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모 월간지 대표 김모(64)씨를 8일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이 잡지사 사무실에서 직원인 A(26)씨의 명치와 뺨, 귀 등을 주먹과 손바닥으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고소당했다. A씨는 자신이 한 재단에서 언론 부문 상을 받게 됐는데, 평소 이 재단을 싫어했던 김 대표가 A씨의 수상 소식에 격노해 주먹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폭행을 휘두른 뒤에도 “내 나이가 이래도 너 하나 죽여버릴 자신이 있다”면서 1시간가량 폭언과 욕설을 계속했다고 A씨는 말했다. A씨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명치를 맞은 순간 숨이 멎을 듯 아팠고, 귀가 먹먹해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폭행 직후) 김 대표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입에 담기도 험한 욕설과 폭언을 해 치욕과 두려움도 느꼈다”고 했다. A씨는 2017년 7월 이 잡지사에 입사해 1년 7개월 동안 일했고, 이 사건 직후 퇴사했다. 김 대표는 경찰 조사 후 “(A씨가) 맡긴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다른 재단 일에 손을 대고 상을 받기로 한 사실을 숨겼다”면서 “훈육을 하던 중 멱살을 잡고 따귀를 때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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