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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장 허문 아르코미술관… 예술이냐, 침해냐

    담장 허문 아르코미술관… 예술이냐, 침해냐

    지난 9월 말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미술관(1979년 건립)의 뒷담이 헐렸다. 높이 2.7m, 길이 8m의 이 담벼락의 해체는 ‘공공미술관인 아르코미술관과 마로니에 공원 사이의 길을 뚫어 열린 공간으로 변모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는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꿈이기도 했다. 김중업(1922~1988)과 함께 건축계를 이끌었던 한국의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은 누구나 차별 없이 즐길 수 있는 전시공간을 꿈꿨다. 붉은 벽돌 건물로 상징된 미술관은 둘러싸여 있으나 결코 막히지 않은 ‘모태 공간’을 지향했다. 또 대학로의 큰길에서 미술관 뒤편의 낙산까지 연결되는 문화통로로서의 선언적 의미도 컸다. 하지만 그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이범재 단국대 명예교수(전 공간건축사무소 실장)는 “김수근 선생이 1977년 설계한 원안에는 담벼락이 없었다. 당시 서울시 건축심의위원들이 반대해 어쩔 수 없이 양옆에 문이 달린 낮은 담벼락으로 절충했고, 이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다. 미술관 뒤 고급 주택가에 서울대 출신 유력인사들이 많이 살았기 때문이란 이야기가 가장 설득력을 얻었다”고 전했다. 서울대 문리대 이전과 대학로의 상업지구화와 맞물려 미술관의 벽은 이후 더욱 견고해졌다. 양옆의 통로는 아예 폐쇄됐고, 담의 높이도 높아졌다. 인근 공원이 불량 청소년과 노숙자들이 모이는 우범지대가 되면서 미술관은 점차 주변과 멀어졌다. 그렇게 영영 좌절될 듯하던 김수근의 꿈은 최근 5명의 젊은 예술가들의 의기투합으로 무려 36년 만에 실현됐다. ‘오프닝’ 프로젝트로 불린 활동은 지난해 아르코미술관이 공모한 ‘퍼블릭아트오픈콜 오디션’의 당선작이기도 하다. 열린공원으로 바뀐 마로니에공원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미술관 측이 제안한 설치미술전에서 이들의 아이디어가 채택된 것이다. 프로젝트에는 구보배(조경), 김소철, 정재연(미술), 김지연(기획), 이철호(건축) 등 20, 30대 작가들이 참여했다. 미술가 정재연씨는 “한 건축학자의 논문에서 김수근의 설계 원안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미술관 설계를 돕던 이범재 교수도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프로젝트팀은 지난 9월 28일 담벼락을 해체했다. 붉은 담벼락을 제거하고 관람객에게 이동의 자유를 선사했다. 이 프로젝트의 과정은 영상과 사진에도 담겼다. 팀원들은 “김수근 선생의 설계 원안을 되살린 것 외에도 대학로에서 가장 어둡고 침침한 아르코미술관 뒷길을 밝히고, 공공미술의 흐름을 마로니에 공원까지 확장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담벼락은 조만간 난간 형태의 장애물로 재설치될 운명에 처했다. 담벼락이 없어져 사생활을 침해받는다는 일부 주민의 항의와 미술관 측의 모호한 태도로 프로젝트가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팀은 오는 23일 지난 두 달간 모은 온·오프라인 설문과 CCTV 분석을 통해 담벼락 해체 전후의 상황을 비교한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김수근이 설계한 건축물들은 공개 매각을 앞둔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사옥(1971)을 비롯해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서울 종로에서 퇴계로에 이르는 옛 세운상가 건물(1967), 중학동에 자리했던 직각 삼각형 모양의 옛 한국일보 사옥(1968), 장충동의 옛 타워호텔(1969) 등은 이미 사라졌다. 명동1가의 오양빌딩(1962), 장충동 자유센터(1963), 국립부여박물관(1965), 한계령휴게소(1979), 경동교회(1980), 올림픽주경기장(1986) 등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제19회 서울광고대상 특집] 대상에 삼성 ‘삼성그룹 창립 75주년’

    [제19회 서울광고대상 특집] 대상에 삼성 ‘삼성그룹 창립 75주년’

    광고계의 한 해 성과를 진단하고 광고시장의 질적 향상을 위해 제정한 ‘제19회 서울광고대상’에서 삼성의 ‘삼성그룹 창립 75주년’ 광고가 대상을 차지했다. 서울광고대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조병량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명예교수)는 지난 4일 접수된 작품을 심사해 수상작 총 16점을 뽑았다. 최우수상은 SK텔레콤의 ‘전통시장’편이 뽑혔으며, 우수상은 삼성전자의 ‘친절한 노트3 시리즈’와 KB금융그룹의 ‘3천만 고객 달성-국민’편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수상작과 수상소감을 소개한다. 김태곤 kim@seoul.co.kr
  • 한·일 명문사학 총장들 고려대 집합…제12차 밀레니엄 포럼 개최

    한·일 명문사학 총장들 고려대 집합…제12차 밀레니엄 포럼 개최

    제12차 한·일 밀레니엄 포럼에 참석한 고려대와 연세대, 일본 와세다대, 게이오대 총장 등이 1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럼에는 해당 대학의 정치·경제 전문가들도 참석해 14일까지 ‘2025년을 향한 한·일 협력의 모색’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갖는다. 왼쪽부터 염재호 고려대 행정대외부총장(김병철 총장 대신 참석), 정갑영 연세대 총장, 한승주 고려대 명예교수, 가마타 가오루 와세다대 총장, 세이케 아쓰시 게이오대 총장. 고려대 제공
  • 민주·정의·안철수+시민사회 연석회의 “대선개입·수사방해 특검 도입”

    민주·정의·안철수+시민사회 연석회의 “대선개입·수사방해 특검 도입”

    민주당과 정의당, 안철수 무소속 의원 등 ‘신 야권연대’가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 관련 특검을 즉각 실시하라고 정부와 여권에 촉구하면서 다시 한번 뭉쳤다. 이들은 향후 특검법 도입을 위해 서명운동을 비롯, 시국선언 운동을 확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의당,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12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시민사회·종교계와 모여 ‘국정원과 군 등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진상규명과 민주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각계 연석회의’를 열고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발표문에서 “지난 대선은 국가기관이 대거 동원된 관권선거이며 이러한 선거개입은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린 헌정질서 훼손 사태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은 민주적 선거경쟁의 본질을 위협하는 행위이며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뤄낸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과 서울경찰청의 수사 축소 은폐시도가 불법 대선개입의 1단계라면 국정원이 공공연히 수사를 방해하고 정권 차원에서 검찰총장을 찍어내고 특별수사팀장을 경질하는 등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있는 지금은 불법 대선개입의 2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국가기관의 불법행위가 발견되었다면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비록 전 정권의 일이라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하지만 박 대통령은 어떠한 책임있는 조처도 거부하고 있으며, 정부는 사건의 축소와 은폐에 골몰하고 있어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국가기관 선거개입의 전모와 은폐축소, 증거인멸, 수사방해 등 일체의 외압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을 즉각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여·야 정당은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등 관권선거의 재발방지를 위해 국정원법 전면개혁 및 국가기관의 정치개입을 막기 위한 개혁입법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정부는 검찰수사에 대한 방해와 외압 등을 즉각 중단하고 진상규명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진상규명에 책임을 다하겠다면 증거인멸, 수사방해, 검찰수사 외압 등에 관련된 김기춘 비서실장, 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즉각 해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향후 각계 각층, 각 지역으로 시국선언 운동을 확산해 나가도록 할 것이며, 온라인 민주주의광장을 개설하여 ‘1인 시국선언운동’, ‘특검법도입을 위한 서명운동’,’김기춘, 남재준, 황교안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 등을 벌여 나가겠다”고도 밝혔다. 다음은 이날 연석회의 참석자 명단(연석회의 측 제공) <시민사회 종교계 참여인사 전체명단> 강만길(고려대 명예교수) 강명구(서울대 교수) 강성남(언론노조위원장) 강해윤(원불교 교무) 고승우(해직언론인협의회 대표) 고철환(서울대 명예교수) 고한석(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공광규(작가회의) 권미혁(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금영균(원로목사) 김규복(녹색연합 공동대표) 김기락(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김민영(내가꿈꾸는나라 기획위원장) 김병상(천주교 원로사제) 김상근(원로목사) 김성복(NCC국정원대책위원장) 김윤수(전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인숙(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김정범(보건의료단체연합 집행위원장) 김정헌(예술인) 김종철(동아투위 위원장) 김중배(언론광장 공동대표) 김창국(변호사) 김철관(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 김현(전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단장) 나승구(천주교정의평화구현사제단) 남부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남정현(소설가) 도법(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 추진본부장) 도천수(공평세상대표) 문영희(동아투위) 민영(시인) 박덕신(원로목사) 박범이(참교육학부모회 회장) 박순희(전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 의장) 박옥희(살림정치 여성행동 대표) 박용신(환경정의 사무처장) 박재승(변호사) 박진섭(생태지평) 박현서(한양대 명예교수) 배동인(강원대 명예교수) 백낙청(문학평론가) 백도명(서울대교수) 백승헌(변호사) 법경(불교) 변형윤(서울대 명예교수) 성유보(전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성해용(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 손장섭(원로 서양화가) 송기인(신부) 송학선(전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회장) 신인령(전 이화여대 총장) 신태섭(민언련 대표) 신학철(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심재식(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사장) 심정수(예술인) 안병욱(가톨릭대 명예교수) 안재웅(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안충석(천주교 원로사제) 양길승(녹색병원 원장) 양홍(천주교 원로사제) 유경재(원로목사) 윤준하(환경운동연합 고문) 윤활식(동아투위) 이선종(원불교 은덕문화원장) 이승환(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 이시영(시인,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이시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영우(해방촌성당) 이창복(통일맞이 이사장) 이철순(일하는 여성아카데미 이사) 이희원(전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회장) 임옥상(예술인) 임재경(전 한겨레신문 부사장) 임종대(전 참여연대 공동대표) 임종철(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상임고문) 장임원(중앙대 명예교수) 장주영(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장행훈(언론관장 공동대표) 장호권(사상계 대표) 장회익(서울대 명예교수) 재범(불교) 전민용(전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회장) 정문자(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정연주(전 KBS사장) 정지영(영화감독) 정춘숙(여성의 전화 상임대표) 정현곤(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정현백(참여연대 공동대표) 정휴(불교) 정희성(시인) 조경애(건강세상네트워크 고문) 조국(서울대 교수) 조성우(민화협공동대표) 지관(불교) 지영선(환경운동연합 대표) 청화(전 조계종 교육원장) 최병모(변호사) 최승국(전 녹색연합 사무처장) 최영도(변호사) 최원식(세교연구소 이사장) 퇴휴(실천불교승가회 회장) 표창원(전 경찰대교수) 한승헌(변호사) 함세웅(천주교 원로사제) 현기영(소설가) 혜조(불교) 황상근(천주교 원로사제) 황석영(소설가) 황주영(전국민주동문회 협의회) <민주당> 김한길 대표, 신경민 최고위원, 우원식 최고위원, 이용득 최고위원, 민홍철 수석사무부총장, 정대철 상임고문, 이부영 고문, 원혜영 의원, 조정식 의원, 유승희 전국여성위원장,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 남윤인순 대외협력위원장, 김기식 의원, 박홍근 의원, 박용진 대변인, 최민희 의원, 이학영 의원, 이용선 양천을지역위원장 <정의당> 천호선 대표, 노회찬 전대표, 조준호 전대표, 정진후 원내수석, 박원석 정책위의장, 이정미 부대표 김제남의원, 서기호의원 <안철수의원측> 안철수 의원, 송호창 의원, 장하성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 최상용 안철수의원 후원회장, 이근식 전국회의원, 이용식 노동정치연대공동대표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대통령 “숭례문 등 부실복구 철저 조사 엄중 문책”… 비리 논란 정면 언급 파장

    박대통령 “숭례문 등 부실복구 철저 조사 엄중 문책”… 비리 논란 정면 언급 파장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11일 숭례문(국보 1호) 부실 복구 등 문화재 보수사업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하면서 문화재 부실 관리 문제를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문화재 보수에 대한 부실 논란을 정면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오늘 오전 숭례문의 부실 복구를 포함해 문화재 보수 사업 관리부실 등과 관련한 문화재 행정 전반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밝히고, 비위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과 제도적인 보완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것은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대통령께서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아침에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전에 비서실장에게 이렇게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문화재 관련 비리를 원전 비리 못지않게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지적은 최근 숭례문 복원에 엉터리 목재가 사용되고 기둥·추녀가 갈라지고 틀어졌다는 사실이 언론에 집중보도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보 24호인 석굴암의 균열 상태도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수석은 “최근 숭례문 부실 복구 시비는 말할 것도 없고 석굴암 등 주요 문화재 등에 대해서도 비리가 있었다면 관련자는 당연히 엄중문책해야 할 것”이라면서 “최근 언론 등에서 보도된 문화재 수리 자격증 불법거래 현상 등은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문화재 비리를 원전 비리와 비교했다는 것은 문화재 부실 관리에 대한 대통령의 위기의식을 단적으로 보여 준 것”이라면서 “어떤 식으로든 제도적인 보완책이 확고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추진하는 ‘문화융성’ 정책에 문화재 부실 관리 체계가 찬물을 끼얹는다고 대통령이 판단했다는 풀이들이다. 2008년 2월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은 지난달 초 복구된 지 5개월 만에 단청이 벗겨지는 등 부실 공사 논란을 빚었다. 문화재청과 공사를 맡은 전문가들은 단청 외에도 기와, 누각 기둥 등 여러 곳에서 부실 보수의 징후가 엿보인다는 의견을 개진해 왔다. 이에 문화재청은 지난달 숭례문 종합점검단을 꾸려 숭례문 현장과 덕수궁 회의실에서 여러 차례 대책을 논의했다. 위원장에는 경기대 명예교수인 김동욱 문화재위원회 건축분과 위원장이 선출된 상태다. 대통령까지 문화재 관리의 총체적인 부실을 지적하고 나섬에 따라 향후 문화재 관리 전반에 관한 감사원 감사나 검찰 수사가 뒤이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문화재청의 안이한 대응 태도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문화재 관리 정상화 방안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적이 있은 직후에도 문화재청 내부에는 특별한 긴장감이 읽히지 않았다. 한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 등 상급기관에서) 어떤 지시도 내려오지 않았다. 문제점이 있으면 바로잡을 것”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문화재 행정을 둘러싼 개혁은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당·청은 물론 문화재청의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 관련 법률 제정 등에 나설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안이한 행정에 대해 부처 내에서도 그동안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바로잡을 구속력이 없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어떤 형식으로든 행정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아베, 침략 반성 통한 신뢰회복 필요”

    “아베, 침략 반성 통한 신뢰회복 필요”

    “아베 정권이 출범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한국·중국과 정상회담조차 하지 못하는 현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아베 신조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를 확실히 계승하겠다고 밝히지 않으면 주변국과의 관계는 개선될 수 없다” 11일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무라야마 담화 계승·발전 모임’ 발족식 자리에서 요시다 다다토모 일본 사민당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사민당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의 주인공인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의 출신 정당이기도 하다. 최근 헌법 9조의 해석 변경·특정비밀보호법·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추진하는 등 폭주하는 아베 내각의 움직임을 우려하는 인사들이 이날 모여 “아베 총리는 무라야마 담화 계승을 확실히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마쿠라 다카오 사이타마대학 명예교수,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 등 16명의 지식인과 전직 관료가 참여한 이날 모임은 향후 토론회 등을 통해 일본 정치사에서 무라야마 담화가 갖는 의미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가마쿠라 교수는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다시는 아시아 국가들을 침략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하며 식민지였던 주변국 국민들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했다”면서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을 이어받아 침략전쟁을 반성하며 평화헌법 9조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부고]

    ●김학역(서울지방경찰청 교통지도부장)씨 부친상 9일 전북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10시 (063)250-2450 ●이덕행(전 보건환경연구원 서기관)씨 별세 성욱(GS 홍보팀 차장)진욱(사업)유주(미국 거주)유진(미국 거주)유성(미국 거주)씨 부친상 9일 건국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2030-7905 ●정초영(전 KBS 전주방송총국장)씨 별세 지영서(KBS 아나운서)씨 남편상 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30분 (02)2227-7587 ●조태영(카페베네 경영지원사업단장)씨 부친상 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2258-5940 ●김영돈(성균관대 명예교수)씨 별세 우섭(전 임광토건 소장)씨 부친상 조원승(인하대 교수)씨 장인상 9일 서울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2072-2011 ●이수만(차의과학대 교수)씨 부친상 10일 경남 김해 복음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55)330-9920 ●정운채(건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씨 별세 박정희(한국심리상담연구소 강사)씨 남편상 정어연(법무법인 거화 변호사)씨 부친상 박경수(법무법인 에이펙스 변호사)이봉성(주얼카페 대표)씨 장인상 10일 건국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2030-7908 ●이왕민(안양 만안경찰서장)씨 모친상 10일 전남 목포 효사랑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061)242-7000 ●신용우(MBC 기술연구소장)씨 부친상 최지현(청주방송 편성제작국 차장)씨 시부상 10일 대구 모레아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9시 30분 (053)801-9999 ●신대진(전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씨 별세 원정(삼성증권 IB본부장 상무)씨 부친상 오영석(명진후르츠 대표)유석영(재미 사업)씨 장인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20분 (02)3410-6917
  • [책꽂이]

    요네하라 마리 한정판 특별컬렉션(요하네라 마리 지음, 마음산책 펴냄) 일본의 유명 작가이자 동시 통역사인 저자의 책 16권 국내 번역 완간을 기념해 이중 다섯 권을 골라 1000질 한정판을 펴냈다. 대표작인 ‘미식견문록’과 ‘프라하의 소녀시대’, ‘발명 마니아’, ‘교양 노트’, ‘언어 감각 기르기’ 등으로 구성됐다. 6만 4000원.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이애경 지음, 허밍버드 지음) 조용필, 유리상자, 윤하 등 유명 가수의 노랫말을 만들어 온 작사가 이애경의 감성 에세이. 30대에 접어든 여성이 삶과 나이듦에 대해 느끼는 고민들을 노랫말 같은 메시지 67편에 담았다. 232쪽. 1만 3000원. 누구나 인재다(육동인 지음, 북스코프 펴냄) 유대인과 이스라엘이 어떻게 창조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는지를 분석한 책. 저자는 유대인의 성공 뒤에는 그들만의 독특한 생각과 교육이 있었으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유대인 특유의 창의성이라고 강조한다. 192쪽. 1만 2000원. 세기초의 한국언론(유일상 지음, 시간의 물레 펴냄) 건국대 명예교수이자 언론학 박사인 저자의 네 번째 한국언론 평론서. 언론 문제를 중심으로 당시의 현안과 시대상을 반영한 칼럼, 논단, 수필, 학술논문 등의 글을 묶었다. 336쪽. 1만 4400원. 신사대기서(장개충 편저, 너도밤나무 펴냄) 중국 고전인 삼국지, 수호지, 금병매, 초한지를 ‘신(新)사대기서’로 묶었다.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생의 진리와 교훈을 담은 작품들을 각각 한 권으로 간추려 고전을 읽는 부담감을 낮췄다. 각권 1만 5000원.
  • 비싼 미국 명문대, 돈값은 하는 거니

    비싼 미국 명문대, 돈값은 하는 거니

    비싼 대학/대학앤드류 해커·클로디아 드라이퍼스 지음/김은하·박수련 옮김/지식의 날개/340쪽/1만 7000원 25만 달러(약 2억 6500만원). 이름이 좀 알려진 미국의 사립대학에 4년간 다니기 위해 드는 평균 비용이다. 2010~2011년 기준으로 두 학기의 등록금에 각종 회비를 더하면 4만 900달러이고, 여기에 기숙사비와 책값으로 9500달러가 더 든다. 이는 대학생 자녀를 둔 일반 가정의 연간 세후 수입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옷값이나 간식비, 연휴 때 집으로 가기 위한 비행기표 등 기타 비용도 연간 1만여 달러가 든다. 그런데도 미국 대학의 등록금은 계속 오른다. 왜 그럴까? 미국 퀸스대 정치학과 명예교수인 앤드류 해커와 뉴욕 타임스 기자이며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인 클로디아 드라이퍼스가 그 실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거의 모든 미국의 대학에서 가장 큰 지출은 교수의 인건비, 특히 32만명에 이르는 종신 교수(평생 강단에 설 수 있는 교수)들의 월급이다. 40대 초반의 정교수가 연간 고작 300시간 강의를 하면서 평균 11만 달러(약 1억 1700만원)의 연봉을 받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니다. 같은 연령대의 월급쟁이 변호사의 평균연봉은 9만 1000달러, 화학엔지니어는 7만 8000달러, 금융 애널리스트는 7만 4000달러이다. 행정부서의 팽창도 만만치 않다. 부서를 신설해 직원을 뽑고나면 조직내에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1976년 이래로 학생수 대비 행정직원 비율이 2배 늘면서 인건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식축구나 야구 등 대학스포츠팀 운영에도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미국 대학들을 통틀어 미식축구팀 하나만 따져봐도 연간 36억 달러(약 3조 8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등록금이 워낙 비싸니 미국 대학생들의 부채는 엄청나다. 2010년 말 대학생 대출은 9000억 달러(약 955조원)에 근접했다. 미국 가계 전체의 신용카드 채무를 초월한 수치다. 대학생의 3분의 2는 빚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 대출을 받은 학생의 경우 이자, 추심료, 상환지연에 따른 위약금, 원금 등을 합쳐 갚아야 할 돈을 계산해보면 보통 10만 달러(약 1억 600만원)가 넘는다. 두 저자는 대학 교육에 대한 개혁은 대학의 최우선 순위를 연구가 아니라 ‘교육’에 두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연구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고조되면 교수들이 강의실 밖으로 떠돌 뿐 아니라 학생을 상대로 한 강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역사학과의 경우 2010~2011학년도 교수 42명 중 20명(48%)이 연구를 하겠다며 휴가를 내자 시간 강사와 초빙 강사가 빈 수업시간을 메웠다. 다른 엘리트 대학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저자들은 신규 행정직과 대학 운동부는 강의와 학습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주장하는 한편 학문의 자유를 오히려 파괴하고 있는 종신교수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학 교육이나 미국 유학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日 ‘무라야마 담화’ 계승 모임 11일 발족

    일본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발전시키는 모임이 발족된다. 가마쿠라 다카오 사이타마대학 명예교수,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 아마키 나오토 전 주레바논 대사 등 일본 지식인과 전직 관료 등 15~16명이 참여하는 이 모임은 오는 11일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발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기자회견에는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의 출신 정당인 사민당 요시다 다다토모 당수가 참석, 연대를 표명하는 인사말을 할 예정이다. 모임은 기자회견 안내문을 통해 “아베 내각은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해 기존 헌법 9조의 해석변경을 시작했고 역대 정권이 계승해 온 무라야마 담화의 수정을 시야에 넣는 등 폭주하고 있다”며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을 후대에 전달함으로써 평화국가의 길을 계속 가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야당·시민단체·종교계 ‘국민연대’ 만든다

    민주당과 정의당,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계 인사들은 6일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진상 규명을 위한 ‘국민연대’를 구성키로 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민주당과 정의당, 안 의원 간의 ‘신야권연대’ 구상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와 이승환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 함세웅 신부 등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계 인사 100여명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주의 기본질서가 심각히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 범국민적 공동 대응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면서 오는 12일 시민사회단체·종교계·정치권 주요 인사가 함께하는 연석회의를 갖자고 제안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제안했던 범야권 국민연대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이들은 특검법 도입을 위한 서명운동,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남재준 국가정보원장·황교안 법무부장관 등의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을 추진키로 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을 놓고 정부 여당과 야당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야권 진영의 결속력은 강화되는 양상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위해서는 연대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고려도 작용하고 있다. 이날 이종걸 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안 의원이 국회에서 ‘동양사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공동토론회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 김 대표도 축사를 하기 위해 참석하면서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야권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여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진보당의 위기로 야권의 결속력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공안 정국 속에 치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열린세상] 기초연금법안의 출구는 없는가/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기초연금법안의 출구는 없는가/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26일 10만~20만원(현재가치)의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연동해 소득 하위 70%의 60세 이상 노인에게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연이어 10월 2일에 2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입법예고한 기초연금법안에 의하면 기초연금의 최소지급액을 ‘10만원’(현재가치기준)으로 명시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으로 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초연금의 최소 지급액부터 10만원으로 명시되지 않음에 따라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중 공적소득자료 미보유자는 본인이 소득이 없다며 보험료를 내지 않겠다고 신청하면 ‘납부예외자’가 될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의하면 ‘납부예외자’ 신청이 2010년 438만명에서 지난해에는 405만명 선으로 줄어들었으나 올해 9월 현재 414만명 선으로 다시 늘어났다고 한다. 특히 50대의 납부예외자 신청은 지난 1월의 89만 9611명에서 9월에 93만 731명으로 3만 1120명 늘었다고 한다. 결국, 기초연금액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연동한 정부안은 50대의 국민연금 장기가입 동기를 급속도로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기초노령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9만 6800원씩 지급되고 있다. 정부의 기초연금 도입계획이 그대로 이번 예산국회에서 확정된다면 현재 기초노령연금 대상자의 90%인 353만명은 20만원을 받게 된다. 전체 노인 598만명의 60%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나머지 65세 이상 노인 중 20만명은 15만~20만원을, 18만명은 10만~15만원을 받게 되어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공약인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이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노인 10명 중 6명’ 정도가 지급받게 되는 것이다. 가령 2014년에 만 65세가 돼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1년 이하이면 20만원을 전부 받을 수 있지만 가입 기간이 12년 이상 되면 점차 금액이 줄어들어 20년에 이르면 10만원이 된다. 정부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여 현재 65세 이상 노인들 ‘다수’에게 20만원을 지급하고자 노력하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2011년 기준 4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2010년 현재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초연금, 공적연금을 합친 공적연금 지출비율은 0.9%로 OECD 28개국 중 최하위였으며 27위인 호주(3.6%)에 비해서도 격차가 큰 상태라고 한다. 그리고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그대로 이행되더라도 2020년 공적연금 지출 수준은 GDP 대비 2.8%가 돼 OECD 평균의 4분의1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공적연금제도는 가장 중요한 복지정책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중장기 거시경제정책이기도 하다. 미국이 1960년대 사회보장제도를 본격 도입했으나 아직도 ‘오바마 건강보험법안’으로 인해 연방정부 재정의 마비 사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우리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일본 학자들은 1990년대 초부터 일본 경제가 장기 저성장 기조에 빠진 가장 큰 이유를 일본의 공적연금제도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급격히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정감사가 끝나면서 여야는 기초연금법안을 둘러싼 내년도 예산심사에서 크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가 재정건전성의 유지를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은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 조세 저항이 덜한 부가가치세율 인상, 대기업에 유리한 법인세율의 단일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부유하거나 가난한 사람이 똑같은 비율로 세금을 내는 부가가치세율 인상은 빈부격차를 확대시키며, 법인세율의 단일화는 안 그래도 확대되고 있는 수출·내수기업과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양극화 추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기초연금 도입계획이 노인 빈곤율의 축소와 소득 재분배의 개선에 그 목적이 있다면 소득세와 법인세율의 인상이라는 정공법을 택하는 것이 가장 공평한 정책이라는 경제학의 원리를 우리 모두 되새길 필요가 있다.
  • [사고] 제19회 서울광고대상 수상작 발표

    [사고] 제19회 서울광고대상 수상작 발표

    제19회 ‘서울광고대상’에서 삼성의 ‘삼성그룹 창립 75주년’ 광고가 대상을 차지했다. 서울광고대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조병량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명예교수)는 지난 4일 접수된 작품을 심사해 수상작 16점을 뽑았다. 수상작과 수상소감, 심사평은 오는 20일 서울신문 지면에 소개된다. ●심사위원 조병량, 김충현(서강대 언론대학원장), 오병남(서울신문 이사), 주병철(서울신문 광고국장)
  • [김문이 만난사람] 이 시대 마지막 어릿광대 국악인 김뻑국

    [김문이 만난사람] 이 시대 마지막 어릿광대 국악인 김뻑국

    살면서 가장 좋은 재미를 꼽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보는 것, 아니면 듣는 것일까. 대체적으로 보는 것보다는 듣는 편이 낫다고들 말한다.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 재미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재담(才談)은 익살과 재치를 부리며 재미있게 이야기한다는 뜻이다. 창작보다는 전승(傳承)에 기초를 두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실타래처럼 풀어나간다. 장구와 북을 치며 서로 주고받는 재담과 여러 타령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그렇다면 잠깐, 남녀가 주고받는 재담의 한 장면을 들어보자. 남:억조창생 만민시주님네, 이 내 말을 들어보소. 청춘이 가고 백발이 올 줄 알았으면 10리 밖에다가 가시철망을 쌓을 걸.(나무관세음보살 목탁소리를 한다) 여:이봅세 아즈바이, 이봅세 아즈바이, 어쩌면 그 소리를 잘 지르시지비? 남:아즈마이~여기가 어니 고장, 어니 댁이지비? 함경도 어랑타령 고장 아니메~아즈마이 가만히 관상 보니 혼자 삼동? 여:말 맙소, 갈라새끼 술지방 앙카이(남편이 술집 여자를 데리고 도망갔다는 함경도 지방의 욕) 옆에 차고 후르륵 날러 혼자 삼둥. 어쩌면 좋겠소, 어쩌면 좋겠소, 가슴 답답해서 못 살겠다. 내 눈에 햄세국물(김칫국)이 쫄쫄 흘리메, 정말 가슴 답답해서 못 살겠다. 아즈바이 아까 잘하던 소리 한번 아니 들려주겠소? 남:니가 먼저~살자고~옆구리 꾹꾹 찔렀지, 내가 먼저 살자고 계약에 도장 먼저 찍었나? 여:무주공산 뜬 달은 뜨나마나 하구요, 멍텅구리 새서방은 있으나마나 허다. 이어 둘이 합창을 한다. ‘날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나고, 이십리 못 가서 불한당 맞고, 삼십리 못 가서 되돌아오리리라, 아하하 어이야 어야더야 내 사랑아. 아리랑 고개에다 초가삼간 짓고 양친부모 모셔다가 천년만년 살자~’ 김뻑국을 아시는가. 젊은이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40대 후반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이름으로 남아 있다. 재담의 명인 김뻑국씨는 한국의 찰리 채플린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1934년생이니까 올해 우리 나이로 팔순이다. 예전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여전히 공연무대에 올라 특유의 민요재담을 펼치면서 대표적 만담 콤비로 알려진 ‘장소팔·고춘자’ 이후 마지막 재담꾼으로 외롭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국립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김뻑국예술단의 소리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소리극 공연을 열고 관객들에게 웃음을 흠뻑 선사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 농협 대강당에서 2인 소리극 형식으로 제자와 함께 조용한 무대를 갖기도 했다. 앞에 언급된 남녀의 재담 장면에서 남자는 김씨, 여자는 제자 김순녀씨가 맡았다. 둘은 이 무대에서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아리랑을 불러 눈길을 끌었다. 외국어로 아리랑을 부르게 된 계기는 우리의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였다. 종로3가 국악로에 있는 ‘김뻑국예술단’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민요재담이 대중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는 현실에서 무슨 인터뷰를 하느냐고 했다. 재담인생 55년에 요즘도 열심히 공연을 다니고 있지 않느냐고 했더니 “재담은 춥고 배고팠던 시절 민초들의 해학이고 한풀이이자 격조 높은 풍자였다”면서 파란만장한 세월을 먼저 회고한다. 그는 일제 때 일본에서 태어나 광복이 되던 11살 때 부친의 출생지인 충남 보령에 정착했다. 하지만 적응이 잘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생들한테 ‘일본 하꼬짝(궤짝)’이라고 놀림을 받으며 ‘왕따’를 당했던 것. 한글을 잘 모른다는 이유에서였다. 쫓아다니면서 때리는 등 못살게 구는 학생들 때문에 도망치듯 기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가 뚝섬 근처에서 우연히 국악인 이충선씨를 만나 1년 넘게 머슴살이를 했다. 굿판이나 질펀한 놀이마당이 펼쳐지는 날 이씨를 따라다니며 구경하는 것이 큰 재미였다. 그러다가 6·25전쟁이 발발하자 인천과 수원을 거쳐 용인 남사초등학교에서 숨어 지냈다. 끼니는 빈집 광을 뒤져 남아 있는 씨알로 근근이 해결했다. 그렇게 1년 3개월을 지낸 뒤 다시 서울로 왔다. 탑골공원에서 배회하고 있을 때 공연 중인 국악인 최경명씨를 만났다. 이후 그는 최씨를 따라다니면서 장구와 피리, 배뱅이소리를 어깨너머로 배웠고 인천과 강화 등지에서 약장수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배뱅이굿을 하는 이은관씨의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아 이씨와 인연을 맺고 40년 동안 같이 지내게 된다. “하루는 육영수 여사의 초대를 받고 소록도 위문공연을 가게 됐습니다. ‘쾌지나 칭칭나네’를 부른 김상국, ‘노란 샤스 입은 사나이’의 가수 한명숙씨도 함께 갔지요. 이때 다른 분들은 10분 정도 노래를 불렀으나 저는 이충선씨를 따라다니면서 배운 재담으로 30분 가까이 무대 위에 섰지요. 환자들도 막 웃고 그러니까 무대가 화기애애했어요. 육영수 여사도 좋아하시면서 몸소 무대까지 다가오시더니 악수를 청하더군요. 엊그제(10·26) 박정희 대통령을 추모하러 간 것도 그런 인연에서였습니다.” 김씨가 재담가로 유명해진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 박정희 정권 때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만남이다. 사연은 이렇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직후였다. 김씨는 이은관씨와 함께 종로3가에 있는 요정집 ‘오진암’으로 초대받았다. 가 보니 김지미, 서수남, 하청일 등 유명 연예인 20여명이 모여 있었다. 이후락 부장이 북한에 무사히 다녀온 기념으로 파티를 연 자리였다. 이 부장은 술을 한 잔씩 돌리면서 각자 노래 한 곡씩 부르게 했다. 당시 중앙정보부장이라고 하면 매우 근엄한 위치여서 다들 조용하게 불렀다. 그러나 김씨 차례가 오자 원래 하던 대로 소리 내어 불렀다. ‘네가 먼저 살자고 옆구리 꾹꾹 찔렀지. 내가 먼저 살자고 계약에 도장을 찍었나’를 민요풍으로 불렀다. 분위기가 확 반전됐다. 이 부장이 기분이 좋았던지 “바로 그거야 한 번 더 불러 봐”라고 했다. 이왕 내친김에 야한 노래를 했다. ‘○○산 자리봉에 좁쌀 서말 심었더니 공알새가 날아와~’ 다들 웃으면서 박수를 쳤다. 이 부장은 “저런 사람 세 사람만 있으면 남북통일도 문제 없어”라고 하면서 김씨를 옆자리에 앉힌 뒤 백지수표(100만원 이하) 한 장을 건넸다. 당시 100만원은 집 한 채 값이었다. “그 수표를 들고 한국은행을 갔습니다. 은행장이 직접 나와 인사를 하더군요. 이후락씨 사인을 보더니 다들 굽실굽실하는 거예요. 어떻게 받았으며 다 찾아갈 거냐는 등 아주 친절하게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10만원만 우선 달라고 했지요. 그것으로 양복점에 가서 옷을 맞춰 입고 남대문시장에 가서 해군 단화를 구입했습니다. 나머지는 안비취, 묵계월, 박동진 등 국악인들에게 공연을 하도록 도와주었지요.” 아울러 ‘김뻑국예술단’을 창단한 뒤 전국 면소재지까지 가서 공연을 하면서 암울했던 시절에 해학과 웃음을 선사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재담 한마디 툭 던진다. “서방님의 양말을 꿰맬 때 본처는 이빨로 실을 끊고, 둘째 마누라는 가위를 사용합니다. 셋째는 냄새를 맡고는 아예 양말을 버리지요. 하하하.” 김씨는 살아온 세월이 그래선지 팔순의 나이에도 악동(樂童)처럼 웃는다. 얼핏 보면 동자승 같기도 하고 철없는 촌놈 같기도 하다. 김뻑국이라는 이름은 방송국 데뷔 시절 ‘뻑국 뻑뻑국’이라는 소리를 잘 내서 그렇게 됐다고 말한다. 본명은 김진환이다. 김씨는 2010년 자신의 예술인생 50년을 맞아 남산 국악당에서 화려한 공연무대를 가졌다. 이때 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한마디씩 덕담을 건넸다. 단국대 명예교수인 서한범 문학박사는 “김뻑국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름이 재미있어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보다 재담과 소리, 몸짓과 연기로 청중을 몰고 다니는 유명세 때문이다. 선생은 익살스러운 말이나 행동, 노래와 춤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능력이 있어 이 시대의 마지막 어릿광대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분이다”라고 했다. 그랬다. 어린 시절 피리의 명인 이충선을 따라다니면서 굿당의 대감놀이를 배웠고 김윤심의 재담과 소리를 익히기도 했으며 최경명에게는 장구와 피리, 1960년도에는 이창배 문하에서 경기민요를 배웠다. 그러면서 김뻑국만의 독특한 스타일의 영역을 개척하면서 많은 국악인들의 앞날을 열어주기도 했다. 꿈은 무엇일까. “일본에는 재담이나 만담 문화재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한 명도 없습니다. 꼭 인간문화재가 아니더라도 ‘명예문화재’라는 증서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재담을 배우려는 제자들이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러면서 노래를 한다. ‘만나보세~만나보세~어머님 아버님 앞마당에서 만나보세~얼쑤.’ 팔순에 눈을 감고 장구 치고 북 치며 달밤에 외로이 홀로 앉아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뻑국은 1934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김진환이다. 11살 때 광복을 맞아 아버지 출생지인 충남 보령에 정착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에서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다가 국악인 이충선씨를 만나 머슴살이를 했다. 6·25전쟁을 겪은 뒤 국악인 최경명씨를 만나 피리와 배뱅이소리를 배웠다. 인천과 강화도에서 약장수를 하던 시절 배뱅이굿을 하는 이은관씨를 만나 40년을 같이 지냈다. 1960년 이창배의 문하에 입문해 본격적으로 경기민요를 배우게 된다. 이정업의 장구, 김천흥의 춤, 박동진의 판소리, 박해일의 재담을 배우면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한다. 1974년 남북적십자회담 환영공연을 했으며 1975년 ‘김뻑국예술단’을 창단했다. 최근에는 정선아리랑 연주법을 독창적인 기법으로 개발했고 우리 아리랑을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부르면서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김뻑국예술단’의 단장이다.
  • 동아시아 해양 갈등 해결 모색 국제세미나

    이어도과학기지 건립 10주년을 맞아 이어도와 남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을 둘러싼 동아시아 해양 갈등을 조명하는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린다. 국립해양조사원과 사단법인 이어도연구회, 이어도포럼은 오는 7~8일 제주에서 국내외 학자 50여명을 초청해 ‘아시아 지역 해양 갈등 해결을 위한 도전’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마라도로부터 서남방으로 149㎞ 떨어진 이어도는 해수면에서 약 5m 아래 가라앉아 있는 수중 암초로, 2003년 해양과학기지가 세워졌다. 중국은 이어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시키기 위한 영유권 주장을 펼쳐 우리나라와 마찰을 빚고 있다. 김부찬 제주대 로스쿨교수는 미리 배포한 기조연설문 ‘동아시아 해양갈등과 이어도문제’에서 “해양법상 이어도 및 그 주변 수역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할권 근거를 보다 분명하게 정립함으로써 최종적인 해양경계 획정 시 이를 우리의 관할 수역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이라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운용과 관련된 국제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제적 승인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이어도포럼 대표인 김세원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장관, 이수훈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르 꿔이 꿔이 베트남 외교부 국가안보위원회 해양국장, 장 즈이 중국 우한대 로스쿨 교수, 스콧 워렌 헤럴드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원 등이 주제 발표자로 참여한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부고]

    ●이정민(한국철도공사 직원)종관(광주시청 건설행정과 공무원)종록(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견적처 차장)씨 부친상 성원(서울신문 경제부 기자)씨 조부상 2일 광주 한국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062)380-3041 ●이승용(전 외환은행 부장)승훈(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승욱(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승규(명일여고 교사)씨 모친상 문현경(단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씨 시모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2)3010-2231 ●한준섭(충남도 언론홍보담당)씨 부친상 3일 충남 태안군 보건의료원, 발인 5일 오전 9시 30분 (041)671-5358 ●손태호(영진전문대 부속실장)승호(인천육도교회 담임목사)두호(신평 대표이사)주호(포스코켐텍 팀리더)씨 부친상 3일 포항 성모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54)260-8048 ●전건영(LG디스플레이 부장)영(영남일보 경제부 차장)씨 부친상 이승희(월성종합복지관 부장)씨 시부상 3일 경북대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53)200-6144 ●이동녕(JTV전주방송 카메라 기자)씨 부친상 3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5일 오전 4시 50분 (02)2258-5940 ●구재서(영화인)씨 별세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6시 20분 (02)3010-2261 ●김장배(한국화가)씨 별세 종성(워터스푼 대표)영종(코네스 부사장)씨 부친상 황제돈(ESCO 대표이사)씨 장인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02)3410-6901
  • ‘조선시대 개성상인 복식부기’ 국제학술회의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은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한중연 한국학대학원에서 ‘조선시대 개성 복식부기의 세계 회계사적 의의: 유럽과 중국, 일본과의 비교 연구’를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연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한 개성상인이 1887년부터 1912년까지 현대식 복식부기 방식으로 작성한 1296쪽 분량의 회계장부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 회계장부는 개성상인의 후손 박영진씨가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개성상인들이 이미 19세기에 현대식 복식부기를 사용했음을 입증하는 자료다. 자료를 연구한 전성호 한중연 교수는 학술회의에서 박영진가(家) 회계장부의 현대식 복식부기를 실증하고 동시대 유럽과 미국의 실증자료와 비교하는 내용을 발표한다. 제임스 루이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허성관 전 광주과학기술원장, 정기숙 계명대 명예교수, 서용달 일본 모모야마대 명예교수 등도 발표자로 나선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전통 茶香 품은 ‘책 한모금’ 어떠세요

    전통 茶香 품은 ‘책 한모금’ 어떠세요

    한국, 중국, 일본 등 3국 학자들이 한국의 차(茶)문화를 공동 연구한 ‘다도와 한국의 전통 차문화’(아우라)가 출간됐다. 김상현 동국대 명예교수, 정민 한양대 교수,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장 등 국내 학자 8명과 관젠핑(關劍平) 중국 저장농림대 교수, 다니 아키라 일본 노무라미술관장의 글 10편이 실렸다. 이 책은 노무라미술관이 기획한 것이다. 노무라금융그룹의 창시자 노무라 도쿠시치 회장이 1983년 교토 인근에 건립한 노무라미술관은 다도에 관심이 많았던 회장의 뜻에 따라 한국에서 만들어진 조선 다완과 한국 현대 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 왔다. 매년 연구지를 발행하는 노무라미술관은 올해 한국 차문화에 초점을 맞춰 책을 펴냈는데 반응이 좋아 한국어판을 내게 됐다. 김상현 명예교수는 ‘한국 차문화사’에서 “한반도에선 7세기 신라 선덕여왕 때부터 차가 있었고, 흥덕왕 3년(828)에 김대렴이 당에서 차 종자를 가져와 지리산에 심은 뒤부터 차가 널리 퍼졌다”고 한국 차문화의 기원을 짚었다. 정민 교수는 ‘조선 후기의 차문화 개관’에서 정약용의 제다법이 제자들에게 전수되면서 차문화가 중흥했고, 다산의 제자 초의가 초의차를 완성해 명성을 얻은 사실을 살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24시간 책을 누리는 공간·문화콘텐츠 본부가 될 겁니다”

    “24시간 책을 누리는 공간·문화콘텐츠 본부가 될 겁니다”

    잠 못 드는 깊은 밤 혹은 일찍 눈 떠진 새벽녘에 맘 편히 들를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면 어떨까. 꼭 책을 읽지 않더라도 사방을 둘러싼 책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책향기를 느긋하게 맡는 상상만으로도 뿌듯하지 않은가. 내년 5월, 그런 꿈의 도서관이 파주출판도시에 문을 열 전망이다. 파주출판도시 내 복합문화공간인 아시아출판문화센터와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의 공용 공간 1만 6500㎡(약 5000평)에 100만권의 기증 장서를 갖춘 24시간 열린 도서관 ‘지혜의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도서관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언호(한길사 대표)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과 건축가 김병윤 대전대 교수를 만났다. 김언호 이사장은 올여름부터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장서 기증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예산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아시아출판문화센터의 설계자인 김병윤 교수는 기존 도서관과는 차별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책 읽는 사람들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왜 도서관이 필요한지부터 물었다. 김 이사장은 “파주출판도시에 입주한 지 올해로 11년이 됐다. 그동안 출판도시는 책을 만드는 공간이었다. 이제는 독자들이 책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지혜의 숲’은 책 읽는 장소뿐 아니라 음악회, 낭독회 같은 문화콘텐츠의 헤드쿼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이책을 보존하고,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도서관 건립은 꼭 필요한 일이다. 학자들이 평생 모은 귀중한 장서를 도서관에 기증하려 해도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퇴짜 맞기 일쑤고, 출판사들의 반품도서는 대부분 파쇄기에서 짧은 생을 마감한다. 김 이사장은 “버려지고, 푸대접받는 종이책의 생명을 다시 살리는 지식의 리사이클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취지에 공감한 개인, 단체, 출판사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도서는 벌써 30만권에 이른다. 한경구 서울대 교수, 박원호 고려대 명예교수, 이계익 전 교통부 장관 등이 소장 도서를 기꺼이 내놨고, 교보문고와 한길사, 민음사, 사계절, 박영사, 안그라픽스 등 출판사들도 수천권씩의 책을 기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목표치인 100만권 장서 확보는 무난할 전망이다. 이는 웬만한 서울의 대학 도서관보다 많은 규모다. 최근 열린 ‘파주북소리 2013’에 참여한 해외 출판사들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혀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책들도 두루 갖추게 될 예정이다. 100% 기증 도서로 조성될 이 도서관의 또 다른 특징은 서가 구성과 책의 분류다. 특정 장소에만 책을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복도와 계단, 모퉁이 등 공용 공간의 빈 틈마다 다양한 형태의 서가를 마련해 눈길 닿는 곳 어디나 책이 보이도록 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센터를 설계할 때부터 공공 영역에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에 서가 공간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기존의 도서관이 주는 정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 ‘지혜의 숲’이라는 이름에 맞게 숲의 이미지와 빛을 모티브로 해서 시각적으로도 즐거운 공간이 되도록 다른 건축가, 디자이너들과 리모델링 작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이 하나의 설치미술로서도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개념의 책박물관을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책을 분류하지 않고 기증자별로 서가를 마련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김 교수는 “기증자의 학문 궤적과 정서의 흔적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희귀본이나 중요한 장서는 따로 보관해 불가피한 손실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24시간 열려 있는 도서관을 지향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학문을 위한 도서관보다는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김 이사장은 “처음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찾겠지만 익숙해지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미친 듯이’ 몰려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잠 안 자고 책 읽기 경연 대회’ 같은 재밌는 아이디어들이 넘친다. “젊은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한탄만 하는데 책을 맘껏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줘야 합니다. 책을 살리고, 지식을 공유하는 도서관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문화복지라고 생각합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은퇴, 지금부터 인생은 축제다(이상면 지음, 명경사 펴냄) 은퇴를 ‘진정한 자신만의 삶을 향한 여정의 출발’이라고 정의하는 저자는 지금까지의 숙제인생에서 벗어나 매일 적극적으로 살되, 천천히 혼자 음미하면서 즐길 때 축제와 같이 활기차고 보람된 생을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319쪽. 1만 5000원. 모든 것은 지나가고 또 지나간다(신정일 지음, 푸른영토 펴냄) 문화사학자이자 사단법인 우리땅걷기 이사장인 저자는 대한민국 산천이 자신의 스승이라고 말한다. 이 땅 구석구석을 걸어온 그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마음에 새긴 고향과 사람,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333쪽. 1만 5000원. 한국불교사연구 입문(최병헌 외 지음, 지식산업사 펴냄) 최병헌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27명의 중견·청년 학자들이 1600년에 걸친 한국불교의 연구 성과를 총정리하고, 앞으로 연구 과제와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불교에 관한 해외 연구 현황까지 폭넓게 다뤘다. 상하 2권. 각권 3만원. 나는 나에게 월급을 준다(마리안 캔트웰 지음, 노지양 옮김, 중앙북스 펴냄) 월급의 달콤한 덫에 빠져 직장에 얽매인 이들에게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나 자신만을 위한 일을 하며, 돈도 벌 수 있는 ‘자유방목형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 359쪽. 1만 4000원. 영국인 재발견(권석하 지음, 안나푸르나 펴냄)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영국에 건너가 30년 넘게 현지에서 거주하며 이방인의 눈으로 속속들이 관찰한 영국과 영국인에 관한 이야기. 전통과 첨단, 계급과 평등이 공존하는 영국의 민낯을 편견 없이 담았다. 472쪽. 1만 900원. 비트코인(김진화 지음, 부키 펴냄) 전 세계 어디에 있든 다른 이용자와 빠르고 안전하게 돈을 주고받을 수 있고, 수수료는 제로에 가까운 글로벌 디지털 가상 화폐 시스템인 비트코인에 관한 입문서. 개념부터 역사, 작동 원리는 물론 비트코인 시스템의 한계와 보완점도 함께 짚었다. 280쪽. 1만 6000원. 나는 복지국가에 산다(박노자 기획, 꾸리에 펴냄) 복지국가의 대명사 노르웨이에서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직접 보고 듣고 겪은 복지 이야기. 10년 이상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 교포 6명이 자신들의 체험담 위주로 복지국가의 장단점, 빛과 그림자를 가감 없이 들려준다. 268쪽. 1만 6000원. 인도는 힘이 세다(이옥순 지음, 창비 펴냄) 인도는 브릭스의 일원이자 중국과 함께 친디아로 거론되며 21세기 경제·문화 대국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한편에선 디폴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도 전문가인 저자는 지난 5000년간 변한 듯하면서도 변하지 않은 인도의 현재 모습을 9가지 주제로 나눠 설명한다. 360쪽. 1만 6500원. 친구 사이(아모스 오즈 지음, 민은영 옮김, 문학동네 펴냄) 매년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의 소설집이다. 이스라엘 건국 직후인 1950년대의 키부츠를 배경으로 한 여덟 편의 단편을 묶었다. 일종의 노동 공동체인 키부츠에서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체의 의미를 묻는다. 224쪽. 1만 1500원. 그레이트존스 거리(돈 드릴로 지음, 전승희 옮김, 창비 펴냄) 록스타 버키 원덜릭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파국으로 치닫는 20세기 후반 미국 자본주의의 현실을 돌아봤다. 토머스 핀천과 필립 로스, 코맥 매카시와 더불어 미국 현대 소설의 4대 작가로 꼽히는 돈 드릴로의 초기작이다. 380쪽. 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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