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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국회로 간 제주4·3 특별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국회로 간 제주4·3 특별전

    제주4·3의 진실과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특별전이 국회에서 열린다. 제주도는 위성곤·김한규·문대림·정춘생 국회의원과 공동주최하는 ‘제주4·3, 기록과 예술로 밝혀낸 진실: 국회4·3특별전’이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국회의원회관 2층에서 열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올해 4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4·3 기록물의 역사적 가치를 국민과 공유하고, 4·3 해결 과정에서 국회가 보여준 입법적 노력을 조명하는 자리다. 제주4·3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긴 여정 속에서 국회의 입법 활동이 중요한 동력이 돼왔다. 2000년 제정된 ‘제주4·3특별법’은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의 법적 토대를 마련했으며, 2021년 전면 개정을 통해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 추가 진상조사 등 실질적인 조치가 가능해졌다. 또한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법’ 제·개정으로 희생자와 유족의 심리·정신적 치유를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적 기반도 구축됐다. 최근 법 개정으로 2026년도 국립제주트라우마치유센터 기관운영비 전액이 국비로 정부예산안에 반영되는 성과도 거뒀다. 전시장에는 형무소에서 온 엽서와 도의회 4·3피해신고서, 진상규명 관련 도서 등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기록물(복제본)이 전시돼 제주도민과 시민사회의 꾸준한 노력이 어떻게 세계가 인정하는 역사적 자산으로 이어졌는지 보여준다. 문학과 미술 작품을 통한 예술적 접근도 눈길을 끈다. 김석범의 ‘화산도’, 현기영의 ‘순이삼촌’, 이산하의 ‘한라산’은 문학적 언어로 4·3의 아픔을 전하고,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지다’와 박경훈 작가의 ‘옴팡밭’ 등 미술작품은 시각예술을 통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예술적으로 풀어낸다. 또한 국립제주트라우마치유센터의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이들의 시와 그림은 아픔에서 치유로 나아가는 여정을 담아, 관람객에게 제주4·3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과제라는 점을 일깨우며 깊은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트라우마치유센터 운영비 전액 국비 지원을 담은 법 개정 내용도 소개된다. 이를 통해 4·3의 해결과 치유 과정에서 국가 책임이 확대돼 온 국회의 노력을 조명한다. 특별전 개막에 앞서 1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는 ‘4·3세계기록유산의 의미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도 개최된다. 허상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이 ‘제주4·3의 세계기록유산의 역사적 의미와 세계적 가치’를 주제로, 반영관 제주4·3평화재단 조사연구팀장이 ‘제주4·3세계기록유산 등재 이후 과제’에 대해 발표한다. 이어지는 전문가 토론에서는 한인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유철인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전갑생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원 연구교수, 고지훈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사, 좌동철 제주일보 기자가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기록과 예술이 어우러진 이번 전시를 통해 국민들이 제주4·3의 진실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길 바란다”며 “과거의 아픔을 넘어, 미래세대에게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전하는 길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4·3기록물 1만 4673건은 지난 4월 10일(프랑스 현지시간 기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한국의 19번째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받았다.
  • ‘아태 사법 정의 허브’ 조성하는 서초[현장 행정]

    ‘아태 사법 정의 허브’ 조성하는 서초[현장 행정]

    890년 된 ‘천년향’에 접근로 신설바닥엔 법률 명언… 법과 정의 체감서민 일상 속 사법 접근성 향상 상징대법원에 후계목 심어 의미 더해 “이 같은 공간을 만든 것은 우리 법치주의와 서민의 사법 접근성 향상이라는 큰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큰 발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법이라는 게 우리 국민의 일상에서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가까이에 있음을 실감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전성수 서울 서초구청장) 지난 2일 ‘서초역 향나무 공간 조성’ 개장식에 참석한 전 구청장과 천 처장은 사법정의를 상징하는 공간을 만든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초구는 서초역 사거리에 약 890년이 된 보호수 향나무인 ‘천년향’을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 사법정의 허브’의 상징 공간을 조성하고 이날 개장식을 열었다. 아·태 사법정의 허브는 대법원, 대검찰청, 대한변호사협회 등 전국 최대 법조단지가 있는 서초역 일대 약 53만 6000㎡ 지역에 조성된다. 이날 두 기관은 대법원에서 천년향의 뒤를 이을 후계목 식수 행사를 가진 뒤 서초역 사거리의 향나무 상징공간으로 이동해 개장식을 가졌다. 개장식에는 지역주민과 법무부, 대검찰청,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향나무 상징공간에는 서초역 사거리 횡단보도와 연결된 접근로를 신설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바닥에는 법률 명언이 새겨있어 자연스럽게 법과 정의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다. 천 처장은 “서초구가 후계목을 대법원 경내에 심어주셨다. 그 큰 뜻을 이어받아서 새로운 1000년의 사법정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이에 전 구청장은 “이 자리에 함께 한 모든 기관이 노력해주신 덕분”이라고 화답했다. 서초구는 아·태 사법정의 허브와 관련, 지난해 3월 지정·고시를 하고 같은해 7월에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조 관련 기관이 밀집한 이 지역을 네덜란드 헤이그와 같은 세계적인 사법 정의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계획의 하나이다. 이 같은 구상은 전 구청장의 은사인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의 제안에서부터 시작했다. 이날 개장식에 참석한 송 명예교수는 국제형사재판소장 시절 헤이그에서의 일화를 소개하며 “상징공간과 같은 물리적 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시민 교육 등으로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 日 릿쿄대도 윤동주 기념비 세웠다

    日 릿쿄대도 윤동주 기념비 세웠다

    윤동주 시인이 일본 유학 시절을 보낸 도쿄 릿쿄대에 시인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릿쿄대는 1942년 24세 윤동주가 처음 유학한 곳이다. ‘쉽게 쓰여진 시’를 비롯한 5편의 시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지난 11일 릿쿄대 이케부쿠로 캠퍼스 내 다치카와기념관 앞에서 윤동주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도시샤대와 교토 시내에는 윤동주 시비(詩碑)가 이미 세워져 있지만 도쿄에 관련 비석이 건립된 건 처음이다. 기념비 중앙에는 시인의 얼굴이 새겨졌다. 양옆에는 그의 약력과 릿쿄대 시절을 설명하는 짧은 글, ‘쉽게 쓰여진 시’의 복사본과 일본어 번역문이 나란히 들어갔다. 이 시는 백합 문양이 인쇄된 릿쿄대 편지지에 쓰였다. 진본은 현재 연세대 윤동주기념관에 보존돼 있다. 니시하라 렌타 릿쿄대 총장은 제막식에서 “80년의 세월을 거쳐 윤동주 시인이 릿쿄대에 돌아왔다”며 “평화와 생명에 대한 그의 가르침을 지속적으로 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동주의 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인사말에서 “이제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물리적 터전이 일본에 모두 마련됐다”며 “이 기념비가 맑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출발점이 돼 젊은 세대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윤동주는 1942년 4월부터 반년간 릿쿄대에서 공부한 뒤 교토 도시샤대로 옮겼다. 도시샤대에 재학 중이던 1943년 조선 독립운동을 논의한 유학생 단체 활동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됐고, 해방 전인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8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 ‘반도체 핵심’ 희토류 中의존도 80%… 미중 전면전 땐 한국 직격탄

    ‘반도체 핵심’ 희토류 中의존도 80%… 미중 전면전 땐 한국 직격탄

    미중 무역 갈등에 ‘전운’이 드리우면서 가뜩이나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만일 미중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다면 국내 산업, 증시, 환율 등 경제 전반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의 내용과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역외(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 문건에서 사마륨·디스프로슘 등 원소 7종에 더해 사마륨·코발트, 터븀·철, 디스프로슘·철, 터븀·디스프로슘·철, 산화디스프로슘, 산화터븀 등 희토류 합금도 수출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수출 통제로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자석 가격이 급등하면 반도체 공급망도 위협받게 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희토류 금속의 79.8%, 희토류 화합물의 47.5%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중국이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하는 해외 제품·기술까지 수출 허가를 통제하기로 한 것도 우려스럽다. 중국은 14나노(㎚) 이하 시스템 반도체나 256층 이상 메모리 반도체, 잠재적 군사 용도의 인공지능(AI)의 연구개발은 개별적으로 수출 신청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민간용 제품·기술에 대해서도 허가를 지연하거나 심사 기간을 늘린다면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100% 대(對)중 추가 관세 카드로 맞대응에 나선 점도 악재다. 세계 교역이 위축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미국의 관세 보복으로 한국의 수출 의존도가 큰 대중 수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급등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1432원까지 치솟으며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1450원대를 돌파하면 국내 증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미중 갈등에 대한 우려로 엔비디아를 포함한 7개 대형 기술주의 시가총액이 하루 사이 총 7700억 달러(약 1105조원) 증발했다. 고강도 대외 리스크에 맞서 재계는 중국 리스크 분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공급망 비상 점검 체제에 돌입했다. 미중 갈등 장기화에 대비해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북미 등으로 생산 기지 및 원자재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탈중국’ 노선도 염두에 두고 있다.
  • 도쿄 릿교대에 윤동주 기념비 “평화 생명에 대한 가르침 지속해서”

    도쿄 릿교대에 윤동주 기념비 “평화 생명에 대한 가르침 지속해서”

    윤동주 시인이 일본 유학 시절을 보낸 도쿄 릿쿄대에 시인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릿쿄대는 1942년 24살 윤동주가 처음 유학한 곳이다. ‘쉽게 쓰여진 시’를 비롯한 5편의 시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지난 11일 릿쿄대 이케부쿠로 캠퍼스 내 다치카와기념관 앞에서 윤동주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도시샤대와 교토 시내에는 윤동주 시비(詩碑)가 이미 세워져 있지만 도쿄에 관련 비석이 건립된 건 처음이다. 기념비 중앙에는 시인의 사진이 새겨졌다. 양옆에는 그의 약력과 릿쿄대 시절을 설명하는 짧은 글, ‘쉽게 쓰여진 시’의 복사본과 일본어 번역문이 나란히 들어갔다. 이 시는 백합 문양이 인쇄된 릿쿄대 편지지에 쓰였다. 진본은 현재 연세대학교 윤동주기념관에 보존돼 있다. 니시하라 렌타 릿쿄대 총장은 제막식에서 “80년의 세월을 거쳐 윤동주 시인이 릿쿄대에 돌아왔다”며 “그의 평화와 생명에 대한 가르침을 지속해 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동주의 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인사말에서 “일본에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물리적 터전은 이제 모두 마련됐다”며 “이 기념비가 맑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출발점이 돼 젊은 세대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윤동주는 1942년 4월부터 반년간 릿쿄대에서 공부한 뒤 교토 도시샤대로 옮겼다. 도시샤대에 재학 중이던 1943년 조선 독립운동을 논의한 유학생 단체 활동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됐고, 해방 전인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8살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 433년만의 사죄..왜장 후손들 한국 찾아 의병 위령탑에 헌주

    433년만의 사죄..왜장 후손들 한국 찾아 의병 위령탑에 헌주

    임진왜란 당시 조선 땅을 짓밟은 왜장의 후손들이 한국을 찾아 조상들을 대신해 사죄했다. 10일 충북 옥천의 조계종 사찰인 가산사에서 열린 ‘광복80주년 기념 한일 평화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일본인 히사다케 소마(24)씨와 히로세 유이치(70)씨는 의병·승병을 추모하는 위령탑에 술잔을 올리고 머리를 숙였다. 이들은 이종학(이순신 장군 후손)씨 등 조선 장수의 후손들과 만나 손을 맞잡고 용서와 화해도 구했다. 두 일본인은 왜군 5진 후쿠시마 마사노리 부대 소속의 쵸소 가베모토치카 왜장과 6진 모리 데루미츠 부대 소속 도리다 이치 왜장의 17대 후손으로 전해졌다. 소마씨는 “임진왜란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많은 일본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평화시대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한국방문은 김문길 박사(부산외대 일본학과 명예교수)의 역할이 컸다. 김 박사는 “가산사가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조헌 의병장과 승병장 영규대사의 초상화를 모신 절이란 사실을 알고 평소 알고 지내던 왜장 후손들과 논의해 용서와 화해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가산사는 조계종 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로 신라 성덕왕 대인 720년에 창건됐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의승군이 군영으로 사용했던 곳으로 전란 중 불탔으나, 1624년 인조 때 중건됐다. 이후 숙종 때 호국사찰로 지정돼 영규 대사와 조헌 의병장의 진영을 봉안하고 제향을 올리고 있다. 2019년 의·승병을 기리는 호국충혼탑을 세웠고, 2022년에는 호국문화체험관도 열었다.
  • [사설] 노벨 과학상 2관왕 日, 기초과학 뿌리가 흔들리는 韓

    [사설] 노벨 과학상 2관왕 日, 기초과학 뿌리가 흔들리는 韓

    일본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과 화학상 수상자를 동시에 배출하며 기초과학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일본이 노벨 과학상 2관왕에 오른 것은 2002년과 2008년(화학상·물리학상), 2015년(생리의학상·물리학상)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노벨 과학상 수상 일본인은 올해까지 총 27명(외국 국적 포함)에 이른다. 한국은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처음 추월하는 등 경제력에서 앞서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단 한 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우리의 초라하고 허약한 기초과학 현실은 일본의 눈부신 성과와 대비돼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일본이 노벨 과학상 강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초과학을 중시하는 오랜 전통, 정부의 꾸준하고 장기적인 투자, 대학 중심의 자율적 연구 풍토가 있다. 올해 생리의학상을 받은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명예교수와 화학상을 받은 기타가와 스스무 교토대 교수는 각각 면역질환과 새 분자구조 등 인류를 위한 난제를 30년 넘게 탐구해 온 학자들이다. 실패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도전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이러한 세계적 성과를 가능케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우리는 기초과학의 성취를 기대할 만큼 안정된 연구 풍토를 만들지 못했다.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조급증과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경직된 평가 문화 속에서 연구자들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에 전념하기 어려웠다. 윤석열 정부가 카르텔 타파를 명분으로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성과 중심 정책의 적나라한 민낯이었다. 기초학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낮은 것도 심각한 문제다.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이 의과대학으로 쏠리는 현실부터 바꾸지 않는 한 기초과학의 토대는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 미래 산업과 국가 경쟁력의 근간인 기초과학을 바로 세우는 일에 지금부터라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 GDP 따라잡고도 노벨 과학상 0 대 27… 일본 ‘오·투·저’에 밀렸다

    GDP 따라잡고도 노벨 과학상 0 대 27… 일본 ‘오·투·저’에 밀렸다

    기초과학 분야 일관성 있는 지원비명문·지방 대학으로 저변 확대2000년대 들어 22명 수상 릴레이한 우물 파는 ‘오타쿠 문화’ 한 몫 한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명목)에서 최근 일본을 추월했지만 한 나라의 과학 수준을 가늠하는 노벨 과학상 수상에서는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8일 화학상을 끝으로 마무리된 올해 노벨 과학상 수상 결과는 ‘일본’과 ‘미국 캘리포니아대’로 압축된다.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 3인이 모두 캘리포니아대 소속이었으며, 화학상도 캘리포니아대 연구자가 수상했다. 그러나 올해 수상 결과가 우리에게 더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웃 일본의 2개 분야 수상이다. 일본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는 올해까지 모두 27명(외국 국적 취득자 포함)으로, 이 중 22명이 2000년 이후에 쏟아져 나왔다. 2000년부터 3년 연속 화학상 수상자를 배출했고, 2002년(2명)과 2008년(4명), 2015년(2명)에도 복수의 수상자가 나왔다. 1980~90년대까지만 해도 노벨 과학상은 미국, 독일, 영국의 3강 체계였지만 2000년대 이후부터는 일본이 독일을 제치고 한 축을 차지하는 모양새다. 생리의학상(6명), 물리학상(12명), 화학상(9명)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국은 평화상과 문학상에서 각 한 명의 수상자가 나왔을 뿐 과학상에서는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일본이 명실공히 아시아 기초과학 맹주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은 100년을 훌쩍 넘긴 기초과학 전통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의 기초과학 역사는 메이지 유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현대과학이 성장하던 시기에 당시 젊은 일본 학생 대부분은 과학 선진국이던 독일과 영국에서 기초과학을 공부했다. 이렇게 선진 과학을 배운 이들이 자발적으로 귀국해 후학을 양성하고 유럽 과학자들도 초청해 대학을 개혁하는 등 현재 기초과학 연구의 토대를 이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 노벨 과학상 수상자 중에는 국내파가 많다. 올해 생리의학상을 받은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명예교수는 교토대 의대를 나와 석박사 학위도 교토대에서 취득했고, 화학상을 받은 기타가와 스스무 교수도 교토대에서 학위를 받았다. 2008년 물리학상을 수상한 마스카와 도시히데 교토산업대 교수는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데도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기도 했다. 기초과학 분야 강화를 위해 물질적 투자보다 사회환경과 교육 여건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일본 과학계의 특징이다. 일본도 한국처럼 경제 상황에 따라 기초연구 투자비가 늘거나 줄기도 한다. 그렇지만 기초과학을 경제 논리보다 과학문화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도전적이고 독창적인 연구에 대해서는 적더라도 꾸준히 지원한다. 한국의 윤석열 정부가 기초과학 분야의 지원에 대해 ‘나눠 먹기’라든가 ‘카르텔’이라는 잘못된 시각으로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한 것이 “장기적으로 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자해행위”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하나에만 몰두하는 ‘오타쿠 문화’도 기초과학에 강한 일본을 만든 배경으로 꼽힌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파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직 남아 있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연구자를 키우는 토양이 됐다는 것이다. 박사 학위가 없는 일반 기업의 사원으로 2002년 화학상을 받은 다나카 고이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또 20세기에 노벨 과학상을 받은 일본 과학자들은 도쿄대나 교토대 출신들이지만 21세기 들어서는 두 대학 외에 소위 비명문, 지방 대학 출신 수상자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는 오랫동안 일본 과학 연구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거점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과학기술 지원 정책의 모토인 ‘선택과 집중’과는 다른 결을 보인다. 한국의 기초과학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대학이 ‘취업 거점’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학문의 전당’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리켄)에서 오랫동안 연구하고 국내에서 기초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한 교수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는 하겠지만 대학이 기초과학의 보루가 돼도 일본, 중국과 경쟁이 쉽지 않은데 학생 취업률에 따라 학과와 학문을 평가하는 지금의 분위기로는 기초과학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산업기술 발전을 위해서라도 기초과학은 필수적인데 한국은 지나치게 단기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로 늘 화학상 후보 1순위로 꼽히는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종신석좌교수도 한국의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단기 성과 중심 구조를 탈피한 ‘장기적 안목’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정 중심의 과학문화”라며 “성과도 중요하겠지만 이보다 질문의 깊이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마련될 때 한국 과학기술은 진정한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 [부고]

    ●권옥춘씨 별세, 장경환·인숙·종환(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규환씨 모친상=7일 제천명지병원, 발인 9일. (043) 651-4440 ●이재숙씨 별세, 김주홍(울산대 명예교수)·영미(전 연합뉴스TV 전무)·주현(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씨 모친상, 김민정(계명대 교수)·이현미(용인예술과학대 부총장)씨 시모상, 김영호(전자신문 기자)·민호·경호·수연(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희연씨 조모상, 서동욱·동빈씨 외조모상=6일 서울성모장례식장, 발인 10일. (02)2258-5940 ●장영자씨 별세, 이훈재·명재·승재씨 모친상, 이정아(헤럴드경제 문화부 기자)씨 조모상=7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9일. (02)2650-5121 ●고옥순씨 별세, 정연우(아주경제 산업2부 기자)씨 조모상=7일 경기 고양 명지병원, 발인 10일. (031)810-5444
  • 추석 밥상 오른 ‘영포티’ 논쟁…“시기질투” vs “옷만 젊은 ‘꼰대’”

    추석 밥상 오른 ‘영포티’ 논쟁…“시기질투” vs “옷만 젊은 ‘꼰대’”

    ‘20대 패션’ 즐기는 ‘영포티’ 두고 갑론을박“수익 정점 찍고 본인 위한 소비·취향 집중” 대학생 박모(24)씨는 추석 연휴에 만난 삼촌에게 ‘영포티(젊은 40대)’라는 단어를 꺼냈다가 사이만 어색해졌다. 박씨가 흰색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온 삼촌에게 “그거 신으면 영포티라고 불린다”고 했더니, 삼촌이 “젊은 친구들이 이상한 구분법을 만들었다”며 면박을 줬기 때문이다. 황모(41)씨도 “20대 사촌 동생이 ‘형이 스투시(의류 브랜드)는 왜 입냐’고 말해 조롱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푸념했다. 최근 청년 세대의 유행을 뒤쫓는 40대를 비꼬아 영포티라고 칭하는 20대가 많아지면서 ‘영포티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명절에 만난 20대와 40대가 영포티 논쟁을 벌였다”는 경험담도 쏟아진다. 영포티의 가장 큰 특징은 브랜드 로고가 큰 티셔츠나 반바지 등 ‘20대 패션’을 즐기는 것이다. 또 최신 전자기기에 관심이 높고 소셜미디어(SNS)에 숏폼 콘텐츠를 활발하게 올리는 것도 포함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영포티’의 패션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이미지가 퍼지기도 했다. 20대가 40대를 ‘영포티’라고 부르면서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이유로는 기성세대와 분리하려는 심리와 20대를 ‘MZ세대’로 묶는데 대한 반발심 등이 꼽힌다. 김윤슬(27)씨는 “40대들은 ‘꼰대’같은 말을 하는데 옷만 젊게 입는다”며 “20대를 ‘MZ세대는 말이야’라고 조롱하는 것도 기분 나쁘다”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MZ세대는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점이 중요한데 40대가 20대를 따라하며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대별로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정형화되거나 40대가 20대에게 조롱 섞인 발언을 하게 되면 집단 혐오가 만연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40대들은 이런 희화화에 반감을 느끼고 있다. 조승현(45)씨는 “자기들은 늙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나 본데 나이를 먹는다고 달라지는 건 많지 않다”고 분노했다. 최모(46)씨는 “본인들이 사지 못하는 걸 사니까 시기하는 마음도 깔려 있다고 본다”고 했다. 40대의 사회·경제적 특성을 고려하면 영포티는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해석도 나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45~49세 월급여액은 455만 1000원으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다. 통계청이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2020년 기준 40대 인구 중 미혼자 비율은 남성 23.6%, 여성 11.9%로 2000년에 비해 각각 6.7배, 5.7배 증가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수익의 정점을 찍는 40대가 본인을 위한 소비에 집중하면서 젊은 시절의 취향을 표출하고 있다”고 했다.
  • 일제강점기, 애기똥풀 등 토착 식물에 우리말 이름 붙였던 식물학자… 훈장 받는다

    일제강점기, 애기똥풀 등 토착 식물에 우리말 이름 붙였던 식물학자… 훈장 받는다

    일제강점기 어려운 여건에서도 토착 식물에 바람꽃·애기똥풀 등 우리말 이름을 붙였던 식물학자, 고 장형두 전 서울대 교수가 보관문화훈장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글과 국어의 발전에 이바지한 공이 매우 큰 국내외 인사 9명과 단체 1곳을 ‘2025 한글발전유공자’로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에 대한 포상은 9일 열리는 ‘579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진행된다. 올해 수상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캐나다, 르완다, 러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오랜 기간 한글과 한국어 발전에 힘써온 인물들로서 한글・한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식물학, 국문학, 정보화, 예술, 특수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글과 한국어의 가치를 넓혀왔다. 문체부는 그 공로를 인정해 보관문화훈장 2점, 문화포장 2점, 대통령 표창 3점, 국무총리 표창 3점을 수여한다. 보관문화훈장은 장 전 교수와 함께 마크 알렌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대 명예교수가 수훈한다. 피터슨 교수는 오랜 시간 한국어 교수로 활동하며 한국어교육자협회와 한국교사협회의 일원으로서 한국어 교육 발전에 힘써왔다. 한국 관련 다수의 저서도 집필했는데 특히 시조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시조를 영문으로 번역·소개하기도 했다. 문화포장은 워드프로세서와 한일자동번역시스템 개발 등으로 한글, 한국어 정보화에 기여한 이기식 아이티젠 고문, 러시아에서 10여 년간 한국어 교수로서 한국어 학술논문 발표, 세종학당 유치 주도 등 한글, 한국어 보급에 기여한 다리마 쯔데노바 러시아 부랴트국립대학교 교수가 받는다. 대통령 표창은 조종숙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신은경 서귀포온성학교 교사, 최창원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연구위원에게 돌아간다. 국무총리 표창은 잭슨 앤드류데이비드 호주 모나쉬대 교수, 저스틴 무르와나시야카 르완다 지에스(GS) 부가루라 학교 교장, 몬트리올 한인 학교(단체)가 받는다.
  • 산재 사망 절반이 고령자… 위험 일자리로 내몰리는 노년

    산재 사망 절반이 고령자… 위험 일자리로 내몰리는 노년

    #. 지난달 8일 울산 울주군의 한 선박 부품 제조공장에서 크레인 조립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A(64)씨가 끼임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닷새 뒤인 13일에는 경남 의령군의 금속 가공업체에서 제품 입고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B씨(66)가 지게차와 구조물 사이에 끼어 숨졌다. 최근 산업현장에서 고령 노동자의 산재 사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하다 사고로 숨져 지난해 산재로 인정받은 노동자 중 60세 이상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령사회에 걸맞은 일터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7일 발표한 ‘2024년 유족급여 승인 기준 사고 사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에서 유족급여를 승인받은 사고 사망 노동자는 827명이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은 404명(48.9%)으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 고령 노동자의 사망 비중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021년 42.5%(352명), 2022년 43.5%(380명), 2023년 45.8%(372명)에 이어 2024년에는 48.9%로 상승하며 절반에 가까워졌다. 지난해 50대 사고 사망 노동자는 214명(25.9%), 40대 112명(13.5%), 30대 65명(7.9%), 30세 미만이 32명(3.9%)이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산재 사망 증가가 구조적인 문제임을 지적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재취업 능력이 부족한 고령층이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위험한 일자리에 노출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고령자의 일자리와 안전대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에서의 사망이 328명(39.7%)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제조업(187명·22.6%), 서비스업(145명·17.5%), 운수·창고·통신업(138명·16.7%) 순이었다. 사고 유형별로는 ‘떨어짐’이 278명(33.6%)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끼임 사고가 97명(11.7%), 사업장 외 교통사고 87명(10.5%), 부딪힘 80명(9.7%) 순이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49인 규모의 중소 사업장에서 가장 많은 361명(43.7%)이 숨졌고,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서도 309명(37.4%)이 사망했다. 반면 300인 이상 대형 사업장은 47명(5.7%)에 그쳤다.
  • 서초 향나무 아래서 손잡은 사법부와 지자체

    서초 향나무 아래서 손잡은 사법부와 지자체

    서초구·대법원 ‘서초역 향나무 공간 조성’ 개장식 참석‘사법정의 허브 조성’… 대법원서 후계목 식수 행사도“새 천년 사법정의 이루도록 노력” “이같은 공간을 만든 것은 우리 법치주의와 서민의 사법 접근성 향상이라는 큰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큰 발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법이라는 것이 우리 국민의 일상에서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가까이에 있음을 실감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전성수 서울 서초구청장) 지난 2일 ‘서초역 향나무 공간 조성’ 개장식에 참석한 전성수 서울 서초구청장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사법정의를 상징하는 공간을 만든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초구는 서초역 사거리에 약 890년이 된 보호수 향나무인 ‘천년향’을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 사법정의 허브’의 상징 공간을 조성하고 이날 개장식을 열었다. 아·태 사법정의 허브는 대법원, 대검찰청, 대한변호사협회 등 전국 최대 법조단지가 있는 서초역 일대 약 53만 6000㎡ 지역에 조성된다. 이날 두 기관은 대법원에서 천년향의 뒤를 이을 후계목 식수 행사를 가진 뒤 서초역 사거리의 향나무 상징공간으로 이동해 개장식을 가졌다. 개장식에는 지역주민과 법무부, 대검찰청,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향나무 상징공간에는 서초역 사거리 횡단보도와 연결된 접근로를 신설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바닥에는 법률 명언이 새겨있어 자연스럽게 법과 정의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다. 천 처장은 “서초구가 후계목을 대법원 경내에 심어주셨다. 그 큰 뜻을 이어받아서 새로운 1000년의 사법정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이에 전 구청장은 “이 자리에 함께 한 모든 기관이 노력해주신 덕분”이라고 화답했다. 서초구는 아·태 사법정의 허브와 관련, 지난해 3월 지정·고시를 하고 같은해 7월에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조 관련 기관이 밀집한 이 지역을 네덜란드 헤이그와 같은 세계적인 사법 정의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이같은 구상은 전 구청장의 은사인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의 제안에서부터 시작했다. 이날 개장식에 참석한 송 명예교수는 국제형사재판소장 시절 네덜란드 헤이그에서의 일화를 소개하며 “상징공간과 같은 물리적 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시민 교육 등으로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 “한국 망했네요”…ADHD 약 먹으며 ‘4세 고시’ 뛰어드는 현실 [김유민의 돋보기]

    “한국 망했네요”…ADHD 약 먹으며 ‘4세 고시’ 뛰어드는 현실 [김유민의 돋보기]

    만 5세 미만 영유아에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매년 1만정 이상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세 고시’ ‘7세 고시’로 상징되는 조기 사교육 광풍 속에서 미취학 아동까지 약물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0~4세 영유아에게 처방된 ADHD 치료제(성분명 메틸페니데이트)는 총 3만 8456정이었다. 매년 1만 2000정 안팎이 꾸준히 처방됐고, 0~4세 영유아 대상 처방의 70~80%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처방이었다. ADHD로 정식 진단을 받지 않은 아동에게도 약물이 처방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영유아에게 처방되는 메틸페니데이트 성분 ADHD 치료제 대부분은 ‘5세 이하 유아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처방이 빠르게 증하고 있다. 특히 5~9세 아동에 대한 처방은 2022년 25만 4871건에서 2024년 35만 4342건으로 39% 늘었다. 처방된 약물의 양도 843만여정에서 1310만여정으로 55% 급증했다. 전체적으로도 국내 ADHD 치료제 사용은 급증세다. 2020년 3700만개 수준이던 처방량은 지난해 9000만개를 돌파했고, 환자 수도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10대 미만과 10대의 지난해 처방량은 총 4561만개로, 4년 전(1882만개)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월별 현황을 보면 1~2월과 8월에 일시적인 감소나 정체를 보이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중추신경 자극제의 부작용인 식욕 감소 및 성장 억제 완화를 위해 주로 방학기간에 휴약기를 두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조기 사교육 열풍이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사교육을 시작하는 아이들의 연령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입시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일부 영어학원에서는 7세 반 교재로 미국 초등학교 3~4학년 교과서를 사용하기도 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전국 영어유치원은 615곳이었으나 2023년 842곳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일반 유치원은 8837곳에서 8441곳으로 줄었다. 어린이집을 졸업하는 3~4세부터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보내기 때문에 영어 사교육 연령대가 더 내려가고 있다. 맘카페 등에서는 미국 초등학교 학년별 문제집인 ‘스펙트럼 테스트 프랙티스’를 대치동 ‘빅3’ 영어학원 레벨테스트 대비용으로 추천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영유아 사교육 광풍이 저출산 악순환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학문적 경쟁이 6세 미만의 절반을 입시 학원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4세 고시’ ‘7세 고시’라는 말까지 등장한 한국의 영유아 사교육 시장 실태를 조명한 바 있다.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E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2022년 기준 합계 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얘기를 들은 후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며 머리를 부여잡기도 했다. 서명옥 의원은 “비급여를 통해 마약류 처방이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약물이 영유아에게까지 처방되는 현실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약물 남용을 막기 위한 정부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 출협,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특별공로상 논란만 일으키고 결국 취소

    출협,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특별공로상 논란만 일으키고 결국 취소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은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와 해당 책을 출판한 출판사 대표에게 ‘학문의 자유를 지켜냈다’는 명목으로 특별공로상 수여하려는 시도를 결국 포기했다. 출협은 지난 1일 오후 긴급 상무이사회의와 책의 날 한국출판유공자상 및 관련업계 유공자상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박 교수와 ‘제국의 위안부’를 출판한 뿌리와이파리 정종주 대표에게 주기로 한 특별공로상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출협은 “‘제국의 위안부’에 대해 올해 대법원판결로 11년이 넘는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사법적 판단이 종결됐다”는 이유로 박 교수와 정 대표에게 공로상을 주기로 최근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시민사회 단체는 물론 출판계 내부에서도 거센 비판이 잇따랐다. 현실 법정에서는 최종적으로 무죄를 받았다 해도, 있는 역사를 부정하고 피해자들의 마음에 대못을 박은 것까지 무죄일 수는 없다는 등의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출협은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일제 식민 지배를 겪은 우리 국민의 고통스러운 역사와 위안부 할머니들, 또 그의 아픔에 동감하여 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활동하고 성원해온 많은 분의 아픔과 분노를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며 “국민과 위안부 할머님 당사자들은 물론 함께 염려하고 활동해온 많은 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출협은 “향후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잘못이 반복되지 않고 국민과 출판인들의 의견이 폭넓고 올바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와 방법을 바로 잡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APEC 바가지·구금 한인 인터뷰 시의적절… 축약어는 지양해야[독자권익위]

    APEC 바가지·구금 한인 인터뷰 시의적절… 축약어는 지양해야[독자권익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90차 회의를 열고 9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여론수석),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박사과정)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지난달 10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건에 대해 근로자 인터뷰로 상황을 상세히 전달하는 등 발 빠른 취재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나온 숙박업소의 바가지 요금 실태 보도와 후속 보도도 시의적절했다고 봤다. 반면 지나친 축약어 사용이나 성격이 다른 기사를 묶어 쓰는 것은 기사에 대한 이해와 가독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최승필 한국외대 교수경주 숙박비 상승 후속 보도 좋아‘사이버戰 샌드백…’ 적절한 지적16일자 ‘벌써 APEC 바가지…’ 기사는 경주 숙박업소의 가격 상승을 짚었다. 가격 하락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후속 기사가 필요하다고 봤는데, 마침 29일자 전국면 기사에서 경주시와 숙박업체들이 숙박료를 할인하는 조치를 한 부분을 다뤄 잘한 보도라고 생각한다. 22일자 ‘사이버전(戰) ‘샌드백’ 전락했는데…’도 좋은 보도다. 다른 나라들은 사이버전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부처 간 칸막이와 헤게모니 싸움 등으로 쪼개져 있다. 기사에서 이를 적절히 지적했다. 최근 해킹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기획 기사로 다뤄 볼 만한 주제다. 2일자에 ‘김용범 “李, 한미회담 못 해도 되니 무리한 사인은 안 된다고 해”’ 기사는 두 이질적인 내용을 한 기사에 묶었다. 미국 3500억 달러 투자에 대한 서명을 할지 말지의 문제를 다루다가 뒷부분에서는 남북 관계 문제로 넘어가고 사진도 북한 미사일 사진이 쓰여 적절하지 않았다. 또 ‘노봉법’(노란봉투법)이나 ‘증감법’(증언·감정법)처럼 법령 내용을 전혀 유추할 수 없는 축약어들을 제목에 쓰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김영석 연세대 명예교수‘해외 인재 영입’ 인터뷰 깊이 부족전문가 인용 땐 전문성 철저 검증을중국이 인공지능(AI)이나 로봇 등 첨단 기술에서 상당한 발전을 보이면서 국내에서도 인재 영입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H-1B 비자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관심도 높다. 그런데 24일자 인터뷰 기사 ‘채용·보상 탄탄하게… 세계 빅테크 인재 영입할 절호의 기회’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나의 전체 지면에 할애했다. 지면 활용이 효과적이지 않고 내용도 깊이가 부족해 아쉬웠다. 전문가의 인터뷰를 기사에 인용할 때도 해당 사안에 진정한 전문성을 가진 인물인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이런 점들이 신문의 권위와 독자 신뢰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윤광일 숙명여대 교수 ‘中 로봇산업 기획’ 시사점 잘 짚어프랑스 재정 위기 관련 보도는 부족3회에 걸친 ‘천지개벽 중국 로봇산업’ 기획은 풍부한 정책적 시사점을 준 기획이었다. 중국 상하이 취재뿐 아니라 여러 정책 보고서 등 자료를 잘 취합했고 시각화도 잘됐다. 중국이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첨단 기술에서 앞서가는 현실을 보여 줬고, 산재 감소 같은 국내 정책적 시사점까지 잘 풀어냈다. 23일자 등 영국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관련 보도들은 영국과 미국이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다른 입장을 보이는 역사적 맥락과 외교 전략을 잘 짚어 줬다. 한국과 일본은 왜 팔레스타인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다뤄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이 어떤 문제인지 종합적이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국제 기사에서 미국 비중이 크다 보니 프랑스 재정 위기 문제를 잘 다루지 않은 점은 아쉽다. 프랑스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까지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에도 정책적 시사점을 던지는 만큼 프랑스 문제를 보도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정치권의 언어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지적하고 싶다. 과격하고 자극적인 언어(살아 있는 시체, 내란 좀비 등)를 언론이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언론은 이런 표현을 확산시키기보다 그 속에 담긴 주장 중 근거 있는 내용과 없는 내용을 가려내고 법치나 사법부 흔들기 같은 본질적 쟁점을 정리해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김재희 변호사 구금 사태 보도 심층·차별성 갖춰‘3대 특검 3색 수사’ 가독성 돋보여9월에는 국제면 기사가 친절하고 깊이 있었다.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보도는 속보 위주의 방송·유튜브와 달리 심층성과 차별성을 갖췄다. 비자 제도도 그래픽을 활용해 취업비자 종류와 절차를 쉽게 설명해 독자의 이해도를 높였다. 15일자 1·3면에 걸쳐 보도한 구금 한국인 단독 인터뷰는 한국인 근로자의 상황과 체포 당시 심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현대자동차 이외에 다른 기업들은 미국에 어느 정도 나가 있었는지와 투자 현황도 제시해 이해도를 높였다. 26~27일자 9면 ‘3대 특검 3색 수사’ 기사는 복잡한 수사 상황과 성과를 독자의 눈에 잘 들어오도록 구성했다. 또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아 위험을 높인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전문가에게 물어본 25일자 기사도 특출난 소재를 다루지는 않았지만 접근을 달리해 차별화된 보도였다. 2면 이슈면과 관련해 독자 입장에서는 기사 배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7일자(맘다니 무슬림 뉴욕시장 후보), 19~20일자(민폐와 자유 사이, 상탈 러너들)는 시의성과 사회적 영향력에서 2면 전체에 걸쳐 보도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전면은 기사 가치와 공적 의미 등을 고려해 비중 있게 배치하면 어떨까 싶다. 허진재 한국갤럽 여론수석‘피싱 수법’ 설명으로 경각심 높여한반도 주변 정세 통찰 돋보인 칼럼미국 조지아주 한국 근로자 구금 사건에서 단속 현장에 있던 공장 직원과 한국인 직원 접견 변호사 인터뷰는 긴박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고 국민들이 궁금해할 사안을 적절히 전달했다. 1일자 ‘커지는 피싱 피해’ 지면도 주요 통신사들의 고객 정보 유출 등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염려가 커진 시점에서 진화한 범죄 수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경각심을 갖게 해 줬다. 9월에는 좋은 칼럼이 많았다. 1일자 ‘산재 그 후, 살아남은 자의 슬픔’(유영규 전국부장), 2일자 ‘전승절, 북중러 애증의 삼중주’(오일만 논설위원), 17일자 ‘중처법·노란봉투법 엇박자’(최광숙 대기자) 칼럼 등이다. 오 위원의 칼럼은 변화무쌍한 한반도 주변 정세를 깊은 통찰로 분석했다. 12일자 사회면 ‘30만원 대출 이자만 280만원…’은 기사의 절반가량을 사채 조직이 피해자들의 얼굴을 박제한 사진으로 채웠는데 굳이 블러 처리한 14명의 사진을 모두 게시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29일자 인터넷판 ‘李 대통령 지지율 70% 육박… [여론조사 꽃]’에 인용된 ‘여론조사꽃’은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진보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한다. 지난 대선 이후 분석 자료를 보면 편향된 결과를 내놓은 업체로 주요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는다. 이번 조사 결과 보도는 이례적이다. 이재현 이화여대 박사과정과도한 피해자 정보, 2차 가해 우려전문가 원론적 주장 인용도 아쉬워2일자 ‘도쿄서 40대 한국 여성 교제 살인’ 기사는 제목만 보면 마치 한국 여성이 살인을 저지른 것처럼 오해될 수 있다. 피해자가 여성인데도 제목에서 피해자를 전면에 내세워 사건의 맥락을 혼동하게 만들었다. 본문에서 피해자의 국적·직업 등 세부 정보는 과도하게 드러낸 반면 가해자 정보는 ‘30대 한국 남성’ 정도로 처리했다. 이는 피해자에게 불필요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 사건을 단순 보도로 끝내지 말고 일본의 스토킹 방지법이나 제도적 대응 같은 구조적 맥락까지 짚어야 했다. 8일자 ‘임신중지약 도입 갑론을박…’ 기사는 온라인에서 불법적으로 약이 유통되는 현실과 임신 중지 문제의 시급성을 다룬 중요한 기사였다. 하지만 전문가 발언 인용이 “수술과 약물 모두 가능하도록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수준에 머물러 원론적이고 평이한 주장밖에 전달하지 못했다. 임신 중지 관련 논의의 사회적 무게감을 감안할 때 전문가 의견은 법·제도 개선, 의료 현실, 해외 사례 등 심화된 분석으로 이어졌어야 했다.
  • “테러·재난 실제로 일어날지도”…‘생존주의자’를 아시나요

    “테러·재난 실제로 일어날지도”…‘생존주의자’를 아시나요

    직장인 조모(27)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화학 방독면을 구입했다. 조씨는 “테러 협박이 언제 현실이 될 줄 모르지 않느냐”며 “비상 상황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대비 차원에서 이런 물품을 구매한다”고 했다. 각종 테러 협박과 살인 예고 등으로 불안감과 공포가 고조되면서 이른바 ‘생존주의자’라고 스스로를 일컫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휴대용 생존팩, 생존가방, 방독면 등 구매해두는 물품도 한둘이 아니다. 테러, 전쟁, 재난에 상시 대비하자는 차원이다. 다소 과도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은 “그만큼 불안이 커진 사회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생존주의자들이 갖춰두는 물품 중 가장 필수적인 건 ‘EDC’(EveryDay Carry)라 불리는 휴대용 생존팩이다. 생존팩에는 단거리를 이동하거나 구조를 기다리는 것을 가정해 약 72시간 동안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물건을 넣어 둔다. 실제로 직장인 임모(25)씨의 생존팩에는 방화 마스크, 500㎖ 생수, 초콜릿 과자, 의약용품 등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임씨는 “대한민국은 휴전 중인 나라이고,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모르지 않냐”며 “위급 상황이 아닌 일상에서도 필요한 물품이 많아 평소에 갖고 다니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상 상황 발생 시 대피 경로를 알아두고 발화 도구가 없이 불을 지피는 법, 식수를 얻는 법 같은 생존 기술을 연습하기도 한다. 이런 내용을 다루는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도 있다. 한 온라인 카페의 회원 수는 2만명이 넘는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생존 연습 등을 핑계로 새총과 칼 같은 무기를 구매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몰입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다시 꺾인 소비… 민생쿠폰에도 8월 소매판매 2.4% 줄었다

    다시 꺾인 소비… 민생쿠폰에도 8월 소매판매 2.4% 줄었다

    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소비가 다시 꺾였다. 7월 21일부터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소비심리 개선으로 반등하는 듯했던 소매판매가 8월에 다시 마이너스 돌아선 것이다. 2차 추가경정예산이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정부는 추석 연휴를 앞둔 9월에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102.2로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소매판매액 지수가 줄어든 것은 4개월 만이다. 지난해 2월(-3.5%) 이후 18개월 만에 최대 감소다. 의복·신발·가방 등 준내구재(1.0%) 판매는 늘었다. 반면 음식료품·차량연료 등 비내구재(-3.9%), 가전제품·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6%) 판매는 줄었다. 앞서 7월 소매판매는 2.7% 증가해 2023년 2월(6.1%) 이후 2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정책 약발이 단기간에 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미 관세 협상이 불확실하고, 고물가가 지속되는 등 근본적인 소비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책 효과는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전월과 비교하는 산업활동동향 속성상 7월 소매판매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또 상대적으로 추석 연휴가 늦어지면서 소비가 9월로 넘어간 경우도 있다고 해석했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명절 3주 전부터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며 “지난해에는 추석이 9월 중순에 있어서 효과가 8월에 나타났지만 올해는 (10월이어서) 나타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9월 소비 회복을 전망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차 (소비쿠폰) 지급과 추석 관련 소비도 있어 9월엔 증가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8월 전산업생산 지수는 114.5로 전달과 같았다. 지난 4~5월 마이너스에서 6~7월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다시 제자리걸음이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생산(21.2%)과 의약품(11.0%)에 힘입어 2.4% 증가했지만, 건설업 생산이 6.1% 줄며 지난해 3월(-9.4%) 이후 1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1% 줄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 포인트,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5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 ‘막스 베버’ 연구 1인자 전성우 교수 별세

    ‘막스 베버’ 연구 1인자 전성우 교수 별세

    현대 사회학 창시자 막스 베버(1864~1920) 연구에 몰두한 전성우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29일 오전 6시 40분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30일 전했다. 77세. 대구에서 태어난 전 교수는 서울대 독어독문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독일 괴팅겐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85년부터 2013년까지 한양대 정보사회학전공 교수로 강단에 섰다.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장, 한국이론사회학회장, 북한사회문화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전 베버’로 불릴 만큼 평생을 막스 베버 연구에 헌신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1985년 독일에서 귀국할 때 세관 공무원이 고인이 가져온 막스(MaX) 베버 책을 칼 마르크스(Marx) 저서로 혼동하는 바람에 실랑이를 벌였다며 “그 때만 해도 마르크스는 한국에서 금서여서, 막스가 마르크스와 다른 학자라고 열심히 설명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막스베버의 근대사회론’, ‘막스베버 역사사회학 연구’, ‘막스베버 종교사회학 객관성과 가치’, ‘막스 베버 사회학’ 등이 있다. 유족은 부인 최민숙(전 이화여대 독문과 교수)씨와 아들 전병석(미국 이타카대 연극과 교수)씨, 며느리 앤 해밀턴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으며 조문은 10월 1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발인은 10월 3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용인 에덴낙원이다. 02)2258-5965
  • 433년만의 사죄..임진왜란 왜장 후손 한국 찾는다

    433년만의 사죄..임진왜란 왜장 후손 한국 찾는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침략했던 왜장의 후손들이 한국을 찾아 선조의 잘못을 사죄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433년 만이다. 30일 충북 옥천군 안내면의 조계종 가산사에 따르면 다음 달 10일 가산사에서 국가보훈부가 주최하는 ‘대한 광복 80주년 기념 및 한일 평화의 날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에는 임진왜란 당시 충청도를 짓밟았던 왜장의 17대 후손인 히사다케 소마(24)씨와 히로세 유이치(70)씨가 참석한다. 이들은 임진왜란 때 진주성 전투에서 숨진 서예원 진주 목사의 후손을 만나 용서를 빌고 화해의 시간을 갖는다. 양국의 평화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도 갖는다. ‘참회’ ‘화해’ ‘평화’란 붓글씨로 3가지 족자를 만들어 왜장 후손과 피해자 후손, 국가보훈부가 나눠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청주로 이동해 단재 신채호 선생 묘소와 사당, 의암 손병희 선생 생가 등을 둘러보고, 이튿날 천안 독립기념관을 거쳐 일본으로 출국할 계획이다. 이들의 한국방문은 김문길 박사(부산외대 일본학과 명예교수)의 역할이 컸다. 김 박사는 “가산사가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조헌 의병장과 승병장 영규대사의 초상화를 모신 절이란 사실을 알고 평소 알고 지내던 왜장 후손들과 논의해 용서와 화해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가산사는 조계종 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로 신라 성덕왕 대인 720년에 창건됐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의승군이 군영으로 사용했던 곳으로 전란 중 불탔으나, 1624년 인조 때 중건됐다. 이후 숙종 때 호국사찰로 지정돼 영규 대사와 조헌 의병장의 진영을 봉안하고 제향을 올리고 있다. 2019년 의·승병을 기리는 호국충혼탑을 세웠고, 2022년에는 호국문화체험관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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