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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테쓰 레일패스-미에三重에서는 코끝이 차갑다, 찡하다

    긴테쓰 레일패스-미에三重에서는 코끝이 차갑다, 찡하다

    TRAIN PASS 긴테쓰 레일패스 미에三重에서는 코끝이 차갑다, 찡하다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제맛이라 생각했지만 영하로 뚝뚝 떨어지는 서울의 겨울이 밉살스러워질 무렵, 미에에 발을 내디뎠다. 겨울에도 좀처럼 영하로 내려가는 일은 없다지만 미에의 겨울도 두툼한 옷매무새를 매만지게 할 만큼 차갑긴 하더라. 그것도 잠시. 밤하늘에 꽃핀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과 일본인들이 일생에 꼭 한 번 걸음해 태양신의 기운을 받는다는 이세신궁 그리고 수많은 눈의 보살핌으로 별이 되어 뭍으로 돌아온다는 해녀들의 이야기 등 미에의 겨울은 마음을 먼저 스르르, 이내 몸도 사르르 녹아들게 했다. 나는 어깨가 맞닿은 낯선 사람들과 함께 두 손을 모으고 읊조리기 시작했다. ‘나를 기꺼이 보살펴 주세요.’ 마음을 토닥여 주는 미에의 겨울에 안겨 본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일본 정부 국토교통성 긴키 운수국 하늘의 별이 부럽지 않은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 터널. 반짝이는 불빛 아래서 나지막이 소원을 빌어 본다 #1 반짝반짝, 고운 빛깔 머금은 미에의 품에 안기다 겨울철 일루미네이션만큼 좋은 볼거리가 또 있을까마는 내심 이 인공의 불빛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화려하게 빛을 발할수록 그 사이를 흐르는 전류가 떠올라 머리카락이 더욱 쭈뼛 서고, 낮 동안에 그대로 드러나는 가느다란 전선들 또한 곱게 보이지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입이 딱 벌어졌다. 찬란했다. 낮에는 해를 머금은 미에의 산과 들, 그 안에 소복이 들어앉은 꽃과 나뭇잎이, 밤에는 그 위에서 반짝이는 색색의 전구들이 또 다른 빛깔을 자아냈다. 나가라가와 강변의 아름다운 정원 ‘나바나노사토’의 하루는 그렇게 물들어 있었다. 이른 봄, 매화와 벚꽃을 시작으로 수국, 창포, 코스모스가 피고 지는 마을 나바나노사토는 화려함 그 자체다. 1년 내내 1만2,000포기의 베고니아로 가득한 온실은 짐짓 떠름하게 지었던 표정마저 활짝 피게 했다. 땅은 물론 온실 천장에도 주렁주렁 맺힌 꽃송이가 신기했는지 입을 헤벌린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이 허공을 찌른다. 어째 하늘에 꽃이 피었는지 신기한가 보다. 이 순간을 추억하려는 카메라 셔터 소리도 끊이질 않는다. 뒤로 핀 꽃처럼 함박웃음 띈 자연스러운 모습이면 좋을 텐데, 어쩐지 기념사진을 찍는 모양새들이 약속이나 한 듯 부동자세. 그렇게 한 번 더 웃는다. 나바나노사토는 아름다운 꽃 가까이에서 여유롭게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곳곳에 레스토랑과 카페, 먹을거리 노점이 있어 노니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요기를 해볼까 하고 가게 마루에 걸터앉았다. 먹기 좋게 구운 찹쌀떡 한 입 그리고 따끈한 차 한 모금. 채플 뒤쪽에 있는 노천족탕에 발을 담그고 산책의 노곤함을 달래는 것은 또 어떤가. 차가운 공기에 부르르 떨리던 몸이 스르르 풀리고 만다. 그러는 동안 짧은 겨울 해가 조금씩 사그라지고 꽃송이 뒤로 새치름한 불빛이 새어나온다. 낮 동안 해님을 머금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자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은 아닐까. 엉뚱한 상상.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은 11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 580만개의 불빛으로 연출하는데, 특히 200m 가량의 일루미네이션 터널을 지나 꽃 광장에 펼쳐지는 일루미네이션 쇼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올해는 일본의 사계를 주제로 쇼를 선보였다. 새순이 돋고 꽃잎이 흩날리는 봄과 여름을 지나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지는 가을과 겨울까지 계절의 흐름을 알알이 맺힌 불빛으로 표현한 것. 탄성을 내뱉는 것도 멈추고 그저 한참을 바라다봤다. 하늘의 별빛마저 흐릿하게 만든 미에의 마법에 걸려들고 말았다. 스즈카산맥의 주봉인 1,212m의 고자이쇼다케로 오르는 길도 덜하지 않았다. 유노야마온센역에서 로프웨이로 연결된 이곳은 최고봉까지 케이블카가 오간다. 1,300년 역사의 온천마을 유노야마온센 뒤로 병풍 두른 스즈카산맥, 그 가운데를 지나는 고자이쇼다케의 빨간색 케이블카. 해발 400m에서 출발해 1,200m고지를 향하는데 마치 산의 품안으로 파고드는 것만 같다. 산기슭을 뛰어다니는 야생 동물과 고산 식물의 속살이 이따금씩 드러날 때마다 공중산책의 묘미는 더해 간다. 고자이쇼다케의 수려함에 반한 산악인들은 등산로를 이용해 산의 정기를 담뿍 받기도 한다. 산 정상에는 작은 불상과 사당이 있는데 이는 산사람들을 보살펴 주는 신을 모신 곳이라 했다. 마침내 오른 정상에서 맨 먼저 신에게 인사하는 산사람들. 정상뿐 아니라 산 곳곳에 이처럼 작은 사당이 있다. 모두 고자이쇼다케를 찾는 산사람들의 흔적이다. 멀리 이세만의 바다가, 화창한 날엔 후지산까지 내다보이는 곳.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더 길게 내뱉는다. 나도 모르는 사이 속 깊은 곳에 맺혔던 응어리들이 도르르 굴러 나온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어둑해지자 새치름한 불빛을 내비추는 나바나노사토. 이 순간을 기억하고픈 이들의 카메라 셔터가 더욱 바빠지기 시작한다 2 꽃잎이 흩날리고 낙엽이 지고 눈이 나리는 모습이 알알이 맺힌 불빛으로 연출되는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 쇼 3 정원 산책의 노곤함을 풀어줄 노천족탕에 두 발을 담가 본다. 발끝이 따뜻해지니 코끝을 스치는 겨울 바람도 반갑다 4 편안할 안安 길 영永 떡 병餠. 길어서 먹기 좋은 떡이 “안녕”하고 부르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다 5 나바나노사토의 베고니아 온실에서는 시선이 어디를 향하든 베고니아가 반겨준다 6 스즈카산맥의 주봉 고자이쇼다케로 이어지는 로프웨이에 빨간 케이블카가 오간다 7 고자이쇼다케 정상에서 마주한 작은 돌상. 산사람들의 흔적이다 나바나노사토 찾아가기 긴테쓰 나고야역 또는 구와나역에서 미에교통 ‘나가시마온센’행 버스로 환승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9시(겨울 밤 10시) 이용요금 1,000~2,000엔(시즌별로 다름) 문의 83-594-41-0787 고자이쇼 로프웨이 찾아가기 긴테쓰 유노야마온센역에서 버스로 산코유노야마온센에서 하차 후 걸어서 10분 거리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5시(10~3월은 오후 6시까지) 이용요금 2,100엔 (편도 1,200엔) 문의 83-59-392-2261 #2 일생에 꼭 한 번, 태양신을 만나러 가는 길 헛헛해진 마음을 이세신궁으로 옮긴다. 흔히 이세신궁이라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신궁神宮’. 하나의 신사가 아니라 내궁과 외궁, 별궁으로 구성된 125개의 신사를 모두 아우른다. 일본 신사의 중심이자 절정이다. 예부터 많은 일본사람들이 생애 꼭 한 번은 이곳 신궁에 오길 소망한단다. 신궁에 발걸음 하는 것만으로도 신의 혜택을 받는 것이라 믿는다고. 평일 이른 아침임에도 안내원이 높이 든 깃발 뒤로 순례자들의 줄이 끊이지 않는다. 참배하기 전에는 반드시 오초즈를 행해야 한다. 오초즈는 참배 전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의식으로 우물가에 엎어놓은 물푸개 ‘히샤쿠’에 물을 퍼 왼손 한 번, 오른손 한 번을 깨끗한 물에 씻는다. 그런 다음 왼손에 물을 받아 입을 가시고 입에 댄 왼손을 다시 물로 씻어낸다. 마지막으로 히샤쿠를 세워 남아 있는 물로 손잡이 부분을 씻는다. 요즘은 이렇게 5번으로 나누어 간소한 예를 갖추지만 옛날엔 신궁 곁으로 흐르는 강에 들어가 심신을 가다듬었다고 한다. 우물쭈물하는 이방인과 달리 일본사람들의 몸가짐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지금으로부터 2,000여 년 전, 일본 인구가 반으로 줄어들었을 정도의 큰 자연재난이 닥쳤다. 일본인들은 이 대재앙을 계기로 자신들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는 태양신이자 황실의 조상신 아마테라스오미카미를 모셔 왔다. 내궁의 정궁에 모신 이 신은 오직 천황만이 마주할 수 있다. 수상이나 황실 사람들도 문 앞까지만 갈 수 있다고 한다. 이세신궁은 20년을 주기로 원형을 그대로 살려 개축하는 전통이 있다. 현재 정궁 옆에 똑같은 크기의 부지를 두고 새 정궁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개축을 하는 동안에도 참배는 지속되어야 하기에 바로 옆에다 새로 짓는 것이다. 개축이 될 때마다 정궁의 위치가 바뀌는 이유다. 이 전통은 약 1,300년 전부터 이어져 왔는데 신에 대한 정성과 함께 문화유산으로도 가치가 높은 신궁의 건축술을 후대에 전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진 성스런 의식이다. 이는 단순한 건축 기술의 전수를 넘어 전통문화가 시공을 초월해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다. 이세신궁 참배 길에 빠지지 않는 곳이 있으니 ‘오하라이마치 오카게요코초’이다. 풀이하면 ‘오하라이 읍내에 있는 오카게 골목’인데 내궁이 위치한 마을 이름이 오하라이, 오카게는 일본어로 ‘신의 보살핌 덕분’이라는 뜻이다. 신궁과 가까운 이스즈가와 강변을 따라 형성된 약 800m의 골목길로 지붕과 담장을 맞대고 나란히 들어선 상점들은 모두 2층집의 구조이나 우리의 한옥과 같이 기와를 사용한 맞배지붕과 합작지붕의 형태이다. 에도시대부터 메이지 시대에 이르기까지 전통가옥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일본 근세문화의 거리. 가옥의 1층은 대부분이 음식점과 기념품가게로 우리의 인사동길이 떠오른다. 이세신궁 순례자들이 오카게요코초에서 꼭 먹고 간다는 아카후쿠는 오늘날의 오카게 골목이 형성된 이유이기도 하다. 아카후쿠는 ‘붉은 행복’을 의미하는 찹쌀떡이다. 먹으면 복이 들어온다는 뜻이 아닐까. 특이한 것은 보통의 찹쌀떡과 달리 팥앙금이 떡의 표면을 감싸고 있는 것인데 원래는 일반 찹쌀떡과 같은 모양새였지만 이세신궁을 찾는 참배객들이 너무 많아 팥앙금을 찹쌀떡 속에 넣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고 한다. 바쁜 탓에 속성으로 떡 표면에 앙금을 발라 준 것. 300년 역사의 아카후쿠 떡집은 날로 번창했고 이 모든 것이 태양신의 보살핌이라 여긴 떡집 주인이 자본을 내 이 오카게 골목이 조성되었다. 이래저래 복덩어리 아카후쿠가 명물이 되자 요즘엔 이스즈가와 아래의 조약돌 모양을 본뜬 것으로 속은 맑게 흐르는 강물이라는 새로운 이야기도 덧입혀졌다. 아카후쿠 한 입을 베어 물었다. 태양신의 온기가 아카후쿠에도 스며든 것일까. 빈속에 달콤함이 퍼진다. 떡집 마루에 앉아 이세신궁과 오카게 골목 사이로 잔잔하게 흐르는 이스즈가와를 내다본다. 이보다 더 평온할 수 없다. 떡 한 입에도 그저 행복해할 줄 아는 마음, 그 속에 신의 보살핌이 있다. 결국 내 안에 있는 믿음을 만나는 것.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맞배지붕과 합작지붕 등 전통가옥의 모습이 남아있는 근세문화의 거리 오카게요코초 2 이세신궁 입구. 이제 이스즈가와가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태양신을 모신 사당에 조금 더 가까워진다 3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오초즈를 해야 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4 오카게요코초는 신궁 순례자들이 잠시 쉬어 가던 작은 마을의 작은 골목. 이젠 이곳을 부러 찾는 이들이 생겨날 만큼 명소가 되었다 5 오카게요코초를 거니는 순례자. 기모노를 곱게 차려 입은 모습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했다 6 강과 바다가 가까워서인지 오카게 골목에서는 즉석에서 어류를 조리해 주는 가게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생선구이 달인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7 먹으면 복이 들어와요. 붉은 행복을 뜻하는 찹쌀떡 아카후쿠는 오카게요코초에서 꼭 맛보아야 할 주전부리다 이세신궁 찾아가기 긴테쓰 우지야마다역, 이스즈가와역, 이세시역에서 버스·택시 이용 홈페이지 www.isejingu.or.jp/shosai/korean 오카게요코초 문의 83-596-23-8838 (토산품가게 종합안내소) 홈페이지 www.okageyokocho.co.jp/ #3 그녀, 수많은 눈의 보살핌으로 별이 되어 돌아오다 그녀들을 만난 후 나를 위해 신의 보살핌을 바라는 일이 어쩌면 사치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세의 해녀. 뭍으로 나와 바닷물을 짜내는 그녀들에게 안쓰러움이 배어 나온다. 차가운 물에 살이 에이지만 오늘도 묵묵히 물질하는 여인네들. 이세만에 접한 이세지역에는 지금도 1,300여 명의 해녀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세의 해녀는 생업으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와 관광객들을 위해 해녀의 작업을 재연하는 관광해녀로 구분되는데 이세에서도 오사쓰는 해녀를 생업으로 삼은 여인들이 많아 ‘해녀의 고장’이라 불리는 마을이다. 오사쓰의 아마고야 ‘오사츠가마도’에 들어서자 하얀 해녀 복식으로 단장한 해녀 두 분이 다소곳이 앉아 숯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아마고야는 해녀들이 운영하는 작은 오두막으로 원래 해녀들이 물질하다 추워지면 잠시 뭍으로 나와 쉬던 공간인데 요즘에는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해녀들이 직접 숯불에 구워 주는 관광명소로 개발되어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색색이 고운 조개와 전복, 소라, 이세새우 등의 해산물이 숯불 위에서 익어 간다. 쫄깃하면서도 특유의 짭조름한 맛이 식욕을 북돋운다. 여기에 미소 된장국과 성게로 요리한 밥까지 한 그릇씩 비우고 오두막 너머 바다를 바라볼 때의 기분이란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프랑스의 한 기자가 고무재질의 검은 잠수복을 입은 제주 해녀를 보고 무장공비로 착각했다는 일화가 있는데, 일본의 해녀는 전통적으로 흰색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물에 들어간다. 상어 등 다소 큰 바다생물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검은색보다 흰색 옷을 입었을 때 몸의 부피가 상대적으로 크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해녀들과 얼굴을 마주하는데 흰색 복식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두건에 수놓인 2개의 표식, 별과 격자무늬. 별은 한 꼭짓점에서 시작해 반드시 그 꼭짓점으로 돌아오는 도형이고 격자무늬의 네모 칸은 ‘눈’을 상징하는데 여기에 깊은 뜻이 담겨 있다. 12개나 되는 많은 눈이 나를 지켜봐 주고 있어 바다에 나갔다가도 다시 안전하게 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오사쓰가마도에서 나와 해안을 따라 마을 깊숙이 걸어 들어가면 오사쓰 해녀의 역사와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해녀문화자료관이 있고 그 옆으로 난 골목을 따라 3분여를 더 걸으면 해녀들을 굽어살피는 신메이신사에 다다른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해녀 일. 해녀들은 신메이신사에 모신 ‘이시가미상(돌신)’에게 안녕을 빌어 왔다. 최근에는 이 이시가미상이 특별히 여성의 소원을, 그것도 딱 한 가지만 들어준다고 해 일본 전역에서 부러 찾아오는 여인들이 많다. 이곳을 찾은 여인들은 하나의 소원을 종이에 적어 신사 앞에 놓인 함에 넣고 정성을 들인다. 세계 최초로 진주 양식에 성공한 미키모토 진주섬에서 재연하는 해녀쇼는 해녀의 일상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게 한다. 작은 어선의 갑판에 맨발로 디디고 서서 바다를 향해 동그란 나무통을 던지고 이내 자신도 따라 들어간다. 다리를 굴러 바다 속에 들어가기를 몇 차례. 거친 숨을 고르며 물속에서 잡은 무언가를 있는 힘껏 들어 보인다. 그녀의 발끝이 물속으로 사라지고 다시 머리가 보일 때까지 마음속으로 별을 그려 본다. 쇼지만 쇼만은 아닌. 얼마간의 뭉클함이 올라온다. 미에의 겨울은 엄마 품처럼 포근하게 나를 감쌌다. 코끝을 스치는 공기는 차지만 고운 빛깔 뽐내는 미에의 자연, 예를 갖추어 전통을 이어가는 미에의 일상, 스스로를 지켜내는 미에의 사람들은 추위에 언 몸과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자연이든, 신념이든, 사람이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소중히 여기는 미에. 미에의 겨울이 투명하게 빛나는 이유다. 1 이세의 해녀를 만나러 가는 길. 오사쓰 마을 해녀들의 작은 오두막은 오사쓰마을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2 오사쓰 마을의 해녀문화자료관 입구. 바다 속 해녀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3 해녀쇼를 위해 배를 타고 등장하는 미키모토 진주섬의 해녀들 4 디딤판 없이 물속에서 발을 구른다. 이내 사라지는 발끝으로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별을 그려 본다 5 해녀오두막 너머로 보이는 이세만의 바다 6 해녀오두막에서는 해녀들이 직접 싱싱한 해산물을 숯불에 구워 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사쓰가마도 찾아가기 긴테쓰 도바역에서 버스로 약 40분. 오사쓰 정류소에 내리면 도보로 오사쓰가마도, 오사쓰 해녀문화자료관까지 각 5분, 신메이신사까지는 10분 거리. 이용시간 오전 9시~ 오후 5시 이용요금 무료. 티타임 | 하루 2회 오전 10시와 오후 3시, 4명 이상 예약 가능. 1인당 2,000엔. 조개, 떡, 차 제공. 브런치 | 낮 12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4명 이상 예약 가능. 1인당 3,500엔부터 문의 81-599-33-7453(2일 전 오후 5시까지 예약 가능) 미키모토 진주섬(해녀쇼) 찾아가기 긴테쓰 도바역에서 걸어서 5분 이용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12월 두 번째 화요일부터 3일간 휴관) 입장요금 성인 1,500엔, 어린이(7~15세) 750엔 해녀쇼 1시간 간격으로 약 10분간 양식 진주를 캐내는 작업을 실연한다(한국어 해설 제공) 문의 81-599-25-2028 Travel to JAPAN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특별한 혜택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 KINTETSU RAIL PASS WIDE 간사이지방 여행자들을 위한 철도 패스. 승차개시일로부터 5일간 간사이지방의 철도와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5,700엔. 철도와 버스 이용 외에도 관광시설 우대권 등 외국인 개인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일본 내국인은 구매할 수 없다. 국내 취급처(여행사)에서 구입한 후 긴테쓰 노선의 역에서 실물 패스로 교환하여 사용하면 된다. 일본에서는 간사이국제공항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혜택 1) 긴테쓰전철, 이가철도 자유 이용(좌석이 배정되는 긴테쓰 특급 교환권 3장 포함) 혜택 2) 미에교통버스, 도바시 가모메(갈매기)버스 자유 이용 혜택 3) 공항에서 긴테쓰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역까지 무료 이용 - 중부국제공항을 이용할 때는 메이테쓰전철 - 간사이국제공항을 이용할 때는 난카이전철 혜택 4) 오사카, 나라, 교토, 미에, 나고야 지역 관광시설 우대권 10매 1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이용하면 5일간 간사이지방의 철도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2 중부국제공항 센트레아Centrair의 테라스식 전망대 ‘스카이 덱sky deck’ 3 간사이국제공항의 SST Satellite AIRPORTSTORE. 간사이국제공항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팬시류를 전시, 판매하고 있다 4 5종의 사케를 시음해 볼 수 있는 나라의 하루시카 양조장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일본 - 간사이關西지방 - 미에현三重縣 일본 열도의 중앙부. 오사카부를 중심으로 교토시, 나라현, 미에현 등이 속하며 메이지유신때 도쿄로 천도하기까지 일본의 중심이었던 곳. 일본에서는 이 지역을 간사이關西 또는 긴키近畿지방이라 한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 위에 유수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수놓은 지역이다. 한국에서는 간사이국제공항과 중부국제공항으로 직항이 운항되고 있으며 오사카-교토-나라-미에-나고야로 이어지는 도시간 이동은 철도를 이용할 경우 소요시간이 1시간 이내며 5일간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이용하면 더욱 발걸음 가벼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여행의 시작과 끝을 위한 효과적인 공항 이용법 중부국제공항 센트레아 Centrair 2005년 2월 문을 연 중부국제공항은 공항 입구Access Plaza에서 탑승구까지 계단이나 오르막이 없다. 모든 승객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여 설계한 것. 내부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이벤트 플라자를 중심으로 한 쪽은 일본의 전통미를 살린 아케이드, 반대편은 서구적인 디자인의 아케이드로 조성해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공항 활주로 방향으로 조성한 테라스식 전망대 스카이 덱sky deck과 이벤트 플라자 내에 위치한 공중목욕탕은 여행의 피로를 덜어 주는 중부국제공항만의 명소.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제시하면 메이테쓰전철을 이용해 나고야까지 이동할 수 있다. 메이테쓰 나고야역까지 약 30분. 간사이국제공항 KIX 오사카만의 바다를 매립한 인공섬에 만든 해상공항. 오사카 도심은 물론 버스, 철도, 페리 등의 교통편을 이용해 교토, 나라, 고베 등 인근 도시로 이동이 용이하다. 공항의 다양한 편의시설도 눈에 띈다. SST 세틀라이트 에어포트스토어 SSTSatellite AIRPORTSTORE는 간사이국제공항을 모티브로 각종 팬시류를 전시·판매하는 상점으로 간사이국제공항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한 라운지KIX AIRPORT LOUNGE에서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인터넷, 음료, 만화책과 잡지, 영화, 마사지 체어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여럿이 함께 쉴 수 있는 리빙룸, 씨어터 룸, 다다미룸과 비즈니스 지원이 가능한 미팅룸은 물론 흡연실과 샤워부스, 파우더룸까지 갖추고 있어 환승 또는 탑승대기 시간이 다소 긴 이용객들에게 더욱 반가운 공간이다. + 패스로 간사이를 한번에! 중부국제공항을 이용한다면 미에현으로 가는 길에 나고야를, 간사이국제공항을 이용한다면 오사카를 기점으로 교토와 나라를 두루 여행할 수 있다. 일본의 철도요금이 비싸다는 선입견은 금물.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이용하면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간사이 대표 음식, 대표 명물 나고야 스카이 프롬나드SKY PROMENADE 메이테쓰 나고야역에서 횡단보도만 건너면 나고야의 새로운 랜드마크 ‘스카이 프롬나드Sky Promenade’가 있다. 미들랜드스퀘어Midland Square 1층에서 전망엘리베이터를 이용해 42층 티켓로비에서 발권하면 44~46층에 조성한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360도 전면 유리창에 천장이 없는 옥외 데크deck의 형태로 건물 가장자리를 걸으며 나고야 시내를 감상할 수 있다. 나고야 최고의 야경 포인트. 이용시간 오전 11시~ 밤 10시(오후 9시30분까지 입장) 이용요금 중학생 이상 700엔, 65세 이상 500엔, 어린이 300엔 교토 게이샤의 기모노를 입고 그 옛날 게이샤의 기모노가 새 주인을 찾았다. 교토의 오랜 목조 타운하우스에 위치한 ‘쿠노치쿠 텐쇼칸’은 기모노를 재활용하여 끼메꼬미 인형을 전시·판매하고 있는 공예상점. 오래되었지만 일본의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지닌 기모노를 재활용하고 또 현대적 디자인을 접목한 다양한 액세서리로 개발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기모노를 갖추어 입고 고즈넉한 교토의 거리를 거닐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단장을 하고 교토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기모노 대여 비용은 1일 약 5,000엔. 대여방법 긴테쓰 교토역에서 지하철로 한두 정거장 거리의 고조, 시조역 인근 대여점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오사카 오감이 즐거운 오사카의 밤 오사카의 밤은 유난히 화려하다. 난바 거리에 서서 색색의 불빛을 발하는 거대한 네온사인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기분이 드는데 더욱 강렬한 일본을 원한다면 우에혼마치역에 위치한 유후라를 추천한다. 유후라 6~8층, 2010년 9월 개관한 ‘오사카 신가부키자’에서 가부키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요금은 3,000엔부터 1만5,000엔까지. 가부키는 현대 일본인들도 상당히 어려워해 관람을 망설이기 쉬운데 이곳에서는 외국인들을 위해 특별한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니 과감하게 도전해 보자. 오감이 즐거운 오사카의 밤이 깊어만 간다. 나라 부드러운 사케 한 모금 그리고 나라마치 산책 일본의 고도 나라는 흔히 사케라 불리는 일본 술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봄사슴이란 뜻의 양조장 ‘하루시카’에서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사케를 사슴 무늬를 바닥에 넣은 잔으로 시음할 수 있다. 5종의 사케를 한 잔씩 시음하는데 비용은 400엔. 시음 후 잔은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다. 사케 시음 후엔 골목길을 따라 ‘나라마치’ 산책을 나서 보자. 나라마치는 행정지명상엔 없지만 19세기 민가가 나란히 들어선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이다. 차분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일본 특유의 마을 분위기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찾아가기 긴테쓰 나라역에서 하차 도보로 10여 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이란 수일내 무기급 우라늄 농축 가능”

    “이란 수일내 무기급 우라늄 농축 가능”

    국제사회가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싸고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란이 핵무기 제작에 근접한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익명의 외교관 말을 인용해 AP·AFP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美합참 “이스라엘, 이란공격 반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9일 핵프로그램 사찰을 위해 이달 들어 두 번째 이란을 방문한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19일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독일 등 6개국 간 핵협상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담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이란의 핵 야욕은 중동에서 핵무기 경쟁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마틴 뎀시 미국 합참의장은 “현 시점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1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대한 보복조치로 영국과 프랑스에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18일 이란 구축함과 군수지원함 등 군함 2척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통해 시리아 타르투스항에 도착했다. 이란 군함의 지중해 진입은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비한 군함의 배치라는 해석이 많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동하는 외교관들은 이란이 성능이 크게 개선된 우라늄 농축 장치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란이 지하 시설에 수천 개의 신형 원심 분리기를 설치하고 있으며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신형 원심 분리기는 기존 기계보다 우라늄을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농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AEA 두 번째 사찰… 큰 기대 없어 외교관들은 이란이 자국의 두 번째 규모인 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의 원심 분리기를 신형으로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포르도는 이란 쿰시에서 남쪽으로 41㎞가량 떨어져 있는 협곡지대의 작은 마을이다. 포르도 시설에서는 원심 분리기 교체 없이도 핵탄두가 제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이곳은 이미 20%의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란이 수일 내로 포르도의 기존 원심 분리기를 핵탄두 제조가 가능한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있도록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기급 우라늄으로 농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이란의 이러한 행보는 자국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의지를 내비치는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라고 외교관들은 분석했다. 특히 포르도는 이스라엘이 공격하겠다고 지목한 곳이지만 산악지대여서 지하관통 폭탄인 벙커버스터도 침투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관들은 IAEA의 두 번째 사찰 활동에 대해서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는다. 이란은 이전과 다름없이 IAEA 관계자들이 핵무기 폭발 실험 장소로 추정되는 파르친 기지 등 주요 시설을 방문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며, 핵무기 개발 의혹은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내놓은 가짜 정보 때문에 제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민주당, 檢·대기업 개혁 정조준

    한명숙 대표 체제의 민주통합당이 검찰과 대기업 개혁 의지를 선명히 하고 있다. 검찰을 향해서는 중앙선관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에 대한 특검, BBK 및 내곡동 사저 특검 등 3대 특검을 관철시키겠다고 벼른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 수사 등 고비마다 검찰이 정치적 판단에 의한 수사를 해 믿을 수 없다며 검찰을 정조준했다. 총선·대선을 앞둔 선제 조치로 보인다. 재벌 개혁, 부자 증세 의지도 강하다. 민주통합당은 대기업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법인세 증세, 종합부동산세 확대, 고소득층 과세 강화 등 경제 민주화를 추진 중이다. 농심을 의식, 소값 폭락에 따른 ‘쇠고기 긴급수입제한조치’도 주장한다. 대기업과 부자 계층, 이른바 1%의 의무 이행을 강화시켜 99%의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4·11총선 공약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정책의 좌향좌는 강화될 전망이다. 물론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인적 구성이 확 바뀐 것은 아니다. 선출직 최고위원 6명 중 박영선, 박지원, 이인영, 김부겸 최고위원 등 4명은 이전 민주당이나 열린우리당에서 당직을 맡았던 인사들이다. 한 대표도 기존 민주당 인사다. 2위를 한 문성근 최고위원만이 시민단체 출신이다. 그럼에도 좌클릭이 많아진 것은 그만큼 선거를 앞둔 특수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 지도부는 한목소리로 진보색을 내비친다. 한 대표와 5명의 최고위원들은 전원 전당대회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주장했다. 총선에서 승리해도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를 폐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정권을 교체해야 폐기가 가능하다며 대선 공약과도 연결시킬 움직임을 보인다. 진보색 강화는 문 최고위원이 앞장설 것 같다. 그는 당선 후 처음 열린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가 날치기 처리됐기 때문에 국민검증위원회를 만들어야 하며, 발효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과 복지 재벌 개혁은 물론 디도스·BBK·내곡동 사저 등의 특검을 해야 한다며 첫날부터 날선 대여 공세를 폈다. 새 지도부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진보 색채를 더욱 강화해 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총선·대선에서 이기지 못하면 실행할 방법도 없다. 따라서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구호성일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특히 민주통합당이 정부의 실정만을 부각시키면서 한나라당과의 차별화를 위한 진보색채 강화에 몰두한다면 대안 세력으로서 수권 능력 제시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한 대표는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날 회의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 구사’를 강조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박근혜·한명숙 총선 진검승부 시작됐다

    박근혜·한명숙 총선 진검승부 시작됐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체제가 공식 출범하면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대결 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4월 총선에서 의회 권력의 교체 여부를 놓고 치열한 진검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승리라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당 전면에 나선 박 위원장과 한 대표 중 누가 승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朴 공천원칙 ‘경쟁력·도덕성’ 공심위원장 외부 영입… 여론조사로 신빙성 확보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출입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말할 자리를 신중히 따지는 그의 정치스타일을 감안하면 이날 기자간담회는 자신이 주도하는 쇄신 작업들이 국민들의 피부에 보다 와닿도록 적극 나서야겠다는 판단과 이제 어느 정도 자신의 쇄신 작업이 궤도에 올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공천심사 일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공천심사위원회가 설 연휴 직후 발족하느냐.”는 질문에 “그래야 시간이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심위원장은 외부에서 모셔 오는가.”라는 물음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답했다. 현재 11명의 비상대책위원 중 외부 인사가 6명으로 과반을 차지했듯 공심위도 위원장을 비롯한 외부 인사 비율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려 공정성을 담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비대위는 지역구 후보 공천을 위한 공심위와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위한 공심위를 분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비례대표 공심위’가 먼저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 박 위원장은 공천에서 현역 지역구 의원의 25%를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한 비대위 결정과 관련, “25%로 정했지만 끝난 것은 아니며 (25%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평가기준이 너무 복잡하면 문제를 일으키거나 작위적이 될 수 있어 교체지수와 경쟁력 두 가지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해도 지역구 활동과 의정활동 등이 다 녹아 있다.”면서 “(교체지수와 경쟁력 판단을 위한) 여론조사는 간편하게 해도 신빙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또 공천 심사 과정에서 도덕성 평가를 강화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도덕성을 강화해야 하며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분은 안 된다.”면서 “공천 후에라도 (문제가) 드러나면 (공천을) 취소하는 것으로 끝까지 책임지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략공천에 대해서는 “한 지역이 거점이 돼 좋은 결과를 내면 지역 전체가 같이 갈 수 있도록 만드는 거점이 있다.”면서 “그런 곳에 경쟁력 있는 새 인물을 발굴해 공천함으로써 지역 전체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그런 공천이 전략공천”이라고 취지를 강조했다. 또 “우리가 불리하다고 하는 지역도 사람만 잘 발굴해 내면 이길 수 있다.”면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지역이라고 아무나 갖다 놓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해야지 턱 보내 놓으면 무조건 뽑힐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자신의 총선 불출마설에 대해 “전혀 생각한 적 없다.”면서 “(자신의 불출마를 언급하는) 친박이 도깨비 방망이다. (불출마는) 직접 얘기할 사안이지 의논해서 누군가를 시켜서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지역구(대구 달성군) 출마와 관련해서는 “지역에 계신 분들과 상의 없이 제가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상황에 따라 달성군 출마를 포기하고 서울 등 취약 지역으로 옮기거나 비례대표로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쇄신파가 제안한 당 대표 선거와 중앙당 폐지를 핵심으로 한 원내 정당화 등 당 구조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총선 이후 논의’로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박 위원장은 “시기적으로 지금은 아니며, 당원들의 여론을 수렴해 결정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韓 취임 일성 “진보·서민 밀착” 모든 강령에 진보가치… 축산시장 첫 행보 제1야당 민주통합당의 새 사령탑으로 선출된 한명숙 대표가 당의 혁신과 쇄신, 당내 계파 간 화학적 결합을 완성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이번 주중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당직 인선에 대한 구상을 마친 뒤 이달 중 공천심사위원회를 꾸려 당을 총선체제로 빠르게 전환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강도 높은 대여공세로 여당을 압박하고 보다 진보적인 민생 관련 정책들을 내놓는 등 당의 진보적 색채를 한층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취임 첫날인 16일 새 지도부와 함께 국회 대신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 새벽 시장을 먼저 방문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축산물 시장 상가를 일일이 돌며 상인들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취임 일성으로 “모든 강령에 진보적 가치를 반영하고, 국민들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가지고 출발하고자 한다.”며 “지금부터는 과거의 권력 정치에서 미래 생활정치로의 혁신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생활을 책임지는 ‘책임정당’, 즉 서민밀착형 정당으로 나아가겠다는 뜻이다. 문성근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 중단 ▲재벌개혁 비전 발표 ▲디도스 테러·BBK·내곡동 사저 매입사건에 대한 개별 특검 도입 등을 촉구했다. 한 대표의 행보는 기존 진보정당 및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른 야당들과의 선명성 경쟁, 한나라당과의 쇄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야권과 여권을 통틀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공천개혁에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도 현역 의원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정책과 노선의 혁신, 그리고 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과감한 인적쇄신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완전국민경선제는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서 도입된 모바일 투표 등을 통해 국민들이 직접 총선에 나갈 후보를 뽑는 방식이다. 선거인단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조직선거는 애당초 불가능하고,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예비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당 대표 경선에 참여했던 시민 선거인단도 20~40대가 가장 많았다. 당 지도부는 국민 선거인단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은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와의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호남물갈이론은 인적쇄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 현역 의원의 물갈이가 대폭 이뤄지면 이 지역에서 통합진보당과의 연대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가 이날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것도 파열음을 막기 위한 ‘동교동계 챙기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한 대표는 이 여사를 만나 “통합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당 대표 경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는 ‘친DJ’(친김대중)를 자처하기도 했다. 친노무현계가 ‘점령군’처럼 들어와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을 뒤흔들고 있다는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한 대표와 새 지도부는 18일 부산, 19일 광주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생현안과 함께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과 당심을 청취할 예정이다. 부산 방문 길에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광주 방문길에는 5·18묘역을 방문한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이인영·박용진 예선통과 ‘세대교체 파워’

    이인영·박용진 예선통과 ‘세대교체 파워’

    민주통합당은 26일 지도부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을 열고 한명숙, 문성근, 박지원, 이인영, 김부겸, 박영선, 이강래, 박용진, 이학영 등 본선 진출자 9명을 확정했다. 경선에서 드러난 표심은 세대와 지역을 적절히 분배했다. 우선 ‘대세론과 세대 교체론(새로운 정치)’의 균형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후보와 문성근 후보가 예상대로 본선 관문을 뚫었다. 대세론이 흔들리지 않았다. 두 후보는 선두권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는 정견 발표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항마는 한명숙”이라고 강조하며 일찌감치 본선을 겨냥한 듯 대여(對與) 적임자론을 부각시켰다. 문 후보도 “당과 시민을 통합하는 대표가 되겠다.”며 통합의 주역임을 내세웠다. 한 후보는 시민통합당 측 중앙위원 300명 가운데 적어도 50여명(이해찬 전 총리 측 시민주권)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는 세대 교체의 신호탄이 됐다. 김부겸, 이인영, 박영선 후보가 본선에 진출하면서 대세론에 균열을 낸 것이다. 김 후보는 19대 총선 대구 출마를 무기로, 이 후보는 ‘젊은 정당’으로, 박 후보는 ‘정봉주법’으로 새로운 리더십을 호소했다. 지역적 안배도 적절히 이뤄졌다. 영남(문성근, 김부겸 후보)과 호남(박지원, 이강래 후보)의 분배가 조화를 이뤘다. 특히 이 후보의 예선 통과는 호남의 불안감이 투영된 결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합 과정에서 박지원 후보가 반통합 세력으로 몰렸고, 시민사회와 친노가 결집하는 상황에서 박지원 후보 이외에 호남 측 인사가 입성해야 한다는 지역의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박용진 후보의 선전이 눈에 띈다. 박 후보는 민주당 내 뚜렷한 지지기반도 없었던데다 최연소 후보(40세)였기 때문이다. 세대 교체론 이외에도 향후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를 고려한 전략적 지지로 보인다. 박 후보는 민주노동당 대변인에 진보신당 부대표를 역임했다. 박 후보가 정견 발표에서 “진보정치 세력과 연대하고 통합하겠다는 민주통합당이 박용진이라는 진보적 카드를 버린다면 누가 그 말을 믿겠나.”라고 강조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반면, 옛 혁신과 통합의 지도부였던 김기식 후보는 복합적 이유(박영선 후보의 막판 등장, 집토끼 단속 실패 등)로 결승선 앞에서 주저앉았다. 이종걸 후보의 탈락은 당내 세력 지형의 재편은 물론 대권주자의 명운을 사전 짐작케 한다. 이 후보는 정동영 전 최고위원의 집중 후원을 받았다. ‘민주희망 2012’(옛 쇄신연대)의 대표 격으로 출마했다. 종합하면 정 전 최고위원 중심의 세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 전 최고위원 측은 한명숙 후보와 문성근 후보도 지원했다. 결과만 놓고 세 위축을 거론하는 건 과도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신기남 후보는 정세균 전 최고위원 등 친노의 지원을 받았지만 고배를 마셨다. 본선 경쟁력에 대한 중앙위원들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예비경선에는 총선거인 762명 가운데 729명이 참여해 95.7%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옛 민주당 출신은 6명, 시민통합당 출신은 3명 등 모두 9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려냈다. 이들은 다음 달 15일 치러지는 본선에 대비해 28일부터 지역순회, TV토론 등 선거전에 재돌입할 예정이다. 강주리·한세원기자 jurik@seoul.co.kr
  • KT 2G 종료… “새달3일 LTE 개시”

    KT가 내년 1월부터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시대를 열게 됐다. 당초 지난 8일 2G 서비스(PCS) 폐지 후 곧바로 LTE 서비스를 개시하려던 KT는 행정법원이 2G 폐지의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였다. KT는 내년 1월 3일 오전 10시에 서울 지역의 2G 서비스를 종료하고 동시에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서울고법 행정4부(부장 성백현)와 행정7부(부장 곽종훈)가 이날 KT 2G 가입자 920여명과 방송통신위원회가 맞붙은 항고심에서 1심 재판부의 결정을 뒤집고 2G 폐지를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KT가 SK텔레콤, LG유플러스보다 6개월 늦게 LTE 서비스 대열에 합류하면서 국내 LTE 경쟁은 본격적인 3파전을 맞게 됐다. 서울고법의 결정은 2G 서비스 폐지로 인한 손해가 금전으로 배상이 가능하고 과학 기술의 발달에 따라 한정된 전파 자원을 공평하게 이용하는 것이 공공복리를 증진하는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또 KT의 4G 시장 진입이 늦어질 경우 SKT와 LG유플러스의 과점 구조가 고착돼 소비자 편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KT가 내세운 2G 폐지가 지체돼 LTE 도입이 늦어지면 공공 자원인 주파수의 이용 효율성이 저하되고 다수의 잠재적 LTE 사용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주장에 손을 들어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법원이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의 등장에 따른 차세대 통신망으로의 세대교체를 공공복리로 판정했다는 점은 앞으로 2G를 폐지하고 LTE 등 차세대 망으로 전환해야 하는 SKT와 LG유플러스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달 초 기준으로 SKT와 LG유플러스의 2G 사용자는 각각 700만명, 900만명에 이른다. 두 이통사 모두 언젠가는 KT처럼 2G를 폐지해야 하는 만큼 법원 결정이 향후 망 전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KT는 두 경쟁사를 추격하고 2G 종료 과정에서 상처난 이미지 회복을 위해 공격적으로 LTE 확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LTE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한 데다 내년 LTE 전국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KT는 지역에 따라 단계적으로 2G망을 폐지할 방침이다. 내년 1월 3일 서울부터 2G 서비스를 종료하고 수도권 및 지방은 시간을 두고 철거하기로 했다. 3만여명의 서울 지역 2G 가입자는 타 통신사로 이동하거나 3G 이상 서비스를 선택해야 한다. KT는 3G 임대폰을 무료 대여하고, 기존 번호 연결 및 착신전환 서비스 제공 등을 이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KT 2G 가입자 일부가 재항고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고, 2G 폐지에 대한 본안 소송 판결이 나오지 않아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안동환·이민영기자 ipsofacto@seoul.co.kr
  • 中공안차량 정문 배치… 경비 강화

    ●목격자 없고 CCTV ‘사각’ 정체불명의 쇠구슬이 날아든 베이징의 주중 한국대사관은 14일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대사관 정문에는 우리 측의 경비 강화 요청에 따라 중국 공안(경찰) 차량이 배치됐다. 지름 6㎜ 크기의 쇠구슬을 직격으로 맞은 경제동 휴게실의 두께 5㎜ 방범 유리창은 가운데가 움푹 팬 채 방사형으로 금이 가거나 깨져 있어 상당한 충격이 가해졌음을 짐작게 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망치로도 쉽게 깨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대사관 측은 매우 신중했다. 현재로서는 쇠구슬이 외부에서 날아든 것인지, 누가 이 같은 일을 저질렀는지 등이 명확하지 않아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중국 어민이 우리 해경을 살해한 사건과의 관련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우리 공관이 긴장하는 것은 지난해 중국과 일본 간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漁島) 분쟁 당시 중국 내 일본 공관과 일본인학교 등에 돌멩이가 투척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反韓 감정 확산될라” 촉각 중국 어민의 우리 해경 살해 사건은 중국 측의 ‘유감 표명’ 등으로 진정 국면을 맞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 인터넷에는 여전히 반한 감정을 유발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어 주중 한국대사관 쇠구슬 피격이 실제 이번 사건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제2, 제3의 피격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공안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진상 규명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사건 발생 시간이 점심시간이어서 직접 목격한 사람이 없고, 피해 지역이 감시카메라의 사각지대여서 쇠구슬 피격 순간이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중국 공안이 적극적으로 수사를 할지도 의문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100세이상 노인 50년뒤 8만여명

    100세이상 노인 50년뒤 8만여명

    2060년이면 100세 이상 인구가 8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1800명 수준인 상수(上壽) 노인이 40배 이상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금융상품에 관심을 둘 필요성이 늘고 있다. 13일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100세 이상 노인은 2060년에 총 인구의 0.19%인 8만 4283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100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1836명으로 집계돼 2005년(961명)보다 91% 늘었다. 2015년에는 3325명, 2030년 1만 2305명, 2040년 2만 4346명, 2050년에는 3만 8125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의학 발달·생활환경 개선 영향 의학 발달과 생활환경 개선 등이 100세 이상 인구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런 추계는 중간 수준의 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외인구 유입을 전제로 가정한 결과다. 높은 수준의 출산율과 기대수명 등을 가정하면, 100세 이상 인구는 2060년 20만 4017명으로 총 인구의 0.37%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권은 100세 고령자 급증세에 맞춰 맞춤형 상품을 내놓고 있다. 보험사들은 100세까지 보장이 되는 보험 상품에 사활을 걸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가족단위보험 엠스토리’는 가족 3대가 보험 1개로 100세까지 암 진단비, 고액치료비 등을 100세까지 보장받는 상품이다. 삼성생명의 ‘톱클래스 변액연금보험’은 100세까지 연금 지급을 보증하는 특약을 도입했다. 동부화재 ‘프로미라이프 100세 청춘보험’은 암, 뇌졸중, 급성 심근경색 등 질병진단비 보장 기간을 100세까지 늘렸다. ●금융권 보험·우대통장 서비스 은행들은 은퇴한 고객을 집중 공략한다. 국민은행의 ‘KB연금우대통장’은 만 50세 이상으로 국민연금 등 4대 연금 등을 타는 고객이 가입할 수 있다. 연금을 자동이체하면 우대금리를 준다. 은행들은 수명이 늘면서 상속, 증여와 관련한 금융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산업은행 등은 유언신탁 서비스를 통해 법적 효력이 확실한 유언장을 대여금고에 보관해 주기도 한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디도스 수사결과] “검찰 수사 지켜보고 안 되면 특검 추진”

    [디도스 수사결과] “검찰 수사 지켜보고 안 되면 특검 추진”

    민주당 등 야권은 경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실 전 비서 공모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짓자 “꼬리 자르기식 수사”라며 대여 공세의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이번 사건을 임시국회 개회와 연계시켜 한나라당이 특검 요구를 수용해야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한다는 방침도 마련했다. 특검수사를 지휘할 특별검사는 야당이 추천하는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단서도 달았다. 백원우 사이버테러진상조사위원장은 “검찰 수사 결과를 좀 더 지켜본 뒤 특검 추진 시기를 결정할 것이지만, 우선 준비를 위해 특검법 발의를 다음 주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검 실시를 위한 ‘몸 만들기’를 해가며 한나라당을 서서히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국정조사는 특검 이후 상황을 봐가며 추진하기로 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지금 국정조사를 실시해 봤자 서로 말만 다투게 된다.”며 “한나라당 의원이 많다 보니 주장이 많은 쪽이 더 설득력을 갖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여론은 민주당에 유리하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실시해도 여권에 해명의 기회만 제공하게 될 뿐 별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사퇴를 불러왔을 만큼 파급효과가 큰 디도스 사건을 총선 때까지 끌고 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검이나 국정조사가 실시되면 분란에 빠진 한나라당이 재빨리 전열을 가다듬어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조치로 보인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은 윗선이 누구인지, 대가성 자금이 오갔는지 수사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만일 검찰마저 민주주의를 파괴, 흐지부지 끝내려고 한다면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반드시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7인의 신부(KBS1 밤 1시) 1850년경 오리건의 어느 큰 목장에는 아담을 비롯한 일곱 명의 형제들이 살고 있다. 외로움에 지친 아담은 읍내로 나가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밀리에게 구혼한다. 아담의 아내가 되기로 한 밀리는 아담과 함께 목장에 오게 된다. 하지만 밀리는 아담의 형제들이 꾀죄죄하고 예절이 없고 촌스럽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라고 만다. ●VJ 특공대(KBS2 밤 9시 55분) 연말과 연초 매출이 1년 매출의 40%를 차지한다는 숙취음료. 송년회 대목을 맞아 쉴 새 없이 공장을 가동함과 동시에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한 업체에서는 안전귀가 캠페인의 일환으로 리무진 서비스를 준비함은 물론, 이벤트에 당첨된 고객이 부르기만 하면 달려가 리무진으로 특급 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데…. ●우리 아이 뇌를 깨우는 101가지 비밀(MBC 오후 4시) 아이가 공부할 때 음악을 듣는다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버럭 화를 낼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음악을 들으면 기억력이 좋아져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음악’과 ‘뇌’사이에 숨겨진 놀랍도록 똑똑한 비밀을 공개한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음악으로 똑똑해지는 비법까지 만나 본다. ●더 뮤지컬(SBS 밤 9시 55분) 어머니가 아픈 모습을 감추기 위해 사라진 것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은비의 질문에 유진(박기웅)은 혼란스러워한다. 그리고 부모님이 대구로 내려온 이유를 알게 되어 분노하는 유진. 계속 힘들어하던 유진은 은비에게 같이 있어 달라고 요청하고, 그 모습을 우연히 라경과 재이가 목격하게 된다. ●세대여행(EBS 밤 10시 40분) 1990년대부터 10여년간 캠핑을 해온 캠핑 전문가 안재모씨. 두 아들의 자상한 아버지이자 성실한 가장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주인공, 아버지와 여행을 떠나 보고 싶었던 고등학교 1학년생 맹현성군. 공부에 대한 걱정과 꿈에 대한 고민이 많다. ‘세대여행’에서는 처음 만나는 두 사람과 함께 경기 여주로 동계 캠핑여행을 떠나 본다. ●건강 버라이어티 올리브(OBS 밤 11시 10분) 퀴즈를 통해 건강한 삶의 비법을 공개한다. 명의들이 직접 출연하여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되는 운동과 음식 등을 알아보는 건강버라이어티 ‘올리브’. 이번 주는 김학래와 김한국이 출연하여 50대에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인 ‘대사증후군’에 대해 알아본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합병증 및 치료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 최구식 비서, 친구에 전화걸어 “예쁜 여자와…”

    최구식 비서, 친구에 전화걸어 “예쁜 여자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일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의 ‘배후’를 캐는 경찰의 수사 방향이 한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바로 ‘경남 진주’다. 디도스 공격을 요청한 혐의로 구속된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수행비서 공모(27)씨를 중심으로 얽히고설키며 등장한 인물 모두가 진주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서다. 경찰도 수사의 꼭짓점을 진주로 보고 이들의 진주 인맥을 캐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디도스 주범으로 지목된 공씨가 공격을 지시한 정보통신(IT)업체 대표 강모(25)씨는 공씨의 고향 후배다. 수년 전부터 알고 지낸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강씨는 진주에서 PC방을 운영하다 올 3월 대구에서 홈페이지 제작 업체를 차렸다. 강씨로부터 디도스 공격을 지시받아 공격을 감행한 김모(26)씨와 당시 공격 진행 과정을 점검한 황모(25)씨도 이때 업체 직원으로 합류했다. 모두 진주 출신이다. 사건을 푸는 핵심 단서로 떠오른 ‘선거일 하루 전날 밤 문제의 술자리’에도 진주 출신이 껴 있었다. 박희태 국회의장 의전비서인 김모(30)씨와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 비서를 지낸 박모(35)씨가 그들이다. 김씨는 최 의원의 전 비서이기도 하다. 동향 출신으로 함께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선후배 사이다. 경찰이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간단하다. 디도스 공격에 대해 미리 교감을 나눴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술자리 참가자 6명 가운데 3명이 진주 출신으로 확인된 데다 같은 정치권 관계자라는 점, 서울시장 선거 하루 전날이었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술자리에서 공씨의 ‘거사’가 아닌 ‘병원 투자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는 진술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25일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이뤄진 공씨의 통화 기록 8건 가운데 “6건은 김씨와의 통화, 2건은 친구와의 통화였다.”는 공씨와 김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경찰은 의심하고 있다. 전날 밤 만난 공씨와 김씨가 다음 날 아침 대여섯통의 전화를 주고받은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새벽 1시가 훌쩍 넘어 친구인 차모(27)·정모(27)씨에게 전화를 걸어 “예쁜 여자와 술 먹고 왔다.”고 자랑했다는 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경찰은 공씨와 죽마고우로 알려진 이들이 디도스 공격과 관련성이 있는지 추적하고 있다. 이들 역시 진주 출신이다. 특히 차씨는 디도스 공격을 수행한 강씨의 업체 직원이기도 하다. 해커로도 유명하다. 디도스 공격 현장으로 지목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노블테라스 4층의 임대 계약도 차씨 명의로 맺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차씨는 사건에 깊숙이 연루된 또 다른 인물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디도스와 관련, 이들이 함구하기로 말을 맞췄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그날 술자리에 참석한 5명을 출국 금지했다. 사건의 전모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동선(動線)인 까닭에서다. 경찰은 지난 6일 최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공씨가 사용한 컴퓨터 등도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물론 한나라당을 뒤흔들 만큼 엄청난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이들은 완강하게 사건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벌써 경찰 수사로는 ‘몸통’이 쉽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찰 자체적으로 공씨 등 구속된 4명에 대해 수사할 수 있는 시한 10일도 걸림돌이다. 이에 사건은 검찰에서 보다 심도 있게 진행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항우협만 배불리는 ‘서울ADEX’

    항우협만 배불리는 ‘서울ADEX’

    ‘멍석은 정부가 깔고, 실속은 민간단체가 챙긴다(?)’ 18일 국내 최대 국제행사인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 2011(서울 ADEX)’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화려하게 막을 올렸지만, 막상 입장 수익과 전시관 대여 수익 등은 민간단체인 사단법인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항우협) 몫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ADEX 주최 측인 항우협은 전시장 부스를 1㎡당 550~580달러씩 받고 기업체에 임대했다. 2800㎡ 규모의 5개 전시동, 1800㎡ 규모의 2개 전시동에서 얻어낸 임대 수익만 100억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샬레’로 불리는 특별 전시장 35개 동의 임대 수익만도 30억여원쯤 된다. 여기에 예상 입장객 25만여명의 입장료 수익, 부대시설 임대료 등을 합하면 이번 서울 ADEX 행사 매출수입액은 최소 150억원이란 게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이 고스란히 항공우주산업 분야 기업들의 모임격인 항우협 몫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가 ‘방산 수출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예산 10억여원, 병력 1400여명, 서울공항 부지 사용권 등의 지원, 구매력이 있는 각국 국방장관·합참의장 등 해외 주요 인사들을 초청하는 수고까지 떠맡고 있지만, 수익 배분에서 정부 몫은 단 한 푼도 없다. 특히 국산 항공 우주 및 방위 산업 제품의 수출 기회 확대라는 행사 목적에도 불구하고 주요 행사 스폰서 참여 기회를 외국계 기업에만 몰아줘 행사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17일 정식 개막에 앞선 언론 공개 행사 때는 미국 노스롭그루먼사, 18일 김관진 국방부장관 주관으로 열린 공식 오찬 행사 때는 미국 보잉사와 레이션사의 로고가 찍힌 대형 현수막이 행사장을 장식했다. 또 지난17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최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리셉션 행사는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후원을 맡았다. 그나마 국내 기업으론 유일하게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총리 주최 리셉션의 공동 후원사로 선정됐을 뿐이다. 항우협 측은 “임대시설의 공공시설분, 할인율 등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액은 80억여원”이라면서 “수익 배분은 국방부 등과의 양해각서에 따라 이뤄진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8] “野 동진 막아라” 함양 간 박근혜

    [서울시장 보선 D-8] “野 동진 막아라” 함양 간 박근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7일 10·26 재·보궐선거의 ‘낙동강 서부전선’ 경남 함양군을 찾았다. 이곳은 인구 4만 1000여명의 농촌 소도시지만 이번 선거에서 부산·경남(PK) 지역으로의 동진(東進)을 꾀하고 있는 민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한나라당의 전선이 펼쳐져 있는 곳이다. 함양군은 민선 지자체 시행 이후 한나라당이 군수 선거에서 4전 전패한 불모지다. 한나라당 소속 최완식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김두관 경남지사 비서실장 출신인 무소속 윤학송 후보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때맞춰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도 이날 함양을 방문했으나, 간발의 차로 박 전 대표와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 전 대표가 첫발을 디딘 함양종합상설시장 앞 낙원 사거리는 대선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아침 일찍부터 주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니 오전 11시 30분쯤엔 3000여명이 사거리를 가득 메웠다. 김무성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유승민 최고위원, 이군현 경남도당위원장, 여상규 부위원장, 신성범 의원 등이 최 후보 지원유세에 가세했다. 박 전 대표는 도착과 동시에 ‘얼굴 한번 보여 달라.’는 군민들의 거센 요청에 예정에 없이 유세차량에 올라 짤막한 즉석인사를 했다. 그는 “우리 최완식 후보를 도와주시면 같이 의논해서 잘사는 농촌이 되도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길이 100여m 남짓한 시장으로 이동할 때는 경호원들이 인간사슬을 만들어 몰려드는 인파를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할머니들이 “손 좀 잡아 주이소.”라며 파고들거나 아주머니들이 달려들어 와락 안기는 바람에 20분이 넘게 걸렸다. 대여섯 명이 밀려 넘어지는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는 원래 예정된 식당까지 가지 못하고 길가 순대국밥집으로 피하듯 들어가 식사를 했다. 앞서 오전 11시쯤 민주당 한 전 총리가 탤런트 정한용씨와 함께 윤 후보 유세차 시장을 방문했지만 시간상 양쪽의 만남은 엇갈렸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어서오이소” 부산 유커 러시

    ‘부산에 유커(遊客·중국 관광객)가 몰려온다.’ 중국 최대 여행사인 ‘CYTS’(The China Youth Travel Service Tours·중국청년여행사)와 ‘시트립’(CTRIP)이 부산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상품을 출시하는 등 부산이 서울, 제주에 이어 중국 관광객이 선호하는 관광지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부산시는 중국 CYTS 등이 최근 부산을 대상으로 하는 단일 여행상품을 내놓는 등 부산이 선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중국 여행업계 1위 여행사인 CYTS는 최근 급속히 늘어난 중국인들의 국외여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을 주목해 왔다. 시 관계자는 “서울과 제주는 이미 중국인들에게 너무나 알려진 여행지이고, 새로운 여행지를 찾는 중국의 ‘바링허우 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에 부산은 최상의 조건을 갖춘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쇼핑, 먹거리, 한류 그리고 야구 등으로 대표되는 부산의 매력적인 문화가 중국의 젊은 세대들에 감성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 그동안 중국여행업계에 서울과 제주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후발주자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 그러나 부산시는 홍보 등 준비된 관광지로서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왔다. 결국 부산은 중화권에는 없던 부산 단독 관광상품을 최초로 출시했으며, CYTS와도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확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편 중국 1위의 민간여행사인 시트립은 제7회 부산세계불꽃축제(오는 21~29일)에 맞춰 3박 4일 단독 FIT 상품을 출시했다. 시는 이번 축제기간 6000여명의 중국 관광객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 전문가들은 “쇼핑과 아울러 축제기간 동안 보여줄 역동적인 부산의 문화 등은 유행을 즐기는 중국 젊은이들의 기호에 딱 맞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비 “가장 큰 시련은 박진영에게서 독립”

    비 “가장 큰 시련은 박진영에게서 독립”

    “이제 ‘비’란 이름의 인생에서 1막이 끝났어요. 제 인생의 2막은 군 부대에서 시작됩니다. 지금껏 단단한 소나무였다면 제대할 때는 유연한 대나무로 바뀌어 오겠습니다.” 입대 하루 전날인 10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한 가수 비(29·본명 정지훈)는 입대하는 기분을 묻자 밝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앞 영동대로에서 무료 야외 공연 ‘라스트 오브 더 베스트’(Last of the Best)를 열어 입대 전 마지막 무대를 가졌다. “2만명의 관객을 보고 감동받았다.”는 비는 “군대에서 지난 10년간의 내 얘기를 틈틈이 정리해볼 것”이라며 “훗날 ‘20대여 승리하자’란 이름으로 책을 내보고 싶다.”며 웃었다. 지난 10년간 가장 의미 있는 결과물 5가지를 뽑아달라는 주문에는 ▲드라마 ‘풀하우스’를 통해 아시아 전체에 가수 비란 이름을 알린 것 ▲브래드 피트와 함께 피플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뽑힌 것 ▲미국 할리우드 첫 주연작인 영화 ‘닌자 어쌔신’ 개봉 때 미국 코닥극장에서 무대 인사했던 것 등을 꼽았다. 가장 큰 시련으로는 2007년 박진영(현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서 독립했을 때를 들었다. “국내외에서 ‘박진영의 틀에서 정지훈이 벗어날 수 있을까’란 시선이 많아 심적인 압박감이 컸습니다. 홀로 서니 A부터 Z까지 모든 걸 결정해야해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독립하고 낸 첫 음반인 ‘레이니즘’(Rainism)에 대한 애착이 무척 커요.” 연합뉴스
  • [옴부즈맨 칼럼] 독자가 원하는 디지털 콘텐츠/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위원

    [옴부즈맨 칼럼] 독자가 원하는 디지털 콘텐츠/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위원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제2물결을 상징하는 가장 오래된 대중매체인 신문의 독자 감소를 미디어 소비자의 탈대중화 현상으로 예견한 지도 벌써 30년이 넘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미래를 말하다’에서 30년 뒤 세상은 3만엔짜리 휴대전화 단말기에 신문 기사는 3.5억년 분량, 동영상은 3만년 분량을 저장할 정도로 바뀐다고 예측했다. 무한대에 가까운 저장장치인 클라우드가 초고속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종이신문과 CD는 거의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업이 있다는 사실이다. DVD 대여업의 후발주자인 넷플릭스의 성공사례는 소비자가 이용하기 편리한 방법이야말로 콘텐츠의 품질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좋아하는 인기 가수의 음반을 사러 매장에 가는 일이 줄어들듯이 종이신문을 파는 가판대도 우리 주위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대신 집에서 인터넷으로 종이신문과 똑같은 지면신문을 살 수 있다. 서울신문도 컴퓨터를 통해 종이신문을 볼 수 있는 ‘파오인 지면 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문사 홈페이지에서 ‘지면신문’을 구입하려면 회원가입이 우선이다. 먼저 실명확인이 필요하다. 한글이름을 입력하려면 한영전환키를 누르고, 주민등록번호 입력도 탭키를 누르는 작은 불편함을 참아야 한다. 실명확인이 끝나면 회원가입을 위한 정보 입력이 기다린다. 이름과 주민번호를 다시 쓰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정하고 생일,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를 써넣는다. 물론 인터넷 서울신문 회원 이용 약관과 수집하는 개인정보 항목,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목적, 개인정보 보유와 이용기간에 동의해야 한다. 신문 한 부를 사들이려는 데 이렇게 많은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슬며시 든다. 회원가입이 끝나면 구매 절차는 오히려 간단하다. 가장 손쉬운 휴대전화 결제를 선택해보자. 통신사와 휴대전화번호, 주민번호, 이메일을 기재하고 휴대전화기로 받은 승인번호를 기재하면 해당 날짜의 지면 보기가 가능하다. 구매한 신문 1면을 펼친다. 커버스토리 기사인 ‘서민들 솟아날 구멍이 없다’(10월 1일)를 클릭해 본다. 컴퓨터 모니터로 보는 지면신문은 종이신문보다 선명하고 사진과 그래픽도 훨씬 생생하다. 무엇보다 지면 크기를 마음대로 늘리고 줄일 수 있어 편리하다. 기사 끝에 있는 ‘6면에 계속’이라는 문구를 보고 습관적으로 더블클릭해 보지만 해당 지면으로 넘어가는 기능은 없다. ‘관련기사 2, 3, 14면’이라는 표시도 마찬가지다. 화면 왼쪽에 지면별 기사 제목 목록을 통해서만 원하는 기사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지면을 넘겨본다. 2면과 3면이 함께 나타난다. 두 면이 같이 화면에 제공되는 방식은 마치 종이신문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은 들지만 종이신문보다 작은 컴퓨터 화면 크기를 고려하면 오히려 한 면 단위로 제공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면 그대로 제공된 신문을 컴퓨터에서 읽는 불편함은 또 있다. 다양한 크기의 기사를 하나씩 읽으려면 화면을 여러 차례 이리저리 움직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터치패드 방식이라면 이런 불편함이 다소 줄어들겠지만, 마우스로는 이용하기 쉽지 않다. 무료로 제공하는 인터넷 기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문용어 설명 기능이나 ‘관련기사’ 기능은 정작 지면 읽기에는 없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과 연계해서 이용할 수 있는 N 스크린 기능이 제공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내가 구매한 신문 목록’과 같은 지면신문 이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작은 기능이 아쉽다. 속도를 가늠할 수 없는 정보혁명의 시대에 소비자는 콘텐츠 품질 하나만으로 만족할 리 없다. 종이신문이 독자에게 주던 안정감과 디지털이 제공하는 편리함을 한 그릇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을까. 신문의 미래를 그리는 일은 그 해답을 찾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 없는 기계 담보로 수백억 대출 사기

    ‘유령 건설기계’를 담보로 수백억원을 대출받은 사기단 앞에 관할 관청과 금융기관은 ‘봉’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광주지검 강력부(이상억 부장검사)는 지난 3년여간 건설기계를 제작한 것처럼 꾸며 이를 담보로 432억원을 대출받은 혐의(사기 등)로 건설기계 제작·지입회사 관계자들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사 부사장과 이사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주범으로 보이는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름을 빌려 준 속칭 ‘바지’만 160여명에 이르고 자치단체, 금융기관 등도 얽혀 있어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사기는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일당은 허위로 만든 차대번호판을 만들어 건설기계 제작증을 제작하고 명의대여자 이름으로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을 한 뒤 시·군·구 차량등록사업소에 등록까지 했다. 대부분 건설기계 등록이 서류심사만으로 이뤄지고 실제 존재 여부에 대한 실사가 허술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키워드로 본 민주당 후보자 첫 합동 연설회

    키워드로 본 민주당 후보자 첫 합동 연설회

    민주당이 18일 후보자 합동 연설회를 시작으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1차 리그전’에 공식 돌입했다. 박영선 의원과 신계륜 전 의원, 천정배 최고위원, 추미애 의원 등 4명의 당내 후보들은 서울 마포구청에서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1차 합동연설회’를 갖고 경선 첫 관문을 넘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천 최고위원은 ‘정통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천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2중대로 끌려왔던 민주당을 바로 세울 사람은 뼛속까지 민주당인 천정배뿐”이라면서 “복지 대 반복지 전선에서 승리해 2012년 정권 탈환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당내 ‘민주희망 2012’의 이종걸·장세환 의원을 축으로 김재홍 전 의원이 선거대책본부장, 김성호 전 의원이 대변인을 맡았다. 박영선 의원은 ‘반이명박 기수론’과 ‘초당파 후보론’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서울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10년의 심판이자 2012년 총선·대선을 승리로 이끄는 변곡점”이라면서 “국무총리와 검찰총장 후보자를 쓰러뜨린 데서도 드러났듯 현 정권을 심판할 적임자는 박영선”이라며 대여(對與) 필승카드를 자처했다. 우상호 전 의원 등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과 친노 진영의 김형주 전 의원, 당 원로 그룹, 486 그룹인 진보행동 등 당내 다양한 세력이 결집했다. ‘대구의 딸’이라는 연호 속에 등장한 추미애 의원은 ‘맏며느리론’을 폈다. 추 의원은 “민주당이 분당되고 당명이 바뀔 때에도 추미애는 항상 뿌리를 가졌다. (잠시 눈물을 글썽이며) 들판에 나홀로 서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 걸 알았다.”면서 “유일한 서울 3선 의원으로 서민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복지 서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08년 전당대회 당시 특보단과 시·군·구 의원 등이 ‘밑바닥’ 지원 사격을 해 주고 있다. 신계륜 전 의원은 ‘준비된 시장론’을 내걸었다. 신 전 의원은 “서울 행정을 경험한 유일 후보로서 강남과 강북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허동준 전 부대변인이 선거대책본부장 겸 대변인을 맡고 있고 전 참여정부 국정과제비서관인 조재희 박사가 정책을 총괄한다. 한편, 민주당은 19일 서울 노원구민회관에서 2차 합동연설회, 20~21일 TV토론회, 23~24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2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당 후보자 선출대회를 갖는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농수산물 경매비리 처벌 강화

    앞으로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의 각종 비리 행위에 대한 처벌이 한층 강화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9일 농수산물 경매가 조작 및 농수산물의 허위상장 비리를 방지하고 불법적인 중도매업 명의대여를 규제하는 제도 개선안을 마련,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계기관에 권고했다. 권익위는 “고질적인 경매비리가 농수산물의 가격을 부당하게 올려 물가상승을 초래하는 등 유통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폐해가 크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경매가 조작이 대부분 경매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 비리 경매사에 대한 행정 처분을 강화한다. 도매시장 법인의 자체적인 정화를 유도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소속 경매사가 경매 비리로 처벌을 받으면 해당 도매시장 법인도 일정 부분의 책임을 지게 하는 양벌 규정을 신설하도록 했다. 권익위는 또 농수산물 유통시장의 해묵은 비리로 꼽히는 불법 중도매업 명의대여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는 내용을 개선안에 포함시켰다. 불법 명의대여자는 허가 취소까지 받게 되며, 일정 기간이 지날 때까지 재허가를 받지 못하게 하는 제한 규정을 신설하게 했다. 불법으로 명의대여를 받은 명의 사용자도 일정 기간 중도매업을 허가받지 못하는 진입제한 규정도 새로 만든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푸대접 한복, 우울한 추석

    푸대접 한복, 우울한 추석

    민족 고유의 의상 한복(韓服)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명절이면 장롱 깊숙이 곱게 접어 두었던 한복을 꺼내 입고 차례를 지내는 풍경을 이제는 찾아보기도 어렵다. 한복업계 관계자들은 “10~20년 전만 해도 명절때 한복을 입는 사람이 10명 중에 7~8명이었다면 지금은 1~2명도 채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최근에는 한복 원단마저 값싼 중국산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이 때문에 경조사 때면 아예 대여해 입거나 친지들 간에 서로 ‘돌려 입는’ 소품으로 전락했다. 사라지는 한복에 대한 아쉬움이 새삼 안타깝게 다가오는 명절밑이다. 추석 연휴가 임박한 8일, 한복점들이 늘어선 서울 동대문 한복 상가는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했다. 한복점 상인들은 “요즘은 명절에도 한복을 입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예전 같으면 결혼할 때 예닐곱벌씩 맞출 정도로 한복이 필수 혼수품이었지만 요새는 의례상 한두 벌 맞추거나 아예 1박 2일 대여해 입고 반납하곤 한다.”며 한복 푸대접 실태를 전했다. 상인들은 “그나마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이따금 찾는 게 고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S한복점 주인 이모(54·여)씨는 “지금은 손님 10명 중 7명 정도가 대여 한복을 찾는다.”면서 “민족의 얼이 담긴 한복을 대여하는 일이 마뜩지는 않지만 찾는 사람이 많고, 우리도 먹고살아야 해 어쩔 수 없이 대여 한복을 준비해 두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W한복점 주인 김모(52·여)씨도 “10여년 전에 비해 한복 매출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 그나마 대여로 가게 명맥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층 “입는 법 모른다” 값싼 중국산 원단의 범람도 한복의 격을 떨어뜨리는 한 원인이다. 한복업계 종사자들은 “국내 한복 원단 중 중국산이 70~80%는 될 것”이라며 “특히 어린이용 한복은 대부분 촉감이 떨어지는 중국산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인들은 중국산 원단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취급 여부와 물량에 대해서는 한사코 말을 아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복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졌다. 얼마 전 결혼한 김미선(31·여)씨는 “평소에 입지도 않고, 입기에도 불편한 한복을 왜 맞추느냐.”면서 “예식 때 잠깐 대여해 입었다.”고 털어놨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생활한복점은 민소매로 노출이 심한 국적 불명의 한복을 마네킹에 입혀 놔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한 여배우가 노출이 심한 한복을 입고 중국 성인잡지 화보를 촬영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복 입는 법은 물론 옷가지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늘고 있다. 특히 신세대들은 아예 한복에 관심조차 없다. 대학생 정모(22)씨는 “집에서나 학교에서 한복 입는 법을 따로 배우지 않았으며, 알 필요성도 못 느낀다.”고 말했다. 대학생 황모(21·여)씨는 “한복은 고등학교 때 생활관에서 입어본 게 유일한 경험”이라며 “불편한 데다 관리도 어려워 가까이 하지 않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박술녀씨 “한복 우수성 심어줘야” 이에 대해 한복연구가 박술녀(55·여)씨는 한복이 소외돼 마치 소품처럼 대여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학교에서 한복의 우수성을 가르치고 명절 때만이라도 한복 입는 날이라는 인식을 심어 줘야 우리의 얼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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