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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어떤 고백/박홍환 논설위원

    절친한 시인이 며칠 전 페이스북에서 깜짝 놀랄 만한 고백을 했다. 그는 자신을 표절 시인이라고 만천하에 공개했다. “나는 표절 시인이었네”로 시작하는 글은 그동안 자신이 표절한 대상을 하나하나 열거한 뒤 운을 맞추듯 “나는 표절 시인이었네”로 끝맺었다. 고향과 어머니의 슬픔, 아버지의 한숨, 동생의 좌절, 그리고 저수지와 갯벌, 새와 구름, 강과 산, 중서부 지방의 사투리…. 그가 고백한 표절 대상들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신경숙의 표절 의혹으로 시끄럽다. 작가는 고백 대신 부인을 선택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일본 극우 작가의 글을 표절했다는 사실을 고백하긴 쉽지 않을 게다. 이해는 간다. 하지만 간과한 게 있다. 때늦은 고백은 무용지물이다.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이 될 수도 있다. 표절 시인 고백은 멋지다. 그런 표절은 만번, 천만 번이라도 괜찮다. 시인의 고백이 신경숙과 출판사인 창비에 보내는 시니컬한 메시지라는 사실을 그들은 알까. 세월의 변화는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세월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진실을 고백하지 못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한국문학이 안타깝기만 하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생각만으로 채널 돌려…‘마음 읽는 리모콘’ 개발

    생각만으로 채널 돌려…‘마음 읽는 리모콘’ 개발

    영국 국영방송 BBC가 디지털기술 개발기업인 ‘디스 플레이스’(This Place)와 협력해 생각만으로 채널을 바꿀 수 있는 저렴한 장비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BBC는 직원 10명과 함께 회사 내부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BBC의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BBC 아이플레이어’(BBC iPlayer)를 탐색하고 원하는 영상을 재생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해진다. 헤드셋 형태의 이 장치는 사용자가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명상(집중해제)’을 할 때 생기는 뇌파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 디지털부서의 사이러스 사이한 사업개발부장은 “(실험에서) 일부 직원은 쉽게 성공했고 일부는 어려워했지만 결국엔 모두 원하는 대로 영상을 재생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이한은 TV 리모컨을 사용하기가 힘들 정도의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이 기술이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그는 BBC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아직까지 이 장비는 실험 단계에 있을 뿐이다. 뇌파 감지 기술 자체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금까지 구현된 기능보다는 앞으로 실현할 기능을 기대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강조했다. 뇌파로 전자기기를 작동시키는 기술은 최근 점점 더 보편화되는 추세다. 올해 2월에는 국제적 기술 개발 회사인 ‘테크에버’(Tekever)가 뇌파를 읽는 장비를 만들어 드론 조종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사진=ⓒBBC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생각’만으로 채널 바꾸는 TV 리모콘...BBC방송, 개발

    ‘생각’만으로 채널 바꾸는 TV 리모콘...BBC방송, 개발

    영국 국영방송 BBC가 디지털기술 개발기업인 ‘디스 플레이스’(This Place)와 협력해 생각만으로 채널을 바꿀 수 있는 저렴한 장비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BBC는 직원 10명과 함께 회사 내부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BBC의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BBC 아이플레이어’(BBC iPlayer)를 탐색하고 원하는 영상을 재생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해진다. 헤드셋 형태의 이 장치는 사용자가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명상(집중해제)’을 할 때 생기는 뇌파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 디지털부서의 사이러스 사이한 사업개발부장은 “(실험에서) 일부 직원은 쉽게 성공했고 일부는 어려워했지만 결국엔 모두 원하는 대로 영상을 재생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이한은 TV 리모컨을 사용하기가 힘들 정도의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이 기술이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그는 BBC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아직까지 이 장비는 실험 단계에 있을 뿐이다. 뇌파 감지 기술 자체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금까지 구현된 기능보다는 앞으로 실현할 기능을 기대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강조했다. 뇌파로 전자기기를 작동시키는 기술은 최근 점점 더 보편화되는 추세다. 올해 2월에는 국제적 기술 개발 회사인 ‘테크에버’(Tekever)가 뇌파를 읽는 장비를 만들어 드론 조종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사진=ⓒBBC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BBC방송, ‘마음 읽는’ TV 리모콘 개발

    BBC방송, ‘마음 읽는’ TV 리모콘 개발

    영국 국영방송 BBC가 디지털기술 개발기업인 ‘디스 플레이스’(This Place)와 협력해 생각만으로 채널을 바꿀 수 있는 저렴한 장비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BBC는 직원 10명과 함께 회사 내부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BBC의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BBC 아이플레이어’(BBC iPlayer)를 탐색하고 원하는 영상을 재생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해진다. 헤드셋 형태의 이 장치는 사용자가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명상(집중해제)’을 할 때 생기는 뇌파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 디지털부서의 사이러스 사이한 사업개발부장은 “(실험에서) 일부 직원은 쉽게 성공했고 일부는 어려워했지만 결국엔 모두 원하는 대로 영상을 재생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이한은 TV 리모컨을 사용하기가 힘들 정도의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이 기술이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그는 BBC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아직까지 이 장비는 실험 단계에 있을 뿐이다. 뇌파 감지 기술 자체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금까지 구현된 기능보다는 앞으로 실현할 기능을 기대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강조했다. 뇌파로 전자기기를 작동시키는 기술은 최근 점점 더 보편화되는 추세다. 올해 2월에는 국제적 기술 개발 회사인 ‘테크에버’(Tekever)가 뇌파를 읽는 장비를 만들어 드론 조종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사진=ⓒBBC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인문학 고전에서 삶의 해답 찾고 싶은 당신께

    인문학 고전에서 삶의 해답 찾고 싶은 당신께

    지금 실천하는 인문학/최효찬 지음/와이즈베리/388쪽/1만 6000원 최근 한국 사회에서 인문학이 부쩍 각광받고 있다. 인문학 열풍은 답답한 현실 속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맞닿아 있다. 인문학은 오래된 것을 돌아보면서 새로운 통찰과 지혜를 얻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윈스턴 처칠이 “멀리 되돌아볼수록 더 미래를 볼 수 있다”고 말했던 것처럼 인문학에는 삶의 해답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제대로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길잡이를 제시한다. 책에는 문학, 사회학, 철학을 넘나드는 명저들이 소개되어 있다. 동서양의 고금을 뛰어넘는 100권 가까운 책으로 인문학 고전과 저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48가지로 정리했다. 저자는 인문학 공부에서 찾아낸 이야기를 토대로 새로움에 대한 상상법,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법, 사람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는 법, 깊이 있는 공부법, 인생의 지향점 등 다섯 가지로 나누어 강조한다. 우주과학 교양서의 세계적 고전으로 꼽히는 ‘코스모스’에는 인문학적인 향기가 가득하다. 저자 칼 세이건이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천재 물리학자로서의 성공은 인문학적 상상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문학은 이처럼 자신의 한계를 넘어 새로움을 상상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인문학 책의 독서 뿐만 아니라 사색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한다. 책 읽기를 마쳤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명상에 잠길 것을 권한다. 또 한 가지 강조하는 것이 바로 ‘초서’다. 초서란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은 내용을 기록하는 것으로, 다산 정약용과 퇴계 이황이 즐겨 쓰던 독서법이다. 아울러 저자는 “내공을 쌓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인문 고전을 읽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실천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거부권 시사한 朴·강제성 외치는 野… 딜레마 빠진 김무성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의 뜻을 표명함에 따라 공은 새누리당으로 넘어가게 됐다. 현실적으로 당·청 관계와 여야 관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쉽지 않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입장에서는 개정안 처리를 주도한 유승민 원내대표와 개정안 시행에 반대하는 박 대통령 둘 중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의 선택에 따라 당·청 관계가 얼어붙을 수도, 반대로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정국은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은 오는 5일쯤 정부로 이송된다. 박 대통령은 15일 이내인 오는 20일까지 개정안을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현재로선 개정안 공포 가능성은 희박하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만큼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방미(14~18일) 전보다 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거부권 행사 이후다.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여야 대치보다는 여당 내 계파 대결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 법안 처리가 ‘기명투표’인 것과 달리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무기명투표’로 치러지는 만큼 ‘표 단속’도 쉽지 않다. 실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대북 송금 특검법’(2003년 3월)과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법’(2003년 11월)은 재표결 결과 각각 재의결과 폐기라는 정반대 결과로 이어졌다. 여야가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결(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2 찬성)할 경우 박 대통령 또는 새누리당 지도부 둘 중 하나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자칫 여당 지도부가 ‘퇴진론’에 직면할 수도 있다. 여권 전체적으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악의 시나리오’일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대통령과 우리 당의 뜻이 다를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국회법 개정안의 내용이 위헌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고 당내 갈등을 차단할 해법을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이 표결이 갖는 정치적 부담을 감안해 표결 자체를 늦추거나 아예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재상정하려면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3년 1월 거부권을 행사했던 ‘택시법’의 경우 비판 여론을 의식한 여야가 표결을 포기한 바 있다. 다만 새누리당이 청와대와의 갈등 봉합에 초점을 맞출 경우 반대급부로 여야 관계는 경색될 수밖에 없다. 이미 야당이 시행령 전반에 대한 수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 “스마트폰 보느라 생각할 틈도 없어져…뇌는 멍청해진다” ‘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 “스마트폰 보느라 생각할 틈도 없어져…뇌는 멍청해진다” ‘

    이홍석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 성장기 유아와 청소년들에게 끼치고 있는 폐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한 5년 전부터 게임이나 채팅 등 인터넷에 중독된 아이들이 병원을 찾는 횟수가 잦아진 것을 진료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는 이 교수는 “정부와 교사, 학생 등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태스크포스를 조속히 구성해 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을 많이 쓰면 인간의 뇌가 파충류처럼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셨는데, 과학적 근거가 있나. -뇌과학에서는 인간의 뇌는 가지치기를 통해서 경로가 생기고 이런 과정을 거쳐 인간의 독특한 철학이나 감성이 만들어진다고 본다. 자극에 의해 뇌가 형성돼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인간이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에서 급변한 새로운 자극 형태다. 결국 뇌의 기능적인 경로가 새로 만들어져서 바뀌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단순히 말한다면 인간의 지능이 파충류처럼 저능한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뜻인가. -그런 얘기는 아니다. 지능지수(IQ)는 순발력, 즉 단순한 판단이 빠르면 빠를수록 높게 나온다. 따라서 (스마트폰 덕에) 지능은 좀 더 높게 나올 수 있다. 실제 요즘 아이들이 일하는 거나 자료 찾는 거나 하는 것은 기성세대와 비교도 안 되게 빠르다. 반면 감성지수(EQ)나 인생을 전반적으로 관조할 수 있는 능력 자체는 많이 약해질 것이다. 그런 아이들과 대화하면 허공의 유령을 상대하는 느낌이다. 대화가 잘 안 통한다. →유령 같은 느낌이라니. -요즘 아이들은 친구끼리 얼굴을 보고 대화하기보다는 카톡으로 한다. 카톡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게 몇 개나 되겠나. 인간의 뇌에는 상대방의 마음을 그리려고 하고 상상해서 맞추려고 하면서 발달하는 부분이 있다. 대화를 많이 하면서 호감도 느끼고 뜻도 맞아 가면 심장 박동수도 비슷해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카톡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요즘 대학생들만 하더라도 자기 감정 얘기를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할 얘기가 없고 대화는 스마트폰 카톡 수준이다. →그건 인간의 뇌가 기술변화에 적응하는 것일 뿐 퇴보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아닐까. 새로운 인간형으로 진화하는 것을 아날로그적 시각으로 재단하니 이상하게 보이는 건 아닐까. -디지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문화가 학문 발달에 큰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게임과 관련된 부분이나 카카오톡 등에서 벌어지는 왕따(집단 따돌림) 같은 것은 아이들한테 치명적이다. 우리나라처럼 왕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는 스마트폰이 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영·유아와 초등학생의 경우 스마트폰을 통해 계속 단순한 자극만 받게 되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중독성이 높아질 수 있다. →게임 등 일부 부작용을 제외하면 스마트폰 때문에 인류가 더 똑똑해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나. -그렇게 보지 않는다. 똑똑하다는 의미를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는다’로 정의한다면, 스마트폰으로 인류는 더 똑똑해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똑똑하다는 의미를 ‘생각이 깊고 창의성이 있다’로 정의한다면 똑똑해졌다고 볼 수 없다. 창의력을 위해서는 깊이 있는 뇌가 필요하다. 직관적으로 상상하고 이를 위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모으고 검증하고 또 다시 새로운 직관적 상상을 하는 등 순환해 가면서 접근하는 게 과학의 사고 방식인데, 디지털 문화는 ‘내’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얼마전 하버드 대학에서 실험한 결과가 있다. 학생들이 수업 도중에 스마트폰을 많이 활용하는 것을 보고 교수가 이 학생들의 학업 수행 능력을 테스트해 봤는데 이전 세대에 비해 집중력, 아이디어, 판단력 등 기본능력이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능이 발달한 게 아니고 스마트폰 사용이 습관화돼 있는 것이다. →검색 능력만 발달하고 창의력은 떨어진다는 것인가. -창조라는 것은 상상력과 치밀한 논리, 이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안 되면 다시 해보는 끈기 같은 것들로 이뤄지는 것이다. 그런데 즉각적인 부분에 반응이 오도록 습관이 돼 있으면 아주 오래 걸려야 만족을 느끼는 것을 견뎌 내지 못한다. 마약에 빠지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인류가 갈수록 스마트폰에 빠지면 스티브 잡스 같은 창의적 인물은 앞으로 나오기 힘들다고 봐야 하나. -(스마트폰을 보느라) 바빠서 무엇을 생각할 틈이 없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죽기 전에 지인들에게 “창조의 가장 큰 원천은 지루함인데, 내가 그것을 사람들한테서 빼앗았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잡스는 자기 막내딸한테는 대학교 입학할 때까지 스마트폰을 못 쓰게 했다고 한다. →듣고 있자니 인류의 미래가 암담해 보인다. -창조라는 것은 지루함을 즐길 수 있는 데서 나온다. 뇌활성화를 측정하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뇌를 촬영해 보면 뇌의 일부분만 반짝반짝한다. 다른 부분은 모두 꺼진다. 반면 창조하고 명상하고 집중할 때는 뇌의 엉뚱한 부분이 열린다. 심야의 무의식에서 꺼내오는 식이다. 그래서 과학자들끼리는 발명이나 인류한테 도움 되는 발견은 ‘훔쳐 오는 것이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뇌의 엉뚱한 문이 열려 (무의식의) 안에 들어가서 꺼내 오는 것이라는 얘기다. →예전에 TV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인류에 해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기우였다는 반론도 있다. -TV에 따른 폐해는 아주 소수였다. 지금은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에게서 스마트폰을 뺏으면 아주 착했던 아이가 돌변해 부모를 때리고 욕한다. 그 위협감은 차원이 다르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을 모두 없앨 수는 없을 텐데, 현명하게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마약처럼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자극을 얻느냐, 아니면 지식을 검색하고 이를 통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후자는 짧은 시간에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자제력이 없는 아이에게 그냥 스마트폰을 주는 것은 게임을 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대담 김상연 특별기획팀장 carlos@seoul.co.kr
  • 성공 비결? 세계적 사업가들이 실천하는 아침 습관 3선

    성공 비결? 세계적 사업가들이 실천하는 아침 습관 3선

    사업에 성공해 막대한 부를 쌓고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사업가들. 그들의 성공 이면에는 재능과 노력은 물론 하루를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한 특별한 습관이 있는 듯하다. 다음은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버진 그룹의 창업자인 리처드 브랜슨 회장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업가들이 실제로 아침에 하고 있는 습관이다. 만일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파악하고 집중과 효율을 높이고 싶다면 이를 참고해보는 것은 어떨까. 1. 일찍 일어나서 운동 첫째, 많은 사업가의 공통점이 일찍 일어난다는 것. 그리고 운동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와 스퀘어의 창립자인 잭 도시 CEO는 매일 아침 5시 반에 기상. 명상하고 10km 정도를 달린다. 리처드 브랜슨 회장도 일찍 일어나는데 침실 커튼을 열어둔 채로 잠을 청해 일출과 함께 잠에서 깬다고 한다. 이어 아침 식사 전에 자신이 소유한 섬 주위를 수영하거나 카이트서핑을 하는 등 운동하는 것이 일과이다. ‘파워 오브 레스’ 등의 작가이자 유명 블로거인 리오 바바우타는 오전 4시 반 기상. 6시 30분에 아내와 아이들을 깨우기 전에 먼저 그날 해야 할 일을 계획하고 아이들의 식사 준비를 끝마친다. 이후 아침을 먹고 나서 운동이나 명상을 하고 샤워하는 등 두 시간 동안 꽤 많은 것을 해낸다. 2. 명상으로 집중력 향상 한편 마크 주커버그 CEO의 기상 시간은 8시쯤으로 그렇게 빨리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은 소중히 하고 있는 것 같다. 무엇을 입을까 망설일 시간이 아깝다고 같은 디자인의 티셔츠를 매일 입을 정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명상을 습관화하는 사람도 많다. 잭 도시 CEO나 리오 바바우타도 그렇지만, 허핑턴포스트의 창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 편집장도 매일 아침 30분 동안 명상을 한다. 3.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 결정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케네스 체널트 CEO는 매일 사무실을 떠날 때 다음날 중에 마무리하고 싶은 3가지 일을 메모로 작성하고 그날 아침 제일 먼저 그 일을 끝내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확실히 오전 시간에는 활력이 있으므로 우선순위가 높은 것부터 적극적으로 임하면 작업 효율은 오를 것이다. 또한 애플의 창립자 고(故) 스티브 잡스는 매일 아침 거울을 향해 “오늘이 인생 최후의 날이라면, 오늘 하려고 생각하고 있던 일은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일까?”라고 자문했다고 한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성공 비결? 주커버그 등 유명 CEO들의 아침 습관 3선

    성공 비결? 주커버그 등 유명 CEO들의 아침 습관 3선

    사업에 성공해 막대한 부를 쌓고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사업가들. 그들의 성공 이면에는 재능과 노력은 물론 하루를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한 특별한 습관이 있는 듯하다. 다음은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버진 그룹의 창업자인 리처드 브랜슨 회장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업가들이 실제로 아침에 하고 있는 습관이다. 만일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파악하고 집중과 효율을 높이고 싶다면 이를 참고해보는 것은 어떨까. 1. 일찍 일어나서 운동 첫째, 많은 사업가의 공통점이 일찍 일어난다는 것. 그리고 운동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와 스퀘어의 창립자인 잭 도시 CEO는 매일 아침 5시 반에 기상. 명상하고 10km 정도를 달린다. 리처드 브랜슨 회장도 일찍 일어나는데 침실 커튼을 열어둔 채로 잠을 청해 일출과 함께 잠에서 깬다고 한다. 이어 아침 식사 전에 자신이 소유한 섬 주위를 수영하거나 카이트서핑을 하는 등 운동하는 것이 일과이다. ‘파워 오브 레스’ 등의 작가이자 유명 블로거인 리오 바바우타는 오전 4시 반 기상. 6시 30분에 아내와 아이들을 깨우기 전에 먼저 그날 해야 할 일을 계획하고 아이들의 식사 준비를 끝마친다. 이후 아침을 먹고 나서 운동이나 명상을 하고 샤워하는 등 두 시간 동안 꽤 많은 것을 해낸다. 2. 명상으로 집중력 향상 한편 마크 주커버그 CEO의 기상 시간은 8시쯤으로 그렇게 빨리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은 소중히 하고 있는 것 같다. 무엇을 입을까 망설일 시간이 아깝다고 같은 디자인의 티셔츠를 매일 입을 정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명상을 습관화하는 사람도 많다. 잭 도시 CEO나 리오 바바우타도 그렇지만, 허핑턴포스트의 창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 편집장도 매일 아침 30분 동안 명상을 한다. 3.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 결정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케네스 체널트 CEO는 매일 사무실을 떠날 때 다음날 중에 마무리하고 싶은 3가지 일을 메모로 작성하고 그날 아침 제일 먼저 그 일을 끝내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확실히 오전 시간에는 활력이 있으므로 우선순위가 높은 것부터 적극적으로 임하면 작업 효율은 오를 것이다. 또한 애플의 창립자 고(故) 스티브 잡스는 매일 아침 거울을 향해 “오늘이 인생 최후의 날이라면, 오늘 하려고 생각하고 있던 일은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일까?”라고 자문했다고 한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국악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진 무대

    국악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진 무대

    4명의 작곡가와 6인의 연주자로 구성된 ‘CMB(Contemporary Music Band)567’이 국악과 현대음악이 조화된 아름다운 무대를 선보인다. ‘CMB567’은 1950~70년대에 출생한 김기영·박영란·이정면·황호준 등 작곡가 4명과 김희숙(플루트)·김준희(해금)·양영호(일렉베이스)·서수복(타악)·김욱(클라리넷)·박성신(가야금) 등 연주자 6명이 2006년 결성했다. 학연, 지연 등 인위적인 관계를 벗어나 오직 음악만을 매개로 뭉쳤다. 장르와 나이를 뛰어넘는 멤버 구성이 특징이다. 이들은 국악과 현대음악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실험적 작업을 해오고 있다. 2009년 창단 연주회 이후 ‘질주와 침묵-잃어버린 영혼을 찾아서’, ‘새로운 아시아의 영혼을 찾아서’ 등을 통해 동서양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했다. 이번에는 ‘21세기 풍류를 찾아서’라는 주제 아래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우리 소리의 다원화를 추구한다. 김기영 작곡의 ‘질주와 명상’ ‘바위의 삶, 돌 위에 음악’, 황호준 작곡의 ‘그리움의 기원’ ‘종생기(終生記)’, 박영란 작곡의 ‘히트 웨이브’(Heat Wave) ‘브레이크 더 월’(Break The Wall), 이정면 작곡의 ‘5월의 어느 밤’ 등을 연주한다. ‘질주와 명상’에서는 문현(소리), ‘Heat Wave’와 ‘Break The Wall’에서는 안상훈(타악), 박명훈(춤), 한류리(춤)가 가세해 곡의 생동감을 더한다. 팀 리더인 김기영은 “연주와 노래, 춤 등 서로 다른 장르가 어우러진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 시대의 풍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오는 29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전석 2만원. (02)580-330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현대사회 움직이는 불안의 양면

    현대사회 움직이는 불안의 양면

    불안들/레나타 살레츨 지음/박광호 옮김/후마니타스/294쪽/1만 6000원 ‘불안’은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단어이자 정신분석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 가운데 하나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로 슬로베니아 정신분석학파의 일원으로 맹활약하는 레나타 살레츨은 정신분석학적 통찰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겪는 다양한 변화와 이로 인한 불안한 마음을 들여다본다. 그의 저작 ‘불안들’은 프로이트와 라캉의 이론을 빌려 생생한 사례들과 함께 불안의 정체와 그 책임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를 분석한다. 전쟁, 노동, 사랑, 모성, 권위 등 다섯 가지 주제를 통해 불안의 논리를 탐구하는 책의 핵심은 불안이 반드시 ‘없애야 할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참전 군인들은 전후에 우울증에 빠지고 때로 불안발작을 일으킨다. 심한 경우 이런 외상후증후군들은 자살을 유발하기도 한다. 살레츨은 군인들의 불안을 다루는 군 정신의학의 조치과 전후에 군인들에게 나타난 실제 외상후증후군 사례를 통해 주체가 불안을 느끼게 되는 메커니즘과 사회가 이를 다루는 방식을 분석한다. 제4차 중동전에 참전했던 이스라엘 병사 아미는 자신을 전쟁 영화 속에서 군인을 연기하는 배우라고, 관광이나 영화 촬영을 나왔다고 상상하며 불안을 극복했다. 그러나 그런 그의 환상은 시체들이 뒤엉킨 현실을 마주한 후 붕괴되고 극심한 신경쇠약을 촉발했다. 이처럼 주체는 자신에게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 즉 환상을 만들어 불안을 막는다. 군 정신의학에서는 살인을 사냥으로 제시하는 등 인위적으로 환상을 만들어 냄으로써 전투를 독려하는 방법을 써 왔으며, 불안을 경감하거나 기억을 지우는 약을 개발 중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불안은 불편한 느낌이지만 단순이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만은 아니다”라며 “불안에는 주체를 준비상태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고, 따라서 주체가 자신의 환상을 산산조각 냄으로써 신경쇠약이나 트라우마를 유발할 만한 사건을 마주하는 경우 무기력해지거나 놀라는 정도를 줄여 줄 수 있다”고 피력한다. 오늘날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는 삶의 모든 것이 선택의 문제이고, 주체의 자유의지에 따라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삶에서 향락을 추구하는 데는 제한이 없다고 사람들을 부추긴다. 그러나 이런 선택의 풍요는 새로운 불안, 죄책감, 부족감을 야기한다. 하이퍼 자본주의는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미디어는 이런 불안심리를 확대 재생산한다. 사랑과 불안에 대한 저자의 접근도 흥미롭다. 라캉에 따르면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없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사랑은 늘 얼마간의 불확실성을 수반한다. 양육은 특히 불안을 일으킨다. 편집증적 양육으로 불리는 오늘날의 문화에서 ‘어머니’는 상징적 역할에 끊임없이 불안을 느끼고 제대로 아이를 키우지 못한다는 죄책감을 느낀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한 불안을 없애고 스스로를 호감 가는 페르소나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과 싸우며 명상을 하거나 자기계발서를 보고, 멘토나 구루를 찾아간다. 보다 빠른 해결책으로 항우울제에 의존하는 사람도 상당수에 이른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불안을 없애거나 적어도 통제해야 하는 무엇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불안을 느낀다는 것은 사회가 정신병화되지 않았다는 징후”라며 “불안은 사람들을 마비시킬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데 매개가 되는 바로 그 조건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책꽂이]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샤피크 케샤브지 지음, 김경곤 옮김, 궁리 펴냄) 세상은 모두 신이 만들었다고 믿는 종교인, 세상은 원래 그렇게 있었다는 명상가, 자연의 법칙에 의해 세상이 돌아간다는 과학자가 인생 문제에 대한 답을 찾고자 토론을 벌인다. 철학적 주제를 추리소설 형식으로 풀어 나간다. 428쪽. 1만 8000원. 패러데이와 맥스웰(낸시 포브스·배질 마혼 지음, 박찬·박술 옮김, 반니 펴냄) 전자기장을 발견한 19세기 두 명의 천재 과학자를 조명한다. 전자기장의 존재를 발견한 패러데이와 이를 이론화한 이론물리학자 맥스웰이 혁신적인 이론을 얻는 과정을 기술과 이론, 시대 상황까지 입체적으로 그려 낸다. 408쪽. 2만 3000원.
  • “세계 최고수 명상 수행자들 한자리에… 대중들 진정한 수행법 찾기를”

    “세계 최고수 명상 수행자들 한자리에… 대중들 진정한 수행법 찾기를”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고통을 받고 살아갑니다. 명상과 수행을 통해 고통을 덜어 나와 남이 모두 안정된 몸과 마음을 찾기를 바랍니다.” 오는 7월 서울과 강원 정선, 부산, 대구 등에서 열리는 ‘세계 7대 성자 명상대전’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각산(55·참불선원장) 스님은 “세계 최고수 명상 수행자들을 한자리에 모시기 힘들었다”며 “대중들이 각자에게 맞는 수행법을 익혀 진정한 제 모습을 찾는 기회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작년 6월부터 지구 두 바퀴쯤 돌며 초청 승낙” ‘세계 7대 성자 명상대전’은 각산 스님이 태국 고승 아잔 차의 수제자인 아잔 브람의 한국 초청을 계기로 착상해 성사시킨 불사. 행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각산 스님이 주관해 열리게 됐다. 행사에 초청된 수행자들은 모두 세계적으로 최고의 명상·수행 이력을 인정받는 인물들이다. 아잔 간하(태국), 아잔 브람(호주), 소운 스님(중국), 심도 스님(타이완), 우 자틸라(미얀마), 툽텐 가초(티베트), 혜국 스님(한국)이 그 주인공들이다. 명상에 관심 있는 수행자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이 고수들은 7월 18∼24일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리는 명상힐링캠프를 시작으로 수계 대법회(2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와 대규모 강연(26일 부산 벡스코·27일 대구 MBC)을 이어간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는 극히 드문 일입니다. 지난해 6월부터 지구를 두 바퀴쯤 돈 것 같아요. 불교 최고의 경지에 오른 아라한인 태국의 아잔 간하는 접근이 어려워 세 번 시도 끝에 만날 수 있었고 중국의 소운 스님도 두 번이나 찾아가 승낙받았어요. 천신만고 끝에 수락받고도 건강이나 비자 관계로 초청이 무산된 분들도 있었고….” 세계 최고 수행자들을 한자리에 모실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각산 스님의 원력과 인맥 때문에 가능했다. 스님은 해인사로 입산해 1999년 보광 스님을 은사로 비구계를 받은 조계종 승려다. 화두를 참구하는 간화선을 하던 중 부처님 당시의 초기 수행법에 눈떠 13년간 미얀마를 돌며 수행을 이어갔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근기에 맞는 수행법이 있기 마련입니다. 간화선은 간화선대로, 남방불교의 위파사나는 위파사나대로 큰 장점을 갖지만 두 가지를 병행한다면 훨씬 좋은 공부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각산 스님이 운영하는 참불선원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단지 앞 상가에 들어서 있다. 재가 신도 400여명이 스님에게 간화선과 호흡명상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어떤 도반들은 부자동네에서 선방을 운영한다고 놀림 반 부러움 반의 농담을 건네요. 하지만 그런 인식과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지금 하는 일은 더 높은 곳을 향한 희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말대로 스님이 갖고 있는 꿈은 크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명상 센터며 수행처를 다녀 본 끝에 모든 이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방법을 익히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특히 젊은층에게 ‘참나’를 찾도록 돕는 수행 조력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래서 대규모 무료 명상센터를 짓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두 곳과 협의 중이며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웃었다. ●“수행을 통해 본 마음을 보고 실제 삶을 바꿔야” “우리는 당장 나를 휘어잡는 생각 때문에 본 마음을 보지 못해요. 수행을 통해 실제 삶을 바꿔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수행자는 세상의 정의가 아니라 자신의 정의감 때문에 수행을 하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세계적으로 수행 스승을 한자리에 모시는 이번 명상대전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제주 새 올레길 ‘3-B’ 23일 개장

    제주도에 새로운 올레길이 열린다. 새 코스는 기존 3코스 전반부 중 8.2㎞를 다른 길로 걷게 된다. 코스 이름은 ‘제주올레 3-B코스’이며 23일 공식 개장한다고 제주올레가 21일 밝혔다. 출발지는 기존 코스와 동일한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포구다. 육상인 기존 코스와 달리 해안가를 따라 새로 올레길이 뚫렸다. 온평포구~온평 숲길~신산 환해장성~신산포구~농개(농어개)~신산리 친환경 방문객 쉼터 14.4㎞다. 온평포구~통오름~ 김영갑갤러리 등으로 이어지던 기존의 길은 ‘3-A코스’로 이름이 바뀌었다. 두 길은 코스의 중반부 이후 신풍신천 바다목장 인근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해마다 1월이면 18만㎡ 넓이의 목장 전체에 감귤 껍질을 깔아 말리는 이색 볼거리가 펼쳐지는 곳이다. 이후 소낭밭(소나무밭) 숲길과 하천리쉼터를 지나 기존 코스의 종점인 표선 해비치해변에서 길이 끝난다. 한편 제주 사려니숲길에서는 명상과 치유를 경험하는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행사가 23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열린다. 행사는 비자림로 사려니숲 입구∼사려니오름(16㎞), 사려니숲길 입구∼남조로 붉은오름 입구(10㎞), 붉은오름∼사려니오름(10㎞) 등 8개 구간에서 송이길 맨발 걷기, 사랑의 엽서 보내기, 금줄에 소원 쓰기, 사려니숲 생태 스탬프 찍기, 사진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다저스·방송사·광고주 ‘치명상’

    류현진(28·LA 다저스)의 수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로스앤젤레스(LA) 지역 한인과 국내 기업 등을 상대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다저스 구단과 메이저리그(MLB) 독점 중계권을 갖고 있는 MBC스포츠플러스, 그를 모델로 쓴 광고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류현진도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조기 취득 기회를 놓치는 등 큰 손해를 보게 됐다. 다저스 구단은 홈구장 더그아웃 지붕에 한글로 ‘환영’이라고 써 놓고 LA 지역 한인과 한국 팬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여 왔다. 그동안 류현진 유니폼 판매 등으로 쏠쏠한 수입을 올렸으며, LG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도 다저스타디움에 광고를 해 왔다. ●MBC스포츠플러스 주말 광고료 최대 10억 또 2012년 1월 3년간 400만 달러(약 44억원)라는 저렴한 금액으로 MLB 독점 중계권을 따낸 MBC스포츠플러스는 2013년 류현진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엄청난 광고 수익을 올렸다. 류현진의 평일 등판 때는 2억~3억원, 주말에는 최대 10억원 가까운 광고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추신수(33·텍사스)와 강정호(28·피츠버그)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선발 투수인 류현진만큼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긴 힘들다. MBC스포츠플러스는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2013년 3년 연장 계약에 성공, 2017년까지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 밖에 류현진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오뚜기와 NH농협 등도 류현진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류현진 인센티브·조기 FA 자격도 놓쳐 류현진 개인의 손해도 상당하다. 류현진은 170이닝을 돌파할 경우 10이닝마다 25만 달러(약 2억 73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게 돼 있다. 192이닝을 던진 2013년에는 연봉 333만 달러(약 36억원) 외에 추가로 75만 달러(약 8억 2000만원)를 더 챙겼다. 류현진은 또 5년간 750이닝 이상을 던지면 6년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아도 FA를 선언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데, 수술을 할 경우 사실상 물거품이 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24시간 무료 메르세데스-벤츠 렌탈로 럭셔리 남해 여행 완성

    24시간 무료 메르세데스-벤츠 렌탈로 럭셔리 남해 여행 완성

    럭셔리 디자인 호텔 예약 사이트 ‘에바종’은 힐링 리조트 ‘사우스 케이프 스파 & 스위트’를 예약하면 24시간 동안 메르세데스-벤츠 SLK 모델을 무료로 렌탈 해주는 단독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우스 케이프 스파 & 스위트는 리조트 전체를 관통하는 컨셉 ‘얼티메이트 힐링’에 충실한 골프 리조트다. 리아스식 해변을 따라 만들어진 코스에서 즐기는 골프, 트레킹, 인피니티풀, 낚시 등에서 얻을 수 있는 동적인 힐링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테라피 스파와 요가 등이 가능한 차움 스파, 와인과 음악 감상을 즐길 수 있는 뮤직 라이브러리, 조용한 남해의 자연에서 경험하는 명상, 신선한 남해의 음식이 주는 정적인 힐링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자유로운 오픈 탑 드라이빙이 가능한 벤츠 SLK를 직접 체험해 남해의 자연환경을 즐기고 싶어하는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솝의 신제품 프로텍티브 바디로션 SPF 50까지 차량에 배치돼 오픈 탑 드라이빙을 즐기고 싶어하는 여행자들을 배려했다. 이번 프로모션은 여름 휴가기간을 맞아 바다와 섬, 산, 골짜기가 어우러진 남해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는 사우스 케이프를 특가에 판매한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해 남해를 찾는 여행자들이 불편함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오후 12:00까지 총 24시간(차량 정비시간 2시간포함)동안 메르세데스-벤츠 SLK를 무료로 렌탈 해주는 패키지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국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에바종’의 사우스 케이프 & 메르세데스-벤츠 패키지는 2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에바종’ 공식 사이트에서 단독 판매된다. ‘에바종’(http://www.evasion.co.kr/)은 ‘Escape’를 뜻하는 프랑스어로, 전 세계 하이 퀄리티의 디자인 부티크 호텔, 럭셔리 리조트만을 엄선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여행 환경을 제공하는 프라이빗 트래블 클럽(Private travel club)이다. 단기간에 상품을 판매하는 플래시 세일즈 모델의 선구주자로 지난 2012년 2월 첫 런칭 후 매월 20%가 넘는 성장을 거듭해 여행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회원 가입은 무료고, 매주 7일 동안 진행되는 프로모션 기간 동안에만 30~70%의 파격적인 할인 가격을 멤버들에게 제공한다. 올해부터는 ‘에바종’의 모든 파트너 호텔들을 상시 예약할 수 있는 ‘에바종 컬렉션’을 오픈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약발 다한 서방 제재 러시아 경제 부활하나

    약발 다한 서방 제재 러시아 경제 부활하나

    러시아연방 통계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GDP가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지만 시장 예상치보다는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러시아 경제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서 완만한 경기 침체의 길’에 들어섰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14일 경제 위기로 급감한 보유 외환을 보충하기 위해 하루 1억~2억 달러(약 1088억~2177억원)의 외환을 사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보유 외환을 다시 늘리기로 한 것은 서방의 제재로 촉발된 경제 위기가 ‘사실상 끝났다’고 러시아 정부가 판단한 것을 의미한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루블화 가치 방어를 위해 최소 900억 달러를 시장에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초 바닥을 확인한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서고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었던 루블화 가치도 반등하는 등 러시아 경제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와 국제 유가 폭락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다. 경제제재와 유가 폭락에 따른 충격의 골이 워낙 깊다 보니 올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의 경제 위기는 지난해 국제 유가 하락에서 촉발됐다. 원유와 천연가스 산업은 GDP의 25%, 수출의 67%를 각각 차지하는 러시아의 돈줄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6월 배럴당 115달러로 정점을 찍었다가 올 3월 43달러까지 자유 낙하하는 바람에 러시아 경제는 치명상을 입었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가 겹치면서 지난해 7월까지 달러당 35루블을 밑돌던 루블화 가치는 올 1월 72루블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따라 달러 채무가 많은 러시아 국유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됐다. 러시아 정부는 달러를 풀고 금리를 인상(연 10.5→17%)하는 등 루블화 가치 방어에 총력전을 펼쳤다. 이처럼 벼랑에 몰렸던 러시아 경제는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우크라이나와 휴전협정을 체결하며 안정 국면에 접어든 데 힘입어 감소 폭이 둔화되고 있다. 국제 유가도 꾸준한 상승 행진을 벌이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세계 기준 유가인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0달러를 오르내린다. 지난 3월 43달러까지 밀렸던 유가가 두 달도 안 돼 40% 가까이 폭등했다. 조지프 다이언 모스크바 소재 BCS 파이낸셜 마켓 책임자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루블화가 심각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다”면서 “러시아 재정 수입의 60%가 석유나 석유 관련 산업에서 나오는 만큼 이는 당연하다”고 밝혔다. 루블화 가치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1월 72루블까지 곤두박질쳤던 루블화 환율은 18일 49달러를 기록하며 루블화 가치가 올 들어 30% 이상 올랐다. 러시아 증시도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 RTS지수는 지난해 말 790.71에서 18일 1075.47까지 35% 이상 수직 상승했다. 덕분에 경기침체 속에서도 루블화 가치 폭락세를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연 17%까지 올려야 했던 러시아 중앙은행은 오히려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연 14%에서 12.5%로 인하했다. 프레드리크 위데 소시에테제네럴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내 영업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금리가 떨어지고 루블화가 오르면서 정상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러시아 경제의 전망이 순탄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13%에 가까운 높은 금리와 17%에 이르는 ‘살인적인’ 물가상승률, 내수침체가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루블화 가치 상승이 석유수출 대금을 루블화로 환전할 때 환차손으로 발생해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글로벌 경제 전망에서 러시아의 올해 성장률을 -3.8%로 내다봤다. 2016년에도 마이너스 성장(-1.1%)을 전망했다. 폴 맥나마라 미 GAM 인베스트먼트 이사는 “러시아 경제가 위기에 강한 내성을 갖고 있지만 당분간 경기 후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8)] 스마트폰 없으니 스마트한 생각해… SNS 단체 공지 못 받을 땐 불편해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8)] 스마트폰 없으니 스마트한 생각해… SNS 단체 공지 못 받을 땐 불편해

    박경태(54)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스마트폰은커녕 휴대전화 자체가 없다. ‘80학번’인 그는 지금껏 살면서 한번도 이동통신 기기를 가져 본 적이 없다. 휴대전화 없이 살아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 구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급한 연락은 대학 연구실 유선전화를 이용하고 덜 급하면 이메일을 쓴다. 연구실 전화에는 자동응답 기능이 있어 중요한 연락을 놓치는 일은 거의 없다. 박 교수보다 지인들이 더 불편한지 “내가 쓰던 스마트폰을 그냥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을 한 적도 있지만 매번 거절했다. 박 교수는 자신의 또래를 ‘휴대전화 없이도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 수 있음을 체험한 세대’라고 정의했다. 예컨대 커피숍 알림판에 메모를 남겨 친구와 약속을 잡는 아날로그식 삶을 경험한 세대라는 것이다. 그는 “그 기억 덕에 이동전화 없이도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스마트폰이 없다고 인생이 재미없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동료 교수들과 그룹사운드를 만들어 공연하고 축구회 회원들과 공을 차며, 간간이 마라톤도 뛴다. 경기도 일산의 집에서 서울 구로구의 학교까지 매일 1시간 20분가량 출퇴근하는 전철 안에서 휴대전화가 없는 그는 주로 책을 읽는다. 휴대전화 없이 생활하다 보니 박 교수에게는 원칙이 생겼다. 약속 시간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절대 늦지 않는 것. 그는 “얼마 전 대학생인 아들이 친구와 약속을 잡으며 ‘대략 오후 1시쯤 학교 근처에서 보자’고 하더라”면서 “나는 스마트폰이 없는데 약속 장소에서 엇갈리면 큰일이니 약속 장소를 아주 구체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자신을 연사로 초청한 강연 주최 측에는 “절대 늦지 않을 테니 연락이 닿지 않아도 노심초사하지 마시라”라고 미리 안심시키는 게 일이 됐다. 그는 “카카오톡(카톡) 등을 안 하니 동창회 모임 소식 등을 간혹 못 받을 때도 있지만 크게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요즘 젊은 세대는 책과 같은 텍스트 대신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영상, 사진, 그래픽, 짧은 글 등 이미지 중심으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면서 “텍스트 없이 이미지만 본다면 깊이있는 사고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박 교수처럼 ‘반(反)휴대전화 주의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스마트폰 대신 피처폰을 고집하는 사람도 예상 외로 많다. 휴대전화 업계에 따르면 국내 피처폰 이용자 수는 1300만명(2014년 말 기준)이나 된다. 출판 회사에서 정보기술 (IT) 업무를 맡는 심은희(46·가명)씨는 부서에서 스마트폰이 없는 유일한 ‘아날로그형 인간’이다. 그의 통신 수단은 4년 된 피처폰이 전부다. 회사에서 종일 PC와 씨름하는데 여가 시간마저 디지털 기기에 매여 있고 싶지 않아 스마트폰을 사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직장 동료들이 SNS에 떠도는 가십을 얘기하거나 친구들이 단체 여행 계획을 카톡으로 논의할 때 대화에 낄 수 없어 소외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피처폰족(族)으로서 누리는 장점이 더 크다고 강조한다. 퇴근 뒤에는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책을 읽을 수 있고 사람을 만나 차 한잔 마실 때도 대화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그는 “친구들이 ‘카톡 좀 하라’고 닦달하지만 아직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업무 목적상 스마트폰을 쓸 수밖에 없지만 최대한 절제하는 경우도 있다. 문송천(63)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 교수는 전공상 스마트폰을 많이 활용할 것 같지만 실은 급한 전화나 문자메시지(SMS) 송수신 용도로 한정해 사용한다. SNS는 전혀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은 하루 20~30분에 불과하다. 대신 이메일과 팩스를 많이 쓴다. 업무상 필요한 IT 관련 정보나 뉴스 등은 스마트폰 대신 데스크톱 컴퓨터를 통해 검색한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온라인 보안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문 교수는 최첨단 스마트 기술의 동향을 분석하는 게 업무인 터라 새로운 디지털 기기가 나오면 가장 먼저 사용하는 ‘얼리어댑터’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첨단 디지털 기기의 역효과에 더 빨리 주목하게 됐는지 모른다. 그는 인간이 스마트폰에 의지하다 보면 생각하는 기능을 사용하지 않게 돼 사고·판단 능력이 퇴화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택시 기사도 내비게이션을 안 켜면 길을 못 찾아가는 시대가 된 것을 단적인 예로 든다. 그는 하루 12시간만 스마트폰을 켜 놓는다. 오전 8시 전원을 켜고는 귀가 뒤인 오후 8시 스마트폰을 끈다. 이후에는 가족과의 대화나 사색을 즐긴다. 일부 교수들은 카톡 등으로 학생들과 밤낮없이 소통하지만 문 교수와 면담을 하려는 학생은 1주일 전 허락을 받고 직접 연구실을 찾아와야 한다. 그래야 스승과 제자 간 건강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아날로그적 삶을 위해 아예 도시를 뜨는 이들도 있다. 목공예 작가이자 시인인 정한별(42)씨는 7년 전 서울에서 경기 광주시 초월읍의 한적한 시골 마을로 가족과 함께 이주했다. 집에는 TV 한 대 없다. 스마트폰은 사용하지만 통화 외에 인터넷 기능을 활용하는 시간은 하루 30분이 채 되지 않는다. 아날로그적 삶이 지루할 틈은 없다. 아내는 천연직물을 재봉틀로 돌려 옷을 만드는 일을 주부들에게 가르치고 국문과 교수였던 정씨의 아버지는 동네 학생, 주부들과 책읽기 모임을 한다. 일곱 살배기 딸은 ‘숲 유치원’에서 뛰어노는 게 주요 일과다. 정씨는 “숲 유치원을 보내는 부모들은 IT 계통 등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일하며 숨가쁜 삶의 부작용을 느낀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중국 베이징대를 졸업한 뒤 대기업 중국 지사장 자리까지 제안받았지만 사양했다는 그는 “어려서부터 남들과 같은 삶을 사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날로그적 삶으로의 탈출을 감행하지 못하는 이들은 잠시 짬을 내 ‘디지털 디톡스’(디지털 기기에서 잠시 해방돼 휴식하는 것) 여행을 떠나는 것에 만족한다. 강원 홍천의 산기슭에 자리 잡은 ‘H리조트’ 안에서는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를 일절 쓸 수 없다. 리조트 안에 전파 차단기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주말(1박2일)을 나는 비용은 1인당 20만원 선.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자발적 불편을 체험하겠다며 이곳을 찾는 이용객이 연간 3만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가벼운 산행과 명상, 느리게 책읽기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 리조트에서 만난 성인영(31·여·가명)씨는 기자에게 “퇴근 뒤 스마트폰과 TV를 멍하니 보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나가 허무했다”면서 “디지털 기기 없이 지내 보니 저녁이 참 길더라”고 했다. H리조트 관계자는 “쉼은 일상에서 떨어져야 가능한데 요즘 스마트폰이 있으면 어디서든 업무를 볼 수 있고 그것이 결국 스트레스가 된다”면서 “업무상 급히 인터넷을 써야 하는 방문객을 위해 PC 2대가 놓인 공간을 마련했는데 이름을 ‘스트레스존’이라고 붙였다”고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포토] 한·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

    [포토] 한·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국빈 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 이같이 합의한 뒤 “양국 관계를 질적으로 더 높은 단계로 격상하기 위해 외교, 국방, 무역·투자, 과학·기술, 문화·인적 교류, 지역협력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내용을 더하고 협력을 가속화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를 위해 양국간 고위인사 교류를 더욱 강화키로 했으며, 양국간 국방·안보 협력이 증대될 잠재력이 크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 대통령은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새롭게 격상된 양국 관계에 걸맞게 그간 양국이 중점적으로 협력해온 경제 관계는 물론이고 정치, 안보 분야의 협력 증진에도 함께 노력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체화하기 위해 △ 정상 상호 방문 또는 다자행사 계기에 정상회담 연례 개최 △ 외교장관 공동위원회 연례 개최 △ 국가안보실간 안보·국방·사이버 분야 정례 협의 강화 △ 외교·국방(2+2)간 차관회의 신설 등에 합의했다. 또 △ 의회간 교류 추진 △ 양국 조선소간 국방 목적 협력 장려 △ 양국간 사이버안보 협력 △ 양국 해군간 실무급 대화 개시 및 각 군간 정례 상호 방문 △ 유엔 평화유지활동 분야에서의 적절한 협력 등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모디 총리는 경제 문제와 관련, 우리측에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이니셔티브’(제조업 육성정책)에 한국이 특별한 파트너가 돼 줄 것을 요청했으며 박 대통령은 사의를 표했다. 두 정상은 한·인도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기 위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할 것과 이를 위해 CEPA 협정 아래 설치된 공동위 등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 인프라 분야 협력 증진을 위한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의 100억달러 지원 의사 △ 2016년 6월까지 한·인도 CEPA 협정 개정 협상 개시 △ 스마트시티 및 철강 분야 협력 △ 조선 분야 협력을 촉진키 위한 양국 민관이 참여하는 공동 작업반 설치 △ 라자스탄주 한국 전용공단 설립 문제의 진전 등을 환영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새마을운동이 모디 총리의 ‘클린인디아 캠페인’ 비전을 달성하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나아가 우주 분야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박 대통령은 문화·교류 분야와 관련,올해 가을 한국에서 인도 문화 페스티벌을 개최하려는 모디 총리의 결정을 환영했으며 인도측의 보리수 묘목 선물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또 두 정상은 아요디야 지역 소재 허황후 기념비 개선을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키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 국제적 의무와 공약을 위반하는 북한 핵무기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에 2005년 6자 회담 공동성명상의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밖에 양측은 유엔 안보리 개혁 문제와 관련해 주요 개발도상국을 포함하는 안보리 개혁을 위해 노력키로 합의했다. 모디 총리는 박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초청했다. 한·인도 양측은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두 정상의 임석 하에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한국 국가안보실 및 인도 국가안보회의 사무처간 협력, 산업통상자원부와 인도 전력부간 전력개발 및 에너지 신사업 협력 등의 내용이 담긴 협정 2건·양해각서(MOU) 5건을 체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명의 窓] 평상에 대한 명상/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평상에 대한 명상/이재무 시인

    퇴근길 교사 아내로부터 문자가 왔다. 회식이 있으니 저녁은 알아서 해결하라는 내용이었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은 밤늦게야 귀가하는 게 오랜 버릇이 돼 버렸으니 꼼짝 없이, 혼자서, 구차스럽게, 그 무슨 의식처럼 또 한 끼니를 마련해야 한다. 끼니를 혼자서 챙기는 일처럼 쓸쓸한 일도 드물다. 좀 목소리에 호들갑을 실어 말한다면 가축이 되어 사료를 먹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까닭 없이 궁상맞고 처량해지는 것이다. 이럴 때 나는 시간의 굴렁쇠를 굴려 아득한 시절로 돌아가는 몽상에 젖고는 한다. 이런 복고 취미가 물론 생산적이지 않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쩌랴. 그것이 나에게는 현재의 불우를 견디는 약이요, 동력인 것을. 마당이 넓은 집에서 살았던 사람은 추억이 두껍다. 마당은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유의미한 생의 경험과 지혜들을 안겨 주었던가. 마당 안에서 세계의 일원으로 살았던 어린 시절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마당은 세상과 우주의 비밀들을 하나씩 깨달아 가는 노천 학교였다. 비록 지금은 그 꿈으로부터 너무 멀리 걸어왔지만 한때 나는 천문학자가 되어 천체의 수수께끼를 풀어 나가는 상상에 젖곤 하였다. 마당은 생의 둥우리였고 세상 바깥과 안을 연결시키는 문이자 통로였고, 가족 구성원들과는 스킨십을 주고받는 소통과 교감의 열린 광장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마당 안에는 여러 사물들이 놓여 있었다. 멍석, 돌확, 평상, 절구통, 삽과 지게와 갈퀴를 비롯한 여러 농기구 등등. 마당에 놓인 평상은 규율이 엄하던 시절 식구들의 해방구였다. 지금도 어쩌다 시골집에 들르면 곧잘 평상을 찾곤 하는데 그곳에서 나는, 땀내 나는 가장을 벗고 헐렁한 건달로 갈아입는다. 평상에서마저 예의와 격식을 갖출 필요는 없다. 평상에 앉으면 마음이 한가롭고 느긋해진다. 평상 위에서는 시간의 흐름마저 완만해지는 것 같다. 어릴 적 나는 평상에 누워 밤하늘을 수놓은, 많은 별꽃들을 우러르며 휘파람과 노래를 부르곤 하였다. 지상에서의 모든 슬픔들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는 꿈을 꾸기도 했다. 평상에 엎드려 소리 내어 국어책을 읽었고, 당시에는 아주 귀한, 어찌어찌해서 손에 들어온 동화책 속 이야기들을 맛있는 음식을 아껴 먹듯 천천히 몸 안쪽에 새겨넣었다. 그날에 내가 읽고 쓰던 말과 글자들은 훗날 고향집 나무와 꽃이 되었으리라. 안방에서 엄하여 감히 맞바라볼 수 없었던 아버지도 이상하게 평상에 오셔서는 더러 농을 걸었다. 그날의 평상에는 아버지의 권위를 무장 해제시키는 무슨 비밀이라도 간직하고 있었던 게 확실하다. 술에 취한 아버지가 흘러간 유행가를 청승맞게 불러 댄 곳도 평상이었다. 자기 통제에 엄격하던 식구들도 이곳에서만은 꽁꽁 동여맨 감정을 헤프게 풀어 놓기 일쑤였다. 부엌에서 근심 잦던 엄니도 평상에 와서는 사춘기 소녀처럼 깔깔대었다. 별일 아닌 일에 박장대소하며 즐거워하는 엄니가 어린 내 눈에도 철없어 보였다. 평상에 누워 나는 잔기침이 잦은 할머니로부터 구슬픈 전설이며 민담들을 들었고 아버지로부터는 사립 바깥에서 일어난, 나라의 큰 걱정거리들을 전해 듣기도 하였다. 그 시절 여름날 저녁은 멍석 위에 둘러앉아 먹었지만 가끔 평상에 앉아 저녁을 먹는 때도 있었다. 그러나 주로 평상에서는 간식들을 즐겨 먹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엄니가 쪄 온 감자나 옥수수 혹은 저녁에 고무다라 찬물에 담가 놓은 수박을 꺼내 와 먹기도 했다. 평상의 계절이 돌아왔다. 시간을 내어 시골집 평상에 누우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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