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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신(新) 카노사의 굴욕/안미현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신(新) 카노사의 굴욕/안미현 문화부장

    1077년 1월 추운 겨울날. 이탈리아의 카노사성(城) 앞에서 독일 국왕 겸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하인리히 4세가 떨고 있었다. 자신을 파문한 교황 그레고리오 7세를 알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성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맨발에 내복차림으로 사흘간 벌벌 떨며 용서를 구하던 하인리히 4세는 결국 무릎을 꿇고 교황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주교 임명권을 둘러싸고 충돌한 교권(敎權)과 속권(俗權)의 세 싸움은 그렇게 교권의 승리로 끝났다. 저 유명한 ‘카노사의 굴욕’이다. 얼마 전 대통령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 꿇은 일을 놓고 ‘신(新) 카노사의 굴욕’이라며 말들이 많다. TV에서 문제의 그 장면을 보면서 누가 대통령의 무릎을 꿇게 했는가 잠시 생각해 봤다. 머뭇거리는 대통령의 허벅지를 찌른 김윤옥 여사? 골퍼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두 가지가 ‘내리막 경사(라이)와 마누라’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니 부인의 말을 잘 들은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겠다. 느닷없는 통성(通聲) 기도 제안으로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든 길자연 목사? 단상에 앉아 있는데 어디선가 ‘나라와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회개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들렸다고 하니 목자(牧者)로서는 영험한 분인 듯하다. 길 목사의 돌발 제안을 사전에 간파하지 못한 청와대 직원들? 미국 할리우드 첩보영화도 아니고, 목사가 무슨 제안을 할 것인지까지 모두 꿰뚫고 있어야 하니 복장이 터질 만도 하다. ‘수쿠크(이슬람채권)법’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하야 운동을 하겠다고 겁박한 조용기 목사? 대통령 당선에 일정 지분이 있음에도 합당한 대우는커녕 참으라는 말만 들었다고 하니 배신감에 무슨 말인들 못 할까. 조 목사와 가까운 길 목사의 전언을 빌리자면 하야 운운은 ‘조크’(농담)였단다. 조크를 조크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사회가 조 목사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수쿠크법 결사 저지로 개신교 안에서 ‘이다르크’로 떠오른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지난해 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까지 통과한 법안을 임시국회로 다시 돌려보냈다고 하니 그 힘에 머리를 숙인다. 언제나 그렇듯 자고 나면 뭔가 한건씩 터지는 ‘다이내믹 코리아’답게 이번에도 새로 나온 뉴스에 적당히 묻어 어물쩍 넘어가는 양상이다. 그렇지만 과연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이렇게 저렇게 넘어갈 사안인가. 기독교는 이번 일로 보이지 않게 많은 것을 잃었다. 길 목사는 국내 최대 기독교 단체(한국기독교총연합)의 대표로 뽑혔지만 선거 석달이 지나도록 지금껏 ‘돈 선거’ 잡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실이 어디에 있든 볼썽사나운 공방전으로 기독교의 위상을 깎아내린 장본인이기에 그의 통성 기도 제안에 쏟아지는 세상의 시선은 더더욱 곱지 않다. 본인의 항변대로 “의도가 없었다.”면 ‘자리’에 걸맞지 않은 경박함이요, 의도가 있었다면 오만함의 극치다. 가뜩이나 ‘땅 밟기’(이웃 종교 영역에 들어가 기독교식 예배를 보는 행위) 등으로 기독교의 배타성과 권력화에 눈살 찌푸리고 있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불편한 심증을 안겨줬음을, 외국으로 일단 몸을 피하고 본 조 목사도 명심해야 한다. 길 목사가 평소 통성 기도를 자주 유도하기로 유명한데도 대비하지 못한 청와대, 남편 이명박과 대통령 이명박을 구분하지 못한 김 여사 또한 교훈 삼을 일이다. 이슬람 머니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이면서도, 수쿠크법 저지 선봉에 선 이 의원은 “경제학 박사이기에 앞서 지역구(서울 서초 갑) 안에 대형 교회 신자를 많이 거느린 금배지”라는 냉소 섞인 두둔에 자존심 상해야 한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이번 일을 곱씹어야 할 사람은 대통령 자신이다. 무릎을 꿇은 덕분에 파문 취소를 끌어낸 하인리히 4세는 자신을 무릎 꿇린 교황을 훗날 폐위시키며 통쾌한 설욕전을 폈지만 이후 교권과 속권은 두고두고 분란을 겪었다. hyun@seoul.co.kr
  • [사설] 北은 억지 거두고 ‘부분송환’ 수용하라

    표류해 온 북쪽 주민들을 돌려보내려 했으나 북한 당국이 도리어 거부하는 황당한 일이 지난 4일 벌어졌다. 지난달 5일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주민 31명을 합동신문한 우리 정부는 귀순 의사가 최종 확인된 4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27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쪽에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31명 전원을 송환하라는 억지를 부리는 바람에 고향 땅을 밟으려던 27명은 결국 7시간 만에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남북 간에는 선박 표류 사례가 적잖게 있었기에 송환에도 규칙이 존재했다. 당사자 의견을 존중해 본인이 선택하는 대로 송환을 하든지, 귀순을 받아들이든지 해온 게 그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관행을 깨뜨리고 느닷없이 어거지를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 자기 땅의 ‘인민’이 가족과 함께 고향에서 살고자 하는 최소한의 바람도 묵살하는 비인권적 행태를 꼭 만천하에 드러내야 하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북한은 귀순 의사를 밝힌 4명까지 같이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우리 국민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다. 난민을 처리하는 국제기준에 위배됨은 차치하고라도 그들을 강제로 북송하면 어떤 운명이 기다릴지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더 이상 어깃장을 놓지 말고 오늘 판문점에서 재개하는 연락관 업무를 통해 27명을 즉각 인수하기 바란다. 이번 사태는 물론 북한의 생떼에서 비롯됐지만 빌미를 제공한 책임은 우리 당국에도 일정 부분 있다. 31명이 표류한 사실을 처음 밝히면서 “전원이 되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섣불리 공표한 것이 그 하나요, 신문 기간을 한달씩이나 진행해 회유 공작을 벌였다는 오해를 산 점이 또 하나다. 오랜 세월 지켜온 일주일이면 끝내던 신문 기간을,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한달 정도로 늘린 건 당사자들의 인권 존중 차원에서도 옳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S라인만 대접 받는 세상 1930년 모던걸도 겪었네

    S라인만 대접 받는 세상 1930년 모던걸도 겪었네

    몸매가 ‘예쁜 여자’의 필수 요건으로 등장한 것은 대략 1930년대 전후다. 그때부터 오늘날 미인들의 필수 요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S라인’이 주목받기 시작한다. 무엇이 이러한 변화를 낳았을까. ‘예쁜 여자 만들기’(이영아 지음, 푸른역사 펴냄)는 여성들이 시각 중심 문화에 빠진 남성들의 시선에 ‘노출’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20세기 초 조선에는 사진, 삽화, 연극, 영화 등 시각 중심 문화가 태동한다. 길거리를 활보하는 신여성들의 의복도 예쁜 몸매의 중요성을 배가시켰다. 근대적 지식인들은 조선 시대 여성의 옷이 위생에 해롭다며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긴 저고리는 길거리의 더러운 오물을 쓸고 다녀 호흡기 질환을 낳고, 가슴을 동여맨 치마는 흉부 압박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성들의 옷이 점차 몸매를 드러내는 쪽으로 바뀌고 미니스커트와 브래지어까지 등장한다. 옷이 바뀌자 여성들의 몸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 S라인을 미의 표준으로 여기게 되었다. 심지어 1935년 10월에 발행된 잡지 ‘삼천리’에는 “최근에는 미용술이 굉장히 다방면으로 발달되어서 현대인이면 반드시 미용술에 의하여 자기가 가진 선천적 미에, 인공을 가한 후천적 미를 가공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모던’ 사회에 있어서 그 사교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감을 느끼게끔 된 현상이다.”란 문구까지 등장한다. 예뻐지기 위한 수단으로 미용 체조뿐 아니라 성형수술을 소개하는 글까지 등장한 것도 1930년대다. 쌍꺼풀 수술은 물론이고, 낮은 코를 높이는 융비술과 예쁜 다리를 위한 각선미 성형, 작은 가슴을 크게 하는 가슴 성형까지 거론됐다. 여성들은 이 같은 ‘미인 권하는 사회’에 포획되어 너도나도 ‘예쁜 여자’가 되어야 했다. 이처럼 운동과 성형수술을 하면서까지 목표로 삼은 이상적인 외모는 서양 백인 여성에 가까웠다. 쌍꺼풀진 눈, 높은 코, 늘씬한 각선미, 풍만하면서도 처지지 않은 가슴은 조선 여성들에게는 흔치 않은 모습이었다. 그런 점에서 저자인 이영아(35)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연구원은 근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예뻐진다는 것은 일종의 ‘인종 개조’였다고 지적한다. 미모는 게다가 경제적 교환가치와 사회적 상징가치를 갖게 되면서 속된 말로 ‘예뻐야 잘 팔리게’ 됐다. 사회는 끊임없이 ‘미인’들을 필요로 했고, 심지어 범죄자마저도 미인이어야 했다. 1924년 여름 무식하고 못났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쥐약을 먹여 살해한 김정필에게 쏟아진 사회적 관심은 그녀가 ‘미인’이었기 때문이다. KAL기 폭파범인 김현희가 사형을 모면할 수 있었던 것은 동정심을 유발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 덕도 있다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은다. 저자는 여성들 모두가 외모지상주의와 맞서 싸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진 것이라곤 자기 ‘몸뚱어리’ 하나밖에 없는 낮은 학력의 하층계급 여성 중엔 ‘예쁜 여자 되기’에 편승해야만 생계가 가능한 경우도 있음을, 예쁘거나 안 예쁜 여성들 사이의 분열이야말로 가부장제 질서가 의도하는 바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여성들이 할 일은 ‘예쁜 여자 권하는 사회’ 속에서 고통받는 여성들을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외모 때문에 여성들이 겪는 고통의 원인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 외부의 적 때문이라고 책은 일깨워준다. 1만 39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설] 대형로펌 입법관여 바람직하지 않다

    대형로펌이 정부 입법에 관여하는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법제처가 추진하는 ‘사전 법적 지원제도’를 통해 로펌들은 공식적으로 정부 입법에 참여하는 길이 열렸다고 한다. 김앤장과 태평양이 이미 7개 부처 18개 법률안 제정 및 개정 작업의 위탁사업자로 선정됐다고 한다. 과연 사익을 추구하는 로펌이 입법 과정에서 공익을 훼손하지 않는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러잖아도 대형로펌은 전직 총리 및 장·차관 등 전직 고위 관료들을 영입해 정부 입법 및 정책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 않는가. 대형로펌은 ‘보이지 않는 권력’을 휘두르는 파워집단이 된 지 오래다. 그런 이들에게 정부 입법을 맡긴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거액의 수임료가 떨어지는 송무 중심으로 일하던 대형로펌들이 돈이 안 되는 정부 입법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 일 게다. 정부가 규제를 담은 법 제정에 나선다고 하자. 그런데 로펌에 그 규제를 없애야 하는 기업이 고객으로 있을 수 있다. 기업과 정부의 이해상충시 과연 그 로펌이 기업의 편에 서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는가. 법률지식이 없는 공무원들이 법률안 작업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연 법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 개별적으로 일부 부처가 로펌·연구단체·교수 등에게 법안 용역을 줬던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다르다. 정부가 대놓고 대형로펌과 계약을 맺고 정부 입법에 동참시키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법률안 검토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에게 사전 정보가 유출되거나 로비가 개입될 소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 부처의 법안 조례개정 작업에 참여했던 한 로펌 관계자는 “개정작업을 할 때 변호사들은 공무원들과 함께 며칠 합숙을 하며 설명을 듣고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입법과정에서 공무원들과 변호사들은 상당히 친밀한 인간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얘기다. 법제처는 법안 완성도와 입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한다고 한다. 일의 효율성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좋은 법’을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익집단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한 법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이 법치행정의 근간이다.
  • ‘강남 인강’ 스타강사 3인의 신학기 고교 학습준비법

    ‘강남 인강’ 스타강사 3인의 신학기 고교 학습준비법

    내일부터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 학생 입장에서는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이름이 바뀐 것보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한다는 ‘수험생’으로서의 압박감이 더 클 것이다. 하지만 고교 학습과 수능 준비가 전혀 다른 공부가 아닌 만큼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마음으로 착실히 준비하면 된다. 수년간 고교 수험생들을 가르쳐 온 스타 인터넷 강사들로부터 신학기 고교 학습 준비법에 대해 알아본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언어 - 문법 총정리 >>> 언어 하지혜 강사 ① 8차 교육과정에서는 국·영·수의 비중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중심축으로 삼아 공부하는 것이 좋다. 국어는 16종 교과서를 통틀어서 수학능력시험에 반영되기 때문에 자신이 배우는 교과서에 실린 작품 뿐만 아니라 다른 교과서의 작품도 따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문법, 문학, 비문학으로 장르를 나누어 학습하는 것도 국어를 쉽게 공부하는 요령이다. 또 고대문법부터 현대문법까지 전체 기본 문법을 정리해 두면 국어의 기초를 잡을 수 있어 앞으로의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된다. 문학은 필수 작품에 속하는 단편 소설들을 읽고 줄거리를 정리하고, 필수 현대시도 예습해 두는 것이 좋다. 비문학은 이전에 출제되었던 고1용 모의고사 기출 문제집을 이용해 지문을 독해하고 문제 유형을 파악해 둔다면 수능 준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②학기 초에는 고1용 기출문제를 일주일에 한회 정도씩 풀어나가며 모의고사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비문학을 독해하는 능력이 생기면 다른 장르를 공부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 비문학 구조독해를 훈련하면서 글을 보는 능력을 키워 보자. 중학교 때 나왔던 문법이 고등학교에서도 기초 문제로 모의고사에 한두 문제씩 출제되기 때문에 중학교 문법을 완벽하게 복습하고, 동시에 고등학교 문법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선행학습을 해 두는 것이 좋다. 주말을 이용해 단편소설들을 읽고 줄거리를 정리하거나, 필수 현대시들을 정리해 놓으면 모의고사뿐만 아니라 내신과 수능 대비도 같이 할 수 있다. ③의외로 문법을 소홀히 여기는 학생들이 많다. 문법 파트는 국어의 기초를 다지는 데 매우 중요하다. 어휘력 또한 지문을 독해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하지만 이를 간과하고 문학 작품만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초공사 없이 건물을 짓는 것과 같다. 고1부터 문법의 기초와 어휘력을 다지고 비문학 지문을 독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언어영역의 기초체력을 기르는 길이다. 문법은 중학교 교과서부터 고교 문법까지 정리된 책이 서점에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거나, 문법이 총정리된 인터넷강의를 봐도 좋다. 어휘력도 빠뜨리지 말아야 할 핵심 요소. 책을 많이 읽는 것이 가장 좋지만, 어려운 어휘가 많이 나오는 신문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려운 어휘가 나올 때는 국어 단어장을 만들어서 정리해 두고, ‘사전적 의미’뿐만 아니라 어휘가 사용된 예문을 통해 어떤 문맥에서 사용되는지를 정리하면 책을 수십권 읽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④문학작품을 짧게 핵심만 정리해서 10~20분 정도 분량씩 학습하면서 한 작품씩 정리해 나가는 것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문학작품이 정리된 자습서를 한 작품씩 매일 공부하는 것도 좋다. 비문학 지문 독해는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매일 한두 지문씩 문제를 푸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 지문을 풀고 오답정리까지 10~15분이 걸리기 때문에 중간에 남는 시간을 활용하기에도 좋다. ⑤점수가 나오지 않으면 그 과목이 공부하기 싫고, 또다시 공부를 소홀히 해 점수가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마음을 잡고 치열하게 공부해서 점수가 잘 나오면 성취감 덕분에 과목에 대한 자신감도 생긴다. 국어를 싫어한다면 우선 범위가 정해져 있는 내신부터 준비해 보자. 작품 정리도 하고 문제도 자주 풀면서 준비해 보면 내신도 잘 나오고 동시에 국어에 대한 학습의욕도 높아져, 최종 목표인 수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수리 - 기본서 마스터 >>> 수리 이정수 강사 ①고교 1학년 수학 내용은 중학교 3년간 배웠던 내용의 심화·반복 과정이다. 수학 용어와 기호를 처음 접하는 것이 아니므로 누구나 마음만 먹는다면 어렵지 않게 예습할 수 있다. 수학 내신을 대비하려면 학교에서 선정한 교과서와 부교재 그리고 수업시간에 나눠주는 프린트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최소한 수업 전날에는 다음날 배울 내용을 읽고 숙지해서, 수업시간에 그 내용을 떠올리며 학습해야 한다. 수능에서도 1학년 과정은 문제풀이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기본서 한권 정도는 두 학기 중에 마스터해야 한다. 수능준비는 고1 과정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②모의고사는 전국단위 시험이다. 내신과는 성격이 다르고 난이도가 높은 문제도 출제된다. 내신처럼 하루 전날 공부하는 것은 대책이 될 수 없다. 시험날은 쉬운 문제를 먼저 풀고, 어려운 문제는 나중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 시험지를 실제 시험환경 속에서 치러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어느 정도 난이도로 출제되는지, 또 시간 관리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다. 시험문제의 배열은 몇번부터 문제가 어려워지는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시험마다 문제는 달라지지만, 문제 난이도의 배열이나 유형의 배열은 어느 정도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중간에 문제가 어려워졌다고 해서 당황하지 말고, 뒤쪽에 나오는 쉬운 문제들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③수학 각 단원마다 핵심 내용은 있지만, 이를 이해하고 해결하려면 전반적인 내용도 알고 있어야 한다. 수학 개념을 고르게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기출문제들을 통해 문제별 난이도와 풀이방법을 유형별로 익혀 두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꼭 알아야 할 단원은 다음과 같다. ▲집합(대칭 차집합 개념과 유한집합의 원소의 개수 실생활 문제) ▲명제(대우명제를 이용한 문제풀이와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실수(항등원 역원개념 대소판별과 절댓값 관련, 가우스 개념의 이해) ▲정수(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 ▲다항식의 연산(곱셈공식과 인수분해공식의 정확한 암기와 적용, 항등식의 성질과 미정계수법을 이용한 연산, 나머지 정리와 인수 정리에서 조립제법을 이용한 계산, 비례식과 가비의리, 무리식의 연산과 상등에 관한 정리, 복소수의 연산) ④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공부할 때는 그날 배울 내용에 대한 중요 개념을 여러번 읽어보고 부족한 설명은 인터넷 강의나 교육방송을 찾아 듣는 게 좋다. 학습 순서는 단원별 개념을 먼저 이해한 후 문제를 스스로 풀어보고, 그 다음에 문제 풀이 강의내용을 공부하는 게 좋다. 인강을 이용해 수학을 공부할 때에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학습효율이 달라질 수 있다. 편하게 강의만 보는 걸로는 절대 성적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수학은 이해가 중요하지만, 스스로 풀어보고 왜 틀렸는지 확인해 가는 과정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⑤수학은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 난이도가 높아지고, 개념이 어려워져 이 과정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예습과 복습이 밀려서 나태한 시간이 한동안 쌓이고 나면 갑자기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수학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고1 단계에서 쉬운 것부터 끈기있게 매일 일정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처음부터 난이도 있는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쉬운 문제부터 연습한다 생각하고 유형별로 풀어 보자. 이해력이 아무리 좋아도 문제를 스스로 풀지 않고는 수학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자. 외국어 - 선택과 집중 >>> 영어 윤재남 강사 ①2014년 수능 영어는 2종(쉬운 A형과 현행 수준의 B형)으로 분리된다는 대원칙 아래, 전체 문항수는 감소하는 반면 실용영어 중심의 듣기 문항이 더 늘어난다. 국가영어능력평가(NEAT)가 수능 영어를 당장 대체하지는 않더라도 2013학년도부터 대입 수시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빠뜨리지 말자.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입학 전부터 학원에 다니고, 심지어 쓰기·말하기에 대비해 텝스·토플 수업도 듣는다. 정반대로 선행학습을 전혀 하지 않은 학생도 있다. 이들에게 공통으로 줄 수 있는 조언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영어를 준비하라는 것. 바빠진 학교생활에서 구문·독해·어법·듣기 등 네개 파트를 모두 늘어놓고 순례하는 식의 공부는 시간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학습 효과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다. 자신에게 취약한 특정 파트 중심으로 학습하되, 내신에 직결되는 학교 영어수업에 집중해야 한다. 교과서는 내신과 수능 모두의 대비용으로 활용하자. ②1학기 전국연합학력평가(6월 15일)에 대비해 3월은 겨울방학 때 학습한 내용을 복습하자. 4월은 1학기 중간고사 기간이다. 교과서가 최고의 수능 교재이며, 수능영어와 내신영어가 별개가 아님을 잊지 말자. 5월은 약점 파트별로 본격적인 심화학습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기간이다. 수능·모의고사의 핵심은 독해이므로 다양한 세부 유형을 익히고 유형별 전략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자. 필수 구문·문법 학습도 빠뜨리지 말자.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학습패턴을 확립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매일 10여개 지문을 풀 때 ‘문제풀이→정답 확인 및 오답 분석→소재 파악·주제·요약→핵심문장 해석훈련→어휘·문법정리’ 순서로 공부하는 것이다. 6월에는 과거 기출문제 등을 대상으로 시험장과 같은 조건으로 풀면서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시도해 보자. ③수능 영어문법은 중학교 때 배운 문법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중학 문법을 전반적으로 한번이라도 훑어 보자. 동사의 3단 변화와 같은 기본적인 사항을 놓친 채로 공부하면, 앞으로도 계속 영어에서 헤매거나 심지어 과목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기본 문법을 다루되, 문장의 구조를 익히고 해석하는 방식을 확실하게 익혀 두자. 다시 강조하지만 영어의 가장 중요한 파트인 ‘동사와 형식’과 ‘준동사(동명사·부정사·분사)’만이라도 꼭 복습하기 바란다. ④영어가 큰 벽으로 다가올 때 1차적인 원인으로 어휘 부족을 많이 거론한다. 해결 방법은 평소 문법·독해공부를 할 때 단어장에 정리해 둔 단어들을 등하교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암기하는 것이다. 나만의 차별적인 비밀무기가 필요한 학생들은 영어신문을 스크랩해서 읽는 것도 괜찮다. 개별 문장을 정확히 해석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책 읽듯이 전체적으로 훑으며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영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⑤보통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어휘만 외우는 경우가 많다. 지금부터 단어 암기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자. 단어를 공부하더라도 독해·어법·쓰기와 연관되도록 그 단어가 활용된 대표 예문을 적어 보자. 리스닝도 문제풀이에 그치지 말고, 핵심표현·대화문 딕테이션(받아 적기) 그리고 셰도잉(따라 읽기)을 통해 다른 파트에도 그 효과가 파급될 수 있도록 하자. 갈수록 어려워지는 독해는 눈높이를 정해 공부하자. 지문을 읽으면서 어휘량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목표일 수 있고, 주제를 파악하는 것도 모두 도움이 된다.
  • [사설] 교과부·교육청 혼선 학생·학부모만 ‘헷갈려’

    초·중·고 교육정책이 혼란스럽고 걱정된다. 2일부터 새학기가 시작되는데도 학업성취도 평가, 방과후 학교수업, 체벌 등 일선 학교 현안들이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교육청의 혼선으로 표류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의 의지대로 시행에 들어간다 해도 지역마다, 학교마다 잣대가 똑같을 수가 없어 들쭉날쭉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부 사안은 관련 법 시행령을 바꾸거나 시의회의 표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교육 수요자를 위해야 할 교육 공급자들이 이 모양이니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혼선을 빚는 것 가운데 학업성취도 평가는 하루빨리 매듭지어야 할 사안이다. 교과부는 학교장의 경영능력평가에 넣겠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그렇게 못하겠다는 것이다. 자칫 지난 2년 동안 해왔던 것처럼 체험학습을 가는 학생, 시험을 치르는 학생으로 쪼개져 성취도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 체벌문제도 마찬가지다. 서울·경기교육청 등은 체벌 금지는 물론 두발·복장 자유, 강제 야간자율학습 금지 등을 담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했거나 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간접 체벌을 허용하고 교육감의 학칙 인가권을 폐지하기로 했다. 인권조례는 시·도의회를 통과해야 하고, 학칙인가권 폐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바꿔야 한다. 방과후 학교수업 문제 역시 참여율을 학교 성과급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교과부와 강제적인 참여를 금지하겠다는 지역교육청이 팽팽히 맞서 있다. 양측은 기본적으로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고 부실한 공교육, 인성교육을 강화시키자는 데는 같은 입장이다. 따라서 교과부는 추진하려고 하는 교육 현안들이 학교 현장의 수요에 제대로 맞는지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역 교육감이라고 해서 중앙통제식으로 밀어붙이려 해서는 안 된다. 효과보다는 갈등만 더 초래한다. 지역 교육감은 자신의 정치 이념에 따라 교육자치를 이끌려고 해서는 곤란하다. 교육자치가 국가 차원의 보편적인 교육가치를 훼손해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 양측이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 최대 피해는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사설] 폭우 온다는데 구제역 매몰지 안전한가

    오늘 오후부터 사흘 동안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기상청이 예보했다. 대부분의 지역에는 강수량이 30~60㎜에 그치겠지만 많은 곳에서는 80㎜ 이상 내릴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최근 몇년 새에는, 지역에 따라 예보치를 훨씬 웃도는 국지성 호우가 빈발하고 있다. 그러므로 구제역 여파로 전국 곳곳에 널려 있는 매몰지 4600여곳이 이번 폭우를 무사히 넘길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행정당국이 두손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매몰지를 비닐·방수포 등으로 덮고 배수로를 추가 설치하는 등 만전을 기하라고 엊그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긴급 지시했다. 각 지자체 역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예컨대 김관용 경북도 지사는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관련 비용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간부들에게 자리를 걸고 임하라고 주문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성패는 일선 현장에서 이같은 지시를 얼마나 강도 높게 실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설마 우리 동네에서야 무슨 일이 벌어지겠나.”하는 식의 안이한 의식이 이번에도 작동한다면 전국토는 가늠하기조차 싫은 환경 재앙에 빠져들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는 매몰지 관리에 근본적이고 정밀한 대책을 세울 것을 다시 한번 행정당국에 촉구한다. 이번 폭우를 피해 없이 넘긴다고 해서 매몰지 문제가 다 해결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땅에 묻힌 동물들이 자연의 일부로 완전히 녹아드는 그 긴 세월 동안 큰비 오고 강풍 불 때마다 허겁지겁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임시로 흙을 쌓아 둑을 만든 곳은 돌·콘크리트 축대로 보완하고, 정 관리하기 힘든 매몰지는 이장하는 등으로 완벽한 처리를 해야 하겠다. 땅에 묻은 돼지의 사체가 노출됐다느니, 매몰지에서 33m 떨어진 메기 양식장에서 메기 3만 50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느니 불길한 소식이 여기저기서 많이 들려온다. 구제역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귀한 생명 341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비극을 우리사회는 이미 경험했다. 그런데도 환경 오염이라는 예견된 2차 재앙을 다시금 겪는다면 행정 당국과 관계자들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최선을 다해 매몰지를 관리해서 이 땅의 안전을 지켜주기를 거듭 당부한다.
  • 중안초교→진주초교로 개명

    개교 116년으로 국내 두 번째 오래된 경남 진주시 중안초등학교의 교명이 새달부터 진주초등학교로 바뀐다. 경남도교육청은 17일 진주 중안초등학교가 18일 제111회 졸업식과 함께 진주초등학교 교명 선포식을 한다고 밝혔다. 오는 9월 개교 116주년을 맞게 될 중안초는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에 걸맞게 ‘진주’라는 도시 명칭을 학교 이름에 넣기를 희망해 왔다. 이에 따라 학교 이름을 진주초등학교로 바꾸는 내용의 교명변경안을 제출해 지난해 도교육청 교명심의위원회가 이를 허가했다. 중안초는 새달 1일부터 공식적으로 교명을 진주초등학교로 쓴다. 진주시에는 지금까지 교명에 도시이름이 들어가는 초등학교가 없었다. 진주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사설] 학생부 조작 전수조사해 뿌리 뽑아라

    대학입시 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소재 보인고가 지난해 대입 수시모집을 앞두고 3학년 재학생 370명의 학교생활기록부 가운데 270건 정도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보인고가 이처럼 대규모 조작을 한 이유는 간단하다. 수시모집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는 교사의 학생 적성평가와 학생이 지원한 학과가 맞아떨어져야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사교육 광풍을 억제하고자 대입에 입학사정관제를 도입, 적극 장려했다. 그 결과 118개 대학에서 3만 4000여명이 올해 이 제도로 선발될 만큼 비중이 몇년 새 급속도로 늘어났다. 또 수학능력시험으로 신입생을 뽑는 정시모집은 갈수록 준 반면 수시모집 인원은 증가해 이미 총정원의 60%를 넘어섰다. 게다가 어제 서울대는 내년도 수시모집에서 논술을 폐지하고 입학사정관제와 내신성적 비중을 더욱 높이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흐름에서 학생부 조작을 방치한다면 대학입시의 신뢰성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보인고 교장 등 4명을 중징계, 교무부장 등 6명을 경징계, 담임교사 등 7명은 경고 처분하도록 학교 재단에 통보했다고 어제 밝혔다. 하지만 그 정도로 대응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전체 학생 중 70% 이상의 생활기록부를 조작했다면 이는 학교 전체가 조직적으로 간여해야만 가능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이처럼 가벼운 징계로 마무리한다면 유사 사태 재발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조작에 관련된 교원 모두를 엄벌해 다시는 그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교육청이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울러 우리는 교육과학기술부에 엄중히 요구한다. 이같은 조작이 비단 서울 소재 고교에서만 일어났으리라고 보지 않는다. 따라서 교과부 차원에서 전국 고교의 생활기록부를 전수조사해 그 가능성을 뿌리 뽑아야 한다. 아울러 학교생활기록부·성적 등의 조작에 연루된 교사는 형사 처벌해 교단에서 영원히 퇴출하게끔 엄정한 교육 행정을 펴야 한다. 이명박 정부마저도 대학입시 정책에 실패해, 그 피해가 온전히 국민에게 돌아가는 사태를 바라지 않기에 하는 요구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강남 인강 스타강사 3인의 교사들이 말하는 수능 대비법

    강남 인강 스타강사 3인의 교사들이 말하는 수능 대비법

    긴 설 연휴도 지나고 새해가 드디어 시작됐다. 올해 고3이 되는 학생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해 10개월 동안의 짧지 않은 수험 생활에 들어가야 한다. 겨우 학년이 하나 바뀐 것뿐인데도 모든 수험생들의 심정은 막막하기만 하다. 서울신문은 2월부터 수능시험을 치르는 11월까지 현직 교사와 입시전문 컨설턴트들로 구성된 전문가 칼럼단을 구성해 수능시험 준비부터 논술, 면접, 입학사정관제까지 수험 생활과 대학 입시의 모든 궁금증을 풀 수 있는 대입 가이드 기획을 게재할 예정이다. 먼저 강남구청 인터넷강의 스타 강사로 활약 중인 3인의 교사들이 말하는 ‘2012년 수능 영역별 학습 비법’을 준비했다. ■ 언어-기술문제 필수 ①수능 언어영역 문제는 새로운 유형이 없다고 할 정도로 이미 유형화·정형화되었다. 따라서 문제 유형별 접근이나 예상 가능한 지문 공략법보다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개념과 원리에 대한 철저한 학습과 어휘력 증강, 핵심어 파악 능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문학 선택지에 자주 나오는 공감각적 심상, 주관적 변용, 심리적 거리 등은 용어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야 하며, 이를 작품 속에서 발견해 낼 수 있는 능력도 같이 길러야 한다. ②언어 영역은 수학처럼 단계별로 공부하거나 단원이 나뉘어 있지 않다. 또 문제 특성상 수학이나 과학처럼 정확히 답을 찾기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른 영역에 없는 ‘가장 적절한 것은?’ 형식으로 문제가 출제되는 경우가 많다. 시중 문제집에는 주관적인 기준으로 낸 문제를 싣는 경우가 많은데, 마음이 급하다고 이런 부류의 문제만 풀다 보면 실제 수능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기보다는 주관적 기준으로 판단하기 쉽다. 가장 완벽한 문제집은 바로 기출문제. 고3이 되면 지난 3년간의 수능 기출문제는 필수적으로 풀고, 오답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③1등급의 경우 ‘현재 등급만 유지해야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만점을 목표로 공부하자. 이를 위해서는 실수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실전처럼 시간을 정해 놓고 문제를 푸는 연습과 고난도·신유형 문제의 집중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2등급은 논리적 추론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문학 문제 중 각 지문의 1번 문제(공통점이나 전반적 특징 묻기)의 선택지를 통해 이론과 개념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3등급은 비중이 큰 비문학에 집중해 고3 상반기까지 완성시켜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일반화시키는 나쁜 습관을 없애야 한다. 문학은 작가의 창작 의도를 이해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4등급 이하는 양보다 질. 무작정 푸는 문제 풀이를 지양하고 한 문제를 풀더라도 깊게 고민하고 창작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 틈틈이 모의고사를 한번에 풀 수 있을 정도의 지구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④논술은 고교 2학년 여름까지는 따로 학원에 다니지 않고 독서와 요약 중심으로 해도 충분하다. 비문학 지문을 열심히 읽고 사회탐구 공부를 평상시에 충실히 해 놓는다면 논술 공부의 반은 이미 완성한 셈이다. 최근 내신 시험도 서술형 평가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긴 문장으로 쓰는 서술형 평가 준비를 충실히 하면 논술 준비에도 도움이 된다. 주의할 점은 스스로 논술 시험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논술 전형은 내신이 좋거나 수능 2등급 두개를 최소한 확보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 따라서 먼저 이 기준을 충족하는지 점검해 보자. ⑤고전 문학에서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점은 한자가 많이 나온다는 것. 물론 어려운 한자는 주석이 나오지만 대부분은 주석이 따로 없기 때문에 신문에 자주 나오는 한자어 정도는 바로 해석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것이 좋다. 고3 학생을 오랫동안 살펴본 결과, 독서를 좋아하는 학생이 어려운 수능시험이 나왔을 때 시험을 잘 봤다. 신문 칼럼이나 양서를 중심으로 꾸준히 독서를 하자. 독서 기록은 학교생활기록부에도 참고할 수 있고 입학사정관도 주의 깊게 보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다. ●언어영역(김유동 세종고 국어 교사) ■ 수리- EBS연계 핵심 ①수리 가형은 현재 고2 학생이 배워 온 교과과정에 따라 출제된다. 이전의 수능은 수학Ⅰ, 수학Ⅱ에서 각각 12, 13문항씩 출제됐고,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 중 한 과목만 선택하면 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수학Ⅰ, 수학Ⅱ,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에서 각각 7~8문항씩 출제된다. 따라서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수학 과목을 빠뜨리지 말아야 하며, 한 부분이라도 놓칠 경우 수능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수리 나형은 수학Ⅰ, 미적분과 통계 기본에서 각각 15문항씩 출제된다.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미분과 적분이 포함된 수능을 치르는 셈이다. ②수리 나형을 보게 되는 인문계열 학생은 미적분 단원을 꼼꼼히 볼 필요가 있다. 이전에 가형에 출제되었던 미적분 문제의 난도가 높았기 때문에 이번 수능에서도 변별력을 높이는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 처음 배우는 만큼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정의에 충실하면서 그래프를 문제의 조건에 맞게 적절히 해석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가형은 수학Ⅰ, 수학Ⅱ,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라는 네개의 단원을 골고루 공부해야 하고 문제도 다양하게 풀어보는 전체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특히 기하와 벡터는 다른 과목에 비해 어려운 내용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③2월에는 학습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 목표 학과가 어디고, 10개월 동안 얼마만큼 학습량을 완성해 수능 때 최적의 상태를 만들 수 있을지 계획을 잡는 것이다. 또 올해 달라지는 수리영역 출제 범위와 선택과목 축소 등 새로운 변수도 꼭 검사하자. 3월부터는 본격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모의고사를 통해 현재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어떤 과목에 취약한지 점검하자. 6~8월까지는 본격적으로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이 어디이며, 내 성적과는 얼마나 편차가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올해 수능에서도 수리영역의 변별력 강화가 예상되는 만큼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필요가 있다. 9월에는 모의평가를 통해서 객관적인 점수 등급대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분화된 단원을 찾아 보완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11월에는 전체적인 학습 내용 점검과 더불어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듯 기존에 알던 내용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 ④수리영역만큼 내신과 수능 공부를 병행하기 쉬운 영역이 없다. 문제에 접근하고 해석하며, 정의와 원리를 적용하는 과정 속에서 논리적인 해석과 응용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내신이든 수능이든 고3이 돼서 따로 분리해 공부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자연계 논술시험은 교과서의 심화문제와 보충 설명을 꼼꼼히 살펴보되, 수학 관련 도서 및 인터넷을 활용하여 실전 감각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⑤EBS와 수능의 연계는 올해 입시의 핵심이다. 특히 지난해 수학의 난이도 조절 실패의 원인이 ‘응용 문제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기 때문에 올해는 직접적인 연계 문제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단, 수리영역의 특성상 숫자만 바뀌거나 그래프의 해석이 조금만 달라도 완전히 다른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무엇이 연계되었는지에 연연하지 말고 고르게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문계열은 새로 배우는 미적분에 대해 이전 기출문제를 활용하되, 자연계열에서 나온 문제도 적절하게 안배하면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리영역(이창용 청심국제고 수학 교사) ■ 외국어-기본어법 점검 ①올해 수능 외국어 영역의 난이도는 지난해 시험의 난이도에 대한 영향 때문에 다소 평이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고사장에서 학생들의 시험 체감 난이도는 출제자들이 의도한 것보다 다소 높은 경우가 많아서 큰 점수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②외국어는 기본적인 어법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 고교 과정에서는 교과서 단원별 어법에서 나오는 것을 점검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특히 가정법, 시제, 태에 관한 문제는 해마다 다른 형태로 출제되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꼼꼼히 분석해 문제를 응용하는 방식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독해는 EBS 교재를 십분 활용하되, 평소 다양한 글을 읽으면서 간단히 요약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③1~3월 적응기에는 고교 과정의 기본 어법에 대해 전반적인 개념 확인을 하자. 독해는 2개년도 기출문제 100문항을 직접 시간을 안배해 풀어보고, 오답노트도 만들어 놓자. 4~6월은 본격 도전기로 3월 모의고사에 대한 오답 정리를 한 뒤, 장기적으로 EBS 교재를 꾸준히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6월 모의고사의 경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50문항 가운데 자신이 가장 부족한 유형에 대해 다시 점검하자. 7~8월 방학 기간은 가장 힘들고 지칠 때다.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만큼 1학기 동안 정리한 오답 노트를 총정리하면서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틈틈이 가벼운 운동과 식단 조절로 건강 조절에도 신경 쓰자. 11월 마지막 수능까지는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을 총점검하는 기간이다. 특히 지난 6·9월 모의고사의 문항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두 시험이 다가올 수학시험의 청사진인 만큼 어려웠던 문항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최종 시험에 임하도록 하자. ④고3생이 따로 시간을 내어 다른 것을 공부한다는 건 큰 부담이다. 내신은 수업 시간을 100% 활용하지 못하면 자기 주도 학습이나 다른 시간을 더 빼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학교에서 내신을 출제하는 선생님들의 수업 및 수행평가를 주어진 시간 내에 최대한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수능에도 도움이 된다. ●외국어영역(허준석 부천고 영어 교사)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소통의 신묘년 여는 영수회담을 기대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설이 지난 뒤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설 연휴를 앞두고 어제 청와대에서 ‘대통령과의 대화, 2011 대한민국은’이라는 제목의 신년 방송 좌담회를 갖고 영수(領袖)회담을 할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영수회담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연초 시작하니까 한번 만나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신년 초에 영수회담을 하겠다고 한 것은 소통 강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좌담회 내용에 대해서는 대체로 평가절하했지만 영수회담에는 환영의 뜻을 보였다. 손학규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열린 자세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겠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2008년 9월 당시 정세균 대표와 영수회담을 했으나 그 뒤에는 제1야당 대표를 공식적으로 만나 국정현안을 논의한 적이 없다. 이렇게 된 데에는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 1차적으로는 야당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청와대가 잘못이지만, 민주당이 4대강 반대에 사실상 올인한 것도 최근 영수회담을 할 수 없게 만든 한 요인으로 꼽힌다. 영수회담은 국정현안을 논의하는 생산적인 자리가 돼야 한다. 단지 사진찍기용에 불과하다면, 회담 뒤에 앙금만 더 쌓인다면, 하지 않는 게 낫다. 회담이 유익하려면 대통령이 먼저 진정성을 갖고 야당 대표를 만나야 한다. 이 대통령은 좌담회에서 밝힌 개헌, 남북관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복지 등 국정현안에 대해 손 대표에게 솔직한 의견을 밝히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손 대표도 야당이라고 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다가는 역풍을 맞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남은 2년여 임기 동안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의 소통 강화는 물론 국민과의 소통에도 힘써야 한다. 기자회견을 피할 이유도 없다. 진솔하게 설명하면 된다. 국익에 관련된 민감한 것은 양해를 구하면 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개각을 하고 청와대 참모를 발탁하는 것도 국민과의 소통 강화에 매우 중요하다. 자리 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예스맨’은 멀리하고 충언을 하는 사람을 가까이해야 한다.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는 거슬리지만 행동에는 이롭다’(忠言逆耳利於行)는 말을 곱씹어 보기 바란다.
  • [사설] 소말리아 해적 국내 처벌 典範 세우자

    법원이 국내로 압송된 소말리아 해적 5명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공해상의 해적을 국내로 데려온 것도, 국내 법정에 세워 사법권을 행사하는 것도 처음이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해적을 국내법으로 처벌한 사례가 별로 없다. 그래서 한국이 아덴만 여명작전 때 체포한 해적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기소부터 재판 과정은 물론이고 그 이후까지 완벽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 이를 통해 국제 규범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범(典範)을 세워야 한다. 해적들은 어느 나라도 떠안기를 꺼려하는 골칫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렵게 생포해 놓고 훈방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그 대열에 낄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군은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선원 구출에 나서 테러에는 굴복도, 협상도 없다는 단호함을 대내외에 천명한 바 있다. 정부가 인접국에 인계해 처벌하려다가 여의치 않자 국내 압송으로 방향을 튼 것도 반드시 단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일벌백계하는 사법권 행사로 그 의지를 실천해야만 한국은 인질 석방 대가로 많은 돈을 지불하는, 속된 말로 ‘국제적인 봉’이 아님을 입증할 수 있다. 해적들에게 적용된 법 조항은 형법상의 해상 강도 살인미수 혐의와 선박위해법 위반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이다. 그들 가운데는 석해균 선장에게 보복 총질까지 하는 등 단순한 납치 강도, 살인 미수범이 아닌 흉악범도 섞여 있다. 수사당국은 범인을 반드시 가려내 엄하게 단죄해야 한다. 그를 포함해 5명 모두를 기소하기 전에 추가할 국내법 조항이 있는지도 면밀히 더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해적들을 국내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국제법적 근거는 유엔해양법 협약 등에 있다. 자칫 국민적 감정에 치우쳐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국제법적으로 논란을 사는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과잉 수사로 피의자 신분인 해적들의 인권을 침해해서도 안 될 것이다. 말레이시아 당국도 해적들을 자국으로 이송해 재판에 회부한다고 하니 국제사회는 응당 두 나라를 비교해 볼 것이다. 우리나라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국제적인 망신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사설] 지금이 축산농 도덕적 해이를 탓할 때인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축산농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한 것은 부적절하다. 그제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내뱉은 이 발언에 일부 참석자들은 맞장구쳤다고 하니 더욱 걱정스럽다. 이는 구제역 사태로 고통 받는 축산농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다. 나아가 정부 여당이 사태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씁쓸하다. 정부가 그들에게 도덕적 해이를 탓할 때가 아니다. 윤 장관의 발언이 왜 잘못됐는지부터 깨달아야 하는 게 먼저다. 윤 장관의 진단은 여러모로 잘못됐다. 첫째, “경찰이 도둑을 지키면 뭐하나. 집주인이 잡을 마음이 없는데.”라고 한 것은 책임 소재의 왜곡이다. 경찰의 소임을 집주인에게 전가하는 행태는 국가기관의 직무유기다. 둘째, 현실 보상을 원인으로 꼽은 것도 보상 주체가 누구인지를 간과한 언급이다. 보상액 삭감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다면, 그 책임은 100% 보상을 바라는 농민이 아니라 정부에 있다. 셋째, 보상비로 근본적인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는 말도 나라 금고를 관리하는 부처의 수장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3조원에 육박하는 보상금을 방지시스템 구축에 쓴다고 치자. 그렇다면 살처분도, 보상도 하지 말자는 얘기인가. 윤 장관은 몇몇 사례 등을 들어 도덕적 해이 현상을 지적했다. 정부가 100%까지 보상해 주니까 목돈을 노려 방역을 소홀히 하거나, 내팽개치는 일이 적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그 자체만을 부각시킨다면 본말이 전도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자식처럼 기르는 소·돼지들을 살리려고 발버둥치고, 그럼에도 결국 땅에 묻고 피눈물을 흘리는 선량한 농민들을 욕되게 하는 일이다. 구제역 주무 장관인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어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태 해결 후에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가 말했듯이 정부가 할 일은 책임 회피 아닌 수습이다. 뒤늦게 나마 사과의 뜻을 밝힌 윤 장관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농민들은 불면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우울한 설 연휴를 앞두고 있다. 최소한 그들에게 신속한 선(先)보상이 이뤄져야 하며, 단 한곳도 사각지대로 남아서는 안 된다.
  • 日프로야구 무대 ‘한국6인방’ 올시즌 포인트는?

    日프로야구 무대 ‘한국6인방’ 올시즌 포인트는?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뛰게 될 한국인 선수는 무려 6명이다. 센트럴리그의 임창용(야쿠르트)을 제외하면 김태균(지바 롯데), 박찬호-이승엽(오릭스), 이범호(소프트뱅크), 김병현(라쿠텐)은 모두 퍼시픽리그에 몰려 있다.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지만 새로운 무대에 도전을 한다는 점은 같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올해 반드시 부활해야 하는 선수, 한단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선수, 전직 메이저리거의 자존심을 지켜야할 선수, 그리고 팀의 핵심전력으로써 책임감을 가져야 할 선수로 나눌수 있다. 올해 퍼시픽리그는 팀간 전력 편차가 크지 않다. 그렇기에 빼어난 활약을 보이는 선수는 더욱 돋보이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비판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 반드시 부활해야 하는 선수- 이승엽 외국인 선수가 3년동안 부진했다면 해당리그에서 사라져야 정상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예상과는 달리 매우 좋은 조건(1억 5천만엔)으로 오릭스로 이적했다. 물론 오릭스가 처해 있는 상황이 이승엽을 영입하게 된 배경이지만 원론적인 것은 팀에 기여를 해줄것이란 기대때문이다. 오프시즌에 소프트뱅크로 이적한 알렉스 카브레라는 일본야구를 발 아래두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 선수다. 선수들의 몸값이 높아지려 하면 쓸만큼 써먹고 이적시키는 최근 몇년동안의 오릭스 전례를 감안하면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카브레라와는 경우가 다르다. 카브레라는 일본무대에서 부진했던 시즌이 거의 없었다. 이것은 어딜가나 팀의 주포로서 활약할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대로 3년동안 제몫을 못했던 이승엽의 올 시즌은 ‘반드시’ 란 명제가 뒤따른다. 올 시즌 이승엽의 부활은 선수 개인뿐만 아니라 카브레라의 대안으로서 비교대상이 될것이 자명하다. ◆ 메이저리거의 자존심을 보여줘야 할 선수- 박찬호, 김병현 선발 한자리를 꿰찰 것이 확실한 박찬호는 비록 환경은 다르지만 일본야구가 한수 아래다. 그리고 선수에게 엄청난 자산이라고도 할수 있는 경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뛰었다는게 마음에 걸린다. 선발과 불펜은 몸관리는 물론 컨디션을 유지하는 방법부터가 다르다. 박찬호가 이걸 경험으로 극복해 낼지는 시즌 후 처음 한두경기에서 얼만큼 빨리 일본야구, 그리고 선발 감각을 회복하느냐에 달렸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거의 자존심보다는 일본야구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고, 무엇보다 본연의 구위회복이 선결돼야 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라쿠텐의 전력을 감안할때 김병현이 당장 필요한건 사실이지만 몸 만들기가 늦어질 경우 선수본인은 물론 팀 역시 전력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다른 한국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동계합동훈련에서 많은 땀을 흘려야할 선수가 바로 김병현이다. ◆ 한단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선수- 김태균, 이범호 냉정히 봤을때 올 시즌 이범호는 소프트뱅크의 전력외 선수나 다름없다. 너무나 뛰어난 전력을 갖춘 소프트뱅크, 특히 오프시즌 기간에 영입한 대어급 선수들로 인해 팀은 더욱 탄탄해졌다. 지난해와는 다른 이범호를 바라지만 그가 비집고 들어갈만한 포지션이 없다. 올 시즌 김태균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던 지난해보다 한단계 더 올라서야 한다. 지난해 활화산과도 같았던 전반기의 맹타를 뒤로 하고 추락했던 후반기의 모습을 재현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결국 김태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체력이다. 체력은 집중력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김태균이 올 시즌 목표로 내건 30홈런-100타점이 성공하게 되면 한국야구를 바라보는 일본의 시선은 틀림없이 달라질 것이다. ◆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선수- 임창용 임창용이 야쿠르트와 계약한 3년간 총액 14억 5천만엔, 그리고 당장 올해 연봉으로 지급받는 4억엔(한화, 약 54억원)은 실로 대단한 금액이다. 마무리 투수로서 이와세 히토키(주니치. 4억 3천만엔)에 이은 2위. 마무리 투수들중 최고 연봉을 받는 이와세지만 이 자리까지 올라오는데는 12년이 걸렸다. 일본진출 4년차인 올 시즌 임창용의 어깨가 그래서 더욱 무겁다. 사실 마무리 투수에게 개인 타이틀은 큰 의미가 없다. 팀이 리드하는 경기가 많고 적음에 따라 달라지는게 세이브왕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결국 임창용이 팀에 기여하는 길은 자신이 등판하는 경기만큼은 모두 승리로 연결하는 것. 지난해 블론세이브가 없었던 임창용이라면 어려운 목표는 아니다. “타자가 친 홈런이 팀 승리와 연결되는건 아니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의 세이브는 곧 팀 승리를 의미한다.’ 사진=왼쪽부터 임창용,박찬호,김병현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신용카드 인터넷카페서 신청 마세요

    신용카드 인터넷카페서 신청 마세요

    금융감독원은 26일 신용카드 개인신용정보 보호를 위한 10계명을 제시했다. 개인신용정보 불법 유출로 인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우선 신용카드 발급을 도와준다며 개인신용정보를 요구하는 인터넷 카페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일부 카페 운영자가 신용카드 모집인과 연계해 정보를 무단 유출하거나 돈을 받고 파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길거리에서 발급을 신청받는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 홈페이지를 제외하고 인터넷을 통한 카드발급 신청은 금지되어 있다.”면서 “길거리에서 경품을 제공하며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행위도 불법”이라고 말했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컴퓨터에는 신용카드 해킹 프로그램 설치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영수증과 이용 명세서를 함부로 버리면 ‘제 발등 찍기’가 될 수 있다. 영수증에는 전체 카드번호의 일부만 가려지는 데 가려진 위치도 가맹점에 따라 달라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될 소지가 크다. 심지어 카드 유효기간도 찍히는 영수증이 있으니 안전하게 보관하거나 아예 확실하게 폐기하는 게 좋다. 명세서도 이사 즉시 바뀐 주소를 카드사에 알리지 않으면 이전 주소지로 발송될 수 있다. 해외에 나갈 일이 있다면 출입국 정보 활용 동의 서비스를 신청하는 게 신용카드 부정 사용을 막는 지름길이다. 귀국 뒤 해외에서 들어오는 승인 요청이 거부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금감원은 SMS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개인정보는 절대 타인에게 알려주지 말아야 하며, 안 쓰는 카드는 해지하라고 권유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구타 전경대’ 해체 일벌백계 계기 삼아야

    가혹 행위에 견디다 못해 소속 전경대원 6명이 한때 집단 이탈한 강원경찰청 307전경대가 해체된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구타 또는 가혹 행위가 구조적이고 고질적으로 이어져 온 부대는 해체한다.”면서 해체된 부대가 하던 일은 해당 지방청이나 경찰서 직원들에게 시키겠다고 그제 밝혔다. 아울러 이번에 가혹 행위를 고발한 6명은 물론이고 앞으로 나올 고발자들도 원하는 근무지에 발령을 내고 포상휴가를 주는 등으로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전경부대 해체와 고발자 우대라는 최후 수단을 쓰기로 한 경찰의 고충을 이해하며 이를 계기로 전·의경 선·후임 사이에서 벌어져 온 비인간적 행위가 뿌리 뽑히기를 기대한다. 전경부대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가혹 행위가 끊임없이 벌어졌다는 건 오랜 세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구타를 비롯해 인격모독적인 언행, 성추행 등 갖가지 행태가 ‘기강 확립’이라는 핑계 아래 자행된 것이다. 그 때문에 자살로 삶을 마감하거나 끝내 탈영을 택한 전·의경이 속출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07년부터 2010년 8월까지 발생한 전·의경 구타는 297건, 복무 이탈은 202건이었으며 자살자는 18명이나 됐다. 밝혀진 게 이 정도이니 실제 전경부대에서 벌어지는 가혹 행위는 어느 정도일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전경도 군인과 마찬가지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고자 입대한 젊은이들이다. 게다가 군에서는 가혹 행위를 근절하고자 꾸준히 노력한 결과 이제는 구조적인 악습이 거의 사라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도 전경부대에서 이같은 가혹 행위가 이어져 온 까닭은, 조현오 청장이 지적했듯이 지휘관·관리요원이 대원 관리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부대 해체’라는 극약 처방이 지닌 의미를 명심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기를 당부한다.
  • “아버지 가르침 ‘말조심’ 마음속에 품고 살아”

    “아버지 가르침 ‘말조심’ 마음속에 품고 살아”

    기업은행(IBK)의 최초 여성 부행장이 된 권선주(55) 사업본부장은 은행가 집안 출신이다. 부친 권범노(83)씨가 은행 지점장 출신이고, 5남매 가운데 언니와 여동생이 은행에서 근무했다. “은행원은 여성으로서 할 만한 직업”이라는 부친의 권고 덕이다. 언니와 여동생은 결혼과 동시에 은행을 그만뒀지만, 그는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입행한 지 33년 만에 부행장에 올랐다. ●은행가 집안… 33년만에 부행장 올라 부행장이 되기까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동기 55명 가운데 4명뿐인 여행원으로 입행한 권 본부장에게는 남자 직원에게는 당연한 여신·외환 업무를 할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권 본부장은 21일 인터뷰에서 “입사 당시 여성은 예금 업무만 주로 했다.”면서 “정기 인사를 앞두고 금융연수원 연수와 관련 자격증 공부 등을 마친 뒤 준비가 됐으니 맡겨 달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기업은행 최초 여성 부행장이 되기까지 프로의식이 작용한 것이다. 입행 후 20여년 만에 지점장이 될 때부터 중부지역본부장이 될 때까지 은행내 ‘첫 여성’의 타이틀 기록을 갱신해 왔다. 대기업 임원 출신으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남편은 권 본부장의 가장 큰 우군이다. 권 본부장은 “당시만 해도 여성들은 보통 결혼하면서 직장을 그만뒀는데, 남편은 평생 은행에 다니겠다는 꿈을 지원해 줬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권 본부장이 평생 마음속에 품었다는 부친의 가르침은 ‘말조심’이라는 한마디로 압축된다. 은행원의 말 한마디가 대출이나 예금을 하는 고객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는 조언이었다. 권 본부장은 “고객들에게 틀린 정보를 주지 않고 말을 조심하려면,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철저하게 준비하는 자세 지녀야” 그는 고객의 말을 흘려들어서 금융사고를 내고 은행을 떠나는 후배가 생기면, 그렇게 안타까울 수 없다고 한다. 권 본부장은 “지금은 여성 후배들이 많아져 전체의 47%를 차지한다.”면서 “남의 말을 귀담아 듣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한다면 제2, 제3의 여성 부행장이 배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을 더 열심히 해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그에게 주량을 묻자 “동료·후배들과 마실 때 먼저 흐트러진 적이 없다.”고 웃어넘겼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랑한다면 게으른 부모 돼라

    사랑한다면 게으른 부모 돼라

    성공한 중국계 미국 여성의 전형으로 꼽히는 에이미 추아 미국 예일대 법대 교수가 최근 출간한 자전적 에세이 ‘호랑이 엄마의 군가’(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가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정반대 주장을 담은 책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영국 잡지 ‘게으름뱅이’(The Idler)의 창간인이자 ‘게으른 부모들의 대변인’으로 유명한 톰 호지킨슨이 쓴 ‘즐거운 양육혁명’(문은실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이다. 추아 교수는 동·서양 교육법 논란으로 확산된 언론 기고문(전문 참조 www.seoul.co.kr)에서 아이 교육에 성공하고 싶으면 호랑이 엄마가 되라고 주장한다. 반면 호지킨슨은 게으른 엄마가 되라고 조언한다. 책의 원제도 ‘게으른 부모’(The Idle Parent)다. 무한 과잉보호의 덫에 걸린 부모들과 소비문화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자연성이 거세된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쯤 되면 벌써 곳곳에서 항변이 터져나올 법하다. “야야, 공주님 왕자님 같은 아이들이 투정 부리면 안 받아줄 방법이 있나? 원하는 것 못 사주고, 요구 못 들어주는 내가 문제지.” 아니면, “그렇게 아이들 방치해 키우다가 나중에 우리 아이만 뒤처지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건데?”라고 핀잔할 수 있다. 좀 더 신랄한 반박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이면 영어, 수학, 논술 등 특수목적고 입시를 준비할 때지. 뭐, 그것도 많이 늦은 거지만…. 특목고 아니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가기 어려운 것 몰라?” 하지만 호지킨슨은 보모에게든, 방과 후 학원에든, 과외 선생에게든, 아이 교육을 남에게 맡기는 부모야말로 책임감이 없는 부모라고 일갈한다. 게으른 부모야말로 역설적으로 책임감 있는 부모, 이웃과 어울릴 줄 아는 사교적인 부모, 소비문화에 아이가 노출되는 것을 막는 알뜰한 부모이며 생활 주변의 모든 물건을 장난감화할 수 있는 창의적인 부모라고 정의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행복한 아이로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 일에, 야근에, 술자리에, 잔뜩 녹초가 돼서도 의무감으로 아이와 놀아주거나 혹은 못 놀아준 보상으로 장난감과 게임기 등을 안겨주기 바쁜 한국의 모든 부모들에게 게으름을 부리라고 선동하는, 참으로 ‘불온한’ 책이다. 머리로는 동의도 된다. 하지만 선뜻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아이 교육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라는 말은 우스갯소리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서글픈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돈의 가치가 최우선시되는 시대, 무한 경쟁의 시대, 불확실성의 시대에 자신의 아이들을 경쟁의 승리자로 만들어주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거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있는 부모의 ‘숭고한 뜻’을 마냥 폄하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인 질문 앞에서는 말문이 닫힐 수밖에 없다. 설령 뜻대로 아이를 명문 대학에 입학시켰다고 치자. 그리고 그럴싸한 직장에 들어가게 됐다고 치자. 진정 아이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행복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된 걸까. 과연 부모의 노고와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살까. 공치사 들으려 한 일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책은 부모와 아이 모두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삶이라고 역설한다. 호지킨슨은 17세기 존 로크와 18세기 장 자크 루소의 교육관을 현재적 의미로 되살려놓았다. 로크의 ‘교육에 관한 몇 가지 생각’, 루소의 ‘에밀’은 호지킨슨을 통해 지면을 박차고 시대를 뛰어넘어 구체적인 아이 교육의 지침, 부모 삶의 지침으로 몸을 바꿨다. 아이 교육의 실천 지침을 밝히거나 철학적 계몽을 꾀하지도 않는다. 그저 게으른 부모가 있는 환경에서 행복한 아이가 나올 수 있음을 다양한 실례를 통해 ‘혁명적’이거나 ‘이상적’으로 보여준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뜨끔해지거나 무릎을 치게 된다. 그렇다고 주눅 들 이유는 없다. 호지킨슨 역시 아이들에게 밥 먹으라고, 장난감 정리하라고 호통쳤던 기억,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들 때문에 부글부글 끓어올랐던 자신의 시행착오, 실패담을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가치를 배우고 체계화했다는 점을 빼면 보통 부모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책 앞머리에 나오는 ‘게으른 부모의 강령’ 스무 가지는 책의 내용을 요약해주며, 아이들을 기르는 데 명심해야 할 가치를 단순하지만 명쾌하게 상기시켜 준다. 게으른 양육을 통해 얻는 크나큰 장점 중 하나로는 ‘부모의 내면에서 분노가 폭발하는 것을 막아준다는 점’을 꼽았다. 그리고 또 하나. 부부 간 다툼의 뇌관 하나를 미리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루소는 “아이를 비참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길은 아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게 해 주면 된다.”고 했고, 로크는 “값비싼 장난감보다 자갈 하나, 종이 한 장, 열쇠 꾸러미에 어린아이들이 즐거워할 수 있다.”고 했다. 당신은 실천할 수 있는가. 1만 3000원. 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일러스트 길종만기자 kjman@seoul$co$kr
  • [사설] 냉엄한 실리외교 일깨운 미·중 정상회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이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어제 끝났다. 양국 정상은 워싱턴에서 웃음을 머금고 손을 맞잡았다. 하지만 공식회담에 들어가서는 자국의 실리를 철저하게 추구하면서 상대의 약점까지 파고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지도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후 주석은 이를 외면하면서 상호 존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미·중 정상회담은 냉엄한 실리외교가 무엇인지 일깨워 주었다. 미·중 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정치적 타협에 그쳤다. 공동성명은 “북한의 추가 도발은 없어야 한다. 건설적인 남북대화는 필수다.”면서 ‘선(先)남북대화, 후(後)6자회담’ 재개를 강조했다. 남북이 직접대화를 통해 6자회담 재개 분위기를 만들고 길을 닦으라는 원론적인 메시지를 던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와 협상의 프로세스로 돌아가자는 방향만 제시한 것이다.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우리 국민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미·중 정상은 한반도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할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외교적 이해 절충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도 예사롭지 않다. 다음 주중 남북에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남과 북을 대화의 장으로 떼밀 것으로 보인다. 남북대화를 주문하고도 진전이 없을 경우에는 자신들이 설정한 로드맵에 따라 움직일 수도 있다. 한반도 문제 해법에 우리가 소외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해법을 찾기 위해 북한과 직접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이 직접 나서야 할 단계로 접어들었다. 미국과 중국에 한반도 문제는 우선순위가 아니고 차순위일 뿐이란 게 다시 한번 확인됐기 때문이다. 남북이 대화 제스처만 주고 받을 때는 아닌 것 같다. 원칙을 지키면서 대화를 성사시키려 해야 한다. 떼밀려서 대화를 하는 척하다가는 한반도 논의의 주도권이 당사자들의 손을 떠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외교당국은 뜨거워질 한반도 주변 외교전에 긴장하고 임해야 한다. 미·중 공동성명 문안 자체보다도 양국이 테이블 밑에서 주고 받은 진짜 얘기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 [사설] 한나라당 개헌론 끝장토론으로 결론내라

    한나라당이 오는 24일이나 25일 개헌 의원총회를 열기로 어제 결정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안상수 대표·김무성 원내대표 등 친이계 핵심이 주도한다. 의원총회에서 ‘선 개헌특위 구성, 후 개헌방향 결정’이라는 틀로 개헌 논의를 진행하자는 제안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지금은 구제역 파동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자고 나면 물가가 뛰고, 수많은 전세 난민이 고통받고 있다. 국민 시름이 깊어 개헌 논쟁이 한가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개헌론은 어차피 한번은 정리해야 한다. 이번 개헌 의총에서 끝장토론으로 개헌론을 결론내기 바란다. 한나라당 개헌 추진 주체들은 개헌 의총을 통해 당내 개헌 추진기구와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하는 등 개헌드라이브를 걸어 나가겠다고 자신한다. 개헌 의총만 열리면 개헌론은 물꼬가 터질 것으로 기대한다. 민생을 살피면서 개헌 논의는 개헌특위에서 해 가면 된다는 것이다. 반면 의총에서 개헌 추진이 소수의견임이 확인돼 곧바로 소멸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정두언·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나 친박계는 개헌 의총을 방관한다는 입장이다. 다음 주면 상당수 의원들이 외유나 설연휴 지역구 활동에 들어가 의총 열기가 약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개헌은 당내 공감대 획득은 기본이고, 국민공감 형성이 필수다. 개헌 추진 주체는 의총이 열릴 때까지 박근혜 전 대표나 개헌론 반대 친이 의원들을 설득하라. 민주당과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의총에서 끝장토론을 벌여 나온 결과에는 개헌 주체나 반대세력 모두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 개헌 추진으로 결론나면 당력을 집결해 추진하라. 당내 공감을 얻지 못하면 깨끗이 접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산적한 민생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나라와 대통령을 돕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개헌론 현실은 친이계 일부 의원도 냉담할 만큼 녹록지 않다. 게다가 친이계 일각에서 개헌론 제기에 대해 ‘내부 결속용’이라는 말이 있다. 박 전 대표의 독주에 친이계 의원들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개헌론을 꺼내들었다는 얘기다. 지극히 위험한 발상임을 지적해 둔다.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지금은 국내·외 정세가 한가롭지 않다. 그래서 개헌 의총에 대한 기대도 있다. 의총에서 개헌론의 운명이 확실하게 정리될 것이기 때문이다. 소모적 개헌논쟁만큼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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