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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음반

    파페라 열풍을 타고 영국에서 새 음반 2장이 나란히 날아왔다.‘Time to say good-bye’로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사라 브라이트먼의 ‘하렘 (Harem)’과,지난 2000년 데뷔하기 무섭게 각종 팝차트를 석권한 테너 러셀 왓슨의 화제의 데뷔앨범 ‘더 보이스 (The Voice)’.모두 클래식의 정돈된 느낌과 팝의 유연한 분위기가 요령있게 섞여 있다. 브라이트먼은 이번 앨범을 만드느라 3년을 공들이며 20억원을 쏟아부었다.‘아라비안 나이트’를 테마로 동양적 신비감을 크게 강조한 것이 눈에 띄는 특징.타이틀곡인 ‘Harem’을 비롯해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반전 메시지를 담은 ‘The war is over’,명상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Free’ 등 14곡이 실려 있다.EMI. 익숙함보다는 낯선 감상의 즐거움을 기대한다면 왓슨의 신보가 좋을 듯하다.왓슨은 이름없는 철강회사의 근로자에서 데뷔음반을 내자마자 전유럽의 스타로 떠오른 테너가수.정식 음악교육을 따로 받은 적은 없지만,성악과 팝의 창법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폭넓은 음역은 파페라 팬들을 금세 사로잡을 만하다.‘넬라 판타지’‘공주는 잠 못 이루고’‘보헤미안 랩소디’ 등 14곡 수록.유니버설뮤직. 황수정기자
  • [사설] 사람 잡는 ‘에이즈 수혈’

    수혈에 의한 에이즈 감염은 다분히 예견된 사고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또한 유사한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관계 당국에 철저한 대책을 촉구한다.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수술 중 혈액을 공급받은 A모양 등 2명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됐다.청천벽력 같은 소리다.역학조사 결과 헌혈을 통해 A양 등에게 혈액을 제공한 20대 남자 B씨가 동성연애 경험이 있으며,에이즈에 감염됐다고 한다. 문제의 핵심은 B씨가 헌혈 당시 항원·항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현 검사법으로는 항원·항체 형성 전까지는 감염여부를 판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처럼 에이즈에 감염된 지 2∼3주밖에 안 된 환자가 헌혈을 할 경우 정상 판정이 내려지고 있는데도 1995년 이후 ‘에이즈 수혈’ 사고가 없었다니 오히려 천만다행이다.국내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 수는 지난 3월말 현재 2122명이며,특히 올들어 3개월만에 115명이 느는 등 급증 추세다.하루 1.25명꼴로 생기는 새 환자들이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른 채 헌혈할 수 있음에도 대비해야 한다.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 이미 1990년대 도입한 핵산증폭검사법을 시행하면 에이즈감염 판별 사각(死角)기간을 현재의 2∼3주에서 1주 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헌혈된 피의 혈장을 일정기간 보관했다가 안전성을 확인한 뒤 사용하는 방안도 있다.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관련 예산 128억원을 확보하지 못한 것을 자책하기는커녕 예산타령만 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에이즈 감염자들도 다른 사람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헌혈을 삼가야 한다.
  • 새만화

    ●아우슈비츠 프랑스 의회가 선정한 ‘2001년 청소년 권장도서’ 최우수작.작가 파스칼 크로시가 아우슈비츠에 수용됐던 생존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자료들을 모아 5년 동안 작업했다.파스칼 크로시 글·그림.8000원.문학세계. ●마음밭에 무얼 심지 선(禪)과 깨달음의 세계를 다룬 명상만화.최영순 글·그림.8500원.해토.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동명영화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했다.미공개 필름과 영화 뒷 이야기도 들어있다.박무직 글·그림.5500원.아선미디어. ●투란도트 푸치니의 동명 오페라를 만화화했다.전기윤 글·그림.9000원.행복한 만화가게.
  • 건강 생각해서 동물 사랑해서 채식이 좋아!

    “채식을 시작한지 한달 보름만에 8㎏이 빠졌어요.”,“건강을 염려해 채식을 하고 있어요.”,“동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채식을 합니다.” 한국채식동호회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정문옆 채식전문식당 이뎀(02-392-5051)에서 모였다.간단한 수인사를 한 뒤 자리에 앉자 주문한 저녁 식사가 나왔다. 야채쌈밥,버섯덮밥,현미밥 등의 음식이 나오자 시장한듯 쓱싹 해치웠다.물론 고기 한점 없었다.이들이 시장기를 채우자 이야기 봇물이 터졌다. 30대 초반의 오상용씨는 채식을 시작한지 두달이 채 안된 초보.그는 “허리 군살이 빠져 몸무게가 8㎏이나 줄어 저절로 체중조절이 됐다.”며 “고기를 안 먹는 탓인지 채식 후 허전한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모임의 홍일점 고희영씨는 “지나칠 정도의 건강염려증 때문에 채식을 한다.”고 고백했고,김용성씨는 “인체의 독성 해독에 관심을 갖다가 채식을 하게됐다.”고 밝혔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온 조운영씨는 어릴때부터 체질상 고기를 먹을 수 없었고,경남 마산시에서 올라왔다는 전민수씨는“명상을 위해 3년째 완전 채식을 한다.”고 말했다.그는 멸치와 젓갈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최운경씨는 “동물에 형제애를 느껴 채식을 하는 것이지 채식주의자는 아니다.”고 강변했다. 한 보험회사의 팀장인 김기영(32)씨는 어려운 점을 토로했다.우유와 계란,생선을 먹지는 않지만 회사의 회식이 잦아 고기는 조금 먹는단다.김씨와 오씨는 ‘음식 혁명’ 등과 같이 육식의 폐해를 고발한 책들을 통해 채식에 입문했다. 이처럼 이유는 달라도 채식 열기가 갈수록 더하고 있다.채식동호인 단체가 20여개에 이르고 채식 전문식당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현재 국내 채식 인구는 1%(약 45만명)정도로 추산되지만 채식주의자는 아니더라도 육식보다 채식을 더 즐기는 사람이 부쩍 많아진 것이 또한 사실이다.특히 건강을 이유로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다.인스턴트 식품과 육식 위주의 식사가 동맥경화,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성인병)의 주범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이원복(38) 한국채식동호회연합 대표는 “젊은 사람들은 환경과 생명에 대한 신념때문에,나이든 사람은 건강 때문에 채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그는 채식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웬만한 질병과 아토피성 피부병 등을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육류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도 상당히 세분화돼 있다.순수 채식인(vegan)은 달걀,우유는 물론 벌꿀도 먹지 않는다.이들은 애완동물에게도 채식사료를 준다.우유와 유제품을 먹는 사람을 ‘락토(lacto) 채식인’,계란까지 먹는 사람은 ‘락토오보(lacto-ovo)채식인’,생선을 포함하면 ‘페스코(pesco)채식인’이라고 한다.좀 이상하지만 닭고기까지 먹으면 세미(semi)채식인으로 분류된다. 채식주의자 가운데 극단적인 이들도 있다.식물도 생명이 있으므로 줄기나 열매,잎을 먹지 않으며 떨어진 과일만 먹는 열매주의자(fruitarian)가 그들이다. ●채식할 때 유의할 점 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채식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의견이다.채식으로 섭취한 지나친 섬유소의 자극이 오히려 해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또한 장 수술을 한 경우라면 채식만 고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세포를 회복시키는데 동물성 단백질이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성장기 어린이는 완전 채식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성장에 필수적인 아미노산인 히스티딘,메티오닌 등은 채식으로 얻을 수 없다.우유와 치즈 등 동물성 유제품을 섭취해야 한다. 임산부 또한 유제품을 통한 단백질 섭취가 필수다.임신한 여성의 하루 단백질 권장량은 60g으로 일반 여성의 6배나 되는데 이같은 양의 단백질을 식물성으로만 섭취하기는 어렵다. 이기철기자 chuli@
  • 함석헌 선생 다시 읽기 / ‘뜻으로 본 한국역사’ 70주년

    사상가 함석헌(1901∼1989) 선생의 대표저작 ‘뜻으로 본 한국역사’가 저술 70주년을 맞아 새롭게 태어났다.함석헌 선생이 1933년 열었던 역사 강연을 글로 다듬어 이듬해 잡지 ‘성서조선’에 연재한 데서 출발하는 이 책은 50년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첫 선을 보였다.이후 61년 전면적인 개편을 거친 세번째판에서부터 지금의 제목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한길사에서 새롭게 편집해 ‘큰 스승 함석헌 깊이 읽기’ 시리즈(10권 예정) 첫째 권으로 내놓은 이 책은 젊은이들이 읽기 쉽도록 어려운 용어와 한문 어귀를 한글로 풀이하고,관련 그림과 사진을 150컷가량 실어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이 시리즈엔 ‘들사람 얼’‘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씨알에게 보내는 편지’‘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수평선 너머’‘씨알의 옛글풀이’‘어머니’‘펜들힐의 명상’‘민족통일의 길’등 9권이 포함된다.한편 사단법인 함석헌기념사업회는 새달 2일 오후 2시 서울 YWCA 대강당에서 ‘뜻으로 본 한국역사’ 저술 70년기념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건강칼럼] 피로,인체의 이상 신호

    국내 굴지의 대기업 김 부장(46).일년 전부터 목덜미가 뻐근하고 두통에 집중력 저하,소화불량,무력감 등의 증세가 계속돼 컴퓨터 단층촬영(CT)에 간기능검사까지 해봤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약물치료와 물리치료도 효과가 오래 가지 않았다.한방치료를 받아보겠다며 본원을 찾은 그는 불안과 불면증까지 호소했다.바로 계속된 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인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였다. 최근들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의 하나가 ‘피곤하다.’는 것이다.피로는 인체 이상신호다.인체의 휴식요청 신호이자 질병 발생 경계경보인 것이다.이런 피로가 한달 이상 계속되면 ‘병적 피로’,여섯달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느껴지면 ‘만성 피로’다.이런 사람은 주저말고 병원을 찾아 원인을 다스려야 한다.결핵,만성간염,간경화,당뇨병,갑상선질환,신부전증,심부전증과 암 등이 피로감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경험으로 보면 대부분의 만성피로는 스트레스로 생긴다.경쟁사회에서 긴장상태가 지속되거나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며여기에 과음과 흡연,운동부족이 더해져 생긴 만성피로는 다른 질병을 부르는 악순환의 시작이다. 육체적 피로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작업환경 개선,충분한 영양 섭취와 약물치료 등으로 개선할 수 있다.정신적 피로는 명상,요가,산보나 운동 등 적절한 신체자극으로 긴장된 심신을 이완시키면 대부분 해소된다.물론 긍정적인 생각도 좋은 약이다. 한방에서는 만성피로를 ‘기혈부족(氣血不足)’으로 본다.보약(補藥)을 써야하는 경우도 있지만,현대인에게는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피로가 많아 ‘간기울결(肝氣鬱結)’의 범주에서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무조건 보약과 건강식품을 사용하기보다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치료방법을 정하는 것이 좋다. 피로감을 느낄 때 “조금 쉬면 나아지겠지.”라는 방심이 병을 키운다.바로 의사를 만나 원인을 찾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건강한 삶의 비결이다.만병이 피로에서 시작된다고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강 명 자 꽃마을한방병원장
  • 보러갑시다

    [클래식] ■ 독일 쾰른 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연주회 27·28일 오후7시30분 한전아츠풀센터(02)2277-6516.27일 바이올린 김화라 위지은 신수현,28일 비올라 변진원·피아노 김승연. ■ 서울시교향악단 정기연주회 28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399-1629.지휘 에두아르도 마투렛,바이올린 김소옥(사진). ■ 피아졸라 탱고음악으로의 여행 29일 오후7시30분 명동성당 꼬스트홀(02)778-6295.피아노 강성애 김지선,바이올린 윤혜원,첼로 배수희,색소폰 홍순달. ■ 4인 성악가들이 전하는 봄의 향기 29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726-8757. 유미숙 장현주 박정원 김영애. ■ 서울 윈드 앙상블 정기연주회 29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3-9574.한국 관악 100년 프란츠 에케르트 기념 음악회. [뮤지컬] ■ 송산야화 5월11일까지 화∼목 오후7시30분,금∼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대학로아룽구지극장(02)741-5978.장유정 작,손남목 연출.사람이 되고 싶은 호랑이 처녀와 순박한 청년간의 사랑을 그린 창작극. ■ 토요일 밤의 열기 5월10일까지화∼금 오후8시,토 오후 4시·8시,일 오후 4시·7시 리틀엔젤스 예술회관(02)501-7888.로버트 스틱우드 원작,윤석화 연출.그룹 비지스의 음악과 디스코가 어우러진 젊음의 향연. [국악] ■ 한국청소년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1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0-3300.지휘 김정수 추계예술대 국악교육대학원장. ■ 김성애의 동초제 판소리 춘향가 27일 오후3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3141-4706.북 조용안 김청만,사회 최종민. ■ 대금연구회 정기공연 30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0-3300. ■ 2003 원장현과 아시아음악 5월1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751-9606.베트남 민속음악단. ■ 정동희 작곡 발표회-사랑굿 5월1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02)580-3300. [콘서트] ■ 조규찬 26일 오후 4시·7시30분,27일 오후 3시·6시30분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02)332-3838. ■ 한대수 25일 오후7시30분,26일 오후3시 동덕여대예술센터(02)3272-2334. ■ 김목경 26일 오후 7시30분,27일 오후3시 동덕여대예술센터(02)3272-2334. ■ 리즈 26·27일 오후 4시·7시 정동문화예술회관 1544-1555. [미술] ■ 빌 비올라 작품전 30일까지 국제갤러리(02)735-8449.종교적 경건함을 느끼게 하는 비디오 영상작품. ■ 더그 스탄·마이크 스탄 작품전 30일까지 박영화랑(02)544-8481.디지털과 아날로그 프린트기법을 활용한 명상적인 분위기의 사진작품. ■ 안병원 유화전 27일까지 서울갤러리 1전시실(02)2000-9736.‘우리의 소원’을 작곡한 음악가이자 화가인 안씨가 마련한 북한 어린이 돕기 자선전. ■ 제5회 청유회(靑儒會)전 27일까지 서울갤러리 2전시실(02)2000-9738.목포출신 미술가들의 그룹전. ■ 남춘모 개인전 5월19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평면과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부조회화’. ■ 권순철 개인전 5월18일까지 대구 두산갤러리(053)242-2323.강인한 인상의 노인,물새,바다 등을 소재로 한 유화. ■ 마인드 스페이스전 5월18일까지 호암갤러리(02)771-2381.잃어버린 자아찾기에 초점을 맞춘 추상·설치작품. [연극] ■ 대대손손 5월4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오후4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박근형 작·연출.평범한 소시민 4대의 가정사를 통해 우리 역사의 부침을 그린 작품. ■ 희한한 구둣방집 마누라 5월4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3시·7시30분 세종문화회관소극장(02)3991-648.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작,주요철 연출.늙은 남편과 나이 어린 아내와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소극. ■ 동방의 햄릿 5월4일까지 화∼금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4시30분 국립극장별오름극장(02)325-8150.원영오 재구성·연출.셰익스피어 원전을 모티브로,죽음을 통해 본 삶의 진실. ■ 진땀 흘리기 25∼30일 오후 4시·7시30분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02)780-6343.이강백 작,채윤일 연출.모친 장희빈의 죽음을 목격한 조선왕조 20대 임금 경종의 심리를 다룬 역사극.
  • 오피니언 중계석/ 佛에 부는 정체불명의 불교 붐

    프랑스에서 시작된 베트남 출신 틱낫한 스님의 인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서양으로 건너간 불교가 어떻게 포장됐기에 불교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동양인에게도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 의문을 넘어 의심스러워하는 사람도 적지않다.박치완 한국외국어대 불문과 교수가 해답의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는 ‘프랑스에 불고 있는 정체불명의 불교 붐’이라는 글을 ‘오늘의 동양사상’(예문동양사상연구원) 2003년 봄·여름호에 실었다.‘거품 현상이라면 이에 대한 치유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부제처럼 프랑스의 불교 붐을 비판함으로써 한국의 ‘틱낫한 열풍’을 우회적으로 질타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금 대표적 주간지 ‘엑스프레스’가 특집으로 다룰 만큼 ‘마치 폭풍우 몰아치듯’ 불교가 유행하고 있다.명상원이나 수련공동체 같은 이름의 불교수련원도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 남불(南佛)의 도로도뉴 지방에서는 베트남 불교가,중불의 부르고뉴나 북불의 노르망디 지방에서는 티베트불교가,파리를 중심으로 해서는 한때 다이센 데시마루가 이끌었던 일본의 선불교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오늘날 프랑스에서 붓다의 존재,불교는 프로이트나 그의 심리학보다 더 많은 관심을 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불교가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해서,불교가 하나의 사상으로,하나의 종교로 정착했노라고 말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며,적잖이 위험스러운 평가이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저널이나 매스컴 등에서 “불교,불교”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의 정체는 무엇인가.성급하게 결론부터 말하자면,프랑스에서 현재 유행하고 있는 불교는 진정한 의미의 불교라고 보기 어렵다. 프랑스에서 직접 체험했던 일이다.어느날 저녁 식사 후 TV를 보고 있는데 티베트의 탄트리즘을 일종의 생활불교로 소개하면서,이것이 마치 부부 간의 성생활에 큰 도움을 준다는,사이비 맹신도의 인터뷰를 겸한,그런 묘한 프로그램이 나왔다.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른다.더욱 놀라웠던 것은 진행자의 멘트였다.“에어로빅하듯 가정에서 부부가 따라 해보시라.”는 것이었다.그렇게 하면 ‘이국적으로’ 잠자는성을 깨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프랑스에서 불교 열풍은 정확이 이런 정도의 수준에서 대중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벼룩시장에서 나가 헌책들을 뒤적이고 있는데,우연히 아틀라스출판사의 해외여행 안내책자 제1호가 베트남인 것을 알고 놀랐다.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베트남 여행은 무엇보다 여행경비가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그리고 옛 프랑스의 식민지여서 말이 쉽게 통한다.게다가 주변의 불교국인 태국과 라오스 등에서 대접받아가며 한껏 이국체험을 할 수 있다. 두 가지 예만 보더라도 프랑스의 불교 열풍 현상은,다소의 위험을 감수하고 말한다면,겉만의 유행,알맹이·내용없는 요기(妖氣)에 그치고 있는 게 분명하다.불교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는 전반적으로 뒷전이라는 뜻이다. 이런 식의 불교 열풍은 불교를 제대로 배우며 터득하고자 하는 이들의 눈에는 곱지 않게 보일 수밖에 없다.거품뿐인 사이비 불교 붐을 오히려 염려스러워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자체 반성이 있다는 것만도 참으로 다행스러운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붐은 대개 오래가지 않는다.유행은 본질을 왜곡하기 쉽다.왜곡된 본질은 유행을 따르고 조장하는 자들에게도 선택의 자유만큼 책임이 따라야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달라이 라마에 이어 틱낫한 스님이 베스트셀러 작가로 눈길을 받고 있는데,아마 동일한 현상이 아닌가 싶다.어찌 다분히 세속화된 불교의 가지를 두고 그것이 불교의 심오한 사랑을 대변하는 양 사람들은 믿는 것인지? 서방이 마신 술에 동방이 취해서는 곤란하다.불교가 프랑스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과,그 곳에서 정상적으로 불교가 논의·연구되고 있는가의 문제는 별 상관이 없다.더는 이런 악연이 지속·확대되지 못하도록 ‘유행’을 잠재워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나의 건강보감]조순 前부총리의 ‘보완적 건강론’

    ●“70대에도 유연한 몸 모두 놀라지요” ‘산신령’이나 ‘포청천’이라면 알아도 그의 별칭이 ‘소천(小泉)'임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조순(76) 박사.민선 서울시장과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한국은행 총재,민주당과 한나라당 총재 등 굵직굵직한 요직을 두루 거쳐 직함이 많은 그를 굳이 ‘박사’라고 부르는 것은 아무래도 우리나라에 서구 경제학을 이식해 정착시킨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즉 학자로서의 면모가 가장 돋보이는 까닭이다. 조 박사를 서울 종로구 구기동 민족문화추진회 사무실에서 만났다.지난해 11월 이곳 회장으로 취임했다.훌쩍 고희(古稀)를 넘기고 어언 희수(喜壽·일흔일곱 살)의 발치에 이른 나이임에도 얼굴이 동안(童顔)처럼 맑다.“이전투구의 정치판을 떠나선지 무척 건강해 뵌다.”고 인사를 건네자 “허허”하고 웃었다. 지난 95년,국민의 신망을 안고 정치계에 발을 들여 놓은 이래 그가 겪은 부침은 간단치 않았다.그해 서울시 초대 민선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그를 애워싸고 펼쳐진 정치 퍼즐을 학문 외길만 걸어온 ‘조순’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던 것일까.그는 지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있다.귀거래사라도 한 구절 남김직 하건만 일언반구 말이 없었다.그 와중에 적잖이 속도 끓였을 것이고,또 세간의 풍속이 그렇듯 얻은 것과 잃은 것을 저울질하느라 심사가 복잡할 법도 하건만 그의 웃음에는 티가 없었다. 얘기중에 “정치를 통해 나를 알았다는 것이 득”이라며 “이제는 여의도에 갈 일이 없다.”고 했다.정치에 대한 혐오감 때문일까.“지금 하는 일이 재밌고 또 중요하다.”고 말머리를 돌렸다.민족문화추진회는 우리의 고문·고전을 국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25년 전쯤부터 독학으로 요가 시작 자연스레 건강 얘기를 나눴다.“한 25년쯤 요가를 했어요.어디서 따로 배운 건 없어요.책을 놓고 집에서 시작했으니 생활요가라 해야겠지요.제자가 권해서 시작한 건데 좋아요.”그에게 요가를 권한 사람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이계식 박사다.책을 사들고 와 요가를 권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 몸 유연한 것 보면 놀라요. 평상시 집에서 40분쯤 하는데 그 정도 시간이면 동작 열댓개 정도는 해내지요.많을 땐 스물다섯개까지도 해요.”듣다보니 그의 어투에서 강원도 냄새가 난다.가끔 말끝의 조사가 툭툭 떨어져 나간다.그는 강원도 강릉에서 나고 자랐다. 요가는 이른바 ‘몸을 움직여 정신을 얻는 운동’이다. 해서 요가로 몸이 튼튼해졌다기보다 몸이 좋아졌다거나 정신이 맑아졌다고들 한다.“우선 정신이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져요.평소 안 움직이는 관절이나 근육을 이용하기 때문에 몸의 기능 퇴화를 막아주지요.요가원 같은 곳을 애써 찾을 필요는 없다고 봐요.해보니까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운동이에요.” 외국 여행중에는 호텔에서도 요가를 한다.어디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것도 좋다고 들었다.“모든 운동이 그렇듯 하루,이틀새 좋다고 느끼겠어요? 못해도 석달쯤은 해야 하고 여섯달이면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요가 예찬이다.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에게도 권했다고 소개했다. 조 박사가 요가만 하는 것은 아니다.요가보다 훨씬 전에 등산을 시작했다.전문알피니스트는 아니지만 산이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산을 찾는 일을 도락으로 여긴다.육체적 건강도 건강이지만 산을 타면서 방해받지 않는 사유의 시간을 갖는 것이 손꼽히는 매력이다. 전국의 명산치고 그가 자국을 남기지 않은 산이 없을 정도다.한라산만 벌써 다섯번을 올랐다.중국 아미산과 네팔 카투만두,미국의 셰난도에도 족적을 남겼다. ●‘사유의 시간' 갖는 등산은 또 다른 취미 산을 주제로 한 그의 ‘특질고(特質考)’는 산을 대하는 한 노학자의 철학과 맛닿아 있다.“옛적 서산 대사가 4대 명산의 우열을 이렇게 가렸어요.금강은 수이부장(秀而不壯=아름답되 웅장하지 못함)하고,지리는 장이불수(壯而不秀=장엄하나 빼어나지 못함)하고,구월은 불수부장(不秀不壯=빼어나지도 장엄하지도 않음)하며,묘향은 역수역장(亦秀亦壯=아름답고 또한 웅장함)하다고.이렇게 보니 설악은 확실히 수이부장하고,지리는 장이불수합디다.두륜산과 무등산 등 호남쪽 산도 참 좋아요.한라산은 돌산이라 걷기가 좀 그렇고….” 가장 좋은 산 하나를 들어달라고 청하자 “다 좋다.”면서도 “무게가 있고 시야가 막힘없는 산이 태백산”이라고 했다. 아직도 해발 1000m쯤은 거뜬하다는 그다.그에게 듣는 바람직한 산행 요령 하나.“천천히 걸어야 해요. 나도 걸음이 좀 빠른 편인데,그거 안 좋아요. 결국엔 운동량도 비슷해요.” 그는 등산하다 두 번을 크게 다쳤다.모두 부주의한 결과라고 했다. 그에게 있어 산행과 요가는 ‘보완적 건강론’의 한 실천 방법이다.이를테면 산을 오르지 않은 날은 요가를 하고,요가를 할 수 있으면 산행을 하지 않아도 크게 아쉽지 않은,건강의 이기론(理氣論) 같은 것이다. “단전호흡과 조깅도 해봤지만 내 운동이 아니다 싶어 그만 뒀습니다.우리 삶에서 건강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건강은 알파요,오메가입니다.” 경제 문제를 얘기할 때는 얼굴이 잠깐 굳어지기도 했으나 이내 밝게 웃으며 “몸이든 마음이든 건강이란게 모두 의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심재억 기자 jeshim@ ■요가의 건강학 자연은 원천적으로 변화·조화·안정을 지향한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도 이런 흐름에 따라 우주의 질서와 화합하는 방향으로 생명활동을 전개해 간다.이 생명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힘을 요가에서는 ‘푸라나’라고 부른다.푸라나는 상생,상극으로 작용하면서 다양한 형상을 만들고 생명을 유지하는, 정신적·지적·성적 에너지인 동시에 영적 에너지다. 이런 원리에 착안,인간에게 작용하는 푸라나를 스스로 조절하도록 잠재력을 일구는 운동이 요가다. 사실 인체는 앉고, 서고, 눕는 기본 동작만으로도 충분한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걸 못해 많은 근육이 퇴화, 마침내는 몸이 균형과 중심을 잃는 것이다. 조순 박사는 요가의 장점중 하나로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있는 점을 든다.실제로 요가를 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장소와 담요 한 장이면 된다. 그런가 하면 그는 한 번도 요가원을 찾지 않고 책 한 권으로 25년간 수련해 ‘생활요가’를 실천했다. 그동안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동작 25가지 정도를 익혔다. 상당한 수준이다. 요가는 팔과 다리로 전신의 무게를 지탱하고 균형을 잡는 개인운동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도이 때문이다.문제는 혼자서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요가원 같은 곳에서 체계적으로 배우면 흥미를 잃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다. 이렇게 3∼6개월 정도 지나면 자제력과 평정을 얻고 몸도 한결 가벼워진다.물론 요가를 단순한 체조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민첩성과 균형감,인내력, 활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체조의 효능과 비슷하나 심리적 안정을 얻는 수양이라는 점에서 체조와 구별된다.실제로 요가에서는 운동·호흡·정화법 외에 명상법을 중히 여겨 따로 수련하도록 한다. 요가에서 중요한 것은 몸의 수련을 통해 마음을 새로 닦는다는 점이라는 게 요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전하는 말이다. ■ 도움말 백인요가원 안지용 원장 심재억기자
  • 국악방송 21일부터 봄 개편

    국악방송이 21일부터 봄 개편을 실시한다. 창작곡을 다루는 ‘창작의 산실’(월∼토 오후 4시),각국의 명상음악들을 소개하는 ‘김진묵의 명상음악’(일 오전 7시) 등이 새로 선보인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들을 들려주는 ‘음악박물관’은 오후 9시로,‘윤중강의 2030’은 오후 11시로 시간이 바뀐다. 국악방송은 한 사람이 제작과 선곡·진행을 모두 맡는 ‘아나듀오’(아나운서+프로듀서+오퍼레이터) 및 외부 전문 PD를 초빙하는 ‘객원연출’ 제도를 도입했다.
  • [데스크 시각] 독성, 화, 그리고 걷기…

    2000년 중반 서점가엔 ‘느림’ 열풍이 불었다.그 한 가운데에 있었던 프랑스 사회철학자 피에르 상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는 “인간의 불행은 단 한가지,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된다.”는 파스칼의 말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느림이라는 화두가 날이 갈수록 더 우리를 붙잡는 것 같다.피에르 상소는 바쁘게 사느냐,느리게 사느냐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했지만,이제 느림은 자본주의의 광풍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덕목이 아닌가 싶다. 소설가 박범신은 10년간 칩거했던 경기도 용인의 한터산방을 떠나며 최근에 낸 ‘사람으로 아름답게 사는 길’에서 자본주의적 ‘독성’이 빠져나가자 문학도 부활했다고 얘기한다.“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가장 혹독하고 잔인한 고문기술자는 경쟁이다.…우리는 아침마다 전사가 되어 거리로 나간다.…갑옷을 꼼꼼히 여미며 때론 내 ‘칼’을 들어 허장성세로나마 보여주어야…그러려면 독해야 한다.…참된 본성은 그래서 삶의 갑옷 속에 은폐된다.”(88쪽) 박범신은 홀로 있는 것이 견딜 수 없더라도 끈질기게 참고 있어보면,어느날 편안함을 느끼면서 내 상처,물집,또는 피고름이 사실은 하찮은 욕망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다고 말한다.그래서 본성이 회복되면 사랑도 살아난다.“내가 사랑을 믿지 않았다면 한터산방이 어찌 내 피폐한 영혼을 받아주었으랴.나는 이곳에 이르러 비로소 문학이 싸움보다 사랑인 줄 알았고…”(에필로그) 지난달에 나온 리처드 P 존슨의 ‘내 영혼의 리필’은 기독교적 삶을 제시한다.“사랑을 찾으려고 꾸준히 노력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본질적으로 나쁜 곳이고 언제나 악이 승리하는 곳이며,살아남기 위해서는 마음을 중무장하고 살아야 하는 곳…”(35쪽) “하루 중에 짧게나마 사랑을 묵상하는 시간을 가져보라.”(50쪽) 요즘 전국의 대형 서점에는 틱낫한 스님의 여러 저서들이 베스트 셀러에 올라있다.스님은 ‘화(火)’에서 마음 속의 화를 씨앗과 감자,울고 있는 아기에 비유하며 보듬고 달래라고 충고한다.‘화’가 화를 다스려 내면의 평화를 구하는 방법을 얘기했다면,‘힘’에서는 이 순간에온전히 머무는 ‘깨어있는 마음(mindfulness)’이야말로 행복하게 하는 힘이라고 소개한다.스님은 우리는 늘 미래에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지만 멈추는 방법을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말한다. 느림의 철학을 담은 책들은 한결같이 걷기를 권장하고 있다.피에르 상소는 발길 닿는 대로 풍경이 부르는 대로 한가로이 걸으라고 조언한다.박범신은 걷기가 본성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었다고 했다.“(히말라야의) 빛나는 만년설 밑을 아무 생각없이 혼자 되어 걸을 때…너무나 하찮은 일들로 받았던 너무나 큰 상처들,너무 사소한 박탈감에 너무 악쓰면서 소리쳤던 분노들,…나의 ‘죄’를 나는 그곳을 걸으며 보고 확인했다.”(132쪽) 틱낫한 스님은 한걸음 한걸음 내디디면서 이 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걷기 명상’을 권유한다.미국의 문화비평가 레베카 솔닛의 ‘걷기의 역사’는 “장자크 루소는 홀로 산책하면서…자족적일 수 있었으며 자기를 배반한 것으로 여긴 세상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소개한다. 자!이제 우리 걷기를 복권시키자.그리하여 다비드 르 브르통이 ‘걷기 예찬’에서 말했듯이,현대사회의 속도와 문명에 제동을 거는,생명의 예찬인 동시에 인식의 예찬임을 느껴보자. 황 진 선 문화부장
  • [나의 건강보감] ‘야간산행 마니아’ 조정원 경희대 총장

    상상해 보라.천지가 어둠에 잠겨 오직 땅과 하늘만 있는 적멸(寂滅)의 밤.고요를 헤치며 홀로 산의 능선을 타고 오른다.세상일 멀찍이 떼어놓고 구도자처럼 호젓하게 산에 들면 달빛을 타고 내린 정기(精氣)가 온 몸으로 배어든다.그 충일한 생명의 기운. 경희대 조정원(54) 총장.한국의 대표적 사학 가운데 하나를 이끄는 그가 감당해야 하는 세상의 일들은 너무나 복잡하고 많다.그가 그런 일들을 감당할 지혜와 기력을 얻는 곳은 산,그것도 밝음 가운데 만물이 형상을 드러내는 한낮의 산이 아니라 우주의 음기가 충만하게 대지에 내리는 밤의 산이다.그는 야간산행을 즐긴다. 야간산행.말 그대로 밤에 산을 오르는 것이다.그러나 아무 때나 올라서 되는 건 아니다.그는 보름달이 뜨는 음력 보름 무렵에만 오른다.이유가 있다.“천지에 양기(陽氣)가 있으면 또한 음기(陰氣)가 있어 섭리를 이룬다.사람도 그런 섭리의 존재인데,현대인에겐 양기가 너무 승해서 문제다.해서 음기가 충만한 보름날 산에 올라 청정한 정기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는 산을 좋아한다.가히 요산요수(樂山樂水)의 경지다.아무리 바빠도 한달에 두세번은 산을 탄다.산은 그에게 여락의 대상이라기보다 외경과 신성의 존재이다.그만큼 산을 대하는 마음이 진지하고 진솔하다. 그와 산의 인연은 고교 때 등산반에 들 때부터.그뒤 한동안 산을 찾지 못하다 84년 벨기에 유학 때 뛰는 것으로 산과 다시 만나는 계기를 마련했다.기혼이었던 그는 당시 체중이 100㎏을 넘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이래서야 되겠나.”싶자 앞뒤 가릴 것 없이 뛰기 시작했다.매일 90∼120분을 뛰어 1년만에 무려 37㎏이나 줄였다.초인적인 감량이었다.그러나 문제가 생겼다.지나친 감량으로 현기증이 나는 등 체력이 달린 것.도리없이 체중을 5㎏정도 늘려 68㎏으로 귀국했다.오랜만에 그를 본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그 사람 같기도 하고,아닌 것도 같아서였다. 유학 후 경희대 교수로 강의를 시작한 그는 다시 산으로 발길을 돌렸다.지금은 회원만 200명이 넘는 교수산악회가 그때 만들어졌다.평일 일과후에는 학교 뒤 고황산을 자주 올랐으나 안식년 중이라무척 아쉽다고 했다.“서울처럼 좋은 도시가 어딨습니까.곳곳이 명산이잖아요. 서울 말고 인구 1000만에 이런 환경의 도시를 들라면 리우데자네이루 정도지요.” 산에서 그는 두가지를 얻는다.하나는 세상일 잊을 건 잊고,털건 털어버리는 ‘정돈의 평화’이고,다음은 싱싱한 대지의 정기를 받아들이는 것.가끔 사람들로부터 “그걸 잊어버리느냐.”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주변의 잡다한 일들을 잘 털어내는 스타일이다.특히 해결할 수 없는 일,알아서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애써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이런 그의 습관은 산을 타면서 터득한 것이다. “산을 타는 때가 일상중 유일하게 혼자하는 시간이다.여럿이 가더라도 산은 혼자 타는 것이다.대자연 앞에 홀로 서는 것,그것이 바로 겸허의 시작이다.” 이렇게 산을 타며 스스로를 성찰하는 그는 야간산행에서는 대지의 기운을 흡인한다.보름날을 전후해 산에 오르기 때문에 자주 갈수는 없지만,달빛이 교교히 내리는 어둠속에 침잠한 세상의 또다른 모습을 보며 산을 타는 동안 그는 이미 세속의 인간이 아니다.야간산행은 주로 익숙한 북한산을 탄다.퇴근 후 북한산 입구를 출발,보현봉쪽 능선을 두어시간쯤 타며 젊은 시절의 호연지기를 되살린다.도선사에서 정상을 거쳐 능선을 밟다 보면 서울의 야경이 선계(仙界)처럼 다가온다.안식년으로 등산로가 막힌 지금은 남장대쪽으로 코스를 바꿨다.평창동에서 나서면 3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는 타고난 강골이다.지금도 산에만 오르면 지칠줄 모르는 건각이다.오죽했으면 ‘총 안든 공비’라는 별명이 붙었을까.일화 한토막.지난 89년,그는 몽골의 울란바토르 인근에서 두번이나 벼락을 맞았다.한번은 정수리 부근에 벼락을 맞고 쓰러졌다 일어나 다시 맞았다.불과 20초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는 충격을 느꼈으나 그후 기억력은 물론 체력이 몰라보게 강건해졌다고 했다.웬만한 의학지식은 술술 외는 그지만 ‘벼락과 건강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했다. 대외용으로는 ‘소주 1병’인 주량도 사실은 끝을 모른다.지금도 경희의료원에서는 소주와 맥주,양주를 섞는 그의 ‘삼합주’가 전설처럼 회자된다.그러나 특별한 계기가 아니면 그렇게는 마시지 않는다.“학생들 가르치는 사람이 술을 자랑삼아서야 되겠느냐.”는 것이다.담배도 가끔 한다.어렵사리 끊었다가 지난해 의료원 파업 때 다시 태웠다.얘기중에도 “우리끼리 한 대씩 하자.”며 담배를 권했다.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소탈함이었다. 그가 산만 챙기는 건 아니다.골프와 테니스도 즐긴다.그러나 산행만큼 그의 마음을 빼앗은 운동은 없다.“좋은 산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는 그다.그에게 좋은 운동이 뭐냐고 묻자 “남따라 하지 말고 자기 운동을 하라.”고 권한다.“거창한 운동보다 줄넘기,달리기,자전거타기 등 손쉬운 생활운동을 골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음악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낸다는 그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목련이 만개한 창가에서 카나리아가 예쁘게 울어대고 있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야간산행의 득과 실 조 총장의 야간산행은 저녁 무렵에 시작된다.보름날을 전후해 익숙한 코스로 오르기 때문에 랜턴등 특별한 장비없이 피켈 정도만 챙겨 나선다.달이 밝아 길이 이내 눈에 익는다. 그러나 야간 산행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식물이 밤에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산소량만을 생각한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이에 대해 그는 산행으로 얻는 명상의 기회와 청정한 기력이 그런 문제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말한다.심폐기능 강화 등 신체적 건강도 빼놓을 수 없는 등산의 부가가치다. 야간 산행을 하려면 보름 중에서도 정월 대보름이 가장 좋다.연중 양기가 새로 돋는 때이자 음기가 가장 충만한 날이어서다.뒷동산에 올라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전통도 기실 일년 동안 인체를 지탱할 음기를 듬뿍 받아들인다는 의미였다.일종의 채음보양술(採陰補陽術)이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점도 많다.봄과 여름 사이의 산,특히 숲이 우거진 음습한 곳에는 ‘장기(氣)’라는 독한 기운이 많이 쌓인다.차가운 온도와 습기가 그것이다.동의보감도 밤에 산을 다니면 장기에 해를 입는다고 했다.이 기운에 오래 노출되면 가볍게는 감기부터 중하게는 괴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증상이나타난다.이 때문에 장마후 습기가 많고 날씨가 무더울 때는 산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또 밤에는 인체의 오감과 판단력,동작 반응이 둔해지기 때문에 어둡고 험한 길을 가기에는 위험할 뿐더러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다.턱없이 욕심을 부리거나 아는 길이라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초보자는 혼자 산에 오르기보다 팀을 짜서 오르는 것이 좋다. 산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오만이나 만용을 용납하지 않는다.조 총장도 무리하거나 서두르지 않는 것이 야간산행의 준칙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너무 강한 성격이거나 잔꾀가 많은 사람은 음기가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다시 말해 지나치거나 모자라는 성격의 소유자는 적절한 야간산행을 통해 쇠잔한 기력을 충전할 수 있다. ■ 도움말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신현대 교수(노무현 대통령 한방 주치의) 심재억기자
  • 창호 틈새로 녹차향 솔솔/ 전주 한옥마을 전통생활체험

    7:00 포근한 솜이불 걷고 아침맞이 갑자기 환한 느낌이 들어 눈을 뜨니 살짝 벌어진 문틈새로 비집고 들어온 햇살이 눈부시다.이 얼마만인가.아침 일찍 따끈한 햇살 기운에 잠을 깨본 것이. 모처럼 전통 한옥에서의 아침 기상은 상쾌하고 여유롭다.보송보송한 솜이불을 걷고 창호지를 바른 여닫이 창문을 양쪽으로 열어젖히니 봄을 가득 담은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이곳은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한옥마을에 자리잡은 한옥생활체험관.700여채의 한옥이 모여 있는 마을의 특성을 살려 관광객들이 전통 생활양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공간이다. 7:30 대청마루위 가부좌 명상 30분 체험관에서의 하루는 조반(朝飯)을 먹기 앞서 대청에서 명상으로 시작된다. 원래 명상의 기본자세는 양쪽 발을 각각 반대편 허벅지 위로 올리는 결가부좌다.그러나 일반인들이 따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곳에선 한 쪽 발만 올리는 반가부좌로 대체했다. 반가부좌 상태에서 허리를 곧게 편 다음 눈을 살짝 내리깔면 일단 기본자세 완성.여기에 양 손바닥을 살며시 포개 배꼽 밑단전에 대고 호흡을 시작한다.숨은 입을 다문 채 코로,들숨과 날숨 모두 70% 정도로만 쉰다. “눈을 감지 마세요.오히려 졸리고 잡념만 생깁니다.” 강사인 전주전통술박물관 관장 김창덕(38)씨의 목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다.그는 집중을 돕기 위해 놋그릇을 나무막대기로 천천히 치면서 숫자를 세라고 한다.밥주발에서 나는 소리가 참으로 청아하기도 하다. 30분간의 명상은 ‘퉁첸’이라는 티베트 목관악기의 맑은 연주 속에 마무리된다. 8:30 5첩 조식반상 “꿀맛이네” 명상후 조반은 5첩 반상.전통적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아침밥상이다.고사리,호박나물 등 숙채와 생채,생선 구이와 장아찌,마른 반찬 등 5가지 반찬에 밥과 국,장류 등을 놓는다. 명상 때문인지,아니면 아침 메뉴가 단촐하면서도 깔끔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밥숫가락이 가볍다.특히 노르스름하게 구워져 살이 뚝뚝 떼어지는 굴비,약간 싱거운 듯하면서도 씹을수록 단맛을 내는 애호박과 숙주나물이 입에 맞는다. 10:00 덖은 첫물차 혀끝이 훈훈 식사 후엔 차 마시기 순서다.차는 이른봄 손으로 직접 잎을 따낸 첫물차,즉 작설(雀舌)차가 제격.작설차는 이름 그대로 참새 혓바닥처럼 생겼다.작설차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쪄서 말리는 일본식 녹차와 달리 가마솥에 불을 때면서 찻잎을 문질러서,즉 덖어서 만든다.차를 제대로 덖으려면 불 때는 작업만 3년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차 만드는 일은 어렵고 민감하다. 반면 마시는 법은 단순하다.물을 끓여 알맞게 식혀 찻잎과 함께 찻주전자에 부은 다음 찻잔에 따라 마시면 되기 때문.단 찻주전자에서 처음 따른 것보다는 나중에 따른 것이 제대로 우러나 맛이 좋다.그래서 여러 사람이 마실 때는 한번에 찻잔을 가득 채우지 않고 돌아가며 수차례에 나누어 차를 따라 마셔야 ‘공평’하게 차맛을 즐길 수 있다. ‘다도’(茶道)라고 복잡한 격식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대부분 일본식으로 차를 마시는 법이라는 것이 전통차 애호가들의 지적이다. 14:00 전통명주 모은 술박물관 구경 한옥생활체험관 앞엔 전주전통술박물관이 있다.이곳에선 이강주나 송화백일주 등 전주의 명주를 비롯한 우리의 전통주들과,술을 만드는 도구,담는 그릇과 잔 등 술에 관에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다.시음도 가능하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계영배’(戒盈杯)란 술잔.술을 3분의2 이상 따르면 술이 밑으로 모두 새어나가도록 독특하게 만들었다.가득차 넘치게 되면 건강도 해치고 남에게 실수도 하므로 경계하도록 고안한 잔이다.과도한 음주를 경계하고 모자람의 미덕을 강조한 선조들의 지혜가 놀랍다. 완산구 교동 전통문화센터에서는 전통 다례와 풍물,혼례,음식 등을 체험하는 코너를 진행한다.그 가운데 전주비빔밥 만들기,민요와 우리 가락을 배우는 풍물체험,공연 관람이 인기상품.특히 센터 전속 풍물단과 전북도립국악원이 펼치는 사물놀이와 창작 타악 연주,판소리,살풀이춤 등은 전주가 자랑하는 상설 ‘전통예술여행’ 상품(관람료 5000원)이다. 글·사진 전주 임창용기자 sdargon@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 ■식후경 전주비빔밥(사진)과 콩나물국밥은 전주 음식의 대명사.비빔밥은 덕진공원 옆 ‘고궁’(063-251-3211)의 음식이 유명하다.돌솥비빔밥도 팔지만 전주비빔밥의 진수는 놋쇠그릇에 담는 비빔밥에서 맛볼 수 있다. 뜨거운 밥을 담아 무채,시금치,버섯,오이 등의 나물과 배,밤,잣,쇠고기 육회무침,계란 등을 넣고 비빈다.비빌 때 숫가락은 절대 금물.젓가락을 사용해야 밥알이 뭉개지지 않는다.비빔밥용 밥은 사골을 우려낸 뒤 기름을 뺀 국물로 짓는다.9000원. 콩나물국밥은 동문사거리 인근의 ‘왱이콩나물국밥집’(063-287-6979)이 맛있다.멸치 맛국물과 물을 반씩 섞어 계약재배한 무공해 콩나물,묵은 김치,약간의 해물 등을 넣고 끓여낸다. 입맛을 돋우기 위해 날계란을 두개 깨서 국그릇 옆 작은 그릇에 따로 담아준다.여기에 콩나물 국물 몇 숫갈을 떠 넣고 구운 김을 부수어 뿌린 뒤 숫가락으로 저은 다음 마시는데,약간 고소하면서도 독특한 맛이 난다.3500원. 저녁 때는 한옥마을 인근의 막걸리집 ‘한울’(063-287-2787)에 한번 가보자.허름하면서도 푸짐한 인심이 예전의 시골 선술집 그대로다.막걸리(한통 3000원)를 시키면 김치와 각종 나물,찌개 등 안주를 공짜로 무한정 서비스한다. ■가이드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에서 빠져 26번 도로를 타야 한다.남동쪽으로 시내를 가로질러 달리다가 시청을 지나면 풍남동 리베라호텔이 나오고,그 뒤편에 한옥생활체험관 및 전주전통술박물관이 있다.고속버스는 서울에서 전주까지 10분 간격으로,기차는 1일 18회 운행된다. ●숙박 및 체험 프로그램 전통한옥생활체험관은 사랑채와 안채로 나뉘어 있다.이중 안채 및 사랑채의 2인용 방은 아침 조식(5첩반상) 포함 5만원,특실인 선비방·규수방은 10만원이다.화장실이 따로 달린 3인용 사랑채 별실은 8만원이다.주말엔 요금이 10% 가산된다.단체손님에겐 사랑채나 안채 전체를 대관해준다.문의 한옥생활체험관(063-287-6300),전주전통문화센터(063-280-7000),전주전통술박물관(063-287-6305). ●인근 가볼 만한 곳 팬아시아 페이퍼코리아(전 한솔제지)가 운영하고 있는 덕진구 팔복동 팬아시아종이박물관에 들러보자.파피루스,점토판 등 종이가 발명되기 전의 다양한 기록재료 샘플과 기록물,종이 발명 이후의 기록재료 발전 과정을 연대순으로 전시해 놓았다.전통 한지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관람 및 한지 만들기 체험 모두 무료.(063)810-2103.한옥마을에서 남원 방향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유황온천 ‘죽림쿠어하우스’도 가볼 만하다.비누칠을 하지 않아도 온몸을 미끄럽게 하는 알칼리성 유황온천수를 자랑한다.최근 개보수를 통해 온천탕과 사우나 시설,찜질방 등을 새롭게 꾸몄다.(063)232-8832.
  • 책꽂이

    ●마스카라(에오나르도 파두라 지음,고혜선 옮김,현대문학 펴냄) 쿠바의 대표작가 중 한 명인 저자가 혁명정부의 허상과 사회문제를 추리소설 기법으로 풍자한 작품.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라 패러디 등 포스트모던 기법을 쓰면서 미학적 수준을 유지한게 특징.9000원. ●종이시계(앤 타일러 지음,장영희 옮김,문예출판사 펴냄) 미국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는 미국의 대표적인 여류 작가의 장편으로,89년 퓰리처상 수상작.결혼한 지 28년된 부부가 14시간 동안 겪는 일을 다루었지만 의식의 넘나듦을 통해 부부생활 전체를 담았다.9800원. ●아버지,울었습니다(박진식 지음,명상 펴냄) 8살때 전신이 돌로 변해가는 병에 걸려 30년째 투병해온 저자의 시집.천형을 원망하지 않고 묵묵히 맞서 싸우며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힘겨운 노력을 담았다.소년가장,장애인 등 다른 이들을 걱정하는 대목이 숙연하다.7500원. ●대머리 여가수(외젠 이오네스코 지음,오세곤 옮김,민음사 펴냄) 프랑스 현대연극을 대표하는 극작가의 초기 작품을 모은 것.표제작외 수록된 ‘수업’‘의자’ 등은 저자가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자.”며 시도한 ‘반(反)연극’ 사조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다.7000원. ●유리 학사(세르반테스 단편선,김춘진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 근대소설의 효시 ‘돈키호테’를 쓴 작가의 모범 소설집 가운데 4편 선별.스페인 사회의 풍속을 통해 서구작가들에게 상상력을 불어넣었다는 작품을 모았다.6000원. ●색채론(괴테 지음,장희창 외 옮김,민음사 펴냄) 다양한 분야에 정통한 독일 대문호의 ‘광학’연구서로 국내에선 최초로 완역.색채를,객관적 실체로 파악한 뉴턴에 맞서 밝음과 어둠의 양극적 대립 현상으로 정리했다.권오상이 번역한 자연과학론도 함께 실었다.1만 6000원. ●이미지로 있는 形象(홍완기 지음,문학수첩 펴냄) 59년 사상계로 등단한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가진 자들의 허세를 풍자하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등 61편의 작품에는 지난해 암 수술을 받고 투병하면서도 잃지 않았던 창작의 열정이 배어 있다.5500원.
  • [열린세상] “기어서라도 가겠습니다”

    3월28일,그러니까 지난 금요일 오전에,전북 부안의 한 갯가에 좀 별난 사람들이 모였다.스님들이 있고,가톨릭 신부도 개신교 목사도 있고,원불교 교무도 있다.마침 우리나라를 찾았던 세계적 명성의 평화운동가-걷기 명상의 시인 선사(禪師) 틱낫한 스님도 모임을 격려하는 손님 자격으로 모습을 보였다.플래카드가 바람에 펄럭였다.‘새만금과 온 세상의 생명? 평화를 염원하는 三步一拜’가 거기 적힌 글자다.세 발짝 걷고 한번 절한다는 ‘三步一拜’(3보1배) 네 글자만으로 플래카드는 가득 찼다. 여기서 말하는 절 한번은 이른바 ‘오체투지(五體投地)’다.두 무릎,두 팔에 이어 이마까지,온 몸을 땅에 던진다.가장 완전한 경례법이고 기도이며 그 수행이다.새만금 갯벌에서 서울의 조계사까지 305㎞,거의 800리 가까운 길이다.하루 8시간씩 60일 동안 3보1배로 가겠다고 한다. 잠은 지니고 가는 텐트를 치는 노숙이다.3보1배를 하루만 해도 몸살로 앓아눕는다는데,죽기를 각오하지 않고는 이런 두 달 고행은 나설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함께 가는 길동무들은새만금 갯벌 간척사업 반대운동에서 오랜 동반 관계인 문규현 신부와 수경 스님에,개신교의 이희운 목사,원불교의 김경일 교무 등이 가세했다.리카르도 나바로 ‘지구의 벗’ 국제본부 의장도 동행한다.범 종교적이고 범 세계적이다.철저한 묵언(默言)도 이들의 약속된 수행이다. 3보1배가 이번이 세 번째인 문 신부는 ‘죽으려는 것이냐.’며 눈물로 만류한 많은 이들에게 ‘편지’를 남겼다.“제 귓전에는 대구 지하철 참사로 희생된 죽음들과,생명을 빼앗긴 새만금 갯벌과,죄 없는 이라크 인들의 고통이 같은 울림으로 메아리칩니다.이것들은 연민과 사랑을 잃은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낸 죄악입니다.서로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별개의 사건 같지만 모두 야만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점이 똑같습니다.” 이들이 새만금에서 3보1배에 나서기 하루 전인 27일,청와대 경제정책 조정회의에서는 ‘선 경기회복,후 개혁’이라는 중대한 정책 방향이 결정됐다.‘경제가 어렵다.’는 불안 심리 앞에서 환경,지역균형,소득재분배,재벌·금융 개혁 등 이제까지 겨우겨우 지켜왔고 앞으로 지켜가야 할 국가경영의 중요한 가치와 논리들이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경제 핑계면 못할 일이 없다.지금 최대의 국가적 의제인 미국의 이라크 전쟁 지지와 파병 문제도 따지고 보면 경제가 배경이다. 미국의 북한 공격설,주한 미군 철수설 등 한국 경제와 신용 전망에 치명타를 가하는 불안 요소들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부시에게서 “한반도 문제는 평화적으로 푼다.”는 한마디를 얻는 것이 급했던 것이다.명분 없고 부도덕하고,설혹 불법적인 침략이라 한들 ‘미국 지지’와 ‘파병’을 서둘러 선언하지 않을 수 없는 부끄러운 현실논리,‘국익’이 거기 있다. 흔히 ‘불가피하다’고 하는,또는 지역의 개발욕구라는 현실논리 위에 새만금의 오늘도 들어 있다.노무현 대통령은 ‘친환경적’이라는 수사를 달아 생명 아닌 개발쪽 손을 들어줌으로써 이미 ‘새만금이라는 정치적 늪’에 빠졌다는 쓴 소리를 듣는다.명백하게도,새만금은 생명의 논리 아니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세상에는 불가피하다고 하는 현실논리보다 더 우선하는 중요한 가치도 있는 법이다.다소 불편해도,좀 천천히 가도,비록 손해를 보더라도,참고 견디고 이겨내는 인간의 얼굴을 한 개발과 성장이 더 가치 있는 목표여야 한다. “무기를 동원하고 총성이 울려야만 전쟁은 아닙니다.우리는 전쟁터가 된 새만금 갯벌의 헐떡이는 숨소리에서 이라크 어린아이들의 비명소리를 듣습니다.저 무고한 갯벌의 고통과 죽음을 통해서 눈앞의 이익을 채우려는 우리의 차가운 가슴은 바로 이라크의 죄없는 시민들을 희생하여 우리의 국익을 챙기겠다는 수치스러운 행위와 맞닿아 있습니다.” 문 신부는 ‘기어서라도’ 가겠다고 한다.불행한 사고가 없다면,3보1배 고행은 5월 말쯤 서울에 닿을 것이다. 정 달 영 assisi61@hanmail.net
  • “푸른가정 가꿀분 공원으로 오세요”/4곳서 ‘시민녹화교실’

    서울시는 식물 가꾸기 요령을 실습 위주로 강의하는 ‘시민녹화교실’을 1일부터 11월30일까지 남산공원·보라매공원·어린이대공원·월드컵공원 등 4곳에서 운영하기로 하고 희망자를 모집한다.생활원예나 꽃,녹화에 관심있는 시민이면 누구가 참여할 수 있다.공원별 강좌당 30∼40명씩 선착순으로 모집한다.남산공원에서는 분재 및 화훼·식물병해충관리교실이,보라매공원에서는 원예·화훼장식·원예식물번식교실이 각각 운영된다. 어린이대공원에서는 분재·원예치료·화훼장식교실이,월드컵공원에서는 목공·향기요법·자연명상교실이 열린다.인터넷과 전화,방문 등을 통해 수시로 접수할 수 있다. 조덕현기자
  • [나의 건강보감] ‘한국 록음악의 대부’ 신중현

    ‘한국 록음악의 대부’ 신중현(65).그의 삶은 간결하다 못해 흑백의 대비처럼 단조롭기까지 하다.자신의 삶을 오로지 음악 한 곳에만 쏟아온 까닭이다.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신중현을 다층적으로 이해하려 하고,그의 음악을 복잡하게 들으려 한다.그래서,한국 록을 온 몸으로 일궈온 그이지만,진정 그를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의 허름한 지하실에 꾸민 ‘우드스탁(WOODSTOCK)’.바로 신중현의 음악이 잠룡(潛龍)처럼 비상의 힘을 얻는 산실이다.조명과 연주·음향시설이 어지러운 그곳에서 그를 만났다.이순(耳順)을 넘긴 대가답지 않게 연신 머리를 긁적였다.순정(純正)하고 애은,그러면서도 자유에의 열정이 솟구치는 그의 음악이 어쩌면 이처럼 그를 닮았을까. 얼굴에는 건강보다 깊게 대가의 경륜이 배어 있었다.건강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젊을 때 같지는 않지만 좋은 편”이라고 했다.건강하다는 그의 얼굴에서는 켜켜이 주름으로 앉은 지난한 세월의 편린이 고스란히 묻어났다.건강을 단순히 육신의 안위로만 해석한다면 그는 건강하지 않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이 뭐냐는 당돌한 물음에 그는 물끄러미 한 곳을 응시하더니 “사는 거지요.”라고 했다.음악에는 한 시대와,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삶이 담긴다는 뜻으로 들렸다.좀 쉽게 설명해 달라고 청했다. “음악을 하다보면 여러 단계의 변화를 거친다.젊었을 때는 뭔가 보여주겠다는 욕심으로 만든 음악을 최고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은 아니다.어느덧 내가 음악에서 큰 순환을 마치고 다시 원점에 이른게 아닐까.지금은 복잡한 것보다 단순하고 원초적인 소리가 좋다.장자는 ‘오음(五音)만이 진정한 음악’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사실 그에게 건강을 얘기하자는 게 좀 그랬다.평생 밤샘 작업을 밥먹듯 해오면서 술과 담배에 빠져 살았다.담배를 빼물지 않으면 악상이 떠오르지 않았다.술도 ‘엄청나게’ 마셨다.오죽했으면 “술 때문에 친구들 다 잃었다.”고 할까.한번 술을 마시면 시쳇말로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던 그는 지난 74년쯤,의사로부터 “맥이 안잡힌다.얼마 못살겠다.”는 날벼락같은 진단을 받았다.나이 서른.그의 음악이 막 뜨던 시절이었다.그는 독하게 마음을 다잡았다.술,담배를 끊고 절제를 다짐했다.그가 자신의 음악성을 지켜내기 위해 ‘무위의 삶’에 눈뜬 계기이기도 했다.그는 담배가 끊어지더냐고 되묻자 “끊은 게 아니라 멀리하는 것”이라고 했다.담배의 중독성이 그만큼 무섭다는 뜻일까. 이때부터 그는 음악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명상에 몰입했다.“음악에너지는 정신에너지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구할 수밖에 없다.그런 점에서 나는 좀 특이하다.” 설명은 이어졌다.“음악은 소리다.나는 나를 소리로 파악한다.몸과 정신에 이상이 생기면 우선 소리가 죽는데,나는 이 소리를 살리기 위해 수양을 택했다.도가적 명상을 통해 소리를 복원하거나,제 소리가 날때까지 소리를 연습한다.이를테면 수양이다.” 그는 악상이 떠오르지 않거나 알 수 없는 벽에 부닥치면 조용히 눈을 감는다.먼저 호흡을 가다듬고,고요 속으로 마음을 이끈다.“내가 없는 것이 바로 내가 있는 것”이라며 내면의조급함과 욕심을 하나씩 지워나간다.이렇게 한계의 벽을 넘어뜨려온 그다. 여행도 많이 했다.몸이 가라앉고,정신이 혼탁해지면 그는 말없이 여행길에 나서곤 했다.애당초 행선지는 없다.마음이 닿는 곳에 머물다 떠나곤 하는 식이다.기억에 남는 곳이 어디냐고 물었더니,“안가본 곳이 없지만 풍경을 보러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건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고 했다.한때는 채식도 해봤지만 그만뒀다.필요한 육체적 힘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는 뭐든 가리지 않고 잘먹는다. 그럼 그런 섭생만으로 필요한 힘이 얻어질까.“그렇게 얻는 것은 몸의 힘일 뿐이다.영혼의 힘은 우주의 섭리 속에 있다.”고 한다.“음악이라는 것이 그렇다.기(技)의 단계를 넘어 도(道)의 경지에서 우주와 만나야 한다.우주의 도도한 힘과 질서에 나를 맡기면 음악이 달라진다.그 음악은 쇼냄새에 전 기의 음악이 아니라 가장 단순하고,심오한 도의 음악이다.” 그래설까.요즘 음악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에둘러 답했다.“음악에서 과장과 인위의 냄새가 나면 그건음악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그는 “음악인이라면 누군들 절망을 겪지 않을까만,나처럼 험한 세상을 살았던 사람도 흔치 않다.”고 토로했다.대중의 기대는 그에게 힘이자 짐이었다.여기에다 ‘새로운 음악에 대한 열망’은 수없는 질곡을 그에게 안겼다.70년대 초반에 터진 마리화나 사건도 이런 와중에 빚어진,그로서는 좀 억울한 해프닝이었다. 돈과는 인연이 없어 모은 것도 없다.그런 그에게 “생애를 음악에 투자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그는 예의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음악은 자유자재가 가능하다.또 자기 세계를 스스로 그려낼 수 있다.바로 자유다.그런 점에서 나는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도가병상과 도인체조법 신중현은 얘기중 특히 ‘무위(無爲)’를 강조했다.“좋은 소리란 어거지가 아닌 자연스러운 소리를 말한다.”는 그는 “이제 욕심을 부리기보다 모든 것을 비움으로써 빈 곳을 채우려 한다.”며 조용히 노장(老莊)을 얘기했다. ‘무위(無爲)’야말로 그의 음악 인생이 추구해 온 모든 것의 결집이라는 것이다.아닌게 아니라 음악실 곳곳에는 노자의 경구가 붙어 있었다.“화장실에 가다가도 문득 저 글을 보면서 깨달음을 얻는다.”고 했다.그는 무위를 통해 노장(老將)의 외로움과 허탈한 상실감을 되채우고 있었다. ‘무위’란 노자와 장자가 주창한 도가사상의 핵심 덕목으로,유위(有爲)나 인위(人爲)에 반대되는 개념이다.즉,무리해서 뭔가를 하려 하지 않고,스스로 그런 삶을 사는 무위자연의 입장이다. 이 노장사상에서 태동한 건강법이 바로 기를 돋운다는 도인체조.대유연구소 윤상철 원장은 오장육부를 단련하는 도인체조중 폐와 심장을 단련하는 체조를 이렇게 가르친다. 먼저,앉은 상태에서 눈을 감고 오른쪽 발꿈치가 회음혈(항문과 성기 중간)에 닿도록 한다.왼쪽다리는 무릎을 구부린 채 세운 다음 양손을 깍지껴서 손바닥으로 무릎 바로 아래를 감싼다.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왼쪽 무릎을 당겨 허벅지가 가슴에 닿게 한다.이때 왼쪽 발끝은 아래를 향하다가 무릎을 당김에 따라 위로 향한다.숨을 멈췄다가 내쉬면서 왼무릎을 원래 자리로 놓는다.5∼7회 반복한 뒤 발을 바꿔준다.심장과 정력에 좋은 체조다. 신장과 폐를 단련하려면,반듯하게 앉아 주먹쥔 양손을 어깨 넓이로 내려 바닥을 짚는다.이때 손등은 앞을 향하고 몸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숙인다.몸의 무게중심을 주먹에 두고 서서히 고개를 왼쪽으로 최대한 돌리는 동시에 회음혈을 오므리며 숨을 들이쉰다.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리고 회음혈을 풀면서 숨을 내쉰다.3∼5회 반복한다. 경희대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는 “기공(氣功)은 불규칙한 생활로 흐트러진 신체리듬을 회복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신중현씨와 같은 음악인이 하는 명상과 도인체조는 심신의 음적 에너지를 활성화해 신체와 정신의 균형을 이루는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 책꽂이/ 사랑의 빵속에 담긴 작은 행복이야기 외

    ●사랑의 빵 속에 담긴 작은 행복이야기(박경희 지음,평단 펴냄)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돕는 따뜻한 이야기.극동방송의 ‘김혜자와 차 한잔을’에 소개된 내용이 골격을 이룬다.책 판매수익의 일부는 월드비전 구호기금으로 쓰일 예정.8000원. ●하워드의 유럽IT 재발견(하워드 리 지음,다산출판사 펴냄) 유로화 시대를 맞아 점차 중요성을 더해가는 ‘유럽공화국’의 첨단정보산업을 업종별·국가별로 고찰.1만9000원. ●학문의 권장(후쿠자와 유키치 지음,남상영 등 옮김,소화 펴냄) ‘탈아론(脫亞論)’을 주장해 일본의 조선침략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후쿠자와 유키치의 저작.그의 인생과 학문,실천이 응집돼 있어 텍스트로서의 가치가 크다.‘서양사정’‘문명론의 개략’과 함께 저자의 3대 명저의 하나로 꼽히는 책이다.6800원. ●무인시대와 삼별초(유현종 지음,대산출판사 펴냄) 1170년 고려 무신정변부터 삼별초의 대몽항쟁까지 고려 100년사를 다룬 역사소설.전 3권 각권 9000원. ●곽희의 임천고치(林泉高致)(곽희·곽사 지음,신영주 옮김,문자향 펴냄) 11세기 중국 북송시대 산수화의 대가 곽희와 그의 아들 곽사가 지은 산수화 이론서.곽희가 이 책에서 내세운 화론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삼원(三遠),즉 고원(高遠)·심원(深遠)·평원(平遠)이다.이것은 일종의 원근법으로 이후 동양 산수화의 전범으로 자리잡았다.1만3000원. ●죽음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틱낫한 지음,허문명 옮김,나무심는 사람 펴냄) 죽음과 두려움이라는 존재론적인 문제를 정공법으로 다룬 에세이.행선(行禪),즉 걷기명상을 통한 평화로운 발걸음,정성을 다 쏟는 호흡,측은지심으로 우러나오는 행동을 통해 두려움과 외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9000원. ●로댕(베르나르 샹피뇔르 지음,김숙 옮김,시공사 펴냄)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은 공무원이 되기 원했던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어린 시절 제대로 글을 쓰거나 간단한 셈조차 하지 못한 열등생이었다.명성과 천재성에 가려진 로댕의 인생과 작품에 대한 열정을 살핀다.1만5000원. ●새로 쓴 일본사(아사오 나오히로 등 엮음,이계황 등 옮김,창작과비평사펴냄) 2000년 일본에서 나온 ‘요설(要說)일본역사’를 번역한 것.일본의 현역 연구자들이 새로 쓴 정통 일본통사로,실증적으로 인정된 학설과 자료를 기반으로 균형잡힌 시각에서 접근한다.2만2000원. ●마을민속보고 어떻게 할 것인가(안동대 민속학연구소 엮음,민속원 펴냄) 민속학의 생명은 현지조사지만 학자들이 만나는 연구자료는 민속의 실상이 아니라 조사보고서 속의 기록이다.지난해 ‘마을 민속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에 이어 펴낸 민속조사보고 방법론.1만원.
  • 전시회 리뷰/’빌 비올라 전’ - 영상에 담은 반성

    화면에 일렁이는 검푸른 물결이 불현듯 사람의 형체로 바뀌더니 이내 굉음과 함께 수면 아래로 사라진다.초현실적인 화면의 이미지는 관람객을 긴장의 소용돌이로 빠뜨린다.미국의 비디오 아트 작가 빌 비올라(52)의 ‘The Last Angel’이란 작품을 보면 이라크 전쟁의 비극이 오버랩돼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빌 비올라 전’(4월30일까지)에 맞춰 한국에 온 그 역시 이라크전에 대해 “미국인이란 사실이 부끄럽다.세계의 악은 바로 조지 W 부시다.”라고 말해 작품성격의 일단을 짐작케 했다. 비올라는 1970년대에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 함께 일한 비디오 아트 1세대.중세와 현대,동양과 서양을 무시로 넘나들며 순수미학적인 화면을 선보여온 그는 불교의 선(禪)사상과 이슬람교의 수피즘(범신론적 신비주의),기독교 신비주의 등을 탐구하며 삶의 본질을 파헤쳐 왔다. 서술적 은유의 영상언어를 통해 영적 사유의 길을 걸어온 비올라의 작품세계는 넓고 깊다.미국 작가이면서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비디오 아트와 행위예술을 연구했고 아일랜드·인도네시아·일본 등지를 여행하며 예술적 자양분을 얻었다.탄탄한 철학성을 갖춘 데다 첨단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높아 비디오 작품의 예술성을 한껏 끌어올린다. 97년 광주비엔날레 이후 아시아 지역에선 처음 열린 이번 개인전엔 모두 8점의 작품이 나와 있다.뭔가에 대한 형언키 어려운 슬픔과 두려움을 표현한 ‘The Silent Sea’‘Observance’‘Remembrance’ 등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서양 종교화를 연상케 한다.이탈리아 화가 조토나 카라바조의 작품 같은 종교적 경건성과 원색적 화려함이 느린 움직임과 더불어 화면의 시각효과를 높여준다.햇빛 좋은 여름날 숲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Study for The Path’는 틱낫한 스님의 수행공동체 생활을 떠올리게 할 만큼 명상적인 분위기다. 비올라는 지난 30여년동안 150여편의 영상작품을 만들어왔다.비올라의 작품은 그동안 비디오예술의 ‘기계적인 조작성’과 ‘무의미한 장난기’에 실망해온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만하다.시각적인 이미지의 견고함과 섬세함,종교적 영성에 가까운 철학성을 느끼게 하는 비올라의 비디오 예술은 마치 성화를 대하듯 화면을 경건하게 응시하게 한다.악을 버리고 선으로 향하게 하는 사회적 환기력을 지녔다.(02)735-8449. 김종면기자 jmkim@
  • [오늘의 눈] 반전집회 망친 ‘틱낫한 신드롬’

    “내가 반전평화집회에 나왔는지 한 외국 스님의 홍보행사장에 나왔는지 어리둥절합니다.” 지난 22일 오후 2시,교복 차림의 중학생부터 백발의 할머니까지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서울시청앞 광장에 모였다.문화예술인,대학교수,국회의원 등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평화염원 걷기명상-Stop War’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행사 전반부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과 한국군 파병을 반대하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진행됐다.영화배우 안성기·문소리씨가 평화선언문을 낭독하고,시인 김용택씨가 한 초등학생의 전쟁을 반대하는 일기를 소개하는 등 소박한 목소리들이 울려퍼졌다. 행사가 중반을 넘어서자 베트남 출신의 평화운동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틱낫한 스님이 모 출판사 측이 고용한 경호원들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스님 일행이 무대에 오르자 “존경과 경외심으로 맞아 달라.”는 사회자의 극찬이 스피커로 울려퍼졌다.어느덧 행사의 주인공은 시민들에서 틱낫한 스님으로 바뀌어 버렸다. 틱낫한 스님은 30분 넘게 찬불가를 부르며 명상에 잠기거나,명상법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반전에 대해서도 새로울 것 없는 원칙론만 늘어놓았다.틱낫한 스님 일행이 무대를 내려와 걷기 명상을 시작하자 많은 시민들은 자리를 떠났다.틱낫한 스님의 프로그램이 끝난 오후 4시40분쯤에는 애초 참여했던 4000여명 가운데 3분의1이상이 빠져나간 상태였다. 직장인 김민수(33)씨는 “외국 스님 한 명에게만 한 시간 넘게 할애한 주최 측을 이해할 수가 없다.여기가 스님의 광고행사장인가.”라고 반문했다. 반전평화의 목소리가 높다.그러나 이날의 행사는 반전이라는 분위기를 상업주의와 문화적 사대주의로 이용한 일부의 의도가 엿보여 씁쓸했다.순수한 반전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기대할 수는 없을까. 이 두 걸 사회교육부 기자douz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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