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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행수입 6일부터 허용

    오는 6일부터 국내 상표권자가 아니더라도 일정 요건만 갖추면 해외 유명상표 제품을 외국에서 수입,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2일 관세청은 최근 적법하게 상표가 부착된 진정상품에 대해 병행수입을 허용하기로 한 정부 방침에 따라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수출입 통관 사무처리 규정」에 병행수입 허용기준을 새로 마련했다. 이에 따라 상표권이 없는 제3자도 ▲국내외의 상표권자가 동일인이거나 계열회사,수입대리점 등 동일인으로 볼 수 있을 때 ▲외국 상표권자와 동일인으로 볼 수 있는 국내상표권자로부터 전용사용권을 설정받았을 때는 병행수입을 할 수 있다.
  • 병행수입 허용 시행 차질/규정 개정·서식마련 등 준비 미흡

    ◎세관원 교육 거쳐 “6일쯤에나…” 독점 수입권(전용 사용권)이 없는 제3자에게도 외국의 유명상품 수입이 허용되는 병행수입 제도의 시행시기가 정부의 당초 발표와는 달리 늦춰지게 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재정경제원은 지난 20일 『수입상품의 가격경쟁을 촉진시킴으로써 공산품 가격 안정을 꾀하기 위해 11월1일부터 병행수입을 전면 허용한다』고 발표했었다. 재경원의 발표대로 이 제도가 1일부터 시행되기 위해서는 지적재산권 등과 관련된 관세청 등의 관련 규정을 개정,관보에 게재하는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그러나 시행일을 하루 앞둔 31일까지도 관련 규정의 개정 작업마저 끝내지 못하는 등 준비작업의 미비로 시행일의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와 관련,재경원 관계자는 31일 『병행수입을 당초 발표대로 11월1일부터 시행하려면 관세청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수출입 통관 사무처리 규정」을 개정,관보에 게재해야 하나 지금껏 개정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관계자는 『관련 규정의 개정작업 말고도 병행수입을 위한서식의 준비,일선 세관원들에 대한 관세청의 실무교육도 아직 끝내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시행시기를 당초 발표와는 달리 오는 6일쯤으로 늦추기로 하고,작업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제3자의 병행수입은 물론 전용사용권 침해와 관련돼 현재 통관이 보류 중인 리바이스 청바지와 테일러 메이드 골프채 등 외국의 유명 10개 상표의 통관 시기도 늦춰지게 됐다.
  • 11년만에 창작집 「인도로 간 예수」 출간 송기원씨

    ◎“선도 통한 인간구원 가능성 모색”/중단편 7편 수록… 작품세계 변모 한눈에 작가 송기원씨(48)가 선도를 통해 인간 구원의 가능성을 모색한 중편 「인도로 간 예수」를 표제작으로 11년만에 새 작품집을 창작과 비평사에서 펴냈다.90년대초까지 이어진 10여년간의 절필 앞뒤에 발표된 중·단편 7편을 모은 세번째 창작집이다.때문에 93년이후의 작품들이 84년 월문리 연작과 나란히 놓여 그간 작가세계의 변모와 확산을 한눈에 보여준다. 84년의 「새로 온 사람들」「잡풀」 등이 농촌문제·통일문제를 가깝게 다루고 있다면 근작들에는 어둡고 신산했던 지난 삶을 털어버리고 정신의 자유를 되찾으려는 몸부림이 두드러진다. 「인도로 간 예수」는 자신이 거둔 예술적 성공이 하루아침에 혐오스러워진 한 중년 화가가 무작정 여행길에 오르는 것으로 시작된다.분에 넘친 평론가들의 호의,작품에 따라붙어온 민중작가라는 꼬리표,위악과 퇴폐속에 막 살아온 지난날이 와르르 흉물스런 본모습을 드러내자 캔버스를 찢어버리고 달아나 선의 세계로 들어서는 화가의 모습은 한때 비슷한 연유로 펜을 놓아버린 작가의 자화상으로도 읽힌다. 『나이 쉰에 다가서면 위선과 은폐로는 더이상 스스로를 속일 수가 없습니다.내게 잡다한 과거와 가족사가 속박이었다면 참선과 명상수행 등 선도는 이를 벗겨내는 또다른 방법이었지요』 93년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아름다운 얼굴」은 의붓아비·의붓누이 틈에서 장돌뱅이로 커 사춘기를 자기혐오속에 보낸 작가가 자신의 삶을 먼지털듯 툭툭 털어 보여준 작품.이밖에 80년대말 뒷골목기행에서 길어낸 「늙은 창녀의 노래」「수선화를 찾아서」 등은 이땅의 가장 낮은 곳에 처한 이들에게 쏠리는 작가의 생래적 애정을 잘 드러낸다. 『한때 앞장섰던 민중운동에서 멀어진 이유는 진실로 낮은 사람들을 외면하는 운동권 내부의 경직성때문이었습니다.의식화된 민중만을 외치면서 그들은 어찌해볼 수 없이 버려진 밑바닥 삶은 모른척 했어요.하지만 지난 80년대 말 뒷골목기행을 쓰기위해 도시부랑아,하급선원,양공주 등을 수두룩하게 만나며 나는 진짜 힘은 이들 버려진 자들에게 있다는것을 확실히 깨달았습니다.이 체험이 있었기에 실패한 인생이라고 자학하던 한 장돌뱅이는 다시 붓을 들고 「아름다운 얼굴」을 쓸 수 있었습니다』 장돌뱅이로 삶의 자유를 한번 맛봤다면 일상의 테두리로 다시 들어갈 수 없지 않겠느냐는 그는 『2∼3년쯤 인도에 가 참선의 진수를 체험해볼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 6공 비자금 파문­4당 시각과 전략

    ◎대선자금 논란 여야 「비자금 2라운드」 돌입/검찰수사 지켜본뒤 입장 표명­민자/DJ비난 화살 비키며 정치공세 강화­국민회의/사건본질 호도 경계­민주/될수록 언급자제­자민련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파문에서 파생된 지난 14대 대선자금 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대선자금 공방은 노전대통령 비자금과 연관된 법적 문제는 물론 내년 15대 총선에서 4당간의 정치도덕적 비교우위에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여야는 대선자금의 공개범위,시기등을 놓고 4당 4색의 저울질에 한창이다. ▷민자당◁ ○…대선자금 내역의 자진공개 의사까지 내비치며 공세적 태도를 보이던 민자당은 지난 27일 노전대통령의 대국민사과 회견 이후 『대선자금 문제는 검찰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레 밝혀질 것』(강삼재 사무총장)이라고 한발 빼는 모습이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20억원 수수사실을 「고백」하고 난뒤 노전대통령 비자금의 김영삼 후보진영 유입규모 및 경위등에 국민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데도 민자당이 신중론으로 돌아선데는 무엇보다 여권 대선자금 전체를 문제시하려는 야권의 정치공세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민자당은 따라서 해명대상도 대선자금 전체가 아니라 노전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비자금에 국한시킨다는 방침아래 관련자료 정리작업을 벌이고 있다. ▷야권◁ ○…국민회의는 노전대통령 비자금 파문을 의식적으로 92년 대선자금 공방쪽으로 몰아가고 있다.김대중총재가 20억원 수수사실을 시인한 뒤로는 대선자금 시비를 부각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당내 모든 「입」들이 『김영삼대통령이 대선자금을 공개할 차례』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김대통령이 받은 대선자금이 공개된다면 김총재에게 쏠리는 비난여론을 무마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양태에 불과하고 내부적으로는 좀더 복잡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대여 총공세라는 외양과 달리 물밑으로는 여권과 절충점을 찾으려고 하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회의와 상당히 차별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현정권 이상으로 국민회의측에 도덕적 치명상을 안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이런 기조위에 노전대통령 비자금 파문을 대선자금쪽으로 돌리려는 국민회의를 격렬히 비난하고 나섰다.한 당직자는 『노전대통령 비자금 전모가 드러나면 자연스레 밝혀질 대선자금문제를 지금부터 쑤시는 것은 김대중총재가 김대통령과 타협을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따라 민주당은 가급적 대선자금 문제는 노전대통령 비자금에 대한 검찰수사가 일단락될 때까지 언급을 자제한다는 방침이다.다만,여권과 국민회의가 타협을 꾀하려 한다면 제2의 메가톤급 폭로를 준비하고 있다.특히 몇몇의원들은 김총재가 받은 대선자금이 20억원 말고도 더있다는 심증을 갖고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자민련은 김종필 총재가 92년 대선당시 민자당대표였다는 미묘한 처지를 감안,대선자금 공방에 굳이 끼어들지 않겠다는 자세다.김총재 자신이 대선자금 집행의 법적 책임자로서 공연한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큰 데다가 민주당은 물론 국민회의에서까지 민자당 시절 김총재의 정치자금 수수내역을 걸고 넘어지려는 상황도 자민련을 더욱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 무기명 CD·금전신탁 보유 유력/비자금 더 있다면 어디 숨겼을까

    ◎제2금융권앤 채권으로 은닉 가능성 커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이 지금까지 확인된 4백85억원 외에 더 있다면 어떤 형태로 있을까.기업금전신탁과 같이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거액을 장기간 숨길 수 있는 상품이며,가명 또는 차명으로 가입돼 있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같은 조건을 갖춘 은행권의 상품으로는 대표적인 무기명상품인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일반불특정금전신탁·기업금전신탁·개발신탁이 꼽힌다.이들 상품은 가입한도가 무한대인데다 지난 9월말 현재 수신고가 CD는 21조원,일반불특정금전신탁은 55조9천억원,기업금전신탁은 7조6천억원,개발신탁은 34조8천억원에 이르고 있어 비자금이 숨기에 안성맞춤이다. CD는 만기 때마다 연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나 금전신탁 등 나머지 상품은 만기 때 찾지 않으면 자동연장되는 이점이 있다.게다가 연 12∼13%의 고수익이 보장되는 점도 비자금을 운용하는 측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소다. 2금융권에는 이와 유사한 상품으로 어음관리계좌(CMA)와 기업어음(CP)이 있다.이중 CMA는 한도제한이 없고 환금성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그러나 이들 상품은 만기도 짧은데다 대부분 단기고수익을 좇아 몰려든 자금이어서 거액의 비자금이 오랫동안 숨어 있기에는 적합치 않다는 게 금융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주가가 본격적인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던 지난 93∼94년 증권가에서는 「큰 손이 한탕하고 떠났다」는 풍문이 심심찮게 나돌았다.주식의 매매차익은 세원이 노출되지 않은 점을 이용한 정치권의 검은 돈일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그러나 비자금은 속성상 익명 못지않게 안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단기매매차익을 챙기기 위해 무모하게 증시에 뛰어들지는 않으리라는 게 정설이다. 이에 따라 2금융권 관계자들은 만약 2금융권에 비자금이 은닉돼 있다면 그 대상으로 채권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대리인을 통하면 신분을 전혀 노출시키지 않고 단기간에 거액의 채권을 살 수도 있고 현금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5·6공 당시 정치자금을 조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이원조전의원은 금융계에서 「채권의 대가」로알려져 있다.지금도 명동 사채시장주변에서 성업중인 3백여 채권상중 20여곳에서는 하루 10억원대이상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이 극도의 보안을 요하는 비자금을 법률적인 분쟁의 소지가 있는 차명계좌로 하는 바람에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며 『가명 등의 형태로 은닉돼 있다면 계좌나 수표추적으로는 절대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책 같은 도시 도시 같은 책/황기원 지음(화제의 책)

    흔히 콘크리트의 회색으로 떠오르는 도시,산업화를 거치며 농촌과 확연히 구분되는 공간이 돼버린 도시.이곳의 주민이나 그 둘레에 모여사는 이들에게 도시는 어떤 의미를 띨까.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인 지은이의 책은 도시의 조경이나 형태에 대한 딱딱한 강의가 아니다.현대의 가장 일반적 주거 터전이 되어버린 도시를 통해 사람살이의 공간적 의미를 캐물어보는 책이다. 인간은 자연을 길들여 도시를 지었지만 자연없이는 살 수 없기에 도시속에 공원을,그린벨트를 끌어들인다.하지만 도시속의 그것은 문화의 영향을 받아 마치 정기만 빨아 담은 「사철탕」처럼 변질된다.「푸른보석」같은 공원을 만들어 자연이 도시와 조화를 이룬 보다 건강한 삶터를 꾸릴 길은 없을까라는 질문이 책에 가득차 있다. 독자를 도시 얘기로 끌어들이는 계기는 문풍지,질그릇,화초장 같은 아주 사소한 사물이다.좁은 길에 비집듯이 들어찬 가게 진열장은 비뚤어진 넙치의 눈,붐비는 도시를 꿰뚫는 길은 상처를 남기는 면도날에 비유된다.재미있는 비유 하나에서 환경,문화에 대한 명상을 이끌어내는 종합적 안목이 돋보인다.1백여장의 컬러사진이 즐거움을 더한다. 열화당 2만원.
  • 일 북해도 「물의 교회」(세계의 명소/걸작건축감상:24)

    ◎물과 빛·자연 어우러진 “작은 천국”/주변 물은 기독교 세례의식의 역사성 함축/강렬한 듯 부드러운 채광… 무한한 삶을 연상/공간의 본질 추구가 설계 목적… 건축의미 살려 북해도 토마무 리조트단지내의 ‘물의 교회’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소음과 공해에 찌든 도시인들은 기회만 주어지면 도심에서 탈출하여 산으로 들로 바다로 떠난다.도시닝들의 자연에 대한 갈망은 리조트산업 분야의 활성을 초래하고 세계의 아름다운 미개발 지역들은 또다른 모습의 도시,즉 휴양도시로 변모되고 있다.그러나 복잡한 일상생활에서 떠나 자연을 찾는 도시인들은 붐비는 현대의 휴양지에서 자신을 조용히 돌아볼 수 있는 장소를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물의 교회」는 현대식 휴양단지내에 정신적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매우 의미가 있다.이 교회는 북해도 토마무의 휴양 오락 단지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스키장,골프장,인공 파도 수영장,호텔,상가,식당가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그러나 주변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압도하면서 고요한 사색의 무드로 빨려 들게 하는 강한 힘을 지닌 이 작은 교회는 이 휴양지를 찾은 방문객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지 않을 수 없는 매우 인상적인 건축물이다.도시의 복잡함을 떠나 자연 속에 육체를 던지고 깨끗한 공기를 가슴 가득 담지만 정신적인 정화를 자칫 놓치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명상의 무드로 이끌리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이 교회는 토마무 리조트 단지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대자연의 위대함 표출 단지내의 산책로를 따라 이 교회로 진입하게 되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건축형태가 주는 힘에 이끌리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되는 공간 체험을 하게 된다.1백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지 않은 규모의 교회가 대규모 오락환경을 압도하고 주변과 대조적인 정적인 분위기에 빠져들도록 하는 것은 대자연의 위대한 힘을 건축 공간 내부로 끌어들여 방문객들에게 가슴 깊은 감동을 불러 일으키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북해도의 모습을 끊임없이 바꾸는 안개,구름,바람,태양,물 등은 노출 콘크리트,유리,스틸의 지극히 인공적인 건축재료들과 절제된 형태로 만나 완벽한 추상적 공간을 이루고 있다.대자연은 교회가 지녀야 할 가장 근본적인 모습을 위해 건축환경 내부에서 새롭게 구촉되어 건축과 자연은 완벽한 하나가 되어 강한 전달성을 지닌다.더욱이 이 교회는 자연요소가 내포하는 위대한 힘과 미니멀리즘적 언어로 구사된 건축 조형을 통해 교회공간의 본질적인 형태를 새롭게 표현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현대 건축물이 되고 있다. ○계단실 지나면 딴 세상 주된 건축적 요소는 직사각형의 인공호수와 10m와 15m의 두 정방형이다.그러나 이러한 간결한 조형언어 속에 내재되어 표현되고 있는 물과 빛은 방문자의 마음 깊은 곳을 두드리는 강렬한 힘을 지니고 있다.인공 호수를 감싸면서 세워진 노출 콘크리트 벽을 따라 완만한 경사를 오르면 반투명 유리에 사방이 둘러싸인 진입부에 이른다.이곳은 하늘의 일부분을 잘라낸 빛의 상자이며 그 속에 십자가 4개가 서로 접하면서 서있다.그 아래는 반투명 유리를 사용하여 공간 속에 또다른 빛을 담아 변화된 빛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강렬한 직사광과 부드러운 투과광이 서로 뒤섞이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변화하는 빛의 홍수 속으로 둘러싸인다.이 빛의 미묘한 콘트라스트를 통해 교회의 주공간으로 향하면서 방문객들은 짧은 순간이지만 빛을 통한 정화를 경험하며 엄숙해지지 않을 수 없다. 교회안으로 유도되는 어둡고 완만하게 돌아 내려가는 계단실을 따라가면 갑자기 눈앞에 은빛으로 반짝이는 깊지 않은 인공호수와 물속에서 떠 있는 십자가를 마주 대하게 된다.교회의 삼면은 노출콘크리트로 마감되고 한면은 스틸프레임과 유리를 경계로 평화롭고 무한함을 연상케하는 수면과 하늘로 마감 지워지고 있다.물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유리면은 필요에 따라 옆으로 열릴 수 있어 물과 하늘과 건축 공간은 완전한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기도 한다.또한 여기서 물은 기독교의 물의 세례의식의 역사성을 간결한 현대적 조형언어로 함축하고 있어 수면위에 떠 있는 그리 높지않은 십자가는 고딕의 높은 첨탑위의 십자가가 주는 힘보다 더욱 깊고 높은 종교적 의미를 방출하고 있다. 이곳에서 자연은 방치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건축공간속으로 갇힌다.공간 속에 갇힌 자연은 명확히 부각되어 인식되고,단편속에서 자연의 전체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되고 있어 자연은 더욱 실체화되어 위대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ㄴ자형의 긴 콘크리트벽으로 둘러싸여져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태양 빛과 물과 하늘,수목은 시시각각으로 그 모습을 바꾸며 자연의 생명력 있는 변화와 함께 콘크리트와 유리로 구성된 건축공간은 마침내 교회로서 성스러운 생명력을 지니며 완성된다. ○안도 다다오의 완성작 「물의 교회」가 북해도 리조트단지에 건축된 배경이 전통적인 건축작업과는 다른과정을 거치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이 교회는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건축가의 한 사람인 안도 다다오에 의해 설계부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교회의 본질적인 형태추구를 목표로 계획안이 작품전시에서 먼저 발표되었고 이것이 건축주에 의해 발탁되어 그대로 건축할 수 있는 부지를 제공받게 되어 현재의 위치에 세워졌다.이러한 점은 기능성,사업성,주변환경 등 일반적으로 건축 작업의 주된 이슈가 되고 있는 개념들이 모두 배제되고 오로지 공간의 본질추구에 목표를 둔 작품이라 볼 수 있어 깊은 건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 수업은 교회가 리조트단지 중심에 건축될 수 있는 것처럼 특이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그는 대학을 다니지 않고,유럽의 건축과 일본의 전통 건축을 견학하며 건축 스케치여행을 통해 스스로 건축을 독학하였다.그러나 그는 청소년기부터 이웃의 목공소를 드나들면서 목공작업을 통해 익혀온 투철한 장인 정신을 지니고 있다.현재도 그는 타인의 손에 의해 시공되는 자신이 설계한 건물이 완성될 때까지는 현장에서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어느 학파,어느 학력을 내세우지 않고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공간의 본질성을 고집스레 추구하는 건축가의 작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현실을 통해보면,피상적이고 고정관념화된 우리의 건축풍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한편으로는 「물의 교회」처럼 건축가의 작품이 건축주의 경제성,사업성보다는 예술작품으로 인정받으며 작가의 건축 철학이 최대한으로 존중되어 좋은 작품으로 현실화될 수 있는 건축문화를 보면 사업성 중심으로 개발되는 우리의 건축환경에 대해 아쉬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 일서 폐기반도체 수입 유명상표 붙여 되팔아

    ◎11억 챙긴 1명 구속·1명 입건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19일 일본으로부터 산업폐기물로 수입한 고철을 일본·미국 등의 유명상표를 붙여 신제품으로 속여 판매해온 금일전자대표 이재경(·41·서대문구 남가좌동)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이 회사 영업부장 최경수(34·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내동)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이들은 90년3월부터 일본에서 산업폐기물로 수입한 「싸이리스트」 「트렌지스터모줄」 등 반도체 7천4백60점(시가 2천1백여만원)을 구입해 윤활세탁제로 손질한 다음 「삼렉스」 「파워렉스」 「후지」 등 세계적인 반도체상표를 부착,개당 13만∼17만원씩 팔아 지금까지 1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 한국미술 새 흐름 한눈에…/광주 비엔날레/국내작품 지상전

    60개국 5백여명에 이르는 광주 비엔날레의 참가작가중 주최국인 한국의 작가는 1백18명이다.본전시인 「국제현대미술전」을 비롯해 「증인으로서의 예술전」「광주5월정신전」「정보예술전」「문인화와 동양정신전」「한국현대미술의 오늘전」「한국근대미술속의 한국성전」등 6개 특별전에 참가중인 그들의 작품은 한국 미술의 흐름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본전시인 「국제현대미술전」속의 한국작가들은 현실과 문명상황에 대한 예술적 대응인 민중미술의 전형을 보여준다.그런가하면 「증인으로서의 예술전」과 「광주5월정신전」에서는 흔히 거칠고 도식적인 광주 주제의 이미지에서 탈피,미술의 사회적 실천가치를 진지하게 강조하고 있다. 한국작가들은 또 「문인화와 동양정신전」에서 문인화를 단순히 동양적 범주에 두지않고 세계적 공감대를 지닌 현대미술로서 가치를 찾으려 하고 있다. 한편 90년대의 한국미술을 「일상」「미디어」「문명비판」의 영역으로 나눠 보여주는 「한국현대미술의 오늘전」과 20세기초부터 지난 70년대까지 활동한 한국의대표작가 17명을 모은 「한국근대미술속의 한국성전」은 한국 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대비해 보여주는 전시회로 눈길을 끈다. ◎광주 비엔날레 이모저모/외국인 등 관람객 개막 4일만에 13만명 넘어 개막 4일째를 맞은 23일까지의 관람객은 외국인 5천여명을 포함,13만명을 넘어섰다.태풍 「라이언」의 영향으로 비가 내린 이 날도 이른 아침부터 3천여명이 전시관마다 성황을 이뤘다. ○자원봉사자 추가 배치 ○…비엔날레 조직위 관계자는 『이 날까지 단체예약 인원이 60만명,팔린 입장권은 18만장』이라며 『폐막일인 오는 11월20일까지는 당초 예상했던 1백80만명을 훨씬 웃도는 관람객이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시는 이미 각 구청과 사업소 공무원 4백여명과 차량·급수·의료지원 등 자원봉사 요원 1천3백여명을 각 전시장에 배치했으나 관람객이 늘자 시청직원 60명을 추가로 배치. ○우리가락 맞춰 어깨춤 ○…이 날 아침부터 내린 비가 하오부터 그치면서 야외공연장과 문예회관 대극장에는 민속예술을 감상하기 위해 노인들이 대거 몰렸다.손자들의 손을 잡고 온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송순섭씨의 판소리,대구 날뫼북춤,국립극단 공연 등 우리 가락에 맞춰 어깨춤을 추는 등 축체 분위기를 만끽. ○일부 작품 손상,아쉬움 ○…관람객이 늘면서 설치미술품이 손상되는 사례가 늘자 조직위는 관계자를 전시실에 고정 배치하는 등 작품 보호에 안간힘. 지난 22일에는 본 전시장에서 구토 라카즈(브라질)의 작품 「자전거 영화타기」의 자전거 5대 중 3대가 망가졌고,베아트스트 레울리(스위스)의 「미국 1」은 관람객들이 만지는 통에 작품의 영사기가 고장났다.작가들도 작품훼손에 잇단 항의. ○외국 바이어들 줄이어 ○…비엔날레가 미술축제로만 끝나지 않고 지역의 홍보 및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행사로 이어지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다. 광주시는 다음 달 중순쯤 해외 바이어 50여명과 재일교포 구매 사절단을 초청해 산업설명회와 함께 특산품 구매상담을 갖기로 했다. 광주무역회관이 개관하는 다음 달 10일부터 열흘 동안은 삼성전자 광주공장,무등플래스틱,에디슨전자등 광주·전남 36개 업체의 제품을 홍보하는 「광주 종합상품 전시회」를 개최키로 결정.
  • “문명 갈등 극복” 실험정신/광주비엔날레 지상전

    광주비엔날레의 하이라이트는 시공을 초월하여 전세계의 미술을 총망라한 본전시 「국제현대미술전」과 6개의 특별전이다.「경계를 넘어」란 주제아래 50개국에서 91명의 작가가 87점을 출품한 「국제현대미술전」에서는 주제에 크게 부합된 작품들이 대상과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이 비엔날레의 개성을 분명하게 했다.지구상의 제반 갈등을 예술의 한마당으로 극복한다는 메시지를 담아 동서양 문화의 깊이와 편차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전제아래 전시현장에는 대담하고 실험적인 현대미술들이 자리를 잡았다.유럽지역의 작가들이 충격적 예술과 고전적 이야기의 결합을 보여주고 있는데 비해 북미지역 작가들은 소박한 소재가 빚어내는 개인 철학의 내밀함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내놓았다.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작가들은 전통문화와 서구문명의 대립양상을 극복하려는 상황을 작품으로 나타냈고 남미 작가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아메리카 특유의 문명을 펼쳐보인다.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작가들은 과거의 정치적 발언 차원에서 벗어나 인간에게 눈을 돌리고 있고 한국작가들은 현실과 문명상황에 대한 예술적 대응을 힘있게 과시하는 경향이다.한편 6개의 특별전중에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펼쳐지고 있는 「증인으로서의 예술전」과 「광주5월정신전」「정보예술전」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 전시들이다.광주가 겪어온 역사의 굴레를 국제적 시각에서 조명해보는 「증인…」과 「광주…」은 쉽게 접할 수 없는 놀라운 형상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첨단의 정보기술을 사용한 「정보예술전」은 예술과 관객의 소통을 가능케하며 인파를 끌어들이고 있다.
  • 콜레라 전염경로 구명돼야(사설)

    콜레라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있다.콜레라같은 외래전염병은 병균의 국내유입을 막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러나 일단 유입되면 그 경로를 신속히 구명하는 일이 제일의 급선무다.그것을 알아야 더이상의 전염을 차단하고 퇴치할수 있을뿐 아니라 새로운 유입을 막을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콜레라소동에서 그것이 잘 안되고있는 것이 안타깝다.대부분의 감염자가 창궐지역인 북한에 가까운 강화등 서해안 채취 어패류 섭취자들이란 점에서 북한으로부터의 유입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측되고있다.해류를 따라 혹은 최근 홍수때 임진강 등으로 남하한 균이 강화근해 어패류를 통해 유입되었을 것이란 것이다.그러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추측만 갖고는 부족하며 첫 발병지인 포항경우에 대한 설명도 안된다. 그동안 우리는 동남아등 상습오염지역 여행자들로부터 유입되는 것이 보통이었다.때문에 여행자검역이 주된 방역방법이었다.그러나 이번 경우 그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보여주었다.우선 북한이 허점임이 드러났다.남북한간의 신속한 통보및 정보제공,공동조사·방역등의 체제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환자 3백여명 발생에 50년만의 콜레라 맹위로 보도된 일본경우도 유입경로 구명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많은 사람이 오염지역인 인도네시아 발리섬 여행자인 것으로 판명됐으나 6명은 해외여행자도,2차감염자도 아닌 것으로 드러나 경로가 불명상태다.다만 오염지역으로부터의 수입식품에 의한 감염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을 뿐이다. 우리도 수입식품에의한 유입가능성을 배제할수 없을 것이다.동남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 그리고 일본 등이 콜레라오염지역이다.북한식품도 유입되고있다.수산물이 서해 동지나해등 공해상에서 밀거래로 국내에 불법유입 되고있다.동해상에선 북한어선들과의 거래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우리방역의 중대한 사각지대가 아닐수 없다.세균심리전의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있다.콜레라 유입및 전염경로는 반드시 그리고 조속히 구명돼야 한다.
  • 가을밤 화제의 국악공연 잇따라

    ◎김영동씨 14∼15일·묵계월씨 16일 혼신의 무대/김영동­자작곡 「조각배」·「초원」등 11곡을 공연/묵계월­경기민요 1인자… 소리삶 65년 결산 이번주 후반 서울 중심가의 두 공연장에서 국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공연이 펼쳐진다.14·15일 하오7시30분 중구 정동의 정동극장 무대에 오를 「김영동의 음악세계­나의 소리기행」과 16일 하오7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묵계월 1995­끝없는 소리의 길」. 우리의 소리를 「만들어내는데 반평생을 바쳤거나」(김영동) 「소리를 다듬어내는데 한평생을 바친」(묵계월) 두 공연의 주인공들은 인생을 우리가락에 바칠 수 밖에 없었던 그 「소리」의 매력을 아낌없이 펴보일 계획이다. 정동극장에서 펼쳐질 김영동씨(44)의 소리무대는 국악작곡가로 위치를 확실히 다지고 있는 그의 음악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다. 서울대 음악대학 국악과에서 대금을 전공한후 국립국악원 연주원으로 재직하면서 작곡을 공부한 그는 지난 79년 제1회 작곡발표회를 가지면서 국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84년 독일 괴팅겐대와 베를린 자유대에서 비교음악학을 공부하면서 새로운 음악조류에 접한 그의 독자적인 작업은 귀국후 명상음악 「선」의 출반으로 나타났다. 불교의 오묘한 사상과 국악을 접목시킨 김영동류 음악은 창작국악으로는 드물게 선풍을 일으켰다. 그의 작품들중 일반대중에게 잘 알려진 「조각배」「어디로 갈꺼나」「초원」「아마존」등 11개의 대표곡이 이번 공연의 연주곡. 소금과 대금,가야금 양금등 전통국악기뿐만 아니라 만돌린과 기타,전자기타와 신디사이저 드럼등 현대악기들이 한데 어울리며 김씨가 직접 출연하여 노래와 소금연주도 한다. 16일 「끝없는 소리의 길」이란 이름아래 은퇴무대를 갖는 묵계월 여사(75)는 지난 75년 경기잡가로 중요무형문화재 57호가 된 경기민요의 1인자. 『아직 기력이 있을때 지난 65년간 한눈 팔지않고 불러온 경기민요를 제대로 부르고 싶어 결산공연을 갖는다』는 그는 『공연을 앞둔 심정이 마치 18세때 부민관 무대에 처음 설 때와 같다』고 했다. 지난 21년 서울에서 태어나 열한살때 본명 이경옥을 버리고 예명 묵계월이란 예명으로 소리세계에 입문. 또래의 소리꾼 이은주 안비취씨와 함께 국악계의 대들보로 자리를 굳혀온 여사는 구슬픈듯 하면서도 청아한 목소리로 읊어대는 며느리소리 「삼설기」의 창에 단연 독보적이다. 영원한 소리꾼의 은퇴무대는 그의 「삼설기」를 비롯한 경기민요 열창과 이은주·이춘희씨의 찬조출연,이수자들의 합동공연으로 꾸며진다. 『공연이 끝나도 기력있는한 후학을 키우겠다』는 것이 여사의 꿈이다.
  • 광주 비엔날레 개막 D­15/「세계적 미술축제」 마무리 한창

    ◎전시관 준공·행사지원 시설 거의 매듭/외국작가 속속 입국… 출품작 30% 도착 광주라는 한 도시의 축제를 넘어서 「한국이 치르는 최고의 국제예술행사」라는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광주비엔날레의 개막(20일)이 보름앞으로 다가왔다.「경계를 넘어」라는 주제아래 전세계의 이념과 문화등 복잡다단한 경계를 넘어 세계속의 시민정신을 향한 특별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행사는 광주시의 총 투입예산 1백82억원,관람인원 2백만명을 예상하는 범국민적인 기획아래 광주 모든 시민이 「비엔날레」의 팡파르를 위해 몸과 마음의 정성을 아끼지 않고 있다. 광주에 들어서면 서너달전 새로 세워졌다는,비엔날레 표시가 들어가 있는 교통표지판이 광주시의 준비태세를 확실히 확인시켜 준다.비엔날레 전시관이 세워진 중외공원을 찾는 고객을 전시장 입구까지 친절하게 데려다 주는 택시기사의 친절은 미술전문적인 단어인 「비엔날레」의 본뜻을 잘 모르면서도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행사를 치른다는 자부심을 갖는 광주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지난8월 31일 용봉동 중외공원 문화벨트내에 있는 연면적 4천15평,전시장규모 2천6백57평의 비엔날레 아트홀이 준공식을 가지면서 비엔날레의 불꽃은 점차 거세게 당겨지고 있다. 현재까지 외국 작가들의 출품작 30%가 국내에 들어온데 이어 외국 출품작가로는 최초로 남미 우루과이의 거장 카를로스 카펠란이 지난 2일 입국하면서 광주시의 비엔날레 관계자들은 더욱 분주해 졌다. 수상(대상 상금 4천만원)을 겨냥하며 태평양권의 최초이자 유일한 국제 미술이벤트인 이 비엔날레에 참가한 작가와 작품은 50개국에서 92명의 작가가 출품한 공동작업이 포함된 88점.연령은 20∼60대로 폭넓게 걸쳐있지만 30∼40대의 작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선정된 인물 대부분이 각 지역에서 실험성강한 떠오르는 작가들이다.한국 작가들은 지난 80년대 현실과 문명상황에 대해 힘있는 예술적 대응을 보여준 민중미술 작가들이 비중있게 포함됐다.안성금 김명혜 김익영 김정헌 임옥상 신경호 홍성담 서정태 우제길등 참여 작가들은 초조한 심정으로 출품작의 마무리작업에 빠져있는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데 평면에 치우쳐온 임옥상씨를 비롯,작가 대부분이 이례적으로 설치나 비디오아트를 준비하고 있다. ◎장외 행사/「광주 통일미술제」 □세부행사 내용 「망월동 영령」 진혼 도보 행진 12개 민족미술단체 작품 전시 금남로선 「거리미술·초상제」 광주비엔날레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비엔날레와는 별도의 장외미술축제가 준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광주미술계 일부에서는 「안티비엔날레」(반비엔날레)라고 풀이하는 이 행사는 이 지역의 젊은 미술인그룹인 「광주미술인공동체」(회장 이준석)가 마련하는 「광주 통일미술제」. 참여 작가들은 『동양 한국의 새로운 문화의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한 행사』라면서 『항간에 우리의 뜻깊은 행사가 마치 비엔날레의 의미를 깎아내리고 저지하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매우 못마땅하다』고 말했다. 「광주 통일미술제」는 비엔날레가 개막한 다음날인 21일 광주 망월동 묘지에서 시작되는 데 오는 10월 15일까지 이 지역 미술인들의 문화적 실천역량을 확인시키는 행사로 꾸며진다. 전국에서 제작된 만장(3m50㎝×55㎝)1천2백장이 6m높이의 대나무 장대에 걸려 망월동 묘지 입구 십리길을 메운다.그리고 묘지 제1주차장에 임시로 설치되는 가전시대에는 전국 12개 민족미술단체에서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또한 21일 하오2시부터 만장이 걸린 십리길에서 참여작가들과 시민들이 진혼제 형식의 도보행진을 하고 금남로에서 거리미술제와 초상제를 지낼 계획이기도 하다.
  • 내부갈등 안은채 “임시봉합”/민주당 내분수습의 안팎

    ◎「신3김구도」 청산 주도세력 부상틀 마련/지분문제 등 당권싸고 「마찰의 불씨」 잠복 민주당의 내분이 이기 택총재의 2선후퇴와 전당대회 2회 개최,야권통합추진 등에 합의를 봄으로써 마침표를 찍었다.지난달 18일 DJ(김대중 국민회의창당준비위원장)의 신당창당 선언에 따른 분당사태 이후 한달여만에 간신히 몸을 추스린 셈이다. 그러나 이번 내분 수습은 엄밀한 의미에서 봉합의 성격이 짙다.앞으로 지분문제 등 당권을 둘러싸고 이총재와 구당파측이 마찰을 빚을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그러나 재분당의 위기에서 벗어나 「신3김구도」 청산을 주장하는 정치세력의 중심으로 발돋움할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분당사태 이후 내분이 수습되기까지 양측의 협상은 철저한 주도권 싸움의 양상으로 전개돼 왔다.그리고 이 주도권 싸움은 앞으로도 민주당의 진로에 지속적으로 여진을 남길 전망이다.구당파의 이총재 퇴진요구로 비롯된 정면충돌에서부터 시작해 전당대회 2회 개최,공동대표제 도입 등의 절충안이 제시될 때마다 양측은 지엽적인문제에까지 물고 늘어지는 신경전을 벌였다.역설적이지만 이총재의 2선후퇴는 이런 연장선 위에서 나온 타개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언뜻 이총재의 후퇴는 구당파측의 요구에 「굴복」한 것처럼 비쳐진다.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렇지가 않다.우선 이총재는 구당파의 반대속에 28일 전당대회를 강행할 경우 적법성 문제 등으로 자칫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대표직 고사는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궁여지책이었던 것이다.그러나 결과적으로 자신의 후퇴가 당수습의 결정적 계기가 됨으로써 이총재는 분당을 막은 주역으로 부각되는 성과를 얻게 됐다.아울러 당내 영향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결 홀가분하게 12월 당권도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홍영기·박일 공동대표체제로 당무가 일단 정상화됨에 따라 민주당은 앞으로 12월 전당대회때까지 「정치개혁시민연합」(정개련)등 「3김청산」을 기치로 하는 야권정치세력과의 통합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곳곳에 널려 있는 「암초」를 재대로피해 나갈지는 미지수다.당장 공석인 1백여명의 조직책 인선을 둘러싸고 이총재와 구당파측의 지분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10월,11월쯤으로 예상되는 「정개련」과의 통합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외부인사 영입과정에서도 양측은 자파세력 확대를 위한 경쟁으로 다시 충돌할 공산도 크다.경우에 따라서는 구당파측의 이부영·노무현 부총재와 제정구·원혜영·유인태·장기욱 의원등이 이탈,정개련과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8월 전당대회 이후 3개월여의 과도체제기간 동안 민주당이 이같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구도의 그림이 달라질 것이다.
  • 가파치/낫소/각시방/세누피/코지호/중기 공동상표 해외시장 공략

    ◎핸드백·옷·스포츠용품 주종/공동직판장 운영·해외 상표출원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공동상표」사용을 통해 OEM(주문자상표부착)수출방식에서 벗어나 고유상표로 해외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공동상표란 다수의 기업이 공동으로 고유상표를 개발하거나 한 기업이 개발한 상표를 다른 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공동상표사용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자금,기술,마케팅능력이 미흡한 중소기업들도 고유상표에 의한 해외시장진출 길이 열리게 된다.또 그 결과 외국 유명상표도입과 이로 인한 고액의 로열티지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핸드백·의류·스포츠용품·신발 등을 생산하는 국내 생활용품업체들은 가파치·낫소·각시방·세누피·코지호 등의 고유상표를 공동으로 사용,올해부터 수출을 시작했으며 해외 주요도시에서의 공동직판장설치 및 해외 상표출원등 적극적인 시장개척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파치의 경우 (주)기호상사 등 14개 업체들이 핸드백·의류·필기구 등 30여품목에 이 상표를 부착,올해매출액 7백28억원과 수출 3백만달러를 달성할 계획이다.낫소의 경우 (주)낫소와 반석등 12개 스포츠용품업체들이 올해부터 스포츠화·볼링용구 등 9개 품목에 이 상표를 공동사용하고 있는데 이들 업체들은 올해 3백26억원의 매출과 1천6백만달러의 수출목표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서울 핸드백조합의 20개 회원사들은 각시방상표를 공동사용해 올해 1백억원의 매출과 5백만달러의 수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대전지역의 4개 피혁제품업체와 대구중앙여성패션조합의 5개 회원사들도 각각 세누피와 코지호란 상표를 공동으로 사용해 내수 및 해외시장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통산부는 중소기업들의 공동상표사용을 적극 권장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상표권의 양도 및 대여(공동사용)에 대해 소득세와 법인세등을 감면하는 방안을 재정경제원과 협의하기로 했다.
  • 보스니아내전 종식시켜야 한다(해외사설)

    악순환은 시작됐다.모두 보스니아사태에는 정치적 해결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프랑스와 우방국들은 그들의 군사배치에 날마다 놀라곤 한다.모두 평화를 말하면서 전쟁의 논리에 빠져든다.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이 유엔평화유지군의 요구에 따라서 장비에장군에게 포격범위를 줘야만 평화유지군의 활동은 능력을 발휘한다.병사들이 세르비아계의 포탄표적이 될 때는 나토 소속 비행기가 지상지원임무 투입을 위해 뉴욕의 유엔본부까지 갈 필요가 없다.자그레브에 있는 유엔사령부에서도 충분한 일이다. 대량폭격을 위해서는 2중의 장치가 남아 있다.폭격명령은 유엔군과 나토군에 의해서만 결정될 수 있다.영·불 양국은 이렇게 통제를 하고 있다.나토군의 결정에만 맡기게 되면 결국은 미국의 의향대로 움직여진다. 보스니아문제를 중요하게 느끼지 않는 빌 클린턴대통령은 폭격을 하는 데 덜 주저할 것이다.미국 상원이 무기금수조치 해제를 의결한 뒤 그것은 하원의 결정을 막으려는 미국대통령으로서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그러나 지상군을 늘리는 것은 인명상실의 위험도 그만큼 증가된다는 것이다.이런 반대에 대해 정치적인 지도자들은 위험증가의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을까. 스레브레니차 함락이후 회교도가 희생된 폭력이 증가한 이후 인종말살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공포다.공존이 불가능할 때 민족의 교환은 강제로 비난할 일은 못된다. 1차대전은 물론 2차대전 때는 이런 방법이 소수민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에서는 허용됐다.강제추방은 특히 노골적으로 행해졌다.스레브레니차에 이어 제파를 빼앗긴 뒤 유엔평화유지군은 주민을 보스니아국경까지 후퇴시켰다. 서구국가들은 세르비아의 내전을 종식시켜야 한다.반드시 그것을 실현시켜야 한다.트로이의 전쟁에서 장 지로두가 말했듯이 전쟁의 노래를 부르기보다는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평화의 노래를 부르는 편이 낫다.
  • 해양 생태계 수년간 “치명상”/「기름유출」후유증 진단하면…

    ◎방서 잘돼도 유출기름 50% 잔존/플랑크톤 질식사… 먹이삿슬 파괴/원규보다 휘발성 적은 벙커C유가 더 악영향 지난 23일 전남 여천군 앞바다에서 발생한 시 프린스호의 기름유출사고는 인근의 어패류양식장등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상당기간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여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기름띠 제거등의 방제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더라도 주변해역의 생태계는 수년동안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더구나 사고해역은 연안어장등이 많고 비교적 수심이 얕아 기름침전등으로 인한 후유증이 다른 해안지역보다 더욱 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고때 가장 많이 유출된 벙커C유는 한번 정유된 연료유이기 때문에 수중생물에 급속도로 독성을 내뿜는 성분은 포함돼 있지 않다.하지만 원유보다 점도나 농도가 높고 휘발성이 거의 없어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진 벙커C유에 함유된 방향족 탄화수소는 분해속도가 느려 물속에서 오랫동안 떠돌아다니며 생물의체내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유출된 기름 가운데 비중이 낮아 수면 위로 떠오른 기름띠는 바다생물을 서서히 멸종시켜나가게 된다.햇빛을 차단하고 물속의 산소를 줄어들게 해 플랑크톤과 물고기를 질식시킨다.또 플랑크톤의 사멸은 어류의 먹이사슬을 끊어 물고기의 식량원을 고갈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보통 기름유출사고의 경우 유출기름의 20∼30%는 휘발성물질로 기화하고 수용성물질은 물속에서 용해된다.그러나 나머지 상당량의 기름은 작은 덩어리를 이룬 뒤 물과 결합,기름덩어리로 변해 바다속에 가라앉는다.방제조치가 잘돼도 유출량의 50% 정도는 바닷물속에 남는 다는 지적이다. 보통 유출된 기름은 3개월이 지나면 외형상 바다에서 사라진다.하지만 이후 최소 2년동안은 어패류의 산란과 성장을 방해해 어종과 어량을 격감시킨다.또 장기간 기름오염에 노출된 바다에서는 기름의 유독성 발암물질 때문에 기형의 물고기가 나올 확률이 높다.기름덩어리가 해변개펄지역이나 모래사장으로 스며들어 이곳에서 서식하는 생물도 황폐화시키게 된다.기름의 잔여물은 1백년까지 바닷물에 남아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제약품과 장비의 부족도 이번 사고의 후유증을 더욱 심각하게 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기름피해를 막기 위해 기름을 잘게 부수는 유처리제를 살포하고 있으나 유처리제 역시 2차오염원이 되고 있어 마구잡이로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유처리제 성분중 파라핀 베이스오일에는 독성이 함유돼 있어 많이 사용할 경우 생태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심재곤 환경부대책반장은 『기름제거작업을 완료하는데는 2개월여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고 『환경부조사반의 생태계 영향조사결과가 나오는대로 관계부처와 대책을 마련,이번 사고의 후유증을 최소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서 온 항공 방제기/미 군용기 개조… 수상30m 저공 비행/유화제 최대15t 적재… 30∼50분 작업 남해안에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기 위한 특수항공기가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25일 하오10시15분 김해공항에 도착한 방제전용기는 미군용 C130허큘리스기를 개조한 것으로 양날개에 각각 2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4발 터보 프로펠러 수송기다.길이는 26.2m,폭은 13.7m. 화물칸에 5천5백갤런(2만8백20ℓ)의 탱크를 탑재하고 있다. 한차례에 최대 15t을 적재해 시속 1백50∼1백70마일로 비행하며 분당 3백80∼2천2백70ℓ의 유화제를 뿌릴 수 있다.김해공항을 이륙,30분만에 사고해역에 도착해 30∼50분동안 유화제를 뿌린 뒤 공항으로 귀환하기 때문에 하루 세차례이상의 방제작업은 어렵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30m의 초저공으로 비행하며 특수펌프와 꼬리날개에 달린 분사기로 유화제를 살포한다.고도가 낮기 때문에 기름띠를 찾는 항로는 헬리콥터가 인도한다.
  • 현장체류 증거 있어야 사망 인정

    ◎삼풍 「시신없는 실종자」 보상 어떻게/유류품·제3자 증언 통해 보상 가능/쇼핑입증 어려운 고객들 보상 난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관련,서울시 사고대책본부가 22일 실종 신고자 1백44명에 대해 행적 수사를 경찰에 의뢰함으로써 앞으로 「시신 없는 실종자」에 대한 처리 및 보상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발굴된 미확인 사체 59구를 비롯,오인 및 허위신고 추정 20여명,부분사체 85점 가운데 30여명 정도만 신원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훼손이 심한 미확인 사체나 부분 사체들은 정밀감식을 거치더라도 신원파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보상시비를 일으킬 전체 건수는 「시신없는 실종자」를 포함,최소한 50∼60여건에 이를 전망이다. 경찰과 사고대책본부는 신원확인이 어렵거나 시신을 찾을 수 없는 실종자에 대한 보상 여부는 당사자의 현장체류 증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사체가 없으면 사고당시 백화점 안에 있었다는 객관적인 증거라도 확보돼야 보상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장에서 신분증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류품이 발견되거나 사고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백화점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등 제3자의 신빙성있는 증언이 있어야만 사망을 인정받을 수 있다. 대책본부가 사망자를 시·읍·면장에게 통보하면 해당 실종자들은 호적에서 사망처리되고 호주승계등 법적 효력과 함께 재산상속과 보험금 지급 등 나머지 절차도 가능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신분증이나 명찰,탈의실소지품,출근기록 등의 증거가 남아있고 생존한 동료직원들의 증언도 확보할 수 있는 78명의 백화점 직원들은 현장체류증명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고당시 백화점내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일반 고객들은 보상협의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보상협의에 실패한 실종자 가족들은 법원으로부터 실종선고를 받아낸뒤 이를 토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수밖에 없다.하지만 사고당시 실종자가 현장에 있었다는 명백한 정황증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그나마 승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이처럼 실종자가 생사불명상태로 장기간 방치되면 가족들은 보상금은 물론 보험금 수령 및 각종 재산권 행사와 호적정리도 할 수 없어 이래저래 고통은 가중될 전망이다.
  • 미등단작가 장편소설 “화제”

    ◎김운비 작 「청동입술」·김이소 작 「칼에 대한 명상」/2명 모두 불문학박사… 소재·시각 독특,주요 출판사서 기획/청동…­「남녀의 완벽한 만남」에 회의적 물음표/칼에…­자살 한국 애인 회고한는 프랑스 남자 주요 문학출판사들이 동시에 미등단작가의 장편소설 출간에 나섰다.문학과 지성사에서 「청동입술」(김운비 지음)을 냈고 민음사가 「칼에 대한 명상」(가제·김이소 지음)을 곧 출판할 예정.민음사는 이밖에도 올 하반기에 미등단작가의 장편 두어권을 더 내놓을 계획이다. 신춘문예 당선이나 문예지 추천이라는 제도권 등단절차를 거치지 않은 신인의 약점을 굵직한 출판사의 이름이 보완해주고 있는데다 이 신인들의 작품이 참신한 소재,독특한 시각을 지니고 있어 문단의 화제가 되고 있다. 「청동입술」의 저자 김운비씨(38·본명 김지영)는 프랑스 제7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고 평론가로 글을 써왔지만 소설은 이 책이 첫작품.복거일·이명행에 이어 문학과 지성사가 전격적으로 단행본을 할애한 세번째 미등단신인이라는 점이 소설에쏠리는 주목을 배가하고 있다. 이같은 외부적 요인 외에 멜로드라마에서 기본틀을 빌려온 듯한 이 책은 소설 자체로도 흥미롭게 읽힌다. 대학시절 연인관계였다가 헤어진 류수와 민구는 류수가 프랑스에서 돌아오면서 다시 만나게 되지만 세월의 틈새엔 정윤이라는 또 다른 여자가 끼어 있다.민구를 사이에 둔 류수와 정윤의 삼각관계는 현아·한석·정길·우희 등 수많은 남녀와의 부딪침을 거치면서 욕망의 증식과 가지치기를 거듭한다. 라이벌로 인해 더욱 타오르는 삼각형의 욕망은 욕망의 대상이 된 타인의 전존재를 삼키려 들지만 그 끝자리에서 그러쥐는 것은 대상의 실체가 아니라 뾰족할대로 뾰족해져 재가 된 자신의 마음의 흔적뿐이다. 이 책은 욕망의 이같은 메커니즘을 보여주며 두 사람의 완벽한 만남이란 결코 이뤄질 수 없는 게 아닌가 하는 회의적 물음을 던진다는 점에서 연애소설을 뛰어넘는다. 「칼에 대한 명상」의 김이소씨(40·본명 김정옥)도 역시 불문학박사로 로브그리예를 전공했다.불혹 나이의 늦깎이 데뷔지만 문학공부는 소설쓰기를 위한 준비작업이었다고 말한다. 이 소설은 한국유학생의 연인이었던 프랑스남자가 자신의 애인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이 유학생이 귀국한 뒤 자신에 대한 몰이해와 구직난 등의 문제와 부딪쳐 고민하다 자살에까지 이른다는 줄거리. 하지만 이 소설은 뚜렷한 스토리를 들려주거나 의미있는 전언을 남기기보다는 읽는 이의 감정을 고조시켜가는 과정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마치 음악을 들으며 언어를 떠난 순수감정의 세계를 추체험하듯이 소설이 바로 이런 순수감정을 전달하는 도구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여기엔 소설이 더이상 진리가 목적이 아니라 피사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예술행위라고 한 로브그리예의 영향이 강하게 배어 있다. 민음사 편집주간 이영준씨는 『제도권 문단서 동떨어진 작품중엔 뜻밖에 전율할 상상력으로 세상보기의 새로운 시각을 여는 작품이 많다』면서 『앞으로도 미등단작가의 참신한 문제작을 발굴,소개하는 작업을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문단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주요출판사들이 이처럼 미등단 신인의 작품 출판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는 소설출판의 흐름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 지하 구조작업에 1백명 동참(「삼풍」참사/자원봉사자)

    ◎TV 보고 달려와 하루 20시간 강행군/부녀회·의료팀 포함 2천명이 구슬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온몸을 던져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24시간은 짧기만 하다. 기능공,광부,식사를 제공하는 아주머니,승려,은행원,의료팀 등 남녀노소와 직업 구분없이 「죽음의 현장」에 뛰어든 2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 지난달 29일 사고 당일부터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그런데도 별로 지친 기색을 내 보이지 않는다.붕괴현장 이웃 도로변이나 잔디밭에서 신문지 및 스티로폴을 깔고 새우잠을 자는 등 열악한 여건하에서도 이웃사랑의 희생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경찰·소방대원·군인등 정규복구팀들은 차량 등 일정한 숙소에서 교대로 휴식을 취하고 있어 이들 자원봉사자에 비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자원봉사자 가운데 활약이 가장 돋보이는 사람들은 지하현장에서 구조작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1백여명.언제 또 다시 붕괴사고가 있을 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서 정규 구조대원 못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수천t 무게의 콘크리트 더미와 매캐한 유독가스 냄새도 이들의 앞을 가로막지 못했다.어렴풋하게 인기척만 들려도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생사」부터 확인했다. 상가집에 들렀다 기능공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이혁재(39·성남시 중원구 은행 2동)씨.지난달 30일 저녁 한종찬(41·대리석시공기술자)씨등 다른 자원봉사자 3명과 함께 119구조대원들도 붕괴위험이 도사려 몸을 사렸던 백화점 B동 지하 3층에서 목숨을 무릅쓰고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멀리 대구에서 서울에 출장왔다가 사고 현장으로 달려온 이창원(27·개인사업·대구시 북구 산격 3동)씨는 1일 하오 8시쯤 A동 지하 3층에 갇혀있던 24명을 구조하다가 왼쪽 발목을 삐어 치료를 받기도 했다. 발목 부상을 입고서도 밤새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구조작업을 벌인 이씨는 2일 상오 10시쯤 『좀 쉬는게 좋겠다』는 의료진의 권유를 뿌리치고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다시 매몰현장으로 들어갔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들도 젊은이에 뒤질세라 피땀을 함께 흘렸다. 서울 성북구 길음 3동 강선오(69·도봉구 길음3동)씨등 60대 할아버지 4명은 30일 새벽 2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한번도 쉬지않고 철근절단작업을 하면서 「노익장」을 과시했다. 절단공으로 35년 동안 일해왔다는 강할아버지는 그러나 작업 도중 무릎을 다쳐 구조작업에 더 이상 동참할 수 없게 되자 땅을 치며 안타까워 했다. 비극의 현장에서는 대만의 명상단체인 「수마하이」국제협회직원 2명이 붕괴소식을 듣고 30일 입국해 사고현장에서 장갑과 양말·우산등을 나줘주며 국경을 초월한 봉사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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