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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7세 아들 “새아버지 안장 한 시간 만에 친어머니 사망 소식”

    77세 아들 “새아버지 안장 한 시간 만에 친어머니 사망 소식”

    부모를 사흘 간격으로 잃은 뒤 내년 부모의 결혼기념일에 자신의 결혼 예식을 준비하는 라만다 렌더(32)처럼 코로나19 감염병은 사랑하는 이들을 한꺼번에 앗아가는 무서운 질병이다. 감염될까 두려워 사랑하는 이를 위로하고 애무하는 일, 죽음을 안타까이 여기고 추모하는 일조차 어렵게 만든다. “부모 결혼기념일에 식 올리려고요” 기사 보러 가기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4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7개 나라와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350만 4129명, 사망자는 24만 7326명인 가운데 얼마나 많은 커플이나 부부가 이 병 때문에 세상을 등졌는지는 통계로 잡히지 않는다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에서의 일만 간략히 전하면 지난달 루이지애나주의 한 커플은 결혼 64년 만에 열흘 간격으로 숨졌고, 밀워키 커플은 65회 결혼기념일을 두 달 앞두고 세상을 등졌다. 플로리다주의 커플은 반세기를 함께 지내다 6분 간격으로 세상과 작별했다. 위스콘신주의 커플은 73년을 함께 한 뒤 침대를 맞댄 상태에서 한날 저세상으로 떠났다. 시카고 남쪽에서 주로 산 델루사 킹 박사와 아내 로이스도 60년을 해로했다. 지난달 초 96세 나이에 델루사는 세상을 떠나 같은 달 10일 안장됐다. 안장식을 마친 뒤 한 시간 만에 아들 론 러빙(77)의 전화 벨이 울렸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요양 시설 애버 테라스에 있는 어머니 역시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는 소식이었다. 손녀 크리스티 테일러는 “할아버지가 영원한 안식을 누린 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와우 정말, 두 분은 떨어지기 싫어하셨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1960년 시카고의 칵테일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치과기공사 출신으로 이혼한 뒤 아들 러빙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옥수수와 담배 농장에서 혼자 키우던 어머니는 서른여섯 나이에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이며 워싱턴의 하워드 의대 병원에 비뇨기과 레지던스를 밟던 델루사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6개월 만에 결혼해 델루사가 의사 자격증을 따는 과정을 뒷바라지했다. 로이스는 의사 부인이 된 것을 매우 기뻐했고 남편이 퇴근하면 함께 브리지 게임을 하면서 두 사람이 모두 돌보는 기관을 위해 모금 운동을 하고 밤이면 자니 카슨쇼를 함께 보고 손을 맞잡은 채 신문을 읽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 바베이도스 제도와 베네수엘라를 다녀왔고 크루즈 유람선을 타고 파나마 운하를 그쳐 유럽도 다녀왔다. 1990년대 중반 넬슨 만델라가 집권하자 남아공까지 여행을 가 함께 취임식을 지켜봤고 사파리 관광도 했다. 동물학 석사를 딸 정도로 델루사는 모험을 좋아했고 아내는 에어컨을 그리워했지만 남편이 좋아하는 일이라며 참아냈다. 평소 로이스는 “남편이 뭔가를 생각해내면 오랫동안 끈질기게 생각하는데 난 늘 뭔가를 빠뜨린다”고 말하곤 했다. 부부는 애틀랜타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전문직 엘리트에 속해 전직 시장이며 유엔 대사를 지낸 앤드루 영을 비롯한 많은 이들과 어울렸다. 신년 파티를 행크 애런 자택 겸 기념관에서 할 정도였다. 애런은 델루사가 흑인들에게만 나타나는 겸상(鎌狀) 적혈구성 빈혈(sickle-cell anemia) 치료 기금을 모금하는 데 도움을 준 인연이 있었다. 육군 전역자이며 애틀랜타 경찰, 그곳 방송에서 카메라맨으로 일했던 러빙은 부모를 존경했다고 했다. 아내 프레다는 2012년 진지하게 사귀기 시작한 론이 곧잘 “우리 엄마아빠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로이스가 치매에, 델루사는 파킨슨씨병에 걸렸다. 아들은 매일 부모를 찾아 간병 보조인을 연락해 붙이는 게 일이었다. 가급적 자신들이 살아온 집에서 여생을 마치게 하고 싶었는데 지난해 그게 불가능해졌다는 판단이 들었다. 애버 테라스로 옮겼는데 그나마 두 분이 함께 지낼 수 있는 곳이어서 좋았다. 본인 나이 77세, 부모 나이가 96세라면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앞둔 부모가 서로 다독거릴 시간마저 빼앗았고, 의사 경력에 시민권 운동에 기여한 족적에도 많은 이들이 찾아 추모하는 기회마저 앗아갔다. 아들 론은 “그게 참 황망하게 만든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19로 ‘노숙자 피난처’ 된 뉴욕지하철서 시신 2구 수습

    코로나19로 ‘노숙자 피난처’ 된 뉴욕지하철서 시신 2구 수습

    코로나19 여파로 노숙자 피난처가 된 뉴욕지하철에서 시신 2구가 잇따라 수습됐다. 3일(현지시간) 뉴욕일간지 데일리뉴스는 지난 1일과 2일 뉴욕지하철 내부에서 노숙하던 남성 2명이 연이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1일 저녁 7시 30분쯤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인근 168번가 역에 정차한 열차에서 한 노숙자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다. 시신은 수습 전까지 한동안 하얀 천으로 덮인 채 지하철 내부에 방치됐다. 다음 날 오전 8시 30분, 이번에는 브루클린 유티카애비뉴 역을 지나던 열차에서 한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언론은 열차 내 좌석에 널브러져 있던 61세 남성이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고 전했다. 뉴욕 경찰은 코로나19 감염 여부는 조사 중이지만, 숨진 노숙자 2명 모두 자연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한 열차 승무원은 “(지하철 내부에서) 이렇게 연달아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뉴욕지하철에서 사망한 사람은 모두 37명이며 이 중 11명은 자연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사망자가 28명인 것을 고려하면 9명이나 늘어난 숫자다. 뉴욕지하철에서는 평소에도 노숙하는 사람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승객 탑승률이 93% 감소하면서 텅 빈 지하철은 아예 노숙자 피난처가 됐다. 객차 내 좌석은 물론 지하철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는 이들도 목격됐다.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파로마 마르티네스(43)는 데일리뉴스에 “지하철이 더럽고 노숙자로 가득 차 있다”면서 “그래도 (지하철을 타고) 일을 나가야 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관련 보도에 대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역시 공감을 표했다. 지난 기자회견에서 관련 뉴스가 실린 데일리뉴스 신문을 들어 보인 쿠오모 주지사는 “지하철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역겹다. 그것은 지하철을 탈 필요가 있는 필수 근로자들에게 무례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간호사와 음식 배달원 등을 거론하면서 “대중교통은 그들(필수근로자)을 위해 필수적”이라면서 “대중교통은 안전해야 하고 (깨끗이) 소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하철을 탄 노숙자들에게도 안전하지 않다”라고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뉴욕지하철은 오는 6일부터 심야운행을 중단한다. 뉴욕지하철 115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뉴욕 주 정부는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지하철 운행을 중단하고 지하철 객차와 역 소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로써 매일 밤 지하철에서 잠을 청하던 수천 명의 노숙자는 다시 거리를 전전하게 됐다. 그러나 별다른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보호소가 있긴 하지만 노숙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크다며 보호소에 가기를 꺼리고 있다. 노숙자 권익보호 인사들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노숙자 보호시설에도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노숙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숙사 형태의 보호시설을 기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50대 노숙자는 “보호소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지옥”이라면서 “지하철에 있다가 쫓겨나면 다시 돌아오긴 하지만 여기는 지옥 같다. 달리 갈 데가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뉴욕 지하철을 운영하는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 측은 “지하철이 노숙자 대피소를 대체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숨진 2명이 정말 노숙자가 맞다면 뉴욕시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학폭 논란’ 김유진 PD, 극단적 선택 뒤 의식불명”

    “‘학폭 논란’ 김유진 PD, 극단적 선택 뒤 의식불명”

    이원일 셰프와 결혼을 앞두고 방송에 출연했다가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폭로가 나온 김유진 프리랜서 PD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뒤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유진 PD의 외사촌 오빠는 “김유진 PD가 오늘 오전 3시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뒤 가족들에게 발견돼 구급차로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면서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가족의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당시 김유진 PD는 의식은 없었으나 호흡은 있는 상태였으며,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후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김유진 PD가 비공개 소셜미디어에 남겼다는 심경글도 전달했다. “이원일과 가족에 피해 가지 않기를” 이원일 셰프도 팔로우하고 있는 이 계정에 김유진 PD는 “억울함을 풀어 이원일 셰프, 그리고 우리 두 사람의 가족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길 바라는 것뿐이다.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유진 PD는 “나는 이제 곧 이 세상에 더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될 것 같다. 그 전에 못 다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김유진 PD가 학교폭력 가해자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밝힌 이 누리꾼은 ‘2008년 16살 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유명인 A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 주동자인 A는 사과 한 마디 없었고, 그 이후로 잊고 살아왔는데 최근 A가 TV에 출연하면서 그 때 피해 기억이 되살아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후 A가 김유진 PD라는 추측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확산됐다.김유진 PD는 사과문을 올렸지만 사과문의 일부 구절이 다시 논란이 됐다. 이후 또 다른 누리꾼도 초등학교 시절 김유진 PD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이원일 셰프와 김유진 PD는 2018년 방송 프로그램에서 인연을 맺고 교제해왔다. 지난달부터 MBC TV 연애 관찰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출연하며 결혼 준비 과정을 공개했으나 논란이 불거진 후 자진 하차했다. “억울한 모든 것을 안고 사라지겠다” 김유진 PD는 극단적 시도 전에 남긴 걸로 추정되는 비공개 글에서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글에서 그는 “예비 신랑이 나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었고, 이유를 막론하고 학창 시절 나로 인해 상처받았을 친구들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사과문을 올렸다”면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분이 다른 이의 행동을 내게 뒤집어 씌웠을 때 해당 가해자에게 연락이 와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봤어도 친구라고 생각해 그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원일 셰프가 자신이 하지 않은 일로 자필 사과문을 올릴 때, 내 마음은 부모님과 예비 시부모님께 죄스러운 마음을 억누른 채 한 글자씩 자필 사과문을 올렸고, 억울한 마음을 억누르고 있을 때에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친구는 뒤에서 지인을 통해 지속해서 협박 문자와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내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밝혔다면 여러분들께서 믿어 주셨겠느냐. 이원일 셰프에게 나라는 꼬리표가 사라질까”라고도 적었다. 그러면서 “모든 분께 죄송하다. 나는 억울한 모든 것을 안고 사라지겠다. 집에 앉아 키보드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모든 분께 부디 개인적인 생각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글을 맺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남미] 마약왕 엘차포 딸, 아빠 피규어로 사업하고 선행하고

    [여기는 남미] 마약왕 엘차포 딸, 아빠 피규어로 사업하고 선행하고

    악명 높은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딸이 아버지와는 달리 선행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버지의 별명인 '엘차포'를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 의류업체 '차포701'을 운영하고 있는 알레한드리나 구스만이 2일(이하 현지시간) 과달라하라에서 저소득 가정 어린이들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나눠줬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멕시코에선 지난달 30일이 어린이날이었다. 어린이날이 지나고 첫 주말을 맞아 알레한드리나 구스만이 잔뜩 선물을 들고 직원들과 함께 찾은 곳은 과달라하라에서도 범죄율이 높고 저소득층이 몰려 사는 콜로니아 할리스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레한드리나 구스만은 300여 가정에 어린이날 선물을 나눠줬다. 과달라하라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의무격리가 시행되고 있다. 선물을 나눠주기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건 불가능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선물을 전달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럼에도 마약왕의 딸이 선물 나누기를 강행한 건 가난한 가정의 어린이들에게 어린이날이 갖는 특별한 의미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알레한드리나 구스만이 구호활동을 위해 설립한 재단의 대표 훌리오 캄포스는 "코로나19로 사회적 분위기가 침울하지만 어린이날을 맞아 국가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작은 웃음이라도 선물해야 한다는 알레한드리나 구스만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역수칙과 질서를 최대한 지키며 선물을 나눠줬다"며 "앞으로 몇몇 장소를 더 방문해 어린이날 선물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알레한드리나 구스만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4월 그는 과달라하라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기초식품을 담은 선물박스를 선물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외출을 하지 못하고 있는 독거노인들이 식품을 구하지 못해 곤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다. 현지 언론은 "마약왕 아버지의 별명을 브랜드로 사용하고 있는 딸이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알레한드리나 구스만은 비즈니스를 계속 확장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레한드리나 구스만 아버지 호아킨 구스만의 피규어를 금명간 출시한다. 판매가격은 1300~1500페소, 6만6000~7만4000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엘차포' 구스만은 미국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20년 연락 없던 母, 상속 50% 요구 잘못된 법은 바뀌는 게 정의 아니냐”

    “20년 연락 없던 母, 상속 50% 요구 잘못된 법은 바뀌는 게 정의 아니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비극. 밝혀지지 않은 진실. 도둑처럼 찾아든 현실에 평범한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투사’가 됐다.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진상규명은 더디기만 하다. 주변의 지지와 응원도 시간이 갈수록 시들어지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가중되며 벼랑 끝에 몰리기도 일쑤다. 일부 사건은 정치 쟁점화되면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 가는 가족들을 괴롭히기도 한다. 그래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은 오늘도 법원 앞에 서서 외친다. “억울하다”고, “내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계란으로 바위치기격인 가족들의 외로운 싸움 끝에 새로운 법이 시행되거나 제도가 바뀌기도 한다. 서울신문은 타는 목마름으로 진상규명을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와 사연을 격주로 전한다.지난해 11월 24일 연예인 구하라가 세상을 떠났다. 전날 인스타그램에 남긴 “잘자” 한 마디, 자택에서 발견된 메모가 28년 짧은 생을 마감한 그녀의 마지막 인사였다. 2008년 여성 아이돌로 데뷔한 구씨는 이후 10년이 넘는 연예계 생활에 굴곡이 많았다.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는 구씨에게 불법촬영물 유포 협박을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상해, 협박, 강요, 재물손괴와 달리 카메라 이용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나왔다. 최씨 사건이 알려지면서 불법촬영 엄벌 여론이 거셌지만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일부는 최근 ‘n번방 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본회의를 통과했다. 구씨의 이름을 딴 민법 개정안 ‘구하라법’도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상속 결격 사유에 ‘직계존속 부양의무를 현저히 해태한 경우’를 포함시킨 것이다. 다만 지난달 29일 20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했다.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탓이다. 다만 지난달 기준 국회 입법 청원만 10만명을 넘어선 만큼 21대 국회에서의 통과를 기대할 만한 상황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생의 삶을 늘 염려했던 오빠 구호인(31)씨는 떠난 동생을 위해 대중 앞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구하라법 입법 활동과 관련해 직장과 자택이 있는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온 그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는 21일 시작되는 최종범 사건 항소심에서 유족 자격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는데. “동생이 생전에 하던 것이어서 대신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1심에서 집유 판결이 나왔는데. “처벌이 너무 약했다. 한 여성에게 어떻게 보면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건데, 그런 사람이 집행유예로 풀려나 사회에 나와서 사는 것 자체가 피해자한테는 억울해서 못 살 일이다. 항소심에서는 꼭 실형이 선고되길 바라고 있다.” -‘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란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유독 성범죄 사건에서는 낮은 형량 문제가 계속 지적된다. “술 먹었다고 처벌 깎고, 초범이라고 처벌 깎고, 반성하고 있다고 처벌 깎고…. 피해자는 고통받고 있는데 (형량을) 올리지는 않고 맨날 깎기만 하는 것 같다.” -1심 당시에 하라씨 반응은 어땠나. “동생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에게 이야기를 많이 안 했다. 내가 동생이었어도 말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다만 동생도 (최씨가) 집유로 나온 것에 대해 굉장히 분노했고, 최씨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죽기 전에 형사재판과 별도로 변호사를 선임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준비도 하고 있었다.” -항소심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법리적인 문제는 구하라법 입법을 함께 준비해 온 변호사님이 최종범 재판에서도 하라 변호사로 나서서 도와주고 있다. 이미 피해자가 고인이 됐기 때문에 더이상 증거 수집도 안 되고 피해자가 직접 재판에서 말을 할 수도 없지 않나.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우리는 그저 형을 더 세게 때려 달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최종범 사건 말고도 친모와 유산 소송을 하고 있는데. “친모는 하라 유산의 50%를 상속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내가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하고 나서 친모 측 답변서를 받았고 재판은 7월로 잡혔다.” -이 과정에서 구하라씨 남매의 가정사가 세간에 알려졌다. “내가 11살, 하라가 9살 때 친모가 집을 나갔다. 그후로 우리 남매는 고모 집에 맡겨져 눈치 보며 컸다. 동생을 죽음에 이르게 한 우울증이 여기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탓에 자꾸 사랑을 갈구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상처를 준 친모가 이제 와서 유산을 달라고 하는 거다.” -친모와의 교류는 전혀 없었나. “2017년에 하라가 친모를 찾았고, 나는 그 다음해 결혼식을 하기 전에 한 번 만났다. 언론에 보도되진 않았지만 동생이 생전에 자살 시도를 해서 병원에 실려 간 일이 몇 번 더 있었는데, 한 병원에서 법적 보호자로 부모님이 반드시 와야 한다고 해서 친모를 불렀었다. 그다음에 본 게 하라 장례식장에서다.” -하라씨는 친모를 찾고 나서 어땠나. “친모 측에서는 ‘못다 한 정을 나눴다’, ‘애틋했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하라는 주변에 ‘친모가 불편하다’면서 ‘연락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구하라법 입법 청원은 왜 하게 된 것인지. “친모와 유산 소송을 하면서 법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친모는 친권과 양육권을 다 포기하고 떠나 20년 가까이 우리를 찾지 않았는데도 현행법으로는 상속권이 있다. 사회가 변하고 있는데 시대에 뒤떨어지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구하라법이 통과돼도 친모의 소송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내가 이득 볼 게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다만 나는 이미 아픔을 겪었지만 다른 사람들도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청원을 하면서 가정사로 상속 문제를 겪고 있는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연락이 오기도 했다. 나는 유명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주목을 받게 됐으니 이번 기회에 더이상 피해 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용기를 내게 됐다.” -20대 국회에서 구하라법 통과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인터뷰 이튿날 20대 마지막 임시국회 열림). “그럴 수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다. 그런데 다행히 얼마 전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구하라법에 관심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오늘 국회에 가서 만나고 왔는데 서 의원님 말로도 20대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이번에 안 되면 21대 국회에서 직접 나서서 발의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 말을 믿고 우선 기다려 보려고 한다. 기다리는 것밖에는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이 법에 ‘구하라법’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있나. “일전에 하라로 인해서 ‘사회의 안 좋은 것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데이트 폭력 문제도 그렇고, 유산 상속 문제도 그렇고…. 이 법은 하라에게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면서 동시에 하라가 사회에 주는 선물인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하라의 이름을 따게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있는데 국회 입법 청원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처음에는 사실 국민청원을 생각했다. 그런데 나도 국민청원을 평소에 많이 보지만, 20만을 찍고 100만을 찍어도 법적인 효력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회 입법 청원은 인원수 충족이 돼서 발의가 되면 정식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하니까 더 낫겠다 싶었다.” -하라씨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지. “동생은 많은 사람들이 아는 유명인이지 않나. 가급적 좋은 쪽으로 기억이 됐으면 좋겠다. 이제는 가정사도 다 알려졌으니까 그렇게 힘든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살면서 꿈을 이룬 아이로 떠올려 줬으면 한다.” -일반인으로 살아오다가 최근 ‘구하라 오빠’로서 대중 앞에 나서게 됐다. “처음에는 부담감이 컸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갑자기 언론에도 나오고 내 가정사도 공개해야 했다. 악플들도 달렸다. 사람이 원래 천명이 응원을 보내도 악플 한두 개가 눈에 들어오지 않나. 그렇지만 이제는 격려해 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나서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재판도, 입법도 언제 어떻게 끝이 날지 모른다. 그래도 가족으로서 이 싸움을 이어 갈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무엇일까. “처음에는 내가 당해 보니 너무 분하고 억울하고 뭐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을 풀 수가 없었다. 그런데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고 잘못된 법은 바뀌는 게 정의이지 않나. 분노에서 시작했는데 정의로 바뀐 것 같다. 사실 이렇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법이 개정되는 것을 보고 ‘떼법’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다시 고민해 보았지만 그래도 이건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20년 연락 없던 母, 상속 50% 요구…잘못된 법은 바뀌는 게 정의 아니냐”

    “20년 연락 없던 母, 상속 50% 요구…잘못된 법은 바뀌는 게 정의 아니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비극. 밝혀지지 않은 진실. 도둑처럼 찾아든 현실에 평범한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투사’가 됐다.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진상규명은 더디기만 하다. 주변의 지지와 응원도 시간이 갈수록 시들어지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가중되며 벼랑 끝에 몰리기도 일쑤다. 일부 사건은 정치 쟁점화되면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 가는 가족들을 괴롭히기도 한다. 그래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은 오늘도 법원 앞에 서서 외친다. “억울하다”고, “내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계란으로 바위치기격인 가족들의 외로운 싸움 끝에 새로운 법이 시행되거나 제도가 바뀌기도 한다. 서울신문은 타는 목마름으로 진상규명을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와 사연을 격주로 전한다.지난해 11월 24일 연예인 구하라가 세상을 떠났다. 전날 인스타그램에 남긴 “잘자” 한 마디, 자택에서 발견된 메모가 28년 짧은 생을 마감한 그녀의 마지막 인사였다. 2008년 여성 아이돌로 데뷔한 구씨는 이후 10년이 넘는 연예계 생활에 굴곡이 많았다.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는 구씨에게 불법촬영물 유포 협박을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상해, 협박, 강요, 재물손괴와 달리 카메라 이용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나왔다. 최씨 사건이 알려지면서 불법촬영 엄벌 여론이 거셌지만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일부는 최근 ‘n번방 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본회의를 통과했다. 구씨의 이름을 딴 민법 개정안 ‘구하라법’도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상속 결격 사유에 ‘직계존속 부양의무를 현저히 해태한 경우’를 포함시킨 것이다. 다만 지난달 29일 20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했다.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탓이다. 다만 지난달 기준 국회 입법 청원만 10만명을 넘어선 만큼 21대 국회에서의 통과를 기대할 만한 상황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생의 삶을 늘 염려했던 오빠 구호인(31)씨는 떠난 동생을 위해 대중 앞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구하라법 입법 활동과 관련해 직장과 자택이 있는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온 그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는 21일 시작되는 최종범 사건 항소심에서 유족 자격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는데. “동생이 생전에 하던 것이어서 대신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1심에서 집유 판결이 나왔는데. “처벌이 너무 약했다. 한 여성에게 어떻게 보면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건데, 그런 사람이 집행유예로 풀려나 사회에 나와서 사는 것 자체가 피해자한테는 억울해서 못 살 일이다. 항소심에서는 꼭 실형이 선고되길 바라고 있다.” -‘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란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유독 성범죄 사건에서는 낮은 형량 문제가 계속 지적된다. “술 먹었다고 처벌 깎고, 초범이라고 처벌 깎고, 반성하고 있다고 처벌 깎고…. 피해자는 고통받고 있는데 (형량을) 올리지는 않고 맨날 깎기만 하는 것 같다.” -1심 당시에 하라씨 반응은 어땠나. “동생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에게 이야기를 많이 안 했다. 내가 동생이었어도 말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다만 동생도 (최씨가) 집유로 나온 것에 대해 굉장히 분노했고, 최씨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죽기 전에 형사재판과 별도로 변호사를 선임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준비도 하고 있었다.” -항소심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법리적인 문제는 구하라법 입법을 함께 준비해 온 변호사님이 최종범 재판에서도 하라 변호사로 나서서 도와주고 있다. 이미 피해자가 고인이 됐기 때문에 더이상 증거 수집도 안 되고 피해자가 직접 재판에서 말을 할 수도 없지 않나.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우리는 그저 형을 더 세게 때려 달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최종범 사건 말고도 친모와 유산 소송을 하고 있는데. “친모는 하라 유산의 50%를 상속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내가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하고 나서 친모 측 답변서를 받았고 재판은 7월로 잡혔다.” -이 과정에서 구하라씨 남매의 가정사가 세간에 알려졌다. “내가 11살, 하라가 9살 때 친모가 집을 나갔다. 그후로 우리 남매는 고모 집에 맡겨져 눈치 보며 컸다. 동생을 죽음에 이르게 한 우울증이 여기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탓에 자꾸 사랑을 갈구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상처를 준 친모가 이제 와서 유산을 달라고 하는 거다.” -친모와의 교류는 전혀 없었나. “2017년에 하라가 친모를 찾았고, 나는 그 다음해 결혼식을 하기 전에 한 번 만났다. 언론에 보도되진 않았지만 동생이 생전에 자살 시도를 해서 병원에 실려 간 일이 몇 번 더 있었는데, 한 병원에서 법적 보호자로 부모님이 반드시 와야 한다고 해서 친모를 불렀었다. 그다음에 본 게 하라 장례식장에서다.” -하라씨는 친모를 찾고 나서 어땠나. “친모 측에서는 ‘못다 한 정을 나눴다’, ‘애틋했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하라는 주변에 ‘친모가 불편하다’면서 ‘연락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구하라법 입법 청원은 왜 하게 된 것인지. “친모와 유산 소송을 하면서 법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친모는 친권과 양육권을 다 포기하고 떠나 20년 가까이 우리를 찾지 않았는데도 현행법으로는 상속권이 있다. 사회가 변하고 있는데 시대에 뒤떨어지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구하라법이 통과돼도 친모의 소송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내가 이득 볼 게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다만 나는 이미 아픔을 겪었지만 다른 사람들도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청원을 하면서 가정사로 상속 문제를 겪고 있는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연락이 오기도 했다. 나는 유명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주목을 받게 됐으니 이번 기회에 더이상 피해 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용기를 내게 됐다.” -20대 국회에서 구하라법 통과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인터뷰 이튿날 20대 마지막 임시국회 열림). “그럴 수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다. 그런데 다행히 얼마 전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구하라법에 관심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오늘 국회에 가서 만나고 왔는데 서 의원님 말로도 20대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이번에 안 되면 21대 국회에서 직접 나서서 발의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 말을 믿고 우선 기다려 보려고 한다. 기다리는 것밖에는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이 법에 ‘구하라법’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있나. “일전에 하라로 인해서 ‘사회의 안 좋은 것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데이트 폭력 문제도 그렇고, 유산 상속 문제도 그렇고…. 이 법은 하라에게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면서 동시에 하라가 사회에 주는 선물인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하라의 이름을 따게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있는데 국회 입법 청원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처음에는 사실 국민청원을 생각했다. 그런데 나도 국민청원을 평소에 많이 보지만, 20만을 찍고 100만을 찍어도 법적인 효력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회 입법 청원은 인원수 충족이 돼서 발의가 되면 정식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하니까 더 낫겠다 싶었다.” -하라씨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지. “동생은 많은 사람들이 아는 유명인이지 않나. 가급적 좋은 쪽으로 기억이 됐으면 좋겠다. 이제는 가정사도 다 알려졌으니까 그렇게 힘든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살면서 꿈을 이룬 아이로 떠올려 줬으면 한다.” -일반인으로 살아오다가 최근 ‘구하라 오빠’로서 대중 앞에 나서게 됐다. “처음에는 부담감이 컸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갑자기 언론에도 나오고 내 가정사도 공개해야 했다. 악플들도 달렸다. 사람이 원래 천명이 응원을 보내도 악플 한두 개가 눈에 들어오지 않나. 그렇지만 이제는 격려해 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나서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재판도, 입법도 언제 어떻게 끝이 날지 모른다. 그래도 가족으로서 이 싸움을 이어 갈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무엇일까. “처음에는 내가 당해 보니 너무 분하고 억울하고 뭐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을 풀 수가 없었다. 그런데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고 잘못된 법은 바뀌는 게 정의이지 않나. 분노에서 시작했는데 정의로 바뀐 것 같다. 사실 이렇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법이 개정되는 것을 보고 ‘떼법’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다시 고민해 보았지만 그래도 이건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하루 확진 200~300명인데… 휴업·휴교 풀겠다는 日

    하루 확진 200~300명인데… 휴업·휴교 풀겠다는 日

    중증만 선별적 검사… 감염자 수 들쑥날쑥 사망자 한국의 2배… “섣부른 조치” 논란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긴급사태’가 선언돼 있는 일본에서 이동 및 접촉 관련 제한들이 일정수준 완화된다. 그러나 감염자 수가 불규칙한 증감을 반복하는 등 향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섣부른 조치가 아니냐는 논란도 예상된다. 3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당초 이달 6일까지로 돼 있던 ‘긴급사태’ 적용 기간을 월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4일 저녁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단 도쿄도, 오사카부 등 상황이 심각한 13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이외의 지역에서는 사회·경제 활동 제한을 부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13개 광역단체에는 ‘개인 간 접촉 80% 이상 감소’의 지속 등을 요청하되 나머지 34개 광역단체에 대해서는 사회·경제 활동의 일정한 완화를 용인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4개 광역단체에서는 휴업 중인 점포 등의 영업이 예방대책 마련을 전제로 가능해지고 각급 학교도 단계별로 정상 운영에 들어갈 전망이다. 도쿄도 등 13개 광역단체에서도 공원,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은 운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의 이런 결정은 이동·접촉 제한의 장기화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데다 휴업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7일 도쿄도 등 7개 광역단체에 해당 지자체장이 외출 자제, 휴업 등을 요청·지시할 수 있는 긴급사태를 발령했고 16일에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지난달 29일 223명에서 30일 188명으로 줄었다가 이달 1일 266명, 2일 306명 등으로 늘어나는 등 들쑥날쑥한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상태가 심각한 의심 증상자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검사를 하는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3일 0시 기준 530명에 이르면서 동일 시점 한국(250명)의 2배를 넘어섰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강기정 던지고 김용범 받고… ‘전국민 고용보험’ 본격 여론몰이?

    강기정 던지고 김용범 받고… ‘전국민 고용보험’ 본격 여론몰이?

    金 기재1차관, SNS서 독일 사례 들며 “고용 충격 대비 제도 성벽 보수할 타임” 靑 정무수석 정책 세미나 발언과 상통 자영업·특수직 근로자 등 50% 미가입 재원 마련·가입 기준 마련 난관 예상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2일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에 대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 경제충격: 라인강의 경우’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공황과 수차례의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각국이 오랜 기간 쌓아 온 제도의 성벽이 ‘코로나 해일’을 막아 내는 데 역부족”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도 곧 들이닥칠 고용 충격에 대비해 하루빨리 제도의 성벽을 보수할 타임”이라고 밝혔다.김 차관의 발언은 지난 1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전 국민 고용보험’ 발언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의 언급과 맞물려 당청에 이어 정부가 본격적으로 고용보험 확대를 위한 여론몰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앞서 강 수석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개최한 정책 세미나에서 “현재 고용보험 대상이 1300만명인데 나머지 약 1500만명에 이르는 사각지대를 잡아 내는 것이 우리의 최고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 3월 기준 1376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약 2700만명)의 약 50%다. 여기에 자영업자, 건설 일용직,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퀵서비스 기사, 대리운전 기사, 프리랜서 등은 빠져 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고용보험 가입자보다 더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지만 고용보험제도 밖에 있어 실업급여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고용주가 없는 자영업자와 특수형태 근로자는 각각 405만명과 220만명에 이른다. 경영난 등으로 회사가 문을 닫아 일자리가 사라져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처지다. 정부가 실직 시 실업급여 등을 지급하는 고용보험 대상을 일반 근로자뿐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한 전 국민으로 확대하겠다고 나선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노동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엄혹해졌다”면서 “기존 제도를 뛰어넘는 발상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그동안 전 국민 고용보험제를 주장해 왔다. 전 국민 고용보험제 도입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관건은 재원이다. 현재 고용보험료는 근로자와 사업주 측이 월 급여의 일정 비율로 절반씩 부담한다.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이 거둬들인 고용보험료는 11조 4054억원이다. 만약 고용보험 가입 범위를 전 국민으로 확대할 경우 현재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특수형태 근로자 등의 고용보험료를 누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또 이들이 고용보험에 가입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자영업자를 고용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강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영업자는 본인이 원하면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임의 가입 대상이지만 실제 가입자는 2019년 12월 기준 0.38%인 1만 5000여명에 불과하다. 일반 근로자는 보험료의 절반을 고용주가 나눠 분담하지만 자영업자는 보험료 전액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 자영업자의 보험료 산출을 위한 소득 파악이 쉽지 않고, 지급 기준 마련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를 시행할 경우 국가 재정에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고용보험 의무가입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 나가야 지속가능한 제도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중국 코로나19 신규 확진 2명 증가...사망자는 없어

    중국 코로나19 신규 확진 2명 증가...사망자는 없어

    지난 2일 중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2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하루 동안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는 2명이며 사망자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새로 확진 판정을 받은 1명은 해외 역유입 환자였으며, 나머지 1명은 산시(山西)성에서 발생했다. 확진 환자와 별도로 핵산 검사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발열, 기침 등 증상을 나타내지 않은 ‘무증상 감염자’는 12명으로 확인됐다. 무증상 감염자 가운데 2명은 역유입 환자이며, 나머지는 국내에서 발생했다. 중국은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 환자 통계에서 제외하고 있다. 한편,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누적 확진 환자는 8만2877명이며 사망자는 4633명이다. 확진자 가운데 병원에 남아 있는 환자는 53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세대교체 빠른 배구감독 그래서 더 아쉬운 노장의 결별

    세대교체 빠른 배구감독 그래서 더 아쉬운 노장의 결별

    대한항공 ‘변화’ 위해 박기원 감독 계약 포기남자배구 4대 스포츠 중 세대교체 가장 빨라쓴소리 마다 않던 박 감독, 성적까지 뒷받침명분 약한 통보에 팬들은 아쉽다는 반응 많아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이 팀을 떠나게 됐다. 구단은 ‘변화’를 택했고, 박 감독은 받아들였다. 배구 코트를 당당하게 지키던 노장은 그렇게 누구도 생각지 못한 결별을 했다. 남자배구는 4대 스포츠를 통틀어 사령탑 세대 교체가 가장 빠른 종목으로 꼽힌다. 이번 시즌을 기준으로 최태웅(현대캐피탈), 권순찬(KB손해보험), 신진식(삼성화재), 장병철(한국전력), 석진욱(OK저축은행) 등 40대 중반이 대세였다. 게다가 이번에 1980년생의 고희진 감독이 삼성화재의 신임 사령탑에 올랐다. 유재학(울산 현대모비스), 유도훈(인천 전자랜드) 등 장수 감독이 버티는 남자농구와 극명히 대비된다. 박 감독은 젊은 감독들의 패기에 맞서 노익장을 과시했다. 2016년 4월 대한항공을 맡은 박 감독은 2017-18시즌 팀에 첫 우승을 안겼다. 2016-17, 2018-19 시즌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조기 종료된 이번 시즌엔 선두싸움을 벌이다 2위로 마쳤다. 팬들 사이에선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분위기다. 프로의 숙명인 ‘성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 감독은 코트 안팎에서 배구 발전을 위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구단의 입김이 유난히 강한 한국 스포츠계에서 소신을 밝힐 수 있는 감독은 몇 없다. 박 감독은 배구계에 필요한 쓴소리가 있을 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감독이기도 했다. 특히 대표팀에 관해서는 박 감독은 누구보다 앞장섰다. 박 감독은 올해 초 새해소망을 묻는 질문에 “대표팀이 이번 만큼은 꼭 올림픽 출전 티켓을 땄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선수들의 부상이 부담이 되지 않을까 몸사리는 분위기에서 박 감독은 “배구인이라면 한국 배구의 발전을 1순위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무리를 해서라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으면 좋겠다”는 소신을 밝힌 것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한선수, 정지석, 곽승석, 김규민까지 4명의 주축 선수를 대표팀에 보내 타격이 컸지만 박 감독은 배구 발전을 먼저 생각했다. 배구계에선 감독들이 구단 고위층에 지나치게 흔들린다는 이야기가 가끔씩 흘러나온다. 이제 막 감독생활을 시작한 40대 감독들이 배구계를 위해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란 더욱 어렵다. 구단에 찍혔다간 실업자 신세를 예약할 수밖에 없다. 박 감독 같은 어른이 있어야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나이가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받은 만큼 노장의 퇴장에 팬들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성적이라는 가장 강력한 명분에도 이별을 택한 대한항공으로서는 여론의 부담을 안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강기정 “청와대·정부, 개헌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강기정 “청와대·정부, 개헌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전국민 고용보험제, ‘포스트 코로나’ 과제” 강조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1일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개헌론과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는 전혀 개헌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이날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가진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정치의 변화와 과제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분명한 것은 개헌 추진과 관련해 당과 지도부 내에서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 수석은 청와대 안팎에서 나오는 개각설에 대해서도 “부처 개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강 수석은 이에 앞서 행사 축사를 통해 “전국민 건강보험처럼 전국민 고용보험을 갖추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일자리 정책이 좀 더 넓은 사회안전망 정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민 고용보험제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상황에서 노동계가 요구하는 고용안정 대책 중 하나다. 노동계는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과 비정규직 노동자, 자영업자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가 1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강 수석은 “그동안 실업률 지표 등이 통계로 관리됐으나 실업자 개개인은 관리되지 못했다”며 “일자리 정책도 코로나19 확진자를 확인하는 과정처럼 정부가 관리하는 제도로 설계됐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현재 고용보험 대상이 1300만명인데 나머지 약 1500만명에 이르는 사각지대를 잡아내는 것이 우리의 최고 목표”라고 했다. 강 수석은 착한 임대인 운동, 재난기본소득 사례 등을 언급하며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정부가 지자체의 상상력을 뒤따라갔다”고 평가했다. 그는 “행정안전부나 기획재정부가 지자체의 상상력을 막아선 부분이 없었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적극 행정을 넘어 지방행정 혁신 ‘샌드박스’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수석은 비례정당 의석까지 총 180석을 얻어 여당이 압승한 4·15 총선 결과를 두고 “21대 국회는 촛불 민심이 이어진 사실상 촛불 국회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180석과 야당의 득표율에는 레임덕을 걱정한 과거 정부의 4년 차와 달리 국민이 부여한 과제를 끝까지 책임지고 완수하라는 요구가 담겼다고 생각한다”며 “국회도 신뢰받는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중국 넘어선 10國, 코로나19 지형이 달라졌다

    중국 넘어선 10國, 코로나19 지형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세계 확진자 330만명 넘은 가운데중국→유럽→미국→중동→러시아·브라질 등집중 피해 지역 옮겨가며 세계 곳곳 휩쓸어트럼프 “우한 연구소에서 발원한 증거 봤다”대선 경쟁 의식한 듯 연일 반중 발언 이어가브라질·러시아 합쳐 인구만 3억 6000만명신규확진 치솟으며 새로운 위험지역 급부상유럽은 신규확진자 꺽였지만 치명률 10%↑K방역 배우고 집중치료실 늘린 독일은 선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중국을 넘어선 국가가 10개로 늘었다. 중국이 제대로 피해를 산정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코로나 지형’이 크게 바뀐 것은 사실이다. 중국보다 유럽 국가들의 피해가 심했던 시기를 지나 현재는 미국의 독주가 진행 중이고, 막 중국을 앞선 브라질, 러시아 등이 우려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330만명을 넘은 가운데 치료제나 백신의 개발도 당분간 힘든 상황에서 전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기하거나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다. 1일(한국시간 오전 10시 기준)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확진자는 109만 5023명, 사망자는 6만 3856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중국의 확진자가 8만 2874명, 사망자가 4633명인 점을 감안하면 두 분야 모두 약 13배나 많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코로나19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연구실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는 주장까지 동원하며 중국을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코로나19 터널의 막바지에 진입한 중국이 경제 회복에 기치를 올리는 가운데 미국은 피해가 훨씬 심각해 경제 재개를 두고 갑론을박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관세 부과까지 언급했는데 이런 공격적 태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정국에서 맞수인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서로 상대가 ‘친중 인사’라고 공격하며 대선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확진자 수 2~6위는 모두 유럽국이다. 스페인 23만 9639명(사망자 2만 4543명), 이탈리아 20만 5463명(2만 7967명), 영국 17만 1253명(2만 6771명), 프랑스 16만 7178명(2만 4376명), 독일 16만 3009명(6623명) 순이다. 이들 국가들은 신규확진자 수가 조금씩 줄면서 부분 봉쇄완화에 들어가고 있지만 독일을 제외하면 여전히 치명률(확진자수 대비 사망자 비율)이 10%를 넘어 우려는 여전히 크다. 영국의 치명률이 15.6%로 가장 높고 프랑스는 14.6%, 이탈리아는 13.6%다. 반면 독일의 치명률은 4.1%에 불과해 중국(5.6%)보다 낮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달 20일 “한국에서 (빠르고 강도높은 대응을) 배웠다”고 말한 것처럼 적극 대응을 유지하고 있고, 집중치료 병상을 확충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확진자수 7~10위는 터키(12만 204명), 러시아(10만 6498명), 이란(9만 4640명), 브라질(8만 7187명)이다. 이슬람 성지 집단 방문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이란은 집단 종교행사를 막았고, 터키는 지난 라마단에 공동 만찬을 못하게 하는 등의 노력으로 신규확진자가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러시아와 브라질은 신규확진자가 치솟고 있다. 특히 브라질 인구는 약 2억 1000만명, 러시아 인구는 약 1억 5000만명에 이른다.러시아의 경우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같은날 신규확진자(7099명)가 처음으로 7000명을 넘어섰다. 브라질은 일일 신규확진자가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6000명을 넘어섰다가 이틀간 3600명 정도로 줄었지만 이후 3일간 연속 6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브라질은 검사 능력도 충분치 않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어짜피 언젠가 우리 모두 죽는다. 직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언론이 작은 독감 같은 병에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는 발언을 하며 방역보다 경제 정상화에만 올인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또 최근에는 브라질의 확진자 수가 중국을 넘어섰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기”라고 반문한 바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발리우드의 영원한 청춘 스타 리시 카푸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발리우드의 영원한 청춘 스타 리시 카푸르

    공교롭게도 발리우드와 할리우드를 오간 배우 이르판 칸이 세상을 떠난 다음날, 영원히 늙지 않을 것 같던 발리우드 배우 리시 카푸르가 세상을 등졌다. 4대에 걸쳐 배우가 나온 집안 출신인 고인이 암으로 67세 일기를 접었다고 영국 BBC가 3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발리우드의 가장 이름난 로맨스 영웅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예전에 파키스탄 땅이었다가 1947년 인도에 합병된 페샤와르에서 추앙 받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가족의 전기작가에 따르면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집안”이었다. 할아버지는 유명한 극장 회사를 운영했고 아버지 라지 카푸르는 발리우드 역대 최고의 배우이자 감독으로 이름을 떨쳐 한때 “인도 영화계의 간판 스타”란 얘기를 들을 정도였다. ‘친투(달콤한 것)’라고 가족들이 부를 정도로 “영원한 젊음”을 누릴 것 같은 용모를 타고났다. 할아버지가 연기할 때 요람에서 잠든 역할을 했고, 네 살 때 아버지가 영화 ‘Shree 420’에 출연해 바바리 코트를 입고 낭만적인 노래를 부를 때 잠깐 등장하기도 했다. 진짜 아역 배우로 데뷔한 것은 1970년 광대와 그의 연애를 다룬 ‘Mera Naam Joker’였다.아버지가 메가폰을 잡고 가족이 운영하던 봄베이(지금의 뭄바이)의 스튜디오가 제작해 흥행에 실패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장 많은 관객이 본 작품 가운데 하나가 됐다. 그는 한 인터뷰를 통해 “그 영화에 캐스팅됐을 때 난 학교에 있었는데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연기를 해도 좋겠냐고 물었다. 그 얘기를 듣고 전율이 돋아 내 방으로 달려가 거울을 보고 연기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스무 살이던 3년 뒤 아버지가 만든 ‘Bobby’ 주연을 맡았다. 두 도시가 10대들을 키운다는 뮤지컬 러브스토리는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영화는 속된 말로 ‘대박’이 났고, 인도의 영웅들은 화가 잔뜩 나 있거나 비극적인 영웅들로 묘사되던 때 그의 젊고 활달함은 데뷔작이었던 여주인공 딤플 카파디아와 호흡이 척척 맞아 관객들을 전율하게 만들었다. 영화는 1970년대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영화 가운데 하나였으며 옛소련에까지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어 그에게 혈서를 보내는 소녀 팬들까지 있을 정도였다.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새로운 두 스타, 뮤지컬 노래들, 사회주의의 감각, 젊은 관객들에게 어필한 점, 약간 선정적인 장면들, 폭력과 3시간에 걸친 호사스런 일탈”이라고 영화의 성공 요인을 꼽았다. 이어 평론가는 “젊음이란 액센트는 인도 영화에 상대적으로 새로운 것이었으며 연기자들은 자신이 그려낸 캐릭터보다 때로는 더 나이 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발리우드의 슈퍼스타 샤 루크 칸은 “‘Bobby’ 이전에 인도 영화가 남녀를 그렸다면 이 영화 이후에 소년과 소녀를 다루게 됐다”고 말했다. 100편이 넘는 영화, 1970년대부터 1990년대 말까지 그는 로맨스 영웅의 역할을 계속했다.영화 전문기자 디네시 라헤자는 그를 “70년대란 패션판 위에 새겨진 남성 키치(kitsch)”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서전에 “1970년대나 80년대 내겐 티셔츠만 입어도 멋진, 속닥이는 말투로 여색을 밝히는 카사노바, 한 손에 기타와 다른 손에 소녀를 낀 청춘 스타 이미지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발리우드의 기념비적인 작품들, Kabhi Kabhi, Amar, Akbar, Antony, Naseeb, Coolie, Ajooba 등에 출연했다. 청춘물에 함께 나온 니투 싱과 결혼해 아들 란비르 역시 발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타 배우로 길렀다. 중년이 된 뒤 이미지를 바꿔 영민한 가부장, 갱단원, 슬랩스틱 코미디물에 카메오 등으로 출연했다. 카푸르는 2012년 인터뷰를 통해 “내 연기 경력의 초반 25년보다 지금이 더 재미있다. 난 늘 노래를 불러 여인들을 꾀고 춤추며 나무 주위를 돌았는데 지금은 스스로 즐기고 있다. 이런저런 역할들을 실험해보고 내 안의 배우들을 탐험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할리우드 배우 더스틴 호프먼을 흠모해 그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샤일록 베니스의 상인’ 연극에 출연했을 때 롤스로이스를 빌려 타고 가 관람했다. 공연이 끝난 뒤 호프먼을 잠깐 만났는데 자신이 타고 온 롤스로이스보다 한참 아래인 포드 에스코트를 타는 것을 보고 당황했던 기억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의 가문은 좋은 위스키와 음식에 약한 이미지로 타블로이드와 소셜미디어에 곧잘 등장했다. 트위터 팔로어만 350만명인 그는 가끔 논쟁적인 글을 올리고 댓글들과 다투곤 했다. 유명 정치가 가문인 간디 가를 신랄하게 비판해 반대 시위꾼들이 집에 몰려오기도 했다. 고인은 솔직한 면모도 지니고 있었다. “난 여전히 영화계 학생이다. 어떤 자격시험을 통과하지도 않았으며 잘 교육받지도 않았다. 거의 학교를 제대로 다녀본 적이 없었다. 해서 난 지독히 운이 좋아 이 자리에 왔을 뿐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일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물류창고 화재 참사, 언제까지 되풀이할건가

    그제 경기 이천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공사현장 화재사고 사망자가 최종 3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희생자는 지상 2층에서 가장 많은 18명이 나왔고 나머지 5개 층에서 각 4명이 수습됐다. 지하 2층에서 우레탄 도포작업 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부분 전기·도장·설비 등의 업체에서 고용한 일용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어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이천 화재사고 관련 관계장관회의’에서 “공사 현장에서 대형 화재가 되풀이되는 것에 대한 뼈저린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대형 화재 재발 방지책 마련을 위해 국무조정실에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실제로 이번 사고는 40명이 사망한 지난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의 판박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대형화재 참사는 대부분 우레탄폼이 급속히 불에 타면서 유독가스가 확산되는 탓이다. 대부분 물류 창고는 비용 문제로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짓는다. 냉동창고의 경우 단열재로 가연성 재질인 우레탄폼을 사용한다. 이는 화재가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쉬운 구조다. 실제로 불꽃작업이 원인인 화재는 해마다 1000건 이상 일어난다고 한다.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은 환기가 충분하지 않은 건축물 내부에서 불꽃작업을 할 경우 비산방지덮개나 용접방화포 등을 사용해 불티가 튀는 것을 막는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천 물류창고는 상시 화재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실이 입수한 이천 물류창고 공사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심사 및 확인 사항’에 따르면 시공사 건우와 발주자 한익스프레스는 당국으로부터 세 차례 ‘화재위험(발생) 주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사는 안전성과 관련한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심사에서 위험 수준이 가장 높은 ‘1등급’으로 판정받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조건부 적정’으로 진단을 받아 공사가 진행돼 온 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우레판폼이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유독가스는 한 모금만 마셔도 3분 이내 사망할 정도로 인체에 치명적이다. 우레탄폼 발포 작업 시 매뉴얼이 있지만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이런 매뉴얼은 수시로 무시되는 게 현실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런 이유로 가연성 우레탄폼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공사 현장의 해묵은 안전불감증과 느슨한 안전사고 준칙 관행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 후진국형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가연성 우레탄폼 사용을 금지하고, 최소한 내연 우레탄폼 등을 사용하도록 법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
  • 이천 화재참사 사망자 최종 38명 수색 종료…29명 신원 확인

    이천 화재참사 사망자 최종 38명 수색 종료…29명 신원 확인

    29일 경기 이천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공사현장 화재참사 사망자가 최종 3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30일 오전 10시 20분 화재 현장에서 정밀 인명 수색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까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물류창고 건물에 대해 밤새 수차례에 걸쳐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희생자 38명을 수습했다. 희생자는 지상 2층에서 18명으로 가장 많이 나왔고 나머지 5개 층에서 각각 4명씩 수습됐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29명에 대해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나머지 9명은 시신 상태가 지문 확인이 불가능해 유전자를 채취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정밀 인명수색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날 오전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현장 감식에 들어갔다. 국과수는 이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대조 시료가 확보되는 대로 확인 작업을 벌여 48시간 이내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경찰에 답변해 이르면 이날 신원 확인 작업이 완료될 가능성도 있다. 희생자 38명은 이날 B동에서 작업하던 전기,도장,설비,타설 등 9개 업체에 고용된 일용직 근로자들로 모두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이 확인된 29명 중에는 중국인 1명,카자흐스탄 2명 등 외국인 3명이 포함됐다. 사망자들은 이천의료원 병원(12명), 가남베스트병원(3명), 송산장례식장(4명), 장호원요양병원(3명), 하늘공원(6명), 효자원(4명), 곤지암농협(3명), 곤지암연세장례식장(3명) 등에 안치되었다. 중상자들은 바른병원(1명), 참좋은병원(1명), 마티마병원 (1명), 다보스병원 (1명), 아주대병원(2명), 분당서울대병원(1명) 등에 입원 치료중이다. 수원지검은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 수사 지휘를 위해 검사 15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했다. 수사본부는 조재연 수원지검 검사장이 본부장을 맡고, 김지용 수원지검 1차장 검사가 부본부장, 송경호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 수사팀장을 각각 맡는다. 수원지검은 여주지청, 대검 간 상시 연락체계를 구축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수사 사항 전반에 대해 총괄 지휘할 계획이다. 또 125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린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현장에서 인명 수색 등 작업 중인 경기소방재난본부 등 관계기관과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천시는 서희청소년문센터에 합동분향소를 꾸릴 계획이며 경기도 등과 협의해 피해자 지원계획을 세워 피해자들을 도울 계획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망자 38명...인명수색 종료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망자 38명...인명수색 종료

    지난 29일 경기도 이천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공사현장 화재사고 사망자가 3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오전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화재 현장에서 정밀 인명 수색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진화작업을 마친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물류창고 건물에 대해 밤새 수차례에 걸쳐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희생자 38명을 수습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29명에 대해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나머지 9명은 지문 확인이 불가능해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9일 오후 1시 32분쯤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정밀 인명수색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현장 감식에 들어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희생자 대부분 일용직…외국인 2명 포함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희생자 대부분 일용직…외국인 2명 포함

    현재까지 4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 사망자 중 대부분이 일용직 노동자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신원 확인 작업은 이르면 30일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천시와 경찰,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까지 사망자 38명 중 29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사망자 수습이 시작된 전날 저녁부터 신원 확인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볼 때, 이르면 이날 안에 나머지 9명에 대한 신원 파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발생한 29일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는 모두 190여명의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사 현장에는 모두 3개 건물이 있는데 이 가운데 불이 난 B동에 근무하던 인원이 전기, 도장, 설비, 타설 등 분야별 9개 업체 7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일용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성별은 모두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신원이 확인된 29명 중에는 중국인 1명, 카자흐스탄 1명 등 외국인 2명이 포함됐다. 경찰은 지문과 DNA 채취·대조를 통해 이중으로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해 유족들 스스로 신원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천시는 경찰이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면 이를 통보받아 유족에게 연락, 피해 사실을 알리고 있다. 현재 화재 현장 인근 모가실내체육관에는 ‘피해 가족 휴게실’이 마련돼 가족들이 임시 거처로 사용하고 있다. 이천시는 경기도 등과 협의해 피해자 지원 계획을 세워 피해자들을 도울 계획이다.전날 오후 1시 32분쯤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난 불은 화재 발생 5시간여 만인 오후 6시 42분쯤 불이 모두 꺼졌다. 소방 관계자는 “매몰자 등 혹시 모를 추가 인명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해서 인명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면서 “사상자 수는 사망자 38명을 포함해 어제와 동일한 총 48명”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화재 현장에서 1차 합동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지하 2층 화물용 엘리베이터 주변에서 우레탄 작업과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을 하다가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똑똑 우리말] 덕분에 챌린지/오명숙 어문부장

    코로나19 의료진을 위한 응원 릴레이인 ‘덕분에 챌린지’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의 참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덕분에 챌린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 동작을 하며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 국민 참여 캠페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7일 동참했다. 문 대통령은 SNS에 “의료진 여러분의 헌신에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란 메시지를 남겼다. 어떤 현상이 나타난 원인을 나타내는 말에는 ‘덕분’, ‘탓’, ‘때문’ 등이 있다. ‘덕분’은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을 의미하는 말로 긍정적인 뜻을 나타내는 문장에 쓰인다. “근면성 덕분에 성공”, “발렌시아 덕분에 우승 가능성 커져” 등 ‘덕분’은 긍정적인 상황에서 쓰인다. 반대로 ‘주로 부정적인 현상이 생겨난 까닭이나 원인’, ‘구실이나 핑계로 삼아 원망하거나 나무라는 일’을 의미하는 ‘탓’은 부정적 맥락에서 쓰인다. 그런데 ‘덕분’이나 ‘때문’을 써야 할 자리에 ‘탓’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가 만날 수 있었던 건 네가 일찍 온 탓이다.” 여기서는 ‘탓’이 아니라 ‘덕분’이나 ‘때문’을 써야 한다. ‘때문’은 ‘덕분’과 ‘탓’ 모두를 대신할 수 있다. ‘때문’은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고 중립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덕분’과 ‘탓’, ‘때문’은 맥락에 맞게 적절히 사용해야 문장에서 나타내려 하는 뜻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 oms30@seoul.co.kr
  • “준연동형 넘는 완전한 선거법 꼭 필요”

    “준연동형 넘는 완전한 선거법 꼭 필요”

    “연동형도 아니고 준연동형도 아니고 준준연동형이라는 불완전한 정치개혁의 결과물이 비례 위성정당입니다. 21대 국회에서는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이 실현되는 완전한 선거법 개정이 꼭 필요합니다.” 더불어시민당 용혜인(30) 당선자는 어찌 보면 위성정당의 수혜자다. 군소정당인 기본소득당 당대표로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해 비례대표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국회에 전파하기 위해 거대 정당에 몸을 의탁하는 ‘우회로’를 택했으나, 21대 국회에서는 제대로 된 선거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용 당선자가 꼽은 우선 과제다. ● ‘매월 60만원 지급’ 기본소득법 꼭 발의 21대 국회에 입성한 1990년대생 의원 3명 중 한 명인 용 당선자는 진보계열 정당에서 10년간 활동했다. 대학 시절인 2010년에 진보신당에 입당했고, 지난해에는 노동당 당대표로 당선된 후 기본소득당으로 당명을 바꾸려다 실패하자 집행부와 탈당해 기본소득당을 창당했다. 용 당선자는 꼭 발의하고 싶은 법안으로 ‘온국민 기본소득법’을 꼽았다. 기본소득당은 매월 60만원씩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주장한다. 용 당선자는 “기본소득의 개념부터 정리하는 기본법이 필요하다”면서 “온국민 기본소득법에는 기본소득의 정의와 지급 액수 등을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위원회에 들어가는 걸 소망한다. 다만 기재위 경쟁이 치열해 여의치 않으면 보건복지위원회에 도전할 계획이다.● 성폭력·탈가정 여성청소년 입법에 관심 보건복지위는 용 당선자가 생각하는 다양한 진보 의제들을 주로 다루는 상임위다. 그는 “n번방 사건 등 성폭력 문제에 대한 해법을 담은 법안과 탈가정 여성청소년을 위한 입법 등에 관심이 있다”며 “이런 문제들은 입법 과정이 사회적 논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용 당선자는 다음 초선 버킷 챌린지 후보로 정의당 장혜영 당선자와 미래한국당 허은아 당선자, 더불어시민당 양이원영 당선자를 추천했다. 용 당선자는 “환경전문가인 양이원영 당선자에게 기대가 크고, 같은 청년 정치인인 장혜영 당선자를 꼭 한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美 수제맥주도 저장고 부족... 하수구에 버린다

    美 수제맥주도 저장고 부족... 하수구에 버린다

    신선도가 생명인 수제 맥주 양조장들봉쇄로 팔 곳 없어져 수천 리터 폐기캔, 와인팩, 플라스틱 우유통에 팔기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바우하우스 양조 연구소는 봄 계절맥주인 ‘위트스웨츠’ 약 900갤런(약 3400리터)을 마치 금주령 시절처럼 하수구에 버리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지난달 17일 술집·식당 등이 문을 닫으면서 이전에 만들었던 이 바나나향 헤페바이젠 맥주 2차 분량의 신선도와 품질이 최고조 시점을 지나 버렸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로 신선도를 생명으로 하는 수제맥주 양조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캔과 병에 담긴 맥주 판매는 증가했지만, 대부분 탭룸이나 펍에서 바로 따라 판매하는 마이크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은 위기에 처했다. 일부 양조장은 향후 생산재개를 위해 저장고를 비우려 맥주를 폐수 처리 시설로 보내기도 했다. 일부 양조장은 술을 버리지 않는 길을 찾고 있다. 오리건주 베이커시티에서 22년 간 생맥주만 판매해 온 브루펍(직접 양조한 술을 파는 선술집) ‘발리 브라운스 비어’도 지난달 주 당국이 술집과 식당을 폐쇄한 뒤 유통업체들이 주문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90일 안에 마셔야 가장 향기로운 IPA(인디아페일에일) 1만 2000갤런(약 4540리터)을 어떻게 처분할지가 고민이었다. 양조장 소유주 겸 총지배인인 타일러 브라운은 “맥주를 버리느니 죽겠다”며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캔 포장을 시작했다. 그는 “맥주를 하수구에 보내느니 얼마든지 치욕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시애틀에 있는 ‘머신하우스 양조장’은 와인 판매에 흔히 사용되는 5리터짜리 특수 종이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 있는 ‘크랭크 암 양조장’은 보통 우유를 포장하는 1갤런(약 3.8리터), 반 갤런짜리 플라스틱 통에 맥주를 담아 주당 150갤런씩 팔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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