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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안전보건청 신설… 신고 의무자 확대 추진

    평택항 컨테이너 작업 중 숨진 이선호씨의 산업재해 사고를 계기로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산업재해 예방 태스크포스(TF)가 17일 첫 회의를 열었다. TF는 산업안전보건청을 신설하고, 현장 신고 의무 대상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노동계와 정의당의 개정요구가 끊이지 않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만큼 우선 시행령을 대폭 강화하되, 개정 여부는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송영길 “일터 나간 가족들 비극 반복 안 돼” 송영길 대표는 첫 회의에서 “다시는 일터에 나간 우리의 아들, 딸, 엄마, 아빠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민주당이 앞서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TF의 과제는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산업안전보건청을 신설, 산재 예방과 관리감독, 처벌까지 아우르는 산업안전 컨트롤타워를 마련하는 게 핵심이다. 또 구조·구급이 필요한 사고 현장의 신고 의무를 강화하는 소방기본법 개정도 필요하다. 현행법은 현장을 발견한 사람에게만 신고 의무가 있어, 이선호씨 사례처럼 업체 상급자 등에게 보고하느라 신고가 지체되는 일이 되풀이됐다. 이에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한 관계인’을 신고 의무자에 추가하기로 했다. ●중대재해법, 강화된 시행령 만든 후 논의 민주당 일부에서도 개정안이 발의된 중대재해법은 강화된 시행령을 먼저 만들고 추후 개정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TF 단장인 김영배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개정이 우선 과제는 아니다”라며 “꼼꼼하게 시행령을 먼저 구성하고 추후 개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의당은 현행 중대재해법의 5인 미만 사업장 적용제외 조항 삭제와 50인 이하 사업장 적용 유예 단축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이선호씨 빈소를 조문하고, 산재 관련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내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산재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의 답을 현장에서 찾도록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곳곳에서 발생하는 산재 사망사고 소식에 매우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며 “문제 해결은 회의에서 마련하는 대책에 있지 않고, 현장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명심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나온 정부의 산재 대책이 ‘탁상행정’에 그치고 있다는 ‘질타’로도 풀이된다. 손지은·임일영 기자 sson@seoul.co.kr
  • 송영길의 첫 산재예방TF…산업안전보건청 신설·현장 신고 의무 확대

    송영길의 첫 산재예방TF…산업안전보건청 신설·현장 신고 의무 확대

    평택항 컨테이너 작업 중 숨진 고 이선호씨의 산업재해 사고를 계기로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산업재해 예방 태스크포스(TF)가 17일 첫 회의를 열었다. TF는 산업안전보건청을 신설하고, 현장 신고 의무 대상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노동계와 정의당의 개정요구가 끊이지 않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만큼 우선 시행령을 대폭 강화하되, 개정 여부는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송영길 대표는 첫 회의에서 “다시는 일터에 나간 우리의 아들, 딸, 엄마, 아빠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민주당이 앞서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TF의 과제는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산업안전보건청을 신설, 산재 예방과 관리감독, 처벌까지 아우르는 산업안전 컨트롤타워를 마련하는 게 핵심이다. 또 구조·구급이 필요한 사고 현장의 신고 의무를 강화하는 소방기본법 개정도 필요하다. 현행법은 현장을 발견한 사람에게만 신고 의무가 있어, 이선호씨 사례처럼 업체 상급자 등에게 보고하느라 신고가 지체되는 일이 되풀이됐다. 이에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한 관계인’을 신고 의무자에 추가하기로 했다. 민주당 일부에서도 개정안이 발의된 중대재해법은 강화된 시행령을 먼저 만들고 추후 개정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TF 단장인 김영배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개정이 우선 과제는 아니다”라며 “꼼꼼하게 시행령을 먼저 구성하고 추후 개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의당은 현행 중대재해법의 5인 미만 사업장 적용제외 조항 삭제와 50인 이하 사업장 적용 유예 단축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이선호씨 빈소를 조문하고, 산재 관련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내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산재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의 답을 현장에서 찾도록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곳곳에서 발생하는 산재 사망사고 소식에 매우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며 “문제 해결은 회의에서 마련하는 대책에 있지 않고, 현장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명심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나온 정부의 산재 대책이 ‘탁상행정’에 그치고 있다는 ‘질타’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산재 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한 것을 비롯해 내부 회의에서 여러 차례 이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사고 예방도 매우 중요하지만 사고에 대처하는 성의도 못지않게 중요하며 자식을 잃은 가족의 아픈 심정으로, 진정성을 다해 발로 뛰며 해결하는 자세를 가져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지은·임일영 기자 sson@seoul.co.kr
  • “담임이 딸 혼낸다며 따로 불러 추행” 국민청원에 수사 착수

    “담임이 딸 혼낸다며 따로 불러 추행” 국민청원에 수사 착수

    경남의 한 초등학교 남교사가 6학년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를 직위해제하고 전수조사를 마쳤고,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15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자 성추행 선생님의 강력한 처벌을 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라는 청원인은 “4월 27일 다른 아이들이 교실에 없고 담임만 교실에 있는 상태에서 우리 아이가 지각을 했는데, 담임이 아이를 혼내면서 허리 쪽에 손을 댔다고 한다”면서 “아이가 기분이 이상했지만 선생님이 혼내면서 그러니 어찌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아이에게 ‘선생님이 혼낸다고 거기에 손을 대는 건 아니다’라고 일러주며 한번 더 그런 일이 있으면 선생님에게 하지 말라고 하고 부모에게 꼭 얘기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 뒤 5월 2일 일요일에 담임으로부터 “아이가 숙제 제출 등을 하지 않아 주말에 따로 불러서 시키겠다”고 청원인에게 전화가 왔다고 한다. ‘주말에도 출근하시냐’고 묻자 선생님들은 주말에도 출근을 한다고 해 별 의심을 하지 않고 청원인은 아이를 보냈다. 이후 담임이 또 전화가 와서 “아이가 생각보다 (숙제가) 밀린 것이 많다. 혼을 내고 명심보감을 쓰게 하려고 하니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날 밤 자기 전 아이가 할 얘기가 있다면서 “선생님이 또 허리에 손을 댔고, 이번에는 옷 안으로 손을 넣어서 만졌다”면서 “가슴 쪽으로도 손이 올라왔고, 바지 뒤쪽으로도 손이 조금 내려간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청원인은 주장했다. 또 혼나서 아이가 울고 있으니 담임이 귀를 가슴에 갖다 대고 ‘심장이 빨리 뛴다’고 얘기하는데, 아이는 혼나는 상황에서 울고 있던 터라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고 청원인은 전했다. 게다가 담임이 ‘혼나면서 울었던 것은 부모님에게 얘기하지 말라고 손가락 걸고 약속하자’고도 했다면서 아이가 혼난 상태에서 담임이 위로하면서 그런 행동들을 해서 굉장히 혼란스러워하고 괴로워했다고도 했다. 청원인은 아이가 선생님을 못 보겠다며 등교를 거부했다면서 다음날(5월 3일) 곧바로 신고하고 학교 측에 담임에 대한 직위해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이후 학교 측이 상담과 진술 청취만 하고 진상 규명이 빨리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딸이 임시담임(남교사)에게 물어보니 문제의 담임이 좀 있다가 나온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아이들의 죄책감을 이용해서 추행을 하고 교묘하게 심리를 이용해 힘들게 하는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면 안 된다”면서 “이번 일을 가볍게 넘긴다면 2차, 3차 피해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학교 측이 일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쉬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해당 교사를 꼭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뒤 즉시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해당 담임을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또 임시담임으로 여교사를 임명했으며, 학교 전수조사도 마무리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추후 성고충심의위원회를 통해 징계위원회 회부 결정이 난다”며 “절차대로 모든 과정을 진행했으며 경찰 수사도 이뤄지고 있으니 조만간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In&Out] 軍 사이버공격으로 북핵 무력화시킬 수 있나/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In&Out] 軍 사이버공격으로 북핵 무력화시킬 수 있나/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이스라엘은 혈맹인 미국까지 속이면서 핵무장을 해 주변국들의 도발을 잠재우고 있다. 그러나 요즘 이스라엘에서는 ‘핵보다는 사이버’라는 말이 유행이라 한다. 이는 향후 전쟁에서 사이버전의 위력이 핵무기보다도 강할 수 있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사이버전이란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디지털화된 정보가 유통되는 가상적인 공간에서 다양한 사이버 공격수단을 사용해 적의 정보체계를 교란, 거부, 통제, 파괴하는 등의 공격과 이를 방어하는 활동’이라 정의할 수 있다. 가장 최근의 사이버전 사례는 2021년 4월 11일 이스라엘의 해커가 사이버공격으로 이란의 핵물질 정련용 기계 수천 개를 파괴시킨 사건이다. 이제 사이버전은 4차산업 첨단기술과 융합돼 군 지휘 통신을 마비시키고, 적의 미사일 발사도 억제하는 수준으로 진화되고 있다. 2017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 실패가 미국의 사이버공격인 발사전 교란작전(Left of Launch)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핵무기는 76년 전 유일하게 일본에만 사용됐다. 그 후 핵무기의 공포와 후유증으로 인해 더이상 사용하면 안 되는 핵전쟁 억제 무기로만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국제사회는 1994년 제네바합의부터 약 27년을 북한의 비핵화와 씨름했지만 아직도 해결 기미가 없다. 이제 독자적으로 북핵 위협을 차단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사이버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최근 미국 정보기관의 평가에 따르면 세계 사이버전 능력 보유 상위 5개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북한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의 정보기술(IT) 강국인데 사이버전 능력마저 북한에 뒤처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 군도 2018년 사이버작전사령부로 확대 개편하며 사이버전 능력 발전을 시도했지만 댓글 공작 가담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군은 책임지고 능력을 발전시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조직 및 작전 능력 강화이다. 사이버전사령관을 3성 장군으로 임명하고 육·해·공을 관통하는 합동군사작전에 포함시켜야 한다. 미국은 4성 장군이다. 둘째, 관계 법령을 정비하고 특별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필요시 민간기업과 공동 투자하고 그 결과물을 공유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셋째, 이스라엘의 해커 및 첩보요원 양성 기관인 ‘탈피오트’와 같은 전문 교육기관을 운용해야 한다. 총리 직할 수준의 ‘국방사이버연구원’도 방안일 수 있다. 넷째, 사이버 전문가가 장래 희망 직업 1위가 되는 붐이 일어나도록 대우해 주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부모들은 요즘 의사보다 해커 사위를 더 선호한다니 해커의 위상과 특별 대우를 실감할 수 있다. 우수한 해커 한 명이 수백만 명을 죽이고 살릴 수도 있는 시대가 왔음을 명심해야 한다. 군은 사이버공격으로 북핵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준비해야 한다.
  • [사설] 조국·박상기까지 연루, 불법출금 의혹 전모 밝혀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금 의혹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소장에 박상기·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연루 의혹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고 한다. 사실상 현 정부 법무 행정의 최고책임자들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데 앞장섰다는 것으로 사실 여부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 관련자들과 여권 지지층은 중요한 범죄 피의자인 김 전 차관의 비밀 출국을 막기 위해 시급하게 편법적으로 일을 진행한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절차적 정의’는 결과적 정의 못지않게 중요할 뿐더러 이런 식의 불법이 판을 친다면 법치주의는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반드시 규명해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만 한다. 공소장에 따르면 허위공문서로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한 이규원 검사는 2019년 6월 불법출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당시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에게 “수사받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비서관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한다. 이후 조 수석은 당시 법무부 윤대진 검찰국장에게 알렸고, 윤 국장은 수사를 진행하던 이현철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에게 조 수석의 요청 내용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또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은 출입국·외국인관리본부에 대한 강제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윤 국장을 질책했고, 이에 윤 국장이 재차 이 지청장에게 전화해 압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결국 이 지청장은 차장검사와 부장검사에게 수사중단을 지시했다는 것이 지금까지 검찰 수사 내용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수원지검 수사팀은 윤 전 국장과 이 전 지청장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그제 이첩했다. 공수처로 ‘공’이 넘어간 것인데 민감한 사건인데다 아직 수사 진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공수처가 관련 의혹을 제대로 규명해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검찰 수사대로라면 법치주의 훼손에 정권의 법무 관련 최고 공직자들이 모두 연루됐다는 것인데 사안이 사안인만큼 사건을 넘겨받은 공수처가 명운을 걸고 명쾌하게 전모를 밝혀내야만 한다. 혹여 수사인력 미비를 이유로 사건을 뭉개거나 권력 핵심인사들에 대한 ‘봐주기 수사’에 그친다면 공수처는 존립 자체가 부정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사설] 공수처 ‘1호 수사’ 감사원이 적발한 조희연 사건이라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호 수사’ 대상으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 사건을 선택했다. ‘2021년 공제 1호’ 번호가 부여된 조 교육감 사건을 김성문 부장검사팀에 배당했다. 선출직 공무원인 시도 교육감도 고위공직자인 만큼 조 교육감 관련 사건을 공수처가 수사할 수도 있지만 맥빠진 느낌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과연 검찰개혁이란 국민적 열망 속에 출범한 공수처의 1호 수사로 삼을 만큼 비중 있는 사건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공수처의 출범 배경은 기소독점권 등 무소불위의 특권을 행사하면서도 구성원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였던 검찰, 역시나 비리에 연루된 구성원들을 감싸기에만 급급했던 법원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판검사 비리 등을 수사하는 별도의 수사기구가 필요하다는 국민의 열화와 같은 주문에 따라 출범한 것 아닌가. 입법 과정에서 판검사뿐 아니라 모든 고위공직자로 수사 대상을 확대했지만, 공수처는 본질적으로 검찰개혁, 사법개혁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나 공수처에 쏟아져 들어온 수많은 제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판검사, 특히 검사와 관련된 비위 사건이라고 전해졌는데 이런 사건들을 배제하고 비교적 손쉬워 보이는 조 교육감 사건을 1호 수사로 삼은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번 사건은 감사원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로 촉발됐다. 조 교육감이 2018년 7~8월 해직교사 5명을 교육청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채했다는 것인데, 법리적으로도 직권남용 성립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지 권력형 비리와는 거리가 멀다. 공수처가 검사 정원도 못 채운 채 수사 개시의 압박을 받는 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정공법을 택했어야 했다. 국민은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들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해 척결하라고 명령했다. 김진욱 공수처장과 공수처 구성원들은 정치적 압박에 구애받지 않고 국민의 명령을 수행할 의무가 있다. 눈치 보며 정치적 부담 없는 사건만 수사한다면 공수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사법부는 약자·소수자 피난처”…천대엽 신임 대법관 초심 밝혀

    “사법부는 약자·소수자 피난처”…천대엽 신임 대법관 초심 밝혀

    천대엽(57·사법연수원 21기) 신임 대법관이 10일 “소외된 시민들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한 사법부의 헌신이 요구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천 대법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높은 헌법적 사명을 되새기면서 무한한 두려움과 엄숙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피난처인 사법부의 역할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라도 형평의 저울이 기울어지는 일 없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올바른 시대정신과 공동체의 가치가 구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천 대법관은 이어 “사회, 경제, 문화, 정치적 다양성 속에 대립과 분열 등 갈등이 날로 심화돼 가는 현실 속에서 소임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비범한 노력과 섬세한 지혜, 먼 안목과 통찰력, 사무친 기도가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며 “얕은 지식과 지혜로나마 초심으로 돌아가 성의를 다해 사법부 구성원 모두와 힘을 합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 출신의 천 대법관은 성도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 서울지법 동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부산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부동산 플러스]

    [부동산 플러스]

    DL이앤씨, 호주 플랜트시장 진출 ‘첫발’ DL이앤씨가 호주 플랜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DL이앤씨는 호주 리 크릭 에너지와 암모니아 및 요소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를 수행하는 업무협력 합의각서(HOA)를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DL이앤씨는 우선협상대상자로서 다음달까지 세부조건 협상 및 본계약 체결을 완료하고 7월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수주금액은 약 3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세계 최대 규모인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암모니아 생산공장 건설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번 사업에서 독점권을 보유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사업은 사업주가 생산하는 합성가스를 원료로 중간 생산물인 암모니아를 제조한 다음 이를 활용해 연간 100만t의 요소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것이다. 현장은 남부 호주 주도인 애들레이드에서 북쪽으로 550㎞ 떨어진 리 크릭 광산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앞으로 약 1년 동안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를 수행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발주가 진행되는 이 사업의 설계·조달·시공(EPC) 수주에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한화건설, 중대재해 제로 선포식 개최 한화건설이 현장 안전 의식을 고취하고 중대재해 예방을 결의하기 위해 전국 57개 현장에서 ‘중대재해 ZERO(제로) 선포식’을 최근 개최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4일 열린 선포식에는 한화건설 최광호 사장을 비롯해 각 사업본부장과 안전을 총괄하는 최고안전책임자(CSO) 등이 현장별로 참석했다. 최 사장을 비롯한 현장 대표자가 ‘2021년 중대재해 제로’를 선포하고, 이어 협력업체 대표가 동참을 선언했다. 또 현장소장과 협력사 대표가 함께 중대재해 제로 결의문을 낭독하고 참석자들이 대형 결의문 서약판에 서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화건설은 이번 선포문에서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기업경영의 첫째 지표로 삼고 안전보건에 대한 지원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특히 고위험 작업에 이동형 폐쇄회로(CC)TV를 활용하고 현장에서 위험 상황이 예측되면 근로자 누구나 작업 중지 요청 및 작업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최 사장은 “지난해 한화건설은 모든 임직원과 현장 구성원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사망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안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사회적 약속임을 명심하고 올해도 사망사고 제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하도급 대금 직불 인센티브 포스코건설이 2차 하도사에 지불해야 할 각종 대금의 체불을 예방하는 협력사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은 ‘하도급 대금 직불’에 참여하는 협력사들에 대해 종합수행도 평가 시 가점 2점을 부여해 입찰참여 기회를 높여 주고 노무비 닷컴 이체수수료도 지원한다. 가점 2점은 2020년도 종합수행도 평가 가점 평균이 1.7점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혜택으로, 종합수행도 평가 우수업체로 선정되면 입찰우선 참여가 가능하고, 계약보증금 5% 경감 및 복수공종 입찰 참여 허용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포스코건설은 그동안 공사계약 시 협력사가 자율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계좌를 노무비 닷컴에 등록해 지급하는 방식의 체불관리시스템 사용을 권장해 왔지만 정작 협력사들의 참여도가 낮아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사업 파트너와 함께 강건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경영이념 아래 공정거래, 윤리경영을 통해 협력사와 동반성장하는 모범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사설] 민주당, “코로나 아니었으면 촛불 들었을 것”이라는 20대 쓴소리 새겨들어야

    20대 젊은이들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퍼부었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가 그제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라는 주제로 20대 청년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간담회에서였다.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로 소개한 한 젊은이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정유라씨 특혜 등에 분노해 촛불집회에 열심히 참석했다”며 “하지만 윤미향, 조국 사태 등으로 20대들은 민주당에 엄청나게 실망했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촛불집회 대상이 민주당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TBS 김어준의 불공정 방송과 출연료 논란, 민주당의 병역제도 개편 정책 등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20대들이 이날 쏟아낸 쓴소리들은 공정(公正)에 특히 민감한 젊은층의 시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아무리 개혁의 취지가 좋더라도 그 과정에서 공정성이 침해되고 ‘내로남불’ 현상이 벌어진다면 수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사실 그동안 민주당은 젊은층을 ‘텃밭’처럼 인식하면서 공감대 형성에 소홀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설마 젊은층이 보수 야당을 지지하겠느냐’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지난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 다수가 야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집권당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쓴소리를 듣겠다고 자청하는 것은 다행이다. 민주당은 이날 나온 얘기를 흘려버리지 말고 한 마디 한 마디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혹여 ‘젊은이들이 철이 없어 우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인식한다면 큰 오판이다. 오히려 ‘젊은이들이 공정에 민감하고 민주 의식이 철저한 것은 그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던 민주당이 그렇게 키웠기 때문’이라며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한국의 20대는 돌연변이가 아니라 기성세대의 아들·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20대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봐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젊은층의 생각이 잘못됐다고 판단한다면 치열한 토론과 소통으로 설득하려고 노력해야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 만약 민주당이 일시적으로 젊은층에 손을 내미는 시늉을 한다면 또 한번 뼈저린 실패를 맛보게 될 것이다. 20대는 민주당의 노력이 진심인지 아닌지 간파할 만큼 충분히 똑똑하다. 쓴소리라도 할 때 제대로 반성하지 않으면 젊은이들의 분노를 광장에서 맞닥뜨리는 날이 올 것이다.
  • [사설] 입장차 못 좁힌 한일 외교장관, 소통 늘려 접점 찾아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그제 영국 런던에서 한미일 3자 외교장관 회담 직후 따로 양자 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취임 후 첫 외교장관 회담이다. 모테기 외무상은 지난 2월 정 장관 취임 후 의례적으로 하는 통화에도 응하지 않았었다. 과거사 문제로 냉각된 관계를 반영하듯 20분간 진행된 회담 분위기는 냉랭했다. 두 장관은 악수는커녕 주먹 인사, 팔꿈치 인사도 하지 않았으며, 사진 촬영도 경직된 자세로 했다.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및 위안부 배상 판결,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각자의 입장만 개진하며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회담의 의미를 가볍게 볼 필요는 없다. 전화 통화조차 꺼리던 관계에서 일단 만난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 두 장관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경직된 자세를 보인 것도 이해할 만하다. 각자 국내 여론과 국내 정치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일단은 신중한 자세를 견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냉각 관계가 길어지는 건 양국 모두에 이롭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으로서는 한반도 평화와 경제 분야에서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하고, 일본도 경제는 물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도쿄올림픽 개최 등 현안에서 한국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관계 개선을 위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가 마치 피해자인 양 관계 개선을 뿌리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비정상적 한일 관계가 장기화하면 일본 제국주의의 전쟁 범죄가 국제적으로 부각돼 일본에 이로울 게 없다. 이번 외교장관 회담으로 어렵사리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을 계기로 양국은 앞으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합리적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내가 먼저 바다에 뛰어 들겠다”…쇄신 깃발 든 조응천 인터뷰

    “내가 먼저 바다에 뛰어 들겠다”…쇄신 깃발 든 조응천 인터뷰

     “제가 퍼스트 펭귄(선구자)으로서 먼저 바다에 뛰어드는 거에요. 파도와 맞서며 꾸역꾸역 앞으로 가는거죠. 현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점(點)으로 있는 의원을 선(線)으로 묶는 역할을 할 겁니다.”  조응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의원이다. 4·7 재보선 패배 이후 친문(친문재인) 2선 후퇴를 요구했고, 강성 당원의 ‘문자폭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소수파·소장파로 꼽히는 조 의원은 6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자신을 “비주류이자 친문”이라고 정의했다. 약 한시간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 의원은 정당과 정당민주주의를 10여차례 언급하며 “정당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비판을 감수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문자 폭탄’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김남국, 김용민 의원이 비판했는데.  “제가 목소리를 내고 당원들 목소리를 막으려고 한다는데 많이 오해를 한 것 아닌가 싶다. 제가 소수파라고 하기도 민망한, 거의 비주류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소수파인데 어떻게 무슨 말을 막겠나. 그분들은 ‘당원이라면 당원들 소리 들어야 된다, 왜 계속해서 이슈화하냐, 이것은 보수언론이나 상대당이 좋아하는 프레임 아니냐’ 그런 취지인데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그분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지향점이 같다.”  -어떻게 지향점이 같나.  “정당민주주의다. 정당이란건 하의상달식으로 자발적인 당원들의 자유로운 의사가 다 결집이 돼서 집단지성화가 돼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 시스템이 왜곡돼 있다. 아직 시스템 민주주의가 정착하지 못했다. 우리 권리당원이 70~80만명쯤 되는데 이런 정치 고관여층이 어떤 좌표를 찍고 특정 이슈에 대해서 동시에 한목소리를 내버리면 다른 목소리는 다 묻혀 버린다. 그 소수가 목소리를 내면 나머지 권리당원들은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우리가 언제 전체 권리당원의 뜻을 들어봤나. 국민들이 내로남불, 위선이라고 한 많은 일이 있었는데 강성당원의 목소리만 듣고 이때까지 왔다. 그렇게 민심과 당심이 괴리돼서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위선, 내로남불로 평가받은 것이다.”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저 개인적으로는 ‘문자폭탄’이 아무렇지 않다. 그런가보다 한다. 왜 나는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을 갖고 이야기하느냐. 정당 민주주의가 왜곡되고 망가지기 때문에 제대로 하자는 것이다. 당심을 왜곡하는 유통구조를 정상화하자.”  -강성당원 논란을 제기한 뒤 비판을 받는데 계속해서 쓴소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태생이 관료이고, 법조인이고 TK(대구경북)에 검사 출신이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 가리지 않고 일한 사람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다들 아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구속영장 심사까지 받았다. 다들 이후에 변호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영장심문을 받는 사람이 남을 보호해주겠다고 돈을 받고 그 일을 한다는 게 염치가 없고 자가당착이라고 생각해 못하겠더라. 갑으로 살아왔으니 을로 살아야겠다 싶어서 식당을 열었다. 문재인 당시 대표와 민주당 인사들에게 민주당을 비판하는 이야기를 여러번 했지만 ‘수권정당으로 민주당이 거듭나기 위해서 당신같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그런 마음으로 변하지 않고 해달라’고 해서 큰 결심을 하고 들어왔다. 내가 쓴소리를 하는 이유는 그때 입당의 변에 다 들어가 있다.”  -입당의 변은 어떤 내용인가.  “2016년 2월에 온당하지 않은거 본다면 과감히 맞선다고 했다. (당시 조 의원은 “의로운 쪽에 서는 것이 옳은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중도. 중도에 서서 야당을 혁신하겠다. 온당하지 않은 것을 본다면 과감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걸 하려고 왔다. 당시에 민주당 공식 트위터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도 함께 토론하고 혁신할 수 있음을 보여줄 분이다’고 했다. 처음부터 나는 결이 다른 사람이란걸 전제로, 민주당에 스펙트럼을 넓히고 생태계를 풍부하게 할 사람이란걸 전제로 하고 들어온 것이다.”  -다음 총선 때 공천을 받지 못할 수도 있을텐데.  “온당하지 않는데 입다물고 가만히 있으려면 뭐하러 있나. 국회의원 한번 더 하는게 그렇게 중요한가. 오히려 자기가 할 바를 안하고 선수만 채우는 건 다른 괜찮은 사람이 들어와서 괜찮은 역할을 못하게 막는 것이다. 이미 바닥까지 떨어졌고, 자발적으로 자영업하면서 스스로 돌아본느 시절 겪었다. 다음번에 공천 안 되는 것에 대해서 전혀 부담이 없다. 그것도 내 팔자고, 운명이다. 공천 받는게 중요하냐, 입당의 변을 지키는 게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단호히 후자다. 그 일을 하기 위해서 가슴에 뱃지를 붙이고 앉아있다.”  -‘문재인 인재영입’으로 들어왔는데 친문인가 비문인가.  “단언컨대 민주당에 비문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고.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을 한단계라도 한발이라도 앞으로 나가게 하는 정부로 평가받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친문이다. 핵심 세력에 잘 보여서 한자리 얻고자 하는 것이 친문은 아니다.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기 위한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다양한 방법을 취사선택하면 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원보이스’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부총질은 금지한다. 그건 건강하지 않다. 나는 비주류일지언정 친문이다.”  -강성당원의 문자폭탄에 대해서 언제부터 문제라고 인식했나.  “2017년 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캠프에 있던 박영선 의원이 처음으로 문자폭탄 문제를 제기했다. 그때는 뭐 야당이니까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여당이 되고 나니까 더 심해졌다.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의원들이 그걸 의식하는 것 같더라. 이러다가 목소리가 점점 없어지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패스트트랙 정국부터 심해지더니 180석 되고 나서는 노골적으로 변했다. ‘180석 만들어줬는데 제대로 안 한다’, ‘누구 덕분에 국회의원이 됐는데 이러느냐’는 식이다.”  -쇄신파 의원 모임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어떤 계파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침묵하는 다수가 있고, 다들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표출하지 못할 뿐이다. 퍼스트펭귄으로서 먼저 바다에 뛰어들겠다. 파도에 맞서는 것이고, 꾸역꾸역 앞으로 가겠다. 문제의식을 갖고 혼자 개별적인 점으로 있는 걸 선으로 묶는 작업을 지금 하고 있다. 식사 같은 것도 방역 지침에 맞춰서 3~4명씩 하고 있다. 며칠전에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송영길 대표와 만나 개혁보다는 민생이 우선이라고 했던데 제 생각도 거의 같다. 초선, 재선, 대표, 최고위원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전당대회 어떻게 봤나.  “제가 말한 성공방정식이 여전히 유효했다.(앞서 조 의원은 김용민 의원이 강성 당원에게 기대는 성공방정식을 따라가고 있다고 비판했고, 김 의원은 수석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송영길 대표는 꾸준히 문을 두드린 노력에 대한 댓가를 받았다. 호남에서 서삼석 의원이 떨어진 것, 대의원에서 송영길 대표와 홍영표 후보의 표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것을 봤을 때 호남에서 참여가 저조한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새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재보궐에서 드러난 민심과 당심 괴리 문제다. 그게 바로 위선 혹은 내로남불인데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좀 더 실무적으로 가면 민생과 개혁을 어떻게 조화롭게 갈 것이냐는 문제다. 미시적으로 가면 정당민주주의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과잉대표되는 강성당원에 대한 메시지가 나가야 한다. 초선의원들한테 권리당원 일동 명의로 성명서가 나간 것은 권리당원의 명예를 참칭한 것이다. 어떻게 그 사람들이 70만명의 명의를 사용하냐. 도대체 몇 명인지 모르겠지만 조사해서 몇십명인지 몇백명인지 70만명인지, 대표성이 있는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명의도용과 참칭이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출근길에 대통령 국정철학과 검찰총장이 상관성 있다고 해서 제가 페이스북에 그건 맞지 않다고 올렸다. 그 말씀을 하는 바람에 김오수 후보자가 거기에 맞는 사람이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렸다. 김오수 후보자는 무난하고 유하고 인간성 좋은 후배다. 그렇다 보니 너무 무난한것 아닌가. 세분의 장관 모시면서 차관으로서의 역할에 너무 충실했던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기관장이다. 더군다나 검찰이라는 권력기관의 장이다. 책임의식을 갖고 검찰이 어떤 조직이고 어떤 일을 해야 되나 명심을 한 다음에 직분을 수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드디어 나도 총장을 하는구나’라고 생각을 한다면 지나치게 큰 모자를 쓰는 것이다.”  -검찰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나.  “지금 코로나 19 때문에 다들 힘들어하고 계시고 대선이 목전에 다가와 있다. 지난 2년동안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이런거 어쨌든 해냈다. 그런데 세팅이 덜 됐다. 그것부터 세팅을 해야 한다. 지금도 공수처에서 사건처리 규칙을 만드니까 대검이 반발하고 하루하루 난리 아닌가. 이사를 가도 뭐가 어디에 있는지 한참 찾는다. 젊은이들이 검찰개혁 안돼서 저렇게 힘들어하냐. 변변한 제대로 된 일자리는 없는데 내가 언제 정규직 되고 언제 제대로 된 잡을 얻고 그 걱정이다. 그 돈 얼마를 모아야 내가 원하는 집을 살 수 있나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 검찰개혁 한다고 집이 나오냐.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그것부터 봐야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속보] 김부겸 “실수요자들 주택마련에 어려움 없도록 하겠다”

    [속보] 김부겸 “실수요자들 주택마련에 어려움 없도록 하겠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부동산 부정과 비리는 철저하게 바로잡고, 주택가격 안정과 공급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더는 실망을 드리지 않겠다.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계기로 마련된 강력한 투기 근절방안을 확실하게 이행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해온 부동산 가격 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실수요자들의 주택마련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가 국민께 약속드린 국정과제를 완수하고 개혁 성과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재보궐 선거의 준엄한 회초리를 아프게 받아들인다. 국민 여러분의 꾸짖음을 명심하겠다”면서 코로나19 방역과 집단면역 달성, 부동산 안정, 코로나19 피해 지원과 경기회복, 청년 생활 안정과 사회안전망 확충, 국민 통합 등 5가지를 약속했다. 그러면서 “저는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으로 시작해 네 번의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존경하는 선배 정치인들로부터 배운 통합과 공존, 상생의 정치를 위해 앞장서 왔다”며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각종 재난과 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며 국정운영 전반을 경험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국무총리로 일하게 된다면 공직자로서 무거운 책임을 한시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출범 100일 공수처, 정상가동 서둘러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어제로 출범한지 100일을 넘겼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 1월21일 취임사를 통해 “역사적 과제인 공수처의 성공적인 정착이라는 시대적 소임 앞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반드시 국민이 염원하는 공정한 수사를 실천하는 수사기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0일, 아직 공수처는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적 열망은 한없이 높은데 과연 그런 국민적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하루속히 조직 정비를 마치고 정상가동을 서둘러야만 할 것이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들의 비리를 성역없이 수사해 척결하라는 국민들의 명령에 따라 만들어진 수사기관이다. 수사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원 23명의 검사는 13명, 정원 30명인 수사관은 20명만 선발하는데 그쳤다. 특히나 검찰 출신 검사가 4명에 불과해 점점 지능화하는 공직비리를 제대로 색출해 척결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공수처는 매일 워크숍 등을 통해 수사인력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지만 조속히 훌륭한 수사역량을 갖춘 검사 및 수사관을 충원해 본격 수사에 나서길 바란다. 본격가동하기 전부터 검찰과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매우 우려할만한 상황이다. 김 처장은 “공수처와 검찰이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한다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상생관계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기소권한 등을 놓고 협조보다는 견제와 갈등만 부각되고 있지 않은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특혜조사 등으로 의심받기 시작한 정치적 중립 의지 또한 새롭게 다져야만 한다. 정치적 중립성이 무너진다면 공수처는 그 존재 이유가 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벌써부터 공수처가 살아있는 권력과 관련된 사건을 뭉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이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 착수가 필요하다. 공수처에 쏟아진 1000여건의 제보는 그만큼 국민들의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1호 수사를 놓고 고민만 하다가 세월만 흘려보내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공수처가 이렇게 마냥 시간만 보낸다면 국민은 공수처에 대한 신뢰를 거둘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김 처장을 비롯한 공수처 구성원들은 엄중히 인식하기 바란다.
  • [사설]거리두기 재연장, 기념일 많은 5월 방역 느슨해져선 안된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를 앞으로 3주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또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600~800명대에서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데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처님오신날 등 기념일이 많고 행락 인파도 늘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생계난과 생활 불편을 감내해온 국민들 입장에선 찔끔찔끔 연장되는 거리두기에 ‘방역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최소한 현행 거리두기 유지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날씨가 온화해져 대외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에 거리두기를 완화했다가는 자칫 방역의 둑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 지금은 언제든 일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4차 대유행으로 접어들 위험성을 내포한 아슬아슬한 국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선제적으로 거리두기를 더 강화해 4차 대유행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런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국민 각자가 책임의식을 갖고 더욱 철저히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만일 4차 대유행이 도래해 거리두기 단계가 더 높아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던 몇달 전 상황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철저한 방역과 순차적 백신 접종으로 봄철 위험기만 잘 넘긴다면 거리두기 완화라는 ‘셀프 보상’을 우리 스스로에게 할 수도 있다. 실제 정부는 이날 백신 접종이 차질없이 이어지고 6월말까지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 이하로 통제될 경우 7월부터는 거리두기 체계를 새롭게 개편해 사적모임 금지, 운영시간 제한 등 여러 방역 조치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두 달 간 국민 각자가 인내심을 갖고 더욱 철저히 방역 수칙을 지킴으로써 7월부터는 더욱 안전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사설]800명대 육박 치솟은 확진자, 방역 강화하고 시민은 협력해야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23일 발표한 신규 확진자 수는 797명으로 800명에 육박했다. 전날보다 60여명 늘면서 연속 700명대를 이어갔다. 지난 1월 7일(869명) 이후 106일 만의 최다 기록이다. 최근 상황을 보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의 여파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4차 대유행에 직면한 상황이다. 8일(700명)과 14일(731명)을 포함해 벌써 이달에만 700명대 확진자가 5번이나 나왔다. 어제는 해군 함정에서 장병 32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전국 곳곳, 거의 모든 일상 공간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에 ‘숨은 감염자’도 계속 누적되고 있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4차 대유행에 직면한 우리 사회는 요즘 코로나19 백신 수급 대책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전세계의 백신공급이 심각한 양극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 인도 등에서 백신수출을 막고 있으니 정부가 밝혔던 물량 확보 일정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물론 백신 수급만 예정대로 되면 정부의 목표인 11월 집단 면역도 가능하고, 감염 확산세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방역수칙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된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이나 유력 방송인과 같은 공인들이 곳곳에서 5인 이상 모임금지를 위반하고 있다. 일부는 즉각 과태료를 부과했으나, 일부는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또 요양병원 등 다중 이용시설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도 발생한다. 정부가 서민과 자영업자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일괄격상 대신 핀셋방역을 한다지만, 이미 한계 상황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백신 수급에 만전을 기하면서도 초심으로 돌아가 방역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 정부의 방역 지침에 그동안 국민이 적극 협조했지만,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경계심이 느슨해졌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역마다 n차 감염이 끊이지 않고, 병원·요양원 등 노인시설과 종교시설, 학교 등은 집단감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역 감염 확산 등으로 의료체계 붕괴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런 불행한 상황이 결코 없도록 거리두기와 개인 방역 준수 등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시민 스스로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위험에 노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역대책이다.
  • [화제] ‘조선왕릉 조성 비화’ 책 낸 황용선 전 파주 부시장

    [화제] ‘조선왕릉 조성 비화’ 책 낸 황용선 전 파주 부시장

    “경기 구리 수릉의 신정왕후(익종의 비,1808~1890) 능지를 고종이 정하면서 능 조성 일반 원칙에서 어긋나게 왕보다 왕후의 자리를 상위에 조성하게 한 것은 오로지 고종이 특별히 자기를 왕으로 만들어 준 분에 대한 보은 차원으로 보인다.”(본문 402쪽)경기도 문화복지국장을 거쳐 파주 부시장으로 정년 퇴임한 황용선(73)씨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40여 기 전체가 어떻게 특정 자리에 위치하게 됐는지 추적해 책으로 엮어 화제다. 파주가 고향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향교의 전교를 역임한 조부로 부터 명심보감(明心寶鑑)등을 배우며 옛것을 중히 여기는 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부친의 뒤를 이어 36년간 경기도 공무원으로 일한 그는 퇴직후 고향 파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틈틈히 풍수지리와 조선왕릉에 대해 자료를 모으고 연구해왔다. “왕릉 결정 과정에 얽힌 치열한 권력 다툼은 흥미 진진한 것을 넘어 섬뜩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황씨는 최근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한 권의 책(왕릉 왜 그곳인가? - 청어람 M&B)으로 엮었다. 460여 쪽에 이른다. 황씨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조선왕릉 40기와 연산군·광해군 묘를 보통 3~4회씩은 둘러봤다고 한다. 북한에 있는 정종의 후릉은 사료를 근거로 담았다. 그는 “임금의 무덤은 이미 자리한지 오래 되었어도 흉한 일이 계속된다면 옮겼다”면서 “정치적 잇속이나 시기심 때문에 옮겨지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광중에 묘에 성종의 능을 만든다면 인수대비의 입장에서 시숙부(媤叔父=媤三寸)의 묘를 파내는 것은 둘째이고, 작은아들의 묘를 위해 큰아들의 묘도 파내야 하는 상황이니 어머니로서 어찌 통절함이 없겠는가.”(본문 144쪽) 그러나 흉 한 자리를 개의치 않은 왕도 있었으니, 바로 세종이다. “세종은 자신의 산릉지로 택정해 놓은 곳에 소헌왕후(1395~1446)의 능지를 정하도록 명한다. 그러나 그곳은 물길이 있고, 물길은 풍수적으로 불길한 곳이라고 음양가들이 만류하였으나 ‘다른 곳에 복지(福地)를 얻는 것이 선영 곁에 장사하는 것만 하겠는가? 화복(禍福)의 설(說)은 근심할 것이 아니다. 나도 마땅히 같이 장사하되 무덤은 같이하고 실(室)은 다르게 만들라’고 하교하며, 부모의 곁에 묻히는 걸 고집하였다.”(본문 56쪽)황씨는 왕릉의 풍수적 요점을 정리해 서술하고, 그곳에 오기까지의 사연들을 사료에 근거에 구체적으로 들려주고 있다. 그는 “왕릉은 아무 말 없이 그곳에 자리하지만, 많은 사연을 갈무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본문이 끝나면 저자가 특별히 준비한 ‘더 읽어 보기’와 ‘부록’이 있다. ‘더 읽어 보기’는 임진왜란 때 변고를 겪은 왕릉의 이야기다. 생생함이 느껴지는 그때의 기록들을 보면 당시 급박했던 상황이 느껴진다. ‘부록’은 조선 왕릉의 조성 경위와 변천 과정을 일람표로 작성한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또는 책을 읽으면서 그 정보들을 정리해 나갈 수 있도록 저자가 세심하게 신경을 쓴 것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시론] 유럽 탄소통상장벽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시론] 유럽 탄소통상장벽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요즘 우리 정부와 산업계는 유럽발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 도입에 대한 걱정이 크다. 유럽연합(EU)이 역내 그린뉴딜을 적극 추진하면서 EU 산업 경쟁력 보호를 위해 탄소 가격에 따른 수입품 가격을 조정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탄소통상장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2007년쯤에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을 추진하다 포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 3월 EU 의회의 보고서 채택에 이어 6월쯤이면 EU 집행위원회의 초안이 마련이 예상되면서 EU에 의한 새로운 통상장벽 도입의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면 철강 등 우리의 주요 수출품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 EU의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 도입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EU의 의도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우리의 경쟁력 강화 기회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중 글로벌 기후 리더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면서 EU가 반쪽의 글로벌 기후변화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그동안 우리는 그린뉴딜 정책, 국내 배출권거래제도 운영 등에서 EU와 절대적 협력을 해 왔다. 하지만 이들 EU 정책도 기본적으로는 EU 자체의 국익 달성을 위하는 데 초점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U의 그린뉴딜이 2020년 시행될 때만 해도 EU는 국제 협력보다는 EU를 위한 그린뉴딜임을 강조했다.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도 바로 EU 자체의 산업 경쟁력 보호에 주요 목적이 있다. 국경 조정 방법의 하나로 거론되는 EU 배출권거래제도 확대를 위해서인지 관련 유엔 기후변화 시장 메커니즘 협상에서도 EU식 규칙의 세계 표준화를 주도하려고 하는 듯하다. 유엔 기후협상에서 EU가 제시하는 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던 EU는 우리를 비롯해 개도국들의 강력한 반대 발언에 부딪힌 후에 같은 발언을 자제한 바도 있다. 지구 사회의 기후변화 문제 대응을 EU식으로 주도하려는 EU와 총론에서는 협력하되 탄소국경 조정과 같은 각론에 와서는 우리나라의 국익을 고려한 대응책 마련이 중요하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저탄소 경제를 실현하고 그 과정에서 자국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 EU식 탄소국경 조정밖에 없을 것 같지는 않다. 기후 리더로 다시 돌아온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유럽식 탄소국경 조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분위기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존 케리 미 기후특사는 EU의 탄소국경 조정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곧 미국 주도로 개최될 기후정상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크게 다뤄질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이 호응하지 않는 EU의 탄소국경 조정은 주요 동반 국가들로부터도 호응을 얻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주요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러시아 등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다른 개발도상국들도 새로운 통상장벽에 대한 우려를 표할 가능성이 크다. EU가 실제로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 안을 6월에 채택하더라도 막상 시행까지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 규정에 부합하면서도 EU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만족시키는 조치의 시행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제도가 더 선진적으로 보일 수 있고, EU가 가장 선호하는 국경 조정 방법으로 보이는 배출권거래제도를 확장해 적용하는 것도 문제다. EU의 무상 할당 제도로 인해 이미 WTO의 보조금 협정 위반 가능성 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탄소통상장벽이 도입되더라도 모든 분야가 아니라 일단은 철강 등 몇 가지 품목에 대해서만 우선적으로 적용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통상장벽이 될 수 있는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해 관련 정부 부처들은 국제사회 주요 국가들의 동향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면서도 우리 국익과 산업 경쟁력을 지킬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산업계도 수소환원 제철 기술 등과 같이 제품의 탄소집약도를 낮출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저탄소 기술 상용화를 서두르고 정부에 이를 활용한 국제 표준화에 앞장서 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한 지나친 우려보다는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합쳐 우리의 기술과 제도 기반의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 내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 [사설] 반쪽 출범 공수처, 공직비리 근절할 수 있겠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사 정원을 절반 가깝게 채우지 못한 채 수사 체계로 전환하게 됐다. 그제 문재인 대통령이 부장검사 2명, 평검사 11명 등 공수처 검사 13명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는데 이는 부장검사 4명, 평검사 19명 등 총 23명,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으로 정해진 검사 정원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애초 공수처 인사위원회가 정원에 모자란 19명을 추천했는데 그마저도 인사검증 과정에서 6명이 탈락했다고 한다. 공수처 검사 공모 경쟁률이 10대 1을 상회했다는 김진욱 처장의 흥행 자랑이 무색할 정도다. 정원도 못 채운데다 13명의 검사중에 검찰 출신은 김성문 부장검사와 평검사 3명 등 4명에 불과하다니 제대로 수사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뇌물 사건 등의 범죄는 특수수사 중에서도 고난도 수사 분야로 꼽힌다. 뇌물 공여자와 수여자가 서로 말을 맞추고, 은밀하게 진행되는데다 오고가는 돈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도 어렵다. 과거 대형 공직비리 사건을 전담하던 대검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에 베테랑 검사들이 배치됐던 것도 그래서다. 최고 수준의 수사 역량이 결집돼도 100% 공직비리 척결이 어려운데 수사 실무 경험이 전무한 검사들이 태반이니 이래서야 믿음이 가겠는가. 공수처는 김 처장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수사와 관련한 잡음 등으로 공정성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수사 역량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공수처의 존립 기반은 뿌리채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김 처장은 “고위공직자 비리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로 부패 없는 정의로운 나라를 구현하고, 국민 신뢰를 받는 인권친화적 선진 수사기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는데 말 만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특히 ‘성역없는 수사’를 공수처의 첫번째 신조로 삼아야 한다. 비검찰 출신 검사들에 대한 수사실무 교육을 서두르고, 검사 충원도 조속히 마쳐 명실상부하게 공수처를 고위공직자 비리의 최고 수사기구로 만들어야만 한다.
  • [사설] 막오른 반도체 전쟁, 정부 대응은 뭔가

    12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는 기다리지 않고, 미국이 기다려야 할 이유도 없다”며 “우리는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미국의 자동차와 전자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소집된 이번 회의에는 삼성전자, 대만 TSMC, 인텔, 포드 등 19개 기업이 참석했다.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회의 참석 후 “향후 6~9개월 이내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으로 유일하게 참석한 삼성전자는 수익성 등의 이유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지만 이번 회의로 미국 내 투자 부담이 커졌다. ‘산업의 쌀’인 반도체는 여러 산업의 필수 부품을 넘어서 국가 안보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확충하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반도체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세계 반도체의 72%는 한국, 대만 등 아시아에서 생산되며 미국 내 생산 비중은 12%다. 중국은 2019년 기준 15.7%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 70%로 높이기 위해 반도체 선진국의 기술과 인력 빼돌리기, 자국 기업의 외국 기업 인수합병 지원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매출의 3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미중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거세질수록 한국은 미중 가운데 양자택일을 강요당할 수 있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우리의 핵심 산업이다. 현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인재 육성과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초격차를 유지하는 일이다. 정부는 지난 9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간담회를 갖고 조만간 ‘K반도체 벨트 전략’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 전략에 우리 기업이 다른 나라 기업과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규제 완화, 통상외교 강화, 투자세액 공제 확대 등이 포함돼야 한다. 국가 간 총력전으로 번진 반도체 전쟁의 사령관은 정부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사설] 당청, 민생에 집중하고 인적쇄신·정책전환하라

    4·7 재보궐선거가 여권의 참패로 끝났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개표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7.50%를 득표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39.18%) 후보를 18.32% 포인트 격차로 압도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모두 야당이 승리할 정도로 민심은 싸늘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62.67%를 득표해 민주당 김영춘(34.42%) 후보를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로 이겼다. 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선거 직전 터져 나온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여권 핵심 인사들의 임대료 꼼수 인상 등 부동산 악재를 꼽지만 지난 총선에서 국회를 장악한 여당의 오만과 국정 운영의 미숙, 무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여당이 당헌까지 고쳐 가며 선거에 나선 것 자체가 정당성에 흠집이 났다. 청와대를 비롯해 집권 여당이 성찰과 반성의 목소리를 냈지만, 진정성은 앞으로를 더 지켜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지도부가 총사퇴한 뒤 비상대책위원 체제로 전환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에 철저한 성찰과 혁신으로 응답하겠다”고 했다. 이번 사과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면 개혁입법 활동을 보여야 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극복과 백신 접종 확대, 부동산 투기 근절, 영세 자영업자 부조,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민생에 매진해야 한다.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가 집권 5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라는 점에서 총체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하다. 요동치는 민심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국정 운영의 방향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지층이 흩어지고 중도층이 돌아선 이유는 무엇인지, 20~30대 젊은층이 왜 정권에 회초리를 들었는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처절한 자기반성, 그리고 민심에 부응한 정책 변화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개혁의 당위성을 갖춘 정책은 일관되게 추진해야 하지만 부동산 정책과 조세 정책 등의 보완과 수정이 필요하다.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야만 한다’는 여권 강경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서도 안 된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정세균 국무총리 사퇴를 계기로 일부 경제 부처 장관들은 물론 청와대 비서진까지 포함해 전면 물갈이도 고려해야 한다. 혹여 계파 갈등 등이 불거진다면 국민의 외면은 지속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국정 관리를 명분으로 정책 전환 없이 현상유지를 한다면 조기 레임덕이 불가피하다.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이 국정 운영의 전반을 재점검하고 쇄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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