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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예인 아니면 어때, 재밌으면 됐지

    연예인 아니면 어때, 재밌으면 됐지

    지난 7일 첫 전파를 탄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에서 가장 주목받는 출연자는 연예인이 아닌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왼쪽)와 임요환(오른쪽)이다. ‘더 지니어스’는 상금 1억원을 놓고 출연자들이 치열한 심리 싸움을 벌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지난 시즌에서 홍진호는 선수 시절 보여줬던 승부사 기질과 판단력을 발휘, 다른 출연자들을 압도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2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1인자였던 임요환이 가세하면서 ‘2인자’ 홍진호와의 맞대결 성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은 더 이상 스타들이 좌우하지 않는다. 대신 대중에게 친숙하지만 연예인은 아닌 ‘유명인’들이 대거 등장해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관찰에 기반을 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유행하면서 이런 비(非)연예인들은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쌓아 온 실력과 꾸밈 없는 모습으로 연예인 못지않은 주목을 받고 있다. ‘더 지니어스’는 출연진의 절반 이상이 비연예인이다. 홍진호와 임요환을 비롯해 마술사 이은결, 변호사 임윤선, 인터넷 수학강사 남휘종 등이다. 치열한 전략으로 승부하는 심리게임에서 다양한 직업군의 출연자들이 보일 제각각의 기지와 반응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지난 시즌에서도 명문대생과 당구선수, 정치인 등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서로 연합하고 배신하면서 승부를 벌였다.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은 탁구, 배드민턴 등 왕년의 스포츠 스타들을 소환했다. 지난 10월부터는 농구에 도전하며 최인선 전 SK 감독과 우지원, 전희철, 석주일 등을 감독과 코치로 모셔 왔다. 이들은 프로선수 출신다운 카리스마로 출연자들을 다그치면서도 이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농구대잔치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 과거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게 할 만한 대목이다. MBC ‘아빠 어디 가’에서는 2002 월드컵 영웅인 송종국이 영락없는 ‘딸바보’의 매력을 보이고 있고 SBS ‘백년손님-자기야’에서는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이 장모와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으로 ‘국민사위’란 타이틀을 얻었다. 방송사들은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이들의 신선함에 주목한다. ‘우리동네 예체능’을 홍보하는 권영주 드라마틱톡 대표는 “시청자들은 연예인이 으레 웃길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연예인이 아닌 유명인들이 의외의 모습을 보였을 때 더 화제가 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리얼리티와 진정성을 강조하는 예능프로그램의 추세도 비연예인과 잘 들어맞는다. ‘더 지니어스’의 정종연 PD는 “게임 속 상황에 빠져드는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게 핵심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방송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고려하는 연예인보다 그렇지 않은 비연예인들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상철과 서장훈, 안정환 등 스포츠 스타들은 진정성에서 감동을 길어 올리기에 제격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스타파워는 예전만 못하다. 소위 ‘스타 예능인’들을 한데 모은 KBS 2TV ‘1박 2일’과 SBS ‘맨발의 친구들’은 각각 시청률 부진과 폐지를 겪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출연자의 예능감과 입담보다는 제작진의 아이디어와 포맷이 중요해졌고,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면서 그에 맞는 비연예인의 출연이 자연스레 늘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교황 버금가는 만델라 추모 행렬

    교황 버금가는 만델라 추모 행렬

    오는 15일(현지시간)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치러지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추모행사에 각국의 지도자와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기로 하면서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모행사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이번 주 추모행사 참석을 위해 남아공을 찾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도 남아공을 방문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백악관과 연방정부 건물, 군기지, 해외 외교 공관 등에 9일 일몰 때까지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하는 등 거의 미국 내 국장(國葬) 수준으로 애도를 표시하고 있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찰스 왕세자,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남아공에 간다. 일본에서는 나루히토 왕세자가 9일 남아공으로 출국한다. 왕세자가 해외 왕실과 무관한 인사의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호주의 토니 애벗 총리와 야당인 노동당 대표 빌 쇼튼도 10일 남아공을 방문한다. 한국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8일 조문사절단을 이끌고 남아공으로 출국했다. 생전 만델라와 친분을 유지했던 유명인들도 속속 남아공에 도착할 예정이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해 록그룹 U2의 보컬 보노,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등이 남아공 현지 추모행사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만델라 추모행사의 규모를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과 비교하기도 한다. 당시 교황의 장례식에는 세계 각국 지도자 70여명과 국왕 5명을 포함, 약 200만명이 참석한 바 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6일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에게 보낸 조전에서 “만델라 선생은 세계에 명예를 떨친 정치가”라고 애도했다고 인민일보가 7일 보도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조전에서 “중국인민은 오랜 친구를 잃은 것에 비통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타계로 201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재조명되면서 그를 감옥에 가둔 중국 당국이 곤혹스러운 처지로 몰리고 있다. 8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중국은 인권·자유·평등을 위해 투쟁한 만델라를 추도하지만 정작 중국에서 만델라와 같은 일을 한 사람은 감옥에 있다” 등의 글들이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문경새재

    [명인·명물을 찾아서] 문경새재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 사이에 있는 백두대간 옛 고개인 문경새재(642m)가 ‘사계절 국민 관광지’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전국 네티즌이 국내 최고 관광지로 뽑으면서 관광객이 전례 없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설을 하루 앞둔 지난 6일 오후 문경시 문경읍 문경새재도립공원 입구. 비수기라서 한산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쌀쌀한 날씨의 평일임에도 관광객이 줄을 이었다. 도로변에 나붙은 ‘한국인이 꼭 가 봐야 할 곳 100선, 문경새재 1위’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무색하지 않았다. 이 현수막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1년간 전국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처음 추진한 ‘한국 관광 100선’에서 문경새재가 1위에 오른 것을 기념하기 위해 문경시가 내걸었다. 양재율(58) 문경새재관리사무소장은 “예년 이맘때 같으면 관광객의 발길이 뜸했으나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다. 겨울철인 요즘도 평일 3000~4000명, 주말엔 1만명 가까이 찾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문경새재가 한국 관광 100선을 계기로 사계절 관광지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69만명의 유례없는 인파가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올 한 해 30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경새재는 국내 최고나 최장 등 타이틀이나 딱히 대표할 볼거리가 없다. 그럼에도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관광지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린 비결은 뭘까. 조선시대 과거 길이란 역사성과 수려한 자연경관을 잘 간직한 길 덕분으로 여겨진다. 영주 죽령(696m), 영동 추풍령(221m)과 함께 조선시대 3대 고갯길 중 하나였던 문경새재는 역사적·민속적·생물학적 가치가 큰 옛길이다. 전국 유일의 길 전문 박물관인 ‘문경 옛길박물관’이 이곳에 터를 잡은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여기에 한국의 대표 아리랑으로 부각되고 있는 ‘문경새재아리랑’도 한몫했을 것이다. 문경새재는 2006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과 2007년 옛길로는 처음 국가지정문화재(명승 제32호)로도 지정됐다. 문경새재 하면 먼저 조선시대 청운의 꿈을 안고 한양 과거 길을 오르던 유생들이 떠오른다. 선비들은 문경(聞慶)이란 지명이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 곳’이란 의미가 있다 해서 문경새재를 애용했다 한다. 죽령을 넘으면 ‘죽죽 미끄러지고’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속설 때문이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147호로 지정된 ‘문경 조령관문’인 문경새재 공원 입구부터 제1~3관문까지 약 6.5㎞ 구간은 보기 드문 흙길이다. 1970년대 당시 국토개발을 진두지휘했던 박정희 대통령이 ‘문경새재 길은 포장하지 말고 그대로 두라’고 지시해 그대로 남게 됐다. 그래서 매년 5~10월 음력 보름을 전후한 토요일에는 남녀노소 구분없이 문경새재 옛길을 달빛 속에 맨발로 걷는 ‘문경새재 과거 길 달빛사랑여행’이 펼쳐진다. 공원 입구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제1관문(1708년)을 지나면 바로 왼편에 화려한 궁궐과 기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나타난다. 문경시가 72억원을 들여 만든 오픈 세트장. ‘태조왕건’, ‘대조영’, ‘대왕세종’ 등 인기 사극들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이곳에서 3관문까지 구간에는 볼거리가 즐비하다. 고려와 조선시대 숙식을 제공하던 국영여관인 조령원터, 조선 후기에 세워진 순수 한글비석인 ‘산불됴심’ 표석(경북도지정 문화재 제226호), 조선시대 경상 관찰사가 업무 인수인계를 하던 교귀정 등이 있다. 고려 말 공민왕이 피란을 가면서 머물렀다는 절 혜국사도 자리했다. 나그네가 쉬어 가는 주막, 성황당, 산신각, 선정비 등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멸종 위기의 동식물 서식지도 널리 분포됐다. 3관문을 통과하면 충북 괴산 땅이다. 문경새재에서는 철마다 문경전통찻사발축제와 문경사과축제 등이 열리는 축제의 공간이기도 하다. 인근에는 자연생태공원과 사계절썰매장, 새재스머프마을 등도 들어섰다. 양 소장은 “아리랑 고개인 문경새재 20리 길을 인생 열두 고개 테마길로 개발하고 국립 아리랑박물관을 유치하는 등 전국에서 으뜸가는 힐링 및 트레킹 코스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멘토들과 13일 만찬… 박원순 재선 ‘기지개’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는 13일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 후보를 지지했던 멘토들과 만찬을 갖는다. 박 시장은 당시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면서 문화예술계, 학계, 법조계 등 각계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멘토단을 구성했다. 멘토들은 선거 때 트위터에 박 후보 지지 글을 올리거나 선거 현장에 직접 나가는 등 지원전을 펼쳤다. 정치권에서는 선거가 2년 이상 지난 시점에 만찬이 이뤄지는 것을 놓고, 박 시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위한 지원군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박 시장은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예상 후보들에게 뒤지는 결과가 나오는 등 위기감이 감지되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는 모양새다. 박 시장 측은 6일 “단순한 친목 모임일 뿐”이라면서 “모든 멘토들이 참석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조선은 ‘동방소송지국’

    조선은 ‘동방소송지국’

    조선의 일상, 법정에 서다/한국고문서학회 지음/역사비평사/360쪽/1만 8000원 우리나라엔 소송이 넘쳐 난다. 2009년 고소된 인원은 이웃 일본의 67배, 인구 10만명당 비율은 171배이다. 이런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조선 초기와 후기에도 그랬다. 조선 초기 실록을 보면 태종 14년인 1414년에는 소송 건수가 1만 2797건이나 됐다. 당시 인구가 600만~7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소송 건수는 엄청난 것으로 ‘소송의 홍수’라고 할 수 있다. 전라도 영광의 민장치부책(民狀置簿冊)은 1870~1872년과 1897년 4년 동안 7291건의 민소(民訴)를 정리해 수록했다. 조선 말 개화기에는 일본인 법관들이 거의 모든 권리 분쟁들이 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고 조선인의 권리의식이 높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공자와 유교 사상을 받들었던 동방예의지국 조선의 위정자들이 소송이 적은 사회를 지향했지만 실상은 정반대로 흘러 동방소송지국(東方訴訟之國)이라 할 만했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3대 소송은 노비 소송, 전답 소송, 묘지를 쓴 일로 생기는 송사인 산송(山訟)이었다. 명종 15년인 1560년 경주 양좌동의 양동 손씨가에 시집갔으나 후사를 잇지 못하고 요절한 최씨 부인의 재산을 친정으로 돌려 달라며 화순 최씨 측에서 양동 손씨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무자녀 망녀의 재산 귀속을 둘러싼 처가와 시가의 분쟁이다. 재판 결과 요절한 부인의 제사를 손씨 측에서 지낸다는 점이 참작돼 그녀가 시집갈 때 데리고 갔던 30명의 노비를 원고와 피고가 반반씩 나눠 갖게 됐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시인인 윤선도의 증손자로, 조선의 대표적인 선비 화가로 잘 알려진 윤두서 부부의 묘를 손자 윤굉이 1782년 경기도 파주에서 전라도 강진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산송이 발생했다. 새 이장처가 역장(逆葬·후손의 묘가 조상의 묘 위쪽에 위치하는 형태)의 혐의가 있었기 때문에 문중 내 일가가 강진현에 소장을 제출, 묘를 파내 줄 것을 요구했다. 재판을 맡은 강진 현감은 새로 이장한 묘가 혈맥을 누르지도 않고 또한 앉거나 서거나 모두 보이지 않는 위치라고 판단해 피고인 윤굉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조선시대에도 변호사라는 존재가 있었을까. 조선은 소송이 없는 사회를 이상으로 삼았기에 소송을 확대하는 데 일조하는 변호사와 같은 존재를 당연히 부정했지만, 당시는 쟁송위업자(爭訟爲業者)나 외지부(外知部)가 변호사 업무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1706년 편찬된 법전인 전록통고(典錄通考)에 따르면 쟁송위업자는 쟁송(분쟁)을 교사(敎唆)하는 것을 생업으로 삼는 자로 법지식을 팔아 대가를 챙기는 사람이었다. 중종실록에 나오는 외지부는 법률을 암송하고 문권(소유권 등 권리를 증명하는 문서)을 위조하여 소송을 교사한 뒤 이기면 그로부터 이익을 취하는 무뢰배라고 하였다. 조선시대 최고위직 재판관은 누구였을까. 국왕이었다. 직접 참여해 재판과정을 지휘하기도 했고 전국에서 벌어진 사형죄에 관한 재판의 최종 결정은 전적으로 왕의 권한이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오늘날 가업을 잇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디지털 혁명으로 전 세계는 일일생활권으로 들어섰고 성장 속도 또한 가파르다. 과다경쟁 체제는 청년실업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던져 놓았다. 이런 시대에 ‘가업’이란 구시대의 유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일본이나 유럽 등에서는 수백년 동안 가업을 이어온 작은 가게와 그들의 이야기가 적지 않다. 국내에도 그런 이야기들이 가끔 소개되며 한편으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는 오랫동안 가업을 잇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서울에서 통영으로 함께 내려온 젊은 부부는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를 찾다가 전남 구례군 지리산 농부 홍순영이 재배한 쌀을 찾아냈다. 직접 산지로 찾아가 구입하면서 한 가족의 삶을 만났다. 갓 스물을 넘긴 아가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땅을 가꾸고, 햇살과 바람에 가슴을 펴고, 환하게 웃음 짓는 모습을 봤다. 젊은 부부는 이 아가씨처럼 작지만 빛나는 삶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또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신간 ‘가업을 잇는 청년들’은 이렇게 시작됐다. 언론과 인터넷을 뒤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가업을 잇는 청년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2년 반 만에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서울, 충주, 대구, 부산, 구례를 오가며 3대에 걸쳐 70여년 가업을 잇는 대장장이, 우리나라에서 6명뿐인 시계명장의 한집안 내력, 여러 5일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장돌림, 농부, 떡 기능인, 그리고 각종 가구에 덧대는 금속장식을 만드는 두석장 등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청년들의 일은 비록 인기 직업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자긍심과 가업을 잇는다는 확신은 누구보다 단단하다. 일을 배우는 어려움도 있지만 즐거움이 더 크다는 점에서 감동이 느껴진다.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진정한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이 오늘날 실업문제 등으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올해 처음 시행한 ‘우수출판기획안’ 공모에서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시론] 한국금융 실상 드러낸 잇단 금융부실·비리/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시론] 한국금융 실상 드러낸 잇단 금융부실·비리/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금융 부실과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1~2012년 저축은행 사태, 최근 동양증권 사태에 이어 급기야 국민은행이 해외 지점 부당대출과 해외 투자 손실도 모자라 90억원에 이르는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사기 인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밖에도 최근 5년간 크고 작은 금융비리가 100여건 넘게 발생했다. 이 정도면 은행, 증권, 보험, 서민금융기관에 이르기까지 금융산업이 총체적으로 곪았다고 할 수 있다. 금융기관이란 예금자와 투자자의 자금을 위임받아 관리하고 기업 등 수요자에게 중개하는 기관이다. 다른 사람들의 돈을 관리하고 중개하는 곳이므로 무엇보다도 신뢰가 생명인 곳이다. 그런데 신뢰는커녕 부실과 비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통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은 돈을 다루는 곳이므로 금융인들의 도덕심, 윤리의식만으로는 신뢰 유지가 힘들다. 엄격한 통제시스템을 필요로 하는데 내부 통제시스템과 외부 통제시스템이 있다. 내부 통제시스템은 3단계로 돼 있다. 1단계가 일선 창구업무의 결제라인이다. 계장, 과장, 지점장 등 금액이 크면 본부의 결제라인을 거치면서 1단계 통제가 된다. 2단계가 일선 창구업무의 부당처리나 부실 가능성이 없는지를 크로스 체크하는 리스크관리 라인이다. 이 라인은 경영책임자와도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각종 금융 위험을 통제한다. 3단계가 최고 경영책임자마저 감시하는 상근감사실 라인이다. 이러한 3중의 내부 통제시스템만 제대로 작동되면 웬만한 부실과 비리는 방지된다. 최근 연이은 부실 비리는 이러한 내부통제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증거다. 내부 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검사·감독하는 제도가 금융감독이라는 외부 통제시스템이다. 내부통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이 외부 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면 부실과 비리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사태는 외부 통제시스템마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왜 내부·외부통제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고 있는가가 문제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대부분 시중은행은 주인이 없어 주인 없는 은행에 내려오는 낙하산 인사와 과도한 규제 개입으로 나타나는 관치금융이다. 금산분리라는 미명하에 주인이 없어진 은행들은 퇴직관료들이나 정치공신들에게는 안성맞춤의 낙하산 자리다. 연봉도 10억~30억원에다 성과급도 상당하니 모두 군침을 흘리는 자리다. 낙하산 인사들에게 가장 큰 문제가 조직 장악이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인재발탁, 조직쇄신이라는 이름의 파격적인 발탁인사다. 이를 통해 새로운 친위부대를 만들면서 능력보다는 줄 서기를 조장해 1차, 2차 내부 통제시스템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감사라인은 어떤가. 여기도 대개 금융감독 당국이나 정부인사들이 내려온다. 그런데 현재 금융감독원은 독립성은 없고 금융위원회라는 상전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들을 좌지우지하는 정부 퇴직관료들이 최고책임자로 내려와 있는데 하부 감독원 출신 감사들이 감사업무를 제대로 할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결국 금융을 규제하고 관리하던 낙하산 인사들은 한편으로는 정부 금융정책에 협력하는 등 정치권이나 정부의 눈치를 보고 다른 한편 조직 장악을 위한 인사 줄세우기 등 외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다. 독립성 없는 감독 당국은 이들을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 오늘날 연이은 금융 부실과 비리의 근원이다. 언제나 문제가 터지면 태스크포스(TF) 등 야단법석이지만 고액연봉의 노른자위를 쉽게 내어 주고 싶겠는가. 결국 부실과 비리에 연루된 말단 금융기관 직원들 몇 사람만 감옥 가고 용두사미로 끝나고 조금 지나면 다시 비슷한 사건이 터져나오는 게 한국 금융의 실상이다. 관치금융을 청산하고 금융감독원을 독립시켜 검사, 감독을 제대로 하게 하고 금융기관도 내부 통제스템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운영하는 길만이 해결책이다.
  • [北 장성택 실각설] 장성택 현재 평양 자택서 자숙… 김정일 2주기때 재등장할 수도

    [北 장성택 실각설] 장성택 현재 평양 자택서 자숙… 김정일 2주기때 재등장할 수도

    실각설이 제기된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현재 평양 자택에서 자숙 중이며, 이르면 오는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 때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5일 “장성택은 김일성 주석의 유일한 사위라는 점에서 처형만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 수석연구위원은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주최한 학술회의에 참석해 “비록 별거 중이지만 김경희가 살아있는 한 장성택을 칠 사람은 없다”면서 “김정일 2주기 또는 몇 개월 뒤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성택을 데리고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때의 장성택은 이미 모든 직위와 세력을 잃은 상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재 북한은 장성택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진행 중이며, 장성택과 연계된 노동당 중앙 및 시·도당 행정부 인원이 2000여명인 점을 감안할 때 숙청 대상자가 최소 2000명은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수석연구위원은 “장성택의 경우 앞서 숙청된 리영호 북한군 총참모장과 달리 북한 권력기관 전반에 걸친 인맥의 뿌리가 깊다”면서 “행정부뿐만 아니라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등 장성택 직할 부서들에 대한 해체 내지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장성택의 최측근인 리용하 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공개처형된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 역사상 당 중앙위 부부장 이상을 공개처형한 사례는 없었다. 이는 장성택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새로운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 총정치국장에 대해서는 ‘야심가’라고 소개하며 “1990년대 후반 ‘사회주의 청년동맹 황색 사건’ 당시 처형을 면하고 지방 산골에서 온갖 모욕을 당하며 칼을 갈았다는 소문이 한때 북한에서 돌기도 했다”고 전했다. 고 수석연구위원은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일하다 1991년 망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입이 호강하네…목포의 五味

    입이 호강하네…목포의 五味

    ‘게미가 있다’고 한다. 사전적 의미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다. 정확히 규정하기는 어려우나 ‘개펄의 영양 듬뿍 먹고 자란 갯것들의 깊고 감기는 맛’으로 이해하면 무리가 없겠다. 전남 목포는 게미의 집산지다. 주변 섬과 뭍을 연결하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요즘 표현을 빌리자면 ‘맛의 플랫폼’쯤 되겠다. 그중에서도 도드라진 맛을 다섯 가지로 나눴다. 이른바 ‘목포 오미’(五味)다. 민어, 갈치, 꽃게, 낙지, 홍어가 주인공이다. 먹는 데 계절을 따질까. 멀고 먼 목포까지 왔다면 응당 남도 맛의 정수를 맛보는 게 순리다. 오전 5시, 목포항 수협 위판장. 경매가 한창이다. 중매인 간 눈치 싸움도 최고조에 달했다. 한 푼이라도 더 싸게 해산물을 사기 위해서다. 매물은 갈치와 조기가 대부분이다. 홍어와 병어, 돌돔 등 얼굴 보기가 쉽지 않은 녀석들도 종종 눈에 띈다. 목포의 싱싱한 아침은 이곳부터 열린다. 갈치 얘기부터 하자. 한때 국민 생선이었다가 이젠 귀족 생선이 된 녀석. 목포의 별미는 흔히 먹갈치라 불린다. 제주의 은갈치와 비교되는 표현이다. 한데 이게 정확한 구분인지 불분명하다. 둘은 같은 어종인데 제주에선 낚시로 잡아 은빛이 살아 있고, 목포에선 그물로 잡는 통에 몸통의 은분이 떨어져 나가 거무튀튀해졌다는 게 외려 더 설득력있어 뵌다. 수협 위판장 경매에 오른 갈치들도 거개는 추자도 등 제주 연안에서 잡아 온 녀석들이다. 갈치 맛은 몸 두께에 비례한다. 도톰한 몸에 칼집을 넣고, 소금을 송송 뿌려 노릇하게 구운 갈치 두 토막이면 밥 한 공기 뚝딱이다. 서서히 알이 들어차는 지금이 딱 제철이다. 낙지도 이맘때 알이 꽉 찬다. 낙지가 힘쓰는 데 좋다는 건 익히 알려졌다. 지친 소에게 낙지를 먹였더니 벌떡 일어섰다는 얘기가 여태 ‘전설’처럼 전한다. 그러니 남정네들이 종종 ‘절륜’을 꿈꾸며 입맛 다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낙지는 지역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펄의 종류에 따라 낙지 몸 맛이나 조리법 등이 다르다는 얘기다. 목포에선 옥도 산을 최고로 친다. 보들보들한 옥도 개펄에서 난 낙지에 맛 들이면 다른 곳에서 나는 낙지는 ‘뻐셔서’(뻣뻣해서) 못 먹는단다. 목포 사람들은 대개 ‘탕탕이’로 먹는다. 도마 위에 얹은 낙지를 탕탕 소리 나게 ‘쪼사서’(다져서) 접시에 담은 뒤 참기름과 참깨를 듬뿍 넣고 달걀 노른자를 얹어 낸다. 생물이 부담스럽다면 연포탕이나 낙지 호롱 등으로 먹어도 맛있다. 목포에서 홍어를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스웨덴의 청어절임(수르스트뢰밍)에 이어 세계 2위의 냄새 지독한 음식으로 꼽았을 만큼 강렬한 향이 일품이다. 홍어 역시 가을에서 이듬해 봄이 가장 맛있을 때다. 홍어삼합은 발효 음식의 총체다. 폭 삭힌 홍어에 묵은 김치와 삶은 돼지고기를 곁들이면 남도의 풍미가 완성된다. 문제는 홍어의 출신지다. 흑산도에서 잡힌 홍어는 그야말로 금값이다. 한 점에 5000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 칠레산이 맛있다고는 하나, 그마저 아르헨티나산에 밀리는 추세다. 흑산 앞바다와 가까운 목포에선 그나마 흑산 홍어를 취급하는 맛집을 찾을 수 있다. 목포 종합수산시장 주변에 흑산 홍어 전문점이 많다. 민어의 거리도 따로 조성돼 있다. 그만큼 목포 사람들이 민어를 즐긴다는 뜻이다. 민어는 보통 여름을 제철로 치지만 겨울을 앞두고 몸에 기름기 자글자글할 때 맛보는 것도 좋다. 정종득 목포시장은 “상추에 민어 양념장을 찍어 두어 점 올리고, 풋고추를 곁들여 입이 찢어져라 먹어야 제맛”이라고 했다. 그래야 부드러운 육질과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들어찬다는 것. 껍질과 부레 씹는 맛도 각별하다. 보통 도시에서 온 이들은 ‘민어 부속’으로 평가절하하기 일쑤지만 맛을 아는 이들은 이를 최고로 친다. 목포식으로 ‘게미’가 있는 것도 이 부위다. 민어전도 맛있다. 정 시장은 이를 “전의 왕”이라 극찬했다. 꽃게는 봄, 가을을 제철로 친다. 봄엔 알 밴 암꽃게가 맛있고 가을엔 토실하게 살집 오른 수꽃게가 맛있다. 보통 찜이나 탕, 게장 등으로 먹는데, 목포에선 무쳐 먹는다. 이게 밥도둑이다. 들척지근한 양념에 꽃게의 살만 버무려 낸다. 양념 밴 게살을 따뜻한 밥에 쓱쓱 비벼 입에 넣기만 하면 나머지는 혀와 침이 제 스스로 알아서 돌려댄다. 전남도 지정 ‘별미 음식 1호’ 자리를 꿰찬 것도 이 꽃게무침이다. 고춧가루가 주재료인 건 양념게장과 같지만 맛은 확연히 다르다. 비결은 양념이다. 태양초 고추에 마늘, 생강, 참기름, 참깨 등을 버무려 만든다. 게장과 달리 이가 약한 노인들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을 만큼 부드럽다. 여기까지는 ‘필수’다. 이제 ‘선택’ 차례다. 참조기도 요즘 제철이다. 신안 임자도 등을 거쳐 올라온 조기떼가 이맘때 목포 인근에 이른다. 조기는 산란 전이 맛있다. 알 낳은 뒤엔 살이 팍팍해진다.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음식도 많다. 너나없이 어렵던 시절, 주린 배를 채워 줬던 것들이다. 콩물은 목포 사람들이 1년 내내 마시는 음식이다. 일종의 두유(豆乳)다. 유달콩물이 가장 널리 알려졌다. 오거리 초입에 있다. 팥죽도 내력이 꽤 길다. 목포가 개항하던 시절까지 거슬러 오른다. 예전엔 팥죽거리가 형성될 정도로 번창했는데, 요즘은 많이 줄었다. 차범석길과 수문로가 만나는 곳의 평화분식, 모범분식 등에서 맛볼 수 있다. 글 사진 목포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안쪽 선창에 횟집 거리가 있다. 부근에 생선과 건어물을 파는 시장도 있다. 목포종합수산시장 245-5096.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목포대교 부근의 목포해양수산복합센터(277-9744)도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백반거리도 둘러볼 만하다. 오거리에서 180m쯤 떨어져 있다. →맛집(지역번호 061) 목포시는 지역 음식의 관광상품화를 위해 꽃게(옥정한정식·243-0012), 갈치(명인집·245-8808), 민어(영란횟집·244-00311), 낙지(독천식당·242-6528) 등 각 분야의 음식명인 14명을 지정해 뒀다. 흑산도풍경(242-1155)은 흑산 홍어를 취급한다. 하당에 있다. 조기와 준치 등은 선경준치횟집(242-5653)에서 맛볼 수 있다. 온금동 ‘양석’ 아래 있다. 목포시 관광과 270-8430.
  • ‘X-파일’ 앤더슨이 토플리스 차림에 붕장어 두른 까닭은?

    ‘X-파일’ 앤더슨이 토플리스 차림에 붕장어 두른 까닭은?

    미국드라마 ‘X-파일’의 스컬리역으로 유명한 여배우 질리안 앤더슨(45)이 토플리스 상태로 카메라 앞에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특히 그녀는 커다란 붕장어를 마치 목도리처럼 두르고 있어 기괴한 느낌까지 자아낸다. 최근 해외언론이 일제히 공개한 이 사진은 황당하다 못해 다소 충격적이다. 평소 지적인 이미지의 ‘스컬리’에 익숙한 팬들은 입을 더 크게 벌릴만한 사진.   앤더슨이 이같은 사진을 찍은 것은 캠페인 때문이다. 3년 전부터 영국의 비영리단체가 중심이 돼 시작된 ‘피쉬러브 캠페인’(Fishlove campaign)이 바로 그것. 이 캠페인은 무분별한 남획으로 물고기들이 씨가 마르고 있다는 경고를 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매년 유명인사들을 초대해 이같은 사진을 촬영한다. 올해에는 앤더슨 이외에도 여배우 올리비아 윌리엄스, 멜라니 베니어 등이 참여했으며 남자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쟝 마르 바는 올누드 상태로 상어를 껴안고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피쉬러브 측은 “만약 남획이 계속된다면 세계 해양은 점점 파괴될 것”이라면서 “해양 생태계의 보존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광석 노랫말 흥얼거리며 이상화 시구 되뇌다 보니 어느새 발길은 골목길에…

    김광석 노랫말 흥얼거리며 이상화 시구 되뇌다 보니 어느새 발길은 골목길에…

    대구가 인물 마케팅에 나섰다. 지역 출신 문화·예술 분야의 유명인을 내세워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가객 고 김광석길이다. 2010년 ‘방천시장 문전성시 사업’의 하나로 4400만원을 들여 중구가 방천시장 골목길에 조성했다. 김광석(1964~1996)의 고향이 방천시장 인근이란 점을 활용했다. 350m 길이의 벽면을 따라 김광석의 모습을 그리고 그의 노랫말을 적었다. 골목 귀퉁이에 스피커를 설치해 거리에 그의 대표곡들이 흘러나오도록 했다. 매년 가을이 되면 골목길 일대에서 ‘김광석 노래 부르기 경연대회’를 열었다. 한산했던 골목길이 주말에 1000여명이 다녀가는 등 대구의 관광거점이 되고 있다. 중구 동산동 청라언덕에는 ‘동무생각’ 노래비가 세워졌다. 이 노래는 지역 출신 작곡가 박태준(1901~1986)의 곡이다. 박태준이 청라언덕 인근의 계성학교를 다니면서 등하굣길에 본 한 여학생을 짝사랑했고 이 사실을 안 이은상이 노랫말을 썼다. 대구의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불리는 청라언덕은 대구 근대골목투어의 필수코스로 포함되는 등 노래비와 함께 관광명소가 됐다. 박태준의 노래비는 지난해 10월 강원 춘천 남이섬에도 세워졌다. 시는 “이 노래비가 대구의 근대골목과 남이섬을 관광객에게 홍보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근대문화 디자인개선사업의 하나로 이상화(1901~1943) 고택을 복원하면서, 당초 막혔던 계산성당과 이상화 고택을 연결했다. 연결된 골목길에서 관광객들이 이상화의 체취를 느끼고 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의 고갱’으로 불렸던 이인성(1912~1950)의 생가복원과 기념관 건립도 추진된다. 시는 내년 상반기 이 화백의 생가인 중구 북내동 16의 주택을 매입, 기념관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또 생가에서 계산오거리~동성로 등 3㎞ 구간을 ‘이인성의 길’로 명명하기로 했다. 이 일대는 이인성이 젊은 시절 창작활동을 펼쳤던 곳이다. 시는 이인성길을 인근 민족 시인 이상화 고택과 연계해 또 다른 관광투어 코스로 조성하기로 했다. 중구 신명고 교문 앞, 제일교회 경내에 현제명 노래비도 건립할 계획이다. 노래비에는 그가 작곡한 ’그 집 앞‘의 노랫말과 악보를 담는다. 시는 이와 함께 우리나라 근대 음악의 지평을 연 현제명에 대한 홍보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동구의 경우 최근 완공된 아양철교를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인근 금호강변 언덕에 패티 김의 노래비를 건립하기로 했다. 패티 김이 대구 출신은 아니지만 6·25 전쟁 때 동구 신암동에 피란와 잠시 거주했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시가 이처럼 인물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볼거리가 부족한 대구로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유명 인물 자체가 브랜드”라며 “앞으론 경제인 등 다양한 방면의 유명인들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둘 중 그림은?…손가락으로 그린 사진같은 그림

    둘 중 그림은?…손가락으로 그린 사진같은 그림

    과연 이 둘 중 무엇이 사진이고 무엇이 그림일까? (정답은 사진 설명에 있습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살펴봐도 도저히 알아낼 수 없는 마치 사진과도 같은 그림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그림은 아이패드를 이용해 손가락 만으로 그려내 더욱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최근 영국 출신의 예술가 카일 램버트(26)가 할리우드 노장배우 모건 프리먼의 사진을 그대로 ‘복사’한 그림을 공개했다. 총 28만 5000번의 ‘손가락 터치’ 만으로 그려낸 이 그림은 믿기지 않은 만큼 프리먼의 표정, 수염, 주름 등을 생생히 담아냈다. 그림의 모델이 된 사진은 지난 2009년 할리우드 사진작가 스코트 그라이스가 촬영한 것으로 역시 프리먼을 ‘날 것’ 그대로 세세히 표현했다. 램버트는 “이 작품을 그리는데 약 1달 정도 걸렸다” 면서 “아이패드에서 특별한 앱을 활용해 작업했으며 그 과정을 동영상으로 담았다”고 밝혔다. 이어 “프리먼 이외에도 버락 오바마, 비욘세, 톰 크루즈 등 유명인사의 모습을 이같은 방식으로 그려냈다”고 덧붙였다. 사진설명=좌측 그림, 오른쪽 사진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슈퍼내추럴 7(AXN 밤 10시 50분) 연옥의 문을 열고, 생각지도 못한 힘을 얻게 된 카스티엘은 자신이 새로운 신이라고 믿고 권력에 사로잡힌다. 그는 반역자들을 심판한다는 명목하에 수많은 사람을 학살하기 시작한다. 한편 카스티엘을 막을 방법을 찾아 나선 윈체스터 형제와 바비 아저씨. 세 사람은 위험을 무릅쓰고 죽음을 불러 도움을 청하게 된다. ■돈 많은 친구들(씨네프 오전 9시 50분) 오랫동안 우정을 쌓아 온 4명의 여자친구 올리비아, 제인, 크리스틴, 프래니. 4명의 친구 중 유일한 싱글인 올리비아는 자신이 가르치던 부유층 학생들에게 모멸감을 받고 교사 일을 그만둔다. 그 후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녀가 새로 찾은 직업은 가정부다. 그러나 그녀의 친구들은 번듯한 직업을 두고 가정부 일을 하는 그녀가 이해되지 않는다. ■몬스터 호텔(캐치온 오전 11시) 몬스터들의 유일한 천국이자 인간출입금지인 몬스터 호텔. 딸 바보 드라큘라는 딸 마비스의 118번째 생일을 맞아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미라, 투명인간 등 몬스터 친구들을 모두 초대한다. 그런데 초대받지 않은 인간소년 조니가 나타나고, 몬스터들은 멘붕 상태에 빠진다. 과연 몬스터들은 신나는 파티를 즐길 수 있을까. ■항공사고 수사대:폭탄이 실린 비행기(내셔널지오그래픽 밤 12시) 1985년, 인디아항공의 비행기가 아일랜드 해안가에서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구조팀은 비행기가 박살되기 직전까지도 승무원들이 아무 경고조차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같은 날 도쿄공항에서 있었던 폭발사고가 본 사고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곧 밝혀진다. ■제7회 렉서스 골프 아카데미 최강전(J 골프 밤 11시) 장장 6개월간의 대장정 마지막 경기가 방송된다. 지난 회차에서 3홀을 앞서 나가던 홀인원 골프클럽이 우승까지 무난하게 갈 것이냐, 아니면 기흥 C C의 반격이 성공할 것이냐를 두고 골프 마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팀 모두 엎치락뒤치락 양보 없는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원피스 4(애니맥스 밤 8시) 400여년 전, 탐험가이자 식물학자인 몽블랑 놀랜드는 바다를 항해하다가 신비한 종소리에 이끌려 이름 모를 섬에 상륙한다. 하지만 신비한 종소리의 섬은 무서운 역병이 섬 전체에 퍼져 사람들이 병들어 죽어 가고 있다. 또한 그곳에서는 신관의 유언에 따라 신에게 산 제물로 처녀를 바치는 의식을 거행되고 있었는데….
  • 靑행정관 ‘채동욱 의혹’ 연루 포착

    검찰이 채동욱(54)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로 지목된 채모군 모자의 개인정보가 무단 조회, 유출되는 과정에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장영수)는 최근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소속 조모(54) 행정관이 서울 서초구청 조이제(53) 행정지원국장에게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가족부) 조회를 부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도 현재 (의혹을) 확인 중이다. 입증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조 행정관은 지난 6월 11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조 국장에게 채군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본적을 알려주면서 해당 정보가 정확한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군의 신상정보를 넘겨받은 조 국장은 구청 내 개인정보 민원 서류 관리를 총괄하는 ‘OK민원센터’ 김모 팀장에게 가족부 조회를 요청했지만 주민등록번호가 잘못된 것으로 나오자 다시 문자로 주민번호를 전송받아 가족부를 무단으로 열람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국장의 휴대전화 복구 작업을 통해 문자메시지 전송 여부 및 내용을 확인하는 등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 행정관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그런 위치에 있지 않고 그런 관계도 아니다”라고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행정관이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해 온 ‘최측근 3인방’ 가운데 한 명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의 직속 부하 직원이라는 점을 들어 청와대 차원의 개입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청와대 측은 “너무 나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인 조 행정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 공사담당관 등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때 근무지를 청와대로 옮겼으며 지난해 4월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청와대에 남아 총무시설팀 총괄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의 시설 및 예산을 관리하는 조 행정관이 직무와 관련해 채군의 신상정보를 알 수 없는 데다 가족관계를 확인할 필요성도 없다는 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수사 발표 불과 3일 전 채군에 대한 정보 조회를 요청한 점 등 때문에 조 행정관도 당시 곽상도 민정수석이나 원 전 원장 등의 지시를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조 행정관에 대한 소환 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수사로 조 행정관이 개입한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청와대가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과 함께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보행자 눈높이… 맞춤 길잡이 전국 설치땐 1132억 아낀다

    보행자 눈높이… 맞춤 길잡이 전국 설치땐 1132억 아낀다

    현재 전국적으로 시행 중인 ‘벽면부착식 도로명판’은 서울 서초구에서 출발한 것이다. 구는 2012년 12월 처음으로 이를 도입했다. 도로명판에 담기는 도로명주소는 도로에 이름을 붙이고 건물엔 차례대로 번호를 지정해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표기하는 새로운 방식의 주소다. 이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최근 몇 년간 도로명판 제작에 힘썼지만, 차량용 위주로 도로명판을 설치해 주택가에서는 보행자용 도로명판이 턱없이 부족했다. 또 1개 설치에 20만원이나 들어 지자체에선 최소 10년이 지나야 확충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벽면 부착식 도로명판은 기존 주소판(65~130㎝×26㎝)보다 작은 40㎝×10㎝로 대폭 줄여 제작비를 절감시켰다. 기존 도로명판 제작 비용이 개당 20만원인 반면 이는 개당 3만 5200원에 불과하다. 또 벽면에 부착해 보행자의 눈높이에 맞췄으며 도로명, 기초번호, QR코드가 표시되게 만들었다. 벽면 부착식이므로 건물 벽면 또는 담장에 비와 바람에 떨어지지 않도록 강력한 실리콘과 접착 스티커로 설치돼 유지 보수가 간편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또 서초구는 외국인이 많은 서래마을과 일일 유입인구가 100만명인 강남역 일대에 ‘다국어 벽면부착식 도로명판’을 설치해 서초구를 찾은 외국인들로부터 편리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서초구는 벽면부착식 도로명판을 안전행정부에 건의, 지난 5월 규정으로 명문화하도록 함으로써 전국 확대시행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벽면부착식 도로명판을 전국 지방자치단체(229개)가 설치할 경우 예산 1132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호소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서초구는 현재까지 1469개의 다국어 벽면부착식 도로명판을 설치하면서 4억 9000만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얻었다. 설치비용이 기존의 18%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진익철 구청장은 “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에 앞서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골목이나 막다른 도로같이 보이지 않는 틈새 지역에 보행자용 도로명판을 지속적으로 설치해 줄 방법에 대해 직원들과 고민하던 중 설치비용이 기존의 18%밖에 안 되는 벽면부착식 도로명판을 시행했다”면서 “서초구의 창의 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된 데 이어 좋은 평가를 받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전북 완주 삼례 예술촌

    [명인·명물을 찾아서] 전북 완주 삼례 예술촌

    전북 완주군 삼례읍이 문화예술의 도시로 화려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호남평야의 젖줄인 만경강을 낀 삼례읍은 조선시대 삼남대로와 통영대로가 만나는 호남 최대의 역참지. 1894년 동학 농민군이 운집해 2차 봉기를 했던 저항의 현장이자 일제강점기에는 수탈의 대상이 됐던 뼈아픈 역사를 간직한 지역이다. 1980년대 이후 전주시의 위성도시로 전락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던 이곳이 최근 들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군과 문화예술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 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예술적 생명을 불어넣은 조그만 읍지역이 문화예술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만경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실어가기 위해 건설했던 철도 역사와 양곡 보관창고들은 예술적 주제를 풀어내는 장소로 변신했다. 옛 삼례역은 막사발미술관으로, 양곡 보관창고는 문화예술촌으로 거듭났다. 전라선 복선화로 철로가 옮겨가면서 기능을 잃은 옛 건물들을 군이 사들여 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2년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1920년대 지은 창고 5동과 1970~80년대 지은 창고 2동으로 구성됐다. 2010년 이후 기능을 잃은 이 창고들은 지방자치단체와 예술가들이 힘을 모아 노력한 끝에 예술촌으로 재탄생했다. ‘삼삼예예미미’라고 이름 붙였다. 예술촌은 건물의 옛 모습을 최대한 살리면서 변신을 꾀해 근현대 예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외관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내부는 현대 미술로 채웠다.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낡은 벽체, 녹슨 함석지붕 등은 어느 유명한 예술가도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대신 높은 천장을 지탱하기 위해 구조물을 세우고 통풍과 습기 제거를 위해 내부 벽면에 ‘W’자 모양으로 둥근 기둥을 설치했다. 또 ‘H’자 모양 사각 나무 기둥으로 벽면을 장식했다. 이 때문에 예술촌은 밖에서 볼 때는 낡고 거대한 창고에 지나지 않지만 안은 완전 딴판이다. 허름한 양곡창고가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대반전에 보는 이들은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예술촌은 책박물관, 책공방 북아트센터, 디자인 뮤지엄, 미디어아트 갤러리, 김상림 목공소, 문화카페, 서점 등이 어우러져 있다. 책박물관은 서울과 강원 영월에 있던 박물관과 서점을 옮겨왔다. 책의 시대별, 주제별로 4개 전시공간으로 구성됐다. 어린 학생에게는 책에 대한 흥미를, 전문 연구자들에게는 감동을 주는 전시를 연출한다. 1999년 영월에서 책박물관을 시작했던 시절부터 삼례로 옮겨오기까지 과정을 전시로 구성했다. 옛 교과서, 교과서 삽화 등 흥미로운 전시물이 가득하다. 국내 최초의 무인 서점도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정직한 서점’으로 헌책방이다. 책값은 한 권에 2000원 이상 내키는 대로 내면 된다. 정직한 서점에서 종종 열리는 고서, 헌책, 문방구를 사고파는 재활용 벼룩시장도 인기다. 정직한 서점은 가정과 기관에서 푸대접받는 책 기부를 연중 환영한다. 책 공방 북아트센터는 전시와 체험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책을 만드는 각종 기계와 도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책의 인쇄와 제본, 제책작업 등 책 제작 전 과정을 체험하고 견학하는 인파들이 줄을 잇는다. 직접 책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스크랩북, 티셔츠 인쇄, 가족앨범북 만들기 등 초·중·고생을 위한 방과후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디자인 뮤지엄은 삼례문화예술촌 탄생의 논의가 시작된 자리다.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가 주최하는 국제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수상 작품을 전시할 공간이 없어 안타까워했던 예술인들이 양곡창고를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 재탄생시키자는 논의를 한 게 예술촌 탄생의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디자인 뮤지엄은 다양한 산업디자인 제품, 세계적 대표성 디자인, 역사성 디자인, 모자 디자인, 패션 디자인, 학생들의 졸업작품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해 디자인의 시대적 변천사를 정리해 놨다. 김상림 목공소는 책과 관련된 다양한 목가구의 전시, 제작 체험 공간이다. 사람 모양으로 깎아 만든 자목상, 못을 사용하지 않은 짜맞춤 가구, 장인들이 사용하던 공구들을 전시하고 있다. 목수교실, 목공교실도 운영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다양한 목공예품 제작 체험도 가능하다. 미디어아트 갤러리에서는 시각 미디어, 설치·조각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나를 찾는 미술여행’이란 테마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의 인성교육도 한다. 예술촌에서 1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옛 삼례역사는 막사발미술관으로 꾸몄다. 김용문씨 등 작가 20명이 제작한 막사발과 해외 작품 등 300여점이 전시됐다. 이곳에서는 세계막사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막사발 도예교실을 운영하는 등 막사발 연구와 체험활동을 펼치고 있다. 막사발을 굽는 재래식 불가마도 있다. 이같이 지자체가 사라질 위기를 맞은 애물단지 시설물을 예술촌으로 재생시키면서 삼례읍은 이제 완주군의 필수 관광코스가 됐다. 한국관광공사가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할 정도다. 삼례읍 외곽도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만경강을 굽어보는 비비정(등록문화재 221호) 옆에는 전망대를 겸한 휴게 공간 ‘비비낙안’이 들어섰다. 삼례와 익산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던 옛 양수장 옆에는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농가레스토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완주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옛것을 지키고 보존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400년 동안 한지를 만들어 왔다고 전해지는 소양면 대승리 한지마을에 공예공방촌을 개관했다. 내년에는 구이면에 주류박물관을 열고, 국내 최초의 담배박물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담배박물관 건립사업은 관련 자료 8만여점을 모은 소장자와 협의를 하고 있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1일 “과거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받아들여 미래를 위해 과거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지역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옛것들을 오늘에 되살려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공간으로 풀어내고 이를 지역의 대표 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뉴욕 열차탈선 사고 사망자 4명 중 1명 한국인…간호사 안기숙씨

    뉴욕 열차탈선 사고 사망자 4명 중 1명 한국인…간호사 안기숙씨

    뉴욕 브롱크스에서 1일(현지시간)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로 한국인 1명이 사망했다. 뉴욕총영사관과 외교부는 이날 오전 7시 20분쯤 뉴욕시 브롱크스 스투이텐 두이빌 열차역 근처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로 사망한 4명 가운데 1명이 한국인 여성 안기숙(35)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2009년 12월부터 뉴욕 브루클린의 요양원(nursing home)에서 간호사로 일해 온 안기숙씨는 사고 당일 야간 근무(night shift)를 마친 뒤 퀸즈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려 열차에 탑승했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기숙씨와 함께 아파트에 살았던 3명의 룸메이트 중 1명인 정희정 씨는 안기숙씨가 미국 정부의 ‘영주권(green card)’ 발급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정씨는 현지 매체인 뉴욕데일리뉴스와 인터뷰에서 “(가슴이) 먹먹하다”면서 “너무도 충격을 받았다. 그는 참 친절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안기숙씨가 일하던 요양원의 한 간호사도 NYT와 전화통화에서 안기숙씨가 평소 미소를 띤 채 신속하게 일했다며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안기숙씨는 페이스북 계정에 자신이 돌보는 아이의 사진을 올리면서 “요즘 내가 예뻐라하는 아이! Abigail!! 빨리 나아라 아가야!!”라는 애정과 바람을 담은 글귀를 적어둬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안기숙씨는 페이스북 계정에 자신을 브루클린에 있는 킹스 카운티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로 소개했다. 총영사관은 안기숙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한국에 있는 유가족들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또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안기숙씨 외 한국인 피해자가 추가로 있는지를 뉴욕시 관계 당국 등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메트로-노스 철도 소속 통근 열차의 탈선 사고로 사망자 4명 이외에 6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 11명은 중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고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급커브 구간의 과속과 브레이크 이상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은 전했다. 사고 열차 승객인 프랭크 타툴리는 현지 W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열차의 속도가 정상보다 상당히 빨랐다고 말했다. 열차 운전사는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를 작동했지만 속도가 떨어지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커브 구간의 규정상 최대 속도는 시속 48㎞로 커브 직전 구간(시속 113㎞)의 절반도 안돼 철저한 감속이 필요하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등 당국은 열차 운행기록 장치와 운전자 진술을 토대로 과속 및 기기 이상 여부와 철로·신호장치 상태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로 이탈한 객차 7량 중 2량은 옆으로 뒤집혔고 다른 1량은 할렘강 바로 앞에서 멈췄다. 객차가 물에 빠졌으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SM엔터테인먼트 매니저들 어떻게 뽑나

    [커버스토리] SM엔터테인먼트 매니저들 어떻게 뽑나

    과거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조직폭력배들이 회사를 세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엔터테인먼트가 하나의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연예기획사 역시 선진화된 스타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그중에서도 동방신기, 보아, 소녀시대 등 K팝 스타들을 배출한 ‘아이돌의 산실’ SM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연예계에서 단연 최고의 스타 시스템을 자랑하는 곳이다. SM에는 가수와 연기자를 발탁해 데뷔시키고 활동을 이어가기까지의 모든 과정마다 이를 담당하는 팀이 따로 있다. 가수의 경우 신인 발굴과 곡 수집, 안무 구상과 콘셉트 결정 등 단계별로 관장하는 팀이 있는 것. 이 과정은 SM엔터테인먼트의 총 프로듀서인 이수만 회장의 진두지휘하에 유기적으로 진행된다. 1990년대 후반까지는 국내 작곡가와 안무가들로 앨범을 채웠으나, 지금은 해외 작곡가 450여명과 연을 맺고 토니 테스타 등 세계적인 안무가가 참여하는 등 국제적인 규모의 스타 양성 시스템을 갖췄다. 한 스타가 거쳐 가는 각 단계들을 총괄하는 건 스타를 담당하는 매니저다. 총 60여명인 매니저들은 각 팀에서 이뤄지는 의사결정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그룹 엑소의 ‘늑대소년’ 콘셉트, 슈퍼주니어의 활발한 개인 활동, 소녀시대의 절도 있는 군무 등 아이돌 그룹들의 성공 전략 하나하나가 각각의 팀과 매니저들의 손을 거친다. 탁영준 실장은 “한 스타의 장기적인 플랜을 기획하는 게 매니저”라면서 “스타와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인생 전반에 걸친 길을 제시하는 관계를 맺는다”고 설명했다. 엑소의 매니저 이승환씨는 슈퍼주니어를 담당하다 2011년 1월 엑소의 팀 윤곽이 잡혔을 때부터 이들을 맡았다. 연습생 시절부터 함께하며 장단점을 파악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구상했다. 멤버들과 형 동생처럼 지내며 함께 봉사활동도 다녔다. 이씨는 “슈퍼주니어를 담당하면서 멤버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며 팀워크를 끌어올리는 방법을 알았고, 엑소를 키워낼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SM은 매니저를 선발할 때 특정한 자격 조건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덕목은 신뢰와 성실성이다. 탁 실장은 “서로 간의 신뢰 속에 말단 직원들도 최고 결정권자에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면서 “정해진 시간에 많은 일을 동시에 해내면서 또 하나의 일에 집중해 단시간에 끝낼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돈 안된다며 추억마저 멈췄던 ‘계륵’ 힐링 휴식처로 여행자 발길 붙잡다

    [주말 인사이드] 돈 안된다며 추억마저 멈췄던 ‘계륵’ 힐링 휴식처로 여행자 발길 붙잡다

    ‘기차가~서지 않는~ 간이역에~ 키~작은 소나무 하나, 기차가 지날 때마다 가만히 눈을 감는다. 남긴 이야기만 뒹구는 역에… 사람들에게 잊힌 이야기는 산이 되고 우리들에게 버려진 추억들은 나무가 되어….’ 한국인에게 간이역(簡易驛)은 ‘추억과 낭만’의 공간이다. 오래전 시골의 작은 마을에 사람과 물건을 옮겨주는 유용한 교통수단이었고, 정보의 통로 역할을 했다.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이 되고 문학·음악 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DNA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간이역은 또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 철도가 식민지시대 물자 약탈과 젊은이들의 징용, 노동력 착취의 수단으로 건설된 것과 궤를 같이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철도역인 익산 춘포역사를 비롯해 철도관련 시설물 63곳이 등록문화재(서울역은 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간이역은 이용객이 적고 효율성이 낮으며 규모가 작은 역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철도에서는 ‘역장이 없는 역’을 통칭, 규모와는 관계없다. 간이역은 역무원이 있는 역원배치역과 역원무배치역으로 구분한다. 2013년 11월 현재 간이역은 281개로 이 중 역원 무배치역이 213개(76%)다. 운영 측면에서 간이역은 ‘계륵’과 같다. 이용객이 없는 역 운영에는 비용이 수반되기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역은 폐쇄해야 하나 지역의 반발과 보존 문제 등이 겹치면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코레일은 고육지책으로 활용도가 적은 역을 귀농자들의 보금자리로 무상제공할 계획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최근엔 힐링여행이 부상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이역이 관광자원으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원형을 보존한데다 역사를 갖고 있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자체의 관심, 주민들의 애향심, 철도의 노력이 더해져 사라질 위기에서 명소로 재조명을 받고 있는 간이역들을 찾았다. 용왕도 맛 보지 못한 ‘토끼간빵’ 경북 예천에 있는 경북선 용궁(龍宮)역은 하루에 영주~부산을 운행하는 열차 4편이 서는 무배치 간이역이다. 1928년 11월 문을 연, 85년 역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용객이 줄면서 2004년 12월 간이역으로 격하됐다. 지난해 지자체의 제안에 기업이 동참하고, 코레일이 장소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용궁역에서는 용왕님도 결국 맛보지 못한 ‘토끼간빵’을 만날 수 있다. 지명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의 일환이다. 용궁면은 육지 속 섬마을인 회룡포와 용궁순대가 유명한 곳이다. 지난 4월 사회적기업인 회룡포주식회사가 용궁역에 입점, 토끼간빵 사업을 시작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겉모습이 경주 황남빵과 비슷한 토끼간빵은 수작업으로 이뤄져 배달이 안 되는, 용궁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희귀성이 있다. 빵에는 간에 좋은 헛개나무와 호두·밀·팥 등을 사용하는데 재료는 모두 예천에서 생산되는 것을 사용한다. 입소문을 타면서 월 매출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등 지역의 명소로 부상했다. 지역과 철도역이 손잡고 ‘윈윈’한 상생모델이다. 코레일은 입점 업체가 청소를 비롯한 역 관리를 해줘 이미지가 좋아졌고, 업체는 특화된 판매장소를 확보해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역에서 고용이 창출되고 지역생산품이 소비되면서 지역경제에도 기여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귀향’ 남평역 파수꾼 광주에 인접한 전남 나주의 남평역은 경전선이 지나는 무배치 간이역이다. 1930년에 지어진, 우리나라 역 중 유일하게 역사가 선로 아래에 있어 대합실에서 선로가 보이지 않는데다 곡선에 지어진 희귀한 역 배치가 이채롭다. 역사 앞에 나무를 세운 일본식 정원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2006년 등록문화재(제299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시인 곽재구의 ‘사평역에서’의 배경이자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가운데 한 곳이지만 열차가 서지 않기에 존재감이 미미했다. 지난해 9월 티월드 신천운(63) 대표가 위탁운영하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신 대표는 ‘차(열차)와 차(Tea)의 만남’을 주제로 차갤러리를 열었다. 전시장을 열기에는 협소한 장소지만 고향에 대한 정(情)으로 위탁관리를 맡았다. 남평이 고향인 신 대표는 중·고교 6년간 남평역에서 광주로 통학했다. 당시는 하루 250여명이 이용하던 역이었지만 점점 이용객이 줄면서 결국 2011년 10월부터 열차가 서지 않는다. 사실상 역으로서 수명을 다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다기를 전시한 갤러리를 열고, 지난 9월 S 트레인(광주~마산)이 개통하면서 하루에 2번 열차가 15분씩 정차하면서 남평역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수익은 없지만 차 문화를 알리고 여행자의 휴식처, 지역주민들의 쉼터로 기능을 다하는 것에 만족한다. 남평역에서 신 대표에게 차를 얻어 마시면서 남평의 역사를 듣지 못했다면 그저 역을 스쳐 지나온 떠돌이 관람객이 된 것이다. 남평역이나 다기 등에 관심을 보이면 굳이 청하지 않더라도 신 대표의 따스한 초대를 받을 수 있다. 꽃차나 보이차 등을 마시며 남평의 역사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칫 얘기에 빠져 시간이 지체돼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 식민지 수탈의 현장 호남선과 전라선에는 일제시대 쌀 수탈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철도 시설이 남아 있다. 전북 익산의 춘포역(등록문화재 제210호)은 1914년 건립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이다. 개통 당시에는 대장역으로 불렸는데 일본인들이 거주했고 마구간(11개)과 창고, 정미소 등이 위치해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전라선 간이역으로 2004년 무배치 역으로 전환된 뒤 2007년 무정차, 2011년 전라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선로가 이설되면서 현재는 건물만 남아 있다. 연산역, 폐쇄역의 화려한 부활 호남선과 전라선이 하루 11회를 운행하는 충남 논산의 연산역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역을 되살렸다. 2007년부터 직원들이 철도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체험학습 참가자가 4만 9000여명에 달한다. 지난 10월 한 달간 열차 이용객이 1910명인 데 비해 체험학습 참가자는 3466명이다. 체험 프로그램이 열차 이용 확대 및 역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연산역에서는 1911년에 건립돼 남아 있는 석탑으로는 가장 오래된 급수탑(등록문화재 제48호)에서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는 원리를 배울 수 있다. 기찻길 보수를 위해 자재나 사람을 운반했던 트로리 체험과 누리로호 목업차량을 활용한 기관사 체험도 가능하다. 기차의 방향을 바꿔주는 선로전환기와 사라진 에드몬슨식 승차권 발권 및 개표, 집표 등도 아이들의 관심이 높은 프로그램이다. 방학 중에는 신청을 받아 일일명예 역장 행사를 진행하는데 지금까지 369명이 참여했다. 이 밖에 충북선 달천역과 중앙선 화본역, 경전선 득량역, 경부선 직지사역, 영동선 분천역 등도 최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간이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코레일은 공공서비스 제공 및 역 보존을 위해 간이역을 무상제공할 계획”이라며 “지자체와 협력해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소통의 장소로 역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청주시의원 피살사건 미망인 16년 만에 배후 재조사 요청

    1997년 10월 청주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재만 청주시의원 피살사건’과 관련해 이 의원의 부인이 검찰에 사건 재조사를 요청하는 고발장을 접수,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청주지검에 따르면 지난 28일 이 의원의 부인 A씨가 ‘남편을 살해한 범인은 검거됐지만 살해 동기가 불분명하다며 배후를 밝혀 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장에는 청주 지역 유명인사 등 3명이 남편 살인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찰은 당시 사건 기록을 살펴보는 한편 공소시효를 확인해 수사가 가능한지를 검토하고 있다. 청주지검은 A씨가 지목한 3명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이 의원은 1997년 10월 2일 오후 9시 45분쯤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자신의 집 차고 앞에서 청주시내 폭력조직 H파 조직원 2명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범행 후 도주한 이들은 두 달 뒤 검거됐다. 범행을 지시한 선배 조직원 B(당시 31세)씨는 1년 8개월 뒤 경찰에 붙잡혀 현재 군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며 내년 8월 출소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나이트클럽 인허가 문제로 갈등을 빚다 조직폭력배들이 이 의원을 살해한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섹스비디오女 “한푼도 못 벌어”

    섹스비디오女 “한푼도 못 벌어”

    패리스 힐튼(32)이 자신을 유명 인사로 만들어준 문제의 ‘성관계 동영상’으로 단 한푼도 벌지 못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힐튼은 자신이 성관계 장면을 찍은 동영상인 ‘원 나잇 인 패리스’를 제공하는 슬로베니아 포르노 사이트 ‘페어스힐튼폰비디오닷컴’과 사이트 폐쇄와 도메인 주소 저작권을 놓고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힐튼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연예 전문 매체 TMZ와의 인터뷰에서 “동영상으로 한 푼도 벌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동안 자신의 성관계 동영상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던 힐튼이 처음으로 심경을 털어놓은 것이다. 힐튼은 “난 이미 여러 좋은 분야들을 통해 돈을 벌고 있고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면서 “재판이 금전적인 문제가 아닌 나의 명예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튼의 ‘원 나잇 인 패리스’는 2004년 당시 남자 친구였던 릭 살로몬과 집에서 찍은 성관계 동영상으로 인터넷에 유포되어 충격과 화제를 몰고 왔다. 이 영상을 계기로 ‘억만장자 상속녀’였던 힐튼은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유명인사가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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