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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동구청사 복합 문화·휴식 공간으로

    성동구청사 복합 문화·휴식 공간으로

    성동구청사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구청사를 성동의 주인인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이호조 구청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3일 성동구에 따르면 구청사 지하에는 무지개장난감세상·탁구장·체육단련장 등이, 1층에 갤러리·공연장, 3층에 무지개 도서관 등 주민을 위한 문화시설이 자리잡았다. 김순미(42·행당동)씨는 “구청사에 주민 운동이나 휴식 시설뿐 아니라 책이나 장난감을 무료로 대여해 주는 곳까지 등장했다.”면서 “수준급의 교양강좌와 컴퓨터 교육 등 다양한 문화생활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해 1월 민원행정 서비스개선의 하나로 은행창구식인 통합민원창구로 종합민원플라자를 조성했다. 민원창구 통합과 재배치, 인력보강, 민원실 환경개선 등 고객중심에 맞춰 개편했다. 1층 로비에는 성동구의 오늘과 내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성동 미니어처’와 사진을 찍어 메일로 보내고 UCC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체험기가 마련돼 있다. 점심시간에는 소공연을 즐길 수 있다. 옛 사진전, 작품전시, 아름다운 간판전시회, 건축전 등의 각종 전시회가 연중 열리는 ‘비전 갤러리’도 있다. 3층 대강당은 공공목적 주민행사와 체육공간 등으로 항상 열려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성동에듀피아는 저명한 경제·교육전문가, 연예인 등의 강의로 매회 600여명의 구민이 수강하여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강당과 마주보는 자리에 위치한 무지개 도서관에는 최신의 베스트셀러부터 고전양서, 어린이 동화 등 3만여권의 다양한 서적과 컴퓨터 등을 갖춰 주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무지개장난감세상은 연회비 1만원이면 장난감을 무료로 대여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공간이다. 삼삼오오 유모차를 이용하는 엄마들의 모습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현재 회원수가 2500명에 달할 정도로 주부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하에 있는 미소랑(구내식당 명칭)은 웰빙 식당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공급하는 등 주변의 직장인 및 주민들이 많이 찾는 음식 명소로 이미 소문나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성남 신청사 주차장에 야외스케이트장

    호화청사로 물의를 빚은 경기 성남시 새청사(중원구 여수동)에 야외스케이트장이 개장된다.성남시는 청사 주차장 서편부지에 야외스케이트장을 조성, 12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1일 밝혔다.야외스케이트장은 3329㎡(폭 40m, 연장 81.2m)규모로 한번에 300여명의 시민이 이용할 수 있다. 개장 날 쇼트트랙 시범활주, 피겨스케이트 시범공연 등이 열리며, 어린이를 대상으로 주 2회 스케이트 교실도 운영한다. 자세한 사항은 12일 이후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http://www.sim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용 요금은 스케이트와 안전모 등 대여료를 포함해 1000원이다.신청사 내 야외스케이트장은 지상 479면, 지하 635면 등 총 1114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해 시민 편의를 돕게 된다. 신청사 야외스케이트장에서 차량으로 1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한 성남종합운동장(수정구 성남동 소재)에서는 총 4000㎡규모의 눈썰매장도 운영한다. 성인용, 어린이용 각각 1개 코스를 갖추고 있다. 눈썰매장은 영하 4도 이하가 되면 인공눈을 만들 수 있어 눈이 없어도 이용 가능하다. 입장료는 1000원이다.야외스케이트장과 눈썰매장 두 곳 모두 내년 2월21일까지 운영하며, 휴일없이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성남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도심 속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과 함께 겨울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야외스케이트장과 눈썰매장을 개장·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서울시, 고액체납자 대여금고 첫 압수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고액 세금 체납자의 대여금고를 압류했다. 숨겨진 재산까지 찾아내 세금을 징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고액의 세금을 체납한 335명에 대해 이들 명의의 은행 대여금고 382개를 압류했다고 25일 밝혔다. 지금까지 체납 세금 징수에는 부동산 및 예금 압류, 출국금지, 명단공개 등의 전통적인 방법과 동산 압류 및 공매, 법원공탁금 압류 등 새로운 기법이 동시에 활용돼 왔지만 대여금고 압류는 이번이 처음이다. 압류대상은 1000만원 이상 지방세를 체납한 사람들로 총 체납액이 394억원에 달한다. 시 재무국 관계자는 “본인 명의의 부동산이나 예금은 없지만 은행에 대여금고를 개설해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이 곳에 귀금속, 채권 등 고가의 물건을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세징수법에 따라 각 은행에서 대여금고 보유 정보를 제공받아 대여금고를 압류하고 봉인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여금고 압류 대상자 중에는 개인사업을 하면서 취득세 등 18억원을 체납한 C(54·송파구 오금동)씨와 양도소득세분 주민세 3000만원을 체납하고도 3개 은행에 4개의 대여금고를 보유중인 Y(47·서초구 방배동)씨 등 비정상적인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는 송파구 석촌동의 W(80)씨가 대여금고를 압류당하자 곧바로 1516만원의 주민세를 납부하는 등 대여금고 압류의 실효성이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토요 포커스] 올 희망근로 종료 D-24 희망의 싹 틔운 현장가다

    [토요 포커스] 올 희망근로 종료 D-24 희망의 싹 틔운 현장가다

    이달을 끝으로 지난 6월부터 진행된 희망근로사업이 마침내 종료된다. 경기 침체와 최악의 실업난 속에 25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일자리 프로젝트였던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지금, 희망근로는 소외된 이웃에게는 ‘희망’을, 참여자에게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효과를 조금씩 내고 있다. 찬 바람이 잦아지는 늦가을의 희망근로 현장을 찾았다. ■방과후 학습 도우미, 일본어 선생님 서윤환씨 읽지못한 아이들 척척쓰니 뿌듯 오후 3시 서울 망원2동 주민센터 3층.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경쾌하다. “하루노오카와와 사라사라유쿠요~” 일본어다. 강의실에는 가사도 보지 않고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대여섯명의 아이들이 보인다. 노래를 끝낸 아이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난다. “저요, 저요!” 칠판에 나와서 서슴없이 일본어를 써내려가는 아이들. 방과후 무료 수업으로 배운 실력이 만만치 않다. 5개월 만에 아이들을 ‘일어 울렁증’에서 ‘자신감’으로 무장시킨 사람은 다름 아닌 ‘희망근로 방과후 공부방’ 선생님, 서윤환(78)씨다. ●수업 주3회…교재 직접 만들어 서씨는 이곳 주민센터에서 오후 2~5시까지 초등학생에게 일본어를 가르친다. 수업은 일주일에 세 번. 서씨는 강의 때 사용하는 교재를 모두 직접 만든다.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수업 초반 30분은 노래, 남은 30분은 강의를 진행한다. 때때로 아이들을 위해 마술까지 동원하는 열의를 보인다. 교재인 프린트에는 일본어인 ‘히라가나’와 한국식 표기법이 나란히 씌어 있다. 아이들은 그 밑에 한글로 뜻을 적어넣는다. 아이들은 서씨의 교육방식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최지원(9·동교초2)양은 “교재가 이해가 잘 되고 따라쓰기도 쉬워 정말 재미있다.”면서 “선생님이 계속 일본어를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씨는 “전혀 읽고 쓸 줄 몰랐던 아이들이 내가 부르는 대로 글을 척척 받아쓰거나 읽어나가는 걸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밝게 웃었다. 바둑 유단자인 서씨는 바둑과 체스도 가르친다. “사요나라(안녕히 가세요.)” 강의가 끝나면 서씨는 다음 강의를 위한 교재를 만드는 데 몰입한다. 주민센터 2층에 마련된 사무실 컴퓨터 앞에서 3~4시간 씨름을 한다. 한 손가락으로 치는 ‘독수리 타법’이라 속도는 느리지만 ‘히라가나’는 어느새 여백을 가득 메워간다. 서씨는 “애들의 교육수준과 이해력이 다르다 보니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애매할 때가 많다.”며 고민을 털어놓는다. ●“5개월간 하면서 건강도 좋아졌죠” 서씨는 어릴 적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한국어 사용을 금지하면서 모든 수업을 일본어로 배웠다. 슬픈 과거지만 그때 배운 일본어로 현재 자유로운 신문 통·번역도 가능하다. 서씨는 틈틈이 일본 서적을 읽으며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서씨는 희망근로를 하면서 몸이 건강해졌다고 한다. 5개월 동안 일하다 보니 체력이 상당히 좋아졌단다. 서씨는 “정년퇴임 이후에는 아무데서도 나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는데 희망근로로 손자에게 선물도 사주니 행복하다.”면서 “희망근로를 계속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글ㆍ사진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독거노인 도우미, 인기짱 방애순씨 돈떠나 삶의 보람 되찾아 기뻐요 “할머니, 병원에 가셔도 돈 안 드니까 아프면 꼭 가셔야 해요. 홍시는 너무 많이 드시면 안 되고요. 커튼은 다 빨아놨으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도시락은 꼭 챙겨드시고요, 또….” ●오전9시~오후5시까지 매일 방문 방애순(42·주부)씨는 마음이 바쁘다. 3주 뒤면 지난 반년 간 돌봐드렸던 이항순(87) 할머니와 작별을 고해야 하기 때문. 몇 년째 도시락 배달봉사를 하던 방씨는 주민자치센터에서 희망근로사업을 알게 돼 ‘독거 노인 방문 도우미’ 파견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할머니 집은 방씨가 맡은 성산1동의 41가구 중 한 곳이다. 방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일같이 홀로 사는 노인 가정을 방문해 집안일을 돕고 말벗이 되어주고 있다. 오전 9시. 어김없이 방씨는 주민센터에 들러 출근 도장을 찍고 곧장 할머니댁으로 향한다. “할머니, 나 왔어.” 방씨의 크고 친근한 목소리에 할머니는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며 뛰어나오신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이 할머니는 5년 전 남편과 사별 후 이곳으로 이사와 혼자 생활하고 있다. 슬하에 세 명의 자식을 두었지만 자녀들도 넉넉지 않은 살림 탓에 얼굴 본 지가 오래다. 당뇨와 고혈압으로 바깥 외출도, 집안 청소와 요리도 혼자하기 어렵다. 할머니는 이달 말로 희망근로가 끝난다는 방씨의 얘기를 듣자 덜컥 그의 손을 잡는다. “그럼 이제 안 오는 거야? 난 어떡해. 안돼. 사람들 너무 좋은데.” 할머니는 이내 손수건으로 참았던 눈물을 훔친다. ●“돌아가신 어머니같아 맘이 짠해요” 희망근로를 위해 이 할머니집을 찾은 첫 날, 방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5년간 빨지 못한 커튼, 청소를 못해 쌓인 쓰레기 등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 사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방씨는 희망근로를 같이 하는 2명의 동료와 화장실 등 집안청소, 빨래는 물론 망가진 수납장, 배터리가 나가 멈춰버린 오랜 시계까지 세심하게 챙겼다. 방씨와 대화를 나누는 할머니의 모습은 꼭 딸과 어머니 같았다. 1년 전 치매로 어머니를 여읜 방씨는 노인의 말벗이 돼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씨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어려운 어르신의 마음을 읽어낼 줄 알고 상처받지 않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대화하며 인내심도 길러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현장에 투입되기 전에 복지 업무에 대한 사전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방씨는 올 겨울까지 희망근로가 연장되길 바랐다. “돈을 떠나 무료한 일상에 삶의 보람이 생겼다.”면서 “도움이 더 필요한 겨울에 홀로 계실 할머니가 너무 걱정된다.”고 안타까워했다. 글ㆍ사진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영주 자연ㆍ문화 탐방 자전거길 조성

    경북 영주지역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우수한 문화유산을 자전거로 둘러볼 수 있는 100리길 탐방로가 생긴다.  영주시는 내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총 160억원이 투입될 ‘바이크 문화 탐방로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바이크 문화 탐방로는 ‘소백의 정기와 함께 흐르는 생명의 길(VITAL LOAD)’이라는 주제로 활력의 길 전통문화의 길 모두가 어우러지는 공간 미래로 나아가는 길 등 4개 테마 구간별로 조성된다. 총 연장은 44.4㎞.  ‘활력의 길’은 영주시가지를 관통하는 서천교에서 풍기 희방사역 구간(16.7㎞)으로 정했다. ‘전통문화의 길’은 서천교에서 순흥 소수서원 구간(12.5㎞)이다. ‘모두가 어우러지는 공간’은 바이크 문화 탐방로의 중심지역인 서천교에서 한정교 구간(4.0㎞)을, 마지막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길’은 한정교에서 무섬 전통마을 구간(11.2㎞)으로 삼았다.  시는 또 이들 각 구간의 특색을 살린 가로수와 공원, 쉼터, 생태습지공원 등을 조성하고 자전거 도로를 영주의 관광 자원과 역사, 전설, 선비정신과 연계할 계획이다.  영주교 인근 자전거기념공원과 희방사역, 소수서원, 무섬 전통마을 등 4곳에는 자전거 대여점을 설치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기로 했다.  박의식 영주부시장은 “바이크 문화 탐방로가 완공되면 영주는 저탄소 녹색도시 및 정보 스포츠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며 “새로운 관광 인프라 구축으로 인한 관광객 유치 및 지역 농산물 판로 확대 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앙겔라 랑프 퐁피두센터 학예실장-한국 루오전을 말한다

    앙겔라 랑프 퐁피두센터 학예실장-한국 루오전을 말한다

    │파리 문소영특파원│“오는 12월 한국에서 열리는 전시의 의미는 세계 최초로 루오 말년에 다량으로 존재했던 미발표작들이 해외에서 공개된다는 것입니다.” 앙겔라 랑프 퐁피두센터 학예실장은 서울신문과 퐁피두센터가 주최해 오는 12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에 대해 이렇게 의미를 부여했다. 랑프는 “이 미공개작들은 루오 사망시 화실에 있었던 작품들로, 1953년 국가에 기증됐고 10년 뒤 퐁피두센터로 왔는데, 그 후로 프랑스를 떠난 적이 없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들 미공개 작품은 루오 사후 10년 기념전이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렸을 때 말년 작품을 다 보여줄 수 없어 일부만 전시하고 퐁피두가 보관해 왔던 것이다. 인터뷰는 지난 19일(현지 시간) 퐁피두센터 학예실에서 이뤄졌고, 2명의 프랑스어 통역이 인터뷰 내용을 교차 체크해 정확성을 확보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2월 한국에서 열리는 루오전의 구성은 어떻게 되나. -풍경화, 종교화 등 4개의 주제로 연대기 식으로 보여줄 것이다. 어두운 화면을 그린 초기부터 색채가 폭발적으로 나타나는 말년까지, 진화되는 루오의 작품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작품은 모두 168점이고, 이 가운데 미공개작이 80여점 정도로, 프랑스인 관객들조차 보지 못한 작품도 있다. 전세계에 처음으로 발표하는 미발표 작품이 14점이나 나온다. 프랑스에서만 공개된 작품도 69점이고,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인 ‘비트라이어’는 1975년 뮌헨에서 전시된 후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판화도 58점이다. 전시장 구성과 관람객 동선은 중요한 작품을 집중해서 볼 수 있도록 하고, 많은 작품을 볼 수 있게 구성할 예정이다. 특히 미제레레(Miserere)와 같은 판화는 방 하나에 여러 줄로 걸어놓고 관객이 볼 수 있도록 전시 방식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2006년 대전에서 열린 루오전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그때는 단순한 회고전이었다. 이번에는 루오의 아틀리에에 들어가서 루오의 머릿속을 보는 것처럼, 왜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됐는지를 전혀 다른 앵글에서 심화해서 보는 것이다. 당시에는 작품 구성이 일본 미술관들과 프랑스 루오 재단 측, 퐁피두센터가 소장한 몇 작품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에는 170여 점 모두 퐁피두 소장 작품1000점 중에서 골랐다. →루오를 흔히 20세기 최고의 종교화가로 생각하는데. -종교화가라는 좁은 의미로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그는 종교적 소재를 그린 화가인데, 평생을 강박관념을 가지고 형태와 색채, 하모니에 집착해서 같은 주제를 그리며, 경지에 이른 작가다. 루오의 작품은 예수 등 종교적인 신성과 창녀, 광대 등 세속적인 소재가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 또한 세속적인 주제를 종교적으로 어떻게 다뤘는지, 종교적인 소재를 어떻게 세속적으로 그렸는지를 모두 봐야 한다. 예수의 모습을 봐도 모두 인간이 된 모습이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최고의 종교화가 이상의 것을 보여줄 것이다. 퐁피두에서 이번 전시의 가제를 ‘신성과 세속(가제)’이라고 잡은 이유다. →루오가 영향을 미친 작가군들이 후세에 있나. -루오는 특정한 화풍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독특한 화가다. 시류를 따르지 않고, 제자를 가르치지 않았으며, 주제가 있는 구상화를 그렸기 때문이다. 당시 유럽은 2차 세계대전 전후로 추상화로 옮겨갔다. 다만 기이하게 일본과 한국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탓인지 일본인들이 열광했다. 루오의 80세 한국인 제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퐁피두센터가 이번에 서울신문과 루오전을 열게된 이유가 뭐냐. -한국에 인상파 등이 많이 소개됐고, 한국의 관람객들이 이제 현대적인 작품을 보고 싶어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본다. 20세기 현대미술은 미국의 국립현대미술관(모마)과 프랑스의 퐁피두센터가 50대50으로 양분돼 있는데, 퐁피두센터의 정책이자 사명은 우리 수장고의 작품들을 대여하는 등으로 전세계에 작품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수년 전부터 일본· 중국과는 많은 문화교류가 있었는데, 한국과는 그렇지 않아서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왜 이 시기에 루오 전시가 필요한가.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생활이 어려워지고 가치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루오에 대한 르네상스가 있다. 2006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2008년 프랑스 생트로페(프랑스 최고의 휴양지) 등에서 전시를 했고, 루오 풍경화로 전세계 순회전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 보스톤에서도 루오 전시를 했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경제위기,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가치의 상실 등으로 혼란스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관람객은 이번 루오전에서 루오가 그림을 그리면서 느꼈던 평화와 조화, 안정, 숭고한 경지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글 사진 symun@seoul.co.kr
  • [HAPPY KOREA] 테마로 다시보기 ⑫ 에듀빌리지

    [HAPPY KOREA] 테마로 다시보기 ⑫ 에듀빌리지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충북 단양군은 남한의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석회암 지대여서 곳곳에 카르스트 지형이 발달해 있고, 이른바 ‘단양 8경’으로 불리는 기이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다. 단양군에 따르면 매년 찾는 관광객이 800만명에 달해 제주도 다음으로 많다. 하지만 단양에도 ‘걱정’이 있다. 마땅한 교육시설이 없어 해마다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 일반적으로 농촌은 생계 등의 이유로 인구가 줄고 있지만, 단양 주민들은 자녀 교육 때문에 고향을 등지고 있다. 이에 단양은 지난 2007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와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단양읍 별곡·도전·상진 등 3개 마을을 ‘글로벌 에듀빌리지’로 육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 지역대학연계 관광해설사 강좌반 열공 3년이 지난 지금 단양은 학생들이 도시에 가지 않아도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전기(轉機)를 한창 마련 중이다. ●기숙사 시설 확충해 변두리 학생 흡수 단양이 지난 3년간 가장 몰두한 일은 군내 유일한 인문계 고등학교를 기숙형 학교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단양은 2개 읍, 6개 면으로 구성돼 있지만, 인문계고는 단양읍에 있는 단양고등학교 1곳뿐이다. 때문에 통학하는 데 1시간 이상 걸리는 변두리 학생들은 차라리 제천이나 청주에 있는 학교를 다니겠다며 고향을 떠나고 있었다. 학생들의 유출을 막는 방법은 학교에서 ‘먹여주고 재워주는’ 방법밖에 없었다. 단양군은 교육청과 연계해 지난 9월1일 단양고 기숙사(단백학사) 시설을 대거 증축하는 데 성공했다. 지상 5층(2133㎡) 규모의 기숙사가 새로 들어선 덕에 수용 인원이 기존 52명에서 156명으로 3배 늘었다. 전체 학생 497명 중 3분의1 가량이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기숙사는 4인 1실 각 방마다 에어컨과 화장실이 설치돼 있으며, 정보검색실과 정독실 등 학생들의 공부를 도울 수 있는 여러 시설도 마련됐다. 여기에 철저한 생활지도와 성적관리를 통해 조만간 단양고를 도내 제일의 명문고로 육성하겠다는 게 군의 복안이다. 단양군은 편의시설 확충에도 힘을 쏟았다. 학생들이 공부뿐 아니라 동아리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게 하려는 배려였다. 기숙사 바로 뒤편에 698㎡ 규모의 ‘커뮤니티 공원’을 조성했다. 이 공원은 자전거도로(7.5㎞)가 맞닿아 있어, 학생들은 종종 저녁 식사 후 시원한 남한강 바람을 쐬며 한가한 산책을 즐긴다. 이 밖에 교내에도 별도의 휴식공간(471㎡)이 조성돼 방과 후 동아리 활동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평생학습센터는 주민과 노년층 교육 단양군이 ‘에듀빌리지’를 조성하면서 신경 쓴 또 다른 부분은 주민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시설이다. 단양에는 대학 등 별도의 교육시설이 없기 때문에 군이 직접 나서 지난 2006년 평생학습센터를 설치했다. 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1879㎡) 규모로 건설된 센터는 3년이 지난 지금 여러 프로그램을 신설해 주민들의 ‘교육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개설 초에는 전체 수강생이 200여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0여 강좌에 총 400여명이 수강하고 있다. 또 강원도 원주에 있는 상지대와 연계해 ‘생태관리농업대학’을 개소, 70여명의 학생이 3년째 강의를 듣고 있다. ‘단양관광해설사’ 강좌는 벌써 15명의 자격증 소지자를 배출했고, ‘문화관광서비스 아카데미’는 100여명이 수강을 마쳤다. 고령층이 많은 농촌의 특성을 감안해 노인들을 위한 강좌도 많이 개설했다. 평일 오후 열리는 ‘주민정보화과정’에서는 ‘컴맹’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글 등 각종 컴퓨터 사용법 강의가 진행된다. 이 밖에 마을별로 ‘소백학교’를 운영, 1주일에 3차례씩 노인들에게 한글과 숫자, 영어 알파벳 등을 가르치고 있다. 수강생만 300여명에 달한다. 조영숙 단양군 평생학습센터 담당은 “관광객이 많은 도시인 만큼 주민들도 관광과 관련한 프로그램에 관심이 높다.”면서 “교육을 마친 주민들이 보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결국 단양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단양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명의도용 보험가입… 성과급104억 챙겨

    보험 가입자들의 이름을 몰래 쓰거나 대여받은 명의로 수천건의 보험에 가입해 보험사로부터 100억원대의 성과수수료를 가로챈 일당이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4일 손해보험사 총괄대리점 T사 대표 김모(42)씨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보험 모집인 등 관련자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보험료 대납 등을 조건으로 이름을 빌려준 명의 대여자를 조사해 입건할 방침이다.김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6월까지 경기 안산과 수원 등에 본점과 23개 지점을 둔 손해보험사 총괄대리점에서 500명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대여받는 수법으로 8700여건의 보험에 가입해 9개 보험사로부터 성과수수료 104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조사결과 이들은 보험 상품에 가입해 1개월에서 1년간 매월 15만~30만원씩 보험료를 대납한 뒤 보험사가 지급하는 성과수수료(월 보험료의 750~800%)를 받아 챙겼다. 이들은 성과수수료를 챙기면 더이상 보험료를 대납하지 않아 보험상품이 자동으로 해약되도록 하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이들은 서울 모 지점에서 사들인 고객 450여명의 신상정보 등을 이용해 도용·대여 받은 명의자의 담보능력과 연봉 등을 허위로 보험청약서에 기재했으며, 보험사의 계약 확인전화에 대비해 청약서에 자신들의 전화번호를 기재해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기고] ‘자전거 물결’이 녹색혁명의 원동력이다/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기고] ‘자전거 물결’이 녹색혁명의 원동력이다/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서울을 자전거 출퇴근이 가능한 도시로 만들겠다.” 지난달 ‘2009 푸른 자전거 대행진’행사에서 전 코스를 완주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말이다. 저탄소 녹색성장 열풍 속에서 자전거의 위상이 급부상했다. 자전거는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고유가와 기후변화시대에 걸맞은 녹색 교통수단으로, 운동 효과 때문에 웰빙 이동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유럽의 환경 선진국들은 일찍이 정책적으로 자전거를 장려해 이미 상당한 수준의 자전거 문화를 이루고 있다. 오는 12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2012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규범을 결정지을 제1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의 개최지, 덴마크 코펜하겐도 예외는 아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은 이상적 저탄소형 사회를 실현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다. 덴마크는 1972년 이후 2006년까지 34년간 국가총생산이 105%의 성장을 이루면서도 1차에너지 소비는 1972년 대비 2% 상승에 그치는 에너지 저소비형 고도성장을 구현했다. 최근 에너지관리공단과 덴마크 에너지청(DEA) 간 녹색 협력을 위한 업무약정서(MOU) 체결을 위해 코펜하겐에 들렀다. 거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자전거 물결이었다. 자전거는 코펜하겐에서 가장 대중적인 이동수단으로서 무려 37%의 시민들이 이용한다고 한다. 물론 이런 자전거 문화가 공짜로 얻어진 것은 아니다. 시당국의 앞을 내다보는 정책 수립과 홍보, 시민들의 합의가 이루는 시너지 효과가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코펜하겐의 자전거 정책은 지난 1995년 입안돼 1996년에 ‘자전거도로 우선 정책’으로 시작되었으며, 이후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에 걸친 중장기 자전거정책에 따라 ‘자전거 교통 확립을 위한 9대 중점 추진분야’를 선정해 수행하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자전거 무료 대여 제도다. 시내 100곳 이상에 4000개의 자전거 보관소를 설치하고, 보관소에 비치된 시 자전거를 20크로네(약 5000원) 동전으로 이용하고 나서 반납할 때 동전을 회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한 자전거가 편하게 달릴 수 있도록 전용도로인 ‘그린 사이클 루트’의 확대는 물론 아침·저녁 혼잡시간에 시속 20㎞로 신호대기 없이 자전거 주행이 가능한 도로망 ‘그린 웨이브’(Green Wave)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각 지자체에서 다양한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창원시·여수시는 시민들에게 자전거 상해보험 무료 가입의 혜택을, 서울시에서는 내년 상반기 여의도에서 공공 자전거 무료 대여 사업을 시범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정부의 인프라 구축 사업과 함께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선택하는 국민의 인식 변화가 더해질 때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질 좋은 자전거 전용도로는 물론, 자전거와 대중교통 시스템의 연결망을 통해 자전거로 원하는 목적지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마련해야 한다. 자전거 도난방지를 위한 관리시스템 및 보험제도 정비, 안전교육, 자전거용 교통신호 마련 등 다양한 과제도 같이 수행해야 한다. 자전거의 대중화는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절약, 국민건강 및 교통체증 완화, 청정한 도시환경 등 사회·경제·환경 관점 모두에서 공동이익을 창출한다. 녹색 선진국으로서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국가비전 발표 후 자전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제 정부와 국민이 합심하여 ‘자전거 타기’를 고유가와 기후변화대응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주요 실천행동으로 받아들여 전 국토에서 자전거 물결을 만들어갈 때다. 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 [씨줄날줄] 몽유도원도 유감/김성호 논설위원

    ‘현존하는 조선회화 최고의 걸작’ ‘조선조 최대의 산수화’ ‘한국미술사 불후의 명작’…. 지금 우리가 갖고 있지 못한 우리 문화재 중 ‘몽유도원도’만큼 찬란한 수식어가 붙는 것도 드물다. 안평대군이 꿈속에 본 도원(桃源) 선경의 감회를 못 이겨 궁중화가 안견에게 주문해 탄생했다는 몽유도원도. 3일 만에 완성한 것으로 전해지는 몽유도원도는 이름만큼이나 몽롱한 역사를 갖는다. 수양대군과의 권력다툼에 말려 희생된 안평대군. 그가 꿈꾸고 이루려 했던 세상은 무엇이었을까. 그림으로 볼 때 몽유도원도는 도연명의 ‘이상향’류 도화원기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왼쪽 하단부와 오른쪽 상단부에 현실세계와 도원세계를 그려 넣어 묘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 사가들의 추측대로 피비린내 나는 정란을 벗어나 이상향 안착을 간절히 바랐던 걸까. 어쨌든 당대 최고의 문사 21명이 일일이 붙인 찬문만 보더라도 당시 이 그림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을지 알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그저 교과서 정도에서 사진쯤으로 대면한 몽유도원도가 어떻게 일본으로 건너갔는지는 알 수 없다. 막연히 계유정난 이후로 추정할 뿐, 이후 1893년 일본 가고시마에서 발견됐고 이런저런 경위를 거쳐 1950년대 초 일본 나라현 덴리(天理)대가 사들여 지금까지 소장하고 있다는 게 알려진 전부이다. 일본국보로 지정됐다가 지금은 중요문화재로 귀중한 대접을 받고 있다. 1950년대 어떤 이유에선지 한국인 고미술상이 이 작품을 부산으로 들여왔다는데, 고미술계나 학계에선 당시 이 불후의 명작을 우리 손에 넣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안타까워한다. 몽유도원도 국내 전시에 연일 관람객들의 장사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 모습을 드러낸 몽유도원도. 반출경위가 명확하지 않아 반환요구조차 할 수 없는 몽유도원도의 이번 대여전시를 놓고 덴리대 측은 “더이상 전시는 없다.”고 했단다. 우리에게서 가져간 이웃집 그림을 내 안방에 걸고 그림의 떡처럼 바라봐야 하는 심정. 하긴 몽유도원도의 기구한 운명을 닮은 우리 문화재가 한둘일까. 그나마 5시간씩 기다려 몽유도원도와 만나려는 관람객들의 장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까.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부장판사들과 함께 하는 법률상담 Q&A] 일부 채권자에게만 근저당권 설정이…

    개인사업을 하는 A씨는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친구 B씨와 C씨에게 각각 1억원씩 빌렸다. 하지만 A씨의 사업이 잘 되지 않아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아지게 되자 이를 알게 된 C씨는 자신이 빌려준 돈만 안전하게 돌려받기 위해 A씨에게 근저당권 설정을 요구했다. A씨는 이를 승낙,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시가 1억 5000만원 상당의 아파트에 C씨 앞으로 채권최고액 1억 3000만원의 제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줬다. Q 다른 채권자인 B씨는 A씨의 근저당권설정 행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이 빌려준 돈을 받아낼 수 있을까. A사례의 경우처럼 채무초과 상태의 채무자가 채권자들 중 일부에게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줌으로써 채권자들이 공평하게 채권을 회수할 수 없도록 하는 행위를 ‘사해행위’라고 한다. 즉 다수의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되는 재산을 특정한 일부 채권자나 타인에게 처분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산을 줄여 결국 일반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사례의 경우 B씨와 C씨의 공동담보인 A씨의 아파트에 이미 C씨의 근저당권이 설정됐기 때문에 B씨가 A씨를 상대로 대여금반환소송을 내서 승소한 뒤 이 판결에 따라 아파트를 경매하더라도 B씨가 빌려준 돈을 제대로 받기는 힘들게 될 것이다. 이는 A씨가 C씨에게 근저당권이 아니라 아파트 소유권을 넘겨줬더라도 마찬가지다. 민법 제406조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이런 사해행위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채권자취소권이라고 하는데, 사례의 경우에는 C씨의 근저당권을 말소해 A씨의 아파트가 다시 채권자인 B씨와 C씨의 공동담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B씨는 C씨를 상대로 “A씨와 C씨 사이의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취소하고, C씨는 A씨에게 근저당권의 말소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소송을 제기하기 전 C씨 명의의 근저당권이 다시 제3자에게 넘어가지 못하도록 근저당권처분 금지 가처분신청을 해서 결정을 받아 놓을 필요가 있다. 사례의 경우 B씨가 소송을 제기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채권자 취소권을 행사하는 B씨의 채권은 근저당권 설정행위 이전에 성립된 것이어야 한다. A씨가 근저당권을 설정하기 전에 빌려준 돈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B씨는 A씨의 근저당권 설정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안 날로부터 1년,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있었던 날로부터 5년 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송을 진행할 때 A씨가 당시 채무초과 상태였다는 것을 B씨가 입증해야 한다. C씨는 근저당권을 설정받으면서 그로 인하여 B씨의 권리를 해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반박할 수도 있지만, 이미 자신만이 채권을 안전하게 확보하려고 한 것 자체가 B씨의 권리를 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라는 방증이 될 수 있으므로 그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적화 서울 중앙지법 부장판사
  • [정책진단] “본인 확인도 안하잖아요… 비행기삯 뽑고도 남죠”

    [정책진단] “본인 확인도 안하잖아요… 비행기삯 뽑고도 남죠”

    지난 25일 서울의 한 개인병원. 진료가 끝난 뒤 처방전을 받기 위해 원무직원에게 문의하자 “이름하고 주민번호 불러주세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직원이 주민번호를 입력하자 처방전이 곧바로 나온다.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를 제시하더라도 잠깐의 가슴졸임만 참으면 무사통과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개선하려고 나서지 않는 ‘불편한 진실’은 바로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 만약 지인이나 친척에게 주민번호를 빌리면 그들의 명의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엄연한 범법행위이지만 건강보험증 대여는 우리 주변에서 너무 쉽게 소리소문없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때때로 제도를 손질했지만 현실에서는 ‘책상머리 대책’에 불과했다. ●“주민등록번호만 말하면 되거든요” 재미교포 1세인 송모(62·여)씨는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세 살 아래 여동생의 건강보험증을 빌려 치과 진료를 받는다. 건강보험 혜택이 가능한 스케일링, 잇몸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받고 100만원 정도 낸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치과보험에 들지 않아 비행기삯을 제하고도 ‘남는 장사’라는 게 송씨의 설명이다. 그는 “처음엔 들킬까봐 조마조마했지만 건강보험증 확인도 하지 않고 이름하고 주민등록번호만 말하면 되는 시스템이라 문제는 없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같은 재미교포인 이모(37·여)씨는 지인의 권유로 시누이 건강보험증을 빌려 여러 병원을 다녔다. 산부인과에서 생리불순 치료, 여성질환 건강검진과 혈액검사, 유방암 검사, 종양검사, 내시경 등 각종 검사를 받았다. 한국에 머무르는 김에 정형외과 물리치료도 빼놓지 않았다. 이씨는 “미국에서 건강보험에 들었지만 막상 보험을 적용한 가격도 너무 비싸 마음놓고 병원에 다닐 수 없었다.”면서 “미국에서는 가능하면 병원에 가지 않고 한국 나올 때 진료를 받는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불법 알지만 의료비 아끼려 편법 현재 해외교포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입국 후 국내 거주 3개월 이상’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복잡한 등록절차를 밟지 않고 주변 사람의 건강보험증을 빌려 사용하는 교포가 여전히 많다. 특히 3개월 미만의 단기 체류자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 대부분 지인이나 친척, 직계 가족의 건강보험증을 빌려 사용한다.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의료비를 아끼기 위해 편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부 불법체류자나 외국인도 같은 방법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다. 2002년 건강보험 가입 확인을 주민등록증 등의 신분증으로 대체한 이후 의료기관에서는 본인확인을 대부분 성명과 주민번호로 하고 있다. 건강보험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본인 확인을 하지 않기 때문에 도덕불감증을 제어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 한 재미교포는 “가까운 사람을 찾다 보면 한국에 친척 1명은 최소한 있기 마련”이라며 “때문에 내가 아는 교포 대부분이 한국에서 건강보험 명의를 빌려 병원에 다닌다.”고 말했다. 보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건강보험증 대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여러번 제시됐지만 정부는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뢰로 진료기관에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또는 여권 등 본인 확인 증명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한 뒤 진료받도록 하는 방안과 출입국 관리시스템을 건강보험 시스템과 연계해 출국이나 입국시 미납보험료를 체크해 받는 방안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를 마련한 바 있다. ●국적 상실하고도 건보 자격 유지 건강보험증 대여 외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재외국민에게 국내 가족이 있을 경우 가족의 피부양자로 등재해 보험료를 거의 내지 않고 건강보험 혜택을 보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심지어 국적을 상실한 뒤에도 수년간 교묘한 방법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교포도 적지 않다. 국적을 상실하면 건강보험 자격도 자동으로 상실하게 되지만 이 제도는 ‘신고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신고를 미루면 계속 건강보험 혜택을 보게 된다. 실제로 2003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국적 상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은 교포는 1591명에 달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동작구 ‘독서릴레이’

    동작구 ‘독서릴레이’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동작구가 대대적인 독서문화 확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동작구는 직원 독서릴레이 운동, 어린이도서관 각종 이벤트 등 풍성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다음달에는 어린이 독서왕 선발대회도 연다. ‘기업가 출신 구청장의 경영마인드’, ‘최고경영자(CEO) 구청장의 보육정책과 비전’, ‘동작 발전을 위한 디딤돌’, ‘구민과 함께한 11년 행복한 동행’ 등 모두 4권의 책을 펴낸 이력답게 김우중 구청장이 독서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김 구청장은 “독서는 그 사람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프로펠러와 같은 것”이라면서 “가을뿐 아니라 주민들이 항상 책의 향기와 독서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작은 도서관, 방문 도서 대여 서비스 등 다양한 독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11월1일까지 펼쳐지는 구청 직원 독서릴레이 운동에는 모두 73개팀, 219명이 참여한다. 팀별 3명의 직원이 희망하는 도서를 선정하면 구에서 해당 책을 구입해 돌려 읽도록 지원하는 독서 캠페인이다. 구는 이 운동을 한 번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분기별로 팀원들을 바꿔가며 연중 시행하기로 했다. 따라서 구청 직원들은 최소한 일년에 평균 4권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또 어릴 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동작어린이도서관은 특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5~7세 어린이들이 그림책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책 읽어주는 도서관’ ▲초등학교 1~2학년 대상 도서관 판타지 탐험인 ‘도서관에서 보낸 멋진 하루’ ▲사서교사와 함께하는 책놀이 ▲빛그림 이야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음달까지 운영한다. 지난해 2월 개관된 어린이도서관은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444.30㎡ 규모로 아동열람실·이야기방·수유방·멀티미디어실 등이 있고, 1만 6624권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독서회원 제도를 운영해 가족회원이면 1회에 7권까지 대여할 수 있다. 독서회원이 1만 1886명에 이른다. 이밖에 동작구는 독서 생활화를 위한 소프트웨어적 프로그램뿐 아니라 작은 도서관, 마을문고 확충 등 하드웨어적인 지원에도 나선다. 행정동 통폐합으로 폐지되는 청사를 공공도서관으로 리모델링, 독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다음달에 개관하는 상도1동 청사의 공공도서관은 지상 2층, 연면적 525㎡ 규모로 자료실·종합자료실·장난감대여점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1만여권이 비치될 예정이다. 11월에 개관 예정인 사당2동 청사 공공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999.3㎡ 규모로 도서 8000여권이 구비된다. 양택모 교육지원과장은 “책 한 권을 읽는 것은 다른 인생을 한번 살아보는 것처럼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면서 “구청 등 여러 기관이 진행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많은 주민이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판치는 건보증 대여… 재정 줄줄 샌다

    건강보험 재정이 새고 있다. 1989년 전국민 대상의 국민건강보험제도 도입 이후 단 한번도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불법이라는 사실조차 잊혀지다시피 한 ‘건강보험증 대여’ 문제 때문이다. 27일 보건복지가족부와 해외교포들에 따르면 국내에 단기체류하는 교포나 건보 체납자, 외국인, 심지어 불법체류자나 노숙자까지 타인의 건강보험증을 빌려 사용하는 사례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부는 타인의 동의조차 받지 않고 명의를 도용해 혜택을 받기도 한다. 의료기관의 본인 확인절차는 말 그대로 ‘형식’에 그치기 때문에 이들을 적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에 3개월 미만으로 단기체류하는 해외교포의 상당수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 지인이나 가족의 건강보험증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외국인으로 등록해야 하는 조선족도 국내인과 외모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을 이용해 건강보험증을 빌려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불법체류자의 경우 사업주나 함께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의 건강보험증을 빌려 사용한다. 건보료를 장기 체납하고 있거나 주민등록이 말소돼 건강보험증을 빌리는 사례도 규모를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건보공단이 2005~07년 2월 중순까지 적발한 건강보험증 대여 실태 219건을 분석한 결과 건강보험증 대여는 지인을 통하는 경우가 71.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나머지는 친인척(26.5%), 사업주(2.3%) 등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증을 대여하다 적발된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일부는 ‘자발적 신고’에 의한 것이어서 아직까지 정확한 실태파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07년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이 본인 확인 의무화 법안을 발의했지만,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의료기관에 부과시키는 부분이 책임 소지 논란으로 비화돼 결국 입법이 좌초됐다. 이후 보험료를 내지 않고도 혜택을 보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면서 일반 가입자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직장가입자 이모(34)씨는 “누구는 돈을 내고 누구는 돈도 내지 않고 건강보험증 명의를 빌려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기막힌 현실”이라면서 “정부는 도대체 무슨 대책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정현용 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 [우리고장 특수사업] 임산부·영유아 책대여 택배로 배달

    임신 8개월째인 이모(37·경기 수원시 인계동)씨는 요즘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원하는 책을 도서관에 가지 않고 언제든지 받아볼 수 있는 데다 비용까지 무료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거동이 불편해 집안에서 보낼 때가 많은데, 육아 관련 책 등 필요한 도서를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다음날 바로 택배로 받아 볼 수 있어 무척 좋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임산부와 영유아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내생에 첫 도서관’ 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은 도서관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임산부나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에게 책을 빌려주는 서비스이다. 임신 8개월부터 자녀가 12개월이 될 때까지 14개월 동안 이용할 수 있다. 도는 지난 5월부터 수원, 안양, 시흥, 군포, 파주 등 5개 시 27개 공공도서관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했으며, 지난달까지 모두 797명의 임산부가 4650권의 책을 빌려 읽었다. 특히 신청한 책을 택배를 통해 집에서 받아 보고 반납도 택배로 하기 때문에 도서관을 찾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또 해당 지역 도서관이 소장한 다양한 도서를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도 있다. 1회 5권씩 14일간 대출이 가능하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www.golibrary.go.kr) 회원으로 가입하고 해당지역 공공도서관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택배 등 이용료는 무료이며 산모수첩이나 영유아의 건강보험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확인받으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도는 ‘내생에 첫 도서관’ 사업이 임산부에게 독서환경을 제공하고 영유아에게는 책을 통해 부모와 교감할 수 있는 육아 환경을 제공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한경 도 교육협력과장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책을 쉽게 접하고,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북 스타트’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다음달부터 이를 도내 10개 시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내생에 첫 도서관’ 서비스의 시범사업 결과 보고회를 24일 경기문화재단에서 갖는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입양 → 당첨 → 파양… 누더기 가족관계부

    입양 → 당첨 → 파양… 누더기 가족관계부

    아파트 특별분양을 노린 허위입양 브로커들에게 실형이 선고되면서 서류상으로 수차례에 걸쳐 아이들을 사고 판 이들의 범행수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별다른 확인 절차도 없이 당사자들이 합의만 하면 쉽게 입양과 파양(罷養)을 할 수 있는 제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허위입양은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브로커 방모(37)씨는 무주택자와 자녀가 많은 이들을 섭외하는 역을 맡았다. 전단지도 뿌리고, 절박한 심정으로 본인이 운영하는 대부업체를 찾은 손님들도 꼬드겼다. 브로커 김모(43)씨는 이들에게 줄 자금을 댔다. 명의를 대여해준 무주택자에게는 수고비 2000만원, 자녀를 입양시킨 사람에게는 자녀 한 명당 500만원을 대가로 줬다. 이들은 구청이나 시청 등에 가서 허위입양신고를 했고, 다자녀가구 세대주로 둔갑해 특별분양신청을 했다. 신청한 뒤에는 아이를 파양했다.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홍모(43)씨는 자녀 3명을 세 차례나 입양시켰다. 역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모(49)씨와 정모(40)씨의 자녀들도 서류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입양과 파양을 반복했다. ●자녀 한 명당 500만원 주고 입양 허위입양을 한 김모(46)씨 등 3명은 실제로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브로커들은 프리미엄 7000만원을 받고 불법전매하도록 알선한 뒤 수수료를 챙겼다. 분양을 받은 김씨 등은 원래 자녀가 3명이라 다자녀가구 특별분양 신청 자격이 있었지만, 동점자가 있을 경우 자녀가 많을수록 우선순위를 주는 점을 노려 ‘추가 입양’을 했다. 자녀 숫자를 채우기 위해 두 집에서 나누어 아이들을 입양한 경우도 있었다. 허위입양을 한다고 해서 실제로 자녀를 다른 집으로 보내는 것은 아니지만, 입양과 파양 기록은 아이의 가족관계등록부에 고스란히 남는다. 서류정리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아 다른 가족의 자녀로 등록되어 있을 경우 취학 등에 있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입양과 파양이 너무 쉽게 이뤄지는 것 역시 허위입양을 부추기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법에는 성인이 되면 입양을 할 수 있고, 법정대리인인 친부모가 입양을 승낙하면 된다고 돼 있다. 입양 사유나 자녀 본인의 의사 확인, 가정환경 조사 등 절차는 거치지 않아도 된다. 파양 역시 마찬가지로 처음 입양에 동의했던 양쪽이 ‘협의’만 하면 가능하다. ●“허위입양 청약 제한” 실제 검증 힘들어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다자녀가구에 대한 특혜는 점점 늘어나지만, 분양 신청을 할 때 가족관계등록부를 확인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검증절차가 없다는 것 역시 브로커들이 특별분양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현재 다자녀가구를 위한 특별공급 물량은 공공부문에서는 전체의 5%, 민간부문에서는 3%를 차지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다자녀가구 분양은 일생에 딱 한 번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허위입양 등 불법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되면 분양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 향후 청약 등에 있어서도 제한을 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아파트분양 노린 허위입양 첫 실형

    ‘다자녀가구’를 대상으로 한 아파트 특별분양을 노리고 허위 입양을 알선한 뒤 분양받은 아파트를 불법으로 전매해 수익을 챙긴 브로커와 명의 대여자 등에게 처음으로 실형이 선고됐다. 일부는 전매 단계에서 허위사실이 적발돼 분양이 취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는 공전자기록 등 부실기재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김모(43)씨와 방모(37)씨에게 징역 1년을, 허위 입양자로 명의를 대여해 준 무주택자 정모(35)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씨 등은 10년 이상 장기 무주택자 가운데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의 세대주에게는 신규 아파트 분양시 특별분양 형식으로 특혜가 주어진다는 점을 이용, 2007년 3월에서 10월 사이 11차례에 걸쳐 허위 입양을 알선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무주택자를 구해 대가를 준 뒤 이들을 시켜 아이를 입양한 것처럼 허위로 신고하게 했고, 화성 동탄과 은평뉴타운 등에 다자녀 무주택자 특별분양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의 대여자 중 3명은 실제로 동탄의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브로커들은 프리미엄을 받고 전매하도록 알선해 수익을 챙겼다. 그 중 1명은 허위 입양 사실이 드러나 분양이 취소됐다. 법원은 그동안 특별분양을 위해 허위 입양을 한 이들에게 대부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번에 실형을 선고하면서 “최근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이들이 또다시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 보여 신병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과 함께 허위 입양에 가담한 이들은 모두 38명으로 1심 선고가 난 37명 모두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이나 징역형이 선고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日 ‘친구 렌털’ 호황

    ‘일본은 외롭다.’ 요즘 일본에서는 결혼식 들러리에서부터 친구, 애인, 심지어 배우자까지 돈 주고 빌리는 ‘친구 대여’ 사업이 호황이다. 일본의 친구 대여업체는 8년 전 5곳에서 최근 2배나 증가했고 가장 유명한 회사에는 1000여명의 ‘대역’이 등록돼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치 있는 말솜씨로 결혼식 때마다 신랑 들러리로 인기 높은 류이치 이치노카와(44)는 ‘전문 대역’이다. 결혼식 몇분 전 목을 가다듬으며 피로연 사회를 준비하는 그는 사실 하객들에게 음식을 나르는 웨이터보다 이날 탄생하는 부부에 대해 조금 더 알 뿐이다. 장난감 제조업자로 일하다 3년 6개월 전부터 대역으로 활동하는 그는 붙임성 있는 성격 덕분에 남녀 불문,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 30여명에게 고용돼 있다. 이번 주말에도 12살 소년과 그 여동생의 학교체육대회에 참석해 ‘삼촌’ 역을 해낼 참이다. 그는 아이들을 응원하고 활동상을 비디오 카메라에 담아 와야 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소년의 아빠, 선 보러 나선 여성의 부모 노릇도 하고 있다. 신문은 이런 ‘가짜 친구의 증가’가 일본의 사회경제적 변화와 개인적, 직업적 문제를 남들 앞에 보여주길 꺼려하는 일본인들의 고질적인 문화적 반감이 맞물린 결과라고 풀이했다. 늘 바뀌는 역할에 맞춰 예상 답변을 준비하느라 골머리를 앓는 류이치는 “3년간 감기가 떨어진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또 늘 다른 사람의 남편이 돼야 하기 때문에 부인에게도 자신의 일을 비밀에 부쳐야 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이들을 돕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 기쁘다.”며 빙긋 웃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서울광장] ‘어른 일본’ 그리고 일왕의 방한/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어른 일본’ 그리고 일왕의 방한/김성호 논설위원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정권이 엊그제 닻을 올렸다. 새 각료 17명의 진용을 갖춘 ‘하토야마호’는 복지, 탈(脫)관료, 동아시아공동체 실현의 3대 과제를 밀어붙일 태세다. 취임회견에서 하토야마 총리는 “역사의 전환점으로 정치와 행정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첫날”이라는 강한 일성을 남겼다. 54년 만의 정권교체, 보수에서 중도좌파로의 전향에 각국이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일본의 지각변동을 한국만큼 민감하게 보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하토야마가 선거 전부터 양국관계의 개선발언을 잇달아 낸 만큼 정권출범에 거는 기대가 크다. 각료 17명 중 10명이 지한파인 데다 친한 성격의 한·일의원연맹 소속 민주당 의원이 51명이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양국관계를 겨눈 하토야마 발언들에 무게를 싣는 게 괜한 건 아닐 듯싶다. 가뜩이나 하토야마는 한국 중심의 외교를 강조해온 터다. 하토야마 발언들이 관심을 끄는 건 무엇보다 과거사 인식을 통한 청산의 구체적 실천제시에 있을 것이다. 야스쿠니를 대체할 추도시설 건립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재일교포 지방참정권 부여에도 적극적이다. “총리 취임 후에도 야스쿠니에 참배할 생각이 없다.”며 각료들에게 자숙을 촉구하겠다던 하토야마다. 한·일 과거사와 관련, 극우보수 입장으로 일관했던 자민당 정권에 화살을 쏜 하토야마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까닭이 분명한 것이다. 우호적 분위기와는 달리 한·일 양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얽히고설킨 앙금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 지난달 일본에선 극우색채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제작한 두 종의 중학 교과서 출판을 법원이 모두 인정했다. 국내에선 사할린 징용 피해자들이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족 22명도 국가 상대의 첫 단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그런 점에서 ‘하토야마호’ 출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 방한 제의는 모험적인 돌파구 찾기로 보인다. 한·일 강제합병 100년을 맞는 해에 일왕의 한국 방문은 양국 모두에 큰 의미를 갖는다. ‘일왕’의 상징적 의미를 볼 때 혹여 방한 중 일왕의 신변에 가해질 수 있는 불상사에 대한 일본의 우려가 클 것이다. 국내에서도 ‘과거사 청산 없는 일왕 방한’에 대한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다. 일왕 방한이 자칫 양국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설득력을 갖는다. 이 대통령의 제의에 당분간 일본 정부는 고심할 것이다. 한·일 관계의 전향적 개선을 외치는 민주당 정권은 내년 7월 참의원선거라는 심판대를 거쳐야 한다. 일본인 정서를 감안할 때 하토야마 정권이 과거사 청산과 그를 통한 관계개선에 일방적으로 박차를 가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 대통령의 제의는 하토야마 정권에 대한 강수의 정치 공세로까지 볼 수 있다. 공을 넘겨받은 일본으로선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일왕 방한을 과거사 청산의 정점에 놓을지, 악화시킬지는 양국 정부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류의 “일본이 드디어 어른이 됐다.”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인들은 정권교체로 그들의 삶이 향상될 것으로 믿을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했다. 우리가 ‘어른 일본’에 대한 장밋빛 기대에만 머물게 아니라 무엇을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 청산과 망각은 분명히 다르다. 일왕의 한국 방문은 그래서 결코 간단히 넘길 수 없는 무거운 화두인 것이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洞통폐합 중간점검] “정든 지명 아쉽지만 어린이도서관 대환영”

    [洞통폐합 중간점검] “정든 지명 아쉽지만 어린이도서관 대환영”

    2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자치회관 2층. 어린이 영어도서관에 40여명의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이 한데 모였다. 이날 영어수업의 주제는 ‘대통령 선거’. “If I become the president….(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후보로 나선 4명의 어린이가 5분 동안 자신의 출마사를 영어로 발표하고 있다. 자치회관 1층에 있는 장난감대여점엔 1m짜리 부엌놀이 세트와 로봇 등 2000여종의 장난감들이 즐비하다. ●문화·복지시설로 변신한 주민센터 2년 전까지 도화1동주민센터였던 이곳은 현재 어린이영어도서관과 장난감대여점, 교육센터 등을 갖춘 ‘어린이 전용 복합청사’로 탈바꿈했다. 바로 행정동 통합이 안겨준 ‘선물’이다. 도화1동과 2동이 ‘도화동’으로 합쳐지면서 여유공간으로 남은 1동 청사를 마포구가 어린이 전용공간으로 꾸몄다. 처음엔 “정든 지명이 없어졌다.”며 불만을 토로하던 주민들도 이제는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30년 넘게 도화동에 살았다는 주부 김선숙(49)씨는 “주민들에게는 형식적인 동이름보다 실질적인 편의시설이 더 절실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행정동 통폐합의 시발지인 서울에서는 94개의 동이 없어졌다. 폐지된 청사는 보육·문화·복지시설로 새 단장됐다. 14개구 36곳의 동청사가 리모델링돼 노인치매지원센터, 영·유아플라자, 도서관, 헬스장, 자치회관 등으로 바뀌었다. 동작구 흑석3동주민센터의 경우엔 3층 건물 전체가 재활용센터로 변신했다. 전체 동 30개를 3분의1이나 감축한 성북구는 동 청사 운영과 어린이집 확충에 필요한 비용 500여억원을 절감했다. ●기존 동이름 모두 나열해 부르기도 통합 뒤 후유증을 앓는 곳도 있다. 일부 지역은 적절한 동 이름을 찾지 못하거나 주민들이 동 이름 바꾸기를 꺼려 기존 동 이름을 모두 나열해 쓰고 있다. 종로구 효자동과 청운동은 ‘청운효자동’으로 불린다. 주민들이 서로 자기 동네 이름을 고집하는 바람에 결국 지명을 합친 것이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는 ‘용담명암산성동’이라는 마을도 있다. 용담동과 명암동, 산성동을 합친 것이다. 너무 긴 이름 때문에 주민들은 앞 글자만 따 ‘용명산동’이라고 부른다. 관악구 신림4동이 신사동으로 동 이름을 바꾸면서 서울에는 은평구와 서초구에 이어 신사동만 3곳이 됐다. 주민들이 조용한 단독주택가로 이름난 은평구 신사동과 부유촌인 강남구 신사동의 이름을 부러워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또 신림6동과 신림10동은 강남구에 이미 있는 삼성동으로, 봉천1동은 동작구와 같은 보라매동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 때문에 강남구가 관악구를 상대로 ‘행정동 명칭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웃지 못할 일도 생겼다. 중구는 소공동을 명동에 합치는 문제로 7개월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공동 주민과 구의원들은 “백화점가 덕분에 ‘쇼핑1번지’로 소문난 곳인데 왜 없애려 하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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