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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 인프라 지원 제안 수용하는 결단 보여라

    박근혜 대통령이 터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동북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제안했다. 동북아 지역 인프라 수요가 연간 650억 달러(약 73조원)로 예상된다며 구체적인 액수까지 밝혔다. 지역 내에서 가장 낙후된 북한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동북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는 대부분 북한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북·중 및 북·러 접경지대에도 수요가 몰릴 것이다. 중국, 러시아에도 적지 않은 혜택이 돌아가겠지만 북한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북한을 향한 거대한 경제지원 제안이라고 할 만하다. 물론 북한이 결실을 얻으려면 박 대통령이 제시했듯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와야만 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말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한다면 국제사회와 더불어 북한의 경제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번 제안은 경제 지원의 내용과 규모 등을 더욱 구체화한 셈이다. 그 투자를 전담할 동북아개발은행 설립 제안도 주목할 만하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동북아 각국이 힘을 모으자는 뜻과 다름없다. 누구도 마다할 명분이 없다. 이제 북한이 답할 차례다. 북한만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꾼다면 언제고 국제사회의 풍성한 경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 만큼 결단을 내려야 한다. 첫 단추는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진정성 있게 보여 주는 것이다.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힘겹게 도출한 ‘8·25 합의’ 이행도 그중 하나다. 당시 합의 내용 중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은 성사됐고, 민간 교류 또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당국 회담은 북한이 세 차례에 걸친 우리 측 제안에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당국 회담이 열려야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 현안을 논의하고, 그런 기반에서 신뢰가 쌓이지 않겠는가. 현재 남북 관계와 관련해서는 ‘청신호’와 ‘적신호’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개성공단 출입경 인원을 제외한 남측 방북 인원은 월평균 46명에 그쳤지만 지난달에는 88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노동단체 관계자들과 종교인들이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방북했고,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소속 단체 관계자 30여명도 곧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한다. 남북 모두 민간 교류의 빗장을 느슨하게 하고 있다는 얘기다. 민간 교류가 당국 교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반면 북한이 다음달 7일까지 원산 인근 동해상에 광범위한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것으로 알려져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의 도발에 국제사회의 인내심은 바닥난 상태다. 추가 도발에는 혹독한 제재가 따른다는 사실을 북한은 명심해야 한다.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당 창건 70주년 특사로 방북한 중국의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과 만나 “남북 간 원활한 관계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은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남북 관계 개선의 진정성을 보여 주길 바란다.
  • 코 재수술 유명한 병원 ‘강남티성형외과’ 김신영 원장이 전하는 코재수술 주의점

    코 재수술 유명한 병원 ‘강남티성형외과’ 김신영 원장이 전하는 코재수술 주의점

    대한민국에서 성형은 더 이상 특별하거나, 은밀한 것이 아니다. 수능을 끝낸 고3 수험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성형상담을 받고, 여름휴가를 휴양지 대신 성형외과에서 보내는 직장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성형수술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성형수술을 간단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성형재수술에 대한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명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눈성형에 이어 줄곧 수술건수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코성형의 경우 재수술 비율이 높은 성형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눈성형과 달리 코성형은 해부학적인 구조는 물론 얼굴 전체와의 조화, 개개인의 얼굴 윤곽 특성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야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얼굴이 부자연스러워지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로 환자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이 코재수술을 위해 다시 한 번 성형외과를 방문하고 있지만, 반드시 염두 해야 할 점은 코재수술은 첫 번째 수술보다 훨씬 까다롭고, 고도의 전문성과 완벽한 해부학적 지식이 요구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섣불리 시도했다가는 되돌릴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다. 성형외과 전문의가 재수술을 꺼려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이와 같다. 코 재수술 유명한 병원 ‘강남티 성형외과’ 김신영 원장은 “코 재수술은 베테랑 성형외과 전문의라도 섣불리 시도하기 힘든 고 난이도의 성형수술 분야 중 하나이다. 보형물이 비치거나 콧대가 비뚤어지고, 코끝이 들리는 등 부작용의 양상이나 개인적인 환자의 상태 등 다양한 변수를 얼마나 철저하게 분석하고, 순발력 있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수술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재수술은 반드시 해당 분야에서 충분한 임상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전문의에게 진행하는 것이 필수이다.”라고 전했다. 더 이상 재수술이 필요 없는 마지막 코재수술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수술 병원과 집도의 선택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코재수술에 대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는 병원은 코재수술을 잘하는 병원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집도의가 해당 분야의 전문의인지, 코재수술 분야를 중점진료해왔는지 경력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일단 기본 정보가 확인됐다면, 직접 상담을 통해 충분한 신뢰를 주는 병원인지, 전문의가 꼼꼼하고 깐깐하게 상담에 임하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오랜 시간 코재수술 분야를 중점진료해 온 김신영 원장은 “성형 후 부작용이든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결과 때문이든 첫 번째 수술 실패 후 코재수술은 매우 신중한 선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며 “조급한 마음으로 서둘러 재수술을 결정하게 되면, 또 한 번의 재수술로 몸과 마음에 돌이킬 수 있는 상처를 낼 수 있는 만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과정을 통해 재차 검증해 보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모든 성형 재수술 환자들의 수술을 ‘재수술 없는 재수술’로 만들겠다는 자신의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 김 원장은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등 철저한 자기관리로 환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코 재수술의 경우 하루 2건, 전체 수술 역시 하루 3건으로 제한해 한 건 한 건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는 등 병원 시스템 역시 수술 만족도 향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코 재수술로 유명한 병원 ‘강남티 성형외과’는 강남역 10번 출구 3분 거리, 지오다노 매장 옆 건물 6층에 위치해 있다. .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대통령 “꼭 필요한가요, 이유 있나요”

    박대통령 “꼭 필요한가요, 이유 있나요”

    “규제개혁은 관련 법령 정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도한 효과가 시장에서 나타날 때까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6일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규제개혁의 의미를 재정리하고 규제개혁에 대한 사후 관리와 대국민 홍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이번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 2위로 규제개혁을 선정했는데 동시에 가장 미흡한 정책 2위로도 규제개혁을 꼽았다”며 “이는 기업인들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13개 인증규제 철폐와 관련, “인증 제도는 그냥 내버려 두면 잡초같이 계속 자란다. 계속 들여다보고 뽑아내야 할 건 뽑아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산업이 생기면 새 인증제가 도입되는데, 가능한 한 자율인증, 사후 규제 등 다른 방법이 없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폐지하기로 한 인증규제가 남은 데 대해 “꼭 필요한 건가요? 다른 이유가 있나요?”라며 반복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바이오헬스 산업이 정보기술(IT) 및 의료 기술 발달로 강점이 많은 데도 규제로 인해 성장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며 “정말 가슴을 칠 일”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는데 빨리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시간을 놓쳐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속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독촉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근거 없는 구두 지도, 접수 거부나 인허가 지연, 소극적 법령 해석과 같은 규제 담당자들의 행태 개선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으며 “규제개혁을 열심히 해 공개해도 국민이 모르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홍보를 통해 국민이 많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회의에서 한 정부 당국자가 ”관계부처와 협력해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고 답하자, 박 대통령은 “그렇게 간단하게 됩니까. 하하” 웃으면서 “하여튼 꼭 되도록 해주세요”라고 당부하자 좌중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규제개혁 추진, 사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

    중소기업에 큰 부담이 됐던 각종 인증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정부는 현재 203개인 인증제도 가운데 113개를 앞으로 폐지하거나 고치기로 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개혁 장관회의 및 민관 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번에 불합리한 인증제도의 대폭 손질에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며,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앞으로 불필요한 남은 규제들을 걷어 내는 데도 더욱 주력해야 한다. 인증제도는 당초 제품의 공신력을 높여 기업을 도와주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부처마다 경쟁적으로 인증제도를 만들면서 유사 인증이 넘쳐났다. 중소기업은 비용 부담이 커졌고 동시에 시장 진입의 걸림돌이 됐다. 화장지에 ‘환경표지’ 인증을 붙일 때도 화장지 길이가 50m냐 70m냐에 따라 각각 다른 인증이 필요해 기업들의 불만이 컸다. 중소기업의 인증 비용도 2006년 평균 1300만원에서 올해는 2.3배인 3000만원으로까지 치솟았다. 일부 인증은 중소기업 매출액의 6%까지 달할 정도다. 그래서 인증제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23만개 중소기업이 연간 1조 4000억여원의 경제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한다. 2년 반 동안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는 게 정부의 자평이다.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규제개선 우수 사례 39건을 분석했더니 올해 1조 1000억원의 경제효과와 1만 20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지만 기업이나 국민들은 여전히 규제로 인한 불편을 겪고 있으며 규제가 많이 완화됐다는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번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 2위로 규제개혁을 꼽는 동시에 가장 미흡한 정책 2위로도 규제개혁을 꼽았다. 관련 법령의 제개정이 늦어지거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규제 때문에 기대했던 성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은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개혁의 대표 사례였던 푸드 트럭은 지난해 법적으로 도입을 허용했지만 창업 희망자들은 영업 장소에 대한 규제 때문에 장사를 할 만한 곳을 찾기 어려웠다. 정부는 영업허가 지역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지난달에는 지자체들이 영업 장소를 지정할 수 있게 개선함으로써 앞으로는 푸드 트럭의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런 사례에서 보듯 규제개혁 작업은 관련 법령 정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도한 효과가 시장에서 나타날 때까지라는 점을 명심하고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가 규제의 빗장을 풀었더라도 실제로 이전과 달라졌는지, 여전히 미진한 점은 없는지 등을 공무원들이 직접 현장 점검해야 한다. 일종의 애프터서비스인 셈이다. 담당 공무원들의 자세가 바뀌어야 규제개혁의 성과를 기업과 국민들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또 정부의 규제개혁 의지에 대한 신뢰도 높아진다. 국민들이 규제개혁의 효과를 보려면 19대 국회에 계류된 관련 법안들이 꼭 통과돼야 함을 거듭 강조한다.
  • [열린세상] 역사교육의 정상화에 부쳐/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역사교육의 정상화에 부쳐/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중고등학교 역사교육이 비정상적 상황에 부닥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특히 근현대사 부분의 교육이 종북성향을 보이거나 우리의 정치 경제적 성과를 비하하는 모습을 고발하곤 했다. 이제라도 역사를 바르게 가르쳐 미래 세대가 우리가 살아온 과거를 정확히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무다.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교육 정상화의 첫 번째 방법으로 교과서의 국정화를 선택했다. 국정교과서로의 회귀에 대한 찬반양론은 누구라도 가능하고 건설적인 반대라면 얼마든지 서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작금의 반대론자들의 근거는 이성적이고 논리적 토론과 타협의 범위를 크게 벗어났다. 반대의 가장 두드러진 근거는 친일 및 독재의 미화 가능성이다. 박 대통령의 부친인 고 박정희 대통령이 일제강점기에 만주군관학교와 일본 육사를 나온 것이 친일파라는 것이고 유신독재를 했으니 그 시기를 미화할 것이라 지레짐작하여 반대하는 것이다. 그런 우려를 하는 것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려는 우려로서 그쳐야 한다. 국정교과서를 편찬하면서 특정 인물이나 시기를 미화한다면 그것을 그냥 두고 보겠는가? 일어나지도 않은 범죄를 가능성만 가지고 형사 처벌하자면 동의하겠는가? 두 번째 근거는 국가가 역사 해석을 독점한다는 주장이다. 중고등학교에서 하나의 교과서를 쓴다고 해서 역사 해석을 국가가 독점한다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역사에 대한 해석은 교과서 집필자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학자들만의 전유물도 아니고 우리 세대만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역사는 세월과 함께 끊임없이 재해석되어 특정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천착(穿鑿)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화한다고 하여 이 정부가 교과서를 직접 쓰는 것도 아님은 물론, 앞으로 역대 정부의 국사편찬위원회가 다양한 이념과 가치관을 가진 많은 학자를 모아 합리적으로 편찬해 간다면, 그래도 국가가 역사해석을 독점했다고 하겠는가? 세 번째와 네 번째 근거는 선진국 중에서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과 과거 우리의 국정교과서가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탄생했다는 점이다. 선진국들의 역사교육은 다양한 문제를 토론식으로 진행하여 학생들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 대부분 교사에 의한 일방적 지식 전수와 암기식 수업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실제 채택되고 있는 7종의 역사 교과서들은 다양성보다 특정 이념이나 가치에 경도되어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서 만들어진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려는 학교에는 테러에 준하는 위협이 가해져 결국 채택을 취소했다. 이것이 반대론자들이 말하는 다양성인가? 지금 교육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특정 이념이나 가치에 입각한 역사 해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주입식 교육의 부작용이다. 과거 박정희 정부 시절 국정교과서를 정권 홍보와 정당화에 이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당시와 지금은 민주주의의 발달 수준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야권과 역사학 교수들의 반대만 보더라도 현재 우리 사회는 국정화의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는 정권 홍보나 미화를 충분히 걸러낼 수 있는 자정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본다면 국정화 반대는 논리적 합리성을 결여했다. 야권은 대통령이 우리 사회를 갈등으로 몰아간다고 비난한다. 필자가 보기엔 국정화 자체가 사회를 양분한 것이 아니라 국정화를 반대하기 위해 야권이 동원한 친일 독재 미화 프레임이 사회를 양분하고 있다. 필자는 국정화가 역사교육의 비정상을 정상화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교과서와 상관없이, 역사교육 시간이 아니어도 일부 교사들이 역대 대통령을 폄하하고 천안함 용사들을 비난하고 있으며,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의 성취를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교사들이 특정 이념에 사로잡혀 자신의 이념과 가치관을 어린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역사교육의 정상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그것은 곧 미래 세대에 죄를 짓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새달 2016학년도 외고 입시 본격화… 합격을 위한 자소서 작성 팁

    새달 2016학년도 외고 입시 본격화… 합격을 위한 자소서 작성 팁

    2016학년도 외국어고등학교 입시가 다음달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외고 원서접수는 서울권은 다음달 16일부터, 경기권은 다음달 5일부터 진행된다. 전국 외고가 모두 광역 모집이고, 전형도 영어내신 반영의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동일하다. 올해 외고 입시의 특징은 3학년 영어 내신성적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1단계에서 1.5~2배수를 2단계 면접 대상자로 선발하는데, 지난해부터 1단계 성적 반영 방법이 크게 달라졌다. 성취평가제가 적용돼 2학년 성적은 성취도(A~E)를 반영하고, 3학년 성적은 석차등급(1~9등급)을 반영한다. 내신이 영어에 국한되면서 자기소개서와 면접이 중요해졌다. 교육기업 메가스터디 중등부 엠베스트의 도움으로 2016학년도 외고 입시를 준비하는 중학생들이 알아야 할 입시의 특징과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알아봤다. ●교사추천서 생략 학교 늘어 2단계에서 1단계 점수(160점)와 면접 점수(40점)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기 때문에 면접 결과는 최종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성취평가제 적용으로 1단계 통과자의 성적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당락은 서류를 바탕으로 한 면접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자소서 작성 분량은 지난해 띄어쓰기를 포함한 1500자에서 올해 띄어쓰기를 제외한 1500자로 바뀌면서 실질적으로 300~400자 정도 늘어났다. 지원자의 일화를 한 개 정도 더 담아낼 분량이다. 또 교사추천서를 생략하는 학교가 늘었다. 지망 학교의 추천서 제출 여부와 양식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 추천서를 요구하는 학교는 전체 31개 외고 가운데 11개교(경기, 김포, 대구, 대전, 동두천, 부산국제, 부산, 부일, 성남, 수원, 안양)다. 추천서를 제출하는 학교에 지원한다면 담임 교사와의 면담을 통해 자신의 장점과 진로계획을 충분히 공유해야 바람직한 추천서를 기대할 수 있다. 입학정원은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약 3%(141명) 줄었다. 이로써 전국의 모든 외고는 ‘학급당 25명 이내’라는 교육부 기준을 충족하게 됐고, 내년부터 추가적인 입학정원 감축은 없다. ●‘결과’ 아닌 ‘과정’ 중심 평가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취지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 중심의 평가에 있다. 이를 위해 입학담당관은 자소서에 담긴 학생의 다양한 활동과 자기주도 능력을 평가한다. 지원 학교에서 제시한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작성하자. 자소서 문항은 대체로 자기주도학습 영역과 인성 영역으로 나뉜다. 자기주도학습 영역의 문항은 “본인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학습한 과정과 그 과정에서 느낀 점, 학교 특성과 연계해 지원학교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 고등학교 입학 후 자기주도적으로 본인의 꿈과 끼를 살리기 위한 활동계획 및 고등학교 졸업 후 진로계획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기술하십시오”이다. 자기주도학습 영역은 자소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지원동기, 자기주도학습 과정, 활동계획 및 진로계획 등을 모두 기재해야 한다. 이 중 한 항목이라도 답변이 누락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기에 문항에 기재된 순서대로 평가 항목을 일목요연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 자기주도학습 과정에서는 ‘목표설정?계획수립?실천과정-결과평가’와 같이 구체적 과정이 드러나도록 상세히 작성해야 한다. 나아가 자기주도학습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를 다른 과목이나 실생활에 접목하려 했던 노력과 의지를 보여준다면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지원동기는 자신이 원하는 진로가 지원하는 학교 및 학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진로를 정하게 된 사건이나 동기, 준비 과정 등이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이때 중학교에서 실시한 자율활동이나 동아리활동 등을 적절히 접목시킨다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꾸준히 독서를 한 지원자라면 책을 인용해 진로를 풀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고교 입학 이후 활동계획을 작성할 때는 지원 학교의 인재상과 건학이념, 커리큘럼과 특색사업 등을 조사해 본인의 재능과 역량을 어떻게 연관 지어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 서술해야 한다. 진로계획에서는 진로와 관련된 정보를 바탕으로 지원 대학과 향후 진로계획 등을 간략하게 서술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질문에서 제시하는 항목에 대한 답변이 글 전체를 아우르는 단어나 하나의 문장으로 드러날 수 있을 정도로 일관성 있게 기술돼야 한다는 점이다. ●고비용 취미활동 기입도 감점 요인 인성영역의 문항은 “본인의 인성(배려, 나눔, 협력, 타인 존중, 규칙준수 등)을 나타낼 수 있는 개인적 경험 및 이를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십시오”이다. 인성영역을 기술할 때는 봉사활동 및 체험활동뿐 아니라 핵심 인성요소와 연관된 내용이라면 어떤 활동을 작성하더라도 무방하다. 핵심 인성요소를 보여줄 수 있는 중학교 기간 동안의 활동 중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느낀 점 및 자신의 삶과 진로에 미친 영향 등을 고려해 작성하면 된다. 특히 자신에게 의미 있게 다가왔던 일이나 이를 통해 남다른 생각을 갖게 된 점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이러한 경험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현재 지속되고 있다거나 고교 진학 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을 덧붙인다면 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자소서는 정해진 분량 내에서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띄어쓰기를 포함한 글자 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인증시험, 각종 경시대회 수상 경력 등을 자소서에 기입하는 것은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이와 함께 부모의 직업 및 경제적 지위, 고비용 취미활동 등과 관련한 내용도 감점의 대상이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대회나 시험 명칭은 아예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며, 사회·경제적 지위나 고비용 취미 활동처럼 기준이 다소 모호한 항목의 경우에도 조금 헷갈린다 싶으면 기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5자 회동 ‘국정화’ 이견, 민생과 분리해야

    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의 5자 회동은 예상했던 대로 한국사 국정교과서 문제에서 서로 판이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났다. 박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르고 자랑스러운 교과서가 필요하다”면서 국정화 강행 의지를 분명히 밝혔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왜 국정화에 매달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국정화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문 대표는 당사로 돌아와 “절벽 같은 암담함을 느꼈다”고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역사 문제에 관한 서로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을 확인한 회동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번 5자 회동이 절망만 안겨준 것은 아니라고 본다. 회동에서 쏟아져 나온 각종 민생 관련 현안들이 말해주듯 국정교과서에만 매몰돼서는 안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청년 일자리 창출 문제에 관한 한 같은 뜻을 갖고 있음을 이번 회동에서 확인한 것은 작지 않은 성과다.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입법은 물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가 시급하고, 내년 예산안도 법정기한 내 처리돼야 한다. 문 대표도 같은 맥락에서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하거나 예산 심사를 거부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분리 대응을 시사한 것 아니겠는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에도 초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한국은 이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의 힘을 발휘해야 하고, 이산가족 상봉으로 남북관계도 새롭게 바뀌고 있다. 문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대화 추진을 부탁한 것도 이런 정세 변화를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이해한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국론마저 분열돼 외교력이 와해된다면 국가적으로 큰 낭패에 빠질 수도 있다. 야당도 힘을 보태는 한편 눈을 부릅뜨고 정부여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견제해야 한다. 나라 안팎의 상황은 국정교과서에만 매몰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뿌리 깊은 불신과 좁혀지지 않는 이견을 확인한 국정교과서 문제는 전문가들의 백가쟁명식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본다. 이 문제를 정치적 쟁점화해 나라 전체를 분열의 늪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은 그 어떤 세력이라도 용납할 수 없다. ‘올바른 역사교육’이라는 대전제를 내세워 토론하면 사회적 합의점을 찾는 게 영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비록 이번 회동이 서로 할 말만 하고 끝났다 해도 소통은 계속돼야 한다. 이마저도 없다면 국론은 영영 5대5로 갈릴 뿐이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허창수 GS 회장 “윤리경영은 기업 생존의 필수 요소”

    허창수 GS 회장 “윤리경영은 기업 생존의 필수 요소”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21일 “윤리경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날 강남구 논현로 GS타워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5년 4분기 GS 임원모임에서 “요즘 다시 기업의 윤리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허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독일 폭스바겐 사태를 언급하며 “윤리경영 실패로 인해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었을 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까지 추락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을 하지 않으면 언론과 소비자의 지탄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존망에도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에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 등이 새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심 역량을 재점검하고, 불확실성 속에 숨겨진 기회나 시너지를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 회장은 이와 함께 “베트남은 연 5% 이상의 높은 성장세로 ‘포스트 차이나’로 여겨지고 있다”며 해외시장 개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사설] KFX·우주 협력으로 한·미 동맹 공고히 해야

    16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 동맹의 미래를 가늠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우 구체적인 첨단 군사기술 협력 등 화려한 수사로 버무리기 어려운 현안을 다루는 까닭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하는 한민구 국방장관과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한국형전투기(KFX)용 4개 핵심 기술 이전 문제를 협의한다니 말이다. 이는 황교안 총리가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공식 확인한 사실이다. 마침 미국과 일본이 대중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일각에선 한국의 ‘중국 경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양국이 안보 분야 전반의 첨단 기술 협력을 진전시켜 동맹의 공고함을 입증하기 바란다. 그러려면 의욕보다 실질적 성과가 중요하다. 현재로선 낙관도, 비관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 협상에서 쓰라린 경험을 한 탓이다. 군 당국은 2014년 7조 3000억원을 들여 미 록히드마틴사로부터 F35 40대를 구매하기로 계약하면서 21개 기술 이전 약속과 함께 4개 핵심 기술에 대해선 미 정부의 승인을 전제로 얻어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미 정부는 안보상 이유로 4개 기술 이전을 불허했다. 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핵심 기술을 전제로 출발한 KFX 사업이 ‘빈 깡통’이 될 것이란 우려를 낳은 배경이다. 그래서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국민의 눈엔 ‘양치기 소년’처럼 비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우리 측이 말만 앞세우면 뒷감당이 어렵다는 걸 명심해야 할 이유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우주·엔지니어링·에너지 등 ‘뉴프런티어’ 협력 방안도 논의한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센터 방문이 그 징표다. 이는 안보 동맹의 실질적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긴 하다. 우주기술은 군사기술과는 동전의 양면이 아닌가. 특히 또다시 나로호의 전철을 밟을 순 없지 않은가. 나로호는 참여정부 때 미국이 기술 이전을 꺼리자 러시아와 계약해 삼세번으로 2013년 발사엔 성공했으나, 기술 이전 효과는 신통치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미국의 선의만 기다리지 말고 기술 협력을 얻어 내기 위해 우리 스스로 치밀한 액션 플랜을 준비해야 한다. F35기를 직구입한 우리와 달리 비용을 더 들여서 라이선스 생산 계약을 체결한 일본을 참고할 필요도 있다. 일본은 이를 기반으로 독자적으로 스텔스기를 만든다지 않는가. 완성된 기술을 통째로 넘겨받는 게 어렵다면 공동 개발 등 우회로를 선택하는 것도 현실적 대안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한·미 관계에는 린치핀(핵심축), 미·일 관계에는 코너스톤(주춧돌)이라는 외교적 메타포를 사용해 한·일이 같은 무게의 동맹임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미 역대 정부가 첨단 군사기술 이전 문제에는 일본과 더 원활히 협력하는 듯한 인상을 준 게 사실이다. 위성 발사나 핵 재처리 문제 등에서 그런 정황이 드러났다. 미국이 한국의 중국 경사를 의심하기 전에 일본에 기울어 있다는 ‘오해’를 씻어야 한다고 본다. 그 연장선상에서 한국으로의 기술 이전에 적극성을 보이기를 기대한다.
  • [사설] 北, 인민을 위한다면 핵개발 중단해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그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 인민군 2만여명이 동원된 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에서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최신형 무기가 등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열병식에서 인민중시, 군대중시, 청년중시라는 향후 북한 체제를 이끌어 갈 3대 전략을 제시했다. 25분간의 연설에서 인민이라는 단어를 무려 90여 차례나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인민에 대한 깊은 감사’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해 ‘인민에 대한 멸사복무 다짐’으로 연설을 끝낸 것도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이 ‘인민제일주의’를 들고나온 것은 장성택과 현영철 처형 등을 통해 권력 상층부에 대한 장악이 끝난 만큼 ‘애민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민심을 잡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하지만 말만 그럴듯할 뿐 인민들을 위한 지도자가 되겠다는 진정성은 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이번 행사에만 연간 예산의 3분의1 수준인, 1조~2조원에 이르는 돈을 투입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평양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주민생활이 극도로 피폐한 지경에 처한 상황에서 초호화 열병식을 준비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는 짐작할 수 있다. 막대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북한 정권이 대대적인 외화 조달을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인민을 위한다고 말로만 떠들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한다. 주민들이 당장 배를 곯고 있는데 ‘이밥에 고깃국’은 아니더라도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에 막대한 헛돈을 쏟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 북한은 핵개발부터 포기하고 개혁개방과 대화의 장에 나와야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면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들이고 개성공단 사업을 비롯한 남북 간 경제협력을 더 확대해야 한다. 노동당이 진정으로 인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원한다면 대결과 고립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력의 길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매번 떼를 쓰듯 반복하는 무력시위를 통해서는 원하는 것을 결코 얻을 수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북한이 예고했던 장거리 로켓 발사나 핵실험 도발은 없었다는 점이다. 장거리 로켓 발사를 비롯해 크고 작은 군사 도발을 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일단은 긍정적인 신호다. 김 위원장이 열병식에서 미국과 어떤 형태의 전쟁이라도 치를 수 있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자신감을 대내외에 과시하기는 했지만 핵에 대한 언급이나 우리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이 없었다는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려면 북한은 8·25 합의부터 준수해야 한다. 오는 20~26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후 당국자 회담을 조속히 열어 남북한 간 시급한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부터 처리해야 한다. 인민들의 삶이 나아지기를 원한다면 북한이 지금 가야 할 길이다.
  • 무작정 수면제 NO! 잠 못 이루는 원인부터 찾으세요

    무작정 수면제 NO! 잠 못 이루는 원인부터 찾으세요

    아침에 잠자리를 빠져나오는 게 가장 괴로운 ‘저녁형 인간’도, 새벽 뒷산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형 인간’도 나이가 들면 수면 패턴이 비슷해져 새벽잠이 점점 없어진다. 초저녁부터 잠이 쏟아져 일찍 잠들고 잠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은 많지만 실제 수면 시간은 젊었을 때보다 줄고, 깨지 않고 숙면을 취하거나 하룻밤을 꼬박 새우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낮잠도 덩달아 는다. 나이가 들면서 수면 구조가 이렇게 바뀌는 것은 정상적인 노화 현상이다. 그러나 수면 중 깨는 시간이 현저히 증가해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라면 ‘나이 탓’으로 돌릴 일만은 아니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수면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층 불면증 환자는 18만 5574명으로 전체 환자(41만 4524명)의 44.8%를 차지했다. 특히 60대 여성(10.2%)과 70대 여성(10.1%) 가운데 불면증 환자가 많았다. 불면증 환자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연령대는 30대로, 특히 30대 여성에게서 연평균 증감률이 10.4%로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노인 환자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노인 불면증은 정상적인 노화에 따른 것인지, 병적인 것으로 보아야 할지 구분하기 어려워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증상이 심해도 나이가 들어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제때 치료받지 않아 우울증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거꾸로 우울증 때문에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노인 우울증의 50%에서 수면 장애가 나타난다고 한다. 불면증의 원인은 우울증, 요통, 두통, 신경통 등의 만성 통증과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 위 식도 역류 질환, 관절염, 치매, 파킨슨병, 야뇨증 등 다양하다. 이 때문에 잠이 부족해 무기력감이 계속된다면 다른 병이 원인일 수도 있으므로 우선 병원 진료를 받아 보는 게 좋다. 불면증을 내버려두는 것도 문제지만 정확한 진단 없이 습관적으로 수면제를 복용해 생기는 약물 오·남용 부작용도 위험하다. 수면제 오·남용은 수면제 의존 문제 외에도 인지기능의 저하나 낙상으로 인한 골절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환자가 수면제를 복용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잠에서 자주 깨는데 이런 증상 탓에 불면증으로 오인하기가 쉽다. 김종우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다원화 검사 결과 65세 이상 노인 중 남자의 70%, 여자의 56%가 수면무호흡 진단을 받았다는 연구도 있다”며 “술이나 진정제, 수면제 등은 무호흡 상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수면제 사용은 때론 더 큰 불면증을 부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1개월 동안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고 다음날 매우 피곤하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은 경우를 불면증이라고 진단한다. 김찬형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소 몇 시간은 자야 충분하다는 강박관념에 매달리면 오히려 불면증이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면증이 있더라도 원인을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종우 교수는 “신체적으로 뚜렷한 원인이 없으면 취침 시간 제한, 자극 조절법, 수면 위생 교육, 인지 행동 치료, 운동, 긴장 이완 요법, 바이오 피드백, 광 치료,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비약물 치료를 선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면제를 복용할 수밖에 없더라도 노인은 신체 및 정신과적 질환, 의존성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수면제는 4주 이내의 일시적인 단기 불면증에만 사용하는 게 좋고, 만성 불면증이라면 수면제 복용을 중단하고 원인을 찾아 치료한다. 수면제는 크게 벤조디아제핀계와 비벤조디아제핀계로 나뉜다.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수면에 효과적이고 안전한 편이지만 내성과 의존성이 문제될 수 있다. 특히 노인에게서 부작용 위험이 크며 장기 복용하면 인지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치매 환자는 혼돈과 불안이 심해지고 행동이 잘 조절되지 않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비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에 이어 새로 개발된 수면제다. 일반적으로 잠들기가 어려운 사람은 단기간 작용하는 약을 복용하고 잠을 자다가 중간에 깨거나 일찍 깨는 사람은 비교적 오래 작용하는 약을 복용한다. 수면제를 복용할 때는 의사가 처방한 복용량을 절대로 초과하지 말고, 수면제의 약효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기계를 조작해선 안 된다. 약을 복용한 후에는 적어도 8시간 동안 술을 마시지 말고, 밤늦게 술을 마시더라도 수면제를 복용하기 2시간 전에는 술잔을 내려놔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불면증은 생활요법으로도 개선할 수 있다. 밤늦은 시간에는 음주와 흡연, 과식을 피한다. 잠자리에 누워 15분 이상 잠을 청해도 잠들지 않으면 과감히 일어나 가벼운 소설 등 책을 읽는 게 좋다. 요가나 명상 같은 이완 요법도 도움이 된다. 숙면에는 연잎차와 산조인차가 효과적이다. 녹차처럼 따뜻한 물에 말린 연꽃의 잎을 우려낸 연잎차를 마시면 마음이 초조하거나 불안해 잠이 오지 않을 때 도움이 된다. 산조인은 산대추나무의 성숙한 종자를 건조해 만든 것으로, 중추신경계통에 대한 조절 기능이 뛰어나 불면증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재다. 단백질과 비타민C도 많이 들었다. 산조인을 살짝 볶은 후 보리차처럼 물에 넣고 끓여 마시면 가슴이 답답해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쉽게 화를 내는 증상이 완화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1] 통닭과 치킨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1] 통닭과 치킨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튀김 음식에 치킨이 있다. 기름에 튀기면 무엇이든 맛있다는데, 게다가 고소하면서도 단백한 닭고기가 주 재료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름과 고기의 지방은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긴 하지만 지나치면 해롭다는 점을 명심하자.  ‘한국 치킨’은 세계적인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도 표제어로 등재돼 있다. 맥주와 곁들인 우리의 프라이드 양념 치킨이 ‘치맥’ 등으로 불리며 외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데에는 긴 세월 걸쳐 숨은 주역이 있다. 우리는 삼국 시대 이전부터 토종닭을 키웠다. 중국의 옛 문헌에도 한반도의 닭은 덩치가 크고 그들의 고유종이라 기록돼 있다. 고려나 조선 때도 사육이 권장됐다. 이는 종자 개량은 물론 나름의 사육 방식을 터득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프랑스만큼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1910년 전국의 닭 사육 두수가 280만 마리까지 이르다 6·25전쟁 직후엔 72만 마리로 감소했다가 외래종의 유입 등을 통해 지금은 1억 960만 마리 정도 된다.  토종닭의 백숙만을 즐기다가 이른바 치킨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60년 서울 명동에서 문을 연 전기구이 전문 ‘Y점’에 의해서다. 미국 등 닭고기 소비가 많은 나라에도 이미 직화나 오븐을 이용한 바비큐식 닭 요리가 있지만, 전기구이식 통닭은 일본과 한국에서 유행했다. 사실 한국에서 더 열광한다. 통닭이란 닭고기를 통째로 익힌 것을 말한다.  한국 치킨이 튀김 음식으로 바뀌는 무대는 뜻밖에 경기 의정부 J시장에서 펼쳐진다. 1971년 경남 진해에 대형 식용유 공장이 세워진다. 우리가 아는 H표 식용유다. 천연가스도 수입·개발 정책에 따라 일반에 저렴하게 공급된다. 또 이때 경북 일대에 대규모 닭 사육농장도 들어선다. 계란을 대량으로 군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결과적으로 힘겨운 민심에 고소한 기름과 고기의 맛이 위로가 된 셈이다.  의정부 시장에선 닭의 똥집(모래주머니), 닭발, 대가리 등 값싼 부산물에 소금 간과 물 반죽만 해서 뜨거운 가마솥의 콩기름에 튀겨 냈다. 바싹 달궈진 가마솥에 재빨리 튀겨 낸 닭고기는 배고픈 서민들에겐 꽤 별미였을 것이다. 겉은 바싹하고 속은 촉촉한 맛이었기 때문이다. 값싼 식용유와 연료, 생닭과 함께 어머니의 애환이 깃든 무쇠 솥이 만든 합작품인 것이다. 이후 살림이 나아지면서 생닭 튀김으로 변모한다.  맥주와 함께 파는 통닭집이 도심에 우후죽순처럼 생겼고, 맥주와 통닭은 통기타, 청바지 문화와 함께 당시 신세대의 아이콘이었다. 그러나 그대로 튀긴 통닭은 영업 시장에서 변별력을 잃는다. 그러자 1977년 서울 반포의 ‘P점’이 ‘맛있는 반란’을 일으켰다. 다듬은 생닭의 뱃속에 간 마늘을 채우고, 겉에도 마늘 옷을 입힌 뒤 냉장 숙성을 시킨 것이다. 이를 고열에 굽거나 튀기니까 향긋하고 알싸한 마늘 향이 고기의 속까지 배어 도저히 끊을 수 없는 풍미를 연출했다. 한국이 자랑하는 양념 치킨의 효시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서양인들도 닭고기나 칠면조 고기의 겉에 소스를 바르긴 했으나, 양념으로 재워 숙성의 깊은 맛을 내지는 못했다. 미국 개척기에 농장의 흑인 노예들이 주인집에서 살코기만 구워 먹고 버린 닭의 날개 등을 주워 튀김 닭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 치킨이 한국에서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한편 반포의 P점은 ‘문학과 지성’ 출신의 문학 비평가인 고 김현 선생이 늘 찾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를 따라 학계의 제자들과 시인 황지우 등 문인들이 이곳에 모여 문학을 논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럽의 그런 음식점들처럼 문화재급 가치가 있는 곳이다.  1984년 미국의 프랜차이즈 치킨인 ‘K사’가 한국에 상륙하며 닭고기의 별난 튀김 옷으로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다. 우유와 빵가루 등 식재료와 특허 조리법 등으로 아주 바싹한 맛을 선보인 것이다. 뒤따라 국내에도 프랜차이즈 치킨점이 급증했고, 특히 국내 ‘P사’에선 더 나아가 고추장이나 간장을 이용한 양념 치킨을 내놓았다. 현재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300여개, 점포도 4만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과열 경쟁과 순익 감소로 인해 더 이상 혁신적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게 안타깝다.    <나는 너다 289> 시인 황지우    ?반포 켄터키 치킨. 냉방완비.  모가지와 발목이 잘린 닭들이  꼬챙이에 꽂혀 전기구이통 속에서  실타래처럼 뱅뱅 돌려지고 있는 것을  그녀는 멍하니 보고 있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생식기 영상 20년째 반복 ‘저질’ 성교육

    생식기 영상 20년째 반복 ‘저질’ 성교육

    “학교에서 성교육 수업은 잠자는 시간이에요. 선생님도 동영상 하나 보여주시는 걸로 끝내고, 우리가 잠을 자도 뭐라고 하지 않으시니까요.”(서울 시내 중학교 2학년 A양) “학교 보건 전체를 혼자 담당하기 때문에 처리해야 할 행정업무가 너무 많아요. 일상적인 학생들 응급처치에 행정 업무까지 떠맡기면서 아이들 성교육까지 저보고 하라는 것은 무리죠.”(서울시내 중학교 보건교사 B씨) 최근 서울의 한 공립고교에서 교사들이 여교사와 여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성희롱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학교 성교육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1년에 15시간의 성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동떨어진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선 초·중·고교에서 성교육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교육부는 과거 성교육을 주로 다뤘던 보건 교과를 학기당 17시간씩 필수 배정하도록 했지만, 2009년 교육과정 개정으로 2012년부터 의무교육에서 제외됐다. 그렇다 보니 초등학교의 경우 2009~2011년에는 17시간 보건교육을 시행한 학교가 지방자치단체별로 80~100%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평균 60%대로 떨어졌다. 성교육의 내용도 빈약해지고 있다. 보건 교사들은 학생들 응급 처치와 행정 업무 등에 치여 성교육까지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호소한다. 학생들은 시청각 자료를 보여주거나 생식기 그림을 보여주는 설명에 그치는 성교육을 “지루하다”고 비판한다. 한 고교 보건교사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성교육 내용에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 성교육 표준안은 현실과 동떨어진 판에 박힌 성교육을 부추기는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표준안은 성교육 시간에 ‘야동’, ‘자위’ 등의 단어의 사용을 금지하고, ‘동성애에 대한 지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위창희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아이들의 성에 대한 지식이나 생각, 행동은 저만치 앞서 있는데 성교육 표준안은 딱딱하고 형식적인 내용들만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내실 있는 성교육을 위해서는 성교육 수업을 필수 교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 ‘생활 밀착형’ 성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수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유럽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왜 화장실에 남녀가 따로 들어가는지’ 등 생활 중심의 소재로 접근한다”며 “성교육은 자신의 발달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교육 당국에서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생식기 영상 20년째 반복 ‘저질’ 성교육

    생식기 영상 20년째 반복 ‘저질’ 성교육

    “학교에서 성교육 수업은 잠자는 시간이에요. 선생님도 동영상 하나 보여주시는 걸로 끝내고, 우리가 잠을 자도 뭐라고 하지 않으시니까요.”(서울 시내 중학교 2학년 A양) “학교 보건 전체를 혼자 담당하기 때문에 처리해야 할 행정업무가 너무 많아요. 일상적인 학생들 응급처치에 행정 업무까지 떠맡기면서 아이들 성교육까지 저보고 하라는 것은 무리죠.”(서울시내 중학교 보건교사 B씨) 최근 서울의 한 공립고교에서 교사들이 여교사와 여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성희롱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학교 성교육이 건성건성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1년에 15시간의 성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동떨어진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선 초·중·고교에서 성교육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교육부는 과거 성교육을 주로 다뤘던 보건 교과를 학기당 17시간씩 필수 배정하도록 했지만, 2009년 교육과정 개정으로 2012년부터 의무교육에서 제외됐다. 그렇다 보니 초등학교의 경우 2009~2011년에는 17시간 보건교육을 시행한 학교가 지방자치단체별로 80~100%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평균 60%대로 떨어졌다. 성교육의 내용도 빈약해지고 있다. 보건 교사들은 학생들 응급 처치와 행정 업무 등에 치여 성교육까지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호소한다. 학생들은 시청각 자료를 보여주거나 생식기 그림을 보여주는 설명에 그치는 성교육을 “지루하다”고 비판한다. 한 고교 보건교사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성교육 내용에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 성교육 표준안은 현실과 동떨어진 판에 박힌 성교육을 부추기는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표준안은 성교육 시간에 ‘야동’, ‘자위’ 등의 단어의 사용을 금지하고, ‘동성애에 대한 지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위창희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아이들의 성에 대한 지식이나 생각, 행동은 저만치 앞서 있는데 성교육 표준안은 딱딱하고 형식적인 내용들만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내실 있는 성교육을 위해서는 성교육 수업을 필수 교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 ‘생활 밀착형’ 성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수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유럽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왜 화장실에 남녀가 따로 들어가는지’ 등 생활 중심의 소재로 접근한다”며 “성교육은 자신의 발달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교육 당국에서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독자의 소리] 가을 가뭄 심각… 생태계 변화에 관심을

    야산에 벌레가 없다. 40여년 만에 소양강 바닥을 드러낸 올여름 대가뭄의 뒷모습이다. 계속된 가뭄과 40도를 넘나드는 고온 탓에 애벌레의 유충이 사멸된 것이다. 수도권 일원에서는 여름부터 처서가 지난 지금까지 그 흔한 벌레들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인간도 생태계의 일부임을 명심해야 한다.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지 모르지만 생태계의 끝에는 우리 인간도 엮여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꿀벌은 오래전부터 개체수가 현저히 줄면서 과수의 꽃 수분을 사람이 대신하는 일이 많아졌다.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가계지출도 늘게 된다. 벌레가 없어지면 유기질이 줄면서 흙이 척박해지고 결국 식물도 생육이 어렵게 되어 산새나 들짐승의 먹을거리도 줄어든다. 기후변화의 역습은 올여름처럼 급습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모두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산에서 임산물 채취 시에도 공생의 윤리가 필요하다. 산 열매 등을 무심코 채취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취미삼아 모조리 채취해 가는 행위는 동식물의 겨울 양식을 빼앗아 가는 것이다. 지금은 가을 가뭄마저 심각하다. 올 강수량이 평년 대비 62% 수준인 데다 10월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 사람들은 벌써 내년 농사를 걱정하고 있지만 속 모르는 야생동식물은 그저 맨몸으로 맞을 뿐이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면 그 혜택과 더불어 저주도 인간과 나눠 갖게 될 것이다. 이재훈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 “9월모평 특징·유형 분석… 실수 줄이기에도 역점을”

    “9월모평 특징·유형 분석… 실수 줄이기에도 역점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2016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의 마지막 모의평가가 끝났다. 9일 시작되는 각 대학 수시전형 원서 접수를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는 마지막 선택을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수험생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능 준비다. 결국 수시도 수능의 영향력이 크다. 전략을 잘 세워 수시전형 기회를 만족스럽게 활용한다고 해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좋은 선택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6월과 9월 모평에 드러난 평가원의 출제방향을 파악·정리하고, 기본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남은 기간 더욱 철저한 학습을 해 나가야 한다. 9월 모평의 특징을 분석하고, 수능 영역별 대비법을 알아봤다. 교육평가기관 유웨이중앙교육이 운영하는 유웨이닷컴이 9월 모평을 치른 수험생 12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9월 모평의 체감 난이도는 6월에 비해 ‘비슷했다’가 45.2%, ‘쉬웠다’가 15.4%로 나왔다. ‘어려웠다’는 39.4%였다. 실제 9월 모평은 일부 난이도 있는 문항이 출제되기는 했지만, 6월 모평이나 지난해 수능과 비교할 때 문제 유형이나 난이도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등 대체로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특히 영어 영역의 경우 EBS 연계 방법의 변화로 출제방식, 난이도 등의 조정이 예상됐지만 실제 수험생들은 큰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수능이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임을 명심하고, 기본 개념원리를 충실하게 익혀 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 역시 “9월 모평 채점 뒤 최종 검토 과정에서 난이도 조정 기회가 있겠지만, 결국 6월·9월 모의평가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어 6월, 9월 모평을 통해 드러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데 힘써야 한다. 틀린 문항을 중심으로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어떤 오류를 범했는지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수능 연계 EBS 교재는 반드시 복습을 하는 등 완벽하게 학습해 두어야 한다. 문학 분야 문제 중 현대시와 고전시가는 EBS 교재에 수록된 형태로 출제되므로 작품의 의미와 주제를 학습해 두어야 하며, 현대소설과 고전소설은 줄거리와 작품의 특징 등을 정리해야 한다. 독서 분야 문제는 EBS 교재의 지문을 변형해서 출제하기 때문에 EBS 교재의 문제보다는 지문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특히, A형과 B형에 공통 출제된 지문과 문항들은 수능시험에서도 출제될 확률이 높으므로 확실하게 학습해야 한다. ●수학A(인문계) 최근 모평과 수능은 난이도와 문제 출제 패턴이 거의 정형화되어 있다. 2016학년도 수능 수학 A형도 1등급 컷이 92~96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21번, 30번은 전형적인 고난도 문제로서 1등급과 상위권을 변별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21번은 도함수의 활용이 자주 출제되고 있다. 도함수의 부호를 이용하여 원시함수의 증가와 감소, 극대와 극소를 관찰하고 3, 4차 함수의 그래프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 30번은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그래프를 응용한 격자점(순서쌍)의 개수 세기나 상용로그의 지표와 가수를 이용한 방정식과 부등식의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 상용로그의 지표와 가수 문제는 지표는 정수이고 가수는 0이상 1미만의 값을 갖는다는 것을 이용해서 방정식이나 부등식을 해결하는 연역적 추론의 문제로 자주 출제되고 있으니 문제의 이해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 B(자연계) 수학 B형은 넓은 범위에서 출제되고 있지만 미적분, 공간도형, 벡터 등에서 고난도 문항이 자주 출제되고 있으므로 단원별 수준에 맞는 학습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선 기본문제들은 여러 번 반복하여 문제를 읽고 빠른 시간 내에 필요한 개념을 떠올리는 훈련이 필수다. 함수의 극한이나 삼각함수와 결합된 도형의 활용 문항 및 무한등비급수의 활용은 중등수학부터 다루어 온 기본도형의 성질에 대해 자세히 정리하고 난 후 기출문제를 풀며 정리해야 한다. 미분법의 경우 초월함수 그래프의 성질 및 극대극소와 변곡점에 관한 성질은 고난도 문항으로 자주 출제되는 내용이므로 특히 더 꼼꼼히 학습해야 한다. 최근 29번에서 공간도형, 벡터의 최고난도 문항들이 출제되고 있기 때문에 기출문제집 4점 문항은 물론 EBS 연계교재의 관련 단원 고난도 문항도 꼼꼼하게 풀어봐야 한다. ●영어 9월 모평에서 틀린 문항, 정확한 개념 이해 없이 운 좋게 맞힌 문항 등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세심한 학습계획을 세워야 한다. 새로운 문제를 풀기보다는 이제까지 공부했던 교재를 한 권으로 만들어 반복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듣기·말하기는 주 1회 이상 듣기 연습을 꾸준히 해서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EBS 연계교재의 수준을 넘어서지 않으므로 이를 활용하여 내용이 편안하게 들릴 때까지 반복적으로 듣는 것이 좋다. 또 어법 문제는 최근 해석을 통해 문맥에서 올바른 표현을 찾는 유형이 주로 출제되기 때문에 핵심 어법 사항을 숙지하고 기출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 독해는 시간과의 싸움이므로, 이제부터는 풀이 시간을 재면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해야 한다. 특히 EBS 지문이 70% 정도 출제되고 있으므로 EBS 교재를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朴대통령·김무성 선조 뭐했나…독립운동가의 쇠파이프 대상”

    “朴대통령·김무성 선조 뭐했나…독립운동가의 쇠파이프 대상”

    새정치민주연합 이용득 최고위원이 4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향해 “독립운동가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를 대상”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방향과 관련, “박 대통령은 (임금피크제로) 부자 간 싸움을 붙이고, 김 대표는 노조 쇠파이프 때문에 국민소득 3만 달러가 안 됐다고 한다”면서 “엊그제 8·15 광복절도 지났는데 두 분 선조들께서는 뭐하셨나. 진짜 독립운동가들이 나온다면 쇠파이프 휘두를 대상은 그대들이란 점을 명심하라”고 했다. 이에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귀를 의심할 정도의 저급한 언어로 대통령과 여당 대표를 모독했다”며 이 최고위원에게 즉각적인 사과와 최고위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중고차를 나만의 ‘워너비 카’로! ‘행복한소원카’가 전하는 튜닝 팁

    중고차를 나만의 ‘워너비 카’로! ‘행복한소원카’가 전하는 튜닝 팁

    그동안 자동차 튜닝은 일부 마니아들의 특별한 취미로 생각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튜닝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자동차 튜닝법이 개정되는 등 튜닝 활성화를 위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합법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자동차 튜닝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나만의 개성을 살리고 자동차의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자동차 튜닝을 진행하는 사람들 역시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튜닝은 차량 소유자 개인의 취향과 개성에 따라 자동차의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외부를 꾸미기 위한 것으로, 튜닝의 완성도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내가 소유한 자동차의 장점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포인트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한소원카’의 대표 중고차딜러이자, 자동차 정비튜닝분야 전문가로도 활동한 김재훈 부장은 “최근 도로를 지나다 보면 부쩍 개성 있는 튜닝 차량이 눈에 많이 띈다. 일부 차량은 과도하게 튜닝을 진행해 오히려 주행 효율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튜닝의 주된 목적은 자동차의 성능과 주행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어야 하며 잘못된 상식이나 욕심으로 과도하게 튜닝을 진행해 자동차의 성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훈 부장은 자동차 정비 튜닝업계에서 4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살려 자동차 튜닝을 원하는 중고차 구매 고객들의 튜닝 컨설턴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 부장은 “최근 중고차를 구매한 뒤 튜닝을 통해 업그레이드를 계획하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자동차 정비 튜닝 분야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최고의 만족도를 얻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행복한소원카는 불필요한 수수료를 철폐하고 딜러전산망 ‘카매니저’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중고차매매 전문업체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중고차 거래는 물론, 그랜저, 에쿠스, K5, 아반떼, 크리즈, 말리부를 비롯해 수입차 등 다양한 매물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는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다. 중고차 매매 상담은 정직한 중고차매매 사이트 행복한 소원카 사이트(www.happy7777.com) 또는 전화(010-6637-5078)로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발 앞선 ‘秋男의 멋’

    한발 앞선 ‘秋男의 멋’

    가장 값나가는 세간의 자격으로 장롱 따위가 자리잡고 있을 꼭 그런 자리에 아홉 켤레나 되는 구두들이 사열받는 병정들 모양으로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윤흥길의 소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의 한 대목이다. 주인공 권기용은 출산을 앞둔 아내의 수술비조차 마련 못하는 무능력한 도시빈민으로 그려진다. 권의 유일한 관심사는 구두 닦기다. 이른 아침부터 “바탕과 빛깔이 다르고 디자인이 다른 갖가지 구두를 대여섯 켤레나 툇마루에 늘어놓은 채 떨고 바르고 닦는 데” 여념이 없다. 과도하게 번쩍이는 구두가 권의 마지막 자존심인 셈이다. 남자가 옷을 잘 입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바짓단 아래를 보라는 말이 있다. 구두는 옷차림의 마침표 역할을 한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옷을 입어도 엉뚱한 신발을 신으면 전체적인 맵시를 망치고 만다. 그래서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 아니라 구두다. 프랑스의 구두 명장 피에르 코르테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신발이 패션의 독재자는 아니다. 하지만 정말 좋은 구두는 못난 양복도 멋져 보이게 한다.” 남자의 계절, 가을의 문턱에 접어들면서 부드러운 색감과 디자인을 강조한 구두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갈색 구두가 대세다. 여러 가지 소재를 사용하고 다양한 염색 기술을 접목해 단조로운 빛깔에서 벗어났다. 디자인은 구두코를 둥글게 부풀린 볼륨감 있는 형태가 돋보인다. 강주원 금강제화 디자인 실장은 “올해 초부터 주목받은 고전적인 트렌드가 가을까지 이어지면서 트렌치코트나 무채색 재킷에 받쳐 신으면 부드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갈색 클래식 구두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옅거나 짙은 갈색 둘 중 하나였던 구두 색깔은 캐멀브라운, 초코브라운, 다크브라운, 두 가지 색이 동시에 감도는 투톤 브라운, 단계적으로 색이 짙어지는 그러데이션을 넣은 브라운까지 한층 다양해졌다. 강 실장은 “기본 소가죽 위에 약품 처리를 하거나 왁스를 입혀 구두코만 어둡게 광을 내기도 하고, 구두를 만든 뒤 솔질을 통해 얼룩덜룩한 느낌을 살리는 방법으로 깊은 갈색을 표현한 제품들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구두를 고를 때에는 3가지 원칙을 따라야 한다. 제일모직 남성 액세서리 브랜드 일모에서 피혁상품 기획을 맡은 전미연 수석의 조언이다. 첫째, 의상보다 어두운 색의 구두를 신어야 한다. 옷보다 옅은 색의 신발을 신으면 타인의 시선이 자연스레 발로 모아진다. 연쇄적으로 신체의 아랫부분이 주목을 받게 돼 키가 작아 보일 수 있다. 둘째, 옷과 어울리는 색의 구두를 골라야 한다. 감색이나 회색 정장에는 갈색 또는 검정 구두를 신는다. 갈색 톤의 정장에는 반드시 갈색 구두를 신는다. 밝은 색 정장이나 짙은 회색 슈트에도 진한 갈색 구두가 안전하다. 붉은 빛이 감도는 갈색 구두는 감색 정장을 돋보이게 해준다. 다만 검은 정장에 갈색 구두는 피해야 한다. 셋째, 정장과 캐주얼을 구분해 맞는 구두를 선택한다. 끈이 없는 슬립온에 속하는 로퍼나 태슬 슈즈는 캐주얼 재킷이나 스웨터 차림에 맞춰 신는다. 정장에 로퍼는 피한다. 옷의 실루엣과 구두 모양도 어울려야 한다. 바지통이 넓고 헐렁한 의상에 슬립온을 신으면 균형이 맞지 않는다. 액세서리와 구두 색깔을 맞추는 것이 멋쟁이가 되는 지름길이다. 비즈니스 캐주얼이 자리잡으면서 넥타이를 하지 않는 남성이 많아졌다. 대신 벨트에 힘을 주는 게 유행이다. 벨트 색과 구두 색을 통일하면 무난하다. 브라운 구두는 악어가죽, 뱀가죽 등 다양한 소재의 벨트와 잘 어울린다. 남성 양말은 지난봄부터 주요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양복바지 통이 좁고 짧아진 덕이 컸다. 20~30대를 중심으로 화려한 색과 무늬의 양말을 구두와 매치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유불급을 명심하라고 조언한다. 어디까지나 양말의 기본은 바지, 구두와 같은 색 계열을 신는 것이다. 디자인 면에서는 발등에 W 모양의 재봉선이 들어간 윙팁이 강세인 가운데 가을을 맞아 더블 몽크 스트랩이 주목받고 있다. 몽크 스트랩은 금속 고리로 발등을 장식한 구두로 15세기 유럽 수도승이 신던 신에서 유래했다. 매끄러운 자태와 안락함이 특징이다. 스트랩이 2개면 더블 몽크라고 부른다. 끈 없는 슬립온 가운데 격식을 차린 슈트에 신을 수 있는 유일한 구두다. 발끝에 아무 장식이 없는 플레 토와 보강용 가죽인 토캡을 ㅡ자 형태로 덧댄 스트레이트팁은 단순하면서도 싫증 나지 않는 디자인이다. 정장과 활동적인 차림에 두루 어울린다. 캐주얼을 자주 입는다면 발목까지 올라오는 갈색 부츠를 눈여겨볼 만하다. 복사뼈에 닿는 앵클부츠는 활동성과 보온성이 좋고 가을 재킷과도 어울린다. 발목을 완전히 감싸는 워커 부츠는 남성미를 더해 준다. 부츠를 신을 때는 바짓단을 접어 올리거나 길이가 짧은 크롭 팬츠를 입는 게 좋다. 구두를 오래 유지하려면 세 켤레 정도를 번갈아 신는 게 바람직하다. 끈 있는 옥스퍼드 2개와 끈 없는 로퍼 하나가 적당하다. 옥스퍼드는 각각 검정과 갈색으로 구입한다. 검정은 기본 스트레이트팁이나 플레인토를 고르고 갈색은 윙팁을 갖추면 무난하다. 구두를 보관할 때 슈 트리(구두 골)를 사용하면 신발의 모양을 유지하고 주름도 펼 수 있다. 5000~4만원대면 괜찮은 품질의 슈 트리를 살 수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단독] 남북 한가위 이산가족 상봉 합의 “이번엔 꼭…” 희망 찾는 사람들

    [단독] 남북 한가위 이산가족 상봉 합의 “이번엔 꼭…” 희망 찾는 사람들

    남북이 25일 추석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면서 많은 이산가족들이 감격의 재회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이산가족 중 생존자는 6만 6000여명에 이른다. 64년 전 북에 두고 온 딸을 단 한시도 잊지 못했던 김윤희(90·여)씨와 조카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온 최은범(81)씨의 사연을 들어봤다. ■두살배기 딸 두고 온 김윤희 할머니의 눈물 “딸 생일 나만 아는데… 죽기 전 사랑 다 줬으면”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아무리 추워도 내가 너를 꽁꽁 싸서 꼭 안고 내려오는 건데….” 25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만난 김윤희(90) 할머니는 1·4 후퇴 때 두 살 난 어린 딸이 감기라도 걸릴까 집에 두고 남쪽으로 온 것이 평생 한으로 남았다고 했다. 6·25전쟁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가 살던 개성은 남한 땅이었다. 그래서 곧 다시 돌아갈 수 있을 줄만 알았다. 칭얼대는 딸을 친정어머니 품에 안기고선 아들 손을 붙잡고 돌아선 게 긴 이별의 시작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날 아침 남북 협상 타결로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 거란 소식을 듣자마자 할머니는 대한적십자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토록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결심한 첫 이산가족 상봉 신청이었다. 김 할머니는 “헛된 기대만 품다 실망하게 될 것 같아 그동안 시도조차 안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안 될 걸 알면서도 용기를 냈다”고 했다. 김 할머니에게 둘째 딸 최봉미씨는 늘 아픈 손가락이었다.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김 할머니는 일 욕심이 많은 ‘커리어 우먼’이었다. 아이들에게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과의 불화로 그 어린 딸에게 충분한 사랑도 주지 못한 것 같아 더욱 한스럽다고 했다. “임신했을 때 입덧이 너무 심해 음식을 거의 못 먹어서 그런지 봉미가 어릴 때부터 마르고 머리숱도 적었어요. 바쁘다고 제대로 젖도 못 먹인 게 이날까지 후회로 남아요.” 김 할머니는 30여 년 전 주영숙 전 덕성여대 총장의 개인 작품전에 갔다가 딸을 똑 닮은 청동소녀상을 구입했다. 그 후로 동상을 볕 잘 드는 창가에 세워두고 ‘봉미’라고 부르며 지낸다. 그러나 소녀상 ‘봉미’를 볼 때마다 그처럼 포동포동하고 예쁘지 못했던 딸 봉미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외려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월남 후 서울 중앙여중에서 3년간 교편을 잡았다. 제자들 하나하나를 고향에 두고 온 딸이라 생각하고 가르쳤다. 그 진심이 닿았던 걸까. 머리가 하얗게 센 제자들이 아직도 은사님을 찾아온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딸의 생사도 모른 채 자신만 편하게 지내는 것 같아 감사 인사를 받을 때마다 남모를 죄책감에 시달렸다. 딸을 만나게 되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 할머니는 “그냥 생사만 확인해도 더 바랄 게 없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월 15일이 딸 생일인데 아는 사람이 나뿐이라 매년 기념하지도 않고 조용히 지나가요. 이제 나까지 저 세상 가면 누가 기억해 줄까요. 죽기 전에 만나 지금껏 주지 못한 사랑을 줄 수 있다면 이 한이 좀 덜어질까요.”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부모님과 이별한 최은범 할아버지의 슬픔 “복권보다 힘든 만남… 실향민 목마름 못 채워”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된다니 기쁘지요. 그런데 마냥 반갑다가도 한숨이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북에 남겨둔 조카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온 최은범(81)씨는 25일 남북 협상 타결 소식을 듣고도 그다지 들뜬 표정은 아니었다. 2000년부터 이뤄진 이산가족 상봉을 쭉 지켜봐 온 그는 남북 간 상봉 합의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60년 넘게 흩어진 가족이 만나는 일은 실향민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처럼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 숫자가 너무나 미미해요.” 지금까지 해온 상봉 방식대로 남북이 매년 100명씩 가족을 주고받는다고 해도 최씨에게 조카와의 만남은 여전히 먼일이다. “우리 사이에서 가족을 만나는 건 복권에 당첨되는 것보다 힘들다고 해요. 기왕에 서로 합의한 것 이번에는 판을 좀 더 키우면 좋겠네요.” 최씨가 고향인 함경북도 성진을 떠나 남으로 내려온 것은 1948년 11월이었다. 먼저 남한에 내려가 있던 형수가 가족들을 데려가겠다며 칼바람을 뚫고 고향으로 찾아온 날이 7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그렇게 생생할 수가 없다. “갓 돌이 지난 딸을 업고 제기동에서부터 그 먼 길을 왔어요. 기차를 타면 아직도 38선 건널 수 있다면서.” 하지만 최씨의 부모는 선조들의 묘소를 지키겠다며 열네 살 아들과 막내딸만을 기차에 실어 보냈다. 이별의 시작이었지만 그게 영원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어머니가 12월에 서울에 한 번 오셨는데 북에 남겨놓은 외손녀가 불쌍하다며 다시 올라갔어요. 우리가 말릴까 봐 가족들이 자는 새벽에 몰래 가셨더라고. 이게 1949년 봄이에요.” 그로부터 1년 뒤 전쟁이 터졌다. 최씨가 찾고 있는 가족은 어머니의 외손녀로, 자신의 조카인 최봉숙씨다. “만나게 되면 지금까지 살아줘서 고맙다며 꼭 안아줘야지. 그리고 물어봐야죠. 우리 아버지, 어머니 어떻게 지내셨는지… 고향 땅에 묻혀 계시다면 그래도 행복할 것 같아요.” 그는 명절이 되면 고향 생각이 더 간절하다. “추석에 달밤을 맞으면 내 고향에서도 누군가 같은 달을 보겠지 생각합니다. 그럴 때 자식들한테 더 북쪽 얘기를 하지. 안 하면 까먹으니까.” 최씨는 자신이 태어난 집, 주변 텃밭을 거닐며 살아보는 것이 남은 소원이라고 했다. 그는 이산가족 상봉의 남북 양측 실무자들에 진심을 담은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건 이념을 따질 일도 아니고 손익을 계산할 문제도 아니에요. 절박하고 아주 긴급한 문제라고요. 이점만 명심하고 일을 하면 좋을 거 같아요.”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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