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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오르는 휴전론(6·25내막/모스크바 새 증언:19)

    ◎“전세 불리”… 김일성,중·소 극비 방문/북경 이어 모스크바서도 “휴전유익” 의견 일치/소,대미협상 우위 노력 중 비행사단 투입 요구 전황이 크게 불리해지는 가운데 모택동은 전선이남으로 불시공격을 가해 적에게 타격을 가한 뒤 신속히 북으로 후퇴하는 식의 게릴라전법을 써보자고 스탈린에게 제의했다.그러나 스탈린은 이 전법이 한두번은 써먹을 수 있으나 위험부담이 커 그 이상은 곤란하다고 답했다.『영·미군은 금방 이 작전을 눈치챌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으로 후퇴하기 전 큰 손실을 입게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스탈린은 한번에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총공세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스탈린이 51년 5월29일자로 모택동에게 보낸 이 전문내용은 다음과 같다(전문번호 N3282.소련군총참모부 제8총국.대통령문서소 보관). ○“대규모 작전 필요” 이런 전술은 공격작전완료 뒤 주력군이 안전하게 철수하도록 후방방어를 훌륭하게 해줄 전력을 갖추었을 때 가능함.그러나 본인이 아는 한 인민군은 그런 전력을 갖추지못했음.영·미군은 북진하면서 차근차근히 새로운 방어선을 확고히 구축할 것임.이 방어선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할 것이며 이 또한 바람직한 일이 아님.모동지가 중국공산당이 장개석군대를 상대로 이 전술을 구사했음을 참고로 든 데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음.영·미군은 장개석군대 같은 오합지졸군대가 아님을 명심하기 바람.그들은 모동지가 임의대로 자기들의 병력을 하나하나 궤멸시키도록 절대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임.만약 평양이 다시 적의 수중에 떨어진다면 이는 조선인민군의 사기저하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적의 사기를 크게 올려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적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대규모의 전면작전을 준비해야 할 것임. 6월에 접어들며 전황이 점차 더 인민군에 불리해지고 있는 가운데 모택동은 스탈린 앞으로 다음의 전문을 보냈다.6월4일자로 팽덕회가 모앞으로 보내온 전황보고서였다.특기할 것은 이 보고서에서 팽이 전력의 열세가 점차 뚜렷해져 정면대결의 승산이 희박하다고 보고 적의 후방에서 게릴라전을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이다(전문번호 N20406). 적은 다량의 포·탱크·항공기를 동원해 공세를 계속하고 있음.반면 아군은 이에 맞설 확고한 방어망을 구축하지 못했음.7월말까지 소총·대전차포·대공무기를 추가공급받으면 적극적으로 게릴라투쟁을 전개하겠음.적이 병력을 대규모로 증가시키지 않고 아군이 예측치 못한 작전미스를 범하지 않는다면 전선을 평양이남에서 저지할 수 있음.…중략… 적이 대규모의 병력·항공기·탱크·막강한 포를 보유한데다 사기까지 드높아 현상황에서 적을 차례로 격파하기는 쉽지 않음.따라서 적의 후방에서 게릴라전을 전개해 전력을 흐트러뜨릴 필요가 있음.적이 전진할 때까지 당분간 기다렸다가 전진하면 후방에 게릴라부대를 투입시키겠음. 그러나 바로 같은 날 팽덕회는 전병력에게 총퇴각명령을 하달했다.이 명령문은 『전선이 너무 확대됐다.수송수단이 부족해 식량·탄약보급조차 힘들다.병력은 지쳤고 이제 남으로 더 진격하는 것은 너무 힘들다.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는 제5차 공격작전의 제2단계를 예정보다 앞당겨 종결짓고 병력을 제5차 작전의 제1단계를 시작한 지점으로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그곳에서 1개월 반 내지 2개월동안 병력을 재정비,강화한 다음 새로운 전투에 대비,훈련을 쌓도록 하겠다』는 비장한 어투를 담고 있다. ○휴전추진 모에 맡겨 팽덕회로부터 이 퇴각명령문을 보고받은 모택동은 이의 사본을 같은 날 즉각 스탈린에게 보고했다(대통령문서소.전문번호 N20412.모택동이 스탈린앞으로 보낸 전문). 명령문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이 휴식기간에 중국의용군사령부는 다음 사항을 이행한다.…중략… (2)우리군 내부에 심각히 만연된 우익풍조를 일소함.…중략… (4)항공기·대전차예비병력·대공포부대를 전선에 투입시킬 준비를 갖춤.(5)적의 후방에 게릴라부대 투입,전선을 확장해 적의 전력을 분산시킴.그렇게 해서 향후 아군 주력군이 작전을 펼치는 데 용이하게 함.아군병력은 6∼7일간 진격하고 나면 식량·탄약이 부족해지고 병력은 지치기 시작했음.반대로 적은 미리 대규모 기계화병력을 준비해 아군의 공격작전시 진격과 퇴로를 모두 중도에서 차단했음.우리는 이런 점을 미리 고려치 못했음.도보로 걷는 아군은 차량으로 이동하는 적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음. 이런 이유 때문에 공세작전 수행시에도 1차·2차·3차의 방어선을 만들어야 했음.새로 전선에 투입되는 병력은 훌륭한 장비를 갖춘 적을 상대로 싸운 경험이 없었음.특히 방어전경험은 전무했음.하급지휘관들의 질이 특히 형편없었음.기술적으로 잘 무장된 적을 상대로 용기 하나만으로 맞서 싸울 수는 없음.용기와 합리적인 리더십이 함께 갖추어져야 함.모택동 동지는 소규모전투에서 적을 패배시킴으로써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나아가 대규모패배를 안겨주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음.지금같이 모험적인 공세를 계속하는 적을 상대로 해서는 이같은 전술이 가장 바람직한 것임. 이 명령문은 게릴라식 소규모전투를 통해 적을 괴롭히자는 전술변화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총퇴각결정이었다.이후 중·조선연합군은 적극적 방어전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이같은 상황악화로 인해 중공·인민군은 마침내 탈출구를 모색하기에 이른다.휴전문제가 북조선·중국 양측에서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스탈린도 이를 무시할 다른 방도가 없었다.물론 휴전협상을 모색하면서도 동시에 전력을 강화하고 한치라도 땅을 더 차지하기 위한 소규모전투를 계속 수행해나갔다.아울러 이들이 내건 휴전협상조건도 매우 비현실적이고 적극적인 협상의지를 담고 있지 않은 것이었다. 스탈린은 또한 자신이 직접 휴전협상에 나서기를 거부하고 이를 모택동에게 맡겼다.아울러 전쟁이 파장기미를 보이며 스탈린과 모택동 두 사람 사이에는 소련의 군사적 지원과 군사고문단 추가파견문제를 놓고 줄다리기가 벌어졌다.모택동은 끊임없이 새로운 원조요청을 내놓았고 스탈린은 갖은 이유를 달아 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려고 했다.팽덕회의 철수명령이 떨어진 바로 이튿날인 51년 6월5일모택동은 스탈린 앞으로 다음과 같은 전문을 띄웠다(대통령문서소 보관.전문번호 N20448.소련군총참모부 제2총국). ○“최소 8개사 보내라” 필리포프 동지께.조선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재정문제,바로 우리국경에서 군사작전을 벌이는 문제,적이 바로 우리 영토 후방에서 상륙작전을 벌이는 등 여러 심각한 문제를 겪었음.조만간 고강 동지를 모스크바로 파견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동지의 지시사항을 듣고자 함.현재 김일성 동지가 북경에 와 있음.김일성동지도 고강 동지와 함께 스탈린 동지를 찾아가 이 문제들을 의논하고 싶어함. 이 전문에 이어 김일성은 고강과 함께 모스크바를 방문했다.전쟁중 고위지도자의 동정과 관계되는 일은 모두가 극비였지만 특히 이 당시 김일성이 북경을 방문해 모택동을 만났고 이어서 모스크바로 가 스탈린을 만난 사실은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극비사항이다. 김일성·고강의 방문을 받은 뒤 스탈린은 모택동 앞으로 전문을 보내 방문결과를 통보해주었다(51년 6월13일.스탈린이 모택동에게 보낸 전문.전문번호 N3557). 오늘 본인은 모택동 동무가 보낸 대표단과 조선대표단(김일성과 고강)을 만났음.이 자리에서 3가지 문제가 제기됐음.첫째 휴전문제.현상황에서 휴전은 유익하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았음.둘째군사고문단문제.군사고문단이 그렇게 필요하다면 보내주겠음.셋째 60개 사단에 필요한 무기공급문제.우리는 이에 반대하지 않음.대표단들이 귀국즉시 동지께 보고할 것이기 때문에 상세한 사항은 이 전문에서 언급치 않겠음. 이와 함께 스탈린은 모택동에게 중국 비행사단 16개중에서 최소 8개 비행사단을 신속히 전선에 투입해줄 것을 요청했다.조만간 시작될 휴전협상에 앞선 일전에 대비하기 위한 전력강화의 일환이었다. ◎새로 발혀진 사실/김,51년 6월초 모·스탈린과 연쇄 대좌/휴전협상 문제 북·중·소 협의사실 판명 우리는 스탈린과 모택동의 전술적 이견이 단순치 않았다는 점을 이번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모택동은 장개석군대와의 내전때와 같은 게릴라전술을 주장하였으나 스탈린은 영미군은 장개석 군대가 아니라면서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대규모의 전면적인 작전』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이것은 ⑴전쟁의 결정 ⑵중국군의 참전문제 ⑶전세 역전 후의 북한정부의 구제여부 ⑷참전중국군에 대한 지원문제등한국전쟁과 관련한 결정적인 문제에 있어서 자주 이견을 보여온 스탈린과 모택동이 휴전회담의 개시를 놓고 다시 한번 의견의 차이를 보였음을 의미한다. 자국의 병력으로 싸우기 때문에 모택동은 제한적인 전쟁을 하려했던데 반해 배면에 숨어서 중국군과 북한군으로 하여금 싸우게 하고 있는 스탈린은 대규모의 전쟁까지 계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회의 내용에서 밝혀진 결정적으로 중요한 사실은 전쟁중 김일성의 북경과 모스크바 방문사실이다.전쟁중 김일성이 북경과 모스크바를 방문하여 모택동과 스탈린을 만났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다. 특히 그것이 휴전협상의 개시를 앞둔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전쟁중의 휴전협상의 개시가 이들 공산3국의 깊숙한 논의와 합의하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전쟁을 결정할 때와는 달리 김일성은 이번에는 모택동을 먼저 방문하고 그다음에 스탈린을 방문하는 순서를 밟았다.아마도 스탈린의 결정을 수용하여 그대로 전쟁을 수행하기보다는 직접 참전하여 공동으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모택동의 견해를 먼저 들어 둘의 의견합치를 본 뒤에 이를 갖고 스탈린의 의견을 묻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많은 학자들은 북한의 전쟁 결정과 진행이 중국 및 소련과의 긴밀한 협의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을 들어 전쟁중 언젠가 김일성이 모택동과 스탈린을 방문하지 않았을까 추론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동안 이를 증명할 자료는 물론 이러한 사실조차 한번도 증명되거나 공개된 적이 없었다.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사실은 앞으로 한국전쟁을 연구하는데 있어 매우 중대한 기여를 할 것이 틀림없다 하겠다.
  • 서예가 여초 김응현(이세기의 인물탐구:77)

    ◎비학과 첩학을 접목한 온자한 서풍/우리 전통서예 존중,「옛것」 부활 노력/동방연서회 설립… 후학 7천명 양성/보통학교때 붓글씨 시작… 단 1점의 타작도 안써 「고졸하나 우둔하지 않고 활달하나 법도가 있고 염미하나 속되지 않고 웅혼하나 패도하지 않아 강과 유가 서로 돕고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룬다」,즉 『글자마다 생동미 넘치는 운필은 자연스러운 리듬과 균형미에 따라 「중화의 기」가 흐른다』는 뜻이다.이는 여초 김응현 서법에 대한 종명선 교수(서안교대)의 평이다.종교수는 현재 중국서협 학술위원이며 평론가,중국서법대가의 한 사람이다.지난 92년 한·중건교기념 김응현서법전에 붙여진 이 찬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북경사범대 교수이며 당대 명서법가로 명성을 떨치는 계공은 여초의 서법을 전대의 대가인 추사와 비유하는데 아무 주저함이 없다.우선 두 사람이 모두 「금석고고학에 대한 조예가 깊고 비학과 첩학의 접목을 중시하여 자재로운 천취를 얻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단지 추사의 글씨가 「바람을 끼고 비를 몰고오듯 유유자적하게 걸어나오는 데 비해 여초의 서법은 유고유아한 특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70년대 북경서 초대전 널리 알려지다시피 여초는 우리 서예계에서 옛것을 존중하여 전통을 부활시키며 이를 연구하여 마침내 새로운 것을 이뤄내는 데 전생애적 노력을 기울여온 원로다. 그는 일찍이 국제무대로 눈을 돌려 70년대 중반에 대북과 도쿄에서 각각 초대전을 가졌고 80년대말에는 본격적으로 중국본토에 진출하여 북경의 계공,상해의 사치유·왕북악등과 교분을 트면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북경 천안문광장 혁명기념관에서 개인전을 개최,연변·장춘·심양등을 순회하여 그곳 서예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중국여행중 발표한 「당대의 해서가 동국에 미친 영향」 「안진경이 한·일서법에 끼친 영향」제하의 논문은 「중원시대의 문자와 단군시대의 문자,중원서법과 고구려의 인연관계」를 정밀하게 파헤쳤고 「동방의 금석은 자발적으로 진전됐으며 서체 또한 중국 영향권에만 있어왔다는 통념은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여 한·중 학자간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그러나 「심도 있는 견해와 견실한 입론,광활한 사로로 펼쳐진 그의 문장은 추호의 빈틈 없는 치학태도」로 평가되어 오히려 중국 서법가들의 공감과 호감을 산 바 있다. 여초의 초기의 서법은 주로 진의 왕희지,당의 구양순,원의 조맹부에 영향을 받아 「새벽바람 속의 잔월(효풍잔월) 같은 청려,대해파도 같은 웅호,뜬구름 스치듯한 표일,고하고 졸하며 기하고 위한 여러 글씨체를 지나」비학을 통한 광개토왕비체와 훈민정음체를 탐구하면서 「화려와 아첨(유미)을 몰아낸 강건한 주경을 성취」한 것으로 대찬되고 있다. 그는 18대째 서울에서 살고 있는 사대부명가의 후손이다.그의 증조부는 구한말 종일품벼슬을 지내다 경술국치때 순국한 김석진 학자이며 조부는 비서원승직을 지낸 동강 김영한,창문여고 설립자인 김윤동씨의 5남3녀중 3남으로 태어나 숭인보통학교에 다니면서 그는 벌써 붓글씨를 쓰기 시작했고 휘문중시절 동몽선습과 명심보감,율곡의 격몽요결 등 옛명현의 시문에 접근해 있었다.그러다가 1944년 아무 연고없이 일경에 연행됐다가 풀려나온 데 대한 후유증으로 도봉동 초가에 묻혀 그때부터 법첩으로 독학한 것이 친형인 김충현·창현 등과 함께 서예의 길을 걷게 된 동기다. ○불의에 타협않는 성품 성품이 꼿꼿하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그는 50년대 중반 「평론 없는 분야는 독립된 분야로 성립될 수 없다」는 자각에서 60년대초까지 스스로 필봉을 휘둘러 「붓에 먹을 찍어서 종이에 긋기만 하면 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문의 뜻도 모른 채 쓰거나 글씨를 그림그리듯 하거나 남의 글씨를 임서하거나 손끝의 재주로 숙달된 필체」가 아닌,「오랜 서법에 의해 연마되고 탁마된 고매한 인격에서 우러나온 작품」을 주장해왔고 국전 서예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선현의 가언경구나 명문장을 선택하여 민족의 나갈 바를 열어주는 진취성 있고 주체적인 내용」,그리고 「아무리 원로라도 공부하지 않는 원로」는 심사위원으로 추대할 수 없으며 「추호의 사정이 깃들이지 않은 엄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심사원 선출」을 역설하여 서예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서예계의 난맥상을 쇄신한다는 차원에서 56년 체계적인 서예연구와 보급을 위해 지금의 동방연서회를 창립,전예해행초 오체의 철저한 연구와 훈련끝에 그동안 배출한 서예인만도 7천여명,서예전문지 「서통」을 지난 30년간 개인의 힘으로 꾸준히 발간해오고 있다. 그가 평생을 두고 신조로 삼는 것은 노자의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라는 글귀다.「스스로의 만족됨을 알게 된다면 부끄러움이 있지 아니하고 그칠 바를 알아서 위태롭지 아니하여 오랠 수 있다」는 경구다. 그런 그에게 사욕이란 있을 수 없다.더구나 지난 91년 봄 손위 형인 창현씨가 「대화도중 갑자기 쓰러져 타계」하는 것을 보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인생」에 무상을 절감한 나머지 그해 여름 자신의 사재 18억원을 출연,「사람은 사라져도 세상에 무엇인가 의미있는 것」을 남긴다는 취지와 함께 동방연서회를 재단법인으로 재출범시켰다. 그는 지금도 새벽이면 도봉동에 있는 그의 집을 나와 아침 8시 서실이 있는 동방연서회에 도착,종로구 경운동에 위치한 서실은 글씨를 쓰는 책상외에 방안 가득히 서법에 관한 서적이 산적해 있고 행길가인데도 난향과 수석과 녹차향 때문일까,온자한 서풍이 감도는 속에서 그는 「오늘은 심선이 그려질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엄숙히 자문해본다.낙관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라도 그는 한점의 타작도 용납치 않으려는 주의다.그래서 한평생 붓을 잡으면서도 지금까지 아무 때나 기분내키는대로 가볍게 붓을 잡은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한다.심기가 평화롭고 사방이 청결하고 날씨가 화창하면 그날은 왠지 일점일획에도 오차가 없는 「정수」가 탄생될 것을 기대해 볼 뿐이다. ○세속적 취향과는 멀어 전보다 많이 옳은 말을 줄이고 일체의 세속적 취향에 타협하지 않는다.예를 들어 골프를 하고 싶어도 「자연을 훼손하는 일에 일조」하는 것같아 철저히 외면한다.물론 서예와 관련된 모든 잡사에도 끼어들지 않는다.하오에는 문중 사람을 더러 만나지만 특별히 친분 있는 사람도,그렇다고 서로 소원할 필요도 없이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시기다.다만 그의 개인전을 집중적으로 주선해온 동방화랑의 서정철사장과는 30여년간 난향 같은 청교를 나눈다.가족은 부인 강영순 여사와 5남매,서예를 잇는 자녀는 없다.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안되는 것이 글씨다.서법은 쓰는 사람의 내면의 성숙과 외율의 조화이기 때문에 천질만으로도 부족하고 노력만으로도 미치지 못한다.따라서 서예는 미숙만이 있을 뿐 영원한 프로는 있을 수 없다」.이는 여초의 변이다. 그러나 그 서체가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어 「천외천,예술외 예술」로 찬사되고 있는 시점에 서 있다.명지대 진태하 교수의 평처럼 「고희를 내년으로 앞둔 여초의 세계는 문자향과 서권기가 넘치는 가운데 원숙과 창로의 경지에 들어 혼연천성하고 묘합자연하여 자신만의 서법언어를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이제 그로서는 「예술이상과 예술도에 이른 자신의 지음을 눈부신 지면에 향기로 뿌리는 일만이 남았다. □연보 ▲1927년 서울 출생 ▲46년 휘문중 졸업 ▲51년 고려대 졸업 ▲50∼61년 국회보 주간,국회도서관 창설참여 ▲56년 동방연서회 창립멤버 ▲60년 국전 추천작가 ▲69년동방연서회 이사장 ▲70년 숙대·홍대·성균관대 강사 ▲71년 동방연서회 회장 ▲74년 방화전(중국국립 고궁박물원) ▲75년 국전 초대작가,한중 서법학대회 대회장 ▲76년 현대화랑초청 개인전 ▲78년 동방화랑초청 개인전 ▲79년 국제서도연맹초청 개인전(도쿄),중국국립 역사박물관 초청 개인전(대북) ▲80∼현재 한국전각학회 회장 ▲82년 동방화랑초청 개인전 ▲83년 신가파 중화서화협회고문 ▲84년 이마미술관 초청 개인전 ▲86년 중앙일보사 초청 개인전 ▲89∼현재 사단법인 국제서법예술연합 한국본부 이사장,동방연서회 서법교류 방중단단장 ▲90년 김응현서법전(중국북경 천안문광장 혁명기념관),신가파 제1회 국제서법교류대전 ▲91년 염황예술관이사회 명예이사,절강성박물관·서호서원 명예원장,서안 중국서법예술박물관·종남인사 예술고문,서안서학원 특격원위 ▲92년 김응현·김종길시화전,죽산 조봉암 선생 추모의전(추모의전),김응현서법전(서안 중국서법예술박물관 및 상해) ▲93년 산동대학 동방서화연구원 고문겸 교수,김응현서법전(정주 하남성서화원),하남성서화원 고문 ▲94년 김응현·계공서법전(북경 영보재) 김응현서법전(서울 동방화랑) ▲95년 7월3일부터 8월7일까지 한·중·일 산경 서법전(한국 김응현·중국 계공·일본 임금동 일본 동경 선샤인문화회관)예정
  • 민선단체장들에게 바란다/지역감정 봉합에 앞장서라(사설)

    6·27 4대지방선거가 무사히 끝났다.선거사상 처음으로 관권과 금권이 사라지고 34년만에 민선단체장까지 뽑음으로써 열린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이 펼쳐졌지만 우리의 마음은 어둡고 무겁다. ○풀뿌리 민주 새장 열었으나 우려한대로 망국적인 지역감정의 선동과 철저한 지역분할의 구도로 지방자치를 훼손하고 국가적통합을 위협하는 시대역행적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지역감정은 정말 극복할 수 없는 것인가.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그러나 아무리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다 하더라도 국민이 선택한 이상 현실로 받아들이고 네탓 내탓을 따지기에 앞서 모두가 지역감정의 극복에 나서는 일이 급선무다.그 중에서도 지역살림살이를 새로 맡게된 민선단체장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점을 우리는 강조하고 싶다. 우리가 기회있을 때마다 지방선거에서의 지역할거주의와 지역감정자극을 경고한 것은 그것이 우리의 민주주의발전과 지방자치자체를 매몰시킬 함정이 되기 때문이었다.지방자치선거는 주민의 의사와 지역의 자율이 존중되는 지방행정의 살림꾼을 뽑는 선거에 참뜻이 있다.중앙정치의 하수인이나 파당적이익에 봉사하는 정치꾼을 뽑는 것이 아니다.지방주민보다 계파보스에 충성하는 단체장으로는 올바른 주민자치가 아니라 중앙정치의 예속화가 초래된다.무한경쟁의 지구촌시대에서 생존과 발전을 위한 특성있는 지방경영을 이끌고 지방의 협력과 경쟁속에서 국가적통합을 이룩함으로써 민족통일에 대비하는 21세기 정치의 실현이야말로 시대적 과제라 할 것이다. ○주민아닌 계파충성 안될 말 그런 점에서 이번 지역분할의 지방선거 결과는 반시대적이다.지역감정의 요소 앞에 인물이나 능력,이념이나 정책은 쟁점조차 되지 않았다.특정지역에서 그 지역 출신인사가 대표하는 정당의 후보들이 광역단체장과 기초의회까지 석권하는 사태의 부끄러운 모습이 지역마다 이루어졌다.지역감정의 선동에 흥분한 감정의 발로라면 국가적분열과 사회적불안 및 갈등마저 걱정된다. ○지방행정 탈정치화 급선무 이와 같은 현상은 신3김시대든,후삼국시대든 간에 변화의 흐름을 거스르는 걸림돌이자 지방자치의 안정적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다.세대교체 등의 퇴장압력을 받고있는 구시대인물들과 그 추종세력들은 승리를 말할 자격이 없다.지역감정을 부추킨 행위를 반성하고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지금부터라도 지역할거구도를 극복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전국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을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된다.그런 점에서 당원으로서 지원유세에 나섰을 뿐 정계은퇴를 철회한 것이 아니라는 원로정치인은 조용히 원위치로 돌아가는 것이 옳을 것이다. 서울시장을 비롯해 15개 시·도지사와 2백30명의 시·군·구의 장등 민선단체장들의 탈중앙정치,자치노력이 앞으로의 자방자치발전에 필수적이다.당해 자치단체를 대표하고 그 자치단체의 사무를 지휘·감독하는 얼굴인 단체장의 책무는 막중하다.우리는 조순 서울시장당선자가 당선소감에서 민주당의 포로가 될 염려는 절대 없다고 한 독립선언을 높이 평가한다. ○중앙정부와 조화 협력해야 그가 말한 『서울시장은 민주당이 선출한 것이 아니라 시민이 선출한 것이며 서울시민을 위해 시정을 펼뿐 다른 것은 고려하지않겠다』 『특히 특정인이 원칙을 떠나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원칙은 민선 단체장의 귀감이 될만하다.아울러 그가 중앙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한 것도 우리는 주목한다.단체장은 지방에 위임된 국가기능도 아울러 처리하는 지방행정기관이기도 하다.의존은 탈피해야지만 중앙과 충돌하는 독립공화국이 아니라 국가발전의 틀속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지방단체장들이 스스로 특정정치세력으로부터의 독자성을 확보할 때 주민들의 신뢰는 높아질 것이다. 민선단체장들은 우리의 국가발전에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지역감정·지역분할주의를 청산해야 할 시대적 사명을 안고있다 하겠다.
  • “통일조국서 「한표」 던졌으면…”/귀순 안혁씨 등 첫 주권 행사

    ◎눈치안보는 자유로운 분위기에 감명/입후보자 많아 선택에 적잖이 고민도 『통일된 조국에서 투표할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바랍니다』 북한에서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내려온 귀순자들은 27일 민주시민으로서 주권행사를 한 뒤 한결같이 남북통일을 간절히 바랐다. 이날 상오 서울 광진구 광장교회 교육관에 마련된 광장동 제2투표소에서 92년 북한에서 귀순한 이후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안혁(27·한양대 경영학과3)씨는 『난생처음 자유로운 투표에 참여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89년말 북한에서 도의원선거를 할 때는 정치범수용소에서 나온 지 얼마 안돼 주위의 눈치를 보느라 제일 먼저 투표했다』면서 『북한과는 사뭇 다른 우리의 자유로운 선거분위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북한에서 귀순한 여만철(48·방지거병원)·이옥금(45)씨 부부도 딸 금주(21·중앙대 유아교육과1)양과 함께 상오7시5분쯤 서울 구로구 수궁동 동사무소에 마련된 투표구에 나와 주권을 행사했다. 여씨는 『4가지 선거가 동시에 치러져처음에는 혼란스러웠으나 TV나 유세장에서 후보들의 면면을 자세히 지켜보고 나름대로 후보를 결정했다』고 첫 투표소감을 밝히고 『북한선거는 안전부 스파이노릇을 하는 인민반장(통장)과 경찰이 감시를 하고 있는데다 기표소는 없고 투표함만 있어 말이 비밀선거이지 선거가 아닌 요식행위였다』고 북한의 실상을 공개했다. 지난주 주민등록증을 분실한 금주양은 학생증으로 신분확인을 하려했으나 투표소 직원들이 「절대불가」판정을 내려 발을 동동 구르다가 참관인 5명이 『신분이 확실하니 투표를 하게 하자』고 동의,간신히 투표를 마쳤다. 귀순용사의 「맏형」격인 이웅평(41)씨도 부인 박선영씨(34)와 함께 상오10시쯤 서울 서초구 서래국교에 마련된 방배본동 제1투표소에 나와 투표권을 행사했다. 정치학도 출신의 이씨는 『시민이 후보자가 많다는 이유로 투표를 포기하거나 무관심을 보이는 것은 민주주의의 포기』라고 지적하고 『모든 시민은 반드시 주권을 행사할 권리는 물론 의무도 갖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그맨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전철우(28·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아파트 146동)씨는 상오 8시40분쯤 둔촌1동 제1투표소에서 귀순이후 네번째로 주권을 행사한 뒤 『북한에서는 후보자가 1명이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으나 남쪽에서는 후보자가 많아 적잖이 고민했다』고 귀띔했다. 이들 이외에 92년12월 러시아에서 벌목공으로 일하다 귀순한 강봉학(35·경희호텔전문대2)씨와 같은해 8월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탈출,귀순한 강철환(27·한양대 무역과3)씨도 주권을 행사하며 서울시민으로서의 긍지를 누렸다.
  • 변화기류속 「6·25」45돌(사설)

    6·25전쟁 45돌을 맞는다.이제는 기억도 희미해진 전쟁이지만 동족상잔(동주상잔)의 참담했던 그 아픔과 고통을 세월이 흘렀다해서 어느 누가 잊을 수 있겠는가. 최근 탈냉전의 국제질서속에서도 한반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으며 휴전선을 사이에 둔 남북한의 군사적 대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정전상태에 들어가 있는게 엄연한 우리의 현실인것이다. 6·25전쟁은 남북 통틀어 2백만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고 전국토를 초토화 하였으며 1천만명이상의 이산가족을 만들어냈다.북에 의해 도발된 적화야욕의 이 엄청난 민족적 비극과 고통에 대해 당사자인 북한정권은 아직 한번도 반성과 사죄를 한 일이 없는 것은 유감이 아닐수 없다. 남북관계는 그동안 「기본합의서」가 채택되고 평양과 서울에서 여러차례 고위급회담을 가졌음에도 북한측의 무성의와 회피로 실질적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그러나 최근 한국형 경수로 지원과 인도적 차원의 한국쌀제공이 성사됨으로써 남북한 관계의 새로운 변화가예고되고 있음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경수로지원이나 조건없는 쌀제공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을 희구하는 우리정부의 간절한 염원과 순수한 동포애의 발로임을 북한당국은 잊어서 안될 것이다. 북한이 진정한 평화를 추구한다면 순수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남북 이산가족상봉과 노부모의 고향방문을 1차적으로 실현시켜야 할 것이다.분단의 땅 저쪽 지척에 부모형제와 고향을 두고 반세기 가까이 오가지 못하는 것은 얼마나 통한스런 일인가.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더 이상 미룰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아울러 북한은 에너지·식량난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회생시키기 위해 남북경제협력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21세기 아시아·태평양시대에 남북한이 경제협력과 교류를 통해 공동의 번영을 모색하는 일이야말로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민족사의 위대한 전진을 기약하는 일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합의의 성실이행이 관건이다(사설)

    미·북한간 경수로협상이 북한의 한국형및 한국주도역할의 사실상 수용으로 타결된 이상 다시 한번 우리의 관심은 제네바 합의때와 마찬가지로 합의의 성실한 이행여부로 쏠리게 된다. 우리가 그동안 한국형과 한국주도역할의 합의문 명기를 강력하게 요구한 것도 실은 북한이 제네바합의의 경우처럼 이행과정에서 딴소리를 하지않을까 우려한 때문이었다.이번 회담 자체도,명확하지 못했던 제네바합의에 대한 북한의 트집때문에 해야 했던 불필요한 회담이었다.따지고 보면 이번 합의는 제네바합의에 대한 재확인에 불과한 것이다. 이번 합의문에서는 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에 제공할 경수로 노형을 결정키로 하고있고 KEDO는 설립협정문에서 한국형을 보장하고있으므로 「한국형·한국주도」가 구두가 아닌 문서로 사실상 보장된 셈이다.뿐만아니라 미국의 클린턴대통령도 김영삼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주계약자가 한국회사가 될것임을 확인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문제는 북한이 얼마나 성실하게 건설적으로 이 합의를 이행할 것인가 하는 것뿐이다.그런 의미에서 이번 회담에서처럼 한·미·일이 철저하고 효과적인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합의내용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감시·유도해가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싫어도 이행하지 않으면 안될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일이 긴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철저한 상호주의를 관철할 필요가 있다.북한이 내키지 않았을 이번합의에 응하면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10만t의 중유공급,그리고 미·일과의 관계개선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특히 그렇게 함으로써 심각한 식량난의 완화에도 도움이 될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계산도 했을것이 틀림없다.그렇다면 우리는 상호주의로 그러한 북의 기대를 합의 이행에 철저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무튼 이제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이번 합의도 결국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더 어렵고 복잡한 시작인 것이다.그리고 그 성패의 많은 부분은 북한은 물론 우리가 이제부터 하기에 달려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선거운동 현장(“열전” 6·27선거)

    ◎주택가 확성기유세/상가·점포 밤새 순례/“후보비방” 흑색선전/유권자들 “공명 저해” 우려 풀뿌리 민주주의의 틀을 다질 「6·27」지방자치선거의 닻을 올리자마자 선거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벌써부터 과열선거의 조짐이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4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은 11일 대부분 후보등록을 마친 뒤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통합선거법)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선거유세에 뛰어들어 「당선」을 위한 「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이를 바라보는 전국의 유권자들은 한결같이 흑색선전·비방 등을 경계하면서 이번 선거가 「지역일꾼」을 뽑는 잔치인 만큼 어디까지나 차분하고 공명정대하게 치러지기를 기원했다. ○…지방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들은 후보등록을 마친 뒤 바로 선거유세에 돌입,선거팸플릿을 돌리는 한편 선거유세차량 등을 동원해 「한표」를 호소했다. 후보자들은 밤 11시까지 선거유세가 가능해지자 확성기를 장치한 유세차량을 타고 동네의 뒷골목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주민들로부터 밤잠을 설친다고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정원식·조순·박찬종씨등 서울시장후보 「빅쓰리」의 합동토론회가 후보등록 첫날 밤 모방송을 통해 방송되자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의 유권자들은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표명하며 세 후보의 우열을 저울질했다. 서울역 대합실에서는 2백여명의 시민들이 TV앞에 몰려들어 후보자들이 저마다 열변을 토하면 박수로 환호하거나 야유를 퍼부어 대조를 이루었다. 회사원 이기영(29·성동구 금호동)씨는 『후보자들의 일방적 공약이 아닌 각자의 의견을 한자리에서 비교할수 있는 자리여서 큰 흥미를 갖고 지켜보았다』고 말했다. ○…이날 서둘러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은 아직 결정을 하지못한 부동표를 흡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기초의회출마자들인 구의원 후보들은 이를 위해 밤늦게까지 해당 지역의 상가집이나 점포 등을 돌아다니며 발로 뛰는 선거운동을 했다. 특히 일부 후보들은 이날 밤늦게까지 서울시장 세 후보들의 토론회에 귀를 기울이는 주민을 찾아다니며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후보등록 첫날 일선 경찰서에서는 후보자들이 흑색선전 등 선거부정을 저지르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라 경찰관들이 긴급출동하는 촌극을 벌였다. 이날 서울 종로 경찰서에는 『특정 후보자의 집에 유권자들이 몰려들어 모임을 갖는다』는 신고 전화가 걸려 왔으나 확인결과 사실 무근임이 확인됐다. ○…서울 마포구청에 나와 후보등록상황을 지켜본 주민 이충걸(50·마포구 성산동)씨는 『이번 선거만큼은 불법·타락선거가 아닌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가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광열(33·회사원·강서구 내발산동)씨도 『일부 지역에서 탈법·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는데 우리 시민들의 수준이 그같은 불법 선거운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후보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수막 목좋은 곳 설치” 경쟁 치열/자전거 타고 거리서 시민과 대화 ○…추첨순위에 따라 등록을 마친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은 검인을 받기가 무섭게 다른 후보보다 먼저 시민들이 많이 오가는 목좋은곳에 현수막을 설치하려고 바삐 움직였다.선관위측도 이에 맞춰 후보추천장 검색조와 현수막 및 팸플릿 점검조 등으로 나뉘어 선거사무를 신속·정확히 처리하는데 온힘을 다했다. ○…광진구청장에 출마한 K후보는 등록을 마치자마자 지역에 선전용 팸플릿을 돌린 뒤 아차산 관광단지 개발·한강변 전통시장 개설 등을 즉석에서 공약으로 제시했다.이곳 구청장에 함께 출마한 J후보도 하오 2시 구의2동 선거사무실에서 현판식을 가진 뒤 배드민턴동우회에 참석,즉석연설을 했다. ○…용산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S후보는 곧바로 한남동의 한 개소식에 들렸다가 하오 2시쯤 이웃 복개천에서 개인연설회를 가졌다.하오 6시에는 동부이촌동 아파트촌에서 공약설명회를 갖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과천시장에 출마한 S후보도 이번 선거의 승부가 정책대결에 있을 것으로 보고 등록 후 자전거를 타고 거리에서 「시민과의 대담」을 가졌다.하루 10∼15차례의 「거리대담」을 계획하고 있는 이 후보는 이날 저녁에도 중앙공원에서 「열린 행정」을 주제로 교육,환경,문화예술,도시계획 등에 대해 유세를 했다. ○…첫날부터 서울시내 각 구청등에 마련된 시의원·구청장·구의원 후보등록 창구에는 등록시작 한시간전인 상오 7시부터 후보들과 관계자들이 수십명씩 몰려들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이처럼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일찌감치 등록을 마치면서 등록기간이 이틀임에도 불구하고 상오 11시가 넘어서자 등록창구는 썰물이 빠져나간 것처럼 썰렁한 모습이었다. ○…접수창구가 혼잡할 것으로 보고 아예 집에 들어가지 않고 구청사무실에서 밤을 샌 서울 중구선관위 직원 3명은 이날 상오 1시30분부터 문을 두드리며 『접수를 받으라』는 어느 후보측의 요구에 잠을 설쳤다.이들은 3시간 뒤인 상오 4시30분쯤 또다시 문을 두드리자 『바뀐 접수방식도 모르느냐』고 역정을 내기도 했다.등록을 마치고 조금이라도 먼저 선거운동을 시작하려는 지방의원 후보들의 실랑이를 지켜본 구청직원들은 『질서확립에 솔선수범해야 할 후보들이 이래서야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 경수로 합의 모든것 명확히(사설)

    콸라룸푸르 미·북경수로협상이 타결 직전의 막바지 진통을 겪고있다.북한은 한국형 경수로및 한국중심역할의 수용에 사실상 동의했으나 우리정부는 합의내용이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보다 직접적이며 구체적인 내용의 명기를 위한 재협상을 미국측에 촉구키로하는등 신중하고 용의주도한 대응을 보이고 있어 북의 반응등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과 북한이 이룩한 합의 내용의 핵심부분은 「경수로 공급협정은 북한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간에 체결하며 노형은 KEDO가 선정한다」는 대목이다.KEDO설립협정에는 「1천메가와트급 한국표준형경수로 2기를 제공한다」고 명기돼 있어 결국 한국형및 한국중심역할의 사실상 수용을 의미한다는 해석인 것이다. 이같은 합의안에 대해 우리정부가 재협상을 촉구키로한 것은 잘한 일이다.북한이 거부해오던 KEDO의 역할을 인정한 점등은 긍정적으로 평가되나 표현이 간접적이고 모호해 자의적 해석의 여지가 많은것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이번에 다시 회담이 열린 것도 사실은 작년 제네바합의 당시 미국이 북의동의를 얻는데 급급한 나머지 경수로 문제를 너무 서둘러 애매모호하게 합의한 결과가 아닌가. 절대로 서둘 필요 없다.제네바경험을 교훈삼아 모호하고 시비의 여지가 있는 구석을 남겨서는 안된다.중요대목은 하나하나 분명히 따지고 명기해야 한다.실제로 이번 미·북 잠정합의문에도 북한이 하려고만 들면 시비를 걸고들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그런 점에서 한국형과 한국중심역할은 보다 분명하게,구체적으로 명기하는 것이 옳다.한국형 명칭표기는 미국의 생각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라 협상 자체를 결정하는 중요요소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밖에도 북한이 요구하는 10억달러 상당의 부대시설제공 자금분담문제를 비롯,우리에겐 가장 중요한 제네바 양해사항의 하나인 남북대화및 실질관계 개선의 향방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분명히 해야할 대목은 많다.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서두르는 워싱턴,신중한 서울/이도운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미·북 「준고위급회담」이 진행되는 주무대는 콸라룸푸르시 동부의 미국대사관과 북한대사관이지만,시 동남쪽 신시가지에 자리잡은 리젠트 호텔도 벌써 3주가 넘게 국제적인 뉴스의 산실이 되고 있다. 이 호텔의 14층에 한국의 장재용 주미공사와 미측 수석대표인 토머스 허바드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일본의 다케우치 유키오(죽내행부) 외무성 아주국 심의관이 나란히 묵고 있다. 미·북 협상과정에서 한·미·일 3국 공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세 사람은 수시로 만나고 있다.특히 장공사와 허바드 부차관보는 양국 대사관에서 공식 협의를 하기도 하지만,아침식사를 함께 하거나 티 타임을 갖기도 하고 심지어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쳐도 서로 의견을 교환한다. 지금까지는 이번 미·북협상이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돼왔던 것처럼,한·미간 공조도 별 탈 없이 진행돼왔다. 그러나 미·북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협상의 쟁점이 한국형 경수로의 표기와 부대시설 추가지원 문제로 좁혀지자 장공사와 허바드 부차관보간에 다소 서먹한 분위기가 형성된인상이다. 엉뚱하게도 협상의 양상은 미국과 북한의 줄다리기가 아니라 미국이 한국측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양상을 보인다. 이런 와중에 특히 우려되는 것은 미측이 왠지 서두르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허바드 부차관보로서는 3주 가까이 계속되어온 「지겨운」 회담을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해 버리고 「핵협상 타결자」로서 귀향하고 싶을지 모른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아침 김영삼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진뒤 곧바로 로버트 갈루치 핵대사와 윈스턴 로드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를 서울로 파견했다.마치 미국이 한국의 양보를 설득하기 위해 총공세라도 펴는듯한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제네바 미·북 3단계 회담때도 미측은 막바지에 타결을 서둘러 핵심인 경수로형 문제를 얼버무리고 넘어갔다.이 때문에 제네바 합의는 매우 조악한 작품으로 지금까지 비판받아오고 있다. 또 제네바 합의가 나온지 8개월이 지난 오늘 열대의 콸라룸푸르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수로 협상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것도 제네바에서 합의를 서두르다가 마무리를 그르쳤기 때문이라는 점을 미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한통,법테두리 안에서 대화를(서설)

    한국통신사태가 농성노조간부들에 대한 강제연행에 이어 신임 이준사장의 취임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노사는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에서 이제부터라도 원칙과 법에 따라 대화를 원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화와 타협으로 사태를 해결하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이사장은 취임회견에서 합법성과 대표성을 갖춘 노조집행부라면 언제든지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수배중인 현 노조위원장이 지명하는 직무대행자와도 대화를 하겠다는 전진적인 자세를 보였다.신임사장의 적극적인 대화자세를 우선 환영하며 한통사태가 악화된 원인중의 하나가 회사측의 무소신이었다는 점에서 이제라도 원칙을 지키는 대화로 이끌어야 하겠다는 점을 강조한다. 감사원 지적처럼 지난해 5월 노조가 출범하면서 노조의 무노동 전임자 과다인정,정부의 정책결정사항인 민영화 문제의 단체협약대상 포함을 비롯해 노조의 불법행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노조출범의 축하분위기에서 원칙을 무시한 노동관리의 난맥상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꼴이었다. 이런 점에서 신임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노사문제에 있어 편법이나 적당주의는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단체협상 대상이 아닌 사항은 과감히 거부하고 적법 사항만을 선택해 협상을 벌이는 적극적인 자세전환이 절실하다. 또 노조도 하루빨리 대화체제를 갖추고 협상분위기를 조성하는 자세와 노력을 보여야 한다.사회개혁 과제를 더이상 요구해서는 안되며 8일부터 시작된 퇴근투쟁과 10일로 예정된 지역별 규탄집회도 불법인만큼 당장 중지되어야 한다.노조활동은 법과 원칙이 준수될 때 보호되는 것이지 탈법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으며 한통사태는 불법과 부정을 용납치 않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한통사태가 새로운 호기를 맞았다고 보는 우리는 노사가 원칙에 따라 대화를 한다는 자세로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하길 권고한다.
  • 「컴맹」 탈출법/안철수 컴퓨터 바이러스연 소장(굄돌)

    요즘은 컴퓨터를 배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으면서도 컴퓨터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컴퓨터는 외국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외국 사람들보다 배우기가 더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첫번째 장벽은 컴퓨터의 입력 수단인 키보드이다.타자를 쳐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컴퓨터의 키보드만 봐도 아득하다고들 한다.키보드로 입력하는 것에 적응을 하지 못해 컴퓨터계에 입문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견딜 만한 것이므로 타자를 배우는데 인내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필자도 컴퓨터를 하면서 타자를 처음 쳐봤다.처음에는 몹시 괴로웠지만 금방 힘들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으며,이제는 글을 쓸 때도 컴퓨터가 없으면 불편을 느낄 정도가 되었다. 두번째 장벽은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영어이다.따라서 영어와 친하지 않은(?)사람들은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그냥 영어가 아니라 특별히 컴퓨터가 알아 듣는 몇 가지 말들을 새로 약속해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그러므로 그약속들만 익히면 되는 것이다.영어가 몇 자 있다고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단어도 몇 개 되지 않고 문법도 보잘 것 없는 아주 쉬운 말인 것이다. 세번째 장벽은 실제보다도 더 어렵게 느끼는 본인들의 생각이다.그러나 실제로 부딪쳐 보면 그 장벽이란 것은 실제보다도 훨씬 작고 무너뜨리기 쉬운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단,컴퓨터 공부는 책보다도 실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자전거를 타는 방법에 대한 책을 1백권을 읽어도 자전거를 탈 수 없듯이 컴퓨터에 대한 책만 읽어서는 컴퓨터를 다룰 수 없기 때문이다.
  • 종교도 사회제도 안에 있다(사설)

    우리는 명동성당과 조계사에 공권력이 투입된 과정을 지켜보면서 종교의 사회적 기능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절감한다.종교도 사회의 한 구성요소인 이상 사회를 건전하게 지키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 책무이자 사명이다. 종교가 사회에서 버림받은 이웃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것은 당연하다.사회로부터 부당하게 차별받는 사람,자신의 부당한 처지를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서 구제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마땅히 구원의 손길을 뻗쳐야 한다. 그러나 법치주의국가에서 개인이익만을 위해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범법자들을 공개적으로 숨겨주고 비호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엄연히 실정법 위반으로 사전구속영장까지 발부된 피의자들을 성당과 사찰이라고 해서 보호하고 국가 공권력의 행사를 방해한 것은 종교적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성직자라면 이들의 불법행위를 나무라고 직장에 돌아가도록 설득했어야 했다. 성당과 사찰이 존재하는 곳은 「지금」「여기」라는 세속적 현실이다.따라서 종교가 사회제도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는 한 국법과 질서는 존중돼야 한다.법과 질서를 집행·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정당한 공권력에 대한 협력은 거부하면서 그것을 파괴한 자들을 일방적으로 비호하는 것이 성직자로서의 바른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성당·사찰등 「신앙의 성소」가 걸핏하면 「불법의 성소」로 탈바꿈하는 개탄스러운 사태는 이제 청산되어야 한다.그것은 권위주의 구시대의 산물이다.이번을 계기로 민주화 새시대의 종교가 해야 할 참다운 사회적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깊이 성찰해보아야 한다. 카톨릭과 불교는 성당과 사찰의 공권력투입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종교계도 초법적 존재가 아님을 명심,이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주기를 우리는 당부한다.지금은 정부와 종교가 갈등을 빚을 때가 아니며 민주주의 법치이념이 관철되는 기반 위에서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 교육재정(「5·31 교육개혁」을 보고:3)

    ◎입시산업·기업대상 기금마련 바람직/작년 교육세 2조6천억… 증수한계/“세금으로 충당” 편의적 발상 없어야 야심에 찬 5·31 교육개혁안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교육재정부터 확보해야 한다.이 점은 집안살림을 꾸려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것이다. 우리정부가 현실적으로 학생 한 사람을 위해 쓰고 있는 돈은 일본에 비해 절반에 지나지 않고 미국에 비해서는 절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이런 영세한 교육환경과 재정구조를 방치한 채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친 욕심이다. 사정이 그런데도 우리 교사에게만 수월성을 닥달하는 것은 그들을 보고 「교육구사대」가 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교육선진국의 교사는 교실 하나에 학생 20여명을 놓고 첨단지식과 기술을 가르치지만 50명을 한 교실에서 가르치는 우리는 「흑판교육」도 힘에 겨운 형편이다.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 김영삼 대통령은 이번 교육개혁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교육재정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것으로 본다.교육재정의 규모를 GNP의 5%규모인 18조원으로 끌어올릴 것을 결단하고 그것을 관계부처장관에게 강력하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교육개혁의 성패가 교육개혁관련 정부기관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그들의 전문성과 교육개혁의지가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청소년 앞에 대통령이 떳떳하게 설 수 있느냐,혹은 그럴 수 없느냐가 판가름나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해 틈이 있을 때마다 현재의 예산구조 아래서는 획기적인 교육재정확보에 묘책이 없다는 예산당국자가 더러는 있는가 보다.그러나 교육개혁을 살리려면 이제는 그들의 눈치보기부터 차단해 버려야 한다. 이제 남아 있는 문제는 교육재정을 어떤 방식으로 확충하느냐다.이 문제에 대한 답은 국민과 시민의 편에 서서 교육재원도 찾아내고 또 활용방안도 찾아내라는 것일 수밖에 없다. 필요하면 급한대로 국민에게서 세금을 거둬내겠다는 식의 재원확보정책을 세운다면 그것은 재정관계자들의 전문성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다.동시에 부처간 조정능력의 한계를 드러내 보이는 졸속한 처사가 될 것이다. 작년 한해에 우리국민이 교육세로 낸 돈만 해도 약 2조6천억원이었다.이것만으로도 국민의 허리가 휠대로 휘어 있고 그로부터 생긴 원성도 만만치 않다는 형편을 고려한다면 더 이상의 세금을 거둬내는 데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교육재정을 획기적으로 확충할 수 있는 묘방은 없겠지만 그래도 가능한 모든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재원확보방안과 그로부터 얻어질 효과를 단순한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그것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성싶다. 그 가운데 하나는 이번 교육개혁의 진의를 아직까지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끝까지 과외를 통해 이득을 얻고 있는 입시산업에 한정해서 한시적으로 「교육발전기금」 같은 것을 부과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잘만 해서 1년에 1천억원가량의 재원을 확보하게만 해준다면 설령 그런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 해도 입시과외는 자동적으로 근절되는 효과를 얻어내게 될 것이다. 이와 아울러 기업에게 「인력양성기금」 같은 것을 부과한다면 이것 역시 연간 1조원이상의 교육재원을 확보하는 효과를 줄 것이다.우리교육의 현재상태를 「교육참사사태」라고 간주한다면 기업이 안도와줄 리도 없다. 이런 노력 아래 교육행정부처들과 재정경제원이 그들을 향해 따끔하게 충고한 것처럼,기존의 불요불급한 전시용 교육사업을 줄이고 운영소비규모를 지금보다 10%만 절약해서 해마다 1천억원가량만 남겨준다면 다른 정부기관들도 교육개혁에 동참해서 나머지 부족재원을 충분히 메워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남을 돕기 위해서는 십시일반이 최선이라는 우리의 미담을 자라나는 젊은이의 교육을 위해 정부의 각 부처에서도 받아들일 것이 분명하다.이렇게만 된다면 한국교육은 교육선진국의 대열에 끼어 교육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일이 그렇게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제부터 교육개혁관련 행정가들은 GNP의 5%에 이르는 18조원을 교육개혁을 위해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차분히 생각해보고 따져 보아야 한다.그런 작업부터가 국민에게 교육개혁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일이다.
  • 폭탄주/돌연사 부를수 있다/지나친 음주 폐해와 알코올의존증 예방법

    ◎알코올 흡수속도 빨라 심장에 큰 부담/술 섞어마시지 말고 「원샷」도 피해야 「폭탄주를 조심하라­」맥주 한컵에 섞은 한잔의 양주로 만들어지는 이른바 「폭탄주」가 한창 일할 나이의 사망률을 높이고 있다.주당들이 즐겨 마시는 폭탄주가 왜 위험한 것일까.월간 뉴턴 최근호는 이같이 지나친 음주가 가져오는 폐해와 이를 피하기 위한 「올바르게 알코올과 만나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적당한 음주는 기분을 좋게하고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는 말은 이미 정설로 통하고 있다.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면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혼자서 큰소리로 술주정을 부려 주위 사람들의 눈총을 받거나 다음날 음주당일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현상을 일으키는 정도라면 만성 알코올중독의존중(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급성인 경우 순식간에 돌연사를 일으킬 수도 있는 알코올의존증을 피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를 알아보려면 우선 알코올이 체내에서 부서지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마신 알코올은 위에 들어가면 음식물과 함께 섞인다.이때 위점막이 약 20%의 알코올을 흡수하고 일부는 점막세포에 있는 알코올탈수소효소(ADH)에 의해 분해된다. 위를 통과한 나머지 알코올은 장관에 흡수돼 간에 도달,대부분은 분해돼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한다.결국 이 아세트알데히드는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돼 내쉬는 숨이나 오줌에 섞여 배출된다. 이러한 체내의 알코올처리능력은 보통 하루에 맥주 큰병으로 8병,청주 2∼3홉정도가 한계라고 말해진다.즉 다음날 아침에 술기운이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에서 끝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알코올이 약에서 독으로 변하는 경계는 매우 모호하다.그러나 소량(청주1홉정도)의 음주는 관동맥경화를 늦추고 나아가서는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작용이 있다.특히 협심증처럼 혈관이 일시적으로 좁아질 때는 아주 소량의 알코올이 큰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정상인의 경우 알코올의존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가지만 주의하면 된다.일단 술은 섞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차수를 변경해 가면서 맥주,양주,소주 식으로 마시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과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원샷」도 삼가야 한다.더욱이 80년대 이후 크게 유행하고 있는 「폭탄주」는 그야말로 금물이다.이는 가장 치명적인 음주방법이라고 의사들은 경고한다. 원샷으로 마시는 폭탄주는 체내의 알코올흡수속도가 빨라 갑작스레 왕성해진 혈액순환으로 심장이 엄청난 부담을 안게돼 급성알코올중독으로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폭탄주를 여러잔 마신 사람이 병원신세를 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5백㏄ 딱 한잔』만을 외치고 모인 술자리가 돌연사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주당들은 명심해야 한다.
  • 미·중,동북아 안정에 힘써야(사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심각한 갈등의 마찰을 빚고 있다.중국의 반대를 무릅쓴 미국의 이등휘 대만총통 방미허용이 직접적인 도화선이다.중국의 강력한 항의에 이어 중국 공군사령관이 방미일정을 단축,귀국했으며 주미대사 소환검토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미중관계의 급냉각이다.우리는 이것이 동북아 및 한반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경계한다. 미국의 대만총통 방미수용은 궁극적으로는 중국견제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중국의 꾸준한 군비증강 및 아시아패권 추구경향,문제지역에 대한 미사일 등 무기판매와 원자력발전소 이란판매추진 그리고 최근의 지하핵실험 강행 등으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심기가 불편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중국이 강력히 반대하는 이 총통방미 수용은 그러한 대중심기의 표현이자 중국견제 잠재의식의 발로라 할 수 있다.대중외교의 대만카드 활용인 것이다.중국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중국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하나의 중국원칙」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결과적으로 미중관계 냉각내지 제약은불가피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지나친 군사력증강이나 아시아패권추구 및 지하핵실험강행 등은 동북아 안정에 저해요인이 될 수있다.중국이 아시아 최강국으로서 응분의 책임을 다하고 미국의 이유있는 반발도 충분히 참작하고 고려해 주기를 우리는 바란다.그러나 미국이 중국에 대해 대만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옳지못한 처사라 생각한다.핵문제와 관련된 지나친 대북한 온건자세도 결국 중국내지 한국 견제카드가 아닌가 의구심을 갖게된다. 물론 양국관계의 냉각이 파국으로까지 치달을 것으로는 보지않지만 여하튼 중국은 물론 미국도 자중해 주기를 당부한다.미중갈등은 동북아 경제는 물론 안보차원에서도 바람직스런 일이 아니다.북핵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협력이 소홀해 질 가능성을 경계한다.북의 핵개발은 대미관계와 상관없이 반드시 저지되어야 할 동북아 평화와 안보의 공통된 필수과제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준법가장한 불법투쟁이다(사설)

    한국통신 노조가 25일 낮부터 이른바 「준법투쟁」에 들어가고 당국과 회사측이 이같은 불법단체행동엔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준법투쟁」의 방법이 정시 출퇴근,잔업거부,기술기준 준수등이어서 전면적인 통신대란은 없겠지만 노조가 투쟁의 강도를 높여 앞으로 태업과 파업으로 이어지는 수순을 설정해 놓고 있는 만큼 돌발적인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분규가 장기화될 경우 부분적인 통신장애를 비롯,전화고장 수리 및 신규전화가설 지연,야간전보 배달 불능등 시민들의 긴급민원이 심각한 위협을 받을 우려가 있다. 「준법투쟁」은 합법을 가장한 불법행동임으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우리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준법투쟁」은 형식상의 법을 지키며 근무한다는 것이어서 일견 노조의 적법한 압력수단의 행사처럼 보일 수도 있다.하지만 이는 단체협상중 발생한 미신고쟁의 단체행동인 만큼 명백한 불법행위이고 사법처리 대상이다. 서울지하철노조가 지난해 파업직전 안전운행을 구실로 「준법투쟁」을 벌여 지하철이 거북이 운행을 하는 바람에 시민들로부터 거센 반발과 비난을 받았음을 상기해야 한다.한국통신의 경우도 무슨 명분을 내세우건 업무가 중단되어서는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불편해질 뿐 아니라 결국 회사와 노조도 경쟁에 져 손해를 보게된다.일반 서비스업종만 하더라도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24시간 서비스체제를 갖추고 있는 판에 국가통신 서비스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통신공사 직원들이 잔업거부로 긴급을 요하는 보수공사나 야간전보배달등을 포기한채 하오 6시에 정시 퇴근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잔업과 야간근무는 통신공사의 업무 특성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노조의 주장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야 수용되고 관철될 수 있다.합법을 가장한 불법행동은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 없다.한 여론조사기관이 25일 실시한 조사에서 통신·지하철·전기등 공익사업체 노조파업의 법적제재에 찬성한 의견이 61.8%나 되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 성역없는 사정의지

    산업은행 총재시절의 뇌물수수혐의로 노동장관이 사법처리되고 경질인사가 이루어진 것은 성역없는 사정의지의 표현이다.우리는 건국이래 처음인 「현직각료 뇌물수사및 경질」에서 확인되는 그같은 대통령의 최우선적 국정운영원칙을 평가하고 중시한다. 이번 사건은 전산업은행총재가 지난 90년부터 4년에 걸쳐 장기시설자금을 대출해주고 억대의 뇌물을 받은 금융비리다.장관이 되기 전 지난시대의 관행에서 비롯된 부패지만 어떤 부정과 비리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것이다.더구나 지방선거를 한달 앞두고 있고 노사문제가 현안인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 있는 현직장관 관련 사건을 스스로 파헤쳐 형사문책하는 과단성은 개혁정부의 도덕성과 신뢰를 높여줄 것으로 믿는다. 부정과 부패의 척결은 전염병퇴치처럼 내성과 지속성의 대결이 속성이다.이번 사건은 공직자재산등록,금융실명제,정치개혁입법 등 그동안의 제도적 개혁을 바탕으로 깨끗한 정부,깨끗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사정과 의식개혁의 지속적 가속화 필요성을 일깨우고 있다.이완과 해이의 선거현상을 경계하면서 긴장과 기강의 고삐를 조이는 전화위복의 분위기 일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점에서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뒷받침할만한 청렴성이 없는 공직자는 패가망신하게 된다는 교훈을 명심하고 스스로 자리를 맡지 말거나 지금이라도 물러나는 것이 좋겠다.그런 바탕에서 선거를 전후한 공직기강의 확립노력이 정부차원에서 가시화되어야겠다.노동현안의 해결을 위한 신임 노동장관과 내각의 차질없는 대응도 있어야 할것이다. 다음으로,이번에야말로 깨끗한 선거를 만들어야 한다.현직장관을 처벌하는 잣대로 공명을 해치는 일체의 부정,불법사례는 여야를 불문하고 엄단하는 법집행을 우리는 촉구한다.돈을 쓰는 선거로 깨끗한 공직사회를 이룩할 수는 절대 없다. 뇌물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는 의심할 필요도 없겠지만 금융비리 관행을 바로잡는 제도적 보완도 있어야 할 것이다.
  • 김일성·스탈린 모스크바 비밀회담(6·25내막/모스크바 새증언:5)

    ◎스탈린,김에 「3단계 남침계획」 수립지시/스탈린/“「엘리트 공격사단」·추가부대 창설을”/김일성/“모택동 동지도 조선해방 지원약속”/모택동,“김­스탈린 남침합의” 듣고 「조선인 사단 파견」 결정 □3단계 작전계획 ①38선 가까이에 병력집결 ②북에서 먼저 평화안 제의 ③평화안 거부땐 기습공격 김일성이 스탈린과의 회담에서 다룰 의제로 제의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1950년3월23일·슈티코프가 스탈린 앞으로 보낸 전문). 「1.남북조선 통일방안 및 방법(의도는 무력으로 통일을 이루는 것임) 2.경제문제. ⓐ)북조선 경제개발.개발계획의 방향·기간.2·3·5년? 남조선 개발문제는? ⓑ)북조선 철도의 전기화. ⓒ)소련으로부터 산업장비·자동차 추가수입문제. ⓓ)북조선 농업개발문제. ⓔ)소련전문가 파견. 3.중조관계. ⓐ)모택동과의 회담. ⓑ)중국과의 조약체결문제. ⓒ)중국거주 조선인,조선거주 중국인문제. 4.아시아 공산당·노동당간 협조문제.」 ○소서 특별기 제공 이 전문을 보낸 이튿날 슈티코프대사는 재차 김일성과 만나 스탈린이 김과 박헌영 두 사람을 만나는 데 동의했다고 통보했다.김일성은 출발일을 3월30일로 잡겠다고 말했고 이에 슈티코프는 특별기를 이용해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물론 이 특별기는 소련이 제공해야 하는 것이었다.슈티코프대사는 3월24일자 스탈린에게 보낸 전문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이 특별기는 3월29일 평양에 도착해야 함.비행기가 못올 경우 원산에서 군함으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간 뒤 그곳에서 특별객차를 단 기차를 이용,모스크바로 가야 함」 이렇게 해서 김은 소련이 제공한 특별기를 타고 모스크바에 도착,3월30일부터 4월25일까지 거의 한달을 그곳에 머물렀다.이 기간중 김일성은 세차례 스탈린과 회담했다.두 사람의 대화내용을 시간·장소별로 별도기록한 문서는 발견되지 않는다.아마도 보안유지에 특별히 신경을 써서 아예 대화속기록을 남기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하지만 이들의 회담내용은 당시 소련공산당중앙위 국제국이 내용을 종합한 상세한 보고서로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귀한 자료이기 때문에 보고서를 전재하기로 한다(1950년3월30∼4월25일.김일성의 소련방문건.소련공산당중앙위 국제국작성). 「스탈린동지는 김일성에게 국제환경과 국내상황이 모두 조선통일에 더욱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고 강조했다.국제적 여건으로는 중국공산당이 국민당에 대해 승리를 거둔 덕분에 조선에서의 행동개시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중국은 이제 국내문제로 인한 시름을 덜었기 때문에 관심과 에너지를 조선지원에 쏟을 수 있게 됐다.중국은 이제 필요하다면 자기군대를 무리없이 조선에다 투입할 수 있다.중국의 승리는 심리적으로도 중요하다.이는 아시아 해방의 기운을 증명했고 대신 아시아 반동세력과 그들의 주인인 미국·서방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미국은 중국에서 물러나 이제 더이상 군사적으로 새 중국당국에 도전치 못한다. 이제 중국은 소련과 동맹조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미국은 아시아의 공산세력에 대한 도전을 더 망설일 것이다.미국에서 오는 정보에 의하면 미국내에도 타국에 개입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소련이 원자탄을 보유하고 유럽에서의 위상이 강화됨으로써 이런 불개입분위기는 더 심화되고 있다.하지만 우리는 이 해방의 찬반을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한다.첫째 미국이 개입할지 여부를 검토하고,둘째 중국지도부가 이를 승인하는 경우에 한해 해방작전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투수단 기계화 김일성은 미국이 개입치 않을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그것은 북조선 뒤에 소련·중국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고 미국 스스로 대규모전쟁을 벌이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다음은 두 사람의 대화내용. 김일성=모택동동지는 항상 조선전체를 해방하는 우리의 희망을 지지했습니다.모택동동지는 중국혁명만 완성되면 우리를 돕고,필요할 경우 병력도 지원하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힘으로 조선통일을 이루겠습니다.우리는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스탈린=완벽한 전쟁준비가 필수입니다.무엇보다 군사력의 준비태세를 잘 갖추어야 합니다.엘리트 공격사단을 창설하고 추가 부대창설을 서두르시오.사단의 무기보유를 늘리고 이동·전투수단을 기계화해야 합니다.이와 관련된 귀하의 요청을 모두 들어주겠습니다. 그런 연후에 상세한 공격계획이 수립돼야 합니다.기본적으로 공격은 3단계로 작성하시오.(1)38도선 가까이 특정지역으로 병력집결.(2)북조선당국이 평화통일에 관해 계속 새로운 제의를 내놓을 것.상대는 분명 이를 거부할 것임.(3)상대가 평화제의를 거부한 뒤 기습공격을 가할 것. 옹진반도를 점령하겠다는 귀하의 계획에 동의합니다.공격을 개시한 측의 의도를 위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북측의 선제공격과 남측의 대응공격이 있은 뒤 전선을 확대할 기회가 생길 것이오.전쟁은 기습적이고 신속해야 합니다.남조선과 미국이 정신을 차릴 틈을 주어서는 안됩니다.강력한 저항과 국제적 지원이 동원될 시간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이와 함께 스탈린은 김일성에게 소련이 전쟁에 직접개입하는 것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소련은 다른 지역,특히 서방에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스탈린은 김일성에게 다시 한번 모택동과의논할 것을 강조했다.모택동이 아시아문제에 정통하다는 점을 덧붙였다.스탈린은 미국이 한국에 군대를 보낼지 모르기 때문에 직접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일성은 전쟁승리에 대한 강한 자심감을 내 보이며 스탈린을 안심시키려 했다.소련공산당중앙위 국제국 보고서의 계속. 「김일성은 스탈린동지에게 왜 미군이 개입하지 않을 것인지 상세한 분석을 해 보였다.공격은 신속히 수행돼 3일이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또한 남조선내 빨치산운동이 강화돼 대규모폭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미국은 준비할 시간을 갖지 못할 것이고 정신을 차릴 때쯤이면 전체 조선국민은 열렬히 새 정부를 지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김일성은 강조했음.박헌영은 남조선내 빨치산활동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음.그는 20만 당원이 그곳에서 대규모폭동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음」 이 회담에서 김일성과 스탈린 두 사람은 1950년 여름까지 북조선군이 완전한 동원태세를 갖추고 북조선군 총참모부가 소련고문단의 지원을 받아 구체적인 남침계획을 수립하기로 합의했다.모스크바회담을 계기로 남침계획수립의 주도권은 어느덧 김일성으로부터 스탈린에게 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남침승인과 함께 스탈린은 즉석에서 구체적인 3단계 작전방향까지 김에게 제시했던 것이다.한편으로 스탈린은 모택동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한국전쟁을 아시아공산화운동의 일환으로 만들고자 했음이 이 문서들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일은 김일성의 남침계획에 모택동과 스탈린 두 사람중 누가 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을 했을까 하는 점이다.두 사람은 때론 경쟁적으로,때론 상대측에 일을 떠넘기는 식으로 김일성을 지원했다.우선 중국은 1940년대말부터 김일성의 권력강화와 군사력강화에 지대한 관심을 표시했다.국민당과의 내전중에도 모택동은 김일성의 남조선 해방운동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필요하다면 병력지원까지 할 것을 수차례 약속한 바 있다.다만 중국내전이 끝날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했던 것이다.그리고 모택동과 스탈린 두 사람은 남침문제를 주제로 회담도 가졌다.그래서 스탈린과 김일성 두 사람이 모스크바회담에서 모택동을 제외한 채 무력남침에 합의했다는 보고를 받고 모택동은 매우 섭섭한 반응을 보였다.물론 모택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지원의사를 재삼 다짐했다. ○방소결과 중 통보 김일성은 49년3월 모스크바를 다녀온 뒤,5월초 인민군 정치보위국장이며 당중앙위원인 김일을 중국으로 보냈다.김일성은 5월14일 슈티코프대사를 만나 김일의 방중결과를 통보했다(슈티코프가 스탈린에게 보낸 보고전문.5월15일). 「김일을 중국으로 보냈다.방문목적은 중국공산당중앙위와 교류를 맺고 중국군내 조선인사단(만주출신 조선인으로 구성)에 관해 협의하기 위해서다」 하고 김일성은 설명했다.김일은 4월30일 고강(고강)을 만나 중국공산당 중앙위로 안내됐다.그러나 김일의 진짜방문목적은 조선군 사단을 북한으로 전출시켜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모택동은 이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김일을 통해 김일성은 모택동에게 친서를 전달했다.친서에는 조선군 전출문제 외에도 남침문제가 언급돼 있었다.이에 대해 모택동은 『군사행동은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으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시기적으로 스탈린보다 모택동이 먼저,더 적극적으로 김일성의 남침계획을 지지한 것이다.
  • 지자제 환경파괴 대책 세워야(사설)

    학계·종교계·언론계등 지식인 1천3백여명이 지방자치시대의 본격적 개막이후 예상되는 자연환경파괴를 막기 위한 종합대책의 강구를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시의적절한 문제제기라고 본다.지자체선거에 따르는 중앙정부의 선심성 개발,후보자들의 지역개발 공약,그리고 실시이후의 지역수익증대를 위한 지자체의 개발사업 유치경쟁 등에 심각한 환경파괴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지금까지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은 개발이라는 경제논리에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대규모개발사업은 당장 지방자치단체에 수입증대를 가져다주고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약속하기 때문이다.그동안 골프장·스키장·콘도미니엄등의 건설로 국립공원까지도 훼손돼온 것이 사실이다.더욱이 정부가 국·공립공원의 면적을 줄일 수 있고 공원내의 시설물규제를 완화하는 자연공원법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자연환경파괴가 우려되는 시점이다.개발과 소득증대라는 미명하에 남해안일대의 암석이 채석돼 수려한 경관이 훼손당하는 사태도 겪지 않았는가. 지방자치가 실시되면 크게 우려되는 것이 지역이기주의와 함께 무분별한 개발위주의 사업시행 가능성이다.취약한 재정자립도와 주민 소득을 높이기 위해 지방정부는 개발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 뻔하다.이럴 경우 환경파괴는 전국적으로 가속화될 것 또한 분명하다.도시내의 무분별한 녹지훼손·풍치지구해제 등 주민의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지자체나 지방의회가 나설 때 자연환경파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다.지역주민의 개발압력에 지자체는 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견되는 지자체의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선 중앙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아울러 환경보호 관련법령을 재점검하여 미비한 점이 있으면 보완·개정하여 지자제시대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환경의 파괴는 당장의 이득을 줄 수 있을지 모르나 우리전체의 삶의 터전을 위태롭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불법노조 단호한 사법대응을(사설)

    한국통신이 노조의 냉각기간 제의를 거부하고 노조간부 64명에 대한 중징계 절차에 들어갔다.검찰도 현대자동차파업과 한국통신분규 주동자 전원을 구속수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검거에 나선 것은 불법 노동운동에 대해서는 강경대응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로 이를 환영한다. 한국통신 노조의 주장과 행동은 엄연히 실정법을 위반한 만큼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일부 노조원들이 지난 1일 노동절 행사도중 출근하던 회사간부를 폭행하고 차량을 부쉈다.지난해 7월부터 임금가이드라인 철폐를 요구하고 7차례에 걸쳐 사장실과 임원실을 점거,농성을 벌이는가 하면 회사간부를 폭행한 혐의로 회사측으로부터 고발됐다.또 현대자동차의 임의기구인 분신대책위는 합법적인 노조와 전체 근로자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파업을 주동했다. 이같이 개탄스런 행태는 당연히 법에 따라 처벌되어야 한다.적당히 넘겨서는 나쁜 관행을 만들어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으며 산업평화란 기대할 수 없다.요구와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다면 노조도 이를깨끗이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이를 빌미로 사태를 악화시키려 든다면 노조활동도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노동운동이 그동안 본류에서 벗어나 노사가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정치문제를 들고 나와 것잡을 수 없는 극한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았다.한국통신 분규만 하더라도 노조가 정부의 통신개방과 민영화방안 등 국가시책에 관한 문제를 들고 나와 사태를 악화시켰다. 한국통신 노조가 일단 단체행동을 중지한다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 동안의 탈법적인 행동까지 묵과되어서는 안된다.불법행동에 대해서는 당연히 처벌이 뒤따라야 하며 유화적인 태도는 정상참작의 조건일 뿐이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노든 사든 간에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이 엄격히 적용되는 원칙이 정착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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