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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일본 극우의 발목을 묶어라/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 극우의 발목을 묶어라/이종락 도쿄특파원

    2011년 9월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전북과 세레소 오사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때 전북 응원석에 ‘일본의 대지진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종이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를 발견한 세레소 오사카 측의 항의로 플래카드는 바로 제거됐지만 이 사진이 일본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일본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한 일본 주재 한국 대사관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문화관광부를 통해 전북 구단에 사과성명 발표와 축구팬에 대한 제재 조치를 요구했다. 전북 구단은 곧바로 오사카 구단에 유감을 표했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문제의 플래카드를 제작·게시한 사람의 신원도 파악해 공개 사과하는 장면을 한·일 미디어를 통해 보도하게끔 조치했다. 한·일 간 외교문제가 될 뻔한 플래카드 사건의 여파는 이내 잦아들었다. 이번에는 일본 극우세력이 우리를 자극했다. 일본의 극우단체인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회’(이하 재특회) 간부가 지난달 24일 오사카에서 열린 ‘일·한 국교 단절 국민 대행진’ 시위에서 “한국인 여성을 강간하라”는 발언을 내뱉으며 시민들을 선동했다.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는 “아무리 극우단체라지만 그런 말을 했을까”라며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동영상을 직접 보고는 차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 우익 남성의 발언은 일본 누리꾼들에게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재특회를 비난하는 댓글도 쇄도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자국에 불리한 이 사건을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도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재특회가 공식사죄를 하거나 문제의 남성을 제명하는 최소한의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 두 가지 사안을 처리하는 모습만 보면 한국 정부와 국민의 수준이 일본보다 훨씬 높아 보인다. 재특회가 속한 ‘네트 우익’은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네트 우익’ 참가자 대부분이 일정한 직업이 없는 ‘프리타’(프리 아르바이터)이며, 부모에게 얹혀사는 ‘워킹 푸어’(working poor)라는 점을 들어 그들의 존재감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소멸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민족파를 자처하는 ‘전통 우익’ 등은 뚜렷한 조직도 없이 그때그때 이슈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네트 우익’을 ‘거품 우익’이라고 조롱한다. 하지만 ‘네트 우익’의 주장이 ‘건전한 내셔널리즘’의 틀을 일탈해 극단적인 민족 차별주의로 변질되고 있는 현상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극우 세력의 행동을 철없는 짓으로만 보고 무시하기에는 이들의 일탈 행위가 이미 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번 오사카 집회에서의 발언에 대해서도 재특회와 당사자의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여성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서도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앞으로 극우 세력의 과격 행동과 발언에 대해 외교문제로 삼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사법 당국이 재특회에 대한 법적 제재를 강화하게끔 일본 정부를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일본 극우세력의 발목을 묶을 수 있다. 부임을 앞두고 있는 이병기 신임 주일본대사가 특히 명심해야 할 점이다. jrlee@seoul.co.kr
  • 정용진도 법정최고 벌금형… “반복땐 징역”

    정용진도 법정최고 벌금형… “반복땐 징역”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의 가능성도 검토했으나 유사 사건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가혹하다고 판단해 벌금형에 처한다. 재벌 총수에게 벌금 1500만원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범행을 반복하면 집행유예나 징역에 처할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 국회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불출석한 혐의로 기소된 정용진(45)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가장 무거운 벌금형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소병석 판사는 18일 정 부회장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결심공판에서 약식명령 청구 때와 같은 벌금 700만원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했다. 현행법은 국정감사 등 불출석에 대한 벌금의 상한선을 1000만원으로 정하고 있으나 정 부회장은 청문회에 3차례 나오지 않아 경합범 가중의 최고액인 1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소 판사는 “피고인은 신세계그룹의 실질적 총수로서 의원들의 질의에 성실하게 답할 의무가 있다. 국정감사와 청문회 업무에 지장을 초래해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징역형 선고의 가능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국회의 출석 요구가 있을 경우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선고 결과를 받아들이고 항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 부회장은 그러나 이마트 직원 사찰 및 노조 탄압 혐의로 서울고용노동청의 수사도 받고 있어 조만간 소환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서울고용청은 신세계 그룹 관계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며 관련 자료를 수집, 혐의를 상당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고용청 관계자는 이날 “신세계 측의 혐의가 확실해지고 조사를 마무리할 단계가 되면 이달 중이라도 정 부회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野 “국회 입법권 침해” 반발

    야권은 16일 국회 정무위에서 논의 중인 경제민주화 법안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대통령 선거) 공약이 아닌 것도 포함돼 있는데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지난 12일 당 지도부와 박 대통령의 만찬 뒤 “야당성이 의심된다”는 안팎의 지적을 의식한 듯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기다렸다는 듯 ‘국회에 대한 경고’, ‘박 대통령의 일방통행, 불통 이미지’라고 융단폭격하며 야당성 부각에 주력했다.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약에 없는 내용이라고 했는데 대통령이 공약한 사항만 국회가 입법화해야 하냐”면서 “민주당은 국회에 존재하지 않나. 국민의 뜻이 어딨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정성호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원칙은 일관성이고 신뢰는 약속의 이행이다. 박 대통령의 말 바꾸기는 경제주체 간 신뢰를 무너뜨리고, 경제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저하시킬 것”이라며 “국회 논의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지나친 지시나 유도, 관여 행태는 국회의 입법권을 심대하고도 지속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공청회를 거치는 등 의견 수렴을 통해 마련된 입법 내용에 대해 간섭해서는 안 된다. 삼권분립의 원칙을 무시한 발언은 대통령의 월권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본인 공약 내용을 입법하고 싶다면 국회에 가이드라인성 발언을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정부 입법의 법안을 제출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고 비판했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민병두 의원 등도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공약을 폐기하는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통합진보당도 거들었다. 홍성규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누구보다 경제민주화를 잘하겠다고 해서 뽑아 준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국민들은 당혹스럽고 분노스럽다”면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취해야 할 조치는 급제동이 아니라 시동부터 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사설] 윤 해수부 장관 후보자 거취 시간 끌 일 아니다

    ‘해양수산호’가 선장도 없이 망망대해를 떠돌고 있다. 해양강국의 염원 속에 5년 만에 부활한 해양수산부가 닻을 올리기도 전에 이렇게 비트적거리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윤진숙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이 지난 2월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발표됐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그가 지방대와 여성이란 벽을 뚫고 직장생활을 하며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해양환경 전문가 정도로만 여겼다. 결정적인 도덕적 흠결이 없으니 인사청문회를 너끈히 통과하고 장관직도 무난히 수행하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는 결코 모래 속에서 찾아낸 진주가 아님이 여실히 드러났다. 부처 핵심 현안은 물론 기초적 현황마저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여당에서조차 스스로 물러나 줬으면 하고 바라는 지경에 이르렀다. 발목 잡기가 아니라 손목을 잡아주려 해도 기본적으로 자질이 안 되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한탄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해수부가 어떤 곳인가. 국토해양부로 간 해운·항만 분야와 농림수산식품부로 간 수산 분야를 합쳐 1만 3000여명의 공무원을 거느리고 1년 4조원 규모의 예산을 움직이는 슈퍼 부서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지적하듯 윤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된다 하더라도 이런 거대 조직을 과연 제대로 장악할 수 있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형적인 발탁인사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안타까움 또한 크다. 하지만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문제의 답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이를 애써 외면하는 것은 국민에게 이중으로 실망을 안겨주는 것이다. 윤 후보자는 두 차례나 장관 내정을 고사했다고 한다. 다시 한번 자인소(自引疏)를 내는 심정으로 허물을 인정하고 몸을 감춰주기 바란다. 청와대도 이쯤 됐으면 임명을 철회하는 게 옳다. 지금 와서 새 인물을 찾기엔 너무 시간이 걸리니 일단 장관직을 맡겨놓고 진짜 능력을 보자고 하지만, 부실 출범은 지각 출범보다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아무리 미관말직이라도 공직은 엄중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 해양강국의 비전에 부응할 만한 자질이 부족한 이를 굳이 장관직에 앉힐 이유는 없다. 시간을 끌수록 민심은 멀어진다. 윤진숙 카드는 거둬들이고 역량 있는 새 인물을 골라야 한다.
  • [사설] 국제규범 지켜 ‘불법 조업국’ 낙인 벗어나야

    한국이 원양어선 불법조업국가로 지정돼 국제 망신을 샀다. 원양어선들이 남극해와 아프리카에서 불법조업을 일삼다 미국 상무부에 의해 불량조업국으로 지정돼 대책을 마련하라는 강력한 경고를 받은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엊그제 국회에 보고함으로써 밝혀졌다. 가나, 탄자니아, 에콰도르 등 저개발국들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니 세계 3위의 원양강국인 우리로선 창피한 일이다. 이래서야 우리가 어떻게 중국 어선들의 서해 불법 조업을 떳떳이 단속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나타난 우리나라 20개 원양업체, 34개 선박의 불법 어업 행태는 바다의 무법자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인성실업의 인성7호는 2011년 남극해에서 세계적 보호어종인 ‘파타고니아 이빨고기’(메로)를 어획 제한량의 4배가량 초과 남획한 사실이 적발됐지만, 불법조업 선박으론 지정되지 않았다.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협약(CCAMLR)에 따르면 불법조업에 대한 제재는 만장일치로 이루어지는데 우리나라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서부 아프리카 해역에서는 어업권을 위조하거나 연근해에서 현지 어민들이 사용하는 카누로 조업하는 등 여러 가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동원산업의 참치어선 프리미어호는 라이베리아 수역에서 위조 영업허가권으로 불법 어업을 하다 적발됐으며, 우리 정부에는 문제없다는 위조공문을 보내 무마하려 했다. 그린피스는 이 지역의 수산물은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 주민들의 주요 식량 자원이라며 불법조업은 식량 안보와 연안 마을주민들의 삶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원양어선의 불법조업 근절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원양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불법어업에 대한 과태료를 무겁게 물리는 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또 원양어선에 위치추적장치를 설치하는 등 원거리에서도 점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원양업계도 법망을 피해가며 조업해도 괜찮다는 개발시대의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계 각국이 해양자원과 생태계 보전을 위해 서로 힘을 모으고 있는 마당에 국제규범을 어기며 조업하다간 국제사회의 외톨이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사설] ‘프로포폴 데이’까지 치달은 막장 의료윤리

    엊그제 검찰이 발표한 의사들과 유흥업주들의 프로포폴 불법투약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프로포폴 오·남용 행위 및 중독이 위험수위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일부 의사들은 병원 문을 닫고 수면유도제인 ‘프로포폴’ 주사를 1박 2일간 놓아 주는 ‘프로포폴 데이’를 운영하는가 하면 유흥업소 업주들은 여종업원들을 프로포폴 중독자로 만들어 돈을 갈취하는 등 막장 행태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문모 원장 등 병원장 3명이 구속기소되고 유흥업주 및 종업원, 의사, 간호조무사 등 16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두 가지 측면에서 충격적이다. 첫째, 의사들의 윤리의식이 땅에 떨어졌다는 점이다. 구속된 3명의 의사들은 의료가 아닌 미용 시술 등의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유흥업소 종업원들에게 205~360회 투약해 수억원을 챙겼다. 몇 천원대인 프로포폴 10㎖를 10만원씩 비싸게 받고 차명계좌로도 돈을 받아 챙겼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프로포폴은 치료용 등 지정된 목적으로 써야 하는데 이들은 돈에 눈이 멀어 의사들의 직업윤리를 헌신짝처럼 내던졌다. 둘째, 프로포폴 중독이 일부 연예인들에서 강남 유흥업소 종업원 등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소 종업원들은 2000여만원인 한 달 수입의 대부분을 프로포폴 투약에 썼으며, 일부는 이마저도 모자라 수천만원 또는 수억원의 빚을 지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한 유흥업소 대표는 프로포폴 중독자를 병원에 소개해 주다 아예 병원을 인수해 의사에게 월 1000만원을 주고 업소 종업원들을 상대로 영업을 해왔다. 프로포폴은 인체 축적이 안 되는 등 부작용이 적어 세계적으로 마취제로 널리 쓰이고 있으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렇게 된 것은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프로포폴 관련 사망자가 44명에 이를 정도로 프로포폴이 오·남용되거나 부실하게 관리됐기 때문이다. 우선 의사들부터 프로포폴을 지정된 용도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스스로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한다. 의료윤리를 회복하지 못하면 규제를 받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당국도 병원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 “행복기금에 고객 뺏길라” 개인회생 호객하는 로펌

    “행복기금에 고객 뺏길라” 개인회생 호객하는 로펌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 신청 개시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법무법인(로펌)들이 지나친 개인회생 호객행위에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상당수가 “행복기금 접수가 시작되면 개인회생 판정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며 채무자들에게 개인회생 신청을 부추기고 있다. 개인회생·파산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H법률사무소는 7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인회생은 행복기금보다 강력한 구제제도라는 것을 채무자들이 명심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띄웠다. 이어 “행복기금은 채무 감면율이 최고 50%지만 개인회생은 90%까지 면책받는다”면서 “행복기금은 6개월 이상 연체해야 하지만 개인회생은 3개월만 이자를 안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로펌은 잘못된 정보로 채무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행복기금 운영 기간에는 개인회생 판정을 받기 어려워진다’, ‘행복기금 신청에서 탈락하면 개인회생도 받지 못한다’ 등의 광고 문구다. J법률사무소는 “행복기금이 본격 시행되면 개인회생 허가 조건이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하루빨리 개인회생으로 채무의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선전했다. 한 로펌 변호사는 “개인회생 신청은 건당 120만원 이상의 수입을 얻는다”면서 “개인회생·파산·면책 전담 로펌들이 행복기금 접수가 시작되면 고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허위·과장 광고나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는 올 들어 2월까지 1만 68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3710명)에 비해 이미 23.0%가 증가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행복기금이 출범한 지난달부터 중소형 로펌을 중심으로 앞다퉈 개인회생과 행복기금을 비교, 상담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개인회생 신청 유도가 급증했다고 법조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현재 ‘1397 서민금융 콜센터’에는 행복기금 관련 문의가 하루 평균 6000~7000통씩 들어와 상담 인력을 늘려야 할 판이다. 개인회생은 연체 기간에 관계없이 담보채무는 10억원 이하, 무담보채무는 5억원 이하를 대상으로 원금의 90%까지 감면해 준다. 감면받고 남은 채무도 통상 5년간 갚으면 면책되며 사채까지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된다. 행복기금은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6개월 이상 연체한 1억원 이하 채무에 한정되는 데다 감면율이 최고 50%다. 남은 금액은 10년에 걸쳐 나눠 갚아야 하고 금융회사와 대부업체 채무만 조정받는다. 그러나 행복기금은 2년이 지나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지만 개인회생은 5년간 ‘관리 대상자’ 기록이 남아 각종 불이익을 받는다. 신청 절차도 개인회생이 더 복잡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개인회생의 경우 사채까지 면책 판정을 받는 것은 맞지만 이는 단순히 서류상 법적 효과를 의미할 뿐이지 불법 사채업자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받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로펌들이 돈벌이를 위해 개인회생의 좋은 점만 강조하고 불리한 점은 숨기며 채무자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北 “개성공단 폐쇄는 눈앞의 현실”… 인질구출 언급에 위협

    우리 측 근로자들의 개성공단 진입을 이틀째 차단한 북한은 4일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5만 4000여명의 전원 철수를 언급하면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과 보수언론이 못된 입질을 계속하면 개성공업지구에서 우리(북한) 근로자들을 철수시키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리 정부와 언론이 ‘개성공단 대규모 억류사태’, ‘인질구출 대책’ 등을 계속해서 언급한다면 북측 근로자마저 철수시키겠다는 것으로, 개성공단 폐쇄에 대비한 명분 쌓기용으로 풀이된다. 조평통은 “(남한이)지금처럼 개성공업지구를 동족 대결장으로 악용하는 조건에서 공업지구의 폐쇄는 당장 눈앞의 현실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개성공단에 대한 군사적 도발은 곧 자멸이다. 개성공단이 서울에서 불과 40㎞도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입조심하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날 우리 기업 몇 곳에 10일까지의 남측 귀환 계획서를 미리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말이 우리 측 인원의 전원 철수 요구처럼 와전돼 오전 한때 소동이 일기도 했다. 5일은 북한의 민속명절인 ‘청명절’로 휴일이고, 6일부터는 주말인 관계로 10일까지의 통행 계획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북한이 개성공단의 통행 전면 차단에 앞서 우리 측 귀환 인원수를 미리 가늠해보려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4일에는 전날보다 많은 220명의 우리 측 근로자들이 귀환했으며, 개성공단에는 608명이 체류 중이다. 장기 체류에 대비한 식자재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통일부는 북한에 식자재 반입을 요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납득하기 어려운 북한의 조치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분의 부자재와 식자재 공급이 중단되면 개성공단은 2~3일 내 조업이 중단되고 일주일 내 문을 닫는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대처하고 있다”고 했지만 해결방안을 찾지 못해 부심하는 분위기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여야 추경·부동산대책 처리 실기 말라

    우리 경제는 안보상황만큼이나 비상시국에 처해 있다. 진작부터 대대적인 양적 완화로 경기회복에 나선 미국과 일본을 따라잡으려면 우리의 경기 부양은 시급을 다툰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대통령선거와 정부 출범 과정을 겪느라 경기활성화 대책 마련에 상대적으로 뒤처진 측면이 컸다. 늦어진 만큼 부동산대책과 추경 편성에 그쳐서는 안 되고, 침체에서 벗어나 경제활력을 찾는 정책을 더욱 과감히 펼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정책 타이밍의 중요성은 빼놓을 수 없다. 한시라도 빨리 경기활성화 대책이 집행돼 온기가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야 하겠지만 정치권의 논의 과정을 지켜보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여당은 추경규모를 대략 18조~20조원으로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럼에도 추경의 용처를 놓고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12조원으로 추정되는 세수 부족분을 메우는 세입 추경에 무게를 두고 있고, 새누리당은 경기부양 쪽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지엽적인 논쟁으로 날 샐 일이 아니다. 재원 마련 방식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은 추경안이 순탄하게 처리되지 않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키운다. 정부와 여당은 증세에 따른 경기 위축 부작용이 염려된다며 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 편성을 선호한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국채는 미래의 빚이기 때문에 국채 발행보다는 증세를 하자고 맞서고 있다. 재정건전성은 정부가 정책의 우선을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가 80%를 넘지만 우리는 34%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4·24 재·보선을 앞두고 있어 여야가 소모적인 정쟁에 몰입할 소지가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 추경안 처리 시한을 놓칠지도 모를 일이다. 부동산대책 가운데 절반가량은 소득세법, 지방세특례법, 조세특례제한법 등이 국회에서 개정되지 않으면 시행될 수 없다. 이런 대책들이 국회 심의과정에서 왜곡·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실거래가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한 양도세 면제대상은 서울 강남만 대상으로 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점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여야 간 충분히 협의해 합리적으로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본다. 정치가 안정될 때 비로소 경제발전이 가능하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정치권이 이를 왜곡시키거나 처리를 지연시키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여야는 추경안과 부동산대책을 제때에 처리해 주기 바란다. 여야 6인협의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자칫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윤 해수부장관 후보자, 정책숙지 제대로 해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엊그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미숙한 태도를 보여 국무위원 자질이 있는지 의심을 갖게 했다. 의원들의 현안에 대한 질의에 대해 잘 모른다거나 웃음으로 얼버무리는 등 실망스러운 태도를 보인 것이다. 윤 후보자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유이’(有二)한 여성 각료이자, 부활한 해수부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그에 대해 제기되는 자질부족론은 여러 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 새 정부는 크고 작은 인사사고를 겪어 더 이상 ‘인사표류’를 용납할 분위기는 아니다. 윤 후보자가 장관직을 잘 수행하려면 각오와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 윤 후보자는 장관으로 지명된 지 40일이 지나 청문회를 가져 청문회 준비에 결코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청문회에서 기대 이하의 태도를 보여 야당은 물론 여당의원들까지 고개를 가로젓게 했다. 그는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이 우리나라 항만이 몇 개 권역이냐고 묻자 웃으면서 모르겠다고 답했다가 “뭐하러 여기 왔느냐”, “적당히 웃으며 넘어갈 자리가 아니다”는 질책을 들었다. 또 엉뚱한 얘기를 횡설수설 늘어놓다 장관으로서 기본소양이 안 됐다, 어민들의 걱정이 태산 같다는 우려를 샀다. 물론 장관 후보자라고 해서 관련 업무를 속속들이 알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인 업무에 대해서도 숙지가 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그는 해양업무에 문외한이 아니고 해양수산개발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아닌가. 그의 청문회 준비 미숙이 해수부와 손발이 맞지 않아서인지,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 한번 점검해 봐야 할 대목이다. 해수부는 해운, 항만, 수산업 등 본연의 업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부처와 손발을 잘 맞춰야 한다. 윤 후보자가 하루빨리 업무를 익히고 공무원들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야 해수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후보자에겐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에서 입법부를 설득할 역량도 필수다. 또 후보자는 자신에게 많은 여성들의 기대가 걸려 있음을 새겨야 한다. 장관직을 원활히 수행해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의 길을 넓혀줘야 할 책무도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 천안함 3주기 날… 北, 최고 전투태세 도발

    천안함 3주기 날… 北, 최고 전투태세 도발

    북한이 26일 전략미사일 군 부대와 장거리 포병 부대를 포함한 모든 야전 포병군을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시키겠다고 선포하고 “우리 군대의 초강경 의지를 물리적 행동으로 보여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1호 전투근무태세’를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국방부는 최고 수준의 전투준비태세를 발효한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전면전 및 국지도발 시 가장 먼저 장거리 공격을 펼 수 있는 미사일 군부대와 장사정포 공격부대를 지목해 지침을 내리고 공격 대상도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을 비롯한 태평양 미군기지와 남한’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전시상황을 연출하면서 이날이 천안함 사건 3주기인 점을 이용해 긴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은 최고사령부 성명을 통해 “나라의 자주권과 최고 존엄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단호한 대응 의지를 실제적인 군사적 행동으로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첫 순간 타격에 모든 것이 날아가고 씨도 없이 재가루로 불타버리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 외무성 성명에서 미국과 남한의 도발 책동으로 조선반도(한반도)에 일촉즉발의 핵전쟁 상황이 조성됐다는 것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개 통고한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즉각 대비태세에 들어갔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적의 도발 시 강력하고도 단호하게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군 최고사령부가 이런 내용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어서 국가안보실에서 의도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아직까지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쪼개진 ICT 부처 칸막이 없애 극복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타결됐다. 법안이 제출된 지 51일 만이며, 이로써 박근혜 정부도 출범 25일 만에야 정상 가동하게 됐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협상 과정에서 미래창조과학부의 원안이 많이 훼손돼 새 정부의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도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 정보통신기술(ICT)진흥 기능을 이렇게 쪼개려고 요란을 떨었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이날 KBS 등 지상파방송의 허가·재허가권을 방송통신위에 그대로 두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사업변경 허가권은 미래부에 주되 방통위의 사전동의를 받는 데 최종 합의했다. 애초 새누리당은 방송정책의 일부 규제 부문을 방통위에 두고 진흥 부문만 미래부로 옮기는 안을 갖고 민주당과 협상에 나섰다. 협상은 민주당이 인터넷방송(IPTV), SO 등 뉴미디어를 독임제 장관 아래에 두면 방송의 공정성이 훼손된다며 제동을 걸면서 꼬여 버렸다. 이후 수정안을 놓고 테이블에 앉았지만 협상을 할수록 기능은 찢어져 누더기가 됐다. 주파수정책 등 다른 ICT 기능도 미래부와 방통위, 총리실 등에 분산배치돼 번지수도 찾기 힘들게 됐다. 문제는 누더기가 된 ICT정책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다. 방송의 규제와 진흥은 전문가도 구분하기 애매한 부분이 많아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올 수 있다. 합의제 기관인 방통위의 정책결정 과정에 정치적 이해 관계가 개입돼 미래부의 진흥정책 추진에 발목을 잡을 우려도 없지 않다. 우리는 이런 부작용을 지난 정부 5년간 뼈저리게 느껴왔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은 ‘정부 3.0’이다. 정부 3.0은 쌍방향 시대의 흐름에 맞춰 소통과 융합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융합콘텐츠를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뼈대다. 미래부와 방통위의 정책은 컨버전스, 즉 융합을 배제하면 그 존재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새 정부가 공룡부처란 지적을 받으면서도 방송통신정책을 미래부로 옮기고자 했던 것에는 이런 속내가 있었다. 여야는 정부조직법 처리 과정에서 공히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국민은 정치력 상실 현장을 똑똑히 보았다. 타결 뒤 “한판승했다”는 민주당의 생각은 이런 점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다. 이는 정치권이 방통위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정파적 기준을 들이대지 않아야 한다는 엄중한 요구이기도 하다. 미래부는 방송통신을 융합하는 정책으로 창조적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ICT 정책은 부처 칸막이를 없애는 소통 과정에서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고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 창조경제의 성공은 두 부처가 어떤 모습으로 융화되느냐에 달렸음을 명심해야 한다.
  • [사설] 북 도발적 행태 접고 주민 인권에 매진하라

    한·미 합동군사연습인 ‘키 리졸브’ 종료를 즈음해 북한이 긴장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훈련이 끝나던 그제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습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어제는 대남 선전·선동 웹사이트를 통해 대량살상무기(WMD)와 장사정포로 한반도를 3일 만에 점령하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아직은 심증뿐이지만 최근 사이버테러도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디 북한은 민족 구성원 모두를 불안케 하는 도발을 중지하기 바란다. 국내 주요 방송·금융기관의 전산망을 마비시킨 악성코드가 국내 컴퓨터에서 전파됐다는 민·관·군 합동대응팀의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북한 소행이라는 의구심을 떨치기는 어렵다. 사이버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왔는데도 북한은 일체 함구하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북한 소행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부추겨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대남 전략전술의 일환으로 보면 하등 새로운 것도 아니다. 북한 정보통신 인력들이 주로 중국에서, 중국 인터넷 전용회선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이버테러의 배후를 캐는 데는 중국 당국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할 것이다. 북한이 대남 도발을 일삼는 동안 굶주림에 견디다 못해 목숨을 걸고 국경선을 넘는 북한주민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북한군 병사 12명이 이달 초 중국 지린성 지안으로 탈북했다가 중국군에 붙잡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다고 한다. 몸무게 40㎏, 키 160㎝를 간신히 넘는 북한 병사들의 모습은 정상적인 군인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금은 옥수수와 알감자로 버티고 있으나 춘궁기가 시작되면 북한군의 이탈 현상이 확산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나마 북한에서 가장 잘 먹는다는 군인이 이 지경일진대 일반 주민들의 사정은 어떨지 짐작이 간다. 한마디로 북한 주민의 곤궁한 형편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핵무기 개발에 돈을 쏟아부은 결과 아닌가. 핵실험에 투입한 비용은 북한 주민이 8년 동안 먹을 옥수수 1940만t을 살 수 있는 비용이다. 나락에 떨어진 북한 주민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유엔 인권이사회가 처음으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를 구성한 의미는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북한은 핵보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도발적 언사로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는 신경전을 그만둬야 한다. 곧 전쟁이라도 치를 듯한 긴장감을 조성한다고 해서 북한 주민이나 군인의 이탈을 막을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진선미 의원, 국정원 불법 정치개입 의혹 내부문건 공개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18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대선 등 국내 정치에 불법적으로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국정원 내부 자료를 공개했다. 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 원장이 취임한 2009년 2월부터 올 1월 28일까지 국정원 내부 인트라넷에 올라간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자료 문건을 입수, 공개했다. 원 원장이 확대 부서장 회의에서 강조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지시사항은 ▲선거 국면에서의 인터넷 여론 대응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 ▲일부 종교단체·시민단체 견제 ▲정부 정책 홍보 등으로 나뉜다. 진 의원은 또 원 원장 재임 기간에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과 관련한 국정원 내부 회의가 5차례 열렸다고 주장했다. 문건에 따르면 원 원장은 2010년 7월 19일 “(국정원 대북)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원(국정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진 의원은 “2010년부터 인터넷에서 정부·여당에 유리하도록 여론을 조작하려고 대책을 세우고 활동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등 국정현안에 대한 대응도 지시했다. 2010년 당시 문건에는 “세종시 등 국정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보다 정공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 우리 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돼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비밀인 정보기관 수장의 발언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고 국가안보를 위한 정당한 지시와 활동을 ‘정치개입’으로 왜곡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다만 천안함 폭침·4대강 사업 등 주요 현안의 경우 북한이 선동지령을 내리면 간첩 및 종북세력이 대정부 투쟁에 나서고, 인터넷 등을 통해 허위주장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에 대해 국정원장으로서 적극 대처토록 지시한 것이라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朴, 비서관인선 불통” 다시 날 세운 野

    박근혜 대통령 취임날 하루 동안 정부 여당에 대한 공세를 이례적으로 자제했던 민주통합당이 26일 청와대 비서관 인선 과정의 불통(不通)과 비공개 행태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주로 윤창중, 김행 청와대 대변인 임명을 도마 위에 올렸다.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두 대변인 임명에 대해 “박 대통령이 국민과 동떨어진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면서 “윤, 김 대변인은 맹목적인 충성과 극단적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결국 대통령과 국민을 멀어지게 하는 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청와대 비서관 인사의 비공개 문제도 꼬집었다. 그는 “청와대 비서관 인선이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매우 오만한 행태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권의 자세가 아니다”라면서 “국민은 인사청문 대상이 아니라 해도 청와대 고위 공직자 인선에 대해 사전 검증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특히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총무비서관, 부속실장 등 청와대 핵심 비서관 인선이 국민과 소통 없이 진행되고 공식 발표 없이 알음알음으로 알려지는 것은 비정상적인 불통 인사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서영교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밀봉의 대명사였던 인수위 윤 대변인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인수위판 불통·밀봉 스타일이 청와대판 시리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윤 대변인은 인수위 시절부터 불통 대변인으로 낙인찍혔던 인물이 아닌가. 뉴스를 검열하고 기사감을 검열하고 차단했다. 여당에서조차 걱정스럽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깔깔깔]

    ●골칫거리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 의사를 찾아갔다. 철저한 검진을 하고 나서 신체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의사가 환자에게 말했다. “이걸 명심하세요. 불면증을 치료할 생각이라면 골칫거리를 잠자리로 안고 가서는 안 됩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럴 수가 없어요. 그건 바로 마누라가 혼자 자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노래방 가는 사람의 패기 친구들하고 노래방을 갔는데 돈이 없어서 도우미를 부르지 못했습니다. 가게 주인이 노래만 부르고 갈 거냐고 물어보길래 춤도 출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 [사설] 정리해고 요건 명확해야 가 승복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엊그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명확히 규정하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라는 권고안을 정부와 국회에 내놓았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근로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이에 따라 가정이 해체되는 것에서 보듯 정리해고를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노사 차원을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국회는 인권위의 의견을 수용, 정리해고가 노사의 승복 속에 운영될 수 있도록 이른 시일 안에 정리해고의 요건을 구체적으로 근기법에 담아야 할 것이다. 정리해고는 근기법 24조 1항에 규정된 경영상 이유로 해고할 수 있는 것으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요건이 크게 완화됐다. 노동 시장 유연성을 통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국가 경제를 회생시킨다는 명목에서였다. 대법원도 이에 발맞춰 정리해고의 요건을 폭넓게 해석, 장래에 올 수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한 인원 삭감도 객관적 합리성이 있을 경우에는 정리해고로 인정해 주었다. 이러다 보니 법적인 부담이 적어진 기업들은 정리해고를 남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기업 비용 절감을 위해서나, 영업실적 호전에 따른 고배당이익을 얻기 위해서 인적 구조조정을 하기도 했다. 인권위가 정리해고의 요건을 규정에 명확히 담고 구체화하도록 한 것은 정리해고가 손쉽게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권위가 사측의 해고 회피 노력을 근로시간 단축, 순환휴업, 배치전환 등으로 구체성 있게 적시하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권위의 권고안은 그동안 정부부처의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구속력이 없는 데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리해고 관련 권고안은 고용부가 정책에 반영할 준비를 하고 있고, 국회도 자체 발의한 법안이 법안심사 소위에 계류돼 있을 정도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사회보장제도가 빈약한 우리 현실에서 정리해고는 근로자들에겐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기업은 정리해고의 요건이 구체화되면 상시 구조조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그보다는 정리해고가 고용조정을 유연하게 해줌으로써 기업을 회생시키고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는 노사 상생의 제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싸다고 막 잡으면 안 돼… 전세 계약 돌다리 두드리듯이

    싸다고 막 잡으면 안 돼… 전세 계약 돌다리 두드리듯이

    서울에 사는 직장인 남모(33)씨는 다음 달 결혼을 앞두고 부랴부랴 전셋집을 구했지만 마음 한구석에 있는 찜찜함을 지울 수 없다. 혼자 살고 있는 오피스텔의 보증금과 대출을 더해 마련할 수 있는 돈은 1억 4000만원 정도. 아파트에 살고 싶다는 약혼자의 말에 서울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그 돈으로는 마음에 드는 신혼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인천 청라지구로 발길을 돌린 남씨는 간신히 아파트 전세를 구할 수 있었다. 남씨는 “다른 집보다 싸서 서둘러 계약했다”면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2억원짜리 집에 3000만원 정도 빚이 있는 것은 괜찮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면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아 걱정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설 이후 봄 이사철이 다가오고 있다. 새 학기 전에 이삿집을 알아보는 신혼부부의 발걸음도 종종걸음으로 바뀌었다. 올봄 이사철에는 전셋값 급등으로 기존 세입자들이 그대로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메물이 많지 않다. 하지만 싸다고 급한 마음에 덜컥 계약을 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전세 계약 시 살펴봐야 할 주의사항을 알아봤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먼저 마음에 드는 전셋집을 발견했다면 일단 등기부등본부터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www.iros.go.kr)에 접속하면 임대인의 소유 여부와 선순위 저당, 가압류, 가처분, 가등기 등의 설정 여부를 알 수 있다. 이제까지는 등기부에 등재된 저당 금액이 집값의 30% 이하 수준이면 안전하다고들 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집값이 뚝뚝 떨어지고 전셋값은 쑥쑥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만일 근저당이 전세권보다 우선순위로 설정돼 있다면 자칫 전세보증금을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빚이 많은 전셋집은 다른 집보다 전세가 싸게 나와 있어서 형편이 어려운 이들의 눈에 들기 마련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의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실엘스 84㎡의 경우 전세 최고가는 5억 5000만원이지만 대출이 끼어 있는 매물은 4억원대 중반도 있다”면서 “5억원대 전세는 빠지지만 4억원대 전세는 잘 거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라롯데캐슬은 대출금에 따른 전세금액의 차가 6000만원까지 벌어졌다. 인천 서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청라롯데캐슬 113㎡의 전세가는 융자가 없으면 1억 8000만원이지만 융자가 있으면 더 싼 매물을 찾을 수 있다”면서 “급등한 전셋값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이 대출이 많이 끼어 있는 집을 계약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솔직히 지금처럼 전셋값이 올라간 상황에서 대출이 있는 집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한 감이 없지 않다”면서 “눈높이에 맞지 않더라도 가진 돈에 맞춰서 집을 구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현재 매매가의 55% 정도다. 하지만 부동산 관계자들은 재건축 직전의 싼 전세와 대출이 끼어 싸게 나와 있는 전세, ‘반전세’ 등을 빼면 거의 전세가율이 70%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한다. 아파트나 구분 소유된 다세대주택의 경우와 달리 임대인이 가구별로 구분은 해 놨지만 건물 전체가 1개의 소유권으로 돼 있는 다가구주택의 경우엔 더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임차인별로 임대차보증금의 액수와 주택 임대차보호법상 최우선으로 보호받는 소액 임차인이 몇 명인지 확인해 자신의 임대보증금 확보가 가능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계약서를 작성할 경우 계약 당사자가 임대인 본인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만일 대리인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엔 소유자 본인과 통화해 계약 위임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소유자 본인이 대리인에게 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줬다는 내용이 담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받아 두면 안전하다. 계약을 끝냈다면 열쇠를 받는 동시에 동 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 둬야 한다. 그래야만 나중에 경·공매 발생 시 배당 절차에 참가해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 ‘우선변제권’을 가질 수 있다. 재계약을 할 경우에도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계약 기간 종료 후 같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체결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보증금을 올려 계약한다면 꼭 등기부등본을 열람해야 한다. 새로운 근저당이나 가압류 등이 있으면 증액되는 전세금이 안전할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새 계약서를 작성할 때도 확정일자는 반드시 받아 둬야 한다. 이때 작성된 계약서와 기존의 계약서는 함께 보관해야 하며 새로 체결하는 계약서에는 기존 임대차 계약서가 유효하다는 내용의 특약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인천판 도가니’ 명심원의 양심불량

    ‘인천판 도가니’ 명심원의 양심불량

    중증장애인에 대한 상습폭행 등 각종 인권침해가 발생한 장애인 시설의 직원들이 검찰에 고발됐다. ‘인천판 도가니’ 사건이라고 불릴 만큼 심각한 폭력이 계속됐는데도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인천 연수구에 있는 중증장애인 거주 시설 명심원에서 생활지도 교사의 폭행 등 광범위한 인권침해 의혹이 일자 시설장 등 직원 10명에 대해 6개월간 직권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재활교사인 한모(57·여)씨는 ‘눈치를 본다’는 이유로 장애인들의 뺨을 마구 때리거나 팔을 뒤로 꺾는 등 여러 차례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머리카락을 잡고 목을 뒤로 젖힌 뒤 강제로 약을 먹이고 ‘방에 빨리 들어가지 않는다’며 열쇠 뭉치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차가운 타일 바닥에 눕힌 채 목욕을 시켜 추위로 떨게 하거나 세탁기에서 나오는 세제물을 그대로 맞게 한 사실도 드러났다. 서모(57·여)씨 등 다른 재활교사 8명은 장애인들에게 신발을 베게 한 뒤 밥을 먹이거나, 걷기 연습을 못한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때리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 간호조무사 나모(50·여)씨는 중증장애인들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손발을 묶고 마취 없이 봉합 시술을 벌였다. 한 장애인에게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시설장의 집 청소와 빨래 등을 시키면서 임금은 시설장의 친척 명의 통장으로 빼돌렸다. 감독 책임이 있는 인천 연수구는 2011년 지도점검을 한 뒤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일어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시설 및 법인의 자정 노력이 없고, 경영진이나 직원의 책임의식도 불투명하다”고 판단했으면서도 제대로 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담당 공무원들은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급여 점검에 앞서 시설 관계자들이 허위문서를 작성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이를 묵인했다. 인권위는 재활교사 한씨와 서씨 등 2명을 각각 폭행과 상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수구청장에게는 시설장 교체 등 행정조치와 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인천시장에게는 명심원의 법인에 공익이사제를 도입해 장애인들에 대한 인권보호와 투명한 운영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한씨 등 가혹행위에 가담한 조사 대상 직원 9명 중 8명이 그대로 시설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법인 이사장과 시설장에게는 분리 조치와 징계를 권고했다. 현재 명심원에는 아동들을 포함해 80여명의 중증장애인이 입소해 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사설] 서민 울리는 정권교체기 생활물가 인상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밀가루, 장류, 주류 등 주요 식품가격이 오른 가운데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대한제분 등이 밀가루 값을 8% 넘게 올린 데 이어 삼양사도 20일부터 밀가루 전 품목 가격을 8~9% 인상한다. 대상FNF 종갓집이 김치 등 50여개 품목 가격을 평균 7.6% 인상하자 풀무원, 동원도 비슷한 선에서 가격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연말 소주 출고가격이 일제히 8% 선에서 인상된 데 이어 국순당 백세주도 다음 달부터 6~7% 오를 예정이다. 지난 3년간 물가상승률이 2~4%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인상률이다. 업체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 때문에 할 수 없이 인상한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떠밀려 그동안 가격을 올리지 못하다가 정권 교체기를 틈다 미뤄 두었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가뜩이나 불경기인 데다 전셋값에 전기료, 도시가스비 등 공공요금이 올라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식탁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공식품 가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오르니 서민들의 한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로 웬만한 소비는 자제한다 하더라도 먹거리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어느 때보다도 정부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공식품 품목을 중심으로 담합·편승 인상 여부를 감시하고 부당 인상으로 판명되면 세정당국을 통해 부당이득을 적극 환수하겠다고 한다.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한다. 국제 곡물가나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물가에 즉시 반영되도록 물가관리 시스템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한번 물가 인상의 물꼬가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기초적인 식품가격이 오르면 2차 가공식품 가격은 덩달아 오른다. 밀가루 값이 오르면 과자나 빵, 라면 값의 연쇄인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두부값, 김치값이 올랐으니 음식점들도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칫 물가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방치해서는 안 된다. 생활물가는 민심과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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