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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고미술사학계 원로들 감정싸움 어쩌나

    고고미술사학계 원로들이 날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감정 싸움으로까지 비화되는 양상이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립경주박물관장을 지낸 강우방(70) 일향한국미술사연구소장은 지난 11일 연구소 홈페이지에 ‘김광언 선생님께 올리는 글’을 실었다. 강 소장은 이 글에서 국내 1세대 고고학자인 삼불 김원용(1922~1993)에 대해 “젊은 나이에 한국미술사와 한국고고학 개론서를 썼다. (하지만) 깊이 연구한 적이 없어 대표적 논문이 없다. 그런 상태에서 나열식 개론서를 썼다는 것은 학문적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한 뒤 “백제미술의 비밀을 밝힐 수 있는 무령왕릉 발굴도 하룻밤에 흙과 유물을 몽땅 가마니에 쓸어 담은 뒤 끝내버렸다.”고 공격했다. “(김광언 선생님은) 민속학자라서 잘 모르시겠지만”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유홍준(62) 명지대 교수에 대해서는 “답사기에 오류가 많고 올바른 해설이 없다.”, “연구에 게을러 대표 논문이 없다.”, “저서는 많지만 오류가 너무 많고 위작이 많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는 김광언(72) 인하대 명예교수가 한 일간지에 실은 투고문에 대한 재반론이다. 앞서 김 명예교수는 강 소장이 이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삼불 등을 비판하자 반론을 제기했다. 김 명예교수는 지난달 23일 “이미 삼불 선생이 ‘고고학도로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내가 잘못하였다’는 참회의 고백을 여러 차례 했는데 (강 소장이) 40년 전 일을 계속 되씹는 까닭이 무엇이냐.”, “정년이 코앞에 닿은 대학교수를 이웃집 아이처럼 ‘유홍준’이라고 내붙인 것은 도를 넘어선 타박이다. 선생이라 불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명예교수와 유 교수는 ‘김원용 사단’으로 통한다. 강 소장은 신랄한 실명 비판으로 유명하다. 두 원로가 발끈하는 갈등의 핵심에 삼불 김원용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계 일각에서는 “속으로야 어찌됐든 공적 토론의 장에서는 학문적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감정싸움 양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기고] 정부·지도층, 공정사회 조성에 무한 책임/김계환 광운대 법과대 명예교수·한국공공사회학회장

    [기고] 정부·지도층, 공정사회 조성에 무한 책임/김계환 광운대 법과대 명예교수·한국공공사회학회장

    기대를 안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집권기가 어느새 4년째 중반을 지나는 지금 사회지도층의 비리와 부조리로 나라가 온통 혼란스럽다. 부조리를 감독하여야 할 국세청과 금융감독원 등이 도리어 비리와 부조리의 온상이 되었다. 출범 초기 다소 실효를 거두는가 싶었던 개혁은 어느새 기운이 꺾이고 있다. 한나라의 발전과 질서는 단순한 구호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 사회의 구성원이 모두 그 사회가 공정한 룰에 의해 작동하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공동체에 대한 가치관 형성에 사회지도층의 책무는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출범 초기부터 이 정부가 추구한 신자유주의는 경쟁을 통한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것인데, 여기서 경쟁은 공정한 게임(fair play)이 되어야 한다. 페어플레이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정한 사회는 윤리와 도덕이 살아 있는 사회일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사태는 공정한 사회가 요원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심각한 가치관 혼란의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자신보다 더 가진 자들을 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앞지르려 하고, 자기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는 공동체 사회를 파괴하기 마련이며, 공동체의 파괴는 개인의 행복을 깨뜨린다. 이러한 사회를 바로잡으려면 사회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는 사회 윤리와 공동체 가치관 확립이 시급하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참여가 공동체의 번영에 이바지하고, 그 과정에서 개인의 행복과 복지가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공동체의 위기가 곧 자신의 위기이며, 공동체의 발전이 자신의 행복과 직결된다는 사회공동체 윤리 의식을 확립하여야 한다. 공정한 사회는 경쟁과 분배에서 불법이나 사위(詐僞)가 없는 건전한 사회일 것이다. 그리하여 정직하고 근면 성실한 사람이 잘사는 사회 풍토가 시급히 조성되어야 한다. 성실하지 못한 사람이 성실한 사람보다 더 잘사는 사회가 된다면 그 사회에서는 정당한 노력이나 선의의 경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공동체 윤리 의식은 개인과 공동체가 모두 도덕적, 윤리적으로 자기의식을 가질 때 확보될 수 있다. 사회공동체 윤리 의식은 개개인이 스스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그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공정한 게임이 되도록 지키는 것이다. 우리가 몸담은 사회공동체는 미래 세대의 공동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동체에 대한 가치관의 확립은 미래지향적인 새 시대를 건설하는 원동력이 된다. 특히 정부와 사회지도층은 우리 공동체 사회가 공정한 사회가 되도록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데 무한 책임을 진다. 따라서 요즘같이 나라가 어지러울 때 사회지도층은 반성하고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정부 또한 마찬가지다. 그래야 공정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더욱 강조되는 때다.
  • [부고]

    ●이경재(전 기업은행장)명재(전 검찰총장)정재(전 금융감독위원장)병재(우리파이낸셜 사장)상재(사업)춘재(가톨릭대 명예교수)씨 모친상 서상록(전 인천전문대학장)씨 장모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30분 (02)3410-6901 ●심영식(전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씨 별세 형(주식회사 신흥 차장)씨 부친상 이재헌(삼성물산 상무)김권회(법무법인 화우 변호사)씨 장인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3410-6917 ●김성범(전 효성중공업 감사)씨 별세 유동(미국 특허변호사)영희(경인교육대 교수)씨 부친상 조재국(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최천권(누리사랑교회 목사)씨 장인상 9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30분 (031)787-1502 ●서평민(에스와이이여행사 대표)보민(삼우약국 대표)형민(포스코건설 부장)씨 부친상 유태준(전 신용보증기금 전무이사)김재협(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씨 장인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10시 (02)3410-6915 ●강맹훈(서울시청 도시개발과장)씨 모친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10시 (02)3410-6903 ●김창제(전 MBC 편성이사)씨 모친상 권태협(전 포스코 상무이사대우)박덕상(목사)강신민(동부건설 부장)씨 장모상 8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2258-5965 ●양영훈(전 중앙일보 사진부장)씨 별세 보성(영화 제작)윤정씨 부친상 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2일 오전 5시 30분 (02)2258-5957 ●임진남(한양대 화학공학과 명예교수)씨 별세 태원(캐나다 거주)지원(한남대 화학공학과 교수)세원(사업)씨 부친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02 ●엄태호(전 손해보험협회 감사실장)씨 부친상 10일 일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31)900-0444 ●형민우(연합뉴스 광주·전남취재본부 기자)미랑(전남 담양군 월산보건지소)씨 모친상 구회성(서석개발 대표)임형택(기업은행 주안공단지점 부지점장)최정식(명진산업개발 대표)씨 장모상 10일 조선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62)231-8901 ●장철기(전 한국은행 충청본부장)민기(전 밀레니엄힐튼호텔 전무)선숙(사업)씨 모친상 이병순(미세스장어학원 원장)씨 시모상 장진우(H&C PSM 부사장)진혁(도이치뱅크 뉴욕본부)진욱(신한은행)씨 조모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010-2237
  •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시청 앞 광장이나 청계천 광장은 수 만 개의 촛불로 환히 밝혀지곤 했다. 이유는 다양했다. 국제법 위반에, 명분도 없는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가 탄핵하는 사태에 분개할 때도 모였다.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 인하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도 모였다. 또 졸속적인 외교 협상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을 때도 촛불은 소리없는 아우성을 밤하늘에 내질렀다.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 시민들이 부르던 ‘아침이슬’을 들으며 반성했다지만, 소통 부재의 상징과도 같은 ‘명박산성’이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고 국민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막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법을 만들고 바꾸는 고유한 역할을 가진 국회 또한 민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몇 차례 촛불집회를 통해 특정한 정치 이슈에 직접 참여하며 그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민주주의(民主主義)의 결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참여는 절실해도 방법은 제한적이다. 흔히 드러나는 방법은 시위다. 아무리 유쾌하고 즐겁게 해도 경찰의 몽둥이와 방패, 물대포 세례는 감수해야 한다. ‘집시법’, 도로교통법 등 갖다 붙이면 되는 실정법 위반으로 경찰서 철창 또는 감옥행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참가하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대단히 높은 결의를 요구하는 방법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아니지만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주민투표, 주민소환제, 주민발의제 등이 시행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청원 서명이 조작, 대필 논란을 낳고 있거나 제주도의 주민소환제가 투표율 미달로 부결됐듯, 직접민주주의를 왜곡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주민발의제를 채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민발의운동이 펼쳐질 때마다 다국적 자본이나 대기업 등의 이익집단이 막대한 돈의 위력을 앞세워 이를 무력화시켰다. 결국 각성된 시민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투표율을 끌어올려 ‘시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좋은 대표자’를 뽑자는 주장이다. 현행 제도의 틀 안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몇 년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서 보았듯 그조차 또 다른 선출자(입법부)에 의해 언제든지 전복될 수 있다. 선거 때면 막대한 선거운동 자금이 필요하고,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부패의 고리 안에 엮이게 되고, 재벌이나 특정 이익집단 등에 휘둘리는 국회, 정쟁으로 점철되며 냉소와 무관심을 자초하는 국회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추첨 민주주의’(손우정·이지문 옮김, 이매진 펴냄)는 ‘무작위 추첨제’로 국회의원을 뽑자고 제안한다. 직접 민주주의의 현실화다. 대단히 담대하거나 아니면 황당할 정도로 엉뚱한 정치적 상상력을 진지하게 펼쳐 나간다. 책에 따르면 무작위로 추첨해서 국회의원을 선발할 경우 궁극적으로 노동자, 농민, 여성 등 계급·계층별 비례가 반영된다. 추첨 의원들은 진정한 국민 전체의 대표성을 가짐으로써 ‘직접 대의’(direct-representation)가 가능해진다. 지나치게 복잡한 법안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정되고 제정될 수 있으며, 소수정당의 활동 공간도 넓어질 수 있고, 젊은 의원이 늘어나 획기적인 세대교체가 가능하며,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어 시민사회의 영역이 늘어나는 등 무수한 장점을 갖고 있다. 실제 프랑스의 사상가 샤를 몽테스키외(1689~1755)는 “추첨에 의한 선발은 민주정의 특성이요, 선거에 의한 선발은 귀족정의 특성이다. 추첨은 각각의 시민에게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희망을 준다.”고 얘기한 바 있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82) 박사 역시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대표자를 통한 간접 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일찌감치 내다봤다. 그런데 왜 시행되기는커녕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을까. 책을 함께 쓴 어니스트 칼렌바크는 생태환경운동가이고, 마이클 필립스는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명예교수다. 이들은 추첨으로 선발되고 연임이 불가능한 의원들이 경험을 쌓기 어렵다는 문제점, 뛰어난 입법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시민들의 통제를 받을 수 없게 되며 경솔하고 무책임한 의정활동이 벌어질 수 있는 문제, 부정부패에 노출될 위험성 등 여러 반론들을 스스로 던진다. 그리고 꼬박꼬박 반박한다. 임기를 3년으로 하되 매년 3분의 1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며, 배심원제 운영 원리를 의원 추첨제에 준용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가장 큰 걸림돌이야말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팽배한 지배 엘리트주의에 대한 막연한 추종,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계층에 대한 비하 의식, 무작위 추출이 갖고 있는 정교하고 체계적인 수학이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음을 들며 논박한다. 또한 흑인이나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고자 할 때 제기된 우려와 반대 논리가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음을 얘기하며 추첨 민주주의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추첨 민주주의’를 번역한 이지문(43)씨는 1992년 당시 육군 중위 신분으로 군대 부재자투표 부정선거를 양심선언한 인물로 구속, 일병 불명예 제대, 대기업 입사 취소 등 고초를 겪었다. 삶의 관성, 제도의 관행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담대한 상상력이자 구체적인 용기다. 1만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오생근 교수 등 4명 ‘학술원상’

    대한민국학술원(회장 김상주)은 8일 정기총회를 열고 제56회 대한민국학술원상 수상자로 인문학 부문 서울대 오생근 교수, 자연과학 기초 부문 서울대 서세원 교수, 자연과학 응용 부문 서울대 이길성·고려대 송진원 교수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9월 16일 학술원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0만원이 주어진다. 학술원상은 1955년부터 매년 학술발전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 연구자에게 수여된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물리학자인 고려대 조성호(76) 명예교수와 지구과학 전공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장호완(68) 원장, 작물학자인 서울대 이홍석(79) 명예교수가 학술원 신임회원으로 선출됐다.
  • 참 종교인 3人이 바라본 평화는…

    참 종교인 3人이 바라본 평화는…

    강원용(왼쪽) 목사와 김수환(가운데) 추기경, 그리고 법정(오른쪽) 스님. 근래 소천·선종하거나 입적한 개신교, 천주교, 불교계 인사 중 ‘참종교인’으로 꼽히는 대표적 인물들이다. 종교계 안팎에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정신 잇기와 추모의 물결이 도도한 가운데 당대를 함께 부대끼며 살았던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 사람을 추억하며 종교 간 화합을 다지는 행사가 열린다. 개신교의 대화문화아카데미(원장 강대인)와 천주교의 김수환추기경연구소(소장 고준석 신부), 불교의 맑고 향기롭게(이사장 현장 스님)가 공동으로 30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명동성당 내 꼬스트홀에서 여는 ‘참종교인이 바라본 평화-김수환 추기경, 강원용 목사, 법정 스님과의 대화’.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송월주 스님이 강원용 목사, 김성수 대한성공회 대주교가 김수환 추기경,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가 법정 스님의 삶을 회고하면서 이들이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 소개한다. 이번 행사는 특히 고인이 직접 설립했거나 사후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탄생한 대화문화아카데미(강원용 목사)와 김수환추기경연구소(김수환 추기경), 맑고향기롭게(법정 스님) 등 세 단체가 뜻을 모아 함께 여는 행사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들 단체가 각각 개별적으로 고인들의 추모·기념행사를 열어 왔지만 한자리에 모여 이웃 종교인의 삶을 반추하며 종교 간 화합과 평화를 모색하는 행사를 열기는 처음이다. 대화마당이 끝난 뒤 이어질 ‘평화를 위한 이웃 종교 간 어울림’이란 주제의 대담도 흔치않은 자리.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갈등 원인이 되고 있는 종교의 모습을 성찰하면서 평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양해룡 신부,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기독자교수협의회장 이정배 교수 등이 대담에 참여할 예정이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생명의 窓] 밤하늘의 십자가/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

    [생명의 窓] 밤하늘의 십자가/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

    서울의 밤하늘에는 유독 붉은 십자가가 많이 보인다. 이런 십자가를 볼 때마다 물론 그것이 무엇보다 교회의 존재와 위치를 알리는 광고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간혹 그 십자가의 크기에 따라 교회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교회의 규모를 선전하는 선전판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며칠 전에 방문해 본 한반도 서쪽 끝에 위치한 전남 신안군 홍도(紅島)의 밤하늘에도 십자가 둘이 보였다. 이 경우 교회의 존재와 위치를 말해 주는 것 외에 바다에 떠 있는 배들을 위해 등대의 역할을 겸하기도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십자가의 뜻이 이런 것만일까? 물론 정통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에 의하면 십자가는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예수님의 희생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그의 외아들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 그가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히게 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당시 사형 집행을 위한 형틀로 쓰이던 십자가를 이처럼 소중하게 여기고 교회 지붕 꼭대기에다 붙이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이 그의 제자들을 향해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16:24)라고 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조건이 바로 나 스스로를 부인하고 나 스스로 십자가를 지는 것이라는 뜻이다.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십자가를 지고 가는 대신 십자가 아래에다 바퀴를 달아 ‘끌고’ 가거나 심지어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듯 십자가를 ‘타고’ 가려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상적으로 말하면 십자가는 바로 나를, 나의 헛된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을 의미하는 훌륭한 자기 비움의 상징이기도 하다. 다시 묻는다. 십자가의 뜻이 이것만일까? 이런 뜻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비그리스도인들에게는 별로 가슴에 와 닿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밤하늘의 십자가가 그리스도인들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비그리스도인들의 눈에도 들어옴으로써 비그리스도인들에게도 의미 있는 상징이 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우리 민족이 배출한 큰 스승 다석 류영모(1890~1981) 선생은 십자가를 한국의 전통사상인 ‘천지인(· ㅡ l) 삼재(三才)’로 푼다. 사람(l)이 땅(ㅡ)을 뚫고 위로 솟아 하늘(·)과 하나 됨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했다. 탁견이다. 사실 비교종교학적으로 볼 때 십자가는 다른 무엇보다도 ‘하나 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십자가의 본래 모양은 수직과 수평의 길이가 같았다. 수직과 수평의 조화, 이른바 ‘양극의 일치’를 뜻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십자가뿐 아니라 우리가 가까이서 보는 태극, 만(卍)자, 삼각형을 아래위로 겹쳐 놓은 유대교 다윗의 별, 심지어는 그리스도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물고기(ixthus) 표시도 모두 양극의 조화와 상생과 화합과 통일을 지향하는 ‘하나 됨’에 대한 이상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렇게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수많은 십자가를 보면서, 심지어 그 십자가 밑에서, 십자가의 근본 뜻인 ‘하나 됨’을 생각하지 못하고, 계속 분열과 분쟁만으로 치닫는 모순은 그야말로 비극이다. 이제 밤에 눈이 가는 곳마다 붉게 빛나는 십자가를 볼 때마다 그리스도인이든 비그리스도인이든 그것이 무엇보다 ‘하나 됨’의 상징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직접적으로 십자가 밑에서 살아가는 교인들의 하나 됨, 나아가 종교 간의 하나 됨, 사회 계층 간의 하나 됨, 지역 간의 하나 됨, 결국은 남북이 하나 됨 등 하나 됨을 염원하는 우리의 소원을 밝혀 주는 상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리고 그 하나 됨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 밤하늘의 십자가가 더욱 아름답게 보이지 않겠는가 생각해 본다.
  • 행복한 믿음, 그 다음은 뭘까?

    요즘 종교계에서는 ‘심층 종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맹목적인 믿음의 표피적 종교(표층 종교)가 아닌, 종교 본연의 영성적 체험과 속내를 제대로 보자는 인식의 변화들이다. “세상을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해야 할 종교가, 거꾸로 세상으로부터 교정받아야 할 대상이 됐다.”는 지탄과 한숨이 무성한 지금, 종교 바로보기를 겨눈 ‘심층 종교’에 대한 시선 집중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모든 종교의 심층에는 종교 자체의 중요성을 잃어버리게 하는 경지가 있다.” 현대 지성인의 사도라는 폴 틸리히가 남긴 이 말은 종교가 현재의 만족과 행복에 머무는 표층의 단계를 넘어선 공통의 지향점을 갖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깨달음을 통한 나와 남의 공존과 평화, 그리고 공동선을 향한 노력에 대한 눈뜸이다. 이는 빌어서 복을 구하는 기복이며 신과 나의 구분을 전제한 맹목의 믿음과 문자적 복종을 훌쩍 뛰어넘는 종교 심연의 천착이기도 하다. 모든 종교에는 표층과 심층의 속성이 맞물려 있으며 궁극적으로 그 심층의 종교로 닿기 위해 개인과 공동체의 깨달음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동서양의 많은 사상가며 철학자, 종교적 선지자들은 공교롭게도 그 심연의 종교를 중시한 공통점을 갖는다. 그렇다고 할 때 그 선지자며 선지식들의 사상과 흔적을 꿰뚫어본다면 요즘 종교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심층 종교’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가 최근 낸 ‘종교, 심층을 보다’(현암사 펴냄)는 그런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베스트셀러 ‘예수는 없다’로 국내외 종교인들의 관심을 모았던 저자가 묶어낸 역작. 지난달, 같은 ‘신비주의’의 세계관을 가진 후배 종교학자 성해영과 나눈 대담집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북성재 펴냄)가 심층 종교라는 문제 제기의 서론서 역할을 했다면 이 책은 그 본론 격이다. 책은 지난 2년간 법보신문에 연재했던 글 모음집이라지만 단순한 평면의 ‘인물 보기’가 아닌 ‘심층 종교’ 차원에 초점을 맞춘 사상과 궤적의 돋보기라 할 수 있다. 등장 인물은 로마의 철학 사상가, 유대교의 지도자, 그리스도교의 선각자, 이슬람교의 성인, 동아시아의 사상가, 인도의 영성가, 불교의 선지자, 한국의 스승 등 60인. 자이나교의 ‘불살생’ 영향을 받아 생명경외의 실천적 삶을 살았던 슈바이처, 20세기 최고의 유대사상가이면서 도덕경·장자를 익혀 이른바 ‘관계 철학’을 탄생시킨 마르틴 부버, 범종교적 에규메니즘 신학자인 한스 큉, 해방신학의 아버지 구스타보 구티에레즈…. 그가 추려낸 “나와 신, 이웃, 만물이 하나임을 깨닫고, 지금의 나에서 해방돼 본래의 참 나로 다시 태어난” 심층 종교 선지자의 반열엔 한국의 다원주의 종교가인 류영모·함석헌도 들어 있다. 2만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부고]

    ●임효선(성균관대 명예교수)씨 별세 승연(버클리대 박사과정)승민(미국 거주)씨 부친상 김광민(콜로라도주립대 교수)씨 장인상 김주현(현대경제연구원 원장)씨 매형상 23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2258-5951 ●김의식(인천대 교수)태식(월계문화정보도서관 관장)정숙(오투션 대표이사)씨 모친상 장석기(축산업)송종섭(충북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 이사장)은기원(일요서울신문사 편집인)씨 장모상 24일 강동 경희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02)440-8912 ●조석준(KBS 전주총국 국장급)씨 별세 석남(독서신문 편집국장)씨 형님상 24일 전북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63)250-2451 ●박용섭(전 동성고 총동문회 사무국장)씨 부인상 재연(산업은행 홍보실 대리)재경(한국피앤지)씨 모친상 강승현(농협중앙회 여신정책부 과장)씨 장모상 23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920-5045 ●오병윤(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씨 장모상 24일 전남 장흥 중앙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8시 (061)864-4447 ●방인혁(네프라아이앤씨 대표)성권(비피엔 〃)씨 모친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010-2293 ●고택윤(전남도의원)씨 장모상 박노중(헤럴드미디어 미래사업본부 대리)노식(씨앤에스 전장설계사팀장)씨 조모상 23일 광주 첨단병원, 발인 25일 오전 10시 (062)601-8091 ●염기명(경향신문 광고제작팀장)씨 장인상 23일 전남 순천의료원, 발인 25일 오전 8시 (061)751-0536 ●안종훈(CBS 부장)씨 부친상 김광곤(사업)유영선(현대오일뱅크 상무이사)씨 장인상 23일 인천 중앙길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032)472-3171 ●최동진(농업기술원 구미화훼시험장 소장)윤석(손해보험협회 경영기획팀장)씨 모친상 백정대(자영업)배관호(우리은행)씨 장모상 23일 대구 모레아장례식장, 발인 25일 오전 8시 30분 (053)801-9999 ●한동설(국립목포대 약학대학장)동직(동부자산운용 대표이사)씨 모친상 24일 수원 아주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11시 (031)219-6654 ●권준석(공군 원사)씨 부친상 정해수(자영업)윤성진(〃)김흥식(한국캘러웨이골프 마케팅담당 이사)씨 장인상 24일 대구 전문장례식장, 발인 26일 낮 12시 (053)965-7105 ●정문헌(삼성물산 부장)씨 부친상 이상진(신영자산운용 사장)윤종곤(이집트 주재 대사)씨 장인상 24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2258-5975 ●이종훈(코베스트 부회장)혜정(안세법률사무소 국제변호사)씨 모친상 김수종(전 한국일보 주필)박동우(전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장)씨 장모상 24일 건국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2030-7907 ●김미선(현대증권 팀장)재현(주연테크 C&C 실장)씨 부친상 김춘식(중앙일보 광고본부 부국장)박찬일(엠에스메디칼 부장)씨 장인상 24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2258-5967 ●오종필(민주당 진천군 연락소장)씨 모친상 24일 괴산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8시 011-485-5112
  • “콜럼버스 ‘강리도’ 가졌다면 동쪽으로 항해 떠났을 것”

    “콜럼버스 ‘강리도’ 가졌다면 동쪽으로 항해 떠났을 것”

    올해는 고산자(古山子) 김정호(?~1866)의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가 세상의 빛을 본 지 150년이 되는 해다. 지난 4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특별전시회와 학술대회를 시작했고 전국 곳곳에서 잇따라 전시, 강연행사를 가진 뒤 오는 10월 20~21일 서울대에서 종합학술대회를 연다. ‘대동여지도 150주년 기념학술사업준비위원회’가 마련한 150주년 기념행사의 결정판이다. 성대하면서도 꼼꼼히 김정호를 기념하고, 그의 손길이 깃든 성과의 현재적 의미를 따져 보는 자리다. ‘조선 후기까지 조정에 제대로 된 지도가 한 장도 없어 김정호는 10년 동안 조선팔도를 돌아다니고 백두산을 8번 오르내리며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무지한 조정은 나라의 기밀을 적들에게 알려줬다며 김정호에게 억울한 죄명을 씌워 죽음에 이르게 하고 지도와 판목은 압수해 불살랐다.’ 이제껏 ‘청구도’, ‘대동여지도’ 등을 만든 김정호에 대한 보통의 인식이었다. 시대와 불화한 삶 속에 관련 문헌의 부족, 게다가 비극적 최후까지 더해졌다니 ‘전설’ 또는 ‘영웅’이 될 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춘 셈이다. 하지만 이는 1934년 일제 총독부가 만든 ‘조선어독본’에 실린 내용이 해방 이후 교과서에까지 이어지며 빚어진 오해와 편견이다. 일제는 김정호 이전에는 제대로 된 지도 한 장조차 없는 것으로 조선의 역사를 부정하며 왜곡하는 식민사관을 주입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학계 일각에서 ‘김정호 바로세우기’를 진행하고 있지만 오랜 세월 이뤄져 온 인식의 벽은 여전히 두껍다. 최근 번역 출간된 ‘한국 고지도의 역사’(장상훈 옮김, 소나무 펴냄)가 반가운 이유다. 한국역사학의 권위자인 게리 레드야드(79)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 석좌명예교수가 쓴 ‘한국 고지도의 역사’는 한국 지도학의 발달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 세계 지도학계에 알린 노작(勞作)이다. 레드야드 교수는 책을 통해 자신을 ‘김정호의 열렬한 팬’이라고 소개하며 ‘김정호 이전의 성과’에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 지난 22~23일 두 차례에 걸쳐 레드야드 교수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국사 전문가인 그는 한국말을 구사할 수 있지만 “고령으로 귀가 어두워 전화 인터뷰는 불가능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무색하게 한국사와 한국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이글이글했다. →한국사 전문인데 지도학에 관심을 두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저는 사실 평생에 걸쳐 한국사를 연구해왔고 한국의 지도학은 역사의 한 부분으로 공부했을 뿐입니다. 그러던 차에 1990년 위스콘신대 지리학부로부터 한국의 지도학에 대한 글을 청탁받았습니다. 바로 ‘세계 지도학 통사’(The History of Cartography)의 동아시아, 동남아시아편에 해당되는 원고였죠. 애초 60쪽 정도로 예상했으나 정리하다 보니 300쪽에 가까워졌습니다. ‘세계 지도학 통사’ 편집위 또한 한국 고지도의 중요성을 흔쾌히 인정했습니다. →‘세계 지도학 통사’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주신다면.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세 권을 펴낸, 전 세계와 고금을 아우르는 세계 지도학의 종합연구서 시리즈입니다. ‘한국 고지도의 역사’는 제2권의 아시아 동남아시아편에 수록돼 있습니다. 모두 8권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적어도 20년 더 걸려야 마칠 수 있는 현재진행형 작업이죠. 애초 위스콘신대에서 편집기획을 시작한 영국 출신 지리학자인 J B 할리 교수와 데이비드 우드워드 교수는 이미 돌아가셨고 새로운 편집기획위원을 선정해 계속하고 있습니다. 인공위성, 디지털 과학기술의 발달도 반영할 생각입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도서관이 이 책을 비치해 두고 있습니다. →김정호 팬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지도학에 관심을 기울이기 전부터 고산자 김정호와 대동여지도의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대동여지도가 중요한 연결 고리였군요. 그런데 왜 대동여지도의 팬이 되신 겁니까. -한국 역사에 대해 잘 아는 세계의 학자들은 별로 없습니다. 설령 있다 해도 대동여지도와 같이 구체적인 성취에 대한 것은 잘 모르죠. 제가 ‘세계 지도학 통사’ 원고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지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地圖)-그는 이것을 ‘동아시아 최초의 진정한 세계지도’라고 일컬었다-에도 관심이 남다릅니다. 아시아편 표지 사진으로 ‘강리도’를 실은 이유이지요. 아마 콜럼버스가 1492년 이 지도를 갖고 있었다면 서쪽이 아니라 동쪽으로 항해를 떠났을 겁니다. 세계사도 많이 바뀌었을 테고요. →한국의 옛 지도를 연구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는지. -글을 쓰는 데만 2년 반이 걸렸습니다. 한국의 많은 저작은 물론 일본, 중국, 유럽 학자들의 이론도 충분히 검토하고 종합했어요. 그 과정에서 김정호나 대동여지도 외에도 한국 지도학에 많은 성취가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너무 대동여지도에만 관심을 쏟으며 다른 것에는 주목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앞서서 노력한 이들, 예컨대 양성지(梁誠之·1415~1482), 정척(鄭陟), 정상기(鄭尙驥·1678~1752) 등에 대해 좀 더 주목했으면 합니다. “지금도 날마다 한국 뉴스를 챙겨 본다.”는 레드야드 교수는 “김정호와 같은 천재를 둔 한국인 여러분에게 축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정겹게 말했다. 대동여지도 150주년 행사에 대해서도 축하의 말을 잊지 않았다. 국내판은 흑백 도판을 쓴 원서와 달리 컬러 도판으로 바꿨다. 번역을 맡은 장상훈 박사는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에서 학예연구관으로 일하고 있다. 3만 5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점거농성 안 풀면 법적조치 취할 것”

    법인화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서울대가 행정관을 18일째 점거, 농성 중인 학생들에게 ‘퇴거 명령’을 내렸다. 대학 측은 학생들이 해산하지 않을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학교 측의 대응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는 “행정관을 점거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공식적으로 퇴거명령을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서울대는 이제까지 간담회 등을 통해 구두로 학생들에게 행정관 점거를 풀 것을 요청했으나, 공식적으로 퇴거명령을 내린 것은 처음이다. 서울대는 학생들이 행정관 점거를 풀지 않을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장기 점거에 대해 학교 측의 대응 방식이 강경책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이학래 학생처장은 “학생들이 행정관을 점거하고 있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라면서 “불법행위를 계속 방치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공식 퇴거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총학생회는 “법인화 추진위 해체 등 기존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점거를 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해 법인화를 두고 학교 측과 학생들 간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한편 서울대 명예교수협의회는 “극한적인 행동으로 의견을 관철시켜서는 안 된다. 즉시 점거농성을 풀어야 한다.”며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을 비판하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교회주의 버려야 교회가 산다”

    “교회주의 버려야 교회가 산다”

    원로 철학자이자 수필가인 김형석(91) 연세대 명예교수가 한국교회와 교회 지도자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다름 아닌 “교회 지도자가 교회주의를 버려야 교회가 산다.”는 고언이다. 김 교수는 16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서 천주교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천주교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회장 최정기)가 주관해 열릴 제11회 가톨릭 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의 쓴 소리를 정색하고 낼 예정이어서 개신교계의 반응이 주목된다. 김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통해 “기독교는 교회로 시작해서 교회로 끝나며, 교회의 존재목표와 목적은 교회에 있다는 전통적 고정관념과 성직자들의 의식구조에 변화가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그리스도가 한 가장 큰 업적은 구약적 전통과 신앙을 신약적인 것으로 새로 태어나게 한, 구약에 대한 탈 교회운동이었다.”며 “그런데 많은 성직 지도자들이 교회 안에 안주하며 교회 제도와 의식이 사회적 책임보다 더 비중 있게 다루어진다면 교회는 폐쇄성을 면치 못하며 신약에서 구약신앙으로 되돌아가는 과오를 범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특히 “전 세계가 인간의 인간다움을 위해 인권운동에 동참하고 있는데 교회가 교권을 인권보다 앞세우거나 사회에 요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못 박았다. 따라서 김 교수는 “인간은 모두가 스스로를 구원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고 있으며 사회는 사라지지 않는 희망의 약속을 (교회에)기대하고 있다.”며 “성직자들과 기독교 지도자들은 인간을 알면서 인간성을 넘어서는 위상과 책임을 갖추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가톨릭 포럼에서는 ‘한국 리더십의 위기를 말한다’라는 주제 아래 김 교수를 비롯, 장달중 서울대교수(‘한국정치의 패러독스와 정치적 리더십’)등이 한국 사회의 리더십 위기에 대한 진단과 제언을 한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부고]

    ●최두삼(전 서울신문 출판본부 국장)씨 부인상 최유진·유정(삼일회계법인 회계사)씨 모친상 곽병주(삼성전자 과장)씨 장모상 12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2)2258-5940 ●이헌원(전 의정부시장·전 안양시장)헌기(전 노동부 장관·전 국회의원)헌천(전 보건소)씨 모친상 1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2258-5917 ●윤석용(한나라당 국회의원·대한장애인체육회장)씨 부친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3010-2265 ●이상은(서희이엔비 대표)상능(서희건설 상무)씨 부친상 이봉관(서희건설 회장)박준희(서희건설 사장)이대근(유성티엔에스 전무)씨 장인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02)3410-6915 ●김영호(복내의원장)영학(동인당한의원장)씨 모친상 정명수(전 국방부 부이사관)이재술(전 함평골프고 교장)이치영(광주보건대 교수)김승련(캐나다 거주·목사)조현재(매경닷컴 대표)신동민(정형외과 원장)강원호(첨단연합소아과 원장)씨 장모상 12일 조선대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62)231-8901 ●송하철(삼전산업 대표·전 국세청 부이사관)씨 별세 태권(한국일보 포춘코리아 국장)씨 부친상 박인서(건축사)차희창(사업)유임봉(ING 부지점장)씨 장인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02 ●이상기(이비인후과 원장)상윤(상록건설 사장)씨 부친상 김연신(예산부인과 원장)이종미(외교통상부 국제협력단)씨 시부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3410-6916 ●윤영걸(매경출판 대표)준식(인텍캐피탈 대표)씨 모친상 12일 대전 건양대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30분 (042)600-6660 ●김재곤(울산 북구청 도시건설국장)씨 별세 11일 좋은삼정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52)220-7799 ●김동원(서울대 공과대 명예교수)씨 부인상 권희(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인희(한국교원대 교육정책대학원 〃)씨 모친상 11일 건국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30분 (02)2030-7902 ●김종걸(전 ubc 울산방송 사장)씨 부친상 11일 울산 동강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52)241-1442 ●김근식(디아지오코리아 울산지점장)씨 부친상 차병석(한국경제신문 국제부 차장)씨 장인상 11일 인하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32)890-3191 ●이기영(원룩스 부사장)기석(SBS 방송지원본부 정보시스템팀 부국장)기성(교사)씨 부친상 서용태(사업)씨 장인상 11일 대구 모레아장례식장, 발인 13일 오전 6시 (053)801-9999 ●정찬경(송도고 교사)씨 별세 찬형(MBC 라디오 국장)씨 동생상 찬필(KBS 다큐멘터리국 PD)씨 형님상 11일 인하대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30분 (032)890-3196 ●김태식(사업)복자(울산의대 교수)씨 모친상 김일동(전 동아일보 부국장)씨 장모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30분 (02)3010-2294 ●양상석(전 현대자동차 전무)균석(로얄훼밀리 재무팀장)씨 모친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11시 30분 (02)3010-2291
  • [부고]

    ●한태열(전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전 인하대 교수)씨 별세 이종선(전 이화여대 기획처 차장)씨 남편상 한규섭(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씨 부친상 10일 서울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5시 30분 (02)2072-2014 ●윤영섭(KT캐피탈 사장)완섭(전 기업은행 지점장)동섭(금호아시아나 기장)씨 부친상 공영재(공안과)김현(고려대 의대 교수)씨 장인상 윤창기(국군 수도통합병원 군의관)철기(육군사관학교)씨 조부상 10일 고려대안암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2)920-5045 ●변근원(충북일보 대표)씨 장모상 10일 서울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7시 (02)868-5000 ●홍순강(종근당 상무이사)씨 부인상 9일 서울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2072-2018 ●최호빈 영익(KT스카이라이프 총괄전무)영준(사업)영우(〃)씨 모친상 10일 울산 영락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52)256-6895 ●이수진(전 대한전기협회 부회장)씨 별세 민희(농협중앙회 차장)씨 부친상 10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5시 30분 (031)787-1512 ●이석일(MBC 보도운영부 부장)씨 부인상 10일 여의도 성모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779-2192 ●정민관(AM특장 이사)민곤(광주시 비서실장)씨 모친상 10일 광주 천지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9시 (062)670-0026 ●신광석(누리인포스 상무)용호(중앙일보 정치부 차장)씨 부친상 최정기(유신스텐 대표)정경근(프로메디아 〃)씨 장인상 10일 마산회원구 삼성창원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55)290-5642 ●나병욱(경북대 물리학과 명예교수)씨 별세 상천(전 SK텔레콤 전무·솔브리지국제대학 초빙교수)우천(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상무)씨 부친상 최연식(전 LG전자 상무·전 코레일유통 감사)씨 장인상 이경섭(아시아항공연구소장)김혜정(성악가)씨 시부상 나경수(경북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경학(전 경북공고 교사)씨 형님상 10일 경북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53)200-6141
  • “시대의 지성 김준엽 선생의 영면 기원”

    “시대의 지성 김준엽 선생의 영면 기원”

    “영원한 ‘시대의 지성’ 고(故) 김준엽 선생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8일 광복군 출신으로 고려대 총장을 지낸 김준엽 사회과학원 이사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안암동 고대안암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각계각층 주요 인사들의 발길이 이틀째 끊이지 않았다. 고인의 광복회 시절 사진들이 놓여 있는 빈소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등 각계 단체와 인사들이 조화를 보내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빈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김신 백범김구기념사업회장 등 김 전 총장과 생전 각별했던 인사들이 찾아와 고인의 마지막 자리를 지켰다. 이 전 총리는 고인을 ‘존경스러운 광복군 출신 리더’로 돌이켰다. 그는 김 전 총장에 대해 “해방 후 한국 내에 일제의 영향이 남아 있던 시절 후배들이 우리나라의 독자적 발전 방안을 고민하도록 독려하셨다.”면서 “학자로서 민족적 긍지를 갖고 매사 주도적으로 나서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총리는 “김준엽 선생 덕분에 한국에서 사회과학의 기틀을 제대로 다질 수 있었으며 70년대 북한에 대한 연구가 쉽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공산권연구회를 만드는 등 통일문제에 일찍이 눈뜬 선구자였다.”면서 “90년대와 2000년대에는 중국통에 머물지 않고 직접 중국 주요 각지에 한국학 연구를 널리 전파하신 분”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김 전 총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중국통으로 중국에서도 존경받는 분”이라면서 “학문적으로뿐 아니라 국제관계에도 큰 공적을 쌓은 분인데 뒤를 이을 후학이 어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밤에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 한승수 전 국무총리, 임종인 전 국회의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장호권 사상계 대표이사 등이 빈소를 다녀갔다. 김 전 총장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4일간 치러진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8시, 발인은 오전 9시이다.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이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부고]

    ●박홍석(아신정밀 대표)광석(회사원)형석(서울신문 IT개발부 차장)원석(자영업)씨 모친상 5일 경기 평택 안중백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31)683-4440 ●안병훈(기파랑 대표·전 조선일보 발행인)병걸(전 동부그룹 이사)씨 모친상 박정자(상명대 명예교수)씨 시모상 안승환(삼성전자 차장)혜리(중앙일보 기자)씨 조모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3410-6916 ●유주현(전 연세대 부총장)씨 별세 윤정(연세대 치과대학 교수)씨 부친상 배동훈(단국대 교수)이정국(이정국소아과 원장)김봉주(서울 시카고치과 원장)씨 장인상 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2)2227-7580 ●김병철(경제인문사회연구회 실장)우철(전 국회 정책연구위원)상철(티에스아이 대표이사)씨 부친상 안정현(국립국제교육원 교육연구사)씨 시부상 김진희(서울통신기술 책임연구원)씨 장인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37 ●한태영(만도브로제 사장)성희(포스코 상무)씨 모친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5시 30분 (02)3010-2231 ●유창재(농협 경기도청 출장소장)씨 부친상 4일 경기 안성 동인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30분 (031)672-4844 ●이현주(KBS 보도전략팀장)씨 부친상 김금철(성북정형외과 원장)씨 장인상 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 (02)3410-6917 ●이승현(사업)두현(한양대 교수)씨 부친상 고시현(시큐어데이타 대표이사)도익구(삼호주유소 대표)이현희(우리아비바생명 전무)씨 장인상 김혜련(서울대 교수)씨 시부상 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02)3410-6914 ●김태기(전 장안중 교감)씨 별세 형래(LG전자)자경(기업은행 역삼중앙지점)씨 부친상 홍수연(무림PNP펄프 판매팀)씨 시부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30분 (02)3010-2293 ●황유노(현대캐피탈 부사장)씨 장인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02)3010-2230 ●이기영(유진기연사 대표)미영(동시통번역사)세영(전 월마트코리아 홍보팀장)씨 부친상 최기흥(한성대 교수)씨 장인상 손혜경(법무법인 광장 변호사)씨 시부상 4일 서울대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2)2072-2022
  • [열린세상] 김정일의 오산과 딜레마/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김정일의 오산과 딜레마/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온갖 힘을 다해 경제 건설을 하고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주변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 발언이다. 김정일이 중국의 안보전략 기조인 경제 건설과 안정적인 주변 환경을 연계시킨 이 발언의 전략적 의미는 무엇일까. 김정일은 핵과 남북관계, 경제 건설이라는 세 가지 연계정책이 중국의 과거 안보전략 유형을 모방하고 있음을 비치면서 중국의 이해와 협조를 얻으려는 의도가 있었으리라 본다. 북한은 냉전 때 중국이 동맹국인 구소련의 핵우산을 마다하고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했음을 알고 있다. 내부 논쟁에서 마오쩌둥은 핵무기를 가져야 강대국의 들볶임(麻煩)을 받지 않고 평화로운 주변 환경의 조성을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선 핵, 후 경제 건설’의 정책을 추진했다. 북한 또한 동맹국인 중국의 핵우산에 의존하지 않고 선 핵, 후 경제 건설 노선을 선택했다. 북한은 제 1차 핵실험 후 핵 국가로 자처하면서 강성대국 건설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개발 과정은 중국과 달리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초래해 국내 경제 건설에 필요한 국제적 지원과 개혁에 불리한 주변 환경을 만들었다. 중국은 이로 인한 북한의 내부 붕괴를 더욱 우려한다. 1978년 말 중국 정부는 개혁·개방 노선을 선포했다. 그러나 1979년 초 중국 정부는 개혁·개방을 위해 평화롭고 안정적인 국제환경을 조성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베트남에 대한 단기 속결 응징전을 감행했다. 하지만 중국은 아세안 국가 및 국제사회에 중국 위협론을 확산시켰으며 베트남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10여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북한의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은 한국 정부로 하여금 대북 전략 기조를 바꿔 그들이 원하는 ‘무조건 대화’에 응하도록 강요하려는 데 있었다. 이는 북한의 오산이다. 북한에 대한 남한의 제재는 더욱 강화됐다. 북한의 의도를 인지한 중국은 북한 도발을 공식적으로 질책하기보다 상황의 악화를 막는 데 주력했다. 북한은 도발이 목적 달성에 실패하면 또 시도한다. 최근 북한이 이례적으로 남북정상회담 비밀 접촉을 폭로한 행위는 정상회담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남한이 주장하는 ‘선 사과’ 등 수뇌회담 개최의 ‘조건’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하지만 북한의 돌출행동은 남북관계를 경색시켜 남북대화의 재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김정일은 중국의 동북 3성과 남부지역의 산업 시찰을 마친 후 ‘많은 변화에 감탄을 금치 못 한다.’고 말했다. 북·중 양국은 나선 선봉지대와 황금평에 대한 합작 개발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리라 본다. 문제는 전면적 개혁·개방에 대한 북한의 결심이다. 지난 10년간 북한은 개혁·개방에 대한 시행착오를 하면서 중국식 큰 그림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북한이 아직도 김일성 유훈인 ‘우리식 사회주의’노선을 떨쳐버릴 수 없다는 증거이다. 또 엄중한 한반도 안보환경이 김정일로 하여금 통 큰 개혁·개방을 서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김정은으로의 안정적 권력 이양은 무엇보다도 김정일의 건강상태와 김정은의 권력 장악, 평화로운 주변 환경이 주요 변수이다. 하지만 김정일의 건강이 유지되고 주변 환경이 위태로울 때 국정 경험과 카리스마가 부족한 김정은에게 권력을 이양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의 후계 승인은 중요한 요인이 아니다. 북한은 핵개발로 야기된 국제적 고립과 제재라는 불안한 주변 환경 하에서 진정한 개혁·개방이 어려워 경제적 빈곤을 탈피할 수 없다. 김정일은 권력 이양 전에 이 딜레마 해결의 가닥을 잡아야 한다. 내우외환에 처한 북한은 치킨 게임에서 주도권 장악을 위해 온갖 공세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의 진의와 영향력의 한계는 밝혀졌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고 국제공조를 강화하면서 남북대화의 타협점을 모색해야 한다. 북한은 남남 갈등을 노리면서 다음 정권의 대북정책 변화를 기다릴 수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은 대북정책의 정치 이슈화에 신중해야 한다. 또 대북정책 기조의 지속과 변화에 대해 냉철하고 합리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
  • 22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 2인 인터뷰

    22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 2인 인터뷰

    월하 김달진(1907~1989) 선생의 문학 세계를 기리는 김달진문학상이 어느덧 22회를 맞았다. 올해 수상자로는 시 부문에 오세영, 평론 부문에 최현식이 각각 선정됐다. 상금은 각각 2000만원. 심사위원단은 자신의 문학 세계를 경계 짓지 않은 채 삶과 세계를 유기적으로 관조하고 아우르면서 이뤄낸 두 사람의 성취에 주목했다. 3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 국제관에서 수상 기념 시 낭송회가 열렸다. 그곳에서 수상자들을 만났다. ◆ 시 부문 오세영 “가능하면 말을 줄이고 이미지로 메시지 전달” 시(詩)는 시인이 겪어온 삶 자체다. 시가 아닌 다른 것으로 자신의 삶을 언죽번죽 풀어내기란 참 겸연쩍은 일이다. 그러나 이 명제는 노()시인 오세영(69)에게 이르면 조금 달라진다. 그의 삶은 사진 한 장만으로도 곧이곧대로 드러난다. 네 살의 오세영(왼쪽)과 예순아홉 살의 오세영(오른쪽)은 놀랍도록 똑같다. 굳이 다른 점을 꼽는다면 네 살에는 오히려 짓지 않은 동심(童心)의 미소를 일흔 목전에 품고 있다는 정도다. 오세영의 시를 읽으면 확신은 더욱 굳어진다. 그의 시는 언뜻 동시를 닮았다. 무람없이 노래되는 시어들은 순수함과 동심 안에서 질펀하게 한바탕을 펼친다. 물론 그렇다고 그의 자리를 ‘순수의 서정시인’ 즈음으로만 못 박아둠은 그의 다양한 면모를 놓치는 일이다. 시인에게 제22회 김달진문학상을 안겨준 열아홉 번째 시집은 최근 나온 ‘밤 하늘의 바둑판’(서정시학 펴냄)이다. 관조 속에 깨달음이, 깨달음 속에 자연과 사람, 사물이 함께임을 보여주는 오세영 시 미학의 결정판이다. 삶과 사회, 자연, 우주의 관계에 대한 관조 너머에 동심이 있음은 드러내지 않아도 번연하다. ‘지구는 우주의 거대한 사파리’(‘마사히 마라’ 중)라거나 ‘구름은/ 하늘 유리창을 닦는 걸레’(‘구름’ 중), ‘하늘은 항상 미끄러운 빙판길’(‘팽이’ 중) 등의 비유는 아이의 눈높이에 머문 듯하면서도 시인의 눈이 일상의 소소함과 우주의 광대무변함이 만나는 지점에 머물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하나 순수의 시선이라고 세상의 참담함을 외면하거나 삶의 진실 바깥에 머문 채 박제화될 일은 없다. ‘비정규직’은 거리에 나뒹구는 일회용 종이컵에서 길거리로 내몰린 비정규직 노동자의 모습을 불러낸다. ‘…커피 한 모금 훌쩍 빨아 마시고 내팽개친/ 그 새하얀 순정’이라는 안타까운 시선과 함께 ‘깨지면 칼날이 되는/ 유리병과는 다르다’라고 노래했다. 시인의 눈에 비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절박한 저항의 몸짓을 외치건만 세상은 위협조차 느끼지 않을 정도로 그들은 무기력한 존재다. 시상식장에서 만난 오세영은 “가능하면 말을 줄이고 이미지를 중심으로 하되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메시지를 담아보고자 했다.”면서 “이미지와 메시지가 상충한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단순히 사물을 묘사하는 식이 아니라 사물의 내면에 있는 진실을 드러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오세영 시인이 보여온 자본주의의 반생태적 경향에 대한 성찰은 물론, 생태적 상상력의 시적 성취도에 주목했다.”면서 “그는 전통적 서정시의 혈통을 고집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사회 속에서 인간의 고귀함과 존엄성을 일깨우려는 시적 실천을 지향하고 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평론 부문 최현식 “서정주에서 진은영까지 세대 아우른 비평 할 것” “미당 서정주에서 진은영, 김민정 등에 이르기까지 아래위 세대 시인들을 모두 아우르는 비평을 하고 싶습니다. 물론 새로운 목소리와 실험적 형식에도 주목해야겠죠.” 평론가인 최현식(44) 경상대 국문과 교수는 미당 서정주를 연구하는 대표적 소장학자 중 하나다. 연세대 석·박사 논문을 모두 미당에 대해 썼다. 199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세 권의 평론집을 내는 동안에도 미당에 대한 연구를 놓지 않았다. 공간으로서 만주 땅이 미당에게 미친 의미를 비롯해 미당이 왜 ‘천지유정’, ‘안 잊히는 일’ 등 유독 자서전을 반복해서 펴냈는지 등에 대해 연구했다. 학술적 측면의 접근과 문학비평적 접근을 혼재시킨 셈이다. 수상작은 지난 4월 펴낸 평론집 ‘시는 매일매일’(문학과지성 펴냄)이다. 진은영의 시집 ‘우리는 매일매일’(문학과지성 펴냄)에서 제목을 빌려와 살짝 비틀었다. 진은영은 자신의 시집 표제작에서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열쇠 잃은 흑단상자 속 어둠을 흔든다’고 남겼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우리는 매일매일’ 다음에 명사형이건 형용사형이건 동사형이건 뭔가 서술어가 와야 하고, 또 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고, 자연스럽게 ‘우리는’ 자리에 ‘시는’을 넣어보게 됐다.”면서 “다양성을 포괄하고 다양한 음역을 주목한다는 측면에서 젊은 시인이나 중견 시인, 특정 시인이 아니라 폭넓게 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평론집의 백미는 조금은 느릿한 문체 속에 한국 현대시의 흐름을 일괄하는 1부에 있다. ‘추보(醜甫)씨의 비가 혹은 연가’, ‘노동의 시, 시의 노동’ 등은 각각 서정주에서 김혜순, 이민하까지, 또한 임화에서 백무산, 송경동에 이르기까지 시의 현재를 짚고 내일을 전망한다. 아울러 황동규, 마종기 등 원로 시인의 시 세계를 조망하고, 허수경, 정끝별, 채호기, 정호승, 김기택, 박라연, 차창룡, 장석남 등의 개별 시집들이 현실과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 애정 있게 들여다본다. 심사위원들은 “시가 터져 나오면서 겪는 만큼의 고통스러운 글쓰기가 팽팽한 긴장으로 비평집을 채우고 있다.”(정현기 연세대 명예교수), “시를 새롭게 보려는 시도가 강하게 느껴지는 평문들, 기왕에 보기 힘들었던 낯선 목소리를 가진 비평”(김선학 동국대 교수),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시를 대하는 따뜻한 마음”(이숭원 서울여대 교수)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최근 평론도 소설과 시의 영역으로 나뉘어 전문화되는 추세”라면서 “여러 평론상 중 김달진문학상이 시론(詩論)을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상인 만큼 시 평론을 하는 사람으로서 수상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부고]

    ●정동희(지식경제부 국장)진희(디지털옵틱 이사)씨 모친상 김기재(전 세브도르코리아 대표이사)문은영(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과장)씨 시모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02)3410-6901 ●함대희(전 제천시청 경제건설국장)씨 별세 2일 충북 제천 제일장례식장, 발인 4일 오전 9시 (043)651-5201 ●이정상(전 전자통신연구원 서울사무소장)씨 별세 현철(하이닉스반도체 미국법인)민아(식품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씨 부친상 이유선(밀레니엄오케스트라 단원)씨 시부상 윤재연(SK텔레콤)씨 장인상 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3410-6917 ●이재원(삼성생명 부장)김태연(교보생명 과장)씨 장모상 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30분 (02)2227-7597 ●이병화(펌텍코리아 전무이사)주화(동래상고 교사)정화(고동산업 대표이사)창화(애드모텍 〃)씨 부친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10시 (02)3010-2231 ●이희영(자영업)학영(공인중개사)태영(자영업)진영(신한은행 지점장)근영(내성기업 팀장)강영(GS칼텍스 〃)금란(대학강사)씨 모친상 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02)2227-7550 ●손홍락(전 현대오토넷 상무)영락(해나유치원 이사장)씨 부친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 (02)3010-2251 ●정원순(정치과 원장)현순(신탄중앙중 교사)씨 부친상 강병우(KFNS 부장)고봉택(청우건축사무소 대표)인성익(현대증권 동교동지점장)씨 장인상 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3일 오후 2시 (02)2227-7572 ●심송일(한약사)연종(펀드플러스 과장)경라(삼일초 교사)씨 부친상 이순모(코스콤 총무팀장)씨 장인상 1일 전남대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62)220-6981 ●김재영(동아일보 경제부 기자)문영(KAIST 박사과정)순영씨 모친상 김하영(인덕원고 교사)씨 시모상 박영진(사업)씨 장모상 2일 서울성모병원, 장례미사 4일 오후 2시 (02)2258-5965 ●이기석(서울대 명예교수)창석(전 대성학원 강사)복희(유치원장)씨 모친상 김조녕(자영업)씨 장모상 2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4일 오전 11시 (02)2258-5973 ●윤선중(미국 거주·사업)한명로(세무법인 삼성 회장)유성호(미국 거주·사업)이웅재(서울여대 교수)씨 장모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3410-6916 ●고웅호(방송대학TV 제작부장)씨 별세 2일 서울대병원, 발인 4일 오전 5시 (02)2072-2014 ●조한선(금융감독원 선임조사역)씨 부친상 김종준(사업)씨 장인상 2일 수원 연화장, 발인 4일 오전 9시 (031)217-2952 ●김동우(IIFC 대표이사)씨 부친상 조만(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김유석(SBS 보도국 스포츠부 부장)씨 장인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2)3010-2294
  • [열린세상] ‘災後 일본’ 건설 세계가 지켜본다/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열린세상] ‘災後 일본’ 건설 세계가 지켜본다/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지난 5월 중순에 일본을 방문했다. 3·11 대지진 이후의 첫 방문이어서 그런지 일본의 작은 변화에도 관심이 쏠렸다.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의 변화를 살펴보고 한·일 관계 개선방안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불야성을 이루던 도쿄의 번화가는 종전보다 어두웠다. 전철역 내 에스컬레이터가 부분 운행되고 있었다. 전차 속 가득했던 광고 포스터는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내가 눈으로 확인한 변화는 이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도쿄시민들에게 센다이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더 이상 이야기의 주제가 아니었다. 의도적인 침묵 그리고 무시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 뉴스를 통해 접했던 것보다 훨씬 안정을 찾고 있다. 의연한 도쿄시민들을 보면서 불현듯 하나의 잔영이 스쳐 지나갔다. 일본 유학시절 가미코치(일본 북알프스의 일부 지역)에 갔을 때의 일이다. 계곡 상류지역 다리(갓파바시) 앞에 있는 관광 상품가게에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갓파(물 속에 사는 상상 속의 동물)의 눈물’을 사기 위해서였다. 무엇인지 궁금했다. 뜻밖이었다. 작은 비닐 봉지 안에 병 조각이 들어 있을 뿐이었다. 왜 저것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지 의아했다. 판매 수익금은 이곳의 환경보호사업에 쓰인다는 판매원의 설명을 듣고 새삼 일본인의 ‘국민성’에 감탄했다. 위기에서 일본인의 시민의식은 더욱 빛났다. 리히터규모 9.0 지진과 20m의 제방을 뛰어넘은 쓰나미 앞에서 그들이 보여준 희생정신과 공동체의식은 ‘인류의 진화’라는 찬사를 받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2년 뒤에 센다이와 후쿠시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 일본은 지금과 전혀 다른 차원에서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한국에서 만난 한 일본기업인의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난 극복과정에서 ‘파괴적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엄존해 있다. 유동성이 취약한 재정에서 비롯된 복구 재원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관료제적 한계가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정부가 쓰나미와 원전 사태 해결 과정에서 보여준, 관료주의로 대변되는 국가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가령 일본의 알프스로 불리는 알펜루트의 주차료도 일본 관료주의 문제점의 방증일지 모른다. 2009년 일본의 알펜루트에 갔을 때의 일이다. 3000m 가까운 고지대까지 자동차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뛰어난 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알펜루트의 다테야마를 다녀오는 동안 자가용 승용차를 거의 보지 못했다. 그 까닭을 물었다. 하루 주차비가 5만 6000엔이라고 했다. 한국 돈으로 거의 70만원이다. 턱없이 비싼 주차료는 훌륭한 관광 인프라의 기능을 제한하는 듯했다. 자연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운 행정 편의주의가 일본의 관료주의와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관료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한 게 이번 방문의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일본의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는 논의도 점차 대두하고 있다. 그 중심에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등 뉴리더들이 자리잡고 있다. 패전 이후 ‘전후일본’을 건설한 것처럼 시민사회를 주축으로 ‘재후(災後)일본’을 새로이 건설하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내가 본 페레스트로이카’에서 “체르노빌 사고가 고르바초프 정치의 ‘결정적인 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체르노빌은 그 자체가 소비에트 사회주의 체제의 모순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얘기다. 센다이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처럼 일본의 국가주의 체제의 모순을 압축하고 있을지 모른다. 고르바초프는 궁극적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미래지향적 국민성을 갖고 있는 일본 국민들이 재난을 새로운 체제로 승화시키려는 각성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일본에 못지않게 관료주의적 병폐를 안고 있는 한국 역시 일본의 모순 극복 과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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