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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에도 B2C 전문 유통 플랫폼… 농민·외식업자 수호천사로

    국내에도 B2C 전문 유통 플랫폼… 농민·외식업자 수호천사로

    농가엔 추가 수익·외식업자는 비용 아껴농산물 공급·수요 불일치 해결 못해 한계공동·정기구매, 중간거점 배달 고려해야최근 국내에서도 ‘못난이’(등급 외) 농산물 거래를 활성화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농산물의 겉모습에 초점을 맞춘 등급 기준 탓에 양산되는 등급 외 농산물을 헐값에 처분하거나 폐기할 수밖에 없는 농민은 물론 비싼 식자재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외식 자영업자에게도 ‘수호천사’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등급 외가 정상 농산물 판매를 위한 ‘미끼상품’에 그치거나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농산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도 다수의 등급 외 농산물 전문 유통 플랫폼들이 등장했다. 대부분 등급 외 농산물을 일반 소비자에게 싸게 파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형태다. 사과와 복숭아, 감자, 양파, 고추 등 등급 외가 많이 나오는 과일과 채소가 주요 거래 품목이다. 등급 외로 만든 사과즙과 배즙, 고구마말랭이 등 가공식품도 판다. 농가와 농산물을 직거래하기 때문에 등급 외뿐만 아니라 일반 농산물도 유통비를 줄여 싸게 팔고 있다. 한 플랫폼은 지난해부터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농장과 식품가공업체를 직접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다. 농장에서는 팔고 싶은, 식품가공업체에서는 사고 싶은 품목과 물량을 플랫폼에 올리면 양쪽을 연결시켜 준다. 또 다른 업체는 지난해부터 국산 곡물로 만든 식물성 고기를 팔기 시작했다. 자체 기술 개발로 고기의 맛과 향, 식감을 재현했다. 외식 자영업자를 고객으로 한 식자재 직거래 플랫폼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농산물은 물론 가공식품의 유통단계를 줄여 유통비를 절감해 가격을 낮췄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등급 외 농산물 유통 플랫폼은 농산물 공급과 수요의 부조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농산물은 품목마다 제철이 있어 공급은 일시적인데 외식 자영업자들의 수요는 1년 내내 지속적이기 때문이다. 일부 농가 및 영농법인과 계약을 맺기 때문에 등급 외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아 정상 농산물이 판매목록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식자재 직거래 플랫폼은 유통 단계를 줄이긴 했지만 농산물의 경우 도매시장 중도매인 단계까지의 유통망은 거쳐야 해서 유통비 절감에 제약이 있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영세 외식 자영업자는 한 번에 구매하는 물량이 많지 않아 온라인 플랫폼으로 식재료를 사도 직거래 택배비가 부담”이라며 “영세 자영업자를 묶는 공동·정기구매 방식과 산지 직배송을 보완할 중간 거점을 만들어 집하한 뒤 전국으로 배달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완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명예교수는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을 비롯한 도매시장에 온라인 플랫폼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공동으로 쓸 수 있는 물류기지를 만들어 주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shjang@seoul.co.kr ■특별취재팀 장세훈·장은석 사내벤처팀, 강병철·하종훈·나상현 기자
  • ‘3대 부담’ 수술해야 1000조 나랏빚 준다

    ‘3대 부담’ 수술해야 1000조 나랏빚 준다

    국가채무 그냥 두면 25년 뒤 GDP 99%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특단의 대책을 준비하지 않으면 재정이 붕괴된 남미 국가의 모습이 ‘남의 일 아닐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책 없이 현 상태로 간다면 25년 뒤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1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미래세대의 부담이 큰 공무원연금·군인연금을 비롯한 4대 연금과 원칙 없이 남발한 각종 비과세·감면제도,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이 세금(근로소득세)을 한 푼도 내지 않는 현실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5년 전 전망 때보다 GDP 2000조 하향 기획재정부는 2일 ‘2020~60년 장기재정전망’을 통해 “지금의 인구 감소와 성장률 하락 추세가 계속되면 국가채무비율은 2045년 99.0%로 정점을 찍고 2060년 81.1%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저도 ‘코로나 쇼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추계여서 향후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재정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국가채무비율은 낮을수록 경제 규모에 비해 나랏빚이 적다는 의미다. 올해 43.5%, 내년은 46.7%로 전망된다. 미래 재정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건 예상보다 가파른 저출산·저성장으로 우리 경제 ‘파이’가 당초 전망보다 쪼그라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15년 전망에선 2060년 GDP를 8000조원(2019년 1900조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이번 전망에선 6000조원으로 무려 2000조원(25%)을 떨어뜨렸다. 재정건전성의 발목을 잡는 것 중 하나가 공적연금이다. 사학연금은 2029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이미 적자인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계속 불어나 재정을 갉아먹는다. 국민연금은 2041년 적자가 발생하고, 2060년엔 수급자(1720만명)가 가입자(1209만명)보다 500만명 이상 많은 기형적인 구조가 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수급자의 잔여 수명이 늘다 보니 현행 공적연금 구조에선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선진국 사례를 참조해 지금부터라도 개혁 플랜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위기 수습 뒤 국민부담률 올려야” 효과가 미미한 비과세·감면제도는 과감히 철폐하고 증세 등 국민부담률 제고 방안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증세는 시기를 잘 조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는 100년을 내다보는 정책을 세워야 하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가계와 기업이 위축돼 있다”며 “코로나 위기가 마무리되고 경기가 펴지면 그때 나랏빚을 줄이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로소득세) 면세자(2017년 기준 41%) 비율을 낮추고 단돈 1만원이라도 세금을 걷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공적연금, 비과세·감면, 소득세 면세자 이대론 안 된다

    공적연금, 비과세·감면, 소득세 면세자 이대론 안 된다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특단의 대책을 준비하지 않으면 재정이 붕괴된 남미 국가의 모습이 ‘남의 일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래세대의 부담이 큰 공무원연금·군인연금을 비롯한 4대 연금과 원칙없이 남발한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이 세금(근로소득세)을 한 푼도 내지 않는 현실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획재정부는 2일 ‘2020~60년 장기재정전망’을 통해 “지금의 인구 감소와 성장률 하락 추세가 계속되면 2060년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81.1%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처음 장기재정전망을 냈을 땐 2060년 GDP 대비 채무비율을 62.4%로 제시했는데, 5년 새 20% 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재정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GDP 대비 채무비율은 낮을수록 경제 규모에 비해 나랏빚이 적다는 의미다. 올해 43.5%, 내년은 46.7%로 전망된다. 미래 재정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건 예상보다 가파른 저출산·저성장으로 우리 경제 ‘파이’가 당초 전망보다 쪼그라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15년 전망에선 2060년 GDP를 8000조원(2019년 1900조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이번 전망에선 6000조원으로 무려 2000조원(25%)을 떨어뜨렸다. 재정건전성 발목을 잡는 것 중 하나가 공적연금이다. 사학연금은 2029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이미 적자인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계속 불어나 재정을 갉아먹는다. 국민연금은 2041년 적자가 발생하고, 2060년엔 수급자(1720만명)가 가입자(1209만명)보다 500만명 이상 많은 기형적인 구조가 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수급자의 잔여수명이 늘다보니 현행 공적연금 구조에선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선진국 사례를 참조해 지금부터라도 개혁 플랜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효과가 미미한 비과세·감면제도는 과감히 철폐하고, 증세 등 국민부담률 제고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증세는 시기를 잘 조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는 100년을 내다보는 정책을 세워야 하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가계와 기업이 위축돼 있다”며 “코로나 위기가 마무리 되고 경기가 펴지면 그때 나라 빚을 줄이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로소득세) 면세자(2017년 기준 41%) 비율을 낮추고 단돈 1만원이라도 세금을 걷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경성제대 의학부의 일본인 교수들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경성제대 의학부의 일본인 교수들

    경성제국대학은 1924년부터 해방을 맞은 1945년까지 존속했다. 설립 준비는 개교 2년 전(1922)부터 진행됐다. 애초의 명칭은 경성제국대학이 아니었다. 1924년 첫 입학생을 모집하는 원서교부 때만 해도 ‘조선제국대학’이었다. 하지만 일제는 ‘조선제국대학’이라고 하면 조선을 식민지가 아닌 ‘하나의 제국’으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고 해서 서둘러 명칭을 바꿨다. 도쿄(東京), 교토(京都), 도호쿠(東北), 규슈(九州), 홋카이도(北海道) 제국대학에 이은 6번째의 ‘조선제국대학’으로 하려다 갑자기 ‘경성제국대학’으로 급선회했다. 첫 회 신입생 입학시험과 합격자 발표하는 시기 사이에 이름이 바뀐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추측을 해볼 수 있다. 1945년 일본인이 물러간 후 경성제대 캠퍼스를 기반으로 서울대학교가 출발한다. ‘경성’제국대학의 이름을 이어받아 ‘서울’대학교가 된 것이다. 만일 일제가 설립 초기의 의도대로 ‘조선’제국대학이란 이름을 관철했다면 ‘한국’대학교가 되지 않았을까? 경성제대 총장의 권위는 대단했다. 이따금 조선 총독이 대학을 둘러보는 일도 있었는데, 교수나 총장이 현관 앞에 늘어서는 따위의 일은 전혀 없었다. 고등관 중 천황이 직접 임명장을 주는 최고 고등관을 ‘친임관’이라 불렀는데, 식민지 조선에서는 총독과 경성제국대학 총장 둘만이 친임관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대학총장을 국무총리와 동급으로 예우한 셈이다. 경성제대에는 고매한 인품을 지닌 교수도 많았다. 특히 의학부 교수들의 기개는 대단했다. 의학부 제1외과의 마쓰이 곤페이(松井權平) 교수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가 대학생들에게 삭발 명령을 내리고 국민복을 입힌 데 대해 “부질없는 짓이다. 일본은 결국 패한다”고 학생들 앞에서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부속병원에서 조선인과 일본인 환자를 차별해 진료하지 않았고, 그런 일이 발견되면 크게 나무랐다. 의학부 교수들은 사망할 때 반드시 시신을 실험용으로 써달라고 유언했다. 이비인후과 고바야시(小林靜雄) 교수가 그랬고, 마쓰이 곤페이 교수도 광복 전해에 사망, 제자들에 의해 시체가 해부됐다. 제자들은 스승의 시신 해부를 지켜보면서 숙연한 마음으로 의도(醫道) 확립을 다짐했다. 감염병 확산으로 짙은 어둠이 깔리고 있다. 비록 일본인이지만 경성제대 의학부 교수들의 높은 인격과 엄정한 의료윤리는 어둠을 밝히는 빛이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72조 8000억’ 내년 사상 최대 적자 예산

    ‘-72조 8000억’ 내년 사상 최대 적자 예산

    정부가 내년 나라살림을 72조 8000억원 적자로 짰다. 곳간에 들어오는 돈은 483조원인데 555조 8000억원을 쓰겠다고 적어냈다. 올해(-30조 5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예산 편성이며 사상 최대 규모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가계와 기업이 잔뜩 움츠러든 상황에서 정부마저 돈을 쓰지 않으면 우리 경제 ‘파이’가 쪼그라들 것이란 위기감이 작용했다. 다만 재정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된 건 숙제로 남았다. ●555조 8000억 슈퍼예산, 경기회복 승부수 정부는 1일 국무회의를 열고 555조 8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총지출) 정부안을 확정했다. 올해 512조 3000억원(본예산 기준)보다 8.5%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9.5%)와 올해(9.1%)보단 상승 폭이 약간 떨어졌지만, 어느 때보다 부담이 큰 편성이다. 국세수입을 비롯한 총수입이 지난해(481조 8000억원)보다 고작 0.3% 증가한 483조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법인세가 당초 전망보다 5조 2000억원이나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 침체로 세수 확보가 여의치 않은 탓이다. 이에 따라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72조 8000억원 적자를 기록한다.●급속도로 악화된 재정건전성 과제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 이후 경제·사회 구조의 대전환을 대비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라며 “지금과 같은 방역·경제 전시 상황에선 일시적인 채무와 적자를 감내해서라도 재정의 역할을 충실히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책’으로 제시한 한국판 뉴딜에 21조 3000억원을 투입한다. 일자리 200만개를 유지하거나 새로 만들기 위해 8조 6000억원을 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재정을 풀지 않으면 경기가 침체되고, 너무 풀면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딜레마적 상황”이라며 “재원을 낭비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게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단독]“점심 매출이 달랑 7만원” “확진자 다녀갔다 오해살까봐 열었어요”

    [단독]“점심 매출이 달랑 7만원” “확진자 다녀갔다 오해살까봐 열었어요”

    “차라리 완전히 셧다운(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했으면 좋겠어요. 손님은 없는데 인건비는 그대로 나가니까요.”31일 서울 중구 무교동의 중국음식점에서 만난 사장 최모(52)씨는 “방이 17개인데 저녁 예약이 하나도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3단계 격상 때 나라 경제가 받을 충격을 감안하면 다소 격앙된 반응이지만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그만큼 컸다. 서울시청과 대기업 등이 위치한 무교동과 다동의 식당들은 점심때 직장인들로 붐볐지만 이날은 한산했다. 최씨는 “지난해 하루 300만~400만원 찍던 매출이 지난주에는 1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번 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오후 9시까지만 매장 내 영업을 할 수 있어 저녁 장사는 접어야 할 처지다. 최씨는 “전염병을 잡는 게 우선이긴 한데 정부도 현장 사정을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서울시가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했었지만 연매출 2억원이 넘으면 받을 수 없어 사각지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매출 규모가 커 보여도 실제 순익은 거의 없는 가게들이 많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소비 절벽’이 현실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울신문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김희곤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내 4대 금융지주계 카드사(신한·하나·우리·KB국민카드)의 서울지역 가맹점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8월 셋째주(17~23일) 카드 결제금액은 3조 8352억원으로 전주(4조 4996억원) 대비 14.8% 감소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한 금액만 보면 3조 5320억원에서 2조 8377억원으로 19.7%나 줄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4일 104명을 기록한 뒤 계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지난 23일부터 시행됐고, 수도권 2.5단계는 30일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소비 감소 현상은 이번 주 더 심해질 전망이다.정부의 2.5단계 조치로 경기 고양시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헬스장의 문을 닫은 안모씨는 “더 큰 경제적 타격을 막기 위해 방역을 강화하는 건 좋은데, 거리두기 강도를 높였으면 소상공인 지원 대책도 이에 맞게 격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자영업자들은 지역이나 업종을 가리지 않고 “월세 같은 기본비용도 낼 수 없을 만큼 벌이가 형편없다”고 토로한다. 서울 여의도의 국회 건너편에서 작은 한식당을 하는 홍용길(69)씨는 “점심때면 15개 테이블이 꽉 차고 5분씩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었는데 오늘 점심 매출은 총 7만원가량 나왔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10분의1로 쪼그라든 것”이라면서 “차라리 잠시 문을 닫고 싶은데 ‘코로나 확진자가 들러 영업 중단한 것 아니냐’고 오해를 살까 봐 그냥 연다”고 답답해했다. 인근에서 커피숍을 하는 강미현(48)씨는 “한 달에 20일 일하면 딱 월세만큼 매출이 나온다”면서 “아르바이트생이 봉급 안 받고라도 나오고 싶다고 하는데 답이 없다”며 울먹였다. 통계를 보면 음식점보다 매출 감소가 더 심한 업종도 많다. 8월 둘째~셋째주 사이 카드 결제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하나·국민카드 기준)은 노래방(-58.8%)이었다. 코로나19의 ‘n차 감염’ 고리로 지목받았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9일부터 수도권의 노래방 영업을 중단시켰고, 2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했다. 휴가 수요가 빠지면서 항공사 결제액(-50.1%)도 반 토막 났고 노래방과 함께 집합금지명령이 떨어진 유흥주점·안마시술소 등이 포함된 유흥 및 사치업(-48.8%)도 결제액이 크게 빠졌다. 사우나·피부미용실·부동산중개 등이 포함된 대인서비스 및 용역제공업체(-46.0%)의 결제금액도 줄었고 재택근무, 여행·외출 자제 등의 여파로 대중교통(-31.4%) 결제액도 전주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헬스장·당구장 등과 같은 레저시설 및 판매(-15.9%), 일반음식점(-11.0%)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카드 결제금액이 줄었다. 목욕업계 관계자는 “업소마다 다르겠지만 지난주부터 목욕탕 매출이 평소 대비 30~4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코로나 사태 장기전에 대비하려면 재정 정책을 남발하면 안 되지만 자영업자들이 일시적 자금난에서는 벗어날 수 있도록 대출이나 이자 유예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단독]“차라리 셧다운이 낫겠어요” 자영업자의 절규

    [단독]“차라리 셧다운이 낫겠어요” 자영업자의 절규

    “차라리 완전히 셧다운(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했으면 좋겠어요. 손님은 없는데 인건비는 그대로 나가니까요.”31일 서울 중구 무교동의 중국음식점에서 만난 사장 최모(52)씨는 “방이 17개인데 저녁 예약이 하나도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3단계 격상 때 나라 경제가 받을 충격을 감안하면 다소 격앙된 반응이지만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그만큼 컸다. 서울시청과 대기업 등이 위치한 무교동과 다동의 식당들은 점심때 직장인들로 붐볐지만 이날은 한산했다. 최씨는 “지난해 하루 300만~400만원 찍던 매출이 지난주에는 1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번 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오후 9시까지만 매장 내 영업을 할 수 있어 저녁 장사는 접어야 할 처지다. 최씨는 “전염병을 잡는 게 우선이긴 한데 정부도 현장 사정을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서울시가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했었지만 연매출 2억원이 넘으면 받을 수 없어 사각지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매출 규모가 커 보여도 실제 순익은 거의 없는 가게들이 많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소비 절벽’이 현실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울신문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김희곤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내 4대 금융지주계 카드사(신한·하나·우리·KB국민카드)의 서울지역 가맹점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8월 셋째주(17~23일) 카드 결제금액은 3조 8352억원으로 전주(4조 4996억원) 대비 14.8% 감소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한 금액만 보면 3조 5320억원에서 2조 8377억원으로 19.7%나 줄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4일 104명을 기록한 뒤 계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지난 23일부터 시행됐고, 수도권 2.5단계는 30일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소비 감소 현상은 이번 주 더 심해질 전망이다.정부의 2.5단계 조치로 경기 고양시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헬스장의 문을 닫은 안모씨는 “더 큰 경제적 타격을 막기 위해 방역을 강화하는 건 좋은데, 거리두기 강도를 높였으면 소상공인 지원 대책도 이에 맞게 격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자영업자들은 지역이나 업종을 가리지 않고 “월세 같은 기본비용도 낼 수 없을 만큼 벌이가 형편없다”고 토로한다. 서울 여의도의 국회 건너편에서 작은 한식당을 하는 홍용길(69)씨는 “점심때면 15개 테이블이 꽉 차고 5분씩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었는데 오늘 점심 매출은 총 7만원가량 나왔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10분의1로 쪼그라든 것”이라면서 “차라리 잠시 문을 닫고 싶은데 ‘코로나 확진자가 들러 영업 중단한 것 아니냐’고 오해를 살까 봐 그냥 연다”고 답답해했다. 인근에서 커피숍을 하는 강미현(48)씨는 “한 달에 20일 일하면 딱 월세만큼 매출이 나온다”면서 “아르바이트생이 봉급 안 받고라도 나오고 싶다고 하는데 답이 없다”며 울먹였다. 통계를 보면 음식점보다 매출 감소가 더 심한 업종도 많다. 8월 둘째~셋째주 사이 카드 결제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하나·국민카드 기준)은 노래방(-58.8%)이었다. 코로나19의 ‘n차 감염’ 고리로 지목받았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9일부터 수도권의 노래방 영업을 중단시켰고, 2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했다. 휴가 수요가 빠지면서 항공사 결제액(-50.1%)도 반 토막 났고 노래방과 함께 집합금지명령이 떨어진 유흥주점·안마시술소 등이 포함된 유흥 및 사치업(-48.8%)도 결제액이 크게 빠졌다. 사우나·피부미용실·부동산중개 등이 포함된 대인서비스 및 용역제공업체(-46.0%)의 결제금액도 줄었고 재택근무, 여행·외출 자제 등의 여파로 대중교통(-31.4%) 결제액도 전주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헬스장·당구장 등과 같은 레저시설 및 판매(-15.9%), 일반음식점(-11.0%)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카드 결제금액이 줄었다. 목욕업계 관계자는 “업소마다 다르겠지만 지난주부터 목욕탕 매출이 평소 대비 30~4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코로나 사태 장기전에 대비하려면 재정 정책을 남발하면 안 되지만 자영업자들이 일시적 자금난에서는 벗어날 수 있도록 대출이나 이자 유예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부고] 김종렬씨 장모상, 손교수씨 장모상, 강별씨 장인상, 박영수씨 장인상

    ■ 김종렬(부산적십자사 고문)씨 장모상 △ 배옥희 전 부산대 교수 별세, 김대영(김포 김욋과의원 윈장)·김경연(부산대 명예교수)씨 모친상, 김종렬(부산적십자사 고문)씨 장모상, 28일 오전 8시, 일산 백병원장례식장, 발인 30일 오전 8시. 031-910-7444 ■ 손교수(한국증권금융 부장)씨 장모상 △ 최태분씨 별세, 남희주씨 모친상, 손교수(한국증권금융 증권중개부장)씨 장모상, 27일, 경북 영천시 효사랑요양병원 장례식장 특실1, 발인 29일, 장지 서라벌공원묘원. 054-337-4044 ■ 강별(계룡건설 상무) 씨 장인상 △ 김유택 씨 별세, 김보선(충남교육청 교육과정과) 씨 부친상, 강별(계룡건설 상무) 씨 장인상, 27일 오전 7시, 대전 서구 월평동 성심장례식장 VIP 2빈소, 발인 29일 오전. 042-522-4494 ■ 박영수(한국예탁결제원 수석위원)씨 장인상 △ 이화구씨 별세, 박영수(한국예탁결제원 인사부 수석위원)씨 장인상, 27일 오전,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장례식장 202호, 발인 29일 오전 9시. 031-411-4441
  • 日언론들, 아베 사퇴 전제로 전문가 기고 요청…28일 회견 앞두고 정국 술렁

    日언론들, 아베 사퇴 전제로 전문가 기고 요청…28일 회견 앞두고 정국 술렁

    ‘와병설’과 ‘사퇴설’에 휩싸인 아베 신조(66) 일본 총리의 28일 기자회견을 앞두고 일본 정가에 긴장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아베 총리가 회견장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언급하고 코로나19 관련 대책을 발표하며 ‘완주’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사퇴’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사퇴 선언을 하게 되면 2012년 12월 이후 7년 8개월 간 지속된 아베 정권은 역대 최장의 막을 내리게 된다. 아베 총리의 회견은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뒤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건강하다고 밝힐 것이라고 자민당 간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베 총리에 대해 ‘극도의 피로’와 ‘휴식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동정 여론을 자극했던 아소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각료들은 이번 주 들어서는 그의 건강이 총리직 수행에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나란히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총리관저 기자클럽(출입기자단) 등은 다양한 물밑 정보를 바탕으로 깜짝 사임 발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주요 언론들은 이미 ‘아베 시대의 결산’, ‘차기 총리후보 하마평’ 등 다양한 특집기사를 만들어 둔 상태다.저명한 사상가인 우치다 다쓰루(70)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는 지난 26일 트위터에 “신문사 2곳으로부터 연달아 ‘아베 정권 총괄’에 대한 원고를 요청받았다”며 “28일 사의 표명 확률이 높다는 것을 전제로 한 예정 원고”라고 밝혔다. 그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벨문학상 수상 예정 원고는 매년 쓰고 있지만, 아베 총리의 사임 관련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 트윗에는 “이 원고가 무사히 게재됐으면 좋겠다”, “사임 소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개각을 하겠다는 회견 아닐까” 등 반응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시사주간지 주간문춘은 9월 3일호에서 “아베 총리의 병원행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총리 주변 인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 때인 2007년 9월 이 병의 악화를 이유로 중도 하차한 바 있다. 주간문춘은 “아베 총리의 건강 악화에 따라 집권 자민당 내에선 참의원·중의원 양원 총회를 통해 새로운 총재를 선출하는 시나리오가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부고] 김형식씨 부친상, 송민석씨 장모상, 정종문씨 외조부상

    ■ 김형식(국방일보 교열팀장)씨 부친상 △ 김정기 별세, 김형식(국방일보 교열팀장)씨 부친상, 26일 오전 5시, 대구전문장례식장 특108호, 발인 28일 오전 5시30분, 053-961-4444 ■ 송민석(KBS대전 보도국 편집부장) 씨 장모상 △ 천용순 씨 별세, 이기남(원광대 한의대 명예교수) 씨 부인상, 이강석(좋은생활 대전지사장)·경진(대한산업보건협회 직업환경의학과 원장) 씨 모친상, 송민석(KBS대전 보도국 편집부장) 씨 장모상, 김지연 씨 시모상, 25일 오후, 대전 유성구 지족동 유성선병원 장례식장 VIP 2호, 발인 28일 오전 8시. 042-825-9494 ■ 정종문(JTBC 정치팀 기자)씨 외조부상 △ 송재홍 씨 별세, 정종문(JTBC 정치팀 기자)씨 외조부상, 26일, 경남 함양 전문장례식장 102호, 발인 28일 오전 8시. 055-964-2000
  • [부고]

    ●천용순씨 별세 이기남(원광대 한의대 명예교수)씨 부인상 이강석(좋은생활 대전지사장)·경진(대한산업보건협회 직업환경의학과 원장)씨 모친상 송민석(KBS대전 보도국 편집부장)씨 장모상 김지연씨 시모상 25일 대전 유성선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42)825-9494 ●김정기씨 별세 김형식(국방일보 교열팀장)씨 부친상 26일 대구전문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5시 30분 (053)961-4444 ●박현준씨 별세 박용식(전남도청 대변인실 영상홍보팀장)씨 부친상 26일 목포 효사랑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10시 (061)242-7000
  • 과일·채소 ‘못난이’ 판정에 농가소득 연간 최대 5조 날아간다

    과일·채소 ‘못난이’ 판정에 농가소득 연간 최대 5조 날아간다

    모양과 크기 등 겉모습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헐값에 팔리는 ‘못난이’(등급 외) 채소와 과일이 연간 최대 5조원으로 추정된다. 연간 생산액의 3분의1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양이다. 농가소득 증대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는 자원 낭비 요인이다. 24일 서울신문이 농림축산식품부에 의뢰해 총 27개 농산물을 대상으로 전국 128개 산지농협에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생산량에서 등급 외 발생 비중은 평균 11.8%였다. 정부가 등급 외 발생 현황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당근 19.6%, 무 19.0%, 배추 17.0%, 깻잎 16.0%, 양파 12.6%, 대파 11.8%, 마늘 10.4%, 풋고추 10.2% 등의 채소류가 10%대였다. 배 27.0%, 복숭아 26.0%, 포도 21.8%, 사과 14.1% 등 과일류는 평균 22.2%로 채소류보다 더 높았다. 농민들은 실제 등급 외 발생률은 더 높다고 입을 모은다. 양파만 해도 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의 선별 과정에서 20%가량이 등급 외인데, 농민이 아예 APC에 넘기지 않는 등급 외도 수확량의 20% 정도 되기 때문이다. 전남 함평군에서 양파 농사를 짓는 홍경이(60)씨는 “양파밭 200평당 정상 양파 기준 220만원을 버는데 20%는 등급 외여서 밭에 버리니까 40만~50만원을 그냥 날리는 셈”이라며 “한 해 농사는 등급 외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채소류와 과일류 생산액은 2018년 기준 각각 11조 5289억원, 4조 5084억원 등 총 16조 373억원이다. 이는 등급 판정을 받은 채소·과일류의 농민 출하가격이 기준인 만큼 등급 외가 제값을 받지 못해 적게는 2조원에서 많게는 5조원의 농가소득 손실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다른 농·축·수산물도 예외는 아니다. 식량작물(생산액 10조 7313억원)은 쌀을 비롯한 곡물에서는 등급 외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감자는 15.2%나 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등급 판정을 받은 돼지의 4.3%, 육우의 0.7%, 한우의 0.3%가 각각 등급 외였다. 닭도 도계 과정에서 뼈가 부러지는 등 ‘파계’가 상당수 배출되고 있으나 정확한 통계는 없다. 축산·양잠물 생산액(19조 7815억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비중이다. 수산물(생산액 8조 6420억원)도 마찬가지다. 다리가 떨어져 나간 오징어, 비늘이 벗겨진 생선 등이 ‘파지’로 분류돼 어민들은 이를 헐값에 유통업체에 넘기고 있다. 등급 외는 정상적인 유통 단계를 밟지 못하고 일부 전문 수거·유통업체로 흘러간다. 이들은 농민에게 싸게 사서 마진을 붙여 가공업체 등에 판다. 등급 외 농·축·수산물 거래이익이 수거·유통·가공업체에 집중되는 구조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요구된다. 독일 정부가 전국에 3만개가 넘는 증류시설을 설치해 등급 외 사과를 알코올로 만들어 주류회사에 팔거나 바이오에너지로 활용하는 정책이 성공 사례로 꼽힌다. 김완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명예교수는 “전처리·가공식품은 농산물 모양과 관계가 없어 정부가 등급 외 산지가공을 활성화시켜 농민에게 추가 소득과 일자리를 줘야 한다”며 “저렴한 등급 외를 선호하는 외식업체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거래 판로도 뚫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shjang@seoul.co.kr ●특별취재팀장세훈·장은석 사내벤처팀강병철·하종훈·나상현 기자
  • 계명문화대 퇴임교수들의 ‘끝없는 제자사랑’

    계명문화대 퇴임교수들의 ‘끝없는 제자사랑’

    계명문화대 퇴임 교수 4명이 1000만원을 대학에 전달했다. 식품영양조리학부 이영순 교수, 소방환경안전과 양용운 교수, 경영학부 이헌철 교수와 명예퇴직을 하는 컴퓨터학부 허남원 교수는 지난 21일 대학 벽오실에서 교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퇴임식을 갖고 후학양성 및 대학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금을 전달했다. 계명문화대는 기부금을 퇴임교수들의 뜻에 따라 후학양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이들에게 공로패와 함께 명예교수 임용장을 수여했다. 박승호 총장은 “대학 발전의 초석이 되었던 네 분이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위해 끝없는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학도 우수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식품영양조리학부 이영순 교수는 35년간 재직하면서 교무처장, 도서관장, 학부장 등의 보직을 수행했으며, 소방환경안전과 양용운 교수는 27년간 재직하면서 학과장과 학과 교수로 인재 양성에 이바지했다. 또한 경영학부 이헌철 교수는 29년간 재직하면서 입학처장, 정보전산원장, 학과장 등의 보직을 수행했으며, 컴퓨터학부 허남원 교수는 29년간 재직하면서 정보전산원장, 평생교육원장, 계명Hellbruegge국제Montessori교육센터장, 학보사·방송국 주간, 학부장 등의 보직을 수행하면서 대학발전에 기여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35년간 꿈쩍 않는 ‘다단계 유통’… “기존 도매와 경쟁할 시장도매인 필요”

    35년간 꿈쩍 않는 ‘다단계 유통’… “기존 도매와 경쟁할 시장도매인 필요”

    농산물 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고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기형적인 구조여서 1985년 이후 35년째 고착화한 도매시장 경매 중심의 다단계 유통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주요 농산물 34개 품목의 유통비용률은 2018년 기준 평균 46.7%다. 유형별로는 고추와 마늘, 양파 등 조미채소류가 62.6%로 가장 높다. 이어 배추와 무 등 엽근채류가 61.4%, 화훼류 55.9%, 축산물 47.9%, 과일류 45.8%다. 품목별로는 양파 76.2%, 가을배추 72.4%, 가을무 66.6%, 봄감자 66.1%, 봄무 64.2% 등의 순이다. 유통업체들은 농산물을 옮기는 데 드는 필수비용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유통비용률 중 운송비·포장재비·상하차비 등 직접비가 16.8%, 임대료·인건비 등 간접비가 16.6%를 각각 차지한다. 유통업체 마진(이윤)은 13.3%에 그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통업체가 농민보다 더 많은 이윤을 챙기는 품목이 적지 않다. 양파는 농민 수입과 직결된 산지가격이 소비자가격의 23.8%인데 유통업체 마진은 26.8%에 달한다. 봄감자와 가을배추도 유통업체 이윤이 각각 34.6%, 31.8%로 산지가격보다 0.7% 포인트, 4.2% 포인트 높다. 유통비용률이 높은 것은 도매시장 경매 중심의 유통 구조 때문이다. 물론 다품종 농산물들을 대량으로 신속하게 거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농가에서 농산물을 출하하면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을 비롯한 전국 49개 도매시장에서 경매 후 도매·소매상인 등을 거치는 다단계 유통 과정이 비용을 키운다. 소수의 도매법인들이 경매가격의 4~7%를 수수료로 챙기는 점도 비용 상승의 원인이다. 도매법인들이 챙긴 수수료만 2018년 기준 6470억원에 달한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온라인 경매와 로컬푸드(지역농산물) 판매를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외식업체에 저렴한 못난이(등급 외) 농산물을 공급하는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완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명예교수는 “전국 도매시장에 기존 도매법인과 경쟁할 시장도매인 등 다양한 거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 2004년 시장도매인 제도를 도입한 서울 강서도매시장의 경우 농민들은 유통비가 낮고 가격 흥정도 가능한 시장도매인을 선호해 그 효과가 입증됐다. 2018년 기준 시장도매인 농산물 거래량은 34만 502t으로 도매법인(26만 1645t)의 1.3배였다. 특별취재팀 shjang@seoul.co.kr 특별취재팀장세훈·장은석 사내벤처팀강병철·하종훈·나상현 기자
  • 대한민국예술원상에 황종례·박성원·전무송

    대한민국예술원상에 황종례·박성원·전무송

    대한민국예술원은 미술 부문에 황종례(왼쪽) 국민대 공예미술학과 명예교수, 음악 부문에 박성원(가운데) 국립오페라단 이사, 연극 부문에 배우 전무송(오른쪽)을 제65회 예술원상 수상자로 선정하고 상금 1억원을 수여한다고 20일 밝혔다. 황 명예교수는 한국 도자 전통을 이은 1세대 여성 도예가다. 맥이 끊겼던 전통 귀얄문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박 이사는 지난 50여년 동안 100여편의 오페라에 출연했다. 배우 전무송은 50여년 동안 연극 인생을 걸어온 연극인이다. 한국영상대, 안양대, 서울예술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해 왔다. 예술원은 시인이자 소설가 오탁번, 단색화 대가 정상화, 대한민국 국새를 쓴 서예가 권창윤, 원로 건축가 윤승중, 의대 출신 피아니스트 정진우를 신입 회원으로 선출했다. 예술원 전체 회원은 모두 91명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황종례, 박성원, 전무송 대한민국예술원상

    황종례, 박성원, 전무송 대한민국예술원상

    황종례 국민대 공예미술학과 명예교수(왼쪽), 박성원 재단법인 국립오페라단 이사(가운데), 배우 전무송이 대한민국예술원상을 받는다. 대한민국예술원은 20일 정기총회에서 미술 부문에 황종례, 음악 부문에 박성원, 연극 부문에 전무송을 65회 예술원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황 명예교수는 한국 도자 전통을 이은 1세대 여성 도예가다. 그동안 맥이 끊겼던 전통 귀얄문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박 이사는 지난 50여년 동안 100여편의 오페라에 출연했다. 특히, 1984년 창작오페라 ‘대춘향전’으로 미국 순회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대한민국 오페라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이바지했다. 배우 전무송은 50여년 동안 연극 인생을 걸어온 연극인이다. 한국영상대, 안양대, 서울예술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해왔다.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했다. 예술원은 1955년부터 매년 탁월한 창작 활동으로 예술 발전에 공적이 있는 예술인에게 상을 수여한다. 상금은 1억원이다. 예술원은 또, 이날 정기총회에서 시인이자 소설가 오탁번, 단색화 대가 정상화, 대한민국 국새로 유명한 서예가 권창윤, 원로 건축가 윤승중, 의대를 졸업한 피아니스트 정진우 5명을 신입회원으로 선출했다. 신입회원 인준으로 예술원 전체 회원은 모두 91명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밀턴과 최재서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밀턴과 최재서

    영문학 사상 최고의 시인 존 밀턴(1608~74)은 영국혁명이 발발하자 혁명의 최선봉에 섰다. 소년 시절부터 품었던 위대한 시인이 되려는 꿈을 접고, 기꺼이 동포의 자유를 위해 나선 것이다. 1649년 전제군주 찰스 1세 처형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글을 써서 이름을 알린 그는, 출중한 라틴어 실력을 바탕으로 크롬웰 혁명정부에서 10년간 외무장관직을 수행했다. 왕정 철폐를 주장한 투철한 공화주의자인 그는 혁명동지들의 잇단 배신으로 마음고생이 컸다. 36세부터 시력이 나빠져 44세에 두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되는데, 시력 상실의 주요 원인은 믿었던 혁명동지들의 배신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었다. 혁명은 결국 실패했다. 1660년 왕정복고와 더불어 밀턴은 한 차례 감옥살이를 했다가 풀려난 후 내부적 망명자 신세가 됐다. 궁핍한 나날이었고 왕실로부터 달콤한 전향 제안도 받았지만 곧은 절개를 굽히지 않았다. 앞 못 보는 시인이 ‘실낙원’을 쓴 것도 이 무렵이다. 고결한 삶이었다. 그는 잉글랜드 국민을 ‘두 눈을 정오의 햇살로 물들여 천상의 샘물로 씻어내는 독수리’에 비유하고, 혁명 대의를 배신한 자들을 ‘겁 많고 떼 지어 몰려다니는 새들’이라고 경멸했다. 그들은 독수리를 시기하며 ‘찍찍거리는 소리와 함께 날개를 푸드덕거린다.’(‘아레오파기티카’) 최재서(1908~64)는 경성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조선의 수재’였다. 경성제대 재학 시절 최재서는 ‘민족의 해방과 자유를 외국 문학을 통해 찾고자’ 했다. 그러나 그는 일제 말기 총독부의 강압 정책에 저항의 몸짓 한번 없이 순순히 굴복한다. 조·일(朝·日) 동조동근설(同祖同根說)에 의지해 조선민족이 곧 일본민족이라는 신념으로 ‘일본어=국어’라는 결론에 이른다. 일제강점기 변절 지식인의 표상이다. 광복 후엔 연세대 영문과 교수, 한국 사회 주류가 된다. 주류답게 1960~70년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국어 III’)에는 최재서의 ‘문학과 인생’이 실렸다. 밀턴이 주제다. 그는 이 글에서 ‘언제나 양심의 명령대로 움직이고, 동포의 자유를 위해 싸운’ 밀턴의 절절한 조국애를 상찬하며 밀턴의 ‘권세에 대한 반항, 아첨에 대한 멸시’를 청년들이 본받으라고 권한다. 가장 경멸했던 부류인 ‘겁 많고 떼 지어 몰려다니는 새’가 ‘찍찍거리는 소리’로 칭송하는 것을 밀턴이 듣는다면 어떤 심정일까. 8월이면 생각나는 두 인물이다. 우석대 역사교육학과 명예교수
  • [책 속 한줄] 환하게 돌이킬 그날을 기다리며/최여경 문화부장

    [책 속 한줄] 환하게 돌이킬 그날을 기다리며/최여경 문화부장

    이 고장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빛과 그늘의 반점 사이로 미풍처럼 흔들리다가 고이고 고였다가는 흐르는 우리들 저마다의 삶의 순간과 순간이다. (중략) 나비의 날개처럼 가늘게 떨리는 그 빛 위에 마음을 고즈넉하게 부어놓고 가만히 들여다보라. 그리고 이 세상에 살아 있음을 기뻐하라.(210쪽) 1969년 유럽에 첫발을 디딘 젊은 유학생이 40여년 만에 다시 그곳을 찾았다. 그때의 청년과 지금의 노학자가 ‘여름의 묘약’(2013, 문학동네)에서 교감한다.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파리까지, 40년 전 여정을 밟아가며 삶과 문학을 책에 풀어냈다. 코로나19로 나라 밖 여행은 어렵고, 국내 이동도 맘이 편치 않다. 동경하던 곳도, 기억을 남겼던 곳도, 가기 어려운 처지다.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기약 없다. 그러니 지금 내가 머문 곳에 내 삶을 놓고, 추억을 심을 수밖에. 다시 그곳에 가서 그 행복을 떠올릴 수 있을 그날을 기다리며. cyk@seoul.co.kr
  • [부고]

    ●이기동(연세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씨 별세 서병옥씨 남편상 이승호(플로트론 팀장)씨 부친상 1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2227-7569 ●김세훈씨 별세 김성일(사업)·상협(사업)·상민(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 부장)씨 부친상 정우진·황미경·노설화씨 시부상 17일 한양대 구리병원, 발인 19일 (031)560-2430 ●김종대씨 별세 이상윤(SPOTV 농구 해설위원)씨 장인상 18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31)787-1500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나이 든 저자들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나이 든 저자들

    지난해 한 저명 학자가 방한해 강연을 했다. 한 시간 뒤 청중 질문을 받았는데, 한 젊은 독자가 “선생님 예전 책에서 고전에 대해 이런 내용을 언급하셨는데요”라며 질문했다. 그러자 학자는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요? 책을 하도 많이 써서 기억이 안 나네요”라고 재치 있는 농담으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노년의 학자를 바라보는 젊은이의 얼굴에는 당황, 안타까움이 비쳤던 반면 이해심과 동질감은 없었다. 젊은이는 노인을 바라볼 때의 심리가 이질감에 훨씬 가깝고, 가까운 미래에 자신도 그와 같이 되리라는 생각을 잘 하지 못한다. 얼마 전에는 한 저자의 북토크에 참여했는데, 그는 책을 볼 때는 돋보기를 썼다가 청중을 볼 때는 돋보기를 벗고, 다시 돋보기를 쓰고 또 벗는 분주한 손놀림으로 독자들의 집중력을 흩뜨렸다. 누구에게나 닥치는 노안 때문에 그에게 이전엔 눈이 돼 주었던 안경이 근거리 글씨를 볼 때는 까만 점박이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다. 그는 자신이 쓴 글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더듬거리며 읽었다. 체호프의 소설 ‘지루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명예교수 스체파노비치다. 그는 고매한 학자로서 평생 굉장한 지적 성과를 쌓았는데, 소설은 늘어진 피부에다 걸핏하면 짜증 내고 극도로 예민한 노인이 된 모습에만 집중한다. 젊은 시절의 기억력은 그에게서 빠른 걸음으로 달아나 버렸다. 과거 애처가였던 그는 지금은 “뚱뚱하고 굼뜬 아내를 바라보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 하고, 제자를 “학술적인 멍텅구리”라 평가하며 동료 교수의 부고를 듣고는 “그는 학문의 주인이 아니라 하인”이었다고 일갈한다. 하지만 그는 두려워한다. 박사 후보생이 자신을 보는 눈빛에서 “내 음성과 내 오종종한 체형과 신경질적인 몸짓에 대한 경멸”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무너지는 내면이 “노예에게나 걸맞은 것”이라며 수치스러워한다. 나이 든 저자를 대하는 독자와 편집자는 이제야 막 그의 원고나 책을 읽기 시작한 터라 아직 그의 늙음을 목격할 준비가 안 됐다. 일부 나이 든 저자는 눈이 잘 안 보여 저자 교정을 생략하기도 하는데, 빨간펜 표시가 없는 그들의 새하얀 교정지는 낯설기만 하다. 이런 모습이 비관적으로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들면 사람은 반성적이 되곤 하는 데다 글 자체가 또한 자기반성적 매체이므로 글 쓰며 나이 먹는 이들이 보이는 각성은 뼈를 때린다. 특히 그들은 숱하게 쓰고 읽어 온 것이 어쩌면 ‘표절’일 뿐일지 모른다고 겸허히 말한다. 꿈에서 “모두가 나를 비난한다. 네 시는 표절이라고”(장이지)라거나 “뜻과 소리의 부스러기 정도로만 차이 나게도 물론 우리는 작품 도둑들”(조연호)이란 시구는 한때 자신의 글솜씨에 감탄했을 나르시시즘적 모습을 벗고 범상한 존재임을 고백한다. 사회운동가 파커 파머는 노년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내가 초기에 쓴 글을 보라! 나는 그 시궁창 같은 글을 다시 읽을 때,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 글들은 이제 보니 ‘다음절(多音節)의 배설물’ 같은 것이었다. 나는 한때 60~70대에 이른 사람들과 그들의 글을 선호했는데, 세상을 다 가진 듯 덤벼드는 풋내기의 젊음보다 전체를 꿰뚫는 통찰력,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중심, 피상적이지 않은 비판, 그간 이룬 독서의 산맥들이 경탄을 자아냈기 때문이다(물론 젊은 세대 관점에서는 유연성 없는 것처럼 여겨지리라). 노인들은 걸핏하면 ‘회상’에 잠기는 약점을 지니지만, 속으로 내 ‘심리적 고물’을 버리고 싶다는 바람을 갖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지난 몇십 년간 더 위로 쌓으려던 성취를 내려놓으며 자신이 넘어지는 걸 인정하고, 삶의 속도보다는 단순함과 생명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들은 나이가 들어서 쓰는 걸 절제하거나 소박하게 쓰기도 하는데, 그런 ‘담백한 시듦’이 노년의 방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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