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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정호 개발·보전 갈등 해결 공론화 시작됐다

    옥정호 개발·보전 갈등 해결 공론화 시작됐다

    광역상수원인 옥정호 개발과 보존을 중립적으로 논의하는 상생협의체가 출범됐다. 중립적 기구인 상생협의체의 공론화시작으로 옥정호 수질 오염울 둘러싼 전북 정읍시와 임실군의 다툼도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도는 전문가·유관기관·시민단체 등 14명으로 구성된 상생협의체가 출범해 옥정호 개발과 깨끗한 상수원 공급 등 양 지자체간 갈등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협의체에는 전북도, 정읍시, 임실군,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시민단체 대표, 대학교수,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협의체는 2년간 운영된다. 위원장은 신기현 전북대 명예교수다.신 위원장은 “상생협의체가 갈등 해결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첫 회의에서 옥정호에 발생한 녹조 해결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위원들은 이날 녹조 모니터링 지점 확대와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를 환경부에 건의했다. 또 농어촌공사에 옥정호 방류량 을 탄력적으로 조절토록 했다. 녹조민관합동조사에 민간이 참여하는 방안은 광역상수원관리조례와 함께 안건으로 채택하여 다음에 열리는 상생협의회에서 세부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옥정호 개발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정읍시와 임실군의 입장차를 좁혀나가자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다. 정읍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임실군이 추진하는 옥정호 개발 로 수질이 오염되고 녹조가 발생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편, 전북도는 32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옥정호 상류와 호소 내 수질개선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사업 내용은 임실 정골천 비점오염원저감사업, 도인천과 임실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운정마을 하수도 정비, 산내 매죽마을 하수도 정비, 수면포기기 설치, 수초섬 설치, 조류차단막 설치, 인공습지 조성 등이다.
  • 전남대 교수 3명, 과기한림원 정회원 선정

    전남대 교수 3명, 과기한림원 정회원 선정

    전남대학교 교수 3명이 과학기술계 최고 석학기관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기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출됐다. 21일 전남대에 따르면 이 대학 의과대 민정준·국현, 공과대 김재국 교수 등 3명이 과기한림원 2022년도 정기총회에서 정회원으로 뽑혔다. 과기한림원은 이번 정기총회에서 5개 분야 28명의 정회원을 선출했다.이들은 모두 전남대 출신으로 의대 핵의학교실 민 교수는 UCLA와 스탠퍼드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분자영상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했다. 세계분자영상학회 석학회원에 선정될 정도로 세계적 학자로 인정받으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암 치료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공대 신소재공학부 김 교수는 미국 오스틴의 텍사스대학 박사과정 중에 세계 최초로 이차전지 전극소재분야에 나노개념을 도입하고, 해당 연구 성과를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에 발표했다. 의대 약리학교실 국현 교수는 전남대 의대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심혈관 질환에 대해 집중 연구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국 교수는 과학한림원 창립 초창기부터 참여한 원로회원 국영종 전남대 명예교수의 아들로 부자가 나란히 정회원으로 선정됐다.한림원은 매년 회원심사위원회를 통해 학문적 우수성을 인정받는 석학들을 정회원으로 선발한다. 이들은 과학기술 관련 학술, 국제교류 등의 사업에 참여하거나 제안, 자문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 도약과 추락 사이… 불안한 중산층 그대에게

    도약과 추락 사이… 불안한 중산층 그대에게

    명문대·좋은 직장에 기댄 서열다양한 가치관이 그곳 채워야아무리 평등의 가치를 강조해도 인간 사회는 끊임없이 계층을 구별하고 나눈다. 타인의 삶에 비춰 나의 삶을 비교할수록 상대적 박탈감은 커지고, 더 높은 계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시도 역시 끊임없이 이어진다. 중산층이라는 폭넓은 범주에 속한 사람도 상위 계층에 가까운 혹은 상위 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중산층이기를 원한다. 구해근 하와이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중산층 내의 신분 경쟁에서 상위 계층에 속한 이들에게 주목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자가용과 현대식 아파트에 사는 게 중산층의 상징이었다. 2000년대 들어 일부 부유층은 일반 중산층과의 차별을 위해 거주지를 분리하고 고급 외제차를 선호하며 쇼핑도 백화점에서 주로 하는 생활 방식을 추구했다. 저자가 규정하는 ‘특권 중산층’은 국내를 기준으로 “소득과 자산 순위 상위 10% 정도”에 속하는 사람들로 대기업 관리직, 금융업자, 특수 기술자, 고위 공무원 등과 부동산 부자가 여기에 포함된다. 두터운 중산층은 경제 안정성의 척도이기도 했다. 한국도 과거에는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경제발전에 매진했다. 저자가 인용한 여러 조사 결과를 보면 1960년대 40%, 70년대 60%, 80년대 초중반 60~70%,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70~80%의 한국인이 자신을 중산층으로 여겼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가 강화되면서 중산층 내부에서도 양극화가 발생했다. 중산층 상위 계층에 속한 이들은 다른 중산층의 준거집단이 되면서 ‘체감 중산층’은 빠르게 감소했다. 조사 방식에 따라 ‘체감 중산층’은 20%대까지 낮아지는 등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감은 커졌다. 도약과 추락 사이에 놓인 특권 중산층 역시 경쟁이 극심한 사회에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다. 저자는 한국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날카롭게 분석하며 “‘명문대로부터 화려한 직장으로’의 일직선 서열이 아닌 다양한 가치관으로 대체하고, 노동의 진정한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사회적 노력을 강조한다.
  • [부고]

    ●이병원씨 별세, 김영자씨 배우자상, 이준규(경희대 명예교수)·상규씨 부친상, 고병헌(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백성현(신기메디텍 대표)씨 장인상 = 15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 17일. (02)2258-5940
  • 초중고 남는 돈으로 대학 살린다… 지방대는 지원금 최대 2.7배 늘어

    초중고 남는 돈으로 대학 살린다… 지방대는 지원금 최대 2.7배 늘어

    정부가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특별회계)를 신설한 이유는 학령 인구 감소로 쌓여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대학에 투입해 고등교육(대학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눈먼 돈’으로 쓰이지 않도록 투명한 절차 확보와 지지부진한 대학 구조조정을 독려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정부가 발표한 특별회계 신설을 통한 고등·평생교육 재정 확충 방향을 보면 내년 특별회계로 조성된 11조 2000억원 중 교육교부금에서 넘어오는 3조 2000억원은 대학의 자율 혁신과 지방대 육성에 주로 투입된다. 우선 연 1조원 수준인 대학 일반재정지원을 1조 9000억원 규모로 두 배 가까이 늘리고 사업비를 인건비와 경상비로 일부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대학 유형별로는 국립대가 대학당 88억원에서 176억원, 수도권 사립 일반대는 49억원에서 100억원, 지방 사립대는 49억원에서 130억원으로 최대 2.7배까지 지원액이 늘어난다. 정부가 평가 결과에 따라 재정을 지원했던 대학 기본역량진단도 ‘선지원 후점검’ 형식으로 개편한다. 대학 내 성과관리기구에서 자체적으로 성과를 평가한 후 교육부가 그 결과를 점검하는 방식이다. 학생 감소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방대 지원도 증가한다. 지역 주도 맞춤형 인재 양성과 지방대 특성화를 위해 ‘지방대학 활성화 사업’을 신설해 연간 5000억원을 투입한다. 국립대의 교육과 연구 여건도 개선해 노후화된 시설과 기자재 교체·확충에 9000억원을 배정하고 지역연구중심대학(Glocal BK)을 추가 선정해 지역 혁신 거점으로 키운다. 석·박사급 인재의 안정적인 연구 여건 조성을 위해 4단계 두뇌한국21(BK21) 사업도 확대한다. 일부는 초·중등 미래교원 양성과 연수를 위해 3000억원을 투자하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분야 역량을 강화하도록 재교육도 지원한다. 교육교부금 삭감에 반발하는 일선 초·중등 교육 현장을 달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부가 교육교부금 일부를 대학 재정으로 전환하는 것은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학생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일부 지방대들은 고사 위기에 몰리는 등 재정난이 심화했고, 대학들은 지속적으로 정부 지원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일부 대학의 방만한 운영 등으로 대학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만큼 재정 지원 확대와 함께 경영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송기창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대학 혁신 지원을 늘리고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쓰도록 한 건 진전된 부분이지만 지방대나 수도권 사립대의 재정 문제 해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며 “교육부가 감사 역할을 제대로 하면서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대학에 지원하고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인싸] 사회가 아동에게 꼭 찾아줘야 할 놀이 공간/김명순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명예교수

    [서울인싸] 사회가 아동에게 꼭 찾아줘야 할 놀이 공간/김명순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명예교수

    아이들은 출생 후 ‘일만 시간의 법칙’보다 무려 15배 넘는 15만 7000시간 이상 누군가의 관심과 지원을 받고 나서야 법적·사회적 성인으로서 건강한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이 시간 동안 어떤 방향을 향해 키워졌느냐, 무엇을 위해 시간을 보냈느냐가 곧 아이의 성향과 능력이 된다. 놀이는 인간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 최적의 자극을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는 인간만이 지닌 독특한 고등 행위다. 수많은 놀이 관련 저서에서 어린 시기에 놀이를 많이 할수록 인간의 몰입 능력과 열정, 내적 동기, 타인공감능력, 회복탄력성, 상상력, 문제해결력 등이 자연스레 길러진다고 강조한다. 이런 능력들을 소프트스킬이라 한다. 소프트스킬은 연령이 어릴 때부터 누적되며 형성되기 때문에 초등 저학년 이하의 아동에게 더 중요하다. 놀이가 활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4가지 필수 조건이 있다. 놀이가 중요하다고 여기고 이를 허락해 주는 성인의 놀이 신념이 첫 번째다. 아동은 독립적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성인이 얼마나 놀이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놀이를 위한 충분한 시간과 우수한 놀이 공간 및 놀이에 필요한 재료나 자원, 시설도 필수 조건이다. 놀이시간은 성인이 허락하면 특별한 예산 투입이나 노력 없이 언제나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놀이공간은 서울처럼 땅 1평의 가격이 상상할 수 없이 높은 대도시에선 강력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공적 의지와 지속적인 노력 없이는 충분한 확보가 불가능하다. 한 부유한 아파트에서 아이들의 소리가 시끄럽다고 놀이터를 폐쇄했다는 뉴스는 놀이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사회적 책무성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런 점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동별 1곳씩 서울형 키즈카페의 설치와 운영 지원에 나서는 것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투자로 여겨진다. 서울형 키즈카페 컨설팅단 위원으로 참여하는 입장에서 서울시의 행보에 공감하는 바가 크다. 서울형 키즈카페는 아이들에게는 가까운 곳에서 우수하고 즐거운 실내 놀이를 맘껏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부모들에게는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 준다. 미래의 건강한 시민으로 함께 키우기 위해 어린이들에게 우수한 놀이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은 그 공간을 직접 관할하는 지자체의 강력한 정책 의지 없이는 어렵다. 사회적 책무를 위해 과감히 결정한 서울시의 노력으로 아이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우수한 실내 놀이공간이 서울 전역에 마련돼 어디서나 아이들의 놀이가 활성화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미래가 최적으로 펼쳐지길 기대한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재난을 극복하는 법/우석대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재난을 극복하는 법/우석대 명예교수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은 번창하던 항구였다. 1755년 11월 1일 만성절(萬聖節) 아침 리스본 시민들은 상비센트드포라 성당을 찾았다. 교회 앞 광장까지 사람들이 꽉 찼다. 예배 시작 직후 교회 건물이 폭풍을 만난 배처럼 흔들렸다. 스테인드글라스가 박살 나고 대리석이 비 오듯 쏟아졌다. 도시 곳곳에서 비명이 울렸다. 첫 지진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두 번째 지진이 도시를 흔들었다. 이미 지반이 약해진 터라 첫 지진을 견딘 건물들도 힘없이 무너졌다. 지진은 서곡에 불과했다. 교회를 밝히던 촛불과 주택의 난롯불이 곳곳에 화재를 일으켰다. 다음은 물이었다. 갑자기 바닷물이 부풀어 올랐다. 이날 세 차례의 쓰나미가 리스본 해안을 강타했다. 이날의 대지진은 25분 만에 도시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바닷가로 도망간 사람들을 해일로 쓸어 버렸다. 궁전도 무너졌다. 간신히 살아남은 왕은 신하들 앞에서 울부짖었다. “신께서 내리신 이 형벌에 어떻게 대처해야겠는가.” 아무도 말을 못 하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대답했다. “죽은 사람은 묻고 산 자에게 먹을 것을 주어야 합니다.” 바로 이 남자가 포르투갈의 전설적인 개혁자인 폼발 총리다. 왕은 그에게 재난 수습 전권을 줬다. 지진으로 부서진 감옥에서 범죄자 수백명이 탈출해 약탈·방화·살인을 저질렀다. 종말론적 혼돈이었다. 폼발은 이들을 엄벌했다. 식량 보급소를 세우고 무장 군인들의 감시 아래 식품을 공정하게 분배했다. 굶주림의 공포가 사라졌다. 거리에 시체들이 쌓였고 도시에 악취가 진동했다. 폼발은 시신을 즉시 수장하도록 했다. 폼발을 가장 괴롭힌 것은 종말론을 들먹이며 선동을 일삼는 광신적 사제들이었다. 미신에 빠진 종교 기득권 세력은 저주받은 도시를 탈출하라고 설교했고, 그 결과 도시 복구에 필요한 인력이 빠져나가는 결과가 나타났다. 폼발은 1759년 예수회를 포르투갈에서 추방해 버렸다. 총리 폼발은 강력하고 효과적인 재해 대책으로 근대적 재난 관리의 모범을 보였다. 그는 노예제 철폐, 군대 개혁, 교육 개혁 등 후세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긴 유능한 행정가이기도 했다. 정적들이 그를 제거하려 했으나 꼬투리를 잡을 것이 없었다. 그는 청렴했고 정직했고 부지런했으며 자신의 안위를 구하지 않았다.
  • “흥하는 나라는 미래 위해 과거 희생… 시민 세력화 생각을 시작하자” [황수정의 인터뷰 진심]

    “흥하는 나라는 미래 위해 과거 희생… 시민 세력화 생각을 시작하자” [황수정의 인터뷰 진심]

    오랫동안 그는 노장(老莊)을 연구하는 고요한 동양철학자였다. 내 편 네 편으로 사회가 참담하게 쪼개졌을 때. 맹목의 진영 논리로 정치가 바닥을 드러냈을 때. 민주화운동 이력을 자랑삼던 이들이 5·18 특별법을 만들어 제 손으로 표현의 자유를 옭아맸을 때. 현실정치를 향해 그는 발언을 시작했다.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법이야말로 독재”라고 독선에 빠진 당시의 집권 민주당을 비판했다. 책으로만 조용히 철학자를 기억하던 이들은 사뭇 놀랐다. 전남 신안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초중고를 다녔고 5·18 민주항쟁을 몸소 겪은, 마디마디 깊숙이 호남 사람. 이념의 궤변론자로 추락한 지식인들에게 좌절한 사람들이 그에게 크게 기댔다. 보수든 진보든 상식 있는 이들에게 그의 기울지 않은 발언들은 위로였다. 지난 1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문득 나섰을 때. 정치판의 얼룩을 피해 갈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날, 할 일 다했으니 한 점 미련 없다며 낙향했다. 전남 함평, 안 그래도 해마다 나비로 축제를 여는 곳.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이름마저 호접몽가(家)인 고향집으로 돌아간 최진석(63)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시민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광화문을 찾은 그를 만났다.-고향 함평에 ‘기본학교’란 이름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거대한 문명도 생각에서 비롯된다. 생각 그릇의 크기가 개인과 국가의 수준을 결정한다. 우리는 그동안 외부에서 생각의 결과를 받아들여 살았지만, 이제는 생각을 시작해서 생각 그릇을 키워야 한다. 나는 대답이 아닌 질문을 시작하자고 말해 왔다. 우리는 대답에만 너무 길들어 있다. 생각하면 질문하게 된다. 질문할 줄 알아야 다음 단계로 건너갈 수 있다. 개인, 사회, 국가 모두 마찬가지다. 우리는 건너가기를 멈추고 정해진 생각 속에 너무 오래 머물고 있다.” 지지난해 10월 그는 고향집에 ‘기본학교’를 열었다. 전국 곳곳에서 찾아오는 수강생들에게 그는 철학을 직접 강의한다. 김태유 교수의 산업혁명, 김문수 교수의 블록체인 강의도 있다. 음악과 체육도 함께 한다. 6개월 단위로 운영해 이달 초 3기 수강생을 맞았다. -현실정치에 뛰어든 일이 새삼스럽게 느껴질 때는 없나. “실천이 없으면, 완성도 없다. 완성된 삶에서 정치적 실천은 피할 수 없다. 철학이 살찌면 정치가 되고, 정치가 살 빠지면 철학이 되는 것이다. 오죽하면 많은 비난이 예상되는데도 철학자가 현실정치에 참여했겠는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세력의 재집권은 막아야 했다.” -결과적으로 정권을 바꾸는 작업을 했다. 고향에 돌아와 많이 불편했겠다. “함께 시와 예술과 꿈을 나눴던 사람들이라도 정치적 입장이 다르면 등을 돌렸다. 직접 경험하니 가슴이 많이 아팠다. 진영 정치를 비판하면서도, 아직은 대부분 진영에 갇혀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진영에 갇히면 이성보다는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 심경이 복잡하겠지만, 함평의 고향 분들은 따뜻이 품어 주었다.” -국가 정통성 논쟁은 지금도 정치권에서 계속되고 있다. “근대 시기에 식민지를 겪은 우리는 국민국가로서 건강하게 나아갈 준비를 하지 못했다. 민족 관념에 사로잡혔다가 해방 후 국가 정체성이 불안한 채 근대국가로 출발했다. 이후 논란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정통성을 지키며 발전해왔다. 문재인 정권 때는 달랐다. 대한민국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민족 정통성을 북한에 두는 시각으로 일관했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최고 정보기관의 원훈석을 그 기관에서 잡은 반국가사범의 필체로 바꿨다. 이런 해괴한 일을 사명으로 아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 대한민국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지경까지 왔었다.” -정권이 교체돼 6개월이 지났다. 지켜보는 소감이 남달랐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성군이 되리라 확신했던 적은 없다. 다만 윤 대통령의 헌법수호 의지만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읽었다. 대한민국 정통성을 확립하는 문제와 직결됐기 때문이다. 윤 정부의 한계는 많아 보인다. 우리 정치 자체가 상상력도 능력도 한계 상황이다. ‘이게 나라냐’ 하면서 정권을 바꾼 후, 다시 ‘이건 나라냐’라는 소리를 듣는 일이 20년 동안 반복되고 있다. 정치적 상상력이나 국가관이 한계에 이른 매우 불안한 상황임을 알아야 한다. 한계에 이른 국가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지도자의 철학적 인식이 분명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윤 대통령에게 그게 잘 안 보인다.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로 보이나. “나보다 더 큰 사람을 부릴 수 있는 능력이 진정한 힘이다. 말하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듣는 능력이다. 한나라 고조 유방은 배우지 못한 천민 출신이었어도 정치적 대업을 이뤘다. ‘말 잔등에 올라탄 채 천하를 통일했더라도 말 잔등에 올라탄 채 천하를 경영할 수는 없다’는 육고의 충고를 경청하고 고전(철학)을 공부했다. 당 태종도 그렇다. 동생을 죽이고 아버지를 가둔 패륜을 저질렀어도 경청하는 능력으로 당나라 기초를 닦는 위업을 이뤘다. 비전이 없으면 입이 열리고, 비전이 있으면 귀가 뚫린다.” -윤 대통령의 편중된 인사에 비판이 자주 쏠린다. “검찰보다 국가는 천만 배 더 크고 복잡하다. 사람 쓰는 일도 크게 달라져야 함을 알아야 한다. 인사에 비판이 제기되는 일은 아직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비전이 있으면, 그 비전을 채울 ‘필요’가 생기고, 인재도 그 ‘필요’에 따라 선발한다. 필요를 느끼지 못하면, 능력도 살펴지지 않는다. 그러면 친소 관계만 남게 된다. 잘못하다간 지도자가 아니라 보스로 전락한다. 지도자는 이견도 경청한다. ‘필요’를 느껴야 이견도 들린다.” -한국 정치 수준이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여러 책에서도 자주 했다. “유권자 시민들의 책임도 크다. 정치적 편향성에 갇혀 논리와 양심이 사라져도 눈감았다. 논리와 양심 파괴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들은 민주적 감수성을 키운 게 아니라 권력욕만 더 키우고 있었다. 독재에 반대한다면서도 북한의 독재에는 우호적이다. 이들을 감독할 시민단체는 어땠나. 어느 정권 때는 도롱뇽을 지키겠다고 고속전철 공사를 막았으면서 어느 정권에서는 태양광 패널로 새만금을 다 덮어도, 몇백 년 유지해 온 숲을 밀어버려도 말 한마디 없다. 오히려 사업에 참여해 돈을 벌려고 혈안이다. 그들이 지키려 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권력이었다. 유권자들이 그냥 넘긴 결과가 지금이다. 시민 수준을 넘어서는 정치와 국가는 없다.” -‘기본학교’에서 교육을 시작한 것은 그래서인가. “세계 문명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정치든 경제든 의식이든 과거로만 기울어 있다. 4차 산업혁명 속에서도 과거 문법에 빠져 있다. ‘타다’ 문제는 과거를 지키려고 미래를 포기한 대표 사례다. 반도체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같은 얘기다. 흥하는 나라는 미래를 위해 과거를 희생시킨다. 그렇지 못한 나라는 과거를 위해 미래를 희생시킨다. 입법 권한을 쥔 정치인들이 각성해야 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정치인들의 정치 놀음에 놀아나고 있는 상황이라 각성은 불가능해 보인다. 기성 정치인들에게 각성을 기대하는 것보다 각성한 시민들이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는 것이 훨씬 쉽고 빠른 길이다.” -호접몽가를 어떻게 가꾸려는 꿈을 꾸고 있나. “생각이 시작되는 곳으로 만들려고 한다. ‘황당 도서관’을 그 옆에 새로 열고 싶다. 도서관 이름을 상표등록해 놨고 부지도 물색해 뒀다. 부지만 12억원쯤 들겠는데 돈이 없어 계약금만 조금 걸어 놓고 잔금 치를 날짜는 멀찍이 뒤로 잡아 뒀다(웃음). 강연, 공연, 전시도 하고 시, 동화, 그림책, 무협지, 만화, SF소설에 기하학, 천문학까지 호기심을 일으키는 장르는 다 갖춰 보려 한다. 철학서도 물론이다. 생각의 속성은 본래 호기심과 관련돼 있지 않나. 해가 가기 전에 다음달 말쯤 새 책을 또 낸다. 좀더 내밀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철학 에세이다. 글로써 생각을 부단히 알리려는 까닭은 간명하다. “사람들이 수준 높은 생각을 할수록 세상은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 임채운 교수 등 상전유통학술상

    임채운 교수 등 상전유통학술상

    롯데 유통군과 한국유통학회는 제4회 상전유통학술상에 임채운 서강대 명예교수 등 6명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박진용 건국대 교수와 강문영 숭실대 교수는 학술 부문,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는 정책 부문, 우수한 중앙대 교수는 풀필먼트&로지스틱스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신진학술상은 김현아 건국대 박사가 받게 됐다.
  • “흥하는 나라는 미래 위해 과거 희생, 생각을 시작하자”[황수정의 인터뷰 진심]

    “흥하는 나라는 미래 위해 과거 희생, 생각을 시작하자”[황수정의 인터뷰 진심]

    오랫동안 그는 노장(老莊)을 연구하는 고요한 동양철학자였다. 내 편 네 편으로 사회가 참담하게 쪼개졌을 때. 맹목의 진영 논리로 정치가 바닥을 드러냈을 때. 민주화운동 이력을 자랑삼던 이들이 5·18 특별법을 만들어 제 손으로 표현의 자유를 옭아맸을 때. 현실정치를 향해 그는 발언을 시작했다.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법이야말로 독재”라고 독선에 빠진 당시의 집권 민주당을 비판했다. 책으로만 조용히 철학자를 기억하던 이들은 사뭇 놀랐다. 전남 신안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초중고를 다녔고 5·18 민주항쟁을 몸소 겪은, 마디마디 깊숙이 호남 사람. 이념의 궤변론자로 추락한 지식인들에게 좌절한 사람들이 그에게 크게 기댔다. 보수든 진보든 상식 있는 이들에게 그의 기울지 않은 발언들은 위로였다. 지난 1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문득 나섰을 때. 정치판의 얼룩을 피해 갈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날, 할 일 다했으니 한 점 미련 없다며 낙향했다. 전남 함평, 안 그래도 해마다 나비로 축제를 여는 곳.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이름마저 호접몽가(家)인 고향집으로 돌아간 최진석(63)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시민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광화문을 찾은 그를 만났다. -고향 함평에 ‘기본학교’란 이름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거대한 문명도 생각에서 비롯된다. 생각 그릇의 크기가 개인과 국가의 수준을 결정한다. 우리는 그동안 외부에서 생각의 결과를 받아들여 살았지만, 이제는 생각을 시작해서 생각 그릇을 키워야 한다. 나는 대답이 아닌 질문을 시작하자고 말해 왔다. 우리는 대답에만 너무 길들어 있다. 생각하면 질문하게 된다. 질문할 줄 알아야 다음 단계로 건너갈 수 있다. 개인, 사회, 국가 모두 마찬가지다. 우리는 건너가기를 멈추고 정해진 생각 속에 너무 오래 머물고 있다.” 지지난해 10월 그는 고향집에 ‘기본학교’를 열었다. 전국 곳곳에서 찾아오는 수강생들에게 그는 철학을 직접 강의한다. 김태유 교수의 산업혁명, 김문수 교수의 블록체인 강의도 있다. 음악과 체육도 함께 한다. 6개월 단위로 운영해 이달 초 3기 수강생을 맞았다. -철학자가 철학을 가르치는 실천적 삶이 편안해 보인다. 현실 정치에 뛰어든 일이 새삼스럽게 느껴질 때는 없나. “정치에 참여했던 일이 새삼스럽지는 않다. 실천이 없으면, 완성도 없다. 완성된 삶에서 정치적 실천은 피할 수 없다. 철학이 살찌면 정치가 되고, 정치가 살 빠지면 철학이 되는 것이다. 오죽하면 많은 비난이 예상되는데도 철학자가 현실 정치에 참여했겠는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세력의 재집권은 막아야 했다. 대한민국을 적으로 놓고 싸운 사람을 높이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목숨 걸고 싸운 사람을 오히려 배척하는 해괴한 일이 벌어지는데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겠는가.” -결과적으로 정권을 바꾸는 작업을 했다. 고향에 돌아와 많이 불편했겠다. “함께 시와 예술과 꿈을 나눴던 사람들이라도 정치적 입장이 다르면 등을 돌렸다. 직접 경험하니 가슴이 많이 아팠다. 진영 정치를 비판하면서도, 아직은 대부분 진영에 갇혀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진영에 갇히면 이성보다는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 무엇보다도 내게는 대한민국을 정통성이 유지되는 기초 위에서 한 단계 도약시켜야 하는 것이 중요했다. 심경이 복잡하겠지만, 함평의 고향 분들은 따뜻이 품어 주었다.” -국가 정통성 논쟁은 지금도 정치권에서 계속되고 있다. “근대 시기에 식민지를 겪은 우리는 국민국가로서 건강하게 나아갈 준비를 하지 못했다. 민족 관념에 사로잡혔다가 해방 후 국가 정체성이 불안한 채 근대국가로 출발했다. 이후 논란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정통성을 지키며 발전해왔다. 문재인 정권 때는 달랐다. 대한민국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민족 정통성을 북한에 두는 시각으로 일관했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최고 정보기관의 원훈석을 그 기관에서 잡은 반국가사범의 필체로 바꿨다. 이런 해괴한 일을 사명으로 아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 대한민국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지경까지 왔었다.” -정권이 교체돼 6개월이 지났다. 지켜보는 소감이 남달랐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성군이 되리라 확신했던 적은 없다. 다만 윤 대통령의 헌법수호 의지만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읽었다. 대한민국 정통성을 확립하는 문제와 직결됐기 때문이다. 윤 정부의 한계는 많아 보인다.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왜 저렇게 하나 싶은 부분도 있다. 우리 정치 자체가 상상력도 능력도 한계 상황이다. ‘이게 나라냐’ 하면서 정권을 바꾼 후, 다시 ‘이건 나라냐’라는 소리를 듣는 일이 20년 동안 반복되고 있다. 정치적 상상력이나 국가관이 한계에 이른 매우 불안한 상황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한계에 갇혔다. 한계에 이른 국가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지도자의 철학적 인식이 분명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윤 대통령에게 그게 잘 안 보인다.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로 보이나. “나보다 더 큰 사람을 부릴 수 있는 능력이 진정한 힘이다. 말하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듣는 능력이다. 한나라 고조 유방은 배우지 못한 천민 출신이었어도 정치적 대업을 이뤘다. ‘말 잔등에 올라탄 채 천하를 통일했더라도 말 잔등에 올라탄 채 천하를 경영할 수는 없다’는 육고의 충고를 경청하고 고전(철학)을 공부했다. 당 태종도 그렇다. 동생을 죽이고 아버지를 가둔 패륜을 저질렀어도 경청하는 능력으로 당나라 기초를 닦는 위업을 이뤘다. 비전이 없으면 입이 열리고, 비전이 있으면 귀가 뚫린다.” -윤 대통령의 편중된 인사에 비판이 자주 쏠린다. “검찰보다 국가는 천만 배 더 크고 복잡하다. 사람 쓰는 일도 크게 달라져야 함을 알아야 한다. 인사에 비판이 제기되는 일은 아직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비전이 있으면, 그 비전을 채울 ‘필요’가 생기고, 인재도 그 ‘필요’에 따라 선발한다. 필요를 느끼지 못하면, 능력도 살펴지지 않는다. 그러면 친소 관계만 남게 된다. 잘못하다간 지도자가 아니라 보스로 전락한다. 지도자는 이견도 경청한다. ‘필요’를 느껴야 이견도 들린다.” -한국 정치 수준이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여러 책에서도 자주 했다. “유권자 시민들의 책임도 크다. 정치적 편향성에 갇혀 논리와 양심이 사라져도 눈감았다. 논리와 양심 파괴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들은 민주적 감수성을 키운 게 아니라 권력욕만 더 키우고 있었다. 독재에 반대한다면서도 북한의 독재에는 우호적이다. 이들을 감독할 시민단체는 어땠나. 어느 정권 때는 도롱뇽을 지키겠다고 고속전철 공사를 막았으면서 어느 정권에서는 태양광 패널로 새만금을 다 덮어도, 몇 백년 유지해 온 숲을 밀어버려도 말 한마디 없다. 오히려 사업에 참여해 돈을 벌려고 혈안이다. 그들이 지키려 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권력이었다. 이렇게 논리와 양심이 정치적 편향성에 짓눌려도 유권자들은 그냥 넘겼다. 그 결과가 지금이다. 시민 수준을 넘어서는 정치와 국가는 없다.” -‘기본학교’에서 교육을 시작한 것은 그래서인가. “세계 문명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정치든 경제든 의식이든 과거로만 기울어 있다. 4차 산업혁명 속에서도 과거 문법에 빠져 있다. ‘타다’ 문제는 과거를 지키려고 미래를 포기한 대표 사례다. 반도체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같은 얘기다. 흥하는 나라는 미래를 위해 과거를 희생시킨다. 그렇지 못한 나라는 과거를 위해 미래를 희생시킨다. 엄청난 차이다. 입법 권한을 쥔 정치인들이 각성해야 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정치인들의 정치 놀음에 놀아나고 있는 상황이라 각성은 불가능해 보인다. 기성 정치인들에게 각성을 기대하는 것보다 각성한 시민들이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는 것이 훨씬 쉽고 빠른 길이다. 대한민국의 운명은 새로운 세력의 형성 여부가 결정할 것이다. 생각을 시작하고 양심을 회복해야 한다.” -호접몽가를 어떻게 가꾸려는 꿈을 꾸고 있나. “생각이 시작되는 곳으로 만들려고 한다. ‘황당 도서관’을 그 옆에 새로 열고 싶다. 도서관 이름을 상표등록해 놨고 부지도 물색해 뒀다. 부지만 12억원쯤 들겠는데 돈이 없어 계약금만 조금 걸어 놓고 잔금 치를 날짜는 멀찍이 뒤로 잡아 뒀다(웃음). 강연, 공연, 전시도 하고 시, 동화, 그림책, 무협지, 만화, SF소설에 기하학, 천문학까지 호기심을 일으키는 장르는 다 갖춰 보려 한다. 철학서도 물론이다. 생각의 속성은 본래 호기심과 관련돼 있지 않나. 해가 가기 전에 다음달 말쯤 새 책을 또 낸다. 좀더 내밀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철학 에세이다. 글로써 생각을 부단히 알리려는 까닭은 간명하다. “사람들이 수준 높은 생각을 할수록 세상은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 돌발 악재에 ‘尹노믹스’ 브랜드 깜깜… “국민 체감할 정책 중점 둬야” [尹정부 6개월 국정 점검]

    돌발 악재에 ‘尹노믹스’ 브랜드 깜깜… “국민 체감할 정책 중점 둬야” [尹정부 6개월 국정 점검]

    출범 6개월을 사흘 앞둔 6일 윤석열 정부의 경제 분야 국정과제 착수율은 100%다. 기획재정부는 “6대 국정과제, 24개 세부과제 모두 추진 중”이라고 자평했다.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같은 주요 경제부처들 역시 6개월 만에 국정과제별 세부 청사진 공개를 마무리 지었다. 정부는 조만간 전 부처에서 집계한 국정과제 이행 결과를 공식 발표해 지난 6개월 동안 ‘일하는 정부’가 가동됐음을 알릴 예정이다. 문제는 체감률이다. 지난 6개월 동안 고물가, 고환율, 주력 산업 수출 부진, 부동산 경기 둔화 등 돌출된 악재들이 경제 정책의 효과를 상쇄시키거나 삼켜 버린 형국이다. 이를테면 부동산 대출 규제 수위를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으나 동시에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고 시장 경착륙 우려가 커져 버렸다.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식 폐기하면서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해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해 한국전력의 적자폭이 커지면서 가계의 전기료 부담은 새 정부 들어 증가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에 이후 경제·산업·고용 분야에서 드러난 뉴노멀 현상과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심화된 공급망 위기 등이 새롭게 추진하는 정책의 파급력을 줄이고 있다.물론 해외 원전, 방산 수출 같은 성과는 있었다. 그럼에도 ‘윤석열노믹스’라고 칭할 만한 정책 브랜드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인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정책 수혜가 일부 계층에 집중되는 정책 위주로 다뤄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국무회의에서 59조원 규모의 ‘슈퍼 추경안’을 의결한 이후 새 정부는 부동산 세제 개편, 탈원전 정책 공식 폐기, 재정준칙 법제화 등에 집중했다. 이 정책들은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생활밀착형이 아니다. 두 번째 이유는 새 정부가 시도한 각종 규제 완화가 ‘절반의 완성’ 상태에 있다는 데 있다. 특히 270만호 공급 기반 마련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 관련 정부안의 대부분 내용은 법률개정 사항이라 완결까지 시간이 걸린다. 재건축 규제 완화 과제 가운데 초과이익환수 규제 완화 방안 역시 법률이 개정돼야 효력을 볼 수 있다. 새 정부는 추진하는 정책의 철학 측면에서도 브랜드를 만들지 못했다. 이미 여러 차례 반복돼 온, 특정 분야가 성장하면 그 파급력이 확산된다는 ‘낙수효과’가 다시금 거론되더니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는 기업 부담 경감 취지의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재정 정책 기조는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유턴했다. 공급 위주 부동산 정책을 천명한 정부는 “5년간 270만호 공급”(8·16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을, 그다음 달에 다시 “청년·서민 공공주택 50만호 공급” 대책을 선보였지만, 한편으로 부동산 투기를 우려해 세부 계획 발표를 미루고 있다. 윤 정부가 추진할 5대 부문(공공·노동·교육·금융·서비스) 구조개혁 중에선 공공기관 혁신 작업이 속도를 내는 중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재정 건전화에 초점을 맞춘 혁신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임 정부에서 공공기관 평가에 비재무적 요인 평가의 비중을 높이는 바람에 공공기관 재정이 부실해졌다는 판단을 내세웠다. 그래도 경제정책은 윤 정부의 국정과제 중 추진 속도가 빠른 분야로 분류된다. 핵심 국정과제가 경제 분야에 포진한 데다 지난 6개월 동안 국내외 경제 정세가 급변한 까닭에 윤 대통령이 직접 신경 쓰는 분야로 떠올랐다. 그러나 향후 정책의 복병은 정부 내부보다 시장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가 법인세 인하 카드 등을 과감하게 내세우며 민간 경기 활성화를 꾀했지만 산업별 주력인 반도체 수출 및 지역별 요충지인 중국과의 무역 상황이 악화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 지속적인 민심 이반, 여소야대 상황에서의 야당의 비협조를 심화시킬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정부는 정책에 대한 국민 지지도를 높여 추진 중인 법안을 야당이 통과시키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의 체감도와 지지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선 “국민이 정책을 이해하기 쉽도록 과거 ‘녹색성장’이나 ‘창조경제’처럼 정책 내용이 압축된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윤석열 정부 6개월] 국정과제 착수율 100%… ‘文정부 뒤집기’ 정책은 국회서 제동

    [윤석열 정부 6개월] 국정과제 착수율 100%… ‘文정부 뒤집기’ 정책은 국회서 제동

    출범 6개월을 맞은 윤석열 정부는 6일 “경제 분야 국정과제 ‘착수율’은 100%”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쏘아 올린 내수 경기 침체와 국제 원자재값 상승 등에 따른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경제 분야 과제 이행에 속력을 낸 결과로 보인다. 정부는 그간 민간주도성장·건전재정·공공기관 개혁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책 방향의 갈피를 잡고 성장 기반을 닦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이태원 압사 참사 등 대내외 변수가 속출하고, 세제개편안을 비롯한 각종 법률 개정 사안들이 거대 야당의 반대 속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다. 국정과제를 ‘착수율’이 아닌 ‘이행률’로 보면 여전히 미흡한 상태인 만큼 경제 정책에 대한 국민 체감도와 지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6대 국정과제, 24개 세부 과제 모두 추진 중”이라고 6일 밝혔다. 국토교통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농림축산식품부 등 세종 주요 부처들도 “국정과제 세부 추진 계획을 대부분 발표했다”며 과제별 추진 현황을 서울신문에 공개했다. 정부는 조만간 전 부처에서 집계한 국정과제 이행 결과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 이행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 번째 과제는 소상공인을 위한 50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공약이었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시장에 돈을 풀어야 하는 딜레마 속에서도 정부는 62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며 약속을 지켰다. 경제 분야 국정과제의 초점은 대체로 ‘문재인 정부 정책 뒤집기’에 맞춰졌다. 부동산 세제·규제 완화, 탈원전 정책 폐기, 법인세 인하, 재정 정책 기조 전환 등이 대표적이다. 기재부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고 세제 완화에 주력했다. 세제개편안에는 종부세율 하향 조정, 종부세 기본공제금액 상향안 등을 담았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25→22%) 등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도 국회에 다수 제출했다. 재정 정책 기조는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유턴하며 재정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겠다고 선언했다. 국토부는 청년·서민 공공주택 50만호 공급계획을 포함해 임기 내 27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새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서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식화하고 원전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할 5대 부문(공공·노동·교육·금융·서비스) 구조개혁 중에선 공공기관 혁신이 가장 먼저 닻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가 ‘알박기’로 임명한 공공기관장을 솎아내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공공기관 재정건전화 계획 등을 발표한 데 이어 이달 중으로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미래노동시장 연구회를 발족하고 노동시장 개혁에 첫발을 뗐다. 하지만 경제 지표가 최악의 상황으로 흐르면서 이런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 노력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5%대 고공행진을 잇고 있고, 기준금리(현 3.0%) 인상 기조에 대출금리가 9%대를 넘보면서 국민의 자금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 또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마저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무역수지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는 대대적인 신성장 수출동력 확보 추진계획을 발표했지만 당장 수출을 플러스로 회복시키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대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야당의 반대도 걸림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각종 세제 완화안이 ‘부자 감세’라며 국회 통과 저지에 나섰다. 110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훌쩍 넘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경제분야 국정과제는 대부분 법·제도와 연관돼 있어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이 국회 주도권을 잡고 있으니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정부는 정책에 대한 국민 지지도를 높여 야당이 통과시키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의 체감도와 지지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선 “국민이 정책을 이해하기 쉽도록 과거 ‘녹색성장·창조경제’처럼 정책 내용이 압축된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한 언어가 사라지는 것은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 없어지는 것”

    “한 언어가 사라지는 것은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 없어지는 것”

    “유네스코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현재 7000여 언어가 21세기 말에 이르러 그 절반이, 최악의 경우는 90%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한국어와 지리적으로 그리고 계통적으로 이웃하고 있는 만주어도 당장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권재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 3~4일 ‘토착어의 지속가능한 발전: 토착어로 문학하기와 세계 사전에 나타난 지역어’를 주제로 한 유네스코·겨레말큰사전 국제학술포럼 기조강연에서 “한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 언어에 반영된 문화와 정신까지 사라져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사라져 가는 언어를 보존해야 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문화인류학적 이유다. 언어 속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이 쌓은 자연과 사회 환경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는데, 언어의 보존은 인류의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북아메리카의 미크맥어는 가을에 부는 바람 소리에 따라 나무에 다양한 이름을 붙인다. 어떤 나무가 70년 전과 다른 이름이 지금 붙여져 있다면 이 나무 이름의 변화를 통해 그 기간에 나타난 자연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언어학적 이유다. 권 교수는 “사라져 가는 언어를 보존함으로써 개별 언어가 지닌 다양한 어휘와 문법을 보존할 수 있다”며 “만주·퉁구스어파의 솔론어에는 순록을 나타내는 명칭이 암수, 털의 색과 무늬, 나이 등에 따라 명칭이 30가지로 정교하게 분화돼 있고, 잠비아에서 사용하는 벰바어는 과거 시제를 네 단계로 분화한다. 이 언어들이 사라진다면 이러한 어휘와 문법의 다양성과 섬세함을 동시에 잃고 만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사라져 가는 토착어를 보존하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했다. 첫째는 이들 언어를 되살려 직접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고, 둘째는 문서나 음성, 영상으로 기록해 남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사전 편찬은 지속가능하고 핵심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권 교수는 “그러나 사전 편찬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국가기관이나 학술단체의 재정과 행정 지원 아래 언어학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더해져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권 교수는 “세계화와 정보화에 힘입어 영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언어 다양성이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영어 공용어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형식적으로는 토착어가 공용어 위치를 차지하고 있더라도 기술이나 학문 분야에서는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술과 학문의 종속 현상이 일어나고, 민족 고유문화는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방언과 사전’을 주제로 발표한 강영봉 제주어연구소장은 “작업 중인 제주 방언사전은 ‘토박이 의식이 반영된 뜻풀이’, ‘인접 학문의 성과 반영’, ‘부분 명칭’, ‘제주 방언의 특징이 드러나는 항목’, ‘조어법 문제’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것에 대한 논의가 ‘친절한 사전’에 가까이 가는 길이고, 방언사전이 국어사전에 기여해야 하는 역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강 소장은 ‘토박이 의식이 반영된 뜻풀이’란 “제주도의 자연 환경, 인문 환경, 역사, 민속 등의 내용이 포함될 때 방언에 맞는 뜻풀이가 된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사물의 부분 명칭은 조사가 시급한 영역이다. 간혹 국어사전이나 민속사전에서도 다루어지고 있으나 방언사전에서도 반드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잠녀(해녀)들이 물질할 때 입었던 ‘물소중의’는 메친, 허리, 처지, 밋, 굴, 달마기, 쾌, 곰 등으로 구성되는데, 방언사전에서는 이것 모두를 표제어로 제시하고 끝에 ‘→물소중의’라고 표시해 ‘물소중의’를 찾아가도록 한다고 했다.안상혁 몽골국제대 교수는 만주 북부의 헤이룽강 유역에 사는 다우르족의 ‘다우르어 사용 전망과 표준화된 사전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다우르어는 알타이어족의 몽골어파에 속하는데 사라질 위기에 놓인 토착어 중 하나다. 안 교수는 다우르어가 “주어+목적어+동사 어순을 가지고 있다. 겹자음도 있고, 문법 기능은 주로 접미사로 이뤄지며, 모음조화, 구개음화 현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안 교수는 “다우르어 입말이 활력성을 가져도 그들의 풍부한 언어와 문화 유산을 기록하고 보존하고 전승하는 글말이 함께 상용되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절멸 위기의 언어에서 심각한 절명 위기 언어로 분류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우르 민족의 언어와 문화는 인류의 귀중한 문화 유산이다. 다우르어는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대륙에 흩어져 있는 몽골어파 언어들 가운데 중세 몽골어의 흔적을 가장 많이 간직한 언어”라며 “여러 정치·사회·문화적인 환경의 변화 속에서 사용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현행 이중 언어 대조 사전이나 어휘집 수준의 사전류를 넘어 표제어와 뜻풀이가 모두 다우르어로 구성된 ‘표준 다우르어 사전’의 편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겨레말큰사전’은 남북 언어문화 통합을 위해 남북 국어학자들이 만들고 있는 국어대사전이다. ‘겨레말큰사전 편찬과 지역어’를 주제로 발표한 김강출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편찬부실장은 “겨레말큰사전은 사전 편찬에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남과 북이 공동으로 합의·해결한 통일 지향적인 사전으로, 정보화 시대의 요구에 맞게 전자사전을 동시에 발행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언어 정보를 주는 현대 사전을 지향하고 있다”며 “남과 북의 편찬위원과 실무진은 남북의 언어문화 통합뿐만 아니라 절멸 위기에 놓은 우리 겨레의 지역어 보존을 위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과 북의 지역어를 꼼꼼히 조사 채집해 국어사전에 싣는 것은 절멸 위기에 놓인 지역어 보존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편찬부실장은 “지역어 보존과 계승을 위해서는 남과 북의 국어학자, 방언학자뿐만 아니라 민속학자, 사전 편찬자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구술 자료를 전자사전에 탑재해 국어사전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해당 지역어의 발음, 해당 용례의 음원, 관련 동영상을 탑재해야 한다”고 밝혔다.
  • ‘공공안녕·질서유지’ 임무에도… 주최측 없는 인파엔 소극적인 경찰

    ‘공공안녕·질서유지’ 임무에도… 주최측 없는 인파엔 소극적인 경찰

    “한강진역부터 녹사평역까지 차량 통제만 했어도 왕복 4차선 도로 공간이 확보돼 밀집도가 낮아졌을 겁니다.”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31일 핼러윈축제 당시 경찰의 사전 안전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주최측이 있든 없든 10만명 넘는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면 유관 기관의 요청이 없다고 해도 질서유지 권한을 행사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최측 없는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행사에 대한 매뉴얼은 없다”면서 “상당한 인원이 모일 것은 예견했지만 다수 인원의 운집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예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뉴얼이 없더라도 ‘경찰법’에 따라 국민 생명 보호나 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해서라면 자체 판단으로 경찰력을 투입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행 경찰법 제3조는 경찰의 임무로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 공공의 안녕에 대한 위험 예방과 대응을 위한 정보 수집·작성·배포, 그 밖에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 등 여덟 가지를 나열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도 지난 27일 ‘핼러윈 종합치안 대책’을 내놓으며 시민 안전과 질서 유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그런데도 참사 당일인 29일 경찰은 13만명이 찾은 이태원 일대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다. 전체 배치 인원 137명 중 60% 넘는 인원(85명)이 수사와 외사 인력으로, 마약 등 불법 단속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코로나19로 방역이 중요했던 2020년과 지난해 용산구와 용산경찰서는 핼러윈을 앞두고 합동대책 회의도 했지만 올해는 열리지 않았다. 이태원 핼러윈축제는 연례 행사로 굳어져 내국인뿐 아니라 수많은 외국인이 방문하는 축제인데 주최측이 없다는 이유로 관련 기관 사이에 유기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반면 지난 15~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태원 지구촌축제 때는 이틀간 이태원로와 보광로 일부 구간이 통제됐다. 용산구의 요청으로 경찰 경비, 교통 인력 등 109명이 축제 관리에 투입됐다. 이틀간 약 100만명이 다녀갔는데도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다. 지난 15일 부산에서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때도 소속사 하이브가 주관하고 부산시가 행사를 지원한 덕에 경찰에서도 경찰특공대 등 1300명을 행사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핼러윈축제 때) 10만명 이상이 모일 수 있다는 예상을 했으면서도 경찰이 1차적 의무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면서 “주최자 유무와 관계없이 참가 인원수, 면적당 인원수가 일정 규모 이상이면 경찰이 개입할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인원 밀집이 과도하게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매뉴얼보다 적극적이고 유연한 경찰력 행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고 현장은 좌우로 사람들이 빠져나갈 길이 없는 T자형 구조에 경사가 가파른 길이었던 만큼 사고 위험에 대한 예측이 가능했다는 지적도 있다. 문현철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주최자 없는 밀집 인파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없다는 해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가진 공무원이 경찰법과 재난안전법을 숙지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관할 경찰서의 경찰력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면 지방청에 지원을 요청해 안전 인력 증원을 요구했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 주최자 없는 행사는 매뉴얼 없다?… 경찰 ‘공공의 안녕 유지’ 의무는 어디에

    주최자 없는 행사는 매뉴얼 없다?… 경찰 ‘공공의 안녕 유지’ 의무는 어디에

    “한강진역부터 녹사평역까지 차량 통제만 했어도 왕복 4차선 도로 공간이 확보돼 밀집도가 낮아졌을 겁니다.”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31일 핼러윈 축제 당시 경찰의 사전 안전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주최 측이 있든 없든 10만명 넘는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면 유관 기관의 요청이 없다고 해도 질서유지 권한을 행사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최 측 없는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행사에 대한 매뉴얼은 없다”면서 “상당한 인원이 모일 것은 예견했지만 다수 인원의 운집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예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뉴얼이 없더라도 ‘경찰법’에 따라 국민 생명이나 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해서라면 자체 판단으로 경찰력을 투입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행 경찰법 제3조는 경찰의 임무로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 예방과 대응을 위한 정보 수집·작성·배포, 그밖에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 등 8가지를 나열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도 지난 27일 ‘핼러윈 종합치안 대책’을 내놓으며 시민 안전과 질서 유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그런데도 참사 당일인 29일 경찰은 13만명이 찾은 이태원 일대 도로 통제를 하지 않았다. 전체 배치 인원인 137명 중 60% 넘는 인원(85명)이 수사와 외사 인력으로 마약 등 불법 단속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코로나19로 방역이 중요했던 2020년과 지난해 용산구와 용산경찰서는 핼러윈을 앞두고 합동대책 회의도 했지만 올해는 열리지 않았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연례 행사로 굳혀져 내국인뿐 아니라 수많은 외국인이 방문하는 축제인데 주최 측이 없다는 이유로 관련 기관 사이에 유기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반면 지난 15~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태원 지구촌 축제 때는 이틀간 이태원로와 보광로 일부 구간이 통제됐다. 용산구 요청으로 경찰 경비, 교통 인력 등 109명이 축제 관리에 투입됐다. 이틀간 약 100만명이 다녀갔는데도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다. 지난 15일 부산에서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때도 소속사 하이브가 주관하고 부산시가 행사를 지원한 덕분에 경찰에서도 경찰특공대 등 1300명을 행사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핼러윈 축제 때) 10만명 이상이 모일 수 있다는 예상을 했으면서도 경찰이 1차적 의무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면서 “주최자 유무와 관계없이 참가 인원 수라든가 면적당 인원 수를 규정하는 등 경찰이 개입할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인원 밀집이 과도하게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매뉴얼보다는 적극적이고 유연한 경찰력 행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고 현장은 좌우로 사람들이 빠져나갈 길 없는 T자형 구조에 경사가 가파른 길이었던 만큼 사고 위험에 대한 예측이 가능했다는 지적도 있다. 문현철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주최자 없는 밀집 인파에 대한 대응 메뉴얼이 없다는 해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가진 공무원이 경찰법과 재난안전법을 숙지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관할 경찰서의 경찰력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면 지방청에 지원 요청해 안전 인력 증원을 요구했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 송창근 KMK글로벌스포츠그룹 회장 울산대 ‘명예경영학박사’

    송창근 KMK글로벌스포츠그룹 회장 울산대 ‘명예경영학박사’

    세계 신발업계 ‘큰손’ 송창근(62) 인도네시아 KMK 글로벌스포츠그룹 회장이 울산대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울산대는 사람을 존중하는 ‘휴먼 터치 경영’으로 한국과 울산대의 글로벌 가치 선도에 기여한 송창근 회장에게 울산대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31일 밝혔다. 송 회장은 1985년 울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단돈 300달러로 인도네시아에서 신발제조업을 시작해 나이키, 컨버스, 헌터부츠 등 세계적인 브랜드화를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하면서 신발업계 신화를 썼다. 현재는 6개 계열사에 3만여 명의 종업원을 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송 회장의 도전과 성공신화는 2012년 KBS1-TV ‘글로벌 성공시대’에 ‘미스터 신발’로 소개되기도 했다. 송 회장은 평소 “기업가로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자기 인생을 투자한 종업원, 즉 ‘사람’이며,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라 ‘기브 앤 기브’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KMK 글로벌스포츠그룹은 각 계열사 내 병원과 이·미용실 운영, 직업전문학교인 ‘나이키 스쿨’ 개설, 장학재단 설립, CEO가 직접 찾아가는 가정방문 프로그램 등으로 현지 업계 이직률 최하위와 함께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로 손꼽히고 있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개교 이래 졸업생에게 수여하는 최초 명예박사 학위이자 울산대의 본질적 가치를 창출한 업적을 기리는 진정 명예로운 학위”라고 축하했다. 송 회장은 답사에서 “경험적으로 착한 CEO, 창의적인 CEO가 성공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번 학위를 계기로 더 겸손한 마음으로 회사를 경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랑이 사랑을 낳고,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과 기쁨으로 최선을 다할 때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대는 1995년 이관 초대 총장(명예철학박사), 2002년 심완구 전 울산시장(명예행정학박사), 2009년 거스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명예경영학박사), 2010년 이바르 이에버 미국 렌슬러공대 명예교수(명예물리학박사), 2016년 작곡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명예철학박사), 2018년 간이식 세계 권위자 이승규 울산의대 석좌교수(명예철학박사)에 이어 일곱 번째 명예박사를 배출했다.
  • 카펫: 실크로드의 역사와 아름다움’ 2022 실크로드 인문학 국제학술회의 열어

    카펫: 실크로드의 역사와 아름다움’ 2022 실크로드 인문학 국제학술회의 열어

    ‘카펫: 실크로드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주제로 ‘2022 실크로드 인문학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11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 동안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천관 4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리는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계명대 실크로드 중앙아시아연구원이 주관하고, 경상북도의 후원과 (주)삼한C1의 협찬으로 마련됐다 세계 12개국 석학들과 전문가 20명이 초청된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우리는 인류문명의 동맥 실크로드를 따라 이루어진‘문명교류’에 관해 9년째 연구에 임하고 있다”며,“그 주요 교역품이자 인류 최고의 예술품인 카펫을 통해 실크로드 선상의 문명교류의 역사가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조연설은 버몬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세계역사학회장을 역임한 알프레드 안드레아 교수가 ‘둔황 막고굴(莫高窟) 예술에서의 서역 카펫들’을 주제로 강연한다. 5개의 분과로 진행된다. 계명대의 실크로드 인문학 국제학술회의는 경북도의 지원과 협력으로 개최되고 있다. 2014년 첫해에는‘한국과 중앙아시아 교류 협력 증진을 위한 인문학적 과제’를 주제로, 2015년‘실크로드와 중앙아시아 민속, 음악과 미술’, 2016년‘실크로드 문명교류’, 2017년‘한국-이란 관계: 미래 세계 협력관계를 위한 과거와 현재 조망’, 2018년에는 처음으로 터키 이스탄불대학교에서‘터키와 한국의 문명교차’를 주제로 학술회의가 열렸다. 2019년‘둔황으로 가는 길: 시공간적 메트릭스로서 실크로드’, 2020년‘중앙아시아의 교류와 갈등: 고대부터 현대까지’, 2021년에는‘실크로드의 섬유: 원산, 전파 및 교류 ’를 주제로 학술회의가 열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다. 2014년 실크로드 중앙아시아연구원을 개원한 계명대는‘실크로드 인문학 국제학술회의’를 통해 천년 전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하며 찬란한 문명의 시대를 열었던 신라문화를 학술적으로 재조명하고, 실크로드 주요 거점 국가와 문화?경제교류 활성화를 통한 네트워크 구축하고 있다.
  • 진보 대법원 뒤집은 닉슨… 2년 6개월간 대법원장·대법관 3명 임명 [이상돈 명예교수의 지금의 미국 알려면 1970년대 읽어라]

    진보 대법원 뒤집은 닉슨… 2년 6개월간 대법원장·대법관 3명 임명 [이상돈 명예교수의 지금의 미국 알려면 1970년대 읽어라]

    진보, 美 가치·법질서 훼손 인식 닉슨 ‘엄격한 법해석’ 대선 공약 친분 있던 버거 대법원장에 지명보수 4인·중도 2인·진보 3인 구성 ‘닉슨 대법원’ 생각보다 진보 성향 백인·흑인 스쿨버스 함께 등하교 “사형제도 잔혹·자의적” 위헌 판결 논란의 ‘낙태 자유화’ 7대2로 통과1968년 대선을 앞두고 리처드 닉슨은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헌법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법률가를 대법관으로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1953년에 대법원장이 된 얼 워런(1891~1974)이 이끄는 대법원은 매사에 진보적이었다. 워런 대법원은 흑백 인종차별을 철폐하고 형사피의자와 피고인의 권리를 두텁게 보장했다. 선거구 인구 불평등을 위헌으로 판시해서 미국 사회에 큰 변혁을 가져오기도 했다. 하지만 닉슨을 위시한 보수 정치인과 법률가들은 진보적 대법원이 미국의 전통적 가치와 법질서를 훼손한다고 보았다.●진보 성향 에이브 포터스 대법관 사임 1968년 3월 31일 존슨 대통령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워런 대법원장은 존슨이 후임 대법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6월 26일, 존슨은 에이브 포터스(1910~1982) 대법관을 후임 대법원장으로 지명했다. 예일 로스쿨을 나온 유대인인 포터스는 존슨의 친구로 1965년에 대법관으로 임명됐는데, 모든 사안에 대해 진보적이었다. 워런 대법원장은 포터스를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러던 중 포터스가 고액 보수를 받고 강연을 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포터스는 존슨에게 지명 철회를 요청했고, 존슨은 지명을 철회했다. 이렇게 해서 차기 대법원장은 다음 대통령이 임명하게 됐다. 그해 11월 대선에서 닉슨이 당선됐다. 1969년 5월 라이프지(誌)가 포터스 대법관이 변호사 시절부터 알던 금융계 인사로부터 매년 2만 달러씩 자문비를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폭로했다. 법무부가 조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등 파문이 커지자 워런 대법원장은 포터스에게 사임을 권했다. 5월 19일 포터스는 사표를 제출하고 대법원을 떠났다. 상심한 워런 대법원장도 은퇴를 표명했다. 닉슨 대통령은 대법원장뿐만 아니라 대법관 1인을 추가로 임명할 수 있게 됐다.닉슨 대통령은 워런 버거(1907~1995) 컬럼비아 지구(DC) 연방항소법원장을 후임 대법원장으로 지명했다. 버거는 상원 인준을 거쳐서 그해 6월 23일 취임선서를 했다. 미네소타 출신인 버거는 아이젠하워 행정부에서 법무차관보를 지내서 닉슨과 아는 사이였다. 닉슨은 포터스의 후임으로 남부 출신 보수 법률가를 임명하고자 했다. 닉슨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인 클레멘츠 헤인스워스 제4연방항소법원장을 지명했으나 과거의 인종차별적 발언 등으로 상원에서 45대55로 인준이 부결됐다. 이에 닉슨은 플로리다 출신인 제5연방항소법원 판사 해럴드 카스웰을 지명했으나 그 역시 인종차별 성향임이 드러나서 상원에서 45대51로 인준이 부결됐다. 닉슨은 남부 출신 대법관 지명을 포기하고 버거 대법원장이 추천한 해리 블랙먼(1908~1999) 제4항소법원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했다. 1970년 6월 상원은 미네소타 출신으로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블랙먼을 94대0으로 통과시켰다. 1971년 9월 휴고 블랙(1886~1971) 대법관과 존 할런(1899~1971) 대법관이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블랙은 30년 넘도록 진보적 판결을 주도해 온 대법관이었고, 할런은 법률 논리가 탁월한 보수 대법관이었다. 닉슨은 대법관 2명을 또 임명할 수 있게 됐다. 닉슨 대통령은 버지니아 출신으로 미국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루이스 파월(1907~1998)과 법무부 차관보이던 윌리엄 렌퀴스트(1924~2005)를 대법관으로 지명했다. 렌퀴스트는 대법관 후보군을 관리하는 책임을 지고 있었는데, 그가 적절한 대법관 후보를 찾지 못하자 닉슨 대통령이 그를 대법관으로 지명한 것이다. 파월에 대한 인준은 89대1로 무난하게 상원을 통과했으나 렌퀴스트에 대한 인준은 68대26으로 힘들게 통과했다. 두 사람은 1972년 1월 7일에 취임 선서를 했다. 불과 2년 반 동안 닉슨은 대법원장과 대법관 3명을 임명하는 기록을 세웠다. 닉슨은 자신이 대법원을 보수 4인, 중도 2인, 진보 3인으로 바꾸었다고 생각했고 언론은 새로 구성된 대법원을 ‘닉슨 대법원’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렇게 구성된 대법원은 닉슨이 기대한 만큼 보수적이지 않았다. 1971년 4월 대법원은 스쿨버스로 학생들을 멀리 통학시켜서라도 백인 학생과 흑인 학생을 통합시켜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많은 백인 학생들이 멀리 떨어진 흑인 학생이 많은 학교로 스쿨버스를 타고 다니게 돼서 백인 학부모들의 강력한 저항을 초래했다. 닉슨은 이 문제에 연방법원이 개입하는 데 반대했으나 버거 대법원장은 대법관 전원 판결로 닉슨의 기대를 저버렸다. 1971년 6월 30일 대법원은 6대3 판결로 미국 정부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기밀문서로 분류된 펜타곤 페이퍼를 게재하는 것을 금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버거 대법원장과 블랙먼 대법관 그리고 할런 대법관은 닉슨의 입장을 지지해서 반대 의견을 냈다. 1972년 6월 대법원은 5대4 판결로 사형에 대해 잔혹한 형벌이며 자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로 위헌으로 판시했다. 버거 대법원장과 블랙먼, 파월, 렌퀴스트 대법관이 반대 의견을 냈다. 이 판결로 미국 전역에서 사형 집행이 중지됐고 사형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주(州)는 형법을 개정해서 사형 판결 요건을 엄격히 정해야만 했다.●미국을 분열시킨 ‘낙태 자유화 ’판결 1960년대 들어 여권주의자들은 임신은 여성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며 원치 않는 출산을 중단시킬 권리를 요구했다. 1970년 뉴욕주가 낙태 요건을 대폭 완화한 법률을 제정했다. 1970년대 초까지 뉴욕, 워싱턴 등 4개 주가 임신 초기의 낙태를 허용해 낙태를 금지하는 주에 사는 여성도 낙태를 허용하는 주에 가서 낙태를 할 수 있게 됐다. 낙태 자유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은 낙태금지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해서 대법원이 이 문제를 다루게 됐다. 1973년 1월 22일 대법원은 낙태금지법이 헌법이 보장하는 여성의 사생활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판결했다(로 대 웨이드 판결). 대법원은 7대2로 판결을 내렸는데, 닉슨이 임명한 블랙먼 대법관이 판결문을 썼고, 바이런 화이트 대법관과 렌퀴스트 대법관은 반대했다. 대법원은 임신 첫 3개월 동안 여성은 자기 의사로 낙태를 할 수 있으며 다음 3개월 동안 주는 여성의 건강을 위해서 규제할 수 있으며, 마지막 3개월 동안은 여성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경우가 아니면 주법으로 낙태를 금지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자신들이 낙태를 둘러싼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판결은 복음주의 기독교와 가톨릭 교회를 중심으로 한 생명운동(Pro-Life Movement)을 촉발시켰다. 낙태 반대 운동은 보수 정치에 영향을 주어 1980년대 들어 공화당 정치인은 낙태 자유화를 입에 올릴 수 없게 됐다. 오늘날 낙태에 대한 입장은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정체성 차원의 문제가 돼 버렸다. 낙태 등 여러 사안에서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 온 렌퀴스트 대법관은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대법원장으로 임명돼 대법원이 본격적으로 보수화하는 계기가 됐다. 2022년 6월 24일 대법원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고 낙태는 각 주가 스스로 규제하도록 했다. 클린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이 판결에 반대했다. 중앙대 명예교수
  • ‘정치 편향’ 논란 김원웅 전 광복회장 별세

    ‘정치 편향’ 논란 김원웅 전 광복회장 별세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30일 별세했다. 78세. 유족에 따르면 최근 김 전 회장은 암 투병 중이었다. 1944년 중국 충칭에서 태어난 김 전 회장은 서울대 재학 중 한일회담 반대 투쟁을 주도한 혐의로 투옥된 바 있고 공화당 사무처 공채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제14·16·17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민정당·민주당·한나라당·개혁당·열린우리당 등 여러 당적을 거쳤다. 독립운동가 집안 장남으로 태어난 이력으로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회장,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회장 등을 지냈다. 2009년 정계 은퇴 이후 2019년 광복회장으로 당선됐지만, 활동 기간 동안 숱한 정치 편향 논란을 일으켰다. 김 전 회장은 지난 5월 광복회가 국회에서 운영하던 야외 카페 ‘헤리티지 815’의 수익금을 사적 용도로 썼다는 의혹 등을 받고 회장직에서 물러나 검찰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유족으로 부인 진옥선 가천대 명예교수 등이 있다. 발인은 다음달 1일이며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빈소 없이 가족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고인은 생전 운영하던 강원 인제 약초학교에 안장될 예정이다.
  • [부고]박명희 씨 별세

    ▲박명희 씨 별세, △모친상=곽윤근(금오공과대학교 건축학부 명예교수), 곽경근(쿠키미디어 취재본부 국장), 곽미애(전직교사), 곽제상(주하이엔씨(주) 대표이사) △시모상=홍혜경, 여은경(청원여고 교사), 박지나(웹툰작가) △빙모상=방찬식(전 LRQA 심사원) △빈소= 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송파구 풍납동) △발인= 2022년 11월 1일(화)오전 8시 △장지=이천시 호법면 동산리 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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