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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료 18명 중 10명 관료 경험… 전문성 중시 책임장관제 포석

    각료 18명 중 10명 관료 경험… 전문성 중시 책임장관제 포석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한 4명의 장관급 인사를 공식 임명함에 따라 새 정부의 초대 내각 구성이 완료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51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윤 장관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채 총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장관급 인사들은 국회에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이 무산돼 그동안 임명이 미뤄져 왔다. 이날 임명장 수여로 박근혜 정부는 17부 3처 17청의 조직개편안에 따른 초대 내각을 완성하게 됐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감사원장과 국가인권위원장이 유임되고 국정원장과 방통위원장이 새로 임명되는 등 진용이 모두 꾸려졌다. 박근혜 정부 1기 내각의 면면을 보면 ‘테크노크라트 내각’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를 위시해 17개 부처 장관에 이르기까지 총 18명 가운데 공무원 출신은 절반을 넘는 10명에 달한다. 김대중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1기 내각에서 정통 관료 출신들은 아무리 많아도 전체 국무위원의 절반을 넘은 적이 없었다. 전문성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인사 원칙에 따른 것이란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무에 정통한 장관이 부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면서 자신의 공약인 ‘책임 장관제’를 실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전문가 중시 연장선상에서 교수와 연구원 출신들이 내각에 다수 포진한 점도 눈에 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6명에 달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출신이 대거 포진한 점도 특징 중 하나다. 진영(부위원장) 보건복지부 장관, 윤병세(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 외교부 장관, 윤성규(법질서·사회안전분과 전문위원) 환경부 장관, 방하남(고용복지분과 전문위원) 고용노동부 장관, 조윤선(당선인 대변인) 여성가족부 장관, 서승환(경제2분과 인수위원) 국토교통부 장관 등 6명에 달한다.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 온 국가미래연구원 출신 인사도 윤병세, 류길재, 서승환, 최문기 장관 등 4명이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8명으로 가장 많고 성균관대와 연세대가 각 2명이다. 이 밖에 고려대, 한양대, 한국외대, 영남대, 부산여대, 육군사관학교 출신은 1명씩이다. 신정부의 ‘신흥 학맥’으로 부상한 미국 위스콘신대를 거친 인사는 방하남, 윤상직 장관 등 2명이다. 출신 지역을 보면 서울 등 수도권이 8명으로 가장 많고, 호남과 대구·경북(TK)이 각 3명, 충청과 부산·경남(PK)이 2명씩이다. 여성 각료는 조윤선 장관과 윤진숙 장관 2명이다. 18명의 평균 나이는 58.6세다. 최고령자는 69세의 정 총리이고, 조윤선 장관이 47세로 가장 젊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종이 위 정갈한 문자의 예술, 이래도 디지털에 무너진다고?

    종이 위 정갈한 문자의 예술, 이래도 디지털에 무너진다고?

    디지털 혁명이라는데, 그래서 필기구나 책 따위는 이제 파문당하고 이단 심판을 받을지도 모른다는데 “그래도 구텐베르크 은하계는 돈다”라고 속삭이는 전시 2개가 열리고 있다. 하나는 5월 5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는 ‘그리기와 쓰기의 접점’ 전이다. 서예박물관이라면 붓글씨 전을 연상할 법한데, 이번에 등장하는 작가들 이름을 보면 게르하르트 리히터(독일), 프란츠 클라인(미국), 안토니 타피에스(스페인), 사이 톰블리(미국), 윌럼 드쿠닝(미국) 등 서구 추상미술의 거장들이다. 한국 작가도 이우환, 이강소 등 현대 작가들이다. 서구 추상미술이 그리는 행위 자체를 탐구하면서 동양의 서예 전통과 맞닿게 됐다는 것이다. 서예박물관 처지에서 서예의 미래도 저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다소 모험적인 전시다. 이번 전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리튼아트재단 덕분에 성사됐다. 제약회사 베링거인겔하임의 오너그룹이 만든 이 재단은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 해도 인문학은 결국 읽고 쓰는 행위에 달렸다는 판단 아래 손맛이 살아 있는 작품을 집중적으로 수집했다. 한·중·일 서예작가는 물론 동서양 추상미술가들의 작품이 모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아랍 작품들까지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이유다. 현대미술이라 해서 팝아트적인 것만 있는 건 아니다. 5000원. (02)580-1300. 10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하우 투 메이크 어 북 위드 슈타이들’ 전은 아트북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지닌 출판 명인 게르하르트 슈타이들(63)의 작품들을 모았다. 슈타이들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귄터 그라스,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 로버트 프랭트, 샤넬의 명장 칼 라거펠트 등 각 분야의 1급 인사들이 찾는 ‘책쟁이’다. 이번 전시는 어렵게 성사됐다. 유명세 때문에 슈타이들이 워낙 많은 작업 요청을 받는 데다 요청받은 것에 대해 일일이 작업하는 스타일이라 멀리 한국까지 와서 전시한다는 것에 대해 굉장한 부담감을 느꼈다고 한다. 시간이 많이 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에서 열렸던 칼 라거펠트전. 20~30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10만명에 이르는 관람객이 몰리는 것을 보고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종이책의 매력을 꼭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독일 괴팅겐에서 50여명의 숙달된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하는 그는 종이책의 미래에 낙관적이었다. 슈타이들은 “내 전시를 통해 물질적인, 실물로서의 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껴 보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디지털 열풍으로 아날로그 문화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건 해당 업계의 과당경쟁 와중에 나오는 얘기일 뿐 오히려 디지털 열풍이 강할수록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젊은이들에게 “관심 있다면 독일로 와서 내게 2~3년을 배운 뒤 창업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각종 책, 잡지뿐 아니라 표지 일러스트, 갓 인쇄된 책의 향이 담긴 향수까지 선보인다. 5000원. (02)720-0667.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민주 지도부 “윤진숙 임명 안 돼” 쐐기

    민주통합당이 15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지난 12일 청와대 만찬 이후 윤 후보자에 대한 임명 반대 기류에 변화 조짐이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로 당내 후폭풍 조짐이 보이자, 지도부 차원에서 이를 반박하고 입장을 확실히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는 17일쯤 윤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과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 윤 후보자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인사 참사의 실패를 극복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며, 그래야 대통령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 한다면 16일 대통령 초청 국회 상임위 야당 간사단 만찬에 불참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이날 국회에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청문 요청 후 20일 이내에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하고, 채택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에 기간을 정해 보고서의 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그래도 보고서가 송부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해당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16일 이후부터는 별도 조치 없이 윤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와 수시로 접촉해 충분히 소통하라’고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국회를 무시하고 뜻대로 임명강행이라니, 정말 유아독존 정치의 대명사”라면서 “지금이라도 마음을 열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프로야구] 속절없는 독수리, 대책없는 코끼리

    [프로야구] 속절없는 독수리, 대책없는 코끼리

    명장 김응용(72) 한화 감독이 자신의 감독 생활 최악의 연패 기록을 썼다. 한화는 12일 대전에서 벌어진 프로야구에서 LG에 1-6으로 졌다. 이로써 한화는 속절없이 개막 11연패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한화가 1패만 더하면 역대 개막 최다 연패(2003년 롯데 12연패)와 타이를 이룬다. 김응용 한화 감독도 자신의 감독 생활 최다인 11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종전 김 감독의 최다 연패는 삼성 감독 시절이던 2004년 5월 5일부터 18일까지 10연패다. 1983년 해태 사령탑으로 프로 감독의 길에 들어선 그는 22시즌, 2679경기에 나서 감독 통산 최다승(1476승 1138패 65무)과 해태에서 9회, 삼성에서 1회 등 통산 10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승부사’다. 하지만 23번째 시즌, 한화의 무기력한 모습에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역대 감독 최다 연패는 1985년 삼미 김진영 감독과 1999년 쌍방울 김준환 감독 대행의 17연패다. LG는 주키치의 역투가 주효했다. 주키치는 6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낚으며 4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첫 승을 챙겼다. LG는 1회 1사 1루에서 박용택의 적시 2루타와 정성훈의 안타, 이진영의 희생플라이로 먼저 2점을 뽑았다. 3회 1사 2, 3루에서 폭투와 적시타로 2점을 더 보탠 LG는 4회 2사 후 오지환의 1점포로 승기를 잡았다. 기대를 모은 한화 선발 김혁민은 2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3실점으로 일찍 강판됐다. 한화는 투수를 총동원하며 연패 탈출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힘이 모자랐다. SK는 창원 마산구장에서 윤희상의 역투와 한동민의 2점포 등으로 NC를 5-3으로 꺾었다. 시즌 처음 등판한 선발 윤희상은 5와3분의1이닝을 6안타 2볼넷 3실점(2자책)으로 막아 첫 승을 올렸다. 9회 등판한 송은범은 3세이브째를 따냈다. 전날 창단 첫 승을 일군 NC는 홈에서 2연승에 나섰으나 아담이 6과3분의2이닝 동안 피홈런 등 9안타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넥센은 목동에서 강정호의 통렬한 결승 3점포로 5연승의 삼성을 3-0으로 누르고 LG와 공동 3위에 올랐다. 강정호는 0-0의 피말리는 투수전으로 이어지던 8회 2사 1, 3루에서 다섯 번째 투수 안지만의 5구째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는 훌쩍 3점 아치를 그려 냈다. 안지만에 앞서 8회 등판한 권혁은 첫 타자 서건창을 초구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역대 10번째 최소 투구(1개) 패배를 기록했다. 9회 등판한 넥센의 손승락은 7세이브째로 구원 단독 선두를 내달렸다. 두산-롯데의 잠실 경기는 5시간 5분간의 연장 12회 혈투 끝에 3-3으로 비겼다. 하지만 롯데는 삼성의 패배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두산은 1-3으로 뒤진 8회 무사 1, 2루에서 홍성흔의 적시타와 허경민의 희생플라이로 연장으로 끌고 갔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생활고에 15년간 퀵서비스, 장인이 대접받는 세상 오길”

    “생활고에 15년간 퀵서비스, 장인이 대접받는 세상 오길”

    “장인이 대접받는 사회가 되기를 빕니다. 재능을 접고 사회 다른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께 내 이야기가 희망이 됐으면 합니다.” 국내 최고의 나전칠기 장인으로 꼽히는 오왕택(58)씨. 1981년 중요무형문화재인 김태희 선생을 사사하면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뛰어난 재능 덕분에 1982년 제6회 전승공예대전에서 입선했고 1990년대 초에는 나전칠기 공방을 운영하며 일본에도 작품을 수출했다. 수출업자들이 제값을 받으려고 “70대 노작가가 만든 작품”이라고 속여 시장에 내놓을 정도였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닥쳤고 15년간이나 퀵서비스 기사로 일했다. 생계가 발목을 잡은 탓이다. 작품을 팔아도 제때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고 사기까지 당했다. 자녀의 학비라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퀵서비스 기사 일을 시작했다. “딱 1년만 하자”는 계획이었지만 장인의 길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았다. 자녀들을 대학까지 졸업시킨 뒤에야 다시 나전칠기로 관심을 돌릴 수 있었다. 부인의 전폭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됐다. 집을 담보로 대출부터 받았다. 어렵게 내린 결심인 만큼 돈 때문에 예술적 가치를 희생하지 않겠다는 각오에서다.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고자 예술 작품 제작에만 몰두했다. 2009, 2010년 한국옻칠공예대전에서 연이어 입선했다. 15년 넘게 묻혔던 감각이 완연하게 되살아났다. 오씨는 9일(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의 트리엔날레 전시관에서 열리는 한국공예대전에 참가 중이다. 나전칠기 문양이 새겨진 소반을 선보여 한국 나전칠기의 멋을 뽐내고 있다. 그는 한국 나전칠기의 우수성에 대해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가구와도 접목이 가능하고 차량 내부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어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라며 “우리 전통 공예가 세계 속에 들어가려면 세계인이 공감할 만한 디자인을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죽기 전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관람하는 작품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밀라노 연합뉴스
  • [김문이 만난사람] 동양인 최초 독일 꽃예술 명장 방식

    [김문이 만난사람] 동양인 최초 독일 꽃예술 명장 방식

    인간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태어난 땅을 제대로 몇 번이나 볼까. 자주? 어떻게? 꽃은 다르다. 4월에 만발하는 수선화와 튤립은 359일 동안 땅속에 있다가 7일 동안 피어 있어도 그 기간 동안 줄곧 땅을 쳐다본다. 왜? 전문가는 구근초(球根草)라고 한다. 그렇다. 자신의 고향, 태어난 그 품속을 그리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대자연을 쳐다본다. 기지개를 켜는 소리가 들려온다. 우수를 지나 겨울에 얼어붙었던 땅에 생명의 힘이 솟아난다. 풀과 나무에 물이 오르고 천지 사방에 꽃이 핀다. 말 그대로 새로 볼거리가 많기에 ‘새봄’이라고 한다. 요즘 개나리, 진달래 등 봄꽃이 만발하다. 꽃 구경, 꽃 장식을 할 일도 많아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은 무엇일까. 여럿 있겠지만 아마 꽃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래 ‘플로리스트’다. 라틴어로 꽃의 플로스(flos)와 예술가를 뜻하는 이스트(ist)가 합쳐진 것이다. 아름다움을 살피고 찾아내는 심미안이 특별한 사람이다. 또한 플로리스트가 되려면 식물학, 예술사조, 조형미술과 색채론, 실내장식 등의 예술 분야를 깊이 이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식물재배 및 유통판매, 고객상담, 경영, 환경보호까지 알아야 한다. 플로리스트에도, 조경예술에도 명장이 있다. 이 분야에서는 독일에서 자격증을 딴 것을 최고로 여긴다. 동양인 최초의 꽃예술 명장 방식(68)씨. 설명을 간단히 하자면 상가집에 가면 3단으로 된 조화가 있다. 그것을 최초로 만들어냈다. 카페나 음식점에 가면 생화도 놓여 있지만 마른 꽃 장식 또한 많다. 그것을 처음으로 만들어냈다. 또 포장지의 꽃무늬 장식을 개발해냈다. 삭막한 무덤에 꽃으로 아름답게 덮어놓았다. 방송사 쇼무대의 꽃장식을 지금도 한다. 식물학, 예술사조, 조형미술과 색채학의 권위자이다. 그렇게 꽃예술 45년 인생을 살았다. 이쯤 해서 그를 만나러 가보자. 봄의 향기, 꽃의 계절에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았다. 장소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방식 꽃 예술원’이다. 이른 오전이어서 내방객이 없었지만 청바지에 짧은 머리를 한 주인공은 바쁘게 꽃과 함께 있었다. 정월 보름날 식탁에 장식하는 계핏가루,땅콩, 호두 등의 어울림이 눈에 먼저 띄었다. 그다음에는 자연과 비자연의 오브제 앞에 선다. 기름 필터와 수선화의 만남은 더욱 아름다웠다. 자리에 앉았다. 자연에 대한 얘기가 먼저 나왔다. “올 1월 스리랑카에 혼자 갔습니다. 사진 촬영과 식물원을 관찰하기 위해서였지요. 그곳의 자연을 새삼 봤습니다. 한 달 동안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바다로 나가 수영을 했어요. 여명에서 바다와 고기를 만났습니다. 해가 떠오르자 어부들이 오더니 아침 식사라며 고기를 던져주더군요. 그런 광경, 느낌이 너무나 자연적이었습니다. 절로 행복해졌습니다.” 3층 갤러리로 자리를 옮겼다. 전시된 꽃 장식이 많았다. 꽃에 관한한, 처음 보는 예술작품들이 대부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혼자 다 만들었을까. 제자도 많지만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린단다. 그가 길러낸 마이스터(명장)는 100여명, 플로리스트는 800여명에 이른다. ‘꽃의 마피아 두목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더니 너털웃음으로 받아넘긴다. 그다음에 물어본 말, 왜 독일에 가서 어렵다는 조경예술과 플로리스트 마이스터 자격증을 땄느냐고 물었다. “1970년이었죠. 독일로 떠난 첫사랑 여인을 찾아 무작정 갔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비자가 나오지 않아 광부를 자원했습니다. 뒤셀도르프 인근에서 16개월 동안 광부 생활을 하고 비행기표 값을 다 지불했지요. 자유인이 되고 나서 꽃을 배웠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첫사랑 그녀는 떠나고 이제는 사랑하지 말자, 캄캄한 막장에서 다짐했지요. 그런 땅에도 봄은 오고 고향처럼 반갑던 독일 개나리, 낯선 독일에도 꽃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부터 꽃을 좋아했을까. 전남 무안군 일로면에서 2남3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였다. 학교에서는 꽃 당번, 집에서 닭과 토끼를 기르면서 목포 유달산에 올라가 꽃을 꺾어다가 꽃꽂이를 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할머니는 “꽃을 좋아하면 자식이 없다”라고 말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1967년 집 마당에 텐트를 쳐놓고 꽃 전시회를 처음으로 열었다. 아울러 정물화와 풍경화를 직접 그려 옆에 진열했다. 목포에는 예인이 많다고 소문나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우리 집이 유달산 자락인데 화가, 국악인, 소리꾼 등이 많았다. 동네 분위기가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림, 꽃 등을 좋아한 것 같다”면서 “동네 어른들이 유달산에서 막걸리를 자주 마셨는데 거기에 가서 노래도 부르고 박수도 치고 했던 기억이 많다”고 말한다. 학창시절에는 가수 남진, 탤런트 임동진, 성우 유민석 등과 자주 어울리며 노래도 부르고 연극도 같이 했다. 대학(원예학 전공) 다닐 때는 연극 무대에서 무대 세트 장식을 도맡아 했다. 이러한 끼를 가진 터에 독일로 가서 8년 동안 꽃을 공부했다. 한국에서 가톨릭 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소록도 나환자 전문병원 설립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독일인 박애주의자 브레스 캠프의 도움으로 바움슬레(농업전문대학)에 진학해 꽃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던 것. 독일 대학생활을 지옥훈련의 연속이었다. 현지 학생들과 달리 잠도 못 자며 라틴어로 된 식물학명을 외우느라 고생도 많았다. 결국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마이스터 자격증을 두 개나 땄다. “꽃은 아름답지만 제 스승인 칼 라이는 꽃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은 무척 멀고도 험난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명령을 어기면 즉시 출국해야 하네’라고 하더군요. 손이 곪아 터져도 장갑을 끼지 못하고 고생을 많이 했지요. 술과 담배 금지는 물론 ‘비가 오면 맞아라 그것이 마이스터의 길이다’고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300년 된 성당에서 틈틈이 조경관리를 했고 독일의 수도 본에서 꽃예술원을 열어 독일 사람들에게 동양의 ‘꽃과 선의 솜씨‘를 뽐냈다. 소문을 듣고 독일 주재 한국 외교관 부인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독일 총리 관저의 꽃장식도 여러 차례 했다. 그곳의 꽃에다가 한국의 선을 접목시켰더니 더욱 좋아했다. 밤새 꽃을 만들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서 사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무덤에 한국에서 보내온 조롱박과 수세미 등으로 장식을 했더니 인기폭발이었다. 겨울에는 마른 꽃장식을 보급시켰다. 분데스가든 사워(연방 정부와 주정부에서 개최는 꽃예술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할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귀국한 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주경기장과 승마경기장 무대장식을 도맡아 하면서 국내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화제를 봄으로 돌렸다. 4월에는 집안에 어떤 꽃으로 장식을 하면 좋을까. “4월에 피는 꽃은 1년 중 13.8%에 해당합니다. 그 중 노란색이 33%이고 다음으로 흰색, 파란색, 빨간색으로 이어집니다. 수선화와 튤립은 4월에 대표적으로 피는 꽃입니다. 향기 또한 좋고요.” 팁이 이어진다. 거실에는 관엽식물을 키 순서대로 나열해 놓으면 생동감이 있다. 침실에는 향이 은은한 수선화, 히야신스 등이 좋다. 잎이 싱싱한 덩굴식물을 현관에 놓으면 찾아오는 손님들이 올 때 반가워한다고 말한다. 전설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꽃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개나리는 소박한 시골 처녀 같은 꽃이지요. 꽃말이 ‘희망’입니다. 원래 춘천시 시화였는데 나중에 서울시가 시화로 정해 춘천 시민들이 화를 냈다는 얘기가 있지요. (웃음) 국화는 중국산입니다. 운둔과 선비의 이미지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평화와 풍요, 부와 거룩함을 상징합니다. 나팔꽃의 별칭인 모닝 글로리는 아침 일찍 화려하게 꽃을 피운다는 뜻의 이름입니다. 꽃에는 다들 이렇게 전설과 아름다운 꽃말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현재 삼육대와 숙명여대에서 세미나 강의를 하고 세한대 초빙교수로 일주일에 두 번 강의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각 대학에서 사용하는 ‘형태론’, ‘재료학’, ‘색채학’, ‘드로잉’ 등의 교재와 일반용 책 10여권을 냈다. 국내 패션무대에서 꽃장식을 처음으로 도입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에게 꿈을 물었다. “인간은 태어날 때도 꽃이지만 죽을 때도 꽃이 되어야 합니다. 돌아가시면 꽃처럼 전설이 되어야 하지요. 이런 뜻이 담겨진 수목장에 아름다운 꽃을 장식하는 것입니다. 곧 실현이 될 것입니다.” 선임 기자 km@seoul.co.kr ■방식은… 1945년 전남 목포시 유달산 자락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꽃을좋아해 1967년 처음으로 꽃 전시를 열었다. 학창시절에는 가수 남진, 탤런트 임동진 등과 친하게 지내면서 노래와 연극, 그림에 심취했다. 서라벌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꽃과 무용에도 자연스럽게 접했다. 1970년 첫사랑의 여인을 만나기 위해 독일로 갔다. 16개월 동안 광부 생활을 한 뒤 플로리스트의 길로 들어섰다. 현지 대학에서 조경학, 식물학, 색채학, 양식론, 형태론 등을 공부했다. 독일연방공화국이 주최하는 분데스가든사워 전시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독일 생활 8년 만에 조경학과 플로리스트의 명장 자격증을 땄다. 동양인으로는 처음이다. 1979년 국내에서 방식 예술원을 개원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주경기장과 승마경기장의 무대장식을 맡아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이후 국내 패션쇼,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방송사 등 각종 이벤트 행사 때마다 꽃장식을 도맡아 했다. 2000년 MBC 성공시대 ‘꽃예술의 명장 방식편’이 방영돼 주목을 받았다. 현재 방식 꽃예술원 원장, 세한대 초빙교수로 지내고 있다.
  • 줄낙마 사과 없는 靑 “검증 보강” 정면돌파

    줄낙마 사과 없는 靑 “검증 보강” 정면돌파

    고위공직 후보자의 ‘도미노 낙마’ 사태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26일 사과나 유감 표명이 없었다. 부실 논란을 빚고 있는 기존의 인사·검증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 아래 청와대 인사위원회 역시 기존 운용 방식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 검증의 실무 책임자로 정치권이 지목한 곽상도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전날 임명장을 수여하며 신임을 재확인했다. ‘인사참사’에 대한 책임론을 묻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보인다. 집권 초기부터 청와대가 정치권의 압력에 밀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 국정운영에 더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듯하다. 인사문제와 관련해 사과나 유감 표명 역시 검토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정국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여야를 압박한 것처럼 정면돌파를 선택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문책론으로 압박하는 여당과 청와대 사이에 팽팽한 긴장모드가 불가피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정철학의 공유를 강조하며 경제부흥 등 국정 4대 과제 실현에 매진할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 주요 정책이 조속히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인사 문제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청와대가 심기일전해서 흔들림 없이 대통령의 공약을 토대로 국정과제를 수행한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여론의 지적대로 앞으로 검증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보강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인선 기준도 종전처럼 ‘국정철학을 공유한 전문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 인사시스템을 개선하라는 목소리는 더욱 강해졌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의 청와대 문책론에 이어 박 대통령의 인사방식이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남경필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 “검증팀 무능이냐, 참모들의 문제냐를 떠나 일단 대통령이 인사하는 방식을 바꿔 주는 것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아닌가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野 “朴대통령 사과담화로 실마리 풀어야”

    野 “朴대통령 사과담화로 실마리 풀어야”

    야권은 잇따른 고위공직자 인사 실패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민정 라인 교체 요구에 청와대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공세 수위를 더욱 높여 갔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인사 참사, 도미노 위기 국면을 벗어나려면 박 대통령이 나서서 사과해야 한다”면서 “대국민 사과 담화를 통해 실마리를 풀어 달라”고 거듭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소신껏 ‘아니오’라고 말 못하고 검증과정도 부실하게 처리한 민정 라인의 일괄 교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 수첩의 정체가 ‘데스노트’, 즉 살생부라는 얘기가 나온다. 수첩에서 나온 인사들이 자고 나면 낙마하는 상황을 빗댄 말”이라며 “인사 실패의 총체적 책임은 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미디어악법 날치기 주역에게서 방송의 공정성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방송장악이 시작될 것이라는 불길한 생각이 든다”며 “‘제2의 방통대군’, ‘방송장악 시즌2’를 막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이 전날 곽상도 민정수석에게 임명장을 준 것에 대해 민주당은 인사검증라인 문책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곽 민정수석을 향해서는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곽 민정수석이 임명장을 받은 것은 국민에 대한 염치도 없고 일말의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 후안무치한 행태”라며 “지명되고서 1개월여 동안의 직무유기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곽 민정수석에게 임명장을 준 것은 현재의 불통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자 국민 불신의 불덩이를 안고 가겠다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진보정의당 박원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 취임 1개월은 인사 대참사가 벌어졌던 1개월로 고위공직자 검증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붕괴됐다”면서 “인선과정의 부실과 잘못에 대해 박 대통령이 사과하고 부실화된 인사검증 시스템의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7번째 낙마… 靑 검증라인 문책론 확산

    7번째 낙마… 靑 검증라인 문책론 확산

    자격 시비에 휘말려 온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사퇴함에 따라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부실 논란과 함께 책임자 문책론이 비등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와 친박근혜(친박)계 인사까지 가세해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의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장차관 후보자의 잇따른 사퇴가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을 촉구하고 인사검증을 맡은 민정수석실의 책임을 언급하며 청와대를 압박한 것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한 후보자의 사퇴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포함해 김용준 국무총리,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등 7명의 고위 공직자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했다. 김용준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 김병관 후보자의 무기중개상 로비스트 의혹, 김학의 차관의 성 접대 의혹 등은 전문성과 국정철학 공유만을 강조하다 발생한 ‘인사 참사’라는 지적이다. 친박계인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후보자 사퇴와 관련, “사실 여부를 떠나 집권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제도 개선은 물론 필요하다면 관계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 사무총장이 언급한 ‘관계자 적절 조치’는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에 대해 사실상 문책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상일 당 대변인도 “인사검증 시스템 강화 방안을 찾아야 할 뿐만 아니라 부실 검증의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사 참사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실패한 인사 라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청와대 민정라인의 교체를 요구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날 장차관급 임명장 수여식에서 곽상도 민정수석에게도 임명장을 수여해 곽 수석을 경질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임명장 수여식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참석자들은 전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털 건 털고 안을 건 안고 간다… 필터빠진 인사시스템 논란은 계속

    털 건 털고 안을 건 안고 간다… 필터빠진 인사시스템 논란은 계속

    청와대가 각종 의혹으로 국정의 걸림돌이 돼 버린 ‘김병관 카드’를 접고, 신임 각료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더 이상 내각의 정상 출범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잇단 인사 검증 실패로 내상을 입었지만 야당의 공세에 휘둘리지 않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민주통합당이 청문보고서 채택에 반대한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포함해 남재준 국정원장,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새 정부 출범 25일 만에 내각을 본궤도에 올림으로써 국정 운영의 중심을 잡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부처는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던 상황이었다. 장·차관의 공석으로 매주 열리던 물가대책회의가 취소될 정도다. 현 부총리가 내각에 들어옴으로써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경기부양책이 본격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부총리 주재의 경제관계장관회의가 15년 만에 부활되며 글로벌 경제위기를 헤쳐나갈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맡게 된다. 여기에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바탕으로 한 가계부채 대책도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오늘 임명된 새 각료들과 함께 경제 위기, 안보 위기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떠오른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도 자진 사퇴 형식으로 정리했다. ‘털고 갈 것’과 ‘안고 갈 것’을 확실히 정리해 더 이상 국정 혼선을 빚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는 이미 지난 20일부터, ‘의혹 백화점’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었던 김 후보자를 더 이상 보호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사퇴를 압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가스 자원개발업체인 KMDC의 주식 보유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이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김 후보자의 거짓 해명이 이어지자 최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주저앉힐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새누리당 지도부마저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철회를 건의하자, 김 후보자를 안고 가기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 사퇴로 물러난 김학의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의혹’ 여파도 김 후보자에게는 악재가 됐다. 지난 21일 밤에는 이미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유임설’이 퍼지면서 김 후보자의 낙마가 기정사실화됐다. 이로써 김 후보자는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사퇴한 여섯 번째 인사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계기로 박 대통령이 측근과 수첩에 의존한 ‘하명 인사’ 스타일을 버리고, 부실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더욱 강도 높게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김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해 “현명하고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뜻에서 사퇴한 것으로 생각한다. 민심 등을 고려해 깊은 고뇌 끝에 내린 결정으로 보고 그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황우여 당 대표도 “(국방부 장관) 인재풀이 넓지 않다”면서도 “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병관 37일 만에 사퇴… 김관진 국방 첫 유임

    김병관 37일 만에 사퇴… 김관진 국방 첫 유임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에 따라 공석이 된 신임 국방부 장관에 김관진 현 장관을 유임시켰다. 김 장관의 유임은 북한의 3차 핵실험 등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방부 수장의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국방장관이 새 정부의 장관으로 유임된 것은 국방부 창설 이후 처음이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가중되는 국가 안보 위기에서 박 대통령은 또다시 정치적 논쟁과 청문회로 시간을 지체하기에는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유임 배경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해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는 김 장관도 참석했다. 민주통합당은 현 장관에 대해 능력과 자질을 문제 삼아 임명 철회를 요구해 온 만큼 박 대통령의 임명 강행에 따른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오전 김 전 국방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3일 지명된 지 37일 만에 언론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30여 가지의 각종 의혹과 도덕성 및 자질 논란 끝에 사퇴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전후로 김 전 후보자를 포함해 6명의 고위 공직 후보자가 사퇴함에 따라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음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후보자 측은 이날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서 그동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는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이 시간부로 후보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08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끝으로 군에서 예편한 뒤 무기 중개업체인 유비엠텍에서 비상근 고문을 지낸 전력과 자원개발업체 주식 보유 은폐, 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야권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현오석號 첫 과제는 ‘민생회복·경제활력’

    현오석號 첫 과제는 ‘민생회복·경제활력’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서 현오석 경제팀이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다. 지난달 17일 후보로 지명된 이후 33일 만이다. 현 부총리는 “가능한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 경기에 총력 대응하겠다”며 부양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조만간 추가경정예산(추경), 부동산 활성화 조치 등을 포함한 종합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추락한 리더십 회복과 증세 없이 마련해야 하는 135조원의 복지 재원 등 난제가 수두룩하다. 이를 의식한 듯 현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자성론’을 먼저 꺼냈다. “성장과 분배의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일자리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동시에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위기의 심각성을 찾아볼 수 없어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민 지갑은 얇아지는데 나라만 부강해져서는 정상적인 성장이 아니다”라며 “민생의 어려움에 ‘무책임’했던 것은 아닌지 자성해 보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3무’(무능력, 무기력, 무책임)가 지금의 경제 위기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현 부총리는 “우리 경제를 선도형 창조 경제로 전환하고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해 행복한 경제 생태계가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달 중에 민생 회복과 경제 활력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증세에 부정적인 만큼 증세를 통한 복지재원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밤 서울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추경과 부동산 대책 등을 패키지로 준비하는 게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3일에는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등을 탐방한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경제부총리로서 역할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오는 25일에는 15년 만에 부활한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급선무 과제는 리더십 회복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은 현 부총리의 자질을 집중 추궁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우려를 조기에 불식하려면 5년 만에 부활한 ‘경제사령탑’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야 한다”면서 “추경을 어디에 쓸지,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조화시킬지 등 다른 부처들과의 조율을 잘 이끌어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장기적으로 비과세, 감면을 비롯한 세제 개편과 재정 개혁을 통한 공약 재원 마련 등도 현 부총리의 숙제다. 세출과 세입의 구조조정을 위해 각각 재정개혁위원회와 조세개혁추진위원회를 가동하고 있지만 135조원의 재원은 기존 씀씀이를 줄이는 정도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재정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1, 2차관 등 후속 인사는 곧 단행될 전망이다. 2차관이 세제실과 예산실을 총괄하도록 하는 조직 개편이 추진되고 있어 ‘왕차관’ 탄생 가능성이 엿보인다. 현 부총리가 현재 1차관 밑에 있는 세제실, 국고국 등을 2차관 관할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차관이 재정정책을 총괄하라는 취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④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④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 릴레이 인터뷰 4회째다. 전남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정연권 농촌지도관은 눈으로만 즐기는 야생화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켰고, 충남 부여군 고도문화사업소 이계영 문화재관리팀장은 국내 최고의 연꽃 단지를 만들어 냈다. 또 부산 동구 건축과 현지영 주무관과 인천 남구 최영호 팀장은 각 지역에서 낡은 도심을 다시 찾고 싶은 거리로 만들어 낸 ‘도시 디자인의 달인’들이다. ■ 정연권 전남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관 토종 야생화 향수·나물로 혁신 지역 성장동력으로 들판의 꽃박사 “지난해에는 탈락했는데 기어이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를 의미하는 달인에 선정됐습니다. 그 어떤 훈장이나 상보다 훨씬 값어치 있고 큰 영광입니다.” 전남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정연권(55) 농촌지도관은 ‘야생화를 실생활에 접목시킨 꽃 박사’로 불린다.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야생화를 꽃꽂이 소재, 분화용, 생태조경용, 향수, 압화, 신소재, 나물 등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연 200억원의 소득과 생산유발 효과를 창출하는 등 구례군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시켰다. 꽃과 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인 압화 예술인들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대한민국 압화대전’도 기획, 농촌지역을 세계에 알리는 마케팅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2002년 최초로 압화 공모전을 열고 각종 문화행사를 추진, 도농문화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연 정 지도관은 2008년부터 일본·타이완·프랑스 등 7개국의 압화 예술인이 참여하는 문화행사로 공모전을 격상시켰다. 상도 대통령상으로 격상시켜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대회로 성장시켰다. 1986년 아시안게임 때 개량꽃 일색에 실망한 정 지도관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 야생화를 선보이겠다고 결심했다. 이때부터 지리산 야생화 1526종 등 4596종에 대한 생태와 서식 조사, 재배 가능 여부와 시장성 등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지리산 자생화 분화재배 기술을 개발, 대량 증식과 판로를 개척한 그는 이후 옥잠화, 원추리 천연향을 추출해 노고단 향수를 개발한 데 이어 녹차향수 등 천연향을 상품화했다. 정 지도관은 순천대·광주교대 등 대학에 출강, 연구하고 현장에서 경험한 내용과 야생화의 중요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등 후진 양성에도 헌신하고 있다. 30여년 야생화를 연구, 야생화를 구례의 대표 산업으로 발돋움시킨 정 지도관은 농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며, 저탄소 녹색성장과 자연 생태 환경보전의 소재 산업으로 야생화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야생화를 식용 소재로 활용해 지리산 10대 나물을 생산하는 등 장수힐링산업으로 육성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남은 공직 기간 4년 동안 노하우를 전수해 주변이 야생화 천지가 되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구례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이계영 충남 부여군 고도문화사업소 문화재관리팀장 황무지 궁남지에 1000만송이 연꽃 200만명 발길 모은 천생 연꽃애비 이계영(56·행정 7급) 충남 부여군 고도문화사업소 문화재관리팀장은 지역에서 ‘연(蓮)꽃애비’, ‘연의 남자’로 불린다. 이 팀장은 잊혀진 백제 유적인 궁남지를 전국 최고의 연꽃단지로 조성해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주역이다. 궁남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연못으로 경주 안압지와 일본의 인공정원 등에 영향을 준 데다 서동요의 근원지였지만 하루 방문객이 100명이 채 되지 않는 잊혀진 사적이었다. 1990년 부여군 기능직 공무원(방호원)에 합격, 사적지 관리사무소에 배치되면서 문화재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공휴일에도 출근해 일을 찾아 처리하는 성실성과 향토문화 및 문화재를 공부해 문화 해설사로 활동한 점 등을 인정받아 96년 문화재 전문요원(별정직)으로 전환했다. 문화재 전문요원이 되어서는 주경야독으로 문화재 관리자 교육을 이수하며 전문 역량을 키웠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그에게 전직의 기회가 주어졌고 시험에서 만점을 받아 2001년 행정 9급으로 새 출발했다. 이 팀장은 “임명장을 받는 날 고향이자 능력을 인정해 준 부여를 위해 무슨 일이든 다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회고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궁남지였다. 궁남지는 발굴 후 복원하지 않아 10년 이상 방치되다 보니 무단 경작지로 전락해 있었다. 공공근로사업과 연계해 주변 정비계획을 수립하면서 자연스럽게 백제와 불교를 조화시켰고 그 매개체로 ‘연’을 생각해 냈다. 초기 1만 6000여㎡로 시작한 연꽃단지는 현재 40만㎡로 확대돼 50여종, 1000만 송이가 만개하는 전국의 명소가 됐다. 연꽃축제는 사적지 관리소 주관으로 2002년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자 다음 해부터 지자체 축제로 이관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서동연꽃축제로 열린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축제기간 방문객이 236만여명에 이른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만 630억원으로 평가됐다. 궁남지가 부여의 필수 방문 코스로 부상하고 2007년에는 군화(郡花)가 개나리에서 연꽃으로 바뀌게 됐다. 이 팀장은 “연못의 연도 사랑을 받은 만큼 큰다. 하루하루를 ‘농부의 심정’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여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현지영 부산 동구 건축과 주무관 이동 텃밭 된 물탱크 무지갯빛 교각 단장 돈 아닌 아이디어로 도시디자인의 여왕 부산 동구 건축과 현지영(41·시설7급) 주무관은 ‘도시디자인 달인’이란 이름에 걸맞게 그의 손길만 가면 칙칙한 건물이 어느새 화사한 새 생명으로 탄생한다. 원도심인 동구 산복도로 일대는 6·25전쟁 피란민들이 자리 잡으면서 우후죽순으로 판자촌이 들어서다 보니 도심미관 등이 다른 구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져 있었다. 자연스레 도심미관 개선 및 환경개선이 구 현안으로 떠올랐다. 동구는 도심경관개선 사업추진을 위해 2010년에 도시경관계를 만들었다. 도심환경개선 사업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했다. 때마침 좌천동 고지대 아파트 일대가 ‘2011년 부산시 행복마을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시로부터 예산 1억 5000만원과 자성대교차로 환경개선비 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현 주무관은 우선 동구의 관문인 자성대교차로와 좌천 산복도로 고지대의 칙칙한 회색빛 아파트에 산뜻한 무지개색 옷을 입히기로 했다. 지금은 언덕마을 아파트 13개 동이 무지개 숲으로 곱게 단장돼 명물로 거듭났다. 이와 함께 자성대교차로도 무지갯빛 교각으로 탈바꿈시켜 도심 미관을 끌어올렸다. 이러한 노력이 좋은 결실을 얻자 이번에는 황폐되고 방치돼 있던 동네 우물터 재복원 사업에 나섰다. 현장 조사 결과 초량동과 수정동에 각각 7개, 범일동에 6개, 좌천동에 5개 등 곳곳에 있었으며 25개 우물 중 14개의 형태가 보존돼 있었다. 이 가운데 5개는 지금도 주민들이 빨래터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주민들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처음엔 일부 주민들이 쓸데없는 데 돈을 쓴다며 못마땅해했으나 이들을 설득했다. 부산YWCA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면서 ‘우리 동네 우물 지킴이단’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방치된 옛 우물을 찾아내 복원해 주민 어울림터로 만들었다. 이렇게 새롭게 탄생한 우물이 무려 34곳이다. 또 수도 사정이 좋지 않던 시절 집집마다 옥상에 설치된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 물탱크가 이제는 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변하자 이를 재활용, 옥상이동텃밭으로 변신시켰으며 산복도로 계단에는 야외 카페를 조성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최영호 인천 남구 건축과 팀장 구도심 건축민원 도면 전자화로 숨통 예산 절감도 척척 도시 재생 ‘도사’ ‘목공예, 벽화, 빈집, 나무….’ 인천 남구 건축과 최영호(49·시설 6급) 팀장이 요즘 적은 메모 내용이다. 최 팀장은 늘 이렇게 이면지와 수첩에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도시재생 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에 선정된 최 팀장은 모든 공을 메모로 돌렸다. 2007년 5월 당시 인천시 경제자유구역청에서 남구로 인사가 났다는 소식을 들은 최 팀장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른바 구도심으로 불리는 남구는 부평구와 함께 인천시 건축직 공무원들이 가장 꺼리는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낙후된 지역이라 안전사고가 많고, 민원건수도 다른 구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새 근무지로의 첫 발걸음은 가볍지 않았지만, 최 팀장은 남구에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냈다. 그의 첫 작품은 ‘건축심의 전자화 도입’이었다. “2010년 고시원과 같은 도시형 생활주택이 남구 내 대학 주변에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건축심의를 위해 종이도면을 직접 들고 다니는 등 수작업으로는 도저히 업무를 감당할 수 없었지요.” 건축심의는 인터넷으로 접수되는 건축허가와 달리 도면 제출부터 심의 준비, 재심의 등이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최 팀장이 찾은 해결책은 건축도면을 전자파일로 접수하는 것이었다. 그는 전산화 작업을 오후 3시 이후 공간이 비는 전산교육장에서 했다. 노트북 등 기자재를 살 필요가 없어 비용은 줄이고 효율은 높이는 방법이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던 것이다. 회의도 대폭 줄었고 2011년 10월 이후 2년간 구 예산도 3억 5000만원을 절감했다. 시도 올해부터 건축심의를 전자화하도록 하는 등 그의 아이디어는 인천 전 지역으로 확산됐다. 최 팀장은 남구에 필요한 새로운 건축 제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찾았다. 해안매립지역의 건축물 기울어짐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건축사에게 지질조사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지질조사서는 건축사들이 법적으로 제출하지 않는 서류였지만, 새 지침을 마련해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실제 건물을 지을 수 있을 정도로 지반이 단단한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최 팀장은 “남구에 처음 발령받았을 때 난감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적극적으로 행정을 펼치니 구도심을 바꿀 수 있는 많은 방법이 보였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김재우 사퇴 하루만에 후임… MBC 사태 풀릴까

    김재우 사퇴 하루만에 후임… MBC 사태 풀릴까

    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재우 전 이사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에 김문환(67) 전 국민대 총장을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당초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보궐이사 임명이 김 전 이사장이 사퇴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박근혜 정부의 MBC사태 해결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지지부진하던 김재철 MBC 사장의 거취 문제도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김 보궐이사는 경북 의성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국민대 법대 교수와 학장으로 일한 뒤 국민대 총장을 지냈다. 녹색소비자연대 대표와 아름다운가게 이사장도 역임했다. 김 보궐이사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인 2015년 8월 8일까지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사의 결격사유 해당여부에 대한 확인을 거쳐 조만간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문진 이사장은 김 보궐이사 임명 직후 이사회에서 호선될 예정이다. 관례상 최연장자가 맡아온 만큼 김 보궐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커졌다. MBC 시청자위원장으로 3년간 활동하면서 방송사 사정에도 밝은 인사가 선임됨에 따라 김재철 MBC 사장의 진퇴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와 영화/최광숙 논설위원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공식 기록영화인 ‘민족의 제전’에서 가장 긴 시간이 할애된 대목은 바로 손기정 선수의 역주 장면이다. 독일의 천재 여성감독 레니 리펜슈탈. 손 선수와 친구사이이기도 한 감독이 손 선수의 가슴에 일장기가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손기정 골인 장면’은 스포츠사에서 손꼽히는 명장면으로 남게 됐다. 히틀러의 총애를 받은 리펜슈탈에겐 ‘나치 협력자’와 ‘영화사상 가장 뛰어난 다큐멘터리를 만든 예술가’라는 상반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가 히틀러의 의뢰로 제작한 나치 전당대회 기록영화 ‘의지의 승리’와 베를린 올림픽 2부작 ‘민족의 제전’과 ‘미의 제전’은 당대 최고의 선전영화였다. 하지만 그의 혁신적인 영화기법과 영상미는 영화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렇듯 영화는 직간접으로 정치 메시지를 담아내는 도구로 활용돼 왔다. 베니스· 칸·베를린 등 3대 영화제는 시대정신과 정치의식이 투영된 영화들에 높은 평점을 매긴다. 부시 대통령 부자 일가와 오사마 빈라덴 가문 간의 30년에 걸친 사업적 유착관계를 그린 ‘화씨 9.11’이 그 한 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이 영화에서 부시를 ‘가장 바보 같은 사람’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등 우리 전쟁영화도 정치상황을 빼놓곤 얘기하기 어렵다. 장이머우 감독의 ‘연인’ 같은 중국 로맨스 영화 주인공들도 종종 정치적 한계상황에 갇힌 불쌍한 존재로 묘사된다. 우리 대통령들은 영화를 정치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해온 측면이 없지 않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영화에 가장 관심을 보인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정계 은퇴 선언 후 영국에 체류하다 돌아온 김 전 대통령이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보면서 영화는 또 한번 인기를 끌었다. ‘대통령 관람효과’다. 재임 중 영화를 가장 많이 본 대통령으로 꼽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창동 감독을 초대 문화관광부 장관에 임명하면서 만만찮은 ‘문화권력’을 키워내기도 했다. 최근 정치를 재개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링컨’을 감명 깊게 봤다고 한다.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예제 폐지와 남북전쟁에 회의적인 각료와 정치인들을 설득하는 링컨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어디 안 전 교수뿐이겠는가. 새 정부가 출범한 지가 언제인데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처리하지 못하는 정치권을 보면서 많은 국민은 링컨의 설득과 통합 리더십을 떠올렸을 것이다. 모쪼록 정치인들이 이 영화를 새겨 보고 정국 타개의 ‘정답’을 찾았으면 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차관 인사] 서울대 나온 50대 중반의 수도권·영남 출신들이 주축

    ‘박근혜 정부’의 초대 차관 내정자는 50대 중반으로 서울대를 나온 수도권, 영남 출신이 주축을 이룬다. 나이만 3세쯤 젊어졌을 뿐 내각 인선 특징과 대동소이하다. 다만 차관 인사이다 보니 내부 인사가 대거 승진 발탁됐다. 고시 출신이 18명으로 압도적이었다. 비관료 출신은 전체 2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여성은 2명으로, 행정고시 28회 동기인 정현옥 고용노동부, 이복실 여성가족부 차관 내정자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대탕평 인사’와 ‘여성 우대’는 내각에 이어 차관 인선에서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발표된 부처 차관 인선은 서울대와 고시 출신의 초강세로 요약된다. 지역적으로는 서울(5명)과 경기(1명) 등 수도권과 대구·경북(3명), 부산·경남(3명) 등 영남 출신이 대거 포진했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의 인선에서 소외됐던 제주 출신의 박기풍 국토교통부 제1차관 내정자가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차관의 평균 나이는 55.5세였으며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내정자가 67세로 최고령자였다. 나승일 교육부 차관 내정자가 51세로 가장 나이가 적었다. 지난달 17일 발표된 내각(총리와 장관·58.2세)과 비교하면 2.7세 젊어졌지만 서울대와 수도권, 영남 출신이 많이 포진된 것은 비슷했다. 이번 차관 인사에는 고시 출신 관료들이 대거 포함됐다. 전체 20명 중 무려 18명이 각종 고시 출신이다. 행시 출신이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외무고시와 기술고시 출신이 각각 2명을 차지했다. 사법고시 출신은 1명이었다. 행시의 경우 26회가 4명으로 가장 많았고 28회가 3명으로 뒤를 이었다. 25, 27회가 각각 2명이었고 24, 29회 출신 차관도 1명씩이었다. 박종길·나승일 차관 내정자만 비관료 출신이다. 박 차관 내정자는 국가대표 사격 선수를 지냈으며 나 차관 내정자는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 출신이다. 출신 학교별로는 서울대가 전체 20명 중 절반인 10명을 차지했다. 내각보다 서울대 출신 비율(18명 중 7명)이 높아졌다. 박근혜 정부에서 중용되고 있는 성균관대 출신은 2명이었다. 이 밖에 한양대 2명, 연세대·광운대·경희대·서울시립대·전북대·전남대 1명씩이었다. 청와대는 이날 발표에서 빠진 기획재정부, 국방부 차관의 경우 장관이 임명되면 해당 장관과 상의해 추후 인선할 방침이다. 김행 대변인은 “재정부와 국방부 차관도 포함해 일괄적으로 차관 임명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광저우 참패, 갚아주마” 칼 가는 전북

    “복수는 나의 힘”. 프로축구 전북이 칼을 갈았다. 전북은 12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 슈퍼리그 디펜딩챔피언 광저우 헝다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갖는다. 전북은 지난해 대회 조별리그 홈경기에서 광저우 헝다에 1-5로 참패를 당해 무참하게 K리그의 자존심을 구겼다. 참패의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16강 진출에도 실패한 아픈 기억을 안고 있다. 전북은 올시즌을 앞두고 케빈과 이승기, 박희도 등 공격자원을 대거 보강했다. 광저우전에서는 가용 가능한 자원을 총출동시켜 올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첫 승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전북은 조별리그 1차전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와의 대결에서 아쉽게 2-2로 비겨 2차전이 더욱 중요해졌다. 광저우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16강 진출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파비오(브라질) 감독대행은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작년 홈 경기에서 광저우에 1-5로 진 사실을 알고 있지만 큰 점수 차는 중요치 않다”면서 “오직 승점 3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팀의 공격력을 그대로 살리되, 수비에 좀 더 신경 쓰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전북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좋아 전체 기량은 좋아졌지만 조직력에서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이 점만 나아진다면 우리를 대적할 상대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광저우가 올 시즌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비롯해 남미 출신 선수들까지 보강해 한층 강력해 졌다는 평가에 대해 파비오 감독대행은 “리피 감독부터 무리퀴(브라질), 다리오 콘카(아르헨티나), 루카스 바리오스(파라과이), 황보원(중국)까지 다 아는 선수들”이라며 “특정한 선수를 경계하지는 않겠다. 팀 전체를 경계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베테랑 골키퍼 최은성은 “상대 공격수의 실력에 대해 많이 듣고 작년 경기도 봤다”며 “자신감을 갖고 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또 “12일 경기는 K리그 클럽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이라면서 “꼭 승리를 거둬 지난해 패배를 설욕하고 16강 진출의 발판을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사고·재난에 국민들 걱정…행안부가 종합대책 마련해 달라”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첫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 출범 초기에 각종 사고와 재난이 발생하고 있어 국민들의 걱정이 크다”면서 “안전관리에서 더 중요한 것은 예방과 선제적 대응으로,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안전과 관련해 행정안전부가 ‘컨트롤 타워’가 돼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윤창중 대변인은 이날 국무회의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에서 14개 부처에 일일이 당부와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박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 13명의 신임 장관,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 이용걸 국방부 차관, 박원순 서울시장, 김동연 국무총리실장, 이재원 법제처장 등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박 대통령에게 “첫 국무회의고, 축하도 드릴 겸 왔다”며 인사를 건넸고 박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답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13명의 신임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장관 부부와 오찬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통한 사법부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 바라며 아울러 새 정부 출범 초기 사회 4대악 척결 대책도 철저하게 세워서 집행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지식경제부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중심 경제가 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 제거에 적극 노력하고, 우리 경제의 미래가 걸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꼼꼼하게 잘 챙겨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에게는 “시급한 문제인 주택시장, 택시지원법, KTX 경쟁 도입 등 현안은 당장 챙겨주기 바란다”고 강조했으며, 서남수 교육부 장관에게는 “소득연계 맞춤형 반값등록금 정책을 잘 챙기고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 혼선으로 학생과 학부모 고통이 컸던 만큼 차근차근 변화시켜 나갈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보름 만에 오늘에야 첫 국무회의를 열게 됐다”며 정치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지연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북한이 연일 전쟁을 위협하고 있는 위기 상황인데, 지금 안보 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국가안보실장과 국방장관이 공백이고, 국정원도 마비 상태”라면서 “경제의 컨트롤 타워인 경제부총리도 안 계셔 정말 안타깝고,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탈세와의 전쟁’을 통해 증세 없이 복지 공약의 재원을 마련할 것임을 내비췄다. 그는 “복지공약 실천 재원을 놓고 ‘예산 부족으로 어렵다’, ‘증세를 해야 한다’ 등 많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재원 확보를 위해선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탈세를 뿌리뽑아야 하며, 개인 투자자들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막대한 부당이익을 챙기는 각종 주가조작에 대해 상법 위반사항과 자금의 출처, 투자수익금의 출구, 투자 경위 등을 철저히 밝혀서 제도화하고 투명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매주 화요일 오전 정기 국무회의를 열기로 했으며, 박 대통령과 정 총리가 교대로 국무회의를 주재할 계획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지각내각’ 13명 일성… 朴대통령 국정철학 ‘받쳐주기’

    ‘지각내각’ 13명 일성… 朴대통령 국정철학 ‘받쳐주기’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고서도 정식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던 ‘지각 장관’들이 1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일제히 임명장을 받고 장관으로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임명장을 받은 장관은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13명. 우여곡절 끝에 지각 취임한 장관들인 만큼 취임 일성에 온 나라의 귀가 쏠렸다. 단 몇 분짜리 취임사에 새 정부의 1기 내각 책임자로서의 각오가 실렸기 때문이다. 서남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공교육의 인성교육과 창의성 교육 달성에 초점을 맞췄다. 취임사에서 ‘인성’과 ‘품성’이라는 단어를 5번이나 언급했을 정도다. “교육의 본질과 학교의 본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역설한 서 장관은 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공과를 따져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 장관은 취임사 초고를 직접 작성하는 등의 애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의 취임사 키워드는 한마디로 ‘안전’이었다.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방점을 찍었다. 취임식을 마치자마자 유 장관은 곧바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산불 대처 상황부터 점검했다. 유 장관은 “1993년 3월 내무부에서 경기도 기획담당관으로 떠난 지 20년 만에 다시 행안부 장관으로 돌아온 감회가 깊다”는 소회를 밝히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새 정부의 3대 국정 목표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재차 강조했다. 유 장관은 따로 취임식을 하지 않고 각 부서를 돌며 직원과 인사를 나눈 뒤 별도로 배포한 취임사에서 “지금까지의 문화정책은 보여주기 위한 양적 팽창에 치우쳐 있었다”며 직원들에게 창의적으로 일하고 구태의연한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며 열정과 소신, 책임감을 갖고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장관은 ‘창조경제의 패러다임’ 구축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동력 확충과 좋은 일자리 창출, 부문 간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루자고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윤 장관은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SW), 지식과 제조의 융합을 통해 주력 제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고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형 신산업을 창출해야 한다”면서 “중소·중견기업이 창조경제의 주역이 되는 협력적 산업생태계 조성에도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법무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면서 ‘공감하는 법치’를 약속했다. 그는 “법무·검찰이 법질서 확립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고,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도 애써 왔지만 ‘국민을 위한 것이니 옳은 일’이라는 독단에 빠져 자만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논어 중 ‘날씨가 차가워진 다음에야 소나무의 푸름을 안다’는 뜻의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란 구절을 인용, 국민이 공감하는 법무행정 실천으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다시 얻겠다는 각오를 비췄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취임 일성이 구체적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국민행복연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보건복지 정책의 틀을 세워가겠다”고 취임사를 한 뒤 곧바로 대한노인회를 방문하며 현장행정에 나섰다. “박 대통령의 특별한 신임을 받는 만큼 앞으로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부처 내 기대감이 크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속 가능한 환경복지를 위해서는 환경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환경복지를 골고루 누리면서도 발전을 실현하는 경제성장 모델국가, 환경보전 모범국가의 기틀을 다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며 “환경오염과 환경사고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해 가해자 배상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의 한 간부는 “환경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전문성과 오랜 행정 경험을 갖춘 부처 출신 장관으로서 부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동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농업이 그동안 안정적 식량공급에 주력했다면, 앞으로의 농업은 국민 건강을 챙기는 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면서“농업을 가공·유통·관광 등과 연계한 6차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식에서는 직원 대표가 ‘장관님께 바란다’는 제목의 메시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직원들은 “세종 청사 근무 직원의 여건을 살펴달라”거나 “선망하는 중앙부처가 되기 위해 힘을 결집시켜 달라”며 애교 섞인 요구를 이 장관에게 전달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엄마 국가론’을 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국가가 가능하게 하고, 국가가 엄마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새 정부 국정운영의 핵심가치인 공개, 공유, 소통, 협력을 바탕으로 여성가족부가 하는 일에 기업, 관련단체,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민관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다부진 포부도 덧붙였다. 조 장관은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첫 싱글 여성대통령 정부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여성가족부 장관이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고, 청와대에서도 아직 그런 논의는 구체적으로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으로부터 아무런 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의 취임사 핵심은 ‘70% 달성론’으로 압축됐다. “새 정부가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고용률 70% 달성, 중산층 70% 복원을 약속했다”면서 “‘일자리 늘리기와 지키기, 그리고 일자리의 질 올리기(늘지오)’를 통해 희망의 사다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더욱 튼튼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병세 외교통상부 장관은 동북아시아 주변 4강 등과의 ‘신뢰 외교’를 핵심 업무로 제시했다. 대북 관계가 한 치 앞이 안 보일 만큼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취임한 윤 장관은 “새 정부 외교의 가장 큰 도전은 북한의 불확실성”이라고 밝혔다. 부처종합·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사설] 범국민적 단합으로 안보위기 헤쳐갈 때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윤병세 외교부장관 등 신임장관 13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이들과 새 정부 첫 국무회의를 가졌다. 박근혜 정부 출범 2주 만에 불완전하게나마 국정 운영이 정상 가동의 문턱에 들어선 것이다. 정부조직법 개편 지연 등으로 4명의 장관이 아직 임명되지 않았으나 17개 부의 차관과 17개 청장도 내일과 모레 잇따라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새 정부의 진용이 수일 내로 얼추 갖춰지는 셈이다.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의 안보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을 감안할 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지각 출범으로 인해 그동안 국정은 청와대 중심의 비상 체제로 운용돼 왔다. 이로 인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들도 쌓여 있는 상황이다. 어제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4대강 등 대형국책사업을 철저히 점검하고 주가 조작을 엄중 단속할 것을 주문했으나, 이를 넘어 각 부처는 앞으로 5년 동안 현 정부 140개 국정과제에 대한 소관별 실천 방안을 면밀히 강구해야 한다. 고삐 풀린 서민물가도 잡아야 한다. 새 정부 출범 직후 100일이 향후 국정 5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때 그만큼 각 부처가 촌각을 다퉈야 할 시점이다. 지금 이 나라는 세 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핵을 앞세운 북한의 도발 위협이 그 하나고, 정치를 잃어 버린 국회의 위기가 또 다른 하나이며,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한 정부의 위기가 나머지 하나다.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며 주민들을 동원하고 서해안 장사정포의 포문을 활짝 열어놓은 상황이건만 여야는 서로 상대가 자신을 대접하네 마네 하며 우물 안 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고 있다. 조직이 정비되지 않은 각 부처의 공무원들은 대체 뭘 어찌해야 할지 몰라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 위중한 국면을 헤쳐갈 주체는 결국 우리 국민들뿐이다. 위기일수록 강해지는 우리 국민들의 저력만이 북의 안보 위협을 물리치고, 정치를 복원하고, 정부를 안정시킬 수 있다. 국민 각자가 성숙한 자세로 중심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 지금 통합진보당과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등 일부 종북(從北) 성향의 정당과 단체들은 주한 미 대사관 앞으로 달려가 연일 반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는 눈을 감은 채 한국과 미국 때문에 전쟁 위기가 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젊은 세대들의 안보 불안감을 자극하고 이들의 반미 의식을 고조시키려는, 북한의 대남 전략전술과 하등 다를 게 없는 행보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를 의심케 한다. 안보 위기와 국정 파행은 국가적 피로감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를 이겨낼 인내심이 요구된다. 국민들의 흔들림 없는 단합이 요구된다. 정치권도 모쪼록 이번 주 안에 정부조직개편 논란을 매듭지어 새 정부의 온전한 출범에 힘을 보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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